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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우뉴스] 이란 “한국 드라마 방영 금지 시킬 것” 경고…8조원 둘러싼 갈등, 왜?

    [나우뉴스] 이란 “한국 드라마 방영 금지 시킬 것” 경고…8조원 둘러싼 갈등, 왜?

    이란이 한국과의 분쟁이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국영방송에서 한국 드라마 방영을 금지하는 등 법적 조치를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8일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이던 2015년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재개하기 전까지 한국의 주요 중동 무역 파트너였다. 한국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조치에 따라 이란 은행들과 거래를 중단했고, 이후 이란으로부터 수입한 석유 등의 대금을 미납한 뒤 이를 동결자금으로 묶어두고 있다. 한국 내 이란의 동결자금은 70억 달러(약 8조 3500억 원) 수준에 달하며, 자금을 동결하고 관리하는 한국 은행권은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이다. 이에 호세인 아미르 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6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관리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지난 3년간 동결된 자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불이행했다”면서 “자금 동결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국영방송(IRIB)를 통한 드라마 방영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동결 자금 문제와 관련해 지난달 말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가졌다”면서 “나는 당시 정 장관에게 우리 국민들이 3년을 기다렸다. (더 기다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압둘라히안 장관의 ‘한국 드라마 방영 중단’ 발언은 이란 내에서 한류가 여전히 큰 영향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짐작케 한다. 이란에서는 배우 이영애가 열연했던 드라마 ‘대장금’이 지난 2006년 시청률 90%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16년에는 한국 드라마 상영회 티켓이 3시간 만에 마감됐고, 태권도와 케이팝 등이 현재까지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이란의 관계가 냉각되면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지난달 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한국산 가전제품의 수입을 금지했다. 한편 한국 외교부 측은 동결 자금을 활용해 이란의 유엔 분담금을 납부하고 인도적 교역에 활용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격화되는 탈레반 對 IS 무력충돌...아프간 모스크 자폭테러 189명 사상

    격화되는 탈레반 對 IS 무력충돌...아프간 모스크 자폭테러 189명 사상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 탈레반 정부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간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IS 계열에 의한 대규모 폭탄 테러가 또다시 발생했다. 200명 가까운 사람이 사망 또는 부상했다. 아프가니스탄 북부 쿤두즈주의 시아파 이슬람 사원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빌랄 카리미 탈레반 부대변인은 “이번 폭발로 46명이 사망하고 14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IS의 분파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은 당일 저녁 소셜미디어를 통해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이번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IS-K는 “순교자는 탈레반이 추방하려고 한 위구르족 무슬림으로 시아파들 사이에서 자폭 조끼를 작동시켰다”고 주장했다. 아프간에서는 인구의 85∼90%에 이르는 수니파와 10∼15% 정도인 시아파 사이에 극심한 종교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수니파인 IS는 시아파를 배교집단으로 부르며 이들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테러를 벌여 왔다. 같은 수니파 무장조직이면서도 미국과 평화협상을 벌인 점 등을 문제삼아 탈레반과 적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IS-K는 탈레반의 아프간 재점령 이후 지속적인 테러 공격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월 26일 카불 국제공항에서 약 180명의 생명을 앗아간 자살폭탄 공격도 IS-K의 소행이었다. 지난달 18~19일 동부 잘랄라바드에서, 이달 3일에는 수도 카불에서 각각 발생한 폭탄공격도 IS-K의 테러였다. 탈레반은 지난 3일과 5일 카불의 IS-K 은신처를 급습하는 등 대규모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쿤두즈 테러와 관련해서도 IS-K 은신처 등에 대한 대규모 보복 공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국내 정치·경제·사회를 조속히 안정시키고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인정받는 것이 시급한 탈레반은 과격테러로 사회 불안을 일으키는 IS를 서둘러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국제사회의 인정과 원조를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IS-K 축출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IS-K는 조직원 수가 2000명도 안되는 작은 조직이지만, 과거 탈레반이 정부군을 상대로 구사했던 게릴라 전법과 자폭 테러를 똑같이 활용하며 탈레반 정부를 괴롭히고 있다. 한편 탈레반은 9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미국과 고위급 회담에 들어갔다. 미국과의 대면 회담은 지난 8월 아프간 재장악 이후 처음이다. 첫날 회담에서 탈레반은 아프간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를 풀어달라고 미국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외교부 장관은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아프간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문제가 주요 논의 대상”이라면서 “미국이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 측은 탈레반에 미국인과 아프간인의 안전한 추가대피 보장, 아프간이 IS 등의 활동거점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 준수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 이란 “한국 드라마 방영 금지 시킬 것” 경고…8조원 둘러싼 갈등, 왜?

    이란 “한국 드라마 방영 금지 시킬 것” 경고…8조원 둘러싼 갈등, 왜?

    이란이 한국과의 분쟁이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국영방송에서 한국 드라마 방영을 금지하는 등 법적 조치를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8일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이던 2015년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재개하기 전까지 한국의 주요 중동 무역 파트너였다. 한국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조치에 따라 이란 은행들과 거래를 중단했고, 이후 이란으로부터 수입한 석유 등의 대금을 미납한 뒤 이를 동결자금으로 묶어두고 있다. 한국 내 이란의 동결자금은 70억 달러(약 8조 3500억 원) 수준에 달하며, 자금을 동결하고 관리하는 한국 은행권은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이다. 이에 호세인 아미르 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6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관리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지난 3년간 동결된 자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불이행했다”면서 “자금 동결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국영방송(IRIB)를 통한 드라마 방영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동결 자금 문제와 관련해 지난달 말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가졌다”면서 “나는 당시 정 장관에게 우리 국민들이 3년을 기다렸다. (더 기다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압둘라히안 장관의 ‘한국 드라마 방영 중단’ 발언은 이란 내에서 한류가 여전히 큰 영향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짐작케 한다. 이란에서는 배우 이영애가 열연했던 드라마 ‘대장금’이 지난 2006년 시청률 90%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16년에는 한국 드라마 상영회 티켓이 3시간 만에 마감됐고, 태권도와 케이팝 등이 현재까지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이란의 관계가 냉각되면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지난달 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한국산 가전제품의 수입을 금지했다. 한편 한국 외교부 측은 동결 자금을 활용해 이란의 유엔 분담금을 납부하고 인도적 교역에 활용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 “피자먹는 여성 모습, 방송 금지”…시대 역주행하는 이란 방송 검열

