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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츠패트릭 US오픈 우승… PGA, LIV에 압승

    피츠패트릭 US오픈 우승… PGA, LIV에 압승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의 맞대결이 된 ‘제122회 US오픈 골프대회’(총상금 1750만 달러)에서 PGA투어가 LIV시리즈의 코를 납짝하게 만들었다. PGA투어 선수들이 리더보드 상단을 휩쓴 반면 LIV시리즈의 좌장인 필 미켈슨(미국)은 ‘컷 오프’ 수모를 당했고, 믿었던 저스틴 존슨(미국)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였다. 20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린의 더 컨트리클럽(파70·7207야드)에서 열린 US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매슈 피츠패트릭은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피츠패트릭은 공동 2위인 스코티 셰플러, 윌 잴러토리스(이상 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고 PGA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로 장식했다. 우승 상금은 315만 달러(약 40억7000만원)다. 세계 랭킹 18위 피츠패트릭은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에서는 7승이 있지만 PGA투어에서는 우승컵을 들지 못 했다. 특히 피츠패트릭은 이 코스에서 열린 2013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는데, 그때의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9년전 아마추어대회 우승 당시 지냈던 집을 다시 찾기도 했다.개막 전부터 PGA 투어와 LIV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의 맞대결 양상을 보인 이번 대회는 우승컵은 물론 경기 초반부터 리더보드 상단도 PGA투어 선수들이 차지하면서 싱겁게 끝났다. 이번 대회에 앞서 ‘PGA 수호파’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저스틴 토머스(미국), 욘 람(스페인) 등은 LIV시리즈로 옮긴 선수들을 비판하며 실력차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LIV시리즈에선 존슨, 미컬슨, 케빈 나(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은 물론 LIV시리즈에 합류하기로 한 브라이슨 디섐보,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 등도 출전했다.결과는 PGA투어의 승리였다. PGA 수호파의 선봉장인 매킬로이는 2언더파 278타로 공동 5위에 오르면서 자존심을 지켰다. 반면 LIV시리즈는 존슨이 공동 24위에 오른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고, 미켈슨은 11오버파를 기록하며 컷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PGA투어와의 1라운드 대결에서 무릎을 꿇었지만 LIV시리즈는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국선수로는 신예 김주형이 3오버파 283타로 단독 23위를 기록해 가장 순위가 높았다. 이경훈은 7오버파 287타로 공동 37위에 머물렀다.
  • 재산 121조 구글 창업자 역대급 ‘비싼 이혼’ 되나

    재산 121조 구글 창업자 역대급 ‘비싼 이혼’ 되나

    구글 공동 창업자이자 세계 6위 부자인 세르게이 브린(오른쪽·48)이 결혼 4년 만에 이혼 절차에 들어갔다. CNN 등은 18일(현지시간) 브린이 2018년 11월 결혼한 아내 니콜 섀너핸(왼쪽)과 “해소할 수 없는 (성격) 차이”로 결별을 원한다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법원에 이혼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브린은 3살 아이에 대해 공동 양육권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부부는 이혼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하려 법원에 서류 봉인을 요청했고 임시 ‘사설 판사’도 고용했다. 사설 판사는 시간당 950달러(약 123만원)의 비용을 내는 대신 비공개로 재판을 받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미국 언론들은 브린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함께 “역사상 가장 비싼 이혼”을 맞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브린은 구글 주식 등 940억 달러(121조 7300억원)의 재산을 갖고 있다. 다만 재산 분할 문제와 관련해 섀너핸과 혼전 합의 사항이 있어 예상보다 적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브린은 생명공학업체 23앤드미(23andMe)의 창업자인 첫 부인 앤 워치츠키와 2015년에 이혼할 때도 관련 사안을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브린은 구글 내 여직원과 바람을 피운 것으로 보도됐고, 둘 사이에는 10대 자녀 2명이 있다.
  • ‘120조원 갑부’ 브린, ‘11살 연하’ 부인과 2번째 이혼 절차

    ‘120조원 갑부’ 브린, ‘11살 연하’ 부인과 2번째 이혼 절차

    120조원이 넘는 재산을 보유한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48)이 두 번째 이혼 절차에 들어갔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세계 6위 부자인 브린은 이달 아내 니콜 섀너핸(37)과의 결별을 원한다면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법원에 이혼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 부부는 이혼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하기 위해 법원에 서류 봉인을 요청했다.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는 “두 사람의 관계는 인지도가 높으므로, 이들의 이혼 사건과 자녀 양육권 문제에 대한 대중의 큰 관심을 끌 가능성이 있다”고 적혔다. 브린은 이혼 사유로 “해소할 수 없는 (성격) 차이”를 든 것으로 전해졌다. 브린은 섀너핸과의 사이에서 낳은 3살 딸에 대한 공동 양육권을 요구하고 있다. 브린은 2007년 생명공학업체 23앤드미(23andMe) 창업자인 앤 워치츠키(48)와 결혼해 실리콘밸리 억만장자 커플이 됐고 2명의 자녀를 뒀으나 수년간 별거 생활을 거쳐 2015년 이혼했다. 당시 미국 언론은 브린이 구글 여직원과 바람을 피운 것이 이혼 사유가 됐다고 보도했다. 브린은 이후 지식재산(IP) 특허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테크기업 클리어액세스IP를 창업한 섀너핸과 2018년 결혼했다. 그러나 브린은 두 번째 결혼 3년 만인 지난해 9월부터 섀너핸과 별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브린이 최근 몇 년간 이혼 대열에 합류한 세 번째 억만장자가 됐다고 전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전 부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와 지난해 8월 이혼 절차를 마무리했고,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2019년 매켄지 스콧과 결별했다. 게이츠와 베이조스는 이혼하면서 거액의 재산을 분할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브린은 구글 주식 등 940억 달러(약 121조 7300억원)의 재산을 갖고 있다. 재산 분할 문제와 관련해선 브린과 섀너핸의 혼전 합의 사항이 있을 것으로 블룸버그는 추정했다.
  • [아하! 우주] 1초당 지구 하나씩 꿀꺽…초고속 성장하는 초거대 블랙홀 발견

    [아하! 우주] 1초당 지구 하나씩 꿀꺽…초고속 성장하는 초거대 블랙홀 발견

    초당 지구 하나 쯤 되는 질량을 꿀꺽 삼키며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블랙홀이 관측됐다. 최근 호주국립대학(ANU) 연구팀은 역대 관측된 블랙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초질량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이 켄타우로스자리에서 포착됐다고 밝혔다. 무려 90억 년의 나이로 추정되는 이 블랙홀은 인간의 머리로는 상상하기 힘든 숫자로 설명된다. 먼저 이 블랙홀은 우리 태양의 약 30억 배에 달하는 질량을 갖고 있어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궁수자리 A* 블랙홀보다도 무려 500배는 더 크다. 특히 주위 물질을 닥치는대로 삼키는 과정에서 밝은 빛을 내는데, 이 수준이 우리은하의 모든 별에서 나오는 빛보다 7000배는 더 밝게 만들 만큼의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에 ANU 연구팀은 이 블랙홀을 밝게 빛나는 초대형 블랙홀인 퀘이사 ‘SMSS J114447.77-430859.3’(이하 J1144)로 명명했다.흥미로운 점은 더 있다. J1144와 비슷한 크기의 다른 블랙홀들의 경우 수십억 년 전 성장을 멈췄지만 이 블랙홀은 여전히 주위 물질을 흡수하면서 지금도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대해 연구팀은 J1144의 빠른 성장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우주 역사에서 그 해답을 추측했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크리스토퍼 온켄 연구원은 “아마도 2개의 큰 은하가 서로 충돌하면서 이 블랙홀에 엄청난 양의 물질을 공급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우주의 역사를 보면 은하 사이에 수많은 충돌과 합병이 일어났고 그 과정에서 블랙홀도 많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현재 우주 나이의 절반 정도인 70억 년을 돌아본다면 J1144만큼 빠르게 성장하는 블랙홀은 이제까지 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한편 SF영화의 소재로도 등장하는 블랙홀은 질량이 매우 큰 별의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만들어지며 강력한 중력으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시공간 영역을 말한다. 특히 블랙홀은 빛 조차도 흡수하기 때문에 직접 관측할 수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블랙홀이 강력한 중력으로 주변에서 많은 물질을 흡수하면서 제트(jet)라는 강력한 물질의 흐름을 방출한다는 사실을 통해 그 존재를 확인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 ‘호주천문학회 출판물’(Publications of the Astronomical Society of Australia) 최신호에 실렸다.  
  • 놀랍다! 인간이 발 딛기도 전에 화성에 쓰레기를, “청소는 네 스스로 해라”

    놀랍다! 인간이 발 딛기도 전에 화성에 쓰레기를, “청소는 네 스스로 해라”

