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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학스캔들·‘재팬 패싱’...흔들리는 日아베 신조 총리

    사학스캔들·‘재팬 패싱’...흔들리는 日아베 신조 총리

    日 재무성, 사학스캔들 의혹...총리직 사퇴 요구 공세 이어져“일본이 대북 대응 논의에서 배제되고 있다”...비판 거세 자민당 총재 3연임을 달성해 장기 집권을 실현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학스캔들과 ‘재팬 패싱(일본 배제)’ 논란으로 곤경에 몰렸다. 국내적으로는 재무성이 사학스캔들과 관련해 국회에 제출한 문서를 수정했다는 언론의 문제제기를 인정하며 총리에 대한 사퇴 요구까지 나오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남북과 북미의 정상 회담이 추진되는 ‘악재’가 나오면서 일본이 대북 대응 논의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11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재무성은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헐값매각 의혹과 관련해 국회에 제출한 내부 결제 문서가 조작된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라고 인정하기로 하기로 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지난 2일 재무성이 국회에 국유지 매각과 관련한 내부 결제 문서를 제출할 때 원본에서 “특수성” 등 특혜임을 뜻하는 문구를 여러 곳에서 삭제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계속되는 의혹 추궁으로 궁지에 몰린 재무성이 보도 내용이 사실이 맞다고 인정한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야권은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뿐 아니라 아베 총리의 퇴진까지 언급하며 공세에 나서고 있다. 민진당의 오쓰카 고헤이 대표는 전날 기자들에게 “삭제 혹은 조작된 부분의 내용에 따라 아베 총리의 퇴진에도 영향을 미칠 사안”이라고 말했으며 다마키 유이치로 희망의 당 대표도 트위터에 “아소 부총리는 물론, 총리 자신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비판의 목소리는 공동여당인 공명당이나 여당 자민당 내에서도 나왔다.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 역시 같은 날 “아소 부총리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고, 포스트 아베 주자인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도 “의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설명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케 학원 스캔들과 함께 아베 총리를 괴롭히는 2대 사학스캔들 중 하나인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은 사학재단 모리토모학원이 국유지를 헐값으로 사들이는 과정에서 아베 총리가 직접 혹은 손타쿠(스스로 알아서 윗 사람이 원하는 대로 행동함)를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모리토모학원은 초등학교 부지로 쓸 국유지를 감정가인 9억3천400만엔(약 94억5천만원)보다 8억엔이나 싼 1억3천400만엔(약 13억6천만원)에 사들였다. 재무성의 문서조작 인정이 아베 총리의 퇴진에까지 직접적인 타격을 줄지는 미지수이지만, 적어도 올 9월 열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는 심각한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작년 모리토모학원 스캔들로 퇴진 위기에 처했을 때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과장해 알리며 지지층을 결집하는 ‘북풍 몰이’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화되는 등 대북 대화 분위기가 퍼지면서 북풍의 힘을 빌리기도 어렵게 됐다.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는 아베 정권에 또다른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대북 압력 노선을 국제사회에 줄기차게 호소해온 일본 정부의 생각과 정반대 쪽으로 한국과 미국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열기로 하면서 일본이 논의 과정에서 배제됐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 전직 방위상은 지난 10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완전히 일본의 머리 위에서 (일본을 배제한 채) 정해졌다”고 말했고 야부나카 미도시 리쓰메이칸대 특별초빙교수는 “북미정상회담의 급격한 전개에 일본이 방관자로서 배제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압력 일변도의 대북 정책에 대한 비판론도 거세다. 다나카 히토시 일본종합연구소국제전략연구소 이사장은 마이니치신문에 “북한에 대한 압력만 강조해서는 한국과 중국이 허심탄회하게 일본에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에 대북정책을 수정할 것을 주문했다.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북한의 자세를 ‘미소외교’로 오해하며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상황을 전혀 예상을 못했다. 지금부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큰일이다”라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트럼프·김정은, 역사적 대화 문 열었다

    文대통령 중재로 성사된 북·미 회담 핵동결 아닌 폐기 향한 여정 되어야 日 등 주변국들도 적극 협력 나서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의를 받아들여 5월 안에 그를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성사된다면 1948년 남북 분단 이후 만 70년 만에 처음으로 북·미 정상이 얼굴을 마주하는 역사적 장면이 펼쳐진다. 한반도 비핵화 차원을 넘어 우리의 숙명과도 같았던 한반도 냉전 체제에 근본적 변화를 안겨 줄 수도 있는 회담이라는 점에서 우리 정부를 매개로 한 북·미 두 정상의 합의는 실로 의미가 지대하다고 할 것이다.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면담 직후 양국이 밝힌 협의 결과는 우리는 물론 지구촌 전체를 깜짝 놀라게 했을 만큼 예상을 뛰어넘은 파격이다. 정 실장이 지니고 간 김 위원장의 대미 메시지를 놓고 대개는 북한의 대미 특사 파견과 북 억류 미국인 3명 석방 카드 정도가 담겼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북·미가 실무급 또는 책임자급 당국자 간 대화 채널을 가동하는 데 합의하는 정도만으로도 큰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당장 만나겠다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5월 안에 회담을 하자며 장군멍군을 부를 것이라곤 누구도 짐작 못 한 일이다. 거침없는 행보가 특질인 두 정상의 외교 스타일이 맞물린 결과일 수도 있겠으나 잇단 핵·미사일 개발과 강도 높은 대북 제재의 강 대 강 대결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상황에서 군사 충돌이라는 최후, 최악의 수순으로 들어서는 일만은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두 정상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낸 동인이라 할 것이다. 특히 북으로선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 압박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자칫 체제 존립의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대화 테이블을 선택하는 결단을 내리도록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역사적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이끌어 낸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외교도 박수받을 일이다. 첨예한 북·미 대치 속에 이른바 ‘코리아 패싱’, 즉 북핵 논의에서 한국이 별다른 역할을 못 하고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으나 문 대통령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안보 불안 속에 정상적인 개최마저 걱정해야 했던 평창동계올림픽을 역으로 활용, 대규모 인적 교류와 더불어 적극적인 특사 외교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텄고 마침내 4월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막을 올렸다. 긴밀한 막후 대화를 통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양측으로부터 신뢰를 끌어내지 않고서는 불가능했을 일이다. 비핵화 대화의 물꼬를 튼 이 시점부터가 더욱 중요하고 어려운 여정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무엇보다 북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 이후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필두로 한 한반도 비핵화 노력이 번번이 수포로 돌아간 과정을 면밀히 살펴 정교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2003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지 6차례에 걸쳐 진행된 북핵 6자회담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중단된 배경이 북의 지속적 핵 개발 야욕에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핵 동결-핵 폐기 2단계 프로세스’가 성공을 거두려면 무엇보다 일체의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약속부터 국제사회가 철저히 검증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핵 폐기와 북한 체제 보장으로 이어지는 비핵화 논의의 대장정에 나설 수 있다.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불가역적 비핵화 과정을 견인할 다자 논의의 틀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6자회담의 뒤로 핵 개발을 지속해 온 북의 행태가 더는 반복되지 않도록 할 단계별 ‘행동 대 보상’의 시나리오를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결코 핵 동결이 아니며 북의 완전한 핵 폐기와 이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임을 분명히 밝혀야 하며 일각에서 우려하듯 북의 핵전력을 이대로 놔둔 상태에서 섣부른 관계 증진에 나서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주변국들의 협력도 중요하다. 한반도 비핵화와 이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은 남북한 차원을 넘어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가장 핵심적인 전제임을 인식하고 적극 협력하기 바란다. 특히 일본의 전향적 자세를 주문한다. 평창올림픽을 전후로 남북 대화가 급물살을 타자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지도부가 나서 김정은의 ‘미소 외교’라 깎아내리며 견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아베 총리는 북·미 정상회담 뜻을 굳힌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뒤 “북한이 핵 폐기를 위한 구체적 행동을 취할 때까지 최대한 압력을 가한다는 미·일 입장에 흔들림이 없다”고 밝혔다. 원론이지만 한반도 비핵 프로세스에서 소외되는 이른바 ‘재팬 패싱’ 가능성을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다음달 미국을 방문해 미·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점도 이런 우려의 방증일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반도 평화는 일본의 안전보장과 직결된다. 자위대를 군으로 인정시키려 하고, 그러한 내용으로 개헌을 하려는 아베 총리의 복안에 차질을 줄 수 있다지만, 대국적으로 한반도 상황을 봐야 한다. 북·미가 관계 정상화를 이룬 뒤 정상국가로 거듭 태어나는 일은 일본의 안보와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다. 나아가 일본의 숙원인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도 북·일 관계 개선에 달려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평양과 워싱턴을 방문했던 우리 특사들이 다음주 일본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에 가서 주변국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에서 군사 충돌이 아닌 북·미 대화를 통한 비핵화를 지지해 왔던 만큼 대북 채널을 격상시켜 비핵화가 완전하고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건설적 역할에 나서야 할 것이다.
  • 트럼프 때문에… 남북 경협株 ‘날고’ 철강株 ‘기고’

