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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소현, 21인치 개미허리 돋보인 완벽한 청바지 핏

    최소현, 21인치 개미허리 돋보인 완벽한 청바지 핏

    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ICN 아시안 내추럴 챔피언십(ASIAN NATURAL CHAMPIONSHIP)’ 이 열렸다. 스트리트 스타 부문에 참가한 최소현은 탄탄한 근육과 함께 21인치의 잘록한 허리를 뽐내 시선을 모았다. 늘씬한 몸매로 완벽한 청바지 핏을 선보인 최소현은 스트리트 스타 부문에서 3위를 차지했다. 한편, ‘ICN 아시안 내추럴 챔피언십’ 각 부문에서 톱 3에 오른 선수들은 2019년 태국에서 열리는 ICN 세계대회인 ‘유니버스 내추럴 챔피언십 프로와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원래, 붕어빵 아들과 행복한 어린이날 ‘행복한 미소’

    강원래, 붕어빵 아들과 행복한 어린이날 ‘행복한 미소’

    가수 강원래가 아들과 즐거운 어린이날을 보냈다.5일 김송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강원래와 아들 강선의 사진을 올렸다. 아빠 품에 기댄 아들의 모습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똑 닮은 부자의 얼굴 또한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송은 사진과 함께 “5살 맞이하는 어린이날 선이는 아빠랑 단둘이서 할아버지할머니댁에 놀러가요. 처음으로 저랑 떨어져서 처음으로 아빠랑 단둘이 움직이는 거네요. 그래서인지 기대 반 설레임 반으로 까불이가 됐어요. 아마 아빠가 처음이라 긴장할수도 있겠죠? 그래도 아빠는 침착한 성격이라 잘 할 거예요”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김송은 이어 “저는 빨래를 널고 방으로 들어와서 이불속으로 들어오면서부터 ‘나 잘래 나 잘래 나 잘래 나 잘래’ 를 혼잣말로 미친사람처럼 되풀이하며 웃고 있는 중예요. 처음으로 선이랑 떨어지는 이 자유를 우선은 잠으로 보충할거예요. 겉모습은 멀쩡해보여도 몸이 닳고 닳아 말도 아녜요. 그럼 이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강원래 김송 부부는 지난 2014년 아들 강선 군을 얻었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타르에 뒤덮여 온 몸 굳어가는 유기견, 극적으로 구해내

    타르에 뒤덮여 온 몸 굳어가는 유기견, 극적으로 구해내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만큼 석탄 찌꺼기로 뒤덮여 길에 방치됐던 유기견 한마리가 극적으로 구출됐다. 중국 매체 이티 투데이의 4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대만 타이난시의 한 역청 공장에서 타르에 갇힌 검은색 수컷 개 한마리가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죽다 살아났다. 타르는 석탄, 석유 등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유해물질로 접착력이 강해 도로 포장재인 아스팔트 원료로도 쓰인다. 역청 공장은 이 아스팔트를 생산하는 곳이었다. 제일 먼저 처참한 광경을 목격한 공장 근로자가 지역 동물보호소에 도움을 요청했고, 동물보호단체 설립자 슈 웬량과 10명의 자원 봉사자들은 타르에 뒤덮인 개를 구하러 현장으로 출동했다. 이들이 도착했을 당시, 유기견은 딱딱하게 굳은 타르 때문에 몸을 조금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슈씨는 담요로 개를 꺼낸 후 주사기를 사용해 약간의 물을 먹였다. 그리고 베이비오일, 올리브 오일과 밀가루를 사용해 화석처럼 굳어버린 개를 몇 시간 동안 깨끗이 씻겼다. 슈씨는 “우리는 유기견에게 착하고 운이 좋다는 의미가 담긴 ‘샨푸’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샨푸는 처음에 방어적이었고 우리를 물려고도 했다. 아마 꼼짝달싹 못해 고통스러워 그랬을 것이다. 나중에는 우리 도움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타이난시 동물 보호사무소는 “이번 사건은 유기견이 실수로 역청 공장 아스팔트에 빠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동물 학대에 대한 어떠한 증거라도 발견되면 범인에게 벌금과 징역형에 준하는 처벌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이티투데이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치맥 지겹다면 ‘순맥’ ‘홍맥’ 어때요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치맥 지겹다면 ‘순맥’ ‘홍맥’ 어때요

    맥주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은 무엇일까요. 물론 사람의 입맛이 주관적이라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을 테지만, 아마 열에 여덟아홉은 “치킨”이라고 답할 겁니다. 치킨과 맥주를 합친 ‘치맥’은 이젠 한국인의 솔푸드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시원한 라거 맥주는 청량감이 뛰어나고 깔끔해 프라이드치킨의 느끼함을 잘 잡아 주는 역할을 합니다. 비슷한 이치로 치즈를 듬뿍 얹은 피자와 바삭하게 튀긴 군만두도 라거 맥주의 훌륭한 짝궁이죠.하지만 단지 튀긴 음식이나 느끼한 요리만이 맥주와 환상적인 궁합을 이루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맥주가 라거 맥주는 아니니까요. 맥주도 음식처럼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의 향과 맛을 내뿜기 때문에 스타일에 따라 어울리는 음식도 제각각입니다. 특히 최근 크래프트 맥주 열풍이 불면서 맥주와 함께 즐기는 음식 또한 기존의 ‘치맥’, ‘피맥’(피자+맥주) 등을 벗어난 다양한 결합(페어링)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맥주와 잘 어울리는 의외의 음식, 무엇이 있을까요.순대+페일에일=기름기 싹 대표적인 것이 ‘순대’입니다. 돼지 창자 속에 고기나 각종 채소, 당면 등을 넣어 삶아 만드는 순대는 묵직하고 영양가 높은 훌륭한 음식이지만 계속 먹다 보면 고기 냄새와 기름진 맛에 질릴 때가 있습니다. 이런 순대에 특히 잘 어울리는 맥주가 바로 미국식 페일에일입니다. 페일에일은 에일 맥주의 일반적인 스타일로, 약한 불에 구운 맥아를 에일 방식(높은 온도에서 활동하는 효모를 넣는 식)으로 발효시킨 맥주를 뜻합니다. 그 중 미국식 페일에일은 맥주의 쓴맛과 향에 관여하는 홉의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는데요. 홉의 쌉쌀함과 향미가 순대와 어우러져 느끼한 맛을 깔끔하게 정리해 줍니다. 순대는 페일에일보다 홉이 더 많이 들어간 인디안페일에일(IPA)과 먹어도 맛있습니다.홍어+사워에일=설탕 맛? 푹 삭힌 홍어와 사워에일 맥주는 예상치 못한 맛을 선사합니다. 홍어는 특유의 암모니아 향과 시큼하고 쿰쿰한 느낌 때문에 취향이 갈리는 음식이지만, 홍어와 맥주를 좋아한다면 ‘홍어+사워에일’ 조합은 꼭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각각의 음식에서는 날 수 없는 맛이 입 안에서 합쳐지면서 새로운 맛을 내기 때문입니다. 사워에일은 야생 효모를 넣거나 젖산 발효를 통해 맥주를 만든 뒤 수개월에서 수년간 숙성을 거친 맥주로, 화이트와인보다 더 강한 산미를 갖고 있습니다. 음식에 비유한다면 묵은지 김치 같은 것이죠. 신기한 건 시큼한 홍어와 사워에일을 함께 먹으면 혀에서 설탕보다 더 달콤한 맛으로 변한다는 겁니다. 다만 사워에일 맥주와 홍어를 먹을 때는 홍어만 단독으로 즐기는 게 좋습니다. 사워에일이 워낙 강해서 삼합으로 먹으면 돼지고기 맛이 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후식=브라우니+흑맥주 디저트용 맥주 조합으로 브라우니와 스타우트 맥주를 추천합니다. 강한 불에 구워 어두운 색이 된 맥아를 에일 방식으로 양조하는 스타우트 맥주는 주로 다크초콜릿과 커피 향이 나는데요. 초콜릿 맛이 진한 브라우니와 함께 먹으면 초콜릿이 증폭돼 궁극의 ‘카카오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브라우니가 없다면 초콜릿 쿠키로 대체해도 괜찮습니다. 스타우트는 브라우니뿐만 아니라 불고기, 떡갈비, 산적 등 한국의 간장 양념 베이스 음식과도 아주 잘 어울립니다. 디저트뿐만 아니라 식사할 때도 스타우트 맥주를 적극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치맥’만이 진리가 아니듯 맥주에 어울리는 음식을 고르는 일에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다음 두 가지 페어링 원칙을 기억한다면 맥주뿐만 아니라 술과 어울리는 음식을 찾는 것이 한결 수월해질 겁니다. 첫째는 서로의 맛을 잡아 줄 수 있는 조합입니다. 순대와 페일에일 맥주, 치킨과 라거 맥주는 각각 상반된 맛으로 구성한 겁니다. 음식의 느끼함을 각각의 쌉싸름한 맛과 청량감으로 잡아 주는 식입니다. 이런 페어링은 맥주와 음식이 물리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두 번째는 서로의 맛을 증폭시킬 수 있는 조합입니다. 홍어, 블루치즈와 사워맥주, 스타우트와 브라우니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비슷한 맛이 입안에서 합쳐져 해당 맛의 진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맥주와 어울리는 나만의 ‘솔푸드’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macduck@seoul.co.kr
  • 23개 알 낳은 모습의 코브라 본 적 있나요?

