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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TO 후쿠시마 수산물’ 역전패에 아베 내각 타격…“오산으로 부흥 방해”

    ‘WTO 후쿠시마 수산물’ 역전패에 아베 내각 타격…“오산으로 부흥 방해”

    한국의 후쿠시마 주변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판정에서 패소한 일본 정부가 자국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패소 판정 후 일본 정부가 잘못된 계산으로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의 부흥을 방해했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아베 신조 정권이 호되게 혼나고 있다. 도쿄신문은 13일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해설 기사에 ‘대(大) 오산 부흥 방해’라는 제목을 달았다. 모임에서는 “일본의 외교 능력이 없다는 것이 부끄럽다”, “심각한 결과다. 풍평피해(風評被害·소문으로 인한 피해)의 소재가 될 것이다” 등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도쿄신문은 외무성이 상소기구의 판정 직전까지 패소를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이에 대해 정부 내에서는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이날 ‘오산의 외교 전략 수정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판정은 일본에게 사실상의 실패”라고 지적하면서 “일본 정부가 국제법을 방패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던 외교 전략을 수정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담당상의 부흥 관련 ‘망언’으로 아베 내각에 비판이 쏟아지던 가운데 패소 결정이 나오면서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의 부흥을 앞세워 온 아베 정권에 주는 타격이 더욱 큰 상황이다. 사쿠라다 요시타카 전 올림픽 담당상은 ‘부흥보다 정치’라는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은 끝에 지난 10일 경질됐다. 그는 10일 오후 자민당 소속 다카하시 히나코 중의원 후원 모임에서 “부흥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다카하시 의원”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엄청난 비판에 직면했고, 즉각 사임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을 ‘부흥 올림픽’으로 삼겠다고 강조해왔다. 도쿄신문은 사쿠라다 전 담당상의 실언으로 인한 재난 피해 지역의 상처가 미처 아물기도 전에 WTO에서 패소했다면서 통일지방선거와 중의원 보궐선거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WTO 상소기구는 전날 새벽(한국시간)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제기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제소 사건에서 이례적으로 1심 격인 분쟁해결기구(DSB) 패널의 판정을 뒤집고 한국 측의 손을 들어줬다. 상소기구는 한국의 수입금지 조치가 자의적 차별에 해당하지 않으며 부당한 무역 제한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日아베, ‘망언·실언’ 장관 한밤중 긴급경질...“자민당에 암운이”

    日아베, ‘망언·실언’ 장관 한밤중 긴급경질...“자민당에 암운이”

    “(그를 올림픽상으로) 임명한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이번 일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를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10일 밤 9시 15분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상기된 표정으로 도쿄 나가타초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 앞에 섰다. 그는 사쿠라다 요시타카(69) 올림픽 담당상(장관)이 약 2시간 30분 전 ‘(동일본 대지진) 재해지역의 부흥보다 정치가 더 중요하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과 관련해 전에 없이 강한 톤으로 사과의 뜻을 표했다. 그는 “좀전에 사쿠라다 올림픽상이 재해지역 여러분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혀와 수리했다”며 “재해지역 여러분에게 총리로서 깊이 사과드리고자 한다”고 했다.잘못된 발언과 부적절한 행동으로 끊임없이 구설수에 올랐던 사쿠라다 올림픽상이 결국 지난해 10월 임명된 지 8개월여 만에 낙마했다. 형식은 사의 표명이었지만, 누가봐도 분명한 ‘경질’이었다. 사쿠라다 올림픽상은 이날 오후 6시 30분쯤 같은 자민당 소속 다카하시 히나코 의원의 후원모임에서 “부흥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다카하시 의원”이라고 발언했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피해지역의 복구를 의미하는 ‘부흥’보다 같은 당 소속 정치인 한 명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아베 총리를 비롯한 정권 수뇌부는 발칵 뒤집혔다. 그동안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동일본 대지진 부흥의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해온 터에 다른 사람도 아닌 올림픽 담당 장관이 이를 내팽기치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지방선거가 진행 중인 것은 물론이고 오는 7월 아베 정권의 명운이 걸린 참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는 터에 나온 이 발언에 그동안 야권의 사쿠라다 올림픽상 해임 요구에 줄곧 버텨왔던 아베 총리는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여당 안에서는 국가적으로 중대한 행사인 2020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정부측 총괄 사령탑인 사쿠라다 올림픽상을 서둘러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아베 총리의 결단이 늦어도 너무 늦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사쿠라다 올림픽상은 장관으로서 자질을 논하기에 앞서 이미 2016년 1월 당내 회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 “직업으로서의 매춘부였다. 그것을 희생자인양 하는 선전공작에 너무 현혹당했다”는 망언을 했던 인물이다. 앞서 2014년에는 “‘고노 담화’는 날조된 것”이라고 말해 극우인사로서 본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취임 이후부터 그는 정부와 국회 안팎에서 쉴새 없이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2020년 도쿄올림픽의 비전을 알고 있느냐”는 국회의원의 질문에 “모든 사람들이 자기 베스트를 목표로 한다”는 엉뚱한 대답을 했다. ‘미래를 바꾼다‘로 정한 도쿄올림픽 비전 캐치프레이즈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전체 올림픽 예산 중 정부의 부담이 얼마인지에 대한 물음에도 “1500엔”(약 1만 5000원)이라고 답해 여당 의원들로부터도 실소를 자아냈다. 서둘러 “1500억엔”이라고 정정했다가 나중에 보좌진의 말을 듣고 다시 1725억엔으로 번복했다. 북한 올림픽 선수단의 도쿄올림픽 참가 문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총리 관저와 외무성이 정할 일로 내 담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가 담당 업무도 잘 모른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2월에는 수영 유망주 이케에 리카코 선수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하던 선수인데, (메달 전선에 차질이 빚어져) 실망이다”고 말했다가 선수가 아닌 성적만 걱정한다는 비판을 받았다.교도통신은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에 암운이 떠다니고 있다”며 “사쿠라다 올림픽상이 그동안 실언을 반복했던 것을 고려할 때 경질이 지나치게 늦었다는 비판이 분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권은 호재를 만났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계속 두둔했던 아베 총리의 책임 문제”라고 국회에서 추궁을 예고했고, 마시코 데루히코 국민민주당 간사장 대행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한반도 약탈 앞장 시부사와 日 1만엔권 ‘새 얼굴’ 된다

