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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SEM SEOUL 2000/ 개회식등 이모저모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20일 오전 본격 개회돼 개회식에 이어 1·2차 정상회의와 만찬 등으로 순조롭게 이어졌다. ■개회식 개회식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등 26개국 정상이 참석한가운데 서울 삼성동 컨벤션센터 3층 오디토리엄에서 성대히 개최됐다.김대통령은 오전 8시40분쯤 도착,1층 로비에서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와 함께 국립관현악단이 ‘아리랑’ 등 우리 전통가락을 연주하는 가운데 40분 동안 참가국 정상들을 영접했다. 김대통령과 이여사는 정상들의 손을 반갑게 잡고 2∼3분씩 얘기를나누며 따뜻이 맞았다.영접순서는 국가별 알파벳 순이 과거 ASEM 관례였으나 이날은 도착순이었다. 대부분의 정상들은 승용차 편으로 현관에 도착했으나,인터콘티넨탈호텔이 숙소인 시라크 대통령과 슈뢰더 독일 총리는 산책 겸 걸어서입장했다. 개회식에서는 21세기 ASEM의 꿈을 주제로 한 영상 및 음향공연이 곁들여졌다.1부에서는 이동일 21세기 예술경영연구소장의 26개의 촛불영상을 배경으로 ‘사운드 퍼포먼스’가,2부는 동·서양의 화해와협력을 주제로 한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의 영상공연이 이뤄졌다. 김대통령은 ‘새천년 번영과 안정의 동반자’를 주제로 한 개막 연설에서 정상들의 참석을 환영한 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꽁꽁 얼어붙었던 한반도에서의 냉전의 빙벽이 마침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고강조했다. ■1·2차회의 회의는 켄벤션센터 2층 정상회의장에서 열렸다. 김대통령은 먼저 인사말을 한 뒤 의제를 설명하고,각국 정상들은 돌아가며 3분씩 의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2차 경제회의에서 김대통령은 유가인상,금융시장 불안정 등 세계경제 상황을 설명한뒤 선·후진국간 정보격차 해소에 관해 모두발언을 했다. 김대통령은 오찬을 주재하기 전 “오찬은 ASEM 확대회의를 겸한 것이니 얘기할 정상은 손을 들어달라”고 요청했으나 아무도 신청을 하지 않자 “배가 고파 손을 들 기운도 없으신 모양이니 식사를 하고난뒤 얘기하자”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개별회담 김대통령은 정상회의 사이에 슈뢰더 독일 총리,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와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고 독일과 스페인의대북 수교 방침을 환영했다. 슈뢰더 총리에게는 “대북 수교가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환영 만찬 김대통령 내외는 저녁 참석 정상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초청, 환영만찬을 베풀고 공연행사를 가졌다.만찬에는 3부요인과 각정당 대표들이 모두 참석했으며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는 오전 개회식에 이어 만찬에도 참석했다. 김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아시아와 유럽 문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과시하면서 “유럽과 아시아가 각자의 정체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고 오랜 교류의 역사를 강조했다.이어 열린환영공연은 동서양 음악의 접목 형식으로 진행돼 차이코프스키의 세레나데,오즈의 마법사 주제곡,국립국악원 무용단의 궁중무용인 ‘기인전목단’,기야금 연주인 ‘취양무’,민속무용인 ‘심고무’가 펼쳐졌다. 만찬 메뉴는 구절판,호박죽,해물생선전,신선로,갈비살과 수삼구이,밤밥과 만두국,감즙,인삼차와 한과 등 전통한식이었으며,음료는 포도주와 인삼주,복분자주를 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南北합작 ‘나운규 일대기’ 만든다

    한국 근대영화의 선구자인 춘사 나운규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제작이 남북 합작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8일 영화기획사 NS21(회장 김보애)의 남북한 합작영화 제작 추진을 승인했다. 이 당국자는 “북측과 합작영화 ‘아리랑’ 제작을 추진중인 NS21을 협력사업자로 승인했다”며 “NS21은 북한 현지촬영과 북한배우 출연 등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협력사업자 승인은 대북 합작사업에 대한 현금반출을 허가하기 이전 단계의 1단계 승인이다.또 “이기획사는 올해 6월 북측 아태평화위와 영화합작 제작에 원칙적으로동의하는 의향서를 체결했다”며 “총 사업비용은 약 39억원으로 북한 현지촬영비는 100만달러(한화 약 11억5,000만원)가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NS21은 춘사 나운규의 일대기를 그린 ‘아리랑’이란 이름의 이 영화를 북측 현지에서 북한 배우를 출연시켜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NS21은 지난 5월 정상회담을 앞두고 평양교예단 초청 서울 공연을기획하기도 했다. 이석우기자 swlee@
  • 눈길끄는 대학로 ‘작은연극제’ 3題

