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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혐한 시위’ 억제법 제정… 실효성 의문

    일본에서 ‘혐한 시위’로 통하는 ‘헤이트스피치’ 억제 법률이 제정됐다. 일본 중의원(하원)은 24일 본회의에서 ‘본국(일본) 외 출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의 해소를 향한 대응 추진에 관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심각한 사회적, 외교적 문제가 됐던 혐한 시위와 같은 행동을 법으로 ‘용인하지 않는다’고 처음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법안에 금지 규정과 벌칙이 없어 실효성이 의문시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재일 한인의 삶을 위협하는 혐한 시위 근절을 향한 첫발로 평가된다. 헤이트스피치는 특정 인종이나 민족 등에 대한 혐오 시위나 발언 등을 의미하며, 일본에서는 재일 한국인을 겨냥한 혐오 발언 및 시위와 동일시된다. 법률은 “차별 의식을 조장할 목적으로, 공공연히 생명과 신체, 명예, 재산에 위해를 가하는 것”과 “현저히 멸시하는 것”을 ‘부당한 차별적 언동’으로 정의하고 “용인하지 않음을 선언한다”고 명기했다. 또 민족 차별 행태를 반복하는 가두 활동이나 발언 등을 해소하고 이에 따른 분쟁 방지를 위한 체제 정비 등을 국가 의무로 선언했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헤이트스피치와 관련된 상담 체제를 정비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교육 및 계몽 활동을 충실히 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됐다. 일본 법무성에 따르면 2012년 4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일본 전국에서 확인된 혐오 시위와 가두 행진은 1152건이며 지난 한 해 동안 약 250건에 달했다. 일본의 일부 우익단체는 주말이면 도쿄의 한인타운인 신오쿠보나 한인 상점 앞에서 불특정 다수의 한인을 대상으로 ‘죽어라’, ‘일본을 떠나라’ 등의 욕설을 퍼붓는 등 시위를 벌여 왔다.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발의한 이 법률은 지난 13일 참의원(상원)을 통과했다. 앞서 헤이트스피치 억제 법안은 지난해 민주당(현 민진당)과 사민당 의원 등에 의해 국회에 처음 제출됐었다. “언론과 발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처리가 보류됐다가 금지 규정과 처벌 조항을 뺀 수정법안으로 제정됐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재일민단)은 최근 2∼3년간 헤이트스피치 근절을 최대 과제로 삼고 전국 조직망을 동원해 지방의원과 국회 등을 상대로 법안의 필요성을 끈질기게 호소했다. 일본 시민사회도 재일 한인에 대한 혐오 발언 등 헤이트스피치 근절을 위해 노력해 왔다. 아베 신조 총리도 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앞둔 지난 3월 19일 국회에서 헤이트스피치에 대해 질문받자 “국민과 일본의 품격이 걸린 일”이라며 “배척주의적 행위가 일본에서 일어난다는 인상을 갖게 된다면 큰일”이라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불법 딱지 뗀 ‘민박’… 아베의 관광산업 승부수

    도쿄올림픽 계기로 최대한 지원 자격증 없어도 통역가이드 가능 일본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민박이 허용되고, 자격증이 없어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통역 가이드를 할 수 있게 된다. 일본 정부 산하 규제개혁회의는 이 같은 내용의 규제개혁안 80개를 선정해 총리에게 제출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31일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여는 각의(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규제개혁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그동안 규제개혁회의가 선정해 총리에게 제출한 내용들은 원안 골격대로 통과시켜 법제화했다. 규제개혁회의는 일반 주택가와 주택에서 여행자들을 유료로 재워 주는 민박을 허용하는 내용과 관련, 영업 일수는 ‘180일 이하’라는 제한 조건을 달아 총리에게 제출했다. 민박의 영업은 신고제로 하고, 주택을 제공한 시설 관리자들은 투숙객 명단 작성과 위생 관리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일본 정부는 영업을 하는 상한 일수에 대해 구체적인 상한치를 확정하고 올해 중 법에 명문화하는 등 제도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민박이 금지돼 왔다. 주택지에서 민박 영업을 허용하는 영업 일수 제한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180일 안에서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민박의 경우 영국에서는 90일 이내, 네덜란드 등은 60일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규제개혁회의는 또 지금까지 통역안내사 자격증이 있어야만 외국인 등에 대해 외국어로 여행안내를 해 주고 보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과 관련, 방일 외국인 여행자의 증가 등을 근거로 이에 대한 독점 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여행·관광산업을 경제성장을 위한 주요한 성장동력의 하나로 선정해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달 규슈 지역 구마모토 지진에도 불구, 일본을 찾는 외국인은 엔저와 아베 정부의 관광 지원 드라이브의 힘을 받아 꾸준히 늘고 있다. 아베 정부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일본 내 관광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아베 총리는 “규제개혁을 확실히 실행해 국민 개개인이 개혁 성과를 느끼도록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이슈&이슈] 강릉 옥계지구 부지 매입 무산…동해안권 개발 물건너가나