    “피자먹는 여성 모습, 방송 금지”…시대 역주행하는 이란 방송 검열

    이란의 국영 언론이 발표한 검열 항목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여성의 인권이 열악한 국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이란에서는 여성 차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와이어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 IRIB 등 국영방송은 텔레비전에서 여성이 피자를 먹는 모습을 공개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드라마 제작사들은 직장을 배경으로 한 화면에서 남성이 여성에게 마시는 차를 제공하는 장면을 내보내서는 안 되며, 가죽장갑을 착용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금지시켰다. IRIB의 홍보 담당자인 아미르 호세인 샴사디는 “여성이 붉은색 음료를 마시는 모습이나 샌드위치를 먹는 모습 역시 화면에서 보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방송사와 제작사는 엄격한 새 규칙을 준수해야 하며, 남성과 여성이 등장하는 모든 장면과 사진은 방송 전에 IRIB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송가는 새로운 규제사항이 발표되자마자 곧장 이를 제작에 적용했다. 현지의 한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매주 월요일 방송되던 토크쇼에서는 게스트로 나온 여성 배우의 얼굴을 거의 볼 수 없었다. 엘나즈 하비비라는 이름의 여성 배우가 남성 진행자와 한 프레임에 등장하는 일은 거의 없었고, 대체로 목소리만 등장할 뿐이었다. 현지 여성 배우들과 시청자들은 당혹스러운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란의 유명 남성 배우인 아민 타로크는 “(게스트로 나온 여성 배우들의 얼굴을 보여줄 수 없다면) 최소한 게스트의 이름을 자막으로 적어주면 좋겠다”면서 “시청자들은 토크쇼에 출연한 여성 배우의 얼굴을 전혀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진행자가 초반에 언급해주지 않았다면 누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도 몰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란은 이슬람 전통과 어긋나는 장면을 텔레비전에 비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강력한 제재를 가해왔다. 특히 여성이 청바지를 입거나 피자를 먹는 등 서구 문화를 연상시키는 차림과 행동에는 갈수록 심한 검열과 통제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이란 당국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받는 국영방송이 지도부의 ‘메시지’를 충실히 이행해 왔다. 2018년 당시 와일드한 헤어스타일과 뛰어난 축구실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스페인의 카를로스 푸욜이 이란 방송국 IRTV3로부터 축구 해설 제의를 받았지만, 그가 테헤란의 스튜디오를 방문한 직후 해설 계획은 없던 일이 됐다. 푸욜은 당시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나의 외모(헤어스타일) 때문에 방송에 출연할 수 없었다”고 밝혔고, 영국 BBC는 이를 두고 “이란은 두발과 관련한 제한 정책을 두고 있지 않지만, 비 이슬람적이라고 여겨지는 것을 방송에 내보내는 걸 엄격하게 금지한다”고 전한 바 있다.
  • [나우뉴스] 소총 들고 ‘오리배’ 타는 탈레반…저들만의 여유

    [나우뉴스] 소총 들고 ‘오리배’ 타는 탈레반…저들만의 여유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지 한 달여가 흐른 가운데, 관광 명소에서 오리배를 타며 여유를 부리는 탈레반 대원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시리아와 이라크,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등 전쟁 지역에서 활동하는 종군기자 제이크 한라한은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소총을 쥔 채 오리배를 타는 탈레반 대원들의 모습을 공유했다. 한라한 기자는 “바미안 지역에서 포착된 실제 탈레반 대원들”이라며 두 장의 사진을 내놓았다. 소총과 바주카포 등으로 무장한 탈레반 대원 20여 명은 형형색색 오리배를 타고 자연경관을 즐겼다. 수도 카불 장악 이후 놀이공원에서 범퍼카와 회전목마를 타며 승전의 기쁨을 만끽하던 모습과도 겹쳐진다. 탈레반 대원들이 포착된 곳은 바미안주 반디 아미르 국립공원이다. 공원이 품고 있는 깊고 푸른 6개 호수는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맑고 투명한 물 색깔을 자랑한다. 2006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 선정 ‘가장 뛰어난 자연경관’ 명소로도 이름을 떨친 공원은 그러나 이제 탈레반 차지가 됐다. 이 같은 탈레반 대원들의 여유는 인권 탄압으로 고통받는 아프간 여성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아프가니스탄 여성 인권은 탈레반 재집권 후 한달 간 후퇴를 거듭했다.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던 애초 약속과 달리 탈레반은 여성의 인권을 유린했다. 집권 1기 때와 마찬가지로 길거리에서 혼자 다니는 여성들을 발견하면 가차 없이 채찍을 휘둘렀으며, 중등학교 수업에서 여학생을 배제했다. 수도 카불의 여성 공무원 출근도 금지했다. 카불 신임 시장 함둘라 노마니는 “탈레반은 여성이 당분간 일을 멈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여성 공무원 출근 금지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미 변화를 체험한 아프간 여성들은 과거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다. 수도 카불과 남서부 님로즈, 테라트는 여성 인권 존중을 외치며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나온 시위대로 빼곡하다. 시위대는 “여성이 활동하지 않는 사회는 죽은 사회”라면서 “왜 탈레반은 여성의 권리를 빼앗느냐. 오늘날의 아프간 여성은 26년 전의 여성이 아니”라고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여성 제로’ 정부 꾸린 탈레반 “유엔 총회 가겠다”

    ‘여성 제로’ 정부 꾸린 탈레반 “유엔 총회 가겠다”

    새 유엔 대사 임명… 총회서 연설 요청아프간, 러·중·파키스탄과 특사 회담도국제사회서 정식 정부 인정받기 시동유엔은 “여성 참여 보장” 결의안 통과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국제사회로부터 정식 정부로 인정받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탈레반 체제를 옹호하는 일부 국가들과 재빨리 손을 잡는가 하면,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유엔 총회에도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보였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5일과 20일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외교부 장관 등으로부터 제76차 유엔 총회 참석을 요청하는 서한을 받았다. 무타키 장관은 서한에서 아슈라프 가니 전 대통령이 지난달 축출됐고, 굴람 이삭자이 유엔 대사가 더는 아프간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이삭자이는 탈레반 장악 후에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탈레반을 압박해야 더 민주적인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대사로서 활동해 왔다. 이에 탈레반은 이삭자이 대신 수하일 샤힌 대변인을 대사로 임명하고, 오는 27일 고위급 회담 마지막 날에 연설을 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유엔은 미·중·러 등 9개국이 참가하는 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다음주 총회 전까지 위원회가 열릴지는 불투명하다. 이날 아프간 수도 카불에선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총리 대행 등 과도정부 내각과 러시아, 중국, 파키스탄 3개국 특사 간 회담도 진행됐다. 지난 7일 내각 명단을 발표한 뒤 이뤄진 첫 공식 회담이다. 탈레반은 이 회담에서 현재 상황과 미래, 국제 관계를 논의했다며 “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요구는 충족됐고, 이를 인정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몫”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들이 계속 여성에 대한 압박을 이어 가면서 정식 정부로 보기엔 한계가 뚜렷하다는 시선이 여전하다. 탈레반이 전날 발표한 과도정부 추가 인사에 따르면 차관들도 모두 남성으로 채워졌다. 17명의 장·차관 중에 여성이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보건부 차관 중 한 명으로 소수민족 하자라족 출신이 임명됐고 여성은 나중에 추가될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여성 인권을 무시한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탈레반이 강경파 남성 일색으로 장관 인선을 마무리하자 유엔 안보리는 지난 17일 탈레반에 포괄적 정부 수립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아프간 신정부가 ‘완전하고 동등하며 의미 있는 여성 참여’를 보장하고, 인권을 옹호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탈레반은 또 이번 내각을 과도정부로 표현하며 추후 변경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지만 선거를 치를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 소총 들고 ‘오리배’ 타는 탈레반…저들만의 여유

