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아바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성명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약사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사의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정리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804
  • 또 다른 석방자 미스터리맨은 암호 해독의 달인 CIA 요원

    또 다른 석방자 미스터리맨은 암호 해독의 달인 CIA 요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를 선언하면서 “우리에게 가장 소중했던 정보요원 한 명이 풀려난다”고 말했다. 언론들은 간첩 혐의로 5년간 복역해 온 앨런 그로스 외에 또 다른 석방자를 ‘미스터리 맨’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미국 국방정보국(DIA)에서 쿠바대응팀장을 맡았던 크리스 시먼스는 단번에 그가 롤랜도 샤라프 트루히요(51)라는 것을 알았다. 시먼스는 18일 뉴스위크에 “나는 쿠바 감옥에 갇힌 미국인을 한 명도 빼놓지 않고 모두 알고 있다”면서 “대통령 연설을 듣는 순간 트루히요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에 트루히요는 보석 같은 존재였다. 쿠바 기무부대 중령 출신인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트루히요도 아바나대학을 졸업한 뒤 쿠바 정보부에서 중위로 근무했다. CIA에 포섭돼 미국 스파이로 활동한 그는 암호 해독에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쿠바 스파이들과 쿠바 정보부 사이에서 오간 암호는 대부분 그가 해독했다. 트루히요 덕택에 CIA는 DIA, 국무부 등에서 암약하던 스파이들을 체포할 수 있었다. 특히 스파이 조직 ‘쿠반 파이브’를 일망타진하는 데 트루히요의 정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트루히요는 1995년 쿠바에서 검거돼 19년 동안 감옥에 있었다. 피델 카스트로 휘하의 혁명군인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이날 AP 통신에 “내 아들이 조국을 배신했지만 아들을 버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미국이 풀어준 쿠바 스파이 3명은 ‘쿠반 파이브’ 요원 중 마지막까지 미국에 감금됐던 이들이다. 미국과 쿠바 역사에 기록될 ‘3대2 스파이 맞교환’의 중심에는 트루히요가 있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눈으로 본 것만 믿을 것”

    17일 오전 8시 45분(현지 시각) 쿠바의 아바나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 안에서 한 사내가 일어서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수척한 모습의 사내는 오른쪽 눈으로 아무것도 볼 수 없었고, 치아도 5개나 빠져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했다. 몸무게가 45㎏이나 줄었지만 심한 무릎 통증으로 걷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다. 그는 “나는 직접 눈으로 보는 것만 믿을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스라엘과 미 오리건주에 사는 두 딸에게 전화를 걸어 “난 이제 자유”라고 절규했다. 오랜 구금이 가져온 극도의 불안을 대변하는 듯했다. 미국 공영방송 NPR는 쿠바 교도소에서 5년 넘게 수감됐다가 이날 전격 석방된 미국인 앨런 그로스(65)의 소식을 이렇게 전했다. 미 국무부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의 하도급업체 직원이던 그로스는 2009년 12월 3일 쿠바 아바나에서 현지 유대인 단체에 불법 인터넷 장비를 설치하려 했다는 혐의로 체포된 뒤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왔다. 그로스는 미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꿈에 그리던 부인 주디와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귀국 기자회견에선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는 교훈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악을 악으로 대한다고 선이 되는 건 아니다. 두 나라가 상호 적대적인 정책을 뛰어넘을 수 있게 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면서 “비록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지만 쿠바인들은 친절하고 관대하며 재능이 있다. 그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보면 가슴 아프다”고 강조했다. 그로스의 한 측근은 귀국행 비행기 안에서 그로스가 오바마 대통령의 축하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 발표 직후 국제개발처의 라지브 샤 처장이 성명을 통해 내년 2월 사임을 하겠다고 밝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0년 부임한 샤 처장은 성명에서 “마음이 좀 복잡하다”고 말했으나 사의를 표명하게 된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샤 처장 재임 기간 국제개발처는 쿠바 정부를 전복시킬 목적으로 ‘쿠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아바나와 애니깽/정기홍 논설위원

    1997년 카리브해에 위치한 쿠바를 방문한 기억은 상반된다. 체류 기간 동안 수도 아바나의 이국적이고 자유분방함에 흠뻑 취했고, 한편으로 우리의 슬픈 이민 역사를 간직한 ‘애니깽’(멕시코·쿠바 이민 1세대)과의 소중한 만남도 있었다. 우리와 비수교국임에도 건물마다 내걸린 쿠바 혁명가인 체 게바라의 사진을 배경으로 달리는 중고 엑셀 승용차를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비공식으로 이웃 파나마를 통해 들여온다고 들었다.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은 많이 달라졌을 정취들이다. 아바나공항의 입국 심사는 까다로웠다. 자본주의 서적은 철저하게 추려 냈고 미국풍의 의상과 소지품은 압수됐다. 수속을 끝내면 상황은 달라진다. 문 밖을 나서면 밤낮 없이 춤과 노래가 있는 곳이다. 시가의 나라이기 때문이겠지만 담배 연기가 자욱한 호텔 클럽에서 미녀들이 추는 살사춤은 눈을 떼지 못할 만큼 매혹적이다. 뱀이 움직이는 유연함이랄까. 전국의 관광특별구역에 있는 오픈식 나이트클럽에는 미녀와 관광객이 뒤섞여 자본주의 국가와 다를 게 하나도 없었다. 유혹도 당연히 많다. 관광 가이드가 “매춘 요구에 홀리지 마라”고 다짐을 줄 정도다. 헤밍웨이의 단골 술집인 ‘라 보데기타 델 메데오’는 좁은 공간이지만 쿠바가 주는 또 다른 이국 정서다. 쿠바는 이처럼 ‘정열과 유혹’의 나라다. 스페인풍의 건물에 카리브 해변의 풍광, 구릿빛 여성의 살사댄스는 가히 최상의 볼거리다.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로 상징되는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자존을 지키며 ‘카리브해의 보석’ 값어치를 톡톡히 한다. 미국이 1961년 외교를 단절한 지 53년 만에 쿠바에 빗장을 풀었다. 낡은 보트와 고무 튜브에 의지한 채 미국 플로리다로 건너간 보트피플의 애절한 역사도 뒤로했다. 쿠바가 단번에 개방한 것은 아니다. 혁명 정부를 세웠던 피델 카스트로가 1994년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개방정책을 선언한 뒤 관광으로 외화를 벌어들이면서 근근이 국가 경제를 지탱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쿠바의 개방 소식에 외벽이 허물어진 채 방치돼 있던 구(舊)아바나 시가지의 스페인풍 건물들을 떠올린다. 하루빨리 재건돼야 할 것 같다. 멕시코에서 쿠바로 넘어와 근 100년을 살고 있는 1000명 남짓한 애니깽은 개방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까. 지난 세월의 두께만큼이나 조국에 대한 감각이 무뎌졌을지 모른다. 3~4세대들은 한국어를 아는 이가 별로 없다고 한다. 하지만 방문 당시 1세대 애니깽 할머니는 “한국 소식도 잘 안다”고 말했다. 사탕수수 농장에서의 고단한 삶에도 독립운동 자금까지 댔던 그들이다. 우리 정부도 쿠바의 개방에 맞춰 이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미·쿠바 국교정상화] 美 목젖에 걸린 ‘냉전 가시’ 빼내… 북미 경제 활성화 촉매제

