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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성기 칼럼] 2018년 3월, 2016년 11월, 2011년 12월

    [황성기 칼럼] 2018년 3월, 2016년 11월, 2011년 12월

    문재인 정부가 차기 정부에 권력을 넘겨주기까지 1년 7개월 남았다. 대통령 60개월 임기 중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을 것이나 정권의 동력을 감안할 때 잔여 임기 19개월이면 갈무리에 들어간 것이나 진배없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는 초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으로 역동적인 정세를 만들며 빛났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이 어그러지면서 이렇다 할 업적으로 내세울 게 없게 됐다. 한일은 ‘역대 최악’의 수식어가 따라붙었고, 중국의 한한령(韓限令)은 그대로이며, 한미는 무덤덤하다. 남북을 보면 우리가 한반도 정세를 주도한다는 ‘운전자론’을 언급했던 그 많은 사람이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신기할 정도다. 하노이 이후 북미에 남북이 종속되는 ‘불변의 진리’를 깨닫는 나날이 벌써 20개월째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주축으로 하는 2기 대북 드림팀이 떴어도 북미 관계의 진전이 약속되지 않는 한 자력갱생과 코로나19 방역, 수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북한을 움직일 묘수는 없어 보인다. 공무원 피격 사건에도 남북 상황을 개선해 보려는 현 정부의 모습은 가상하다. 차기 정부가 진보든 보수든 ‘6·16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전으로 남북 관계를 돌려 놓지 않으면 20대 대통령은 집권 초반부터 큰 어려움에 봉착할 공산이 크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나 바이든 누가 당선되든 북한 정책을 설계하고, 대북 라인을 새로 짜서 북미 대화를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내년 여름 이후나 돼야 가능하다. 북미가 잘 풀리면 모를까, 몸값이 올라간 북한을 상대하며 비핵화를 이끌어 내고 문재인 정부가 못다 이룬 한반도 평화체제를 이루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은 자명하다. 6·16 이전 회귀가 1차 목표이지만 남북 관계 복원의 최종 목표는 판문점을 통해 특사가 오가던 2018년 3월이 돼야 한다. 미 대선이 끝나면 미국을 설득하고 남북 복원을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 또한 내년 하반기부터는 대선 국면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에 남은 남북 관계 시간표는 수개월밖에 없다. 지금의 2기 외교안보팀이 분발하지 않으면 판문점에서 접촉 한 번 못해 보고 끝날 수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집약된 한중 관계는 박근혜 정부가 남긴 부(負)의 유산이다. 문재인 정부가 해결하긴 어렵더라도 차기 정부에 갈 부담을 덜어 주는 게 과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한중 갈등을 한 방에 날려줄 만병통치약은 아니더라도 28년 된 한중 관계를 한 단계 올릴 계기인 것은 분명하다. 한중 관계의 복원 목표는 2016년 11월로 삼아야 한다. 롯데가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내놓자 그 보복으로 중국이 롯데 계열사의 중국 내 전 사업장에 대해 세무조사와 소방·위생점검, 안전점검에 일제히 나선 게 사드 사태의 출발점이다.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 체제의 출범은 집권 기간에 관계없이 한일 관계의 모멘텀으로 작동했으면 한다. 아무리 아베 정권 계승을 표방했다지만 일국의 총리가 자신의 ‘스가 색(色)’을 내지 않고 아베의 아바타처럼 정치를 펼 것이라는 전망은 단편적 사고다. 스가라고 욕심이 없을 리 만무하다. 일본은 2015년 위안부 합의로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에 대해 “한국이 골대를 옮겼다”고 비난한다.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정신적 위자료의 배상을 명한 2018년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한일청구권협정이란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한다. 이런 일본 정부의 기조가 스가 체제가 됐다고 해서 바뀌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한일 셔틀 외교는 2011년 12월 이명박 대통령이 교토에서 노다 요시히코 총리를 만난 게 마지막이었다. 그해 8월 헌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부작위에 위헌 판정을 내리자 한국 요청으로 두 정상이 만났지만 위안부 문제에 극심한 이견만 확인했다. 이듬해 여름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죄 요구 이후 양국 정상이 단독으로 상대국을 방문한 일은 9년간 없었다. 일본 외무성이 얼마 전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를 하지 않는다고 약속해야 스가 총리가 방한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당치않지만 1㎜의 진전이라면 진전이다. 문재인·스가 두 지도자가 2011년 12월로 관계를 회복시키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시간에 맡기는 것은 그 후과가 너무 크다. 19개월간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의 자존, 번영과 직결되는 외교 성과를 하나라도 거두는 일이야말로 후세가 기억해 줄 공으로 남을 것이다.
  • “슈만의 로맨틱한 음악 넘어 진짜 삶을 봤다”

    “슈만의 로맨틱한 음악 넘어 진짜 삶을 봤다”

    “어떤 심정으로 정신병원 갔는지도 공감순수함과 인생의 쓰라림 양면 그리고파 파리서 귀국 후 격리기간 행복하게 연습코로나 겪은 후 음악의 필요성 더 절실” “참으로 복잡한 인생이었죠. 특별히 표현하고 싶은 세계가 있었어요.” 지난해 12월 쇼팽 야상곡으로 국내 팬들을 만났던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올해 슈만을 연주하며 “그의 삶이 이제 좀 이해가 된다”고 했다. 누구나 그렇듯 백건우 자신도 젊었을 땐 ‘카니발’(사육제)이나 ‘판타지’, ‘크라이슬레리아나’ 등을 연주했다. “그런 곡은 로맨틱하고 아름답지만, 왠지 슈만이란 작곡가가 불편했어요. 그 이유를 잘 몰랐는데 이번에 보니 슈만의 세계가 그만큼 복잡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 불편함을 짚고 넘어가야 또 한 고비를 넘을 것 같았다던 거장은 그렇게 아름다움을 넘어 진짜 삶을 봤다고 했다. “그땐 사실 상상하기가 힘들었죠. 어떤 심정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사랑하는 클라라와 아이들에게 위험이 되지 않게 거기(정신병원)서 혼자 걸어나왔는지. 그런 슈만을 생각하게 됐죠.” 그렇게 슈만을 찾아낸 비결로 “모든 답은 항상 악보에 있다”고 에둘렀다. 70대에 알게 된 슈만의 깊이를 그는 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두 달간 이어질 전국 투어 ‘백건우와 슈만’을 통해 풀어낸다. 슈만이 작곡가로 처음 이름을 알린 ‘아베크변주곡 1번’, ‘아라베스크’, ‘새벽의 노래’, ‘어린이의 정경’ 등을 거쳐 슈만이 라인강에 몸을 던지기 전에 쓴 ‘유령 변주곡’ 등으로 리사이틀을 장식한다. 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백건우는 “초기와 마지막 해에 초점을 둬 슈만이 죽을 때까지 어린이 같은 순수함을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인생의 쓰라림을 표현했던, 그 양면을 그리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해 전날까지 자가격리를 했다. 적잖이 불편했을 텐데도 “오히려 조용히 연습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했다. 코로나19라는 벽을 두고는 “오히려 음악이 더 필요한 것임을 더욱 절실하고 강하게 느끼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언제든 삶을 명확하고 옳게, 아름답게 채울 수 있는 게 음악”이라고도 덧댔다. 리스트, 슈베르트, 스크랴빈과 라흐마니노프 등 늘 작곡가의 내면을 파고들어 ‘건반 위의 구도자’라고도 불리는 그에게 “다음은 누구냐”고 묻자 “누가 나타날까”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기다리는 레퍼토리가 너무 많다”고 했다. 국내 팬들에게 인사말을 부탁하니 무뚝뚝하면서도 따뜻한 로맨티스트 같은 답이 돌아왔다. “아니 뭐, 40, 50년을 같이했는데 특별히 또 무슨…. 이때까지 사랑해주신 거에 고맙게 생각하죠.” 알츠하이머 투병 중인 아내이자 배우 윤정희의 안부는 아쉽지만 듣지 못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10대들이여, 일본을 떠나라” 짐 로저스, 재차 경고