    한반도 약탈 앞장 시부사와 日 1만엔권 ‘새 얼굴’ 된다

    2024년까지 지폐 3종 도안 인물 교체 과거사 부정 아베 역사 인식 반영 논란일본이 1000엔(약 1만원)권 등 지폐 3종의 도안 인물을 2024년부터 바꾸기로 했다. 이들 가운데 과거 일제의 한반도 식민 침탈에 앞장섰던 인물이 포함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9일 기자회견을 갖고 “1만엔권, 5000엔권, 1000엔권의 디자인을 새롭게 바꾸기로 했다”며 “새 지폐의 발행은 2024년까지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1만엔권에는 일본 자본주의 선구자로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이치(1840~1931), 5000엔권에는 쓰다주쿠대학 창립자 쓰다 우메코(1864~1929), 1000엔권에는 일본 근대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기타사토 시바사부로(1853~1931)의 초상을 쓰는 것으로 확정했다. 2021년 상반기까지 500엔 동전의 디자인도 바꾼다. 아소 부총리는 새 지폐 도안 인물로 시부사와 등 3명을 선정한 이유로 “국민들에게 널리 인정받는 메이지 시대 이후의 인물들로, 군인이나 정치가가 아니라는 점”을 들었다. 이렇듯 해당 인물들은 일본 내에서는 근대화의 선구자로 추앙받고 있지만 활동 시기가 모두 제국주의 시절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메이지·다이쇼 시대의 실업가인 시부사와는 구한말 한반도에서 화폐를 발행하고 철도를 부설하는 한편 경성전기(한국전력 전신) 사장을 맡는 등 한반도에 대한 경제 침탈에 전면적으로 나섰던 인물이다. 그는 특히 구한말 대한제국에서 일본 제일은행이 1902~1904년 발행한 첫 근대적 지폐 3종에 등장하기도 했다. 시부사와가 이렇게 과거 한반도 침략의 역사를 대변하는 인물임에도 일본 정부가 새 1만엔권 지폐에 그의 초상을 넣으려는 것에는 과거사를 부정하는 아베 신조 정권의 역사 수정주의가 반영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을 놓고 일제 식민지배 피해국인 한국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것이라는 비판이 한국뿐 아니라 일본 내에서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 1만엔권 도안에 침탈 주역 시부사와, 아베 역사관 반영된 듯

    日 1만엔권 도안에 침탈 주역 시부사와, 아베 역사관 반영된 듯

    일본 정부가 구한말 경제 침탈의 선봉에 섰던 상징적 인물을 새 지폐에 그려 넣으려 해 논란이 예상된다. 대한제국 시절 일제의 이권 침탈을 위해 한반도에서 지폐 발행을 주도하고 스스로 지폐 속 초상으로 등장한 인물이 재등장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폐 도안을 전면 쇄신한다며 가장 대중적인 지폐인 1만엔(약 10만원)권에 시부사와 에이이치(澁澤榮一·1840~1931년)의 초상을 넣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부사와는 메이지(明治)와 다이쇼(大正) 시대를 풍미했던 사업가로 제1 국립은행과 도쿄가스 등 500여개 회사 경영에 관여했다. 한반도에서는 구한말 화폐를 발행하고 철도를 부설하는 한편 경성전기(한국전력의 전신) 사장을 맡으며 한반도에 대한 경제 침탈에 전면적으로 나선 인물이다. 특히 1902~04년 일본 제일은행의 지폐 1원, 5원, 10원권 등 한반도의 첫 근대적 지폐에 등장해 한국에 치욕을 안겨줬다. 대한제국은 1901년 외국 돈의 유통 금지와 금본위 제도의 채택을 내용으로 하는 자주적 화폐 조례를 발표했다. 일본 제일은행은 화폐 발행을 요구한 뒤 무력시위를 통해 대한제국이 이를 받아들이도록 했고 은행의 소유자 초상을 지폐에 그려 넣었다.따라서 조부가 식민 침탈의 원흉 가운데 일부였으며 식민 지배 사실조차 부정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역사 수정주의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식민지배의 피해국인 한국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것이라는 비판이 한국뿐 아니라 일본 내에서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소 부총리는 이날 화폐 쇄신 계획을 발표하며 “국민 각계 각층에 폭넓게 인정되고 있는 분들을 (새 화폐 속 인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새 지폐에 들어갈 인물은 재무성이 일본은행, 국립인쇄국과 협의한 뒤 최종 결정하는데 새 지폐는 5년 뒤 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무성은 5000엔(약 5만원), 1만엔(약 10만원)권 새 지폐에도 제국주의 시절에 활약한 인물들의 초상을 그려넣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5000엔권에는 메이지 시기 여성 교육 개척자인 쓰다 우메코(津田梅子·1864~1929년), 1000엔권에는 일본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기타사토 시바사부로(北里 柴三郞·1853~1931년)의 얼굴을 검토하고 있다. 셋 모두 메이지 시대 인물이라 새 연호 레이와(令和)를 주창한 시기에 걸맞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레이와’ 연호로 뜬 日스가 관방, 단숨에 총리 후보로 대약진

    ‘레이와’ 연호로 뜬 日스가 관방, 단숨에 총리 후보로 대약진

    아베 신조 총리에 이은 일본 정부의 ‘넘버2’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차근차근 키워온 스가 요시히데(71) 관방장관이 지난 7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대약진’에 성공했다. 이어지는 호재 속에 차기 총리감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단숨에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마이니치신문은 9일 “이번 지방선거의 유일한 여야 대결이었던 홋카이도 지사 선거에서 신인을 입후보시켜 압승을 거두면서 스가 장관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자민당의 각 파벌 영수들이 지원한 후보들은 오사카부, 후쿠오카현, 시마네현 등 3개 부·현(광역자치단체) 지사 선거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스가 장관은 선거 다음날인 8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스즈키 나오미치(38) 전 유바리 시장이 홋카이도 지사에 당선된 것과 관련해 “전국 최연소 지사로서 민의를 폭넓게 반영하고 새로운 도정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스즈키 후보와 직접 만나 선거 지원을 약속했다. 선거 전날인 6일에는 홋카이도 삿포로시에서 정력적인 가두연설을 하기도 했다. 가나가와현이 지역구인 스가 장관은 이번에 현직 가나가와현 지사가 3선에 성공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반면 아베 총리가 속한 당내 최대 파벌 ‘호소다파’의 호소다 히로유키(75) 회장이 지원한 시마네현 지사 후보와 두번째 파벌인 ‘아소파’의 아소 다로(78) 부총리 겸 재무상이 지원한 후쿠오카현 지사 후보는 나란히 고배를 마셨다. 니카이 도시히로(80) 간사장이 밀었던 오사카부 지사와 오사카시 시장 후보들도 지역정당 ‘오사카 유신회’ 후보들에게 참패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스가 장관은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차기 총리를 향해 한층 강한 추진력을 얻게 됐다. 실제로 이날 산케이신문과 후지TV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스가 장관은 5.8%의 지지율로 전체 4위에 올랐다.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줄곧 관방장관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 1일 새연호 ‘레이와’(令和)를 발표하며 대중적인 위상이 한층 올라갔다. 스스로 “총리 자리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연호 발표 당시 모습이 연일 인터넷과 신문·방송에 나오며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1989년 현재의 연호 ‘헤이세이’(平成)를 발표한 오부치 게이조 당시 관방장관은 연호 발표를 계기로 주목을 받으면서 총리 자리에까지 오른 바 있다. 스가 장관도 앞으로 지지율이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포스트 아베’ 후보로 특히 주목받는 것은 다음달 있을 미국 방문이다. 그는 9~12일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회담하고 유엔 본부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호소할 계획이다. 그가 이제까지 좀처럼 해외 방문을 하지 않았었다는 점에서 ‘포스트 아베’ 행보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이임 대사 통해 문 대통령 압박하는 아베