    [미·쿠바 국교정상화] 美 목젖에 걸린 ‘냉전 가시’ 빼내… 북미 경제 활성화 촉매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전격 발표한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추진 방안에는 53년 전인 1961년 공산정부가 들어선 쿠바와 국교를 단절한 뒤 이뤄진 모든 ‘냉전적 유물’을 청산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특히 쿠바 수도 아바나에 미국대사관을 재개설하고 여행·수출입 등을 확대하며 쿠바를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외교·경제적 제한을 해제하고 상호 교류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이날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통화로 양국 관계 정상화를 논의했다”며 “서로가 견지하는 원칙을 하나도 저버리지 않은 토대에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대화를 통해 차이점을 풀어 나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의 성명 발표에 앞서 쿠바는 2009년 체포돼 수감 중인 미국인 앨런 그로스를 석방했으며, 미국은 1998년 플로리다에서 첩보 활동을 한 죄로 투옥된 쿠바인 정보 요원 3명을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국교 정상화에 앞서 그동안 걸림돌로 작용했던 포로 교환이 이뤄지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선 수개월 내에 쿠바 수도 아바나에 미 대사관을 재개설해 양국 정부의 고위급 교류와 방문을 담당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로베르타 제이컵슨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가 이끄는 대표단이 내년 1월 아바나를 방문해 쿠바 측과 이민 관련 대화에 착수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 쿠바의 테러지원국 해제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으며, 국무부는 곧바로 검토에 착수했다. 재무부와 상무부는 쿠바 여행과 송금 등에 관련한 규제를 개정한다. 가족 방문이나 공무 출장, 취재, 전문 연구, 교육, 종교, 인도적 지원 등 미 정부가 인정하는 12개 분야에서 출입국 허가증을 받은 미국인은 쿠바를 방문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기업과 민간 분야의 여행은 당분간 규제가 유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연간 500달러(약 55만원)로 제한된 기부성 송금 한도도 2000달러로 인상된다. 쿠바 방문 허가를 받은 미국인은 400달러 상당의 물품을 수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중 담배와 주류는 모두 합쳐 100달러 이내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와 함께 미 기관들이 쿠바 금융기관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미 국영 또는 공기업들이 제3국에서 쿠바인들과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국교 정상화 추진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조만간 쿠바를 공식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은 내년 4월 파나마에서 열리는 미주기구(OAS) 정상회의에서 만날 예정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2014 영화계, 빈부 격차 커진 스크린

    2014 영화계, 빈부 격차 커진 스크린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한 해였다. 천만 영화가 3편이나 탄생하며 한국 영화의 양적 성장은 계속됐다. 하지만 대작 상업 영화로의 쏠림 현상이 이어져 ‘부익부 빈익빈’은 심화됐다. 충무로의 ‘남풍’(男風)은 더욱 거셌고 예상을 깬 흥행작도 줄 이었다. 2014년 영화계는 무려 3편의 천만 영화를 내놓으며 식지 않는 영화 열기를 확인한 한 해였다. 1월 ‘변호인’이 새해 첫 1000만 영화 신호탄을 쏜 데 이어 2월에는 ‘겨울왕국’이 애니메이션 영화 사상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여름에는 관객 1761만명을 동원한 ‘명량’이 ‘아바타’의 아성을 깨고 역대 국내 영화 1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상반기에 세월호 참사 등으로 관객이 급감하던 영화계는 100억원대 대작이 혈투를 벌인 여름시장에서 활기를 되찾았다. 하반기에는 어려운 과학영화라는 선입견을 깨고 관객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 ‘인터스텔라’가 9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극장가 흥행을 견인했다. 연말까지는 3년 연속 한국 영화 관객 1억명을 돌파하고 2년 연속 총관객 2억명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적인 성장은 눈부셨지만 지난해보다 다양성은 눈에 띄게 줄었다.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한 할리우드 외화가 올해 흥행 10위 중에 5편이나 들었고 한국 영화 역시 ‘수상한 그녀’를 제외하면 모두 제작비 100억원 이상의 대작들이 톱 10을 차지했다. VOD, IPTV 시장의 확대는 대형 스크린에서 감상할 대작에 대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한국 영화가 흥행 10위권에 9개나 들면서 다양한 장르의 한국 영화가 사랑받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300만~400만 관객 안팎의 ‘중박 영화’가 사라지면서 양극화가 더욱 심해졌다. 그나마 상반기에 ‘신의 한 수’(356만명), ‘끝까지 간다’(344만명) 정도가 체면을 살렸을 뿐 하반기에 300만명을 넘긴 한국 영화는 ‘타짜2’(401만명)가 유일하다. 대작들 틈바구니에서 뜻밖의 ‘홈런’을 친 경우도 있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77만명)은 올해 아트버스터 열풍을 주도하며 인기를 끌었고 잔잔한 음악 영화 ‘비긴 어게인’(342만명)은 한국 시장에서 유독 이례적인 흥행 행보를 보였다. 올해도 가뭄에 단비 같은 독립영화들은 있었다. ‘한공주’는 예술성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고 ‘인터스텔라’의 독주를 제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하반기 파란의 주역이 됐다. 올해도 스크린의 남자 배우 강세 현상은 여전했다. 최민식은 한국 영화 ‘명량’과 할리우드 외화 ‘루시’로 쌍끌이 흥행을 이끌며 티켓 파워를 입증했고 정우성은 ‘신의 한 수’와 ‘마담 뺑덕’ 등에서 연이어 주연하며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해적’에서 찰떡 호흡을 보여준 김남길과 유해진은 영화 흥행의 1등 공신이 됐다. 영화 ‘인간 중독’에 출연한 송승헌도 19금 노출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톱스타 현빈과 강동원은 군 제대 후 첫 출연작인 영화 ‘역린’과 ‘군도:민란의 시대’로 주목받았으나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폭발적인 흥행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반면 ‘관능의 법칙’ ‘카트’ 등 여배우들이 공동 주연한 영화는 제대로 힘을 받지 못했다. 가뜩이나 남자 배우 위주의 시나리오가 많아 여배우들이 출연할 작품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흥행 악재까지 겹쳐 여배우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영화제작사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대기업 계열의 멀티플렉스가 수익 극대화를 위해 대작에 상영관을 몰아주는 스크린 독과점이 심해져 중박 영화,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사라졌다”면서 “사회가 보수화되고 상업적인 장르영화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남성 중심의 영화가 많아졌고 여성이나 약자, 소외된 계층을 그린 영화는 더욱 외면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해외여행 | 아프리카의 꽃 에티오피아①Addis Ababa 아디스 아바바

    해외여행 | 아프리카의 꽃 에티오피아①Addis Ababa 아디스 아바바

    ETHIOPIA 아프리카의 동쪽 끝, 검은 땅 에티오피아를 다녀왔다. 기아와 분쟁으로 기억되는 그곳은 장엄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위대하고도 성스러운 땅이었다. 낮은 자리에서도 강인한 걸음을 이어 온 그들의 삶에 고개가 숙여졌다. ●Addis Ababa 아디스 아바바 고원 위에 선 아프리카의 심장 해발 2,300m. 우기의 끝을 알리는 비가 간간이 적실 뿐 10월의 아디스 아바바는 쾌청했다. 이곳 사람들은 아디스 아바바를 아디스라고 부른다. 아디스의 시내 중심가는 중국이 투자했다는 경전철 공사가 한창이다. 아프리카의 정치·외교 수도답게 시내 북쪽에는 세계 각국 대사관과 유엔 아프리카경제총회본부 그리고 호텔 등이 밀집해 있지만 주변은 여전히 낙후되어 있다. 에티오피아의 수재들만 모인다는 아디스 아바바대학을 스치듯 지나쳐 국립박물관으로 향했다. 국립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의 규모. 그러나 이곳을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인류 시조의 화석 ‘루시Lucy’ 때문이다. 3,000년의 역사를 가졌다는 에티오피아인들의 자부심은 이 인류의 기원까지 닿아 있다. 학자들은 에티오피아가 속한 동아프리카 지역에서부터 아시아와 유럽으로 인류가 퍼져 나갔다고 주장한다. 루시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화석 중에서 가장 오래된 약 320만년 전의 것이다. 1m 정도의 키에 20세 전후의 여성으로 알려진 ‘루시’는 비틀즈의 노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화석이 발견될 당시 발굴단의 캠프에서 이 음악이 흘러나왔단다. 박물관 정원에는 메넬리크 2세MenelikⅡ, 1844~1913가 1896년 아두와 전투에서 이탈리아에 맞서 승리하는 데 사용했다는 대포도 전시되어 있다. 그는 에티오피아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다. 부족간의 대립으로 분열된 에티오피아를 통일하고 근대국가로서의 에티오피아의 기초를 다진 한편, 1887년에 수도를 엔토토로부터 아디스 아바바로 천도했다. 해발 3,000m의 엔토토산Mt. Entoto까지는 찻길이 잘 나 있어 어렵지 않게 올랐다. 길목마다 유칼립투스 나무가 빽빽했다. 메넬리크 2세가 고산지대에 잘 적응하는 유칼립투스 나무를 호주로부터 가져와 심었다는데, 바람을 타고 그 향기가 무척이나 싱그러웠다. 자동차 매연으로 답답했던 시내 중심과는 사뭇 공기가 달랐다. 예라루산, 즈콸라산, 사파타산이 도시를 두르고 호위무사처럼 솟아있는 아디스 아바바. 높은 탁상지인 엔토토는 군사적인 요지로는 이상적이었지만 기온이 낮고 땔감용 나무가 부족해 수도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귀족들에게 엔토토산 기슭의 땅을 나눠 주고 그들이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꽃’이라는 뜻의 아디스 아바바가 새로운 수도로 탄생된 것이다. 메넬리크 2세의 개혁을 이어 간 것은 1930년부터 40여 년간 재위에 오른 하일레 셀라시에 1세Haile SelassieⅠ, 1892~1975다. 쿠데타로 즉위한 그는 1974년, 또 다른 쿠데타로 실권하기까지 아프리카통일기구(AU)를 세우고 에티오피아를 국제연맹과 UN에 가입시키는 등 에티오피아의 근대화를 다졌다. 1960년대까지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까지 끌어 올렸는데, 당시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도 되지 않던 시절이다. 셀라시에 국왕은 한국전쟁 때 유엔군의 일원으로 왕실 근위대였던 강뉴 부대Kangnew Battalions 6,037명을 우리나라에 파병한 장본인이다. 당시 철원, 춘천, 화천, 양구에서 전사하고 부상당한 에티오피아 용사들이 657명에 달한다. 셀라시에 국왕이 1931년에 세운 트리니티 대성당Holy Trinity Cathedral에는 한국전에 참전했던 121명 용사들의 유해와 함께 그 자신도 묻혀 있다. 하일레 셀라이시에라는 이름은 암하라어로 ‘삼위일체의 힘’이라는 뜻이다. ‘성삼위일체 성당’으로도 불리는 트리니티 대성당은 에티오피아 정교회의 총본산이다. 총대주교의 즉위식과 그가 집전하는 미사가 이곳에서 열린다. 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의 조각상이 배치된 유럽 스타일의 외관은 무척 아름답다. 내부에는 성서의 주인공들이 스테인드글라스로 빛나고, 셀라시아 황제와 왕비가 미사를 드릴 때 앉았던 화려한 왕좌도 그대로다. 에티오피아 정교회Ethiopian Orthodox Tewahedo Church는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번의 기도시간에만 개방하지만 트리니티 대성당은 하루 종일 열려 있다. 트리니티 대성당 P.O.Box 3137, Addis Ababa 251-11-1233518 www.trinity.eotc.org.et 입장료 100비르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에티오피아항공 02-733-0325 www.ethiopianairlines.co.kr
  • 車·화장품 얻고 수산물·열대과일 내줬다