    [이슈&이슈] 강릉 옥계지구 부지 매입 무산…동해안권 개발 물건너가나

    3년 전 ‘첨단 녹색소재산업 육성으로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건설하겠다’며 야심 차게 추진했던 강원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EFEZ)이 비틀거리고 있다. 지구 지정 3년이 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하면서 지난 2월 일부 지구가 해제된 데 이어 최근 강원도의회에서 일부 부지 매입안까지 부결됐기 때문이다. 22일 강원도에 따르면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은 2013년 2월 14일 강릉시와 동해시 일대 구정·옥계·망상·북평 등 4개 지구 8.25㎢ 규모로 지정됐다. 동해 망상지구는 사계절 명품 해양·복합 관광도시 조성을 콘셉트로, 북평지구는 비철금속 첨단부품산업과 물류비즈니스 국제복합업무도시로, 강릉 옥계지구는 마그네슘·티타늄·리튬 등 첨단소재융합산업도시로, 강릉 구정지구는 국제기준에 맞는 외국인 주거와 교육도시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권, 대구·경북, 새만금·군산, 황해에 이어 뒤늦게 출발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조세감면, 국공유지 임대혜택 등 입지지원, 각종 행정지원 등으로 외국투자자들이 몰려들 것으로 기대했다. 동해로 진출할 수 있는 환동해권의 이점을 살려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심산이었다. 인프라가 부족한 강원도가 동해로 나가 낙후된 도시를 살려 보겠다는 취지였다. 중국, 러시아 등 인근 국가들의 동해안 진출에 대비한 북방진출 교두보 마련으로 환동해권의 주도권을 선점하고 남북경협 촉진으로 통일기반 조성에도 기여한다는 야심도 포함됐다. 2024년까지 12년 사업으로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이 마무리되면 경제적 파급 효과는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고용 효과도 5만명에 이르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했다. 이런 기대 속에 강원도는 지난 3년 동안 3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다. 사업 첫해인 2013년 74억원을 시작으로 2014년 141억원, 지난해 8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는 본예산에 69억원이 배정됐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성적표는 초라하다. 외국인 유치는 물론 지구 개발사업자조차 찾지 못하면서 사업 전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개발사업자를 유치하지 못한 강릉 구정지구는 지난 2월 아예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됐다. 도는 영국 기업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투자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나머지 3개 지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첨단부품산업 단지로 개발하려던 북평지구 역시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0월 조건부로 지정 해제가 3년 유예되면서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지난 2월에는 면적도 당초 4.61㎢에서 2.14㎢로 줄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개발참여 등을 협의해 이른 시일 내에 사업자를 찾겠다고 밝혔지만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강릉 옥계지구는 궁여지책으로 도가 직접 개발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도는 강릉 옥계지구 내 부지 29만 9441㎡를 매입해 직접 첨단소재 융합지구로 개발할 계획을 세웠다. 사업비는 600억원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투자유치를 위해서 산업단지 조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로 도가 직접 나섰다. 하지만 도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최근 임시회에서 도가 제출한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옥계지구 부지 매입안을 부결시켰다. 의원들은 “경제자유구역 지정 후 3년 동안 기업유치 등 구체적인 결과물이 없는 상황에서 도가 직접 나서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고 반대 이유를 분명히 했다. 투자유치 환경 등이 좋지 않은 가운데 부지를 매입해 산업단지부터 만들자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란 얘기다. 도는 사업계획서를 받은 비철금속 관련 기업과 중국 기업 등의 투자유치 가능성을 바탕으로 강릉 옥계지구 내 현내리 278필지 매입 및 기반 시설 조성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도의회를 설득하지 못했다. 지난 2월, 1년간의 유예를 받았지만 내년 2월까지 실시 계획 신청을 하지 못하면 지정 해제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나마 동해 망상지구만 일부 성과를 보이며 희망의 끈을 이어 가고 있다. 망상지구는 지난해 2월 캐나다 던디그룹이 참여한 ‘던디 360 동해개발공사’를 개발사업자로 지정하며 순항하고 있다. 이 업체는 사계절 명품 해양·복합관광도시 조성을 콘셉트로 마스터플랜을 준비 중이다. 23일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망상지구는 당초 3단계로 나눠 개발할 계획이었지만 투자자 던디 측이 한꺼번에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 면적을 변경 고시했다.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의 어려움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내적으로 교통과 물류망 등 인프라 부족을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부진과 아베 노믹스로 대표되는 엔저 흐름으로 인한 원화 강세,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로 인한 중국 투자 여력 감소, 셰일가스의 영향으로 미주권 업체들이 생산 라인을 미국으로 다시 돌리는 리쇼링 현상, 저유가로 인한 중동 국가들의 투자 감소, 남북 관계 악화 등을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와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은 그래도 다른 경제자유구역과 차별화해 경쟁력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유치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불씨를 살려 나간다는 전략이다. 망상지구는 동해안이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춰 활용도가 높고, 옥계지역은 여전히 희귀금속 등 비철금속산업을 중심으로, 북평지구는 환동해 물류·교통망을 중심으로 집중해 외국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이다. 그동안 구정지구 투자를 위해 협의해 온 영국·중국기업 등 해외 기업들도 북평지구 등 인접 지구로 투자를 유도해 계속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김상범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 홍보팀장은 “해외 기업들의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조만간 결정될 정부의 제3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에 동해항 다목적 부두가 포함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면서 “동해항 다목적 부두가 결정되면 10만t급 1선석, 7만t급 1선석, 5만t급 5선석 등이 추가로 만들어져 글로벌항으로 해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릉·동해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오바마 히로시마 방문길에 일본군 포로 출신 노병 동행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오는 27일 일본 히로시마(廣島) 방문에 과거 일본군 포로였던 미국 재향 군인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결국 전쟁을 시작한 일본이 ‘가해자’라는 측면을 부각시켜 오바마의 방문이 일본에 원폭을 투하한 데 대한 ‘일방적 사죄 행보’라는 평가를 불식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22일 교도통신에 의하면 일본군의 포로 생활을 경험한 미국 재향군인들의 단체인 ‘바탄·코레기도르방어미군추모회‘(ADBCMS·이하 추모회) 회원인 대니얼 크롤리(94)씨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동행한다고 추모회 잔 톰슨 회장이 21일 밝혔다. 톰슨 회장은 미국 정부로부터 타진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추모회에는 2차대전 당시 필리핀 바탄 반도에서 일본군에 붙잡힌 뒤 폭염 속에서 약 100㎞가량 걷기를 강요당했던 이른바 ’바탄 죽음의 행진‘ 생존자들이 포함돼 있다.  톰슨 회장은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전(前) 미군 포로와 히로시마의 피폭자가 만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채 “(전쟁의) 희생자들이 대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전쟁의 피해자는 일본만이 아니라는 점을 내외에 강조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추모회는 지난달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일본 측이) 일본에서 사망한 미군포로에 대해 진심으로 추도할 때까지 히로시마행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22일자에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을 계기로 미·일간 역사논쟁이 재연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하면 아베 총리도 답례로서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기습이 있었던) 12월에 진주만을 방문하기 바란다는 목소리가 분명히 나올 것”이라는 토머스 센킨 전 미국 국무부 차관 수석 보좌관의 예상을 소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렛츠! 당사자 연구(베델 행복연구소 지음, 이진의 옮김, 커뮤니티 펴냄) 일본 홋카이도에 있는 정신장애인 공동체 ‘베델의 집’이 실천하고 있는 당사자 연구를 알기 쉽게 풀어썼다. 189쪽. 1만 2000원. 다정다감, 남도를 위하여(이명종 지음, 페이퍼앤북 펴냄) 남도와 남도 사람, 남도 경제에 대한 이명종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장의 애정 어린 시선이 담긴 남도백서. 245쪽. 1만 3000원.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2(아베 쓰카사 지음, 정만철 옮김, 국일미디어 펴냄) 2005년 출간돼 큰 반향을 일으킨 책의 후속편으로 기업이 감추고 있는 식품첨가제의 실태를 낱낱이 파헤쳤다. 248쪽. 1만 3000원. 진중권이 사랑한 호모무지쿠스(진중권 지음, 창비 펴냄) 신해철, 윤종신, 신대철, 이자람, 손열음, 장일범, 고건혁 등 음악계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7인과의 인터뷰를 담았다. 356쪽. 1만 6500원.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문선희 지음, 난다 펴냄) 1980년 5월의 광주를 기록한 새로운 오감도. 당시 맑은 눈의 초등학생으로 그 참혹한 현장을 목도하고 앓아야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채집했다. 80명의 말과 30컷의 벽 사진이 그날을 증언한다. 175쪽. 1만 8800원.
  • “식품첨가물 표기, 보이는 게 다가 아니랍니다”

