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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업계 ‘겨울축제’ ‘보따리’열면 행운 가득

    자동차 업계의 ‘겨울 보따리’를 잘 뒤지면 자녀들을 영어캠프에 공짜로 보낼 수 있고 스키도 공짜로 탈 수 있다. 기아자동차는 업계 최초로 ‘영어 캠프’를 연다. 차종에 관계없이 이달에 기아차를 산 모든 고객과 그 고객이 추천하는 친인척 자녀(초등 1년∼중학 3년)가 대상이다.1000명을 추첨해 내년 1월부터 원어민 강사가 진행하는 4박5일짜리 캠프에 차례로 보내준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스포티지를 구입한 모든 고객에게는 이번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이 오면 42인치 대형 PDP TV를 준다. 다소 파격적이다. 단, 서울 기상관측소 기준으로 눈이 5㎝ 이상 와야 한다. 같은 기간에 뉴쎄라토를 구입한 고객에게는 ‘스키 커플 캠프’ 이용권을 준다. 스키장 1박 숙박권과 강습 50% 할인권 등이 포함돼 있다. 현대자동차는 내년 1월 13일부터 28일까지 성우리조트에서 ‘현대자동차배 아마추어 스키·보드 대회’를 연다. 우승자에게 베르나와 클릭을 각각 준다.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1월 4일까지 현대차 홈페이지(www.hyundai-motor.com)나 대회 홈페이지(ski.hyundai-motor.com)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또 베라크루즈나 현대차 SUV를 갖고 있는 고객이 1월 4일까지 홈페이지로 신청하면 베라크루즈 1박 2일 무료 시승권과 성우리조트 숙박권 등을 준다. GM대우차도 윈스톰 겨울 축제를 연다.1월 28일까지 신청을 받아 1234명을 강원도 보광 피닉스파크로 초청한다. 윈스톰 구매 고객뿐 아니라 윈스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혼다코리아도 시빅 출시를 기념해 온라인(www.hondakorea.co.kr) 신청자 100명에게 무료 시승권을 준다. 혼다 관련 우수 웹사이트를 찾아낸 10명에게 백화점 상품권을 주는 ‘혼다 마니아를 찾아라’ 행사도 이달말까지 연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데스크시각] 기초종목, 투자만이 해법이다/김민수 체육부장

    지난 1일 ‘열사의 땅’ 카타르 도하에서 막을 올린 40억 아시아인의 축제 아시안게임이 어느덧 파장을 눈앞에 뒀다.‘부와 명예’, 자존심까지 걸린 이 대회에서 구슬땀을 흠씬 쏟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사실 대회 초반 한국은 ‘초상집’이나 다름없었다. 금메달을 장담했던 인기종목 야구가 타이완은 물론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 충격의 연패를 당한 것이다. 월드컵 4강에 빛나는 축구도 가세했다. 방글라데시 등 약체와의 예선전에서 답답한 플레이로 일관, 국민들의 분노까지 샀다. 하지만 영화 ‘홍반장’의 대사처럼, 어디선가 나타나 위기의 한국스포츠를 구한 종목은 따로 있었다. 바로 팬들의 외면 속에 묵묵히 땀흘려온 핸드볼 사이클 정구 볼링 등 비인기·군소 종목, 이른바 ‘효자종목’이다. 유도가 금 4개를 챙겼고 레슬링에서도 무더기 금을 보태 분위기를 일신한 것이다. 여기에 국기 태권도는 12개 금메달 중 무려 9개를 쓸어담았고,‘주몽의 후예들’ 양궁이 막판 ‘싹쓸이’로 한국의 위상을 곧추세웠다. 하지만 특정 종목에 의존도가 큰 한국스포츠의 한계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어서 씁쓸함마저 들게 한다. 큰 틀에서 보면 아시아 스포츠는 예년과 변함이 없다. 대회 개막 전 예상과 한치도 어긋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최강 중국이 세계기록 6개와 아시아기록 13개를 작성,‘탈아시아’에 속도를 더했고 한국과 일본의 치열한 2위 다툼은 여전했다. 한국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육상 수영 등 기초종목의 꿈나무 발굴, 육성에 목소리를 높인 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지금껏 달라진 것은 없다. 이번 대회 전체 금메달 424개 가운데 수영이 51개로 가장 많고 육상이 45개로 그 다음이다. 두 종목의 금메달수는 전체의 4분의1에 해당한다. 올림픽에서도 비중은 비슷하다. 한국은 수영에서 박태환이라는 걸출한 스타 출현으로 금 3개를 건졌다.1982년 뉴델리대회의 최윤희 이후 24년만의 3관왕이다. 한국으로선 박태환의 탄생이 큰 행운이지만 그가 일군 게 전부였다. 반면 중국은 여자선수를, 일본은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기타지마 고스케 등을 앞세워 나란히 금 16개를 수집했다. 육상은 더 심했다. 남자 마라톤 등에서 금 3개를 목표로 했지만 창던지기의 박재명이 1개를 낚아 체면치레만 했다. 더 높아진 중국의 벽과 ‘오일달러’ 중동세에 밀린 탓이다. 중국은 금 14개로 독주했고 일본은 5개로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스포츠 강국으로 군림하기 위해서는 기초 종목의 육성이 당면 과제임을 여실히 입증하는 대목이다. 한국이 신체 조건이 비슷한 중국, 일본에 크게 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기초 종목에 대한 투자의 차이 때문이다. 투자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제2, 제3의 박태환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방법이다. 감나무 밑에서 제2의 박태환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명망있는 해외 수영클럽에서 전지훈련을 해야 한다. 유망주는 아예 미국이나 호주 등 수영 선진국으로 장기 유학을 보낼 필요도 있다. 모두 튼실한 지원이 요구된다. 중국도 기초 종목의 저변이 그리 넓지 않다. 그들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겨냥,6년간 선수 1인당 연간 3억원의 뭉칫돈을 쏟아부었다. 한국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수영황제’ 기타지마도 일본이 무려 10년간 공을 들인 장학생으로 유명하다. 이번 대회에서 투자의 성공 사례가 있다. 역시 기초종목인 체조의 김수면이다. 포철서초등학교, 포철중·고를 거치면서 포스코교육재단으로부터 꾸준히 지원을 받았다. 운동에 전념하며 성장을 거듭한 그는 마침내 안마에서 금을 캐냈다. 서울신문이 최근 기초 종목 육성을 위한 캠패인을 펼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정부도 기초종목 투자에 인식을 같이해 다행스럽다. 스포츠는 계속된다. 지금이 기초종목 육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민수 체육부장 kimms@seoul.co.kr
  • 대구 지하철역도 ‘문화공간’ 으로

