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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여자 됐어요”…바비인형 남친 켄, 태국서 성전환수술

    “진짜 여자 됐어요”…바비인형 남친 켄, 태국서 성전환수술

    한때 바비인형의 남자친구 '켄'으로 이름을 날린 제시카 알베스(37)가 완벽한 여자로 변신했다. 알베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달 17일 성전환수술을 받고 진정한 여자가 됐다"고 밝혔다. 알베스는 "실수한 몸에서 태어나 성적 정체성을 놓고 고민하다 이제야 진정한 나를 만난 것 같다"면서 여자로 시작하는 제2의 인생에 벅찬 기대감을 보였다. 여자로 거듭나기 위해 알베스는 멀리 아시아까지 날아가 수술대에 올랐다. 알베스가 여자로의 변신을 완성한 곳은 성전환수술로 유명한 태국의 한 성형외과였다. 이 병원에서 알베스는 6시간에 걸쳐 성전환수술을 받았다. 진정한 여자가 되기 위해 그가 지불한 비용은 1만6000달러, 우리 돈으로 1870만원 정도다. 알베스는 "성전환수술을 잘못 받으면 평생 관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지만 워낙 유명한 곳이라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3개월만 있으면 완벽하게 회복이 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긴 방황(?) 끝에 여자로의 인생을 선택한 알베스는 "거울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감을 느낀다"면서 성전환수술에 대해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랑에 대한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알베스는 "이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준비도 됐다"면서 "사랑을 만나면 둘만의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브라질 출신으로 한 항공회사 보조원으로 일하며 평범하게 살던 알베스는 어느 날 늘어진 자신의 복부를 보고 성형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후 바비인형의 남자친구 '켄'과 똑같은 남자가 되겠다며 성형과 시술을 반복했다. 그가 지금까지 받은 성형과 시술은 어림잡아 약 150회에 이른다. 변신을 위해 지출한 돈은 최소한 100만 달러(약 11억3000만원)로 추정된다. 중남미 언론은 "그가 실제로 수술에 쓴 돈이 얼마나 되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아마도 본인도 계산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켄을 향한 변신을 거듭하던 알베스는 지난해 초 돌연 여자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남성형 이름인 로드리고를 버리고 제시카라는 여성형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여자로 변신하던 알베스에게 성전환수술은 완결판 수술이었던 셈이다. 알베스는 "완벽한 여자가 된 만큼 이제는 사랑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된 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사진=알베스 인스타그램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2~3개월 내 트럼프 SNS 복귀…수천만명 끌어들일 것”

    “2~3개월 내 트럼프 SNS 복귀…수천만명 끌어들일 것”

    트럼프 선임고문 폭스뉴스 인터뷰서 밝혀“트럼프 2~3개월 내 SNS로 돌아올 것”“여러 회사와 플랫폼 마련 회의 진행 중”대선사기 주장을 펴다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퇴출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만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는 전언이 나왔다. 트럼프의 선임고문인 제이슨 밀러는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트럼프가 아마 2~3개월 내 SNS로 돌아올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게임을 완전히 재정립할 것이며 모두가 그의 행동을 기다리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라라고에서 트럼프가 여러 회사들과 접촉해 플랫폼 마련을 위한 회의를 진행 중”이라며 “이 새로운 플랫폼은 거대해질 것이며 수백만, 수천만명의 신규회원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대선 직후 믿었던 보수성향의 폭스뉴스가 애리조나주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가장 먼저 발표하자 트럼프는 격노했고, 이에 따라 자신을 옹호하는 TV채널을 우선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밀러는 이날 SNS가 최우선 목표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SNS를 한동안 끊었지만 그의 보도자료들은 실제 그가 트위터를 통해 말했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이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사실 SNS 기업들은 트럼프의 말로 큰 이익을 얻었다. 하지만 트럼프가 대선 패배 후 사기 선거 주장을 하며 대선 불복에 나서자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트럼프의 게시물에 경고 문구를 붙이거나 일부는 아예 삭제했다. 이에 트럼프는 SNS기업에 타격을 주려 ‘게시물에 대해서는 플랫폼 사업자는 책임은 지지 않는 면책 조항(통신품위법 230조) 폐지’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1월 6일 의회 난입 사건이 벌어졌고 트럼프의 SNS가 선동을 부추겼다는 비난이 일자, 트위터는 이틀 뒤인 8일 트럼프의 계정을 영구 정지시켰다. 또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등도 퇴출했다. 유튜브는 이달 초 ‘폭력 선동에 대한 위험이 줄어들 경우’ 트럼프에 대한 금지 조치를 풀겠다고 밝힌 바 있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도 트럼프 계정의 존속 여부에 대해 독립적 플랫폼감독위원회에서 결정을 내기로 한 바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트위터 영구 퇴출’ 트럼프, 스스로 새 SNS 론칭해 복귀

    ‘트위터 영구 퇴출’ 트럼프, 스스로 새 SNS 론칭해 복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정지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만의 소셜플랫폼을 출시해 SNS로 복귀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임고문인 제이슨 밀러는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마 2~3개월 내 소셜플랫폼을 만들어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밀러는 “수천만명의 신규이용자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게임을 완전히 제정의하게 될 것”이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새 플랫폼 구축을 두고 일부 기업들과 협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밀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러라고에 있는 동안 오가는 몇몇 팀들과 중요한 회의가 열렸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접근하는 기업이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군데”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의 지지자들이 지난 1월 6일 의사당 난동을 벌인 이후 트위터 등에 난동을 선동하는 듯한 글을 게재해 계정을 영구정지 당했다. 트위터가 특히 문제삼은 것은 8일 게재한 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게 투표한 7500만명의 위대한 미국 애국자들과 미국 우선주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슬로건)’는 앞으로 오랫동안 거대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그들은 어떤 식으로든 경시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트윗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트럼프의 발언은 추가적인 폭력 선동의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트위터는 트럼프 개인계정에 영구정지 조처를 내렸다. 페이스북도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의 무기한 정지 여부를 독립적 감독위원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임정욱의 혁신경제] 왜 혁신은 멈추지 않는가