    철강·알루미늄 고율관세 부과 ‘악재’ 동국제강·세아베스틸 등 일제 하락 9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남북 경협주와 철강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오는 5월 정상회담에 나선다는 소식에 남북 경협주를 필두로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에 일괄 관세를 매기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영향으로 철강주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남북 경협주로 꼽히는 현대엘리베이터, 신원, 좋은사람들, 제이에스티나 등은 일제히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대북 송전 테마주인 선도전기는 장중 20% 넘게 급등하다가 전날보다 12.26% 오른 52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화전기도 전날보다 2.75% 올랐다. 과거 대북 사업을 활발하게 벌인 현대그룹 소속 현대엘리베이터도 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날보다 22.62% 오른 7만 86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금강산 관광과 관련한 핵심 수혜주로 꼽힌다. 반면 철강주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동국제강은 전날보다 1.94% 내린 1만 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포스코(-3.63%)와 세아베스틸(-3.27%), 현대제철(-2.48%), 한국철강(-1.55%) 등 다른 철강주들도 일제히 내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규제조치 명령에 서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북·미 정상회담’과 ‘철강 관세 폭탄’의 영향을 동시에 받으며 등락을 거듭하다 소폭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4원 내린 1069.8원으로 마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일본 패싱’ 당혹감에… 아베 “새달 트럼프 만날 것”

    ‘일본 패싱’ 당혹감에… 아베 “새달 트럼프 만날 것”

    4월 美·日정상 공조 강화 모색할 듯 中은 “대사건”… “中 역할 해야” 지적도 4월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5월 북·미 정상회담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은 충격에 빠졌다. 일본 정부 일각에서는 한반도 문제에서 ‘재팬 패싱’(일본 배제) 우려가 제기되는 등 급작스러운 국면 전환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그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대화 노선 천명을 “미소 외교”라고 격하하며 무시해 오던 일부 내각 인사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제안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4월 초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 한반도 상황의 예상 밖의 급격한 국면 전환 속에서 양국 공조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9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미 회담에 대해 언급하며 “이는 국제사회가 고도의 압력을 계속 가한 성과”라고 평가하면서 “핵·미사일의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를 위해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때까지 최대한의 압력을 가해 나간다는 미·일의 입장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이 제안한 쌍중단(雙中斷,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의 효용성을 강조하며 “중국은 오랫동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를 전면적으로 이행했고 우리는 이를 위해 큰 대가를 치렀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도 ‘중대 변화, 대사건’이란 용어를 쓰면서 놀라움을 나타냈다. 신화망은 ‘중대 변화’란 제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방북 초청 수락 사실을 전했고, 인민일보는 ‘대사건’으로 표현했다.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면서 “북한과 미국이 손을 잡고 기습했다”고 전했다. 장롄구이 중앙당교 교수는 “중국은 북핵 문제는 북·미 간의 일이라 주장하며 스스로 제외됐는데, 지역 안보를 위협하는 북핵 문제에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트럼프, 9차례 대북 제재…‘최대 압박’ 완화되나