    소총 들고 ‘오리배’ 타는 탈레반…저들만의 여유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지 한 달여가 흐른 가운데, 관광 명소에서 오리배를 타며 여유를 부리는 탈레반 대원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시리아와 이라크,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등 전쟁 지역에서 활동하는 종군기자 제이크 한라한은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소총을 쥔 채 오리배를 타는 탈레반 대원들의 모습을 공유했다. 한라한 기자는 “바미안 지역에서 포착된 실제 탈레반 대원들”이라며 두 장의 사진을 내놓았다.소총과 바주카포 등으로 무장한 탈레반 대원 20여 명은 형형색색 오리배를 타고 자연경관을 즐겼다. 수도 카불 장악 이후 놀이공원에서 범퍼카와 회전목마를 타며 승전의 기쁨을 만끽하던 모습과도 겹쳐진다. 탈레반 대원들이 포착된 곳은 바미안주 반디 아미르 국립공원이다. 공원이 품고 있는 깊고 푸른 6개 호수는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맑고 투명한 물 색깔을 자랑한다. 2006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 선정 ‘가장 뛰어난 자연경관’ 명소로도 이름을 떨친 공원은 그러나 이제 탈레반 차지가 됐다.이 같은 탈레반 대원들의 여유는 인권 탄압으로 고통받는 아프간 여성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아프가니스탄 여성 인권은 탈레반 재집권 후 한달 간 후퇴를 거듭했다.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던 애초 약속과 달리 탈레반은 여성의 인권을 유린했다. 집권 1기 때와 마찬가지로 길거리에서 혼자 다니는 여성들을 발견하면 가차 없이 채찍을 휘둘렀으며, 중등학교 수업에서 여학생을 배제했다.수도 카불의 여성 공무원 출근도 금지했다. 카불 신임 시장 함둘라 노마니는 “탈레반은 여성이 당분간 일을 멈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여성 공무원 출근 금지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미 변화를 체험한 아프간 여성들은 과거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다. 수도 카불과 남서부 님로즈, 테라트는 여성 인권 존중을 외치며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나온 시위대로 빼곡하다. 시위대는 “여성이 활동하지 않는 사회는 죽은 사회”라면서 “왜 탈레반은 여성의 권리를 빼앗느냐. 오늘날의 아프간 여성은 26년 전의 여성이 아니”라고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
  • 이란 주재 러시아와 영국 대사, 78년 전 스탈린과 처칠인 것처럼

    이란 주재 러시아와 영국 대사, 78년 전 스탈린과 처칠인 것처럼

    이란 주재 영국 대사와 러시아 대사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점령지였던 이란에서 78년 전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와 이오시프 스탈린 옛소련 서기장이 만난 모습을 연상케 하는 포즈로 기념사진을 촬영해 논란을 초래했다. 두 나라 관계가 좋았던 과거를 떠올리며 나름 우의를 다진 것인데 주재국인 이란 정부와 국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려 외교 결례 논란으로 번졌다. 이란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레반 자가리안 자국 대사와 사이먼 셔클리프 이란 주재 영국 대사가 함께 찍힌 사진을 버젓이 올려 자랑했다. 두 대사가 사진을 촬영한 장소와 포즈가 문제가 될 만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12월 연합국을 주도하던 지도자 처칠과 스탈린,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옛소련 대사관에서 연합국의 동맹을 한층 강화했다. ‘테헤란 회담’이라고 불리며 세 지도자가 얼굴을 맞댄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노르망디 침공에 세 지도자가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이란은 옛 소련과 영국에 점령된 상황이었다. 그런데 두 대사는 처칠과 스탈린이 앉았던 바로 그 의자에 나란히 앉아 심지어 다리를 꼬고 앉은 것까지 그대로 본따 촬영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이 앉았던 의자는 비어둔 채였다. 러시아 대사관은 “두 나라 대사가 1943년 테헤란 회담이 열렸던 역사적인 계단에서 대화했다”고 친절하게 사진설명까지 붙였다. 현지 언론들은 이 사진이 강대국의 침략을 받은 이란의 국민적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처사였다고 비판했다. 퇴임을 앞둔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극도로 부적절한 사진”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트위터에 “지금은 2021년 8월이지, 1941년 8월도 1943년 12월도 아니다”고 적었다.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매우 비도덕적 사진이며 두 대사가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을 경우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호세인 아미르 압둘라히안 차기 외무장관 지명자도 “외교 예절과 이란 국민의 국가에 대한 자긍심을 무시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러시아 대사관의 트윗에는 분노한 이란인들의 댓글이 수백 개 달렸다. 테헤란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는 세예드 마란디는 “대사들은 모든 이란인을 모욕했다”고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튿날 두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논란이 일자 러시아대사관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대항한 동맹국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 것일 뿐”이라면서 이란에 모욕을 가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셔클리프 영국 대사도 반관영 타스님 통신에 “나쁜 의도는 없었으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영국과 이란은 최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달 초 오만의 유조선이 공격을 당해 영국인과 루마니아인이 목숨을 잃은 사건과 관련해 이란의 소행이라고 비난했고, 이란은 “모순적이고 잘못됐으며 도발적인” 주장이라고 맞받았다.
  • [씨줄날줄] 아이언돔/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이언돔/임병선 논설위원

    이스라엘의 저고도 미사일 방어망인 아이언돔(Iron Domeㆍ히브리어 ‘키파트 바르젤’)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쏜 로켓포를 90% 막아 냈다. 세계 어느 곳보다 인구가 밀집한 이스라엘 주거지구의 하늘을 강철 돔처럼 덮어 보호한다는 뜻이다. 요격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하마스는 자신들의 로켓보다 50배나 값이 비싼 요격미사일을 소진시킬 목적으로 계속 쏴댄단다. 이스라엘은 이집트나 이란 등 아랍국가보다 가까운 무장조직들의 로켓에 더 위협을 느꼈다. 1990년대 레바논에 기반을 둔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인구 밀집 지역을 로켓으로 공격하면서였다. 2006년 이스라엘ㆍ레바논 전쟁 때 이스라엘 세 번째 도시인 하이파가 무참히 파괴됐고, 100만명 가까운 이스라엘 국민이 방공호에서 지냈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이집트와 연결된 터널을 통해 가자지구에 들여온 4000개의 로켓과 4000개의 박격포탄이 이스라엘 도시들에 떨어져 국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2004년 다니엘 골드 장군이 이스라엘방위군(IDF) 연구개발 부서를 맡아 정치권을 설득했다. 마침내 2007년 2월 아미르 페레츠 국방장관은 이스라엘 라파엘사와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이 전천후 이동식 방공 시스템(CRAM)을 개발하도록 승인했다. 개발 자금은 2억 1000만 달러였는데 차츰 늘어나 미국도 2억 달러 이상 지원했다. 아이언돔은 4~70㎞를 날아가는 단거리 로켓포와 155㎜ 포탄, 이란과 북한에서 들여온 러시아제 다연장 로켓포 BM21을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2011년 3월 27일 베르셰바 근처에서 처음 운용돼 다음달 7일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BM21 로켓을 요격한 뒤 2014년 10월까지 1200개가 넘는 하마스 로켓을 무력화시켰다. 아이언돔은 이스라엘 테러 위협에 최적화된 시스템이다. 1980년 레이건 행정부의 스타워스 구상이 트럼프 시대에 위성들이 적의 미사일을 재빨리 탐지해 우주공간에서 요격한다는 것으로 발전됐다. 즉 아이언돔은 도시 공방전에 국한된 셈이다. 2015년 경북 성주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가 들어설 때도 아이언돔을 대안으로 거론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힘을 얻지 못했다. 우리는 중·저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패트리엇(PAC3) 미사일을 사드와 연동하고 있어 굳이 저고도 방어망을 생각할 이유가 없었는데 북한이 방사포와 장사정포를 계속 늘려 기류가 바뀌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해 8월 “장사정포 위협으로부터 수도권과 핵심 시설을 방호할 수 있는 K아이언돔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bsnim@seoul.co.kr
  • 무력충돌 격화에 한국 찾은 이스라엘 외교장관 긴급귀국