    [임정욱의 혁신경제] 왜 혁신은 멈추지 않는가

    몇 년에 한 번씩 반복적으로 듣는 질문이 있다. “이제 나올 만한 혁신은 다 나온 것 아닌가요.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 거대 기업들이 다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웬만한 것은 직접 하고 있는데, 스타트업에 기회가 있을까요.” 정말 그럴 것 같기는 하다. 심지어는 “스타트업에는 더이상 기회가 없다”는 내용의 기사도 나온다. 2006년쯤 구글이 검색으로 실리콘밸리를 평정하고 유튜브 등 좋은 회사를 다 인수할 때 “이제 더이상 작은 회사가 할 수 있는 혁신은 없다”는 한탄이 나왔었다. 비슷한 시기 한국에서는 네이버가 검색과 포털시장을 평정하며 ‘네이버 공화국’이란 말이 나왔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소위 GAFA가 평정한 요즘 글로벌 인터넷 시장을 두고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깨달은 사실이 있다. 세상은 변하고 혁신의 기회는 계속해서 생긴다는 점이다. 구글이 평정해 다른 기회가 없을 것 같았던 실리콘밸리에서 애플이 다시 아이폰으로 재기하고, 페이스북, 넷플릭스, 우버, 에어비앤비 그리고 테슬라까지 혁신 기업은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왜 그럴까. 인재와 돈을 독점한 대기업들이 공고히 장악한 것 같은 시장에서 어떻게 새로운 혁신 기회가 계속 생기고 있을까.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봤다. 첫 번째는 기술의 진보 덕분이다. 1980년대 개인용 컴퓨터(PC)가 등장하며 애플 같은 회사가 부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 그리고 또 PC를 기반으로 MS DOS를 기반으로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거대 소프트웨어 회사가 탄생했다. 모두 IBM이 장악하던 이전에는 없던 기업들이다. 1990년대 등장한 인터넷은 닷컴 거품이 터지며 부침이 있었지만 구글, 네이버 같은 수많은 인터넷 회사가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2007년 나온 아이폰은 스마트폰 시대를 열며 스타트업 전성시대의 막을 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같은 예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스마트폰 기반 혁신 회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후 인공지능,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등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그로 인한 변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두 번째는 사람의 변화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을 때 사람들이 구글, 네이버만 쓰고 있다고 해 보자. 이런 사람들이 나이를 먹지 않고 영원히 자신들의 검색 습관을 바꾸지 않고 있다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나이를 먹는다. 부모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성향을 가진 새로운 세대가 성장하며 생활 속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 부모 세대보다 돈도 많고 해외유학, 해외여행도 많이 해 봐서 완전히 다른 가치관을 가졌다. 이들은 부모 세대가 쓰던 올드한 인터넷 서비스에는 눈을 주지 않는다. 처음 보는 것이라도 자신들의 마음에 드는 새로운 서비스에 열광한다. 이런 정보를 기존 미디어가 아닌 유튜브, 인스타그램에서 얻는다. 이들의 마음을 잡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면 신생 스타트업에도 큰 기회가 있다. 세 번째는 기업의 세대교체 때문이다. 어느 기업이나 몸집이 커지면 느려진다. 관료적이 된다. 보수적이 되면서 새로운 시장 기회가 보여도 놓치게 된다. 한국의 유통 대기업들이 신선식품 온라인 배송서비스라는 시장을 쿠팡, 마켓컬리에 빼앗기고 뒤늦게 뛰어드는 것이 그런 이유다. 이런 점을 극복하고자 대기업들이 스타트업 인수합병에 적극적이 된다. 하지만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시장의 변화를 촉진하는 거대한 사건을 들 수 있다. 예를 들면 코로나19 팬데믹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비대면 산업이 급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인류를 덮친 재앙 같은 위기가 많은 바이오 기업이나 디지털 기업에는 큰 기회가 됐다. 이렇기 때문에 “더이상 창업 기회가 없지 않을까” 하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요즘 같은 변화의 시기에 평소 문제를 파악해 내는 관찰력이 뛰어나며 실행력이 있는 창업자들이 기회를 잡고 성장하게 된다. 이런 창업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다양한 분야에서 자연스럽게 혁신기업들이 등장하게 된다. 이런 창업자도 많고, 시장도 크고, 투자도 활발한 실리콘밸리에서 끊임없이 혁신기업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다행히 요즘 한국에도 도전적인 창업가들이 쏟아지고 있다. 안 될 것이라고 고개를 갸웃거리기보다 이들을 응원하는 사회 분위기가 필요한 때다. 혁신이 멈추지 않게 해야 한다.
  • ‘몽환적인 목소리’ 인디밴드 보컬 김도마, 세상 떠났다

    ‘몽환적인 목소리’ 인디밴드 보컬 김도마, 세상 떠났다

    인디 밴드 ‘도마’의 보컬 김도마(28·김수아)가 세상을 떠났다. 기타리스트 거누는 21일 트위터에 “도마의 멤버 김도마 누나가 세상을 떠났다”고 도마의 사망소식을 알렸다. 이어 그는 “아마 월요일 전주에서 장례식을 진행할 것 같다. 자세한 사항들은 전해 받으면 다시 공유해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도마는 2015년 8월 데뷔 EP ‘도마 0.5’를 발매했다. 김도마가 홀로 만든 앨범이다. 이후 2017년 내놓은 정규 1집 ‘이유도 없이 나는 섬으로 가네’는 인디 신에서 명반으로 통했다. 이 앨범은 ‘2018 한국대중음악상’ 포크 음반·노래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3인 혼성 밴드로 출발했고, 이후 김도마·거누 듀오로 활동해왔다. 작사, 작곡 능력에 탁월한 김도마는 청명하면서도 몽환적인 목소리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안겼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5회 엔딩곡 ‘휘파람’도 그의 목소리였다. 도마는 2집을 준비 중이었다. 이이언, 권나무, 빌리 카터 등 수많은 인디 뮤지션들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애도했다. 싱어송라이터 오지은은 “도마라고 하는 아름다운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 하늘나라에 갔다. 명복을 빈다”고 썼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애틀랜타 연쇄총격은 조지아주 증오범죄법 적용 첫 시험대”

    “애틀랜타 연쇄총격은 조지아주 증오범죄법 적용 첫 시험대”

    “아시아계 미국인은 근면하고 교육을 잘 받았고, 사회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모범 소수자’로 인식됩니다. 그래서 그들이 증오범죄 희생자란 평가를 잘 내리지 않게 되죠.”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인 미셸 아우는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이같이 털어놨다. 아우는 “코로나19 국면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인종차별적 용어를 남발한 뒤 아시아계에 대한 편견이 가중됐지만, 그로 인한 피해가 인종차별로 명확하게 분류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지난 16일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을 연쇄총격으로 살해한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이 지난해 조지아주에서 제정한 증오범죄법 적용을 받을 여지가 줄어드는 와중에 가디언은 아우 상원의원의 지적을 보도했다. 지난해 여름 증오범죄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조지아주는 미국에서 이 법을 두고 있지 않은 4개주 중 한 곳이었다. 지난해 2월 조깅하다 어떤 집의 공사현장을 잠시 살펴본 25세 흑인청년 아마드 알베리가 백인들에게 쫓기다 총격을 입고 사망한 사건이 공분을 일으킨 뒤에야 조지아주 증오범죄법이 제정됐다. 이후 조지아주에서 증오범죄로 판명되면 최소 2년형 이상 형량이 높아지고, 최대 5000달러(약 56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증오범죄법이 롱의 사건에 적용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롱은 성 중독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아시아계나 여성에 대한 증오 때문에 범죄를 저질른 것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어서다. 롱의 진실과 다르게 그가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마사지 업소들만 범행 장소로 고르고, 그에게 희생된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란 점 때문에 증오범죄라는 평가는 이어지고 있다. 조지아주법은 살인에 대한 최소 형량을 종신형으로 정했다. 복역 30년 뒤 가석방이 될 수도 있지만, 롱처럼 여러 건의 살인을 저지른 경우라면 풀려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따라서 그에게 증오범죄법을 적용해 몇 백만원의 벌금을 더 부과하는데 공소 노력을 더 들일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척 에프스트라티온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법이 어떤 범죄인지를 명확하게 부르는 것은 피해자와 사회에 매우 중요하다”며 증오범죄법 적용을 주장했다. 이참에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어떤 양상을 띄는지 규정짓는 일도 중요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 매체는 또 다른 기사에서 1992~2014년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범죄 양상을 연구한 지난 1월의 PMC 등재지 연구를 소개했다. 연구에선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백인이 아닌 유색인종에 의해 저질러질 가능성이 높고, 학교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흑인·히스패닉에 대한 증오범죄와 양태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연구 저자들은 아시아계 미국인이 전통적으로 ‘모범적 소수’로 간주되지만, 그들의 성공이 허용 가능한 한계를 넘으면 소수자에 대한 견제를 받아 증오범죄에 직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2주 전 보트에서 사라진 영국 승무원, 미국인 남친은 “경찰, 보트에 오르지도 마”

    2주 전 보트에서 사라진 영국 승무원, 미국인 남친은 “경찰, 보트에 오르지도 마”