    車·화장품 얻고 수산물·열대과일 내줬다

    10일 타결이 선언된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은 자동차와 화장품 등 소비재 시장의 판로는 열었지만 우리 농수산물 시장은 내줬다. 특히 베트남산 수산물의 공세는 거세질 전망이다. 수산물의 경우 3~5년 사이 관세가 사라지는 등 시장이 개방 속도가 빠른 품목에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우선 실뱀장어는 즉시 무관세로 시장을 개방하고 가자미·넙치·방어 등은 3년, 냉동가오리·조제오징어·성게·복어 등은 5년, 기타 냉동 어류, 게와 해조류는 10년 뒤 관세가 사라진다. 단 수산물로는 유일하게 10대 수입품목에 포함됐던 새우는 냉동과 가공 모두 저율관세할당(TRQ)으로 처리키로 했다. 최대 1만 5000t(1억 4000만 달러)까지 무관세를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품목에만 관세를 부과한단 얘기다. 정부는 “수산물 가운데 새우는 국내 민감성을 고려, TRQ를 통해 수입물량을 조절해 국내시장에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관세를 허용한 양도 적지 않아 새우 가격 하락 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농축산업계에도 피해가 예상된다. 닭이나 소고기, 양송이버섯, 국수 등은 즉시 관세가 철폐되고 구아바와 망고 등 열대과일과 마늘, 생강은 10년 내 관세철폐 대상에 포함됐다. 15년 뒤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한 천연꿀 농가 역시 장기적으로 타격을 입게 된다. 반면 쌀은 협정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고, 고추와 양파, 녹차는 양허제외가 유지됐다. 하지만 간접적인 피해도 예상된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베트남산 열대과일이 대거 들어오면 사과, 배 등 국산 과일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품종이 다르더라도 소비 대체 효과로 피해를 보는 경우에 대한 피해보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수출기업들에는 기회다. 상품 분야에서는 한·아세안 FTA에서 개방되지 않았던 승용차(3000㏄ 이상)와 화물차(5∼20t), 자동차 부품, 화장품, 생활가전(냉장고·세탁기·전기밥솥) 등이 새로 개방됐다. 우리의 주요 수출품인 면직물, 편직물 등은 3년에 걸쳐 관세가 철폐되고 자동차부품, 전선, 합성수지 등은 5년간 단계적으로 관세가 사라진다. 철도차량부품과 선재, 원동기는 7년, 타이어, 3000㏄ 이상 승용차, 화장품, 전기밥솥, 에어컨 등은 10년 관세철폐 대상이다. 재계도 환영 일색이다. 경제계 단체가 주축인 FTA민간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한·베트남 FTA가 조기에 발효될 수 있도록 양측 정부가 힘써 달라”면서 “경제계도 FTA를 활용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해외여행 | 아프리카의 꽃 에티오피아③Ethiopian Coffee커피

