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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 게이츠 부부 전격 이혼…146조원 재산 분할은?

    빌 게이츠 부부 전격 이혼…146조원 재산 분할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 멀린다 게이츠가 27년 만에 이혼하기로 했다. 그러나 게이츠 부부 세운 자선단체인 ‘빌앤드멀린다 게이츠재단’ 운영은 함께 하기로 했다. CNBC 등에 따르면 빌과 멀린다는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공동 명의로 올린 성명을 통해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오랫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우리는 결혼생활을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7년간 우리는 놀라운 세 아이들을 키웠고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재단을 설립했다”면서도 “이제 우리 인생의 다음 단계에서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더는 생각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 시작하는 동안 우리 가족에게 사생활을 보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두 사람은 모두 MS에서 일했다. 빌은 자신이 설립한 MS의 마케팅 매니저였던 멀린다를 1987년 만났고, 1994년 하와이에서 결혼했다. 멀린다는 2019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빌 게이츠’(Inside Bill’s Brain:Decoding Bill Gates)에서 1년의 연애 이후 결혼을 결정해야 할 분기점에 이르렀을 때 빌이 침실에 있는 칠판에 결혼의 장점과 단점 목록을 빼곡히 적어놓은 것을 보고는 웃음을 터뜨렸다고 회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두 사람의 이혼 발표에 대해 “이 커플의 이혼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자선사업, 공중보건, 비즈니스 분야에서 ‘충격파’가 휘몰아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NYT는 “빌과 멀린다는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 비영리 분야의 최고위층에 접근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민간인이었다”며 “이들이 만든 재단은 그동안 세계 보건에서부터 유아 교육에 이르기까지 500억 달러(약 56조원)를 기부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평가했다. 빌과 멀린다는 부부로서는 결별을 택했지만, 빌앤드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서는 앞으로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CNBC는 전했다. 두 사람은 “우리는 이 임무에 대한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며 “재단에서 계속 함께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빌은 MS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2000년 멀린다와 함께 질병과 기아를 퇴치하고 교육을 확대하는 재단을 설립해 활동해 왔다.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이 어떻게 이뤄질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게이츠 부부의 재산은 1300억 달러(146조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번 이혼으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천문학적 규모의 재산 분할이 뒤따를 전망이다. 하지만 게이츠 부부의 재산분할은 2019년 세간의 관심을 끈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부인 맥켄지 스콧의 이혼 사례처럼 간단치가 않다. 재산의 대부분이 아마존 주식이었던 베이조스와 달리 게이츠의 재산은 여러 갈래로 쪼개져 있기 때문이다. 스콧은 2019년 베이조스와 이혼하면서 합의금으로 베이조스가 보유한 아마존 주식의 25%(아마존 전체 주식의 4% 수준(39조원 규모)를 받았다. 금융정보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260억 달러 규모의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식 1.37%를 보유하고 있다. 빌은 재산의 대부분을 자신의 투자회사인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보유하고 있다. 이 투자회사는 캐나다 국영철도(Canadian National Railway)와 미 엔지니어링 업체 디어 앤 컴퍼니(Deere & Co)의 주요 투자자이며, 부동산과 에너지 기업에도 다수 투자했다. 다만 이러한 투자 지분에 대한 구체적인 재산 분할 방식이나 규모 등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 2019년 빌이 올린 블로그 게시물에 따르면 부부는 200억 달러 규모의 MS 주식을 자신들의 재단에 넘겼다. CNBC가 인용한 세금관련 문서에 따르면 현재 재단의 자산은 510억 달러가 넘는다. 빌은 베이조스 아마존 CEO,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에 이은 전세계 네 번째 부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빌 게이츠와 멀린다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재산 분할 어떻게 할까

    빌 게이츠와 멀린다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재산 분할 어떻게 할까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66)와 아내 멀린다(57)가 27년의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부부가 함께 1994년에 세운 자선 단체 ‘빌앤드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앞으로도 지속한다고 설명했다. 게이츠 창업자는 이날 트위터로 공개한 부부 공동 성명을 통해 “깊이 생각하고 우리의 관계를 위해 많이 노력해본 결과 우리는 결혼을 끝내기로 합의했다”면서 “우리 인생의 다음 단계에서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더는 생각할 수 없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가 새로운 삶에서 길을 찾을 동안 가족의 사생활을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경제 전문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게이츠의 재산은 이날 현재 1300억 달러(약 145조 7000억원)로 세계에서 네 번째 돈 많은 이로 꼽힌다. 두 사람의 이혼 합의에 따라 지난 2019년 이혼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맥켄지 스콧의 예처럼 얼마만큼 재산을 나눌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맥켄지는 재산 분할과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돈 많은 여성 중 한 명이 된 바 있다. 베이조스는 재산 분할로 순위에서 한참 밀렸다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힘입어 주가가 폭등해 세상에서 가장 돈 많은 남성의 자리로 복귀했다. 이 부부가 세운 재단의 과감한 투자가 코로나19 백신을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세상에 내놓아 감염병을 차단하는 데 기여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부부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났다. 빌은 자신이 설립한 회사의 마케팅 매니저였던 멀린다와 1994년 하와이에서 결혼했다. 1년간 데이트를 한 뒤 결혼을 할지, 헤어질지를 결정해야 할 시점에 빌이 침실에 있는 칠판에 결혼의 장점과 단점 목록을 빼곡히 적어놓은 것을 발견한 멀린다는 웃음을 터뜨렸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두 딸 제니퍼(25)와 피비(18), 아들 로리(22)를 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노동자 홀대하는 빅테크의 기업가치는 정당한가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노동자 홀대하는 빅테크의 기업가치는 정당한가

