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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덕궁 옆 북촌나래홀, 오페라 드라마 ‘굿닥터’ 16일부터 공연

     서울 창덕궁 옆에 있는 북촌나래홀은 16일부터 세계적 극작가 닐 사이먼의 ‘굿닥터’를 크로스오버 오페라 음악극으로 무대에 올린다. 재채기, 오디션, 치과의사, 작업의 정석 등 4개의 작품이 옴니버스 형태로 공연된다.  굿닥터는 오페라 음악극이다. 이 연극의 매력은 공연 전반에서 흘러 나오는 오페라 아리아. 에너지와 위트, 앙상블 연기, 환상적인 오페라 아리아가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공연 도중에 배꼽 빠질 정도로 웃다가도 ‘네순도르마’ ‘여자의 마음’ ‘축배의 노래’ ‘밤의 여왕 아리아’ 등의 아리아를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다.  대학로에서 공연된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서 찬사를 받은 테너 이창원과 바리톤 권한준이 출연한다. 이창원은 연극과 뮤지컬, 오페라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권한준은 ‘사랑의 묘약’과 뮤지컬 ‘하얀선물’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뮤지컬 배우인 김가예는 청아한 노랫소리와 특유의 사투리 연기를 선보인다.  공연 티켓은 북촌나래홀이 운영하는 ‘북촌아름다운비빔밥’에서 식사도 가능한 패키지 행태로 구매할 수 있어 적은 비용으로 공연과 식사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연출자 노주현씨는 “기존의 성악 틀에서 벗어나 삶의 해악과 페이소스를 웃음으로 버무려 관객들과 소통하려는 마음에서 굿 닥터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북촌나래홀은 ‘애기똥풀’, ‘명랑토끼 만만세’ 등의 가족극과 ‘지구를 움직이는 작은 콘서트’ ‘뮤지컬 기타라’를 공연하는 북촌 지역의 문화공간이다.  공연 시간은 목·금요일 오후 8시, 토요일은 오후 4시다. 8세 이상 관람가. 공연가 2만원. 후원 기아대책, 북촌아름다운비빔밥, 다문화가정문화지원단. 문의 (02) 988-2258.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제피렐리 연출 오페라 ‘카르멘’ 스크린에 오르다

    제피렐리 연출 오페라 ‘카르멘’ 스크린에 오르다

    조르주 비제(1838~1875)의 오페라 ‘카르멘’은 1875년 파리 초연 이래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 왔다. 국립오페라단 설문조사 결과 가장 보고 싶은 오페라 1위로 뽑혀 창단 50주년 기념 공연으로 지난달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카르멘’은 스페인 남부 세비야의 집시 여인 카르멘과 그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 파멸에 이르는 하사관 돈 호세의 사랑을 그린 비극적인 작품이다. 카르멘의 유혹에 넘어갔다가 약혼녀 미카엘라에게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에 다녀온 돈 호세는 그 사이 유명한 투우사 에스카밀로에게 마음을 뺏긴 카르멘의 모습에 질투를 느껴 칼로 찔러 버리고 만다. ‘하바네라’, ‘투우사의 노래’, ‘꽃의 노래’ 등 오페라에 친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유명한 아리아들이 귀를 즐겁게 한다. 메가박스는 지난 10일부터 12월까지 ‘카르멘’의 빈 국립오페라극장 실황 영상을 코엑스·센트럴·분당·영통·대전점 등 5개관에서 상영한다. ‘카르멘’의 관전 포인트는 이탈리아 명감독 프랑코 제피렐리가 연출했다는 점. 영화 ‘말괄량이 길들이기’(1967), ‘로미오와 줄리엣’(1968), ‘챔프’(1979), ‘엔들리스 러브’(1981), ‘햄릿’(1990), ‘제인 에어’(1996) 등으로 유명한 제피렐리는 1950년대 초 일찌감치 오페라 연출에 뛰어들었다. 또 다른 이탈리아 명감독이자 오페라 연출가 루치노 비스콘티(1906~1976)에게 가르침을 받은 제피렐리는 1950년대 후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와 함께 ‘라 트라비아타’ ‘노르마’ 등을 올리면서 명연출가로 발돋움했다. 화려하고 장엄하면서도 섬세함까지 신경을 쓴 제피렐리의 무대는 제작비가 많이 드는 걸로도 유명하다. 나디아 크라스테바가 카르멘, 마시모 지오다노가 돈 호세를 맡았다. 현존하는 가장 섹시한 소프라노로 꼽히는 안나 네트렙코는 뜻밖에 순수한 시골 소녀 미카엘라로 출연했다. 한국인 바리톤 양태중이 단 카이로 역으로 열연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2만 5000~3만원. 1544-0070.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문이 만난 사람] 세계무대 데뷔 10년 앞두고 단독공연 갖는 팝페라테너 임형주