    23개 알 낳은 모습의 코브라 본 적 있나요?

    스물 세 개의 알을 낳은 무시무시한 독사뱀 코브라의 모습을 본 적 있나요? 지난 2일 외신 케이터스 클립스가 소개한 생생한 ‘코브라 산란’ 장면이 화제다. 지난 27일(현지시각) 아침 인도 동부의 오디샤(Odisah) 부브네스와르(Bhubneswar)에 있는 프라카쉬 스웨인(Prakash Swain) 한 가정집에 코브라 한 마리가 ‘침입’했다. 가족들은 겁에 질려 직접 잡을 엄두가 나질 않았다.  결국 가족은 뱀 전문가를 불렀고 코브라를 안전하게 포획할 수 있었다. 하지만 뱀 전문가는 이 코브라가 뭔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커다란 투명 플라스틱 박스안에 놓았다. 그러자 코브라는 안식을 찾았는지 알을 낳기 시작했다. 영상엔 스물 세 개의 알을 낳은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뱀 전문가는 “아마도 코브라가 산란을 하기 위해 이 가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트럼프 “주한미군 줄여라”... NYT “국방부는 당황”

    트럼프 “주한미군 줄여라”... NYT “국방부는 당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불과 몇 주 앞두고 미 국방부(펜타곤)에 주한미군 병력 감축 옵션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북한 핵무기에 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카드로 의도된 것은 아니라고 이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러나 이 소식통들은 한반도 평화협정은 현재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2만8500여명의 주한 미군의 필요성을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주한미군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충분히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주한미군 철수를 결심해왔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명령에 대해 미국 국방부와 다른 기관의 관리들은 당황하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이들은 주한미군 감축이 한미동맹을 약화하고 미국이 북한과 핵 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일본의 우려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같은 날 미국 내 외교 거목인 키신저 전 미 국무부장관과의 면담 내용을 전하며 한반도 평화 무드에서 주한미군 주둔 여부를 거론한 바 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문 특보에게 “한반도 비핵화가 되고 평화조약이 체결되고 북미수교가 되면 자연히 미국 내에서 주한미군이 계속 유지되어야 하느냐에 대한 얘기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원하면 미국은 주한미군을 계속 주둔할 것이다. 문제는 한국 내의 합의가 중요하다”라고 말 한 것으로 전해졌다.NYT는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전면 혹은 부분 감축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으나, 전면 철수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이 관리들은 주한미군의 규모와 배치를 재고하는 것은 최근 북한과의 외교 상황과는 관계없이 이미 이뤄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양보를 얻어내는 대신 주한미군 감축을 제안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 바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도 지난달 27일 남북 평화협정 체결 시 주한미군 문제도 향후 논의 의제로 포함될 것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매티스 장관은 당시 국방부에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과 회동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미군이 한반도에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아마도 그것은 먼저 동맹과의 협상에서, 물론 북한과의 협상에서도 우리가 논의할 이슈의 일부”라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기는 남미] 인간 탓에…아마존 돌고래 멸종 위기

    [여기는 남미] 인간 탓에…아마존 돌고래 멸종 위기

    아마존 돌고래가 멸종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브라질 국립아마존조사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마존에 서식하는 핑크돌고래와 투쿠시돌고래가 급감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1994년부터 2017년까지 매달 아마존의 자연보호지역 마미라우아에 조사선을 띄워 아마존에 서식하는 돌고래의 개체수를 확인했다. 이렇게 축적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돌고래는 하루가 다르게 줄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핑크돌고래의 개채수는 10년마다 50%로, 투쿠시돌고래의 수는 9년마다 50%로 줄고 있다"면서 신속한 보호조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에 서식하는 돌고래, 특히 핑크돌고래는 과거 인간의 공격을 받지 않았다. 핑크돌고래를 둘러싼 전설과 미신 등이 일종의 보호장치로 작용하면서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핑크돌고래는 집중적인 사냥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핑크돌고래의 살점을 미끼로 사용하는 낚시꾼이 급격히 늘어난 때문이다. 기름을 남미에 서식하는 메기의 일종인 바그레의 사료로 주는 어민까지 늘어나 핑크돌고래는 수난을 맞고 있다. 게다가 아마존에 사는 돌고래의 번식 속도는 꽤나 느린 편이다. 아마존 돌고래는 보통 4~5년마다 1번 새끼를 낳는다. 한 번 개체수가 줄면 회복이 어렵다는 뜻이다. 국립아마존조사연구소는 "아마존에 서식하는 돌고래의 감소는 고래 중에서도 가장 빠른 편"이라면서 "아마존 돌고래들이 멸종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걱정이 매우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아직 돌고래를 멸종위기류로 분류하진 않고 있다. 개체수에 대한 정확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립아마존조사연구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이번 조사결과를 본다면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바로 핑크돌고래와 투쿠시돌고래를 멸종위기류로 분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은 일찌감치 아마존 자연에 대한 보호법을 제정하고 돌고래를 포함한 생물을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집행이 엄격하지 못해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게 보고서를 낸 국립아마존조사연구소의 지적이다. 사진=자료사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백상예술대상’ 최희서, 감동의 수상 소감 “꿈을 절대 포기하지마세요”

    ‘백상예술대상’ 최희서, 감동의 수상 소감 “꿈을 절대 포기하지마세요”

    제54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여자 신인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최희서의 수상소감이 감동을 주고 있다.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린 제54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배우 최희서(32)가 영화 ‘박열’로 여자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이날 최희서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눈시울을 붉히며 무대에 올랐다. 그는 “‘박열’이라는 작품은 정말 축복 같은 작품이었다”라며 “저는 사실 2009년 영화 ‘킹콩을 들다’라는 작품으로 데뷔했다. 9년 동안 보이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연기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 준비 하러 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대본을 읽고 연습했다. 맞은편에 앉아 계신 영화 ‘동주’ 각본가이자 제작자였던 신연식 감독님이 저를 보고 ‘특이하다’고 생각해 명함을 주신 것이 인연이 돼 영화 ‘동주’에 출연하게 됐다. 그것이 인연이 돼 ‘박열’이라는 작품을 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최희서는 “저는 가끔 제가 그날 대본을 안 보고 그냥 지하철을 타고 있었다면, 아마도 ‘동주’도 못하고, ‘박열’에도 캐스팅 되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 정말 아찔하다”면서 “그래서 저는 이 신인상을, 지금 아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시는 분들을 위해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꿈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날 최희서의 수상 소감을 들은 동료 배우들은 그의 말에 집중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최희서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박열’에서 일본인 ‘후미코’ 역을 연기했다. 당시 몰입도 높은 연기뿐만 아니라 유창한 일본어 실력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는 ‘박열’을 통해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우상, 제18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우상, 제26회 부일영화상 신인여자연기상, 제54회 대종상영화제 신인여우상·여우주연상, 제1회 서울어워즈 신인여우상, 제38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디렉터스컷시상식 신인여우상, 올해의영화상 신인여우상에 이어 제52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신인연기상까지 10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사진=JTBC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홍준표 vs 강길부 이틀째 설전... 서로 ‘일어탁수’ 지목

    홍준표 vs 강길부 이틀째 설전... 서로 ‘일어탁수’ 지목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같은 당의 4선 중진인 강길부 의원이 이틀째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3일) 지방선거와 관련해 당 공천에 반발하며 본인을 향해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던 강 의원에 “오늘 당장 나가시라”며 “울주 선거 준비하려면 철새는 정리할 수밖에 없다”고 맹비난했다. 홍 대표는 “복당하지 말아야 했을 사람이 복당 과정에서도 애 먹이더니 울주 당원들이 반대해도 설득해서 당협위원장까지 교체 임명해줬는데 배은망덕으로 공천을 미끼로 탈당 협박을 한다”며 “더 이상 용서할 수 없는 구악정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강 의원이) 더 이상 당에 있으면 울주 선거가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토요일까지 중대결심하겠다고 했는데 아마도 본인이 추천한 기초의원 비례대표 공천 확정되는 것 보고 나가려고 하는 모양”이라며 “중대결심까지 하는 마당에 그것까지 챙기고 나가겠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일어탁수(一魚濁水·한 마리의 물고기가 큰 물을 흐림)’라고 했다”며 “나는 그런 사람이 한국당에 소속하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 오늘 당장 나가시라”고 재차 촉구했다.이에 강 의원은 홍 대표가 글을 남긴 뒤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맞받아쳤다. 강 의원은 “대표님 왜 이렇게 옹졸해지시냐”며 “대한민국 보수의 일어탁수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홍 대표를 비난했다. 강 의원은 “기초의원 비례대표 공천욕심에 당 대표 사퇴를 주말까지 기다린다고 했다니 참으로 딱하다”며 “당 대표 사퇴를 이야기한 마당에 기초의원 비례대표 공천에 욕심낸다는 말을 믿는 국민이 몇 분이나 계시겠나”하고 되물었다. 이어 “‘배은망덕으로 공천을 미끼로 탈당 협박’, ‘더 이상 용서할 수 없는 구악 정치’라는 허위사실과 인신공격성 발언에 유감”이라며 “이런 막말 때문에 많은 국민들께서 홍 대표님 걱정을 하고 계신다. 언제까지 당원과 국민이 홍 대표 걱정을 해야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지방선거에 충남지사 후보로 공천 확정된 이인제 후보를 ‘16번 당적 변경한 철새’라고 비꼬면서 “대표님 말씀대로 선거 준비하려면 대표님께서 직접 공천한 16번 당적 변경한 철새는 정리하시라”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자축구 골키퍼 남자 프로팀 입단 “합격”, 리그는 “여자라 안돼!”

