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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이상설’ 아베, 근무시간 절반으로 줄여...“체력 소모 줄이려”

    ‘건강이상설’ 아베, 근무시간 절반으로 줄여...“체력 소모 줄이려”

    건강이상설에 휩싸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최근 일하는 시간을 통상의 절반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에는 도쿄의 사택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후 1시 20분쯤 총리관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국내 감염 상황에 관해 보고를 받은 것을 포함해 4시간 반 정도 총리 관저에 머물다가 사저로 퇴근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까지 사흘 연속 반일만 근무하는 방식으로 일을 했으며, 다음주 이후 참석 예정인 회의를 줄이는 등 체력을 덜 소모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은 최근 일본의 한 주간지가 아베 총리가 피를 토했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지난 17일 게이오(慶應)대 병원을 찾아가 7시간정도 머물면서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본격적으로 확산했다. 병원 측은 올해 6월 실시한 건강 검진의 추가 검사라고 설명했으나 결과 등이 알려지지 않아 아베 총리의 건강 상태에 관한 의문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역풍 맞는 아베의 ‘피로 마케팅’

    역풍 맞는 아베의 ‘피로 마케팅’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건강 문제가 정국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면서 그의 ‘휴식’을 둘러싼 공방이 여야 간에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권이 주장하는 아베 총리의 ‘극도의 피로’가 크게 과장된 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여당 인사들은 아베 총리가 건강검진을 이유로 병원에 간 지난 17일을 전후로 연일 동정 여론 조성에 나서고 있다. 최측근 중 한 명인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이 병원행 전날인 16일 “며칠이라도 좋으니 아베 총리를 강제로 쉬게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필두로 “그 정도로 쉬지 않고 일했는데 몸이 배겨 나겠느냐”(아소 다로 부총리), “상상할 수 없는 중압감에 시달리는 만큼 휴식이 필요하다”(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등 관련 발언이 경쟁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야권은 일제히 아베 총리에 대해 국회에 나오라고 요구하고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지난 19일 “확실히 국회에 나와 자신의 건강 상태를 포함해 설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압박했다. 고이케 아키라 일본공산당 서기국장은 “총리가 기자회견도 거의 하지 않고 국회도 열지 않고 있는데 이미 충분히 쉬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런 가운데 여권이 아베 총리의 ‘과로’의 근거로 전면에 내세우는 ‘147일 연속근무’(1월 26일~6월 20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도쿄신문은 20일 ‘아베 총리가 147일 동안 휴일 없이 일했다고 하지만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토·일요일 중심으로 40여일은 오전 중 외부 인사를 만나지 않고 사저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주간지 여성자신은 “147일 중 47일의 토·일요일 일정을 모두 분석한 결과 휴일 하루 평균 집무시간은 123.1분으로 2시간에 그쳤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야권 통합신당 다음달 출범…아베 정권 교체할 수 있을까

    日야권 통합신당 다음달 출범…아베 정권 교체할 수 있을까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을 중심으로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등이 참여하는 의석 150석 정도의 새로운 야당이 일본에 탄생한다. 2009~2012년 짧게 정권을 잡았던 옛 민주당 체제를 지향한다. 그러나 코로나19 부실대응 등으로 아베 신조 정권이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조차 별다른 호재가 되지 못할 만큼 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가 미약한 상황이어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입헌민주당과 합당 논의를 계속해 온 국민민주당은 지난 19일 도쿄도 내 호텔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일단 당을 해산한 뒤 입헌민주당과 통합하는 신당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신당은 다음달 중 당명을 정하고 공식 출범한다. 현재 국민민주당은 중의원(전체 465석)에서 40석, 참의원(245석)에서 22석 등 62석을 갖고 있다. 의석 수로 보면 중·참의원 전체 의석의 8.7%를 점하지만, 여론조사 지지율에서는 1%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을 만큼 국민들에게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국민민주당을 사실상 흡수 통합하게 된 입헌민주당은 중의원 56석, 참의원 33석 등 총 89석을 갖고 있다.국민민주당은 전체가 합당에 동참하는 것은 아니고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 등 일부는 별도로 신당을 만들거나 일본유신회 등과의 합류 등을 모색할 방침이다. 국민민주당에서 과반수 이상이 합당에 동참할 예정인 가운데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 오카다 가쓰야 전 외무상이 각각 이끄는 총 20명 정도의 무소속그룹 의원들도 대부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신당 의석은 150석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통합신당이 여당 의석의 3분의 1 정도로 따라붙게 된다. 현재 연립정권을 이루는 자민당과 공명당의 의석은 454석이다. 마이니치신문은 “합류신당은 중의원만 100명을 넘어서 115명이었던 2009년 정권 획득 직전 민주당 규모에 필적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제1야당 규모가 60석 이상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당장 정국에 큰 변화를 예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2012년 말 아베 총리 재집권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야당 역시 밑바닥 지지율에서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NHK가 이달 실시한 여론조사의 정당별 유권자 지지율을 보면 입헌민주당(4.2%)과 국민민주당(0.7%)을 합해도 5%도 채 안됐다. 자민당 35.5%, 공명당 3.2% 등 연립여당은 40%에 육박했다. 자민당 스스로 주장하는 것처럼 아베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진 것이지 자민당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아닌 상황인 셈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일본 파이팅” 엄마부대 주옥순 남편과 함께 코로나 ‘확진’

    “일본 파이팅” 엄마부대 주옥순 남편과 함께 코로나 ‘확진’

    지난 총선에서 기독자유통일당 비례후보 3번이었던 주옥순(67)씨가 20일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 주옥순 씨와 남편은 지난 19일부터 몸살기가 있다며 이날 설악면 청구 성심병원에서 함께 검체 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주옥순 씨는 유튜브 주옥순TV 엄마방송을 운영하며 지난 15일 광화문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같은 당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경재 전 의원도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주 씨는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연설을 했고, 확진판정을 받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게 물병을 건네는 모습 등이 포착된 바 있다. 전 목사를 비롯해 차명진 전 미래통합당 의원, 극우채널 ‘신의 한수’ 진행자 신혜식씨 등이 줄줄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주 씨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그날 비를 많이 맞았다. 그냥 감기지 코로나는 아닌 것같다. 김우주 박사 말이 비오고 습할 때는 균이 안 옮겨져서 위험하지 않다고 하더라. 전광훈 목사님 등을 위해 기도해달라. 절대 우리는 죽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한편 주옥순 씨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 수상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 일본 파이팅” 등을 외쳐 논란이 됐다. 2013년 ‘엄마부대’를 설립해 지금까지 대표를 맡고 있다. 박사모,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로 유명하다. 현재는 엄마방송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버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포토] ‘수척해진’ 아베 총리

    [포토] ‘수척해진’ 아베 총리

    아베 신조(가운데) 일본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도쿄 총리실에 도착해 언론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 연합뉴스
  • 日언론 “아베 지지율 조사도 한국처럼 1주일마다 해라”…이유는?