    해외여행 | 아프리카의 꽃 에티오피아③Ethiopian Coffee커피

    ●Ethiopian Coffee커피 ‘우애, 평화, 축복’ 에티오피아 커피 커피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는 음식이다. 가난한 사람도 부자도 다 커피를 마신다. 아프리카 최대의 커피 생산국으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커피가 많이 나는 나라다. 커피의 고향인 에티오피아에는 850년 경 ‘칼디’라는 이름의 염소 목동이 커피열매를 처음 발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를 ‘분나Bunna’라고 부른다. 분나 마프라트Bunna Maffrate, 즉 ‘커피 세리모니Coffee Ceremony’라고 하는 전통 커피예법이 있는데, 에티오피아만의 특별한 문화다. 거리나 공항, 관광지나 호텔 주변, 레스토랑 등 어디를 가도 분나 세리모니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노점에서 한잔에 10비르 내지 20비르, 우리 돈 500원, 1,000원짜리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는 세레모니의 과정을 음미해야 한다. 노점에서도 최소 20분 이상은 기다려야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고 가정에서는 전통에 따라 손님을 대접할 경우 1시간 이상 소요된다. 분나 세리모니는 손님에 대한 예우이고 친목의 시간이다. 케트마Ketma라는 나뭇잎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서 행해지는 분나 세리모니는 먼저 손님 앞에 송진이나 유칼립투스를 태워 향을 피워 신성함을 표한다. 그리고 팬에 커피콩을 볶고 나무절구에 빻아 전통 주전자인 ‘제베나Jebena’에 넣은 다음 달아오른 숯 위에서 부채질하며 끓여낸다.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면 ‘시니Cini’라는 손잡이가 없는 작은 잔에 커피를 따른다. 커피전문점에서 만들어내는 커피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정성이 그 한잔에 담긴다. 에티오피아는 커피 생산량의 절반을 국내에서 소비한다. 커피 애호가들이 최고라고 말하는 예가체프, 히라르, 시다모 등 이름난 상품명들은 에티오피아 커피의 주요 생산 지역 이름이다. 그러나 한때 가장 돈이 되는 작물이라 검은 황금으로도 불리던 커피 생산은 주춤해진 실정이다. 커피는 심은 후 5년이 지나야 수확이 가능하고 그것도 1년에 한 번밖에 수확할 수 없는데, 작황이 좋지 않아 먹고 살아야 하는 가난한 농가들은 재배를 포기하기도 한다. 그나마 1등급 원두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세계적인 로스팅 회사가 독점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정부의 규제 하에 일정 품질 이상의 커피는 전량 수출하고 정작 국민들은 질 좋은 커피를 먹지 못하는 것이 현실. 깊어 가는 가을만큼 진한 예가체프를 카페에 앉아 우아하게 들이킬 수만은 없는 이유다. ▶travel info ETHIOPIA Airline 에티오피아항공의 인천 취항은 한국과의 수교 50주년 기념일인 2013년 6월19일 이뤄졌다. 최신기종 드림라이너B787를 보유하고 현재 홍콩을 경유하는 인천-아디스 아바바 노선이 주 4회(월·수·금·일) 운항 중이다. 비행시간은 약 14시간. 오후 9시에 인천을 출발해 아디스 아바바에 다음날 오전 6시35분에 도착하며, 홍콩에서 1시간가량 대기한다. 02-733-0325 www.ethiopianairlines.co.kr HOTEL 랄 호텔Lal Hotel & Spa 랄리벨라의 중심부에 자리한 랄 호텔은 105개의 객실 모두가 독립된 에티오피아 전통가옥 형태다. 수영장과 사우나실, 레스토랑과 바, 수영장을 갖추고 2층 객실의 테라스 뷰데크에서 거리를 바라볼 수 있어 한결 여유롭다. 랄리벨라에 있는 16개의 호텔 가운데 가장 많은 객실을 갖추고 있어서 특히 여행객들이 많이 이용한다. 암굴교회는 물론 주변 레스토랑과 기념품 가게와도 가까운 거리라 이동에 따른 피곤함이 없다. 태양열을 이용해 온수를 공급하며 마사지 서비스도 가능하다. Amhara Region, North Wollo, Lalibela 251-11-5508870 RESTAURANT 탑뷰Top View 이탈리아의 영향을 받아 아디스 아바바에는 피자와 파스타를 파는 곳이 많다. 이스라엘대사관 근처의 탑뷰 레스토랑은 그 이름처럼 시내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해 있다. 3대를 이어오는 아디스 아바바 최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 중 하나로, 파스타 가격은 종류에 따라 다른데, 평균 5,000원 정도. 소스가 풍성하지 않기 때문에 토마토스파게티나 까르보나라보다는 마늘과 고추, 올리브오일로 맛을 낸 알리오 올리오가 입맛에 잘 맞는다. 알리오 올리오의 가격은 3,000원 정도. 251-11-6511573 2000 하베샤 레스토랑2000 Habesha Cultural Restaurant 에티오피아 전통식을 맛볼 수 있는 아디스 아바바 최고의 식당이다. 식당 외관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모두 전통양식으로 디자인해 에티오피아의 느낌이 물씬 난다. 에티오피아항공과 파트너십을 맺은 곳이라 서비스 면에서도 신뢰가 가는데, 저녁 7시30부터 10시30분까지 전통 공연도 펼쳐진다. 30여 개의 각기 다른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데 공연의 수준이 매우 높다. 볶은 채소요리, 코티지 치즈, 쇠고기, 양고기, 채소 등 종류별 스튜와 *인제라가 마련된 뷔페식이 대표메뉴다. 입구에서 가벼운 검색을 거쳐서 입장한다. Bole, K03/05, Addis Ababa 251-11-6182253 *인제라Injera | 에티오피아의 주식으로 에티오피아의 곡물인 테프Teff 가루에 물, 소금, 효모 등을 넣고 발효시켜 둥글넓적하게 부친다. 인제라는 접시 위에 펼쳐 고기나 채소를 넣은 매콤한 스튜인 와트wat를 얹은 다음, 다른 인제라를 손으로 뜯어 와트를 싸 먹는다. 스펀지처럼 가벼운데 맛은 발효시켜 약간 시큼하다. 매운 스튜와 잘 어울려 처음에는 어색해도 이내 그 맛에 끌린다. TRAVEL & LIFE 기본정보 에티오피아의 날씨는 2,000m 이상의 고지대의 경우, 16~22℃로 연중 쾌적하다. 2~3월은 소우기, 4~5월은 온건기, 6~9월은 대우기, 10~1월은 냉건기다. 국민의 약 43%가 에티오피아 정교를 믿고, 무슬림이 34%다. 공용어는 암하릭어로 영어와 이탈리아어가 통용된다. 여행시 비자는 볼레국제공항에서 도착 비자를 받으면 된다. 수수료는 USD20다. 화폐 단위는 비르birr로, 1달러가 약 20비르다. 대부분 220V를 사용하는데, 다른 경우도 있어 멀티어댑터를 꼭 챙겨 가는 게 좋다. 시차는 한국보다 6시간 늦다. 예방접종과 고산병 에티오피아는 입국 전 황열병 예방접종이 필수다. 노란색 접종 증명서를 입국 시 여권과 함께 지참해야 한다. 접종 후 근육통, 미열 등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늦어도 출국 10일 전에는 접종하는 게 좋다. 고지대에서는 필요 없지만 저지대를 여행할 경우에는 말라리아 예방약도 챙기도록 한다. 랄리벨라는 해발 약 2,600~2,800m로 개인차에 따라 숨이 차고 어지러운 고산병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선물을 준비하세요 유적지나 호텔 근처에는 아이들이 기념품을 팔거나 돈을 요구하며 다가온다. 사탕이나 초콜릿보다 볼펜을 건네면 특히 좋아한다. 현지인들의 사진을 찍을 때는 감사의 뜻으로 10비르 정도 건네는 것을 잊지 말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에티오피아항공 02-733-0325 www.ethiopianairlines.co.kr
  • 캔디스 스와네포엘, “영화 ‘아바타’의 나비족처럼...훨훨...”

    캔디스 스와네포엘, “영화 ‘아바타’의 나비족처럼...훨훨...”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톱모델 캔디스 스와네포엘(26)이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뉴에디션 호텔에서 열린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런웨이를 누볐다. 화려하면서도 환상적인 란제리쇼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쇼에는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캔디스 스와네포넬, 알렉산드라 엠브로시오, 아드리아나 리마, 칼리 클로스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모델들이 대거 등장했다. ‘2014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는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패션쇼 사상 처음으로 미국이 아닌 영국 런던에서 막을 올렸다. 이날 열린 패션쇼는 오는 9일 밤 10시 미국 CBS 방송을 통해 전세계 200여 국가에서 녹화 방송될 예정이다. 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라크군엔 ‘유령 병사’만 5만명

    서방과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사이의 전쟁 승패는 사실상 이라크군에 달려 있다. 인접한 시리아도 IS와 싸우지만 시리아 역시 서방의 적이다. 미국이 이라크군에 엄청난 군비를 지원하며 대리전을 치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사담 후세인 제거 이후 ‘오합지졸’로 변한 이라크군의 부패가 심각해 미국이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30일(현지시간) AFP 등에 따르면 이라크군에 실제 존재하지 않으면서 월급만 축내는 ‘유령 병사’가 무려 5만명이나 된다. 14개 사단 가운데 무려 4개 사단 병력이 허수로 드러난 셈이다. 2003년부터 미군이 이라크에 쏟아부은 200억 달러(약 22조 2700억원)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아파와 수니파로 나뉘어 단결하지 않는 이라크군은 미군이 제공한 무기를 IS에 팔아넘기기도 한다. 부패가 심각해지자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유령 병사들을 군인 명부에서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면서 “군 부정부패를 엄격히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건비 착복은 장교들이 주도했다. 초·중급 장교들은 할당된 경호원 5명 가운데 2명만 고용하고 3명을 돌려보내는 식으로, 이들의 봉급을 챙겼다. 여단장 이상 고급 장교들은 동일한 수법으로 무려 30~40명 규모의 유령 병사 월급을 횡령했다. 직책을 유지하려면 상관에게 보낼 엄청난 액수의 뇌물이 필요했다. 올해 전선에서 탈영 또는 사망한 병사가 5000여명이나 되는데도 공식 보고된 사례가 거의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병사의 한 달 급여가 600달러(약 67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유령 군인 급여로 연간 3억 8000만 달러(약 4231억원)가 쓰인 것으로 미군 관리들은 판단하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거스른 힘… 리움 ‘중력의 계단’ 설치미술가 엘리아손

