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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n&Out] 바이든 정부, 한일에 기회다/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바이든 정부, 한일에 기회다/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미국 대통령 선거는 예상대로 민주당 조 바이든으로의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다. 미중 관계나 대북정책 등 바이든 외교의 방향성은 트럼프 행정부와 큰 차이가 없겠지만 동맹중시·다자주의라는 외교 방식은 전 정부와 상당히 다를 것이다. 한국에서는 북미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는 목소리가 일부 있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금에 관한 터무니없는 인상 요구에 질려 있었고 한미동맹의 동요도 나타나 다른 한편에선 바이든 당선을 바라는 세력도 있었다. 일본에서는 우익 일각의 얘기지만 중국에 강경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기대와 트럼프·아베의 개인적 친밀감도 있어 일본만큼은 ‘특별대우’해 줄 것이란 희망에서 트럼프 재선을 바랐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뒤 지난 4년간 예측하기 어려웠던 트럼프 외교와 달리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 정상적인 미일 관계로 돌아갈 것이란 안도감이 더 커 보인다. 바이든 정부에서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 대립 국면에서 한일 모두 국익을 지키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지금처럼 강제동원 판결을 둘러싼 한일 간 긴장이 지속된다면 한국과 일본의 대미, 대중 외교에 결코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에 대한 한일의 ‘충성 경쟁’이 방위비 협상에서 교섭력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며 한일 관계의 악화를 방치하고 이용했다. 반면 바이든 정부는 대중국, 대북한 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한일 양측에 화해의 주도권을 잡으라고 요구할 것이다. 미국이 한일 어느 한쪽을 편들지 않을 것인 만큼 한일 각자가 유불리를 따져 움직여야 한다. 즉 미국에 자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을 벌여야 하는 것이다. 한국의 대일 ‘화해’ 공세가 눈에 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일본을 방문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회담을 갖고 1998년 한일 파트너십 선언을 계승하는 새로운 공동선언을 내놓으면 어떻겠느냐고 제의했다고 한다. 김진표 한일의원연맹 회장이 2021년 도쿄하계올림픽까지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를 유보하는 정치 정전을 타진했다. 주일대사에는 강창일 전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내정했다. 사법부 판단에 개입할 수 없다며 꿈쩍하지 않던 문재인 정부가 현 상황 타개를 위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셈이다. 스가 정부는 이런 한국 측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관망 중이다. 문재인 정부의 변화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일본에서는 미중 갈등의 틈바구니에 낀 한국이 대일 관계 개선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고 본다. 그런 한국인 만큼 일본이 당장 손을 내밀지 말고 더 많은 양보를 받아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조차 있다. 한국의 변화는 한일 관계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양국 정부를 압박해 올 바이든 정부에 한국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알리바이 만들기’라는 측면도 있다. 그게 바이든 정부에 먹히면 다음은 일본 측 차례가 된다. 스가 정부로서는 언제까지나 “공은 한국에 있다”면서 미국이 일본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낙관할 수만은 없다. 바이든 정부에 재차 일본의 입장을 설명하고 설득할 것인지, 아니면 한국 제안을 일정 부분 수용할지 고민을 해야 한다. 한일에 강제동원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최우선 과제는 아니다. 바이든 정부의 미중 갈등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북미 협상을 어떻게 재개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한일이 이들 과제에 잘 대처하지 않으면 쌍방의 외교가 곤경에 빠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바이든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일이 대립을 멈추고 서로의 차이보다는 공유하는 부분에 눈을 돌려 대응해 나갈 기회가 온 것이다.
  • ‘사랑의 불시착’, 올해 일본내 최고 유행어 톱10...대상은 ‘3밀(密)’

    ‘사랑의 불시착’, 올해 일본내 최고 유행어 톱10...대상은 ‘3밀(密)’

    올해 일본에서 가장 크게 화제가 됐던 신조어·유행어에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행동수칙으로 등장했던 ‘3밀(密)’이 선정됐다.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돼 일본 사회에 폭발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도 상위 10위에 들었다. 1일 NHK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2020 유캔 신어·유행어 대상’에서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밀집’·‘밀폐’·‘밀접’ 등 3가지를 피해야 한다는 의미의 ‘3밀’이 대상을 차지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지난 4월 모든 가구에 2장씩 배포한다고 발표한 이후 줄곧 희화화됐던 ‘아베노마스크’, 코로나19 퇴치의 소망을 담아 일러스트 등으로 유행했던 요괴 ‘아마비에‘, 온라인 모임이나 수업, 면접 등을 나타내는 ‘온라인OO’, 정부의 경제활동 장려책인 ‘고투(GoTo) 캠페인’ 등 코로나19 관련 단어들이 대거 톱10에 포진했다. 닌텐도의 인기게임 ‘아쓰모리’와 만화, 영화, 소설 등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귀멸의 칼날’도 포함됐다. 신조어·유행어 대상은 일본에서 1년 동안 화제가 된 사건이나 발언, 유행 등 중에서 세태를 잘 표현하는 단어들로 선택된다. 지난해에는 럭비월드컵 일본대회에서 처음으로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한 일본 대표팀의 슬로건 ‘원 팀’이 대상에 선정됐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 대지진 최대 피해 지역서 다리 9개 ‘기형문어’ 낚여