    이임 대사 통해 문 대통령 압박하는 아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내 강제동원 배상 소송 및 위안부 문제 등과 관련, 한국 측의 적절한 대응을 8일 재차 요구했다. 이번에는 이임하는 주일 한국대사에게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이를 전달해 주기 바란다”며 사실상 문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압박했다. 일본 외무성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임을 앞둔 이수훈 주일 한국대사와 총리관저에서 만난 자리에서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표현) 문제’와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한일 간 현안에 대해 일본의 입장을 전달했다. 아베 총리는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요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이를 전달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 측이 기존 입장을 바꿔달라는 사실상의 압박이다. 일본의 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행위에 대해 반성하기는 커녕, 이 문제와 관련, 도리어 한국을 압박하려는 모양새이다. NHK는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총리가 악화하는 한일관계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한국 정부가 적절히 대응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 대사는 총리관저를 나오며 기자들에게 “이번 방문이 ‘이임 인사’였다”며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와 이 대사는 북한 문제에 관한 한일 간 연대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아베 총리는 최근 강원지역 산불 피해민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일본 외무성은 밝혔다. 이 대사는 2017년 10월 주일 대사로 취임했으며 후임으로 남관표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달 내정됐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일본, 이달부터 본격화된 ‘일하는 방식’ 개혁...현장은 혼란

    [특파원 생생리포트]일본, 이달부터 본격화된 ‘일하는 방식’ 개혁...현장은 혼란

    일본에서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법이 지난 1일 발효됐다. 과로사와 과로자살이 이어지고 있는 열악한 노동현장을 혁신하겠다며 아베 신조 총리가 정권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온 게 일하는방식 개혁이었다. 대기업은 이달부터 시작됐고, 중소기업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4월부터 적용된다. 5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노동정책을 관장하는 후생노동성은 지난해 6월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법률이 성립된 이후 전국에서 1만회 이상의 설명회를 열어 준비를 해왔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변화한 제도에 적응하지 못해 혼란이 나타나고 있다.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법의 발효로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은 ‘잔업 시간’의 규제다. 지금까지는 노사 합의만 이뤄지면 잔업시간에 전혀 제한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연간 720시간 이상의 잔업을 사원들에게 부담 지우면 기업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위반 기업에 대해 6개월 이상 징역 또는 30만엔(약 300만원) 이하의 벌급이 부과된다. 부득이한 경우에 한해 ‘1개월 100시간’, ‘2~6개월 월평균 80시간’의 범위 안에서 초과 잔업이 인정된다. 기업들은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노동자들은 잔업 축소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일본상공회소 등이 최근 약 3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잔업 규제와 관련해 대책을 세웠다거나 새롭게 규정을 마련한 곳은 전체의 46%로 절반도 되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수입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트위터 등 SNS에는 “잔업 규제가 이뤄지면 그 수당으로 밥먹고 살아온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되나”, “잔업 규제를 한다고 해서 국가에 무슨 득이 되나. 국민들의 소득을 줄이고 경기만 더욱 나빠지게 만들 뿐인데” 등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사이토 다로 닛세이기초연구소 경제조사실장은 “잔업 수당을 벌기 위한 무리한 근로는 금지되는 게 맞다”면서도 “경기가 좋을 때 매출 신장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잔업이 필요한데, 일률적으로 작업량을 줄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산케이에 말했다. 그는 “임금이 지불되지 않는 잔업을 없애는 것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생노동성은 모든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에 ‘일하는 방식 개혁추진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올해 예산 62억엔을 배정, 잔업 개선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하도록 했지만 노동자들의 소득 및 근로환경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일하는 방식 개혁의 현장 감시를 담당해야 하는 노동기준감독서는 가뜩이나 일손이 달리는 판에 잔업 규제 현장 조사에 따른 부담이 너무 크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상당수 기업들은 기존 사원들의 잔업을 줄이기 위해 파견사원 등 비정규직 및 고령자 고용을 서두르고 있다. 물류업체 일본통운은 지난 1일 파견직 임금을 인상, 정규직 수준으로 맞췄다. 파견업체 파소나그룹은 다른 기업에서 정년퇴직을 한 고령자들을 다시 고용하는 제도를 도입. 80명을 채용했다. 글·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씨줄날줄] 日 새 연호 ‘레이와’ 여진/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日 새 연호 ‘레이와’ 여진/황성기 논설위원

    일본에서 근무한 1990년대 후반 상당수 일본인은 출생 연도나 중요한 시기를 언급할 때 서력보다는 연호를 더 선호했던 기억이 있다. 1963년생이라면 쇼와 38년생이고 오사카만국박람회가 열렸던 1970년은 쇼와 45년, 이런 식이다. 일본인과의 대화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연호에 의한 연도는 외국인에게 진땀을 흘리게 한다. 쇼와 연도에 25를 더하면 서력의 뒤 두 자릿수가 되지만 일본말로 대화하면서 암산까지 하기란 쉽지 않다. 나루히토 왕세자가 일왕으로 즉위하는 5월 1일부터 일본의 연호는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바뀐다. 2019년생 아기 가운데 4월 30일 안으로 태어나면 헤이세이 31년생이지만 5월 1일부터는 레이와 1년생이 된다. 헌법상 상징으로만 존재하는 일왕인데도 서기 645년부터 1374년간 연호를 써온 일본에서 생활 곳곳과 행정 문서에 연호 사용은 건재하다. 교도통신의 지난 1, 2일 조사에서 일상생활이나 일을 할 때 서력과 새 연호 중 어느 쪽을 쓸지를 묻자 45.1%가 ‘양쪽을 다 쓰겠다’고 대답할 정도다. 새 연호 레이와에 일본은 들떠 있지만 여진도 적지 않다. 지금까지의 247개 연호가 중국 고전에서 빌려 온 것이라는 ‘반성’에서인지 일본 정부는 새 연호는 고전 ‘만요슈’(万葉集)에서 따왔다고 발표했다. ‘매화의 노래’ 서문에 나오는 ‘초봄 좋은 달이 뜨니 공기 맑고 바람은 부드럽다’(初春令月氣淑風和)가 그것이다. 하지만 고개를 젓는 전문가도 있다. 고지마 쓰요시 도쿄대 교수는 이 구절 자체가 4세기 중국 왕희지의 ‘난정서’(蘭亭序) 중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 평온한 기분이 된다’(惠風和暢)’는 부분과 겹친다고 지적한다. 고지마 교수는 “매화는 중국의 국화로 일본에 전해졌다”면서 “일본의 전통이 중국 문화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실증”이라고 말했다. 일본 국민은 영국인만큼이나 왕실을 좋아하는데도 새 연호 제정에 국민의 뜻은 반영되지 않았을뿐더라 아베 신조 총리의 정치에 이용됐다는 비판도 있다. 1979년 ‘연호법’이 만들어진 이후 연호 제정은 왕실에서 일본 정부로 넘어갔다. 지방지인 시나노마이니치신문은 4월 2일자 사설에서 “선정 과정이 비공개이고, 검증도 불가능하고, 주권자인 국민을 무시한 선정”이라면서 “연호는 총리의 사물(私物)이 아니며, 레이와를 총리가 대국민 메시지로 쓰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레이(令)는 명령, 호령, 칙령처럼 사람을 복종시키는 뜻으로 극우보수 아베답다”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일본인의 73.7%가 ‘호감을 갖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진은 오래갈 것 같지 않다. marry04@seoul.co.kr
  • 우경화 폭주하는 日...자위대원 해외 파견에 국회 승인 생략