    전자상거래의 세계적인 강자 아마존과 오프라인 매장의 강자 월마트, 둘을 비교하면 어느 쪽이 더 클까? 아마존은 지난해 386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우리 돈으로 430조원이 넘는 액수다. 하지만 월마트는 5592억 달러로 월등하게 많은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주주들이 생각하는 기업의 미래 가치인 두 기업 주식의 시가총액은 전혀 다르다. 아마존은 1조 7000억 달러이고 머지않아 2조 달러를 돌파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반면 월마트의 시가총액은 4000억 달러가 채 되지 못한다. 월마트가 아마존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도 기업의 가치를 적게 인정받는 것은 단순히 순이익의 규모 차이(아마존 213억 달러, 월마트 149억 달러) 때문이 아니다. 아마존은 이익을 내지 못하던 시절에도 기업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왜일까? 바로 ‘아마존은 전자 상거래를 장악할 디지털 기업’이라는 사람들의 생각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같은 수익을 내는 기업이라 해도 디지털 기업의 가치를 몇 배 더 쳐 준다. 연초에 미국 증시에 상장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쿠팡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기업이지만 주주들은 전자 상거래의 미래를 믿기 때문에 쿠팡에 투자하는 것이다. ●테일러리즘이 원하는 건 인간 아닌 로봇 그렇다면 디지털 혹은 온라인 기업이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기업에 비해 미래가 더 밝다는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투자자들은 온라인 시장은 아직도 그 잠재력이 모두 발휘되지 않은 새로운 시장이라고 생각하는 동시에 무한복제와 확장이 가능한 디지털 기술은 물리적인 세상과 달리 적은 비용으로 큰 이익을 낼 수 있다는 (다소 막연한) 기대를 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의 직원들이 흔히 ‘캠퍼스’라고 불리는 환상적으로 아름답고 편리한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은 마치 인류의 미래일 것 같은 환상마저 심어 준다.과연 그럴까? 아마존은 세계에서 무려 13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직원 수로 볼 때 미국 기업으로는 월마트에 이은 2위의 기업이다. 미국인들이 그렇게 사랑하는 아마존의 빠른 배송은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노동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상품을 포장하고 나른 결과다. 한국의 물류 노동자들처럼 이들의 노동강도는 세다. 노동자의 궁극적인 ‘실적’이 단위 시간당 처리한 물품의 개수로 측정되는 일터는 인간적인 작업환경이 되기 어렵다. 물론 이것은 아마존이나 물류 노동자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육체노동이 들어가는 사실상 모든 작업이 마찬가지이고, 대량생산 공장노동이 탄생한 이후로 기업가들은 어떻게 하면 동일한 노동자의 몸을 활용해서 최대한의 산출물을 뽑아낼 수 있는지를 연구해 왔다. ‘과학적 관리법’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테일러리즘(Taylorism)을 만들어 낸 프레더릭 테일러는 ‘작업시간’과 ‘노동자의 동작’이라는 요소를 연구해서 노동자들이 가장 효율적인 단순 반복 동작을 통해 최대한의 산출물을 뽑아내게 하는 것을 학문의 경지로 발전시켰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테일러리즘이 결국 원하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기계임을 깨닫게 된다. 딴생각을 하지 않고 작업에 집중해서 실수가 없고, 화장실에도 자주 가지 않을 뿐 아니라, 잠도 적게 자는 노동자가 가장 효율적인 노동자라면 테일러리즘의 궁극적인 목표는 로봇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인간은 로봇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특정 동작을 반복하면 두뇌가 적응하면서 속도와 효율성이 올라가지만,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행위는 근육과 인대에 무리를 주고 몸이 망가지는 결과가 나온다. 그리고 생리현상이 존재한다. 올해 초 쿠팡의 물류센터에서 관리자가 노동자에게 화장실에 갈 때는 먼저 보고를 하고 가는 것이 “노동자가 지켜야 할 의무”라고 말하는 장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아마존의 배달 노동자들이 화장실에 들를 수 없어서 트럭 안에서 음료수 병에 소변을 본다는 얘기가 나왔다. 아마존은 트위터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했지만 노동자들이 댓글로 소변이 담긴 음료수 병 사진을 줄줄이 올리자 인정하고 문제를 고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아마존 부인하다 소변페트병 올리자 백기 아마존은 소셜미디어에서 압력을 받고 나서야 시정을 약속했지만 과거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통로가 따로 있었다. 바로 노동조합이다. 개개의 노동자가 현장에서 관리자에게 항의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미움을 살 경우 자신의 고용이 불안해질 뿐 아니라, 상대인 관리자도 자신의 권한 밖에 있는 문제라 해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노동자들이 가입해서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체교섭권을 가지고 사주와 경영진을 상대로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장받았다. 아마존의 노동자들도 꾸준히 노동조합을 결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최근에는 미국 앨라배마주에 있는 창고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기 위해 투표를 했지만, 무려 70%가 넘는 직원들이 반대표를 던져 무산됐다. 결성에 실패한 이유에 대한 분석은 분분하다. 노조 결성을 막으려는 아마존의 조직적인 방해가 있었다는 주장도 많이 나왔다. 공장이 떠나 실직자로 가득한 지역에 법정 최저임금보다 급여가 더 많고 건강보험 등을 챙겨 주는 아마존 같은 고용주를 찾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나 한 푼이 아쉬운 노동자들이 노조비를 내고 싶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노조 무산 이유 사측 방해 공작 등 해석 분분 하지만 이것도 노조 결성을 시도라도 해볼 수 있는 직원들의 이야기다. 테크기업들이 바꾸는 세상에서는 똑같은 노동을 하면서도 직원이 아닌 ‘자영업자’(독립계약자)의 신분으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작업별로 선택해서 일을 할 뿐 기업의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긱(gig)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들은 직원으로서의 혜택은 물론 각종 안전문제에서도 기업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불안한 처지에 있다. 최근 미국의 노동부 장관이 “수백만 명의 긱 노동자들이 자영업자가 아닌 직원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발언을 한 직후에 미국 테크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떨어지는 현상이 있었다. 장관의 말처럼 테크기업의 노동자들이 그 기업의 직원이 된다면 기업이 지불해야 할 비용이 늘어날 것을 염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는 노동자들이 과거처럼 직원이었으면 받았어야 할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비용이 적게 드는 테크기업이기 때문에 기업의 가치를 인정받는 게 사실이라면 노동자들을 필요로 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많은 기업이 ‘테크기업’이라는 이름만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뒤 노동자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은 채 그들의 이윤을 지탱하고 있다면, 과연 그들의 기업가치가 정당한 것일까? 아마존 노동자들처럼 세상의 많은 긱 노동자들이 “이 정도 버는 것도 어디냐”는 자세로 일하고 있다면 뭐가 문제냐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세상의 많은 테크기업은 인류역사상 한 번도 본 적이 없을 만큼의 돈을 벌고 있고, 월스트리트에는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투자할 곳을 찾는 돈이 쏟아져 들어오는 중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차근차근 진행돼 온 경제적 양극화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터보엔진을 달게 됐다는 말이 나올 만큼 세상은 양분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가게를 잃거나 직장을 구하지 못해 오토바이를 타고 테크기업들이 던져 주는 주문에 맞춰 배달을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여유 자금으로 투자에 열을 올리며 그런 테크기업의 주식을 달나라로 보내는 중이다.●로켓·새벽배송 노동자에게 대우 제대로 안 해 아마존의 노조 결성 실패 이후에도 아마존에 대한 여론은 나빠지지 않았다. 팬데믹 이전에도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회사라는 말이 나왔지만 팬데믹을 거치면서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물건을 빠르게 배달해 주는 아마존에 대한 소비자의 사랑은 더욱 커졌다고 한다. 아마존만도 아니다. 소비자들은 로켓배송, 새벽배송처럼 자신에게 즉각적인 만족감(instant gratification)을 주는 서비스를 사랑한다. 하지만 때로는 그 사랑이 지나쳐서 그 서비스가 누군가의 고된 노동으로 유지된다는 사실을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그 기업의 주식까지 사서 보유하고 있다면? 노동자들의 요구는 자신의 이익을 이중으로 위협하는 존재가 된다. 양극화가 만들어 가는 세상에서 노동자들의 지위가 점점 위태로워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중산층 복원” 선언한 바이든… ‘분수효과’ 이어질까

    “중산층 복원” 선언한 바이든… ‘분수효과’ 이어질까

    “낙수효과는 한 번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바닥권·중산층에서 경제를 키워 갈 때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의회연설에서 코로나19 기간에 부를 축적한 대기업·부자가 경기를 부양해 서민이 혜택을 보는 일은 없다는 취지로 이렇게 설명했다. “월가는 미국을 세우지 않았다. 미국을 세운 건 중산층”이라며 중산층 복원을 선언했고 “기업과 부자가 제 몫을 낼 때”라며 증세를 주장했다. 30년 만에 세계적으로 중산층이 가장 크게 줄어든 가운데, 바이든의 중산층 복원 청사진에 이목이 쏠린다. 감세 등으로 ‘낙수효과’를 노렸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은 최저임금을 올리고 정부가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해 중산층의 소득·소비가 늘며 경기를 부양하는 ‘분수효과’를 노린다. 일견 한국의 소득주도성장과 닮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 “50년 전과 현재의 중산층이 다른 건 부모보다 내가, 나보다 내 자식이 잘살 거라는 신뢰의 상실”이라며 바이든이 “중산층 재건을 목표로” 4조 달러 이상을 들인다고 전했다. 바이든은 2조 2500억 달러(약 2526조원) 규모의 일자리·인프라 정책으로 학위 없이 얻을 수 있는 수백만개의 질 좋은 일자리가 생길 거라는 입장이다. 3~4세 유치원 무료교육, 아동 세액공제 등을 담은 1조 8000억 달러(약 2014조원) 규모의 ‘미국가족계획’도 맞벌이를 하는 서민에게 가뭄 속 단비 격이다. 안전한 커뮤니티에 자가주택이 있는 이를 중산층으로 보고, 향후 10년간 주택공급정책에 6400억 달러(약 718조원)를 투자할 계획도 세웠다. 바이든은 현행 시간당 7.25달러인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리자”고도 했다. 중산층 복원을 위한 마중물은 법인세 인상과 상위 0.3% 부자에 대한 증세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제한 없이 찍어낸 돈이 미국인의 통장을 거쳐 기업으로 흘러갔고, 또 시민들이 자산투자로 쏠리며 부자는 더 큰 부자가 됐으니 제 몫을 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바이든 취임 후 100일간 가장 부유한 100명의 재산이 도합 1950억 달러(약 218조 6000억원) 증가했다고 전했다. 상승 폭이 가장 큰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는 266억 달러(약 29조 8000억원)가 늘었다. 반면 50년간 미국 중산층의 비율은 61%에서 51%로, 중산층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2%에서 42%로 감소했다. 세계적으로도 중산층은 1990년대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중산층 인구는 25억명으로 전년보다 9000만명 줄어 상류층에서 중산층으로 떨어진 폭(6200만명)보다 컸다. 바이든의 중산층 복원 전략이 성공한다면 코로나19 이후 각국에 롤모델이 될 수 있지만 우선 미국 내 반대부터 넘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설에서 “부자증세의 피해자는 변호사를 고용하는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최고경영자)가 아니라 평생 일하고 투자한 결과 부자가 될 수도 있는 중산층”이라며 “수익의 무려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가져가는 건 공정한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30년만에 고꾸라진 중산층’ 복원 나선 바이든, 분수효과로 이어질까