    국내 최대 연극제인 서울연극제는 곧(15일) 막을 내리지만 대학로 축제는 계속된다.베세토연극제,변방연극제,우리창작극만들기 등 제각각특색있는 ‘작은 연극제’들이 줄을 잇는다.깊어가는 가을, 낯설지만새로운 연극 한편쯤 만나보는 건 어떨까. ◆베세토연극제 한국,중국,일본이 매년 번갈아 각국 수도에서 3국의대표작을 공연하는 행사로 이번이 7회째이다.먼저 일본 극단 세이넨자의 ‘분나야,나무에서 내려오렴’이 13∼15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첫 테이프를 끊는다.개구리 분나가 살고 있는 숲속의 냉정한 자연법칙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치열한 경쟁사회를빗대서 보여준다.이어 중국 따리안극단이 17∼19일 같은 장소에서 ‘3월의 도화수’를 공연한다.자본주의 도입으로 인한 사회적 변화와갈등을 세 젊은이의 만남과 사랑으로 형상화했다. 한국에서는 서울예술단의 ‘청산별곡’이 20∼22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고려가요 ‘청산별곡’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현대적 감각의 가무악으로 풀어낸 독특한 구성으로 지난 6월초연당시호평을 받았었다.그림자극,봉술,꼭두극 등 한국적 볼거리가 다채롭다.(02)756-6865◆변방연극제 합리적인 공연제작 방식을 고민하는 ‘서울 공연예술가들의 모임’이 ‘자유로운 실험정신’과 ‘완성도있는 공연’을 목표로 만든 연극제.3회째인 올해 행사는 15일부터 11월13일까지 아리랑소극장 등 대학로 일대에서 한달간 열린다.각 연출자들이 만든 공연대본을 집단토의를 거쳐 확정하고,일단 제작된 작품은 다시 워크숍공연을 통해 검증절차를 밟는 등 의욕넘치는 제작방식을 택했다. 소극장 연극의 참맛을 보여줄 12편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화려한무대세트나 스케일 큰 무대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연극적 상상력을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각오.연출가 위성신의 ‘배스룸티슈’,정은경의 ‘소녀들’,박상규의 ‘말없는 이야기,줄’등이 3∼4일간씩 공연된다.(02)3673-5575◆우리 창작극 만들기 극단 작은신화(대표 최용훈)가 창작희곡 발굴을 위해 93년부터 격년제로 진행하고 있는 창작극 페스티벌.지금까지조광화 오은희 장성희 등 손꼽히는 희곡작가들이 참여했다. 기성작가뿐 아니라 작가지망생들에게도 문이 열려있다.18일부터 11월5일까지두편의 작품이 먼저 공연되고,이어 12월12∼31일 나머지 두편이 무대에 오른다. 인간과 가족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는 신예작가 송경순과 젊은 연출가박정의 ‘방문’,재치와 위트로 똘똘 뭉친 고선웅의 희곡을 최용훈이연출한 ‘락테러락’등이 기대를 모은다.(02)764-3380 이순녀기자 coral@
  • 아리랑길 왕복5차로 확장

    성북구가 ‘영화의 거리’로 조성중인 아리랑길 전 구간이 확장,정비된다. 성북구(구청장 陳英浩)는 오는 2002년까지 돈암 4거리 지하철 성신여대 입구역에서 정릉길입구의 숭덕초등학교간 아리랑길 1,260m를 현재의 폭 15m,왕복 2차로에서 폭 25m의 왕복 5차로로 확장하기로 하고오는 20일 기공식을 갖기로 했다. 또 전 확장구간의 보행로도 일반도로의 3m보다 넓은 4m로 확장해 한쪽은 ‘세계 영화의 거리’로,다른 쪽은 ‘한국 영화의 거리’로 조성하기로 했다. 보상비 618억원 등 모두 76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아리랑길 확장공사가 마무리되면 이 구간의 상습 정체현상이 해소돼 정릉 일대주민들의 도심 진입이 한결 쉬어질 뿐 아니라 주변 미아로 등의 교통량 분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와 함께 이 도로구간에 야외 공연장과 테마공원,영화기념관 등이 들어서 성북구가 추진중인 ‘영화의 거리’ 조성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심재억기자
  • ‘아리랑TV 월드’ 개국 축하 콘서트