    日 대지진 최대 피해 지역서 다리 9개 ‘기형문어’ 낚여

    동일본대지진 최대 피해 지역이었던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초에서 다리 9개 달린 기형 문어가 낚였다. 30일 마이니치신문은 미나미산리쿠초 시츠카와만 수심 20m 해저에서 다리 9개짜리 문어가 잡혔다고 보도했다. 현지에서 미역 양식을 하는 어부 카즈야 사토(40)가 지난달 13일 문어 4마리를 잡아 집으로 들고 갔다. 문어를 데쳐 먹으려 끓는물에 담그고 보니 그중 한 마리가 다리가 9개짜리 기형이었다. 사진상으로 왼쪽 3번째 다리에서 나뭇가지처럼 짧은 다리 하나가 새로 뻗어 나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문어는 어부 신고를 받은 관련 기관이 보관 중이다. 미나미산리쿠초자연환경센터 아베 타쿠조 연구원(46)은 “문어에게는 재생 능력이 있다. 다리가 끊어지거나 상처가 나면 새 다리가 돋아난다. 물론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라 설명했다. 특히 이렇게 잘려 나간 다리가 다시 자라는 게 아닌, 기존 다리 중간에서 새 다리가 뻗어 나오는 건 더군다나 보기 드물다고 밝혔다. 다른 연구원 역시 “홋카이도에서 다리 9개짜리 문어를 본 일이 있지만, 이렇게 기존 다리에서 새 다리가 갈라져 나온 것은 처음 본다”고 덧붙였다.다리가 하나 더 달린 문어가 나왔다는 소식에 현지에서는 방사능 관련성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한 네티즌은 “혹시 후쿠시마원전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쳤다. 문어가 잡힌 미나미산리쿠초는 2011년 사상 초유의 동일본대지진 당시 단일 지역으로는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이다. 후쿠시마원전 사고 현장과는 차로 불과 3시간 거리에 있다. 이에 대한 언론 보도나 전문가 의견은 아직 없지만, 네티즌이 나서서 방사능 관련성을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양이 적은 것보다 많은 게 먹기도 좋지 않으냐”는 의견을 내놨으며, 다른 네티즌은 “시형 문어가 방사능 때문일 거로 생각하겠지만, 꼭 방사능 문제가 아니더라고 가끔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또 “멍청한 사람들이 이럴 때마다 꼭 원전을 들먹인다”고 비아냥거렸다.문어를 보존 처리한 후 지역 주민을 위해 전시장에 내놓은 환경센터 측은 “문어가 자연의 다양성을 보여줬다”면서 “주민들이 바다의 신비에 대해 배울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에서는 1998년 미에현 시마시 마토야만에서 잡힌 다리 97개짜리 참문어가 수족관에 전시된 바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日스가 지지율 5%P 하락…국민 절반이 “코로나 대응 잘못해”

    日스가 지지율 5%P 하락…국민 절반이 “코로나 대응 잘못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에 대한 국민 지지율이 최근 큰 폭 하락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하루 2000명 이상 나오면서 정부 대응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불신이 커진 게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공개한 11월 정례 여론조사(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993명 대상 설문) 결과에 따르면 스가 정권 지지율은 58%로 지난달 조사 때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스가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32%로 6%포인트 상승했다.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 37%가 ‘지도력이 없기 때문’을 이유로 들었다. 이는 전월보다 무려 25%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정책이 나쁘다’는 응답 비율도 39%를 차지했다. 지지율 하락은 스가 정권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평가한 비율이 48%로 전월보다 13%포인트나 뛰면서 ‘긍정적’(44%) 평가를 웃돌게 된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일본에서는 지난 29일 2066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연일 2000명대를 기록 중이다. 누적 확진자는 14만 8280명으로 30일 15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스가 정권이 중점을 두어야 할 최우선 정책과제(복수응답)로는 ‘코로나19 대책’을 꼽은 응답자가 64%를 차지해 ‘경기회복’(38%)보다 훨씬 많았다. 스가 정권이 지역경제 위축을 막는다며 정부 예산을 통한 관광 활성화 사업인 ‘고투(GoTo) 트래블’ 중단을 주저하는 등 줄곧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한 반발로 볼수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코로나19 확산이 억제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 따른 불안감이 정권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정권에 비판적인 학자들을 일본학술회의 회원 임명에서 배제한 것, 아베 신조 전 정권 때의 ‘벚꽃을 보는 모임’ 검찰수사 파문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새빨간 거짓말 탄로난 아베, 고향에서까지 “해명하라” 비난 고조

    새빨간 거짓말 탄로난 아베, 고향에서까지 “해명하라” 비난 고조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자신의 재임 중 ‘벚꽃을 보는 모임’이라는 정부 행사 전야제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부당한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나면서 자신의 본거지에서도 크게 비판을 받고 있다. 왜 회계처리를 엉망으로 했는지, 또 지난 1년간 국회에서 왜 거짓으로 답변해 왔는지 납득할수 없다며 정확한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30일 “아베 전 총리의 후원회가 ‘벚꽃을 보는 모임’ 전날의 만찬 비용을 일부 대납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그가 1년 전부터 국회에서 줄곧 부인해 왔던 해당 비용은 어디에서 나왔는지 등에 대해 지역 후원자들로부터 설명을 요구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벚꽃을 보는 모임’은 일본 총리가 매년 봄 각계 인사들을 초청해 도쿄에서 개최하는 벚꽃놀이 행사다. 아베 측은 해마다 본행사 전날 지역구(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나가토시) 유지 등 수백명을 초청해 전야제를 열었다. 그러나 참가자들로부터 받은 회비가 5000엔(약 5만 3000원)으로 고급호텔 행사 경비의 절반 밖에 안 되는 수준이어서 나머지 차액을 아베 측이 대납했다는 의혹이 계속됐다. 그러나 아베는 이와 관련한 야당의 국회 추궁에서 행사비용 보조는 결단코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검찰 수사로 하나둘 증거가 나타나면서 이는 명백한 거짓으로 드러났다. 아베 측 관계자들은 2013년 이후 도쿄도내 호텔에서 열린 전야제 비용의 일부를 대납한 사실을 인정했다. 현재 아베는 자신은 전혀 몰랐고 순전히 비서진 등 주위에서 꾸민 일로 몰아가며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고 있다. 아베의 주장이 총체적인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그를 지지해 온 지역구에서도 의문과 원성이 나오고 있다. 2017년 전야제에 참석했다는 70대 여성은 “5000엔의 회비를 내고 참석했지만, 특별히 좋았다는 생각도 없었다. 그 정도의 음식으로 그렇게까지 비용을 보전할 필요가 있었는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전야제에 2차례 참가한 적이 있다는 지지자는 “참가비에 자릿세가 많이 들어 있다고 생각했다. 왜 규칙대로 회계처리를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아베 측 대응에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당초의 설명이 사실과 달랐다는 점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야마구치현의 한 지방의원은 아베 측에 “확실하게 설명을 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제와서 단지 ‘비서가 꾸민 일’이라고만 하면 그만인가“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벚꽃을 보는 모임 문제의 진실을 찾는 시모노세키·나가토시 시민의 모임’ 도요시마 고지 대표는 “지난 1년간 국회는 과연 무엇이었나. 아베 본인이 설명하고 허위 답변을 계속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분노를 나타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코로나 연일 최악인데…고질적인 ‘리더십 부재’ 재연되는 일본