    ‘30년만에 고꾸라진 중산층’ 복원 나선 바이든, 분수효과로 이어질까

    바이든 “낙수효과 경제 한 번도 작동안 해” 비판일자리·가족계획·주택공급 등 중산층 복원 나서지난해 9000만명 급감하는 등 세계 중산층 위기부자 증세로 재원 마련 관련해서는 반발도 많아“낙수효과는 한 번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바닥권·중산층에서 경제를 키워 갈 때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취임 후 첫 의회연설에서 코로나19를 통해 상대적으로 부를 축적한 대기업과 부유층이 경기를 부양해 서민이 혜택을 보는 일은 없다는 취지로 이렇게 설명했다. “월가는 미국을 세우지 않았다. 미국을 세운 건 중산층”이라며 중산층 복원을 선언했고, “기업과 부자들은 제 몫을 낼 때”라며 상위 1%를 공격했다. 중산층에 일자리와 복지혜택을 지원해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상위 1% 중심의 사회구조를 바꾸겠다는 바이든식 청사진은 코로나19로 30년 만에 중산층이 가장 크게 줄어든 세계 각국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 “50년 전 중산층과 현재가 다른 건 부모보다 내가, 나보다 내 자식이 잘 살거라는 신뢰의 상실”이라며 “수조 달러에 달하는 바이든의 제안은 중산층 재건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실제 바이든은 “블루칼라를 위한 청사진”이라며 2조 달러(약 2238조원) 규모의 일자리·인프라 정책을 밀어붙이고, 3~4세 유치원 무료교육 등을 담은 1조 8000억 달러(약 2014조원) 규모의 미국 가족계획을 내놓았다. 또 중산층을 자신의 집을 소유하고 안전한 커뮤니티에 거주하는 이들로 정의하고, 주택공급정책으로 향후 10년간 64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재원은 법인세 인상과 상위 0.3% 부자에 대한 증세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미국 정부가 5차 부양책을 통해 전 국민에게 공급한 돈이 소비를 통해 기업으로 갔고, 또 자산시장의 투자로 몰리며 부자들을 더욱 부유하게 만들었으니 제 몫을 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바이든 취임 후 100일간 가장 부유한 100명의 재산이 도합 1950억 달러(약 218조 6000억원)나 증가했다고 전했다. 가장 상승폭이 컸던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는 무려 266억 달러(약 29조 8000억원)가 늘었다. 바이든도 “최고경영자(CEO)가 버는 돈이 일반 직장인의 320배인데, 예전에는 100배가 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반면 꼭 코로나19가 아니라도 미국 중산층의 비율은 50년간 61%에서 51%로 줄었고, 중산층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2%에서 42%로 줄었다. 세계적으로도 중산층의 몰락은 확연하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중산층 인구는 25억명으로 전년보다 9000만명 줄어 상류층에서 중산층으로 떨어진 폭(6200만명)보다 컸다. 하루 수입이 2달러에 못 미치는 빈곤층은 1억 3100만명 가량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바이든의 중산층 복원 전략이 코로나19에서 차례로 벗어날 각국에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부자증세를 통한 중산층 복원 계획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날 사설에서 “부자증세의 피해자는 변호사를 고용하는 제프 베조스(아마존 CEO)가 아니라 평생 일하고 투자한 결과 부자가 될 수도 있는 중산층”이라며 “정치인들이 공정한 몫(세금)을 절반 이상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은 연간 10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자본이득 최고세율을 현행 20%에서 39.6%로 올릴 계획인데 별도의 주별 세금을 더하면 가장 높은 캘리포니아주는 56.7%를 내게 된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K-food 수출 청년이 나선다

    K-food 수출 청년이 나선다

    단국대학교 지역특화 청년무역전문가양성사업단(GTEP, 단장 정윤세 무역학과 교수)은 지난 4월 16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서울사람 주식회사(대표 한희원)와 수출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협약을 맺은 ‘(주)서울사람’은 작년 5월에 설립한 식품 스타트업 기업으로, 전통식품을 재해석하고, 여기에 트렌디한 옷을 입혀서 더 좋은 상품을 공급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야심찬 기업이다. 이번에 단국대학교 GTEP사업단과 협력하여 수출할 제품은 ‘서울칩’으로 유기농 현미 누룽지에 치즈, 코코넛, 퀴노아를 더해 만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누룽지 과자다. 서울사람주식회사의 한희원 대표는 “서울칩의 수출을 막연히 계획만 하고 있었는데 단국대 GTEP 사업단의 제안으로 협력을 맺게 되어 성공적인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가 크며, 한국의 전통 음식인 누룽지를 세계에 알리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며 해외시장 개척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이번 협약에 참가한 단국대 GTEP사업단의 ‘단육이팀’의 심민정(무역학과)팀장은 “그간 GTEP과정에서 배운 무역지식과 다양한 전자상거래 플랫폼 활용 노하우를 이용해 업체와 전시회, 상담회에 참가하는 등 반드시 해외시장 개척의 성과를 거두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단육이팀은 심민정 팀장, 신혜림(무역학과) 부팀장, 그리고 팀원 곽희영(무역학과), 문정규(경영학과), 손영은(포르투갈어학과)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업단은 조직을 회사조직과 같이 5~6명의 팀으로 구성해 6개의 사업팀이 협력할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전자상거래, 온라인 상담회, 통번역 지원 등 다양한 해외 마케팅 지원을 중소기업의 해외수출시장 개척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GTEP 사업(Global Trade Experts incubating Program)은 2007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고, 한국무역협회가 관리 및 지원하는 국고지원 사업으로 대학생들을 글로벌 무역 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한 15개월간의 교육과정이다. 현재 전국 20개 4년제 대학이 GTEP사업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사업단은 해외전시마케팅, 전자무역 체험·학습 프로그램, 국내외 인턴십 프로그램, 해외박람회, 통역업무 등을 특성화 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현장에 바로 투입이 가능한 무역 마케팅 실무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이 사업은 우수한 무역인력 확보가 어려운 중소기업을 지원해 수출기업화를 돕고 이를 통해 GTEP단원들은 무역전문가의 역량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상생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산학협력 사업이다. 과거에는 해외 전시회 및 사절단 참가를 통한 지원이 주를 이루었으나, 작년(2020년)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하여 off-line 전시회 참가가 어려워짐에 따라 알리바바, 아마존, 이베이, 트레이드 코리아, Facebook,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하여 기업의 해외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고 온라인 상담회 등을 통해 중소기업을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단국대 GTEP 사업단은 2009년부터 13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전국 20개 사업단 중 항상 3위 이내의 우수사업단으로 평가받아 왔다. 학생들은 본 사업을 통하여 15개월간 420시간 이상의 해외마케팅, 해외전시회, 전자상거래, 화상 무역상담회, 전자무역 체험·학습 프로그램, 국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경험하며, 현장에 바로 투입이 가능한 무역 실무 전문가로 성장하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21 제주국제감귤박람회 3D 디지털 박람회로 연다

    2021 제주국제감귤박람회 3D 디지털 박람회로 연다

    2021 제주국제감귤박람회가 11월 5일부터 14일까지 10일간 ‘세계를 잇는 제주, 감귤로 여는 미� ?� 주제로 3D 디지털 감귤박람회 형태로 온라인 가상공간과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제주감귤박람회는 매년 10만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단일품목으로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박람회다. 제주국제감귤박람회에서는 수출상담회, 해외전자상거래 설명회, 국제컨퍼런스, 제주감귤국제영화제, 수출국 현지 마케팅 등의 행사가 열린다.감귤 및 감귤제품 수출희망업체들을 위한 수출상담회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 온라인 화상 수출상담회로 진행 될 예정이다. 수출기업의 디지털 셀러 및 해외 전자상거래 역량 강화를 위해 중국의 타오바오, 미국의 아마존 같은 해외 전자상거래 지원 설명회도 연다.또 기존의 바이어 위주의 B2B 행사에서 현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수출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주감귤 판촉행사도 벌어진다. 박람회 기간에는 가상의 3D 디지털 감귤박람회(www.jicexpo.com)를 구축하여 비즈니스관, 감귤산업전시관, 농기자재관, 국제전시관,감귤미래농업관 등 온라인 전시관을 통해 국내외 감귤관련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한다.감귤영농 신기술, 미래 디지털 농업기술, 유통 소비 트렌드 교육, 감귤의 기능성 홍보 등 소비자와 감귤농가, 감귤산업 업체들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전시·문화·체험 행사로 우수감귤전시관, 감귤따기 체험, 귤빛가요제 등도 열린다. 특히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여 감귤 및 감귤제품을 국내외로 판매하고 온라인 즉석감귤경매 행사도 열어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게 감귤을 구입할 기회를 제공한다. 양병식 조직위원장은 ‘코로나19가 하반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온라인 위주의 박람회 개최를 결정했다”면서 “제주감귤의 우수성을 알리고 제주감귤박람회가 세계적인 감귤박람회로 도약하기 위한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정치 똑바로 해라”… ‘깨어 있는 자본주의’가 움직인다