    우경화 폭주하는 日...자위대원 해외 파견에 국회 승인 생략

    “부대 아닌 요원 파견, 정부 재량” 자위대 활동 확대 야심 노골화 야권 “정부, 자의적 해석” 반발 사상 최대 규모의 군비 지출을 이어 가고 있는 일본이 이번에는 국회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정부 결정만으로 자위대 요원을 해외에 보내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침략전쟁의 과거사를 희석시키고 ‘사실상의 군대’인 자위대의 활동 범위를 세계 곳곳으로 넓혀 가려는 아베 신조 정권의 본심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아베 1강’으로 대표되는 아베 신조 총리 독주체제 속에 국회를 무시하는 행태가 점차 노골화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3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활동 중인 ‘다국적군 감시단’(MFO)에 자위대원 2명을 파견하기로 의결했다. 이들은 오는 19일부터 11월 말까지 MFO 사령부에서 이집트군과 이스라엘군 사이의 연락조정을 맡게 된다.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은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국제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파견은 3년 전 성립된 안전보장관련법에서 규정한 ‘국제연계 평화안전 활동’의 첫 번째 사례다. 당시 일본 정부는 유엔 주도 평화유지활동(PKO)이 아니더라도 국제적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다른 기구의 활동에도 자위대가 참여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다. 일본 정부는 국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곧바로 파견 실무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안보관련법에 ‘자위대의 부대 등이 실시하는 국제연계 평화안전 활동은 국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MFO 사령부 요원은 법에 규정된 ‘부대 등’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국회 승인이 필요 없다는 주장인 것이다. 도쿄신문은 “법조문의 ‘부대 등’에 어떤 것이 포함되고 어떤 것이 포함되지 않는지를 (국회를 거치지 않고) 정부의 재량으로만 결정한 것”이라며 정부 판단을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안보관련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야권은 “자위대원이 수행할 해외 임무가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국회의 판단을 건너뛰고 정부가 자의적인 해석을 통해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아베 정권은 헌법에 ‘자위대’를 명시해 ‘전쟁 가능한 나라’로 만들기 위한 개헌을 임기 중 최대 역점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아베, 새 연호 설명하며 ‘자화자찬’ 연발…부적절 지적

    日아베, 새 연호 설명하며 ‘자화자찬’ 연발…부적절 지적

    지난 1일 일본의 차기 연호 ‘레이와’(令和)가 공표되고 20여분 후 아베 신조 총리가 도쿄 나가타초 관저에서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아베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일하는 방식 개혁’, ‘1억 총활약 사회’ 등 국회 답변에서나 들을 법한 자기 정책 관련 발언들을 연달아 입에 올렸다. 이를 보며 많은 일본 국민들은 “왜 연호를 발표하는 뜻깊은 날 아베 총리의 정책에 대해 들어야 하는 것이냐”며 반발했다.도쿄신문은 현재의 ‘헤이세이’(平成)가 공표됐던 1989년 1월에는 없었던 총리 기자회견과 이 과정에서 아베 총리가 보인 태도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비판의 목소리들을 2일 전했다.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모두발언에 해당하는 4분 20초의 연설에서는 엄숙한 태도를 유지했다. 레이와의 출전이 일본고전 ‘만요슈’에서 따온 것이고 어떤 의미에서 선정됐는지 등을 설명할 때에는 손을 앞에 가지런히 모으고 다소곳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기자들과 질의응답이 시작되자 태도가 돌변했다. 그는 “헤이세이 만큼 개혁이 요구됐던 시대는 없었다. 정치개혁, 행정개혁, 규제개혁이 요구됐다. (개혁에 대한) 저항세력이라는 말도 있었다. 헤이세이 시대의 개혁은 여러차례 커다란 논의를 불러 일으켰다”고 말했다. 헤이세이 시대 통틀어 7년 이상 총리로 재직해 온 자신의 정책들의 타당성을 강변한 것이다. 그는 특히 ‘일하는 방식 개혁’을 언급하며 “1억 총활약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면 일본의 미래는 밝다”며 ‘새로운 시대’를 역설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치평론가 아리마 하루미는 도쿄신문에 “아베 총리의 회견이 점점 자화자찬으로 흘렀다”며 “새 연호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저항세력’과 같은 단어를 비롯해 경사스런 자리에서 언급할 필요가 없는 말들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30년 전 헤이세이 공표 때 다케시타 노보루 총리는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다. 오부치 게이조 당시 관방장관이 다케시타 총리의 500자로 구성된 담화를 대신 읽는 것으로 끝났다. 아리마 평론가는 “다케시타 총리는 간결한 담화를 통해 국민 한사람 한사람에게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아베 총리의 정치적 견해가 전면으로 나온 데 대해 위화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종교평론가 오카도 오사무는 “연호는 순전히 의례적인 것으로, 연호의 선정이나 발표에 연관된 사람은 자기자신을 버리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여기에 사적인 생각을 개입시키면 불순하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패전 후 국왕이 (직접 통치를 하지 않는) ‘국가의 상징‘으로 변하면서 연호 결정권이 내각에 위임된 것임을 감안하면 연호 교체기에 총리의 자리에 있게 된 사람은 자신을 억제해야 하며 특정한 정책을 들고 나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나루히토 즉위 새달부터 ‘레이와’시대… 中 아닌 日고전 첫 인용