    “10대들이여, 일본을 떠나라” 짐 로저스, 재차 경고

    투자전문가 짐 로저스, 일본 언론과 인터뷰“스가의 아베노믹스 계승, 일본 쇠퇴 부를 것” 세계적인 투자전문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일본 젊은이들에게 당장 모국을 떠나라고 조언했다. 그는 3년 전 아베 신조 정권 때도 “내가 10세 일본인이라면 나라를 떠날 것”라고 말한 바 있다. 그가 재차 일본의 전망을 어둡게 전망하며 ‘탈일본’을 강조한 것은 새롭게 출범한 스가 정권이 아베노믹스를 그대로 계승하면서 일본 경제의 앞날이 어두울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5일 아사히신문 계열 온라인미디어 아에라닷(Aeradot)과의 인터뷰에서 로저스 회장은 “일본을 좋아하기 때문에 일본인들에게 엄격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면서 “10대들은 빨리 일본을 뛰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전 총리가 한시라도 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면서 “문제는 후계자인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아베노믹스’라는 잘못된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에 이처럼 불행한 일은 없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주가 올랐지만 엔화 가치 하락으로 고통 겪을 것” 그는 아베노믹스에 대해 “금융 완화로 엔화 약세를 유도해 일본 주가를 끌어올렸다. 일본은행이 지폐를 찍어내고 그 돈으로 주식이나 국채를 마구 사들이면 주가는 당연히 오르게 된다”면서 “반대로 일본 엔화의 가치가 하락해 언젠가는 결국 물가가 올라 국민이 고통을 겪게 된다”고 내다봤다. 로저스 회장은 “평가절하 정책으로 중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이룬 나라는 역사상 하나도 없다. 일부의 트레이더나 대기업에만 혜택이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그는 “재정지출 확대도 일본을 파괴하는 정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나랏빚이 계속 늘어나는 중에도 잘못된 경제정책이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로저스 회장은 이렇기 때문에 “10대들은 빨리 일본을 뛰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감소 큰 문제…21세기 후반 일본만 쇠퇴”그는 3년 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내가 10세 일본인이라면 AK-47 자동소총을 사거나 나라를 떠나는 것을 택할 것”이라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인구 감소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총을 사서 쏘라는 것이 아니라 급속히 인구가 감소하는 일본에선 지금부터 사회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총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로저스 회장은 “지금 15세인 소녀가 45살이 됐을 때에는 거리에서 폭동이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일본 내 연구소가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2060년 일본의 인구는 현재 1억 2700만명에서 9300만명 정도로 줄어든다. 로저스 회장은 21세기 후반 일본이 쇠퇴하는 가운데서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북한이 개방되면서 우수한 노동력 덕분에 투자가 쏠리고 한국도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반면 일본만 아시아의 성장에서 밀려난다는 것이다. 로저스 회장은 “일본의 쇠퇴가 필연적이다. 100년 뒤에는 없어져 버릴지도 모른다. 일본인은 물론 일본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없게 될 것”이라면서 “결론은 하나다. 일본의 젊은이들이여, 일본 밖으로 뛰쳐나가라. 중국이든 한국이든 좋다. 그래야 인생이 풍족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씨줄날줄] 일본판 블랙리스트/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일본판 블랙리스트/황성기 논설위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벌집, 그것도 대형 말벌집을 건드린 형국이다. 우리의 학술원과 비슷한 일본학술회의(SCJ)의 신규 회원 후보 105명 가운데 아베 신조 정권 때부터 ‘눈엣가시’로 여겨 온 6명을 제외하고 임명한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100억원이 넘는 국가 예산이 지원되는 내각부 산하의 기관인 만큼 형식상 총리가 임명한다지만 사실상 일본을 대표하는 최고 권위의 지성집단 SCJ가 추천한 후보들은 자동으로 임명이 이뤄진 전례에 비춰 보면 지극히 이례적이다. 임명에서 누락된 이들은 아베 정권이 추진한 안보법제나 악법으로 비판받은 ‘공모죄법’, 개헌 등에 이의를 제기한 학자들이다. 그러나 스가 총리는 “적절히 대응한 결과”라면서도 6명을 배제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어 일본판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번질 조짐마저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3일자 사설에서 “과거에 예가 없는 폭거”로 규정하고 “다른 연구자, 나아가 SCJ의 향후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SCJ는 1949년 창설돼 이듬해 ‘전쟁을 목적으로 한 과학연구는 절대 행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낸 이후 이 방침을 지켜오고 있다. 노소를 불문하고 학자들의 항의 성명이 잇따르는 등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 4000명을 회원으로 둔 ‘일본과학자회의’는 “학자의 위기는 일본의 장래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정부 개입을 취하하라”는 담화를 냈다. 이들은 1983년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가 국회에서 ‘학술회의가 추천한 자는 거부하지 않는다’고 정한 지침을 스가 정권이 바꾸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국대학원생협의회’도 “미래 학문을 짊어질 우리들로서는 결코 간과할 수 없다”는 성명을 냈다. 스가 총리가 정권 기반을 다져야 할 취임 초반부터 왜 학자들 인사까지 시시콜콜 간섭하는 ‘무리수’를 두는지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장기 집권을 내다보고, 비판의 목소리를 싹부터 자르겠다는 권위주의 성향이 드러났다는 분석도 있지만 ‘아베 총리ㆍ스가 관방장관’ 초창기에 내각인사국을 만들어 관료를 손바닥 위에 놓고 좌지우지하고 장악했던 쏠쏠한 재미가 몸에 밴 것 아닌가 하는 추정도 그럴듯하다. 임명에서 배제된 오카다 마사노리 와세다대 교수 등 300명은 지난주 토요일 도쿄 시내 총리 관저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가지는 등 상아탑의 교수들이 거리로 몰려나오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스가 총리는 그제 면담한 원로 언론인 다하라 소이치로, 후나바시 요이치 등이 “임명 거부 이유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요청한 데 대해 “잘 알았다”고 밝혀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 日국회, 체게바라 T셔츠 입었다는 이유로 “출입불가” 통제

