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아리아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공론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북경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자문위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추경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92
  • ‘송구영신 이벤트’ 음악회 어때요

    소프라노 조수미가 28일 오후 7시30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송년 콘서트 ‘아름다운 도전 2005’를 연다. 서울신문사가 후원하는 이번 공연은 특히 산업현장에서 땀흘리는 기업인들을 위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레퍼토리는 오페라 토스카 중 ‘별은 빛나건만’, 세비야의 이발사 중 ‘방금 들린 그대의 음성’ 등의 유명 아리아를 비롯해 ‘시네마 천국’‘타이타닉’ 등 영화 주제곡을 두루 들려준다. 수익금 일부는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02)582-1621. 또 예술의전당 기획으로 해마다 매진사례를 기록해온 제야·신년 음악회가 올해도 어김없이 기다리고 있다. ●제야음악회 31일 오후 10시 콘서트홀에서 막올리는 제야음악회의 주제는 ‘사계’.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차이코프스키 발레모음곡 ‘호두까기 인형’중 ‘꽃의 왈츠’,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 무소르크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등이 연주된다. 카운터테너 이동규, 클라리네티스트 김동진, 피아니스트 강충모,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장윤성)가 협연한다. 번잡한 시내가 아닌 운치있는 공연장 앞마당에서 화려한 불꽃놀이로 한해 마지막 순간을 접을 수 있어 더 좋다. 자정 직전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은 앞마당으로 나가 ‘올드랭사인’을 합창하며 새해를 맞을 수 있다. ●신년음악회 새해 첫날 오후 5시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신년음악회에도 지난 2002년부터 지휘봉을 잡아온 정명훈이 격조 높은 무대를 책임진다. 피아니스트 이경숙,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교향곡 4번’ 등을 연주한다. 정명훈과 이경숙의 피아노가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02)580-1300.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일렉트릭 팝과 클래식의 만남

    일렉트릭 팝과 클래식의 만남

    크로아티아 출신 일렉트릭 피아니스트 막심이 네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 4월 내한 공연 이후 7개월 만이다. 이번 방문은 2집 앨범 ‘베리에이션 파트 I&II(Variations Part I&II)’ 홍보를 위한 것.15일 조선호텔에서 그의 쇼케이스 겸 기자회견이 열렸다. 청바지에 검은 티셔츠 차림으로 나온 그는 새 앨범에 수록된 ‘콜리브레(kolibre)’‘아마조닉(amazonic)’‘죽음의 무도(totentanz)’ 등 일렉트릭팝과 클래식을 조화시킨 크로스오버 세 곡을 연주했다. 1년 3개월만에 발표한 앨범에서 막심은 정통 클래식 연주자로서의 면모도 한껏 과시하고 있다.‘파트 I’에 1집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은 크로스오버곡들이,‘파트 II’엔 정통 클래식 음악을 담았다. 특히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아리아’와 ‘PagRag’에서 일렉트릭 사운드를 일제히 배제한 순수한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그는 “클래식 대중화를 위해 현재 크로스오버에 치중하고 있지만 자신은 죽을 때까지 클래식 연주자”라고 강조했다. 막심은 뛰어난 연주 실력 뿐 아니라 199㎝의 큰 키에 패션모델 같은 수려한 용모로 수많은 여성팬을 거느리고 있다. 자신의 인기 비결을 물으니 “나를 좋아해 주는 이유가 음악 때문이라고 믿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클래식·힙합 넘나드는 화려한 선율

    크로스오버 그룹 스위트박스가 26일 오후 7시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비스타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스위트박스는 익숙한 클래식 선율에 힙합, 댄스, 팝을 섞은 세련된 음악으로 한국, 일본 등 아시아와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밴드. 매력적인 여성 보컬리스트 제이드와 독일 출신의 프로듀서 지오로 구성돼 있다. 이번 공연에서 새 앨범에 실릴 신곡들도 소개한다. 스위트박스는 지난 1998년 지오와 미국 출신의 흑인 여성 보컬리스트 티나 해리스로 출발했다. 데뷔 앨범 ‘스위트박스’에서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샘플링한 ‘Don’t Go Away’‘Everything’s Gonna Be Alright’ 등의 신선한 노래로 대중들의 귀를 단번에 사로잡았다. 제이드가 교체 투입된 뒤 발표한 2집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올해 잇따라 발표한 3집 ‘제이드’와 4집 ‘아다지오’가 동반 히트하면서 다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아다지오’는 지난달까지 13주째 국내 팝차트 1위를 달렸다. 파헬벨의 ‘캐논’을 샘플링한 타이틀곡 ‘Life is Cool’은 특히 온라인·모바일 음악시장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다. 휴대전화 벨소리나 컬러링, 싸이월드에서 내려받기 인기곡에 올라 있다.(02)563-711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生生 인터뷰] 5년만에 새음반 낸 ‘그 때 그 사람’ 심수봉씨