    [김문이 만난 사람] 세계무대 데뷔 10년 앞두고 단독공연 갖는 팝페라테너 임형주

    어느 날 그에게 정결한 여신이 다가왔다. ‘은색으로 빛나는 정결한 여신이여. 이 신성한, 이 신성한 태고의 나무들, 우리에게 향하소서, 당신의 아름다운 얼굴을. 아~ 구름에 끼지 않고 안개에 가려지지 않은 아~ 지상에 평화를 뿌리소서, 당신이 천국을 만드소서~’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에 나오는 아리아 ‘정결한 여신이여’의 일부 대목이다. 마리아 칼라스(1923~1977)가 불러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칼라스의 노르마냐 노르마의 칼라스냐’고 할 정도였다. 비록 마리아 칼라스는 세상을 떠났지만 불멸의 디바 소프라노의 전설로 남아 있다. 1998년의 일이다. 겨우 12살 나이에 공개방송 프로그램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나가 ‘마법의 성’과 ‘아르헨티나여, 울지 말아요’를 불러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클래식 오버 앨범(클래식, 뮤지컬, 팝 등)을 내는 등 한국 음악계의 ‘신동’이 탄생했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부모의 반대가 컸다. 아버지는 장차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되기를, 어머니는 외교관이 되기를 간절히 원했다. 남자가 음악을 하면 안 된다는 부모의 고집 또한 셌다. 할 수 없이 신동은 음악을 접기로 했다. 방황이 시작됐다. 그렇게 3~4개월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마리아 칼라스의 ‘정결한 여신이여’라는 영혼의 소리를 듣게 됐다. 단박에 매료됐다. 이때부터 성악가로 방향을 틀었으며 ‘정결한 여신이여’는 단골 레퍼토리가 됐다. 이후 신동은 예원학교, 줄리아드 예비학교(영재교육) 입학은 물론 하는 공연마다 ‘최연소’라는 수식어를 만들어 내며 세계 무대에 우뚝 섰다. 세계적인 팝페라테너 임형주(27)씨. 벌써 세계 무대에 데뷔한 지 10년이 된다. 국내 데뷔는 15년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오는 18일 오후 6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아주 특별한 공연을 한다. 대관 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모든 아티스트를 통틀어 조수미, 조용필, 조영남 이후 네 번째 단독 콘서트를 펼친다. 특히 1988년 개관 이후 역대 최연소인 27살의 나이로 가지는 공연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1부는 ‘클래식 스타일’로 이탈리아·독일·한국의 가곡들로 꾸며진다. 2부는 ‘팝페라 스타일’로 뮤지컬·팝·재즈·가요 등의 장르를 넘나든다. 그의 대표곡들뿐만 아니라 팝페라 히트곡, 드라마 OST 주제가 등도 함께 꾸며져 깊어 가는 가을을 아름다운 선율로 수놓을 예정이다. 오페라 극장에서 열리는 공연인 만큼 50인조의 코리안 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6인조 댄서팀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염곡동에 있는 ‘아트원문화재단’에서 임씨를 만났다. 인터뷰를 앞두고 머리 손질과 간단한 화장을 하고 있었다. 약간 긴 머리에 깨끗한 동안(童顔)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무슨 얘기부터 꺼낼까 생각하다 최근 그가 일본에 다녀왔다는 것이 떠올라 먼저 일본 공연이 어땠는지 물었다. “도쿄 시나가와 큐리안 대극장 무대였습니다. 일본에서 데뷔한 것도 10년이 됩니다. 그래서 제 이름 석 자를 내걸고 독창회를 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더군요. 특히 요즘 한·일 관계가 조금 경색돼 있잖아요. 120분 넘게 공연을 가졌는데 앙코르 곡으로는 우리의 가곡 ‘임진강’을 불렀습니다. 이때 두루마기 한복을 입었습니다. 일부에서 한복 입는 것을 만류했지만 당당히 한복 차림으로 다시 무대에 섰지요. 공연이 끝나고 일본 기자들이 ‘역시 임형주의 음악은 위대하다’는 찬사를 보냈고 일부 팬은 ‘한복을 입은 모습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국내 팬들은 주로 30~40대인데 반해 일본에서는 50~60대까지 폭이 넓어졌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웃는다. 특히 국내 팬클럽 회원 30여명이 자비를 들여 가며 비행기 타고 원정을 와 너무 고마웠단다. 일본에서는 ‘형주 오우지(왕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 다음에는 ‘아트원문화재단’이 궁금해졌다. 그는 달변 수준이었다. 어떤 질문에도 지체 없이 답이 줄줄 나온다. “2008년에 설립된 비영리 재단입니다. 국내 데뷔 10년, 세계 데뷔 5년을 맞이하면서 어머니께서 ‘그동안 네가 번 돈을 다 모아 놨으니 어디에 쓰고 싶으냐’고 하시더군요. 저는 얼른 좋은 일에 쓰고 싶다고 했지요. 재능은 있으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음악 공부를 못 하는 후배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했습니다. 제가 비록 20대이지만 좋은 일 하는 데는 나이가 필요 없잖아요. 그래서 서울시에 100억원을 기부채납해서 이 위치에 재단을 설립하게 됐지요.” 현재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통해 4기째 17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개인 레슨비도 재단에서 대납한다. 아트원 홀, 갤러리 등을 두어 다양한 예술공간도 마련했다. 특히 재단 산하에 유치부를 두어 어린이교육사업에도 정열을 쏟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사재를 털어 운영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이 많았으나 올해 들어 조금 나아졌다고 귀띔한다. 유치부 어린이들에게는 7세까지 재단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 어린이 얘기가 나오자 얼른 그의 어린 시절로 화제를 돌렸다. “유치원이나 초등학생 때에는 미술대회와 웅변대회에 자주 나갔는데 특히 미술인 경우 대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에는 방과후 특활반이라는 것이 있었죠. 동요 부르기반에 들어갔더니 선생님이 저에게 ‘너는 참 잘 부른다. 장차 성악가로 대성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때 전국 동요대회에 나가 1등을 여러 번 했습니다.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은 셈이지요. 기분이 우쭐해지면서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나중에 가수 신승훈이나 조성모씨 같은 발라드 가수가 돼야겠다고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와 친분이 있는 삼성영상사업단 관계자를 만나게 됐다. 저녁 자리였는데 즉석에서 노래를 하게 됐다. 감탄한 그 관계자는 임씨에게 “너는 프로로 데뷔해야 한다.”라고 하면서 어머니에게 당장 계약하자고 제의를 했다. 그래서 그의 첫 앨범이 나오게 됐고 언론과 방송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공개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부모의 반대로 음악을 중단했다가 마리아 칼라스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곧바로 성악을 두 달가량 공부하고 예원학교에 입학했으며 매번 실기 1등을 차지하면서 수석 졸업을 하게 된다. 이때 청소년 음악대회에 나가 웬만한 상은 거의 휩쓸 정도로 진가를 발휘했다. 국내에서는 경쟁자가 없다는 생각에 시야를 세상 밖으로 넓혔다. 영재들만 가르친다는 줄리아드 예비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하지만 이때에도 부모의 반대가 있어 임씨는 잠시 미국 여행을 다녀온다는 핑계를 대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사실 그날 이후 미국에서 승부를 걸기 전까지는 한국에 오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부모님을 속인 셈이지요. 곰팡이가 나는 반지하 방에서 혼자 살면서 인터넷 등 수소문 끝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메조 소프라노인 웬디 호프먼의 집을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때마침 그의 남편이자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수석 반주자를 만나게 됐고 여러 번 설득 끝에 오디션을 보게 됐습니다. 그 자리에서 웬디 호프먼은 ‘내가 너를 기꺼이 받아줄 테니 집으로 자주 오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정통 성악보다는 팝페라 뮤지션의 대가가 되라고 했습니다. 이후 스승과 제자의 연을 맺게 됐습니다.” 타고난 노래 솜씨는 미국에서도 통했다. 줄리아드 예비학교 입학 때 보기 드물게 심사위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으며 만장일치로 합격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자리에서 다음 해 열릴 오페라 주역까지 제의받았을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학과장이 곱고 맑은 높은 소리는 훌륭하지만 파바로티나 도밍고 같은 큰 성량을 내기 위해선 이탈리아에서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에 오페라의 본고장인 피렌체 음악원에 들어갔다. 그렇지 않아도 웅장하고 육감적인 바로크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선뜻 받아들였다. 이 무렵 그는 한국에 잠시 들러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때 최연소 애국가 독창자로 등장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것이 인연이 돼 2003년 6월 카네기홀에서 독창회를 하게 되면서 세계 무대에 그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마리아 칼라스가 아니었다면 아마 대중가수가 됐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음악 외적으로 어떤 일에 관심이 있느냐고 하자 “어릴 적에는 화가나 뉴스 앵커, 신문기자가 되고 싶었다.”면서 지금도 보는 신문이 10여 종류가 되며 꼭 소리 내어 읽는 버릇이 있다고 했다. 신문을 보면 논리정연해지고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단다. 지난해 ‘올해의 신문 읽기 스타상’(신문협회)을 받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여자 친구에 대해 묻자 “없어요. 이상형은 강수연, 이영애, 심은하 같은 스타일”이라고 대답했다. 공연 때 단골 앙코르 곡은 무반주 ‘어메이징 그레이스’이며, “조수미 선배는 롤모델이고 나중에 마리아 칼라스 같은 불멸의 음악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면서 해맑게 웃는다. 선임기자 km@seoul.co.kr ◆27세 임형주는 누구 독집앨범만 12장… 한국인 최초·최연소 ‘유엔 평화메달’ 수상도 1986년 5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예원학교 성악과를 수석 졸업했으며 뉴욕 줄리아드 음대 예비학교 성악과를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합격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산펠리체 음악원을 졸업(학사)했다. 현재 오스트리아 빈 슈베르트 음대 성악과 ‘초청학생’으로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1998년 국내 무대에 데뷔했고 2003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세계 데뷔 독창회(세계 남성 성악가 중 최연소)를 시작으로 뉴욕 링컨센터,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볼과 월트디즈니콘서트홀, 파리 살 가보, 네델란드 콘서트 헤보, 잘츠부르크 미라벨궁전, 빈 콘체르트 하우스, 일본 국제포럼, 타이완 국부기념관 등에서 공연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때 역대 최연소로 애국가를 선창했다. 베를린교향악단 및 빈교향악단, 도쿄 필하모닉, 체코 심포니 등과 협연했다. 주요 음반으로는 40만장이 팔린 1집 ‘샐리 가든’을 비롯해 2집 ‘실버 레인’, 3집 ‘미스티 문’, 4집 ‘더 로터스’까지 4장의 정규 앨범을 포함해 최근까지 총 12장의 독집 앨범을 내놓았다. 2003 미국 USO협회 ‘명예 기여훈장’ (역대 최연소), 2005 일본 NHK ‘홍백가합전’ 트로피(한국 클래식 음악가 중 최초), 2010 유엔본부 ‘유엔 평화메달’을 각각 수상했다. 유엔 평화메달은 한국인 최초이며 역대 전 세계 수상자 중 최연소다.
  • [사고] 음악의 단풍에 물들어 보세요

    가을을 대표하는 음악회 ‘서울신문 가을밤콘서트’가 독자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과 기타리스트 장승호가 들려주는 서정적인 현악기 선율, 소프라노 김수연과 테너 나승서의 아름다운 오페라 아리아가 한자리에서 여러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음악과 함께 깊어가는 가을밤의 정취를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일시 2012년 10월 29일(월)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티켓 R석 20만원 / S석 10만원 / A석 5만원 / B석 3만원 ●예매처 SAC티켓(02-580-1300), 인터파크(1544-1555), 티켓링크(1588-7890), 예스24(1544-6399), 옥션(1566-1369) ●문의 서울신문사 문화사업부 02)2000-9752~5 ●협찬 KT&G kt KB금융그룹
  • 29일 예술의전당서 서울신문 ‘가을밤 콘서트’

    29일 예술의전당서 서울신문 ‘가을밤 콘서트’