    무력충돌 격화에 한국 찾은 이스라엘 외교장관 긴급귀국

    팔레스타인과의 긴장 격화에12일 한이스라엘 회담 무산“가까운 시일 내 전화 회담”한국을 찾은 이스라엘 외교장관이 팔레스타인과의 긴장 격화로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 채 11일 긴급 귀국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의 (가비) 아슈케나지 장관이 국내 사정으로 오늘(11일) 긴급 귀국하게 돼 우리 측에 양해를 구해왔다”고 밝혔다. 아슈케나지 장관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대응 공습 등 현지 상황을 설명하고 불가피하게 귀국하는 데 대해 양해를 구했다. 이에 정 장관은 이스라엘 상황의 긴급성을 이해하며, 팔레스타인과의 대치 상황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당초 정 장관과 아슈케나지 장관은 12일 오찬 회담을 열 계획이었다. 백신 협력을 비롯한 코로나19 대응 문제도 의제에 오를 것이란 예상도 나왔는데 회담을 하루 앞두고 무산된 것이다. 양 장관은 가까운 시일 내에 전화 회담을 하기로 했다. 최 대변인은 ‘양국 정부 차원에서 백신 대면 논의는 사실상 무산됐다고 봐야 하는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전화 통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심도 있는 논의를 가지는 방안에 대해 양측이 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동 결과까지 보고 난 다음에 다시 추후에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아슈케나지 장관과 함께 방한한 아미르 페레츠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은 한국에 남아 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 등 일정을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한국 브레이킹 발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

    “한국 브레이킹 발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KFD)은 연맹이사 겸 브레이킹 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이며, 세계적 비보이 크루‘진조크루’ 단장인 “SKIM” 김헌준이 최근 세계댄스스포츠연맹(WDSF)의 브레이킹 위원회 기술 고문으로 위촉됐다고 8일 밝혔다. 세계댄스스포츠연맹은 최근 브레이킹 종목의 홈페이지인 ‘브레이킹 포 골드’를 통해 “WDSF는 2024년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브레이킹 커뮤니티와 문화를 존중하고 브레이킹 선수들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반영하기 위해 브레이킹 위원회에 세계 유명 비보이들을 기술 고문으로 위촉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의 ‘SKIM’ 김헌준 부위원장을 비롯해, 러시아 아슬란, 미국의 모이, 대만의 보진, 포르투갈의 맥스를 기술 고문으로 위촉했다. 세계댄스스포츠연맹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인한 브레이킹 종목의 국제연맹(IF)으로 2024년 파리올림픽 정식 종목인 브레이킹의 국제 대회 개최, 선수 관리, 올림픽 출전 자격 부여 시스템 정비 등을 주관한다. 세계댄스스포츠연맹의 브레이킹 위원회는 브레이킹 올림픽 프로젝트의 비전과 방향, 조직 구성 등을 담당해 올림픽 종목으로서 브레이킹의 미래를 준비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연맹 회원국과 각국 브레이킹 선수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은 비보이 크루‘진조크루’의 대표로 다년간 쌓아 온 종목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브레이킹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올림픽에 도전할 수 있도록 국내외의 기반을 다져 나갈 예정이다. 실제로 그는 2017년부터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과 협력해 2018 부에노스아이레스 청소년올림픽에 대한민국 브레이킹 선수들을 출전시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2019년 6월 개최된 난징 WDSF 세계 브레이킹 선수권대회에서는 심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김 부위원장은 “브레이킹이 올림픽까지 가는 과정에 전세계 비보이와 비걸들의 의견 및 브레이킹의 문화와 역사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면서 “세계댄스스포츠연맹의 브레이킹 기술 고문으로 위촉된 만큼 한국 브레이킹 선수들을 대변해 목소리를 낼 것이며, 브레이킹 문화와 스포츠적 요소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헌준 부위원장은 오는 6월 말 개최되는 2021 WDSF 유럽 브레이킹 선수권대회에 비보이 카츠(일본), 아미르·얀(러시아), 포커스(핀란드) 등과 함께 심판으로 참가한다. 아울러 2024년 파리올림픽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각종 대회에서 한국 브레이킹 선수들의 경쟁력을 키울 예정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포토] 말레이 교수가 그린 ‘처녀 귀신과 구미호’

    [포토] 말레이 교수가 그린 ‘처녀 귀신과 구미호’

    말레이시아 교수가 그린 처녀 귀신과 구미호 모습. 말레이시아 멀티미디어대학교의 아미르 샤할란 아미루딘 영화예술학부 교수는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귀신과 말레이시아 귀신의 차이점으로 ‘전통 의상을 입은 인간적인 면’을 꼽았다. 2021.4.20 아미르 샤할란 아미루딘 교수 제공
  • 외롭고 살찐 코끼리 카아반 캄보디아 야생구역 이주, 팝스타 셰어 도와