    日언론 “아베 지지율 조사도 한국처럼 1주일마다 해라”…이유는?

    일본 언론사들이 매월 1차례씩 실시하는 여론조사에서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한 국민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에서도 한국처럼 매주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특파원을 지냈던 고미 요지 도쿄신문 논설위원은 19일 ‘여론조사는 한국식으로’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월간 단위로 이뤄지고 있는 정권 지지율 조사를 과감하게 한국처럼 주간 단위로 바꾸면 아베 정권에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코로나19 대책이 높이 평가돼 한때 70%를 넘어섰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며 “임기가 2년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레임덕’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견해가 연일 크게 보도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미 논설위원은 “한국에서는 전문기관이 대통령 지지율 조사를 매주 실시해 그 결과를 공표하고 있다”며 “국정수행 방식을 어떻게 보는지 묻기 때문에 직전의 발언이나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실시간으로 수치화돼 나온다”고 한국의 여론조사 방식을 소개했다. 이어 “한국의 대통령은 국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여론조사는 무시하지 못해 정부 방침을 변경해 새로운 시책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책이 파행을 겪고 있는데도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을 좀체 열지 않는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들의 질문에 미리 준비한 답변을 읽는 정도에 불과한 느낌이다. 지지율 수치가 더 자주 나오면 아베 정권에도 긴장감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 하락은 멈추지 않고 있다. 공영방송인 NHK가 지난 11일 공개한 8월 여론조사에서도 전월대비 2%포인트 하락한 34%의 지지율로 역대 가장 낮은 수치가 나왔다. 일본 최다 발행부수의 요미우리신문 8월 조사에서도 ‘아베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4%로 2012년 12월 집권 이후 가장 높게 나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2000자 인터뷰 43]최은미 “강제동원 한일 갈등·위기의 고착화 안 돼, 공존방법 찾아야”

    [2000자 인터뷰 43]최은미 “강제동원 한일 갈등·위기의 고착화 안 돼, 공존방법 찾아야”