    시벨리우스 콩쿠르(1995년) 파가니니 콩쿠르(1996년)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1998년) 입상, 뉴욕 영콘서트 아티스트 국제 오디션(2000년) 우승,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2001년) 입상, 2005년 서울대 음대 최연소(만 29살) 교수 부임 등 그의 이름에는 화려한 콩쿠르 수상경력과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보통은 교수가 되면 엉덩이가 무거워지기 마련. 하지만 2007년 세계 최초로 바흐와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린 곡 12곡 전곡을 하루에 완주하는 등 왕성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백주영 교수의 얘기다. 백 교수가 이번에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협주곡 e단조를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여자경)와 함께 들려준다. 오는 2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12 서울신문 가을밤 콘서트’가 무대다. 이 곡은 1838년부터 1844년 완성까지 6년 세월이 걸릴 만큼 멘델스존이 심혈을 기울인 역작이다. 음악적으로 세 개의 악장이 이어진다. 시작하자마자 독주 바이올린이 음악적 방향타를 제시하는 새로운 방식은 당시 청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845년 3월 13일 닐스 가데가 지휘하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오케스트라와 페르디난드 다비트의 협연으로 초연이 이뤄졌다. 낭만주의 시대에 만들어진 바이올린협주곡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차이콥스키의 작품과 더불어 멘델스존의 곡은 지금껏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클래식에 문외한이라도 이 협주곡의 1악장만큼은 들어봤을 터다. 가을밤 콘서트에서는 줄리아니의 기타협주곡 A장조도 들을 수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음악원 출신으로 세고비아, 폰세, 일 드 프랑스 등 국제 콩쿠르를 휩쓴 실력파 클래식 기타리스트 장승호가 협연한다. 세계 3대 기타리스트인 데이비드 러셀과 리히텐슈타인 페스티벌에서 나란히 연주와 마스터클래스를 열 만큼 무게 있는 연주자다. 귀에 익은 오페라 아리아도 이어진다. 케이블채널 tvN ‘오페라스타’의 멘토 및 심사위원으로 유명해진 소프라노 김수연이 요한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박쥐’ 중 ‘나의 주인 마르퀴스’, 베르디의 ‘리골레토’ 중 ‘그리운 그 이름’,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 중 ‘인형의 노래’,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 중 ‘꿈속에 살고 싶어라’를 들려준다. 테너 나승서는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흘린 눈물’, 비제의 ‘카르멘’ 중 ‘꽃의 노래’, ‘리골레토’ 중 ‘여자의 마음’을 부른다. 3만~20만원. (02)2000-9752~4.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고려오페라단의 ‘나라 사랑’ 아리아

    고려오페라단(단장 겸 예술감독 이기균)은 1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작곡된 국내외 오페라 아리아들을 골라 갈라쇼 ‘위 러브 코리아’를 선보인다. 음악평론가 장일범의 해설이 곁들여진다. 베르디의 ‘나부코’와 ‘아이다’,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생상스의 ‘삼손과 데릴라’, 벨리니의 ‘청교도’ 등 오페라의 고전들은 물론 류진구의 ‘안중근’, 박재훈의 ‘손양원’, ‘유관순’ 등 국내 창작오페라의 아리아를 들려줄 계획이다. CMK교향악단과 함께 오미선(소프라노), 이아경(메조소프라노), 김진추(바리톤), 신동원(테너), 함석헌(베이스) 등 성악가들과 라루체 합창단이 함께한다. 3만~12만원. (02)883-7753.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노래에 나의 신학적 여정 담고 싶어”

    “노래에 나의 신학적 여정 담고 싶어”