    외롭고 살찐 코끼리 카아반 캄보디아 야생구역 이주, 팝스타 셰어 도와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코끼리’로 불리며 파키스탄 동물원 우리에 35년이나 갇혀 지낸 수컷 아시아 코끼리 ‘카아반(Kaavan)’이 야생보호구역에서 조금은 더 자유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 캄보디아 시엠립 공항에 30일 도착했다. 미국의 1980년대 팝스타 셰어가 이주 비용의 일부를 댔는데 파키스탄에서부터 캄보디아까지 이주 과정을 지켜봤다. 셰어는 이날 공항에서 AFP 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그가 여기 오게 돼 아주 기쁘고 자랑스럽다. 그는 대단하고 대단한 동물”이라고 말했다. 지난 석 달 카아반의 건강 상태 등을 돌본 수의사 아미르 칼릴은 여행 마니아들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발이 묶여 있는 이 때 카아반은 마치 비행기를 많이 타 본 여행객처럼 편안하게 여행을 즐겼다고 했다. 먹고 자는 데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스리랑카에서 태어난 카아반은 한 살 적인 1985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마자가르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스리랑카 정부가 파키스탄 대통령에게 코끼리를 선물한 것이었다. 동물원에서는 성격이 거칠다며 대부분의 시간을 사슬에 묶인 채 생활해야 했다. 1990년 스리랑카에서 옮겨와 함께 지내던 암컷 코끼리가 2012년 먼저 세상을 떠나자 다시 혼자가 돼 홀아비가 돼 외롭게 지냈다. 섭씨 40도까지 올라가는 날씨를 피할 그늘도 별로 없는 좁고 낡은 시설에서 생활하던 카아반은 고개를 까딱거리는 이상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정형 활동을 보였다. 당분이 너무 높은 식단과 늘 사슬에 묶여 지내야 해 과체중을 겪고 있다. 동물보호 활동가들은 카아반을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코끼리’라고 명명하고, 몇년 전부터 야생보호구역에 풀어놓자고 요구했다. 20만명이 탄원서에 서명했다. 결국 이슬라마바드 야생동물관리위원회도 카아반 이주에 적당한 야생 보호구역을 찾아 나서 캄보디아의 101㎢ 규모 보호구역으로 이주시키겠다고 법원에 계획을 제출했고, 재판부가 지난 7월 이를 최종 승인해 30일 마침내 카아반이 캄보디아에 도착했다. 이곳 야생보호구역에서는 80마리 이상의 코끼리가 함께 재활 치료를 받아 카아반은 넓은 구역을 돌아다니며 죽을 때까지 비교적 자유롭게 지낼 수 있게 됐다. 셰어는 카이반의 이동을 지켜보기 위해 지난 주말 파키스탄을 찾았고, 이날 역시 시엠립 공항으로 직접 나가 35년간의 ‘감금 생활’에서 풀려난 카아반의 새 삶을 축하해주기도 했다. 카아반이 이주할 캄보디아 야생보호구역에는 600마리 이상의 코끼리가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릴은 AP 통신에 “이곳에는 아시아 코끼리 암컷이 세 마리가 있다”면서 “카아반이 아마 새로운 짝을 만나 함께 새로운 삶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아반이 지내던 마가자르 동물원은 법원으로부터 폐쇄 명령을 받아 카아반 뿐만아니라 다른 동물도 다른 곳으로 옮겨지고 있다. 현재는 두 마리의 히말라야 갈색 곰, 사슴과 원숭이 한 마리씩만 남아 있다고 AFP는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란, 핵과학자 피살에 “배후는 이스라엘” 복수 다짐

    이란, 핵과학자 피살에 “배후는 이스라엘” 복수 다짐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 고조 이란의 핵 개발을 주도한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59)가 암살되면서 중동 지역에 군사적 충돌의 긴장이 커지고 있다. 이란이 곧바로 테러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해 복수를 다짐했기 때문이다. 파크리자데는 27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 인근 소도시 아브사르드에서 테러 공격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누가 파크리자데를 암살했는지 확인되지 않더라도, 그의 죽음은 공공연하게 드러났던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을 격화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대통령, 암살 배후로 이스라엘·미국 지목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파크리자데 암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고 이란 국영 TV가 보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다시 한번 세계의 오만한 세력(global arrogance)과 그 용병인 시오니스트 정권의 사악한 손에 이 나라 아들의 피가 묻었다”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을 지칭할 때 ‘세계의 오만한 세력’이라는 표현을 쓰며, 이스라엘은 ‘시오니스트 정권’으로 부른다. 즉 미국과 이스라엘이 파크리자데 암살에 관여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어 “순교자 파크리자데 암살은 적들의 절망과 뿌리 깊은 증오를 보여준다. 그의 순교가 우리의 성취를 늦추지 못할 것”이라며 핵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전날 아미르 하타미 이란 국방부 장관은 현지 방송에 출연해 파크리자데의 죽음은 솔레이마니 암살 사건과 “분명한 연관”이 있으며 미국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수비대 사령관이 이라크 바그다드공항 인근에서 미군의 무인기 공습에 피살됐고, 이어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보복 공습을 감행해 전운이 감돈 바 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의 역할을 암시하는 비겁함은 가해자들의 필사적인 전쟁 도발을 의미한다”고 적었다. 헤즈볼라의 고위 지도자 셰이크 나임 카심은 현지 방송 알마나르TV와 인터뷰에서 파크리자데의 죽음과 관련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은 악랄한 공격”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우리는 이 극악무도한 공격을 비난하며, 이 범죄에 대한 대응은 이란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란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 커져” 블룸버그통신은 파크리자데의 죽음이 지난 1월 솔레이마니 사령관 암살 사건에 이어 이란 내 대중적 분노를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솔레이마니 사망 당시 테헤란 곳곳에서는 수만 명의 인파가 모여 미국에 대한 복수를 외쳤다. 최근 미국이 니미츠 항공모함을 중동 지역에 재배치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방어력을 증강하기 위해 이같이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파크리자데의 죽음과 관련해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는 외신들의 질문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파크리자데의 죽음을 다룬 뉴욕타임스(NYT) 기사를 코멘트 없이 리트윗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반대했으며,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현재 이스라엘이 파크리자데와 관련한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어떤 일이라도 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이란 간 ‘전장’ 신세 이라크 전전긍긍이러한 긴장 고조에 이라크가 유탄을 맞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솔레이마니 암살 사건 때처럼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 영토 내에서 군사적 충돌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란이나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측은 트럼프 대통령 퇴임을 몇달 앞둔 지금 시점에 굳이 행동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무장세력들이 돌출 행동을 벌일 수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파크리자데 암살과 관련해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각국의 자제를 촉구했다. 마지드 타크트 라반치 유엔 주재 이란대사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이란은 자위적 목적의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고 밝혔다. 또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암살을 저지른 자들을 비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스라엘-바레인 수교, 대선 앞두고 벼랑 몰린 트럼프의 ‘반전 카드’

    이스라엘-바레인 수교, 대선 앞두고 벼랑 몰린 트럼프의 ‘반전 카드’

    걸프지역의 작은 나라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11일(현지시간)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한 것인데 대선 50여일을 앞두고 코로나19 초기 은폐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을 외교 치적으로 돌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걸프지역 국가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두 번째로 바레인과 이스라엘의 평화 합의가 성사됐다면서 “또다른 역사적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하마드 이븐 이사 알칼리파 바레인 국왕,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날 통화를 하고 이스라엘과 바레인의 완전한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했다는 공동성명도 트위터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직접 발표도 했는데 9·11 테러 19주기임을 의식, “9·11을 낳은 증오에 대해 이 합의보다 더 강력한 반응은 없다”고 자부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밤 “우리가 또다른 아랍국가인 바레인과 평화협정을 맺을 것이라는 점을 이스라엘 국민에게 알리게 돼 흥분된다”고 밝혔다. 인구가 약 160만명인 바레인은 중동에서 친미국가로 꼽힌다. 미 해군 5함대가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 본부를 두고 있을 정도다. 지난해 6월 미국 정부가 중동평화 경제 계획을 발표한 국제 워크숍을 개최한 곳도 마나마였다. 바레인은 오는 15일 이스라엘과 UAE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한 서명식을 할 때 합류할 예정이다. 앞서 이스라엘은 미국의 중재로 지난달 13일 UAE와 평화협약에 전격 합의했다. UAE는 이스라엘과 수교에 합의한 세번째 아랍 이슬람 국가이자 첫번째 걸프 국가다. 이스라엘은 1979년 이집트와 평화협정을 맺었고 1994년에는 요르단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UAE에 이어 바레인까지 이스라엘과 수교에 합의하면서 중동 정세에 작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이슬람 아랍국가들은 대부분 팔레스타인 분쟁 등을 이유로 유대교가 주류인 이스라엘과 적대적이거나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UAE와 바레인은 이스라엘과 손을 잡아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관리는 “팔레스타인과의 대의를 배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의회의장 외교특보도 트위터에 이슬람 정신에 대한 거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제 관건은 UAE와 바레인의 뒤를 이어 미국의 맹방이자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에 동참할지 여부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번 수교가 사우디의 승인 없이 가능했을 것 같지 않다며 중동지역에서 평화를 중재하려는 미국의 노력 막후에서 사우디가 주요 역할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스라엘과 수교할 나라들이) 더 있을 것이라고 아주 기대한다”면서 “합류하려는 다른 나라들에 대단한 열정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대외적 성과 축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세르비아와 코소보의 경제관계 정상화 합의를 중재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반군 탈레반의 평화협상이 12일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다. 2001년 이후 계속된 내전 종식과 아프간 평화 정착을 위한 중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개회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9900만년 전 개미의 ‘최후의 만찬’…호박 공개