    [生生 인터뷰] 5년만에 새음반 낸 ‘그 때 그 사람’ 심수봉씨

    아무도 돌봐주지 않아도 끊임없이 개척해서 제 스스로 퍼져가는 민들레. 가수 심수봉의 음악인생을 말하자면, 그의 노래 ‘무궁화’보다 차라리 민들레에 더 가깝다. 한때 가수보다는 역사를 바꾼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세상의 관심을 받았던 그. 세찬 비바람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음악을 향한 열정 때문이었다. ●“대중들 사랑이 나를 버티게 한 힘” 그러한 열정에 타고난 재능을 갈고 닦은 노력이 보태져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그 때 그 사람’ ‘사랑밖에 난 몰라’ 등 세대와 연령을 초월해 사랑을 받았던 주옥같은 히트곡들이 빛을 발했다.5년만에 새 앨범을 들고 돌아온 심수봉은 오히려 대중에게 감사했다.197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그때 그 사람’을 불러 이름을 알린 그는 ‘10·26’이란 역사적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가수 활동을 전면 봉쇄당한 것은 물론 사생활도 불운했다. “활동을 안 하다시피 했는데 숨 쉬듯 내놓은 노래들을 대중들이 다 흡수하고 사랑해주시니…, 그만한 인정이 어디있겠어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자살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겠지요.” 세월이 약이라지만 쓰라린 과거를 되새기는 건 맘이 편치 못한 일. 내내 꼿꼿했던 그녀는,“아이들에게 제일 미안하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그만 고개를 떨구었다. ●뉴욕서 1년반… 음악적 양분 충전 미국 뉴욕에서 1년 반동안 생활했다는 그는 음악적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었다. “가요계에서 어떠한 흥미도, 자극도 찾지 못해 창작 의욕이 다 말라버린” 상태에서 찾은 뉴욕은 방전된 에너지를 다시 충전시켜준 곳이다. “음악이 모여 있는 곳으로 떠나자고 생각했죠. 뉴욕은 (음악의)대가들이 발에 걸리는 곳이잖아요. 재즈 개인 레슨을 받았어요. 클럽에서 재즈 공연도 보고 뮤지컬도 보고 하루가 부족했죠.” 재즈에 단단히 매료된 그는 앞으로 도전해 볼 만한 최고의 음악으로 재즈를 꼽았다. 노래보다는 피아노 연주를 하고 싶다는 그는 신곡 ‘남자의 나라’에서 국악과 재즈의 접목을 시도했다. ●신세대 작곡가와 손잡고 기존곡 리메이크 이번 앨범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편곡. 기존 노래들을 리메이크하기 위해 신세대 작곡가 박근태와 손잡았다.‘백만송이 장미’ ‘사랑밖에 난 몰라’와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 정미조의 ‘개여울’ 등 기존 가요뿐 아니라 오페라 ‘사랑의 묘약’의 아리아 ‘남몰래 흐르는 눈물’까지 새로운 감각을 실은 노래들은 애절한 그의 음색을 타고 호소력 짙게 살아났다. “앨범 발표로 원기를 회복했다.”는 그는 원없이 방송활동을 펼칠 작정이다.“그동안 제대로 못해봤으니 무진장 할거예요.” 녹음작업이 새벽 3시에 끝났지만 오전 8시 예정된 방송 녹화에 대한 부담감으로 단 5분도 눈을 붙이지 못해 피곤하다면서도 표정만은 행복했다. 연말연시엔 더 눈코 뜰새 없다. ●28·29일 성대서 단독공연 28·29일 이틀간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에서 단독 공연을 펼친 뒤 내년 1월 초 지방 투어에 들어간다. 다음 일정은 일본 공략에 나서는 것. 최근 소니사와 계약을 맺은 그는 음반도 발표하고 소극장을 중심으로 공연도 펼칠 계획이다. 봉 끝에 매달린 듯 위태로웠던 그는 이제 더이상 흔들리지 않는다. 인생과 명성의 덧없음을 절감한 그는 오로지 “음악적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사랑의 묘약’ 국립오페라단 21~25일 공연

    지난달 오페라 ‘아이다’로 다소 실험적인 무대를 선사했던 국립오페라단이 올해를 마감하는 작품으로는 가장 대중적이고도 유쾌한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골랐다.21∼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이 작품은 지난해 첫선을 보여 “국립오페라단의 작품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사랑의 묘약’은 성악적 기교를 과시하는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의 걸작 가운데 하나로,1832년 5월 밀라노에서 초연된 2막짜리 희가극. 이번 국립오페라단이 꾸미는 공연은 무대·의상·연출이 지난해와 같고 성악가들만 바뀌었지만, 성악의 비중이 큰 오페라인 만큼 다른 색깔의 작품을 만날 수 있을 듯싶다. 작품의 배경은 19세기초 스페인의 어느 시골마을. 아디나를 짝사랑하는 네모리노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려는 아디나의 마음을 얻으려 떠돌이 약장수에게서 포도주를 사랑의 묘약으로 알고 사 마시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렸다. 흔히 TV드라마 등에서 슬픈 장면에 삽입되곤 하는 아리아 ‘남몰래 흐르는 눈물’은 사실 슬픈 감정과는 거리가 멀다. 갑자기 부유한 친척에게 유산상속을 받은 네모리노가 동네 처녀들에게 인기를 얻자 불안한 아디나가 눈물을 흘리는데, 이를 훔쳐본 네모리노가 기쁨에 겨워 부르는 노래이기 때문. 버냐미노 질리,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 유명한 테너들이 불러 더 화제를 모았다. 이번 무대에서는 이 멋진 테너의 음성을 신동호, 박현재, 임제진이 선사한다. 아디나 역에는 소프라노 박정원, 오미선, 김수진이 캐스팅됐다. 이밖에 베이스 함석헌, 베이스 바리톤 최웅조(둘카마라), 바리톤 김동식 김동원(벨코레), 소프라노 이미선 김성은(자네타) 등이 출연한다. 연출은 지난해에 이어 이탈리아 출신의 울리세 산티키. 국립오페라단의 ‘투란도트’‘시몬 보카네그라’ 등을 연출해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그는 ‘사랑의 묘약’의 매력을 도니제티의 음악에서 찾았다.“밝은 선율 속에 깊이를 담은 매혹적인 멜로디와 코믹한 스토리 전개가 잘 부합됐다.”면서 “관객들은 즐겁게 감상할 수 있지만 성악적으로 가수들에게 많은 탤런트를 요구하기 때문에 만드는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연출 컨셉트는 ‘유쾌함과 기쁨’에 초점을 맞췄다. 연출가와 함께 무대·의상 디자이너 리비아노 달 포초도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낭만이 넘치는 무대를 꾸밀 예정. 관현악과 합창은 최승한이 지휘하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국립오페라합창단이 함께한다. 평일 오후 7시30분, 일 오후 4시.2만∼12만원.(02)586-5282.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이경기의 스크린 1인치] 사랑과 죽음의 클래식

