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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물가비교] ‘아베노믹스 쇼크’ 장바구니물가 들썩…日서도 실질임금까지 줄어 지갑 닫아

    ‘잃어버린 20년’을 겪어온 일본은 오랜 기간 진행된 디플레이션 때문에 물가가 거의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아베 신조 정권이 추진하는 경제정책 ‘아베노믹스’의 영향으로 물가가 상승하기 시작하며 실질임금이 떨어지는 등 일본의 서민들은 고통을 겪고 있다. 디플레이션이 한창이던 2000년과 2014년 물가를 비교해 보면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일본 총무성 통계에 따르면 2000년 160엔(도쿄 기준)이던 지하철 기본요금은 2014년 170엔으로 14년 동안 10엔밖에 오르지 않았다. 같은 기간 시내버스 기본요금도 200엔에서 210엔으로 10엔 오르는 데 그쳤다. 택시 기본요금은 660엔에서 730엔으로 70엔 상승했고, 휘발유 ℓ당 가격(전국 평균)은 108엔에서 163엔으로 ℓ당 60엔 올랐다. 나라별 경제지표로도 활용되는 맥도날드 빅맥 햄버거(단품)의 경우 2000년 280엔에서 2014년에는 370엔으로 90엔 올랐다. 대학 등록금 역시 2000년 47만 8800엔(국립대 1년 수업료 기준)에서 2014년 53만 5800엔으로 5만 7000엔 상승했다.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품목도 있다. 쌀의 경우 2000년 3955엔(5㎏ 기준)이었던 것이 2014년에는 오히려 2177엔으로 대폭 하락했다. 영화 관람요금도 1262엔에서 1246엔(2013년 기준)으로 조금 내렸다. 물론 디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임금 역시 크게 오르지는 않았다. 대졸 평균 연봉의 경우 남성은 398만 1000엔에서 395만 4000엔으로 오히려 떨어졌고, 여성은 275만 8000엔에서 281만 3000엔으로 조금 올랐다. 그러나 2012년 12월 아베 총리가 집권한 뒤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양적 완화, 재정지출 확대, 엔화 약세 유지 등으로 물가상승률 2%를 실현하겠다는 ‘아베노믹스’ 정책을 추진하면서 잔잔하던 일본의 서민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가 양적 완화를 상쇄하기 위해 지난 4월 소비세를 5%에서 8%로 올리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살림은 어려워졌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 5일 발표한 9월 실질임금 지수(속보치)는 80.3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하락했다. 2013년 7월 이후 무려 1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오랫동안 변화가 없던 물가가 요동치는 반면에 임금은 그만큼 오르지 않아 서민들은 좀처럼 지갑을 여는 데 인색해지고 있는 것이다. 도쿄에서 7년째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대학원생 윤희리(26)씨는 “생필품은 어쩔 수 없지만 15만엔 정도 하는 노트북은 세금이 오르면서 비싸진 것 같아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면서 “주변 일본인들도 비싼 물건을 구입할 때는 주저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단독] ‘서울살이’ 도쿄보다 더 팍팍해졌다

    [단독] ‘서울살이’ 도쿄보다 더 팍팍해졌다

    14년 전인 2000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맥도날드의 빅맥 햄버거 한 개 가격은 3000원이었다. 하지만 2014년 현재는 그때보다 약 36% 오른 4100원을 줘야 사 먹을 수 있다. 빅맥 햄버거 한 개의 가격은 일본에서는 370엔, 지난달 평균 원·엔 환율로 환산하면 3633원으로 한국이 500원가량 비싸다. 대표적인 나라별 경제지표로 활용되는 빅맥 가격이 한·일 사이에 역전되면서 일본 도쿄가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도시’라는 타이틀을 서울로 넘겨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16일 서울신문이 한국과 일본의 쌀, 기름값, 교통요금 등 주요 품목의 2000년과 2014년 물가를 비교해본 결과 빅맥 햄버거 외에도 스타벅스 아메리카노(톨 사이즈), 코카콜라(1.5ℓ), 휘발유(1ℓ) 등 4개 품목 물가가 한국이 일본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만 오른 것은 아니다. 소득도 함께 올랐다.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GNI)은 2000년 3만 7259달러에서 2013년 4만 6140달러로 23% 상승했다. 반면 한국은 1만 1865달러에서 2만 6205달러로 120% 뛰었다. 상승률만 보면 일본보다 오름 폭이 훨씬 크다. 그럼에도 한국과 일본의 살림살이는 거꾸로 가고 있다. 일본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더 윤택한 것은 아베노믹스(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엔화 가치 하락이 한몫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0년 100엔당 원화로 평균 1048.92원이었다면 2014년 10월 982.7원으로 66.22원이나 떨어졌다. 소득이 올라도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임금 상승률(명목임금-소비자물가 상승분)은 낮은 상태다. 기획재정부가 박맹우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실질임금 상승률은 1.28%로 같은 기간의 연평균 경제성장률 3.24%의 절반을 밑돌았다. 경제가 성장한 만큼 가계소득이 늘지 않았다는 얘기다. 소득에 비해 생활비 부담이 큰 ‘고비용 사회’가 될수록 서민들의 삶이 더 어려워지고 사회적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가계지출 가운데 교육비는 1995년 월평균 11만 4967원에서 2013년 현재 31만 104원으로 169% 가까이 상승했다. 하지만 5인 이상 기업의 대졸 이상 월 급여 총액은 1995년 126만 3681원에서 2012년 현재 326만 4439원으로 158% 늘어 소득에 비해 교육비 지출이 컸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서울광장] 초이노믹스 4개월, ‘역시나’로 끝나나/김성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초이노믹스 4개월, ‘역시나’로 끝나나/김성수 논설위원