    日국회, 체게바라 T셔츠 입었다는 이유로 “출입불가” 통제

    일본에서 쿠바 혁명 지도자인 체 게바라(1928~1967)의 얼굴이 들어간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국회의원 회관에 못 들어가게 하는 일이 발생해 진보 진영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5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24일 낮 12시쯤 도쿄도 지요다구 국회의원 회관 앞에서 아베 신조 당시 총리를 상대로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던 이시가키 토시오(78)는 중의원 제2의원회관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미리 발급받은 임시 출입증을 경비원에게 제시했다. 그러나 경비원들은 티셔츠를 뒤집어 입을 것을 요구하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들여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이시가키는 정면에 체 게바라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가 왜 체 게바라 얼굴을 감춰야 하느냐고 따지자 경비원들은 “그런 티셔츠는 의원회관 규칙에 어긋나는 것”, “정치적 주장이 있는 것으로 중립성 원칙에 반한다”고 했다. 이에 이시가키와 동료들이 더 거세게 항의하자 해당 경비원들의 상급자가 와서 출입을 허용했다. 이시가키 등의 계속된 항의에 경비원 측은 “잠시 잘못된 판단이 있었다”며 사과는 했지만, 애초에 출입을 통제한 이유나 근거 등은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이에 ‘표현의 자유를 시민의 손에 전국네트워크’ 소속 회원들은 지난달 29일 중의원 제2의원회관에서 출입 제한과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서는 이전에도 일본의 군대 보유 금지 등을 규정한 헌법 9조 조문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사람에 대해 이번과 같이 옷을 뒤집어 입을 것으로 요구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시가키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중대한 인권침해에 대해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명확히 이유를 밝히지 않는다면 이런 일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스가 21만원, 아베 11만원… 日정치인 명함 ‘수상한 인기’

    스가 21만원, 아베 11만원… 日정치인 명함 ‘수상한 인기’

    일본에 스가 요시히데 정권이 새로 출범한 가운데 총리, 대신(장관) 등 유력 정치가의 명함이 일본 인터넷 사이트에서 최대 20만원 이상의 높은 가격에 팔리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거래된 명함들이 사기꾼, 브로커 등에 의해 불순한 용도로 활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메르카리’, ‘야후옥션’ 등 일본의 주요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는 유명 정치인의 명함들이 출품돼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등 유명인사들의 명함은 기본적으로 장당 1만엔(약 11만 700원) 이상을 호가한다. 최고 인기 아이템은 역시 스가 총리의 것으로 ‘내각총리대신 스가 요시히데’라고 새겨진 총리 취임 이후의 최신 명함이 원화로 약 21만 6000원에 해당하는 1만 9500원에 각각 2건 거래가 성사됐다. 스가 총리의 명함들은 ‘관방장관’, ‘중의원 의원’ 등 이전 직함이 나와 있는 것들도 대개 1만엔 이상의 가격이 매겨져 있다. 개인정보가 포함된 물품은 중고 거래가 금지돼 있어 보통의 명함은 매매가 불가능하지만, 거물 정치인의 명함은 대개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 연락처 없이 이름과 직함만 적혀 있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런 명함을 입수하려는 사람들은 권력자와의 관계를 가장해 자신의 지위를 인정받고 인적 네트워크를 과시하려고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미야 노부오 릿쇼대 교수(범죄학)는 “유력 정치인의 명함은 사기꾼 등에게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며 “함부로 명함을 사고파는 것은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매물로 나온 명함이 모두 진품일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스가, 정권에 비판적인 학자 6명 찍어내…“독재본색” 비난

    日스가, 정권에 비판적인 학자 6명 찍어내…“독재본색” 비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취임 약 20일 만에 학계를 상대로 전임 아베 신조 정권 때를 연상시키는 강권적 조치를 취해 물의를 빚고 있다. 정부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는 학자들을 일본학술회의 회원에서 탈락시킴으로써 ‘블랙 리스트’ 논란이 일고 있다. 학계는 “행정관료에 이어 학자들까지 길들이려는 스가 정권의 폭거”라고 비난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지난 1일 일본학술회의 신규 회원을 임명하면서 이 단체가 추천한 후보 105명 중 6명을 탈락시키고 99명만 임명했다. 제외된 6명은 스가 총리가 관방장관을 지내던 아베 정권 당시 정부 정책에 반대하거나 비판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마쓰미야 다카아키 리쓰메이칸대 법과대학원 교수는 2017년 조직범죄처벌법을 개정해 공모죄를 신설하는 입법이 추진될 때 참의원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전후 최악의 치안법”이라고 비판했던 인물이다. 오자와 류이치 도쿄지케이카이의대 교수(헌법학)는 2015년 국회에서 아베 총리가 역점을 두었던 안보법제에 대해 “위헌”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우노 시게키 도쿄대 교수(정치사상사)는 아베 정권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추진하던 2014년 ‘안전보장관련법안에 반대하는 학자 모임’을 주도했다. 아시나 사다미치 교토대 교수(종교학)은 당시 뜻을 같이했던 인물이다. 일본학술회의는 지난 3일 스가 총리 측에 탈락한 6명을 원안대로 임명할 것을 촉구하고 애초 임명을 거부했던 이유도 밝힐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스가 총리가 앞서 2일 기자들과 만나 “법에 근거해 적절히 대응한 결과”라고 언급한 만큼 요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마쓰미야 교수는 마이니치신문에 “형식상 임명권자는 총리이지만 일본학술회의 추천 기준은 학문적 성과”라며 “이번 스가 정권의 조치는 학문의 자유에 대한 개입”이라고 말했다. 1949년 출범한 일본학술회의는 여러 분야의 과학자들이 모여 과학 정책에 대한 제언을 하고 기후온난화, 의료 등 정부 대형 프로젝트의 기본틀을 짜는 기구다. 최근에는 자연과학자 외에 인문사회과학자들도 참여해 ‘학자들의 국회’로 불린다. 총 210명이 회원이며 6년 임기 회원의 절반(105명)이 3년 단위로 바뀐다. 운영예산이 정부에서 나오기 때문에 임명권 자체는 총리에게 있지만, 이 기구가 과거 정부가 주도하는 전쟁을 학자들이 막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출발한 만큼 철저한 독립성이 강조돼 왔다. 과거 정권들도 “학계의 추천 원안대로 총리가 임명한다”는 원칙을 견지해 왔다. 이런 가운데 교도통신은 아베 정권 때에도 일본학술회의 측이 제시한 회원 후보 중 2명이 배제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내 판단이 그대로 적중”…퇴임 후 자화자찬 늘어놓는 아베