    대구 지하철 2호선 대공원역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11일 영남대학교에 따르면 대구시 수성구 연호동 지하철 2호선 대공원역 지하 2층 1106㎡의 대규모 공간을 대구지하철공사로부터 임대해 ‘영남대 문화센터’로 꾸미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영남대는 817㎡의 전시장을 포함한 이 공간을 지역민을 위한 복합 문화예술 공간 및 열린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연중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지역민을 초대한다. 영남대는 우선 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이날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압독국의 마을, 고대 시지로의 여행전’과 ‘독도 희귀자료 전시회’를 개최한다. ‘압독국의 마을∼’은 대공원역이 위치한 수성구 시지와 영남대가 있는 경산시 일대의 어제와 오늘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사진물 등이 전시된다. 또 ‘독도 희귀자료 전시회’에는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이 허구임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각종 문헌과 독도 전경사진, 해양생물 등이 공개된다. 내년에는 ‘젊은 작가초대전’‘아마추어 사진전’‘우수도서 특별전’‘시민문화강좌’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잇달아 개최한다. 영남대 우동기 총장은 “이제 지하철은 단순한 교통수단의 의미를 넘어 따뜻한 감성과 정서적 풍요로움을 만끽하게 하는 새로운 문화공간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한국 남녀골프 金·金·金·金

    |도하(카타르) 임일영특파원|한국 남녀골프가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한국은 11일 카타르 도하골프장에서 벌어진 아시안게임 골프 남녀 개인·단체전 최종 4라운드에서 라이벌 일본과 타이완을 차례로 제치고 4개의 금메달을 모두 차지했다.1982년 뉴델리대회에서 골프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24년 만의 경사. 더욱이 이날까지 종합순위에서 일본에 뒤지던 한국선수단에 무더기 금메달을 안겨 2위 탈환의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한국은 90년 베이징대회에서 당시 이화여대 3년이던 원재숙의 우승을 제외하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적이 없었다. 특히 남자부의 경우엔 86년 서울대회 단체전 우승을 빼면 개인·단체전을 통틀어 무려 20년 만의 승전보. 남자 개인전 첫 금의 주인공은 국내 아마추어 최강 김경태(20·연세대). 이날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때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타이완의 판청충을 1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김경태는 또 4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상위 3명의 성적을 합산한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대회 2관왕이 됐다. 고2 때인 2003년 송암배 우승을 시작으로 이듬해 한국아마선수권 정상을 밟은 김경태는 지난해와 올해에는 일본아마추어선수권을 2년 연속 휩쓸며 일찌감치 아시아 정상을 노크했다. 그러나 그의 이름 앞에 ‘무서운 스무살’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건 올해 다섯 차례 출전한 프로무대에서 쟁쟁한 선배들의 틈바구니에서 2승을 낚아채면서부터다. 두 달 전에는 세계아마추어선수권에서 일본에 참패를 안기며 역대 최고 성적인 단독 5위로 경기를 마치며 종전 최고 성적(공동10위)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김경태의 대학 후배인 강성훈(19·연세대1·7언더파 281타)은 물론 고교생으로 출전한 동갑내기 김도훈1(17·영신고1), 김도훈2(양정고2)가 각각 9언더파,3오버파로 뒤를 든든히 받친 것도 한국 남자골프의 미래를 밝게 한 대목. 이들은 단체전에서도 최대의 라이벌이었던 일본을 지난 남아공 세계선수권에 이어 4위로 멀찌감치 밀어내고 한국 남자골프의 자존심을 곧추세웠다.일본은 90년 베이징대회와 94년 히로시마대회에서 개인전 2연패를 달성했지만 이후 인도와 타이완세에 밀려 ‘금맥’이 끊긴 뒤 아시아 최강의 면모를 되살리기 위해 별러 왔다. 전날 2위와의 스코어 차이를 크게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던 여자부도 개인 및 단체전 금메달을 보탰다. 유소연(16·대원외고)은 이날 최종합계 29언더파 263타를 쳐 2위 미야자토 미카(일본·20언더파 272타)를 여유있게 따돌리며 우승했다. 최혜용(16·예문여고)은 19언더파 273타로 3위. 유소연과 최혜용은 정재은(17·세화여고)과 함께 나선 단체전에서도 534타로 일본(547타)을 제치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argus@seoul.co.kr
  • [Seoul In] 아마추어 e-스포츠 챔피언십 대회

    용산구(구청장 박장규) 용산전자유통단지 활성화를 위해 9일과 10일 이틀 동안 관광터미널 1층 특설무대에서 ‘전국 아마추어 e-스포츠 챔피언십 대회’를 연다. 용산구 상공회가 주최하고 ㈜이스퀘어네트웍스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스타크래프트 및 스페셜포트가 주종목이다. 개인전·팀플전으로 치러지며 우승자에게는 150만∼200만원, 준우승자에게는 70만∼100만원,3위에는 30만∼50만원이 각각 수여된다. 지역경제과 (02)710-3365∼9
  • 프로 뺨치는 ‘동네 합창단’

    “아마추어 합창단이라고 우습게 보지 마세요.” 서울 노원구(구청장 이노근)는 8일 오후 7시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구립여성합창단 정기음악회를 개최한다. ‘동네합창단’이지만 실력은 만만치 않다. 해외 초청공연과 합동공연 등을 통해 아마추어치고는 제법 이름도 알려져 있다. 상도 많이 탔다. 이번 공연은 구립여성합창단이 펼치는 올해 마지막 공연. 따라서 한 해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쏟아 붓는다. ‘대관령’‘날 좀 보소’‘아베마리아’‘오페라의 유령’‘그댄 몰라요’ 등 모두 11곡의 가곡과 민요, 영화음악 등을 합창단이 들려준다. 이어 테너 신동호씨가 ‘오페라 리골레토’ 중 ‘그 여자에게 내말 전해주오’ 등을, 인기가수 소리새는 ‘그대 그리고 나’,‘계절의 길목에서’ 등 히트곡을 각각 부른다. 1989년 창단한 노원구립여성합창단은 99년 서울시 합창경연대회 대상,2000년 전국합창경연대회 대통령상,2005년 서울시합창경연대회 금상, 올해 전국합창경연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경연대회에서 수준 높은 기량을 인정받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중국 선양(瀋陽)시 초청공연 및 일본 도야마시합창단, 선양시합창단 합동공연 등 국제교류에도 앞장섰다. 전석 3000원으로 공연예매는 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http:///art.nowon.seoul.kr). 문의는 노원문화예술회관(3392-5721∼5).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명품광고 트렌드 제품은 숨기세요

    “이 여자 참 괜찮다.”(대우건설 푸르지오).“남다른 매력”(르노삼성자동차 SM5).“아마추어처럼 보여선 안되니까요.”(제일모직 갤럭시). 최근 광고에서 보여주는 대표적인 이미지들이다. 제품에 대한 이야기나 직접적인 자랑은 빠져 있다. 마치 영화에서 명품 의류가 소품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광고에서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이미지만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광고는 제품이 아니라 ‘사람을 돋보이게’ 한다는 마케팅 전략이다. 제품 자체보다는 제품을 쓰는 소비자들의 품격과 가치를 보여줌으로써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마케팅을 말한다. 광고는 제품이 아니라 제품에 담긴 ‘욕망’을 활용하고 있다. 보통 중산층 이상의 소비자들이 살 수 있는 고급 제품에 적용된다. 기존 광고와는 약간 차별화된 점이다. 이지희 웰콤 부사장은 “이런 광고의 배경에는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의 품격이나 가치를 전달한다.”면서 “소비자들이 돋보이고 싶어하는 ‘트레이딩-업(Trading-Up) 심리’를 담아냈다.”고 말했다. 트레이딩 업이란 명품에서 얻을 수 있는 감성적인 만족을 얻기 위해 고급 브랜드를 기꺼이 사려는 심리를 말한다. 실례로 영화배우 김남주 등 두 여자를 모델로 하는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아파트 광고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서로 모르는 사이, 우연히 마주친 이들은 서로를 보고 “괜찮은 여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알고 보니 그녀들은 같은 푸르지오 아파트에 살고 있었던 것. 푸르지오 아파트가 사는 사람의 품격을 높여준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르노삼성차의 중형차 SM5 광고는 SM5를 탄 ‘내 남자’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다른 여자의 시선으로 시작한다. 다른 여자가 내 남자를 쳐다보는 것은 기분이 나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얼마나 매력적이기에 다른 여자가 쳐다볼까 하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광고 속에서 SM5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단지 여성의 이중심리를 보여줌으로써 내 남자를 매력적으로 만들어 주는 SM5의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제일모직의 갤럭시 광고도 품격을 말하고 있다. 정장 업체들이 캐주얼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캐주얼 의류에 대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칠 때 갤럭시는 오히려 반대로 광고를 하고 있다. 젊어 보이고 유행을 따르고 싶긴 하지만 아마추어처럼 보여선 안되니까 원칙적인 정장을 입으라는 메시지다. 즉 품격을 지키라는 의미. 영화 ‘007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피어스 브로스넌을 통해 옷을 입는 사람의 가치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굴욕의 야구