    여자축구 골키퍼 남자 프로팀 입단 “합격”, 리그는 “여자라 안돼!”

    캐나다 여자 축구 선수가 남자 프로 팀의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합격했으나 리그의 반대로 입성이 불발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축구 동메달리스트이며 내셔널 위민스 사커 리그(NWSL)의 워싱턴 스피릿에서 활약한 골키퍼 스테파니 라베(32). 그녀는 캘거리 풋힐스 FC의 입단 테스트를 무난히 통과했다. 코치들은 그녀의 빼어난 기량에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북미 대륙의 선수 공급처 역할을 하는 프리미어 디벨롭멘트 리그(PDL)는 여자란 이유로 그녀의 입단을 불허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3일 전했다. 리그는 캐너디언 프레스에 보낸 성명을 통해 “사실 전 세계의 모든 비슷한 리그들처럼 PDL도 성별 등록 요구사항들을 갖고 있으며 이 사례에서도 일관되게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라베의 역량은 높이 산다며 “그녀가 최선을 다해 커리어 목표를 계속 추구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2009년부터 2014년까지 스웨덴 축구 팀에서 뛰었던 라베는 리그의 결정을 “부분적으로” 이해한다면서도 “여전히 심란하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갈 수 있거나 없는 길이 어떤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길을 찾도록 다른 이들이 우리에게 말하도록 한다. 아마도 이건 첫 번째 길목의 장애물일지 모르며 ‘안된다’는 말을 듣는 것이 끝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그 문제를 우회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날 위해서나 내 여정을 좇아오며 언젠가 자신의 길을 걷는 꿈을 꾸는 소녀를 위해서나 난 그녀의 싸움에 동참할 것이다. 왜냐하면 누구도 성별 때문에 기회를 부정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녀의 블로그에는 토미 휠던 캘거리 감독의 응원 글이 올라와 있다. 그는 팀의 수문장을 찾으면서 창의적인 방법을 찾고 있었다고 밝혔다. 휠던 감독은 “빼어난 기량에 근거해 스테파니는 우리와 함께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지금 이 문은 닫혔지만 우리는 스테파니의 게임을 늘릴 수 있는 다른 문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톱 클래스의 캐나다 여자 선수들도 지지의 뜻을 표했다. 메이저 위민스 사커 리그 휴스턴 대시에서 뛰고 있는 알리샤 채프먼(29)은 “사람들은 캐나다에 여자 프로축구 팀이 한 팀이라도 있는 것처럼 ‘여자팀에서 뛰라’고 얘기한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는 프로 팀이 한 팀도 없다. 어떻게 공정한 기회가 주어진다는 건가? 그녀를 뛰게 하라”고 적었다. 아이스하키 골텐더로 밴쿠버와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며 평창 은메달리스트인 섀넌 스자바도스(32)는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난 운좋게도 기술, 역량,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발전을 중시하는 리그에서 뛰고 있다. 인종이나 성별, 나이로 차별하지 않는다. 날 선수로 발전시키고 오늘의 날 만들어준 서던 프로페셔널 하키 리그(SPHL)에 감사”라고 적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조선에 주자학 시대 열다…세계의 퇴계학으로 발전하다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조선에 주자학 시대 열다…세계의 퇴계학으로 발전하다