    인간이 붉은 행성에 발을 딛기도 전에 행성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점이 입증돼 놀랍다. 화성을 탐사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탐사 로버가 화성 표면에서 인간이 만든 쓰레기를 발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 중에는 대놓고 비아냥거린 사람까지 나왔다. 퍼서비어런스 호가 지난해 2월 화성의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 크레이터’에 착륙하는 과정에 떨어져 나온 알루미늄 포일 조각이 돌 틈 사이에 쓰레기처럼 끼어있는 장면이 포착돼 공개됐다. NASA와 외신 등에 따르면 퍼서비어런스 운영팀은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퍼서비어런 호를 의인화해 활동 상황을 전하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 팀이 뜻밖의 것을 발견했다”며 이 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착륙할 때 날 내려놓은 로켓추진 제트팩 등의 하강 장비에서 떨어져 나온 열 담요(thermal blanket)의 일부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열 담요는 온도조절 목적으로 기기와 로버를 덮는 데 이용된다. 다른 트윗에서는 “하강 장비는 약 2㎞ 떨어진 곳에 추락했는데 열 담요 조각을 이곳에서 발견한 것은 놀랍다”면서 “원래 이곳에 떨어진 것일까, 아니면 바람에 날려 온 것일까?”라고 의문을 드러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앤드루 굿 대변인은 CNET과의 이메일 문답을 통해 이 조각이 열 담요에서 떨어져 나온 것은 분명하지만 “어느 부분을 덮었던 것인지, 어떻게 이곳에 있게 된 것인지는 덜 분명하다”고 밝혔다. 퍼서비어런스 호가 착륙하는 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잔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 18일에는 화성 헬기로 활약 중인 ‘인저뉴어티’가 퍼서비어런스 호가 하강 과정에서 떼어낸 낙하산과 원뿔형 보호덮개 잔해를 포착한 일이 있다.영국 일간 가디언은 우주탐사와 이용에 관한 국제법인 ‘외기권조약’은 외기권과 달, 다른 천체에 대한 오염을 피하는 일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진은 우주탐사로 달과 화성이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17일 일간 마이애미 헤럴드에 따르면 장난을 좋아하는 몇몇은 다른 화성 사진들에서 유명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빅 걸프 컵을 포함한 NASA의 쓰레기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토퍼 휴즈란 누리꾼은 NASA의 페이스북 계정에 “NASA의 퍼서비어런스 화성 로버 씨, 제발 너 스스로 청소했으면. 당신 쓰레기는 당신이 수거하길 바라요”라고 놀려먹었다. 미켈라 구스미니는 “실재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오염시킨다는 건지, 이건 다른 수준”이라고 이죽거렸다. 마이클 해리스는 “머지 않아 우리는 화성에서 음료수 병, 버린 패스트푸드 포장지, 플라스틱 용기를 보게 될 것 같다. 아마도 우리는 빗자루가 달린 로봇을 파견할 필요가 있는데 벌써 청소 작업에 들어갔을 수도 있고”라고 이죽거렸다. 물론 NASA를 비호하는 누리꾼도 있긴 했다. 화성에 있는 인간 쓰레기들을 수거하자고 수백만 달러를 세금으로 쓸지 모른다고 걱정하면서 말이다. 데이비드 새비지는 페이스북에 “인간이 쓰레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화성인들도 마찬가지로 미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들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 그들은 우리가 아는 모든 오염물질을 먹어치울 수도 있다”고 댓글을 달았다. NASA가 퍼서비어런스 호의 하강 도중 열 담요 조각이 떨어져나간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선 알려진 것이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사실 이런 것부터 명확히 밝혔어야 했던 일 같다.
  • [핵잼 사이언스] 무려 25만 년 동안 처녀?…짝짓기 없이 번식하는 호주 메뚜기

    [핵잼 사이언스] 무려 25만 년 동안 처녀?…짝짓기 없이 번식하는 호주 메뚜기

    암수 짝짓기를 통한 번식은 자연의 섭리지만, 짝짓기가 어려울 때 혼자서도 어떻게든 후손을 남기는 동식물이 적지 않다. 곤충 가운데서도 생각보다 많은 종이 빠르게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이나 수컷을 만날 수 없는 환경일 때 처녀생식(Parthenogenesis)을 통해 개체 수를 늘린다. 수정되지 않은 알이 스스로 부화해 어미와 똑같은 유전자를 지닌 딸들이 태어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처녀 생식이 가능한데도 굳이 짝짓기를 통해 새끼를 낳는 이유에 대해서 연구해왔다. 사실 짝을 찾는 과정 자체가 험난할 뿐 아니라 짝짓기를 통해 후손을 남길 경우 유전자의 1/2만 전달하게 된다.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상당한 손해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동식물이 무성 생식 대신 유성 생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지금까지 여러가지 가설이 제시됐다. 가장 그럴듯한 주장은 유전자를 혼합해 매우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쉬울 뿐 아니라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가 침입하기 어려워진다. 유전자가 다른 개체들은 집마다 다른 열쇠를 지닌 것처럼 면역 반응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호주에서 보고된 독특한 처녀 생식 사례는 이 가설에 도전하고 있다. '와라마바 비르고'(Warramaba virgo)는 호주 넓은 지역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녹색 메뚜기이다. 그러나 이들의 유전자를 분석한 호주 과학자들은 예상치 못한 사실을 확인했다. 바로 모든 개체의 유전자가 거의 같은 암컷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종 전체가 처녀 생식을 통해 짝짓기 없이 번식한다는 이야기다. 연구팀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모든 와라마바 비르고 개체가 25만 년 전 우연히 이종 교배를 통해 태어난 암컷 한 마리에서 기원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우연히 와라마바속 메뚜기 2종(W. flavolineata와 W. whitei)이 이종 교배를 통해 암컷 새끼를 얻었는데, 놀랍게도 이 개체가 수컷 없이 스스로 번식한 것이다.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두 종의 메뚜기를 교배해 그 새끼로부터 약간의 알을 얻었지만, 실제 새끼로 부화하지는 못했다. 노새처럼 후손을 남길 수 없는 2세만 나온 것이다. 따라서 25만 년 전 생식력을 지닌 와라마바 비르고 암컷은 정말 우연히 나타난 돌연변이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아무튼 이렇게 무성 생식으로 번식하는 메뚜기가 25만 년 동안 멸종하지 않고 현재 부모 종 이상으로 번성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은 성의 진화를 연구해온 과학자들에게 상당히 당황스러운 일이다. 와라마바 비르고는 전염병에 시달리지도 않을 뿐 아니라 기후 변화와 인간의 상륙으로 수많은 호주 토종 동식물이 사라지는 동안에도 꿋꿋하게 살아남았다. 과학자들은 이 미스터리한 처녀 메뚜기의 성공 비결을 연구하고 있다. 아마도 비결 중 하나는 모든 개체가 짝짓기 없이도 알을 낳을 수 있어 암컷이 절반인 경쟁 메뚜기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알을 낳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방식이 유리한 점만 있다면 모든 메뚜기가 다 암컷으로 진화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뭔가 우리가 모르는 다른 이야기가 있음을 시사한다. 그게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과학자들은 계속해서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 8개월 임산부 ‘참수’ 후 쓰레기통에…전 애인 엽기 범죄에 美 발칵

    8개월 임산부 ‘참수’ 후 쓰레기통에…전 애인 엽기 범죄에 美 발칵

    임신 8개월 임산부를 참수 살해하는 엽기 범죄가 발생해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일리노이주 알톤에서 한 남성이 임산부인 전 여자친구를 참수 살해했다고 현지 경찰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9일 오후 1시쯤 알톤 지역 한 아파트에서 머리 없는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은 사망한 리제 도드(22)의 어머니가 발견했다. 어머니는 “딸이 연락이 닿지 않아 직접 아파트로 찾아갔는데 이미 죽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남자친구 던드레아 홀로웨이(22)가 의심스럽다고 증언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사망한 임산부는 평소 전 남자친구와의 복잡한 관계 때문에 애를 먹었다. 피해 임산부의 어머니도 그 문제 때문에 자신이 더욱 딸의 안위를 걱정했으며, 무슨 일 없나 매일 연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기 아빠는 용의자가 아닌 다른 남성이라고 전했다. 용의자 추적에 나선 경찰은 뜻밖의 장소에서 그를 검거했다. 뉴욕포스트는 용의자 홀로웨이가 살해 현장 근처에서 자전거 절도 혐의로 다른 경찰서에서 조사받고 있었다고 전했다. 해당 경찰서에서 머리를 벽에 박는 등 난동을 부리던 홀로웨이는 임산부 살해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용의자는 2건의 1급 살인, 태아 고의 살인, 토막 살인 등 다수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현재 보석금 200만 달러 책정 후 구금 상태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3년 전 친구 돈을 빼앗은 혐의로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적이 있지만, 다른 전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참수라는 끔찍한 살해 방법으로 볼 때 정신적 문제나 종교적 동기 또는 원한에 의한 일종의 ‘형벌’로서의 범행을 추측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사건 이후 알톤경찰서장 마커스 풀리도는 용의자를 “야만적인 괴물”이라고 언급했다. 풀리도 서장은 “야만적인 괴물이 출산을 앞둔 산모를 잔인하게 살해했다. 태아도 엄마 배 속에서 사망했다. 이달 말 출산 파티를 계획하고 있던 가족은 괴물 때문에 이제 파티 대신 장례를 치르게 됐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피해 임산부의 어머니도 “딸이 다음달 말 출산 예정이라 출산 파티를 준비했다. 초대장도 돌리고 선물도 샀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애통해했다. 어머니는 “손자 태명이 ‘작은콩’이었다”며 “딸이 배 속 아기를 ‘작은콩’이라고 부르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그러면서 “딸은 대학교 졸업 후 의료 분야에서 일할 계획이었다. 내가 간호사라서 딸을 잘 끌어주고 있었다. 딸이 살아 있었다면 아마 좋은 의료인이 되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 “부산엑스포 유치” 최태원·신동빈, 글로벌 직접 뛴다