    아시안게임 3연패를 장담하던 한국야구가 참담한 수모를 당했다. 지난달 30일 사실상 결승전으로 불렸던 타이완전 패배에 이어 2일 사회인팀이 주축인 아마추어팀 일본에조차 7-10으로 졌다. 비록 한국팀에는 해외파가 없었지만 그래도 국내 최고 선수들로 구성됐기에 금메달의 꿈을 부풀렸다. 하지만 야구 후진국인 중국, 필리핀, 태국과 동메달을 다퉈야 하는 상황.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일본과 타이완을 연파하며 아시아 최강의 면모를 보인지 얼마 되지 않아 아시아 3류국으로 전락한 것. 조짐은 지난달 아시아 프로야구 왕중왕전인 코나미컵에서 감지됐다. 한국시리즈를 2연패한 삼성은 타이완대표 라뉴에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아시안게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관계자들은 ‘설마’하며 아무런 의식을 갖지 못했다. 실체도 없는 선수들의 ‘몸값’과 ‘자신감’만으로 금메달 사냥에 나섰던 것. 패배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의 투지도 부족했고, 전력 분석도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전에서 타이완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최고 몸값의 한국 프로선수들이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선수 선발이다. 당초 멤버였던 구대성, 홍성흔, 김동주 등이 컨디션 난조 등을 이유로 합류를 고사했다. 팬들의 사랑에 힘입어 이미 병역 혜택을 받은 이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국가에 봉사하기를 꺼렸다. 네티즌들은 스타들의 실속챙기기 불참과 선수들의 기량과 정신력 퇴보에 경악과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더욱이 책임 공방을 놓고 ‘네 탓이오.’를 외치는 꼴불견의 상황이 벌어져 분노를 더했다. 김재박 감독은 이번 대회에 출전을 거부하거나 회피한 프로 스타들을 원망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 등은 투수교체 실패를 비롯해 전술상 실수를 거듭한 감독의 책임이 더 크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김 감독은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최고 선수들을 끌어모아야 한다.”면서 이번 대표팀 차출에 응하지 않았던 일부 선수들을 겨냥해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그러나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이번 대표팀 코칭스태프 및 선수 구성은 김 감독이 전권을 휘둘렀고 비록 해외파와 국내 포지션별 최고 선수 가운데 일부가 빠지긴 했지만 김 감독이 ‘작전 야구’를 펼치기에는 좋은 멤버로 구성됐다.”고 평가해 ‘도하 참변’의 책임 소재를 놓고 논란이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성동구 직원 “방송국 PD 못지않아요”

    서울 성동구 인터넷 방송국(SDTV)이 예산 절감과 내실화된 운영관리를 위해 직원을 PD로 활용하는 획기적인 운영방안을 도입,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인터넷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는 대부분의 자치구는 프로그램을 외주제작 위주로 운영, 이로 인한 예산 부담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투입 예산에 비해 시청자 역시 적었다. 이에 따라 방송국의 효율적인 운영과 직원들의 구정 참여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 프로그램 제작에 직원들을 활용키로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일선에서 행사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이 직접 PD 입장에서 영상편집 프로그램을 활용해 스스로 홍보 콘텐츠를 제작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성동구는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6일간 직원들을 대상으로 영상편집 프로그램인 프리미어(premier) 교육을 실시했다. 프리미어는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한 후 다양한 슬라이드 형태로 영상물을 시현할 수 있도록 하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이다. 짧은 교육기간에도 불구하고 벌써 올라온 작품이 8편에 이를 정도로 호응이 대단하다. 교육은 성동구인터넷방송국 PD인 장윤석씨가 맡았다. 각 실·과·동에서 선발 돼 SDTV요원이라는 명칭으로 활동하게 될 60여명의 직원은 이수한 프리미어 교육을 토대로 각 부서별로 추진 중인 행사 및 업무에 대해 자체제작에 들어가게 된다. 그동안 SDTV는 외주제작과 콘텐츠 임대의 문제로 예산 부담이 적지 않았던 반면 직원들의 관심도는 낮았던 게 사실이었다. 구는 SDTV 요원들의 활동을 통해 예산 절감뿐만 아니라 직원의 참여를 이끌어내 홍보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본인이 추진하는 일을 스스로 홍보하기 때문에 업무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업무특성을 보다 잘 살려 구체적이고 다양한 표현이 담긴 영상물을 제작할 수 있어 주변의 기대도 높다. 나아가 성동구는 정기적으로 우수 영상을 심사해 제작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SDTV요원들의 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성동구청 아마추어 PD들의 풋풋하고 기발한 홍보영상물을 SDTV를 통해 직접 접해 보시기 바란다. 조면구 성동구청 문화공보과 과장
  • [라이벌을 넘어라] (8) 골프 김경태 VS 우사미 유키