    “식품첨가물 표기, 보이는 게 다가 아니랍니다”

    ①조미료(아미노산 등), 글리신, 초산나트륨, ph조정제, 솔비톨, 향료….(14개)  ②조미료(아미노산 등), ph조정제, 가공전분, 착색제, 산미료, 치자색소, 유화제….(32개)  ①과 ②는 시판 중인 ‘편의점 햄버거 도시락’에 사용된 식품첨가물이다. ①은 도시락 겉면에 표기된 식품첨가물 정보이고, ②는 실제 식재료에 사용된 식품첨가물이다. ②가 배 이상 많다.  저자는 이처럼 기업이 감추고 있는 식품첨가제의 실태를 낱낱이 파헤쳤다. 그는 가공음식 상품 겉면의 첨가물 정보를 전적으로 믿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각각의 식재료에 중복으로 사용된 첨가물을 일괄적으로 표시하거나 가공보조제라서 생략하기도 하고, 심지어 효과가 미미하다며 표시를 안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식품첨가물이 많이 들어갔다고 하면 어느 누구도 구매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기업은 의도적으로 표시를 생략한다”고 지적했다. 일반 소비자들은 식품첨가물의 세계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어떤 식품에 어떤 첨가물이 어느 정도 사용되는지도 모른다. 저자가 책을 쓴 이유다. 그는 “아무리 상품 성분표를 보고 고른다 해도 그 표시 라벨에 적혀 있지 않은 첨가물이 들어 있을 수 있다”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섭취하는 식품첨가물과 염분, 당분, 지방이 무척 많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꼭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저자는 식품첨가물이 인체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소비자가 식품첨가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식품첨가물을 줄일 수 있는지 등도 일목요연하게 짚었다. 2005년 출간된 ‘식품첨가물 1편’은 일본에서 60만부 이상 판매되며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아베 쓰카사 지음/정만철 옮김/국일미디어/248쪽/1만 3000원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한숨 쉬는 ‘한국인 위령비’

    [World 특파원 블로그] 한숨 쉬는 ‘한국인 위령비’

    “2만명이 넘는 한국 사람은 왜 이곳 히로시마에서 원자폭탄으로 목숨을 잃게 됐을까요.” “이 위령비는 한국 등 이웃 나라들에 일본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런 일이 되풀이해서는 안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한다.” 요즘 일본 히로시마 평화공원 안에 있는 ‘한국인 원폭희생자위령비’ 주위에서는 이런 설명들이 하루 종일 이어지고 있다. 한국인 위령비는 수학여행철을 맞아 평화공원을 찾는 초·중·고생들이 꼭 들르는 곳이다. 1999년 공원 안으로 옮겨진 위령비는 이제 평화공원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 섭씨 27~28도로 무덥던 지난 18일에도 거북이 모양의 받침대 위에 석주를 세운 높이 5m, 무게 10t 남짓한 전형적인 한국식 비석을 둘러싸고 학생들은 안내인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피폭단체협의회 회원 등 자원봉사자들은 학생들에게 학교에서는 들어보지 못했던 역사를 생생하게 전해줬다. “나라도 빼앗기고, 이름도 강제로 고쳐야 했던 식민지 백성이 일자리가 없거나, 강제로 와서 일하다가 2만여명이 목숨을 잃고 5만여명이 피폭됐다”는 설명이 끝나자 교복 차림의 학생들은 위령비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올렸다. 도야마현 가미이치 중학교에서 왔다는 한 학생은 “너무 불쌍하다”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훔치며 기도를 드렸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평화공원 방문에 대해 아베 신조 정부가 “전쟁도발 등 일본의 가해 역사는 지우고 피해만을 부각시키려 한다”는 경계도 있지만, 이곳에는 과거사 미화는 용납할 수 없다는 분위기로 아베 정권의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 오바마에 대한 사과 요구도, 핵무기 사용 포기 요구 등 반핵, 반전의 연장선에 있다. 한 자원봉사자는 학생들에게 한국인 위령비 앞에서 “나라의 잘못된 정책이 주변 나라 사람들까지 얼마나 불행하게 만드는지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 80대 자원봉사자는 학생들에게 “한국인 위령비의 거북이 머리가 서쪽을 향하고 있는 것은 돌아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고 영문도 모른 채 폭사했던 한국인 희생자들의 마음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원폭 피해자로서의 공감대와 연민으로 히로시마 시민과는 국적을 넘어선 연대를 가능하게 하고 있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와 일본 우익의 반대를 넘어 ‘한국인 위령비’란 이름으로 평화공원 안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분위기가 있어 가능했다. 한국인 위령비 앞에서 눈물 흘리고, 기도하는 학생들의 마음은 국적을 넘어선 인간 연민이자, 평화와 연대를 가능케 하는 자산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8월 6일 평화공원에서 있었던 원폭희생자 70주년 추도식에서 연설하던 아베 신조 총리에게 “당신은 평화를 말할 자격이 없어”, “(안보법 개정과 관련) 전쟁 그만둬” 등의 강한 야유와 조소를 보내 연설을 여러 차례 중단시켰던 히로시마 시민의 비판정신과 역사에 대한 기억과 아픔은 생생하게 살아있었다. 히로시마는 급속히 우경화하는 일본 사회에서 평화와 연대를 향한 거점이자 보루다. 글 사진 히로시마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오바마, 7년 전 히로시마 방문 먼저 희망”