    북한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가 그동안 국제사회가 공조해 온 대북 제재의 완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북한은 유엔 차원의 조치는 물론이고 미국, 일본 등 개별 국가들로부터 다양한 제재를 받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이라는 정책 골격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1년여 동안 미국이 북한에 대해 취한 제재 조치는 9차례에 이른다. 특히 지난달 23일에는 북한과 관련된 선박 28척, 무역회사 27곳, 개인 1명을 제재 명단에 올리며 역대 가장 강도 높은 제재 조치를 취했다. 북핵 개발 자금의 주요 조달 통로로 지목돼 온 북한의 해상 무역을 차단하기 위한 사실상의 ‘해상 봉쇄’로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 나라에 대한 전례 없는 가장 무거운 제재로, 긍정적인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북 제재가 북한을 얼마나 촘촘하게 옭아매고 있는지는 지난달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때 국내에서도 확인됐다. 고위급 대표 단원으로 내려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최휘 당 부위원장이 미국과 유엔의 제재 대상이 돼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에도 불구하고 대북 제재는 당장의 변화를 예상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백악관 브리핑 직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큰 진전이 이뤄졌지만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가 구체적으로 확인될 때까지 대북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뒤 기자들에게 “핵·미사일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를 위해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때까지 최대한 압력을 가해 나간다는 미·일의 입장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4월 방미에서도 이런 미·일 공동 보조는 분명히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여러 사정을 감안할 때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전까지 대북 강경 노선을 강조해 온 미국과 일본 등에서 국가 차원의 제재가 완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비해 유엔 차원의 제재 완화는 먼저 검토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강력한 대북 제재에 반대해 온 중국과 러시아도 이번 해빙 무드를 계기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김태균 기자 windsea@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김정은, 비핵화 의지 천명 ‘말이 아닌 행동’으로 검증해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김정은, 비핵화 의지 천명 ‘말이 아닌 행동’으로 검증해야”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은 정의용·서훈 대북 특사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면담에서 거둔 결과에 대해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는 것은 환영하지만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많기 때문에 행동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향후 비핵화 전망에 대해서는 “북한과 미국의 대화는 시작되겠지만 미국이 바라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프로그램의 포기(CVID)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순간 한반도는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김정은이 4월 말 남북 정상회담의 판문점 우리 쪽 지역 개최, 비핵화 의지 천명 등 파격적 결심을 했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고립무원의 상태를 타개해 보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북한이 타깃이 될 수 있는 군사적 긴장 완화와 제재를 벗어나려고 정치적 제스처를 보이기 시작했다. 북측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는 등 전향적 태도를 취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다만 ‘거짓된 평화 공세’와 ‘시간벌기용 대화’가 아닌지 ‘말이 아닌 행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검증해야 할 단계에 왔다. →공은 문재인 대통령에서 김정은으로,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 넘어갔다. 대화를 시사하는 트럼프 발언도 있었다. 향후 북·미 대화, 한반도 비핵 프로세스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북한의 진정성이 관건이다. 핵보유 포기는 군사적 위협 해소와 북한 체제 보장이라는 조건부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중단도 ‘대화가 지속되는 한’이라는 조건부다. 미국도 탐색적 대화를 시작하겠지만 단계적일지라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가능한 것인지가 협상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다. 한국은 북·미 관계 정상화를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북한과의 신뢰할 수 있는 평화가 확립될 때까지 주한미군, 한·미 동맹을 협상의 테이블에 올리는 데 매우 신중해야 한다. →특사 방북 결과를 환영하는 중국과 달리 일본은 뜨악한 표정이다. 대화 국면에서 자신만 빠지는 ‘재팬 패싱’을 우려하는 것 같다. 비핵 프로세스에서 일본의 역할은 무엇인가. -한반도 비핵화가 본격화될 수 있다면 일본은 북한에 대한 지원을 포함하여 긍정적 역할의 여지가 크다. 다만 일본은 그 이전까지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 제재의 수위를 유지하면서 북한이 위장 평화공세나 거짓 협상에 나서지 않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다. →지난해 내내 ‘한반도 위기론’이 지배했다. 올해는 평화 무드가 올 것으로 보는가. -북한의 대화 공세에는 핵무기 개발이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우세적 대화’를 하려고 한다. 한편으로는 미국,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유엔 결의에 기초해 강화하고 있는 대북 제재와 압박에서 벗어나려면 ‘수세적 대화’도 필수적이다. 북한의 대화 공세는 이런 점에서 양면적이다. 북한의 대화 공세, 도발 중단, 북·미 협상이 이루어지면서 상반기에 평화 무드가 조성되겠지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 긴장이 재연될 공산이 크다. 만약 북한의 대화 공세가 시간벌기용 위장 평화공세였다고 판단된다면 남북, 북·미 간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일 관계로 화제를 돌려 보겠다. 문 대통령의 3·1절 경축사에서 독도 언급은 의외였는데.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본다. 민족주의적 정서나 국내 정치용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일본이 현재 독도 문제로 네거티브 캠페인이나 선전 공세를 강화한다면 모를까 어느 정도 경계수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독도 언급은 좋은 전략만은 아니다. →문 대통령은 이 경축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면서 “전쟁 시기에 있었던 반인륜적 인권범죄 행위는 끝났다는 말로 덮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떻게 봤는가. -위안부 문제는 절대로 끝낼 수 없는 문제라고 프레임을 완전히 바꿨다. 한·일 양자의 이슈이자 과거사 현안을 합의를 통해 끝낸 것을 재협상, 파기도 아닌 형태로 프레임을 바꾸어 국제인권의 보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끝날 수가 없고 일본이 사죄하고 반성을 계속 해야 한다며 싸움을 장기화시켰다. 일본은 “약속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한다. 하지만 아베 신조 총리도 2013년부터 유엔에서 전시여성 폭력 문제 해결에 대해 주도권을 쥐고 공헌하겠다고 얘기를 해 왔다. 위안부 문제는 전시여성 폭력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아베 내각이 너무 반발하면 자기모순에 빠진다. 하지만 우리가 위안부 문제를 반인륜적인 국제 인권침해 문제라고 한 것은 양날의 칼이다. 일본을 공격하는 측면도 있지만 합의로 끝낸다고 해 놓고 게임을 연장시킨 격이다. →한·일의 신뢰회복은 가능한가. -상호 신뢰가 약해진 한·일 관계는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어정쩡한 타협의 연속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갈등은 하면서도 북한의 위협 및 중국에 대한 대응, 동맹국인 미국과의 조율 때문에 파국을 맞지는 않을 것이다.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올봄 일본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다. 그전이라도 문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 필요가 있다는 소리가 있다. -대통령이 일본을 단독 방문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우선 한·중·일 3국 정상이 만나는 자리를 통해 동북아 평화와 번영이라는 공통의 목표에 대해 메시지를 보낸 뒤 한·일 셔틀외교의 복원이라는 의미에서 다시 일본을 방문해도 늦지 않다. →지금 일본에서는 어느 때보다 한국을 보는 시선이 싸늘하다. 그 원인과 처방은. -일본에서는 한국이 약속을 지키는 국제 국가인지 의심을 한다. 그리고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전 정권의 업적을 깎아내리는 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자민당이 장기 집권하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아주 중시하기 때문이다. 정부 간 소통 채널의 복원과 강화가 필요하다. 민간 전문가 등을 동원한 맞춤형 대외 공공외교를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갈등의 근저에는 상호 이해의 부족과 오해의 축적이 있다. →아베 총리가 개헌에 아주 의욕적이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초 헌법개정안을 국회에 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일본의 개헌 시계를 어떻게 예상하는가. -일본은 2020년 이전에 개헌을 단행할 공산이 크다고 본다. 자민당 내부의 의견 조율, 연립여당인 공명당과의 타협점 마련, 그리고 여타 야당들과의 합의 도출이라는 과제가 있지만, 아베 정권의 인기를 감안할 때 2019년 후반이나 2020년 초반에는 개헌이 이루어질 공산이 크다고 본다. 다만 개헌의 내용은 한국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절제적이고 타협적일 가능성이 크다. marry04@seoul.co.kr ■ 박철희 교수는 현대日학회장 지낸 ‘일본통’아베 총리와도 각별한 사이 1963년생. 서울대 국제대학원 원장 겸 교수로 서울대 정치학과, 같은 대학원 정치학석사를 거쳐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현대 일본 정치로 정치학박사를 취득했다. 일본 국립 정책연구대학원대학, 외교안보연구원 조교수를 거쳐 2004년부터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지내고 있다. 2012년부터 4년간 서울대 일본연구소장, 지난해 현대일본학회 회장을 지낸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일본통 중 하나로 꼽힌다. 일본 정계에 발이 넓어 정치인 150여명을 인터뷰했으며, 이 가운데 나카소네 야스히로(99) 전 총리, 아베 신조 총리와 각별한 사이다. ‘일본 국회의원이 만들어지는 법’, ‘자민당 정권과 전후체제의 변용’ 등의 저서가 있다.
  • “북한에 남북회담 대가 주지 마라” 참견하는 아베

    “북한에 남북회담 대가 주지 마라” 참견하는 아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8일 도쿄 의회에서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의에서 팔짱을 끼고 뾰로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남북한이 오는 4월 말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것에 대해 “(북한이) 대화에 응했다고 제재를 풀고, 대가를 줘선 안 된다”면서 “핵 및 미사일 계획을 포기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모든 면에서 압박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AFP 연합뉴스
  • 日 농업 일손 부족…외국 인력 ‘러브콜’