    “별 게 아닌데 너무 많이 관심들을 갖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11일 오후 7시 30분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한 여성신학자의 삶과 노래’라는 타이틀로 독창회를 여는 최영실(63·여성신학) 성공회대 교수. 정년 퇴임을 1년 4개월 앞두고 단단히 벼른 은퇴 세리머니 준비 탓일까, 9일 이른 아침 서울신문 인터뷰에서도 쉰 목소리가 역력했다. “신학을 가르치는 대학 교수가 독창회를 연다니 의아해하는 분이 많겠지요. 그것도 은퇴기념 세리머니니까. 나이를 더 먹기 전에 하고 싶었어요.” 보통 대학교수라면 정년 퇴임을 앞두곤 기념논문집이며 출판기념 쪽에 더 힘을 쏟을 터. “애써 만들어 선사해 봐야 읽지도 않는 논문집을 내느니 저의 신학적 여정을 노래로 담아보고 싶었다.”며 웃었다. 어릴 적부터 노래를 좋아했고 학창시절 줄곧 솔로며 교회 성가대에 빠지지 않았다는 최 교수.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모태신앙에 더해 이화여고 시절 교목이었던 변선환(1995년 별세) 전 감리교신학대학장으로부터 받은 종교적 감화가 컸단다. 그토록 신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의사였던 아버지의 반대에 막혀 신학이 아닌 심리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결국 대학원에서 기독교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유니언신학대에서 신학공부를 이어간 여성 신학자다. “독창회를 준비하다 보니 제가 겪었던 신학적 여정이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신학을 하게 된 개인 사정 말고도 크고 작은 영향을 받은 선생님들, 그리고 숱하게 만난 보수·진보 쪽 인사들….” 책 한 권을 엮어도 되겠다 싶은 욕심도 들었지만 평소 취향따라 그냥 노래로 풀기로 했단다. 이런저런 모임 자리에서 틀에 박힌 설교며 대화보다 노래로 이야기하기를 좋아해 개신교계에선 독특한 신학자로 소문 난 최 교수. 60세 때 성공회대에서 취미로 성악을 공부하기 시작한 아마추어 성악가이지만 신학으로 연결해 노래에 쏟는 열정이 만만치 않다. 독창회에서는 모두 12곡을 부를 예정. 1·2부로 나누어 각각 ‘그리움’과 ‘사랑’의 테마를 담은 가곡과 성가곡, 오페라 아리아로 솜씨를 발휘한다. 신학적 궤적이 물씬 묻어나는 노래들에 얹어 동생인 최영애 인권위 전 상임위원이 그의 지나온 삶을 내레이션으로 풀며, 대한성공회 사제중창단도 세리머니에 동참한다. 1990년부터 성공회대 신약학·여성신학 교수로 재직해 왔고 한국여성신학회 회장을 지낸 뒤 지금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으로 활동 중인 최 교수. “제 독창회가 보수·진보 쪽 인사들이 함께 모이는 모임의 단초가 됐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말미에 웃음 섞어 불쑥 던진 말이 예사롭지가 않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성악 인생 50년 테너 박인수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성악 인생 50년 테너 박인수 교수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는 과연 어떤 것일까. 아마도 ‘라보엠’이라는 말에 별로 토를 달지는 않을 터. 가난한 보헤미안 연인들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라보엠’의 백미는 단연 ‘그대의 찬 손’이다. 한 대목 잠시 음미해 본다. ‘그대의 조그만 손이 왜 이다지도 차가운가요! 내가 따뜻하게 녹여 줄게요~ 저는 시인입니다. 비록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백만장자랍니다. 저는 꿈이 많답니다. 시와 노래의 아름다운 낭만적인 낙원에서 살지요. 그러나 갑자기 그대의 눈길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놨습니다. 자 이제 이름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이 아리아는 성악을 하는 테너 가수라면 누구나 ‘로망’으로 여기고 있다. 이 노래, 그러니까 오페라 ‘라보엠’에 100여회 출연, ‘그대의 찬 손’을 수없이 불러 ‘한국의 도밍고’, ‘전설의 스텐토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50인의 목소리)라는 별명이 붙은 성악가가 있다. 1938년생, 우리 나이로 치면 74세임에도 불구하고 무대 위에서 쩌렁쩌렁하게 여전히 감동을 선사한다. 오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데뷔 50주년 기념음악회를 연다. 성악가가 50주년을 기념한다는 것은 실로 드문 일이다. 그에 걸맞게 김성빈, 김성준, 김성진, 류정필, 박현재, 신동원, 양인준, 왕승원, 윤상준, 이병삼, 이상규, 이성민, 정규남, 정의근, 정호윤 등 내로라하는 테너 성악가 제자들이 참여해 스승의 50주년을 기념한다. 누굴까. 클래식과 가곡을 접목한 ‘향수’로 대중들에게도 유명한 테너 박인수 백석대학교 석좌교수가 주인공이다.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줄리어드 스쿨과 줄리어드 오페라센터를 거쳐 미국과 캐나다, 남미와 유럽에서 주역 테너로서 성공을 거두었다. 20여년간 모교인 서울대에서 제자들을 양성했고 300여회의 오페라 주역과 2000회를 훌쩍 넘는 콘서트로 오늘날까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여 우리나라 테너 음악계의 큰 스승으로 여겨진다. 소낙비가 내리던 지난 4일 오전 서울 방배동 백석대학교 연구실에서 박 교수를 만났다. 50주년 기념 음악회 얘기부터 나왔다. “그러니까 1962년 대학교 다닐 때였지요.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으로 첫 독창회를 했습니다. 낭만주의 예술가곡의 시대를 연 슈만의 사랑과 서정적 선율이 돋보이는 노래를 불렀던 당시가 지금도 생생합니다. 참 좋은 노래입니다.” 50주년을 맞는 소감을 물었다. 편안한 웃음으로 대답한다. “구약성서에 ‘희년’(禧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50년마다 돌아오는 것이지요. 말 그대로 복되고 기쁩니다. 인생에 채무가 있다면 그것을 청산하는 홀가분한 마음도 있고요.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쌓은 업보를 내려놓는 기분입니다. 아울러 노래 인생 50년을 맞이하면서 제자들과 같이 무대에 선다는 것 또한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 대한 설명이 더 이어진다. 모두 1, 2, 3부로 나뉘어지는데 1부에서는 박 교수의 제자들이 나와 ‘그대의 찬 손’, ‘별은 빛나건만’, ‘남몰래 흐르는 눈물’ 등을 부른다. 2부에서는 박 교수가 독창으로 ‘클레멘타인’, ‘메기의 추억’, ‘아 목동아’ 등을 부른다. 3부에서는 제자들과 함께 ‘그리운 금강산’, ‘향수’, ‘새타령’, ‘진도아리랑’ 등 우리의 가곡과 민요를 열창한다. 2년 전부터 제자들이 앞장서서 준비한 무대여서 성악계에서는 큰 잔치로 이미 소문 나 있다. 그는 제자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베푼다. “성악 하는 사람들은 원래 나이 50대면 끝난다고 하지요. 하지만 저는 70이 넘었는데도 노래를 하잖아요. 벨칸토 창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거기에다 나름대로 터득한 플러스알파까지 제자들에게 가르칩니다. 제 나이 60대에 많은 고민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다들(제자) 노래를 잘합니다.” 그는 순수와 대중음악의 벽을 허물면서 진정한 화합의 목소리로 주목을 받아 왔다. 까닭에 지금도 후학 양성과 끊임없는 콘서트로 노익장을 과시한다. ‘테너 박인수’ 하면 생각나는 것이 국민가요 ‘향수’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1989년 당시 파격적으로 대중 가수 이동원씨와 함께 불렀다. “그 노래를 불러 잃은 것도 많고 얻은 것도 많습니다. 당시 이동원씨와는 일면식도 없었는데 재즈하는 김준의 소개로 만났지요. 이동원씨가 정지용의 시집을 갖고 와서 ‘향수’를 처음 접했습니다. 시가 너무 좋더군요. 이미 김희갑씨가 작곡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바로 녹음하자고 승낙했습니다.” 하지만 의욕과는 달리 오페라 가수가 대중가수와 함께 음반을 냈다는 이유로 비난과 질타를 받았다. 당시 몸담고 있던 국립오페라단에서 ‘성악을 모독했다’는 말까지 들었다. 온갖 시련을 견디다 못해 결국 그는 국립오페라단을 제 발로 걸어나와야 했다. 그런 과정에서 ‘향수’ 음반이 1년 만에 130만장이 팔리는 흥행기록을 세우면서 그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지금도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향수’는 좋은 시이자 훌륭한 노래입니다. 문학적으로 보나 음악적으로 보나 가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지요. 저 개인적으로 ‘향수’를 부르고 나서 얻은 것이 훨씬 많다고 생각합니다. 성악가로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아졌잖아요(웃음).” 그는 음악의 본질에 대해 “100% 듣는 사람 위주로 가야 한다. 마음에 감흥이나 즐거움, 감동을 받는 음악이 돼야 존재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향수’ 이후 그는 가수 이문세, 안치환 등과 함께 노래를 하고 음반을 냈다. 클래식을 대중화시키는 일,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을 듣게 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기꺼이 대중가수들과 합류했던 것. 화제를 과거로 돌렸다. 어떻게 해서 성악을 했을까. 그러자 “성악은 첫 번째도 소리요, 두 번째도 소리, 세 번째도 소리”라고 강조하면서 잠시 회고한다. “아버지가 노래를 아주 잘하셨습니다. 트로트, 발라드, 이탈리아 민요까지 불렀어요. 저도 따라 불렀는데 ‘울려고 내가 왔던가’란 노래는 지금도 생각납니다. 이것저것 부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래가 좋아지더군요. 초등학교 5학년 때 합창반 오디션도 보고 중학교 때에는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했지요. 고등학교 때 멋과 낭만이 있는 마도로스 영화를 감상하고 난 뒤 친구와 함께 마도로스의 꿈을 실현시키려고 부산으로 갔습니다.” 노래와는 담을 쌓으려고 했지만 ‘박인수는 노래를 해야 한다.’는 주변의 권유가 빗발쳤다. 결국 마도로스의 꿈을 접고 1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노래 레슨을 받아 서울대 음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1967년 대학을 졸업할 무렵 국립오페라단에서 오페라 ‘마탄의 사수’ 주인공으로 출연했으나 너무 잘하려고 욕심을 내는 바람에 크게 실패했다. 방송과 여러 신문에서 혹평이 쏟아졌다. 음악을 그만둘 생각으로 전 재산을 투자해 간장 대리점을 차렸다. 장사가 신통치 않자 시장통에 음식점을 냈다. 그것도 얼마 못 갔다. 돼지와 양송이도 길러봤지만 사업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다가 고교 시절 친구를 만나 고민을 털어놓은 것이 계기가 돼 리어카 하나를 사서 서울 신촌 뒷골목에서 동생과 함께 포장마차를 운영했다. 찾아오는 손님이 없어 동생과 함께 술 마시는 날이 더 많았다. “언젠가 리어카를 장만해 준 친구가 찾아왔어요. 술 한잔 하더니 ‘야, 너는 음악해야 돼. 포장마차 장사하기엔 너무 아까워’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75만원이 든 통장을 주더라고요. 친구의 진심어린 권유로 용기를 얻고 1969년 시민회관(현재 서울시의회)에서 라보엠을 공연했습니다. 예상밖에 대박을 터뜨렸지요. 혹독하게 비판했던 언론에서도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다음 해에 미국에서 초청을 받는 등 사실상 새로운 음악인생을 시작했지요.” 이후 미국과 캐나다, 남미 등 순회공연에서 오페라 주인공을 맡으면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박인수와 음악친구들’이라는 타이틀로 매년 200회의 공연을 하면서 대중들과 함께했다. “성악은 조물주가 준 훌륭한 악기입니다. 잘 사용하면 최고가 되고 잘못하면 악성이 나오지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우리의 민요와 판소리를 오페라에 접목시켜 세계화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대의 찬 손’이 아니라 ‘그대의 따뜻한 손’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인수 교수는 오페라 ‘라보엠’ 주인공만 100회 넘어… ‘향수’로 대중적 인기 193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동고를 나와 서울대 음대를 졸업했다. 이후 미 뉴욕 줄리어드 음대, 맨해튼 음악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서울대 음대 성악과 교수를 지낸 뒤 현재 백석대학교 석좌교수로 있다. 1962년 슈만의 ‘시인의 사랑’으로 데뷔했으며 1967년 국립오페라단 ‘마탄의 사수’ 주인공을 맡아 열연했으나 쏟아지는 혹평을 견디다 못해 간장 대리점, 음식점, 포장마차 등의 사업을 했다. 1969년 서울 시민회관에서 라보엠 공연으로 재기했다. 이후 현재까지 라보엠 주인공으로만 100여회 출연했다. 1989년 성악가로서는 보기 드물게 대중 가수 이동원과 함께 ‘향수’를 불러 인기를 끌었다. 7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년 200여회의 공연을 할 만큼 식지 않는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1997년 문화체육부 한복애용자 표창 대상, 2011년 은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 세계최대 지상 회화 돼지농장 전락하나

    ‘세계에서 가장 큰 지상의 그림책’인 페루의 나스카 라인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지난 4월부터 불법 거주자들이 페루 남부 나스카 지역에 마구잡이로 판잣집을 짓고 돼지를 사육하면서 나스카 라인은 물론 1500년 이상된 나스카 고대문화의 유물들이 파괴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불법 거주자들 판잣집 짓고 돼지 사육 블랑카 알바 페루 문화부 국장은 “최근 수년간 나스카 지역 침범을 일삼던 불법 거주자들이 지난 4월 부활절 휴일에 이곳을 급습했다.”고 밝혔다. 페루 당국이 이미 지난 1월 ‘해시계’로 알려진 나스카 라인 근처에 자리잡은 불법 거주자 집단을 몰아냈으나 3개월 만에 다시 되돌아온 것이다. 알바 국장은 “이런 불법 거주민들이 페루 내 1만 3000여개의 문화유적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빈민층과 무주택자들을 보호하는 법 때문에 이들을 내보낼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페루에서는 불법 거주자들이 하루 이상 땅을 점거하면 법적 절차를 통해 쫓아내야 하는데 이 과정만 2~3년이 걸린다. ●세계문화유산 훼손 위기 30여개의 동물, 곤충, 외계인 형상과 200여개의 기하학 무늬 등이 500㎢의 사막에 그려진 나스카 라인은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1500여년 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비와 바람, 먼지가 적은 특유의 기후 덕분에 오랜 세월 큰 변화 없이 형상이 유지됐다. 불법 거주민 대표인 헤수스 아리아스는 “우리가 머물고 있는 지역에는 무덤도 나스카 라인도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앤 피터스 미 펜실베이니아대 고고학과 교수는 “이들의 침범이 나스카 문명 연구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신발 벗겨지고 곤봉 더듬어도 요정의 기적☆ 11일밤 계속된다