    “미국이 2009년 8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타진했을 때 일본은 ‘시기상조’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전달했다.” “미 국무부가 2015년 4월 아베 신조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그의 진주만 방문과 함께 히로시마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하는 2016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했을 때도 일본 측은 두 사안을 연계시키는 것을 거절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2009년 8월부터 시작된 7년간의 막후 협상과 밀고 당기기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이 성사됐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 방문을 먼저 희망했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과 아베 총리의 하와이 진주만 방문을 연계해 추진했으나 일본 측이 거절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기간 다른 정상들과 함께 히로시마 평화공원을 방문하는 방안도 제안했으나 좌절됐다. 일본 측은 “오바마 대통령의 자발적 의지로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한·일 핵무장론’을 거론한 것과 관련해 ‘핵무기 없는 세상’을 거듭 주창하기 위해 히로시마 방문을 추진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마일스 캐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 방문 때 한국인 원폭 피해자 2만여명에 대해서도 추모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한국인을 포함해) 희생된 모든 무고한 사람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금요 포커스] 일상화되는 저성장, 출구는 없는가/이재훈 한국산업기술대 총장·전 산업자원부 2차관

    [금요 포커스] 일상화되는 저성장, 출구는 없는가/이재훈 한국산업기술대 총장·전 산업자원부 2차관

    조선과 해운 등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 논의를 지켜보면서 2000년대 초 산업정책국장 재직 시절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당시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재평가해 필요한 조치들을 미리 강구해야 했던 것은 아닐까. 같은 시기 한참 상승세를 타던 중국 특수에 잠시 눈이 가려져 이 업종들이 상당 기간 국제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오인하는 ‘착시 현상’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우리 경제의 저성장이 문제라고 한다. 지난달 19일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당초 3.0%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언론은 국내외 경제기관 15곳의 전망치를 종합해 올해 성장률이 2% 중반대로 낮아져 ‘구조적 저성장’에 진입한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우리 수출은 올해도 쉽게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내수마저 여의치 않다. 세계 경제 여건이 좋지 않아 당장은 좀 힘들지만 마음만 먹으면 3%대 성장은 쉽게 달성할 것으로 여겨 왔는데 자꾸 요원해지는 듯하다. 어떤 대응이 필요한가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지만 장차 예견되는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지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문제 인식이 불명확한 상태에서는 효과적인 정책 대응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살펴보면 문제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1985년 ‘플라자 합의’가 이뤄지자 일본 정부는 엔고에 의한 수출 부진을 우려해 금리 인하와 함께 강도 높은 경기 부양책을 실시한다. 이로 인해 시중의 과도한 유동성이 주식과 부동산으로 유입돼 버블이 형성되고 있었지만 정책 대응은 신속히 이뤄지지 못했다. 1990년대 들어 버블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부실채권이 발생하고 실물경제의 부실로 이어졌는데도 여전히 대응은 미온적이었다. 거꾸로 1990년대 중반에 경기가 잠시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자 본격적인 경기 회복으로 잘못 판단하고 소비세를 인상함으로써 그나마 불씨를 살려 가던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정부도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이르지 못한 2014년 소비세를 인상함으로써 경제 활성화에 역행했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앞서 언급한 ‘중국발(發) 착시 현상’도 되새겨 봐야 한다. 1990년 30%에 육박했던 우리의 대(對)미 수출 비중은 이후 계속 감소해 2003년을 기점으로 중국에 수출 대상국 1위 지위를 넘겨줬고 지금은 13% 수준이다. 반대로 대(對)중 수출 비중은 1990년 1%에도 미치지 못했는데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26%까지 올라갔다. 세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미국 시장과 제조업의 블랙홀이었던 중국 시장에 대한 수출 트렌드 이면까지 더 면밀히 들여다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국내외 경제 환경이 급변할수록 문제 인식의 속도와 정책 결정의 타이밍은 더없이 중요하다. 정책 입안자들과 경제 주체들 사이에 상시적이고 격의 없는 소통이 필요하다. 모든 판단은 객관적이고 정확한 데이터 분석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경제 상황의 변화가 수면 아래에서 구조적인 변화를 수반하고 있다면 정책도 새로운 패러다임과 수단들이 모색돼야 한다. 과거의 사고방식이나 선례만에 의존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구조적인 변화를 포착하기도, 대응책을 내놓기도 어렵다. 저성장기 정책 대응에 있어 빼놓지 않고 참고해야 할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인구구조 변화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이민정책을 갖고 있어서 고급 기술 인력이나 건강한 노동력이 상대적으로 원활히 공급된다. 또한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디지털 산업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창조력과 상상력을 토대로 한 세계 최고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이 모든 산업의 뒤를 받쳐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 대응에서도 결코 실기하지 않는 기민함이 돋보인다. 2008년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에 가장 먼저 대응해 6년에 걸쳐 4조 5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돈풀기)를 단행함으로써 내수를 진작하고 고용을 확대해 왔다. 최근에는 양적완화 마무리와 함께 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자국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예정된 금리 인상 일정을 고집하기보다는 유연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자국 내 유동성 확대에 몰두해 있는 유럽이나 일본과는 대조적이다. 가히 타산지석이라 할 만하다.
  • 아베 정권 ‘올림픽 스캔들’… 도쿄 유치 때 IOC 위원에 거액 송금