    클래식 음악이 영화의 사운드 트랙으로 각광 받는 일은 흔하다. 미남 스타 톰 크루즈가 심야의 LA 거리를 휘저으며 살인 청부역을 수행하는 과정을 보여준 ‘콜래트럴’. 초반부 빈센트(톰 크루즈)가 흑인 택시 운전수 맥스(제이미 폭스)의 차에 탑승해 ‘사우스 웨스트 스트리트로 가자.’고 하면서 내뱉는다.‘인구 1700만명이 살고 있는 LA에서는 지하철 안에서 사람이 죽어도 6시간 이상 방치되는 비정한 도시’라고. 이때 은은하게 흘러 나오는 선율이 바로 바흐 작곡의 ‘G 선상의 아리아’이다. 바이올린의 가장 낮은 현(G선)만으로 연주한다고 해서 ‘G선상의 아리아’라는 애칭을 듣고 있다. 이 고전 선율은 우리영화 ‘동감’에도 쓰였다.1979년에 살고 있는 영문과 대학생 김하늘이 2000년에 거주하고 있는 광고창작학과 유지태와 무선으로 교신하다 라스트에서 극적으로 해후한다는 내용이다. 이 곡은 강력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모건 프리만이 도서관에서 엽기적인 살인마의 행적을 쫓는 ‘세븐’에서도 흘러 나오고 있다. 살인 전력으로 수감된 한니발 렉터(안소니 홉킨스)가 교도소 내에서 간수의 귀를 물어 뜯는 장면에서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쓰여 엽기적인 상황을 부추겨 주는데 일조했다. 스웨덴 감독 보 비더버그가 곡마단 소녀와 전도 유망한 유부남 장교와의 비련의 사랑을 묘사한 ‘엘비라 마디간’에는 사랑의 테마곡으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 K467’이 삽입됐다. 이후 ‘엘비라 송’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스탠리 큐브릭은 클래식을 배경 음악으로 적재적소 활용해 유명세를 높였다. 인류 탄생 기원을 추적한 ‘스페이스 오디세이’, 원숭이가 동물의 뼈를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장면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사용된 뒤 이 곡이 빌보드 톱 40에 진입하는 기록을 수립했다. 이어 우주선이 푸른색 짙은 우주를 유영하는 모습에서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푸른 다뉴브강’을 삽입 시켜 ‘멋진 우주 오페라극을 감상하는 듯한 분위기를 전달했다.’는 격찬을 받았다. 의사인 남편, 미술 큐레이터인 아내. 상류층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 부부의 은밀한 혼음 등 이탈적인 성적 쾌락 모임에 기웃거린다는 큐브릭 감독의 유작 ‘아이즈 와이드 샷’. 하포드 박사(톰 크루즈)가 아내 앨리스(니콜 키드만)와 함께 마스크를 쓰고 섹스 파티장을 가기 위해 서두르는 장면에서는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재즈 왈츠 2’가 삽입됐다.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들이 벌이는 패륜의 애정 행각을 풍자해 주는 멜로디로 활용됐다. 이 곡은 198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해서 짝사랑하는 미대 여학생 태희(이은주)의 MT장을 몰래 따라온 인우(이병헌)가 함께 춤을 추며 사랑의 밀어를 나누어 간다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도 쓰여 ‘아이즈 와이드 샷’과는 또 다른 매력을 전달했다.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에서는 전쟁 광 길고어 대령(로버트 듀발)이 헬기를 몰고 죄없는 베트남 민가를 폭격하는 장면에서 바그너 작곡의 ‘발퀴레의 기행’이 쓰여 영화 음악 사상 고전 음악이 가장 박력 있게 사용된 명장면으로 기억된다. 발퀴레는 전쟁터를 돌아 다니면서 죽은 시체를 거두어 간다는 여신의 이름. 발퀴레의 행적을 소재로 한 클래식은 전쟁 영화의 비극을 반추시켜 주는 장면과 적절히 맞아떨어졌다는 칭송을 받았다. 클래식 곡은 현대 영화계의 지나친 상업화를 완화시켜 주는 숨은 공로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오랜만에 맛보는 성악 성찬

    성악적 기교를 과시하는 벨칸토 오페라의 대표작 ‘람메르무어의 루치아’가 20∼23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2004∼2005 시즌을 연다.‘람메르무어의‘는 신의 목소리라는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고음 아리아가 두고두고 화제가 되며 오페라의 걸작으로 거듭난 작품.지휘자들도 어떤 성악가들과 함께 할 것인가부터 고민하게 되는,성악의 성찬이 푸짐하게 펼쳐지는 오페라다. ●해외무대 누비는 한국 성악가들 출연 예술의전당은 이번 오페라를 위해 유럽에서 주역으로 활동하지만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성악가들을 초청했다.98년 루치아 역으로 데뷔해 2003년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에서도 루치아를 연기,‘관객을 전율케 하는 완벽한 루치아’라는 격찬을 받은 미국 출신의 소프라노 로라 클레이콤(20·22일)만 이번 공연의 유일한 외국인. 먼저 95년 플라시도 도밍고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이탈리아에서 활약하는 소프라노 김성은(21·23일)이 클레이콤과 더블 캐스팅됐다.루치아와 비극적 사랑을 나누는 에르가르도 역의 테너 박기천(20·22일)은 한국 남자 성악가로는 처음으로 이탈리아 로마 국립극장에 선 세계적인 성악가다.같은 역의 나승서(21·23일)는 2002년 프랑스 리옹 오페라극장에서 로베르토 알라냐의 대역으로 연기해 유럽 무대를 뒤흔든 주인공.루치아를 정략결혼시키는 오빠 엔리코역의 서정학 역시 한국인 남자 성악가로는 최초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뒤 미국과 유럽을 누볐다. 특히 남자 성악가들은 모두 유럽에서 10년 이상 활동하고 있는 중견이지만 고국 무대에서는 이번이 첫 정식 데뷔.예술의전당은 97년부터 줄곧 공연 제의를 해오며 섭외에 공을 들였다.박기천은 “한국에서는 외국 성악가만 알아주는데,오히려 유럽에서는 주역급이 모두 한국인으로만 구성된 오페라도 있다.”면서 “한국 관객들은 몇몇 완벽한 가수 외에는 관심이 없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바리톤 서정학은 “한국 관객들에게는 낯설지만 밖에서는 인정받는 가수들”이라며 ‘한국인’이라는 편견을 갖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독일의 도이체 오퍼 베를린과 함께 이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 주역은 도이체 오퍼 베를린.베를린의 3대 오페라단이자 칼 뵘,로린 마젤,괴츠 프리드리히 등이 거쳐갔고,2002년 ‘피가로의 결혼’으로 첫 내한공연을 가진 바 있다.이번 공연은 예술의전당이 이들의 프로덕션을 빌려와 제작하는 방식으로 꾸며진다. 연출은 전통의 정신을 이어받으면서도 혁신적 무대와 의상으로 독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필리포 산저스트,지휘는 94년까지 라이온 오페라단의 지휘자 겸 음악감독을 역임한 마르코 잠벨리가 맡았다.잠벨리는 “벨칸토 오페라는 역사적 순간을 그대로 잡아놓는 과거지향적인 작품이며,무엇보다 가수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연주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국립합창단. 오페라 ‘람메르무어의‘는 로시니,벨리니와 함께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의 삼총사로 불리는 도니제티의 작품으로 1835년 초연됐다.아름다운 멜로디와 음악적 기교가 뛰어나며,스코틀랜드 귀족 처녀가 정략결혼 끝에 미쳐서 신랑을 죽이고 부르는 ‘광란의 아리아’가 유명하다.3만∼12만원.(02)580-1300.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공연단신]