    [라이벌을 넘어라] (8) 골프 김경태 VS 우사미 유키

    “반드시 첫 금 따낸다.”(한국) “끊어진 금맥을 잇는다.”(일본) 지난달 30일 남아공화국에서 열린 세계아마추어골프선수권에 출전한 남자대표팀은 한국골프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4라운드 최종 성적은 15언더파 561타로 단독 5위. 이전까지 세운 최고 성적은 1994년 공동 10위였다. 대표팀은 성적만 갈아치운 게 아니라 도하아시안게임 전망까지 환히 밝혔다. 4명의 참가 멤버가 고스란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때문. 한국 남자골프는 1982년 뉴델리대회에 골프 종목이 신설된 이후 지금까지 개인전에서 ‘금맛’을 보지 못했다.86서울대회 당시 단체전 금메달이 유일하다. 이번 도하대회 최대의 라이벌은 일본. 일본은 90베이징과 94히로시마대회에서 개인전 2연패를 달성했지만 이후 인도와 타이완세에 밀려 두 대회에서 ‘금맥’이 끊겼다. 도하에서 어떻게든 아시아 최강의 면모를 되살리려는 이유다. 김경태(20·연세대)와 고교생 우사미 유키(17)가 두 나라의 자존심 대결에 앞장섰다. 김경태는 국내 아마추어 최강. 고2 때인 2003년 송암배 우승을 시작으로 이듬해 한국아마선수권 정상을 밟았고, 지난해와 올해에는 일본아마추어선수권을 2년 연속 휩쓸었다. 그러나 그의 이름 앞에 ‘무서운 스무살’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건 올해 다섯 차례 출전한 프로무대에서 쟁쟁한 선배들의 틈바구니에서 2승을 낚아챘다는 이유 때문이다. 지난달 세계아마추어선수권에서 일본에 참패를 안기며 16위로 밀어낸 주역이 된 건 대표팀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가늠케 하는 대목. 새달 3일 도하 입성을 앞두고 서귀포 중문골프장에서 샷을 가다듬고 있는 김경태는 “12월 말 프로 전향에 앞서 꼭 해야 할 일은 도하에서의 금 샷”이라고 서슴없이 말했다.“대회 사상 첫 개인전, 그리고 20년 만의 단체전 금메달을 견인할 대표팀의 맏형이자 기둥”이라고 한연희(45) 대표팀 감독도 힘주어 말했다. 우사미는 ‘일본 골프의 자존심’ 미야자토 아이(21·여)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꼽힌다. 현재 고교 3학년으로 4명의 일본남자대표팀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다.2002년 관동주니어선수권 우승 이후 일본 주니어·아마추어 선수권 상위에 입상하며 올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러나 우사미는 올해 일본아마추어선수권 4강전에 이어 세계아마선수권에서도 김경태에 판정패를 당해 기량과 관록에서 뒤진다는 게 중론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카시오월드오픈] 위풍? 허풍~

    18홀 한 라운드에서 단 1개의 버디없이 9오버파, 아마추어에서나 나올 4개홀 ‘줄보기’, 그리고 102명 출전 선수 가운데 꼴찌에서 두번째인 101위. 이쯤 되면 영화 ‘친구’의 명대사 “고마 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란 말이 터져나올 법도 하다.‘천재 소녀’에서 ‘1000만달러의 소녀’로 이름을 바꾼 지 13개월 남짓. 그동안 수차례 겪은 ‘성대결’에서의 뼈저림은 17세 소녀가 감당해 내기는 더 이상은 무리다. 올해 6번째 도전에 실패한 뒤 억지로 지어내는 웃음 뒤엔 과연 어떤 생각이 숨었을까. 미셸 위가 23일 일본 고치현 구로시오골프장(파72·7235야드)에서 벌어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카시오월드오픈 1라운드에서 극심한 샷 난조로 9오버파 81타를 쳐 출전 선수 102명 가운데 101위에 그쳤다.11오버파 83타로 102위인 오토 모도미치(일본)가 아마추어 선수이기 때문에 사실상 맨 꼴찌다. 컷 통과 기준선이 이븐파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올해 6번째 도전한 미셸 위의 남자대회 컷 통과는 이미 물 건너간 상황. 따라서 한동안 잠잠하던 ‘남자대회 불가론’은 또 들불처럼 퍼질 것으로 보인다. 존디어클래식에서는 열사병으로 중도 하차하기도 한 미셸 위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1타가 모자라 아깝게 컷 통과에 실패, 혹시나 하는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수준 이하’의 기량을 드러내며 꼴찌의 수모를 당해야 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0&30]소개팅·맞선자리서 이런말 하면 ‘꽝’

    [20&30]소개팅·맞선자리서 이런말 하면 ‘꽝’