    “부산엑스포 유치” 최태원·신동빈, 글로벌 직접 뛴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21일 BIE에서 유치전 돌입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20일 세계소비재포럼 참석삼성·현대차·SK·LG·롯데·포스코·한화·GS 등 참여 재계 총수들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유치를 위해 직접 글로벌 무대를 찾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하는 모습이다.최태원, 민간위원장 취임 후 첫 공식외교 17일 재계에 따르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민간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오는 19일부터 나흘간 프랑스 파리를 찾아 유치활동을 시작한다. 민간위원장으로서 첫 공식외교 행보다. 최 회장은 오는 21일부터 22일 양일간 열리는 제170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우리나라의 2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 등을 지원한다. 지난해 12월 열린 비대면 1차 경쟁 PT에 이어 열리는 첫 대면 경쟁 PT다. 최 회장은 총회 전후로 BIE 사무총장과 각국 대사도 직접 만나 교섭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주불 동포가 참여하는 ‘부산엑스포 결의대회’에도 참석하기로 했다. 대한상의는 “최 회장은 민간위원장에 더해 내달 출범하는 정부위원회에서 한덕수 총리와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라며 “이번 3박5일 일정 동안 가능한 모든 대사들을 만나 부산 유치를 당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신동빈, 7년 만에 글로벌 소비재 행사 참석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세계소비재포럼(CGF) 글로벌 서밋에 참석해 롯데 사업을 소개한 뒤 부산세계박람회 홍보 영상도 상영해 유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롯데는 이번 전시장에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알리는 리플릿과 홍보 배너를 배치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 회장은 공식 홍보 부스에서뿐만 아니라 글로벌 그룹 최고경영자들과 함께하는 별도의 비즈니스 미팅에서도 세계박람회 개최 최적지로서의 부산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세계소비재포럼은 1953년 설립된 소비재 업계 글로벌 협의체로, 아마존 월마트, 까르푸 등 세게 70여개국 400여개 소비자 제조사와 유통사가 참여한다. 롯데는 2012년 가입했고, 신 회장이 직접 포럼을 찾은 것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대기업 11개사 참여…향후 확대도 민간위원회에 참여하는 국내 주요기업들도 ‘부산엑스포’ 전담조직을 꾸리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현재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등 11개사와 전국 72개 상공회의소, 해외한인기업협회가 동참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관광, 문화, 금융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국가별 영향력이 큰 기업이 추가로 참여할 예정이다. 사무국을 맡은 대한상의는 “기업별로 중점교섭 국가를 선별해 세부 전략을 마련해 대응할 것”이라며 “정부와 민간이 원팀으로 본격적인 유치 활동을 펼쳐나간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박람회는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국제행사로 불리며, 경제효과는 61조원에 달한다. 현재는 2030 엑스포 유치경쟁은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이탈리아의 로마 등 3개 도시가 3파전 양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의 오데사도 신청 중이다. 최종 결정은 내년 11월 열리는 BIE 회원국 170개 국가의 비밀투표에 의해 결정된다. BIE는 이번 PT에 더해 앞으로 총 3번의 경쟁PT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 하나카드 ‘원큐페이’ 당구단 창단

    하나카드 ‘원큐페이’ 당구단 창단

    하나카드가 프로당구단 ‘원큐페이’를 창단했다고 16일 밝혔다. 프로당구협회(PBA) 여덟 번째 구단이다. 원큐페이는 국내외 최정상급 선수 6명으로 구성됐다. 2019~2020시즌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 우승 경력이 있는 주장 김병호를 필두로 매 시즌 우승 경력을 쌓고 있는 김가영, PBA 리그 초대 챔피언 필리포스, 당구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신정주가 포함됐다. 여기에 국내 아마추어 랭킹 1위인 김진아, 베트남 4대 천왕 응우옌 꾸억 응우옌도 가세하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해당 구단은 오는 8월 5일부터 시작되는 2022~2023시즌 PBA 팀리그 1라운드에 나선다.
  • ‘피습 40대 여배우’ 지목된 한민채…입 열었다

    ‘피습 40대 여배우’ 지목된 한민채…입 열었다

    데뷔 15년 차 배우 한민채가 난데없이 불거진 루머를 일축했다. 연하 남편에게 피습을 당한 ‘40대 여배우’에 대한 무분별한 추측이 이어지며, 애꿎은 자신의 실명이 거론되자 이와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16일 한민채는 개인 인스타그램에 “오늘 당황스러운 연락들이 많이 와서…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다 저를 걱정해 주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 이렇게 글을 남긴다”라며 루머를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오늘 어떤 여배우의 사건 기사가 올라왔고 아마 몇몇 분들이 제가 그 여배우가 아니냐는 추측을 하신 것 같다(사건이 좀 무서워서 기사 보고 저도 놀랐다). 아마 제가 연상연하 부부이고 활동이 적은 여배우라 저로 추측하신 것 같은데…남편도 상처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 저는 남양주에 산다(이태원 노(NO)) 2. 슈퍼모델 출신 아니다 3. 그리고 저 아직 30대다”라고 바로잡았다. 특히 한민채는 “지금 첫째 딸 나현이 동생이 생겨서 소중하게 품고 있는 중이다”라고 둘째 임신 사실을 알려 눈길을 끌었다. 이어 “걱정해 주신 분들께 이렇게 저의 소식 전한다. 모두들 건강하세요!”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민채는 지난 2월 방송된 채널A·ENA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의 ‘속터뷰’ 코너에 9세 연하 남편과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 탈북해 미국에서 인권운동 박연미씨 “미국이 북한 닮아가 무서워요”

    탈북해 미국에서 인권운동 박연미씨 “미국이 북한 닮아가 무서워요”

    탈북자 출신으로 미국에서 인권활동가로 일하는 박연미(29) 씨가 15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디지털과 줌(Zoom) 인터뷰를 갖고, 공립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좌파들로부터의 대량 세뇌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아들은 미국 나이로 네 살이라고 했다. 양강도 혜산 출신인 그녀는 열세 살 때인 2007년 어떻게 북한을 탈출했는지 설명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중국에서 그녀는 인신매매업자들의 손에 감금돼 끔찍한 경험을 강요당했다고 했다. 몽골을 거쳐 남한에 왔다가 2014년 미국으로 건너왔는데 “미국에서조차 자유를 위해 싸우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아들이 학교에서 “사회주의자처럼 생각하도록” 교육받고 있으며 사회주의야 말로 “좋고 자애로운 시스템”이란 가르침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있다는 것이 두려워 밤잠을 설치게 될 줄은 결단코 몰랐다”고까지 했다. 박씨는 사회주의는 독재자들과 엘리트들이 모든 권력을 틀어쥐게 만드는 “전술교범(playbook)”에 불과하다고 단언했다. “사회주의의 정의는 정부에 모든 권력을 넘기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생산수단을 결정하고 우리 삶의 모든 구석을 결정한다. 그리고 성과를 자기들 입맛대로 조작한다.” “내 말은 (아돌프) 히틀러의 유소년들이나 마오의 청년들, 김일성의 청년들이다. 그들은 아직 인생을 충분히 살아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할 기회를 그들로부터 앗아간다. 그리고 사람들로부터 권력을 찬탈하기 위해 많은 이들을 죽인다. 그들은 항상 젊은이들을 동원한다. (날 무섭게 하는) 진실은 부모인 내 스스로도 지금 당장 미국에서 우리 아이를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씨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폭스 뉴스에 출연했다. 지난해 캔슬 문화가 유행했을 때도 김정은 정권과 “마르크스주의적”으로 유사한 구석들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내년에 책을 낼 예정인데 제목이 ‘시간이 남아 있을 때, 탈북자의 미국에서 자유 찾기’(While Time Remains: A North Korean Defector’s Search for Freedom in America)이다. 검열이 횡행하고 특정 집단을 악마화하는 등 미국과 북한이 얼마나 닮아 있는지 탐구하는 내용이라고 했다. 물론 그녀는 시사주간 타임이나 뉴욕 타임스(NYT) 같은 진보 성향 매체에도 등장해 북한에서 경험한 기근과 압제에 대해 털어놓은 적이 있다. 이미 2016년에 출간한 베스트셀러 ‘살기 위해, 북한 소녀의 자유로의 여정’(In Order to Live: A North Korean Girl’s Journey to Freedom)은 아마존 리뷰만 1만 2000건 가까이 달렸다. 일부는 “삶이 확 달라졌다”는 후기를 남겼다.
  • [황두진의 안에서 보는 건축] 어느 항구 도시/건축가