    12월 8일, 아침에 분매(盆梅)에 물을 주라고 하셨다. 유시(오후 5~7시)에 푸른 하늘에 갑자기 흰 구름이 몰려와 지붕 위에 모이더니 눈이 한 치 남짓 쌓였다. 잠시 뒤에 선생이 자리를 정돈하고 부축해 일으키게 하시고 일어나 앉아서 서거하시니, 곧바로 구름이 흩어지고 눈이 그쳤다.1570년 음력 12월 8일 조선의 대학자 퇴계 이황(李滉·1501∼1570년)이 세상을 떠나는 광경을 제자 이덕홍이 보고 기록한 것이다. 참으로 성자의 장엄한 낙조라 아니할 수 없다. ‘고칠현삼’(古七現三)이란 말이 있다. 현대에 나온 책을 세 권 읽으면 고전은 일곱 권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고전은 오랜 세월 많은 사람이 읽은 책이라 이미 검증돼 믿을 수 있다고 보증된 책이다. 우리나라 고전 중에서 가장 많이 읽히고 가장 널리 영향을 끼친 책은 무엇일까. 신라 원효의 ‘대승기신론소’는 중국 화엄종에서도 채택돼 ‘해동소’(海東疏)로 불리고, ‘십문화쟁론’은 당나라 때 이미 인도에서 번역됐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읽히지 못했다. 우리나라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많이 읽힌 고전은 아마 이황의 저술인 ‘퇴계집’이 아닐까 싶다. 퇴계집이야말로 조선에 본격적인 주자학 시대를 연 저술로 후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우리 고전 중 고전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이황의 저술은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건너가 일찍부터 간행됐다. 일본에서는 이황을 ‘주자 이후 일인자’로 칭송했다. 그중에서 1811년 무라지 교쿠스이가 편집한 ‘이퇴계서초’(李退溪書抄·전10권)는 이황의 편지를 가려 뽑은 책이다. 중국에서는 1945년 이전에 북경 상덕여자대학 재단에서 이황의 ‘성학십도’를 인쇄해 판매한 일도 있었으니, 유학의 본고장에서도 이황은 크게 존숭받은 셈이다. 현대에 와서는 대만 국립사범대학에 퇴계학연구회가 부설됐고, 미국과 독일에도 퇴계학연구회가 생겼다. 또한 국제퇴계학회가 창설돼 1976년 이래로 거의 해마다 한국·일본·대만·미국·독일·홍콩 등지에서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주자학 시대 연 대학자 조선은 주자학의 나라라 하지만 이황 이전에는 주자학의 정밀한 이론이 학자들 사이에 수용되지 못했다. 고려 때 크게 유행한 불교의 영향도 남아 있었다. 이황 이전에도 ‘심경’, ‘근사록’, ‘성리대전’ 등 성리학 저술이 있었지만, 조선에서 ‘주자대전’을 최초로 완독하고 연구한 학자는 이황이다. 주자대전 완질은 중종 18년(1523년) 교서관에서 처음 간행됐으나, 20년 후인 1543년 43세의 이황이 처음 그 책을 입수했다. 이황은 주자대전을 읽고 연구한 지 13년 만인 56세 때 편저인 ‘주자서절요’를 완성했다. 주자대전의 편지 중에서 정수를 추려 모은 것으로, 비록 편저이지만 이황의 주자학 연구의 깊이를 유감없이 보여 준 명저다. 학자들이 방대한 주자대전을 다 읽지 않아도 주자학의 정수를 습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책이 간행되자 학계 신진 학자들이 크게 호응해 이 책을 통해 주자학에 입문했으니, 조선에 본격적인 주자학 시대를 연 것이 바로 이 책에서 비롯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자서절요는 조선에서만 도합 8차례 활자와 목판으로 간행됐고, 일본에서도 4차례 목판본으로 간행됐다. 실로 ‘사서삼경’에 버금가는 권위와 영광을 누린 것이다. 한편 이황은 호남 선비들과의 우정이 특히 각별했다. 33세 때 성균관에서 하서 김인후와 만나 의기투합한 이후 환로에서 면앙정 송순, 석천 임억령, 금호당 임형수, 칠계 김언거 등과 사귀었다. 성균관 대사성으로 재직하던 58세 때에는 고봉 기대승을 만났다. 이황과 기대승이 주고받은 편지는 100여통이 넘지만, 기대승은 불과 세 차례 서울에서 이황을 만났을 뿐이다. 그렇지만 이황은 문하에 출입한 제자 중에서 도산서당의 강석에서 직접 배운 영남의 많은 학자를 제치고 기대승을 가장 높이 인정했다. 그래서 이황이 벼슬을 그만두고 조정을 떠날 때 선조가 조정 신료 중 누가 학문이 뛰어난 사람인지 묻자 “기대승은 글을 많이 보았고 성리학에도 조예가 깊어 통유(通儒)라 할 만합니다”며 기대승을 추천했으니, 그가 기대승을 내심 가장 뛰어난 제자로 인정하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이황과 기대승은 유명한 ‘사칠논변’(四七論辯)을 펼쳤다. 이황은 기대승과 토론을 거쳐 “사단은 리가 발해 기가 이를 따르고 칠정은 기가 발해 리가 이를 탄다”(理發而氣隨之 氣發而理乘之)고 하는, 소위 ‘리기호발설’(理氣互發說)을 주장했다. 하나이면서 둘이요, 둘이면서 하나인 사단과 칠정의 관계와 개념을 더욱 분명히 분석하고 정의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주자학을 한층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향후 학계에 오랜 세월 토론할 큰 쟁점을 던졌다. 실로 주자학 역사에 대서특필할 큰 학문적 성과라 아니할 수 없다.#도산서원에서의 만년 꽃은 바위 벼랑에 피고 봄 고요한데 새는 시냇가 나무에 울고 물은 잔잔해라 우연히 산 뒤로부터 제자들을 데리고서 한가로이 산 앞에 이르러 서당을 보노라. 계상의 집에서 산을 넘으며 도산서당에 이르러 읊은 시로, 이황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회갑 해인 1561년에 지은 시로 학문이 원숙한 경지에 이른 노학자의 정신세계가 담담한 필치로 잘 그려져 있다. 이 시는 눈에 보이는 경치를 읊었을 뿐이라 일견 단조로워 보인다. 그렇지만 오히려 자신의 상념을 개입하지 않고 자연이 주는 잔잔한 감동을 그대로 그려낸 데에서 시의 울림은 오히려 크다. 우연히 본 경치를 그대로 읊어 놓은 작품인 데도 오래 두고 욀수록 작자의 깊은 정신세계가 느껴지면서 더욱더 좋다. 신유년(1561) 4월 15일에 선생이 조카와 손자 안도(安道) 및 덕홍(德弘)과 더불어 달밤에 탁영담(濯纓潭)에 배를 띄워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서 반타석(盤陀石)에 배를 정박했다가 역탄(灘)에 이르러 닻줄을 풀고 배에서 내렸다. 세 순배 술을 마신 다음 선생이 옷깃을 바루고 단정히 앉아 마음을 고요히 가다듬고 한참 동안 가만히 계시더니 ‘전적벽부’(前赤壁賦)를 읊으셨다. 제자인 이덕홍이 기록한 글이다. 이 무렵이 이황으로서는 도산서당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며 가장 안온하고 행복한 삶을 누렸던 시절이었다. 이후로 임금의 부름을 받아 출사와 사직, 상경과 귀향을 반복해야 했던 이황은 노병을 이유로 누차 간곡히 사임한 끝에 1569년 3월에야 69세 나이로 우찬성을 벗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한 해 뒤에 세상을 떠났으니 나이 70세, 1570년 12월 8일이었다. 1569년 3월에 고향으로 돌아와서 이듬해 12월에 세상을 떠났으니, 꿈에도 그리던 도산서원에서 안돈한 지 2년이 채 못 되었다. 이황이 세상을 떠났다는 부음을 듣자 선조는 3일간 정무를 보지 않음으로써 애도했다. 사후 영의정에 추증되었고 문순의 시호를 받아 문묘에 배향되었으며, 지금까지도 최고의 추앙을 받고 있다. 이상하 한국고전번역원 교수 ■ 퇴계집 해제 총 63권…편지에 학문·인간적 면모 잘 나타나퇴계집은 도합 63권의 방대한 분량이다. 이 중에서 이황의 학문과 인간적 면모를 잘 보여 주는 것은 편지들이니, 어떤 것은 아름다운 문학 작품이 되고 어떤 것은 깊은 철학 논문이 된다. 이 중에서도 기대승과 주고받은 편지들이 특히 중요함은 말할 나위 없다. 이 밖에 68세 때 어린 선조 임금에게 올린 ‘무진육조소’와 ‘성학십도’는 이황의 대표적 저술이다. ‘천명도설서’, ‘심경후론’, ‘전습록변’ 등도 이황의 저술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다. 도연명과 두보, 주희의 시를 배웠다고 하는 이황의 시도 매우 격조와 문학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이황의 인품은 대개 근엄하고 신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의 편지들을 보면 매우 자상하고 진솔하며 인정이 많고, 의외로 활달한 면도 보인다. 현재 퇴계학연구원에서 이황의 저술들을 샅샅이 모아 정리하는 정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정본에는 ‘퇴계집’을 간행할 때 빠진 글들을 다 수록하는데, 학문적인 가치는 그다지 크지 않을지 몰라도 이황의 일상과 인품을 읽을 수 있는 글이 많다. 오늘날 우리가 읽기에는 오히려 더 수월하고 재밌다. 끝으로 그중에서 이황의 해학을 엿볼 수 있는 짧은 편지 한 부분을 소개한다. 손자 안도가 과거에 급제한 것을 두고 겸사로 한 농담이다. “안도 녀석이 과거에 급제했고 게다가 혹 높은 등수를 차지할 수도 있다고 하니, 쑥대 그물에 범이 잡혔고 장님이 문지기를 선 셈이로군. 마음이 기쁘면서도 괴이쩍다.”
  • [문화마당] 슈퍼맨보다 스파이더맨/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문화마당] 슈퍼맨보다 스파이더맨/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조지프 퓰리처(퓰리처상을 만든 언론인)는 자신이 발행한 신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던 조지 럭스의 만화 ‘옐로 키드’를 언론 재벌인 윌리엄 허스트의 신문에 빼앗기자 다른 작가를 기용해 ‘옐로 키드’의 연재를 이어 간다. 같은 제목의 만화가 두 개의 신문에서 동시에 연재된 것이다. ‘옐로 저널리즘’의 효시가 된 촌극이 말해 주듯 일간지에 인쇄된 만화의 영향력은 대중들이 ‘만화를 보기 위해 신문을 구독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막강했다. 다만 “상업주의의 도구로서 출발했기에 창작자들이 발전의 방향을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미국에서의) 만화는 주류 예술의 언저리에도 끼지 못했다”고 김기홍 교수는 ‘만화로 보는 미국’에 적고 있다. 만화가 독립적인 매체로서 자리매김한 것은 DC 코믹스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디텍티브 코믹스’ 앞으로 ‘빨간 팬티를 입은 히어로’가 도착하면서부터다. 때는 1938년, 대공항으로 무너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뉴딜 정책이 실시된 이후 미국인들은 가혹한 생활고를 견디며 고투하는 중이었다. 거기에 파렴치한 범죄자와 탐욕스러운 자본가를 ‘정의의 이름으로’ 단죄하는 슈퍼맨이 나타났으니 대중들의 환호가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간다. 새로운 시대의 영웅을 만나기 위해 독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어젖혔다. 이에 힘입어 어둠의 기사로 불리는 배트맨, 우주 경찰 그린랜턴, 아마존 부족의 여왕이었던 원더우먼이 차례로 등장한다. 하지만 미국 내 청소년 범죄의 증가가 만화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대대적인 검열이 시작됐고 만화산업은 몰락의 길을 걷는다. 이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회사가 마블이었다. 그동안 2인자로 시류에 편승해 온 마블은 ‘저스티스 리그’(슈퍼맨, 배트맨, 그린 랜턴, 원더우먼 등이 힘을 합쳐 싸우는 슈퍼 히어로 팀)에 버금가는 떼거리 슈퍼 영웅들의 집합체 ‘판타스틱 4’를 창설한다. 이어서 감마선에 노출되는 바람에 화가 나면 괴력의 녹색 거인으로 변신하는 헐크, 방사능 거미에 물려 초인적인 힘을 갖게 된 스파이더맨, 방탕한 재벌 2세로 살다가 자신이 개발한 무기가 어떻게 쓰이는지 목도한 후 개과천선한 아이언맨이 등장하며 마블은 전성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다. DC의 캐릭터가 힘을 잃어 간 그 시기에 마블의 캐릭터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까닭은 전자가 말 그대로 슈퍼 히어로였던 데 반해 후자는 안티 히어로(영화나 소설에서 비영웅적이고 나약하고 소외된 인물로 그려지는 주인공)였기 때문이다. 즉 무결점의 전지전능하고 바른생활 사나이였던 슈퍼맨보다 악당들과 싸울 때 이외에는 어딘가 모자라 보이고 교우관계에도 꽤나 문제가 있었던 스파이더맨 쪽이 관객들의 지지를 받은 것이다. 최근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의 개봉을 맞이하여 케이블 채널에서 날이면 날마다 틀어 주는 마블 영화들을 주야장천 관람하다가 문득 생각했다. 다들 남 잘난 꼴 보기 싫어하는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야말로 ‘나는 정의롭다’, ‘정의의 이름으로 진실을 요구한다’는 식의 DC 캐릭터적 허세 마인드보다는 ‘나에게는 뭔가 문제(geek)가 있어’, ‘나는 정말 소심(nerd)하구나’라는 식의 마블 캐릭터적 겸손 마인드를 갖는 것이 세계 평화에 일말의 힘이나마 보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바야흐로 세계 평화에 동참하기 좋을 때 아닌가.
  • [월드 Zoom in] 홍콩의 中 관영언론? 신뢰 추락한 SCMP