    지난 일요일밤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 인질범이 출동한 경찰관에게 요구한다. “집주인이 갑자기 전세금 2000만원을 올려 달라고 한다. 당장 2000만원을 달라.” 경찰관의 대답이 걸작이다. “2000만원 갖고 되겠느냐. 2년 있으면 또 오르고, 그리고 또 오르지 않겠느냐. 애들 대학 갈 때까지 걱정 없이 살려면 10억원은 있어야지.” ‘미친’ 전셋값이 개그 소재로까지 등장했다. 전세대란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7월 14일)한 이후 거의 빠짐없이 서울과 전국의 아파트 전세금은 치솟고 있다. 전세가율은 70%에 육박한다. 매매가 1억원짜리 아파트라면 전셋값이 7000만원이라는 얘기다. 최경환호 출범 이후 겪는 부작용이다. 원인은 단순하다. 수요공급의 원칙이다. 전세 물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 집주인들은 전세보증금으로는 이전의 이자 수입을 얻지 못한다.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서다. 결국 방법은 두 가지다. 전셋값을 대폭 올리든지 월세로 돌리는 것이다. 전셋값을 올리니 전세대출도 덩달아 눈덩이처럼 는다. 월세가 확산되면서 전세는 줄고 주거비 부담은 종전보다 훨씬 심해졌다. 전세를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산층 이하 서민들이다. 살림살이가 더 빠듯해졌다. 체감경기가 좋아질 리 없다. 초이노믹스(최 부총리의 경제정책)가 시작된 지 4개월이 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역시나’에 가깝다.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이다. 실세 부총리라 처음부터 기대가 너무 커서 실망감이 더 큰 것일 수는 있다. 국회가 경제활성화법안의 발목을 잡고 있는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이런 이유들이 사실일 수도 있지만 결국은 결과가 중요하다. 정부 곳간을 풀고 금리를 내리고 이전에 시도조차 겁냈던 부동산 규제까지 과감하게 풀면서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4개월 전과 비교할 때 우리 경제상황은 나아진 게 없다. 오히려 심각한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기대했던 경기부양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데 기업도, 가계도 돈을 틀어 쥐고 있어 투자도 내수도 다 바닥이다. 저성장, 저물가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일본식 장기불황에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진행형이다. 올 3분기 성장률은 0.9%로 올 들어 한번도 1% 이상 성장을 하지 못했다. 소비자 물가는 23개월째 2%를 밑돌고 있고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1%대의 저물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 하락 속에 경기가 침체되는 디플레이션 현상에 빠져드는 셈이다. 내수 부진 속에 수출마저 휘청거리고 있다. 강(强) 달러와 엔저(円低)의 틈바구니 속에 가뜩이나 중국의 추격에 힘겨워하는 현대자동차 등 국내 간판 수출기업들은 가격경쟁력을 잃고 있다. 나라 안팎의 악재가 겹쳐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 있는 상황이니 초이노믹스의 4개월 성적표는 실망스럽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한국이 일본의 ‘아베노믹스’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초이노믹스 중 최악은 ‘사내유보금 과세’로, 이는 재벌 문제를 다루는 데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초이노믹스는 이미 실패했으며 경제정책을 끝까지 책임지기 위해서라도 최 부총리는 2016년 선거(20대 총선)에 출마하지 말라고까지 요구하고 나설 정도다. 초이노믹스의 실패를 지금 얘기하는 건 성급할 수 있다. 하지만 일정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건 분명하다. 대내외적인 경제 여건도 한국이 저성장의 늪을 벗어나기 위해선 새롭게 ‘영점조준’을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돈을 풀어 단기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방법은 약발이 없음이 드러난 만큼 경제체질 강화와 구조개혁 등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쪽에 집중해야 한다. 규제를 완화해 국내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시켜야 한다. 의료와 교육 등 내수산업 위주인 서비스업의 불합리한 규제를 없애고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인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투명한 투자환경을 만들고 경직적인 노동시장도 개혁해야 한다. 신(新) 3저(저성장·저물가·엔저)에 맞서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골든타임’은 얼마 남아 있지 않다. sskim@seoul.co.kr
  • 최경환 부총리의 변화구

    최경환 부총리의 변화구

    땔감은 계속 쏟아붓는데 불길은 좀체 살아나지 않는다. 정부가 나라 곳간을 열고 금리를 내리고 부동산 규제까지 풀었지만 우리 경제는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내수·투자 부진의 4중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초이노믹스(최경환 부총리의 경제정책)의 약발이 다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제는 단기적인 경기부양에서 벗어나 좀 더 근본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는 올 들어 내년까지 46조원의 돈을 풀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연 2.0%)으로 끌어내렸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은 제로성장에 머물고 있다. 3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9%다. 기업 설비투자도 3분기에 다시 감소세(0.8%)로 돌아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경제학회장)는 9일 “단기 부양책은 더 이상의 추락을 막는 데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저성장의 늪에서 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공공부문 개혁과 서비스업 경쟁력 향상 등 구조개혁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줄곧 강조해 왔다. 최경환 경제팀에서도 정책 방향을 옮기려는 기류가 감지된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다음달 발표할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에서는 구조개혁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초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명시만 해 놓고 구체적인 진척을 보지 못했던 공공, 노동, 금융, 교육, 서비스 등 5대 분야 개혁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공기업의 해외 자원 개발 등 중복·유사 업무를 통폐합하고 기업 투자 및 사업구조 개편 등에 관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계에 봉착한 단기 부양책을 둘러싸고 비판이 높아지자 정부가 구조개혁으로 돌아선 것 같아 믿음이 가지 않긴 하지만 늦게나마 (구조개혁을) 하겠다는 것은 다행”이라며 “한꺼번에 개혁을 추진하다 보면 아무것도 못할 수 있는 만큼 우선순위 1, 2개 분야를 골라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도 엄청난 돈을 풀고 있지만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로 불리는 구조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해 경기회복이 한계에 부딪힌 점을 신 교수는 환기시켰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지금 우리 경제는 감기약을 찔끔찔끔 먹어 폐렴을 키우고 있는 형국”이라며 “국민의 심리 변화를 가져올 종합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아베노믹스 불씨… 日 새달 소비세 추가 인상 밀어붙일 듯

    일본은행의 ‘과감한 한 수’가 먹혀들고 있다. 지난달 31일 일본은행이 기습적인 추가 양적완화 방침을 발표한 뒤 엔화 가치는 떨어지고 주가는 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달 예상되는 소비세 재인상 결정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발표 후 첫 거래일이었던 4일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오전 9시 개장 직후 1만 7000대를 돌파했다. 2007년 이후 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닛케이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48.71포인트(2.73%) 상승한 1만 6862.47로 장을 마감했다. 엔·달러 환율 역시 이날 오후 3시 현재 113.30엔으로 전거래일보다 2.08엔 상승(엔화 약세)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한때 1달러에 114엔대에 거래되면서 6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이 양적완화 종료를 발표한 직후 일본이 내놓은 과감한 추가 양적완화 카드로 최근 시들한 모습을 보였던 아베노믹스는 회복의 불씨를 살린 모양새다. 이에 대해 일본 내부에서는 새달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비세 추가 인상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7.1%(연율)로 급락한 데 이어 3분기 GDP도 1~2%로 당초 전망보다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이면서 소비세 인상 연기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소비세 인상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일찌감치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여당 내부에서조차 소비세 인상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아베노믹스의 이론적 아버지인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명예교수도 “아베노믹스의 전진에 소비세 인상은 역풍이 된다. 소비세 인상을 1년 반 연기해야 한다는 혼다 에쓰로 내각관방참여의 의견에 동조한다”고 밝혔다고 NHK가 이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총리관저에서는 소비세 인상과 관련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집중 청취하는 ‘향후 경제 재정 동향에 대한 점검 회합’이 열렸다. 이날부터 5회에 나눠 각계 대표 등 40여명에게 소비세 인상 찬반과 경기 전망 등에 대해 들을 예정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뉴스 분석] 美 금리인상 검토·日선 돈풀기 가속… 한국 선택은