    ●세계적 소프라노 데비스 첫 내한 이탈리아 최고의 오페라극장 라 스칼라의 프리마돈나 마리엘라 데비아가 11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마리아 칼라스 이후 세대를 대표하는 소프라노인 데비스는,현재 라 스칼라를 비롯해 로열 오페라 하우스-코벤트 가든,메트로폴리탄 오페라,뉴욕의 카네기홀 등 세계 유명 오페라극장에 고정출연하고 있다.내한 무대에서는 로시니,벨리니,도니제티,베르디의 오페라 속 아리아를 선보인다.3만∼15만원.(02)399-1114. ●고양오페라단 ‘행주치마‘ 공연 고양오페라단(단장 김성봉)은 8∼13일 오후 7시30분(9일 오후 3시30분 공연 추가) 고양시 덕양 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창작오페라 ‘행주치마 전사들’을 공연한다.권율 장군의 호국정신과 함께 ‘행주치마’로 일컬어지는 부녀자들의 활약을 조명했다.전통음악과 오케스트레이션을 조화시켰고,총출연진은 150여명에 달한다.1만∼7만원.(031)979-3848.
  • 노벨평화상 수상자 초청 특강

    양승함 연세대 연세리더십센터 소장은 1987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리아스 산체스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을 초청,‘민주주의,세계평화 그리고 리더십’을 주제로 5일 오전 11시 상경대 각당헌에서 특강을 연다.
  • [씨줄날줄]‘아자’/신연숙 논설위원

    신기술 용어와 외래어 유입,통신용 어휘의 등장으로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낱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되는 일이 많은 게 요즘 세상이다.최근 한 선배가 스포츠신문을 들고 와 이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던 어휘가 ‘아자’였다.아이들이 쓰는 것을 얼핏 들은 기억은 있지만 워낙 진지하게 물었던지라 대충 대답할 수도 없어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가로 저을 수밖에 없었다.그 ‘아자’가 어제 신문에 보도되었다.국립국어연구원이 ‘파이팅(Fighting)’을 대신할 우리말로 정했다는 것이다. 사실 ‘파이팅’이란 말이 운동경기를 할 때 선수나 응원단의 기를 모으는 구호로 많이 쓰이고 있지만 어의(語義)상 적절하지 않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다.오랫동안 알면서 고칠 엄두도 내지 못했던 말을 올림픽 해를 맞아 가다듬고자 한 뜻은 정말 좋았다.그러나 우리가 대충 알고 있는 ‘아자’로도 ‘파이팅’을 대신하기는 무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아자’의 어원을 찾아보기로 했다.결론은 역시 국가의 최고 어문정책관련 연구기관이 책임있게 제시할 수 있는 표현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우선 국립국어연구원이 간행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파이팅’이라는 뜻을 끌어낼 만한 ‘아자’ 관련 어휘는 없다.그러나 야후코리아 등에서 네티즌들이 제시한 ‘아자’의 어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아’와 ‘자’의 두 감탄사를 합쳐 강한 의욕과 행동을 촉구한 말,‘앗싸’의 신명나는 말(‘앗싸’는 ‘얼쑤’에서 나왔다고),‘(힘내도록)하자’를 변형한 말,운동선수들이 힘내라고 외치는 ‘가자가자’의 ‘가자’에서 ‘ㄱ’을 탈락시킨 말,우리가 용을 쓸 때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아자자자’에 착안해 용기와 힘을 실어주기 위해 줄여 쓴 말 등이다.어느 것이나 우리말을 탈락,축약 등으로 변형시키지 않은 게 없다.이런 표현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널리 퍼지도록 힘써주길’ 권장할 수 있을까. 우리말 대체어를 네티즌 투표로 결정한 것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아자’는 최고인기 TV드라마에 자주 등장했던 유행어이기도 했다.‘힘내자’‘아리아리’‘나가자’‘영차’ 등 경쟁에 나섰던 순수한 우리말은 처음부터 역부족이었음직하다.모처럼 국가 최고 국어연구기관이 펼치고 있는 우리말 다듬기사업이 좀더 치밀하게 이루어졌으면 한다. 신연숙 논설위원 yshin@seoul.co.kr
  • [남규철의 DVD폐인]소리는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오늘 소개할 타이틀들은 무척이나 독특한 작품들입니다.이 타이틀들은 일반적인 DVD가 보여주는 영화나 음악을 담고 있는 것들이 아니라 우주나 아름다운 풍광,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 등을 그대로 옮겨 담고 있습니다.줄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신나는 음악이 있는 것도 아닌,어찌 보면 지루한 영상만 가득 차 있는 타이틀로 여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조용히 생각을 가다듬고 싶을 때나 자연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느껴보고 싶을 때 한 번쯤 시청해 볼 만한 특별함을 가지고 있습니다.거기에 일반적인 DVD타이틀과는 또 다른,섬세하고 깨끗한 영상을 가지고 있어 플레이어나 디스플레이 기기의 성능 시험이나 세팅 등에도 사용할 수 있는 다용도성의 타이틀입니다. ●스타게이즈(Stargaze) 어린 시절,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며 그 신비로움과 광활함에 감탄한 적이 있으신지요.이 타이틀은 그런 밤하늘에 펼쳐진 무궁한 우주의 세계를 거실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타이틀입니다.허블 우주 망원경을 통해 촬영한 아름답고도 엄숙한 우주의 모습을 깨끗하고 선명한 영상으로 보여주는 타이틀로 장엄한 음악과 함께 한 시간동안 우주의 여러 곳,눈으로는 볼 수 없는 신비의 세계를 마음껏 경험하게 해 줍니다. ●플래닛 어스(Planet Earth)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이 타이틀은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으로 가득한 지구를 지상 300㎞ 위의 스페이스 셔틀에서 촬영한 특별한 작품입니다.대륙의 생김새와 산맥,강,바다의 모습들을 담은 고해상도의 영상 위로,이 타이틀을 위해 특별히 작곡된 아름다운 뉴에이지 음악이 섬세하면서도 풍부하게 펼쳐집니다.일반적인 TV와 DVD플레이어로도 최상의 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된 타이틀로 각각의 이미지를 확대해 볼 수 있는 기능도 함께 제공돼 교육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타이틀입니다. ●아쿠아리아(Aquaria) 만약 최근에 성능이 좋은 TV를 구입했다면,이 타이틀을 플레이 해 보시기 바랍니다.마치 실제 어항을 들여 놓은 것처럼,다양하면서도 예쁜 물고기들이 TV화면 위에 가득히 헤엄치고 다닐 것입니다.고화질 카메라를 이용해 어항을 근접 촬영한 이 타이틀은 다양한 물고기들의 유영과 아름다운 음악을 깨끗한 영상과 사운드로 수록한 작품으로,몸과 마음이 피곤할 때 편안하게 쉬면서 바라보기에 딱 어울리는 작품입니다.부가영상으로 작품 속에 등장하는 각종 물고기들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으며 버튼 하나로 무한 반복되는 기능도 가지고 있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타이틀입니다. 이들 작품 외에도 시원한 알래스카의 모습을 담은 ‘Glaciers:Alaska River of Ice’나 아름다운 자연 경광을 담아 놓은 ‘Natural Splendors’시리즈 등도 추천할 만한 타이틀들입니다.어느 타이틀이나 편안하게 거실에 앉아 세계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 라보엠 아리아에 청소년들 ‘흠뻑’