    나루히토 즉위 새달부터 ‘레이와’시대… 中 아닌 日고전 첫 인용

    아키히토의 ‘헤이세이’ 30년 만에 종료 아베 “봄 매화처럼 꽃피우는 일본 염원” 보수 세력 의식해 日 시가 문구서 따와 주민등록 관련 서류 등 일제히 변경 작업 오는 5월 1일 차기 나루히토(59) 일왕의 즉위에 맞춰 새롭게 바뀔 일본의 연호가 ‘레이와’(令和)로 결정됐다. 현 아키히토(86) 일왕의 ‘헤이세이’(平成) 시대는 그의 퇴위일인 4월 30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일본 정부는 1일 전문가 회의와 임시 각의(국무회의) 등을 잇따라 열고 나루히토 일왕 시대의 연호를 레이와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레이와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인 ‘만요슈’의 문구에서 인용한 것으로, 중국이 아닌 일본 문헌에서 연호가 채택된 것은 이번 248번째 연호가 처음이다. 레이와는 하나의 단어는 아니고 만요슈에 나오는 특정 문장에서 두 글자를 따다 붙인 것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레이와에는 ‘사람들이 아름답게 마음을 맞대면 문화가 태어나고 자란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구한 일본의 역사를 계승하면서 봄철에 화사하게 피어나는 매화처럼 일본인 모두가 내일을 향한 희망과 함께 꽃을 피워 나가자는 염원을 담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국문학, 한문학, 일본사, 동양사 등 4개 분야 전공 학자들에게 연호 후보의 제시를 의뢰한 뒤 이 중에서 최종적으로 레이와를 골랐다. 연호 결정 과정에서 보수세력은 “이번에야말로 일본 고전에서 따와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아베 총리는 이를 의식해 “중국뿐 아니라 일본의 고전도 포함시켜 검토해 달라”고 선정 작업 참여 인사들에게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히토 일왕은 2016년 8월 고령을 이유로 장남인 나루히토 왕세자에게 자리를 넘기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왕의 생전 퇴위는 제119대 고카쿠 이후 202년 만이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차기 연호의 공표 시점을 놓고 격론이 오갔다. 직전 히로히토 일왕(연호 ‘쇼와’)까지는 거의 모두 일왕의 사망에 따른 왕세자 계승이었기 때문에 발표 시점에 대한 고민이 필요 없었다. 아베 총리를 비롯한 정부 측은 “국민생활에 미칠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조기 확정을 추진했으나 보수 정계 인사 등은 차기 일왕이 즉위한 후에 공표할 것을 주장했다. 그 절충안으로 이번과 같은 ‘즉위 1개월 전 공표’가 결정됐다. 일본에서 연호는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 왕을 중심으로 하나의 시대를 구분 짓는 성격이 강해졌다. 한 명의 왕에 하나의 연호만 둔다는 뜻의 ‘일세일원’(一世一元) 원칙이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그전에는 재위기간 중이라도 천재지변이나 환란을 만나면 사회 분위기 쇄신을 위해 새 연호를 도입하는 등 교체가 잦았기 때문에 시대를 가르는 의미가 약했다. 일본은 645년 제36대 고토쿠 일왕의 ‘다이카’(大化)를 시작으로 중국에서 받아들인 이 제도를 1400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 본산인 중국에서조차 사라진 이 제도를 고수하는 데는 ‘천황(일왕)제’를 통해 국가적 구심점을 유지하려는 목적이 크다. 이날 아사히신문, 도쿄신문 등은 일제히 차기 연호 결정 소식을 호외로 발행했다. 총리관저 공식 트위터로도 중계된 동영상 시청자는 최대 46만명에 달했다. 도쿄 시부야의 대형 전광판 등을 통해 발표를 지켜보던 많은 시민들은 박수를 쳤고, 일부는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차기 연호 확정에 따라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은 1개월 동안 주민등록 정보 변경 등 다양한 행정 시스템 개편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달력, 도장 등 관련 업체들은 대목을 잡기 위해 당장 이날부터 레이와 연호가 들어간 제품의 생산을 시작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일본 새 연호 ‘레이와(令和)’…처음으로 일본 고전서 인용

    일본 새 연호 ‘레이와(令和)’…처음으로 일본 고전서 인용

    오는 5월 1일 즉위하는 나루히토(德仁·59) 새 일왕 시대를 가리킬 연호(年號)가 ‘레이와(令和)’로 결정됐다. 레이와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인 만요슈(万葉集)에 나오는 말이다. 일본이 서기 7세기에 연호제를 도입한 이후 중국 고전이 아닌 일본 고전에서 연호를 인용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일 나루히토 새 일왕 즉위를 한 달 앞두고 열린 임시 각의(국무회의)에서 헤이세이(平成) 이후의 연호로 레이와(令和)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기자회견에 나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만요슈는 우리나라의 풍부한 국민 문화와 오랜 전통을 상징하는 국서”라면서 “새 연호가 폭넓게 받아들여져 일본인의 생활 속에 뿌리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레이와에는 ‘사람들이 아름답게 마음을 맞대면 문화가 태어나고 자란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면서 “화사하게 피어나는 매화꽃처럼 일본인들이 내일을 향한 희망과 함께 꽃을 크게 피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새 연호 결정에 앞서 총리 관저에서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 등 9명이 참가한 전문가 회의를 열어 의견을 들었다. 아울러 중·참의원 의장단을 상대로도 의견을 청취했다.올해 12월 만 86세가 되는 아키히토 일왕은 2016년 8월 고령을 이유로 큰아들인 나루히토 왕세자에게 자리를 넘기고 생전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일본에서 ‘덴노’(天皇)로 불리는 일왕의 생전 퇴위는 1817년 고카쿠 일왕 이후 202년 만이다. 이후 일본 정부는 아키히토 일왕 연호인 헤이세이를 대체할 새 연호 제정 등 퇴위 준비 작업을 해왔다. 나루히토 새 일왕은 5월 1일 즉위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특파원 칼럼] 한국 언론은 중국 일대일로에 참여해야 할까/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한국 언론은 중국 일대일로에 참여해야 할까/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지난달 중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서 한국 언론에 중국 정부의 ‘신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 뉴스 네트워크 초청장을 보내면서 베이징 특파원들은 고민에 휩싸였다. 인민일보는 ‘일대일로 뉴스 네트워크’가 인민일보사를 포함한 전 세계 언론 기구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언론 간의 교류협력을 강화시키며 지혜를 모아 미디어산업이 직면하는 도전에 맞서고, 일대일로 건설을 추진하고자 마련된 포럼이라고 소개했지만,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은 알려 주지 않았다. 일대일로는 6년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고대 실크로드를 복원해 중국과 아시아, 유럽을 연결하자며 제안한 것으로 현재 123개 국가와 29개 국제기구가 참여 중이다. 일대일로 아래 항구, 도로, 철도, 다리 등이 건설됐지만 미국을 포함한 서유럽 국가들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아직 한국은 신북방·신남방 정책을 중국의 일대일로와 연계해야 한다고만 했지 협력 사업은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일본은 지난해 아베 신조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일대일로라는 이름은 빼고 제3국 협력이라는 명목으로 50여개의 사업을 결정했다. 일대일로는 도로, 항로 등 길을 닦는 인프라 건설이 주된 사업이지만 중국의 소프트파워 확대도 포함하고 있다. 일본은 아시아 최초로 아이돌을 키운 연예산업의 선진국답게 상하이에 연예인 양성 학교를 세워 이들을 일대일로 참여국에서 활동하게끔 한다는 것이 중일 제3국 협력사업 가운데 하나다. 일대일로가 중국 문화권력 확대 수단이라는 것은 매년 수십 명의 일대일로 참여국 언론인들을 베이징으로 데려와 운영하는 인턴 과정에서도 잘 드러난다.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기자 수십 명은 월세가 비싼 베이징 중심가의 외교관 전용 아파트에 머물며 국영 언론기관에서 수개월씩 연수를 받는다. 이번에 한국 언론에 참가를 요청한 ‘일대일로 뉴스 네트워크’의 목적도 마찬가지로 중국 언론의 영향력을 세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민일보를 포함한 중국 국영언론기관은 매년 수십억 위안을 써서 외국 언론기관을 사들이거나 외국인 기자를 채용하며 광고와 칼럼 지면을 사기도 한다. 중국 외교 수장인 양제츠 정치국원은 인민일보를 통해 이탈리아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처음으로 일대일로에 참여한 것을 비난하는 여론에 대해 “일대일로에 대한 객관성과 이해 부족 및 편견에 따른 판단착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일대일로는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지정학적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므로 아무도 배척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리랑카 함반토타 항구나 그리스 피레우스항을 중국 국영기업이 산 것처럼 경제난에 시달리는 국가를 ‘중국발 빚의 함정’에 빠뜨린다는 비판에는 “채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일대일로 협력 파트너를 위한 중국의 원칙은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해결한다는 것이며 절대 빚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중국은 초기에는 ‘일대일로 전략’이라고 불렀지만 최근에는 ‘비전’으로 용어를 바꿨다. 주변국과의 충돌을 피하고자 공격적이기보다 유연한 태도로 변화한 것이다. 오는 25일쯤 베이징에서는 제2회 일대일로 포럼이 열린다. 참가를 확정한 각국 대표는 40여명으로 중국의 전통적인 우방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훈센 캄보디아 총리 등이다. 한국 정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나 한국 언론과 마찬가지로 일대일로 초청장을 받았지만 참가를 두고 고심 중일 것이다. geo@seoul.co.kr
  • 일본 1일 오전 11시 30분 새로운 연호 발표...‘헤이세이’ 시대 종막