    중국의 속살을 알고자 하는 이들이 가장 많이 참조하는 언론은 다름 아닌 114년 전통의 홍콩 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南華早報)다. 모든 매체가 공산당 선전부의 검열을 받는 본토의 관영언론보다 중국 공산당 내부의 속사정을 잘 파악해 정확한 기사를 써내고 때로는 비판도 서슴지 않는 홍콩 언론에 대한 신뢰가 훨씬 높았다. 중국 관영언론 종사자들은 “SCMP는 홍콩에서 발행되는 일개 지방지로 중앙의 일은 잘 알지 못한다”며 외신기자들의 SCMP 선호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中 긍정적 기사 매일 12개 정도 생산 하지만 중국 공산당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은 마윈(馬雲)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 2년 전 SCMP를 인수하면서 외부의 시선도 바뀌었다. 미국 아마존의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뒤에도 비판적인 기자정신은 사라지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준 이하의 소설 같은 쓰레기 기사만 써댄다”고 짜증을 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SCMP는 알리바바에 인수된 뒤로 중국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기사를 매일 12개 정도 생산하고 있다. 알리바바에 대해 언급한 기사도 지난해 하루 평균 3.5개에 이르러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SCMP의 구독 부수는 10만부 정도며 매달 1000만명의 사용자가 온라인으로 기사를 읽는다. 영자신문인 SCMP의 최대 시장은 미국이다. ‘잉크스톤’이란 앱을 출시해 중국에 대한 대화체 기사를 제공할 뿐 아니라 첨단기술 분야에 초점을 맞춘 ‘아바쿠스’란 멀티미디어 사이트도 내놓았다. 이런 시도는 SCMP가 중국 공산당의 선전 도구가 됐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알리바바는 쇠락해 가는 홍콩 신문을 다시 살려냈지만 중국의 해외 이미지를 개선하고 중국에 대한 편견을 가진 해외 언론과 싸워야 한다는 새로운 사명도 부여했다. 홍콩의 또 다른 영문 매체인 ‘홍콩 자유 언론’의 톰 그런디 편집장은 “SCMP가 어떤 훌륭한 결과물을 내놓더라도 이제는 신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SCMP에 대한 시각 변화는 특히 미국의 정치인들이 인터뷰 제안을 거절하는 데서 드러난다. 그동안 SCMP에 호의적이었던 미국의 정치인과 취재원은 오래된 홍콩의 신문사가 중국 공산당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생각에 더는 인터뷰를 하려 들지 않게 된 것이다. ●“공산당 간부 등 의식해 어조 완화” SCMP에는 중국 대륙에서 취재활동을 하는 40여명을 포함해 350명의 기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공산당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취재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알리바바의 인수 이후 고위 편집자들이 중국 공산당 간부와 비즈니스 거물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비판적인 기사를 보류하거나 어조를 완화한다고 전직 SCMP 온라인 에디터가 밝혔다. 지난해는 홍콩의 한 투자자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신뢰를 받는 참모와 연결된 끈을 통해 부를 쌓았다는 내용의 칼럼이 신문에 실리지 못하기도 했다. 관영언론이 아닌 독립언론은 찾아보기 힘든 중국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최근 “인민이 정부행위를 감독해 부정부패가 숨을 공간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지난달 27일 국무원 회의에서 한 리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인민이 뭘 갖고 당신을 감독할 수 있는가. 신문, TV, 인터넷, 라디오, 경찰, 하다못해 댓글을 다는 ‘우마오’(五毛·건당 0.5위안을 받는 친정부 댓글부대)까지 당신들이 관장하고 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관영방송을 통합해 미국 연방정부의 국제방송인 ‘미국의 소리’(VOA)에 대항하는 ‘중국의 소리’ 방송을 만드는 등 날로 강화되는 공산당의 해외 선전 정책에 SCMP란 믿음직한 지원군을 잃은 독자들의 실망이 커지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트럼프 “예루살렘 美 대사관 개관식 참석할 수도”

    팔레스타인 분노 거세질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4일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 개관식에 참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공인 수도로서 예루살렘의 국제적 지위에 쐐기를 박고 다른 동맹국들의 대사관 이전을 유도하겠다는 발언이나 팔레스타인의 분노가 거세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식에 참석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마도 이번 달에 방문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미국이 앞서 이스라엘에 통보한 사절단 명단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은 없었고 장녀 이방카 보좌관과 유대인 출신 사위 재러드 쿠슈너 보좌관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앞서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사관 개관식에 참석하기를 원한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발언은 네타냐후 총리의 요청에 화답하는 모양새가 됐다.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 합의 폐기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해 지난달 30일 ‘이란은 거짓말했다’고 자료를 공개한 데 따른 보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미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발표해 마찬가지로 예루살렘을 수도라고 주장하는 팔레스타인의 분노를 불렀다. 이스라엘 정부는 예루살렘 미국 대사관 개관식을 계기로 다른 나라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도 설득할 계획이다. 이미 과테말라가 미국을 따라 주이스라엘 대사관 이전 계획을 공표한 상태이며 온두라스, 토고, 파라과이,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또한 대사관 이전을 검토 중이다. 다만 중동 순방에 나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팔레스타인 라말라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회동한 뒤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행보는 최근 미국·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 간 형성되고 있는 연대감에서 비롯된 측면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아바스 수반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자치회의에서 “유대인은 수세기 동안 주기적으로 대학살을 겪었다”면서 “이 같은 유대인 대상 증오는 종교 정체성 때문이 아니라 고리대금업과 은행업 등 유대인의 사회적 기능 때문”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나치의 홀로코스트가 악덕 고리대금업자 같은 유대인들 때문에 초래됐다는 의미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제주의 미래, 땅 파는 ‘졸부투자’ 벗어나 ‘가치투자’에 중점”