    [뉴스 분석] 美 금리인상 검토·日선 돈풀기 가속… 한국 선택은

    미국과 일본의 ‘불편한 동거’가 끝났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도’를 피해 ‘돈 풀기’ 호에 함께 몸을 실은 지 8년. 그동안 체력을 보충한 미국은 배에서 내릴 참이지만 일본은 땔감(돈)을 더 넣으며 가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출구전략을 선택하기에는 경기 침체의 골이 아직 깊다. 그렇다고 일본의 길을 따라가다가는 자본 이탈로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낀 신세에서 벗어나려면 구조 개혁과 중산층 복원 등 근본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한 데 이어 현재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위기가 거론되는 유럽이나 일본 등에 비해 경기 상황이 낫기 때문이다. 국제 금융권에서는 내년 6월 이후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일본은 지난달 31일 자산 매입 규모를 기존 60조~70조엔에서 80조엔까지 늘리는 추가 양적완화를 결정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1.8%로 고꾸라지는 등 활력을 잃은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에 또 한 방의 주사를 놓은 셈이다. 이로 인해 깊어지는 것은 우리 정부의 고민이다. 재정·통화 등 단기부양책 카드는 이미 거의 다 소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가시적인 효과는 아직 없다. 최경환 경제팀은 출범 직후 41조원 규모의 거시정책 패키지를 내놓았다. 금기(禁忌) 대상이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대출 규제까지 풀었다. 내년 예산도 20조원이나 늘려 잡았다. 하지만 3분기 성장률은 0.9%에 그쳤다. 이미 목표치를 내려잡은 올해 3.7% 성장은 물론 내년 4.0% 성장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정부 안에서는 당분간 확장적 재정정책을 이어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내년에 금리를 올리더라도 유럽 등은 기존의 위기대응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훨씬 높은 만큼 우리가 성급하게 미국의 길을 따라갈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금리 인상 등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 정책 당국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그만큼 세계 경제가 좋아질 수 있다는 신호”라면서 “지금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놔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추가 금리 인하에는 부정적이다. 최근 금리 인하 형국에서 한은은 ‘실물과 통화의 정책 조합’이라는 정부 논리에 끌려갔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한은이 금리 인상을 주도적으로 이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상조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급변에 휘둘리지 않도록 경제의 안전성을 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구조개혁 없이 단기 처방식의 경기 부양책만 고수해서는 곤란하다”면서 “소득재분배를 통해 내수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약발 떨어진 아베노믹스

    일본의 집권 자민당 내에서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3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내 소모임인 ‘아베노믹스를 성공시키는 모임’이 전날 개최한 회의에 의원 42명이 참가해 소비세 재인상을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2년 12월 아베 정권이 출범한 이후 주요 정책을 둘러싸고 자민당 내 반대의 움직임이 이처럼 분명히 나타난 것은 처음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지난 4월 소비세를 5%에서 8%로 올린 영향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내년 10월에 소비세율을 10%로 인상하게 되면 일본 경제가 급속히 후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새달 발표되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등을 보고 연말 재증세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지만 총리 주변에서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태다. 이날 회합에 참가한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 자문인 혼다 에츠로 내각관방참여는 “아베노믹스의 효과를 소비세 증세의 악영향이 상쇄하고 있는 와중에 다시 증세를 단행하는 것은 위험이 커서 2017년 4월까지 인상을 연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임의 회장인 야마모토 고조 중의원 의원은 “아베 총리가 판단을 잘못하지 않게 일본 경제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NHK는 전했다. 자민당 내에서 이처럼 반대 목소리가 분출되는 것은 최근 경기 지표가 악화되면서 정권 지지율의 기반이 되는 ‘아베노믹스’가 위기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일본의 실질경제성장률은 지난 4월 소비세 인상 전에 이뤄진 사재기 등의 여파로 연율 -7.1%까지 떨어졌으며 8월 소비지출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4.7% 감소해 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반복했다. 또 2014 회계연도의 상반기(4∼9월) 무역 적자는 4271억엔(약 53조 5101억원)으로 1979년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각부는 지난 21일 아베 정권 들어 처음으로 2개월 연속 경기판단을 하향 조정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중소기업 성장동력, 印尼·베트남 시장서 찾아야”

    “중소기업 성장동력, 印尼·베트남 시장서 찾아야”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9%를 구성하고 전체 일자리의 88%를 맡는 중소기업의 발전을 위한 회의가 열렸다. 2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서울신문 주최, 중소기업청과 IBK기업은행 후원으로 ‘중소기업살리기 SEC’(the Seoul-shinmun Economy Conference)가 개최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회째로 열리는 회의의 주제는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발전방안 모색’으로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 등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 ‘우리나라 기업생태계 건강성 평가와 중소기업 글로벌시장 창조의 과제’라는 제목으로 주제 발표를 한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겸 아시아 중소기업학회 회장은 “현재 중소기업은 내부적으로 중국의 등장에 대비한 차별화된 신제품 개발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외부적으로는 일본 아베노믹스(양적완화 정책)로부터 시작된 원·엔 환율 하락으로 일본 제조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회복해 한국 기업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아시아 지역에 기회가 있다고 제안했다. 매년 7% 이상 경제 성장을 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시아 국가는 투자는 투자 위험성이 크지만 성장 잠재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에 이 시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기존 수출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를 위해 팔릴 물건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영환 IBK경제연구소 소장은 ‘혁신중소기업을 위한 기술금융 활성화’라는 주제 발표에서 “우량 중소기업과 담보대출에 대한 금융 지원의 쏠림 현상은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모두 악영향을 준다”며 “중소기업의 핵심 경쟁력인 기술력 평가 인프라가 미흡해 신성장동력 발굴에 어려움이 있다”고 분석했다. 장 소장은 은행들이 기술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 등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기술평가 노하우를 쌓아서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해 그들에게 지원을 확대하는 방식의 기술금융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기업은행은 기술금융부의 조직을 4개팀 36명으로 확대했다. 또 거점점포 및 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현장 기술전문가 20명, 산학연 전문가 30명 등으로 구성된 기술평가 자문위원을 운영하고 있다. 장 소장은 “정부는 기술정보데이터베이스(TDB) 간 평가 노하우 공유를 지원해 기술평가 신뢰성 향상을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어떻게 왔나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어떻게 왔나