    코로나 연일 최악인데…고질적인 ‘리더십 부재’ 재연되는 일본

    지난 28일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지금까지 최다인 2684명에 이르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아베 신조 전 총리 때부터 계속돼 온 고질적인 리더십 부재 현상이 재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가 요시히데 정부에 더욱 강력한 방역대책의 수립을 촉구하고 있지만, 경기 위축을 우려해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도쿄도 간 책임 떠넘기기가 장기화하고 있다. 일본 정부에 마련된 전문가 자문기구인 코로나19 대책 분과회 오미 시게루 회장은 지난 27일 중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서 “개인의 노력에만 의존하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 현재의 상황을 감안할 때 각 (광역단체) 지사와 국가가 더욱 확실한 판단을 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분과회에서 아무리 위기의식을 불러 일으켜 경각심을 높이려 해도 좀체 귀담아듣지 않는 정부와 일부 지자체에 대한 불만이 담겨 있다. 분과회 소속의 한 전문가는 아사히신문에 “정부의 위기감이 조금도 전달되지 않는다. 국민에 행동의 수정을 요청하는 정도의 미온적인 대응으로는 상황호전을 기대할 수 없다”며 분개했다. 일본 정부의 안이한 코로나19 대응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재정에서 여행비를 지원하는 관광활성화 시책 ‘고투(GoTo) 트래블’이다. 스가 총리는 지난 27일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삿포로시와 오사카시에서 출발하는 여행에 대한 고투 트래블 ‘이용 자제’를 요청하겠다”고 발표했다. 분과회 등 전문가들은 완전한 ‘대상 제외’를 요청했으나 지방경기의 위축을 우려한 정부의 입장 때문에 강제성을 동반하지 않는 ‘이용 자제’로 톤다운이 됐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빠른 도쿄도를 고투 트래블에서 제외할 것인가를 둘러싼 마찰은 1주일 이상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고투 트래블 일시 중단 지역 선정에 대한 우선적인 판단은 광역단체 지사가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는 지난 21일 “도쿄도가 고투 트래블 대상에 포함된 것은 정부가 주체적으로 결정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면서 “그런 만큼 이번에도 (중단 여부를) 정부 쪽에서 제대로 판단해 주기 바란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자체 간에도 대책들이 어긋나고 있다. 아이치현은 현내 최대 도시 나고야시의 음식점에 영업시간 단축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나고야시는 독자적으로 발행하는 관광객용 할인쿠폰 사업을 계속할 방침이다.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게이유병원의 스가타니 노리오 의사는 “감염 확산세를 잡기 위해서는 사람의 이동과 모임을 제한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고투 트래블 사업으로 통해 감염자가 늘어나는 것이 분명한 만큼 환자가 급증한 현 상황에서 이를 계속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본격적인 겨울철이 되면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동시 유행할 수도 있으므로 정부가 경제대책보다는 의료체제 유지에 더욱 강한 리더십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8일 일본 전역에서 새롭게 나타난 확진자는 2684명으로 7일 만에 하루 최다치를 경신했다. 지금까지 가장 많았던 날은 지난 21일의 2591명이었다. 누적 확진자는 14만 6214명으로 15만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검찰수사 받는 아베, ‘3차 집권’ 가능성 완전 물거품 위기

    검찰수사 받는 아베, ‘3차 집권’ 가능성 완전 물거품 위기

    지난 9월 퇴임 이후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활발한 정치활동을 전개하며 ‘제3차 집권’ 시나리오를 조기에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불러일으켰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행보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동시에 그가 속해 있던 계파로, 집권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에도 비상이 걸렸다. 재임기간 중 그를 괴롭혔던 ‘벚꽃을 보는 모임’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 일정수준 범법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29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벚꽃을 보는 모임’을 통해 아베 전 총리가 유권자들에게 부당한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을 수사 중인 도쿄지검 특수부는 그의 비서와 지역구(야마구치현) 지지자들을 조사해 상당 부분 혐의를 확인했다. ‘벚꽃을 보는 모임’은 일본 총리가 매년 봄 각계 인사들을 초청해 도쿄에서 개최하는 벚꽃놀이 행사다. 아베 전 총리 측은 해마다 본행사 전날 지역구 유지 등 수백명을 고급호텔로 초청해 전야제를 열었다. 그러나 참가자들로부터 받은 회비가 행사경비의 절반밖에 안 되는 수준이어서 나머지 차액을 아베 전 총리 측에서 대신 냈다는 의혹이 계속됐다. 이에 일본 시민단체 등은 지난 5월 아베 전 총리 등을 정치자금규정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도쿄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이 최근 혐의를 밝혀내면서 전야제 비용 부담 사실을 일절 부인했던 아베 전 총리의 재임 시절 주장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현재 아베 전 총리는 자신은 몰랐고 보좌진이 꾸민 일로 몰아가며 ‘꼬리 자르기’에 나선 상태다. 아베 전 총리가 기소될 가능성에 대한 전망과는 별개로 이번 일로 인해 그의 거침없는 행보에는 급제동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동안 호소다파는 총리직 수행을 이유로 탈퇴했던 아베 전 총리의 원대 복귀를 고대해 왔다. 현 스가 요시히데 정권에서 ‘니카이파’가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아베 전 총리가 속히 호소다파에 돌아와 힘을 써주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호소다파의 한 간부는 마이니치신문에 “호소다파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인물은 아베 전 총리밖에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라면서 “그의 지시라면 전원이 따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의외로 빨리 진전되고 이 과정에서 아베 전 총리 측의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 드러나면서 이런 기대감은 순식간에 쪼그라들었다. 당장 호소다파 복귀 시점 자체가 한참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게 됐다. 아울러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아베 전 총리를 다시 출마시켜 세번째 집권을 이뤄보려던 파벌 내 일부 세력의 기대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호소다파 중진의원은 요미우리신문에 “(검찰 수사 때문에) 아베 전 총리가 앞으로 한동안 파벌에 돌아올 수 없게 됐다. 3번째 총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라고 말하며 아쉬워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 지난해 3차례 정치자금 행사…총 7억 8000만원 벌어