    연말이 다가오면서 소개팅·맞선 현장으로 달려가는 외로운 여우와늑대들이 부쩍 늘었다. 예나 지금이나 연애 성립의 최대 관건은 좋은 첫인상. 하지만 만나자마자 무심코 던진 ‘망언’으로 상대방의 기분을 잡치게 해 아까운 ‘대어’를 놓치는 안타까운 남녀가 적지 않다. 올해가 가기 전에 내 짝을 찾고 싶은 사람들, 이런 ‘타산지석’은 어떠한가. ■ 女→男: 첫 인상은 좋았는데…“돈 많이 모으셨어요?” ●“돈은 많이 모아 놓으셨어요?”(천준일·32)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는 천씨는 지난 연말 친한 직장 동료의 주선으로 오랜만에 소개팅 자리에 나갔다. 참한 외모에 첫인상이 무척 맘에 들었던 소개팅녀. 하지만 그녀에게서 들은 질문은 천씨의 환상을 깨기에 충분했다. “그 회사 연봉 많기로 소문났던데 돈 많이 모으셨겠네요.” 상대방은 농담처럼 웃으면서 던진 한마디였지만 천씨에게는 ‘나보다 돈에 더 관심이 많은 사람’인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했다.“처음 만난 자리에서 다른 할 얘기가 얼마나 많습니까. 하필이면 돈 얘기라니…. 한번 그렇게 기분이 나빠지니까 정이 딱 떨어지더군요.” ●“우리 형부는 의사인데….”(김민수·32) 두 달 전쯤 직장 상사의 소개로 맞선자리에 나간 김씨. 통성명을 하고 적당히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때쯤 그녀는 의미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우리 형부는 의사고 남동생도 레지던트예요.” 상대방은 김씨가 평범한 샐러리맨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의사 가족’임을 자랑하듯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다. 상대녀의 무신경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우리 아버지는∼’‘내 친구의 남자친구는∼’ 하면서 주변 사람들 얘기만 죽 늘어놓았다.“자기자신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기대서 묻어가는 사람 같았어요.‘그럼 당신은요?’라고 묻고 싶어지더군요.” ●“차는 없나요?”(고명식·33) 결혼정보회사 소개로 맞선 자리에 나간 고씨. 얘기도 잘 통하고 외모도 마음에 들었던 고씨는 상대녀를 집에 바래다주면서 애프터를 신청할 생각이었다. 고씨는 차가 없었기 때문에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가면서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대방 여자가 불쑥 던진 한마디에 애프터 생각이 쏙 들어갔다.“차가 없다고 했더니 ‘대기업에 다니는 남자가 차도 없느냐. 난 뚜벅이는 싫다.’는 듯한 표정을 짓더라고요. 결국 서로 감정이 상해서 각자 집으로 돌아갔죠.” ●“연애 처음이시죠?”(이정수·33) 회사원 이씨는 최근 소개팅 자리에서 흠칫 놀랐다. 상대편 여자가 던진 말의 톤은 차분하고 친절했지만 비수처럼 가슴에 꽂혔다. 남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한때 순정을 바친 연애 경험은 있는 그다. 상대녀가 던진 일곱 글자는 ‘당신에게는 긍정적인 면이 없어요.’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는 것 같아 확 부아가 치밀었다. “제가 좀 순진한 고시생 스타일처럼 생겼거든요. 사실 전 맘에 들어 최선을 다한 거라 맘이 더 상했던 것 같아요. 데이트 리드를 잘 못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애 취급 당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암튼 제가 하는 짓이 아마추어 같고 어수룩해 보인다는 건데 어쨌든 정말 맘에 안 드는 말이었어요.” ●“제 명함은 필요 없을 것 같은데…”(장선일·32) 불과 몇주 전에 부모님의 소개로 생전 처음 맞선 자리에 나간 장씨는 상대편이 던진 한마디에 표정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스러웠다. 명함을 건네자 상대방 여자는 “제 명함은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라면서 장씨의 손을 민망하게 했다. 소개해 준 어른들을 생각해 그래도 예의는 차려야 한다는 생각에 그냥 웃어넘겼지만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 은근히 기분이 나빴다.“나중에 알고 봤더니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원 준비를 하고 있다더라고요. 그래도 옛날 명함이라도 건네든지 당시의 사정을 말했더라면 마음이 덜 상했을 겁니다.” ●“그 직장 언제까지 다닐 생각이세요?”(김석희·31) 비록 같은 연배의 친구들보다 연봉도 적고 몸은 힘들지만 자부심 하나로 3년째 직장에 몸담아 왔던 김씨. 얼마 전 소개팅에서 만난 한 여자는 김씨로 하여금 직업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처음에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김씨의 직업에 대해 하나씩 물어보던 소개팅녀는 김씨의 설명을 듣더니 이내 표정을 바꾸기 시작했다.“그런 직장에 왜 다니느냐는 식으로 남의 직업을 무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남들 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저에겐 소중한 직업인데 이해 못하는 것 같더군요.” 유영규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男→女: “치마 안 입으세요?” 벌써부터 몸매따지나… ●“어제 무리하셨나 봐요.”(송은아·28) 송씨는 순간 머리가 띵해지는 느낌이었다. 한달 동안 대형 프로젝트에 매달리느라 잦은 야근으로 몸이 지칠 대로 지친 송씨였지만 소개팅을 하루 앞두고 얼굴 팩까지 해가면서 공을 들인 터였다. 상대방 남자는 상대방을 생각해 간접적으로 에둘러 한 말이었을지 몰라도 정작 송씨에게는 “피부가 엉망이네요.”라는 말 같아 충격적이었다.“요즘엔 남자들이 소개팅 경험이 많아서 마주 앉은 상대의 외모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전 그게 더 충격적이었어요.” ●“치마 안 입으세요?”(김미선·23) 올 8월 대학을 갓 졸업해 직장인이 된 김씨에겐 대학시절 아픈 소개팅의 기억이 있다. 과에서 퀸카로 소문난 김씨는 나름대로 잘 차려입고 나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대방 남자가 던진 한마디는 “치마는 입고 나오는 게 예의 아닌가요?” 김씨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여자가 치마 입고 나와야 하면 남자는 반드시 양복 입고 나와야 하는 건가요?몸매가 얼마나 잘 빠졌는지 보고 싶은 거 아니겠어요?그게 아니더라도 만의 하나 사귀게 됐다고 했을 때 복장 하나, 말씨 하나까지 일일이 참견하려 들면 얼마나 피곤하겠어요.” ●“학교 후배 같아요.”(황수현·27) 교사 2년차인 황모씨는 요즘 결혼하라는 부모님의 성화에 닥치는 대로 소개팅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 황씨에게 가장 상처를 주었던 상대방의 말은 같은 교사로부터 들은 ‘학교 후배 같다.’는 말이었다. 황씨는 상대방 남자와 세 번 정도 더 만나봤지만 결국 연애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학교 후배 같다는 말은 곧 여자로 안 느껴진다는 말이잖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아, 이 사람은 내가 별로 마음에 안 드는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대학 배지인데 가지세요.”(윤희진·23) 서울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윤씨. 서울대생과 소개팅을 한 자리에서 상대방 남자가 선물이랍시고 내놓은 것은 학교 배지였다.“이번 기회에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대학들 배지를 한 번 모아 보세요.”라면서 화를 돋웠다. 상대방 남자는 안 그래도 학벌에서 좀 달린다고 생각했던 윤씨의 자존심을 완전히 구겨 버렸다.‘내일이 시험인데 나와 줘서 고맙지 않으냐.’등 상대방 남자의 망언 퍼레이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연봉은 얼마나 되세요?”(김은주·29) 소개팅 베테랑인 김씨는 상대방 남자로부터 수많은 질문을 받아보지만 ‘재산’에 대한 질문이 가장 기분 나쁘다. 처음엔 직장 연차를 묻고 “그렇게 오래 다니셨으면 연봉도 꽤 되고 돈도 많이 모으셨겠네요.”라면서 자연스레 연봉과 관련된 질문으로 넘어가는 게 너무도 싫다.“소개팅남에게 잘 보이려고 지금껏 뼈 빠지게 회사 다니면서 돈을 모은 것도 아닌데…. 나보다 돈이 더 궁금했던 걸까요.” 유영규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서울광장] 이젠 전문 관료에게 맡겨라/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젠 전문 관료에게 맡겨라/우득정 논설위원

    부동산 비전문가이면서도 지난해의 ‘8·31 대책’ 등 부동산정책을 주도한 죄로 이번에 물러난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정책 추진과정에서 다소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불안심리가 시장불안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원인이 정책에 대한 신뢰 획득에 실패한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본인의 표현대로 ‘넘치는 의욕’이 참사로 이어져 동반사퇴한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금 부동산을 둘러싼 우리 상황의 핵심은 ‘정책 부실’이 아니라 ‘정책 불신’에 있다고 확신한다.”고 나름의 진단서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시장 참가자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하늘이 두쪽 나도 부동산값만은 잡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상명령을 떠받들겠다는 일념으로 수요억제 위주의 강공 드라이브를 계속하다 시장의 반란에 백기를 든 꼴이라 할 수 있다. 윤대희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은 대통령과 청와대가 중심을 잡고 정책기조의 ‘전환’이 아니라 ‘보완, 강화’하면 부동산시장 안정이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말이다. 참여정부는 지난 3년여 동안 ‘지역균형 개발’‘동반성장’‘혁신’ 등을 앞세워 기존의 토양을 갈아엎고 각종 로드맵의 씨앗을 뿌리려고 무던히도 애썼다. 하지만 요란스레 떠벌렸던 재벌 개혁은 미완의 상태에서 봉합될 가능성이 농후하고, 국민연금 개혁은 또다시 차기정부로 떠넘겨질 것 같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문제는 기억에서조차 희미해져가고 있다. 특히 수도권 규제를 계속 묶고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은 지방으로 내쫓으려 했음에도 정작 수도권에서는 집이 모자라 아우성치는 결과를 초래했다. 수요와 공급 사이의 ‘미스 매칭’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시장원리를 간과한 결과다. 노무현 대통령은 ‘왕의 남자’ 김병준 전 대통령 정책실장을 다시 불러들이면서 참여정부가 곳곳에 삽질해놓은 정책의 갈무리를 맡긴다고 했다. 의도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젠 청와대는 정책에서 손을 떼고 ‘프로’인 관료들에게 맡기라고 권하고 싶다. 참여정부 들어 아마추어리즘과 거기에 편승한 코드론자들이 엎질러놓은 정책 혼선을 제자리로 되돌릴 능력이 있는 집단은 관료밖에 없다.‘11·15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면서 정책 추진주체를 재정경제부로 돌려주겠다고 했을 때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돌리던 시장의 반응이 단적으로 이를 입증한다. ‘가진 자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겠다.’고 공언했던 김영삼(YS) 정부는 외환위기를 불러들여 온 국민을 도탄에 빠뜨린 채 차기정부에 떠넘겼다. 김대중(DJ) 정부는 YS로부터 거덜난 가계부만 물려받아 단기간에 곳간을 풍성하게 채웠다고 자화자찬했지만 카드와 가계부채로 쌓아올린 사상누각(砂上樓閣)이었음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참여정부 중반까지의 경제정책은 DJ정부 뒤치다꺼리에 매달리지 않았던가. 그러면서 다음 정권에는 참여정부의 부담을 떠넘기지는 않겠다고 얼마나 다짐하고 또 다짐했던가. 앞으로 남은 1년여 세월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차기정부는 부동산값 폭등의 멍에와 양극화 심화, 이념 분열 등의 부채를 떠맡아야 한다. 이는 조급증으로 덤빈다고 단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시스템 복원을 통해 순차적으로 풀어야 할 사안들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청와대가 아닌 관료사회가 자리잡아야 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17세 美고교생 ‘핵융합’ 성공