    영국인 항공사 승무원이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 앞바다의 보트에서 미국인 남자친구와 지내다 실종된 지 2주가 흘렀다. 대대적인 수색에도 행적이나 실마리를 찾지 못한 경찰은 수색을 이어가려 했지만 남친이 보트에도 오르지 못하게 해 애를 먹고 있다고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가 2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사름 헤슬롭(41·사진)이 남친 라이언 베인(44)이 소유한 보트 ‘사이렌 송’에서 갑자기 사라진 것은 지난 7일 밤과 다음날 새벽 사이였다. 베인과 헤슬롭은 7일 저녁을 먹으러 외출한 것이 마지막 행적이었다. 베인은 다음날 새벽 2시 30분쯤 현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10시쯤 둘이 함께 잠자리에 들었는데 4시간쯤 뒤 자동운항 장치에 경보가 울려 살펴보고 돌아왔더니 그녀가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버진 아일랜드 경찰은 수색에 성과가 없자 보트 안에 남은 단서를 샅샅이 뒤져 보기로 했는데 베인은 거부했다. 베인의 전 부인은 그가 가정폭력을 숱하게 저질렀다고 현지 경찰에 증언했다. 미시간주 출신인 베인은 여친이 사라진 지 얼마 안됐을 때부터 법을 들먹이며 현지 경찰이 보트에 오르지 못하게 했다. 현지 경찰은 미국 해안경비대와 접촉하라고 권했다. 그는 지난 8일 오전 11시 46분쯤에야 해안경비대에 연락했다. 그는 여자친구가 아마도 12m 높이의 카타마란(쌍동선)에서 추락했을지 모르겠다고 얘기했다. 그 뒤 베인은 변호사와 접촉한 뒤 조언을 받았는지 묵비권과 경찰의 승선 및 수색 요청을 거부할 권리가 헌법에 보장돼 있다고 주장했다. 헤슬롭의 친구들과 가족은 20일 성명을 내고 “버진 아일랜드 당국이 최선을 다해 수색하고 있다며 보트를 정밀 수색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영국 당국이 필요한 지원을 확실히 해달라. 우리는 사름을 찾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그녀를 무사히 발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여전히 품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를 25년 이상 알고 지냈다는 앤드루 볼드윈(41)은 사라지게 된 “시간표”를 꼼꼼히 살펴보면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뭍의 식당에서 외식을 하고 떠난 것이 밤 10시였다는 것만 우리는 안다. 그 뒤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면서 헤슬롭이 사라진 뒤 거의 10시간 지나 해안경비대에 신고한 것을 문제 삼았다. 볼드윈은 헤슬롭의 “전화, 여권, 소지품들이 모두 보트 안에 있다”면서 “그녀는 절대로 아무 흔적도 없이 그냥 사라질 사람이 아니다. (매사에) 능통하며 합리적이다. 이건 완전히 그녀답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베인의 변호인이 현지 경찰의 승선 수색 요청을 계속 거부하는 것은 의심쩍기 그지 없다고 덧붙였다. “사름이 보트에서 베인과 함께 지냈고, 그는 그녀가 보트에서 갑자기 사라졌다고 주장하니까 경찰이 그곳부터 뒤져 보자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우리는 그가 왜 이를 허용하지 않는지 이유를 들어보고 싶고 사이렌 송을 샅샅이 뒤져보자고 계속 요구할 것이다.” 베인의 변호인 데이비드 캐티는 폭스 뉴스 인터뷰를 통해 의뢰인이 현지 경찰 관계자들을 만나느라 처음 911에 신고하는 일이 늦어진 것이라며 실종 다음날 아침 늦게 해안경비대가 베인의 요청에 따라 왔으며, 헤슬롭의 휴대전화, 아이패드, 여권 등 현지 경찰이 요청한 그녀의 소지품 제출을 거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캐티는 왜 의뢰인이 현지 경찰과 더 이상 얘기하지 않으려 하는 이유를 언급하지 않았고, 데일리 베스트의 코멘트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전 부인 코리 스티븐슨은 크라임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베인이 경찰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미심쩍으며, 폭행 전력으로 볼 때 놀라운 일도 아니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6년 동안 결혼생활을 유지하다 2014년 갈라섰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시켜만 주시면…” 美 자폐 학생 진심 편지에 아마존, MS도 관심

    “시켜만 주시면…” 美 자폐 학생 진심 편지에 아마존, MS도 관심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자폐 학생이 미래의 고용주에게 띄운 편지에서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구직에 나선 자폐 학생의 진심 어린 호소가 미국인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리스버그에 사는 라이언 로리(20)는 지난달 27일 세계 최대 비즈니스 전문 소셜 미디어 서비스인 링크드인(Linkedin)에 자필 편지 한 장을 게재했다. 미래의 고용주에게 쓴 편지에서 로리는 “나는 애니메이션이나 IT 분야에 관심이 있다. 당신 같은 사람이 내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이어 “남들처럼은 못해도 한 번만 가르쳐주면 금방 배운다. 나를 고용하고 일을 가르쳐준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라 약속한다. 매일 출근해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할 것이다.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또박또박 정성 들여 쓴 로리의 편지가 공개되자 반응은 뜨거웠다. 순식간에 수만 개의 ‘좋아요’와 수천 개의 응원 댓글이 달렸다. 한꺼번에 쏟아진 관심에 보안을 우려한 링크드인 측이 계정을 일시 정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일자리 제안도 쇄도했다. 델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 채용 프로그램을 보유한 대기업 전화가 잇따랐다. 신경다양성은 자폐, ADHD, 난독증 등 다양한 발달장애를 정상 범주에 포함시키는 개념이다. 발달장애를 비정상이 아닌 정상으로 받아들이고 차별 없이 보통 사람과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특정 영역에서 발달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에 비추어, 독특한 신경학적 특성을 지녔을 뿐이라는 해석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로리의 부모는 실제로 로리가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어머니 트레이시 로리는 ”아들은 수학과 음악, 기술에 재능이 있으며 놀라운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평생 아들 곁에 있어 줄 수 없어 독립이 시급하다는 게 부모 입장이다.아버지 롭 로리는 ”목표는 아들의 독립이다. 물론 아들은 우리 집 지하실에서 평생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젠가 죽을 것이고 아들은 독립적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처음 링크드인 계정을 만들면서는 단 한 사람만 연결되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벌써 2000명 이상이 아들과 연결됐다. 이제 아들의 독립을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기뻐했다. 졸업 전까지 한시 고용된 카페에서 일하며 구직 활동 중인 로리는 이제 포트폴리오 작업으로 분주하다. 졸업 후 원하는 직장에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거란 기대에 부풀어 있다. 자신의 편지가 화제를 모았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로리는 ”네가 인터넷을 휩쓸었다“는 아버지의 말에 ”안다. 내 편지가 입소문이 났더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전경하의 시시콜콜]코로나이혼

    코로나19가 유행했던 지난해에 만들어진 단어 중에 ‘코로나이혼’(Covidivorce)이 있다. ‘코로나’(Covid)와 ‘이혼’(Divorce)을 합친 단어다. 코로나19로 인한 강제적 ‘집콕’으로 부부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갈등이 쌓여 이혼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에서 나왔다. 평균적 답은 ‘아니오’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0년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10만 6500건으로 전년보다 4300건(3.9%) 줄었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로 외출을 자제한다거나 법원 휴정이 권고되는 등의 이유로 이혼 신청 처리 절차가 길어지며 (이혼) 감소에 영향을 준 부분도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이혼하고픈 마음이 줄어들지는 않는 것 같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면접상담 중 이혼 상담 비중이 29.0%로 2018년(22.4%), 2019년(25.3%)에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이혼이 봇물처럼 터지는 것은 아닐까 싶다. 미국이나 영국도 상황이 비슷하다. 미국 볼링그린주립대 인구통계학 연구센터가 플로리다 등 5개 주의 이혼 건수를 분석한 결과 미국 전역의 이혼 건수가 전년(100만건) 대비 19만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혼에 따른 비용이나 건강에 대한 불확신 등이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통계청이 지난해 부부 300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자 기혼자의 0.6%, 여자 기혼자의 1.1%가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2017~2019년까지 남자 기혼자의 2.5%, 여자 기혼자의 5.6%가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한 것보다 떨어진 수치다. 경제적 불확실성에서 자유로운 부자들은 예외다. 미국의 온라인 법률서비스 리걸템플릿은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 조치 이후 이혼 법률대리인 신청이 전년 대비 34% 늘었다고 한다. 영국의 로펌 스토위도 이혼 상담 건수가 41% 늘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고액 자산가들이 해외 여행 등으로 외도를 하는데 해외 여행길이 막힌 것이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오랜 혼인기간도 예외 조건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혼인 지속기간이 20년 이상인 ‘황혼이혼’은 3만 9700건으로 전년보다 3.2% 늘었다. 혼인 지속기간이 30년 이상인 경우만 따지면 10.8%가 늘어난 1만 6600건이다. 황혼이혼을 하는 부부들은 대부분 자녀들이 성인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많이 줄어든다. 한 70대 지인은 서류 제출, 법원 출석 등이 번거롭다며 서울 근교에서 텃밭을 가꾸며 졸혼을 즐기고 있다. 부부가 서로 잔소리 안하고 어쩌다 만나다 보니 편하다는데 그는 아마도 1인 가구로 잡힐 것이다. 황혼이혼과 졸혼, 비슷하면서 다른 두 현상이 1인 가구의 급증을 가져오는 모양이다. lark3@seoul.co.kr
  • 한국계 CNN 기자 “애틀랜타 거리 리포트 준비하는데 ‘바이러스’ 외쳐”