    [황두진의 안에서 보는 건축] 어느 항구 도시/건축가

    주말을 이용해 먼 곳의 섬에 다녀왔다. 기차를 타고 한 항구 도시까지 가서 다시 배를 타고 갔다 오는 일정이었다. 다소 급박하게 가게 돼 이미 편한 시간대에는 기차건 배건 표가 없었다. 코로나 상황이 끝나 가니 다시 온 나라가 활기를 찾는구나 싶어서 오히려 반가웠다. 새벽 일찍 출발할 수밖에 없었는데, 항구 도시에 도착하자 날이 훤했다. 졸린 눈을 비비며 기차역에서 항구까지 가면서 본 시내의 모습이 왠지 적막했지만 워낙 아침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가 보다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섬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저녁 무렵에 다시 항구 도시로 돌아왔다. 한낮의 더위는 가시고 선선한 바닷바람이 불어와 걷기에 딱 좋았다. 기차 출발까지 시간 여유가 있어서 이왕 간 김에 여기저기 좀 걷다가 식사도 제대로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막상 눈앞에 펼쳐진 그 도시의 풍경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우선 거리에 사람이 없었다. 관광객들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을 화려한 거리 장식은 그대로인데, 그 아래의 거리는 텅 비어 있었다. 심지어 토요일 저녁인데 말이다. 텅 빈 거리에 가게인들 무사할 리 없었다. 관광지로 유명한 구도심의 몇 집 앞에만 줄이 보였고, 나머지 집들은 손님이 없었다. 아예 문이 닫혀 있는 집들도 많았다. 애초의 계획은 이 도시 사람들이 좋아하고 자주 가는 지역 맛집을 찾아간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기차역으로 다가갈수록 그 기대는 점점 희박해지고, 급기야 밥을 먹을 수는 있을까 싶은 정도가 됐다. 속으로는 ‘이 도시에 사시는 분들, 도대체 외식은 어디에서 하시나요?’를 연신 묻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열심히 찾아봐도 이미 지나오면서 본 곳들이었다. 결국 어느 덜 알려진 프랜차이즈 분식점에 들어가 메밀국수 한 판을 시켜 놓고는 집에 가면 이 도시에 대해 좀 알아보리라 마음을 먹었다. 내가 그 도시에 가서 보고 겪은 것에 대한 주변의 해석은 다양했다. 이번 주가 대학교 기말시험 기간이라 아마 젊은이들이 밖에 잘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고, 그 도시가 명성에 비해 지역 음식 산업이 그다지 발전하지 못했다는 것 등의 분석도 접했다. 심지어 구도심은 끝났고 신개발지 쪽은 괜찮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모두 근거가 있는 설명이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여름철 주말 저녁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매진된 기차표와 배표는 과연 누가 어디로 가기 위한 것이었을까. 아마도 최종 목적지가 다른 곳이었던 것일까. 어쩌면 내가 본 것은 요즘 이야기하는 ‘지방소멸’의 부정할 수 없는 생생한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잘 알려진 도시가 이렇다면 다른 곳은 어떻다는 말인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 도시의 거리 곳곳에는 마침 마무리된 지방선거의 당선 사례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그 도시의 ‘딸과 아들’은 저마다 화려하고 희망찬 문구를 통해 그 도시의 밝은 미래를 약속하고 있었지만, 그 주변의 도시는 적막 속에 웅크리고 있을 뿐이었다.
  • 대신증권 창립 60돌 리츠 펀드 1000억 돌파

    오는 20일 창립 60주년을 맞는 대신증권이 공모형 리츠 펀드를 판매한 지 2년 만에 잔고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리츠와 대체투자상품 부문에서 업계 선도를 중장기 과제로 설정하는 한편 계열사인 대신자산신탁을 통해 유럽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 핵심지역에 있는 코어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글로벌 리츠를 상장할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15일 당사의 리츠 재간접 펀드의 총판매 잔고가 지난달 말 기준 136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0년 6월 리츠 펀드를 본격적으로 판매한 지 2년 만으로 같은 기간 재간접형 펀드의 국내 잔고 규모는 약 4000억원 증가했다. 대신증권은 대신 글로벌 리츠 부동산 펀드를 포함해 총 13종의 리츠 펀드를 판매해 왔다. 리츠 관련 화상 세미나 등을 통해 고객상담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리츠 상품 라인업도 사후 관리, 세일즈 지원 역량이 있는 대형 운용사 중심으로 구성했다. 창립 60주년을 맞은 올해는 그룹의 시너지를 모은 리츠 상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정성과 분산투자 효과를 갖춘 유럽 및 일본 등 선진국의 우량자산을 기초로 하는 ‘대신 글로벌 코어 리츠’가 바로 그것이다. 초기 유럽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와 일본 주요 기업의 핵심지역인 지요다구에 위치한 A등급 코어 오피스, 출퇴근이 용이한 주오구 핵심지역에 있는 멀티패밀리 임대주택 등을 편입자산으로 출범해 미국 맨해튼,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등지 우량 코어 부동산을 편입한다는 계획이다. 목표 배당수익률은 연 5~6% 수준이며 배당은 반기마다 시행할 예정이다. 원금의 100%를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을 낮추고자 일정 비용을 내고 현재 수준의 환율에서 계약을 고정하는 것)해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여 나갈 방침이다. 대신증권은 해당 상품을 하반기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다음달까지 국토교통부 영업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 신동빈 ‘글로벌 행보’… 주요 유통업체 CEO들 만난다

    신동빈 ‘글로벌 행보’… 주요 유통업체 CEO들 만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소비재포럼(CGF·Consumer Goods Forums)에 참가해 전 세계 주요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난다. 이 자리에서 그룹의 새 먹거리를 모색하는 한편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에도 힘을 쏟는다. 15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신 회장은 오는 20일부터 나흘간 더블린에서 진행되는 CGF 글로벌 서밋에 참석한다. CGF는 월마트, 까르푸, 아마존, 타깃 등 유명 유통사들과 코카콜라, 네슬레, 존슨앤드존슨, 펩시코 등 70여개국 400여개의 글로벌 유통·소비재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공동의장은 중국 알리바바·코카콜라의 최고경영자(CEO)가 맡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2년 만에 대면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100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한다. 신 회장이 이 CGF에 참석하는 것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신 회장은 이번 행사에서 회원사 최고경영진과 만나 글로벌 시장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그룹의 주력 산업인 유통업의 미래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롯데는 현장에 그룹 현황과 신성장동력 사업 등을 소개하는 부스를 설치하는데 이곳에 부산엑스포 유치 관련 홍보 책자와 배너도 배치하고 82인치 대형 스크린을 통해 부산엑스포 홍보 영상을 상영할 예정이다. 롯데는 “신 회장이 각국 CEO들과 함께하는 별도의 비즈니스 미팅에서도 부산을 적극적으로 소개할 것”이라면서 “이번 활동이 전 세계 소비재 시장에서 영향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인들에게 유력 엑스포 후보 도시 부산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약 열흘간의 일정으로 유럽 출장 중이며 아일랜드 외에도 영국과 프랑스 등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 원숭이두창 39개국 1600명… WHO, 공중보건 비상사태 검토

    원숭이두창 39개국 1600명… WHO, 공중보건 비상사태 검토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는 23일 원숭이두창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 여부를 결정한다고 AFP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현재 코로나19와 소아마비에만 적용 중인 WHO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 들어 39개국에서 1600명이 확진되고 1500명의 의심 환자가 보고됐다”며 “원숭이두창 발병 사태가 PHEIC에 해당하는지를 평가하는 긴급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원숭이두창이 세계 곳곳에서 발병함에 따라 이른 시일 안에 새로운 명칭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숭이두창 감염이 확인된 32개국은 기존 풍토병 지역이 아닌 첫 발병지로, 현재 유럽·미주·호주 등에서 계속 감염이 확산 중이다. WHO는 기존 유행 지역인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에서도 최근 두 달 사이 1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72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WHO는 최근 브라질에서 발생한 원숭이두창 관련 사망 의심 사례도 확인 중이다. 만약 원숭이두창 감염으로 인한 사망일 경우 1958년 첫 발견 이후 아프리카 외 지역에서 발생한 첫 사망 사례가 된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각국에 감시, 접촉자 추적, 감염 환자 격리 등의 검증된 공중보건 수단을 권고했다. 하지만 대규모 예방백신 접종은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숭이두창은 발열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동반하며 피부 표면에 발진과 피부 손상을 일으킨다. WHO에 따르면 주요 감염 경로는 사람 간 접촉이며, 공기(에어로졸) 전파 가능성은 아직 분명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 “조용히 내조” “누가 대통령인지” 여야, 김건희 여사 행보 놓고 충돌