    아베, 지난해 3차례 정치자금 행사…총 7억 8000만원 벌어

    스가도 5차례 3억 9000만원 거둬 아베 신조 내각에 몸담았던 아베 전 총리 본인과 19명 중 15명의 각료가 지난해 한 차례에 1억원(1000만엔)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대규모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총무성이 27일 공개한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지난해 자신의 자금관리 단체인 ‘신와카이’를 앞세워 3차례 개최한 모금 행사를 통해 총 7345만엔(약 7억 8000만원)을 거둬들였다. 이 액수는 아베 전 총리 본인과 1000만엔 이상의 대규모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연 15명의 각료를 통틀어 1위다. 신와카이는 국민 세금을 쓰는 정부 주최 봄맞이 축제인 ‘벚꽃을 보는 모임’(벚꽃 모임) 전야행사에 참석한 아베 전 총리 지역구 인사들의 호텔 식대 일부를 대납해 준 혐의로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아베 전 총리 다음으로는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이 3차례에 걸쳐 6956만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1차례 6121만엔,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이 2차례의 행사로 3110만엔의 정치자금을 모았다. 일본 언론은 현직 각료의 경우 의혹을 살 수 있는 특정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자제토록 하는 규범이 있지만 이를 무시한 행사 개최가 관행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관방장관이던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한 차례 1000만엔 이상의 정치자금이 들어오는 특정 행사를 열지 않았지만 700만엔 전후의 수입이 발생한 모금 파티를 5차례 개최해 총 3688만엔(약 3억 9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마이니치신문은 한 차례 행사에서 20만엔 넘게 낸 경우 수지 보고서에 이름과 금액을 기재토록 하고 있지만, 스가 총리의 경우는 기재가 없어 전원이 20만엔 이하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쪼개기 기부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아베 수상님 사죄드립니다”…엄마부대 주옥순, 벌금 100만원

    “아베 수상님 사죄드립니다”…엄마부대 주옥순, 벌금 100만원

    소녀상 앞 미신고 집회, 벌금 100만원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미신고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최창석 부장판사는 26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주 대표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주 대표는 “누구나 기자회견 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최 부장판사는 “기자회견이 아닌 집회·시위로 보인다”고 밝혔다. 법원 “기자회견 아닌 옥외집회” 최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기자회견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당시 현장 상황, 참석자 현황, 피켓 내용, 발언 내용을 살펴보면 기자회견이 아닌 옥외집회 해당”고 판단했다. 주 대표는 지난해 8월1일 옛 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사전에 신고하지 않고 ‘한일관계 회복을 위한 4차 기자회견’이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개최한 혐의를 받는다. 주 대표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머리를 숙여 일본 정권과 일본 국민에게 사과하라”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같은 해 8월 “기자회견을 빙자한 미신고 집회인데다 집회금지지역인 외교기관 인근 100m 이내에서 개최했다. 명백한 집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주 대표를 고발했다. 한편 검찰은 주 대표에 대해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했고, 법원은 주 대표에게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주 대표는 정식재판을 청구했지만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벚꽃 이어 모리토모 스캔들까지…스가, 아베 리스크에 다시 ‘휘청’

    벚꽃 이어 모리토모 스캔들까지…스가, 아베 리스크에 다시 ‘휘청’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전임자인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남긴 ‘부(負)의 유산’으로 또다시 궁지에 몰리게 됐다. 아베 정권을 들썩거리게 했던 ‘벚꽃을 보는 모임’의 망령이 검찰 수사로 되살아 났기 때문이다. 아베 정권을 한때 붕괴 직전까지 몰고 갔던 ‘모리토모학원 부당 지원 및 공문서 조작’을 둘러싼 정권 차원의 조직적 거짓말도 재차 도마에 올랐다. 2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벚꽃을 보는 모임’을 통해 아베 전 총리가 유권자들에게 부당한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을 수사 중인 도쿄지검 특수부는 그의 비서와 지역구(야마구치현) 지지자들을 조사해 상당 부분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벚꽃을 보는 모임’은 일본 총리가 매년 봄 각계 인사들을 초청해 도쿄에서 개최하는 벚꽃놀이 행사다. 아베 전 총리 측은 해마다 본행사 전날 지역구 유지 등 수백명을 고급호텔로 초청해 전야제를 열었다. 그러나 참가자들로부터 받은 회비가 행사 경비의 절반밖에 안 되는 수준이어서 나머지 차액을 주최 측에서 대납했다는 의혹이 계속됐다. 이에 일본 시민단체 등은 지난 5월 아베 전 총리 등을 정치자금규정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도쿄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이 최근 혐의를 밝혀내면서 전야제 비용 부담 사실을 일절 부인했던 아베 전 총리의 재임 시절 주장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스가 총리의 책임론도 다시 불거지게 됐다. 당시 관방장관이었던 그는 관련 서류 파기 등 사건 축소·은폐를 주도했다는 의심을 받아 왔다. 아베 전 총리가 2016년 모리토모라는 극우 성향 사학재단에 국유지를 헐값에 넘기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다시 점화돼 스가 정권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 중의원 조사국이 재무성의 모리토모학원 관련 공문서 위조에 대한 아베 정권의 국회 답변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139건에 달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2개월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스가 총리의 일본학술회의 회원 임명 거부 파문도 결국 아베 정권이 출발점이란 것을 감안하면 스가 정권의 대형 악재에는 어김없이 ‘아베 리스크’가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美 대선·‘달빛노동’ ‘소년범’ 기사 돋보여… 유익한 정보 더 많이 담기를