    한국계 CNN 기자 “애틀랜타 거리 리포트 준비하는데 ‘바이러스’ 외쳐”

    한국계 CNN 기자까지 조지아주 애틀랜타 길거리에서 생방송을 준비하다가 반아시안 공격을 당하는 지경이다. 국내에도 제법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아마라 손 워커는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한국계 여성 4명과 중국계 여성 2명 등 모두 8명이 총격에 희생된 애틀랜타 현지로 급파, 다음날 ‘CNN 투나잇’ 생중계를 준비하다가 어떤 이들이 자동차로 지나가면서 “바이러스”라고 외치는 것을 들었다. 그녀는 진행자 댄 레몬에게 “약 10분전 쯤 누군가 이 앞을 지나가면서 우리 쪽을 향해 이렇게 외치며 지나가더라”고 말하며 어이없어했다. 이날 그녀의 리포트 내용은 한국인 등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일상으로 겪는 차별과 혐오에 대한 경험담이었다. 워커는 미선이란 이름의 여성 얘기를 전했다. 미선은 “어제 한 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쟁반에 담아 자리에 앉았더니 맞은편에 앉아 있던 숙녀가 날 역겹다는 듯 쳐다보더라. 해서 나도 쏘아봐줬다”고 털어놓았다. 미선의 약혼자도 워커에게 이제는 항상 총기를 소지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워커는 이번 주초 샌프란시스코에서 봉변을 당한 대니 유 창이란 중국계 미국인 사례를 예로 들었다. 대니는 워커에게 “난 그 사람을 본 적도 없었다. 잃어버린 돈도 없다. 소지품은 다 그대로였다. 그들은 내게 강도짓을 하지도 않았다. 해서 난 혐오범죄라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두 눈이 모두 검게 멍들었고 부분적을 시력을 손상한 상태라고 워커는 전했다. 그 뒤 미선이 들어갔던 식당에 들어가 아시아계 여성으로 보이는 이를 붙잡고 미선과 같은 일을 겪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 아시아계 여성은 다 그렇게 지낸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 다음에 자신이 경험한 ‘바이러스’ 얘기를 털어놓은 것이었다. 그녀는 최근 몇달 동안 방송을 통해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얼마나 무서운지 리포트하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간간이 섞어 오히려 이런 공격을 쉽게 당하는 것 같다고 인터넷 매체 더랩이 18일 지적했다. 워커는 또 연쇄 총격 용의자 로버트 에런 영(21)이 맨처음 총격을 가한 체로키 카운티 악워스의 마사지 업소를 수사하는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의 제이 베이커 보안관이 영의 성중독 가능성을 언급하고 그가 “진짜 나쁜 하루”를 보냈다고 브리핑한 것과 관련, “희생자들을 욕보이는 짓”이라고 공박했다. 워커는 지난해 10월에도 루이지애나주의 허리케인 피해 상황을 보도하고 뉴욕으로 돌아오는 길에 루이지애나 공항에서 한 시간 사이에 세 차례나 인종차별 공격을 당했다고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한 중년 남성이 “니하오 총칭”이라고, 해서는 안될 인사를 건넸고, 다른 남성이 “영어는 할 줄 아느냐”고 물어 황당했다. 그런데 이걸 따지는 자신과 일행에게 공항 경찰마저 “‘영어를 할 줄 아느냐’고 묻는 게 인종차별은 아니다”라고 말하더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나중에 결국 라토야 칸토렐 뉴올리언즈 시장에게 공식 사과를 받았다. ‘스톱 아시아계 미국인 및 태평양섬 거주민(AAPI) 혐오’란 단체의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난 한해에만 폭력, 차별, 희롱 등에 대한 신고 건수가 3800건 가까이 됐으며 캘리포니아주에서만 1691건이 신고됐다. 미국 전체 가운데 무려 45%나 된다. 이들 피해자의 68%는 여성이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우리가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열린세상] 우리가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옆집 선배가 지은 닭장에 여섯 마리의 닭이 둥지를 튼 지도 벌써 일 년이 넘었다. 처음에 수탉이 두 마리여서 틈만 나면 싸워 댔다. 닭은 쇠로 된 횃대에는 올라가지 않는다는 이웃 어른의 경고가 무색하게 권력 싸움에서 진 작은 수탉은 쇠로 된 횃대로 쫓겨 올라가서는 몇 날 며칠이고 내려오지 못했다. 땅을 밟지 못하고 눈치만 슬슬 보는 수컷이 불쌍해서 다른 집으로 보낸 후에야 닭장엔 평화가 찾아왔다. 닭이 이사 온 후로 한 번도 달걀을 사지 않았다. 닭들은 매일 신선한 달걀을 낳았다. 이번 조류독감으로 계란 한 판에 7000원이 넘는다고 했을 때도 우리는 평온하게 매일 아름다운 달걀을 먹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알을 품는 암탉이 없었다. 그들이 알을 품지 않은 덕분에 달걀을 넉넉히 거두어 오면서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참 지난 후 드디어 한 마리가 알을 품기 시작했다. 갈색 털을 가진 암탉은 자기가 낳은 것이건 다른 닭이 낳은 것이건 개의치 않았다.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많았던 올 초엔 달걀이 얼어서 터지곤 했다. 그래서인지 추운 날엔 알을 적게 낳았다. 날이 따뜻해지니 다시 퐁퐁 낳기 시작했는데, 한 마리가 또 알을 품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같은 닭이다. 나는 모든 암탉이 알을 품는 건 아니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알을 품는 닭은 따로 있었다. 어디서도 들어 보지 못한 사실이다. 그제야 옆집 염소 농장 주인이 한 말이 떠올랐다. 어떤 염소는 자기 새끼에게 젖을 물리지만, 많은 염소가 처음에 새끼를 낳고도 돌보지 않는다고 했다. 외면하는 어미 염소에게 새끼를 가져다 냄새를 맡게 하고 젖을 물리는 훈련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어미도, 새끼도 서로에게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끝끝내 수유를 거부하는 어미가 있는데 그때는 인간이 그 새끼를 거둔다고 했다. 지금껏 모성은 본능이며 동물도 제 새끼를 끔찍이 보살핀다는 말만 듣고 살았는데 이곳에서 경험한 것은 달랐다. 최소한 시골에서 닭이나 염소를 길러 본 사람들은 모든 암컷에게 모성 본능이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것은 본능이라고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말을 하지 않은 건 학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자기들이 본 것을 일부러 외면한 게 아니라면 말이다. 아니면 본 것과 아는 건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일까? 하긴,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혹은 봐야 한다고 생각한 것만 본다는 것을 우리는 일상에서도 확인한다. 그렇게 왜곡된 시각에서 원칙을 만들고, 거기서 벗어나는 것은 비정상적인 ‘예외’이거나 병이라고 주장한다. 모성도, 단 두 개만 존재한다는 성별도, 사랑도, 하여간 그게 뭐가 됐든 말이다. 타고난 성과 자신의 성 정체성이 달라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도 많이 있다. 그들은 내 친구이거나 학생이다. 성기 하나를 근거로 여성이나 남성이 돼 살아야 하기에 그들은 다른 선택지가 없는 이 사회의 폭력을 그대로 안고 살아간다. 그 고통으로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 뉴스에 보도되지 않는 일상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따돌림을 당하고 협박에 시달리고 존재를 부정당하며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지 알 수 없다. 학자들은 문화권에 따라 셋이나 넷, 혹은 더 많은 젠더가 있다고 말하지만, 이번에도 우리는 보고도 모르는 척한다. 제3의 성은 과거에도 있었고, 어떤 문화권에서는 영적인 존재로 존중받았지만, 그들은 지금 우리 주변에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거나 없어져야 하는 존재다. 문화인류학자들이나 역사학자들의 연구를 보면 인간은 별의별 것들로 인간을 차별해 왔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턱수염이 인간의 고귀함이나 위엄의 표식이라고 생각해서 턱수염이 적은 남자나 아예 없는 여자는 고귀하지 않은 존재로 여겼고, 그 생각은 지금까지 이어져 남미에선 사춘기만 벗어나면 남자들이 수염을 기른다. 여자의 늘어진 젖가슴이 마녀의 표식이었던 때도 있고, 남자의 발기 불능이 여자가 마법을 건 탓이거나 아이가 없는 것도 여자의 잘못이라고 생각한 때도 있었다.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아마도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는 ‘인간이 단 두 개의 성만 있다고 한 적도 있다’며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이야기할 날이 올 것이다. 더 많은 희생을 치르기 전에 그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
  • “귀찮다고 10년 동안 양치 안하면 이렇게 됩니다”[이슈픽]