    신발 벗겨지고 곤봉 더듬어도 요정의 기적☆ 11일밤 계속된다

    신발이 벗겨지고 곤봉을 더듬는 위기를 슬기롭게 넘긴, ‘국민 요정’다운 연기였다. 10일 런던 웸블리아레나에서 끝난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 이틀째. 손연재(18·세종고)는 예선 첫날인 지난 9일 후프와 볼에서 각각 28.075점, 27.825점을 받아 중간합계 55.900점으로 24명 중 4위로 연기에 나섰다. 이날은 취약 종목인 곤봉으로 시작했다. 순탄치 않았다. 시작부터 곤봉을 더듬고 중간에 신발까지 벗겨졌다(작은 사진). 규정된 연기시간(1분30초)도 1초 초과하는 등 위기를 맞았다. ‘키스 앤 크라이 존’에서 가슴 졸이며 지켜본 점수는 26.350. 세 종목 중간합계는 82.250점으로 7위로 곤두박질했다. 운명의 4번째 종목은 리본이었다. 22번째로 등장한 손연재는 푸치니의 ‘나비부인’ 아리아에 맞춰 우아한 손짓과 현란한 몸놀림으로 붉은색 리본을 풀어냈다. 이번엔 만족스러웠다. 초조하게 기다리던 손연재는 28.050의 높은 점수를 받자 결선행을 직감한 듯 세상에서 가장 환한 미소를 지었다. 4개 종목 합계 110.300. 6위에 오른 손연재는 10위까지 주어지는 결선 티켓을 손에 쥐었다. 손연재는 “너무 행복하다. 내일 결선에서는 메달보다도 후회 없이 내 기량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리듬체조 결선에 오른 건 손연재가 처음이다. 지난 1988년 서울대회에서 홍성희와 김인화가 나섰으나 각각 29위와 31위. 4년 뒤 바르셀로나에서 윤병희와 김유경도 실패했다. 베이징대회에선 신수지(세종대)가 12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등록선수 150명에 불과한 한국 리듬체조의 현주소였다. 하지만 손연재는 수년 전 박태환·김연아가 척박한 토양에서 꽃을 피웠던 것처럼, 기적의 첫 걸음을 뗐다. 그의 눈부신 성장속도를 감안하면 4년 뒤 ‘리듬체조의 김연아’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손연재가 리듬체조를 처음 접한 건 다섯 살 때. 타고난 유연성과 길쭉한 팔·다리, 요정 같은 얼굴은 물론 근성까지 갖춘 손연재는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냈다. 세종초 6학년 때 최연소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혔다. 2009년 슬로베니아 월드컵(주니어 부문)이 운명을 바꿨다. 개인종합 등 3관왕에 오른 손연재를 눈여겨본 리듬체조계의 ‘대모’ 비너르 러시아 협회장에게 눈도장을 찍힌 것. 그의 주선으로 지난해 1월부터 예브게니아 카나예바, 다리아 드미트리예바 등 러시아 대표팀과 함께 노보고르스크 센터에서 하루 10시간의 지옥훈련을 했다. 덕분에 지난 4월 러시아 펜자 월드컵에서는 개인종합 4위에 오를 만큼 ‘폭풍성장’을 했다. 훈련보다 가혹한 건 체중 조절이었다. 166㎝의 키에 45㎏을 유지하기 위해 샐러드와 시리얼, 요구르트만 먹었다. 리듬체조 선수의 체지방(5%)은 보통 여성(20%)의 4분의1 수준. 점프와 회전이 많아 몸이 무거우면 무릎과 발목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지난달 영국에 도착한 뒤로는 세 끼 모두 요구르트, 과일, 수프로 배를 채웠다. 가끔 먹던 닭 가슴살도 끊었다. 그러나 완벽한 자기 관리 덕에 예선 이틀 동안 절정의 컨디션을 유지했다. 런던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런던올림픽] 아… 그래도 단체전 있다

    [런던올림픽] 아… 그래도 단체전 있다

    ‘땅콩 검객’ 남현희(31·성남시청)에게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경기 종료 4초를 남기고 통한의 역전패를 안긴 ‘베잘리의 악령’이 다시 엄습한 것. 악령 퇴치를 다짐하며 4년의 세월을 검과 함께 인내해 온 남현희는 믿을 수 없는 현실에 한동안 말을 잃었다. 한국 펜싱의 간판 남현희가 29일 새벽 영국 런던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벌어진 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플뢰레 동메달 결정전에서 ‘숙적’ 발렌티나 베잘리(38·이탈리아)를 다시 만났다. 비록 결승은 아니지만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는 그로서는 4년 전 1점 차 역전패를 반드시 되갚겠다는 생각에 이를 앙물었다. 남현희는 초반 열세를 딛고 10-6까지 앞섰다. 10-9까지 쫓겼지만 경기 종료 21초를 남기고 12-8로 달아나 마침내 자존심을 회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여우 같은’ 베잘리의 투슈(유효타)에 야금야금 점수를 내주더니 경기 종료 1초를 남기고 12-12 동점을 허용, 연장으로 끌려갔고 결국 1점 차 역전패(4위)로 마감했다. 두 번째 올림픽에 나서며 꿈꿨던 개인전 금빛 칼날은 그렇게 빛을 잃었다. 또 2006년 이후 베잘리와의 국제펜싱연맹(FIE) 상대전적도 1승 9패로 벌어졌다. 앞서 남현희는 4강전에서 엘리사 디 프란치스카(30·이탈리아)와의 연장 접전 끝에 10-11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9-5로 앞서며 결승 진출을 눈앞에 뒀지만 맹렬한 추격을 받으며 10-9까지 쫓겼고 경기 종료 26초 전 아쉬운 10-10 동점을 허용했다. 심판에게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지만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고 결국 연장에서 분루를 삼켰다. 남현희를 극적으로 제친 프란치스카는 팀 동료인 아리아나 에리고를 다시 연장 끝에 12-11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탈리아는 여자 플뢰레 개인전 금·은·동메달을 휩쓸어 이 종목 최강임을 다시 확인했다. 하지만 여기가 남현희의 끝은 아니다. 전희숙·정길옥·오하나 등과 출전하는 단체전이 남았다. 세계 3위에 올라 있는 한국은 1위 이탈리아를 비롯해 2위 러시아, 4위 프랑스 등과 메달을 다툴 전망이다. 한국은 다음 달 3일 8강전에서 세계 6위 미국과 격돌한다. 승리하면 러시아-일본(8위)전 승리팀과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결승에 오르면 이탈리아를 상대로 한 개인전 설욕도 기대할 수 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런던올림픽] 영원한 지존은 없다

    역시 영원한 절대강자는 없다. 런던올림픽 열전 첫날부터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7·미국)와 한국 남자양궁 대표팀 등 종목별 ‘지존’들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하는 등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미국 UPI통신은 29일 이들과 함께 여자 펜싱의 발렌티나 베잘리(38·이탈리아), 사이클 스타 파비앙 칸첼라라(31·프랑스)를 기대에 미치지 못한 스타로 소개했다. 첫 주인공은 단연 펠프스. 남자 개인혼영 400m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노렸던 펠프스는 이날 새벽 결선에서 4위에 그쳐 금메달은커녕 메달권에도 들지 못했다. 지난 몇 년간 펠프스의 그늘에 가렸던 ‘만년 2인자’ 라이언 록티(미국)가 최근 급부상하면서 펠프스가 2위로 밀려날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기는 했지만, 메달권에도 들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한 이는 거의 없었다. 더욱이 개인 통산 14개의 금메달과 2개의 동메달을 획득한 펠프스가 메달 셋만 추가하면 옛 소련의 전설적인 체조 선수 라리사 라티니나(18개)를 제치고 역대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로 등극할 수 있어 첫날 노메달의 아쉬움은 더욱 컸다. 하지만 펠프스는 아직 6개 종목을 남겨 놓아 여전히 대기록을 향한 발걸음을 옮길 것이다. 여자 펜싱 플뢰레에서 올림픽 4연패를 노리던 베잘리의 결승 진출 실패도 큰 이변으로 꼽힌다. 베잘리가 금메달을 땄다면 한 종목에서 4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최초의 여자 선수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베잘리는 준결승에서 동료인 아리아나 에리고(24)에게 덜미를 잡혀 3~4위전으로 밀렸고, 당초 결승전에서 만날 것으로 기대됐던 남현희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동메달을 목에 거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한국 남자양궁은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차지했지만, UPI는 이변으로 꼽았다. 한국 대표팀은 예선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올림픽 4연패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준결승에서 최근 실력이 급상승한 미국을 넘지 못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딴 칸첼라라는 남자 개인 도로 결승선을 8㎞ 남겨 놓고 선두로 달리다가 펜스에 부딪혀 넘어지면서 메달을 놓치고 몸까지 다쳤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씨줄날줄] 3927의 합창/임태순 논설위원