    “내 판단이 그대로 적중”…퇴임 후 자화자찬 늘어놓는 아베

    “후세 사람들이 ‘아베 정권 때는 참 좋았다’와 같이 생활 체감형으로 말할 수 있으면 가장 좋겠다. 내가 2012년 총리에 취임하던 당시는 일본이 내리막길로 가는 것 아닌가라고들 말하던 때였다. 그것을 내가 ‘아직은 언덕 위의 구름을 바라볼 수 있는 시대’로 바꾼 것 아닌가 생각한다.”(요미우리신문 인터뷰) 지난달 16일 최악의 지지율 하락 속에 지병(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물러났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자신의 7년 8개월 재임기간에 대한 자화자찬으로 퇴임 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요미우리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보수 성향의 언론들과 인터뷰를 갖고 “내 판단이 적중했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등 자기 ‘치적’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달 29일 니혼게이자이 인터뷰에서 ‘아베노믹스’(아베 정권의 경제정책)와 관련해 “금융완화, 재정정책, 성장전략이라는 3개의 화살(수단)로 (일본 경제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우선 주가가 올랐고 엔화 강세 탓에 속속 해외로 나갔던 기업이 모두 방침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실질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한 데 대해서는 언급을 생략한 채 “신규고용을 400만명 늘림으로써 (아베노믹스의)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었다”고 고용 개선 측면만 강조해 말했다. 그러나 고용 개선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가속화된 것 등 경제정책 외적인 요인이 컸다. 2차례에 걸친 소비세 증세 연기와 관련해서도 “세율을 올려도 세수가 늘어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경기가 꺾여서는 아무런 득이 없다. 그때 연기한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 스스로 말하는 것이 좀 그렇긴 하지만, 역대 중의원 해산에서 가장 잘 적중했던 것이 2017년 가을 (내가 했던) 판단이었다”라고 스스로 추켜세웠다. 그는 “모리모토·가케 문제(아베 전 총리 본인이 직접 연관된 사학재단 부당지원 의혹)로 공격당해 지지율이 조금씩 떨어지다가 2017년 8월 지지율이 약간 상승했고,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중의원 해산 이후 선거에서) 260석 이상은 획득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와 내가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리토모·가케 학원 의혹에 대해서는 “아무런 위법 행위도 아닌 것이 분명하다. 나 자신에 관련된 위법 행위는 없었다고 판명났다”고 강변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요미우리와의 인터뷰에서는 “2015년 한국과의 위안부 문제에 관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하는 합의를 만들었고 이는 국제사회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이를 통해 한국이 일본을 폄훼하려는 것은 불가능해졌다고 생각한다”고 자찬했다. 이어 “정치적·외교적 의도에서 역사가 왜곡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자신의 과거사 왜곡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을 비난했다. 이어 “2015년 전후 70년을 맞아 역사의 교훈을 가슴에 새기고 미래로 나아기기 위해 어떤 일본을 만들 것인지 세계를 향해 담화를 발표했고 이듬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나의 진주만 방문을 실현했다”고 외교 성과를 부풀려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통신비 등 재난지원 혼선 비판 돋보여… 정치면 발굴기사 적어 아쉬움