    1929년 시작된 대공황기에도 각국의 경제는 10년 이내에 침체 국면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거론되던 일본 경제의 갑작스러운 부진은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며 경제위기가 닥치거나 경기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때마다 언급되고 있다. 최근에는 유로지역에서 저물가와 저성장세가 지속되자 ‘유럽판 잃어버린 20년’에 진입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비슷한 산업구조 등으로 인해 일본 경제가 걸어온 길을 뒤따랐던 우리 경제도 최근 체감경기가 회복되지 않자 일본식 장기 불황의 덫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장기 불황의 원인을 알아야 일본처럼 장기 불황에 빠지는 사태를 미리 막을 수 있다. 일본에서 장기 불황은 1980년대 후반 형성된 거품 붕괴에서 시작됐다. 1980년대 들어 예금금리 자유화, 영업점 신설 규제 완화 등의 금융 자유화로 경쟁이 심화되고, 대기업이 자본과 회사채 발행을 늘림에 따라 수익원이 줄어든 은행들은 중소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담보대출을 경쟁적으로 확대했다. 이런 가운데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엔화 강세에 따른 수출 부진이 우려되자 일본은행은 경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1985년 1월 5%였던 정책금리를 1987년 2월까지 역대 최저 수준인 2.5%로 인하했다. 이와 같은 저금리 환경에서 기업들은 돈을 빌려 사업 규모를 확장하는 동시에 재테크에도 치중하면서 주가와 부동산가격이 상승했다. 이는 담보가치 상승 및 기업의 차입 여력 확대로 이어져 다시 자산가격이 오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거품이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 경영 효율보다는 사업 규모 확대에 주력하는 외형 중시의 기업 경영 행태가 만연하게 됐다. 자산가격이 상승하자 가계도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빠르게 늘려 나갔다. 이 결과 주가와 땅값 모두 1987년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1990년까지 3배 가까이 상승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자산가격은 거품을 우려한 일본 정책 당국이 1989년 5월 이후 급격한 금융긴축을 단행하고 1990년 3월 들어 부동산 관련 대출 총량규제를 시행함에 따라 붕괴됐다. 1990년 초 거의 4만 선까지 올랐던 닛케이주가는 1990년 10월 절반으로 하락했고, 1992년에는 1만 5000으로 떨어졌다. 땅값 또한 1989~1992년 50% 이상 떨어졌으며, 이후에도 2005년까지 하락세가 매년 계속됐다. 장기 침체의 단초가 된 과정은 1980년대 후반 붐(boom)에 따른 거품(bubble)이 붕괴(bust)되는 ‘3B’로 설명될 수 있다. 거품 붕괴 이후 일본 경제가 장기 불황에 진입하게 된 과정은 부실 부채 누적(debt) 및 이에 따른 기업과 은행들의 부채 및 대출 조정(deleveraging), 그리고 디플레이션(deflation) 등 ‘3D’로 요약할 수 있다. 1980년대 후반 거품기의 활황이 기초경제여건 개선에 따른 현상인 것으로 오판한 기업들은 앞다퉈 돈을 빌려 사업 확장에 나서 과잉 설비와 함께 과잉 부채에 직면했다. 과도한 부채를 해소할 필요성이 높아진 기업이 장기간에 걸쳐 채무 상환에 집중하면서 설비투자가 줄어들었고 가계소비도 자산가격 하락으로 재정 상태가 악화되면서 위축됐다.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부동산가격 하락 및 경기부진 지속으로 대규모 부실 대출을 떠안게 된 금융기관이 민간대출을 줄임에 따라 자금중개 기능이 위축되면서 실물경제도 동반 침체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내수부진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1999년 들어서는 소비자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물가가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해 현재 소비를 미래로 미뤘고, 기업은 소비 위축으로 이윤이 줄어 투자 의욕을 잃게 되면서 물가가 다시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에 빠져들었다. 일본 경제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거품이 형성돼 경제가 기초체력 이상으로 성장할 경우 그 폐해는 매우 크다. 그러나 세계 금융위기 시 비슷한 거품 붕괴를 경험한 미국과 영국 등이 1~2년 이내에 회복기에 재진입한 것에 비춰 볼 때 일본의 장기 불황은 거품 붕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거품 붕괴로 초래된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돼 디플레이션으로까지 이어진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하지만 정부를 비롯한 경제주체들이 거품 붕괴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과거 성공 신화에 매몰돼 과감한 구조조정 대신 거품을 초래한 기존 시스템에 안주한 데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인구 고령화라는 구조적 요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거품 붕괴 이후 일본의 정책 당국은 경제가 공급과잉임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 노력 없이 1990년대 중반까지 공공투자 확대, 금리 인하 등 수요를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전통적인 경기대응책만으로 일관해 불황의 조기 극복에 실패했다.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부실기업 및 사업을 정리하기보다는 공동 감산으로 대응하는 등 소극적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1990년대 초반에 공적자금 투입 및 금융부문 구조조정을 제때 과감하게 추진하지 못한 것도 부실 채권 문제를 심화시켰다. 경기부양책은 그 규모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았는데 이는 부채가 지나치게 많아 경제주체들이 소비나 투자보다는 부채 감축을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잦은 경기부양책은 국가채무 누적으로 구조조정 추진을 위한 재정 여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금융기관은 거품 붕괴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경기가 회복되면 기업의 경영 상태도 정상화돼 부실 부채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좀비 기업에 대출 상환을 연기하거나 추가 대출을 실시했다. 1995년 들어 심각성을 깨달은 금융기관이 신규 대출을 줄이기 시작했으나 뒤늦은 대응으로 부실 부채가 크게 누적돼 2000년대 중반까지 디레버리징을 진행해야 했다. 기업은 은행의 느슨한 신용심사 및 대출 확대 방침 속에서 긴박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비효율적인 생산설비 폐기 등의 생산성 제고 노력을 상당 기간 본격화하지 않아 과잉 상태가 2000년대 초반까지 지속됐다. 이 같은 좀비 기업의 지속 등으로 경제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1990년대 중반부터는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경제 활력이 크게 떨어지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2000년대 들어 실효성 있는 구조개혁 노력을 기울인 결과 장기 불황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던 일본 경제는 세계 금융위기와 대지진 여파로 다시 부진의 늪에 빠져들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대규모 양적 완화 정책과 함께 구조개혁이 주요 내용인 신성장전략을 축으로 하는 아베노믹스를 실시 중이다. 아베노믹스 실시 이후 일본 경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시장에선 아베노믹스의 성공 여부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런 논란의 근저에는 거품 붕괴 이후 일본 경제가 장기 불황에 진입한 근본 원인이었던 구조개혁의 지연이 이번에도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자리 잡고 있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으로 지핀 불을 구조개혁으로 지속하지 못한다면 나랏빚만 늘어나는 등 일본 경제의 대외신뢰도가 하락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플라자합의 1985년 9월 22일 미국 뉴욕에 있는 플라자 호텔에서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5개국(G5) 재무장관들이 미국에 대한 일본과 독일의 대규모 무역흑자를 시정하기 위해 합의한 내용이다. 이 모임에서 5개국은 미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대외불균형 축소를 위해 재정 및 통화정책을 공조해 나갈 것을 합의했다. 플라자합의 이후 2년 만에 엔화 가치는 2배 가까이 급등했다.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자본과 부채로 구성된 보유자산 중 부채 비중을 줄이는 현상이다. 기업의 경우 기업소득을 투자(자산매입 등)에 쓰지 않고 부채 상환에 쓴다. 은행은 예금 등으로 조달한 자금을 대출 등으로 운용한다는 측면에서 은행의 디레버리징은 부채 감소보다는 보유자산(대출자산)을 축소(대출자산 회수)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디레버리징은 경제주체들이 자산가격 하락, 투자수익성 하락 등을 예상할 때 나타난다. 디레버리징이 경제 전반에 걸쳐 발생하면 경기하락이 초래되고 이는 자산가격 및 투자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형성되기도 한다.
  • 日자금 국내 증시 ‘밀물’… 올 누적 순매수 1조 5770억원