    일손 부족에 허덕이는 일본 정부가 농업 분야에서도 외국 인력에 문을 열기로 했다. 당장은 일부 국가전략특구에 매우 적은 숫자에 한해 기간을 한정한 시험적인 성격이지만 시험 운영 결과에 따라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농업 분야의 외국인 인력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일 자세이다. ●니가타시·교토부·아이치현 3곳 허용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일 일본 정부가 니가타시, 교토부(府), 아이치현 등 3곳에서 외국인 농업인력을 허용한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 정부는 9일 열리는 국가전략특구 자문회의에서 이를 정식 결정한다. 대상은 18세 이상의 1년 이상 실무 경험이 있는 ‘전문 농업인’이어야 하고, 농업에 종사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일본어 능력이 조건이다. 당장의 수용 인원은 수십명 선에 불과하지만 향후 상당한 증가가 예상된다. ●일본인과 동등한 보수 지불 의무 농사일을 할 수 있는 기간은 실거주 기준으로 3년이다. 일본에서 농번기 기간인 6개월 동안만 일하고, 나머지 6개월은 모국에 돌아가서 다른 일을 하다가 다음 농번기에 돌아올 수 있게 했다. 또 일본 체류 기간에 농업 분야에서 일하면서 가공 및 판매에 종사하거나 복수의 생산 법인에서 일할 수도 있게 했다. 파견 회사에는 일본인 근로자와 동등 이상의 보수 지불 의무 및 연간 총 근로 시간 상한도 설정해 과중한 노동도 막는다는 계획이다. 국가전략특구가 설치돼 있지 않은 나가사키현과 이바라키현, 군마현, 아키타현 오가타무라 등도 벌써부터 이 같은 정책을 해당 지역에도 특례 조치 적용 등을 통해 확대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시험 운영 뒤 대상 지역 확대 농업 분야의 외국인 인력 유입을 막아온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고령화에 따른 만성적인 농업인력 부족 현상을 완화시키고,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시키려는 시도이다. 외국인 농업인력은 지난해 9월 개정 시행된 국가전략특구법에서 허용됐다. 일하면서 기술을 배우는 다른 분야의 기능실습제도와는 달리 실무 경험이 있는 전문농업인력을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올해부터 인재파견회사가 동남아시아 출신자 등과 고용계약을 맺고 농업법인 등에 파견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농업 이외에도 가사 서비스, 노인돌봄 및 의료, 이미용, 애니메이션 등 분야의 부족 인력의 유입도 고려하고 있다. 앞서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2월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만성적으로 일손이 부족한 업종에 한해 외국인 취업 확대 검토를 지시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남북정상회담 합의 이후] 日 “지켜볼 것” 中 “비핵화 역할 원해”

    일본을 제외한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은 북한의 대화 의지에 환영 의사를 밝히면서도 대화의 중재자로 참여하겠다며 각국의 북핵 문제 역할론을 들고 나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북한이 북·미 대화 의지를 밝힌 것과 관련해 “당분간은 압력을 높이면서 각국과 연대하며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는 방침을 측근에게 밝혔다. 7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가와이 가쓰유키 자민당 총재 외교특보는 아베 총리가 지난 6일 밤 이런 방침을 말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대북 제재 효과를 내세우면서 해상에서 북한 선박의 ‘화물 바꿔치기’(환적) 감시를 강화한 것도 효과적이었다고 본다는 게 가와이 외교특보의 전언이다. 아베 총리는 또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확약해야 한다는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청와대가 대북 특사단 방북 성과를 발표한 직후인 6일 자정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이 즉각 담화를 내놓은 것은 중국의 복잡한 속내를 보여 준다. 겅 대변인은 “중국은 한국 대통령 특사 대표단의 방북이 긍정적인 결과를 거둔 점을 주목했다”면서 “중국은 이를 환영한다”고 밝히며 중국 역할론도 강조했다. 그는 “유관국들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데 함께 노력할 수 있길 바란다”며 “중국은 이를 위해 계속해서 마땅한 역할을 하길 원한다”고 언급했다. 러시아도 북한의 의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레오니트 슬러츠키는 “남북한의 합의를 당연히 지지하고 환영해야 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협상 과정에 외부 세력이 개입하지 않고 다양한 대북 도발이 이뤄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日 전투기 세대교체 ‘독자 개발’ 포기했다

    日 전투기 세대교체 ‘독자 개발’ 포기했다

    中 해양진출 등 안보 위협 대응 연내 10대 실전 배치 등 운영 6년간 최소 20대 추가 계획도 아베 신조 정부가 공군 전력 강화 및 세대교체를 서두르고 있다.일본 방위성이 2030년쯤부터 퇴역할 항공자위대의 전투기 F2 등의 후속 사업과 관련해 자체 개발을 접고, 해외 구매를 통한 신속한 전력 강화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중국의 완력이 하루가 다르게 세지는 상황에서 막대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자체 개발보다는 미국산 전투기의 구매를 위주로 하면서, 국제 공동개발을 병행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아사히신문은 5일 이와 관련, “방위성이 향후 국제 공동개발을 중심으로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A를 추가 구매하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차세대 주력 전투기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A로 굳어지게 됐다. 차세대 주력 전투기로 활약할 F35A는 1960년대산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기존의 F4 팬텀 전투기, 노후한 F15 전투기 200대 가운데 일부를 대체하게 된다. ●트럼프의 美무기 구매 압박도 영향 막대한 자금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전투기 자체 개발은 일단 접고, 신속한 전력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무역 이익 축소와 첨단 무기 구매 압박 속에서 양국 동맹 강화를 내세우면서 미국산 전투기 구매를 위주로 차세대 주력기 확충 사업이 진행된 것이다. 이는 중국의 잇단 항공모함 진수 계획 등 공격적인 해양 진출과 센카쿠열도 분쟁 등 안보 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대응 차원이란 측면이 크다. 일본은 지난 1월 처음으로 F35A 전투기를 아오모리현 미사와 기지에 배치한 데 이어 2018년도 중에 추가로 9기를 배치하기로 했다. 올해 내에 F35A 10대를 배치하는 등 본격 운용에 들어갈 계획이다. 일본은 앞으로 6년 동안 F35A 스텔스 전투기 최소 20대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며, 앞서 미국 록히드마틴과 이 기종 42대의 도입 계약을 맺은 바 있다. 42대의 경우 대부분은 일본 내 미쓰비시중공업 시설에서 최종 조립과 검수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일본은 장기적인 전력 강화와 군수기술 확보 등을 위해 자체적인 전투기 개발을 추진해 왔다. 현재 일본 항공자위대에 약 90대가 있는 F2 전투기도 미·일이 공동 개발한 것으로 2000년도에 도입된 것이다. 일본은 차세대 전투기의 자체 개발을 위해 ‘F3’으로 명명된 스텔스 전투기를 생산하고 싶어 여러 각도로 검토해 왔지만, 막대한 제작비용과 기술력의 벽 탓에 당장은 포기한 셈이다. 대신 일본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 군수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모색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은 미국산 등을 구매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공동 개발을 통해 기술을 축척해 나가겠다는 포석이다. 방위성에선 그동안 자체 전투기 기술 보유를 위해 국산개발 방안을 추진해 왔지만, 일본 정부의 재정적자 속에서 재무성이 거액의 비용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자 이를 보류했다. ●日, 수직이착륙 F35B도 도입 추진 한편 일본 정부는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B의 도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기종은 단거리 및 수직이착륙이 가능해 헬기 탑재 호위함인 경항모 ‘이즈모’에서도 운용할 수 있다. 중국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동중국해 주변 작은 섬들이나 본토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낙도 지역에서 활용하면서 억지력을 강화하려는 계획에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특파원 칼럼] 평창의 기적은 이어져야 한다/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평창의 기적은 이어져야 한다/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지난달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의 벅찬 감동이 아직 잊혀지지 않는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고위급 대표로 방남을 했으며, 남북이 한반도기를 앞세우며 전 세계에 ‘우리는 하나’임을 천명했다. 또 남북 선수가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만들어 손발을 맞췄다. 여기에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북·미 대화 용의’를 밝히면서 얼어붙은 한반도에 기적처럼 평화의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북한 대표단의 방남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거셌지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해보인다. 특히 워싱턴 조야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던 ‘코피전략’ 등 대북 군사옵션의 목소리를 잠재웠다는 것은 일정한 외교적 성과로 봐야할 것이다. 불가능해 보이기까지 했던 ‘평창의 기적’을 짧은 시간에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미국으로 급파하는 등 한반도 안정·비핵화의 퍼즐 맞추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대화를 이야기하면서, 전혀 다른 곳을 보고 있는 북·미를 조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은 대화 전제 조건을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CVID)로 못박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25년 동안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거짓말에 속았다는 입장이다. 1994년 제네바 합의나 2005년 6자회담을 통한 9·19 합의를 뒤로하고 북한이 ‘핵개발’을 이어 왔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 미 행정부처럼 절대 속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 북한은 ‘비핵화’를 대화 테이블에 올리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최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평등한 입장에서 (북·미) 대화를 지향한다”면서 “전제조건적인 대화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북한은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도 2000년대 초반과는 달리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는 많은 에너지를 쓰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은 미국의 통상 압박과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 등으로 활동 공간이 좁아졌다. 북한에 대한 지렛대도 국제사회의 기대를 채우기에는 부족해보인다. 일본의 아베 정권은 북핵 해결에 도움을 주기는 커녕 오히려 훼방꾼 노릇을 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과 핵 군비 경쟁을 부추기며 유럽 등에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북핵 해결을 위해 남은 시간도 그리 길어 보이지 않는다. 짧으면 불과 한 달 뒤인 4월 초가 첫 고비다. 북한이 4월 초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반발로 미사일 시험에 나설 가능성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반도의 화해 무드뿐 아니라 북·미 대화 분위기도 싸늘하게 식어버릴 것이다.  지금 한반도 평화의 운전대를 잡은 문재인 정부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북·미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틈도 넉넉치 않다. 주변에 도움을 청할 곳도 없다. 하지만 포기하거나 주저해서는 안 될일이다. 누구도 우리의,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책임져 줄 사람은 없다. 결국 우리 손으로, 우리 힘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모두가 어렵다고 고개젓는 북·미 대화가 문재인 정부의 중재로 이뤄지는 ‘또 다른 평창의 기적’을 기대해본다. hihi@seoul.co.kr
  • ‘공격용’ 항공모함 만드는 아베