    “제주의 미래, 땅 파는 ‘졸부투자’ 벗어나 ‘가치투자’에 중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사업 트랙을 변경했다. 외국자본 유치,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에 집중했던 경영 목표를 바꿔 제주도의 가치를 높이는 사업에 치중하기로 했다. 수익성 대신 공익성을 앞세우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환경,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6대 신규 사업을 내걸었다. 제주를 국제도시로 발전시켰던 경험을 전국 지방공기업과 지자체에 전파하는 역할도 자처했다. 1일 이광희(63) 이사장을 만나 JDC의 새로운 경영 방침을 들어봤다.→더는 대규모 개발사업을 벌이지 않는 것인가요. -그동안 추진했던 개발사업이 잘못됐다는 게 아닙니다. JDC 설립 이후 관광·교육·의료·첨단산업단지조성 사업에 3조 5189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이 중 2조 2600억원의 민자를 유치해 단기간에 제주도의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개발사업과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개발사업을 제외한 부동산 개발 위주의 사업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인프라 확충, 외국자본 유치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개발사업 확대를 중단한 배경은. -대규모 개발이 제주 경제지표의 양적·질적 성장에 직간접적으로 이바지했지만, 부작용도 만만찮습니다. 하드웨어 중심의 개발에 따른 피로 누적, 부정적 이미지도 커졌습니다. 교통 체증과 쓰레기 증가, 일부 난개발에 따른 환경훼손 등의 비난도 따랐습니다. 이제 JDC가 나아가야 할 큰 방향을 다시 그려야 할 때라고 판단했습니다. 제주도를 ‘세계적인 보물섬’으로 가꾸기 위한 성숙한 개발이 필요한 때입니다. →성숙한 개발, 쉬운 말이지만 실천은 어렵지 않나요. -제주도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입니다. 지켜야 할 자원이 많은 도시라는 얘기입니다. 동시에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려면 각종 규제를 풀고, 자유로운 경제활동도 보장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한쪽으로 치우치면 갈등과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죠. 제주 고유의 청정환경과 전통문화 등을 지키면서 개발과 보전, 투자유치기업과 토착기업, 지역사회가 공존하는 개발을 추구하자는 것이 성숙한 개발입니다. →성숙한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세웠나요. -6대 신(新)사업 추진 목표를 세웠습니다. 수익성보다는 공익성을 앞세우기로 했습니다. 경영 패러다임을 부동산 개발보다 가치창출에 두기로 하고 6개 신사업을 확정했습니다. 폐기물 재활용단지, 스마트시티 실증단지, 전기차 시범단지 등과 같은 사업입니다. 그런데 공익성을 앞세우다 보면 수익성은 떨어질 것입니다. 올해는 JDC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적자 운영 예산을 짰습니다. 제주의 미래가치를 올리는 사업이라서 당장 돈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게 공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도 새 사업 추진에 따른 적자 예산편성을 승인했습니다. →그렇다면 개발사업을 위한 자본 투자유치를 중단한다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그동안 투자 유치는 부동산 개발에 치중한 투자였다면, 이제는 성숙한 개발에 걸맞은 사업·투자유치에 힘을 쏟겠다는 겁니다. ‘졸부’ 투자유치 대신 ‘가치’ 투자유치를 확대한다는 거지요. 이미 투자를 유치해 벌이는 사업은 차질 없이 완성하고, 앞으로는 제주도의 가치 있는 사업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겁니다. →6대 신사업 중 눈에 띄는 사업이 있는데요. 폐기물재활용사업단지는 어떤 내용인가요. -제주도는 문화유산이 많은 데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징 때문에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아요. 단순 재활용(리사이클링)사업이 아닙니다. 폐기물 ‘업사이클링’(Up-Cycling) 클러스터를 10만㎡ 규모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폐기물을 이용한 새로운 기술개발과 사업화 모델을 만드는 데 투자하는 사업입니다. 올해 폐유리 업사이클링 공장·체험관·연구센터를 지을 겁니다. 내년에는 폐기름, 폐비닐, 폐철 관련 사업으로 확대할 생각입니다. 이런 게 제주도를 위한 가치 있는 사업 아니겠어요. →첨단농식품단지 조성사업도 특이한데, 어떤 그림인가요. -제주도의 자연 특성을 살린 소득증대사업이라고 보면 됩니다. 스마트 팜 단지를 조성해 지역 주민의 소득을 올리고, 관련 기술을 개발해 전파하는 사업입니다. 일차적으로 제주만의 자랑인 청정 1차 자원을 기반으로 농식품 관련 종합 인프라를 구축할 겁니다. 제주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JDC가 개발한 관광단지에 제값을 받고 납품하는 동시에 부가가치를 올리는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데 주력할 겁니다. 그간 민간 기업이 스마트 팜 단지 조성에 투자할 수는 있었지만, 기술이나 노하우를 확산시키는 데는 한계가 따랐습니다. 공기업이니까 가능한 사업입니다. →국제화 사업을 펼친다는 계획도 세웠는데.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로 키우는 데 JDC가 엄청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정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단순 도시개발 노하우는 다른 국가 공기업이나 지방 공기업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특수한 상황에서 국제도시를 개발한 경험을 가진 공기업은 JDC가 유일합니다. 예를 들어 대규모 투자유치, 지자체와의 협력 관계, 기업과 자본의 성공적인 배분 등은 JDC의 자랑입니다. 몇몇 지방 공기업과 앞으로 설립될 새만금개발공사 등이 JDC의 경험을 얻고 싶어 찾아오곤 합니다. 그래서 국제인재개발원을 세워 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국제도시 개발 방향을 컨설팅해 주고, 지역 특성에 맞는 모델을 제시해 주려고 합니다. 동시에 국제기구·단체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6대 신사업에는 4차 산업 육성도 포함됐는데, 기존 개발사업과 차이점이 보이지 않는데요. -스마트 시티, 전기차 시범단지, 드론 사업은 다른 지역에서도 추진하는 사업임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의 스마트 시티나 전기차 확대 보급은 시범사업으로 끝날 게 아니라 제주 전역으로 확대가 꼭 필요한 사업입니다. 늘어나는 관광객을 화석연료 기반의 시설로 받아들이기에는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에너지절약, 자율차 운행 등의 스마트 시티는 제주의 필수불가결한 조건입니다. 많은 자본과 지원이 따라야 하는데 공기업인 JDC가 이를 일정 부분 책임지고 이끌어 갈 것입니다. →이런 사업을 펼치려면 사업 단지를 추가로 조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현재 1단계 첨단산업단지에는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기술) 기업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현재 남은 땅을 활용하고, 새로운 사업 추진 속도를 봐 가며 추가 단지도 개발할 예정입니다. 아마 새로 개발하는 단지는 ‘E 밸리’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E 밸리라면 환경 산업단지라는 얘기인가요. -업사이클링 사업을 비롯한 친환경(environment) 사업, 전기(electric)차 단지, 에너지(energy) 절감 기업을 유치하는 3E 산업단지입니다. 기존 첨단산단과 연계해 발전시키면 시너지 효과도 클 것이라고 봅니다. 앞으로는 자본 유치도 단순 부동산 개발 자금보다는 첨단 3E기술과 자본을 가진 기업을 유치하는 데 치중하겠다는 것이지요. 이게 청정 제주에 걸맞은 산업유치이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을 육성하는 길입니다.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기존 역점 사업들은 추진 동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지. -개발사업 가운데 신화역사공원과 영어교육도시 사업이 양대 축입니다. 신화역사공원은 1단계 인프라 조성사업이 끝났습니다. 그런데 신화역사공원에 아직 신화와 역사가 없습니다. 명실상부한 신화역사공원이 되게끔 2단계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영어마을 조성사업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고품격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도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에 무리 없이 진행될 겁니다. →본래 취지와 무관한 면세점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오해에서 나온 얘기입니다. JDC가 추진하는 제주도 관광 인프라 구축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정부가 별도로 지원하지 않는 대신 JDC에 면세점 운영 사업권을 부여한 겁니다. 10년 가까이 면세점을 운영해 4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 이익으로 연간 1000억원, 모두 1조원가량을 관광 인프라 구축에 투자했습니다. 민간 면세점 사업과 선의의 가격 경쟁을 불러오는 효과도 있고, 내국인도 이용하는 면세점이라는 점에서 고급 사치품은 취급하지도 않습니다. →도민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는데. -JDC의 고유 업무는 아니지만, 제주도민이 꼭 필요한 사업은 지원하고 있습니다.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고, ‘제주 4·3사건’ 문화사업, 복지나눔 사업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늘리는 사업도 펼치고 있는데요. 일자리 위원회를 확대 운영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제주도민을 위한 공익서비스 일자리를 더욱 늘려 갈 것입니다. 글 사진 제주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이광희 이사장은 대학에서 도시계획, 관광학을 전공하고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문화관광연구원 연구실장, 경기도 관광진흥본부장을 지냈다. 관광지 개발·관광 인프라 구축 전문가로 초대 JDC 부이사장을 지냈다. 이후 경기문화재단 사무처장을 역임하고 2016년 11월 JDC 이사장으로 돌아왔다.
  • 트럼프 보란 듯… 네타냐후, 이란 핵무기 자료 생중계 공개

    트럼프 보란 듯… 네타냐후, 이란 핵무기 자료 생중계 공개

    TV서 영어로 동영상 동원 발표 폼페이오 “이란 핵 숨기려 노력” 이란 “엉터리 자료 유치한 발표” 부패혐의 재판 전 돌파구 분석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번 발언은 오는 12일(현지시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갱신이 임박한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합의를 파기할 것을 종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뇌물, 사기 등 비리 혐의로 낙마 위기에 처한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과의 갈등 국면을 조성해 ‘물타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30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국방부에서 “이란이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했다”면서 “2015년 주요 6개국과의 핵합의 서명을 하기 전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숨겼다. 이를 입증할 500㎏ 분량의 문서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이날 총리가 직접 영어로 도표, 사진, 동영상 등을 활용해 발표하고 이 모습을 텔레비전으로 생중계했다. 그는 ‘프로젝트 아마드’라 불리는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 관련 문서(5만 5000쪽)와 CD 183장을 공개하면서 “히로시마 원자폭탄 5배 위력의 핵무기 5개를 개발하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모든 자료를 종합했을 때 이란을 믿을 수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를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이란 테헤란의 의심스러운 창고를 급습해 이 자료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표는 오직 한 사람의 관객을 위한 것”이라면서 그 대상이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의 발표가 끝난 뒤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 말이 100% 옳았다는 점이 진실로 입증됐다”며 “이것은 그냥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이 공개한 문서는 모두 진짜”라면서 “핵합의는 거짓말 위에 세워졌다. 따라서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이란은 강력하고 은밀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사실을 숨기려고 노력해 왔다”고 논평했다. 이와 관련,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양치기 소년이 또 거짓말을 시작했다”면서 “이미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검토한 사안을 다시 들춰내고 있다. 5월 12일(합의 갱신일)을 앞두고 폭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유치하고 우스꽝스러운 발표”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합의 갱신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또 프로젝트 아마드 관련 자료를 테헤란의 한 창고에서 대거 입수했다는 보도에 대해 “그처럼 중요한 문서를 방치된 지역에 허술하게 보관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덧붙였다. NYT는 “네타냐후 총리는 부패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안보를 수호하는 지도자를 자임함으로써 돌파구를 마련하려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지난 2월 네타냐후 총리의 뇌물 등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로이터통신은 정보 전문가, 외교관 등의 말을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의 발표에 이란의 합의 위반에 대한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은 없었다. 그러나 핵합의를 개정, 파기하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줄 수는 있다”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성북, 놀이정책 국제포럼 개최