    거스른 힘… 리움 ‘중력의 계단’ 설치미술가 엘리아손

    삼성미술관 리움 개관 10주년 기념전시회 ‘교감’에 신작 ‘중력의 계단’을 발표한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올라푸르 엘리아손(47)이 지난달 28일 특별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엘리아손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년간 미술과 과학, 자연현상을 접목한 감각적인 설치작업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아 왔다. 강연에 앞서 만난 올리아손은 리움 로비 안쪽 계단에 설치된 자신의 작품 ‘중력의 계단’에 대해 “계단이라는 공간이 미술관에서 감흥을 주는 장소는 아니지만 이런 실용적인 공간에서도 마술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태양계를 빛의 고리들로 형상화한 것으로 천장과 전면 벽을 거울로 덮어 무한히 확장된 우주공간을 연출하고 LED조명과 거울에 비친 환영으로 빛의 원을 완벽하게 시각화한 것이다. 그는 “작품을 통해 태양계에 존재하는 공간의 법칙과 아울러 계단을 오르면서 중력을 거스르는 행위가 거울에서는 정반대로 나타나는 현상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엘리아손은 물, 안개, 이끼, 얼음, 빛, 온도, 무지개, 거울 등을 재료 삼아 인간의 지각능력과 자연법칙의 관계, 시간성을 풀어냄으로써 우리의 평범한 지각방식을 벗어나는 다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우주공간과 그 안에 존재하는 태양과 행성의 규칙적인 운동, 그 공간 안에 있는 감상자와의 관계는 그가 최근 즐겨 다루는 주제다. 빛과 색채의 지각적 인식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온 그는 “주제나 접근방식, 제공하는 경험은 작품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깔린 주제는 세상과 인간의 관계”라며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따라 세상이 바뀌고, 우리도 바뀐다.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방식을 경험하게 해 줌으로써 인식을 확장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창의력이나 독창성은 주변 시스템과 관계를 맺고 그 안에 속해 있을 때에만 발휘되는 것입니다. 예술작품도 마찬가지예요. 작품이 혼자만 존재한다면 그것을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결국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할 때 모든 것은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죠.” 그는 자신의 작품이 지닌 독창성이 혼자만의 내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관계 속에서 창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독일 베를린에 설치된 그의 스튜디오에서는 전 세계에서 온 각 분야의 전문가 90명이 협업을 통해 그의 작업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실현에 옮긴다. 미술사학자, 심리학자, 건축가, 디자이너, 재료 공학자 등 학문적 연구를 하는 팀과 메탈, 유리, 나무 등의 장인들이 함께 일한다. 그는 “중요한 것은 경험의 의미, 경험의 과정”이라며 “심리학, 사회과학, 건축, 공간지각 등 모든 것들과 연관된 연구자들과 함께 사람들이 어떤 경험을 하는가, 어떻게 경험하는가, 왜 어떤 사람이 어떤 특정한 경험을 하게 되는가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다”고 말했다. 다음달 파리의 루이뷔통 재단 미술관에서 개인전이 예정돼 있고 내년 2월엔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갖는 개인전이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3월엔 중국 광저우 현대미술관 전시가 잇따라 계획되어 있다. 하지만 그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이 이런 예술전시만은 아니다. 그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느끼게 하는 ‘아이스 워치’ 프로젝트, 태양 에너지에 대한 이해와 재생에너지·대체에너지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리틀 선’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고 5년 전부터는 공간 경험을 위주로 하는 실험적 아트스쿨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태양에너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에 사는 이들을 위해 태양전지로 작동하는 노란색 해바라기 같은 램프를 보급하는 ‘리틀 선’ 프로젝트에 대한 열정은 각별하다. “내가 속한 예술계는 고가의 예술작품을 다루는 분야이고 인적자원도 풍부합니다. 이런 프로젝트는 부나 인적자원이 풍부하지 않는 지역과 대화를 하기 위한 시도입니다. 창의성을 발휘해서 예술을 하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 다른 사람들의 행복과 연관되어 있을 때 느끼는 보람이 더 크죠. 누군가를 대신해서 예술작품을 하는 것이 예술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바나나 그림 보여주자 TV속 고릴라 한 입에 ‘쏙’

    바나나 그림 보여주자 TV속 고릴라 한 입에 ‘쏙’

    # 삼성전자 부스의 ‘UHD 동물원’을 찾았더니 초고화질(UHD) 대형 TV 화면 위로 고릴라의 모습이 등장했다. 얼굴에 파인 주름부터 털 한 올 한 올이 생생하게 눈 앞에 펼쳐졌다. 먹이도 줄 수 있었다. 전시장에 설치된 갤럭시 노트 4에서 바나나 그림을 골라 앞으로 밀었더니 TV 속 고릴라가 바나나를 먹기 시작했다. # ‘주택가’ 전시장에 들어서자 대형 거울처럼 생긴 기기가 눈에 띄었다. 앞에 서자 내 모습과 꼭 닮은 3D 아바타가 거울 안에 떴다. 원하는 옷은 클릭 한 번으로 입어볼 수 있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이 기기는 사람의 신체정보를 실시간으로 스캔해 키와 몸무게, 체형이 똑같은 아바타를 화면에 띄워준다.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2014 창조경제박람회’ 전시장은 대기업들과 중소기업, 벤처 기업은 물론 정부 산하 기관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들로 채워졌다. 대기업의 혁신 기술도 대거 등장했다. LG는 이번 박람회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이라는 주제 아래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친환경 에너지솔루션과 융·복합 혁신제품을 선보였다. LG전자는 입는 스마트기기인 ‘G워치R’와 ‘코드제로 청소기’ 등을 전시했고, LG CNS는 운전 중 위험을 사전에 감지해 안전 운전을 돕는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차량용 디스플레이·센서 등 스마트카 솔루션을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효성은 ‘탄소섬유와 함께하는 일상’을 주제로 첨단 소재기술을 전시했다. 탄소섬유가 적용된 휴대전화 케이스, 헬멧, 자전거 등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신소재 폴리케톤을 주력 제품으로 내세웠다. 삼성은 UHD 동물원 외에도 한국 전통 미술의 아름다움을 디지털 고배율 확대와 회전 기술을 통해 실감 나게 보여줬다. 박람회는 창조경제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를 촉진하고자 지난해부터 개최된 행사다. 올해는 금융위원회(기술금융) 등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대기업 (13개), 스타트업(640여개)이 참여하는 등 규모가 지난해보다 더 커졌다. 미래창조과학부를 비롯한 21개 부·처·청과 전국경제인연합, 벤처기업협회등 11개 경제단체가 공동 주최했고, 전시는 오는 30일까지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청룡영화상, ‘변호인’ vs ‘명량’ 실화 영화들의 대결… 수상의 영광은?

    청룡영화상, ‘변호인’ vs ‘명량’ 실화 영화들의 대결… 수상의 영광은?