    17세 美고교생 ‘핵융합’ 성공

    17세의 미국 고교생이 진공청소기로 제작한 장비를 통해 ‘핵융합 실험’에 성공했다. 이 소년은 세계에서 18번째로 핵융합에 성공한 아마추어 과학자(www.fusor.net)에 등재됐다. 미국 디트로이트 프리프레스는 19일(현지시간) 미시간주의 스토니 크리크고교 3학년생인 티아고 올슨이 2년여의 도전 끝에 핵융합 실험에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핵융합은 ‘인류의 차세대 에너지’로 불린다. 현재 국제적인 공동프로젝트를 통해 실험이 진행되는 분야다. 핵융합은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D)와 삼중수소(T) 등의 핵을 결합하는 것으로 강력한 에너지가 생성된다. 핵융합 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나 폭발하는 게 수소폭탄의 원리이다. 친구들이 붙여준 올슨의 별명은 ‘과학에 미친 소년’이다. 올슨은 지난 2년간 1000여시간을 집에 마련한 지하 실험실에서 보냈다. 지난 17일 진공청소기의 부품 등으로 만든 진공장치에 중수소를 주입하고 4만볼트의 전기를 가해 플라즈마를 일으키는 등 성공적으로 실험을 마쳤다. 올슨은 2차대전 당시 미 국방부에서 탱크를 디자인한 과학자이자 친할아버지인 클레런스 올슨처럼 연방정부에서 일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공연리뷰] 서푼짜리 오페라

    [공연리뷰] 서푼짜리 오페라

    “어, 브레히트도 재밌네.” 올해 서거 50주기를 맞은 독일 극작가 베를톨트 브레히트는 현대 유럽연극의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다. 하지만 일반 관객에겐 줄곧 난해하고 지루하다는 오해(?)를 받아왔다.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중인 음악극 ‘서푼짜리 오페라’는 서사극이나 소외효과 같은 거창한 이론에 주눅든 관객의 어깨를 단번에 펴게 하는 작품이다. 브레히트의 신랄한 사회풍자와 쿠르드 바일의 흥겨운 음악이 절묘하게 맞물려 풍성한 연극적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서푼짜리 오페라’는 영국 존 게이의 ‘거지 오페라’(1728년)를 토대로 19세기 영국 런던 뒷골목에서 벌어지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꼬집는다. 걸인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악덕 사업가, 칼잡이 조폭 두목, 뇌물에 눈먼 경찰 등 과장되게 희화화시킨 인물들이 등장해 한바탕 소동극을 벌인다. 브레히트가 창단한 독일 베를린앙상블 출신의 연출가 홀거 테슈케는 원작의 시공간적 배경을 현대의 아시아 도시로 옮겨놓았다. 빈민가 다리 밑을 형상화한 세트에 서울 도심 고층건물과 고가도로를 배경영상으로 활용한 무대는 이질적인 듯하면서 묘한 조화를 이뤄낸다. 귀족들의 오페라에 반기를 들고 대중적인 오페라를 만들고자 했던 바일의 음악은 한정림의 편곡을 거치며 한층 흥겹고 유쾌한 리듬으로 변모해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뮤지컬에 가까울 정도로 음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연극배우들이 부르는 아마추어적인 노래가 오히려 전체적인 극의 분위기에 더 잘 어울렸다. 오디션에서 선발된 16명의 배우들은 근래 보기 드물게 잘 짜인 앙상블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정형화된 몸짓과 말투로 칼잡이 두목 매키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낸 지현준과 시종일관 대단한 에너지를 발휘한 폴리역의 김태희가 돋보였다.12월3일까지.(02)580-13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인터뷰] 하늘빛 새 영혼으로 영원을 그리는 화가 - 박항률