    양국 지도자 교체되더라도 한일 경색 계속될 전망 日 2019년 對한국 선행보복 철회 가능성 낮아 문재인·아베 만나야 하나 해결방안 평행선 달려 양국 국민 무관심과 국익 손실 감안해 조기 해결을 시민 레벨의 협력과 연대로 지도자들 압박 필요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이후 한일관계에 갈등이 고착화되고, 위기가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은 적어질 것이며, 피해자들의 고통과 국익 손실만 남는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양국이 갈등을 넘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9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한일 지도자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 중이라 양국 관계라는 논쟁적 이슈로 정치적 리스크를 부담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면서 “시민 레벨에서의 협력과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 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 내용. Q.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 강제집행을 위한 현금화 절차가 8월 4일 시작됐다. 피고인 일본제철의 국내 자산(포스코와 일본제철의 합작회사 PNR의 주식 일부)에 대한 압류명령 공시송달이 끝난 것이다. 그러나 피고가 즉시 항고함으로써 약간의 시간은 벌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에서 일본에 협의를 제안했지만 일본에서는 한국이 먼저 구체안을 내놓으라고 한다. 한일 정부가 한 테이블에 마주앉을 가능성은 있는가. 일본 분위기는 어떤가. A. 한일 양국이 국장급협의를 지속하고 있지만 해결방안이 합의되지 않는 한 실무차원의 대화에는 한계가 있다. 양국 정상이 마주앉아 논의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 코로나19라는 변수 외에도 양국 지도자 지지율이 동반 하락 중이다. 한일관계라는 논쟁적 이슈로 양국 지도자 모두 정치적 리스크를 지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12월처럼 올해도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기대할 수 있지만 만남 이상의 의미, 즉 문제해결을 위한 합의를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일본에서는 한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소수이지만 일본의 오류를 지적하는 일본인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주류는 아니며 대다수는 한국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개인청구권의 인정, 불인정 논란에 종지부를 찍지 않으면 한일의 경색은 계속되고 관계개선은 힘든 구조가 됐다. 타협점은 찾을 수 있을까. A. 개인청구권은 일본도 인정하고 있다.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 격)는 중국 강제노동 피해자들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개인의 청구권이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야나이 슌지 전 외무성 조약국장, 고노 다로 전 외상도 국회 답변에서 확인한 바 있다. 문제는 “청구권은 살아 있지만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인데, 이러한 모순적 상황에 대해 법적으로 다퉈볼 여지는 있다. 다만 이 문제가 한일 간 모든 사안을 덮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갈등 사안과 협력 사안을 구분해서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Q. 일본 정부는 대법원 판결로 청구권협정 3조 2항의 ‘분쟁’이 발생했다고 보고 지난해 초 중재위 구성을 요구했지만 한국이 거부했다. 한국 정부가 1+1안(한일 기업이 기금 출연)을 냈으나 일본이 거부했다. 이 밖에도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1+1+α(모금), 2+2(한일 정부 및 기업) 외에도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등 각종 안이 쏟아졌다. 최근 시민단체와 종교단체, 연구자 등이 참여하는 조직을 만들어 중재안을 만들자는 안까지 나왔다. 또한 양정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제동원 및 위안부 피해자 인권재단 설립에 관한 법안을 발의했다. 이런 각 대안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많은 해결방안이 제시됐지만 어느 안도 한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1+1은 대법원 판결의 인정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가 받을 수 있는 안이 아니었다. 문 전 의장이 제시한 1+1+α는 대법원 판결의 이행을 반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가 수용할 수 있는 안이 아니었다. ICJ 제소도 선택지로서 고려할 수는 있으나 외교적 노력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라 우선순위에 둘 수 없다. 해결방법에 대한 사회적 컨센서스를 이루는 선행적 논의가 필요하다. Q. 문 대통령(2022년 5월 임기 만료) 아베 신조 총리(2021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만료)의 퇴장 전까지는 타협이 힘든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을 종종 듣는다. 문 대통령의 3원칙(피해자중심주의, 사법부 판단 존중, 1+1)과 65년 협정으로 모든 게 끝났다는 아베 총리의 입장은 차기 지도자들도 거스르기 어려울 것 같은데. A. 양국의 지도자가 바뀌면 새로운 정권 하에서 새로운 관계 구축을 위한 계기는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양국의 입장차가 현저해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2018년 판결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의 69%가 “납득할 수 없다”, 한국인의 82%가 “판결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사안을 바라보는 양국민의 인식차이를 보여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양국 지도자가 바뀐다 하더라도, 그동안 견지해 온 기본 입장에 변화가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본다. Q. 한국이 70년 한미동맹에서 탈피하지 않는 한 정치·경제·안보 면에서 한일 협력은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우리가 일본을 필요로 하는 부분과, 일본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부분은 무엇이 비슷하고 다른가. A. 해방 이후 한일관계는 미국에 의한 세계질서와 한미일 동맹 속에서 시작됐다. 냉전기 양국은 적대적 공존 속에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였다. 현재 중국의 부상과 미중 갈등, 북핵 위협 속에 서로의 존재는 매우 미미하다. 한반도 문제를 중심으로 지역 구상을 펼치는 한국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역량 강화와 세계적 위상 증진을 위한 지역 구상을 펼치는 일본과의 협력 범위는 크지 않다. 결국 실리적 협력의 필요성은 있지만 전략적 협력 노력은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Q. 2019년 7, 8월의 일본 보복 조치 철회는 현 상황에선 어려운가. A. 당장은 어렵다. 지난해 7, 8월 조치는 강제동원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일본 정부의 입장이 반영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조치의 철회는 실익이 없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적어도 표면상 이러한 입장을 드러내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일정한 시기에 조치를 철회하는 것이 명분상 불가능하지는 않다. 오히려 관계 개선을 위한 포석이라는 측면에서 가능성도 있다. Q. 따지고 보면 65년 체제의 불완전성에서 지금의 대법원 판결이 나온 것인데, 65년 체제의 불완전성, 예를 들어 식민지배의 합법·불합법의 한일 간 불일치를 수정한다든가, 혹은 개인청구권 문제에 대한 한일의 불일치를 수정한다든가 하는 노력은 불가능한가. A. 결국 본질은 식민지배의 불법성에 있다. 1965년 당시 이 문제에 합의할 수 없었던 양국은 “합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합의한 ‘비합의의 합의’”로 일단락지었다. 결국 문제는 봉합됐고 해결은 다음 세대에 넘겨졌다. 당시로서는 불완전하지만 차선이자, 최선이었을 것이다. 결국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언제든 일어날 문제였고,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당장의 해결은 어렵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역사교육과 기림사업 등을 통해 꾸준히 고민해 나가야 할 문제다. Q. 시민 레벨의 교류와 협력, 연대를 통해서 톱다운이 아닌 버텀업으로 양국 정부를 압박하자는 논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동의한다. 흔히 양국 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한일관계는 지도자의 결정과 의지만으로 풀기 어렵다. 심지어 그렇게 한다 한들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을 2015년 위안부합의를 통해 경험했다. 지금의 사회는 더 이상 지도자들의 결정과 합의 만으로 좌지우지되는 사회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민레벨의 교류와 협력, 연대를 기반으로 상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역사문제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좁히며,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Q. 한일관계를 전망한다면. A. 당분간 큰 움직임은 없을 것 같다. 현금화를 막기 위한 일본 정부의 지속적인 압박은 있겠지만, 법적 절차에 한국 정부가 관여할 수는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위태로운 관계가 지속될 것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한일관계에 갈등이 고착화되고, 위기가 일상화되는 일이다. 문제해결 노력은 지지부진해지고, 사람들의 관심은 적어질 것이며, 피해자들의 고통과 국익 손실만 남는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양국이 갈등을 넘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한국외국어대학교를 나와 고려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2012~2013년)와 일본 와세다대학교(2013~2014)에서 방문연구원을 거쳐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 연구교수를 지냈다. 일본 정치외교, 한일관계, 동북아다자협력이 연구테마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글로벌 In&Out] 한일 경색을 방치해선 안 되는 까닭/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한일 경색을 방치해선 안 되는 까닭/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해마다 8월은 한일 모두에 ‘역사’의 계절이다. 일본에서 6일은 히로시마, 9일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날이고 15일은 종전기념일이다. 왜 패전이 아니라 종전인가. 많은 일본인에게 ‘패전의 슬픔’보다는 ‘종전의 안도’가 더 컸기 때문은 아닐까. 일본은 침략국이자 가해자이다. 하지만 대다수 일본인은 전쟁의 피해자였다. 이 계절 항상 생각나는 게 있다. 일본의 전사자 중 전투에서 죽은 사람보다 굶어 죽은 사람이 훨씬 많았다는 사실이다. 당시 일본 지도자가 얼마나 무모한 전쟁에 수많은 젊은이를 동원해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화가 나 견딜 수 없다. 한국에서 15일은 광복절이자 일제 치하에서 해방된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4번째 광복절 경축사를 했는데 한일 관계에 어떤 언급을 하는지 사뭇 기대됐다. 지금 한일은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의 이행을 위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 절차에 돌입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연설은 격조 높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행복추구권 등 개인의 인권을 국가가 지켜 나가겠다는 강한 결의를 보인 대목은 매우 인상 깊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지난해처럼 대일 비판은 삼갔다. 대신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을 존중한다는 전제 위에 피해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협의하자고 일본에 제안했다. 그러나 개인청구권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과 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적어도 일본에 대한 개인청구권은 소멸됐다는 일본 정부 간 괴리가 커 어떤 타협책을 생각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대법원 판결, 청구권협정, 피해자의 납득, 이 3가지를 어떻게 만족시키는지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한일 모두 타협을 포기했고, 함께 정권 지지율이 추락하는 상황에서 긴장을 격화시켜 강경론으로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견해도 제기된다. 한일 정부 모두, 다수 여론이 자국에 정의가 있다고 지지하는 만큼 상대방이 양보한다면 모를까, 먼저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언론 보도를 봐도 상대방 정권의 지지율 하락에 환호한다. 그러나 지지율이 떨어지고 정권의 힘이 약해질수록 과감한 타협은 어려워지는 딜레마를 생각해야 한다. 한일이 지금 상황을 방치할 만큼 여유는 없다.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서 격화될 미중 대립 속에서 한일이 협력하지 못하면 대응이 어려워진다. 한일 모두 자멸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정부의 주도권을 기대한다. 왜 일본이 아니라 한국인가.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청구권협정에 관한 기존의 해석과는 다른 판결을 제시한 것이 한국 대법원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상 변경’을 하려는 쪽은 한국이다. 둘째, 포스트 코로나의 미중 대립 격화 속 외교를 냉정하게 고려할 때 보다 어려움에 처하는 것은 한국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일본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정도가, 일본이 한국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정도보다 크다고 생각하는 게 타당하다. 미중 대립의 틈바구니에서 일본은 유일한 선택지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곤란하더라도 미국 편을 들 수밖에 없다는 각오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일본에 비해 한국의 선택은 쉽지 않을 것이다.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일만은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외교가 지금까지 이루어 온 성과는 아무리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이번에도 과연 한국만의 힘으로 헤쳐 나갈 수 있을까. 특히 미중 협력이 요구되는 북한 문제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 만큼 더욱 어려움이 따른다. 한국은 포스트 아베까지 염두에 두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일본을 관여시키기 위해 일본 정부와 사회를 어떻게 설득할지를 생각했으면 한다. 한국이 그런 외교를 편다면 일본 정부와 사회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 아베 검진 두고… ‘설설’ 끓는 日정가