    “정치 똑바로 해라”… ‘깨어 있는 자본주의’가 움직인다

    ‘트럼프와 콜라병’ 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미국 조지아주의 투표법 개정안에서 시작된 일이다. 조지아주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신분 증명을 강화하고, 부재자 투표 신청 기한을 축소하며, 드롭박스(이동식 투표함) 설치를 제한하도록 법안 개정을 추진하자 민주당 성향의 단체들이 기업들을 압박해 이에 반대하도록 했다. 일부 기업들이 이 요구에 호응했는데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코카콜라도 그중 하나였다. 그러자 코카콜라 마니아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카콜라 보이콧을 선언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 간섭하는 모든 기업을 보이콧하자”고 호기롭게 제안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고문이 트럼프와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는데 전화기 뒤에 놓여 있는 콜라병을 들킨 것이다. ●美 대기업들, 공화당에 반기 미국의 대기업들이 공화당과 맞서고 있는 이런 현상은 ‘깨어 있는 자본주의’로 불린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 100여개 기업의 경영진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온라인 회의를 열어 선거법 개정 반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아마존, 애플, 블랙록, 골드만삭스 등에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부터 씨티그룹 회장 제인 프레이저, 60개 이상의 로펌 등이 참여했다. 델타항공 등 주요 항공사를 비롯해 스타벅스, 타깃, 리바이 스트라우스, 링크드인 등 소매 및 제조업 분야의 회사들도 망라됐고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구단주도 참석했다. 이들도 개정안에 찬성한 정치인에 대한 후원금을 끊고, 법을 개정하려는 지역에는 투자를 늦추는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코카콜라와 델타항공은 법안 수정을 요구했고 미국 프로야구(MLB)는 오는 7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려던 올스타전의 개최지를 바꾸고, 신인 드래프트 개최권도 박탈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전 회장인 케네스 체놀트 등 유명 흑인 기업인들은 “중립지대는 없다. 더 많은 사람이 투표하는 데 찬성하든지, 아니면 투표를 하지 못하게 억압하든지 둘 중 하나”라고 몰아붙였다. 기업들의 ‘깨어 있기’는 미국 내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영역도 한정돼 있지 않다. 조지아주 투표법 개정안이 ‘민주주의’에 관한 일이라면 중국의 신장(新疆) 위구르 문제는 ‘인권’에 관한 것이었다. 앞서 3월에는 나이키를 필두로 H&M, 랠프로런 등 국제적 기업들이 뭉쳐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권 문제를 제기했고 일부는 신장 지역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문제는 산업계를 재편하고, 국가별로 법률과 규제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국제 외교 지형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들까지 적극 나서 이 분야의 주도권을 쥐려는 노력들을 펼치다 보니 파급효과가 증폭되고 있다.●공화당 “다수 배제하는 정치 참여 안 돼” 다만 ‘깨어 있기’에는 비용이 든다. 나이키가 중국에서 겪은 불매운동 같은 것이다. H&M 상품은 중국 최대 쇼핑 사이트에서 검색조차 되지 않았다. 그래도 이 정도에서 전선이 형성되는 것과 전략적 차원의 물품으로 갈등하는 것은 다른 얘기일 수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태양광 패널에 들어가는 폴리실리콘이 기업과 중국 간 새로운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태양열 집열판의 필수 소재인 폴리실리콘은 전 세계 생산량의 40%가량이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생산되고, 중국 업체들은 웨이퍼 생산과 패널 조립 등도 통제하고 있어 전 세계 태양광 공급망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폴리실리콘이나 태양광 패널 관련 소재들도 면화처럼 신장위구르 강제노동과의 연계성이 있는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업계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비용 문제는 차치하고 공급선 전환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추진 사업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일부 의원들은 중국 태양광 패널 구매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도 발의했다. 중국 정부는 서방의 태양광 회사들이 중국과의 거래를 중단하면 누구 손해이겠느냐는 태도다. 반격의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공화당이 친민주당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겠다고 벼르고 있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의원은 “기업들도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있지만, 다수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공화당원들도 코카콜라를 마시고, 비행기를 타고, 야구를 좋아한다”며 기업들의 정치 개입에 으름장을 놓았다. 공화당은 반공화당 성향의 기업에 불매운동으로 맞불을 놓는 한편 공화당이 장악한 주정부의 해당 기업에 대한 증세 방안 등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코카콜라, MLB, 델타항공, 씨티그룹, 비아콤CBS, UPS 등에 대한 불매운동을 독려했다.●‘깨어 있는 자본주의’ 어디까지 ? ‘깨어 있는 자본주의’는 ‘깨어 있기’의 한 부분이고,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캔슬 컬처’(cancel culture) 등과 연동돼 진행되는 일정한 역사의 맥과 흐름이 있는 사회 및 정치운동이다. 다만 사회 현상과 이해관계가 맞물려 복잡하게 전개되다 보니 주요 주체인 정당과 기업들이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전통적으로 친기업적인 공화당으로서는 기업들과 전투를 치르기에 껄끄러운 점들이 있다. 당장 워싱턴포스트는 “‘기업 아메리카’에 대한 공화당의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공화당은 이제 법인세율 인상을 지지할 것인가?”라고 비꼬고 있다. 이 운동의 최대 수혜자이자 추동 세력인 민주당은 인권과 민주주의의 문제를 무한정 적용해 나가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남부 국경에 쏟아지는 이민 물결에 공약대로 대응하지 못해 비난을 받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국경 지역 불법 이민문제 원인이 기후변화에 있다”는 옹색한 주장으로 예봉을 피해야 했다. ‘깨어 있는 기업’들은 ‘정치화’에 대한 미국 내 비용도 따져 봐야 하지만, 해외 활동에도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 페이스북과 와츠앱, 트위터 등 빅테크 회사들이 인도에서 농민 시위와 관련된 정보와 계정 폐쇄 등 정부의 요구를 거절했다가 당국의 보복 위협에 위축된 것 같은 상황이다. 반대로 ‘덜 깨어 있는’ 기업들은 정치 이슈가 있을 때마다 행동할 것을 요구받으며 ‘보이콧’ 협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정당들은 여기서 밀려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폴리티코는 “정치적 올바름이 대기업의 중역실을 차지해 보수적 가치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항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6월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탄압 문제를 다룰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와 콜라병’ 같은 상황이 누구에게 찾아올지 모른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맥켄지 스콧의 통 큰 기부 발표, 사기 기술자들이 따라 붙었다

    맥켄지 스콧의 통 큰 기부 발표, 사기 기술자들이 따라 붙었다

    호주 시드니 근처 올롱공에서 다섯 자녀를 키우는 대니엘레 처칠(34)은 도움이 절실했다. 셋째 아들 라클란(10)의 자폐증을 치료하는 데 돈이 너무 들어갔다. 고펀드미에 모금 계정을 만들었는데 500달러 밖에 모이지 않았다. 지난해 후반 그녀의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메시지를 받았을 때 얼마나 기뻐했을지 짐작이 간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이혼한 맥켄지 스콧이 재산의 절반을 자선 목적에 내놓는데 처칠 정도면 충분히 자격이 있으니 신청해 보라는 내용이었다. 혹시 사기가 아닌가 싶어 처칠은 스콧의 이름과 사기를 동시에 넣어 검색도 해봤다. 신문 기사를 뒤지니 스콧의 대리인들이 재정적 도움이 필요한 수백 군데 시민사회단체들에 이메일을 보냈다는 소식을 볼 수 있었다. 처칠은 “사람들은 사기라고 생각했는데 그때는 진실돼 보이더라”고 말했다. 스콧은 60억 달러에 가까운 돈을 내놓겠다고 선언하면서 크지 않은 자선단체라도 즉각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해서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통 큰 그녀의 기부 약속 때문에 사기 기술자들(scam artists)이 따라붙었다고 전했다. 맥켄지 스콧 재단이라면서 인베스터스 뱅크 앤드 트러스트 컴퍼니란 회사 명의로 온라인 계좌를 만들었으니 처칠에게 가입 서류를 제출하라고 했다. 해서 작성했다. 그들은 25만 달러를 보낼텐데 다만 처칠이 호주인이니 납세자 번호를 제시하고 약간의 수수료를 부담하라고 했다. 의심이 들어 계속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첨부해달라고 했더니 그들은 따박따박 증빙 서류들을 모두 보여줬다. 할머니와도 함께 꼼꼼이 살폈다. 온라인은행은 모든 게 완벽하니 안심하라고 했다. 그녀는 맥킨지 스콧 재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몰랐다. 인베스터스 뱅크 앤드 트러스트 컴퍼니는 보스턴이 주소지였는데 10년 전에 문을 닫은 회사였다. 그녀와 접촉한 이들은 사기꾼들이었다. 처칠이 빼앗긴 돈은 7900 달러 밖에 안된다. 하지만 다섯 자녀를 기르느라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사는 그녀에겐 큰 돈이었다. 할머니와 자매에게 빌려 낸 것이었다. 은행이나 신용카드 회사에 애원했지만 소용없었다. 이스라엘의 이메일 보안업체 아이런스케일스(Ironscales)는 스콧의 대리인을 사칭해 이런 사기 이메일이 뿌려진 것만 19만개 정도라고 밝혔다. 처칠도 페이스북에 스콧을 빙자한 계정들이 많이 설치는 것을 봤다며 자신과 비슷한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짐작했다. 해서 그녀는 사기를 조심하라는 글을 남겼는데 얼마 뒤 삭제된 것을 봤다. 미네소타 대학의 마르티 드리에마 교수는 스콧의 파격적인 기부 형식이 사기꾼들을 들끓게 만든 요인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 중소기업청이나 연방무역위원회처럼 이런 사기 행위를 단속해야 하는 기관의 웹페이지마저 공공연히 가짜로 만들어 사기에 써먹는다. 스콧은 결코 개인에게 기부하지 않고 대학이나 푸드뱅크, 다른 일선 자선기관에게만 기부하고 있다. 그녀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는 유명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오직 미디엄 페이지와 세 차례 트윗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트위터만 이용한다. 또 절대로 기부할테니 수수료를 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처칠은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없도록 자신이 속아 넘어간 서류들 사진을 웹페이지에 올렸다. 경찰에 가 도움을 청했지만 방법이 없다는 답만 들었다. “내 인생을 완전히 망쳤다.” 전문가들은 피해자들이 앞으로 나서 증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바보처럼 당했다며 범죄자보다 오히려 자신을 책망하며 입을 다문다. 처칠은 스콧 본인이 귀찮고 성가실 수 있지만 이런 야비한 사기꾼들을 막는 노력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정의선 회장, 미국 전기차 시장 확대 선봉 나서나