    “귀찮다고 10년 동안 양치 안하면 이렇게 됩니다”[이슈픽]

    10년 양치 안 한 여성의 치아 상태“양치의 중요성 강조”대체 치아 기술이 발전했어도자연치아 보전·유지하는 것이 중요 10년 양치 안 한 사람의 치아는 어떨까? 18일 해외 온라인사이트에 최근 10년 동안 양치를 안 해 앞니가 다 썩어버린 여성의 사연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최근 영국 일간 데일리스타는 탄산음료에 중독돼 매일 콜라를 마시면서도 양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앞니가 다 썩어버린 빅토리아 아이린 노바코프스키의 사연을 전했다. 빅토리아는 지난 10년 동안 매일 입에 콜라를 달고 살 정도로 탄산음료에 중독돼 있었다. 또 5년 전부터는 흡연을 하기 시작했다. 치아에 좋지 않은 행동을 하면서도 그는 지난 10년간 제대로 된 양치를 한 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빅토리아는 “사실 치아 관리를 게을리했다. 양치하거나 치실을 이용해 이에 낀 이물질을 제거하는 등의 치아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빅토리아는 조금씩 자신의 치아에 이상이 생기는 것을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그의 치아는 마치 벌레가 갈아 먹은 사과처럼 군데군데 구멍이 나고 시커멓게 변하기 시작했다. 병원을 찾은 빅토리아는 치과의사에게서 “윗니를 모두 뽑아내고 의치를 해야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극심한 치통에 시달리던 그는 결국 얼마 전 앞니를 모두 뽑아내고 의치를 심었다. 3개월간의 긴 치료 끝에 빅토리아는 다시 하얗고 가지런한 이를 되찾았다. 오랜 고통 끝에 다시 깨끗한 치아를 되찾은 빅토리아는 최근 SNS를 통해 자신의 경험담을 전하며 사람들에게 양치질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대체 치아 기술이 발전했어도 자연치아를 보전·유지하는 것보다 좋을 수는 없다.“치아·잇몸 건강뿐 아니라 안면의 불편함, 질병이 없는 상태” 우리는 일반적으로 구강 건강을 치아와 잇몸이 건강한 것 정도로만 알고 있지만, 2016년 세계치과의사협회는 구강 건강의 개념을 ‘치아와 잇몸 건강뿐 아니라 다양한 얼굴의 감정전달을 포함해 안면의 불편함과 질병이 없는 상태’라고 규정했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 구강 건강관리와 진단·치료과정에서 가능한 한 자연치아를 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연치아의 본래 기능을 임플란트가 100%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치아가 시리거나 양치질할 때 피가 나는 경우, 입을 벌릴 때 소리가 나거나 턱이 불편하다면 하루라도 빨리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치아가 시린 것은 잇몸질환, 충치, 치아균열, 염증 등 구강 상태를 알리는 증상이다. 치아나 치열이 불편하면 자신도 모르게 근육이 불편한 곳을 피하면서 오히려 턱과 씹는 근육에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 또 자연치아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선 ‘양치질’의 중요성을 빼놓을 수 없다. 양치질은 치아 표면의 세균 덩어리인 치태를 없애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양치질할 때 치아마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좌·우로 닦는 방법은 피하고 아래·위로 닦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모든 음식섭취 후 30분 내 양치질을 권장 했지만 탄산음료나 과일 등을 섭취했다면 1시간 이후 양치질을 권장하고 있다. 예전에는 하루 세 번, 3분 양치질을 권장했지만 불소함유치약을 사용하면 하루 두 번만 하고 나머지 한 번은 치아 사이를 닦을 수 있는 구강용품 사용을 권장한다. 특히 나이 들수록 치아 사이가 넓어지는데 이때 잘 닦아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빅토리아의 경우처럼 어떤 방법으로도 치아를 살릴 수 없다면 임플란트가 최종 대안이 될 수는 있겠지만 되도록 건강한 자연치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마지막 남자 사망, 아마존 원시 ‘주마족’ 대 끊은 코로나19…사실상 절멸