    일본 1일 오전 11시 30분 새로운 연호 발표...‘헤이세이’ 시대 종막

    현 아키히토 일왕 시대의 연호인 ‘헤이세이’(平成)를 이을 차기 연호가 1일 발표된다. 서기 연도 이외에 국왕의 대물림에 따라 연호를 바꾸는 거의 유일한 국가인 일본에서 다음 시대를 이을 명칭 공표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접고 새로운 장을 여는 매우 중요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진다.일본 정부는 1일 오전 임시 각의(국무회의)에서 차기 연호를 무엇으로 할지 최종 결정한 뒤 11시 30분 공식 발표한다. 내부 논의 끝에 30년 전 오부치 게이조 당시 관방장관이 했던 것처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정부 대변인)이 발표를 직접 담당한다. 이어 30분 후인 낮 12시 아베 신조 총리가 새 연호의 의의 등을 대국민 담화 형식으로 발표한다. 연호가 바뀌는 것은 오는 4월 30일 아키히토 일왕이 건강상 등 이유로 퇴위하고 다음날(5월 1일)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하는 데 따른 것이다. 일본은 왕이 바뀌면 연호도 교체한다. ‘헤이세이’는 현 아키히토 일왕이 1989년 1월 왕위에 오르면서 선포한 연호로 올해 ‘헤이세이 31년 4월 30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연호 공표를 앞두고 일본 사회의 관심은 이번에는 중국 고전에서 탈피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645년 첫 연호인 ‘다이카’(大化)로부터 ‘헤이세이’에 이르기까지 247개 연호 중 의미가 확인 가능한 것들의 출처는 모드 중국 고전이었다. 일본 정부는 국문학, 한문학, 일본사, 동양사 등 4개 분야의 학자들에게 연호 선정을 의뢰했다. 학자들이 각자 2~5개의 안을 제시하면 정부가 최종적으로 몇개 후보를 추려 각의에서 확정하는 방식이다. 아베 총리는 “중국뿐 아니라 일본의 고전도 포함시켜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를 둘러싼 의견은 갈리고 있다. 자민당 내 보수세력은 일본 고전에서 선정되기를 바라는 열망이 강하지만, 지금까지의 전통대로 하면 되지 굳이 일본의 고전에 얽매일 것은 없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이번 연호 공표 시점을 놓고 일본 정부 안에서는 상당한 격론이 오갔다. 직전 히로히토 일왕(연호 ‘쇼와’)까지는 거의 대부분 부친의 사망에 따른 아들의 계승이었기 때문에 발표 시점에 대한 고민이 필요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직접 시점을 정하는 것이어서 상황이 다르다. 아베 총리를 비롯한 정부측은 가급적 일찍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보수파들은 차기 일왕 즉위 이후에 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측은 “새 연호를 미리 공표함으로써 국민생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도였고, 보수파는 “한 명의 왕에게는 한 개의 연호만을 둔다는 이른바 ‘일세일원’(一世一元)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그 절충점으로 1개월 앞선 4월 1일로 확정됐다. 차기 연호가 공표되면 지방자치단체는 주민표(주민등록등본에 해당) 발행이나 연금 관련 절차 등에 쓰이는 정보시스템 변경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일본 정부는 이런 작업이 나루히토 왕세자 즉위 전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슈돌’ 페트리 아들 미꼬, 윌리엄-벤틀리와 만남 ‘귀요미들’

    ‘슈돌’ 페트리 아들 미꼬, 윌리엄-벤틀리와 만남 ‘귀요미들’