    “조용히 내조” “누가 대통령인지” 여야, 김건희 여사 행보 놓고 충돌

    김건희 여사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것에 대해 여당은 ‘내조’, 야당은 ‘요란한 행차’라며 엇갈린 반응을 내 놓았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4일 밤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나란히 출연해 설전을 벌였다. 진행자가 “김건희 여사가 부속실도 없고 공적으로 보좌하는 기관도 없이 외부 행보를 하고 ‘지인이 동행하는게 맞냐. 공적 경호를 받았냐, 안 받았냐’ 는 등 논란과 우려가 있다”고 하자 정 최고는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에 대해 계속 비판하고 있다”며 “아마 집에 있으면 집에 있는다고, 밖에 있으면 밖에 나간다고 뭐라고 할 것”이라며 트집잡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잘하는 건 잘한다고 얘기를 해야지 ‘이게 조용한 내조냐 아니냐’ 그런식으로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건 국민들에게 피로한 일이다”고 했다. 그러자 신 대변인은 “(권양숙 여사 예방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현장에 배석했던 사람이 문제가 된 것”이라며 “뒤에 있던 여교수는 코바나컨텐츠의 전무 출신이라는 사적 관계를 통해서 동행했고 경호를 같이 받았던 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요즘 김건희 여사의 행보를 보면 누가 대통령인지 알 수가 없다”며 “국민들이 김건희 여사를 대통령으로 뽑은 게 아닌데 윤석열 대통령보다 더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고 꼬집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신 대변인은 “김건희 여사의 여러 의혹들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력서 조작한 부분들이 해소가 안 된 상황에서 여사가 돼 버렸는데 그런 상황에서 다시 행보를 광폭으로 하려고 하다 보니까 이런 사단이 나는 것”이라며 “국가 망신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는 제대로 정리가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이에 정 최고는 “민주당은 뭔 얘기만 하면 도이치모터스, 국가 망신이라는데 그것에 대해서 국민들이 별로 동요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뒤 “김건희 여사는 지금 조용한 내조, 겸손하게 몸을 낮춰 가고 있는데 민주당이 김 여사를 물고 늘어지는 것을 국민들이 좋게 보지 않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신 대변인도 지지않고 “조용하지 않고 너무 요란하다”고 받아쳤다.
  • [단독] 잡혀온 녀석들은 번호로 불렸다…결국 생사 엇갈린 123과 161[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단독] 잡혀온 녀석들은 번호로 불렸다…결국 생사 엇갈린 123과 161[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딱 3주만 개로 살아 보고 싶었다. 한때 가족이었던 사람들에게 버려진 그들의 마음을 알고 싶어서다. 보호자에게 버림받아 거리로 내몰린 반려동물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온몸으로 버텨야 한다. 생명의 기회를 얻거나 삶과 작별하거나. 서울신문 스콘랩은 지난 5월 23일부터 6월 14일까지 3마리의 유기견을 추적 관찰했다. 아이들의 마음 상태를 읽기 위해 반려견 행동 전문가들의 자문은 물론 짖는 소리로 감정을 분석하는 웨어러블 기기의 도움도 받았다. 햇빛 부서지던 그 봄날, 거리에서 포획된 강아지 2마리의 사연으로 긴 이야기를 시작한다.#포획 - 열흘 시한부의 시작 오른쪽 눈 밑 사마귀 2개와 슬개골 탈구, 아토피 증상, 어금니에 두껍게 쌓인 치석. 처음 보는 개지만 동물보호센터에서 12년째 일하는 베테랑 유영모 팀장은 단박에 가늠할 수 있었다. 4살쯤 된 성견 몰티즈①라는 것과 보호자로부터 버려졌을 듯하다는 것을. 입양 가능성은 50%쯤 될까. 마음이 불편해졌다. “이틀 전 밤이었나. 집에 오는데 맞은편 인도에서 아이가 덜덜 떨고 있었어요. 데려가고 싶기도 한데 지금 2마리 키우는 것도 벅차서… 어휴, 어떡해.” 아이를 임시보호하던 A(경기 의정부시)씨 부부의 음성이 떨렸다. 유 팀장이 부부를 만나 몰티즈를 건네받은 건 지난달 23일 오후였다. 그가 A씨에게 말했다. “저희가 데려가면 10일②간 공고를 합니다. 그사이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입양도 안 되면 안락사돼요.” 서로 말하고도, 듣고도 싶지 않은 현실. 아이는 이제부터 시한부 삶을 살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유 팀장은 ‘Rescue’(구조)라는 문구가 적힌 조끼를 입고 있었다. 몰티즈에게 짖는 소리로 감정을 파악하는 웨어러블 기기③를 채웠다. 분노와 불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실시간 전달된 마음속은 온통 잿빛이었다. 희망을 잃어서일까. 특수견 훈련 전문가인 권영율 아워비전 대표는 아니라고 했다. “처음에는 버려졌다고 생각 못 해요. ‘내 보호자가 왜 안 보이지?’ 하죠. 그래서 케이지 밖으로 나와 산책하면 다시 기분이 좋아지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니까.”#신입방 - 밀려오는 불안 차로 1시간 넘게 달렸을까. 경기 양주시에 있는 유기·유실동물 보호소에 도착했다. 이곳은 서울·경기권 시군구 20여곳에서 위탁받아 동물을 포획해 ‘처리’한다. 도심에서 한참 떨어진 곳이었다. 채석장과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염색공장. 시끄럽고, 냄새 난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멀리 밀어낸 시설들이 보호소를 감싸고 있었다. 모래 먼지가 날리고, 악취가 진동한다. 하지만 버려진 동물들에게 이만 한 쉼터도 찾기 어렵다. “도심에 보호소가 있다면 사람들이 쉽게 유기동물을 만날 테니 더 많이 입양될 거예요. 하지만 동물 보호소는 혐오시설이죠. 처지가 비슷한 시설과 모여 있으니 싫은 소리는 덜 들어요.” 임성규 소장의 표정은 착잡했다. 보호소에서 하루가 지났다. 몰티즈에게 이름이 붙여졌다. ‘경기-의정부-2022-00123’. 수감자에게 붙는 수인번호 같았다. 이 아이들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은 걸까. 사실 이름은 중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아무도 부르지 않는다. 직원들은 오가며 건강 상태만 확인했다. 이름 밝히길 꺼린 이곳 수의사가 말했다. “감정이입하면 이 일 오래 못 해요. 그래서 최대한 마음을 숨기죠. 제가 흔들리면 직원들까지 동요하니까.” 이 보호소의 아이들은 모두 300여 마리다. 전날 수도권 전역에서 포획된 개, 고양이 수십 마리는 보호소 안 ‘신입방’④에서 밤을 함께 보냈다. 주인 잃은 동물들이 계류장에 가기 전 머무는 임시 공간이다. 00123도 거기 있었다. 눈을 감았다 뜨길 반복했고, 야윈 몸을 떨었다. 애처롭게 낑낑거리기도 했다. 웨어러블 기기는 이 소리를 ‘불안’으로 해석했다. 케이지 모서리에 몸을 바짝 밀어 넣은 채 손발을 감췄다. 꼬리도 가랑이 사이로 말아 넣었다. 동물훈련사인 이찬종 이삭애견훈련소 소장이 행동을 해석했다. “한쪽 구석에서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죠? 침을 흘리기도 하고요. 두려움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거죠. 사람의 모성애를 자극하려는 겁니다.”#계류장 - 경계심 없는 아이 쌍꺼풀이 유독 짙은 강아지가 있었다. 00123의 입소 동기 45마리 중 한 아이였다. ‘경기-양주-2022-00161’. 예전에는 ‘똥개’라 부르던 믹스견⑤이다. 양주의 한 공장 인근에서 발견된 이 아이를 두고 직원들은 생후 3개월⑥쯤 된 어린 강아지라고 했다. 보호자가 해 줬어야 할 인식표나 등록칩이 발견되지 않았다. 아이는 티 없이 밝았다. 잠시 케이지 문을 열어 줬더니 뛰고, 깨물고, 핥는다. 사람이 보이면 달려가 벌렁 누워 배를 보인다. 일말의 경계심도 없다. ‘감정상태: 신남’. 웨어러블 기기가 심리를 추정했다. 권 대표가 말했다. “아기처럼 동물도 생후 3~15주까지는 마음이 백지상태예요.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거죠. 보호자가 사회화를 잘 시켜 주면 살가운 성격으로 자랄 강아지예요. 야산 등에서 떠돌던 저 아이는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일지 몰라요. 개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니까.” 00161이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건 그날 오후쯤이었다. 신입 신고를 마친 뒤 계류장⑦으로 옮겨 갔을 때였다. 계류장. 운명은 그곳에서 갈린다. 대기 기간 10일 동안 원래 보호자나 새 입양인을 찾을 기회를 주는데 나타나지 않으면 그 개는 안락사된다. 9평 남짓한 공간에는 사과 상자보다 조금 큰 케이지 세 칸이 두 줄로 쌓여 있다. 12마리의 개가 그 안에 있었다. 삭막한 적막감이 흐른다. 곧 한 마리가 짖자 약속이라도 한 듯 두려움 섞인 짖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00161의 마음도 출렁였다. 기기의 감정 상태가 불안으로 변했다. 이 소장이 말했다. “짖는 건 개들의 소통법입니다. 다른 개나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 등을 알리는 거죠. 우리에게는 똑같은 소리로 들리지만 자기들끼리는 다 알아들어요. ‘아, 저 녀석도 지금 많이 겁나는구나’ 하고. 아이들도 사람처럼 불안, 분노, 시기, 희열을 다 느끼죠.” 수의사도 거들었다. “여기 있는 애들은 사료를 많이 먹어도 몸이 점점 말라요. 엄청난 스트레스 탓이죠.” #산책 - 짧은 행복 지난달 27일 오전, 00123이 임 소장과 함께 처음 산책을 했다. 뭔가 의아한 듯했다. 다른 개들은 온 힘을 다해 짖는데도 꼼짝없이 갇혀 있는데 홀로 풀려났으니 그럴 만했다. 시원한 바람과 쏟아지는 햇빛. 웨어러블 기기는 00123의 감정이 ‘행복’으로 바뀌었다고 알려줬다. 아이는 혼자 한참을 앞서 가다가도 사람이 부르면 바로 따라왔다. 사람의 지시에 따라 능숙히 걷는 방향도 틀었다. 임 소장과 거리가 벌어진 것 같으면 쭈뼛쭈뼛 뒤를 돌아봤다. 권 대표가 조심스럽게 유추했다. “중년 여성이 키웠을 확률이 높아요. 