    ‘공격용’ 항공모함 만드는 아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의 ‘공격용’ 항공모함 보유 추진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아베 총리는 지난 2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해상자위대의 ‘헬기용 경(輕)항공모함’인 이즈모를 정규 항공모함으로 개조할 방침을 확인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3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이즈모함의 기능 추가에 관해 다양한 검토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위기가 발생하고서야 장비를 도입하려고 황급히 서두르는 것은 문제이다. 다양한 조사 연구를 실시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며 이즈모를 전투기 이착륙이 가능한 항공모함으로 고치는 것을 검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도 이날 같은 자리에서 단거리 활주로 이륙 및 수직 착륙이 가능한 F35B 스텔스 전투기와 무인기를 이즈모에서 이착륙시킬 수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이즈모에 F35B 탑재를 전제로 하지 않았고, 사실 및 정보 확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들은 일본 정부가 이즈모를 정규 항모로 개량하기 위한 수순에 들어갔음을 보여 준 것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일본 정부가 2000년대 후반 이즈모의 기본설계 단계부터 항공모함으로 전환하는 것을 상정해 왔다는 당시 해상자위대 간부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 이즈모의 갑판과 함내 격납고를 잇는 엘리베이터는 F35B의 크기에 맞게 설계됐고, 전투기 발진 때 분사열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다. 또 갑판을 활주해 발진할 수 있도록 선수 부분을 개조하는 것도 애당초 상정돼 있었다. 일본 정부가 최근 F35B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해상자위대는 올해도 이즈모의 항공기 운용 능력을 높이는 연구를 위탁했는데 항모로의 활용을 염두에 둔 조치로 간주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의 공격적인 해양 진출 등에 자극받은 것으로 보인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동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중국이 랴오닝함에 이어 항모를 잇따라 건조하고 있는 것을 일본은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경항모는 해상자위대가 보유 중인 이즈모 등 2척으로 F35B 등을 탑재하면 당장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수준의 해상 전력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경함모들은 미국 핵항공모함과 함께 동해, 동중국해, 서태평양 등지에서 여러 차례 연합훈련을 실시, 실전 능력도 쌓아 왔다. 2011년 중국이 최초의 중형 항공모함인 랴오닝호를 진수하자, 2년 뒤 2013년 일본은 최초의 경항공모함인 이즈모함을 진수했다. 두 나라가 경쟁적인 해군력 강화 경쟁을 벌이고 있음을 보여 준다. 랴오닝호(길이 305m, 만재배수량 6만t)에 비해 일본의 이즈모함(길이 248m, 만재배수량 2.7만t)은 작지만, 6만t급 규모로 개량이 가능하다. 이즈모는 넓고 평평한 갑판 가진 항모에 유사한 구조를 지녔으며, 헬기 14대를 탑재할 수 있다. 갑판을 조금만 고치고 함재기 관련 시설과 장비만 설치하면 F35B 같은 전투공격기를 바로 실을 수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천황보다 미국”… 70년째 쩔쩔매는 日