    日자금 국내 증시 ‘밀물’… 올 누적 순매수 1조 5770억원

    아베노믹스의 영향으로 일본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올 들어 상장주식을 사들인 규모가 1조 6000억원에 육박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493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일본은 올 들어 지난 1~3월에는 각각 350억원, 2210억원, 2240억원 등으로 국내 상장주식을 순매도하다가 4월 550억원 ‘사자’ 우위로 돌아섰다. 이어 5월 4470억원, 6월 5000억원, 7월 5620억원 등으로 월간 순매수 규모가 5000억원 안팎이 유지됐다. 이에 따라 올해 누적 순매수액은 1조 5770억원이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연간 순매수 최대치는 2010년의 5280억원이었다. 엄청난 규모의 일본 자금이 국내 증시에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아베노믹스에 따라 돈풀기 정책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 주목했다.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돈을 빌려 일본 밖의 외화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본격화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1조 300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공적연금(GPIF)의 행보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GPIF가 포트폴리오(자산구성) 운용을 공격적으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GPIF가 신흥경제시장에 대한 투자비중을 1% 늘리면 한국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자금은 1조 9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시론] 경제살리기 급하지만 장기전 펼쳐야/오문석 LG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

    [시론] 경제살리기 급하지만 장기전 펼쳐야/오문석 LG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제 살리기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초반 분위기는 조성했지만 ‘최노믹스’가 넘어야 할 장애물은 한둘이 아니다. 우선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고 세계 경제도 미국을 제외하면 대부분 회복세가 미약하다. 여기에 200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설비투자 둔화, 신성장 사업 부진 등 공급 부문의 문제들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즉 노동과 자본을 결합해 경쟁력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공급 과정이 원활치 않은 것이다. 국내외 수요 부진과 공급 부문의 구조적 문제들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대로 앉아 있다가는 정말 일본과 같이 장기 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 내수 심리를 회복하기 위해 수요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적절한 순서였다. 경제는 생물과 같아서 성장하려는 거스를 수 없는 힘이 내재해 있다. 재정 확대와 금리 인하,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수요를 부추겨 경제 회복의 모멘텀을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러나 수요 확대 정책은 효과나 지속성 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미국은 2000년대 초중반 산업경쟁력 약화를 저금리로만 대응한 나머지 결국 부동산 거품 붕괴와 금융위기를 겪어야 했다. 일본의 아베노믹스도 강력한 수요 정책으로 성장률을 높이고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올해에는 소비세 인상 등의 여파로 약효가 떨어지고 있다. 현재 한국 경제의 침체가 단순한 수요 부족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증거는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예를 들어 청년 실업은 수요 부족으로 일자리 자체가 없다기보다 청년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기업의 능력이 모자라거나 벽에 막혀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아도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은 투자수익률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제조업 투자가 확대되면서 과거 우리 기업들의 강점인 신속한 설비투자만으로는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워졌다. 성장의 기회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지식과 기술을 다양하게 결합하고 활용해 선진 기업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업들에 국한되고 있다. 따라서 경제를 살리려면 장기간에 걸쳐 공급 부문의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은 기본이지만 이 시점에서 특히 시급한 것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투자와 고용을 늘려 나가는 것이다. 그동안 서비스업은 다소 방치됐던 일종의 금맥이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욕구가 커질수록 이에 필요한 서비스 상품에 대한 수요가 의료, 교육, 법률서비스, 관광,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사람과 기기, 기기와 기기가 서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도 새로운 서비스 수요를 예상케 한다. 이런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공급 부문의 막혀 있는 활로를 열어준다면 서비스 산업은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의 원천이 될 것이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통과가 중요한 이유다. 세부적으로 논란이 있겠지만 서비스산업을 경제 활성화의 주요 축으로 삼고 규제와 진입장벽을 제거해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취지는 살려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이 법이 시행되면 2020년까지 35만개의 청년 일자리가 창출되고 국내총생산도 1%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법 통과뿐 아니라 정부도 민간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과 조직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경제 활성화 노력이 결실을 얻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 나가는 정치적 리더십이 절실해졌다. 과거에도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이익집단들의 거센 저항에 막혀 별 진전을 보지 못했다. 개혁으로 피해를 보는 집단의 반대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끝까지 소통하고 끈질기게 설득하며 때로는 타협하며 나가는 방법밖에 없다. 당장 효과를 봐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문제 하나하나를 풀어가는 장기전을 펼쳐주길 바란다.
  • 아베 취임 후 첫 개각… 장기집권 시동

    아베 취임 후 첫 개각… 장기집권 시동

    아베(얼굴) 신조 일본 총리가 3일 개각을 단행했다. 2012년 12월 출범 이후 첫 개각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제2기 내각 구성을 발표했다. 각료 18명 중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생담당상, 오타 아키히로 국토교통상 등 핵심 각료 6명은 유임됐다. 정권을 안정시키고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해 장기 집권 체제를 확실히 다지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안보법제담당상 자리를 거부하며 아베 총리와 갈등을 빚은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간사장은 신설된 지방창생담당상으로 임명됐다.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딸로 자민당 간사장 후보로 거론됐던 오부치 유코 전 저출산담당상은 경제산업상에 기용됐다. 이 외에 총무상에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납치문제담당상에 야마타니 에리코 참의원이 새로 가세하는 등 여성 각료는 기존 2명에서 5명으로 늘었다.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때의 여성 각료 수와 같은 역대 최다 기록이다.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의 성장전략 일환으로 강조되는 여성 등용을 위한 상징적인 조치로 보인다. 자민당 내 강성 우익 정치인으로 꼽히는 다카이치 회장과 야마타니 참의원의 신규 진입과 시모무라 문부상의 연임으로 인해 내각의 우익적 색깔은 변함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이와 함께 자민당 간사장에 총재를 지낸 다니가키 사다카즈 법무상을 임명하고 정조회장에 이나다 도모미 행정개혁담당상, 총무회장에 니카이 도시히로 중의원 예산위원장, 선거대책위원장에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산업상을 기용하는 등 당 4역을 일괄 교체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물가상승률 21개월째 1%대… 디플레이션 우려