    美 대선·‘달빛노동’ ‘소년범’ 기사 돋보여… 유익한 정보 더 많이 담기를

    美 대선 흐름 잘 짚어 독자들 이해에 도움전문지식 전달 ‘글로벌 인사이트’ 인상적탐사기획 보도 ‘달빛노동리포트’ ‘소년범’ 다양한 사례·객관적인 근거 제시해 눈길 코로나 3차 유행 경제전망 기사 썼으면소년범 설문 결과 빈도수만 보여줘 아쉬움기획기사는 방향성 갖고 아이템 설정을서울신문은 24일 제133차 독자권익위를 열고 11월 주요 현안에 대한 서울신문 보도를 논의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회의는 서면으로 진행했다. 이동규(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위원장을 비롯해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 정성은(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유승혁(경희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위원이 참여했다.각국의 정치는 물론 경제, 산업 등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 및 결과를 보도하면서 흐름을 잘 짚으며 독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세계가 주목하는 미국의 정치 지형 변화를 현장성 담긴 ‘특파원 리포트’와 심층적으로 이슈를 설명한 ‘글로벌 인사이트’ 등 국제 기사들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공통적으로 나왔다.또 지난 12일자 1면을 통째로 할애해 야간노동자들의 안타까운 부고를 전한 것으로 시작한 탐사기획 보도 ‘달빛노동 리포트’를 비롯해 ‘소년범, 죄의 기록’ 등 우리 사회에서 쉽게 들여다보지 못했던 문제들을 기획보도로 충실하게 다뤘다는 평가가 있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유승혁 미국 대선 관련 기사가 돋보였다. 평소 국제 분야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도 얻어 가는 정보가 많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선 상황과 투표가 끝난 이후 바이든의 외교안보 정책을 잘 설명했다. 표나 그림 같은 시각자료를 포함해 전체적인 그래픽이 깔끔했다. 특히 ‘바이든 시대와 한반도’ 시리즈는 큼지막한 기사가 다룬 내용 이외에도 알지 못했던 외교 관계까지 폭넓게 알려 주는 기사였다. 특파원의 생생한 기사도 눈에 띄었다. 2일자 3면 미국 대선 관련 특파원 기사는 오랜만에 보는 현장 기사였다. ‘나무 가림막으로 뒤덮인 DC, “누가 이겨도 폭동 날 것 같아요”’와 같은 현장 탐구 기사가 더 나오면 좋겠다. ‘글로벌 인사이트’와 6일자 18면 국가별 특파원 생생 리포트도 재미있게 읽었다. 김숙현 서울신문의 큰 장점 중 하나가 ‘글로벌 인사이트’라고 생각한다. 시의성 있고 심도 있게 다양한 읽을거리와 전문적 지식을 전달해 여러 독자들에게 지적 자극을 줄 수 있는 내용이 많다. 3일자 ‘팬케이크 아저씨에서 히틀러까지…두 얼굴의 스가 총리’는 출범 한 달에 접어든 일본 스가 총리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을 제공했다. 아베 전 총리의 장기 집권 이후 집권한 스가 총리의 이면적 모습을 잘 설명했고, 스가 총리의 지향성도 잘 정리했다. 16일자 한국 전문가인 설레스트 애링턴 조지워싱턴대 교수 인터뷰를 다룬 “바이든, 종전선언 반대할 이유 없어”(4면) 기사는 바이든 시대에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종전선언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의 전망을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인터뷰한 기사로 매우 시의성이 있었다. 10일자 국제면 ‘트럼프 떠나도…또 다른 트럼프들 넘어야 하는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한 권위주의 지도자들을 설명하며 이들과의 관계도 바이든 당선자의 과제라고 언급한 내용을 위트 넘치는 제목으로 표현해 시선을 끌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상황으로 현재 코로나19의 감염지도나 백신을 둘러싼 동향 등에 대한 특집 기사가 필요해 보인다. 3차 유행이 가져올 문제점과 경제 전망도 독자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승혁 미 대선 보도 이후 가장 심도 있게 다룬 주제는 ‘대한항공의 인수’와 ‘김해신공항 백지화’인 것 같다. 11월 중반부가 넘어서 며칠 동안 이어진 상세한 보도는 정치 분야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19일자에서 다룬 대한항공과 김해신공항 보도는 여러 지면에서 상세하게 설명했으며 항목별로 나눠 접근하기 쉬웠다. 국제와 정치면에 대한 인상이 가장 크게 남았는데, 기획도 참신했다. 2일부터 시작한 ‘소년범, 죄의 기록’ 기획은 일단 처벌을 강화하라는 여론을 모은 기존 소년범 기획기사의 허점을 지적하는 좋은 기사였다. 단순 스트레이트와의 차이를 보여 주는 기사로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한 종류의 범죄만 다루지 않은 게 좋은 기획이었다고 본다. 또한 당사자와 관련자들의 인터뷰를 실으며 다양한 사건 사례가 있다는 것을 알려 줬다. 특히 채팅앱, 낙태 등의 보도는 그들의 위험한 환경을 충분히 보여 줬다고 생각한다. 정성은 두 건의 기획기사가 통계조사, 빅데이터 분석 실험, 심층 인터뷰, 참여 관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료를 수집 분석하고 제시하면서 기사의 품질을 높였다. ‘달빛노동 리포트’는 먼저 소재의 선택과 네이밍이 돋보였다. ‘달빛노동’이라는 단순하면서도 생생한 단어로 이슈를 집약적이고 감성적으로 잘 전달했다. 서울신문이 정혜선·최은희 교수팀과 통계를 분석해 야간노동의 사회적 손실비용을 2조 6000여억원으로 추산한 12일자 기사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자료나 수치로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이 기획기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기사는 17일자 이태권 기자가 쓴 밤을 사는 사람들 새벽 배송기사 취재기사였다. 밤새 배송기사를 따라다니면서 자세하게 그들의 작업 과정과 노동의 강도를 기록하고 잘 전달했다. 새벽 배송기사의 야간노동의 고통과 이를 따라가는 기자의 힘듦이 생생하게 잘 전달됐다. 소년범 기획에서 11일자 자극적 보도와 소년범죄율 인식에 대한 기사는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었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이은주 교수 연구팀의 도움으로 일반인 1008명을 대상으로 한 소년범죄 기사가 여론에 미치는 영향 실험 연구를 시행해 범죄 보도의 영향을 매우 체계적으로 접근했다. 30년간 소년범죄 머리기사 변화를 빅데이터 분석으로 보여 준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시도였다. 19일자 소년범의 자립 과정에 관한 기사도 설문조사의 결과를 잘 활용했다.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범 7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그래프로 잘 제시했다. 생활에서 어려운 점에 대한 응답, 그리고 부모님의 인식 등에 대한 응답 등 의미 있는 결과들이 많이 제시됐는데, 결과를 단순 빈도수만으로 보여 준 것은 한계로 보였다. 79명밖에 안 됐지만, 질문들을 연관 지어 분석을 시도해 보면 보다 의미 있는 결과나 정보를 제시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동규 탐사기획보도 ‘달빛노동 리포트’도 칭찬할 만하다. 12일자 1면 전체를 부고로 채운 ‘아무도 쓰지 않은 부고’ 기획과 ①죽음의 영수증으로 돌아온 밤, ②밤을 사는 사람들, ③야간노동의 그림자, 2020년의 전태일들로 보도했다. 특히 야간노동자의 사회적 손실 비용을 전문가팀과 공동으로 분석, 산출해 경제적 측면에서도 접근했다. 이번 탐사기획부의 기획기사가 나오게 된 계기가 물품 배송 중 택배기사 사망,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물류 및 배송 증가 등인데 앞으로도 방향성을 갖고 기획기사 아이템을 설정해 주길 바란다. 이달에는 서울신문이 풍성하게 채우겠다고 한 채움, 혜윰, 비움 섹션 중 건강에 해당하는 혜윰(생각의 순우리말) 섹션을 챙겨 보았다. 또래보다 키가 작은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들을 위한 성장호르몬, 겨울철 불청객인 건선(건조한 피부)의 증상과 예방책, 코로나 시대에 지구와 이웃을 생각하는 착한 소비, 제주올레길 소개, 탈모의 원인과 예방법 등을 다루었다. 앞으로도 시의적절하고 유용한 정보와 좋은 소재를 계속 발굴해 정확한 내용으로 더 많이 알려 주었으면 한다. 정리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日유권자들에게 “아베가 성실했나” 물었더니…요미우리 조사