    아베 검진 두고… ‘설설’ 끓는 日정가

    사임 임박설에 아소 부총리 승계도 주목일각선 “병원행은 쇼에 불과” 시선까지아베 신조 총리의 와병설에 일본 정가가 술렁대고 있다. 근거가 불분명한 각종 ‘설’(說)과 밑도 끝도 없는 소문들이 확산된 가운데 아베 총리의 사임이 임박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2012년 말 집권 이후 그의 거취를 두고 이 정도까지 논란이 일었던 적은 없다. 아베 총리는 지난 17일 도쿄도 신주쿠구에 있는 게이오대학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총리관저 측은 “건강관리를 확실히 하기 위해 여름휴가를 이용해 검진을 받은 것일 뿐”이라고 밝혔으나 지난 6월 정밀 검진 이후 불과 2개월 만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는 점에서 ‘이상설’이 증폭됐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20일 1차 집권 기간(2006년 9월~2007년 9월)을 포함한 통산 재임일수 기준으로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됐다. 이어 오는 24일에는 연속 재임일수 기준으로도 외종조부인 사토 에이사쿠(1901~1975) 전 총리의 기록(2798일)을 넘어서게 된다. 기록 달성을 목전에 두고 불거진 건강 이상설은 정가에서 ‘사임 임박설’로까지 확대됐다. 이를테면 “사토 에이사쿠의 연속재임 기록을 넘어서는 24일 사임한다. 그 자리는 승계 순위에 따라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물려받으며, 아소 부총리는 자신의 평소 소신에 따라 곧바로 중의원 해산에 나설 것”과 같은 것들이다. 아베 총리가 지난 12일 최측근 중 한 명인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세제조사회장과 만나고 15일 아소 부총리를 만난 것이 큰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자민당 중진 의원은 “아베 총리의 사임 가능성도 상정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교도통신에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병원행 등을 하나의 ‘쇼’로 보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지난 6월 18일 이후 2개월이 되도록 제대로 된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야당의 임시국회 개회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정당화하려는 구실 만들기라는 견해다. 고이케 아키라 일본공산당 서기국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추가 검사에 대해 “걱정할 상황이 아니기를 바란다”면서도 ‘아베 총리에게 휴식을 줘야 한다’는 여권의 주장에는 “총리가 기자회견도 거의 하지 않고 국회도 열지 않고 있다. 이미 충분히 쉬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일침을 놨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 24일 사임, 아소 대행”?…술렁이는 日정가, 소문만 난무

    “아베 24일 사임, 아소 대행”?…술렁이는 日정가, 소문만 난무

    아베 신조 총리의 와병설에 일본 정가가 술렁대고 있다. 근거가 불분명한 각종 ‘설’(說)과 밑도 끝도 없는 소문들이 확산되고 있다. 그 중에는 아베 총리의 사임이 임박했다는 설도 포함돼 있다. 2012년 말 집권 이후 지금까지 그의 거취를 두고 이 정도까지 논란이 일었던 적은 없다. 아베 총리는 지난 17일 도쿄도 신주쿠구에 있는 게이오대학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총리관저 측은 “건강 관리를 확실히 하기 위해 여름휴가를 이용해 검진을 받은 것일뿐”이라고 밝혔으나 지난 6월 정밀검진 이후 불과 2개월 만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는 점에서 ‘이상설’이 증폭됐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20일 1차 집권 기간(2006년 9월∼2007년 9월)을 포함한 통산 재임일수 기준으로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됐다. 이어 오는 24일에는 연속 재임일수 기준으로도 외종조부인 사토 에이사쿠(1901∼1975) 전 총리의 기록(2798일)을 넘어서게 된다. 기록 달성을 목전에 두고 불거진 건강 이상설은 정가에서 ‘사임 임박설’로까지 확대됐다. 이를테면 “사토 에이사쿠의 연속재임 기록을 넘어서는 24일 사임한다. 그 자리는 승계순위에 따라 아소 다소 부총리 겸 재무상이 물려받으며, 아소 부총리는 자신의 평소 소신에 따라 곧바로 중의원 해산에 나설 것이다”와 같은 것들이다. 아베 총리가 지난 12일 최측근 중 한 명인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세제조사회장과 만나고 15일 아소 부총리를 만난 것이 큰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자민당 중진 의원은 “아베 총리의 사임 가능성도 상정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교도통신에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병원행 등을 하나의 ‘쇼’로 보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지난 6월 18일 이후 2개월이 되도록 제대로 된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야당의 임시국회 개회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정당화하려는 구실 만들기라는 견해다. 고이케 아키라 일본공산당 서기국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추가검사에 대해 “걱정할 상황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하면서도 아베 총리에게 휴식을 주어야 한다는 여권의 주장에는 “총리가 기자회견도 거의 하지 않고 국회도 열지 않고 있다. 이미 충분히 쉬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일침을 놨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총리 교체해야”…피 토한 아베, 건강이상설에 사임설까지

    “총리 교체해야”…피 토한 아베, 건강이상설에 사임설까지

    최근 집무실에서 피를 토하는 등 건강에 적신호가 왔다는 설이 퍼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연속 재임 일수 신기록 달성을 앞두고 사임설에 휩싸였다. 아베 총리가 17일 도쿄 게이오대학 병원에서 또다시 건강검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강 이상설이 확산했고, 일각에선 사임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지난 6월 13일 건강검진을 받은 이후 불과 두 달여 만에 또 7시간이 걸리는 검진을 받았기 때문이다. 앞서 일본 주간지 ‘플래시’는 지난 7월 6일 관저 내 집무실에서 아베 총리가 토혈(피를 토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피로가 쌓인 아베 총리의 걷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다는 일본 민영 방송의 보도도 나왔다. 자민당의 한 의원은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가 쓰러졌을 때 후계자로 모리 요시로씨를 선택했다”며 “그때와 같이 정국을 이용하는 사람이 나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산케이신문은 18일 보도했다. 교도통신도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이 “총리의 사임도 시야에 넣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날 전했다. 야당도 아베 총리의 건강 상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한 간부는 “총리의 몸 상태가 어떠한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같은 당의 신진 의원은 “정말로 몸 상태가 나쁜 것이라면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을 부인했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전날 밤 기자들에게 아베 총리가 6월 20일까지 147일 연속으로 근무했다면서 “그만큼 쉬지 않았다면 보통이라면 몸이 이상해지지 않겠느냐”고 해명했다. 2012년 12월 2차 집권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작년 11월 20일엔 1차 집권 기간(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까지 포함한 전체 재임일 수 기준으로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됐다. 오는 8월 24일이면 연속 재임일 수 기준으로도 외삼촌인 사토 에이사쿠(1901∼1975) 전 총리의 기록(2798일)을 넘어서게 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건강이상설’ 아베에 日코로나 하루 사망자 15명…긴급사태 해제 후 최다(종합)