    [인터뷰] 하늘빛 새 영혼으로 영원을 그리는 화가 - 박항률

    박항률 화백의 그림을 처음 본 것은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어느 겨울날이었다. 정호승 시인의 어른을 위한 동화 모닥불을 읽으면서 소녀를 실어 나르는 뗏목의 슬프고 지고지순한 사랑에 감동하여 흘러내린 눈물 방울 사이로 그의 그림은 아련하게 푸른빛을 띄며 내게 다가왔다. 어디선가 겨울 강가에 피어오르는 모닥불을 보시면 소녀를 기다리는 내 기다림이 타오르는 것이라 생각해 주세요. 나무 아래 앉아 있는 단발머리 소녀는 뗏목의 이 애절한 마음을 알고 있을까? 이렇게 나는 모닥불을 통해 박항률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고 이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누구일까? 한번 만나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바람 때문이었을까? 지난 4월 성북동 길상사에서 우연히 화가 부부를 만났고 청담동에 있는 그의 화실로 초대를 받았다. 고은별 | 그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고요함 속에 어떤 애수(哀愁)가 느껴져 옵니다. 그림은 작가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인데 이 아련한 슬픔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박항률 | 1994년부터 명상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제가 경험한 죽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시골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사촌 여동생을 만났는데 저보다 한 살 어린 박금란이라는 이름의 소녀입니다. 저는 고등학생이었고 사촌 여동생이 중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제가 객지 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지요. 서울로 올라올 때 동생도 같이 와서 무학여고를 다녔는데 곱사병을 앓다가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사촌 여동생의 모습을 보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비애를 느꼈습니다. 고은별 | 작품 속의 주인공이 바로 그 소녀일 수도 있겠네요. 박항률 | 어떤 그림에서는 나오지요. 두 번째는 제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신 것이에요. 대학교 4학년 때 돌아가셨는데 제게는 큰 슬픔이었습니다. 고은별 | 명상이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리시는데…. 박항률 | 의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닌데 우리 민족의 정서를 그리다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습니다. 도화녀와 비형랑의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신라 진지왕이 길을 걸어가다 소문으로만 듣던 아름다운 도화녀을 보고 첫눈에 반합니다. 왕이 도화녀를 유혹하지만 도화녀는 유부녀였기 때문에 왕의 청을 거절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깊었던 진지왕은 도화녀에게 남편이 죽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녀를 그리워하다 왕이 먼저 죽게 되지만 남편이 죽은 후에 진지왕의 혼이 도화녀를 찾아와 며칠 동안 함께 지내며 사랑을 나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뒤로 도화녀가 아기를 낳게 되는데 그 아기가 바로 비형랑입니다. 비형랑은 귀신을 잘 다룹니다. 고은별 | 진지왕이 도화녀를 얼마나 사랑했기에 죽은 후에도 혼령이 되어 찾아왔을까요. 박항률 | 역사학자의 말에 의하면 비형랑의 이야기가 우리나라의 생사관이 담겨 있는 아주 중요한 자료라고 합니다.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사회였다는 이야기지요. 만주에 가면 씨족수(氏族樹)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신단수(神壇樹) 개념이지요. 마을 입구에 느티나무 같은 큰 나무들이 있는데 발해에 가보니까 거기에도 있었어요. 그 마을의 나이 든 사람이 죽으면 새가 되어 씨족수 나무 위에 앉았다가 아기가 태어나면 그 아기의 영혼 속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고은별 | 정호승 시인의 시집과 동화책 항아리에 그림이 실리면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다고 생각합니다. 박항률 | 91년 《비공간의 삶》이라는 첫 시집(詩集)을 낼 때, 펜화를 그려 넣었는데 그 시집을 보고 정호승 시인이 찾아 왔습니다.(화가는 세 권의 시집을 책장에서 꺼내어 보여주었다.) 고은별 | 그림을 그리면서 시도 쓰시고…. 박항률 | 시라고 할 수도 없지요. 고은별 | <네잎 클로버>라는 시가 있네요. 오랜 시간 고이고이 간직해 왔던 책갈피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제는 잊혀진 내 마음의 갈피 속에 앳된 가시내의 소맷자락 사이로 드러난 살빛 같은 살며시 입술을 대고 멈추고 싶은 네잎 클로버 박항률 | 그림 그리는 것은 자기가 갖고 태어나는 것 같아요. 자기가 애초부터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화가가 되는 것은 그것을 표현하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을 뜻합니다. 어떤 성향이나 자기가 그릴 것을 이미 내면에 갖고 있는데 이것을 개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늘 하는 말도 너의 본성을 찾아라. 개성을 찾아라는 것입니다. 결국 모든 것이 자기 안에 있는 것입니다. 자기가 그릴 것을 자기 안에 갖고 있는 것이지요. 고은별 | 전업작가였다가 교수로 활동하고 계시는데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박항률 | 작업실에서 자유롭게 있다가 학교에 나가니까 연구실에 갇혀 있는 것 같아서 적응이 잘 안 되었지요. 이제는 좀 괜찮아졌습니다. 제자들이 많이 생겨서 나름대로 큰 보람을 느끼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개인적으로 그림 그리는 시간이 많이 부족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대학에 오는데 저는 화가가 되는 것은 마라톤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평생을 그려야 하고 매일 그려야 합니다. 붓을 하루도 손에서 놓아서는 안 됩니다. 제가 대학생이었을 때 현대 미술관 관장님이셨던 임영방 선생님 수업시간에 들은 이야기인데 네덜란드 작가 반. 리에는 창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했답니다. 창작이란 어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의지와 힘이다. 지금까지도 그 뜻을 제 마음에 간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고은별 | 처음부터 이렇게 고요한 그림을 그리셨나요? 박항률 | 40대 초반에 그림을 바꾸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표현적인 그림들이 많아 원색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시집을 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조용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전시회를 할 때 길가던 사람이 무심코 들어와서 제 그림을 보고 그냥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은별 | 학창 시절 어떤 화가의 그림을 좋아하셨습니까? 박항률 | 피카소와 모딜리아니를 좋아했습니다. 모딜리아니의 그림을 보면 슬픔이 깊숙이 깔려 있습니다. 눈 안에 슬픔이 꽉 차 있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피카소의 그림 중에서도 청색시대의 그림을 좋아했습니다. 청색을 좋아하고 청색으로 그림을 그리면 편안합니다. 고은별 | 서양화인데 소재나 주제가 동양적인, 우리의 정서가 담긴 그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박항률 | 서양화다 동양화다라고 나누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물감의 재질에 따라 구분이 되어야지요. 한국사람들이 그린 그림이니까 그냥 한국화라고 할 수 있지요. 고은별 | 그림 속 여인의 시선이 아래를 보거나 바깥쪽을 보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동양적 겸손함이라고 할까 다소곳하고 공손한 태도가 느껴집니다. 박항률 | 인도에 갔을 때 어느 미술 평론가가 제 그림이 분명 어디를 보고 있는데 전부 바깥을 보고 있다고 하면서 인도 화가들의 그림은 그 인물이 그림 안쪽을 보는데 제 그림은 왜 전부 바깥쪽을 보고 있느냐고 물었어요. 제가 바깥을 바라보면 그림이 더 커 보이고 넓은 세계를 볼 수 있지 않느냐고 대답을 했지요. 고은별 | 꽃과 새와 나무와…. 박항률 | 새를 많이 그렸고 그중에서도 머리 위의 새를 많이 그렸습니다. 저는 여행을 다니면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습니다. 여행 자체를 좋아합니다. 92년에 베니스의 산마르코 성당 앞 광장에서 비둘기떼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었는데 그중 한 마리가 사람 머리 위에 앉더라고요. 그 순간 저게 그림이다, 하고 생각했고 그때부터 머리 위의 새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제 그림과 새의 인연이 그렇게 시작된 셈이지요. 94년에 몽골에 가서 새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만주의 에웬키족은 아기가 태어나면 작은 영혼 상자를 만들어 나무를 깎아서 만든 새를 넣어 줍니다. 이 새의 영혼이 아기에게 들어간다고 믿고 있어요. 우리 민족하고 새는 연관되는 것이 많습니다. 신라 금관에 비취가 걸려 있는데 이것을 새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나무 위에 새들이 앉아 있는 모습의 왕관(王冠)이라는 것이지요. 이것이 거슬러 올라가면 스키타이 민족까지 연관됩니다. 무덤에서 같은 형태의 왕관이 출토되었어요. 장수(長壽)를 기원하는 인면조(人面鳥)도 그렸는데 고구려 벽화에 딱 한군데 나옵니다. 불가(佛家)의 가릉빈가(迦陵頻伽 - 극락정토에 살고 있다는 새. 미녀의 얼굴 모습에 목소리가 아름답다고 함.)는 부처님 곁에서 항상 아름답게 노래를 불렀다는 천상의 새입니다. 고은별 | 지금 행복하시지요? 박항률 | 한편으로는 행복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림은 취미로 그릴 때가 제일 좋습니다. 그림을 직업으로 그리다보면 싫어도 그려야 할 때가 있어요. 사실은 아마추어 화가들이 제일 행복하게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입니다. 아무 거리낌없이 “네”라고 대답해 주기를 기대했는데 화가 박항률은 마지막까지 솔직하고 겸손한 태도를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소녀의 머리 위에 앉아 있는 새는 지금 어디로 날아가려는 것일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파르르 날아 올라 새 생명으로 태어난 아기의 영혼 속으로 사르르 스며드는 것은 아닐까? 글 고은별 자유기고가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 AFC회장 “아시아 축구는 아마추어”

    모하메드 빈 함맘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은 13일 “현재 아시아 축구 리그의 99%는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 대정부질문 북핵공방 가열