    정의선 회장, 미국 전기차 시장 확대 선봉 나서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내달 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시점에 미국 전기차 시장을 직접 둘러보고 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활짝 열린 미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영토를 확장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정 회장은 지난 24일 일주일간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지난해 10월 회장에 취임한 이후 미국을 찾은 건 처음이다.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제품박람회(CES)에 참석한 것이 마지막 방문이었다. 해외 출장은 지난 1월 싱가포르를 방문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정 회장은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맞춰 현지 시장 판매 전략을 재검토하고자 미국 방문을 결정했다. 정 회장은 앨라배마주 현대차 공장을 찾아 최근 출시한 전용 플랫폼(E-GMP)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생산할 여건을 갖췄는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생산 라인을 활용할지, 아니면 라인을 신설할지를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기차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려면 현지 생산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도 ‘친환경차 산업 100만개 일자리 창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 체제를 갖추길 바라고 있다. 정 회장의 미국 방문 시점도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두고 국내 기업의 미국 친환경 시장 진출 문제가 백신 공급과 함께 주요 안건으로 떠오르자 정 회장이 직접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회담에서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미국에서 배터리 전쟁을 벌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기업이 미국 전기차 시장을 확대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펼쳐달라”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현대차가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려면 노조와 협의를 거쳐야 해 당장 추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노조 측은 해외 공장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국내 생산량이 줄기 때문에 해외 일감을 국내로 돌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번 미국 방문길에 미래차 기술 관련 기업 관계자와 만나 다양한 협업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물류 기업 아마존과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협업을 타진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라스트마일 모빌리티는 차량에서 내려 최종 목적지까지 남은 ‘1마일’(1.6㎞)을 이동할 때 쓰이는 ‘전동킥보드’와 같은 교통수단을 뜻한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2.6조 개 트랜지스터를 지닌 인공지능 프로세서 - 2세대 웨이퍼 스케일 엔진 공개

    [고든 정의 TECH+] 2.6조 개 트랜지스터를 지닌 인공지능 프로세서 - 2세대 웨이퍼 스케일 엔진 공개

    초창기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별도의 연산 하드웨어 없이 CPU를 이용해 모든 연산을 처리했습니다. 그러나 CPU는 복잡한 명령어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데 유리한 구조로 단순한 신경망 밖에 구현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CPU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용량 그래픽 데이터의 병렬처리에 최적화된 GPU에 주목했습니다. GPU는 수백 개의 코어를 사용해서 한꺼번에 막대한 데이터를 연산하는데, 이는 CPU보다 인공지능 연산에 유리한 구조입니다.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GPU 덕분에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수준까지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성능을 끌어올렸습니다. 이제는 아예 최신 GPU도 인공지능 연산을 염두에 두고 개발될 정도로 인공지능 연산을 위한 GPU 수요가 커졌습니다.  그러나 GPU라고 해서 단점이 없는 완벽한 기계는 아닙니다. GPU 가장 큰 문제점은 혼자서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GPU는 기본적으로 컴퓨터의 그래픽 연산 프로세서이기 때문에 CPU, 메모리, 스토리지와 함께 작업해야 합니다. 따라서 CPU, 메모리와 끊임없이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합니다. 데이터의 양이 커질수록 연산 능력이 아니라 데이터 병목현상 때문에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미국의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인 세레브라스 시스템스 (Cerebras Systems, 이하 세레브라스)는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이들의 해결책은 300mm (12인치) 웨이퍼 하나를 통째로 하나의 통합 프로세서로 만들어 연산 코어와 메모리를 가득 채우고 가까운 거리에서 고속으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반도체는 웨이퍼라는 동그란 원판에서 한꺼번에 제작된 후 작게 조각내 CPU나 GPU 같은 개별 제품으로 판매됩니다. 컴퓨터에서 CPU와 GPU는 PCIe 같은 인터페이스로 연결되고 역시 CPU 밖에 위치한 메모리는 메모리 컨트롤러를 통해 제어됩니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해 서로 가까이 있어야 하지만, CPU, GPU, 메모리는 사실 서로 멀리 떨어진 셈입니다.  세레브라스의 웨이퍼 스케일 엔진 (Wafer Scale Engine, WSE)은 웨이퍼를 여러 개로 쪼갠 후 별도의 제품으로 만들어 서로 복잡한 과정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대신 작은 연산 코어와 메모리를 그냥 하나의 웨이퍼에 두고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택했습니다.  세레브라스의 1세대 웨이퍼 스케일 엔진은 TSMC의 16nm 공정으로 제조되었으며 거의 40만 개의 코어와 18GB의 온 보드 SDRAM을 장착해 고속 AI 연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최신 미세 공정을 생각하면 16nm 공정 프로세서는 시대에 다소 뒤처진 감이 있습니다. 따라서 세레브라스는 최근 TSMC의 7nm 공정을 이용한 2세대 웨이퍼 스케일 엔진을 공개했습니다. 무려 85만 개의 AI 연산 코어와 40GB의 온보드 SDRAM을 탑재했으며 트랜지스터 집적도는 1세대의 1.2조 개에 두 배가 넘는 2.6조 개에 달합니다. 이론적 성능 역시 1세대의 두 배 이상입니다.   신생 스타트업이 기술적 난이도가 상당한 프로세서 개발에 성공한 이유는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에 유리한 미국 내 환경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세대 웨이퍼 스케일 엔진은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 (LLNL) 같은 국책 연구소의 슈퍼컴퓨터에 통합되었고 올해 3분기부터 출하될 2세대 웨이퍼 스케일 엔진은 아르곤 국립 연구소,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 같은 미국 내 연구소는 우선 도입될 예정입니다. 신개념 인공지능 기술을 국책 연구소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해서 성능을 검증하고 판로를 열어준 것입니다.  중국 등 다른 나라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긴 하지만, 아직 고성능 인공지능 프로세서 분야에서는 미국이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인텔, AMD 등 미국 반도체 회사들이 이 분야에서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고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같은 거대 IT 회사들이 탄탄한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레브라스 같은 신생 스타트업도 혁신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민간과 정부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새로운 인공지능 프로세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세레브라스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이 분야에서 한동안 미국이 앞서 나갈 것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아마존 미용실’ 英에 연다… AR 기술로 머리모양 선택

    ‘아마존 미용실’ 英에 연다… AR 기술로 머리모양 선택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이 된 아마존이 최근 오프라인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언론업, 유통업 등에 이어 미용산업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영국 런던에서 처음으로 미용실 점포를 개설한다. 금융 중심지구인 시티 오브 런던 인근 빌딩 2개 층에 ‘아마존 살롱’의 문을 여는데 우선 주변 아마존 영국 본부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몇 주 안에 일반 대중의 예약을 받을 계획이다. 점포 면적은 약 140㎡다. 아마존 살롱에서는 내부의 의자마다 태블릿PC를 배치하고, 증강현실(AR) 기술로 고객이 스스로 원하는 헤어스타일과 염색 색깔 등을 직접 얼굴에 대보고 비교해 보게 하는 등 다양한 정보기술(IT)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제품에는 QR코드를 붙여 관심 있는 고객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아마존은 “이용자들이 최상의 기술과 헤어케어 용품,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새로운 기술을 시험할 장소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1994년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현재 클라우드 컴퓨팅, 음악 스트리밍, 게임에 이어 아마존 살롱처럼 패션과 미용업계에도 활발히 진출하며 산업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2017년에는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를 활용한 ‘에코 룩’ 장치도 내놨다. 고객의 체형과 옷 등을 기반으로 의상 조언을 하는 서비스였지만 지난해 단종됐다. 특히 온라인 기술을 접목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건 최근의 두드러진 변화다. 서점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 미국 시애틀에 오프라인 서점을 열고, 유통업에 뛰어들어 ‘홀푸드마켓’을 인수하고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의 수석 분석가 수카리타 코달리는 이번 시도에 대해 “아마존은 고객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배우고 그들의 데이터를 수집할 것”이라면서도 “당황스럽다(baffling). 헤어 스타일은 개인 맞춤형 특성이 강한데, 이는 아마존의 강점이 아니다”라고 평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AR로 스타일 골라요” 아마존, 영국에 미용실 연다

    “AR로 스타일 골라요” 아마존, 영국에 미용실 연다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이 된 아마존이 최근 오프라인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언론업, 유통업 등에 이어 미용산업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영국 런던에서 처음으로 미용실 점포를 개설한다. 금융 중심지구인 시티 오브 런던 인근 빌딩 2개 층에 ‘아마존 살롱’의 문을 여는데 우선 주변 아마존 영국 본부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몇 주 안에 일반 대중의 예약을 받을 계획이다. 점포 면적은 약 140㎡다. 아마존 살롱에서는 내부의 의자마다 태블릿PC를 배치하고, 증강현실(AR) 기술로 고객이 스스로 원하는 헤어스타일과 염색 색깔 등을 직접 얼굴에 대보고 비교해보게 하는 등 다양한 IT 기술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제품에는 큐알(QR) 코드를 붙여 관심 있는 고객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아마존은 “이용자들이 최상의 기술과 헤어케어 용품,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새로운 기술을 시험할 장소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1994년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현재 클라우드 컴퓨팅, 음악 스트리밍, 게임에 이어 아마존 살롱처럼 패션과 미용업계에도 활발히 진출하며 산업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2017년에는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를 활용한 ‘에코 룩’ 장치도 내놨다. 고객의 체형과 옷 등을 기반으로 의상 조언을 하는 서비스였지만 지난해 단종됐다. 특히 온라인 기술을 접목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건 최근의 두드러진 변화다. 서점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 미국 시애틀에 오프라인 서점을 열고, 유통업에 뛰어들어 ‘홀푸드마켓’을 인수하고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의 수석 분석가 수카리타 코달리는 이번 시도에 대해 “아마존은 고객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배우고 그들의 데이터를 수집할 것”이라면서도 “당황스럽다(baffling). 헤어스타일은 개인 맞춤형 특성이 강한데, 이는 아마존의 강점이 아니다”라고 평했다. 이어 헤어 스타일링 분야는 개개인의 ‘장인 정신’이 빛나기 때문에 항상 첨단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니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윤석년의 소통 가게] OTT 경쟁과 이용자 복지