    일본이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일부 위원에게 거액을 송금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와 아베 신조 정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도쿄 올림픽 유치팀이 2013년 라민 디악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전 회장 아들이자 IAAF 마케팅 컨설턴트로 일했던 파파 마사타 디악 측에 130만 유로(약 17억 3000만원)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현재 프랑스 검찰은 이 같은 뇌물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사실로 확인되면 도쿄 올림픽 개최에 의문이 제기되는 한편 아베 정권까지도 흔들릴 수 있다. 2013년 IOC 위원으로 있던 세네갈 국적의 디악 IAAF 전 회장은 러시아 육상선수들의 도핑 결과를 은폐해주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부터 프랑스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들 부자의 각종 부패 혐의가 드러났다. 가디언에 따르면 문제의 돈은 일본의 2020년 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2013년 9월 전후로 파파 마사타 디악과 관련된 싱가포르의 비밀 은행계좌 ‘블랙 타이딩스’로 송금됐다. 이 계좌는 파파 디악과 가까운 AMS란 회사의 컨설턴트 ‘이언 탄 통 한’이라는 인물의 명의로 돼 있고, AMS는 IAAF의 마케팅 권한을 가진 일본 광고회사 덴쓰의 자회사다. 따라서 올림픽 유치팀과 파파 디악의 돈거래에 덴쓰가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관련 사안에 대해 확인을 요청하자 일본 올림픽위원회는 “홍보팀이 출장 중이어서 답변해줄 수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유치 활동은 깨끗하게 이뤄졌다”며 “정부가 이런 의혹에 대해 (감독기관인)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를 조사할 계획은 없다”고 주장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씨줄날줄] 오바마와 히로시마/박홍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오바마와 히로시마/박홍기 논설위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09년 4월 체코 프라하에서 ‘핵 없는 세상’을 주창했다. 핵무기를 사용한 유일한 국가로서 미국은 핵 없는 세상을 위해 행동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일본은 당시 오바마의 프라하 연설에 한껏 들떴다. 역사적인 연설로 규정했다. 미국이 원자폭탄의 가해국으로 인정한 순간 반성의 의미를 갖는 반면 일본은 원자폭탄의 피해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까닭에서다. 일본의 이미지 세탁이다. 일본은 이후 비핵 외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다. 히로시마는 1945년 8월 6일, 나가사키는 사흘 뒤인 9일 원폭이 떨어진 곳이다. 20만명 이상이 생명을 잃었다. 원폭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는 위령비가 세워져 있다. 일본은 오바마에게 끈질기게 방문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일본은 집요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에 나오는 짧은 대목도 십분 활용했다. ‘어머니와 함께 인도네시아로 가던 중 일본에 들러…’라는 부분이다. 1967년 6살이던 소년 오바마가 3일간 일본에 머물렀을 때다. 일본과의 작지만 의미 있는 연결 고리로 내놓았다. 관계의 첫 단추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11월 일본을 공식 방문했을 때 NHK 인터뷰에서 “임기 중 히로시마를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바마 대통령이 27일 히로시마를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핵 없는 세상’의 추구를 위한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행보 차원에서다. 휴양지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한 이튿날이다. 평화기념공원을 둘러본 뒤 위령비에 참배할 계획이다. 원폭 투하 71년 만에 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이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방문했었다. 현직 대통령이 피폭지에 가면 일본에 사죄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어서다. 오바마 대통령이 원폭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는다는 게 백악관의 입장이다. 일본은 다르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자체를 ‘사과’의 의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사과는 언어가 아닌 비언어적, 즉 행동과 제스처만으로도 충분히 표현되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모든 희생자들을 미·일이 함께 추도하는 기회로”라며 환영했다. 1941년 12월 일본의 공습으로 태평양전쟁이 촉발된 곳인 진주만에 대한 아베 총리의 답방도 추진되고 있다. 전범 국가의 전력이 희석되는 것 같다. 전쟁범죄와 식민지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죄도, 책임 있는 배상도 하지 않는 일본이 피해국으로 둔갑하는 격이다. 한국·일본의 역사적 감정은 고려 대상에서 빠져 있는 듯하다. 히로시마 위령비에는 ‘편히 잠드소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테니’라는 주어(主語) 없는 글귀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뒤 ‘과오’의 주어가 누가 될지 자못 궁금하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日히로시마 가는 오바마] 오바마 측근들 끊임없이 공략…日 ‘외교력 승리’ 자축 분위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일본에서는 외교력의 승리라고 자축하는 분위기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이 결정된 지난 10일 밤 “일본 정부는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피폭지 방문의 중요성을 호소했다”며 외교적 성과를 숨기지 않았다. 핵무기 첫 피폭지인 히로시마에 핵폭탄을 투하한 미국 대통령의 방문이 실현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비핵화 희망과 의지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처음 일본을 방문했을 때 “임기 중 히로시마를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총리와 일본 정부는 비핵화와 핵군축의 실현을 주창한 오바마 대통령 집권 시기를 놓치지 않고 오바마 대통령과 측근들을 끊임없이 공략했다. 비핵화에 대한 프라하 선언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그에게 핵무기로 인한 비극을 보여주는 히로시마에 대해 호소해 왔다. 아베 정권 전에도 히로시마의 비극과 이에 대한 각국 지도자 방문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국제 여론에 지속적으로 호소해 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日히로시마 가는 오바마] 美 눈치에… ‘원폭 사과 요구’ 못 꺼내는 日