    지난달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는 이색음악회가 열렸다. 경복고 39회 졸업생 27명으로 구성된 ‘3927콰이어 제1회 정기연주회’가 바로 그것. 모두 기독교 신자들이어서 3927은 구약(39권)과 신약(27권) 성서도 상징한다고 귀띔한다. 1964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니 회원들은 68세 동갑내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머리가 희끗희끗해도 하얀 와이셔츠에 아래위 검은 합창단복을 단정히 차려입고 무대에 올라 찬송가 외에도 ‘제비’, ‘푸르른날’, ‘보리밭’ 등 가곡과 대중가요를 불러 분위기를 잡아 나갔다. 중간에 소프라노 이석란씨가 찬조 출연해 ‘그리운 금강산’과 오페라 토스카의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를 선사하기도 했다. 이씨는 또 합창단들이 마지막으로 부른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에도 나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흥을 돋웠다. 어르신들의 재롱잔치(?)는 감동적이었다. 두 시간 남짓의 공연이 끝나자 무대는 가족들의 재결합 장이 됐다. 아내, 아들, 딸, 며느리, 사위, 손자, 손녀 등 가족관객들은 열창을 한 아버지 또는 할아버지에게 화환을 건네며 최고의 공연이라는 덕담과 함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3927 합창단은 지난 6년간 매주 한 차례 모여 연습을 해오다 이번에 세종문화회관에서 발표회를 갖게 됐다. 그동안 회원 자녀 결혼식에 가서 축가를 불러주기도 했으며, 1년에 한번씩 불우이웃을 찾아가 공연을 하기도 했다. 손장열 단장은 “음악을 통하여 인생 후반을 가치 있는 삶으로 살아가며 가족과 이웃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하려는 아버지 합창단”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이번 행사는 70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엄청난 이벤트였다. 발표회를 위해 연습하고 행사를 준비하고 기획하는 것 하나하나가 삶에 활력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한 회원은 “한창 때에는 지위, 승진 등 사회적 성취도가 관심사였지만 인생 3기에 접어든 요즘은 삶을 얼마나 성실하게, 충실하게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많은 장·노년층들이 갑자기 늘어난 삶을 주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럴 때일수록 몰두할 대상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음악, 미술 등의 취미는 물론 외국어나 목공 등을 배우는 것도 좋다. 인간은 몰입해 무아지경에 이를 때 최고의 기쁨과 희열을 느낀다. 인생 3기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선 각자 몰입할 수 있는 것을 발굴해야 한다. 이들의 다음 목표는 고교 졸업 50주년으로 70살이 되는 2년 뒤에 맞춰져 있다. 그때를 위해 그들은 하모니에 빠져든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佛 오랑주 페스티벌서 미리 본 정명훈 지휘 ‘라보엠’

    佛 오랑주 페스티벌서 미리 본 정명훈 지휘 ‘라보엠’

    한국 관객들은 야외오페라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2003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투란도트’는 유료관객 8만명의 성황을 이뤘지만, 무대 위 성악가 얼굴은 보이지도 않았고 마이크로 증폭된 아리아는 기대 이하였다. 4개월 뒤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이다’는 개선행진 장면에서 코끼리가 대변을 보면서 들어온 탓에 관객들은 추위는 물론 악취와도 싸워야 했다. 두 공연은 ‘운동장오페라’의 내리막길을 앞당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새달 서울공연 성패 가늠할 시험무대 10년이 흘렀다. 8월 28일부터 9월 2일까지 연세대 노천극장(7000석)에서 프랑스 오랑주페스티벌 버전의 ‘라보엠’을 50억원을 들여 재현한다는 소식에 고개를 갸웃거렸다면 10년 전 기억 때문일 것이다.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의 사랑을 그린 푸치니의 ‘라보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 레퍼토리다.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지휘를 맡고 세계 정상급 성악가인 안젤라 게오르규(미미역·소프라노), 비토리오 그리골로(로돌포역·테너)가 출연하니 여태껏 한국에선 보지 못한 올스타급 캐스팅이다. 관건은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시각적 쾌감을 전달하는 ‘아이다’, ‘투란도트’와 달리 사실주의 오페라의 대명사인 ‘라보엠’을 야외 무대에서 얼마나 흡인력 있게 구현하느냐에 달린 셈이다. ●‘파바로티 후계자’ 그리골로 절창 부족함 없어 11일(한국시간) 프랑스 오랑주페스티벌에서 선보인 ‘라보엠’은 서울공연의 성패를 가늠할 시험무대였다. 1세기쯤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명으로 지어진 너비 70m, 폭 22m, 높이 30m의 원형극장 무대는 웬만한 전문공연장 못지않은 음향을 구현했다. 성악가들은 와이어리스(무선마이크)를 쓰지 않았지만, 소리가 뭉개지거나 답답한 느낌은 없었다. 13년째 호흡을 맞춘 정명훈 감독과 라디오프랑스 오케스트라의 호흡도 무난했다. 특히 연세대 노천극장에도 서게 될 그리골로의 절창은 부족함이 없었다. 1막의 ‘그대의 찬손’(Che gelida manina)을 비롯, 4막에 이르기까지 ‘파바로티의 후계자’로 불릴 만큼 미성을 뽐낸 것은 물론 쇼맨십으로 여름밤 무대를 한껏 달궜다. ●한국관객 ‘야외오페라 트라우마’ 극복 가능성 무대 설계와 공간 활용도 흥미로웠다. 막과 막 사이 무대 전환이 불가능한 야외무대의 속성상 1~4막의 세트를 하나의 무대에 표현하는 게 야외오페라의 큰 어려움이다. 제작진은 연극무대 같은 간결한 세트에서 해법을 찾았다. 예컨대 건물 세트를 짓는 대신 무대 바닥에 구획을 표시하는 선을 그어놓고 문짝만 세워 놓는 식이다. 대신 조명을 이용해 막마다 공간을 이동하는 듯한 착시현상을 일으켰다. 폭은 좁고 너비는 극단적으로 긴 원형극장 무대의 특성도 영리하게 이용했다. 크리스마스의 거리풍경을 보여 주는 2막에서는 140명 안팎의 합창단을 한꺼번에 올려 활력을 끌어냈다. 죽음을 앞둔 미미의 심경을 드러내는 3막에서는 소품마저 최소화해 황량함과 스산함을 극대화시켰다.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은 “야외무대에 걸맞게 무대를 상징화, 간소화했다. 드라마틱한 사건이나 스펙터클한 볼거리보다는 사람 간의 관계가 중심이 되는 ‘라보엠’의 느낌을 충실하게 소화했다.”고 평가했다. 미흡한 구석도 일부 띄었다.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박사과정(오페라연출 전공)의 이설련씨는 “미미가 죽음에 이르는 4막에서 극적 긴장감이 떨어지는 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일반 오페라극장과 달리 관객 눈에 고스란히 들어오는 오케스트라석의 조명이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점도 되짚어볼 만하다. 오랑주(프랑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어린이날 꿈과 환상의 세계로…