    서울 성북구가 어린이날을 맞아 유니세프와 공동으로 아동의 놀 권리에 대해 토론하는 ‘2018 놀이정책 국제포럼’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오는 4일 오후 2시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리는 포럼은 지역 사회 내 놀 권리 인식과 놀 권리의 국가정책적 어젠다 발굴과 확산을 위한 논의의 장이다. ‘놀 권리, 지역에 뿌리내리기’라는 주제로 정선아 숙명여대 아동학과 교수, 영국의 팀 길 놀이 컨설턴트, 일본의 아마노 히데아키 모험놀이터 만들기 총괄이사, 편해문 놀이활동가 등 국내외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해당 포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성북구청(www.seongbuk.go.kr) 또는 유니세프(www.unicef.or.kr)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하면 된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뉴스를부탁해]‘인천 초등생 살해’, 무엇이 ‘살인 공모’ 판단을 바꿨나

    [뉴스를부탁해]‘인천 초등생 살해’, 무엇이 ‘살인 공모’ 판단을 바꿨나

    지난해 11월 22일 첫 공판기일부터 9번의 재판이 열린 서울고등법원 404호 법정에는 유독 높은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8세 초등학생 여아를 유괴해 살해하고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해 버리기까지 한 혐의로, 1심에서 각각 미성년자와 성인에게 선고할 수 있는 징역형의 최고 형량을 선고받은 이들의 나이는 겨우 18세와 20세였습니다.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항소심 첫 재판은 열리기 30분 전부터 법정에 들어가려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이어진 재판도 모두 방청석이 꽉 찬 채 진행됐습니다.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대웅)의 심리로 6개월간 이어진 인천 초등생 살해사건의 주범 김모(18)양과 공범으로 지목된 박모(20)씨의 항소심 재판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경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주범 김양은 초등학생을 집으로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미성년자에 대한 최고 형량인 징역 20년과 위치추적 장치 부착 30년의 명령을 선고받은 상태였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재수 생활을 하던 박씨는 김양의 살인 범행의 공범이 맞다고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를 했고요. 성인인 박씨가 주범보다 높은 형을 선고받게 된 이유였습니다. 이 사건의 수사부터 공판까지 맡아오며 1심에서 박씨의 살인 공모관계를 밝혀낸 나창수(44·사법연수원 31기) 부장검사의 열의는 항소심에서도 계속됐습니다. 항소심이 서울고법 형사7부에 배당된 뒤 박씨는 대형 로펌 소속 변호인 12명을 선임했습니다. 3명의 변호인들이 매번 재판에 출석해 매우 적극적으로 박씨를 변론했고 그 과정에서 검사와의 언쟁도 끊이질 않아 여러 차례 재판장의 주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박씨도 재판에서는 항상 고개를 세우고 재판부를 응시했고, 항상 별다른 표정도, 미동도 없이 덤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달 20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의 최후 의견을 들으며 갑자기 흥분해 큰 소리로 검사를 향해 욕설을 할 때만 제외하면 말입니다. 박씨 측은 박씨의 지시를 받아 살인을 저질렀고 사람의 신체 일부를 갖고 싶어하는 박씨를 위해 사체를 훼손했다는 김양의 주장과 이를 받아들인 원심의 판단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박씨 측은 김양이 범행 이전부터 잔혹하고 폭력적인 성향을 지녔고, 두 사람이 만나게 된 인터넷 캐릭터 커뮤니티와 같은 가상의 세계에서 즐기던 잔혹함을 현실에서 실행하면서 이 사건이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양이 부여한 캐릭터의 특성과 역할을 김양 스스로가 현실에서 구현한 것이 바로 이 사건이라는 얘깁니다. ◆적극적 변론·방어 ‘공범’ vs 고개 푹 숙인 ‘주범’ 김양이 가상세계에서 설정한 캐릭터가 폭력적인 성향을 가져 고문 등의 잔혹한 행위를 즐겼고, 또 특정 신체 부위에 흥분을 느꼈는데 이러한 특성이 이 사건 범행 과정에도 반영됐다는 게 박씨 측의 주된 주장이었습니다. 김양과 박씨는 캐릭터 커뮤니티에서의 활동을 바탕으로 카카오톡과 트위터 등을 이용해 대화를 나눴는데요. 이른바 ‘고어(gore)썰을 풀며(잔인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뜻)’ 대화를 나눴고, 다른 커뮤니티 회원과는 야한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박씨의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김양이 박씨를 비롯한 커뮤니티 회원 등 지인들과 나눈 대화들을 지속적으로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김양이 사용한 단어와 문장을 통해 그가 얼마나 잔인한 것을 즐기고 폭력적인지를 입증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가상세계의 설정을 실제로 범행을 통해 실현시켰다고 강조하기 위해 김양이 설정한 온라인 상황들을 이 사건에 빗대어 거듭 질문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박씨의 변호인(남성)은 미성년자인 김양에게 “증인은 목이나 귀를 성감대라 생각하고 목과 귀에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죠?”라고 묻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김양은 “제 성감대 얘기가 여기서 왜 나옵니까!”라며 화를 냈고, 변호인은 재차 “관련 있으니까 묻지 않겠어요?”, “답 안 할 겁니까?”라고 물었습니다다. 김양은 “답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잘라 말하며 끝내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김양의 주장은 1심에서와 같이 “박씨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일관됐습니다. 특히 박씨가 자신에게 ‘J’라는 잔혹한 성향의 인격을 부여했고, 지난해 3월 벌어진 범행은 바로 박씨가 부여한 J라는 인격이 행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수사 초기에 기억이 잘 나지 않은 이유 역시 다른 인격이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라는 거였죠. 또 자신이 온라인상에서 잔인한 내용의 대화를 즐긴 것에 대해 “이게 저에게만 국한된 잔혹한 상황이 아니라 트위터 안에 보편적 생각이라 생각합니다”라며 반박했습니다. 김양은 꽤 수준높은 단어와 논리적인 말투를 사용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제가 2016년부터 트위터에 잔인한 글들을 썼는데 그 때는 왜 사람을 죽이지 않았을까요?”, “제 (잔인한 내용의) 트윗에 맞장구 친 사람들을 하나하나 잠재적 살인자로 볼 수 없지는 않나요?”라고 박씨 측 변호인에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평소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김양은 대부분 두 손을 꼭 모으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범행 사실이 언급될 때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한 번은 손을 계속해서 세게 긁으며 불안한 듯한 태도를 보여 재판장의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김양은 재판이 시작되자마자부터 재판부에 모두 11건의 반성문을 냈습니다. 그러나 재판이 마무리될 쯤 되자 반성문을 내지 않았고 오히려 박씨가 재판 중반부터 선고 직전까지 6건의 반성문을 냈습니다. 김양은 지난달 20일 최후 진술을 통해 “피해자가 어떻게 죽은지 다 기억하고 있는데 어떻게 제가 조금만 (징역을) 덜 살게 해달라고 빌 수가 있겠느냐”면서 “그래서 반성문을 쓰지 않았다. 할 수 있는 말이 없어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반성은 자살하는 것이지만 저에게는 자살로 도피할 권리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김양은 거듭해서 박씨를 향해 진실을 밝힐 것을 추궁했습니다. “네가 시켰잖아!”라며 화를 내기도 했고, 박씨나 변호인의 말에 자주 못마땅해 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재판에 임하는 태도로만 보면 김양은 모든 진실을 떠안고 있는 것처럼 괴로워했고, 박씨는 그저 덤덤했습니다 ◆박씨의 ‘살인 공모’ 무죄로 판단된 이유는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 결과는 달랐습니다. 지난달 30일 재판부는 김양의 범행을 박씨가 공모한 공범관계라는 1심의 판단을 뒤집고, 박씨의 살인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박씨에게는 살인 방조와 사체 유기 혐의만 인정돼 1심에서 선고받은 무기징역형은 징역 13년으로 대폭 줄었습니다. 박씨의 살인 공모에 대한 판단이 뒤집힌 데는 김양의 진술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재판부는 “김양의 진술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일관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양이 박씨가 사건이 발생하기 약 일주일 전부터 범행 대상과 방법, 장소, 시간 등에 대해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그 내용에 대해 공모가 인정될 만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진술하지 못했다”, “유독 검사의 질문에 맞춰 적극적으로 진술하려 하는 등 일관성을 갖추지 못하고 진술이 변화됐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입니다. 김양은 증인신문 과정에서 검찰 측 질문에는 비교적 성실히 답을 하면서도 박씨 변호인의 질문에는 거듭 “기억나지 않는다”, “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박씨 측 질문에 대해서도 모든 상황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고 한 것이 아니라 특정 상황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아마 이런 맥락이었을 것”이라는 식으로 자세히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를 재판부는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고 본 것입니다. 만약 김양의 주장대로 박씨의 살인 범행 지시를 자신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 오히려 김양의 진술은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게 재판부의 지적이죠. 재판부는 또 두 사람의 대화나 행동의 패턴을 들여다 본 결과, 범행과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언행들은 박씨보다는 김양이 먼저 적극적으로 주도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박씨가 김양에게 만들어 주었다는 잔혹한 인격인 ‘J’도 박씨가 먼저 김양에게 지정해 준 것이 아니라 김양이 먼저 자신에게 다중인격 분열 증세가 있다고 말했고, 박씨가 “다른 사람으로 봐주길 원하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을 하면서 J라는 이름으로 불러주게 됐다는 것입니다. 또 살인에 관한 이야기나 “만약 사람의 장기를 갖게 된다면 어떤 것을 갖고 싶으냐”는 등의 질문도 김양이 먼저 박씨에게 건넸고, 박씨는 여기에 ‘소극적으로’ 답한 게 전부라는 게 판단의 배경에 깔렸습니다. 박씨의 살인 지시가 있었다고 밝혀질 경우 김양의 양형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등 서로 이해관계에 얽혀있어 과장된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고 보기도 했습니다. ◆범행 전과 후…달라진 두 사람의 대화 패턴 그렇다면 살인 방조는 어떻게 유죄가 됐을까요. 재판부가 공모관계를 부인하면서도 방조 혐의는 인정한 데에는 범행 직전과 범행 당시부터의 두 사람의 대화 양상이 확연히 달라졌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범행을 만약 두 사람이 공모를 했다면 사전에 매우 구체적으로 범행 과정을 특정해 모의했어야 했는데 두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누구를 범행 대상으로 삼아 언제 어떤 식으로 범행을 할지 등을 모의한 대화의 증거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김양이 범행을 결심한 때부터는 달랐습니다. 범행 당일 새벽까지 두 사람은 평소와 같이 캐릭터 커뮤니티 등에서 비롯된 다양한 가상세계의 대화를 나눴습니다. 범행 이전에도 언젠가 김양이 사람을 죽인 적이 있다고 하자 박씨가 여기에 맞장구를 치기도 했답니다. 김양에게 “센 척 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박씨는 말했습니다.하지만 “사냥 나가러 간다”는 김양의 문자메시지는 가상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김양은 “사람을 죽일 때엔 어떤 복장을 한다”는 등의 말을 박씨에게 한 적이 있었는데, 범행 당일 김양은 그 복장을 한 모습을 셀카로 찍어 박씨에게 보냅니다. 그 다음부턴 더 이상 가상의 대화가 아니었다고 재판부는 본 것입니다. 따라서 박씨는 김양의 범행 의도와 진행 과정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양이 “초등학교 운동장이 내려다 보인다”고 하자 박씨는 초등학생 중 한 명이 범행 대상이 될 수도 있음을 언급하며 맞장구를 쳤습니다. 또 초등학교 하교 시간을 묻는 김양에게 “12시부터 점심시간인데 저학년은 밥을 먹고 집에 간다”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김양은 범행 당일 오후 12시가 넘자 집에서 나왔습니다.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두 사람은 실시간으로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박씨가 미필적으로나마 범행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이를 제지 하지 않고 김양의 범행을 “정신적으로” 도운 혐의가 성립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을 진행하는 재판장과 배석 판사들도 이따금씩 눈을 질끈 감고 인상을 쓸 정도로 사건의 내용은 참혹했습니다. 기사에 차마 담을 수 없는 내용이 너무 많습니다. 재판부는 주범인 김양을 향해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최소한의 윤리성마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극히 잔인한 수법을 썼다”면서 “형기(20년)를 마치고 나오더라도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잔인성이 사라질 것으로 쉽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질책했습니다. 징역 20년과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을 명령한 것이 바로 그 이유입니다.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자의 유족들을 찾아가지 말라”고도 명했습니다. 김양이 적어낸 반성문들은 오히려 김양이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는 반증이 되기도 했습니다. 반면 박씨에 대해선 “살인 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청구한 보호관찰 및 부착명령을 기각했습니다. 김양은 선고 다음날인 1일 곧바로 상고장을 제출했습니다. 박씨와 김양의 공모관계 여부, 김양의 심신 미약, 양형 부당 등의 주장은 다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게 됐습니다. 재판의 긴장감은 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스라엘 “이란 핵포기 믿지 마”... 미국 “내말 100% 옳아”