    中은 강화되는 美·日 관계 우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할 예정이라는 발표가 나오자 일본 정부와 국민은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이 사과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일본이 피폭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함께 유일한 피폭 국가라는 희생과 피해를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총리와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 내 반발 등을 고려하면서 미국에 대한 사과 요구와 관련한 언급을 피하는 등 조심하고 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1일 임시 국무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한 국제적인 기운을 북돋우는 역사적 기회”라면서 “핵무기가 다시 사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현실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일본 정부로서 원폭 투하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번 방문은 희생자를 추모하고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한 강력한 메시지를 발송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대답했다. 앞서 아베 총리도 방문 사실이 발표된 지난 10일 밤 “(오바마 대통령이) 유일한 피폭국 총리인 나와 함께 희생자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는 것은 핵폭탄에 희생된 분들, 지금까지도 고통받는 사람들의 마음에 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결정에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모든 (원폭) 희생자들을 미·일이 함께 추도하는 기회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지만 일본 정부의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지나갔다. 피폭지인 히로시마시의 마쓰이 가즈미 시장도 “오바마 대통령의 이성과 양심에 따른 영단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 평화공원에서 피폭의 실상을 접하고 피해자들의 체험과 평화를 바라는 ‘히로시마의 마음’을 공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한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미·일 동맹이 한층 강화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역사를 반성하지 않고 있는 아베 정권에 오바마 정부가 면제부를 주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日히로시마 가는 오바마] “완벽한 회개·굴복의 장면 될 것” “日 군국주의 야욕 단념시킬 것”

    [日히로시마 가는 오바마] “완벽한 회개·굴복의 장면 될 것” “日 군국주의 야욕 단념시킬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2차대전 원자폭탄 투하 이후 71년 만에 미국 대통령로서 처음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다고 발표하자 미국 내 일본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이 갈 때와 장소가 아니라는 주장부터 일본의 군사욕을 꺾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다양하다.   대표적 지일파인 민디 코틀러 아시아폴리시포인트(APP) 소장은 10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전체적으로 잘못 조언을 받았다. 이번 방문은 그 장소(히로시마)가 어떻게 기억돼야 하는가 보다는, 오바마 대통령 자신이 어떻게 기억되기를 원하느냐에 쏠려있다”고 지적했다. 코틀러 소장은 “미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한반도 비핵화와 같은 핵 확산에 대한 중대한 발표를 위해 남겨둬야 한다”며 “핵무기 경쟁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번 방문 결과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의기양양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낮은 자세로 헌화하면서 ‘완벽한 회개’와 함께 굴복하는 장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대학원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목적은 핵무기 감축에 대한 기대 이외에도 일본의 군국주의 야욕을 단념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칼더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 기간 중 북한의 무모한 핵 도발에 대해 언급할 수도 있다”며 “이번 방문은 북한 핵 개발의 무모함과 무감각함에 대한 메세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쇼프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원폭 투하를 ‘필요악’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과하지 않을 것이며, 일본도 사과 대신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으로 당시 일어났던 비극이 잊혀지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그것이 핵무기 감축 논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번 방문이 역사적 평가보다는 핵 감축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미국이 무엇을 더 얻거나 잃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이 이긴 전쟁에 대해 사과했다고 비판할 가능성이 있어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日히로시마 가는 오바마] 아베 진주만 답방說… 태평양전쟁 털고 ‘美·日 동맹’ 과시하나

    [日히로시마 가는 오바마] 아베 진주만 답방說… 태평양전쟁 털고 ‘美·日 동맹’ 과시하나

    오바마 북핵 관련 제안에도 주목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세계 첫 피폭지인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것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할까. 아베 총리가 오는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진주만을 방문하는 일정이 일본 정부 내에서 부상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1일 전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미래의 일은 알 수 없지만 일본 정부로선 현재 검토하고 있는 사실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스가 장관은 이날 니혼게이자이의 보도를 부인하면서도 “미래의 일은 알 수 없다”고 연막을 피웠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이후 여론 추이에 따라 진주만을 방문할 가능성도 남겨 뒀다. 성사되면 두 나라 정상이 태평양전쟁을 상징하는 장소를 교차 방문함으로써 양국이 과거사에서 완전히 벗어나 강력한 동맹을 구축했음을 보여주는 모양새가 된다. 일본은 1941년 12월 8일 진주만에 정박해 있던 미군 태평양함대를 선전포고 없이 기습 공격함으로써 태평양전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27일 피폭지인 히로시마를 방문해 원폭 위령비에 헌화하고 원폭 자료관을 방문하는 일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와의 면담 등에 대해서는 백악관 측이 “현시점에서 일정을 상세히 정하지 못했다”고만 말하는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짧은 일정을 할애해 현지에서 ‘핵무기 폐기’를 주제로 연설을 하거나 성명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어떤 제안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오바마 히로시마 방문에 美전문가들 “갈 때·장소 아냐” vs “일본 군사욕 꺾을 것”