    통신비 등 재난지원 혼선 비판 돋보여… 정치면 발굴기사 적어 아쉬움

    서울신문은 29일 제131차 독자권익위원회를 열고 9월 주요 현안에 대한 서울신문 보도를 논의했다. 이번 지면 비평은 지난달에 이어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서면으로 진행했다. 김만흠(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위원장을 비롯해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 이동규(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 정성은(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유승혁(경희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위원이 참여했다. ‘스토킹은 중범죄다´ 등 기획과 함께 불명확한 재난지원금 지원 원칙을 비판한 분석 기사들이 좋은 평을 받은 반면 독자적으로 발굴한 정치면 기사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김만흠 기본소득, 지역화폐, 통신비 지원, 공정경제 3법 등 주요 정치 사안들을 놓치지 않고 잘 다뤘다. 지난 23일과 24일 연이어 1면 톱으로 실은 통신비 선별·축소 지급에 대한 비판적 보도가 눈에 들어왔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이 이슈를 압도하는 가운데 1면 하단에 ‘코로나 지원금 절반도 안 썼다´(9월 25일자)를 게재할 정도로 재난지원금의 지원 원칙과 적절한 집행에 대한 서울신문의 강한 문제의식을 볼 수 있었다. ‘대권주자 이재명과 지역화폐 논쟁’(9월 23일자 칼럼)에서는 지역화폐를 둘러싼 논쟁을 정리하면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특장과 경계 지점을 잘 분석해 독자들에게 생각거리를 제공했다. 반면 서울신문이 독자적으로 발굴한 정치 기사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아 아쉬웠다. 그런 가운데 ‘통계로 본 2020여성의 삶’은 이미 있던 자료긴 하지만 여성 국회의원과 장관 비율 추이, 여성 관리자 비율 추이를 그림으로 정리해 가독성과 전달력이 좋았다. 최근 들어 서울신문 내부 기명 칼럼들에서 권력에 대한 비판 내용이 눈에 띈다. 언론의 본령에 비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주목받을 만한 칼럼이나 사설을 인터넷판에서라도 우선 배치하는 것을 다시 제안한다. 정치 기사는 특별히 발굴한 기사가 아니라면 그나마 분석 기사가 서울신문만의 독창성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숙현 전반적으로 국제면은 이슈와 쟁점도 잘 선정하고 적절한 컬러 사진을 게재해 읽는 내내 독자들로 하여금 풍성한 국제 소식을 전달받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영화 ‘호텔 르완다´ 실제 주인공, 망명 중 테러 혐의로 체포´(9월 2일자) 기사는 글로벌 뉴스로는 흔치 않게 아프리카 뉴스를 기사화함으로써 국제뉴스의 영역을 확대시켰다고 생각한다. 자칫 거리감을 느낄 수 있는 기사를 영화를 비유해 설명한 점이 좋았다. ‘아베 집권 8년, 근거 없는 환상의 시대´(9월 14일자)는 일본의 대표적 진보학자인 야마구치 지로 교수를 인터뷰했다. 일본 진보학자의 시각에서 8년 아베 신조 정부의 정치를 평가한 심도 있는 기획이다. 특히 한일 관계 악화의 원인으로 근거 없는 자존감을 국민들에게 심고 내셔널리즘을 자극하는 수법에서 한국을 이용했다는 내용은 매우 설득력 있고 신선했다. “아베 사람으로 채운 새 내각… 스가 2기를 위한 숨고르기 가능성”(9월 17일자)은 지난 16일 출범한 스가 요시히데 내각에 대해 내각의 명단, 각 인물에 대한 평가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패키지딜 협상, 스가 총리 최측근 2인방에 대한 기사까지 한 면에 게재해 심도 있는 뉴스를 다각적으로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정성은 “충분히 성실하게 관련 근거를 제시했는지”라는 기준에 따라 좋은 기사들을 골라봤다. 지난달 28일자 ‘조현병 유발하는 코로나 우울증’ 기사는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공황발작과 불안발작에 대한 검색 비율이 20% 증가했다는 국제 학술지에 실린 연구 결과를 알기 쉽게 잘 제시해 모범적인 기사였다고 생각한다. 9월 기사 중에서 무엇보다 돋보인 기사는 기본소득 논쟁을 다룬 ‘AI 시대, 일자리가 기본 복지인 시대는 끝났다’(9월 4일자)였다. 지난달 신문에 실린 신현호 경제분석가의 칼럼을 주의 깊게 읽었는데 이재웅 대표가 신 분석가의 각각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형식이었다. 기본소득 논쟁의 양쪽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한 좋은 기사였다. 다만 두 명이 서로 토론을 하게 해 반박과 재반박이 이뤄지게 하고 대립되는 주장들을 일목요연하게 잘 제시해 줬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아쉬움이 남는 기사들도 많았다. ‘치매 할머니 종용해 기부받아´(9월 15일자)는 제목의 표현이 신중치 못하고 과도했다. 기사에서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반박을 싣고 있었지만 검찰의 기소 내용을 너무 기정사실화했다. 검찰 기소를 법원의 최종 판결처럼 보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휴가 이슈와 관련해 9월 10일자 3면 기사의 ‘황제 복무´라는 단어도 지나치게 감정적인 제목이었다. 근거가 부족하고 정쟁에 이용되고 있는 사안이었는데 이에 대해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유승혁 정치권에서 내놓는 궤변들을 향한 날카로운 비판이 돋보였다. 9월 24일자 ‘2만원 통신비’ 부끄러운 3無… “재난지원 원칙부터 만들어라”에서는 4차 추경으로 드러난 정치권의 민낯을 잘 꼬집었다. 다만 9월 한 달 내내 생각나는 기사라고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관련 기사밖에 없었다. 두 거대 정당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다양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 ‘스토킹은 중범죄다´ 등 서울신문의 시리즈물 기획기사는 항상 좋다. 새로운 주제와 방식으로 접근한다. ‘작년 공공기관 남성이 100만원 벌 때 여성은 80만원 벌었다´(9월 3일자), ‘공무원 양성평등채용목표제 남성 수혜자가 2배 많았다´(9월 11일자) 등 공공기관 여성 임금 관련 기획기사는 놓칠 법한 주제였는데 잘 짚고 넘어갔다고 생각한다. 양성평등 채용목표제에 대해서는 모르는 독자가 많았을 것 같다. 서울신문은 기존에도 젠더 기사를 잘 다뤘지만 이번에도 역시 중요한 주제를 다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낳은 이색 현실을 보여 주는 기사가 많아 흥미로웠다. 이전에 보여 주던 수치 위주의 기사가 아니라 평소 생각지 못한 현장을 보여 줘서 신선했다. 학교가 느끼는 답답함도 꾸준히 잘 설명했다. 특히 ‘교사 10명 중 7명 내돈내산 원격수업… “기기 못 사는 학생 어쩌나”´(9월 24일자) 기획기사가 돋보였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어 현장감이 느껴졌다. 이동규 매주 월요일에 나오는 ‘채움´ 섹션의 ‘뉴스를 부탁해´ 면에서 다룬 플랫폼 독과점·불공정거래행위 이슈, 이동통신사와 애플 관련 공정위의 동의의결 제도, 댐 과다 방류로 인한 농민 피해 등의 기사가 시의적절했다. 앞으로도 정확한 사실관계 제공과 함께 정책에 대한 활발한 제언도 이뤄졌으면 한다. 주말 섹션인 ‘비움´에서는 코로나 상황이긴 하지만 가을에 활력을 가져다주는 기사가 부족한 듯하다. 홈술족 가성비 와인 소개, ‘추캉스족´(추석+바캉스) 논란 등이 눈에 띈 정도였다. 레저와 여행, 문화, 영화·연극 등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정보와 소재를 더 발굴할 필요가 있다. 9월에도 국내외 반도체 산업과 관련한 다양한 기사가 실렸다. ‘미, ARM(반도체설계 회사) 품고 화웨이 제재´(9월 15일자), ‘수출길 막히고 자금줄 끊기고···中 ‘반도체 굴기’ 풍전등화´(9월 25일자) 등의 기사들이 눈길을 끌었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의 먹거리로서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앞으로도 계속 국내외 동향과 전망, 정책 방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통계자료 보도는 시사점이나 전문 분석을 함께 제공해 주는 것도 좋을 듯하다. ‘디지털 경제규모 추정´ 등 통계청에서 새로 준비하거나 개편 중인 통계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면 좋겠다. 정리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수돗물 이어 흙에 사는 ‘뇌 먹는 아메바’에 사망한 美 남성

    수돗물 이어 흙에 사는 ‘뇌 먹는 아메바’에 사망한 美 남성

    미국 텍사스주 수돗물에서 일명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검출돼 재난 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또 다른 지역에서는 토양에서 유사한 성격의 아메바로 사망한 사례가 알려졌다. 사이언스타임스 등 현지 과학 매체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주에 사는 82세 남성은 토양에서 자란 것으로 추정되는 아메바에 감염된 뒤 사망했다. 미국 국립생명공학정보센터는 이 남성의 부검을 실시했고, 그 결과 뇌에서 융해괴사가 발견됐다. 융해괴사는 뇌백질부에서 나타나는 괴사 중 하나로, 조직단백성분의 융해가 분해 효소의 영향으로 강하게 발생하면서 조직이 괴사하는 현상이다. 사망한 남성의 뇌 조직 괴사를 유발한 것은 가시아메바(또는 아칸타모에바)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와 마찬가지로 수돗물뿐만 아니라 토양에서도 서식하는 원생동물이다. 사례에 소개된 남성은 화초를 돌보는 과정에서 토양에 있던 아메바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가시아메바로 인한 괴사 현상은 아메바에 노출된 뒤 단 몇 시간 만에 발생할 수 있는데, 이 남성의 경우 아베마 감염 진단을 받은 뒤 9일 만에 사망했다.사례 연구에 참여한 에모리대학의 이샨 메타 박사는 “가시아메바에 대한 정보는 다른 아메바에 비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토양과 환경에서 번성하는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서 “다만 호흡계를 통해 혈류로 들어가 질환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망한 남성은 림프종 관련 질환 병력이 있었지만 화학치료 등은 받지 않았다”면서 “고령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가시아메바에 노출돼 사망한 경우는 11건 정도 밖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 유형의 아메바가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와 마찬가지로 주로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할 수는 있지만, 토양에서 자란 가시아메바에 의해 사망에 이르는 사례는 매우 희귀하므로 지나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자세한 사례는 미국 매사추세츠 의학협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日스가 “아베 계승” 밝혔지만…절대로 그렇게 될 수 없는 이유