    대정부질문 북핵공방 가열

    10일 국회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북핵실험의 해결방안과 대북 포용정책 기조의 지속 여부가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포용정책의 지속적인 시행과 우리 정부의 중재 역할을 강조한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북 강경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신임 외교안보라인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은 “한나라당식 대북강경책은 햇볕정책과 평화번영정책에 대한 이념 공세적 비난”이라고 비판한 뒤 “대북 봉쇄정책은 북한의 대남도발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제2의 핵 IMF’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같은 당 김형주 의원은 “북핵문제 해결에 가장 합리적인 방식은 더 이상 북한도 벼랑끝을 지속해선 안되며 미국 역시 제재를 위한 제재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현 정부의 포용정책은 북한의 선군정치에 이끌려다니는 원칙없는 유화정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만으로 대북지원을 재개하는 것은 우리 정부가 북핵을 포용하고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한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새 외교안보라인 인선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같은 당 진영 의원은 “현 정부의 친북성향과 아마추어리즘은 북한의 핵실험을 부추긴 원인”이라면서 “그런데도 정부는 핵실험의 파장을 축소하고 북한의 평화 파괴행위에 대화만 주장하고 있다. 이는 비겁한 패배주의이자, 대통령이 헌법상 책임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열린우리당 지병문 의원은 “북핵실험의 책임이 미국에도 있으므로 우리 정부는 북한과 미국을 모두 설득해 중재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북한 핵은 남한을 적화통일하겠다는 전략적 목표하에 진행된 것임에도 총리를 비롯한 여권 인사들이 북핵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발언해서야 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여야는 특히 지난 7일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한반도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열린우리당 임종석 의원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는 미국의 패권전략인 ‘부시 독트린’의 총체적 실패에 대한 심판”이라고 규정한 뒤 “미 행정부의 강경일변도 대외정책에 동조하는 것은 국익에 반하는 선택이 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와 같은 일방적 군사조치를 선택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은 “미국 중간선거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는 정부·여당 일부의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PSI는 북핵제재 방안이기도 하지만 한·미동맹의 척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결정이므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북핵 폐기의 강력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표시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대북압박 정책을 주문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대기자칼럼] 일본 문화재 ‘신비’ 마케팅/ 신연숙 문화담당 대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이 이전 개관 1주년을 맞았지만 시민들은 물론 외국인들의 마음을 끌어당기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박물관 측은 하루 평균 관람객 8923명이 2004년의 5235명보다는 훨씬 많다고 자위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 사이 ‘주5일제 실시’라는 커다란 변수를 감안한다면 그리 자랑할 일도 아니다. 늘어난 휴일과 현장학습 강화로 가만히 앉아 끌어들인 관람객이 상당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 전통문화 보존·공개방식 부러워 이에 반해 지난주 일본 간사이 지방에서 목격한 일본인들의 철저한 전통문화 보존과 공개방식은 첫눈에도 매우 부럽고 효과가 있다고 느껴졌다. 이를테면 교토의 기온거리는 광대한 지역에 전통 목조가옥들이 완벽하게 보존돼 금세라도 어느 길모퉁이에서 게이샤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생동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유서깊은 한옥들이 하룻밤새 철거되어 공사판으로 돌변하는 서울 북촌과는 대조적이다. 방문하는 문화유적 어디든지 관람객들이 문화재를 떠받들고 경의를 표하는 것 또한 예사로워 보이지는 않았다. 피상적인 관찰일 수도 있지만, 많은 곳에서 공통적으로 문화재를 신비화해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고, 여운을 더해주는 전략을 치밀하게 구사한 결과인 듯 느껴졌다. # 쇼토쿠 태자상 관람 인파 먼저 고구려 담징의 금당벽화와 백제 관음상으로 국내에도 유명한 나라의 호류지 절.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한 이곳은 마침 유메도노(夢殿) 안에 봉안된 쇼토쿠 태자상을 공개하고 있었다. 이것은 불심이 깊은 쇼토쿠태자가 구세관음으로 환생한 것을 녹나무에 조각한 목조불상이다. 백제가 전해줬다는 설도 있는데 비불(秘佛)이라 하여 평소에는 공개하지 않고 1년에 두 번, 봄 가을에 보름씩만 공개한다. 우연히 방문시기가 맞아떨어져 불상을 접할 수 있었지만 일본인들은 전국 각지에서 이 기간을 기다려 인파를 이룬다고 했다. # 교토 다실에 신비로움 더해 다음으로 교토에 있는 다도(茶道)의 종가 우라센케 곤니치안.350년 된 목조건물과 아담한 정원, 소박한 다실 등이 종종 외부에 공개되지만 창시자 센리큐의 실물대형 목조상만은 신비에 묻어둔다. 여러 다실을 관람하다 건물 가장 뒤쪽 부분에 이르니 안내자가 미닫이문 안쪽을 가리키며 “센리큐의 목조상을 모신 이곳은 청소를 하는 사람 외엔 아무도 들어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도는 일종의 정신수양 방법으로 발전했는데, 이곳에서는 고요함에 신비로움까지 더하니 여운이 더욱 길게 느껴졌다. 이어서 나라국립박물관의 제58회 정창원전. 정창원은 원래 도다이지 절에 달린 창고였지만 756년 일본 쇼무 ‘천황’이 죽자 ‘황후’가 남편의 유물 600점을 부처에게 바침으로써, 그때부터 나라의 보물창고의 역할을 하게 된 곳이다. 일본은 물론, 신라, 당, 실크로드를 거쳐 온 페르시아 유물까지 수만점이 완벽하게 보존돼 고대의 생활상을 전해준다. 나라국립박물관은 1년에 ‘딱 한 번’ 유물점검 기간을 이용해 4주간의 전시회를 연다. 공개되는 유물은 다시 보려면 최소한 10년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물론 전문·아마추어 연구자들까지 일제히 이곳으로 몰려들게 된다는 것이다. 기자는 1시간 동안 줄을 선 끝에 입장할 수 있었으나 요미우리 신문이 발행한 정창원전 특별호 등 유인물이 많아 지루함을 덜 수 있었던 것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 우리 박물관에 관람객 이어졌으면 지난주는 ‘문화의날’이 낀 일본의 연휴였다. 문화재 전시에도 이젠 마케팅이 필요하다.‘신비마케팅’‘연휴마케팅’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 우리도 어느 연휴, 지방에 있는 국립박물관이 인파에 묻히는 시절이 왔으면 좋겠다. 신연숙 문화담당 대기자 yshin@seoul.co.kr
  • [부고] ‘러브 이즈 블루’의 佛 폴 모리아 잠들다

    가을에 쓸쓸히 떠난 ‘러브 이즈 블루’.70,80세대라면 한번쯤 흥얼거려본 ‘러브 이즈 블루’와 ‘진주조개잡이’ 등으로 국내에 이지리스닝 음악 붐을 일으킨 프랑스 작곡자 겸 지휘자 폴 모리아가 3일 새벽(현지시간) 프랑스 페르비뇽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AFP통신이 전했다.81세. 1925년 마르세유에서 태어난 모리아는 아마추어 연주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4세 때부터 마르세유 국립음악원에서 피아노를 배웠다.14세에 수석 졸업한 그는 2차 세계대전 와중에 자신의 이름을 딴 그랜드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불과 17세의 나이였다. 68년 유로비전송 콘테스트에서 4위로 아깝게 떨어진 룩셈부르크 여가수 비키 레안드로스의 노래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편곡한 ‘러브 이즈 블루’가 빌보드 차트 1위를 5주간 지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특히 그의 음악은 한국과 일본, 타이완, 브라질 등에서 특별한 사랑을 받았다.한국과 일본에서 가진 공연만 1200회가 넘는다. 그의 정규 앨범은 100장이 넘고 악단의 레퍼토리는 1100곡을 넘었다. 프랑스 정부는 97년 그에게 예술문화훈장을 수여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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