걸음 속도가 빠르지 않고, 가다가 멈추기를 반복하며 뒤를 돌아보잖아요. 보호자를 배려하며 행동하는 게 몸에 밴 거죠.” 시간은 힘이 세다. 잔뜩 움츠렸던 개들도 어느새 공간에 익숙해졌다. 짧게는 이틀, 길게는 일주일쯤 걸린다. 눈치 빠른 성견들은 현실에 빨리 순응한다. 00123도 노련한 아이였다. 입소한 지 9일이 되자 생존법을 터득한 듯 인간들에게 시위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보일 때마다 벌떡 몸을 일으켜 수십 초 동안 짖기를 반복한다. ‘요구성 짖음’이다. “여기서 꺼내 달라고 하는 거죠. 아마 이전 주인에게 이런 방법이 통했을 거예요. 보호소에 적응되니 예전 기억을 되살려 행동하기 시작한 겁니다.” 어린 강아지인 00161은 조바심을 냈다. 시간이 다해 간다는 걸 직감한 걸까. 누워서 눈치를 보다가 사람이 보이면 관심을 끌려고 애썼다. 혀로 철장을 핥고, 작은 틈새로 코를 들이밀어 본다. 생후 3개월된 강아지 딴에 할 수 있는 사투였다. 지난달 31일, 입소 9일째. 00161은 좋아하던 산책마저 거부했다. 그새 훌쩍 커버린 발로 철장 밑바닥을 꽉 잡고는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이곳 직원인 이준희(40)씨에게는 낯설지 않은 광경이다. “발이 케이지에 달라붙은 것처럼 단단히 잡는 아이들이 많죠. 얼마나 두렵겠어요. 영물인데. 다 느낄 테죠.” #응급처치실 - 생과 사 죽음과 삶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 입양 대기 기간이 끝나고, 일주일이 더 지난 10일. 00123은 서울 마포의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로 옮겨졌다. 그곳으로 간 아이들은 대부분 입양된다. 비교적 어린 데다 품종견이기에 누릴 수 있는 행운이다. 하지만 보호소의 모든 개가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더 어린 00161은 찾는 이가 없었다. 품종견이 아니어서다. “입양 신청이 한 건이라도 들어오면 살아요. 한 건도 들어오지 않는 아이들이 많아 문제죠. 입양 조건을 쉽게 하면 책임감 없이 데려갔다가 또 버릴까 봐 걱정되고. 딜레마죠.” 임 소장이 말했다. 이날 보호소의 아침 공기가 유독 무겁다. ‘그날’은 늘 그렇다. 오늘은 20마리의 아이가 보호소를 떠난다. 죽은 채로. 이 보호소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안락사를 집행한다. 수의사가 말했다. “법정 보호기간이 10~20일인데 더 데리고 있으려 해도 지자체에서는 비용을 안 줘요. 여기 오래 있으면 애들 건강도 나빠지죠. 가둬 두니까. 왜 안 풀어 놓느냐고 항의하는 사람도 있죠. 근데 돌봐 줄 사람도 없고, 시간도 없어요.” 수의사는 오늘도 건물 앞에서 향을 피운다. 떠나는 아이들을 위한 예이자 남는 이들을 위한 의식이다. 건물 벽에는 ‘응급처치실’이라는 붉은 글씨가 쓰여 있다. 개들이 글을 읽을 리 없지만, ‘안락사실’이라고는 차마 적어 놓을 수 없었다. 생명에 대한 마지막 예의다. 계류장에 있던 00161은 응급처치실 앞 좁은 공터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줄을 섰다. 바로 옆 위령탑에 문구가 적혀 있다. ‘새 삶을 찾아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버린 주인과 같은 인간임이 부끄럽지만 그들의 안식을 위해 우리는 피할 수 없습니다.’ 그 동그란 두 눈으로 탑을 올려다보았을까. 00161은 건물 안으로 이끌려 갔다. 끝내, 제 이름을 다시 찾지 못하고. <2022년 6월 10일 오후 1시 30분. 00161은 19마리의 다른 아이들과 함께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2013년부터 올 4월까지 전국 21만 8083마리의 유기·유실동물은 그렇게 떠났다.>※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국내 동물권 문제를 폭넓게 다루는 시리즈와 후속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물학대와 유기, 펫샵이나 개농장·공장 등에서 벌어지는 부조리, 육견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등을 제보(jebo@seoul.co.kr)해 주시면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①몰티즈푸들, 포메라니안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국민 강아지. 반려견 가구의 23.7%가 몰티즈를 선호(KB금융의 ‘2021 한국 반려 동물 보고서’). 반면 유기동물 입양 플랫폼 ‘포인핸드’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가장 많이 발생한 유기·유실견 품종도 몰티즈였음.②10일전국 지자체의 직영 또는 위탁 보호소는 원 보호자 등을 기다리기 위해 유기동물 포획 시 10일(입양대기 기간 포함)간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공고해야 함. 보호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지자체장이 동물의 소유권을 갖게 됨.③웨어러블 기기반려견 80여종의 음성 1만여건의 정보가 내장된 기기. 인공지능(AI) 기술로 동물 소리를 듣고 심리 상태를 5가지(행복·불안·안정·슬픔·분노)로 분석.④신입방서울 20개 자치구와 경기도 7개 시군에서 매일 낮 시간대 구조된 개와 고양이는 오후 5시쯤 경기 양주 보호소로 들어와 병원 안에 있는 케이지로 옮겨짐. 다음날 오전 10시 응급 치료와 함께 성별, 몸무게 등 개체별 특징을 조사하는 ‘신입 신고’를 위해 기다림.⑤믹스견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 유기·유실동물 보호소에 입소한 전체 유기·유실동물(8만 2044마리) 중 믹스견(비품종견) 비율은 76.9%(6만 3053마리).⑥생후 3개월반려동물은 어릴수록 많이 버려짐. 지난해 발생한 유기·유실동물(11만 8357마리) 가운데 0~3세는 85.5%. 특히 53.7%(6만 3581마리)는 한 살이 채 안 됨.⑦계류장보호소에 입소한 개와 고양이들이 공고 기간이 끝날 때까지 머무는 공간*키워드에 대한 설명을 보다 편히 보시려면 서울신문 홈페이지(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et1)에서 확인하세요. 
  • [단독] 죄는 사람이 짓고 벌은 개가 받는다[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단독] 죄는 사람이 짓고 벌은 개가 받는다[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딱 3주만 개로 살아 보고 싶었다. 한때 가족이었던 사람들에게 버려진 그들의 마음을 알고 싶어서다. 보호자에게 버림받아 거리로 내몰린 반려동물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온몸으로 버텨야 한다. 생명의 기회를 얻거나 삶과 작별하거나. 서울신문 스콘랩은 지난 5월 23일부터 6월 14일까지 3마리의 유기견을 추적 관찰했다. 아이들의 마음 상태를 읽기 위해 반려견 행동 전문가들의 자문은 물론 짖는 소리로 감정을 분석하는 웨어러블 기기의 도움도 받았다. 햇빛 부서지던 그 봄날, 거리에서 포획된 강아지 2마리의 사연으로 긴 이야기를 시작한다.*키워드에 대한 설명을 보다 편히 보시려면 서울신문 홈페이지(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et1)에서 확인하세요.  #포획 - 열흘 시한부의 시작 오른쪽 눈 밑 사마귀 2개와 슬개골 탈구, 아토피 증상, 어금니에 두껍게 쌓인 치석. 처음 보는 개지만 동물보호센터에서 12년째 일하는 베테랑 유영모 팀장은 단박에 가늠할 수 있었다. 4살쯤 된 성견 몰티즈①라는 것과 보호자로부터 버려졌을 듯하다는 것을. 입양 가능성은 50%쯤 될까. 마음이 불편해졌다. “이틀 전 밤이었나. 집에 오는데 맞은편 인도에서 아이가 덜덜 떨고 있었어요. 데려가고 싶기도 한데 지금 2마리 키우는 것도 벅차서… 어휴, 어떡해.” 아이를 임시보호하던 A(경기 의정부시)씨 부부의 음성이 떨렸다. 유 팀장이 부부를 만나 몰티즈를 건네받은 건 지난달 23일 오후였다. 그가 A씨에게 말했다. “저희가 데려가면 10일②간 공고를 합니다. 그사이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입양도 안 되면 안락사돼요.” 서로 말하고도, 듣고도 싶지 않은 현실. 아이는 이제부터 시한부 삶을 살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유 팀장은 ‘Rescue’(구조)라는 문구가 적힌 조끼를 입고 있었다. 몰티즈에게 짖는 소리로 감정을 파악하는 웨어러블 기기③를 채웠다. 분노와 불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실시간 전달된 마음속은 온통 잿빛이었다. 희망을 잃어서일까. 특수견 훈련 전문가인 권영율 아워비전 대표는 아니라고 했다. “처음에는 버려졌다고 생각 못 해요. ‘내 보호자가 왜 안 보이지?’ 하죠. 그래서 케이지 밖으로 나와 산책하면 다시 기분이 좋아지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니까.”#신입방 - 밀려오는 불안 차로 1시간 넘게 달렸을까. 경기 양주시에 있는 유기·유실동물 보호소에 도착했다. 이곳은 서울·경기권 시군구 20여곳에서 위탁받아 동물을 포획해 ‘처리’한다. 도심에서 한참 떨어진 곳이었다. 채석장과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염색공장. 시끄럽고, 냄새 난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멀리 밀어낸 시설들이 보호소를 감싸고 있었다. 모래 먼지가 날리고, 악취가 진동한다. 하지만 버려진 동물들에게 이만 한 쉼터도 찾기 어렵다. “도심에 보호소④가 있다면 사람들이 쉽게 유기동물을 만날 테니 더 많이 입양될 거예요. 하지만 동물 보호소는 혐오시설이죠. 처지가 비슷한 시설과 모여 있으니 싫은 소리는 덜 들어요.” 임성규 소장의 표정은 착잡했다. 보호소에서 하루가 지났다. 몰티즈에게 이름이 붙여졌다. ‘경기-의정부-2022-00123’. 수감자에게 붙는 수인번호 같았다. 이 아이들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은 걸까. 사실 이름은 중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아무도 부르지 않는다. 직원들은 오가며 건강 상태만 확인했다. 이름 밝히길 꺼린 이곳 수의사⑤가 말했다. “감정이입하면 이 일 오래 못 해요. 그래서 최대한 마음을 숨기죠. 제가 흔들리면 직원들까지 동요하니까.” 이 보호소의 아이들은 모두 300여 마리다. 전날 수도권 전역에서 포획된 개, 고양이 수십 마리는 보호소 안 ‘신입방’⑥에서 밤을 함께 보냈다. 주인 잃은 동물들이 계류장에 가기 전 머무는 임시 공간이다. 00123도 거기 있었다. 