    日스가 “아베 계승” 밝혔지만…절대로 그렇게 될 수 없는 이유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정권이 국민들의 성원 속에 일단 순조로운 출항에 성공했다. 지난 16일 스가 총리 취임 이후 지지율은 조사기관별로 요미우리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 74%, 교도통신 66%, 아사히신문 65%, 마이니치신문 64%, NHK 62% 등 예상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가 총리보다 앞서 총리를 지낸 인물들과의 비교가 한창이다. 대체로 다나카 가쿠에이(재임 1972~1974년), 하시모토 류타로(1996~1998년), 고이즈미 준이치로(2001~2006년) 등이 비교 대상으로 등장하고 있다. 정치평론가 다무라 시게노부는 28일 자 산케이신문 기사에서 고등소학교만 나와 토목회사 창업을 거쳐 정계에 진출한 다나카 전 총리가 ‘재패니즈 드림’의 실현이란 측면에서 스가 총리와 비슷하다고 평했다. 스가 총리도 북부 아키타현 딸기 농가에서 태어나 고교 졸업 후 상경, 민간기업을 거쳐 정치에 발을 들였다. 정부 관료를 다루는 데 능하고 행정개혁에 역점을 둔다는 점에서 하시모토 전 총리와 닮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노다 도모히토 국제대 교수는 “하시모토 전 총리는 금융개혁과 정부부처 재편에 힘썼다”며 “부처 간 칸막이 행정 타파의 상징으로 들고 나온 디지털청 신설은 하시모토 시절 ‘금융 빅뱅’의 개혁 조치에 비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카키타 고지 히토쓰바시대 교수도 스가 총리의 개혁 노선 표방에 주목하며 그가 고이즈미 전 총리를 크게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고이즈미 전 총리처럼) 당내 기반이 취약한 스가 총리가 (무파벌의 약점 극복을 위해) 국민 지지를 노려 개혁 노선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가 총리의 정치적 은사인 가지야마 세이로쿠(1926~2000)가 하시모토 내각에서 관방장관을 지냈다는 점을 들어 하시모토 정권 추종론을 내세우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자민당 65년 역사에서 무파벌 총리가 사실상 처음인 만큼 역대 전임자와의 비교를 불허하는 독특한 총리상이 나올 수도 있다. 실제로 스가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노선 계승을 말하면서도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내각’을 앞세워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불량 속출’ 아베노마스크, 1장당 1600원 정황…고가 논란

    ‘불량 속출’ 아베노마스크, 1장당 1600원 정황…고가 논란

    일본 정부, 비공개 결정 뒤 실수로 주문단가 노출 일본 정부가 전국 가구에 무상 배포한 천마스크(일명 아베노마스크)의 가격이 1장에 143엔(약 1592원)이라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2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아베노마스크 발주 단가와 수량을 공개하라며 소송을 제기한 가미와키 히로시 일본 고베가쿠인대 교수는 일본 정부가 관련 내용을 삭제해 공개한 문서에 ‘마스크 단가는 세금 포함 143엔’이라는 취지의 기록이 노출돼 있었다고 이날 밝혔다. 가미와키 교수가 올해 4∼5월 아베노마스크 계약 관련 문서와 납품서 등의 정보 공개를 청구하자 일본 정부는 향후 가격 교섭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업자의 조달 노하우에 관한 정보에 해당한다며 발주 수량과 단가를 삭제한 문서를 공개했는데, 일부 문서에 이처럼 가격 관련 내용이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문부과학성이 각급 시설 아동 및 학생에게 지급할 마스크 조달을 위해 작성한 문서 중 마스크 구입 계약 내용을 변경한다는 설명이 담긴 자료에 “그 이후 후생노동성에 설치된 마스크 팀으로부터 업자와의 교섭에 의해 단가가 143엔(세금 포함)이 된다는 연락이 있었으며 4월 17일 업자로부터 견적서가 제출됐다”고 기재돼 있었다. 또 “이에 따라 4월 20일부로 변경 계약을 행한다”는 내용도 기재돼 있었다. 문서 전체가 공개되지 않아 이러한 문구의 맥락상 의미를 단정하기 어렵지만, 마스크 주문단가가 143엔으로 변경됐을 정황을 엿볼 수 있는 셈이다. 아베노메스크가 143엔이라면 천마스크와 1회용 마스크를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한국의 KF 공적마스크(1장당 1500원)보다 비싼 셈이다.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약 260억엔을 들여 합계 1억 2000만장의 아베노마스크를 배포했다. 단순 계산하면 배포 비용까지 포함해 약 217엔(2417원)을 쓴 셈이다. 일본의 시판 마스크 가격은 코로나19 확산 상황 및 수급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아베노마스크가 호응을 얻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일본 정부가 너무 비싸게 조달했다는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베노마스크는 초기에 불량품이 속출했고 이후에는 크기가 너무 작다는 지적도 받았다. 또 거즈를 여러 겹 덧댄 형태로 돼 있어서 비말 차단 효과가 의심스럽다는 분석도 있었다. 가미와키 교수는 가격 관련 내용이 노출된 것에 관해 “단순히 못 보고 지나간 것인지, 어쩌면 불의에 분노를 느낀 직원이 일부러 내놓은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반응했다. 문부과학성 관계자는 문서의 비공개 처리 과정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가미와키 교수는 이날 아베노마스크 단가와 주문 수량을 공개하라는 소송을 오사카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 제기했으며 재판 결과가 주목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소두인증용 조롱대상 아베 마스크 결국 소송당해