    마지막 남자 사망, 아마존 원시 ‘주마족’ 대 끊은 코로나19…사실상 절멸

    코로나19가 아마존 원시부족의 대를 끊었다. 지난달 19일 엘 파이스 브라질은 아마존 원시부족인 주마족의 마지막 남성 아루카 주마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주마족은 사실상 절멸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달 17일 브라질 서부 론도니아 포르투벨류의 한 병원에서 주마족의 마지막 남은 남성 원주민 아루카 주마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정확한 나이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향년 86~90세로 추정된다. 18세기까지만 해도 1만5000명에 달했던 주마족 원주민은 아루카의 죽음으로 이제 단 4명밖에 남지 않았다. 아루카의 세 딸을 비롯해 소녀 한 명 등 남은 4명 모두 여성이다.주마족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건 외지인의 대학살과 그들이 옮겨 온 전염병이었다. 1934년 100명 남짓이었던 부족민은 1964년에 이르러 아루카와 그의 처남을 포함해 단 6명으로 줄었다. 1999년 처남 사망 이후에는 아루카가 부족의 마지막 남성 생존자가 됐다. 그러나 부족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아루카마저 벌목꾼과 채굴꾼 등 비원주민이 퍼뜨린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나면서, 주마족은 이제 역사 속으로 영원히 사라질 운명에 놓였다. 남은 아루카의 세 딸은 모두 다른 부족과 결혼한 데다, 관습에 따라 남성만이 대를 이을 수 있어 부족이 사실상 절멸된 거나 다름없다. 아루카는 주마족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유일한 원주민이었던 만큼 주마족 문화도 상당 부분 소멸될 처지다. 우루-에우-와우-와우 부족과 결혼한 아루카의 딸과 손자들은 자신들이 주마족의 전통을 잇겠다는 입장이다. 아루카의 외손자인 쿠아임부는 “주마족의 역사가 잊히지 않길 바란다. 할아버지와 어머니가 자랑스럽다”며 전통 계승 의지를 드러냈다.아루카 주마의 사망 소식에 APIB를 비롯해, 브라질아마존원주민부족조직(COIAB) 등 원주민 권리 옹호 단체들은 브라질 공중보건 시스템의 무능이 드러났다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브라질 정부의 무능이 증명됐다. 아루카는 그의 조상들처럼 정부에 의해 살해당한 거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토착 부족의 종말을 목격하고 있다. 파괴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이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은 누적 확진자 1170만 명, 누적 사망자 28만5000여 명으로 미국에 이어 코로나19 감염 규모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 전 세계 확진자의 30%가 브라질에서 나왔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정부의 대응은 부실했다.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 대응 방식에 대해 54%가 거부감을 표시했을 정도다. 백신 확보와 접종 부진, 긴급재난지원금 축소 등으로 대대적 반정부 시위 조짐까지 엿보인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리적 접근성이 떨어지는 아마존 원주민은 더더욱 정부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었다. 정부가 대책 없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원주민 공동체는 외지인이 퍼뜨린 코로나19로 홍역을 앓았다. 비정부기구인 브라질원주민연합(APIB)에 따르면 아마존 원주민 5만여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이 중 900여 명이 사망했다. 일단 브라질 보건부와 국방부가 뒤늦게나마 원주민 백신 접종 작전에 나섰지만, 주마족처럼 이미 대가 끊긴 부족의 재건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무릉 너머 숨겨진, 하늘 길 열던 선녀의 옷자락

    무릉 너머 숨겨진, 하늘 길 열던 선녀의 옷자락

    강원 동해에 거창한 이름의 경승지가 있다. 무릉계곡(명승 37호)과 두타산(1353m)이다.이상향을 뜻하는 단어들을 각각의 지명에 차용했다.무릉계곡과 두타산 사이엔 베틀바위가 있다. 두타산의 정수라고 해도 좋을 웅장한 바위봉우리다.길이 험해 극소수의 전문 산악인들만 찾았던 베틀바위지만 이젠 누구나 어렵지 않게 오간다.새로 난 ‘베틀바위 산성길’ 덕이다. 그 길을 따라 늦겨울이 머물던 두타산 베틀바위를 다녀왔다. ‘무릉’(武陵)은 신선들이 노닌다는, 이상향을 뜻하는 도가의 용어다. 무릉계곡이란 이름에 ‘지상에 구현된 이상향’이란 뜻이 담긴 셈이다. 무릉계곡을 감싸고 있는 건 두타산이다. ‘두타’(頭陀)는 불교 용어다. 번뇌를 버리고 수행 정진할 수 있는 정결한 땅을 뜻한다. 두 믿음 사이에는 거대한 바위 봉우리, 베틀바위가 있다. ‘베틀’ 역시 가벼이 볼 단어는 아니다. 예부터 혼례를 앞두고 보낸 함 속 물목 중에 명주실이 포함된 것에서 보듯, 토속 신앙 곳곳에 등장하는 실의 ‘지위’를 생각해 보면 실로 옷감을 짓는 베틀 역시 친숙하면서도 무게감을 갖는 대상일 수밖에 없다.여행지 이름 하나 설명하는 데 웬 장광설이 이리도 낭자한가. 이유는 하나다. 이 구간이 그동안 많은 이들의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해 보고 싶은 일)에 속해 있었다는 걸 설명하고 싶어서다. 무릉계곡도, 두타산도 못 가는 곳은 아니다. 외려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다. 한데 딱 한 곳, 베틀바위 구간만은 갈 수 없었다. 장비를 갖춘 극소수의 암벽 등반가들만 찾았다. ‘베틀바위 산성길’이 정비된 이후엔 달라졌다. 수많은 ‘등린이’들이 이 등산로를 따라 베틀바위를 오른다. 수직의 베틀바위를 곧장 오르는 건 여전히 불가능에 가깝지만, 베틀바위를 코앞에서 볼 수 있는 전망대와 베틀바위 정수리까지는 우회해서 갈 수 있게 됐다. ●산성길 정비 후 베틀바위 코앞에서 누리는 전망대 베틀바위는 두타산 초입에 창검처럼 뾰족 솟은 바위 봉우리를 일컫는다. 이름은 베틀을 닮아 지어졌다고도 하고, 하늘에 오르기 위해 삼베 세 필을 짜야 했던 선녀의 전설에서 비롯됐다고도 한다. 어쨌든 선조들이 쭉쭉 뻗은 바위 봉우리에서 베틀의 이미지를 보았던 건 분명해 보인다. 베틀바위 들머리는 무릉계곡 초입에 있다. 매표소를 지나 작은 다리를 건너면 등산 안내판이 나온다. ‘베틀바위 산성길’은 안내판 너머에 있다. 안내판 오른쪽은 삼화사와 무릉계곡 방향이다. 베틀바위를 포함해 두타산을 완주하려는 이들이 흔히 산행의 날머리로 삼는 곳이다. 들머리부터 베틀바위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그리 된비알은 아니어도 허벅지가 팍팍해질 만큼 가파르다. 대신 산자락 주변 풍경은 빼어나다. 집채만 한 바위와 중대폭포, 무릉계곡 일대에 펼쳐진 수직 암벽들이 번갈아 눈을 즐겁게 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숲 곳곳에서 만나는 금강소나무다. 바위투성이의 척박하고 비탈진 공간에서 하늘을 향해 굵고 붉은 둥치를 힘차게 뻗었다. 솜씨 좋은 조경 장인이 공들여 안배한 풍경을 보는 듯하다. 이 길을 먼저 걸었던 이들이 그랬듯, 나중에 걷게 될 이들 역시 자연스레 이를 느끼게 되지 싶다. 베틀바위 바로 아래엔 회양목 군락지가 있다. 안내판은 “비바람이 치는 황량한 토양 아래 100년 넘게 이 자리를 지켜온 나무”라고 적고 있다. 보잘것없는 관목이긴 해도 봄이면 어김없이 꽃을 피운다. 꽃받침이 없는 ‘안갖춘꽃’인 데다 모양새도 볼품이 없어 늘 사람들의 시선 밖에 머무는 꽃이다. 한데 향기는 짙다. 안내판에 따르면 “사람에게 기운을 돋우고 마음의 상처, 관절의 통증을 없애” 준단다. 아쉽게도 이번 여정에선 회양목 꽃과 만나는 행운은 없었다. 혹시 4월 어느 따뜻한 날에 베틀바위를 찾아 회양목 꽃향기를 맡게 되거들랑, 그날은 ‘운수 좋은 날’이었다고 여기시길. 전망대 바로 아래는 계단이다. 베틀바위 탐방을 가능하게 해 준 고마운 계단이지만 뜻밖에 탐방객들은 불만이 많다. 계단 사이의 단차가 너무 커서다. 보통의 계단보다 두 배 정도 높아 오르려면 곱절 이상의 힘을 쏟아야 한다. 무릎이 불편한 이들에겐 그야말로 공포다. 온라인 공간에서 “(다리가 긴) 러시아 사람들을 데리고 공사했나”라는 비아냥이 쏟아지는 이유다. 그 ‘계단’을 오르면 비로소 전망대다. 베틀바위의 위용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공유되는 베틀바위 사진들의 거의 대다수가 이 자리에서 촬영된 것이다. ●금강소나무 어울려 ‘자체발광’… 김시습 글귀 남은 무릉계곡 베틀바위의 자태는 그야말로 빼어나다. 장비의 장팔사모, 포세이돈의 삼지창을 닮은 뾰족한 바위들이 들쑥날쑥 이어져 있다. 하나처럼 보이기도 하고, 베틀 위의 실처럼 한 올 한 올 서로 다른 바위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마도 오래전 어느 날 지각이 융기했고, 헤아릴 수 없이 긴 시간 동안 풍화와 차별 침식을 거쳐 저 형태를 갖게 됐겠지.전망대의 자태도 훌륭하다. 베틀바위에 가려져 있을 뿐,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자체발광’의 경승이란 걸 알게 된다. 긴긴 풍화의 시간을 견디는 동안 모난 곳 없이 깎인 크고 순한 바위들이 다양한 형태의 소나무들과 어우러져 있다. 잘 정돈된 분재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전망대에서 ‘계단’을 하나 더 오르면 베틀바위 정상부다. 난데없이 바위 하나가 솟아 있다. 이른바 미륵바위다. 보는 각도에 따라 선비, 부엉이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바위다. 미륵바위에서 절벽 끝쪽으로 다가서면 둥근 암릉이 나온다. 멀리 짙푸른 동해까지 두 눈에 담을 수 있는 풍경 전망대다. 등산이 목적이 아니라면 이쯤에서 발걸음을 돌리면 된다. 좀더 등산을 즐기겠다면 두타산성을 거쳐 옥류동으로 내려서거나, 박달계곡과 용추폭포까지 돌아본 뒤 하산할 수도 있다. 들머리에서 베틀바위전망대까지는 1.5㎞다. 편도 1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사진 촬영은 오전보다 오후 시간대를 권한다. 오전엔 역광이거나 일부 봉우리에만 볕이 드는 등 노출 차이가 심하다. 바위 봉우리 촬영엔 맑은 날보다 흐린 날이 외려 낫다. 베틀바위 들머리의 무릉계곡에도 볼거리가 많다. 계곡 초입의 무릉반석이 인상적이다. 수백 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을 만큼 넓다. 바위 위엔 여러 글씨가 새겨져 있다. 우국충정의 결사체에 가입한 선비들의 이름도 있고, 매월당 김시습의 글씨도 있다. 무엇보다 도드라진 건 ‘무릉선원(武陵仙源) 중대천석(中臺泉石) 두타동천(頭陀洞天)’이라 쓰인 암각서다. `신선이 놀던 별유천지/물과 돌이 어울려 잉태한 자연/번뇌 사라진 정토’ 정도로 해석되는 어휘다. 글씨체가 꼭 솔기 없이 하늘대는 신선, 선녀의 옷자락을 보는 듯하다. 무릉반석 위는 삼화사다. 본전에 모셔진 철조노사나불좌상(보물 1292호), 삼층석탑(보물 1277호) 등 볼거리가 있다. 글 사진 동해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부산 간 與 “박형준은 MB 아바타… 엘시티 특검하자”