    제35회 청룡영화상의 후보작이 공개됐다. 27일 청룡영화제 측은 올 한해 대한민국 영화계를 빛낸 총 21편의 영화를 선정, 최종 후보작 리스트를 공개했다. 이번에 발표된 후보작(자)은, 청정원 인기스타상과 단편영화상, 한국영화 최다관객상을 제외한 15개 부문으로 영화계 각 분야 전문가들의 설문조사와 네티즌 투표 결과를 종합해 결정됐다. 12월 2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제35회 청룡영화상에서는 총 18개 부문의 시상식이 진행된다. 특히 이번 영화제는 영화 ‘변호인’과 ‘명량’의 대결이 펼쳐질 예정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화 ‘변호인’은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신인감독상, 각본상 등 총 10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이번 영화제 최다 부문 수상 후보가 됐다. 이어 영화 ‘아바타’의 명성을 뛰어넘으며 한국영화의 흥행 신기록을 세운 영화 ‘명량’과 올해 칸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영화 ‘끝까지 간다’는 나란히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앞서 지난 21일 진행된 제51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명량’은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끝까지 간다’는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다른 작품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배우 김윤석이 출연해 열연을 펼친 영화 ‘해무’는 신인감독상, 신인남우상, 촬영조명상 등 6개 부문에, 배우 하정우와 강동원이 출연한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는 5개 부문에, 배우 손예진과 김남길이 출연한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은 4개 부문에 후보로 선정됐다. 이로써 올 여름 한국영화 ‘빅4’로 주목받으며 영화팬들을 즐겁게 만들었던 ‘명량’ ‘해적’ ‘해무’ ‘군도’는 모두 노미네이트 됐다. 한편 본 시상식에 앞서 제35회 청룡영화상을 미리 즐길 수 있는 시간도 준비돼 있어 영화팬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다음 달 2일부터 10일까지 CGV여의도점에서 진행되는 ‘후보작 상영회’에 가면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다. 오는 29일 홈페이지(www.blueaward.co.kr)에서 자세한 상영스케줄과 이벤트 참여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제35회 청룡영화상 후보작(자)> ▶최우수작품상: 수상한 그녀, 끝까지 간다, 명량, 변호인, 제보자 ▶감독상: 김성훈 ‘끝까지 간다’, 김한민 ‘명량’, 이석훈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임순례 ‘제보자’, 황동혁 ‘수상한 그녀’ ▶남우주연상: 박해일 ‘제보자’, 송강호 ‘변호인’, 이선균 ‘끝까지 간다’, 정우성 ‘신의 한 수’, 최민식 ‘명량’ ▶여우주연상 :김희애 ‘우아한 거짓말’, 손예진 ‘공범’, 심은경 ‘수상한 그녀’, 전도연 ‘집으로 가는 길’, 천우희 ‘한공주’ ▶남우조연상 :곽도원 ‘변호인’, 유해진 ‘해적’, 이경영 ‘제보자’,이성민 ‘군도’,조진웅 ‘끝까지 간다’ ▶여우조연상: 김영애 ‘변호인’,라미란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이하늬 ‘타짜- 신의 손’,조여정 ‘인간중독’, 한예리 ‘해무’ ▶신인남우상: 김우빈 ‘친구2’, 박유천 ‘해무’, 안재홍 ‘족구왕’, 임시완 ‘변호인’, 최진혁 ‘신의 한 수’ ▶신인여우상 :김새론 ‘도희야’, 김유정 ‘우아한 거짓말’, 류혜영 ‘나의 독재자’,이솜 ‘마담 뺑덕’, 임지연 ‘인간중독’ ▶신인감독상:국동석 ‘공범’, 심성보 ‘해무’ ,우문기 ‘족구왕’, 양우석 ‘변호인’,이수진 ‘한공주’ ▶촬영조명상: 김태성&김경석 ‘끝까지 간다’, 김태성&김경석 ‘명량’, 이태윤&오승철 ‘변호인’, 최찬민&유영종 ‘군도:민란의 시대’, 홍경표&김창호 ‘해무’ ▶편집상:김상범&김재범 ‘변호인’, 남나영 ‘타짜- 신의 손’, 김창주 ‘끝까지 간다’, 신민경 ‘신의 한 수’, 최현숙 ‘한공주’ ▶음악상: 김준석 ‘타짜- 신의 손’, 김태성 ‘명량’, 모그 ‘수상한 그녀’, 조영욱 ‘군도: 민란의 시대’, 조영욱 ‘변호인’ ▶미술상:김지수’인간중독’, 김지아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장춘섭 ‘명량’,박일현 ‘군도: 민란의 시대’, 이하준 ‘해무’ ▶기술상:강종익 ‘해적’시각효과 , 송종희 ‘나의 독재자’특수분장, 윤대원 ‘명량’특수효과, 정두홍&강영묵 ‘군도’무술, 최봉록 ‘신의 한 수’무술 ▶각본상 :김성훈 ‘끝까지 간다’, 양우석&윤현호 ‘변호인’, 이수진 ‘한공주’, 심성보&봉준호 ‘해무’, 신동익&홍윤정&동희선 ‘수상한 그녀’ 사진=영화포스터 김민지 인턴기자 mingk@seoul.co.kr
  • [데스크 시각] 메가스포츠 이벤트의 그늘/조현석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메가스포츠 이벤트의 그늘/조현석 체육부장

    “쎄울~.” 1981년 9월 30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들려온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이 한마디는 전 국민을 감동과 흥분에 휩싸이게 했다. 국민들은 건국 이래 처음으로 열리는 올림픽이라는 말에 솔깃했고, 각종 체육 행사 때마다 88서울올림픽 유치를 환영하는 매스게임이 단골처럼 등장했다. 올림픽이 열리면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지고, 수조원의 경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뉴스는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이후 올림픽과 월드컵 등 ‘메가스포츠’ 이벤트 개최와 국위선양, 경제발전은 등식처럼 국민들의 머릿속에 각인됐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에는 메가스포츠 이벤트 개최 소식이 국민들에게 반갑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이미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탓도 있지만 대회를 치른 국내외 도시들이 경기장 유지 관리로 인해 재정 압박을 받는다거나 경기장 활용 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인천의 경기장들은 벌써부터 인천시 재정을 압박하는 애물단지가 됐다. 민자 유치에 실패해 경기장 건설비 4900억원을 국비와 시비로 쓴 인천은 앞으로도 연간 수십억원을 경기장 유지 운영비로 써야 한다. 인천 남동구는 막대한 관리비 부담을 이유로 남동경기장 운영을 포기하고 시에 반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외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1976년 올림픽을 개최한 캐나다 몬트리올은 15억 달러(약 1조 6680억원)의 빚을 졌고, 30년 만인 2006년에야 겨우 빚을 청산할 수 있었다. 국민들의 반대 속에 지난 6월 월드컵을 치른 브라질은 관련 경기장 시설 활용에 애를 먹고 있다. 예상했던 만큼의 경제 효과는 없었고, 한국-러시아전이 열렸던 쿠이아바 등 각종 경기장이 방치될 위기에 놓였다. 지난 7월 카자흐스탄 알마티, 중국 베이징과 함께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 후보 도시로 선정된 노르웨이 오슬로는 최근 재정 부담과 정치적 문제로 2022년 동계대회 유치를 포기했다. 회원국들의 재정적자 문제가 도마에 오르자 IOC는 지난 18일 2개국 공동 개최, 2개 도시 이상 분산 개최를 허용하는 내용의 ‘올림픽 어젠다 2020’을 발표했다. 2020년 올림픽을 개최하는 일본은 IOC에 경기장 변경을 요청해 2000억엔(약 1조 9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전체 31개 경기장 중 28개 경기장을 선수촌 반경 8㎞ 이내에 배치한다는 유치 신청 당시 계획을 포기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경기장을 추가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평창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대회 종료 후 철거를 전제로 짓는 일부 경기장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건설 비용 절감이나 사후 활용방안 등에 대한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강원도는 현재 알펜시아 건립 과정에서 생긴 부채로 연간 430억원의 이자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데 대회가 끝난 뒤 경기장 시설 유지와 운영비용 등으로 재정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메가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대회가 끝난 뒤 관련 시설들이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무작정 경기장을 짓기에 앞서 기존 시설을 최대한 재활용하고, 재정 범위에서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hyun68@seoul.co.kr
  • 속살 드러낸 의상 입고 TV 출연한 레바논 여가수 논란

    속살 드러낸 의상 입고 TV 출연한 레바논 여가수 논란

    노출이 심한 드레스를 입고 방송 출연한 여가수로 인해 아랍권 나라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레바논의 팝가수이자 배우 하이파 와흐비(45)가 아랍 TV 음악프로인 아랍 스타 아카데미에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시스루 의상을 입고 출연해 아랍권 나라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이파 와흐비가 출연한 영상에는 맨살 각선미가 훤히 내비치는 검은색 시스루 의상 차림의 그녀가 노래를 부른다. 그녀가 뒤로 돌아서자 더 도발적인 모습이 화면에 잡힌다. 그녀의 엉덩이 부위 맨살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이 라이브쇼 영상은 지난 13일 유튜브에 게시됐으며 현재 17만 2100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보통 아랍권 나라들은 여성들에게 머리와 상반신을 가리기 위해 쓰는 히잡이나 아바야 착용을 의무화할 정도로 보수적인 곳에서 그녀의 파격적인 의상이 문제가 되었던 것.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나라의 여성들이 소셜 미디어에 남긴 댓글에는 하이파의 의상에 대해 “도가 지나치다”란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집트 여성은 트위터에 “그녀가 수치스러운 옷을 자주 입긴 하지만 이번 경우엔 정도를 벗어났다”며 “그녀의 의상은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이었다”고 글을 남겼다. 하지만 이에 반해 하이파를 응원하는 여성들도 있었다. 한 여성은 “모든 여성은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입을 수 있다. 하이파가 이런 옷을 처음 입은 것도 아니고 더욱이 이런 옷을 입은 마지막 여성이 되어서도 안 된다”며 “하이파는 매우 아름다워 보였다”고 댓글을 남겼다. 레바논의 라이프스타일 블로거 다나 카이랄라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하이파의 의상을 둘러싼 논란은 아랍 문화 내의 충돌”이라며 “하이파의 의상이 아랍 문화를 잘못 이해시키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는 위선일 뿐, 아랍 국가들에서도 클럽 같은 곳에서는 훨씬 더 도발적인 옷차림을 한 여성들을 흔히 만날 수 있는데 아무도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타 아카데미’를 중계한 이집트 CBC TV 측은 논란이 커지자 하이파의 의상과 관련해 공식적인 사과 발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Star Academy Arabia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테러 보복 나선 이스라엘… 이·팔 또 전운