    “천황보다 미국”… 70년째 쩔쩔매는 日

    속국 민주주의론/우치다 다쓰루·시라이 사토시 지음/정선태 옮김/모요사/344쪽/1만 6500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골프 라운드를 돌 때 일이다. 아베 총리는 벙커에서 샷을 하고 나오다 뒤로 벌러덩 넘어지며 굴렀다. 자신을 무시하고 앞서 가버린 트럼프를 따라잡으려 서둘러 벙커에서 빠져나오다 벌어진 일이었다. 한 방송사 카메라에 이 장면이 고스란히 찍혔다. 트럼프에게 쩔쩔매는 꼴사나운 모습을 보인 아베를 두고 그의 경제 정책 ‘아베 노믹스’를 본뜬 ‘아베 코믹스’라는 말이 유행했다. 아베 코믹스라는 비아냥은 미·일 외교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 준다. 세계 경제강국 일본, 전쟁의 책임도 제대로 지지 않는 일본은 가끔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미국에 쩔쩔맨다. 이 답을 찾으려면 1945년 패전으로 거슬러 가야 한다. 일본은 패전에도 반세기 만에 경제 강국으로 거듭났다. 그 뒤에 미국이 있었다. 핵폭탄으로 일본을 굴복시킨 미국은 소련과의 냉전을 염두에 두고 일본을 ‘속국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미국은 패전 책임을 일왕에게 묻지 않았다. 대신 ‘평화헌법 제9조’를 통해 전쟁을 영구히 포기하고 군대를 보유할 수 없도록 했다. 패전 후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존속하는 오키나와 미군기지는 일본이 미국의 속국임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전체 미군의 75%가 주둔한 이곳은 사실상 미국에 점령당했다. 미국이 쿠바 정부에 빌려 건설한 관타나모 기지가 비슷한 사례인데, 미국은 조차 비용으로 쿠바에 연간 고작 4000달러만 지급한다.‘속국 민주주의론’은 2016년 ‘반지성주의를 말하다’로 우리에게 유명한 논객 우치다 다쓰루(67)와 지난해 나온 ‘영속패전론’으로 사회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정치사상가 시라이 사토시(41)의 대담집이다. 두 논객은 일본 정치계에서 금기로 불리는 ‘속국론’을 꺼내 일본 정치계를 거침없이 공격한다. 우치다는 과거 중·일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의 허락 없이 독자외교를 펼쳤던 정치가 다나카 가쿠에이의 실권 배경에 워싱턴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밖에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을 비롯해 박근혜 정부와의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갑작스러운 합의와 같은 일들은 사실상 미국의 존재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를 두고 “아베 정권이 국민의 맹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안보 관련 법안을 고집하는 모양을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누구에게 충성을 바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존왕양이(尊王攘夷·왕(천황)을 높이고 오랑캐를 물리침)가 아니라 존미양이(尊美攘夷)”라고 비꼰다.시라이는 이런 모순상황이 이어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일본의 역사수정주의적 욕망을 든다. ‘패전’을 ‘종전’으로 바꿔 부르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일본의 가장 큰 문제는 일본이 미국의 속국이라는 현실을 긍정하면서도, 그 원인이 패전이라는 사실은 확실하게 인정하지 않는 데에서 온다”며 “그것을 순수하게 몸으로 보여 주는 이가 바로 아베”라고 꼬집는다. 두 논객의 자학에 가까운 토론을 무턱대고 비웃기는 어렵다. 미국에 끌려다니는 꼴사나운 일본 우파의 모습이 마치 거울에 비친 것처럼 우리에게도 보이기 때문이다. 주일미군이 자민당 정권을 지키는 파수견이라면 주한미군은 우리에게 무엇인지, 전시작전권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정치권의 논란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볼 대목이다. 특히 한국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외면하고, 맹목적으로 북한을 비방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챙기는 일본 우파에게서 우리나라 정치꾼의 모습도 읽을 수 있다. 두 논객은 속국론과 함께 일본의 사회 문제도 비판한다. 소비를 종용하는 자본주의 프레임에서 인간다운 삶에 대한 고민을 포기하는 이들을 비롯해 일본 교육의 위기에 관해서도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두 논객이 문제로 꼽은 AO(Admission Office)입시전형은 학생의 비교과능력을 살피는 우리나라 대입전형인 학생부 종합전형과 흡사하다. 획일적인 입시를 없애겠다며 AO입시전형을 도입했지만, 공정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 종신고용제도의 종말에 따른 회사의 공동체성 손실 문제, 도시와 지방의 문화 격차를 다룬 부분 등도 우리나라와 비교하며 곱씹어볼 만하다. 60대와 40대 논객이 전후 일본의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벌이는 과감한 비판은 결국 우리에게도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셈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설] ‘독도’ ‘위안부’ 강조한 文 대통령 3·1절 기념사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제99주년 3·1절 기념사를 통해 독도 영유권과 위안부 합의 문제를 거론하면서 일본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을 촉구했다. 일본이 말로는 미래지향적인 한ㆍ일 관계를 바란다면서도 이를 위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일본 총리를 비롯한 정치인들은 그동안 독도에 대해 지속적으로 망언을 쏟아내 왔다.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해선 한국에 입도 뻥긋하지 말라는 듯한 오만한 태도로 일관했다. 문 대통령은 독도에 대해 “일본이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한 우리 땅으로 우리 고유의 영토”라고 못박았다. 그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연한 인식이고 시의적절한 지적이라고 본다. 독도는 역사적으로는 물론 실효적으로 우리가 영유하고 있다. 그런데도 일본 정치인들은 틈만 나면 독도가 자기들 땅이라는 억지를 썼다. 특히 아베 내각이 들어선 뒤 갈수록 우경화 조짐을 보이면서 망언의 강도가 세지고 있다.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는 “1㎜도 움직이지 않는다”, “최종적·불가역적 합의”란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절차에 중대한 흠결이 있고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우리 측 설명에는 오불관언이다. 문 대통령은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선 안 된다”고 했다. 전쟁 시기의 반인륜적 인권 범죄 행위는 ‘끝났다’는 말로 덮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맞는 말이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용서할 때 비로소 화해를 말할 수 있다. 일본은 아직도 적지 않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사과와 반성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일각에선 일본에 대한 단호한 태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한다. 한반도 정세가 긴박한 상황에서 한ㆍ일 관계 정상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는 꼭 필요하다. 대북 제재에 대한 보조를 맞춰야 하고, 남북한 또는 북ㆍ미 대화를 위해서도 일본의 지원과 역할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토를 넘보는 야욕을 못 본 척하고, 오만한 주장을 그대로 받아 줄 수는 없다고 본다. 이날 기념식은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되는 관례와 달리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렸다. 서대문형무소는 일제 침략과 그들이 자행한 만행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일본의 역사적 과오를 상기시킴으로써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문 대통령의 지적에 대해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답답하고 실망스럽다. 사과와 반성은 화해의 전제조건이다. 일본이 진정으로 긴밀한 한ㆍ일 관계를 원한다면 과오를 반성하고 독도에 대한 야욕부터 거두어야 할 것이다.
  • 文 “독도, 日에 처음 강점당한 우리 땅”… ‘盧 독도연설‘ 오마주