    이스라엘 “이란 핵포기 믿지 마”... 미국 “내말 100% 옳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정한 이란 핵 합의 탈퇴 시한을 앞두고 이스라엘이 지지 여론전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호응했으나 다른 합의 당사국인 독일, 프랑스 등은 이스라엘의 선전을 견제하고 나섰다.AP통신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4월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국방부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열어 “이란이 아주 큰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2015년 주요 6개국과의 핵 합의에 서명하기 전에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감춘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산더미처럼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젝트 아마드’로 불리는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의 내용을 담은 5만5천 페이지에 달하는 문서와 CD(콤팩트디스크) 183장을 이란 테헤란에서 몇 주 전에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핵탄두 5개를 만들고 시험한다는 특정 자료를 지목하며 “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히로시마 폭탄 5개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 아마드가 핵무기를 고안하고 실험하기 위한 포괄적 프로그램이란 걸 증명할 수 있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선택하는 시점에 사용할 물질을 몰래 저장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표, 사진, 동영상 등을 동반한 이번 프레젠테이션은 TV로 생중계됐으며 영어로 진행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제시한 자료를 고려할 때 이란을 믿을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가 내놓은 자료에서는 이란을 불신해야 할 해설이 있을 뿐 이란이 핵 합의를 위반했다는 증거는 전혀 없었다. AP통신은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중대 결단을 앞두고 국제 여론에 입김을 넣으려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고 해설했다. 그러면서 자료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내린 결론과 다른 새로운 사안이 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이란 핵 합의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대가로 서방 국가들이 경제 제재를 일부 풀어주는 협정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와 유럽을 주도하는 독일 등 6개국이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체결된 이 협정을 ‘최악의 거래’로 비판하며 대선후보 시절부터 폐기를 언급해왔다. 핵 개발 억제에 기한이 있는 일몰 합의인 데다가 탄도미사일, 역내 세력확장 등에 대한 규제방안이 없다는 점이 그가 주장하는 흠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합의가 수정되지 않는다면, 협정이행과 관련한 미국 국내법을 토대로 오는 5월 12일 이란에 대한 제재유예를 연장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이 빠지면 핵 합의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중동 패권 행보가 고삐가 풀릴 것이라며 시종일관 이란 핵 합의에 반대해오다가 트럼프 정권의 출범과 함께 우군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레젠테이션에 대해 “내 말이 100% 옳았다는 점이 진실로 입증됐다”며 “이건 그냥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이란 제재유예와 관련해 어떤 선택을 할지는 밝히지 않은 채 “탈퇴를 하더라도 진정한 합의를 위해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백악관은 프레젠테이션과 관련, “미국이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과 일치한다”며 “이란은 강력하고 은밀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박에도 이란은 핵 합의에 대한 재협상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프레젠테이션과 관련, 이란 국영통신 IRNA는 “네타냐후는 우스운 쇼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비난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선동일 뿐이라 일축했다. 이스라엘은 이번에 수집한 ‘이란의 비밀 핵 개발’ 정보를 공유하려고 독일, 프랑스에도 전문가들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프랑스, 영국은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탈퇴에 반대하며 이란과 미국을 동시에 설득할 수 있는 중재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이란 핵 합의가 부실하지 않고, 현재 IAEA의 강력한 사찰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스라엘의 여론전을 경계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영국은 이란과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지를 두고 순진했던 적이 한순간도 없었다”며 “이것이 이란 핵 합의의 일부로 받아들여진 IAEA 사찰체계가 국제 핵 합의 역사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견고한 까닭”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 대변인은 “이란이 오로지 평화로운 핵 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한다는 것을 국제사회가 의심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IAEA의 전례 없는, 견고한 감시체계를 동반한 이란 핵 합의가 2015년에 서명됐기 때문”이라고 거들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 CNN, 북미정상회담 판문점에서 개최

    미 CNN, 북미정상회담 판문점에서 개최

    북미정상회담 개최장소로 싱가폴, 몽골 등을 제치고 판문점이 급부상한 가운데 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의 판문점 개최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미 CNN은 이날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미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여는 것이 어떻겠냐고 납득시켰고, 김 위원장 역시 판문점이 최고 회담 장소라는 데 뜻을 함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진행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전날 트위트에서 판문점을 언급한 것을 묻는 기자에게 “우리는 싱가포르를 포함해 다양한 나라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비무장지대(DMZ)의 (판문점) 평화의 집, 자유의 집에서 여는 가능성도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내가 매우 흥미롭게 여기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청와대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북미회담은 장소, 시간 등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며 “지금으로선 결정의 주체들이 결정하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너무 앞서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를 원하는 반응들을 보였다. 역사학자 전우용은 자신의 트윗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꽤 높은 것같다”면서 “휴전협정 폐기장소에서 종전 선언 합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한 네티즌은 “한반도엔 남북이 있듯이 판문점엔 집이 두개다. 오전엔 북의 통일각에서 회담하시고 오후엔 남의 평화의 집에서 발표와 만찬을 하심으로 종전과 평화의 주인공이 되기 바란다.”며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몽고에 가든 어디에 가든 3000명 프레스룸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왜냐면 3000명 언론사 중에서 외신은 천명이니까요. 한국에서만 가능합니다. 북미회담은 아마도 3000+@가 되겠죠. 트럼프로서는 굉장히 매혹적인 부분일 것”이라면고 판문점 개최 가능성을 높게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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