    [핵잼 사이언스] 9900만년 전 개미의 ‘최후의 만찬’…호박 공개

    9900만 년 전 지구상에 서식했던 독특한 개미가 사냥을 하는 모습 그대로를 생생하게 담은 호박이 공개됐다. 미국 뉴저지공과대학 연구진은 미얀마에서 발견된 호박(소나무 송진이 굳어져 만들어진 광물)에서 링구아미르멕스 블라드(Linguamyrmex Vlad)로 불리는 고대 개미가 ‘최후의 만찬’을 즐기기 직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옥 개미’(Hell Ants)로도 불리는 이 개미는 낫 모양의 치명적인 뿔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를 이용해 현존하는 바퀴벌레의 조상 격인 곤충을 잡아먹다 송진에 갇힌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개미의 존재는 2017년 당시 뉴저지공과대학의 필립 바든 교수와 동료들이 처음 발견했으며, 이를 포함해 총 16종의 링구아미르멕스가 존재한다. 무기로 활용되는 이 개미의 머리와 입은 주로 먹이를 잡는데 사용됐으며, 입과 머리가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진화한 것으로 보고 연구진은 보고 있다.연구를 이끈 바든 교수는 “(입과 머리의)통합 능력은 진화 생물학에서 매우 강력한 형태로 판단된다. 해부학적으로 봤을 때 입과 머리 등의 기관이 함께 움직임으로서 두 기능이 함께 진화하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진화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이번 호박에서 발견된 ‘링구아미르멕스 블라드’ 종의 머리에 달린 뿔은 먹이를 찌르고 사냥한 먹잇감의 영양분을 빨아먹는 데 사용됐다”면서 “현대 개미 중 머리에 뿔을 가진 것은 단 하나도 없지만, 일부 ‘지옥 개미’에게는 톱니 모양의 이빨로 이뤄진 뿔이 있었다”고 덧붙였다.전문가들은 이 고대 개미의 뿔 표면은 금속 성분으로 이뤄져 매우 단단했을 것이며, 이는 고대 곤충의 매우 특이한 형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해당 개미는 6500만년 전 멸종했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멸종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은 지구가 여섯 번의 대량 멸종을 겪을 때, 개미만큼이나 흔하고 익숙한 생명체조차도 멸종됐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면서 “멸종된 생물의 다양성과 하나의 혈통이 멸종되는 동안 무엇이 다른 혈통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셀’ 자매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물도 해도 물러서고… 호젓하게 마주한 일몰

    물도 해도 물러서고… 호젓하게 마주한 일몰

    서부산 지역 고즈넉한 여행 ‘안성맞춤’다대포 간조·일몰 때 맞으면 인생풍경황령산 야경·편백절경 중앙공원 압권본격적인 휴가철이다. 예전처럼 떠들썩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코로나19를 피해 비대면 여행지를 찾는 휴가객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휴가지 중 한 곳인 부산에도 추천할 만한 비대면 여행지들이 있다. 부산관광공사의 도움을 받아 대표적인 언택트 관광지 10곳을 꼽아 봤다.올여름 부산에서 주목할 곳은 서부산 지역이다. 관광명소가 즐비한 동부산에 비해 한결 고즈넉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서부산 최고의 명소는 다대포 해변이다. 부산의 동쪽에 해운대가 있다면 서쪽에는 다대포가 있다고 할 만큼 부산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이다. 다대포는 저물녘 풍경이 빼어나다. 부산의 여러 일몰 명소 가운데 단연 최고로 꼽힌다. 다대포는 간조 때 찾는 게 좋다. 간조와 일몰이 겹치는 날에는 두 번 보기 힘든 ‘인생 풍경’과 만날 수 있다. 다대포해양레포츠센터에서 서핑 등 해양레포츠를 체험하는 것도 좋겠다. 예비 신혼부부들의 결혼 사진 성지이기도 하다. 해변 초입의 갈대밭과 저녁 무렵 풍경이 더없이 서정적인 배경이 돼 주기 때문이다. 주변에 둘러볼 곳도 많다. 몰운대는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곳. 우거진 송림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자태가 절경이다. 절벽 끝자락에 전망대 구실을 하는 관측 초소가 있다. 여기서 보는 남해 풍경이 빼어나다. 저녁 무렵에는 ‘꿈의 낙조 분수’가 관광객을 유혹한다. 안내판에 따르면 ‘세계 최대급 규모’라는데, 1000여 개가 넘는 노즐에서 최고 55m까지 물이 뿜어져 올라간다. 다대포 초입의 아미산 전망대는 숨겨진 명소다. 강원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며 숨가쁘게 달려온 낙동강이 바다의 품에 안기는 장쾌한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황령산은 부산 야경 감상의 ‘고전’으로 꼽히는 곳이다. 차로 오를 수 있어 야간 데이트를 즐기려는 커플들이 많이 찾는다. 이른 아침 풍경도 그에 못지않게 빼어나다. 멀리 해운대의 마천루들을 붉게 물들이며 해가 떠오르는 장면은 그야말로 절경이다. 황령산의 대표 명소는 황령산 전망쉼터와 전망대(정상) 등 두 곳이다. 전망쉼터는 신선대 등 부산 동남쪽 전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주차장과 인접해 찾기도 쉬운 편이다. 황령산 전망대는 주차장에서 방송 중계탑 방향으로 10여 분 정도 걸어 올라야 한다. 길이 다소 된비알이어서 힘은 들지만 발품을 판 만큼 보상은 듬뿍 받는다. 황령산 정상 표지석에 서면 부산 전역의 풍경을 두 눈에 담을 수 있다.용호동의 ‘오륙도 스카이워크’도 추천할 만하다. 해안 절벽 위에 철제빔을 세우고 그 위에 유리판을 말발굽 형태로 이어 놓은 유리다리다. 파도가 절벽에 부딪히는 모습을 투명한 유리를 통해 굽어보는 맛이 짜릿하다. 코앞에 있는 오륙도를 조망하는 재미도 각별하다. 오륙도 스카이워크 뒤편의 산자락엔 해맞이 공원이 조성돼 있다. 목재 데크를 따라 해안길을 걸을 수 있다. 부산 시내에서는 중앙공원을 찾을 만하다. 옛 대청공원과 대신공원이 합쳐져 중앙공원이란 이름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주민들은 지금도 대신공원이라 즐겨 부른다. 중앙공원은 호리병을 닮았다. 좁은 입구를 지나면 너른 편백숲이 갑자기 튀어나온다. 쭉쭉 뻗은 편백나무들이 거대한 수직세상을 펼쳐 놓았다.중앙공원은 서구 서대신동에 있다. 넓이는 228만 3000㎡(약 70만평)로 도심 속 공원으로는 규모가 꽤 큰 편이다. 1900년쯤 구덕산과 엄광산 계곡에 수원지를 만들면서 조성됐다. 1968년 낙동강으로 수원지가 변경되면서 시민들의 출입이 허용됐다. 공원 정상의 옛 봉수대에선 부산항과 영도 일대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제1수원지 주변 풍경도 서정적이다. 금정구의 회동 수원지는 부산 최대의 호수다. 2010년 개방 전까지 50년 가까이 일반인의 접근이 금지돼 있었다. 최근 저수지 인근에 맛집과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들어서면서 여행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이 외에도 기장군의 부산치유의숲과 안데르센동화마을, 영도구의 아미르공원, 광안대교 야경을 굽어볼 수 있는 해운대구 장산, 남구의 평화조각공원 등이 휴가철 찾아볼 만한 비대면 여행지로 꼽힌다. 글 부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사진 한국관광공사
  • 이란 반정부 시위 참여자 셋 사형 집행 중단, 트럼프 말 듣고?