    [윤석년의 소통 가게] OTT 경쟁과 이용자 복지

    1년이 넘는 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OTT(Over The Top)가 제공하는 각종 동영상 서비스를 즐겨 이용한다. 대표적인 OTT 기업인 넷플릭스는 이미 전 세계 약 2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지난 해 말 넷플릭스 국내 가입자는 3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 2월 통계지만 월순수이용자수(MAU)는 약 1000만명에 달한다. 2020년 국내 매출 규모도 무려 4155억원으로 서비스 개시 불과 3년 만에 전년 대비 2배를 넘게 성장했다. 디즈니도 자체 콘텐츠의 배타적인 이용을 극대화하고자 OTT인 디즈니플러스를 출범시켜 1년 4개월 만에 이미 가입자가 1억명을 넘어섰다. 올 하반기에 국내 진출을 준비 중이며, 넷플릭스·아마존 등과 한정된 수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할 전망이다. 토종 OTT 플랫폼인 웨이브, 티빙, 왓챠 등도 점차 가입자 수를 늘리고 있다. 국내 방송사에서 제작한 인기 드라마와 버라이어티프로그램 등을 앞세워 글로벌 OTT에 맞서 국내 시장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 2월 현재 웨이브는 약 400만명, 티빙은 약 270만명, 왓챠는 약 140만명의 MAU를 기록했다. 더욱이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자체 플랫폼의 경쟁력을 내세워 미디어 콘텐츠의 서비스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기업인 아마존이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 쿠팡을 포함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방송 및 동영상 서비스 시장은 지상파 방송 중심의 체제에서 ‘본방사수’의 관습적인 시청이 줄었고, 유료 채널의 가입도 정체됐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1인 가구 혹은 2인 가구는 ‘코드커팅’, 즉 유료채널을 해지하고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덜한 OTT로 갈아탔다. 각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는 공간적인 제약을 그다지 받지 않는다. 극장 개봉을 1차 창구로 하는 영화도 코로나 사태 이후 각종 OTT 서비스나 SVOD를 통해 소비되고 있다. 그렇지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이용이 늘어날수록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아니 이용자의 불만이 쏟아져 나온다. 이미 넷플릭스는 30일간 무료체험도 폐지했고 가족 이외의 이른바 ‘쪼개기 시청’을 제한하려고 한다. 넷플릭스는 이용자의 양적 확대보다는 기존 이용자로부터 더 많은 경제적인 수익을 챙기려는 의도를 보여 준다. 넷플릭스는 미국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아마존프라임, 디즈니플러스와의 한판 승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아니었다면 이용자 수 정체가 예상됐으며, 막대한 인기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의 저가 전략에 맞서 가격 경쟁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웠다. 결국 넷플릭스는 디즈니가 보유한 인기 동영상 콘텐츠에 대항해 자체 제작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의 충성도를 극대화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전략을 마련했다. OTT 간의 경쟁이 본격화되면 이용자의 복지는 어떻게 바뀔까? 한편으로 OTT 사업자 간의 경쟁이 거듭될수록 이용자에게는 일시적으로 착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업자가 콘텐츠의 배타적인 공급을 하면 할수록 이용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보려면 여러 OTT에 따로 가입하는 비용 부담도 감내해야 한다. 국내 토종 OTT는 자체 콘텐츠 경쟁력 제고와 함께 가격 경쟁 또한 불가피해진다.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OTT 간, 그리고 토종 OTT와의 경쟁이 이용자의 복지, 즉 가성비를 충족할 만한 동영상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 주가 40% 빠진 쿠팡… 힘받는 거품론?

    주가 40% 빠진 쿠팡… 힘받는 거품론?

    ‘한국의 아마존’으로 화려한 뉴욕 데뷔전을 치른 쿠팡 주가가 상장 첫날 시초가에 비해 40%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쿠팡 주가는 45.72달러에 마감했다. 공모가인 35달러보다는 높지만 지난달 11일 상장 직후 처음 형성된 가격인 시초가(63.50달러)에 비해선 39% 가량 낮다. 상장 첫날 종가(49.25달러)와 비교하면 7% 가량 빠진 상태다. 시가총액은 상장 첫날 886억 5000만달러(약 100조 4000억원)에서 이날 784억 1600만달러(87조 4341억원)로 약 13조원이 빠졌다. 최근 금융데이터업체 레피니티브가 전 세계 1200개 리서치 회사의 의견을 종합한 쿠팡의 목표 주가는 51달러(지난 15일 기준)로 투자의견은 대체로 ‘중립’에 그쳤다. 글로벌 투자 은행들은 택배 노동자 관련 이슈가 쿠팡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지적한다. JP모건은 최근 낸 쿠팡 보고서에서 “지난해부터 한국에 떠오른 택배 노동자 과로 이슈의 중심에 쿠팡이 있다. 향후 쿠팡이 더 나은 직원 안전과 복지를 위해 더 많은 인건비를 써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은 쿠팡의 목표 주가를 48달러로 잡고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쿠팡 택배 노동자 관련 이슈를 제기해 온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쿠팡 노동자 과로사 이슈를 집중 부각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쿠팡 물류 배송 관련 노동자 9명이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망에 이르렀다는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쿠팡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대책위 공동 대표를 맡은 권영국 변호사는 “쿠팡이 실제로는 미국 기업인데 국내에서만 (쿠팡의) 열악한 작업 환경, 노동 조건이 공유되고 있다. 쿠팡의 성장이 결국 노동자들의 열악한 작업 환경에 기반하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미 ‘유통 공룡’으로 커버린 쿠팡이 또 다른 뇌관인 적자 폭을 크게 줄이는 가운데 미 증시 상장을 통해 조달한 5조원의 실탄을 바탕으로 추가 투자에 나서고 있어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평가도 이어진다. 쿠팡은 최근 전북 완주, 경남 창원·김해 등 물류센터 4곳을 신설하고 총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6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의 두 배인 13조 925억원으로 이마트 매출(별도기준 15조 5000억원)과 맞먹는 규모로 성장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샐럽 한마디에 ‘코인 롤러코스터’ 올라탄 사람들 “묻지마 투자 위험”

    샐럽 한마디에 ‘코인 롤러코스터’ 올라탄 사람들 “묻지마 투자 위험”

    비트·알트코인 수익률 유인 증가“도지코인↑, 머스크 트윗 아닌2030 디지털 네이티브가 주도”전문가 “코인사이트 ‘백서’ 확인”“주식처럼 손실 없이 안전하게 투자원금을 USDT(테더·달러가치에 연동되는 코인)마켓에서 비트코인에 투자해 수익 낼 수 있도록 개인트레이닝 합니다. 회원님은 투자금 원금보장 및 수익률 200%이상 기대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이와 같은 소개로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했다가 몇억을 날렸다는 피해를 주장하는 글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많이 올라오고 있다. 암호 화폐 업계 관계자는 18일 “양성화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가 몰리기 때문에 불건전한 코인 다단계 사기나 리딩방 사기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한국 젊은층에서 비트코인 이외에도 도지코인 등 알트코인 투자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하면서 비트코인 전문가들도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도지코인 가격이 거래소별로 일주일 새 300~400% 급등했다가 다시 급락하면서 코인 투기 수요를 급증시키고 있다. 지난 15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본인 트위터를 통해 “도지(인터넷에서 인기인 시바견 이미지)가 달을 향해 짓는다”는 글 등을 올려 투기 수요가 갑자기 치솟았다. 개발자가 장난으로 만든 코인까지 급등하면서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나스닥 상장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날 한국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주간 상승률을 보면 오후 6시 40분 기준 도지코인이 391.53% 급증하면서 이더리움클래식(91.70%), 펑션엑스(70.21%), 비체인(52.15%) 등 상승세가 상위 10위권 안에 있는 다른 알트코인보다 4배 넘게 급증했다. 하지만 도지코인은 이 시간 기준 24시간 거래대금이 약 6조 5000억원으로 전날 오전 8시 51분 17조 18억원 기록보다 3배 가까이 급락했다. 알트코인은 대체(alternative)와 코인(coin)을 합친 단어로, 비트코인 이외의 모든 가상화폐를 뜻한다. 이날 가상 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거래 중인 알트코인 9260개 넘었다. 알트코인 투자가 급증하면서 전체 가상 화폐 전체 시가총액 가운데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51.6%로 떨어졌다. 알트코인 비율이 48.4%나 됐다.도지코인 가격 급등 등 최근 코인 시장 열풍은 젊은 세대의 새로운 투자 문화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암호화폐연구센터장)는 “발행량도 무제한인 도지코인에 묻지마 투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론 머스크의 트윗만으로 가격이 오른 게 아니고 2030 디지털 네이티브(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1980~2000년생))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새로운 방식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은 코인에 투자하면 이익이 생긴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며 “(유명인의 말에 코인 가격이 급등한) 이번 헤프닝은 코인이 주류 시장으로 편입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 닷컴 버블 광풍의 산물이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이라면 현재 도지코인 등 알트코인은 암호 화폐 산업과 분산금융 등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장 투자자들의 투기 열기가 뜨거운 시장에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제도적인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비트코인이 2018년에 폭락했던 것처럼 알트코인 폭락도 어느 시점에 나올 수 있다”며 “정부나 민간 기관에서 ‘정보 공시 제도’를 만들어 암호 화폐 가격에 영향을 미칠만한 일이 있다면 사전에 공시해 코인 가격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암호 화폐 대중화 시대가 불가피하다는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 교수는 “하루빨리 암호 화폐를 제도권 안으로 들여와 우리가 주식의 변동 폭을 ‘사이드카’로 막는 것처럼 규제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알트코인 투자자들은 해당 홈페이지에서 암호 화폐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백서’가 있는지 확인하고 그 안에 수익모델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백서가 없거나 수익모델이 전혀 없으면 절대 투자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베이조스 꺾은 머스크…NASA 달착륙선 사업자에 스페이스X 선정