    물가상승률 21개월째 1%대… 디플레이션 우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개월째 2% 미만에 머물면서 일본식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하락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가 자칫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수 있다는 뜻이다. 2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2분기 평균 물가상승률은 1.6%다.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에도 모두 1.1%였다.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2012년 11월 1.6%를 기록한 이후 21개월째 1%대에서 맴돌고 있다. 1%대 물가가 이처럼 오랜 기간 이어진 것은 물가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아베노믹스’를 앞세워 경기 회복을 시도하고 있는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4분기 1.4%를 기록한 뒤 올 1분기 1.5%, 2분기 3.6%로 상승세다.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3분기 연속 한국을 앞서기는 1973년 3분기~1974년 1분기 이후 40년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내수 부진의 골이 깊어 물가상승률이 1%대 중후반 이상으로 오르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올해 물가상승률을 2.3%로 예상했다가 최근 1.8%로 하향 조정했다. 물가 상승률은 통상 2~3%는 유지해야 경제의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저물가가 장기간 지속되면 상품 가격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소비와 투자가 부진해지고, 자산가격 거품 붕괴까지 동반하면서 디플레이션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고질적인 수요 부족 등은 우리가 일본을 이미 닮아가고 있다”면서 “확장적 재정·통화 정책과 더불어 구조조정 등이 병행돼야 저성장의 골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씨줄날줄] 암초 만난 ‘최노믹스’/오승호 논설위원

    ‘아베노믹스’가 궁지에 몰린 듯하다. 양적완화와 재정정책 및 성장전략 등 3개의 화살로 대표되는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의 성과는 대내외적으로 적잖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아베노믹스 최대의 목표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탈출이다. 임금인상 등을 통한 내수 회복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률 2%를 달성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초기에는 금융지표들이 호조를 보이는 등 일본경제의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엔저에도 불구하고 수출 물량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가시적인 임금 인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재정건전성을 위해 지난 4월 소비세를 5%에서 8%로 인상한 것은 경제에 주름살이 되고 있다. 일본의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50%나 된다. 2분기 일본의 GDP 성장률은 -1.7%로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1분기(-1.8% ) 이후 가장 낮다. 2분기 성장률을 연율로 환산하면 -6.8%나 된다. 당초 계획대로 연말 추가 소비세 인상을 밀어붙일지는 관전 포인트다. 일본 지지통신이 지난 7~10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 4분의3은 추가 소비세 인상에 반대했다. 아베노믹스에 대한 국민 불신이 크다는 얘기다.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정책을 일컫는 ‘최노믹스’를 아베노믹스와 닮은꼴로 보는 이들도 있다. 아베 총리는 취임 초기 2년간 132조엔(약 1320조원)의 돈을 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은 아니지만 경제를 살리기 위해 41조원대를 투입한다. 최 부총리는 ‘저성장·저물가·자산가치 하락’은 경계심을 가져야 할 상황으로 본다. 성장률(2~3%) 절대 수준 자체는 일본과는 다르지만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든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기업소득이 가계로 흘러가게 해 내수를 살린다는 정책이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임금 인상을 많이 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등 가계소득 증대를 위해 ‘지도에 없는 길’을 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소비세를 올리면서 기업에 임금 인상을 독려했으나 가시적 성과는 보지 못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피치사는 최근 “실질 임금 감소가 지속되는 한 일본 경제는 잠재 성장률 정도의 성장도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국내 기업들이 임금 및 단체협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7월 노사분규는 6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건의 갑절을 웃돈다. 통상임금이 노사분규의 불씨가 되고 있어 걱정이다. 세월호 정국의 장기화로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는 안갯속이다. 노사 문제와 ‘식물국회’가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 경제관료 출신이자 3선 의원인 최 부총리가 뚝심으로 장애물을 극복하길 기대해 본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특파원 칼럼] 현해탄 너머의 ‘먹고사니즘’/김민희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현해탄 너머의 ‘먹고사니즘’/김민희 도쿄 특파원

    지난 수요일. 일본의 관청이 밀집한 가스미가세키를 걷고 있었다. 네모 반듯한 건물 사이로 ‘탈원전 텐트’라는 간판을 단 천막 하나가 빼꼼히 보였다. ‘센다이 원전을 가동하지 말라’고 휘갈겨 쓴 붓글씨에 분노가 서려 있었다. 그날은 마침 원자력규제위원회가 가고시마현에 있는 규슈전력 센다이원전의 안전대책이 새로운 규제 기준에 적합하다는 보고서 초안을 낸 날이었다. 동일본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원전이 재가동될 수 있는 첫 걸음을 뗀 것이었다. 텐트 앞에 앉아 있는 남자는 무슨 말을 할까. 호기심이 생겨 다가갔다. 원전 재가동뿐 아니라 집단적 자위권 행사, 무기수출 3원칙 폐기 등 아베 총리는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정책을 다 추진하고 있다고 그는 일갈했다. 아베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지지율의 배경에는 ‘아베노믹스’가 있다고 했다. 경제가 살아나서 자신들의 살림살이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모두들 아베 총리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만 살린다면 뭘 해도 좋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아베노믹스는 일부 돈 있는 사람들의 배를 불려주는 정책이니 ‘낙수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그의 말이 이어지는 30분 남짓 그 텐트를 방문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가 무력감을 느낄 법도 했다. 왕년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나서 ‘탈원전’을 외쳐도, 총리 관저 앞에 1만명이 모여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반대해도 아베 총리는 견고하다. 아베 총리의 뒤에는 말 없는 다수가 버티고 있는 탓이다. 그와 얘기를 나누면서 기시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국과 일본의 ‘먹고사니즘’은 닮은꼴을 하고 있었다. IMF위기를 기화로 빠르게 퍼진 한국의 양극화는 모든 이데올로기를 블랙홀처럼 먹어 삼킨 ‘먹고사니즘’을 탄생시켰다. 가뜩이나 교육, 육아처럼 국가가 할 일을 개인이나 가족이 대신 하는 것에 익숙한 한국의 문화에서 ‘먹고사니즘’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야만적인 룰을 더욱 깊숙이 체화시켰다. 공공선이나 인권 같은 모든 사회적 담론은 점점 빈약해지고, 중요한 잣대는 ‘나에게 손해가 되는지’가 돼 버렸다. 가혹한 노동환경에 시름하는 노동자도 사회적 안전망 밖에서 연명하는 사람들도 나와는 상관없는 이들이다. 만약 그런 이들이 나의 안녕에 손해를 끼치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 ‘먹고사니즘’의 신봉자들을 무조건 비난할 일도 아니다. 문제는 그들의 부박함이 아니라 그들을 그렇게 만든 한국 사회의 정치적 빈곤함이다. 1년 남짓 생활하면서 일본이 부러웠던 것은, 아직 한국처럼 각자도생·약육강식의 논리에 익숙해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20년간 계속된 디플레이션하에서 많이 무너졌다지만 ‘다함께 살자’는 일본의 공동체 의식은 아직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다. 도쿄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공사 현장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였다면 마네킹으로 대체했을 안전 요원이 일본에는 대여섯명이나 있다. 일본은 적은 봉급의 비정규직일지라도 가능한 일자리를 나누고 또 나눈다. 비용 절감이 사람보다 우선하지는 않는 것이다. 그랬던 일본도 이제는 변해가는 것일까. 조금 씁쓸해졌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다. 퇴근길의 직장인들은 바쁜 걸음으로 텐트를 지나치고 있었다. haru@seoul.co.kr
  • 확장적 재정정책 ‘쌍둥이’… 경제 맷집은 ‘천양지차’