    소두인증용 조롱대상 아베 마스크 결국 소송당해

    일본의 한 법학 교수가 28일 정부를 상대로 ‘아베 마스크’의 개당 가격을 공개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씻어서 쓰는 것이 가능한 ‘아베 마스크’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일본 전 가구에 무료로 공급됐는데 공급자에게 몇개씩 주문했는지 밝히라는 요구도 소장에 포함됐다. 고베 가쿠인 대학의 히로시 가미와키 교수는 크기도 작고 효능도 문제가 많아 원성이 자자했던 아베 마스크에 대해 정부가 함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소송에서 지적했다. 신조 아베 전 총리는 코로나19의 유행을 막기 위해 무료 마스크 공급에 나섰지만, 너무 늦은 마스크 보급 시기와 얼굴을 가리기에도 역부족인 작은 크기때문에 아베 마스크는 일본 정부의 바이러스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의 상징이 되고 말았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1억 2000만개 이상의 세탁 가능한 마스크가 한 가구당 2개씩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일본 전역에 배포됐다. 아베 전 총리의 경제정책을 ‘아베노믹스’라고 하는 것에 빗대어 이 마스크에는 ‘아베노마스크’란 별명이 붙었다. 아베 마스크 공급에 일본 정부는 260억엔(약 2650억원)을 썼으며, 이가운데 184억엔은 마스크 조달에 76억엔은 배송에 들었다.가미와키 교수는 일본 정부가 4월과 5월 사이에 마스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문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일본 정부는 마스크 공급 계약과 관련한 문서를 공개하긴 했지만, 마스크 개당 가격이나 마스크 주문 크기와 같은 민감한 정보는 숨겼다. 비공개 정보는 마스크 가격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미와키 교수는 몇몇 문서에서는 제대로 정보의 비공개 처리가 되지 않아 마스크 개당 가격이 세금 포함 143엔(약 1592원)이라고 되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마스크 30개가 한 상자에 800~1000엔에 팔리고 있으며, 빨리 마르는 에어리즘 세탁가능 마스크도 세 장 1089엔에 유니클로에서 판매 중이다. 가미와키 교수는 지난 1월에도 고발장에 아베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후원인들과 여당 의원, 부인 아키에 여사를 위한다는 사익을 위해 2015~2019년 벚꽃 모임 초청 대상자 규모 1만명을 준수하지 않고 초청자를 늘려 국가 재정에 손해를 가했다며 고발한 바 있다. 그는 “아베 내각은 내부자들에 불편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정보를 숨겼는데 새로운 스가 내각도 아베의 부정적인 유산을 물려받을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열린세상] 아베 전 총리의 정치 행적을 회고하며/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열린세상] 아베 전 총리의 정치 행적을 회고하며/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일본의 아베 전 총리가 역대 총리 중 최장수 재임 기록을 남기며 궤양성 대장염이라는 병마를 견디지 못하고 퇴임했다. 퇴임하기 직전의 여론지지율은 30%대에 머물렀으나 퇴임 이후는 국민의 70% 이상이 통치를 잘했다고 평가해 주었다. 1년 정도 총리직을 수행했던 2007년의 1차 총리 재임 기간을 빼고도 7년 8개월이라는 장기 집권을 하면서 몸이 아파 퇴임한다는 아베 전 총리의 기자회견에 동정심을 보내는 국민이 많아 일본을 잘 이끌어 주었다고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아베 전 총리는 필자에게 특별한 기억이 있다. 2006년 차관급인 일본의 방위청을 장관급의 방위성으로 승격시켜 도쿄 도심에 있는 방위성 연병장에서 승격 기념식이 있었다. 국내외 기자들만 초청됐는데 외국인 신문 칼럼니스트로는 운 좋게 참석할 수 있었다. 아베 전 총리는 연병장 연단에서 자위대를 사열했고, 특별강연은 ‘청년장교’로 일본 군사력의 기초를 다진 나카소네 전 일본 총리가 맡았다. 군사 예산을 독자적으로 수립해 필요한 무기들을 속도감 있게 구매할 수 있게 된 일본 방위성 승격은 일본의 역사를 확 바꾼 일대 사건이었는데, 이 일을 아베 전 총리가 해내었다는 사실을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2006년 1차 총리 재임 시에도 건강 문제로 물러났었고 아버지 아베 신타로도 건강 문제로 일찍 세상을 뜨고 말았는데 그 집안이 건강에 대해 좋지 않은 DNA가 있지 않은가 하여 2차 총리를 7년 8개월이나 장기 집권을 할지는 꿈에도 몰랐다. 일본 사람들도 잘 모르는 아베의 군사력 증강은 2018년 12월 내각의 의결 과정을 통해 항공모함 2척을 만들겠다는 선언으로 대표되는데 어느 총리도 못해 낸 금기, 즉 공격형 군사력을 갖지 않는다는 결정을 뒤집어 버린 것이다. 항공모함은 공격형 무기의 상징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일본은 전수방위(專守防圍) 원칙이라 하여 외국으로부터 무력 공격을 받을 때에 한정해 방어전략으로 군사력을 사용한다는 전략을 고수해 왔었다. 한데 이 원칙을 깨고 선제 공격도 가능한 항공모함 보유를 선언한 것이다. 아베 전 총리는 여기서 머물지 않고 세계 최고 성능의 대잠초계기 P1 100여대를 배치할 계획을 세웠다. P1의 항속 거리는 9000㎞를 상회해 대동아공영권 대잠초계기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중국 잠수함이 가장 두려워하는 잠수함의 천적이라 불린다. 아베 전 총리의 군사적 업적은 이에 머물지 않고 그 어느 총리도 해내지 못한 우주군을 창설하고 미국과 협력하면서 중국, 러시아의 공격 위성을 막아내는 훈련을 했다. 어디 그뿐인가?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며 사이버 공격에 대항하는 능력을 미국 펜타곤 수준까지 끌어올려 사이버 공격에 대한 방어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심도 있게 사이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착실히 키워 왔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전자공격 능력을 거의 모든 종류의 전투기와 수송기, 대잠초계기 등에 탑재해 상대방의 통신이 두절되거나 레이더 기능이 마비되는 전자전 능력의 확충을 국방 정책에 공식적으로 반영하며 예산을 투입해 왔다. 이 모두가 아베 정권 때 이루어졌다. 한일 관계는 강제징용 문제로 정상들끼리 제대로 된 회담 한번 못하고 끝나 버렸다. 스가 신임 총리도 아베 전 총리의 철학을 그대로 이어받아 한일 관계는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시간이 더 필요하게 될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 공격을 받고 나서야 항복을 한 일본에 미국의 맥아더 원수는 일본의 군사력 해체, 민주화, 재벌과 군벌이 유착되지 않도록 하는 재벌해체의 3대 정책을 실시했다. 75년이 흐른 지금 민주화와 재벌 해체는 어느 정도 성공했으나 군사력에서는 해체는커녕 한국을 능가하는 최첨단 무기로 무장된 군사강국 일본이 돼 있다. 그리고 군사력은 아베 정권 때 가장 강력하게 발전했다는 사실을 역사는 기록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넋 없이 바라다보고만 있을 수도 없다. 미국이 일본의 혈맹이지만 미국은 일본의 군사력 증강을 적절한 선에서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다. 반드시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외교의 방향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국익에 보탬이 된다.
  • 日여당의원 “성폭력 피해 주장 여성들, 얼마든지 거짓말 가능해”

    日여당의원 “성폭력 피해 주장 여성들, 얼마든지 거짓말 가능해”

    성 소수자에 대한 반인권적 발언 등으로 종종 문제를 일으켜온 일본의 여성 의원이 이번에는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들이 거짓말을 많이 한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일본 집권 자민당 스기타 미오(53) 중의원 의원은 지난 25일 열린 당내 회의에서 내각부 관계자가 민관이 운영하는 성폭력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를 전국에 증설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여성은 얼마든지 거짓말을 할 수 있으니까”라고 발언했다.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들 중 상당수가 허위 신고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말이었다. 그는 이날 우리나라의 위안부 지원단체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성폭력 피해를 주장한다고 해서) 성역이 돼서 아무도 추궁하지 못하면 안된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기타 의원은 발언에 비난이 일자 다음날 오후 자신의 블로그에 “여성을 멸시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복수의 관계자들은 스기타 의원의 해당 발언이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스기타 의원은 앞서 2018년 7월 월간지 신초45에 실린 기고에서 성 소수자에 대해 “아이를 만들지 않는다. 즉 생산성이 없다”고 썼다. 이어 “거기에 세금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일까 어떨까”라며 성 소수자에 대한 행정 지원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글이 문제가 돼 결국 신초45는 사실상의 폐간 수순을 밟았다. 지난 1월에는 중의원 본회의에서 선택적 부부별성 도입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의 질의 도중 “그러면 결혼 안하는 게 좋은 거 아냐”라고 앉은 자리에서 비아냥댔다가 비난을 샀다. 보육원 증설과 부부별성, 성 소수자 지원 등을 요구하는 움직임에 대해 “일본의 가족을 붕괴시키려는 코민테른(공산주의 국제연합)의 획책”이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정치애널리스트 이토 아쓰오는 “노골적으로 문제 발언을 거듭해 온 스기타 의원이 그동안 용납돼 온 것은 아베 신조 정권의 우익적 국가관과 분위기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아베 정권의 이념을 계승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스기타 의원의 비상식적 발언을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文·스가, 소통 강화 공감했지만 강제징용 입장 차 컸다