    日유권자들에게 “아베가 성실했나” 물었더니…요미우리 조사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와세다대가 최근 약 2000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스가 요시히데 정권 출범 이후 국민 정치의식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스가 총리와 아베 신조 전 총리에 대한 평가가 핵심 조사항목 중 하나였다. 이들에 대해 각각 ‘성실성’, ‘개혁의지’, ‘친근감’, ‘국제감각’ 등 8가지 항목을 제시하고 유권자의 인식을 물었다. 24일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가장 많은 74%의 응답자로부터 ‘성실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지방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밑바닥에서부터 정치역정을 밟아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른 ‘자수성가형 흙수저’의 이미지가 국민들 사이에 먹혀든 셈이다. ‘친근감’이 71%에 이른 것도 비슷한 이유로 분석됐다. 두번째로 많은 비율인 73%는 그의 ‘개혁의지’를 대표적인 긍정 이미지로 꼽았다. 지난 9월 취임 이후 줄곧 ‘디지털 혁신’ 등 낡은 것으로부터의 탈피를 주장해 온 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설명능력’(43%)과 ‘국제감각’(46%)에 대한 평가는 최하위권이었다. 아베 전 총리는 스가 총리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스가 총리가 저조한 평가를 받았던 ‘국제감각’(77%)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반면 ‘성실성‘(44%)은 ‘설명능력’(42%)과 함께 최하위권이었다. ‘친근감’(58%)에서도 스가 총리에 크게 뒤졌다. 한편 일본의 지난 20년간 역대 정권에 대한 평가에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이 10점 만점에 6.9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두번째는 제2차 아베 정권(5.8점)이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정권(3.0점)이 최하위였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주일대사에 일본통 ‘비문’ 강창일… 한일관계 복원 시동

    주일대사에 일본통 ‘비문’ 강창일… 한일관계 복원 시동

    4선 출신… 한일의원연맹 요직 거쳐姜 소신 발언에 이해찬 ‘X’ 표시 제지日언론 “文대통령 관계개선 의지 반영”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새 주일대사에 ‘일본통’인 더불어민주당 강창일(68) 전 의원을 내정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대표적 일본통 정치인이자 집권 여당 4선 중진 출신인 강 전 의원을 내정한 것은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둘러싸고 2년여간 냉각된 한일 관계를 적극적으로 풀어 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스가 (요시히데) 내각 출범을 맞아 대일 전문성과 경험, 오랜 기간 쌓아 온 고위급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색된 한일 관계의 실타래를 풀고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주 오현고 출신인 강 전 의원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도쿄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객원교수를 지냈다. 제주에서 17대부터 내리 4선을 지낸 그는 한일의원연맹 간사장과 회장을 역임했고 명예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강 내정자는 여권 인사로는 드물게 일본 자민당 내 네트워크도 탄탄하다. 특히 스가 체제의 출범을 뒷받침한 자민당의 실력자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는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최근 박지원 국정원장을 일본에 보낸 데 이어 한일 관계 복원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일 관계를 풀어 보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정통 외교관보다는 정치인 출신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문’(非文)으로 꼽히는 강 내정자는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정부가 맞불을 놓던 시절, 현실론을 내세웠다. 그는 의원총회에서 “아베 정권은 간교하고 치졸하다. 정치 논리를 경제 문제로 확산시켰다”면서도 “한국 정부도 원칙과 명분에 집착하다 보니 시기를 놓쳐버린 부분이 있다”고 했다. 당시 이해찬 대표가 손가락으로 ‘엑스’(X) 표시를 해 강 내정자는 발언을 중단해야 했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강 전 의원 내정과 관련해 “(한일) 관계를 개선하려는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된 인사”라고 평가했다. 공영 방송 NHK도 징용 소송 문제로 악화한 한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환경 만들기 차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文대통령, 주일대사에 ‘일본통’ 강창일 내정…“미래지향적 관계로”

    文대통령, 주일대사에 ‘일본통’ 강창일 내정…“미래지향적 관계로”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새 주일대사에 ‘일본통’으로 알려진 더불어민주당 강창일(68) 전 의원을 내정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여권내 대표적 일본통 강 전 의원을 내정한 것은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둘러싸고 경색된 한일관계를 적극적으로 풀어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일본 스가 (요시히데) 내각 출범을 맞아 대일 전문성과 경험, 오랜기간 쌓아온 고위급 네트워크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주 오현고 출신인 강 전 의원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도쿄대에서 각각 동양사학과 문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고 객원교수를 지냈다. 제주를 지역구로 17대부터 내리 4선을 지낸 그는 국회의원 재직 시 한일의원연맹 간사장과 수석부회장,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명예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동갑내기인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동아일보 도쿄특파원 시절부터 연을 맺었으며 한일의원연맹 활동을 함께 하고, 현재도 이 대표를 돕고 있다. 오영훈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강 내정자의 보좌관 출신이다. 강 내정자는 여권 인사로는 드물게 일본 자민당 내 네트워크도 탄탄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스가 체제의 출범을 뒷받침한 일본 집권 자민당의 실력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는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일본의 새로운 내각 출범에 따라 한일 관계를 풀어보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강 내정자는 오랫동안 한일 관계에 관심을 갖고, 한일 의원연맹 회장 등으로 고위급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현 국면에서) 정통 외교관 보다는 정치인 출신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일대사 교체는 남관표 현 주일대사의 지난해 5월 부임 이후 1년 반 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관표 대사는 아베 내각에서 1년 6개월 재직했고, 한일 관계 개선 노력해 왔는데 1년 6개월 박 정부 이후로만 놓고 보면 평균 이상 재임”이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아베 ‘벚꽃 스캔들’ 수사 속도낸다…日검찰,비서진 소환 조사