    ‘슈퍼맨이 돌아왔다’ 윌벤져스가 페트리 아들 미꼬와 만난다. 31일 방송되는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함께여서 눈부신 하루’라는 부제로 시청자를 찾아온다. 그 중 윌리엄-벤틀리 형제는 핀란드인 페트리 부자와 마주할 예정. 웃음이 가득한 윌벤져스의 하루가 시청자에게 특별한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윌벤져스에게 귀염둥이 동생이 미꼬가 찾아왔다. 최근 핀란드인 아빠 페트리와 함께 방송에 출연해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미꼬. 미꼬는 오목조목 앙증맞은 이목구비와 사랑스러운 웃음으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물론 윌벤져스의 마음을 훔쳤다고 한다. 그런 미꼬의 등장에 윌벤져스가 둠칫둠칫 춤을 추며 격한 환영회를 열어 큰 웃음을 선사했다는 후문이다. 공개된 사진 속 윌벤져스는 페트리 아들 미꼬의 등장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깜찍한 미꼬를 바라보는 윌벤져스가 귀여워 웃음이 새어나온다. 뿐만 아니라 형으로 거듭나 동생을 예뻐하는 꼬물이 벤틀리가 눈길을 사로잡기도. 무엇보다 벤틀리-미꼬 두 아이를 돌보고 있는 윌리엄이 시선을 강탈한다. 평소 동생 벤틀리에게 분유를 챙겨주고 먹여주는가 하면 꽁냥꽁냥 잘 놀아줬던 든든한 형 윌리엄. 그런 윌리엄이 벤틀리와 미꼬에게 동시에 분유를 먹여주는 어려운 스킬을 대방출, 프로 육아베이비에 등극했다. 한편,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31일 오후 6시 15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서울광장] 토착왜구가 애국자로 둔갑한 현대사의 비극/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토착왜구가 애국자로 둔갑한 현대사의 비극/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역사란 민족의 정체성을 이어 주는 뿌리다. 과거의 역사는 현재의 우리를 만들고, 과거와 현재가 모여 미래의 역사를 창조해 나가는 이치다. 단채 신채호의 말처럼 역사는 민족의 혼이자 뿌리인 까닭에 왜곡된 역사는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친일파’들이 자행한 근현대사의 역사 왜곡이다. 변신에 능하고 대세의 움직임에 민감한 이들 친일파는 해방 후 반공투사로 둔갑해 독립운동가들과 민족주의자들을 ‘빨갱이’로 탄압했다. 당시 해방 공간에서 숨죽이던 친일파들은 남한 사회에 몰아친 ‘빨갱이 타도’ 분위기에 편승해 출세 가도를 달렸다. 대표적인 예가 의열단을 이끌었던 약산 김원봉과 일제 악질 고등계 형사 노덕술의 사례다. 일제시대 친일파들의 민족 반역 행위를 조사·처벌하기 위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강제 해산된 이후 친일파들의 행동은 더욱 노골화됐다. 독립투사들이 치를 떨었던 노덕술은 당시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3개의 무공훈장을 받으며 완벽한 애국자로 둔갑했다. 이 즈음 해방 공간에서 몽양 여운형과 함께 좌우합작 운동에 앞장섰던 김원봉이 거꾸로 친일파들에게 조사를 받는 어쩌구니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임시정부에서 활약했던 정정화 여사의 ‘정강일기’에 당시 상황이 자세히 묘사돼 있다. “평생 조국 광복에 헌신했고 의열단의 의백이었던 그가 악질 왜경 출신자에게 조사를 받고 고문을 당했다. 약산은 사흘을 꼬박 울면서 ‘해방된 조국에서 왜놈 등살에 언제 죽을지 모른다’고 한탄을 했다.” 독립운동가 시절 단 한번도 잡히지 않았던 항일운동의 거두가 해방 후 악질 친일 경찰 출신에게 빨갱이로 몰려 고문을 당했다는 것 자체가 역사의 비극이다. 17세 여학생 유관순을 고문해 죽였던 정춘양(총독부 하급관리)이 해방 이후에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악질 친일파들을 모아 반공투사·애국자로 세탁해 준 인물이 바로 이승만이다. 역사의 비극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관동군 헌병교습소 출신인 김창룡을 보자. 만주국 헌병보조원 시절 만주 항일 조직 체포에 혁혁한 공을 세워 헌병 오장으로 특진했다. 해방 후 고향(함경남도 영흥)에서 일제에 협력한 전범(戰犯)으로 체포돼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이송 도중 탈출해 남한으로 온다. 공산주의 척결에 공을 세운 그는 이승만의 ‘양자’로 권력을 전횡하다가 1956년 군 반대파의 손에 처단되지만 장례식은 최초의 국군장으로 치러질 정도로 애국지사 대접을 받았다. 이승만이 직접 묘주명(墓主名)이 됐고, 묘비명은 친일 역사학자의 거두였던 이병도가 썼다. 이병도는 당시 묘비에 “아! 이런 변이 있을까. 나라의 큰 손실이구나. … 그 혼은 기리(길이) 호국의 신이 될 것”이라고 기술했다. 대표적인 식민사관론자인 이병도가 반공투사로 변신한 친일파 김창룡의 묘비명을 썼다는 것은 반공을 호신술로 삼은 친일파들의 변신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탐사보도 전문지인 뉴스타파에 따르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훈장과 포장을 받은 친일 인사는 총 222명에 달한다. 일제강점기 친일에 앞장섰던 인물들이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반공’을 내세워 훈장도 받고 애국자로 둔갑한 것이다. 친일파라는 말은 원래 1894년 갑오개혁 당시 일본이 만든 용어이고, 당시 조선에서는 토왜(土倭·토착왜구)라는 말이 널리 통용됐다. ‘친일파’는 사리사욕을 위해 일제 침략에 협조했거나 일제를 등에 업고 동족들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국권 탈환을 위한 독립운동을 방해한 자들을 총칭하는 말이다. 21세기 글로벌 시대 친일파 청산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일각의 주장도 있지만, 상황을 피상적으로 바라보는 단견에 가깝다.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친일파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것과 아직도 그 후손들이 여전히 주류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매국과 편법으로 쌓아 올린 부와 권력이 2대, 3대로 이어진 상황에서 사회 정의를 확립하고 민족 통합을 이룩하는 가치관 확립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박근혜·이명박 정권을 거치면서 공동체 존립의 대원칙인 ‘공정과 정의’가 무력화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일본 아베 정권의 군국주의를 지지하면서 한반도 냉전 해체를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청산되지 못한 친일파의 뿌리가 21세기 극우보수 세력의 온상이 됐다는 것 자체가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다. oilman@seoul.co.kr
  • [열린세상] 물가안정 목표제를 만든 목적이 어디에 있을까/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열린세상] 물가안정 목표제를 만든 목적이 어디에 있을까/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매주 금요일 오후 한국은행에서는 ‘경제강좌’가 열리는데, 내용이 워낙 좋아 필자는 주변에 참가할 것을 권하곤 한다. 특히 지난 2월 15일 강의에서 “명시적인 인플레이션 목표 수준(2%)을 제시함으로써 경제주체들의 인플레 기대를 안착시키기 위해 물가안정 목표제를 만들었다”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지난 2월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단 0.5% 상승했다. 이 대목에서 여러 의문이 제기된다. 물가안정 목표제를 운용한다면서 왜 한국은행은 지난해 금리를 인상했을까? 더 나아가 인플레이션 목표로 2%를 설정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첫째 의문을 푸는 데 최근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이 발간한 보고서 ‘미국 중앙은행이 물가안정 목표제를 채택하는 이유’가 많은 도움을 준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제임스 불러드 총재는 “인플레이션 목표는 단기간에 2%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뜻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에 도달하도록 설정한다는 뜻”이라고 지적한다. 쉽게 이야기해 예상하지 못한 외부 충격으로 인플레이션 수준이 일시적으로 목표 수준을 이탈했다고 해서 이에 대해 즉각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논리는 현재 한국은행의 입장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2017년 10월 이후 1년 반 가까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하회하고 있는데, 이를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참고로 2012년 이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단 한 차례도 2%선을 넘지 못했다. 둘째 의문에 대한 답은 더욱 복합적이다. 왜냐하면 각국 정부가 발표하는 소비자물가 수준이 사실은 꽤 과대 포장됐을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라고 발표됐더라도 실제 인플레 수준은 이에 못 미치고 또 나중에 하향 조정되는 일이 빈번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급격한 소비 패턴의 변화가 나타나면 이를 신속하게 물가에 반영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핸드폰 등 정보통신 분야의 경우 ‘동일 성능’을 가진 제품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2년마다 반도체의 성능이 두 배씩 개선된다는 이른바 ‘무어의 법칙’이 오랫동안 지속되기 때문인데, 이러다 보니 동일 성능을 가진 비교 대상 제품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가정용 컴퓨터로, 20년 전 쓰던 이른바 ‘386’ 컴퓨터는 골동품이 된 지 오래다. 이 결과 통계청이 소비 구조의 변화 등을 반영해 소비자물가를 역산할 때마다 과거의 물가가 하향 조정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진다. 따라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를 0%나 1%로 제시하면, 실제로는 마이너스 물가 상승률을 용인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디플레이션이 발생했을 때의 위험이 너무 크다는 것도 인플레이션 목표를 2% 혹은 그 이상으로 설정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1990년 이후 일본 사례에서 보듯 물가가 꾸준히 하락하고 또 가계나 기업 등 경제활동의 주체들이 물가 하락이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되면 경제가 오랫동안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왜냐하면 앞으로 물가가 계속 떨어질 것을 확신한다면 지금 당장 물건을 구입하기보다 충분히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기 때문이다. 2012년 말부터 아베 정부가 공격적인 통화공급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일본의 물가가 요지부동인 이유가 ‘디플레 기대’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 목표를 2% 혹은 그 이상 수준으로 설정하며, 또 디플레이션 압력이 가시화되지 않더라도 적극적인 통화 정책을 통해 이를 사전에 막으려 애쓴다. 이런 측면을 감안할 때 최근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5%까지 떨어진 것은 매우 위중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물론 2월의 지표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했고, 다시 반등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책 당국자들은 잠재적인 위험에 항상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만에 하나 디플레이션의 위험이 가시화될 때에는 신속하게 대응할 준비를 갖출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아베 스타일’ 교과서에 日내부에서도 비판 잇따라