    베이조스 꺾은 머스크…NASA 달착륙선 사업자에 스페이스X 선정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미국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가 이끄는 블루오리진을 제치고 달 착륙선 사업자로 선정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은 16일(현지시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달 탐사선 개발 사업자로 스페이스X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2024년을 목표로 인류를 다시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NASA가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다이네틱스 등 3개 후보 업체 가운데 스페이스X를 28억 9000만 달러(약 3조 2200억원) 규모의 달 착륙선 사업자로 선택한 것이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1972년 아폴로 17호의 마지막 달 착륙 이후 반세기 만에 다시 추진되는 달 착륙 사업이다. NASA는 록히드마틴 등과 함께 개발 중인 오리온 우주선에 4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워 달 궤도로 쏘아 올린 뒤 여기서 남성과 여성 우주인 1쌍을 스페이스X의 `스타십` 달 착륙선에 갈아 태워 달 표면으로 내려보낸다는 구상이다. 달에 발을 내디딘 2명의 우주비행사는 일주일 동안 달 표면을 탐사한 뒤 다시 착륙선을 타고 달 궤도에 떠 있는 오리온 우주선으로 복귀하게 된다. NASA는 스페이스X가 재사용이 가능한 발사, 착륙 일체형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 방식은 상승과 하강, 환승 등 3개의 별도 모듈로 구성되는 블루오리진의 달 착륙선보다 비용이 저렴하다. 스페이스X가 재활용 우주선을 통해 인류의 달과 화성 이주를 꿈꾸고 있다는 점도 사업자 선정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로이터통신은 “세계 최대의 부자인 베이조스와 머스크가 인류의 달 복귀를 놓고 경쟁을 벌였고 스페이스X가 승리했다”며 “NASA의 이번 결정은 베이조스의 우주 사업에 차질을 초래했고 머스크에게는 놀라운 결과를 안겨줬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70년간 숨겨진 ‘시크릿 원더우먼’…만화 작가 조이 험멜 [김정화의 WWW]

    70년간 숨겨진 ‘시크릿 원더우먼’…만화 작가 조이 험멜 [김정화의 WWW]