눈을 감았다 뜨길 반복했고, 야윈 몸을 떨었다. 애처롭게 낑낑거리기도 했다. 웨어러블 기기는 이 소리를 ‘불안’으로 해석했다. 케이지 모서리에 몸을 바짝 밀어 넣은 채 손발을 감췄다. 꼬리도 가랑이 사이로 말아 넣었다. 동물훈련사인 이찬종 이삭애견훈련소 소장이 행동을 해석했다. “한쪽 구석에서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죠? 침을 흘리기도 하고요. 두려움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거죠. 사람의 모성애를 자극하려는 겁니다.”#계류장 - 경계심 없는 아이 쌍꺼풀이 유독 짙은 강아지가 있었다. 00123의 입소 동기 45마리 중 한 아이였다. ‘경기-양주-2022-00161’. 예전에는 ‘똥개’라 부르던 믹스견⑦이다. 양주의 한 공장 인근에서 발견된 이 아이를 두고 직원들은 생후 3개월⑧쯤 된 어린 강아지라고 했다. 보호자가 해 줬어야 할 인식표나 등록칩이 발견되지 않았다. 아이는 티 없이 밝았다. 잠시 케이지 문을 열어 줬더니 뛰고, 깨물고, 핥는다. 사람이 보이면 달려가 벌렁 누워 배를 보인다. 일말의 경계심도 없다. ‘감정상태: 신남’. 웨어러블 기기가 심리를 추정했다. 권 대표가 말했다. “아기처럼 동물도 생후 3~15주까지는 마음이 백지상태예요.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거죠. 보호자가 사회화를 잘 시켜 주면 살가운 성격으로 자랄 강아지예요. 야산 등에서 떠돌던 저 아이는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일지 몰라요. 개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니까.” 00161이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건 그날 오후쯤이었다. 신입 신고를 마친 뒤 계류장으로 옮겨 갔을 때였다. 계류장. 운명은 그곳에서 갈린다. 대기 기간 10일 동안 원래 보호자나 새 입양인을 찾을 기회를 주는데 나타나지 않으면 그 개는 안락사된다. 9평 남짓한 공간에는 사과 상자보다 조금 큰 케이지 세 칸이 두 줄로 쌓여 있다. 12마리의 개가 그 안에 있었다. 삭막한 적막감이 흐른다. 곧 한 마리가 짖자 약속이라도 한 듯 두려움 섞인 짖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00161의 마음도 출렁였다. 기기의 감정 상태가 불안으로 변했다. 이 소장이 말했다. “짖는 건 개들의 소통법입니다. 다른 개나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 등을 알리는 거죠. 우리에게는 똑같은 소리로 들리지만 자기들끼리는 다 알아들어요. ‘아, 저 녀석도 지금 많이 겁나는구나’ 하고. 아이들도 사람처럼 불안, 분노, 시기, 희열을 다 느끼죠.” 수의사도 거들었다. “여기 있는 애들은 사료를 많이 먹어도 몸이 점점 말라요. 엄청난 스트레스 탓이죠.” #산책 - 짧은 행복 지난달 27일 오전, 00123이 임 소장과 함께 처음 산책을 했다. 뭔가 의아한 듯했다. 다른 개들은 온 힘을 다해 짖는데도 꼼짝없이 갇혀 있는데 홀로 풀려났으니 그럴 만했다. 시원한 바람과 쏟아지는 햇빛. 웨어러블 기기는 00123의 감정이 ‘행복’⑨으로 바뀌었다고 알려줬다. 아이는 혼자 한참을 앞서 가다가도 사람이 부르면 바로 따라왔다. 사람의 지시에 따라 능숙히 걷는 방향도 틀었다. 임 소장과 거리가 벌어진 것 같으면 쭈뼛쭈뼛 뒤를 돌아봤다. 권 대표가 조심스럽게 유추했다. “중년 여성이 키웠을 확률이 높아요. 걸음 속도가 빠르지 않고, 가다가 멈추기를 반복하며 뒤를 돌아보잖아요. 보호자를 배려하며 행동하는 게 몸에 밴 거죠.” 시간은 힘이 세다. 잔뜩 움츠렸던 개들도 어느새 공간에 익숙해졌다. 짧게는 이틀, 길게는 일주일쯤 걸린다. 눈치 빠른 성견들은 현실에 빨리 순응한다. 00123도 노련한 아이였다. 입소한 지 9일이 되자 생존법을 터득한 듯 인간들에게 시위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보일 때마다 벌떡 몸을 일으켜 수십 초 동안 짖기를 반복한다. ‘요구성 짖음’이다. “여기서 꺼내 달라고 하는 거죠. 아마 이전 주인에게 이런 방법이 통했을 거예요. 보호소에 적응되니 예전 기억을 되살려 행동하기 시작한 겁니다.” 어린 강아지인 00161은 조바심을 냈다. 시간이 다해 간다는 걸 직감한 걸까. 누워서 눈치를 보다가 사람이 보이면 관심을 끌려고 애썼다. 혀로 철장을 핥고, 작은 틈새로 코를 들이밀어 본다. 세 살배기 강아지 딴에 할 수 있는 사투였다. 지난달 31일, 입소 9일째. 00161은 좋아하던 산책마저 거부했다. 그새 훌쩍 커버린 발로 철장 밑바닥을 꽉 잡고는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이곳 직원인 이준희(40)씨에게는 낯설지 않은 광경이다. “발이 케이지에 달라붙은 것처럼 단단히 잡는 아이들이 많죠. 얼마나 두렵겠어요. 영물인데. 다 느낄 테죠.” #응급처치실 - 생과 사 죽음과 삶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 입양 대기 기간이 끝나고, 일주일이 더 지난 10일. 00123은 서울 마포의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로 옮겨졌다. 그곳으로 간 아이들은 대부분 입양된다. 비교적 어린 데다 품종견이기에 누릴 수 있는 행운이다. 하지만 보호소의 모든 개가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더 어린 00161은 찾는 이가 없었다. 품종견이 아니어서다. “입양 신청이 한 건이라도 들어오면 살아요. 한 건도 들어오지 않는 아이들이 많아 문제죠. 입양 조건을 쉽게 하면 책임감 없이 데려갔다가 또 버릴까 봐 걱정되고. 딜레마죠.” 임 소장이 말했다. 보호소의 아침 공기가 유독 무겁다. ‘그날’은 늘 그렇다. 오늘은 20마리의 아이가 보호소를 떠난다. 죽은 채로. 이 보호소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안락사를 집행한다. 수의사가 말했다. “법정 보호기간이 10~20일인데 더 데리고 있으려 해도 지자체에서는 비용을 안 줘요. 여기 오래 있으면 애들 건강도 나빠지죠. 가둬 두니까. 왜 안 풀어 놓느냐고 항의하는 사람도 있죠. 근데 돌봐 줄 사람도 없고, 시간도 없어요.” 수의사는 오늘도 건물 앞에서 향을 피운다. 떠나는 아이들을 위한 예이자 남는 이들을 위한 의식이다. 건물 벽에는 ‘응급처치실’이라는 붉은 글씨가 쓰여 있다. 개들이 글을 읽을 리 없지만, ‘안락사실’이라고는 차마 적어 놓을 수 없었다. 생명에 대한 마지막 예의다. 계류장에 있던 00161은 응급처치실 앞 좁은 공터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줄을 섰다. 바로 옆 위령탑에 문구가 적혀 있다. ‘새 삶을 찾아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버린 주인과 같은 인간임이 부끄럽지만 그들의 안식을 위해 우리는 피할 수 없습니다.’ 그 동그란 두 눈으로 탑을 올려다보았을까. 00161은 건물 안으로 이끌려 갔다. 끝내, 제 이름을 다시 찾지 못하고. <2022년 6월 10일 오후 1시 30분. 00161은 19마리의 다른 아이들과 함께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2013년부터 올 4월까지 전국 21만 8083마리의 유기·유실동물은 그렇게 떠났다.> 특별취재팀: 유대근·최훈진·이주원·이근아 기자 (스콘랩), 박윤슬·오장환 기자 (사진부), 김예원·조숙빈 기자 (비주얼뉴스부) ■팩트 기반의 스토리 스콘랩 선보입니다 스콘랩은 스토리(Story) 콘텐츠(Contents) 랩(Lab)의 줄임말입니다. 저희는 팩트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 형식의 기사를 지향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께서 깊이있게 현실을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글뿐 아니라 사진, 영상, 인터랙티브 콘텐츠 등을 통해 다양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국내 동물권 문제를 폭넓게 다루는 시리즈와 후속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물학대와 유기, 펫샵이나 개농장·공장 등에서 벌어지는 부조리, 육견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등을 제보(jebo@seoul.co.kr)해 주시면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①몰티즈푸들, 포메라니안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국민 강아지. 반려견 가구의 23.7%가 몰티즈를 선호(KB금융의 ‘2021 한국 반려 동물 보고서’). 반면 유기동물 입양 플랫폼 ‘포인핸드’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가장 많이 발생한 유기·유실견 품종도 몰티즈였음.②10일전국 지자체의 직영 또는 위탁 보호소는 원 보호자 등을 기다리기 위해 유기동물 포획 시 10일(입양대기 기간 포함)간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공고해야 함. 보호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지자체장이 동물의 소유권을 갖게 됨.③웨어러블 기기반려견 80여종의 음성 1만여건의 정보가 내장된 기기. 인공지능(AI) 기술로 동물 소리를 듣고 심리 상태를 5가지(행복·불안·안정·슬픔·분노)로 분석.④도심 동물보호소서울의 용산·마포·양천·관악·동작구는 시내 위탁 동물병원에서 유기 동물을 보호함. 이 덕에 입양률이 높음.⑤수의사14년째 보호소 근무 중. 매일 입소하는 10~40마리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예방접종과 응급처치를 진행. 원 보호자를 찾지 못하거나 입양되지 않으면 동물을 안락사 시키기도 함. 안락사 시행에 대한 비난 여론 탓에 이름 밝히길 꺼려함.⑥신입방서울 20개 자치구와 경기도 7개 시군에서 매일 낮 시간대 구조된 개와 고양이는 오후 5시쯤 경기 양주 보호소로 들어와 병원 안에 있는 케이지로 옮겨짐. 다음날 오전 10시 응급 치료와 함께 성별, 몸무게 등 개체별 특징을 조사하는 ‘신입 신고’를 위해 기다림.⑦믹스견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 유기·유실동물 보호소에 입소한 전체 유기·유실동물(8만 2044마리) 중 믹스견(비품종견) 비율은 76.9%(6만 3053마리).⑧생후 3개월반려동물은 어릴수록 많이 버려짐. 지난해 발생한 유기·유실동물(11만 8357마리) 가운데 0~3세는 85.5%. 특히 53.7%(6만 3581마리)는 한 살이 채 안 됨.⑨행복관찰기간 중 강아지가 행복한 감정을 드러낸 때는 주로 산책하거나 사람과 교감할 때였음.
  • ‘무속인 논란’ 김건희 여사 봉하마을 동행인…“지인인 대학교수”