    부산 간 與 “박형준은 MB 아바타… 엘시티 특검하자”

    더불어민주당이 4·7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부산을 찾아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를 겨냥해 ‘이명박(MB) 아바타’라는 표현까지 쓰며 맹공을 펼쳤다. 특히 민주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특검 합의에 이어 ‘엘시티 특검’도 함께 진행하자고 주장했다. 김태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은 17일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부동산 적폐 청산에 예외는 없다”면서 “부동산 적폐의 사슬을 끊어 내기 위해 LH 특검과 함께 엘시티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두 특검의 연동 가능성엔 “한꺼번에 한 특검에서 할 수도 있고, 분리해서 하는 방안도 있을 텐데 LH 특검 규모가 상당히 클 것이라 아마 분리해서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엘시티 의혹은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 후보가 가족 명의로 부산 해운대 엘시티 아파트를 특혜분양받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부산시장 선거 필승 카드라고 여겼던 가덕도 신공항 추진의 성과가 최근 LH 사태 등으로 묻히자 박 후보의 고급 아파트 특혜분양 의혹을 전면 제기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박 후보는 “아내 명의로 이 집을 지난해 구매했다”며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어떤 불법이나 비리, 특혜도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또 공한수 부산 서구청장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박재호 부산시당위원장은 “공 구청장이 회의에 참석해 4·7 재보궐선거를 함께 논의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관련 사항을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국회서 8년 동안 방치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이번에는 결단 내려라”

    국회가 17일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안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공직자를 향한 국민 불신이 팽배한 가운데 2013년 이후 무려 8년 동안 방치돼 있던 이해충돌방지법이 마침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공청회를 열고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법안은 공직자가 지위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상황을 막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입법 기관인 국회의원 역시 대상에 포함되면서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는 비판 가운데 그동안 법안 폐기와 발의가 반복돼 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관석 정무위원장은 “공직자는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공적 이익을 우선할 책무가 있는데 최근 LH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인해 국민 불신과 공분을 사고 있다”며 “법안 제정을 통해 심각하게 훼손된 공공기관의 공정성과 신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한목소리로 법안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에 이해충돌방지법이 제정된다면 아마 21세기에 우리 국회가 한 가장 의미 있는 입법 활동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재근 참여연대 권력감시국장은 “이해충돌 문제는 부패가 아닌 공직자와 정부의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 문제”라며 “LH 사태로 이해충돌방지법 심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만큼 이번 국회에서 입법적 결단을 내려 달라”고 촉구했다. 다만 4·7 재보궐선거를 코앞에 둔 여야는 공청회 주제는 망각한 채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서울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놓고 볼썽사나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오 후보 문제를 잇달아 질문하며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사실관계가 나왔음에도 오 후보는 지금도 내곡동 땅을 모른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해충돌방지법이 제정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 사안인지 의견을 말해 달라”고 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공직자로 취임하기 이전에 용역이 이뤄지고 지구지정이 됐는데 어떻게 이해충돌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기회달라” 美 자폐 학생이 미래 고용주에게 띄운 진심어린 편지

    “기회달라” 美 자폐 학생이 미래 고용주에게 띄운 진심어린 편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자폐 학생이 미래의 고용주에게 띄운 편지에서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구직에 나선 자폐 학생의 진심 어린 호소가 미국인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리스버그에 사는 라이언 로리(20)는 지난달 27일 세계 최대 비즈니스 전문 소셜 미디어 서비스인 링크드인(Linkedin)에 자필 편지 한 장을 게재했다. 미래의 고용주에게 쓴 편지에서 로리는 “나는 애니메이션이나 IT 분야에 관심이 있다. 당신 같은 사람이 내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이어 “나는 영리하지만 의사소통이 조금 어렵다. 그래도 가르쳐주면 빨리 배운다. 나를 고용하고 일을 가르쳐준다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 약속한다. 매일 출근해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할 것이다.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또박또박 정성 들여 쓴 로리의 편지가 공개되자 반응은 뜨거웠다. 순식간에 수만 개의 ‘좋아요’와 수천 개의 응원 댓글이 달렸다. 한꺼번에 쏟아진 관심에 보안을 우려한 링크드인 측이 계정을 일시 정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일자리 제안도 쇄도했다. 델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 채용 프로그램을 보유한 대기업 전화가 잇따랐다. 신경다양성은 자폐, ADHD, 난독증 등 다양한 발달장애를 정상 범주에 포함시키는 개념이다. 발달장애를 비정상이 아닌 정상으로 받아들이고 차별 없이 보통 사람과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특정 영역에서 발달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에 비추어, 독특한 신경학적 특성을 지녔을 뿐이라는 해석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로리의 부모는 실제로 로리가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어머니 트레이시 로리는 ”아들은 수학과 음악, 기술에 재능이 있으며 놀라운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평생 아들 곁에 있어 줄 수 없어 독립이 시급하다는 게 부모 입장이다.아버지 롭 로리는 ”목표는 아들의 독립이다. 물론 아들은 우리 집 지하실에서 평생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젠가 죽을 것이고 아들은 독립적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처음 링크드인 계정을 만들면서는 단 한 사람만 연결되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벌써 2000명 이상이 아들과 연결됐다. 이제 아들의 독립을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기뻐했다. 졸업 전까지 한시 고용된 카페에서 일하며 구직 활동 중인 로리는 이제 포트폴리오 작업으로 분주하다. 졸업 후 원하는 직장에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거란 기대에 부풀어 있다. 자신의 편지가 화제를 모았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로리는 ”네가 인터넷을 휩쓸었다“는 아버지의 말에 ”안다. 내 편지가 입소문이 났더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나우뉴스] 왜 임신 안 되나 했더니…결혼 후 자신이 ‘남성’인걸 안 여자