    오바마 히로시마 방문에 美전문가들 “갈 때·장소 아냐” vs “일본 군사욕 꺾을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2차대전 원자폭탄 투하 이후 71년 만에 미국 대통령로서 처음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다고 발표하자 미국 내 일본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이 갈 때와 장소가 아니라는 주장부터 일본의 군사욕을 꺾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다양하다.   대표적 지일파인 민디 코틀러 아시아폴리시포인트(APP) 소장은 10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전체적으로 잘못 조언을 받았다. 이번 방문은 그 장소(히로시마)가 어떻게 기억돼야 하는가 보다는, 오바마 대통령 자신이 어떻게 기억되기를 원하느냐에 쏠려있다”고 지적했다. 코틀러 소장은 “미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한반도 비핵화와 같은 핵 확산에 대한 중대한 발표를 위해 남겨둬야 한다”며 “핵무기 경쟁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번 방문 결과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의기양양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낮은 자세로 헌화하면서 ‘완벽한 회개’와 함께 굴복하는 장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대학원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목적은 핵무기 감축에 대한 기대 이외에도 일본의 군국주의 야욕을 단념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칼더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 기간 중 북한의 무모한 핵 도발에 대해 언급할 수도 있다”며 “이번 방문은 북한 핵 개발의 무모함과 무감각함에 대한 메세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쇼프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원폭 투하를 ‘필요악’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과하지 않을 것이며, 일본도 사과 대신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으로 당시 일어났던 비극이 잊혀지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그것이 핵무기 감축 논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번 방문이 역사적 평가보다는 핵 감축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미국이 무엇을 더 얻거나 잃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이 이긴 전쟁에 대해 사과했다고 비판할 가능성이 있어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원폭 투하 71년만에…美대통령 첫 방문

    원폭 투하 71년만에…美대통령 첫 방문

    G7 정상회의 참석 뒤 아베와 동행 ‘핵무기 없는 세상’ 호소 연설할 듯 버락 오바마(얼굴) 미국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 방문을 확정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피폭지를 방문하는 것은 2차대전 당시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이래 71년 만에 처음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10일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2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피폭지 히로시마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26~27일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히로시마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외무성은 G7 정상회의에 맞춰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별도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결정에 대해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모든 (원폭) 희생자를 양국이 함께 추도하는 기회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피폭지에서 세계를 향해,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한 결의를 보여 주는 것이야말로 다음 세대에 있어서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백악관도 이를 공식 확인했다.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대통령이 역사적인 히로시마 방문을 통해 ‘핵무기 없는 세상’과 평화를 추구하기 위한 노력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원폭 투하 현장에서 핵무기 폐기 등을 호소하는 연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일본 방문 당시 히로시마에 가기를 원했으나 당시 현직 대통령의 피폭지 방문은 일본에 사죄하는 것처럼 비친다는 부정적 여론에 부딪혀 포기한 바 있다. 미국 보수 일각에선 여전히 반대 목소리가 높지만, 마지막 임기를 맞은 만큼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이를 의식한 듯 백악관은 이번 방문에서 원폭 투하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사과는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번 방문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종전 때 핵무기를 사용하는 결정을 다시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방문은 전쟁 기간 희생된 모든 무고한 사람들을 추모하는 기회를 가지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8000만 시장이 열린다/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열린세상] 8000만 시장이 열린다/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고대 페르시아에서는 인류 최초의 발명이 숱하게 탄생했다. 메소포타미아 유적지에서는 세계 최초의 배터리인 ‘바그다드 전지’가 발견됐다. 7세기경 역사상 최초의 풍차를 만들어 낸 것도 페르시아인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중동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식품을 오래 보관하고 저장하려고 ‘야크찰’이라는 얼음 저장고를 건축하는 기술까지 갖고 있었다고 한다. 페르시아는 세계를 잇는 도로와 운하를 건설했고, 천문학과 화학·물리학·수학과 의학 등 수많은 기술 분야에서 인류의 지적 토대를 쌓았다. 그 학문적 성과는 이슬람에 멸망된 뒤 고스란히 유럽으로 전파됐으니, 페르시아가 인류 문명사 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한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페르시아 제국의 후예인 이란이 깨어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에 대한 경제 금융 제재를 해제하면서부터다. 핵 개발 의혹으로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를 받기 시작한 지 10년 만의 해금 조치다. 이에 따라 그동안 발전이 가로막혀 있던 건설, 가전, 철강, 화학, 해운, 자동차 및 정보기술 등 이란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해외의 기술과 자본을 끌어들여 성장을 도모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때를 놓치지 않으려는 각국 정부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초 발빠르게 이란을 방문했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란과 1962년 수교를 맺었다. 1970년대 중동 지역 건설붐이 처음 시작된 곳도 바로 이란이다. 하지만 오랜 수교 역사에 비해 기업들의 투자는 아직 미진한 편이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우리 기업의 대이란 투자는 6건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 현지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와 인지도는 꽤 높은 편이라고 한다. 이란 가전 시장의 70~80%를 한국 기업의 제품이 점유하고 있을 정도다. 드라마 ‘대장금’, ‘주몽’에서 시작돼 빅뱅, 엑소 같은 케이팝 열풍으로 이어지는 이란 내 한류 역시 양국의 경제 협력 가능성을 높이는 우호적 요인 중 하나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과의 수교 이래 최초로 이달 초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직접 이끌고 이란을 국빈 방문한 것은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로 읽힌다. 필자가 있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도 이번에 이란 기술혁신청(CITC)과 양국 간 산업기술 교류 및 중소·중견기업 기술협력을 추진하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왔다. 기술혁신청은 이란 기업들의 기술혁신과 국제 협력을 전담 지원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다. 두 기관 사이에 체결되는 양해각서는 KIAT가 추진하는 글로벌 산업기술나눔 사업(TASK·Technology Assistance and Solutions from Korea)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글로벌 산업기술나눔은 한국의 산업기술 개발 역량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무상원조 사업이다. 기술 전문가 그룹이 직접 개발도상국 기업의 생산 현장을 방문해 기술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고, 현지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여 줌으로써 양국 기업이 상호협력을 도모하는 형태다. 이러한 사업 방식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단기간에 두 나라의 교류를 확대하고 수출 판로를 열어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2014년에 베트남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지도가 수행됐고, 올해는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남미 지역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중동 국가 중에는 이란에서 처음으로 실시된다. 현재 이란 측과의 협의를 통해 폐기물 처리, 태양광, 석유화학, 스마트그리드, 발전 및 송배전 등 총 9개 산업 분야에 대한 협력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원유 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의 자원 부국이자 인구 8000만명의 거대한 내수 시장. 2014년 기준 4041억 달러에 이르는 국내총생산(GDP)으로 중동 2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국가. 특히 대중국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국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는 우리에게 이란이 전체 산업 중 제조업이 GDP의 44%를 차지하는 제조업 중심 국가라는 점은 매우 매력적인 포인트다. 세계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이란 시장에서 기술력 있는 우리 중소·중견 기업들이 활짝 미소 지을 날을 기대해 본다.
  • [특파원 칼럼] 아베의 질주와 동북아의 미래/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의 질주와 동북아의 미래/이석우 도쿄 특파원