    ‘건강이상설’ 아베에 日코로나 하루 사망자 15명…긴급사태 해제 후 최다(종합)

    누적 확진자 5만 7600명 육박 오늘까지 아베 휴무, 관심 집중7시간 이상 검사를 받았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한 건강 이상설이 계속 제기되는 가운데 일본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긴급사태 선언 해제 후 최다인 15명이 나왔다. 18일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전날 일본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사망자는 15명으로 지난 5월 25일 긴급사태 해제 이후 가장 많았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중 사망자는 이날 15명 늘어 1132명이 됐다. 외출 자제와 휴업 요청 등을 골자로 한 긴급사태 선언 해제 후 일본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0명 이하를 유지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이달 들어 사망자가 늘고 있다. 전날 NHK 집계 기준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44명이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지난 2월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712명)를 포함해 5만 7569명으로 늘었다. 일본의 하루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4~9일 엿새 연속 1000명대를 기록한 뒤 10~12일 1000명 미만으로 감소했다가 13~16일 1000명대로 다시 늘어났었다. 전날 신규 확진자는 닷새 만에 1000명을 밑돌았지만, 휴일인 토요일과 일요일에 코로나19 검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를 보면 매주 월요일에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왔다.아베, 7시간 이상 대학병원서 검사아베 측 “통상적 건강 체크” 한편 아베 총리가 지난 17일 도쿄 게이오대학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자 일본 정계가 술렁였다.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시점에 돌연 병원을 찾은 데다 같은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지 두 달여 만에 또 7시간 이상 검사를 받는 것이어서 아베 총리의 건강 상태에 관심이 집중됐다. 건강 이상설은 지난 4일 발매된 일본 주간지 ‘플래시’가 지난 7월 6일 관저 내 집무실에서 아베 총리가 토혈(피를 토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면서 확산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건강 관련 질문에 “나는 매일 만나고 있는데, 담담하게 직무에 전념하고 있다. 전혀 문제가 없다”며 건강 이상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처 등으로 피로가 쌓여 아베 총리의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민영 방송 보도가 나오는 등 일본 언론의 아베 총리 건강 관련 보도는 계속 나왔다. 아베 총리 주변에선 이날 건강검진에 대해서도 “통상적인 건강 체크”라고 설명했다. 병원 측도 “지난 6월 검진에 따른 추가 검사”라고 밝혔다.자민당서도 “총리 사임 포함 대처 필요”野 “코로나 속 정치 공백 안 돼, 교체해야” 그러나 집권 자민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의 핵심 의원은 “총리의 사임도 시야에 넣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다른 중진 의원은 “중의원 해산 전략과 ‘포스트 아베’ 레이스에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야당도 아베 총리의 건강 상태를 주시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한 간부는 “총리의 몸 상태가 어떤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야당의 국회 대책 간부는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치적 공백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 입헌민주당의 신진 의원은 “혹시 정말로 몸 상태가 나쁜 것이라면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검사라고 들었다. 몸 상태가 나쁜 것이라면 요양해서 하루빨리 회복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건강 검진을 위해 방문한 게이오대 병원 주변에는 5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아베 총리가 탑승한 차량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병원으로 들어섰다가 오후 6시쯤 나왔다. 아베 총리는 18일까지 휴무로 알려졌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아베 개헌 어려워지자… 안보 내세워 ‘선제공격’ 무기확보 승부수