    [나우뉴스] 왜 임신 안 되나 했더니…결혼 후 자신이 ‘남성’인걸 안 여자

    결혼 후 불임으로 마음고생 하던 중국 여성이 그 원인을 알고 더 큰 혼란에 빠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2일 보도에서 겉만 보면 영락없는 여성이나, 염색체상으로는 남성인 한 중국인의 사연을 전했다 익명의 25살 중국 여성은 얼마 전 발목을 다쳐 병원을 찾았다가 자신의 성별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됐다. 엑스레이상 유난히 발달하지 않은 발목을 이상하게 여긴 의료진은 추가 진료에서 이 여성에게 월경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걸 확인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여성에게는 자궁과 난소가 없었다. 월경이 있는 게 더 이상한 상황이었다. 내분비내과 협진을 통해 그 원인을 분석한 저장대학교병원 측은 10일 이 여성이 여성도, 남성도 아닌 ‘간성’(intersex)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저장대학교 내분비내과 전문의 동펑친은 “염색체 검사 결과 해당 여성의 핵형은 46,XY로 나타났다. 여성의 핵형은 46,XX다. 전형적인 남성의 핵형으로 성별이 분명하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외성기만 놓고 보면 여성이나, 자궁과 난소는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그렇다고 남성 생식기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동 박사는 “숨겨진 고환이 있나 찾아봤는데 없었다. 아마 나이가 들면서 점차 퇴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인간은 46개(23쌍)의 염색제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 중 X와 Y 염색체가 성을 결정한다. 여성은 대부분 46XX, 남성은 46XY를 가지고 있다. 간혹 세 개 이상의 성염색체를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염색체가 XX 조합인데도 남성, XY 조합인데도 여성인 경우가 있다. 중국 여성처럼 신체 구조상으로는 분명 여성 생식기를 가졌으나, 유전적으로는 남성 염색체(46XY)를 지니는 현상을 가리켜 ‘스와이어 증후군’이라 부른다. 약 8만 분의 1 확률로 나타난다. 반대의 경우, 즉 신체 구조상으로는 분명 남성 생식기를 가졌으나, 유전적으로는 여성 염색체(46XX)를 지니는 현상은 ‘46XX 남성 증후군’이라 부른다. 부신피질호르몬의 생산에 필요한 효소를 조절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모호한 외성기를 가지고 태어났다가, 사춘기 2차 성징이 시작되면서 성기 모양이 변하는 경우도 있다. 일련의 현상을 보이는 사람을 통틀어 ‘간성’(intersex)으로 칭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고혈압과 저칼륨혈증이 주요 증세인 선천성 부신증식증 때문에 ‘스와이어 증후군’이라는 성 발달 장애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어릴 적 월경 문제로 어머니와 병원을 찾았으나, 의사는 내가 다른 여성보다 더딜 뿐 몇 년 안에 생리를 할 것이라고 했다”고 당황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의료진은 이 여성이 월경이 없음에도 임신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부분에 대해 성교육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여성은 아직 어느 쪽 성별을 택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저장대학교병원의 한 정신과 전문의는 “조금만 더 빨리 발견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물리적 문제는 일단 차치하고, 가장 중요한 건 성 정체성을 재건하는 일이다. 심리적으로 부담이 큰 탓에 회복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국민의힘 “김여정 막말에 반박도 못해…이게 나라냐”

    국민의힘 “김여정 막말에 반박도 못해…이게 나라냐”

    국민의힘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최근 남측을 향해 ‘군사합의서 파기’ 등을 거론하며 엄포를 놓은 데 대해 정부가 제대로 된 반박도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17일 “김여정 부부장이 또다시 등장해 우리나라를 ‘태생적 바보’ ‘떼떼’로 칭하는 막말과 함께 한반도 시계도 3년 전으로 되돌렸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아직도 ‘어게인 3년 전 봄날’이라는 헛된 꿈에 매달리고 있다”고 논평했다. 이어 연평도 공무원 피격 사건을 상기하며 “우리 국민이 화형을 당해도 어물쩍 넘어가던 정부다. 살해자 북한이 큰소리쳐도 꿈쩍 않는 저자세, 이제 지칠 때도 되지 않았나”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오늘 미국 국무·국방부 장관이 방한한다”며 “어설픈 평화 쇼, 대북 환상의 아마추어적 접근을 걷어내고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 바라기’에서 ‘국민 바라기’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북한 당국자도 아닌 김여정 한 마디에 제대로 반박도 못 하는 문재인 정부”라며 “‘이게 나라냐’ 국민이 묻는다”고 말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북측 담화 이후 ‘한미연합훈련이 한반도 긴장을 조성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도 비판이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김여정 하명법(대북전단금지법)’의 전철을 밟고 있다”며 “이번에도 문재인 정권은 김여정의 하명에 따라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고 동맹 해체의 길로 가려 하는가”라고 물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대통령을 향한 김여정의 원색적인 비난을 여권에선 ‘대화를 하고 싶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인다”며 “민주화운동 당시 NL(자주파)출신 86세력들이 가졌던 북한 추종적 생각을 지금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기는 남미] 마약 재배하고 만들고…아마존 점령한 마약카르텔

    [여기는 남미] 마약 재배하고 만들고…아마존 점령한 마약카르텔

    아마존 개발(?)에 마약카르텔까지 뛰어들고 있다고 페루 언론이 고발했다. 페루의 시사프로그램 '콰르토 포데르'는 최근 방송에서 "페루 아마존에서 마약카르텔의 흔적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존에서 연이어 발견되고 있는 활주로다. 방송에 따르면 페루 아마존 우카얄리, 우아누코, 파스코 등 3개 지방에는 마약카르텔이 경비행기를 운항하기 위해 놓은 활주로가 여럿 놓여 있다. 방송은 "지금까지 발견된 활주로가 최소한 46개에 이른다"면서 아마존에 마약을 재배하는 곳과 생산시설이 숨어 있다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아마존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원주민들의 생생한 증언도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카타카이보 페나코카 원주민공동체연맹의 회장 에를린 오디시오는 "이미 오래 전 아마존에서 마약카르텔이 활동하고 있다고 고발한 바 있다"면서 "아마존이 마약생산과 운반의 거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마존으로 연결되는 도로가 개통되는 등 마약카르텔에 도움이 되는 인프라 사업까지 진행되는 걸 보면 이들 조직과 손을 잡고 있는 정치세력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마약카르텔과 정치권 일각의 은밀한 결탁 의혹을 제기했다. 오디시오 회장은 자신의 마을을 떠나 1년 넘게 도피생활을 하고 있다. 마약카르텔의 아마존 진입에 극렬히 저항하면서 살해 협박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코카 재배를 위해 땅이 필요한 마약카르텔들이 아마존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있다"면서 "마약카르텔은 자신들에게 맞서는 원주민에겐 보복살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고발했다. 실제로 페루 아마존에선 지난 8년간 10명이 넘는 원주민공동체 리더가 마약카르텔에 의해 살해됐다.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지키려고 저항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페루 아마존 원주민들은 더 이상 아마존 지역 내 토지소유권을 외부인에게 인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약카르텔이 아마존에 합법적으로 발을 들여놓는 루트로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원주민들은 인터뷰에서 "외부인이 토지소유권을 인정받은 곳마다 코카(재배의) 천국이 되고 있다"고 고발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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