    확장적 재정정책 ‘쌍둥이’… 경제 맷집은 ‘천양지차’

    “경기가 살아나고 심리가 살아날 때까지 거시정책을 과감하게 확장적으로 운용하겠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일 취임사에서 내놓은 포부다. 나라 곳간을 활짝 열어 경기 회복에 힘쓰겠다는 뜻이다. 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내걸었던 ‘아베노믹스’와 상당 부분 겹친다. 아베노믹스 역시 대규모 양적완화(돈 풀기) 등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일본 경제의 활력을 되찾겠다는 것이 목표다. 소비 여력의 확대를 통해 내수 부양을 꾀한다는 점도 같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초 체력만 놓고 보면 우리와 일본을 비교하기 어려운 만큼 재정건전성을 염두에 둔 거시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자칫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1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최 부총리가 취임사 등을 통해 밝힌 경기 활성화 방안은 재정지출 확대와 가계소득 증대, 경제체질 개선 등 세 가지다. 아베노믹스의 세 가지 축인 ▲무제한 양적완화를 통한 통화팽창 ▲공공부문 등 대규모 재정지출 확대 ▲신성장동력 강화 등과 상당히 겹친다. 최 부총리와 아베 총리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얼어붙은 경제 심리를 살리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경제 주체들의 무기력을 걷어치워야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베 총리 역시 “일본을 되찾자” 등의 일관된 성장지향 메시지를 내놨다. 이를 위해 아베 총리는 취임 직후인 2013년부터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찍겠다’는 무제한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있다. 지금도 매년 60조∼70조엔(약 600조∼700조원) 규모의 국채를 사들여 통화량을 늘리고 있다. 최 부총리 역시 이날 “하반기 문제는 재정보강으로 해결하고 (재정보강 정도는) 추경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수준의 양적완화는 아니지만 과거 균형재정을 강조하던 기재부 입장에서 벗어나 확장적인 재정 정책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이다. 가계소득 증대를 통한 소비 여력 회복을 중시한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최 부총리는 재계 등의 반발을 무릅쓰고 사내유보금 과세와 최저임금 상향 등을 통해 가계소득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아베 총리 역시 임금 인상을 위해 직접 재계를 찾아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과 우리나라의 기초체력은 다르다. 국가 부채만 보면 우리가 낫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40%다. 우리나라는 36.2%에 불과하다. 반면 ‘와타나베 부인’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막대한 해외투자와 제조 기술력 등은 우리와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일본의 순대외채권은 2013년 말 3조 1000억 달러로 세계 1위다. 일본 기업들이 수십 년간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밑천 삼아 전 세계에 투자한 결과다. 1~2년 뒤에야 다른 나라에서 받을 돈이 줄 돈보다 많은 순대외자산국이 되는 우리와는 처지가 다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출산 고령화 추세 등을 감안하면 우리는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확대 재정정책이 펼쳐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 경기조절용으로 재정을 무작정 확대하는 대신 중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방향에서 지출이 최소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금리인하 소수의견 낸 금통위원 누구?