    ‘아베 스타일’ 교과서에 日내부에서도 비판 잇따라

    대한민국 독도를 비롯해 센카쿠열도(중국과 분쟁), 쿠릴열도(러시아와 분쟁) 등의 영유권 주장을 대폭 강화한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가 지난 26일 정부 심의를 통과한 가운데 교과서의 일부 내용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외교정책 방향과 배치되거나 교육현장을 획일화시켜 시대 흐름에 역행할 것이라는 지적들이다.도쿄신문은 27일 일본 정부가 러시아와 ‘북방영토’(쿠릴열도 4개 섬에 대해 일본에서 부르는 명칭) 반환을 위한 협상을 벌이면서 ‘북방영토는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는 점을 적시하며, 이번 검정 교과서 내용은 정부 정책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문부성은 도쿄서적·니혼분쿄출판 교과서의 검정 과정에서 ‘아동이 오해할 수 있다’며 쿠릴열도를 ‘일본의 영토’라고만 표현하지 말고 ‘일본 고유의 영토’로 고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러시아와 벌이고 있는 쿠릴열도 반환 협상이 난항을 겪게 되자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고유영토’라는 말을 쓰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한 국회의원이 “북방영토는 일본 고유의 영토인가”라고 묻자 각의(국무회의)에서 “러시아 정부와 향후 교섭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답변을 삼가고자 한다”는 답변서를 채택했었다.우에야마 가즈오 고쿠가쿠인대 교수(일본근대사 전공)는 도쿄신문에 “영토 문제에서 자국 입장만 주입하면 어린이들에게 다른 나라에 대한 적개심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베 정권은 영토문제를 통해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북방영토와 관련한 교과서 표기의 모순에 대해 분명히 설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 검정교과서들이 전반적으로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심화 교육을 추구하는 ‘액티브 러닝’을 지향했다면서도 수업 내용 증가 등으로 외려 획일적인 교육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새 교과서 도입으로 수업의 내용이 크게 바뀌게 된다”며 “그러나 배우는 양이 증가하는데 내용까지 크게 바뀌면 시간 부족으로 오히려 과거와 같은 주입식 교육으로 돌아갈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미즈카 히로아키 오차노미즈여대 교수는 “액티브러닝을 도입하기 위한 노력이 많이 들어갔지만, 교육 내용을 이렇게까지 상세하게 다루면 틀에 박힌 수업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마이니치에 말했다.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국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에 대해 한국 정부가 항의한 것과 관련해 “확실히 반론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영토와 역사 등을 아동에게 바르게 이해시킬 수 있도록 교과서에 정확하게 기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중국과 한국 정부가 각각 입장을 전한 것에 대해 일본의 입장에 기초해 확실히 반론했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사설] 초등학생까지 ‘독도는 우리 땅’ 주입하는 일본 정부

    2020년 신학기부터 일본 초등학생들은 독도(일본명 다케시마)가 “일본의 고유 영토이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내용이 들어간 교과서로 공부하게 된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어제 교과서 검정심의회 총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3개 출판사의 초등학교 3~6학년용 사회과 교과서 12종에 대한 검정을 승인했다. 독도가 일본 영토이고 한국에 의해 불법 점거되고 있다는 왜곡된 역사를 초등학생에게까지 주입하려는 일본 정부의 의도에 분노하며 즉각 철회를 요구한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과거 독도를 ‘일본의 영토’라고 했다가 최근 ‘일본의 고유 영토’라 하는가 하면 새 학습지도요령에 따라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으며 한국에 반복해 항의하고 있다’는 기술을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넣고 있다. ‘한국=불법’의 이미지를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심으려는 일본의 시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심지어 6학년용 교과서에는 임진왜란에 대해 ‘국가를 통일한 히데요시가 중국을 정복하려고 조선에 대군을 보낸 것”이라고 침략 전쟁을 왜곡하고 있다. 일본 의도는 명백하다. 한일 역사에서 침략과 식민지배 등의 수치스러운 부분은 감추려는 수정주의 역사관을 교과서에까지 관철시키려는 것이다. 이런 역사관은 2012년 12월부터 장기 집권하고 있는 아베 신조 정권에서 더욱 강화돼 왔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교부는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외교부 대변인 성명도 발표해 강력히 규탄했다. 하지만 외교부의 대일 대응은 교과서 왜곡 때마다 보여 온 의례적인 항의나 성명 발표에 그쳐서는 안 된다.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이후 일본은 다각도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해마다 교과서 왜곡 사태가 발생하는데도 일본에 물렁하게 대응하니 이런 일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을 외교부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
  • 日 37년 전 ‘中 침략→ 진출’ 수정… 왜곡 첫발, 전문가 “독도 불법점령 항의 추가… 최고 수위”

    일본의 교과서 역사 왜곡은 1982년 문부성이 중국 ‘침략’을 ‘진출’로 수정하도록 지시한 것을 시작으로 37년간 지속됐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일본 정부가 승인한 초등학교 교과서의 수위가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동북아역사재단 홍성근 박사는 26일 “이번에 승인된 초등학생 사회과 교과서에는 독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로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표기한 뒤 한국의 불법 점령에 일본이 계속 항의하고 있다는 부분을 추가했다”며 “독도 부분은 그간 나온 초등학교 교과서 중 가장 수위가 높다”고 평가했다. 1982년 첫 일본의 교과서 왜곡 사례에 한국과 중국 정부가 시정을 요구했지만 일본은 1986년 고교 역사교과서에서 한일합병의 강제성을 부인하고 ‘일제의 억압’을 삭제하고 검정에 합격시켰다. 다만 이때는 한국 정부가 항의하자 수용했다. 2001년에는 8종의 일본 중학교용 교과서가 식민지통치은혜론 등의 역사 왜곡을 담은 채 무더기로 검정을 통과했다. 한국이 주일 한국 대사를 소환하는 한편 수정요구를 했지만 실질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05년에는 문부과학상이 독도의 일본 영토 명기를 처음으로 주장했다. 이후 2009년 초 일본은 고교 개정 학습지도요령에 독도 영유권을 넣으려다 정부 반발로 철회했지만 같은 해 12월 결국 입장을 반영했다. 2011년 중학교 교과서 17종이 검정을 통과했고 이 중 14종이 독도를 일본 영토로 기술했다. 아베 신조 내각이 들어선 2012년부터는 역사 왜곡이 더욱 심화됐다. 2014년 중·고교 학습지도요령에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는 주장이 들어갔고 같은 내용이 포함된 초등학교 5·6학년 사회 교과서 4종 모두 검정에서 합격 처리됐다. 또 2016년 검정을 통과한 35종의 고교 교과서 중 27종에 독도는 ‘일본 영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표현이 명시됐다. 2017년부터 독도와 중일 간 영토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명시하는 식으로 초·중·고 학습지도요령을 개정했다. 26일 독도 영유권 주장 내용이 실린 초등학교 4~6학년 사회과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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