    “너무나 영광스러워요. 정말 믿을 수가 없어요.” 2018년, 미국 최대 규모의 대중문화 박람회인 샌디에이고 코믹콘 인터내셔널의 주인공은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90대 노인이었다. 그의 이름은 조이 험멜(결혼 후 이름 조이 머치슨 켈리). 최근까지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그는 1940년대 DC코믹스의 최고 인기 만화 ‘원더우먼’을 쓴 고스트라이터(대필 작가)였다. 그가 지난 5일(현지시간) 9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DC코믹스가 홈페이지에 올린 추모 글을 이랬다. “‘원더우먼’ 시리즈를 쓴 최초의 여성으로서 험멜은 다이애나(원더우먼의 이름)를 영웅으로 만드는 것을 도왔다. 그는 오늘까지도 발자취를 따르는 수백명의 작가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다.”원더우먼 작가 조수로 시작…3년여간 대본 70편‘21세기 최고의 여성 히어로’로 꼽히는 원더우먼을 만드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 험멜은 한번도 만화작가를 꿈꾼 적이 없다고 한다. 1924년 미국 뉴욕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던 부모님 사이에서 외동딸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밝고 야심찬 아이였다. 버몬트주에 있는 미들베리 칼리지에 입학할 만큼 성적도 우수했지만, 부모의 이혼으로 고향에 돌아왔다. 교육을 마치기로 결심한 그는 여성 전문 직업 교육기관이었던 캐서린 깁스 스쿨로 진학하는데, 여기서 일생의 인연을 만난다. 그 주인공은 바로 윌리엄 몰턴 마스턴(1893~1947). 후에 거짓말 탐지기를 개발한 것으로도 유명한 심리학자 마스턴은 험멜이 학교에서 가장 좋아하던 심리학 수업의 강사이자 원더우먼의 만화 대본 작가였다. 당시 수업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19살의 험멜은 마스턴의 제의에 그의 밑에서 조수로 일하게 된다.1941년 만화잡지 ‘올 스타 코믹스’ 8호에 처음 등장한 원더우먼은 이듬해 1월 ‘센세이션 코믹스’ 창간호 표지를 장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슈퍼맨 등 남성 일색인 히어로 세계에서 근육질의 탄탄한 몸을 가진 강한 여성 히어로의 등장은 엄청난 충격과 놀라운 기쁨을 선사했고, 독자가 1000만명에 달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1940년대 역사적 상황과도 맞물린다. 가정과 사회를 책임지던 남성이 전쟁에 끌려가며 여성이 이들을 대신해야 했고, 여성도 남성과 같다는 인식이 퍼지던 때였다. 험멜이 원더우먼 대본을 쓴 첫 여성 작가였다는 저도 이런 상황과 궤를 같이 한다. 우연한 기회로 참여하게 됐지만, 마스턴과의 원더우먼 작업은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나중에 한 인터뷰에서 험멜은 “마스턴은 ‘여성들이 자유롭게 세상 밖으로 나가고, 공부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 할 권리가 있다는 걸 안다’는 얘기를 자주했다”고 돌아봤다. 당시만 해도 급진적이었던 여성인권, 여성의 주체성은 대본 작업실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주제였다.처음엔 보조 역할만 하던 험멜은 몇 개월 뒤 마스턴이 소아마비에 걸리자 곧 단독 작가로서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 솔로로 데뷔한 첫 작품은 1945년 ‘원더우먼과 비너스의 날개 달린 처녀들’(Wonder Woman and winged maidens of Venus). 원더우먼이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날개 달린 전사들의 도움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시작으로 그는 3~4년간 최소 70편의 대본을 썼다. DC코믹스는 “험멜이 참여한 시간은 길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그의 작업은 초기 원더우먼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봤다. 대필 작가로 숨겨졌다 70년 만에 이름 알려하지만 이 같은 사실은 비교적 최근까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어떤 작업도 ‘조이 험멜’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모든 원더우먼 만화는 마스턴의 필명이었던 ‘찰스 몰튼’이라는 이름으로 출판됐다. 험멜은 1947년 마스턴의 사망, 그리고 첫 번째 남편 데이비드 머치슨과의 결혼 등으로 대본 작업을 그만뒀다. 결혼 후엔 증권 중개인으로 제2의 경력을 쌓았고 수십년간 의붓딸과 두 아들을 양육하는 데 힘썼다. 집에는 옛날 작업물이 바인더 두 개에 꽉꽉 차있었고 두 아들은 이를 즐겨 읽었지만 이는 과거에 불과했다. 험멜은 손주들에게 원더우먼 얘기를 했지만, 아이들은 이를 믿지 않았다.수십년간 아무도 몰랐던 조이 험멜이라는 이름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건 불과 6년 전인 2014년, 하버드대 역사학 교수 질 르포어가 책 ‘원더우먼 허스토리’(원제 ‘The Secret History of Wonder Woman’)를 펴내면서다. 페미니즘의 기원과 변천을 꾸준히 연구한 르포어는 그 과정에서 원더우먼이라는 ‘잃어버린 고리’를 발견하고, 마스턴의 편지와 기록물 등을 통해 험멜에게까지 가 닿았다. 르포어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험멜은 당시 거의 완전히 잊혀졌다. 나는 사람들이 그를 찾으려고 애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직접 전화를 걸어 ‘당신이 1940년대 원더우먼을 쓴 조이 험멜이냐’고 묻자, 그는 전화기를 떨어뜨릴 뻔했다”고 전했다. 르포어의 인터뷰 제안에 험멜은 몹시 기뻐하며 놀랐다고 한다. “강력한 페미니즘 메시지…후대에 엄청난 영감”세월을 거치며 원더우먼의 모습과 그를 둘러싼 평가는 양분됐다. 여성의 동등한 권리를 위해 싸우는 영웅으로 주목받았지만 쇠사슬이나 재갈 같은 속박 장면이 너무 잦아 비난받았고, 큰 가슴 등 여성의 신체를 지나치게 부각한다는 점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늘날까지 불멸의 캐릭터로 살아남은 건 그 안의 명백한 메시지 때문이다. 원더우먼은 1970년대 미국 페미니즘의 물결과 함께 여성운동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당대 최고 유명한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이 만든 여성 잡지 ‘미즈’의 1972년 창간호 표지를 장식한 것도 원더우먼이었다. 제호 아래에는 ‘원더우먼을 대통령으로’라는 문구가 적혔다. 스타이넘은 “어린 시절 원더우먼을 읽고 자랐는데, 1940년대 쓰인 이야기에 이렇게 강력한 페미니즘 메시지가 있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원더우먼에 대해 “놀라운 힘과 마법 장치로 무장한 아마존 공주는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여성 슈퍼 히어로로 깊은 문화적 영향을 미쳤다”며 “이 캐릭터는 동정심(compassion)과 힘(might)의 강력한 조합으로 후대에게 영감을 준다”고 평했다.물론 그 원더우먼을 만든 일등공신 험멜의 역할 역시 결코 작지 않다. 작가 겸 만화 편집자인 아니나 베넷은 “험멜은 무엇보다 진정한 페미니스트 작가였고, 그의 이야기엔 여성의 권리에 대한 메시지가 있다”며 “그가 계속 글을 썼으면 원더우먼은 다른 시리즈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르포어의 책으로 말년에야 유명해진 험멜은 94살이던 2018년 샌디에이고 코믹콘에 난생처음 참여하고, ‘만화계의 아카데미상’으로도 불리는 아이스너상(Eisner Awards)에서 ‘빌 핑거 상’을 받았다. 주목받지 못한 작가들을 위한 상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조이 험멜은 누구 · Joye Evelyn Hummel (결혼 후 조이 머치슨 켈리 Joye Murchison Kelly)1924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 출생1944 캐서린 깁스 스쿨 졸업1944~1947 ‘원더우먼’ 집필2018 샌디에이고 코믹콘에서 빌 핑거 상 수상2021 미국 플로리다주 윈터헤이븐 자택에서 사망
  • [데스크 시각] 쿠팡 김범석의 혁신과 편법 사이/주현진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쿠팡 김범석의 혁신과 편법 사이/주현진 산업부장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창업 4년 만인 2014년 미국 아마존의 사업 모델을 따라 한 ‘로켓배송’(익일배송)으로 사업을 궤도에 올리기 시작했지만 동시에 좌초 위기에 직면한다. 기존 관련 업계인 택배사들로부터 “택배 면허 없이 택배하는 것은 운수사업법 위반”이라는 논리로 로켓배송 금지 소송을 당하면서다. 쿠팡 경영진 사이에서조차도 ‘정부 규제에 맞서는 꼴로 비칠 수 있으니 다른 방법을 찾자’는 의견이 나올 만큼 상황을 좋게 보는 사람이 없었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2017년 “자기가 파는 물건을 자기 손님에게 배송할 때는 화물차 허가가 필요 없다”는 판시를 이끌어 내면서 성공의 기회를 잡았다. 김 의장은 1978년 서울생이지만 일곱 살 때 대기업 주재원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미국 시민권자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중퇴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2년간 컨설턴트로 일했다. 대학 때는 미국 주요 대학의 소식을 담은 잡지(커런트)를, 졸업 후에는 명문대 출신을 독자층으로 삼은 월간지(빈티지미디어)를 성공시켰고, 이 사업을 매각한 돈으로 2010년 쿠팡을 설립했다. 쿠팡의 미 증시 상장을 성공시킨 김 의장을 두고 ‘한국 정서 모르는 검은 머리 미국인이 국내 규제를 잘 피해 편법으로 성공했다’고 보는 시선도 있지만 그의 해법을 혁신으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가 로켓배송 도입 다음으로 혁신 평가를 받는 부분은 한국이 아닌 미국 증시를 선택한 점이다. 만년 적자인 쿠팡의 재무 상태로는 코스피 상장이 어렵기도 하지만 그는 미 증시에 상장시킴으로써 차등의결권까지 확보해 적은 주식으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갖게 됐다. 그는 쿠팡 지분 10.2%를 가진 4대 주주이지만 보유한 주식이 주당 29표의 의결권을 갖는 차등의결권주여서 그의 의결권은 75%가 넘는다. 차등의결권을 두고 국내에선 오너 전횡이나 불법 승계와 같은 특혜로 연결 짓는 시각이 많지만 자금이 필요한 창업자가 투자를 받기 위해 지분을 넘겨 경영권 위협 문제로부터 해방된다는 점에서 신의 한 수라는 평가가 과하지 않다. 김 의장이 상장 직후 본인 소유 주식 가운데 120만주를 팔아 4200만 달러(약 475억원)를 현금화한 것도 눈길을 끈다. 국내에선 소액주주 보호를 명목으로 창업주는 상장 후 1년간 본인 주식을 팔 수 없도록 규제받는다. 1년 뒤 팔더라도 법적 문제는 없지만 회사가 어렵다는 시그널로 비치기 때문에 역시 쉽지 않다. 김 의장도 이 일로 잠시 ‘먹튀’ 논란을 일으켰는데 창업자들은 경영권 위협 없이 투자를 받고, 상장 성공 후 현금 보상까지 바로 받을 수 있는 미국 제도가 부럽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김 의장이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쿠팡을 동일인(총수) 없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겠다고 시사해 또다시 편법 논란에 휩싸였다. 총수로 지정받지 않으면 김 의장이 회사를 차려 쿠팡으로부터 일감을 몰아 받아도 규제 없이 큰돈을 벌 수 있다. 그가 외국인이라도 처음으로 동일인으로 지정하면 그만일 텐데 정부가 스스로의 규정에 얽매여 김 의장이 특혜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어떻게 응수할까. 앞으로 김 의장에 대해 가장 눈여겨봐야 하는 문제는 쿠팡의 만년 적자 해소와 택배노동자 과로사 이슈 해결이다. 지금까지 뛰어난 ‘개인플레이’로 규제와의 싸움에서 로켓배송을 지켜 낸 것을 발판으로 미 증시 상장과 거액 투자 유치에 성공한 그가 또 어떤 편법 같은 편법 아닌 혁신으로 계속 성장할지 주목된다. jhj@seoul.co.kr
  • 자유와 방랑, 그 사이를 오가는 방황

    자유와 방랑, 그 사이를 오가는 방황

    자동차를 집 삼아 떠도는 한 여자가 있다. 그는 갈 곳을 정하지 않은 채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 이런 삶을 ‘자유’라 해야 할까, ‘방랑’이라 해야 할까. 아니면 그저 ‘방황’인 것일까. 15일 개봉하는 영화 ‘노매드랜드’는 광산 도시인 미국 네바다 엠파이어가 경제적으로 붕괴하고 남편마저 잃은 여성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이 홀로 밴을 몰고 떠도는 모습을 그린다. 펀의 삶이 얼핏 낭만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영화는 그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자유와 방랑, 방황 사이를 오간다. 영화는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골든 글로브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감독상 등 전 세계 주요 영화상을 휩쓸고, 오는 25일 예정된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화제작이다. 화려한 이력에 비해 영화 줄거리는 소박하다 못해 심심하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펀의 삶에는 뚜렷한 목표가 없고,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버거울 지경이다. 아마존 물류센터, 사탕수수 농장, 관광 명소의 식당, 국립공원 내 캠프 인솔자 등 시간제 일자리를 찾아 근근이 일하면서, 밤이면 차를 댈 주차장을 전전한다. 차 안에서 용변을 처리하고, 공중 화장실에서 씻기도 한다. “노숙자”라는 말에 “집이 없을 뿐”이라고 대꾸해보지만, 애처롭긴 매한가지다. 펀이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노마드’들도 처지가 비슷하다. 저마다 사연이 있지만, 사실은 사회에서 튕겨 나온 이들이 대부분이다. 펀이 퍽퍽한 일상에서 벗어나 광활한 협곡, 거대한 숲으로 향할 땐 가슴이 탁 트인다. 아무도 없는 호수에서 알몸으로 수영을 즐길 때는 자유가 묻어난다. 다만 이런 아름다운 장면은 인간의 존재를 오히려 작게 만든다. 거대한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택배 물품을 분류하는 장면이라든가, 거대한 나무가 들어찬 대자연 속에 점처럼 보이는 펀의 모습은 기계 문명과 대자연 속 인간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일깨운다. 영화는 펀의 일상을 차곡차곡 보여 준 뒤 클라이맥스 지점에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언니의 삶을 보다 못한 동생, 그리고 술집에서 만났던 남자가 펀에게 정착을 제안할 즈음이다. 그는 어떤 선택을 할까. 감독은 “영화에서 저마다 원하는 메시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펀의 삶을 지켜보면, 인간은 어차피 외로운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밋밋한 스토리에도 불구,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파고드는 맛이 있다. 이 심심한 영화에 전 세계가 엄지를 치켜든 이유일 것이다. 108분. 12세 관람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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