    지난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유대교 회당인 시나고그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 괴한들의 테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폭격 이후 한 달여 만에 양측이 극적인 휴전에 합의했으나 3개월 만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는 것이다. AP통신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혹한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19일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 직후 이스라엘 경찰 수백 명이 사촌 형제인 테러범 가산 아부자말(27)과 우다이 아부자말(21)의 집을 급습해 부모와 아내, 삼촌, 형제 등 가족 14명을 체포했고 이 과정에서 22명이 다쳤다. 네타냐후 총리는 “시나고그 테러범의 집은 물론 앞서 테러를 저질렀던 팔레스타인인의 집까지 모두 밀어 버리라”고 지시했고, 이에 따라 지난달 서예루살렘에서 차량 테러로 3개월 된 아기와 20대 여성 관광객을 치어 죽인 팔레스타인인 알샬루디의 동예루살렘 자택이 우선 철거됐다. 테러범들의 자택 철거는 국제앰네스티의 반발과 테러 감소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2005년 중단됐다가 올해 재개됐다. 아울러 유대인 정착촌이 자리한 동예루살렘 점령지에서 유대인 민간인의 총기 소지 제한을 완화할 방침이어서 양측의 잦은 무력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반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테러를 규탄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반응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 BBC방송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이번 갈등이 아라파트 사망 이후 노선의 혼란을 겪는 팔레스타인에서 세 번째 민중봉기(인티파다)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부자말 형제가 소속된 것으로 알려진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은 두 번째 인티파다 때 유대인들에게 무려 다섯 차례의 무자비한 테러를 자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번 테러는 정당성을 잃은 끔찍한 사건”이라며 “양측은 긴장감을 낮추기 위한 조치를 즉각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중상을 입은 이스라엘 경찰관이 사망하면서 희생자는 유대교 랍비 4명 등 모두 5명으로 늘었다. CNN은 희생자 중 3명이 미국 시민권자이기에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스라엘 정부와 협력해 즉각 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팔人, 예루살렘 유대교 회당 공격… 이스라엘인 4명 사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유대교 회당(시나고그)에서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인 2명이 공격을 가해 이곳에 있던 이스라엘인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오전 7시쯤 서예루살렘 하르노프 지역의 한 시나고그에 침입해 기도 중이던 이스라엘인 20여명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고 권총을 난사했다. 이들 2명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경찰은 이들이 동예루살렘에 사는 팔레스타인인으로 사촌지간이며 가자지구에 근거를 둔 무장단체 ‘팔레스타인 해방 민중전선’(PFLP) 소속이라고 밝혔다. 부상자 중 2명은 경찰관이며 나머지 4명은 중상을 입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사건은 2008년 유대교 세미나에서 총기 난사로 8명이 숨진 이래 유대교 시설·행사를 겨냥한 공격 중 인명피해 규모가 가장 크다. 이스라엘은 민간인들이 드나드는 예배 장소에 대한 공격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시나고그 공격은 기도하러 온 유대인을 잔인하게 살해한 범죄”라며 “엄격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모든 폭력행위를 규탄한다”며 이번 공격을 비난하면서도 이스라엘 극단주의자들을 향해 도발 행위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는 시나고그 공격이 “팔레스타인을 향한 이스라엘의 행태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작용”이라며 ‘영웅적 행동’이라고 치켜세웠다. 최근 동예루살렘과 텔아비브에선 민간인을 겨냥한 양측의 보복 공격과 격렬한 시위가 빈번해지면서 더 큰 충돌로 이어질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런던을 방문 중인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순전한 테러 행위며 무자비하고 야만적 폭력”이라고 말하고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은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이를 비난해야 하고 선동을 조장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상황을 진정시키도록 정치 지도자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예루살렘 AP AFP 연합뉴스
  • [이영탁 미래와 세상] 가정의 진화

    [이영탁 미래와 세상] 가정의 진화

    모든 것이 진화한다. 살아 있는 생명체뿐만 아니라 사회제도나 관습도 시대가 변하면서 계속 달라진다. 가정도 예외일 수 없다. 1980년만 해도 4.6명이나 되던 평균 가구원 수가 이제는 2.5명으로 줄었다. 앞으로는 1인 가구가 대세다. 2030년에는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분의1이나 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부부 가구까지 합치면 50%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가정의 규모가 작아지는 데는 달라진 결혼 풍습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전에는 결혼이 일정 연령에 도달하면 하게 되는 필수였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결혼 자체가 선택으로 변했고 살다가 헤어지는 것도 훨씬 수월해졌다. 거기다 출산율까지 1 가까이 떨어져 올라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렇게 되니까 가정이 해체되고 있다고 한다. 가정이든, 가족이든, 식구든 두 사람 이상을 전제하는데 1인 가구 시대에는 모두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 앞으로 가정이 없어지고, 가족이 없어지고, 식구가 없어지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기성세대의 입장에서는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어찌하겠는가. 이제 개인화가 대세다. 소위 ‘나 홀로족’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혼자 방 안에서 기계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가상공간에서 일도 하고 놀이도 한다. 그 과정에서 사람을 만나 친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나와 가장 가까운 친구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극도로 자기 중심적인 삶을 살아갈 것이다. 혼자 살면서 자기를 이해하고 자기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그리고 자기를 도와주는 아바타나 로봇과 함께 세상과 실시간으로 연결할 것이다. 혼자 살아도 얼마든지 바쁘고 불편이 없는 생활이 가능한데 굳이 대면을 통한 인간관계를 이루어 나갈 시간이 필요가 있겠는가. 이들의 인내심의 한계는 제로에 가까워질 거라고 한다. 매사가 즉흥적이고 조금만 성에 차지 않아도 그대로 표현해 버린다. 그러다 보니 살면서 이해관계가 부딪치는 사람과 가까운 사이가 되기 어렵다. 심지어 부모가 아무리 좋은 소리를 해도 잔소리나 간섭으로 들릴 수 있다. 좋은 대학이나 어려운 직장을 위해 힘든 노력을 하기보다는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만의 길을 갈 수도 있다. 이러한 것들이 결국에는 가정의 해체를 서두르게 될 것이다. 가정의 붕괴 후 미래의 가정은 어떤 모습일까. 부부와 자녀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모습의 핵가족은 이제 소수가 될 것이다. 편부, 편모, 계부, 계모, 조손, 동성애 부부, 입양 모자, 입양 부자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생활 공동체가 탄생한다. 여기에는 핵가족 중심의 폐쇄적인 주거 형태가 아니라 혼자 사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새로운 가족을 이루는 형태가 될 것이다.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한 집에서 동거하되 부엌은 따로 쓰는 등 사생활을 보장하면서 응급한 상황일 때는 서로 도움을 준다. 또 공동으로 가사 도우미를 고용하고 로봇을 이용해 각종 주거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생활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미래의 가족이 된다. 지금까지는 혈연관계의 유무가 가족의 필수요건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전통적 의미의 가족은 크게 변모할 것이다. 결혼에 관한 제도도 마찬가지다. 일부일처제가 다부다처제적인 모습으로 바뀔 거라고 한다. 관습에 의해 유지되던 형식상의 가족관계나 혼인관계가 사라질 수도 있지만 전통적인 가정의 붕괴 후에 벌어질 혼란과 갈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런 세상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걱정이 되기도 하겠지만 쓸데없는 일인 것 같다. 앞으로 다가올 일이 아니라 벌써 우리 곁에 와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미 일어난 미래이기 때문에 이를 수용하고 적응해 나가는 것이 답이다. 매사가 변하고 진화하는 세상이다. 우리 자신도 계속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 나가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있겠는가.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영화 속 ‘공중항모’ 이번엔 현실화될까... 미국, 시동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영화 속 ‘공중항모’ 이번엔 현실화될까... 미국, 시동