    이란 반정부 시위 참여자 셋 사형 집행 중단, 트럼프 말 듣고?

     이란 당국이 지난해 11월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던 젊은이 셋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려다 거센 국민적 반발에 직면해 황급히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고 영국 BBC가 16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형 집행에 반대하는 트윗을 올린 지 몇 시간 안돼서였다.  이란 사법부는 휘발유 가격 인상에 항의해 전국적으로 벌어졌던 반정부 시위 와중에 무기 강도와 기물 파손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지난 14일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된 20대 중반 피고인 셋에 대한 형 집행을 중단시킨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아미르호세인 모라디, 무함마드 라자비, 사에드 탐지디로 알려진 이들은 시위 도중 부서진 은행과 버스의 사진을 찍어 외국 언론사에 제보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가 인정됐다.  BBC는 대법원이 아예 사건을 다시 재판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피고인들의 변호인들이 재판 기록이나 반대 증거들을 뒤늦게 열람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을 받아들이는 형식을 취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세 사람에 대한 재판이 “총체적으로 불공정”하다며 “고문과 비인간적인 처우에 대한 우리의 문제제기는 무시됐고, 변호인도 임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미르호세인 모라디를 때리고 전기 고문하고 거꾸로 매달아 쥐어짜낸 자백들로 방화와 문화재 파괴 책임을 물었다”고 개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3명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이들의 사형은 언제든지 집행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전 세계에 개탄스러운 메시지가 될 것이다. 집행돼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해시태그 ‘#처형하지 말라(do_not_execute)’를 달았다.  이 해시태그는 사형 집행 소식이 전해진 15일 이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됐는데 무려 750만명이 해시태그를 달 정도였다.  흉악범이 아니라 평범한 학생들이라며 ‘#처형하지 말라’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사형 집행을 반대하는 캠페인이 SNS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이란 사법부는 15일 “변호인이 재심을 신청하면 판결이 바뀔 수도 있지만 아직 재심 신청이 접수되지 않았다”고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는데 아예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런데 정작 미국에서는 연방정부 차원에서 17년 만에 사형을 집행한 바로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날린 것이라 이중 잣대라는 지적이 나왔다. 연방정부는 지난 14일 일가족 3명을 살해한 백인 우월주의자 대니얼 루이스 리(47)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축구 스타 마수드 쇼자에이, 배우 샤합 호세이니 등 이란의 유명인들도 처형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란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형 집행 국가란 불명예를 안고 있다. 지난 14일 에도 서부아제르바이잔 지방에 있는 우루미에 교도소에서 쿠르드인 사형수 디아쿠 라솔자데와 사베르 셰이크 압돌라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20대 초반과 30대 초반으로 알려진 두 사람은 지난 2010년 마하바드의 군대 퍼레이드 도중 폭탄을 매설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2015년 사형이 언도됐다. 둘의 변호인들은 BBC 페르시안 인터뷰를 통해 의뢰인들이 무고하며 결정적 증거도 없으며 극심한 고문 끝에 거짓 자백을 한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둘을 가리켜 “조작된 증거에 체계적으로 의존하는 결함 투성이의 사법 절차가 낳은 가장 최근의 피해자들”이라고 규정했다.  이란 사법부는 반정부 언론인으로 비밀이 철저히 보장되는 텔레그램 계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춘 아마드뉴스를 창업한 루홀라 잠이 “지상에 부패를 확산시키고 있다”며 지난달 사형을 선고했다. 그는 또 2017년과 2018년 반정부 시위에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선동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잠은 원래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이란 혁명수비대의 첩보국이 이라크로 꾀어내 납치한 뒤 이란으로 압송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거리두기 여유찾기… 명당, 여기