    라보엠 아리아에 청소년들 ‘흠뻑’

    서울신문 창간 10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과 세종문화회관이 여름방학 특별음악회로 공동주최한 오페라 ‘푸치니의 라보엠’ 공연이 22일 오후 4시,8시 두 차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펼쳐져 초가을 도심을 뜨겁게 달구었다. 상임지휘자 박태영이 지휘하는 서울시청소년교향악단의 연주로 테너 박현제,소프라노 이윤정·고현아,바리톤 노재범·마명준,베이스 안균형이 호흡을 맞춘 이날 음악회에서는 ‘토스카’‘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 3대걸작중 하나로 꼽히는 ‘라보엠’ 전막을 퓨전 형식으로 선보여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대극장을 가득 메운 청소년들은 일반 오페라 공연과는 달리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퓨전 공연에 빠져들면서 시종일관 출연진과 하나가 됐다.‘댄서김’으로 유명한 개그맨 김기수가 공연 중간중간 내레이터로 무대에 올라 애드리브를 선사하며 관극을 도울 때마다 박수와 함께 환호하며 공연에 몰입했다. 청소년 관객들은 가난하지만 이상을 품고 청춘의 낭만을 불사르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재미를 겸해 전달한 때문인지 시종일관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특히 출연진이 차세대 교향악단인 서울시청소년교향악단의 연주에 맞춰 주옥 같은 아리아를 선사할 때마다 눈을 지그시 감고 감상에 빠지는 관객들의 모습이 객석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관객들은 4막 공연이 모두 끝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한 채 공연장 곳곳에서 ‘라보엠’을 놓고 화제의 꽃을 피웠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마에스트로 손끝서 탄생한 3色 카르멘

    마에스트로 손끝서 탄생한 3色 카르멘

    역시 ‘마에스트로 정명훈’이다.그의 손 끝에서 전해오는 미세한 떨림은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제 갈 길을 찾아가게 하는 힘이 있다.허공을 바라보는 시선엔 모든 소리를 재료로 삼아 상상의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의 영혼이 느껴진다.때로는 격렬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소리의 흐름을 따라 흔들리는 그의 몸짓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무아지경에 빠질 정도로 아름답다.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4층에 자리잡은 국립오페라단의 연습실.오페라 ‘카르멘’의 합창 연습이 한창이다.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연습실로 달려온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씨는 피곤한 기색 하나 없었다.합창단원들은 대가의 등장만으로도 긴장했고,소리의 길이,강약,리듬,발음까지 하나하나 교정해 주는 철저한 지도에 귀를 기울였다.엄격하지만 칭찬에도 인색하지 않은 정씨.“역시 한국 사람들은 노래를 잘 해.”라며 만족한 듯한 웃음을 보여줬다.그러나 “발음은 아직 부족하다.”며 따끔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새달 7∼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오페라 ‘카르멘’은 국립오페라단·프랑스 오랑주 축제위원회·일본 오페라 진흥회가 공동 제작해 프랑스·한국·일본 순으로 공연하는 3개국 합작 프로젝트다.정명훈씨가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80여명을 이끌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오페라를 지휘하는 무대이기도 하다.일본 공연은 새달 18∼20일. 출연진도 3개국에서 골고루 뽑았다.카르멘 역에는 정명훈씨가 “카르멘을 위해 태어났다.”고 표현한 프랑스의 베아트리체 우리아 몬존(7·9일)과 일본을 대표하는 메조소프라노 미호코 후지무라(8일)가 캐스팅됐다.이들과 각각 호흡을 맞출 돈 호세 역은 빈첸초 라 스콜라와 정의근씨.코러스는 국립오페라합창단과 일본 후지와라오페라합창단이 반반씩 자리를 채웠다. ‘카르멘’은 자유분방한 집시 여인 카르멘을 사랑하는 군인 돈 호세의 질투가 빚은 비극을 그린 오페라.프랑스 작가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소설이 원작이고,작곡가 조르주 비제가 이를 각색해 1875년 오페라로 초연한 이후 가장 대중적인 작품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카르멘이 호세를 유혹하려고 부르는 노래 ‘아바네라’를 비롯해 ‘꽃노래’‘투우사의 노래’ 등 많은 아리아가 사랑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원작 그대로 프랑스어로 진행된다.국립오페라단이 프랑스어로 ‘카르멘’을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정은숙 예술감독은 “5월부터 전문가들을 동원해 한 명 한 명 프랑스어 공부를 철저히 했다.”면서 “62년에 탄생한 국립오페라단이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는 무대”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 앞서 지난 7월 프랑스 오랑주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야외무대인 고대로마극장에서 선보인 ‘카르멘’은 9000석이 넘는 객석이 매진되는 등 이례적인 관심을 모았다.오페라 코미크의 상임연출 겸 음악감독인 연출자 제롬 사바리가 커튼콜 때 무릎을 꿇고 경의를 표할 정도로 정명훈씨의 지휘와 음악 역시 격찬을 받았다. 서울 공연은 오랑주 공연 때와 비슷한 야외무대의 특징을 극장 안에서 맛볼 수 있도록 시원하면서도 정돈된 느낌으로 연출한다.‘폐허 위에서 펼쳐지는 비극’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절제와 역동성을 적절히 배합시키고,무엇보다 음악을 돋보이게 할 예정이다.5만∼25만원.오후 7시30분.(02)586-5282.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댄서 킴’이 푸치니 오페라를?