    아베 ‘벚꽃 스캔들’ 수사 속도낸다…日검찰,비서진 소환 조사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역 유권자들에 대한 부당한 금품 제공 혐의로 고발된 사건과 관련해 일본 검찰이 아베 전 총리의 비서들을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23일 “아베 전 총리 등이 ‘벚꽃을 보는 모임’ 행사 전야제와 관련해 고발된 사건을 수사 중인 도쿄지검 특수부는 지금까지 아베 전 총리의 비서 2명과 지역구인 야마구치현 지지자 등 20명 이상을 소환조사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또 아베 전 총리 측으로부터 금전출납부 등을 제출받아 분석 중이다. 요미우리는 “검찰은 지난해 ‘벚꽃을 보는 모임’ 전야제 비용으로 행사장인 도쿄 뉴오타니호텔에 지불된 금액이 전야제 참가자들로부터 받은 참가비 총액보다 많다는 점에서 나머지 차액을 아베 전 총리 측이 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자들의 입건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벚꽃을 보는 모임’은 매년 봄 일본 총리가 각계 인사를 초청해 도쿄 신주쿠교엔에서 개최하는 벚꽃놀이 행사다. 아베 전 총리의 지원단체인 ‘아베 신조 후원회’는 지난해 본행사 전날인 4월 12일 뉴오타니호텔에서 야마구치현 유지 등 700명 이상을 초청해 전야제를 가졌다. 아베 전 총리 측은 “참가자들로부터 1인당 5000엔(약 5만 4000원)을 받아 이 돈으로 전야제 경비를 충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손꼽히는 고급 숙박시설인 뉴오타니호텔의 저녁 행사 비용은 1인당 최소 1만엔 이상이어서 나머지 금액은 아베 전 총리 측이 부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경우 정치인이 유권자에게 부당하게 금품을 제공한 것이 돼 처벌을 받게 된다. 지난 5월 ‘벚꽃을 보는 모임 문제를 추궁하는 법률가 모임’은 이 의혹과 관련해 아베 전 총리 등을 정치자금규정법 및 공직선거법 등 위반 혐의로 도쿄지검에 고발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 닮아가는 스가의 코로나 대응

    아베 닮아가는 스가의 코로나 대응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본 각지의 일일 감염자 수가 역대 최다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고질적인 대응 난맥상이 재연되고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 퇴진의 주된 이유가 됐던 무능과 무책임이 스가 요시히데 정권에서도 되풀이되는 양상이다. 특히 국민들의 불안과 혼란이 확산되고 있는데도 국정 최고 책임자인 스가 총리는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1일 스가 총리가 주재한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내여행 경비를 재정에서 지원하는 ‘고투(GoTo) 트래블’ 정책을 수정, 감염자 급증 지역에서는 사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국고로 외식비를 지원하는 ‘고투 이트’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스가 정부는 불과 사흘 전인 18일 일본의사회가 코로나19의 폭발적인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며 국민들에게 “21~23일 사흘 연휴기간 이동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할 때만 해도 “일률적인 자제는 필요 없다”며 안이한 태도를 보였다. 일본 정부는 고투 트래블 등의 일시중단을 결정하고도 언제부터, 어떤 지역을 대상으로 할지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대신에 도도부현 지사(광역자치단체장)들이 이를 결정해 달라며 판단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이에 대해 “고투 트래블 시행은 정부가 주체적으로 결정한 것인 만큼 중단 여부도 정부가 판단해 주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런 가운데 무대 뒤로 숨어드는 듯한 스가 총리의 태도에도 비난이 쏠리고 있다. 스가 정권을 옹호해 온 산케이신문조차 “국민의 불안과 의문에 대응하는 정보 발신은 정부 수장의 역할 중 하나임에도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된 이달 이후 스가 총리는 기자회견을 한 번도 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네야마 류이치 전 니가타현 지사는 “이것이 정말 민주주의 국가의 리더인지 진지하게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주무장관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이 지난 19일 향후 감염자 추이에 대해 “신께서만 아실 것”이라고 한 데 대해서도 “효율적인 대책을 수립해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책임자로서 본분을 망각한 발언”이라는 등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글로벌 뷰티기업의 두 얼굴, 팜유산업에 희생되는 동남아 여성들

    글로벌 뷰티기업의 두 얼굴, 팜유산업에 희생되는 동남아 여성들

    로레알, 유니레버 등 글로벌 뷰티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화장품 원료 생산 농장에서 원료를 공급받으면서 만연한 성적 학대, 노동착취에 노출된 현지 여성 노동자들의 처지를 눈감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시·감독의 책임이 있는 현지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 일탈 행위가 구조적 범죄로 뿌리내리는 데 일조했다. AP는 12개 다국적 화장품 기업에 야자유(팜유)를 공급하는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30여명을 비밀리에 인터뷰한 뒤 이 같은 사실을 18일(현지시간) 폭로했다. 여성들을 돕는 200여명의 활동가, 정부 관계자, 변호사들을 광범위하게 취재해 여성들에게 가해진 잔혹행위 등을 밝혀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팜유 플랜테이션 농장으로부터 원료를 받는 화장품 기업은 로레알, 유니레버, 프록터앤드갬블, 에이본, 존슨앤드존슨 등이 있다. 팜유는 주름 방지 크림, 마스카라, 치약, 감자칩 제조는 물론 애완동물 사료에까지 광범위하게 쓰인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 팜유 생산량의 85%를 맡고 있는데,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약 760만명의 여성들이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AP에 따르면 여성들이 농장에서 하루 노동으로 받는 돈은 고작 2달러다. 어린 나이부터 일터로 내몰린 여성들은 감독관의 성희롱, 성폭행을 견뎌야 하고 심한 경우 인신매매까지 당하기도 한다. 농장에 퍼진 유독성 살충제로 인한 장기 손상 등은 차라리 애교다. 인도네시아의 16세 소녀 인드라는 조부모가 1900년대 초반부터 일한 농장에서 자신도 숙명처럼 일했지만, 할아버지뻘 감독관에게 지속적인 성폭행에 시달렸고 출산까지 했다. 피해 호소에 돌아오는 건 가족에 대한 살해 협박과 공권력의 무관심이다.15세 때부터 일한 이타는 하루 400㎏에 이르는 화학비료를 보호장구 없이 등짐으로 나르는데, 그동안 세 번 유산했다. 살충제를 뿌리고 나면 어김없이 고열과 코피가 엄습한다. 시력을 잃은 동료들도 있다. 이들이 다루는 파라콰트 등 살충제는 유럽연합(EU)이 사용 금지한 약품이다. 이런 사례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AP는 전했다. 이들은 일일 하청 노동자로 일하거나 남편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무보수로 동원된다. 팜유 관련 화장품·생활용품 산업 규모는 연간 5300억 달러(약 591조원)에 이르지만 종사자들의 환경은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유니레버·로레알 등이 전 세계에서 여성 권익 증진 캠페인을 펼치는 대표 회사들이라는 것이다. ‘미모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유니레버), ‘성희롱 근절을 위해 노력한다’(로레알) 등 기업이 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용하는 홍보 문구는 여성들의 비참한 처지와 극한 대비를 이룬다. AP는 크리니크·아베다 브랜드를 소유한 에스티로더 컴퍼니와 베이비 로션이 대표 제품인 존슨앤드존슨에 ‘자사 특정 제품에 팜유 파생 원료가 사용됐는지’ 확인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현지 정부 역시 문제를 애써 덮으려는 분위기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농장 강간사건에 대해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발뺌했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농장의 신체적·성적 학대가 점점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애매하게 인정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강제동원 정부 해법, ‘2015년 위안부 합의’ 재판 안 돼야