    ‘무속인 논란’ 김건희 여사 봉하마을 동행인…“지인인 대학교수”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 방문 시 동행해 무속인 논란이 불거진 인물은 충남대 무용학과 김모 겸임교수로 알려졌다. 14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김 여사가 봉하마을을 방문할 때 대통령실과 부속실 직원 외에 다른 사람이 동행했다는데 어떤 분인가’란 질문에 “지인분이 같이 갔다고 들었고, 그분은 대학교수라고 한다”고 답했다. 이어 ‘같이 간 이유가 있나’란 질문에 “아마 잘 아는 분이라 동행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직함은 없나’라는 질문에는 “그런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공식 일정에 지인이 동행한 데 대해서는 “비공개 일정이었다”며 “처음부터 비공개 행사였고,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윤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생활문화예술지원본부장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사회복지문화분과위원회 자문위원을 각각 지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야권 성향의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날 봉하마을로 향한 김 여사와 함께 언론에 포착된 김 교수를 놓고 ‘김 여사가 무속인과 동행했다’는 루머가 퍼졌다.
  • [열린세상] 파괴적 혁신을 지원하자/문일경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열린세상] 파괴적 혁신을 지원하자/문일경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얼마 전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로부터 전기차, 자율주행차,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파괴적(Disruptive) 혁신가로 선정됐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파괴적 혁신이 무엇인지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자동차용 반도체의 부족으로 자동차 공급망 관리에 문제가 생긴 것을 공급망 관리 파괴로 표현하는 것처럼, 본래 파괴를 뜻하는 ‘Disruption’이라는 단어는 매우 부정적인 단어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파괴적 혁신은 무슨 뜻일까. 파괴적 혁신은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 크리스텐슨 교수가 처음 정의한 개념이다. 새로운 고객의 니즈(수요)를 바탕으로 기존 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혁신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존이다. 기존 오프라인 서점들에 대응해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현재 시가총액 1조 1715억 달러의 세계 5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 구독자 수가 다소 줄었지만 넷플릭스도 파괴적 혁신 기업의 대표적인 회사다. 원하는 영화를 보기 위해 대형 비디오 대여점을 방문하던 고객들을 안방에서 간편하게 영화를 선택하고 시청할 수 있게 만들면서 비디오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다. 교통 분야에서의 물류 혁신은 승차 공유 서비스 회사인 우버가 이끌었다. 차량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운송 영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개인에게는 저렴한 가격의 교통 대안을 제공해 다른 차원의 시장을 연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대출과 은행 업무를 할 수 있게 해준 카카오뱅크처럼 국내에도 파괴적 혁신으로 성장한 회사들이 많이 있다. 마켓컬리는 전면적인 새벽 배송을 시행함으로써 시장에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패션 브랜드의 성패 기준을 재정의했다. 과거에는 의류업체들의 성공 방식이 백화점 입점이었다면 최근에는 무신사에 입점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됐다. ‘하이퍼로컬 서비스’를 앞세운 당근마켓은 동네 이웃 간의 직거래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기존 중고거래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지역 커뮤니티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렇다면 기업의 파괴적 혁신을 성공시키기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파괴적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인들을 만나 보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관련 법규의 엄격함을 호소한다.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기업이 스타트업인데 정부 규제로 인해 성장세가 꺾인 사례가 많다. 그중 모빌리티 시장에 혁신을 불러일으켰던 대표적인 국내 승차 공유 스타트업인 타다는 높은 이용자 호응에도 불구하고 택시업계와의 갈등으로 인해 서비스에 제한이 걸리기도 했다. 기존 시장의 생태계를 법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직된 규제는 스타트업을 절벽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정부 규제 완화를 기반으로 파괴적 혁신 기업이 성장한 사례도 있다. 공인인증서나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전화번호나 아이디만으로 돈을 송금할 수 있는 토스가 그 경우이다. 이를 통해 해외에 거주하는 내국인이나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겪는 불편함을 해결했다. 이는 국민에게 혜택이 되는 공익적인 서비스가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효과이다. 파괴적 혁신은 기업의 수익 창출뿐 아니라 서비스의 품질과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국가 경쟁력까지도 제고하는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스타트업이 공존하는 미국의 경우 파괴적 혁신 기업들이 전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며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하고 있다. 다양한 시장 패러다임이 등장하고 있는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 파괴적 혁신을 지원할 수 있는 인력 양성, 재정 지원 및 관련 규제의 전면적인 완화를 고려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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