    文 “독도, 日에 처음 강점당한 우리 땅”… ‘盧 독도연설‘ 오마주

    “일본이 독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과거 저지른 침략전쟁과 학살, 40년에 걸친 수탈과 고문·투옥, 강제징용, 심지어 위안부까지 동원했던 그 범죄의 역사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는 행위입니다.”(2006년 4월 25일 노무현 대통령의 한·일 관계에 대한 특별담화문)문재인 대통령의 첫 번째 3·1절 기념사는 한·일 관계에 대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역사 인식을 담은 이른바 2006년 ‘독도연설’과 궤를 같이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의 독도연설에 대한 ‘오마주’(프랑스어로 존경·경의)”라고 설명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로 시작되는 이 담화문은 지금까지도 노 전 대통령의 명연설로 회자된다. 노 전 대통령은 독도 문제를 “단순히 영유권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과의 관계에서 잘못된 역사의 청산과 완전한 주권확립을 상징한다”고 규정했다.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고민을 함께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日에 ‘진실한 반성´ 요구 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참모들에게 외교·안보적 파장에 대한 검토를 지시하는 한편 노 전 대통령의 독도 연설을 눈여겨보도록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기념사 중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당한 우리 땅’,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2006년 담화문과 겹친 것도 같은 이유다.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역사 인식 부재를 질타하면서 ‘독도 영유권’과 ‘위안부 문제’를 거론했다. 특히 취임 후 처음으로 독도를 콕 집어 언급한 데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부 문제의)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등의 표현은 문 대통령의 구술(口述)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일본의 ‘진실한 반성’ 없이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는 원칙을 다시금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취임 후 첫 3·1절 연설인 만큼 한 번쯤 원칙적인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차원”이라면서 “독도와 위안부 문제는 근본적으로 일제강점기에 대한 반성의 부재라는 측면에서 결코 별개의 사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 대화 복원에 이어 북·미 대화를 중재하려는 우리 정부의 노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어깃장을 놓으려는 듯한 일본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달 9일 평창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평창올림픽 이후)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할 단계가 아니다.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이 문제는 우리 주권의 문제이고 내정에 관한 문제”라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아베 총리는 또한 올림픽 개회식 사전리셉션 때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문 대통령의 연설을 ‘보이콧’하기도 했다. 강도 높은 대북 제재와 압박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아베 총리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를 대화 국면으로 이끌어가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명백하게 배치되는 현실이 드러난 장면이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독도 문제 등을 부각시킬 의도는 없다”며 “남북, 북·미 대화의 흐름에 반하는 일본의 움직임을 주시하겠다는 것”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촛불, 국민주권 역사 되살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3·1 운동의 의의에 대해 “대한민국을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으로 만든 것이 바로 3·1 운동”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우리에게 헌법 제1조뿐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태극기와 애국가라는 국가 상징을 물려주었다”면서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고 우리 헌법이 천명하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과 이승만 정부에 의해 정부 수립이 선포된 1948년 중 어느 해를 대한민국이 수립된 해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건국절’ 논란에 다시 한번 쐐기를 박은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겨울 우리는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었다. 3·1운동으로 시작된 국민주권의 역사를 되살려냈다”며 문재인 정부의 마중물 역할을 한 ‘촛불혁명’을 언급했다. 이어 “저와 우리 정부는 촛불이 다시 밝힌 국민주권의 나라를 확고하게 지킬 것”이라며 “3·1운동의 정신과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대한민국 역사의 주류로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연장선에서 독립운동 유적과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중국 충칭의 광복군총사령부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맞춰 복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2019년, 항구적 평화체제의 새 출발선” 문 대통령은 또한 “3·1운동과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평화에 기반한 번영의 새로운 출발선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며 “우리에게는 우리 힘으로 광복을 만들어낸 자긍심 넘치는 역사가 있다. 스스로 평화를 만들어낼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광복 100년으로 가는 동안 한반도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를 완성해야 한다”면서 “분단이 더이상?우리의 평화와 번영에 장애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건국 100주년’인 2019년까지 남북과 북·미 등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 간 대화의 싹을 틔워 북핵 문제 등 성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항구적 평화 체제’, ‘평화공동체’를 언급하면서도 한반도 비핵화 등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위안부 합의 전면 거부… 양국 더 냉각” “북·미 대화에 日 협력하도록 유도해야”

    “독도 문제 역사적 관점서 설명 盧정부 ‘신대일독트린‘ 연장선” “투트랙 크게 안 벗어나” 분석도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1일 3·1절 기념사에서 위안부 문제와 독도 문제에 대해 예상하지 못한 ‘강한 어조’로 언급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독도 문제를 역사적 관점에서 설명한 것은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신대일독트린’ 및 2006년 독도 특별담화문의 연장선으로 한·일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당시 한·일 셔틀 외교가 중단될 정도로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일본 측에서 ‘(2015년) 12·28 한·일 위안부 합의’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어조였다”며 “또 영토 문제인 독도를 역사 문제로 언급하면서 한·일 관계를 꼬이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특히 문 대통령이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당한 우리 땅으로, 일본이 이를 부정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말한 부분은 영토 문제를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본 노 전 대통령의 신대일독트린, 독도 특별담화문과 같은 맥락이라고 판단했다. 양 교수는 당시 양국 관계가 최악이었다는 점을 들며, 현 상황을 한·일 관계가 다시 악화될 수 있는 시점으로 봤다. 이미 문 대통령은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위안부 문제를 끝내지 못한다고 밝혔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에서 피해자 중심 접근이 결여돼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제는 한·일 관계가 냉각될 경우 남북 대화를 북·미 대화로 발전시키려는 한국 정부가 6자 회담 참가국인 일본과 갈등을 빚으면서 한·일, 한·미·일 안보 관련 협력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박영준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평창동계올림픽에 방문했고, 한·미·일 안보 협력 등을 감안해 일본 측이 향후에도 북·미 대화 분위기 조성에 협력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별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북한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국제 공조가 없으면 자칫 고립될 수도 있고 엄중한 상황이라 일본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대미, 대일 공조를 위한 협력이 가동됐으면 좋겠는데 현재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어서 대일 외교에 좀더 신경을 써 달라는 주문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일 관계가 악화되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양국이 ‘최악은 피해야 한다’는 역사적 학습 효과가 있는 데다, 미국이 북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한·일 관계 조율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가 5월 초 한·중·일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을 한국과 중국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 문제 대응이나 중국을 다루는 문제나 동맹국인 미국의 반응 등이 있기 때문에 한·일 관계는 떨떠름하지만 판을 깰 정도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희용 전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소장은 “문 대통령의 기념사에 많은 메시지가 있지만 역사 문제와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분리해 노력해 나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기본 방침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기본적으로는 ‘투 트랙’으로 하겠다는 방침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다”면서 “과거사 문제는 과거사 문제로 추구하되 한·일 관계의 전반적인 것은 개선해 나가겠다는 취지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세영 동서대 교수는 “일본도 위안부 문제를 한국과의 외교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스스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광화문 ‘태극기‘ 물결…촛불 조형물 쓰러뜨려

    광화문 ‘태극기‘ 물결…촛불 조형물 쓰러뜨려

    ‘3·1절’인 1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도심 곳곳이 태극기로 뒤덮였다. 보수와 진보 진영 간 맞불 시위로 흐를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보수 단체 회원들이 서울 도심을 완전히 장악했다. 보수단체의 집회 참가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진보 단체의 집회 시위는 설 자리를 잃었다. 집회 규모는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 인파에 못지않았다. 집회·시위자들의 손에 촛불 대신 태극기가 쥐어져 있었고, 연령대가 비교적 높았다는 점은 서로 달랐다.보수단체 집회 참여자들은 거리를 행진하면서 ‘대한 독립 만세’와 ‘자유 민주주의 국가를 수호하자’는 등의 구호를 연신 외쳤다. 광화문사거리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미스바대각성기도성회와 애국문화협회 등이 연 구국기도회에 수천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들은 “종북좌파 정권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작권 환수 반대’, ‘탈원전 반대’, ‘문재인 OUT, 문재인을 감옥으로’, ‘개헌연방제 음모’ 등 손팻말도 등장했다. 진보 성향의 ‘3·1민회 조직위원회’도 ‘태극기 집회’ 틈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광화문광장에서 1919년 3·1 운동 당시의 ‘기미독립선언서’를 이을 ‘신독립선언문’을 발표했다. ‘서울겨레하나’는 종로구 일본대사관 맞은편 소녀상 앞에서 시민선언을 한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흙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제주 4·3 범국민위원회’는 광화문광장에서 ‘70주년 제주 4·3 완전 해결 촉구대회’를 열고 4·3 특별법 개정을 촉구했다. 어둠이 내리자 시위는 점점 과격하게 흘렀다. 이날 오후 6시쯤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 300여명은 광화문광장 해치마당 인근에 설치된 촛불 조형물을 쓰러뜨린 뒤 불을 붙였다. 경찰은 진보단체 집회 참가자들과의 충돌을 막으려다 촛불 조형물이 파손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 2명이 쓰러졌고 의무경찰 1명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대규모 집회로 광화문 앞 세종대로 교통이 전면 통제되면서 일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종로, 율곡로, 을지로까지 영향을 미쳐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이은재 ‘겐세이’ 두둔한 홍준표, 과거 자신도 ‘겐세이’ 사용