    경색된 한일관계를 풀려고 정부나 국회가 바삐 움직이고 있다. 한일의원연맹 의원들과 박지원 국정원장의 일본 방문에 이어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이름을 부르는 친근함도 보였다. 아베 신조 정권 때라면 상상하지 못했을 일이다. 한국의 2018년 10월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과 판결의 강제집행을 위한 현금화 절차에 항의하며 일본이 지난해 7월 수출규제 조치를 내리는 등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의 관계를 1년 이상 지속하고 있다. 피고인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가 임박하면서 한일 관계 파탄의 시간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원칙을 따져 얘기하자면 개인청구권을 인정한 사법부 판결에 한국 정부가 개입해 풀라는 일본 정부의 요구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 하지만 애초에 개인청구권을 간과했던 청구권협정과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시키지 못한 ‘65년 체제’를 현 정부가 수정하거나 깰 생각이 없고 미래지향적으로 관계 설정을 하려 한다면 사고의 대전환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미제로 남은 일제 피해자의 개인청구권을 나라를 빼앗긴 책임이 있는 국가가 소멸시킨다는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 일본은 자국 피해를 알면서도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했고, 현금화에 따른 추가 보복 예고도 자국에 미칠 영향을 감안한 협박이다. 일본은 65년 협정으로 모든 게 해결됐다는 마지노선을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스가 정권이 됐다고 일본 방침이 바뀔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이라면 가볼 데까지 가는 게 낫다. 동북아 화해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위해 한일 파국을 돌파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면서 피해자 중심주의를 지켜낼 방안이 없진 않다. 한국 정부 주도로 해법을 내는 것이다. 다만 현금화가 촉박하다고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를 요구하는 피해자를 납득시키지 않고 서두른다면 2015년 위안부 합의의 재판이 될 위험도 있다. 대법원 판결을 받은 피해자와 소송 중인 피해자, 자료가 없어 소송을 못하는 피해자까지 아우르는 큰 틀을 만들어 일본이 외면하는 피해 구제에 정부가 적극 나서길 바란다.
  • [서울포토] ‘올림픽 훈장’ 받은 아베 전 총리

    [서울포토] ‘올림픽 훈장’ 받은 아베 전 총리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16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올림픽 훈장’(Olympic Order, 공로장)을 받았다. 일본을 방문 중인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날 오후 도쿄 신주쿠 올림픽 박물관에서 아베 전 총리를 만나 올림픽 발전에 기여한 인사에게 주는 올림픽 훈장 금장을 수여했다. 일본 총리 출신으로 1975년 제정된 올림픽 훈장을 받은 것은 아베가 처음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훈장을 받는 자리에서 “(내년으로 연기된) 2020도쿄대회를 애타게 기다리면서 (이 대회를) 성공시키려고 애쓰는 모든 일본인을 대표해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EPA·로이터 연합뉴스
  • 日아베, 1년후 총리 복귀 노리나…의원모임 회장 등 광폭행보

    日아베, 1년후 총리 복귀 노리나…의원모임 회장 등 광폭행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정치활동의 보폭을 갈수록 더 넓히고 있다. 지난 8월 말 몸이 아파서 물러난다고 할 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보수우익 세력을 중심으로 계속되는 ‘제3차 집권’ 시나리오를 현실로 착착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 아베는 11일 집권 자민당 의원들로 구성된 ‘포스트코로나 경제정책을 생각하는 의원연맹’ 회장에 취임했다. 이는 야마모토 고조 전 지방창생상이 이끌던 아베 지지단체 ‘아베노믹스를 성공시키는 모임’이 코로나19 국면에 맞춰 이름을 바꾼 것으로, 당초 설립 취지에 맞춰 아베를 새 회장으로 옹립했다. 아베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설립 모임에서 “스가 요시히데 정권을 확실하게 지지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해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 8월 말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총리직 사임을 발표한 후 의원모임의 회장에 취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밤에는 노다 세이코 자민당 간사장대행, 기시다 후미오 전 정무조사회장 등 1993년 중의원 첫 당선 동기들과 도쿄의 초밥점에서 식사를 같이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중의원 해산 시기에 대해 “만일 내가 총리라면 내년 1월에 해산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자리는 지병으로 물러난 그를 위로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일부 참석자들은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다시 출마해 세번째 집권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떻겠느냐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는 지난달 말부터 보수세력 모임을 중심으로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보수 성향 의원그룹 ‘창생 일본’ 모임에 참석했다. 여기에는 시모무라 하쿠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과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 등 측근들이 줄줄이 얼굴을 비쳤다. 27일에는 보수계 단체인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지키는 모임’이 그를 초청해 최고고문직 수락을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집권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에서 그에게 파벌 복귀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베는 당초 호소다파 소속이었지만, 2012년 12월 2차 재집과 동시에 파벌을 이탈했다. 98명의 의원이 속한 호소다파는 2위 파벌의 두 배에 이를 만큼 규모가 크지만, 그만큼 내부분열 가능성에 취약한 상태다. 호소다파의 한 간부는 마이니치신문에 “호소다파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인물은 아베 전 총리 밖에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라면서 “그의 지시라면 전원이 따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베는 표면적으로 “그동안 자민당 전체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당분간 (파벌보다는) 한 의원으로서 활동에 전념하고 싶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호소다파에서는 특히 아베의 나이가 올해 66세로 72세인 스가 요시히데 총리보다도 여섯살 젊다는 이유 등으로 그가 세번째 집권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아베는 1차 집권(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 26일), 2차 집권(2012년 12월 26일∼2020년 9월 16일)을 합해 통산 8년 9개월을 재임했다. 이는 일본 역대 총리 중 가장 긴 것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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