    아베 개헌 어려워지자… 안보 내세워 ‘선제공격’ 무기확보 승부수

    집권 이후 끊임없이 군사력 증강과 군사활동 영역의 확대를 꾀해 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임기 만료를 1년여 앞두고 또 한번 자신만의 ‘레거시’(정치적 유산)를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이번에는 상대국이 일본을 공격하려는 움직임이 있으면 선제적으로 타격하는 것을 허용하는 ‘적기지 공격능력’의 도입이다.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의 군사위협 고조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목표는 결국 ‘타국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의 대전환’이다. 코로나19 위기 와중에 느닷없이 들고 나온 도발적 선택에 한국 등 주변국은 물론이고 일본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적기지 공격능력 추진의 현황과 문제점을 질문·답변 형식으로 알아본다. Q.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를 둘러싸고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 사이에 기민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A. 방위상(한국의 국방장관) 출신인 오노데라 이쓰노리 중의원 의원이 지난 4일 아베 총리를 방문해 적기지 공격무기의 보유를 골자로 한 전쟁 억지력 강화 방안을 자민당 제언 형식으로 전달했다. 핵심은 ‘상대 영역 내에서도 탄도미사일 등을 저지하는 능력’(적기지 공격능력)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아베 총리는 이에 “당의 제안을 받아들여 새로운 방향을 도출, 신속히 실행해 나아가겠다”고 화답했다. 오는 9월 말까지 관련 논의를 매듭짓고 ‘국가안보전략’ 지침 및 내년도 예산안에 이를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여당의 제언을 정부가 수용하는 모양새를 띠었지만, 아베 총리의 감독 아래 사전에 짜인 각본에 따라 일사천리로 움직이는 흐름이 분명했다. 적기지 공격능력 확보는 오래전부터 아베 총리를 포함한 당내 우익 강경파의 ‘숙원사업’이기도 했다. Q. 어떤 계기로 갑자기 이 문제가 정권의 주요 과제로 등장한 것인가. A. 고노 다로 방위상이 지난 6월 지상배치형 미사일 요격시스템인 ‘이지스 어쇼어’를 백지화한다고 발표한 게 도화선이 됐다. 일본 정부는 2017년 말부터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다며 이지스 어쇼어 배치를 추진해 왔으나 돌연 기술적, 경제적 문제 등을 들어 중단하기로 했다. 이후 일본 정부에서는 “그렇다면 새로운 방어체계는 무엇이 돼야 하는가”라는 논의가 시작됐고, 그 해답으로 적기지 공격능력 확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자민당에는 전직 방위상들을 중심으로 특별 검토팀이 구성됐고, 역대 방위상 중에서도 초강경파로 통하는 오노데라가 좌장을 맡았다. 아베 총리에 대한 그의 제언은 검토팀의 결과물이다. 이들은 “중국·러시아는 마하(음속) 5 이상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북한은 변칙적인 궤도를 그리는 신형 미사일을 각각 개발하는 등 주변국의 군사적 위협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적기지 공격능력을 신속히 확보하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Q. 적기지 공격능력이란 게 결국 첨단무기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과 같은 얘기 아닌가. A. 그렇다. 적기지 공격을 실현하려면 상대방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신속하게 포착하고, 아군 미사일을 적기지로 정확히 날려 보내기 위한 무기체계가 필수다. 장거리 미사일과 고성능 스텔스 전투기 등은 기본이다. 상대방의 대공 레이더 등 아군에 대한 요격을 무력화시킬 고도의 전자전 장비도 필요하다. 상대방 미사일을 탐지·추적하려면 인공위성도 현재 일본이 갖고 있는 7개보다 훨씬 더 많아야 한다. Q. 전범국가로서 군대 보유가 금지돼 있는 일본이 이런 발상을 한다는 것도 위험하지만, 현실적으로도 걸림돌이 많을 것 같다. A. 자위대 간부가 마이니치신문에 “적기지 공격은 지금의 기술적인 상태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현실성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가 많다. 아무리 첨단장비를 갖춘다 해도 상대방이 이동식 발사대나 잠수함 등에서 미사일을 쏘면 사전에 공격징후를 파악하기가 극히 힘들기 때문이다. 상대가 공격을 시도하려고 했는지를 입증한다는 것 자체도 어렵다. 공격 의도가 증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타격을 하게 되면 국제법에 금하는 선제공격이 될 수밖에 없다. 막대한 예산도 문제다. 냉전 종식 후 감소해 오던 일본의 방위비 지출은 아베 총리의 재집권 이듬해인 2013년부터 플러스로 돌아서 2015년 이후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막대한 재정적자 속에 나타난 코로나19 경제위기로 일본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 -27.8%까지 떨어진 만큼 추가적인 방위예산 증액에는 여론과 야당의 큰 반발이 불 보듯 뻔하다. Q.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전수방위’ 원칙과 필연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을 텐데. A. ‘상대방의 공격을 받았을 경우에 한해 일본 영토·영해 내에서 최소한의 방위력만 행사한다’는 것이 일본 헌법에 따른 전수방위의 개념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모든 교전이 일본에서만 이뤄진다면 전쟁의 승패 여부와 상관없이 일본의 초토화는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이에 역대 정권은 상대의 공격이 있을 때 적기지에 대해 반격하는 것은 헌법 9조에서 인정하는 자위의 범위에 있다는 해석을 내려왔다. 가장 기본적인 지침으로 여겨져 온 것은 1956년 2월 하토야마 이치로 당시 총리의 국회 답변이다. 그는 “일본에 공격이 이뤄졌을 때 앉아서 자멸을 기다리는 것이 헌법의 취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수단이 없다고 인정될 경우 적의 유도탄 등 기지를 때리는 것은 법리적으로 자위의 범위에 포함되므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대국의 공격 가능성을 이유로 선제적 타격을 입히거나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헌법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게 일반적인 논리였다. Q. 일본의 공격용 군사력 강화는 지역안보를 더욱 불안하게 하는 것 아닌가. A. 필연적으로 한국과 북한,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다.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군비 확장 경쟁을 가속화시켜 전쟁 억지력을 도리어 약화시키는 안보 딜레마를 초래할 것이라는 견해가 일본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방패’(수비), 미국은 ‘창’(공격)이라는 미일 안전보장조약상의 역할 분담에 수정과 논란이 불가피하다. Q.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어느 정도나 될까. A. 일본은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결정할 때에도 그랬듯이 늘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전면에 내세워 왔다. 적기지 공격능력 확보를 통해 북한이 일본으로 쏘는 미사일을 중간에 요격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쏘지도 못하게 만들겠다는 공격적인 입장으로 선회하려는 것인 만큼 한반도에는 안보불안 요소가 추가되는 셈이다. Q. 일본 내에도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다는데. A. “전수방위 차원에서 공격형 장비는 보유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바꾸기 위해서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이와야 다케시 전 방위상) 등 자민당 내부에서도 부정적 견해가 나오고 있다. 자민당과 연립여당을 구성하는 공명당은 ‘반대’로 당론을 정하고 정부와 자민당에 압력을 행사할 방침이다. 입헌민주당, 일본공산당 등 야당들은 “경솔한 논의는 그만두어야 한다”, “적기지 공격의 본질은 선제공격이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Q. 최종적으로 일본의 안보전략 원칙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얼마나 있나. A. 아베 총리는 지난 15일 전쟁 패망 75주년 기념 전몰자추도식에서 처음으로 ‘적극적 평화주의’를 언급했다. ‘안보는 자력으로 해결한다’는 개념의 이 말은 자위대의 근거 조항을 명기하는 내용의 개헌 및 군비확장과 연결돼 있다. 패전 기념행사에서 이 말을 꺼낸 것은 당면 현안인 적기지 공격능력 확보에 대한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자민당 내에서는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해 명실상부한 ‘군대’로 만들겠다는 개헌의 꿈이 사실상 무산된 상태에서 아베 총리가 적기지 공격능력 확보에 총력을 다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정권 지지율이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경기침체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이어서 뜻대로 관철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건강이상설’ 아베, 두 달 만에 7시간 병원 검사