    외국어채널 아리랑TV는 다음달 1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야외무대에서 위성채널 ‘아리랑TV 월드’의 ‘개국축하 및 2000년 세계 한민족 축전 특별공연’을 개최한다. 이 공연은 한민족 축전에 참가한 재외동포를 비롯,전세계인들에게‘아리랑TV 월드’의 개국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공연에는 가수 조성모,이정현,신화,룰라,채정안,김현정,조관우 등이출연할 예정이다. ‘아리랑TV 월드’는 기존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외에 지난 12일부터 북남미 전역에,지난 27일부터 유라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위성 시험방송을 하고 있다. 본방송은 다음달 26일 개국과 함께 실시한다. 장택동기자
  • 세계한민족축전 30일 개막

    재외동포들의 한민족 동질성과 자긍심 고취를 위한 ‘2000세계한민족축전’이 오는 30일 올림픽파크텔에서 막을 올려 새달 5일까지 이어진다. 서울과 경기 충청 경주 등에서 다채롭게 펼쳐질 한민족축전에는 조선족 30여명 등 35개국 350여명의 재외동포들이 참가,한민족임을 확인하게 된다. 국민생활체육협의회(회장 嚴三鐸)가 주최하는 이번 축전에서는 경주 세계문화엑스포와 이천 도자기마을 견학,유적지 답사 등 문화체험행사,올림픽공원 함께 걷기,생활체조 배우기 등 생활체육행사가 줄을 잇는다.특히 영어전문 케이블인 아리랑TV는 축하공연을 기획하고 행사 장면을 다큐멘터리로 제작,지구촌 동포들에게 전하게 된다. 올해로 10번째를 맞는 한민족축전은 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기념해 89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다. 김민수기자 kimms@
  • 北교향악단 4차례 서울공연 결산

    분단 50년만에 서울땅을 밟은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 일행이 20일부터 22일까지 네 차례의 서울 공연을 모두 마쳤다. 이번 연주회는 우선 음악적으로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북한 클래식음악의 진면모를 가늠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주 각별한 의미를 갖는 무대였다.전반적으로 연주역량은 ‘상당’했다는 평가다.비록 몇개 안됐지만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4번등 서양 고전 레퍼토리를 통해 원숙한 기량과 유려한 선율을 확인할 수 있었다.또 허광수(남성저음) 리영욱(남성고음)등 남자 성악의 경우 풍부한 성량과 탄탄한 기교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민족적 정서를 살리면서도 현대성을 가미하려는 노력은 단연 돋보였다.오케스트라는 목관,금관의 기존 악기 외에 개량민속악기인 ‘죽관악기’파트를 두는 독특한 편성을 보여주었다.고음저대(개량 대금),중음저대,저대,장새납(개량 태평소)등 ‘죽관악기’는 특히 이번 연주회의 대종을 이뤘던 창작곡들에서 빛을 발해 서양악기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민족음악’의 오묘한 색채를 더했다.창작관현악곡‘아리랑’의 도입부와 끝부분의 저대 선율은 백미였다.‘풍년가’‘그리운 강남’처럼 소박하고 흥겨운 선곡은 ‘인민들이 좋아하고 즐겨부를수 있는’북한 음악의 실체를 엿보게 했다. 물론 호기심 차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합동연주를 마친 연주자가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도 공연이 끝난 객석에서는 ‘나의 살던 고향’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그칠줄 모르고 불려졌다.음악을 통한 겨레의 화합,예술의 힘이 실감되는 순간이었다. 북한음악이 우리 음악계에 남긴것은 무엇이었을까.전문가들은 대중속으로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북한 교향악단의 노력은 분명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실 남한에서 클래식은 소수 마니아가 즐기는 귀족취향으로 치부돼왔다.클래식이 지나치게 전문 아카데미즘으로 흐르다보니 일반청중을 소외시키고 대중적 기반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음악평론가 한상우씨는 “북한교향악단이 민족적 색채 짙은 창작 관현악에 많은 애정을 쏟는 모습은 남한 음악인들에게 우리도 보통시민들을 위한 창작음악에 힘써야겠다는 자극을 알게모르게 주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을 막론하고 ‘자기 것’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리 음악계가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지휘자 박태영,북한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87∼90년 유학)도 있다. 북한이 완전개방해 문화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게 될 경우 그들의 독창적인 ‘민족음악’이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엇갈린다.“민족정서에 맞는 친근한 북한 창작음악은 그동안 클래식에 소외됐던 층 등을 중심으로 상당한 수요가 있을 것”(평론가 탁계석씨)이라는 낙관론과 “정통클래식의 도도한 흐름속에 묻히고 말 지엽적 해프닝”이라는 비관론이 팽팽하다. 어쨌든 이번 음악회를 통해 분단 50년 동안 형성된 남북한의 음악적특색이 확연히 드러난 만큼 음악 분야에서도 창조적 화합 노력이 필요해진 것 만큼은 분명하다.국립국악원 이윤경 연구사의 말은 그에대한 한 답변이 될 수 있다. “한발 앞선 북한의 개량악기는 취할 점이 많다.그러나 우리는 수천년간 내려온 전통 국악의 원형을 보존했다는 우리만의 강점이 있다. 전통을 지키려는 노력과,전통을 새롭게 창조하려는 노력이 서로 만나면 엄청난 상승작용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허윤주기자 rara@
  • 北 국립교향악단 서울공연 폐막