    어린이날 꿈과 환상의 세계로…

    가정의달, 5월이다. 가장 먼저 맞게 될 5일 어린이날, 가족 나들이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주말을 끼고 있으니 더욱 고민이 될 법하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공연들을 눈여겨 보자. ●국악과 클래식, 고전을 찾아서 어린이 국악공연의 스테디셀러인 ‘오늘이’가 5월 3~6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어린이들을 만난다. 제주 신화 ‘원천강 본풀이’를 바탕으로, 학이 키운 아이 오늘이가 사계절을 주관하는 신이 되기까지 여정을 그렸다. 매일 책만 읽는 매일이, 꽃을 하나밖에 피우지 못하는 연꽃나무 뽀글이, 여의주가 있어도 용이 되지 못하는 이무기 등 친구들의 문제를 풀어가면서 삶의 가치를 깨닫는 내용이다. 공연 후에는 야외마당에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연희를 펼치고, 공연 주인공들과 함께하는 포토타임, 한지인형 만들기 등을 준비했다. 1만~2만원. (02)580-3300. 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어린이음악회‘가 열린다.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을 클래식 음악으로 표현한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아리아가 아름다운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 관현악의 악기와 특성을 소개해 주는 브리튼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 등 클래식 기초 레퍼토리로 꾸몄다. 배우 김지호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일러스트와 관련 이미지를 보여주며 작품을 설명한다. 로비에는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과 페이스페인팅 코너를 마련했다. 어린이동화 전문출판사에서 음악 관련 시리즈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 1만~3만원. (02)580-1300. ●우아하면서도 쉬운 발레 서울발레시어터는 아이들에게 친숙한 이야기를 발레로 만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4~6일 서울 남산 국립극장에서 공연한다. 발레단의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이 2000년 첫선을 보인 뒤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160여회 올렸다. 루이스 캐럴의 동명소설을 기본 틀로 잡고 배경을 한국 가정으로 옮겨왔다. 공부가 지겨운 소녀가 토끼굴이 아닌 TV 속으로 빠져들고 과거와 현재, 현실과 비현실, 클래식과 테크노음악 등 시공간과 음악 장르를 넘나들며 관객을 환상의 나라로 이끈다. 2만~7만원. (02)3442-2637. 이 기간 국립발레단은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백조의 호수’를 전막으로 올린다. 기존 공연과 다른 것은 발레단 소속 무용수 정현옥이 해설을 곁들이고, 막과 막 사이에는 샌드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며 독특한 가족발레 형식으로 꾸몄다는 점. 달빛에 비치는 백조의 움직임을 샌드 애니메이션 전문가 윤혜진이 신비롭고 생동감 있게 표현한다. 2만~6만원. (02)2230-6613, ●신명나는 뮤지컬과 연극 경기도 고양어울림누리에서는 한·일 공동제작 뮤지컬 ‘피터팬’(2~6일·어울림극장)과 명작연극 ‘강아지똥’(4~6일·별모래극장)을 선보인다. ‘피터팬’은 피터팬과 팅커벨, 후크 선장 등 등장인물들을 정교하게 표현한 마스크를 쓰고 공연하는 마스크플레이. 무대를 날아다니는 묘기와 블랙아트, 경쾌한 음악이 어우러져 상상력을 높이고 신명나는 무대를 선사한다. 2만 5000~3만 5000원. 아동문학가 고 권정생 작가의 동명 동화로 만든 ‘강아지똥’은 부모가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공연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1만 2000원. 고양어울림누리는 5~6일 광장 곳곳에서 그림자인형과 손가락인형, 전통책 제작 등 30여 가지 문화체험 놀이터로 변신하는 ‘고양어린이세상’을 만든다. 1577-7766. 경기도 성남아트센터는 5일과 6일, 어린이 뮤지컬 ‘넌 특별하단다!’(앙상블시어터)와 액션 라이브쇼 ‘파워레인저’(오페라하우스)를 연다. ‘넌 특별하단다!’는 지나친 경쟁의식과 물질만능주의에 사로잡힌 우리에게 각각의 존재만으로 큰 가치가 있음을 알려주는 작품이다. 1만원. ‘파워레인저’는 인기 TV시리즈를 무대로 옮겨 생동감과 화려한 볼거리를 더했다. 1만 5000~2만원. 이 기간에 성남아트센터는 ‘아트랜드‘로 변신한다. 세계 각국 민속악기와 재생 에너지를 체험하고, 폼클레이와 전통 대나무 활을 만드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031)783-800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씨줄날줄] 허핑턴 포스트의 진화/구본영 논설위원

    아리아나 허핑턴의 마법은 끝나지 않은 것인가. 그녀가 창업한 미국의 블로그 기반 인터넷 매체 ‘허핑턴 포스트’의 진화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판 뉴욕 타임스를 제치고 방문자 수 1위를 차지하더니, 엊그제는 퓰리처 상을 받은 기자를 배출했다. 퓰리처 상은 언론 분야에선 노벨상 격의 권위를 갖는다. 이번에 데이비드 우드 기자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에서 중상을 입은 상이군인의 사회 적응을 다룬 기사로 영예를 안았다. 허핑턴 포스트 소속 기자로선 첫 수상이다. 허핑턴 포스트가 권위지 못잖은 여론 주도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그 동안 엄청난 상업성에도 불구하고, 의제 설정 등 영향력 면에선 여론주도층의 평가가 엇갈렸다. 그리스계 미국인인 허핑턴의 경영 방식에 대해선 포폄이 교차한다. 영국의 텔레그래프 지는 아테네 태생인 그녀를 “이카루스 이후 가장 상승 지향적인 그리스인”으로 묘사했다. 동료 블로거 2명과 함께 시작한 블로그를 미국에서 트래픽 1위 매체로 성장시켰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해 그녀는 여세를 몰아 ‘공룡’ 인터넷 기업인 아메리칸온라인(AOL)에 3억1500만 달러(약 3800억원)란 거금을 받고 팔아넘겼다. 이쯤 되면 깃털과 밀랍으로 만든 날개로 하늘로 치솟은 신화 속 이카루스에 견줄 만할 정도다. 하지만 그녀는 그 과정에서 일부 블로거들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3000여명의 블로거를 운영하면서 대부분 무료 기고에 의존한 후유증이었다. 한때 민주당 하원의원을 남편으로 두었던 그녀는 폭넓은 인맥으로 거물 정치인 등 유명 인사들로부터 ‘협찬 기고’를 받아내는 데 수완을 발휘했다. 당대의 논객 월터 크롱카이트도 그중 한명이었다. 무료 기고에 의존하는 방식이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인가. 그녀가 AOL에 회사를 넘긴 사실 그 자체가 스스로 이를 부인한 방증일 수도 있다. 그녀를 상대로 소송을 벌인 블로거들은 자신들이 “현대판 노예였다.”고 분개하지 않았는가. 지금까지 허핑턴 포스트는 사양길의 종이신문을 대체할 만한 몇 가지 성공적 실험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중독된 젊은 세대들의 기호에 가장 잘 부응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도 있었다. 독자적 취재인력이 부족해 다른 매체 뉴스를 짜깁기한 뒤 논객들의 비평을 잘 버무려 내놓는 식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퓰리처 상 수상이 고품질의 콘텐츠가 언론의 기본임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된다면 그녀의 신화는 더 이어질지도 모르겠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여우처럼 도발하고 어필도 세게 할래요”

    “여우처럼 도발하고 어필도 세게 할래요”

    주부가 된 검객 남현희(31·성남시청)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날 줄 몰랐다. 지난해 11월 사이클 국가대표 출신 공효석(26·금산군청)과 결혼한 뒤 심리적으로 안정된 덕분이다. 달콤한 신혼을 잠시 미뤄두고 105일 앞으로 다가온 런던올림픽 준비에 여념이 없는 남현희를 13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만났다. ●남편이 기력 보강에 좋은 약 챙겨주네요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야무진 얼굴이지만 남편 얘기를 할 때마다 무장해제가 됐다. “저는 남편을 천생, 남편은 저를 연분이라고 부른다.”고 말할 때는 스스로도 창피한 듯 얼굴이 붉어졌다. 오빠처럼 듬직하다는 연하 남편은 든든한 우군이 되고 있다. “지금껏 운동하면서 건강기능식품을 먹어본 적이 없는데 체력 소모가 심한 사이클을 타는 남편이 기력 보강에 좋은 약을 많이 챙겨줘서 먹는다.”며 은근슬쩍 자랑을 섞었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 남현희는 당시 세계랭킹 1위 발렌티나 베잘리(38·이탈리아)에게 1점 차로 분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제는 설욕과 더불어 메달 색깔을 바꿀 차례.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노련미를 쌓은 그는 이제 ‘여우 같은 펜싱’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베이징에서는 너무 정직했다. 어떤 경우에는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행동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탈리아 선수들처럼 자기 포인트가 아니더라도 심판에게 강하게 어필하거나 심리적으로 상대 선수를 도발하는 일을 가리키는 것. 런던에서는 베잘리와 엘리사 디프란치스카(30), 아리아나 에리고(23) 등 이탈리아 3인방과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에선 제가 너무 정직했나봐요 현재 몸상태는 최상일 때의 70% 정도라고 소개한 남현희는 “메달 확보는 100% 자신있지만 색깔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그날 컨디션이나 여러 상황에 따라 달라질 텐데 운때가 잘 맞아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올림픽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바람은 더욱 간절해졌다. “욕심이야 다음번 올림픽에도 나가고 싶지만 실력이 안 되면 물러날 수밖에 없지 않나.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더 욕심 나고 부담감도 크다.”고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아이를 갖고 싶다는 개인적 꿈도 꼭 이루고 싶단다. ●금메달 따고 아이도 갖고 싶어요 남현희를 비롯한 남녀 펜싱대표팀은 오는 21일부터 닷새 동안 일본 와카야마현에서 열리는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 출전을 시작으로 런던을 향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나선다. 글 사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일그러진 난쟁이… 성기를 닮은 코… 동화는 잊어라