    ‘댄서 킴’이 푸치니 오페라를?

    방학을 맞은 청소년이라면 지금쯤 음악회를 보고 감상문을 쓰라는 과제물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이다.하지만 이해도 못하면서 어려운 클래식 연주회에 기웃거려봤자 본인만 손해다.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재밌고도 유익한 공연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서울신문과 세종문화회관이 공동 주최하고 국민은행이 협찬하는 ‘여름방학 특별음악회 퓨전 오페라 푸치니의 라 보엠’은 기획단계부터 청소년을 위한 공연으로 출발했다.요즘 유행하는 노래와 연기를 결합한 퓨전 오페라의 형식을 빌려온 데다,개그맨의 내레이션까지 넣어 보다 이해가 쉬운 교육용 오페라를 만든 것. 오페라 ‘라 보엠’은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파리가 배경이다.그 속에서 작가 로돌포와 병든 미미의 비극적이지만 아름다운 사랑,가난하지만 인간성을 잃지 않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그려졌다. 아리아 ‘그대의 찬 손’의 선율은 더할나위 없이 아름답고,작품의 내용은 훗날 뮤지컬 ‘렌트’로 개작돼 큰 인기를 얻는 등 시대를 초월해 젊은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번 무대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지루한 전개를 걷어냈다.푸치니의 감각적인 선율 위로 흐르는 내레이션은 작품의 시대적 상황,무대배경,오케스트라의 역할 등까지 아우르면서 청소년들에게 오페라에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게 할 듯.공연은 이탈리아어로 진행되지만 내레이션은 한국어다.내레이터는 개그콘서트의 ‘댄서 킴’으로 유명한 개그맨 김기수가 맡았다. 로돌포 역에는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한 뒤 국립오페라단원으로 활동 중인 테너 박현제,미미 역에는 이탈리아 파르마 국립음악원을 졸업한 소프라노 이윤정,마르첼로 역에는 로마 베아토피오 국제 성악 콩쿠르 1위를 수상한 바리톤 노재범이 출연해 젊고 감각적인 무대를 꾸민다. 연주와 지휘는 서울시청소년교향악단과 상임지휘자 박태영씨.방송작가 서재순씨가 맛깔스러운 대사를 살려 각색했다.22일 오후 4시·8시.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791.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오페라 ‘마술피리’ 연출 김학민씨

    지난해에 이어 가족오페라 ‘마술피리’의 연출을 맡은 김학민씨는 한때 고민에 빠졌었다.예술의전당 여름시즌 레퍼토리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가족용’이라는 딱지 때문에 자칫 오페라의 생명인 음악성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란 걱정이다. 그래서 이번 공연은 완전히 뜯어 고치기로 작정했다.지난 2001년부터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큰 성과를 거뒀지만,이번만큼은 “가장 오페라적인 오페라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작품에 손을 댄 것. 당연히 음악적 완성도부터 높였다.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한 뒤 모차르트 전문 테너로 유명한 이장원을 새롭게 캐스팅하는 등 정통 오페라 공연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가수들을 내세웠다.“3차 오디션을 거치면서 노래와 연기에 모두 만족할 만한 성악가들을 뽑았다.”는게 그의 설명.‘마술피리’가 모차르트의 4대 오페라 가운데 하나인 만큼,지난해에 생략했던 서곡도 다시 살렸다. 하지만 가족용이다 보니 재미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고민 끝에 도입한 것이 마술.“지난해 공연 이후에 많이 받는 질문이 ‘피리가 무슨 마술을 하는거냐.’였죠.문득 원작의 줄거리에 피리의 마술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접 마술사들의 자문을 얻었다는 그는 “무대에서 깜짝쇼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재미를 위해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줄거리도 손질했다.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등장인물로 요정들을 만들어냈고,타미노 왕자가 파미나 공주를 찾아가는 사랑의 이야기에 무게를 실었다.‘마술쇼’의 개념에 맞춰 의상은 화려하게 바꿨다.모든 연령대의 관객을 고려해 아리아는 한국말로,대화풍 노래(레치타티브)도 일반 대사의 연기로 처리했다. “재미 있으면서도 오페라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을 보여 주겠다.”는 그의 의도만 제대로 표현됐다면 정말 기대되는 무대다.‘오페라 읽어 주는 남자’의 저자이기도 한 김씨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도 연출한 바 있다.7∼22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80-1300.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공연리뷰] 조수미 국내 첫 오페라 ‘리골레토’

    조수미의 국내 첫 오페라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은 ‘리골레토’ 무대는 오페라에서 음악과 성악가의 실력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여실히 입증한 무대였다.연출은 다소 단조로운 편이었지만,베르디의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등장인물의 감정선을 완벽하게 목소리에 담은 레퍼토리들은 관객의 몸과 마음을 작품에 몰입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오페라 전막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역시 리골레토역의 바리톤 레오 누치.그의 목소리에는 살아숨쉬는 리골레토의 감정이 그대로 실려 있었다.만토바 공작의 집으로 찾아가 질다를 내놓으라며 부르는 아리아 ‘몹쓸 악당놈의 가신들’에 담긴 아버지의 절절한 절규는 관객들로부터 환호와 박수를 끌어내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조수미의 목소리도 숨을 멎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사랑에 빠져 청아한 목소리로 부르는 아리아 ‘그리운 그 이름’은 긴 떨림의 여운을 남겼다.하지만 첫 무대의 긴장감과 지방 순회공연에서 누적된 피로 탓인지 목소리에서 감정의 굴곡이 살아나지 않았다.아름답긴 했지만,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죽는 슬픔이 절절하게 객석에까지 전달되기엔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만토바 공작역의 아킬레스 마르차는 음의 강약을 살려 유연하게 흐르게 만드는 음색이 인상적인 테너였다.여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바람둥이역을 목소리만으로 충분하게 살려내는 연기가 인상적이다.‘리골레토’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경쾌한 아리아 레퍼토리 ‘여자의 마음’도 극의 아이러니를 부각시키는 데 성공한 느낌이다. 이탈리아 볼로냐 오페라단 초청으로 이루어진 이번 공연은 수준높은 단원들의 실력 덕에 독창 외에도 4중창,합창 등 다양한 노래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3막에서 사랑놀음을 하는 만토바 공작과 마달레나,고통받는 부녀인 리골레토와 질다가 부르는 4중창이나 1막2장의 마지막에서 질다를 납치한 귀족들이 부르는 리듬감 있는 합창곡 등은 절묘한 앙상블을 이끌어냈다. 빼어난 음악에 비해 전체적인 공연의 진행과 무대미술 등은 다소 미흡한 편.세종문화회관의 낡은 시설 탓인지 무대 전환을 위해 3번이나 휴식시간을 가져 극의 호흡이 자주 끊겼고,유서 깊은 회화라지만 파스텔톤으로 그린 세트는 정교한 맛이 떨어졌다.연출은 고전의 품격을 표현하기에는 무난했지만 생동감이 없었다.하지만 무대 좌우의 조명을 다르게 해 선악의 경계에 선 리골레토와 세상의 풍경을 은유하는 연출만큼은 돋보였다. 약간의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이번 무대는 오페라 애호가들에게는 원작에 충실한 제대로 된 오페라를 감상할 기회가,초보자에게는 오페라의 정수를 느끼며 그 매력에 푹 빠져들게 할 계기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공연은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114.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서울광장서 열대야 식혀요”