    14개월간 이어지던 만장일치 기조를 깨고 이달에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낸 금융통화위원은 하성근 위원이 아니라 정해방 위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금통위는 6대1로 기준금리 동결(연 2.50%)을 결정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6월부터 금리를 동결해 왔지만 계속 만장일치였다. 소수의견이 나온 것은 지난해 5월 금리 인하 결정(반대 1명) 이후 14개월 만이다. 한 명의 금통위원이 이달에 금리 동결이 아닌, 인하를 주장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그 한 명으로 하 위원을 지목했다. 금통위 바로 전날 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우리도 아베노믹스 같은 큰 틀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 빌미가 됐다. 하 위원은 우리 경제를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시장은 이를 금리 인하 필요성으로 해석했고, 이달 금통위는 만장일치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빠르게 퍼졌다. 예측대로 만장일치가 깨지자 자연스럽게 하 위원을 지목한 것. 하지만 실제 소수의견을 낸 사람은 정 위원으로 전해졌다. 정 위원은 기획예산처에 오래 몸담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추천으로 금통위원이 됐다. 4대3 한 표 차이로 동결 결정이 났던 지난해 4월에도 인하를 주장해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경기 하방 리스크가 더 크다’면 응당 금리 인하가 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며 ‘소신’으로 보는 시각과, 정부 몫 금통위원으로서 ‘최경환 경제팀’과의 정책 공조를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이 교차한다. 이달 금통위 의사록은 오는 29일 공개된다. 의사록은 무기명 공개가 원칙이나, 소수의견은 반드시 실명을 밝혀야 한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열린세상] 아베노믹스의 정치경제학/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아베노믹스의 정치경제학/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한 지난 3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납북자 문제와 관련, 북한과 약속한 제재 해제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제 한반도는 다시 국제정치의 소용돌이 속에 말려들고 있다. 아베노믹스를 앞세운 아베 총리는 강한 일본의 회복을 지상 과제로 삼고 있다. 아베노믹스란 엔화의 양적완화를 통해 저금리 정책과 친기업 정책을 확산시켜 경기 부양을 도모하는 정책이다. 현재의 일본은 아베노믹스가 중장기적으로 일본 경제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달리 말하면 현재의 아베 내각은 중장기적 시각과 정책의 시계(視界)를 가질 여유가 없는 것이다. 이같이 아베노믹스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광범위한 보수세력을 결집하고 이들의 지지를 규합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게 됐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고노담화를 부관참시하는 작태는 일본 외교가 자기부정의 길을 걷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자기부정의 극치는 지난주 발표된 일본 헌법 9조의 재해석으로 자위대의 해외 파병을 합법화한 것이다. 북한이 일본 본토를 향해 쏘아대는 미사일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베 총리는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를 단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아베 총리의 자기부정 정책은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가속화해 나갈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일본 기업들의 군·산협력사업들은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일본 사회의 내부적 움직임은 아베 총리가 교체돼도 크게 변화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간 교역 규모가 지난해에는 2290억 달러에 도달했다. 시 주석의 방한으로 한·중의 자유무역협정 협상은 연내 타결을 목표로 가속화될 전망이다. 중국은 이번 시 주석의 방한을 통해 지난 5월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에서 내놓은 ‘아시아 신질서’의 첫 단추를 끼웠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오는 11월 중국에서 열릴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한국의 대폭적인 협조를 요구할 것이다. 시 주석의 방한으로 한·중 경제협력은 더욱 심화하겠지만 우리는 미·일동맹을 최우선시하는 미국의 동북아정책으로부터 점점 더 고립화될 우려가 있다. 만일 일본과 북한의 접근이 가속화돼 일본이 북한과 약속한 제재 해제를 단행해 나가면 미국도 이를 묵인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결과 중국-남한, 일본-북한의 구도가 고착화될수록 한·미 동맹은 상호모순 속의 동맹이 되고 말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국제 정치·경제의 현실을 우리나라의 숙명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중국과 일본·미국 사이에서 우리의 국가이익을 최대화하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새로운 동북아 국제경제 질서의 전개는 일련의 국제경제 정책 문제들에 대한 우리 정부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이 고심 끝에 가입의사를 밝힌 미국 중심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의 가입 전망도 먼저 가입한 일본의 입장이 소극적이기 때문에 불투명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선뜻 가입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당장 중국이 설립을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의 참여 문제가 미국의 반대로 벽에 부닥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북한과의 통일이 이뤄질 경우 AIIB가 북한의 사회간접자본 재구축에 투자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AIIB에의 참여를 전향적으로 판단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도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이 이와 같은 다국간투자은행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점을 미국에 대해서도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들 전부가 국제 정치경제 질서의 냉엄함과 엄중함을 잘 알고 있지만, 현재 한반도의 남북한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새로운 동북아 정치·경제 질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항로를 따라 움직이는 한 척의 배와 같다. 동북아 질서라는 험로를 따라 항해해야 하는 우리들의 배는 예정된 항로가 없기 때문에 함장, 조타수, 갑판원, 기관사 등 모든 구성원의 일치단결로 안전한 최선의 항로를 찾아나가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여야는 물론 우리 사회 구성원 전체의 지혜를 모아 이 난국을 타개해 나가야 한다.
  • [열린세상] 북·일 교섭의 전략적 함의/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북·일 교섭의 전략적 함의/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지난달 29일 동북아 정세에 돌발변수가 생겼다. 북한의 납치자 문제 재조사와 일본의 대북 독자제재 해제를 골자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북·일 교섭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다. 국제적인 대북 제재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아베 정권의 대북 독자 행보가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관심이 높다. 현재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본격 추진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고,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드레스덴 제안’에 대해서도 북한이 반발하는 등 남북관계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북·일 관계 진전은 우리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다. 우선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한·미·일 3국 간 대북 제재에 다소 차질을 줄 가능성마저 있다. 게다가 한·일이 대북 문제에 대한 협조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면 우리의 대북 정책에 대한 선택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아베 정권이 국제적인 제약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대북 교섭에 적극적인 이유는 최근 대북 강경 일변도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전환을 요구하는 일본 여론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납치 유가족이 대북 대화를 강하게 요구한 것이 아베의 대북 정책에 많은 영향을 준 것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납치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은 협조자이긴 하지만, 한·미는 핵과 미사일 문제에 관심이 집중돼 납치 문제는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일본 내 분위기도 한몫을 더했다. 이번 북·일 교섭은 무엇보다도 아베 총리의 정치적인 행보와 연관돼 있다. 작년 5월 이지마 내각 참여의 북한 방문에서도 그랬듯이 납치 문제의 해결은 아베 정권의 장기 집권 프로젝트와 연관돼 있다. 정치가 아베 신조는 납치 문제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장하면서 국민적인 인기와 주목을 받았다. 그 결과 총리까지 될 수 있었다. 이번 북·일 합의도 북한이 납치 문제의 재조사를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아베 총리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내년 가을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둔 아베 총리로서는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북·일 정상회담의 성사는 중요하다. 따라서 이번 북·일 합의는 일본의 경기 부진과 아베노믹스에 대한 실망을 납치문제 해결로 만회하려는 아베의 정치적인 포석이 깔려 있다. 앞으로 아베 총리는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타협에 더욱더 적극적일 것이다. 이전 정권과 다른 점은 대북 정책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 민주당 정권 시절 노다 총리도 납치문제 해결을 정권 연장의 수단으로 보았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 내부의 경쟁과 외무성의 견제로 노다 정권은 대북 정책에서 성과를 낼 수가 없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아베 총리는 민주당 정권과는 달리 대북 라인을 단일화하고 납치 문제를 정권의 최우선 순위 어젠다로 설정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북 정책에서 국제적인 공조보다는 아베 정권의 어젠다가 우선될 가능성도 있어 한·미·일 공조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일본의 북·일 교섭은 아베 정권의 독자외교 실현이라는 점에서 한국과 다른 전략적인 이익을 가질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전후 체제의 탈각’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우파 정치가다. 역설적으로 그가 택한 현실적인 대안은 미·일 동맹을 적극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베는 항상 미·중 관계의 타협을 우려하면서 일본 외교의 선택지를 넓혀가고자 했다. 그 예로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 러시아, 호주와의 관계를 긴밀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납치문제도 미국이 핵문제나 미사일 문제와는 달리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 일본이 독자 외교를 개척하려 한 것이다. 이번 북·일 교섭은 한반도에 대한 ‘두 개의 한국’(Two Korea) 정책을 실현하면서 한국에 대한 영향력을 견지하려는 전략적인 의도도 포함돼 있다. 한·일관계의 악화에 대해 북한 카드를 들고 나옴으로써 한국에 대한 견제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유사상태에서 일본의 한반도에 대한 개입 근거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번 북·일 교섭의 진전은 우리에게 일본과의 관계에서 더욱더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겨줬다. 지금까지 북한 문제에 대한 한·일의 공통 대응이 당연시되었다면 이제는 북한 문제에 대해 한·일이 전략적인 인식을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日·러 등 6개국 신용등급 강등될 듯

    일본·러시아 등 6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무디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피치 등 3대 국제신용평가사의 최근 전망을 분석한 결과, 두 곳 이상에서 ‘부정적’ 전망을 받은 국가가 6개국으로 집계됐다. 6개국은 일본, 러시아, 우크라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아르헨티나다. 부정적 전망을 받으면 앞으로 일정 기간 안에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통상 33% 이상이다. 일본은 S&P와 피치에서 부정적 전망을 받았다. S&P는 일본 정부의 막대한 부채를 가장 우려했다. 피치도 아베노믹스(아베 정권의 경제정책)의 성공 가능성이 확실치 않다는 점을 우려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 발목이 잡혔다. S&P는 이미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지난 25일 ‘BBB-’로 강등했다. 지금의 자본 유출 사태가 우크라이나 문제로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추가 강등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우크라이나는 3사 모두에서 부정적 전망을 받아 향후 강등이 유력시된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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