    ‘건강이상설’ 아베, 두 달 만에 7시간 병원 검사

    건강 이상설이 돌고 있는 아베 신조(얼굴) 일본 총리가 정기검진을 받은 지 불과 2개월 만에 다시 병원을 찾아 몸에 정말로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17일 오전 10시 30분쯤 도쿄 게이오대학병원에 들어가서 오후 6시쯤 병원에서 나왔다. 병원에 머문 시간은 7시간 30분이었다. 아베 총리는 귀가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수고했다”고만 말하고 사택으로 들어갔다. 교도통신은 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 6월 정밀검진 결과에 따른 추가 검사”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18일까지 휴가를 낸 상태다. 총리관저 측은 “건강관리를 확실히 하기 위해 여름휴가를 이용해 검진을 받은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으나 2개월 만에 재검사를 받는 것이 흔한 일이 아니어서 다양한 추측을 낳고 있다. 1954년생으로 66세인 아베 총리는 그간 게이오대학병원에서 6개월에 한 차례씩 정밀검진을 받아 왔다. 코로나19 부실 대응 등에 따른 최악의 지지율 하락 속에 야당의 임시국회 개최 요구를 거부하고 기자회견도 회피하고 있는 아베 총리에 대해 최근 여러 경로로 건강 이상설이 제기돼 왔다. 주간지 플래시는 이달 초 “지난 7월 6일 관저 내 집무실에서 아베 총리가 피를 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고 TBS방송은 지난 13일 아베 총리의 도보 이동시간을 측정해 걸음걸이가 전보다 크게 느려졌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의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됐을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 병은 그가 1차 집권기를 1년 만에 끝내고 2007년 9월 퇴진한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억측이 난무하자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4일 “나는 매일 총리를 만나고 있다.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해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아베 총리의 안색과 표정이 이전보다 어둡고 초췌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1월 26일부터 6월 20일까지 147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공무를 본 데 따른 후유증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한편 일본 내각부는 이날 “지난 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7.8%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이 1년간 계속되는 것을 전제로 계산한 연율 환산치는 -27.8%로, ‘리먼 쇼크’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 -17.8%보다도 10.0% 포인트 낮았다. 관련 통계를 역산할 수 있는 1955년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일본 정부가 제안한 닛산·혼다의 합병이 퇴짜맞은 이유는

    일본 정부가 제안한 닛산·혼다의 합병이 퇴짜맞은 이유는

    일본이 닛산자동차와 혼다자동차의 합병을 야심차게 추진했으나 무산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합종연횡 움직임이 가속화하면서 일본 정부도 빅3로 대표되던 닛산을 혼다에 인수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 했으나 이 구상이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 등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트렌드가 크게 바뀌는 가운데 자국의 자동차 제조 기반이 우위를 잃을 것이라고 우려해 올해 닛산과 혼다의 합병을 추진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합병 계획은 시작부터 좌초했다고 FT는 전했다. 두 회사가 합병 아이디어를 곧바로 거절했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이 논의 자체가 흐지부지돼 버렸다는 것이다. 세계 자동차업체들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에 대한 막대한 지출 부담을 덜고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에도 합병이나 제휴를 공격적으로 추진했다. 지난해 독일 폭스바겐과 미국 포드가 비용 절감을 위한 글로벌 동맹을 결성했고, 푸조 브랜드의 PSA와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지난해 말 합병에 합의했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그동안 9개 회사가 독립 경영을 해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본 정부 주도로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면서 도요타그룹 (마쓰다-스바루-스즈키-다이하츠-히노), 닛산-미쓰비시- 프랑스 르노 제휴, 혼다자동차 3강 체제로 재편됐다. 하지만 연간 신차 판매량 480만 대로 일본 3위 자동차업체인 혼다는 유일하게 다른 업체와의 자본 제휴가 없는 상황이다. 혼다가 지난 수년간 불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합종연횡 움직임 속에서 소외돼 회사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 정부가 닛산과 르노를 아예 합병시키려 하자 일본 정부는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을 체포하는 방식으로 이를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아베 신조 총리의 고문들이 곤 전 회장의 2018년 체포 이후 닛산과 미쓰비시 동맹이 언젠가는 무너질 수 있다는 인식으로 혼다와 닛산의 결합이라는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렸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닛산을 아예 프랑스 르노로부터 떼어놓은 다음 혼다와 합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합병 아이디어는 두 회사의 이사회에 도달하기 전에 반려됐다. 혼다 측은 닛산의 복잡한 자본구조를 이유로 합병에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도 기존 동맹을 정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아이디어에 똑같이 반대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정부가 산업 자체를 이해하지 못해 닛산과 혼다 동맹을 추진했다고 꼬집었다. 양사가 신차 판매 규모는 비슷하지만 비즈니스 모델 등이 근본적으로 달라 합병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혼다는 고유한 엔지니어링 설계로 닛산 등 다른 업체와 공통 부품이나 플랫폼을 사용하기 어렵다. 이는 합종연횡의 가장 큰 이유인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다. 기술 측면에서도 닛산은 전기차 기술의 선구자이지만 혼다는 도요타와 비슷하게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포토] ‘건강이상설’ 아베 총리, 마스크 쓰고 게이오대병원으로

    [포토] ‘건강이상설’ 아베 총리, 마스크 쓰고 게이오대병원으로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가 17일(현지시간) 교도통신이 찍은 사진에서 일본 도쿄 게이오대병원에 차를 타고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피 토한 아베 총리, 건강에 문제 있나…도쿄 병원서 검진