    일그러진 난쟁이… 성기를 닮은 코… 동화는 잊어라

    KBS 개그콘서트의 코너 사마귀유치원에 등장하는 쌍칼아저씨의 표현을 빌자면 “백설공주의 하얀 살결이 이~뻐~.”쯤 되겠다. 백설공주하면 떠오르는 게 일곱 난쟁이. 그런데 작가는 이 일곱 난쟁이들이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일거라는 선입관을 파괴했다. 난쟁이들은 처참하게 일그러지고 뭉개지고 찢겨졌는데, 코는 남자의 성기다. 그들의 작업 도구처럼 보이는 것들도 모두 그렇다. 아예 세트로 맞춘 듯 축 늘어진 볼살이 고환처럼 느껴지는 것도 있다. 각 조각상마다 빨강, 파랑 하는 식으로 강렬한 원색을 쓰고 있는데, 한 작품의 색깔을 두고 작가는 아예 ‘딜도’색이라 부른다. 인간의 피부와 가장 비슷한 색을 찾다 여성용 자위기구 딜도에 주목하게 됐고, 그게 바로 백인 아리아 인종의 피부색에서 따온 것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아리아 민족의 영광을 위해 분투한 히틀러가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작가가 슬쩍 비틀어놓은 유머에 웃음이 난다. 5월 12일까지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아홉 난쟁이들’전을 여는 폴 매카시(67)의 작품들이다. 지배권력, 남성성 같은 것들에 대해 동화를 응용한 성적인 문란함으로 치환한 작품을 잇따라 선보여 미국의 대표적 작가이면서도 문제적 작가로 꼽힌다. “통상적 아름다움을 반복하기보다 질문을 던지는 쪽을 택하겠다.”, “사람을 사회에 길들이는 도구가 동화인데 이걸 한번 거꾸로 세워보고 싶었다.”, “작가는 일종의 광대라 생각하는데, 광대로서 권력자에게 당신도 광대가 아니냐고 질문하고 싶다.”는 말이 작가의 문제적 성향을 잘 드러내준다. 이번 작품은 원본 동화에 대한 오랜 해석논란을 떠올리게 한다. 문헌학이나 정신분석학 쪽에서는 백설공주를 극도의 나르시시즘에 빠진 팜므 파탈로 간주한다. 허연 살결과 어린 나이를 무기로 부왕을 유혹했다 쫓겨났는데, 그걸 인정할 수 없으니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이야기를 꾸며냈고 그게 동화 내용이라는 것이다. 지독한 자기애에 빠져 자기가 제일 고생하고 열심히 하는데 언제나 자기만 피해 본다고 징징대는 사람을 떠올리면 된다. 그렇게 세상을 재구성하다 보니 백설공주는 자신과 기쁨 주고 사랑받는 관계였던 숲 속의 거친 사나이들마저도 귀여운 외모의 일곱 난쟁이들로 축소해야만 했다는 것이다. 이 틀에서 보면, 작가가 일곱 난쟁이들을 왜 그렇게 묘사했는지 짐작이 간다. 그런데 작가는 정작 이런 해석논란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작품을 1937년 디즈니 만화에서 발전시킨 것으로 봐달라했다. 미국이 초일류 강대국으로 등장하던 그 시기에 디즈니 만화가 구축한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깨보고 싶었다는, 지극히 미국적인 맥락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난쟁이 조각상들은 5~6년 전부터 작업해오고 있는 ‘백설공주 프로젝트’의 일부라 설명했다. 조각 외에도 드로잉은 물론, 세트를 지어 비디오 촬영작업까지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설공주를 통해 사랑과 여성의 가치를 드러내보고 싶다 했다. 미국적 맥락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최종 완성본은 동화원작에 대한 해석 논란에서 얼마나 가깝고, 얼마나 떨어져있을지 궁금해진다. (02)735-8449.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정명훈과 국립오페라단 ‘세번째 협업’

    정명훈과 국립오페라단 ‘세번째 협업’

    창단 50주년을 맞은 국립오페라단이 올해 첫 작품으로 지아코모 푸치니(1858~1924)의 ‘라보엠’을 새달 3~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 올린다. 오페라 팬들이 관심을 갖는 까닭은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때문이다. 국립오페라단과 정 감독의 협업은 2009년 ‘이도메네오’, 지난해 ‘시몬 보카네그라’에 이어 세 번째다. ●伊 마르코 간디니 연출 연출을 맡은 마르코 간디니는 20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정 감독과는 지난해 ‘시몬 보카네그라’를 함께하면서 깊이 있는 악보 해석으로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냈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간디니는 1992년부터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겸 오페라연출가 프랑코 제피렐리와 함께 작업을 한 베테랑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넘나들며 연출을 하고 있다. 19세기 파리 뒷골목의 가난한 시인 로돌포와 미미의 슬픈 사랑 이야기답게 ‘라보엠’은 ‘그대의 찬 손’ ‘아, 사랑하는 아가씨여’ ‘내 이름은 미미’ 등의 아리아로 유명하다. 배신과 복수, 사랑으로 점철된 이탈리아 오페라들과 달리 극적인 이야기 구조는 약하다. 더블캐스팅 중 ‘A팀’의 소프라노 김영미(58)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독일 카셀국립극장의 주역 가수인 테너 김동원(38)은 검증이 필요 없는 조합. 젊은 피를 수혈한 ‘B팀’은 홍주영(31)과 강요셉(34)이다. 지난해 제노바의 카를로펠리체 극장에서 미미 역으로 이탈리아 무대에서 데뷔했던 홍주영은 국내 데뷔 역시 같은 역할로 하게 됐다. 홍주영은 “국립오페라단과 정명훈 선생, 라보엠은 학창시절 꿈만 같던 단어들인데 현실로 다가와서 너무 기쁘다.”면서 “2년 전 극심한 폐렴을 앓았기 때문에 (같은 병으로 숨지는) 미미의 고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피’ 홍주영·강요셉 출연 한국인으로는 처음 독일 베를린 도이체오퍼에서 전속 주역 가수로 활동하는 강요셉은 “드라마를 좋아하는데 ‘해를 품은 달’을 보면서 김수현처럼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울부짖는 연기를 이번 작품에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A팀’ 선배들을 보면 도전의식도 생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케스트라는 서울시향이, 합창은 국립합창단과 PBC소년소녀합창단이 맡는다. 1만~15만원. (02)586-5282.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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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음악 ●Adieu.. ‘김경호스러운’ 3월 9~10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나는 가수다’를 통해 로커 본색을 선보이며 다양한 매력을 과시한 김경호의 전국 투어 마지막 앙코르 공연. 8만 8000~9만 9000원. (070)8967-0901. ●더 클래식-조영남음악회 23~2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가수 조영남이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 등을 부르는 독창회. 동생인 조영수 부산대 음대 교수, ‘야식 배달부 성악가’ 김승일,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함께 무대를 꾸민다. 8만~18만원. 1566-2505. 연극·뮤지컬 ●뮤지컬 ‘달고나’ 5월 1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 신중현부터 박남정까지 7080세대가 기억하는 추억 속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시나리오 작가가 꿈인 세우는 옛 물건을 판매하는 홈쇼핑 구성 작가가 됐다. 일상에 지친 세우가 첫사랑의 추억이 아로새겨진 구형 타자기를 홈쇼핑에 내놓으면서 추억 여행이 시작된다. 4만~8만원. (02)738-8289.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3월 28일~6월 10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2011년 3월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면서 큰 인기를 얻은 뮤지컬이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톰 행크스 주연의 동명 영화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대중적인 이야기와 스릴감 넘치는 진행이 매력이다. 6만~12만원 (02)764-7857. 클래식·무용 ●첼로, 삶을 노래하다 17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8일 오후 8시 KBS홀. KBS교향악단(지휘 유스투스 프란츠)이 독일 첼리스트 니클라스 에핑어를 불러 엘가의 ‘첼로 협주곡 e단조’를 들려준다.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 브람스의 교향곡 제2번 D장조도 연주한다. 2만~6만원. 1544-1555. ●피아니스트 김정원, 첼리스트 리웨이친 듀오콘서트 18일 오후 7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조지 크럼의 첼로 독주를 위한 소나타, 베토벤 첼로소나타 2번,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밤의 선율, 브람스의 첼로소나타 2번. 4만~6만원. (02)2658-3546. 미술·전시 ●‘신이 내려준 선물’전 21일까지 서울 관훈동 갤러리 수. 유럽의 고성과 도시들, 인도의 험한 산지, 설악산 절벽 끝 천년송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있고 꿈에 그리는 모든 것을 화폭에 담으려고 노력하는 전호성 작가의 풍경전이다. (02)733-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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