    서울시는 29일부터 다음 달 29일까지 서울광장에서 ‘한여름밤의 축제’를 연다고 26일 밝혔다. 29일에는 서울시 극단의 가족극 ‘별주부전’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연예인사회봉사단을 이끄는 ‘대머리총각’의 여가수 김상희가 청계천 창작곡 당선작을 열창한다.이어 1970∼80년대를 풍미한 가수 김도향,장계현과 템페스트가 열대야를 시원스럽게 날려보내는 팝송을 들려준다. 다음 달 12일에는 서울시 예술단이 출연,오페라 아리아와 영화음악을 연주한다. 19일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쇼스타코비치의 페스티바 서곡 등을 공연한다.21일엔 서울문화재단 주최로 버클리 친구들의 재즈 콘서트가 공연되며,26일에는 서울시 합창단의 오페라 아리아,서울시 무용단의 부채춤과 장구춤,시 뮤지컬단의 난센스,캐츠 등 뮤지컬 하이라이트가 무대에 오른다. 28일에는 12인조 애시드 솔 밴드 ‘커먼그라운드’가,29일에는 디 애플스가 헤이 주드,예스터데이,렛 잇 비 등 비틀스의 명곡을 들려준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쪽지통신]

    ●서울시교육청(www.sen.go.kr)은 21∼23일 관악구 봉천동 낙성대 옆 서울시 과학전시관에서 ‘제2회 서울학생과학축전’을 연다.창조·과학놀이·전시·과학체험·항공·천문우주·로봇·로켓 등 총 8개 마당에서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체험학습 기회도 주어진다.(02)399-9040. ●고덕평생학습관(koduk.lib.seoul.kr)은 24일 오후 2시 고덕동 본관 시청각실에서 강동 구립 청소년교향악단이 공연하는 여름음악회를 연다.성악과 피아노 협연으로 가곡과 아리아를 해설과 함께 들을 수 있다.(02)426-2018. ●문화재청 경복궁관리소(gyeongbok.ocp.go.kr)는 26일∼8월20일 매주 월요일 총 4차례에 걸쳐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2004 경복궁 청소년 문화학교’를 운영한다.오전 9시30분부터 낮 12시30분까지 경복궁에 대한 일반이론 강의와 현장답사교육으로 이뤄지며,참가비는 없다.당일 현장접수만 받는다.(02)734-2457. ●서울시교육청(www.sen.go.kr)은 26일 오후 3시 서울 신문로 2가 본청 학교보건원 204호에서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법률 상담을 실시한다.임대차,채권·채무,가사,계약관계 등 개인적인 제반 법률문제를 본청 법률고문 변호사들이 상담해 준다.교육청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02)399-9331. ●종로구청(jongno.seoul.go.kr)은 여름방학을 맞아 청소년 금연교실을 운영한다.26∼30일 오후 1∼4시 창신동 구민회관 내 동부진료소 1층 보건교육실에서 흡연의 유해성에 대한 실습교육을 실시한다.별도의 참가신청 없이 교육기간 동안 하루만 직접 방문하면 된다.참가자에게는 봉사활동 확인서와 기념품을 준다.(02)731-0626,0424.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aha.ymca.or.kr)는 24일 오후 3∼4시30분 영등포동 7가 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어린이 성교육 인형극’을 연다.내 몸의 소중함,임신·출산과정의 이해,성추행 대처법 등을 인형극으로 소개한다.7∼11세 어린이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24일까지 전화로 신청해야 한다.선착순 40명.참가비 2000원.29∼31일에는 중2∼고1을 대상으로 강원도 횡성군 청소년캠프장 ‘풍금이 있던 자리’에서 청소년 성교육또래지기캠프를 연다.주체적인 성의사 결정과 양성평등을 위한 게임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26일까지 아하 청소년문화센터 홈페이지나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참가자 전원에게는 15시간 자원봉사활동인정서를 준다.선착순 30명.참가비 4만원.(02)2677-9220.
  • [쪽지통신]

    ●서울시교육청(www.sen.go.kr)은 21∼23일 관악구 봉천동 낙성대 옆 서울시 과학전시관에서 ‘제2회 서울학생과학축전’을 연다.창조·과학놀이·전시·과학체험·항공·천문우주·로봇·로켓 등 총 8개 마당에서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체험학습 기회도 주어진다.(02)399-9040. ●고덕평생학습관(koduk.lib.seoul.kr)은 24일 오후 2시 고덕동 본관 시청각실에서 강동 구립 청소년교향악단이 공연하는 여름음악회를 연다.성악과 피아노 협연으로 가곡과 아리아를 해설과 함께 들을 수 있다.(02)426-2018. ●문화재청 경복궁관리소(gyeongbok.ocp.go.kr)는 26일∼8월20일 매주 월요일 총 4차례에 걸쳐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2004 경복궁 청소년 문화학교’를 운영한다.오전 9시30분부터 낮 12시30분까지 경복궁에 대한 일반이론 강의와 현장답사교육으로 이뤄지며,참가비는 없다.당일 현장접수만 받는다.(02)734-2457. ●서울시교육청(www.sen.go.kr)은 26일 오후 3시 서울 신문로 2가 본청 학교보건원 204호에서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법률 상담을 실시한다.임대차,채권·채무,가사,계약관계 등 개인적인 제반 법률문제를 본청 법률고문 변호사들이 상담해 준다.교육청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02)399-9331. ●종로구청(jongno.seoul.go.kr)은 여름방학을 맞아 청소년 금연교실을 운영한다.26∼30일 오후 1∼4시 창신동 구민회관 내 동부진료소 1층 보건교육실에서 흡연의 유해성에 대한 실습교육을 실시한다.별도의 참가신청 없이 교육기간 동안 하루만 직접 방문하면 된다.참가자에게는 봉사활동 확인서와 기념품을 준다.(02)731-0626,0424.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aha.ymca.or.kr)는 24일 오후 3∼4시30분 영등포동 7가 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어린이 성교육 인형극’을 연다.내 몸의 소중함,임신·출산과정의 이해,성추행 대처법 등을 인형극으로 소개한다.7∼11세 어린이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24일까지 전화로 신청해야 한다.선착순 40명.참가비 2000원.29∼31일에는 중2∼고1을 대상으로 강원도 횡성군 청소년캠프장 ‘풍금이 있던 자리’에서 청소년 성교육또래지기캠프를 연다.주체적인 성의사 결정과 양성평등을 위한 게임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26일까지 아하 청소년문화센터 홈페이지나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참가자 전원에게는 15시간 자원봉사활동인정서를 준다.선착순 30명.참가비 4만원.(02)2677-9220.
  • [아테네 화필기행](4) 조각가 김봉준씨가 본 피레네의 샘