    피 토한 아베 총리, 건강에 문제 있나…도쿄 병원서 검진

    최근 집무실에서 피를 토하는 등 건강에 적신호가 왔다는 설이 퍼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일 병원 검진을 받고 있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도쿄 게이오대학 병원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다만 통신은 아베 총리가 검진을 받는 이유에 대해 정확히 알려진 바 없으며 “통상적인 건강 체크(검진)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동안 아베 총리는 게이오대학 병원에서 6개월에 한 차례 정도 건강 검진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지난 6월 13일 받았다. 앞서 사진 전문 주간지 ‘플래시’가 지난 7월 6일 관저 내 집무실에서 아베 총리가 토혈(피를 토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즉답을 피한 채 아베 총리의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아베 총리가 상당히 지친 상태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07년에도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를 이유로 총리가 된 지 약 1년 만에 퇴진한 바 있다. 이후로 건강 문제가 다시 거론될 때마다 신약 덕분에 건강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사설] 사과·반성 없는 아베, 한일 경색 풀 의지 있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그제 패전 75주년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해 ‘적극적 평화주의’를 강조했다. 적극적 평화주의란 표현이 흡사 평화를 수호하는 결연한 의지를 다지는 듯 들리지만 실은 자국의 안보는 자국이 지킨다는 원칙하에 자위대 역할을 늘리겠다고 강조한 데 지나지 않는다. 일본제국주의 군대에 의해 침략과 식민지배를 경험하고 태평양전쟁 때 군인·군속 등 병력 동원과 군수산업체 등에서 일한 노동자 등의 노무 동원,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등의 아픈 기억을 가진 한국으로선 결코 달가운 연설은 아니다. 아베 총리는 연설에서 사과나 반성의 언급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2012년 12월 두 번째로 총리가 된 뒤 매년 8·15 행사에서 되풀이하던 ‘역사와 겸허하게 마주한다’는 말조차 올해는 쓰지 않았다. 또한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에 공물도 보냈다. “과거를 돌아보면서 깊은 반성에 입각해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한 나루히토 일왕은 아베 총리와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지금 한일 관계는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사상 최악이다. 2018년 10월 대법원이 강제동원 피해자의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지만 피고인 일본 기업이 1억원씩의 배상금 지불을 거부하면서 갈등의 골이 커졌다.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문제가 청구권협정으로 다 해결됐다면서 개인과 민간기업 간 민사소송에 사실상 개입해 일본 기업의 배상금 지급을 차단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강제동원 해법을 한일 정부가 모색하고 양국 관계 개선을 도모하자는 제안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이 제안이 일본 양보를 압박한다느니, 구체적 방안을 한국이 먼저 제시하라느니 하는 얘기들이 나온다는데 어불성설이다. 법원은 강제집행을 위한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에 들어갔다. 피고의 즉시 항고로 시간을 벌었다지만 결국 현금화의 순간은 오게 돼 있다. 시간이 얼마 없다. 한일은 허심탄회하게 양국에서 제기된 여러 가지 대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접점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 [특파원 칼럼] 아베 정권 ‘3무(無)‘의 자업자득/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 정권 ‘3무(無)‘의 자업자득/김태균 도쿄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한 데는 직전 해인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가뜩이나 아마추어라는 비판을 받고 있던 민주당 정권은 거대한 재앙 앞에 속수무책이었고, 실망하고 분노한 국민들은 이듬해 총선거에서 자민당을 3년여 만에 여당에 복귀시켰다. 이때 정권을 탈환한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통산 재임기간(1ㆍ2차 집권 합산)에 이어 오는 24일 연속 재임기간으로도 최장기 집권 기록을 세우게 된다. 불행한 국가적 재난이 재집권의 도약대가 됐던 아베 총리이지만, 그 자신 또한 코로나19 재난 부실 대응으로 재임 기간 전체가 무능·무책임의 이미지로 퇴색해 버릴 가능성을 염려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얼마 전에는 미국, 독일 등 6개국 정치 지도자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자국민 평가에서 아베 총리가 꼴찌를 했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일본의 정치와 행정이 이렇게까지 맨바닥 밑천을 드러내게 된 것은 아베 총리 스스로 장기 집권을 위해 구축해 온 체제와 제도들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탓이 크다. 정부와 관료를 예속시키고, 당내 세력 균형을 허물고, 전문가 집단을 무시하며 결과적으로 모두를 국정 운영에서 배제한 ‘3무(無)’의 자업자득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아베 시대의 뚜렷한 특징인 ‘정치 주도’, ‘(총리)관저 주도’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그동안 쌓여 온 폐해를 한꺼번에 드러냈다. 위기 대응 과정에서 자기 분야의 행정 전문성을 가진 관료들은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갑작스런 전국의 각급 학교 휴교 요청(2월 27일)이나 가정마다 천마스크를 2장씩 주는 ‘아베노마스크’(4월 2일) 등 깜짝쇼들은 아베 총리가 측근들의 정제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소관 부처와 협의 없이 즉흥적으로 발표하면서 나온 결과였다. 정치와 행정 사이에 절묘하게 유지돼 온 힘의 균형과 역할 분담은 일본의 전후 부흥과 고도성장을 이끌어온 국가 시스템의 중심축이었다. 그러나 총리관저가 내각인사국을 통해 정부 인사를 장악하면서 수십년간 유지돼 온 이 틀은 와해되고 말았다. 적재적소가 아닌 충성도에 따라 줄을 세우는 게 일상화되면서 관료의 책임과 자율은 온전히 유지될 수 없었다. 쓸데없이 입을 잘못 놀렸다가 한직으로 쫓겨난 선배들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씁쓸한 타산지석의 경구는 관료들의 중요한 처세 지침이 됐다. 야당의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에서 정권의 폭주와 파행을 막을 보루가 돼야 할 여당도 ‘아베 1강’의 위세에 눌려 능력을 상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파벌 구도를 통해 정권을 견제하는 계파정치의 정반합 균형이 아베 시대에 와서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인사, 자금, 공천을 둘러싼 막강한 권한이 아베 총리와 측근들에게 집중되면서 독자적인 당내 목소리는 잦아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민심과 괴리된 정책에 제동을 건 주체가 자민당이 아니라 연립여당을 구성하는 공명당이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발언과 영향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던 의사, 학자 등 전문가 집단은 시간이 지나면서 정권의 결정에 구색과 명분을 갖춰 주는 존재로 위상이 추락했다.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이 경제활동 재개 정책에 걸림돌이 되자 정부는 전문가 대표와 한마디 상의도 없어 전격적으로 전문가 회의 폐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아베 정권 지지율을 그동안 치러진 모든 선거에서 압승을 안겨 줬던 유권자들의 실망지수와 분노지수로 치환할 수 있다면 향후 정권에 대한 심판이 어떠한 표심의 형태로 나타날지 궁금해진다. 물론 어쨌거나 다음 선거에서 당장 여야가 바뀔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windsea@seoul.co.kr
  • 아베 정권 종전일 ‘우익본색’

    아베 정권 종전일 ‘우익본색’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5일 태평양전쟁 패전 75주년을 맞아 역사 수정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우익의 본색을 원색적으로 드러냈다. 전쟁 책임을 반성해야 하는 날 군대 부활을 지향점으로 하는 표현을 꺼내 들었다. 극우세력의 이념적 근거지인 야스쿠니신사에는 16년 만에 가장 많은 각료(장관)들이 찾았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적극적 평화주의의 기치 아래 국제사회와 손잡고 세계가 직면하는 다양한 과제의 해결에 지금까지 이상으로 역할을 한다는 결의를 다진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가 2012년 말 재집권 이후 종전일 행사에서 ‘적극적 평화주의’ 용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안보는 자력으로 해결한다’는 개념의 이 말은 자위대의 근거 조항을 명기하는 내용의 개헌과 연결돼 있다. 아베 총리는 ‘역사와 겸허하게 마주한다’, ‘역사의 교훈을 가슴에 새긴다’ 등의 형태로 해마다 언급해 온 ‘역사’(과거사) 관련 표현을 올해 처음으로 생략했다. 주변 국가들에 대한 전쟁 가해 책임도 8년째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자신의 지지 기반인 보수세력을 결집해 코로나19 이후 바닥으로 떨어진 지지율을 만회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등 각료 4명이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현직 각료의 종전일 참배는 2016년 이후 4년 만이며, 4명이나 나온 것은 2004년 이후 16년 만이다. 아베 총리는 참배는 안 했으나 공물을 바쳤다. 이에 외교부는 “깊은 실망과 우려를 표한다”며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실제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만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구축하고 나아가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엄중히 지적한다”고 밝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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