    거리두기 여유찾기… 명당, 여기

    한국관광공사와 서울관광재단 등 7개 지역관광공사로 구성된 지역관광기관협의회에서 전국의 ‘언택트 관광지 100선’을 선정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국민들이 코로나19를 피해 상대적으로 여유롭고 안전하게 국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추천 관광지 중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 ▲개별 여행 및 가족 단위 테마 관광지 ▲야외 관광지 ▲자체 입장객 수 제한을 통해 거리두기 여행을 실천하는 관광지 등의 기준에 부합하는 곳들이다. 다만 몇몇 여행지의 경우 이미 널리 알려진 관광지거나 방문객끼리 근접해 지나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진 곳이어서 여행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서울 방호시설 재탄생 도봉 평화문화진지 서울에선 도봉구의 평화문화진지가 돋보인다. 군사용이었던 대전차 방호시설을 공간재생사업을 통해 문화 창작공간으로 조성한 곳이다. 성북구의 북정마을도 오래된 골목길의 정취와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무장애 둘레길이 조성된 배봉산, 솔밭근린공원에서 이어진 국립4·19민주묘지, 평안도에서 온 봉화를 남산으로 보냈던 안산(무악산), 양천향교 등도 차분하게 돌아볼 만하다. 다만 돈의문박물관마을과 서울함 공원 등은 실내 시설이 다수이고 아차산이나 몽촌토성 등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방문 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인천·경기 ‘차박’은 포천… 라이딩은 옹진섬 80년 넘은 잣나무들이 울창한 가평 잣향기푸른숲, ‘차박’의 성지로 떠오른 포천 한탄강주상절리길, 산림치유사와 함께 숲에서 힐링하는 광주 곤지암리조트의 힐링 캠퍼스, 바다 위 신기루 ‘풀등’이 인상적인 이작도와 3개 섬이 다리로 연결돼 자전거 라이딩에 최적화된 신도·시도·모도 등 옹진의 섬들, 인천에서 유일하게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는 선녀바위·거잠포 등이 선정됐다. 평택 바람새마을 소풍정원, 고양 행주산성역사공원 군초소 전망대(행호정), 김포 평화누리길 1코스(김포 함상공원), 강화 교동도·석모도·동검도, 동두천 자연휴양림, 남한강을 따라 명성황후 생가까지 걷는 여주 여강길 등도 추천됐다.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경인아라뱃길·계양산 둘레길과 파주 평화누리공원, 시흥 갯골생태공원 등은 야외시설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주의해야 한다. ‘백패커의 성지’라는 옹진 굴업도는 섬 대부분이 특정 기업의 소유인 데다 환경단체와 주민, 해당 기업 등이 분쟁을 벌였던 곳이라 여행하기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강원 의암호·삼척항·논골담길 걸어보기 의암호를 둘러싼 의암호 자전거길, 삼척항과 삼척해수욕장을 잇는 이사부길 등이 추천됐다. 덜 알려져 호젓하게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묵호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그린 벽화로 널리 알려진 동해 논골담길은 많은 이들이 찾는 여행지인 데다 골목길이 좁아 오갈 때 주의해야 한다.●대전·충남 맨발로 걸어보는 계족산 황톳길 대전에선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좋은 장태산 자연휴양림, 대전과 충북에 걸쳐 있는 대청호 오백리길, ‘맨발 트레킹의 명소’ 계족산 황톳길 등을 비롯해 만인산 자연휴양림·뿌리공원·상소동 삼림욕장·식장산 문화공원·수통골 등이 있다. 국립 대전현충원의 보훈 둘레길도 빼어난 휴식처다. 다만 장소의 특성상 소란스런 행위와 요란한 복장은 피하는 게 좋다. 서산 웅도, 예산 황새공원 등도 꼽혔다. 청양 칠갑산도립공원의 경우 관광객들이 몰리는 출렁다리 방문 때 조심해야 한다. ●세종·충북 독창적 전시물 오대호아트팩토리 진천의 만뢰산자연생태공원, 괴산 갈론계곡(갈론구곡), 세종 운주산성 등이 선정됐다. 충주 오대호아트팩토리는 독창적인 전시물이 인상적이지만 실내 시설이 다수라는 점에서, 세종 고복자연공원·조천연꽃공원은 유원지화됐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전북 동학운동의 성지 남원 교룡산성 동학농민운동의 성지 교룡산성, 선국사가 있는 남원 교룡산국민관광지는 덜 알려진 명소다. 계곡이 좋은 장수 누리파크 캠핑장과 창포를 집단 재배하는 완주 고산창포마을 등도 생경한 곳이다. ●광주·전남 광주호수와 숲 야영장 광주호에 조성된 광주호호수생태원, 북구 시민의 숲 야영장 등이 선정됐다. 광주 펭귄마을, 목포 서산동 보리마당&시화마을, 해남 우수영 명량대첩 기념공원, 고흥 우주발사전망대 등은 이미 유명 관광지이거나 실내 시설이 다수인 곳들이어서 방문 시 주의해야 한다. ●대구·경북 바다 위 걷는 호미반도둘레길 바다 위에 길을 낸 포항 호미반도해안둘레길, 초록빛 왕버들과 보랏빛 맥문동이 어우러진 성주 성밖숲, ‘비밀의 숲’이라 불리는 안동 낙강물길공원, 한반도 생태계의 핵심축인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등이 꼽혔다. 구미 금오산 올레길, 문경 진남교반, 영덕 벌영리메타세쿼이아길, 울진 등기산스카이워크 등도 가볼 만하다. 다만 울릉 행남해안산책로는 절경이긴 하나 길이 좁고 사람들이 몰려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대구엔 동촌유원지·옥연지 송해공원·사문진 주막촌이 있다. ●부산·울산·경남 밤이 아름다운 장산·다대포 부산의 야경 명소로 꼽히는 장산과 황령산, 일몰 명소인 다대포해수욕장 등이 선정됐다. 부산 구덕야영장·아미르공원·회동수원지·평화조각공원·대저생태공원과 기장 안데르센동화마을·치유의 숲, 울산 선암호수공원·편백산림욕장, 울주 대운산 치유의 숲 등도 덜 알려진 명소들이다. 합천 대장경 테마파크, 김해 분청도자박물관, 산청 수선사 등은 실내 시설이 대부분이다. ●제주 한 달에 10차례 바다 갈라지는 서건도 제주 고유의 곶자왈 숲이 온전히 보존된 고살리 숲길을 비롯해 신풍리 밭담길·애월 휴림·물영아리오름·한라산 천아숲길·무릉 자전거도로·정물오름 등이 포함됐다. 서건도는 한 달에 10차례 바다가 갈라질 때 접근할 수 있는 섬이다. 해녀들이 자주 찾는 곳이어서 운이 좋다면 이들이 물질하는 장면과 마주할 수도 있다. 북촌리 4·3길은 필수 코스이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거문오름은 입장객 수가 제한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IS 새 지도자에 창립멤버 알살비

    IS 새 지도자에 창립멤버 알살비

    국제테러조직 총괄… 은신처는 모술 추정지난 10월 미국의 작전으로 사망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후임자 정체가 확인됐다. IS 창립 멤버 중 한 명으로 야지디족 학살과 성노예화를 주도한 아미르 모하메드 압둘 라만 알마울리 알살비다. 20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정보기관이 알바그다디에 이어 IS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 알살비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간 후계자로 거론됐던 IS의 이론가 하지 압둘라는 알살비의 가명이다. 앞서 후계자가 아부 이브라힘 알하시미 알쿠라이시라는 인물로 알려졌고, 정보당국은 그에 관해 아는 바가 별로 없었는데, 이 역시 알살비의 가명 중 하나였다. 알살비(압둘라)는 IS의 국제 테러조직을 총괄해 온 인물로, IS 지도부에선 드물게 비(非)아랍계인 투르크멘인이다. 모술대에서 이슬람 율법을 전공한 그는 현재 IS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론가로 알려져 있다. 2004년 미군에 붙잡혀 이라크 남부 부카 교도소에 구금된 적이 있는데, 이때 알바그다디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8월 압둘라 관련 정보 제공자에게 500만 달러 현상금을 내걸었다. 알살비는 알바그다디가 죽기 전부터 후계자로 거론됐다. 그는 전임자 사망 뒤 새로운 IS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알살비 외에 대부분 지도자들이 미군과의 전쟁이나 이라크 내전에서 역할을 하기엔 너무 어린 세대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서방 정보당국은 알살비가 모술 서부를 은신처로 삼은 것으로 추정했다. 그 지역 출신이며 모술 일대에 IS 추종자나 동조자도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주 모술 외곽에선 IS 고위 인사인 시파 알니마가 검거되기도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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