    “구마모토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추가예산의 국회 통과, 이세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세계 첫 피폭지인 히로시마 방문, 7월 참의원 선거 및 개헌선 확보, 헌법 개정 돌입….”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향후 정치 일정과 목표다. 6일 러시아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끝으로 아베 총리는 지난 1일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서유럽 5개국 및 러시아 순방을 마쳤다. G7 정상회담을 위해 회담 의제와 주요 현안 등을 상대방 정상과 만나 직접 챙겼다. 일·영 정상회담을 마치고 소치로 떠나기 직전인 5일 밤 아베는 런던에서 NHK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순방 의의와 결과를 국민에게 어필했다. 극동개발 투자 등 경협 강화란 당근을 흔들며 우크라이나 사태 뒤 고립 상태인 러시아를 끌어안는 모습을 연출하며 일본의 국제적 중재 역할도 부각시켰다. 아베는 지난 3일 개헌파 인사들의 모임인 ‘공개헌법포럼’에 보낸 헌법 제정 69주년 기념 영상 메시지에서 “여러분들과 손잡고 새 시대에 맞는 헌법을 직접 만들어 그 정신을 확산하는 데 힘을 다하고 싶다”고 개헌 의지를 재확인했다. 지난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과 집단자위권을 용인한 안보법안 국회 통과를 통해 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자위대의 행동반경을 넓힌 아베는 전쟁 포기를 규정한 헌법 9조의 삭제를 위해 달음질치고 있다. 미국도 해양진출 확대 등 중국의 커진 공세 속에서 아베 정부의 움직임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중국 경제의 감속과 확대되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아베노믹스도 3년 만에 약발을 다했지만, 아베의 앞길을 막는 걸림돌은 되지 않았다. 대신 “외교 성과와 함께 국제적 위상을 다시 세우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국내에선 더 많았다. 일본 국민은 집권 내내 무기력하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허둥대다 무너져 버린 민주당 정권을 비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지난달 구마모토 연쇄 지진에 대한 아베 정부의 신속한 수습과 뒤처리, 계속된 여진 속에서도 두 차례 현장을 누빈 아베의 모습은 국민 지지율을 과반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역사와 전통, 일본적 가치에 대한 긍정 등 아베 정부의 메시지는 일관적이다. ‘잃어버린 20년’이란 경기 침체와 중국의 추월 등으로 기가 꺾인 일본 국민에게 대안 부재 상황에서 아베 정권은 개헌 시도에 대한 거부감은 있지만, 그래도 희망을 주고 달려갈 방향을 제시하는 기댈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다. 갈수록 짙어지는 일본 사회의 국수주의적 경향 속에서 아베의 질주는 향후 한·일 관계 및 동북아 외교를 어떻게 끌고 나가야 할지를 더 한번 돌아보게 한다.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와 국제 환경은 우리에게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우리는 이웃의 변화와 주장에 충분히 귀를 기울이고 있기나 한 걸까. 그들은 뭘 원하고, 우리는 뭘 얻을 수 있을까. 한·일 관계 정상화 50주년을 지나 올해로 새로운 50주년의 첫 해를 맞는 상황에서 우리는 일본과 어떤 협력과 견제의 틀을 만들어 나가야 할까. 강화되는 미·일 동맹과 지역 패권국의 입지를 다지는 ‘그레이트 차이나’의 틈바구니에서 생존 공간을 지켜 내기가 더욱 만만찮게 됐다. “일본과 대등해졌다”는 착시에서 벗어나 그들의 힘과 실력을 우리가 어떻게 활용할지 다시 볼 때다. jun88@seoul.co.kr
  • “저금리·弱달러 유지…옐런은 교체”…‘입성 이후 경제정책’ 쏟아낸 트럼프

    “금리 인상땐 中 맞선 美기업 경쟁력 깎여” 백악관 “말많은 트럼프에 국가 기밀 제한” 캐머런 “경선 통과만으로 존경받을 만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도널드 트럼프(69)가 취임 이후의 경제 청사진을 제시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현재의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지만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재지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는 5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물가가 상승한다면 금리를 올려 경기 과열을 막아야 한다”면서도 “지금은 금리를 낮게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옐런 의장에 대해 “어떠한 반대도 없다. 그러나 그는 공화당원이 아니다”라며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임기가 끝나면 그를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옐런 의장의 임기는 2018년 2월에 만료되며 차기 대통령 임기는 2017년 1월부터 시작된다. 트럼프는 저금리를 기반으로 경기부양과 보호무역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19조 달러에 달하는 국가 부채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저금리 기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 가치가 상승해 세계시장에서 중국 등과 맞서고 있는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것”이라며 달러 약세 기조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경선 기간 논란이 됐던 그의 반(反)이민 노선도 변함없이 드러냈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민 문제가 유럽에서 가장 끔찍한 일이며, 이는 상당 부분 유럽연합(EU)에 의한 것”이라면서 “따라서 영국이 EU를 탈퇴한다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런던에서 가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에 대해 “경선 과정이 대단히 힘들다는 것을 잘 알기에 이를 통과한 사람은 누구나 존경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에 대한 나의 비판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캐머런 총리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어리석고 분열적이며 잘못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받고 있는 것과 같은 수준의 정보 브리핑을 제공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실언을 우려한 것으로, 미국에서는 공화·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면 정보기관들로부터 국가 기밀을 포함한 정보 브리핑을 받게 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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