    지난 2012년 개봉해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며 무려 15억 달러(약 1조 6,192억 원)의 흥행 수입을 기록, 아바타와 타이타닉에 이어 역대 흥행 3위를 기록했던 헐리우드 영화 ‘어벤저스(Avengers)’에는 개성 넘치는 여러 히어로들만큼이나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존재가 하나 있었다. 바로 실드(S.H.I.E.L.D) 작전기지 역할을 하는 공중항공모함, 헬리캐리어(Helicarrier)가 그것이다. 어벤저스를 비롯, 독특한 세계관을 갖고 오래 전부터 SF 만화를 창작해 온 마블(Marvel)이 지난 1965년 발표한 ‘스트레인지 테일즈(Strange Tales)’에서 처음 등장했던 공중 항공모함은 각 시리즈를 거치면서 진화에 진화를 거듭했고, 어벤저스에 등장한 헬리케리어는 수상 항해와 공중 비행은 물론, ‘역반사 패널’을 사용해 ‘투명항모’가 될 수 있는 기능까지 가져 관객들의 흥미를 모았다. 이렇게 영화 속에서나 등장했던 공중 항공모함를 개발하기 위해 미국이 서서히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역사 속 공중 항공모함들...게속된 실패 20세기 초 항공기가 처음으로 등장하고 제1차 세계대전을 통해 군사적인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한 이후 강대국들은 이 항공기를 땅 위의 활주로가 아닌 곳에서 날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비행기는 지난 수 천년간 2차원 공간에서만 벌어지던 전쟁터의 개념을 3차원으로 확장시켰고, 하늘을 날 수 있는 능력과 빠른 속도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문제는 항속거리가 짧다는 것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운용되었던 영국과 독일의 주요 전투기들은 작전 반경이 길어야 200km를 넘지 못했고, 항속거리가 짧다보니 전선(戰線) 가까운 곳에 이미 비행장을 건설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바다에서는 대형 화물선이나 석탄운반선, 전함 등을 개조해 항공모함을 만드는 방법이 등장했지만, 육지에서는 간이 비행장을 만들거나 들판에서 항공기를 이착륙시켜야 했다. 당시 영국과 독일에서는 항공기라는 새로운 수단을 이용해 바다 건너 상대방의 수도인 런던과 베를린을 폭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했다. 각국은 대전 말기 상대국의 수도를 폭격하고 돌아올 수 있는 폭격기를 개발해 냈지만, 문제는 폭격기만큼 긴 항속거리를 가지고 폭격기를 따라 들어가 호위해줄 수 있는 전투기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이 와중에 등장한 것이 세계 최초의 공중 항공모함(?) R-33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인 1918년 23급(23 class) 비행선에 소형 복엽기였던 솝위드 카멜(Sowith Camel) 전투기를 탑재했던 R-33은 괴상한 것을 좋아하는 영국인들의 독특한 발상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이 R-33은 공중항모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민망한 수준이었다. 이 비행선에 탑재된 솝위드 카멜 전투기는 ‘탑재’된 것이 아니라 조종사가 탑승한 채로 여러 개의 갈고리를 이용해 비행선에 매달려 있다가 필요할 때 연결 고리를 풀고 출격하는 방식이었다. 영화 인디애나 존스 3편에서 주인공이 비행선을 탈출할 때 비행선 아래 매달려 있던 작은 항공기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그러나 이 방식에는 결정적인 한계가 있었다. ‘출격’은 가능했지만 비행선으로 돌아올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미 해군은 아크론(Akron)급 비행선인 마콘(USS Macon) 비행선에 스패로호크(Sparrowhawk) 전투기 4대를 탑재한 ‘공중항모’를 선보였다. R-33과 마찬가지로 4대의 전투기를 고리로 걸어 놓았다가 출격시킨 뒤 복귀할 때는 전투기가 천천히 비행선에 접근해 다시 고리를 걸어 회수하는 방식이었다. 1933년 마콘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해도 ‘혁신’이라며 칭송 받았지만, 불과 2년만에 마콘이 추락하면서 미 해군은 공중항모의 꿈을 완전히 접었다. 이후에도 ‘출격은 하되 복귀는 생각하지 않는’ 컨셉으로 구소련의 TB-3 폭격기나 일본의 G4M 폭격기 등이 등장했지만, 시험적으로 몇 대만 만들어지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냉전 시기 미군은 ‘기생 전투기(Parasite Fighter)’라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꺼내면서 또다시 공중항모에 대한 미련을 드러냈다. 대형 폭격기인 B-36의 폭탄창에 ‘고블린(Goblin)'이라고 명명된 XF-85 소형 전투기를 탑재하고 있다가, 소련 전투기가 요격하러 오면 이 기생 전투기를 출격시켜 적 전투기에 대응한다는 컨셉이었다. 그러나 XF-85는 폭탄창에서 투하되어 발진은 쉬웠지만, 폭격기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B-36 폭격기가 이 전투기를 갈고리로 낚아채 회수해야 했기 때문에 회수 과정에서 충돌 위험이 컸고, 결국 미 공군은 이 같은 구상을 접어야만 했다. -미군의 또 다른 모험 B-36과 XF-85의 실패 이후 공중항모에 대해 다시는 이야기를 꺼낼 것 같지 않았던 미군이 지난 7일(현지시간), 또다시 공중항모 이야기를 꺼내고 나왔다.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 Agency)가 무인전투기를 운용하는 공중항모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를 시작한 것이다. DARPA는 기술적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 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몇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탑재 항공기는 무인전투기(UCAV : Unmanned Combat Aerial Vehicle)를 탑재하며, 기존에 운용 중인 B-52H나 B-1B 폭격기, C-130 수송기 등 대형 항공기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4년 이내에 비행 테스트가 가능할 것 등이었다. 공중항모에 탑재되는 무인전투기는 정찰과 폭격 등의 임무 수행이 가능하고, 임무 수행 후 다시 모기(母機)로 회수될 수 있어야 하는 조건도 있었는데, 미군이 극심한 예산난 속에서도 이 같은 사업을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중국 때문이었다. 중국은 지난 1990년대부터 추진해 온 단계적 도련선(Island chain) 확보계획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중국 해안선에서 2,000km 떨어진 일본 오가사와라-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를 연결하는 지역까지 가상의 선을 긋고 이 미군 전력이 이 선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은 미국의 항공모함을 잡기 위한 대함 탄도미사일(Anti Ship Ballistic Missile)과 초음속 대함 미사일로 무장한 대형 전투기, 항공모함 등을 속속 배치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미 해군 항공모함은 중국의 도련선 안으로 진입하기가 어려워졌다. 미국 항공모함이 중국 해안선 2,000km 밖에서 전투기를 출격시킨다 하더라도 전투기들의 작전반경이 1,100km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중국 본토를 공습할 방법이 없게 되자, ‘공중항모’ 컨셉을 들고 나온 것이다. 미군은 공중항모가 배치되면 공중항모를 전투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도련선 안쪽으로 투입시키고, 여기서 무인전투기를 출격시켜 중국 해안을 폭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의 무인전투기는 이미 F-16 전투기 수준으로 대형화 되었고, 기존의 폭격기나 수송기와 같은 항공기로는 이러한 무인전투기를 수납하거나 회수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미 국방부의 이번 공모전에서 어떤 아이디어가 모아져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오는 26일까지 관련 아이디어를 접수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총장)
  • 이·팔 또 유혈 희생자… 3차 인티파다 우려

    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던 청년을 사살하면서 3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의 반이스라엘 봉기)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AFP통신은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지구 헤브론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던 22세 팔레스타인 청년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팔레스타인인 150여명이 이스라엘 정착촌인 키르얏 아르바 인근을 지나가는 차량에 돌과 화염병을 던졌으며 이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사망자가 생겼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인의 피격 사건이 잇따른 데 대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며 강경 진압을 예고한 직후였다. 지난 10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기차역에서는 팔레스타인 18세 소년이 이스라엘 군인 1명을 칼로 찔러 숨지게 했다. 팔레스타인인이 차를 몰고 이스라엘 마을로 돌진하는 사건은 3주간 세 차례나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12일 새벽엔 서안지구 라말라시 북부 이슬람 사원에서 이슬람 정착촌 주민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방화사건이 일어나 1층이 모두 탔다. 팔레스타인 관리는 AP통신에 “이런 일을 저지를 자들은 유대인밖에 없다”며 비난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은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에 유대인 정착민이 거주할 주택 1000여채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밝히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템플 마운트 입장을 제한한 가운데 발생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은 서로 ‘네 탓’이라고 열을 올리고 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이 템플 마운트 문제로 해당 지역을 “종교 전쟁”으로 이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아바스 수반이) 평화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테러를 가르치고 있다”고 맞섰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번 갈등이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봉기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독일 dpa통신은 “3차 인티파다는 이미 이곳에 있다”며 “많은 이스라엘인이 그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과 서안지구에서 지난 며칠간 급증한 폭력과 살인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