    [아테네 화필기행](4) 조각가 김봉준씨가 본 피레네의 샘

    발칸반도 남단의 그리스는 에게해 서쪽 이오니아 섬에서 동쪽의 터키까지 길게 늘어선 2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강렬한 햇빛이 그대로 내리꽂히는 그리스는 역시 역사의 무게를 느끼게 했다.‘서광(瑞光)의 땅’이라고 할까.양기가 뻗은 언덕이나 곶에는 으레 신전들이 세워져 있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바닷바람을 타고 수니온 곶에 내려와 물을 넘봤다.하늘과 땅을 다스린 제우스는 신과 인간의 지배권을 장악했으니,벌겋게 물든 핏빛 영웅주의 신화가 완성됐다.지금 남아 있는 신화는 바로 이 제우스가 천하를 제패한 영웅시대의 신화다.가이아,데메테르,칼리스토,메데이아,아리아드네 등 숱한 여신들은 모두 남근주의 제우스 신에 무릎을 끓었다. 신화의 나라 그리스.눈에 보이는 세상은 지중해처럼 맑고 하얀 집들처럼 평화롭지만,보이지 않는 세계는 전쟁과 권력다툼으로 얼룩진 비극의 땅.그리스는 내게 그런 두 겹의 이미지로 다가왔다. ●그리스 조각은 신들보다 위대 그리스를 여행하면서 나는 그 완미한 그리스 조각의 세계에 푹 빠졌다.질 좋은 대리석이 많은 것도 여간 부럽지 않았다.어쩌면 2500년 전에 그처럼 완벽한 조각양식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페르시아나 로마제국의 침략만 없었어도 지금보다 수백,수천 배의 조각상들이 더 남아 있으리라 생각하니 경외감이 앞섰다. 고대 그리스의 조각문화는 영웅신화보다 위대하다.서양의 미술사는 고대 그리스에서 이미 절정을 이뤘다.그리스 조각에는 절제미가 있다.완숙한 경지에 이른 장인의 미덕이 살아 숨쉰다.그러나 그 완벽함의 이면에는 조금 ‘이상한’ 데가 있다.합리적인 신체 비례와 숭고미 일변도의 신상에서 나는 너무나도 아폴론적 이성주의의 흔적을 보았다.크레타의 자유분방함,디오니소스적인 미적 스파크는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유럽의 조각사에서는 생명력 넘치는 동물조각,정령이 깃든 자연물이 사라졌다.신의 이름으로 숭고한 아름다움만 좇은 게 아닐까. 고대 그리스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옛 도시 코린토스를 찾았다.그곳에 있는 ‘피레네의 샘’을 보기 위해서다.신화에 따르면 강의 신 아소보스의 딸 피레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의 사이에 두 명의 아들을 낳았다.그러나 이들은 전장에 나가 모두 비참한 죽음을 당했다.피레네는 너무 슬퍼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마침내 그 눈물이 모여 샘이 됐다.샘물은 지금도 흘러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일설에 의하면 피레네의 샘은 시신(詩神) 뮤즈가 타는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가 말발굽으로 대지를 치자 솟은 것이라고도 한다.어머니의 극진한 사랑이 녹아 있는 ‘모성의 우물’이기에 피레네의 샘은 영원한 감동을 자아낸다. ●그리스 신화에 숨은 여신들의 역사 그리스 신화는 남성적인 영웅담이 주를 이루지만 이처럼 가끔 여성성 혹은 모성이 감도는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용감하고 착한 페라이 왕국의 아드메토스 왕을 살리기 위해 대신 죽겠다고 나선 아내 알케스티스 신화는 빼놓고 갈 수 없다.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왕을 대신해 죽음을 택한 왕비 알케스티스를 참사랑의 표본으로 간주했다.이것은 플라톤이 위대한 예술가 오르페우스를 한갓 ‘겁쟁이 악사’로 본 것과 퍽 대조적이다.우악스러운 영웅 이야기와 애증,복수가 판치는 그리스 신화의 갈피를 헤쳐보면 이처럼 모성과 자애의 여신들이 고이 잠들어 있음을 알게 된다. 나 여기 ‘피레네의 우는 여인’과 ‘풀을 이고 가는 당나귀’라는 두 점의 조각상을 빚어 바치노니 여신이여! 온전히 가져가소서. ●母神의 재발견… 평화 살림의 신전에 모실것 아테네 화필기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며 나는 다짐했다.앞으로 몇 년이 걸려도 좋다.고대 인간족들의 신화에 감춰진 모신(母神).자애의 신,대지의 신,생산의 신,정령의 신들을 찾아 신전의 역사를 새로 만들어가리라.‘데메테르신과 그 딸’‘피레네의 우는 여인’‘풀을 이고 가는 당나귀’‘신시에 앉아 계신 마고 할멈과 할배’‘두꺼비­업둥이,달의 정령’‘소­광명의 신 미트라,디오니소스 자신,또는 동방의 성물’….올 여름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릴 ‘아테네 신화 화필기행’전에 우선 내놓을 작품 목록들이다.나는 그것들을 모두 내가 구상하는 ‘평화살림 신전’의 가족으로 맞아들이고 싶다.이 패악한 ‘테러의 시대’,올림픽의 땅 그리스, 아니 세계 만방에 평화가 가득 깃들기를 기원해 본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