    이은재 ‘겐세이’ 두둔한 홍준표, 과거 자신도 ‘겐세이’ 사용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국회 상임위에서 ‘겐세이’(견제)라는 단어를 사용해 논란이 된 가운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참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홍준표 대표는 1일 페이스북에 “3·1절을 앞두고 이은재 의원이 일본말인 ‘겐세이’(견제)를 사용했다고 막말이라고 비난하는 것을 보고 참 어이가 없었다. 본질은 제쳐 놓고 지엽 말단적인 말꼬리만 잡아서 막말을 운운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는 글을 올렸다. 홍 대표는 “내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베 신조 총리에게 가볍게 목례한 것을 두고 친일파라고 비난하고 대일 굴욕외교를 했다고 비난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면서 이 의원을 두둔했다. 이어 그는 “나는 일제 강점기에 징용에 끌려갔던 아버지를 둔 사람이다. 그것을 일본 정부에게도 당당하게 말하고 회담했다. 영어, 일어, 독일어, 중국어가 혼용되어 사용하는 세계화 시대가 되어 버렸는데 유독 일본어만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 정서법만 고집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홍준표 대표 역시 2016년 경남지사 시절 도의회에서 여영국 경남도의원(정의당)과 설전 도중 ‘겐세이’라는 발언을 했다. 2016년 9월 28일 도의회에서 낙동강 녹조와 식수 정책 등에 대한 홍 지사의 답변이 길어지자 여 의원은 “지사님 짧게 하세요. 답변을”이라고 제지했다.그러자 홍 대표는 “짧게 하든 안 하든 내 답변하는 시간을 제한이 없다. 겐세이는 여 의원 할 때 겐세이 하고 마 조용히 하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여영국 의원은 잘 모르잖아 그러니까 설명을 해줘야지. 저런 사람들 때문에 도의회가 시끄럽다니까”라며 덧붙였다. 전날 노컷뉴스는 자유한국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이은재 의원에 칭찬 릴레이를 이어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20대 국회 최대 히트작, 겐세이”라며 웃었고 다른 의원은 “어제 겐세이 멋있었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기도 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은재 의원의 ‘겐세이’ 발언을 들은 당사자인 민주평화당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겐세이’라는 말은 당구장 다닐 때 말고는 처음 들어봤다”면서 “위원장에게 겐세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느냐. 게다가 일본어다. 3·1절을 앞두고 공개석상에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도 유감을 표시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일본인에게 ‘영웅 안중근’ 알리는 영상 유튜브 떴다

    일본인에게 ‘영웅 안중근’ 알리는 영상 유튜브 떴다

    제99주년 3·1절을 맞아 일본인들에게 안중근 의사를 제대로 알리는 ‘세계 평화를 꿈꾼 안중근’이라는 동영상이 1일 유튜브에 소개됐다. 안 의사는 만주 하얼빈에서 우리나라 침략의 원흉인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순국한 한말의 독립운동가다. 5분 분량의 이 영상은 안 의사가 받은 재판의 의의와 사형 선고 이후 생을 마감할 때까지의 모습, 뤼순 감옥 간수와의 일화와 안 의사에 대한 세계의 평가 등을 담고 있다.일본어 내레이션은 영화 ‘동주’, ‘박열’에서 일본어 연기를 펼친 배우 최희서가 재능 기부했고, 영상 기획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맡았다. 서 교수는 “일본 아베 총리 등은 안중근을 ‘테러리스트’라고 망언하고 있고, 일본 측이 제작한 안중근 관련 잘못된 영상들이 유튜브에 유포되고 있어 이를 바로잡고 일본인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어 “나라마다 대표하는 영웅들이 존재한다. 그런 영웅이 그 나라의 이미지를 바꿔 놓듯이 전 세계 젊은층에게도 안중근을 소개하고자 영어 영상(▶영상보기)도 함께 퍼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레이션을 재능기부한 최희서는 “일제로부터의 독립을 넘어 세계 평화를 향한 안중근 의사의 염원이 널리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녹음했다”면서 “많은 일본인이 시청해 그릇된 역사관을 바로잡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서 교수는 그동안 윤봉길, 유관순, 윤동주 등 우리나라의 영웅을 소개하는 영상물을 한국어와 영어로 제작했는데 이번 안 의사 영상물을 일본어로 만든 것을 시작으로 다른 영웅들도 일본어 버전으로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사진 영상= 시대청년/유튜브 박현갑 기자 eagleduo@seoul.co.kr
  • “여성 임원 채용하라” 기업 압박하는 아베

    아베 신조 정부가 상장기업들에 대해 여성 이사 기용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올봄에 개정하는 ‘기업 지배구조 지침’(거버넌스 코드)에 관련 방침을 밝히고, 이사회에 여성이 전무한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자 및 언론 등에 그 이유를 밝히도록 할 계획이다. 거버넌스 코드는 기업 운영 방향 및 이사회 결정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으로, 공식적인 강제력은 없다. 그러나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금융청과 도쿄증권거래소가 만든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강제력을 지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8일 “금융청이 3월 자문회의 및 의견 수렴을 거쳐 젠더(성)와 국제성을 포괄하는 이사회의 다양성 증대 방안을 요구하는 규정을 거버넌스 코드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의 상장기업들의 여성 임원 비중은 3.7%로 20~30%대인 서구의 5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내각부에 따르면 상장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2015년 기준 프랑스 34.4%, 영국 23.2%, 미국 17.9% 등이었다. 아베 정부는 2020년까지 상장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앞서 2013년 상장기업의 임원 중 최소 한 명은 반드시 여성으로 기용하도록 경제계에 요청한 바 있다. 2015년에는 유가증권 보고서에 여성 임원 비율을 나타내도록 의무화했다. 아베 정부는 여성 이사가 늘어나면 이사회의 구성이 다양해지는 동시에 기업 의사결정 과정이 유연하고 투명해지는 등 경쟁력이 높아지고, 기업 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성 이사진이 늘면 오랜 관습과 구태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일본 상장기업의 이사회는 몇몇 명문대학을 나온, 비슷한 학교와 경력을 지닌 ‘중년 아저씨들의 클럽’으로 전락해 식상한 의견에 진부한 결정을 내린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러나 현재 이사진에 오를 여성 후보가 한정돼 있다는 것이 문제다.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2016년 여성 관리직의 비율은 12.1%에 불과했고, 부장급은 6.5%에 그쳤다. 여성 임원을 등용하기 위해선 우선 여성 관리직을 더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 인력의 희소성 탓에 몇몇 여성 변호사와 교수, 전문경영인들이 여러 곳의 사외이사를 겹치기로 맡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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