    文·스가, 소통 강화 공감했지만 강제징용 입장 차 컸다

    “허심탄회하게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었다.”(문재인 대통령) “솔직한 의견 교환에 반갑다.”(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양국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취임을 계기로 24일 이뤄진 한일 정상 간 첫 통화에서 이들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원칙과 입장 차를 재확인하면서도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현안 해결을 위한 소통 노력을 새 마음가짐으로 가속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스가 총리가 현안 해결을 위한 대화 노력을 독려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양국 정부와 모든 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최적의 해법을 함께 찾아 나가기를 바란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나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는 양국 관계를 방치하면 안 된다”면서도 한국 측이 징용 판결을 둘러싼 문제 등에 적절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는 스가 총리의 대응에서 보듯 양측이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스가 총리는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나 통화 내용을 전하면서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란 표현을 썼고, “다양한 문제에서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나가겠다”고 했다. 징용 배상 문제에서 양보할 뜻이 없음을 재확인한 셈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 때 처음 사용한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라는 역사 수정주의 표현도 그대로 썼다.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도 브리핑에서 “개별적 문제에서 우리 주장을 한국에 확실히 밝히며 적절한 대응을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과 아베 전 총리가 만날 때마다 긴장감이 감돌았던 것과 달리 이날 통화에서는 관계 개선의 단초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적지 않았다. 특히 아베 전 총리가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해 정치적 위기에 빠졌다는 점에서 스가 총리가 ‘K방역의 성과’를 평가한 대목이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이 안정돼 내년 도쿄올림픽이 성공하기를 기원했으며, 스가 총리는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아울러 스가 총리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대한 한국의 지지를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답했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이번 전화 회담은 한국 측의 요구로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측이 제안한 것이 맞다. 정상 취임 후 통화는 축하하는 쪽에서 먼저 요청하는 게 관례”라고 했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코로나 협력” 스가 총리, 중국보다 앞서 문 대통령과 20분 통화(종합)

    “코로나 협력” 스가 총리, 중국보다 앞서 문 대통령과 20분 통화(종합)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4일 첫 전화 회담을 하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이날 오전 이뤄진 전화 회담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협력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스가 총리는 전화 회담에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는 양국 관계를 방치하면 안 된다”며 한국 측이 일제 강점기 징용 판결을 둘러싼 문제 등에 적절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스가 총리는 또 “일한 양국은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이며 일한, 일미의 협력은 중요하다”며 “여러 문제에 관한 우리나라의 일관된 입장에 토대를 두고 앞으로도 한국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한국과 일본을 각각 대표하는 지위에서 직접 대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일 정상 간 직접 대화는 작년 12월 24일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중국 청두에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만나 회담한 후 약 9개월 만이다. 전화 회담은 약 20분 정도 진행된 후 오전 11시 15분을 조금 지나 종료됐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 앞서 스가 총리는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일본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제 사회에 기여할 것이라 밝혔다. 신조 아베 총리의 건강 문제에 따른 사임 이후 총리직을 맡은 스가 총리는 유엔 사무총장과 첫 전화통화를 가졌다. 이 통화에서 스가 총리는 1970년대와 1980년대 북한으로 납치된 일본인들의 안전한 송환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일본 외교부는 설명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납치 문제 해결과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스가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25일 전화 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한일 정상 스가 총리 취임후 첫 통화…중국보다 먼저

    한일 정상 스가 총리 취임후 첫 통화…중국보다 먼저

    일본 교도통신은 24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일본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제 사회에 기여할 것이라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조 아베 총리의 건강 문제에 따른 사임 이후 총리직을 맡은 스가 총리는 유엔 사무총장과 첫 전화통화를 가졌다. 이 통화에서 스가 총리는 1970년대와 1980년대 북한으로 납치된 일본인들의 안전한 송환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일본 외교부는 설명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납치 문제 해결과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스가 총리는 구테흐스 총장과의 통화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도 전화통화를 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과 한국의 관계는 강제 징용 배상 문제와 수출 통제 등으로 차갑게 얼어붙어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한일 정상간의 교류는 지난해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만난 이후로 처음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스가 총리에게 취임 축하 서한을 보냈고 스가 총리는 “어려운 문제를 극복해 미래지향적 한일 양국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회신한 바 있다. 스가 총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는 25일 전화 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日 후지TV “文대통령·스가 총리 오늘 첫 전화회담”

    日 후지TV “文대통령·스가 총리 오늘 첫 전화회담”

    스가 요시히데(오른쪽 얼굴) 일본 총리가 24일 오전 문재인(왼쪽 얼굴) 대통령과 취임 후 첫 한일 전화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일본 후지TV가 23일 보도했다. 전화회담이 성사되면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9개월 만의 한일 정상 간 접촉이 된다. 당시 중국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때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회담을 했다. 후지TV는 “스가 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상 간 첫 인사의 성격이 강한 만큼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나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강경 대응으로 일관했던 아베 전 총리가 퇴장하고 과거사 왜곡의 역사 수정주의 이념이 전임자보다 약한 것으로 알려진 스가 총리가 등장하면서 한일 관계 개선의 전망은 다소 밝아진 상태다. 이미 두 정상은 지난 16일 스가 총리의 취임을 계기로 한 차례씩 유화적인 내용의 메시지를 주고받은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당일 축하 서한에서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아가자”고 밝혔고, 스가 총리도 19일 보낸 답신에서 “양국이 어려운 문제를 극복해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그럼에도 당장 눈에 띄는 관계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스가 총리가 아베 정권의 기본 외교 노선을 그대로 계승한다고 밝힌 데다 양국 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서 한국에 양보할 뜻이 없음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그는 취임 전인 이달 6일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강제징용 등 관련 청구권 문제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규정한) 일한청구권협정이 양국 관계의 기본이므로 당연히 이것을 확실하게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방송 “文대통령·日스가 총리, 내일 첫 전화회담”

    日방송 “文대통령·日스가 총리, 내일 첫 전화회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4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취임 이후 첫 한일 전화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일본 민영방송 후지TV가 23일 보도했다. 이번에 한일 전화회담이 성사되면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당시 중국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때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후지TV는 “스가 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일제 강제동원 배상판결이나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대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지난 16일 스가 총리의 취임을 계기로 한차례씩 우호적인 내용의 메시지를 주고 받은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당일 축하서한에서 “스가 총리의 재임 기간 중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아가자”며 아베 정권의 퇴장과 스가 정권의 출범을 계기로 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희망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 19일 문 대통령에게 보낸 답신에서 한일 양국이 중요한 이웃 나라임을 강조하며 “두 나라가 어려운 문제를 극복해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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