    분단후 첫 남북 교향악단 합동연주회를 가진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의 서울 공연이 22일 막을 내렸다.조선국립교향악단은 이날 오후 7시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남측 KBS교향악단과 두번째이자 마지막 합동연주회를 갖고 남북화합을 다졌다.이로써 지난 18일 서울을 방문해지난 20일 오후 7시30분 첫 막을 올린 조선국립교향악단의 서울 공연은 이날까지 모두 네차례의 단독 또는 합동연주회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이날 공연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를비롯해 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 장관 등 각계 인사 1,700여명이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열렸다.공연은 남측 손범수씨와 북측 방송인 전성희씨의 공동 사회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연주된 곡들은 전날의 첫 합동공연과 거의 같았으나 마지막 합동공연이라는 점 때문인지관객들은 한곡 한곡이 끝날 때마다 더욱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이 공연은 KBS를 통해 전국으로 생중계돼 많은 국민들이 북한의음악을 즐겼다. 먼저 1부에서 KBS교향악단이 연주를 마쳤고 2부에 조선국립교향악단의 공연이 이어졌다.특히 2부에서 남북의 대표적 성악가 소프라노 조수미와 남성고음(테너) 리영욱이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를 합창하면서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남북 교향악단은 ‘아리랑’을 합주하면서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관객들이 연이어 ‘앙코르’를 외치자 이들은 다시 한번 ‘고향의 봄’을 연주했다. 그 뒤에도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성은 오래도록 이어졌고 결국 출연자와 관객 모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다같이 합창하며 끝을 맺었다.‘고향의 봄’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를 때 일부 관객들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장택동 허윤주기자 taecks@
  • [문화도시 문화거리](6)연극·미술의 고장 밀양

    밀양백중놀이,밀양아리랑 등의 전통놀이문화와 얼음골,표충사,영남루,사명대사 유적지 등의 손꼽히는 문화유산을 간직한 밀양.부산 마산창원 울산 등 인근 대도시를 잇는 삼각지대에 위치한 인구 13만의 중소도시 밀양은 오랜 세월 화려하진 않지만 나름대로 속이 알찬 문화도시로 성장해왔다. 드러내놓고 자랑하는 대신 보이지않는 곳에서 꾸준히 문화의 향기를가꾸는 전통은 요즘에도 그대로 이어져온다.그중에서도 문닫은 초등학교를 문화공간으로 활용한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창의적 노력은 단연 눈길을 끈다.전시성 문화행정이 아니라 생활에 밀착한 일상의 문화를 추구하는 밀양의 남다른 문화예술관을 엿볼수 있는 상징적인 대목이기 때문이다.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지난해 9월 연희단거리패 단원 60여명과 함께부북면 가산리 월산초등학교에 터를 잡은 ‘밀양연극촌’은 1년새 이 지역의 새로운 ‘문화명소’로 자리잡았다.밀양시와 밀양시교육위원회의 배려로 5년간 무상임대한 500평 규모의 폐교에는 연습실과 무대제작실,의상제작실,조명기자재실,숙소 등이빼곡이 들어차있다.운동장 한귀퉁이에는 400명이 한꺼번에 앉을 수 있는 통나무 의자를 들여 ‘숲의 극장’을 꾸몄다. 이곳에서는 주말 저녁마다 연희단거리패 고정레퍼터리와 신작들을 공연하는 ‘주말극장’이 열리는데 인근 주민들을 위한 ‘동네극장’인데도 부산 마산 대구 울산은 물론 서울에서도 차를 몰고 내려와 주말마다 운동장이 주차장이 될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네살먹은 어린애부터 팔순 할머니, 때론 술취해 주정하는 관객들까지 ‘숲의 극장’은모두 포용한다.“연극의 문턱을 낮추면 관객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밀양에서 깨닫게 됐다”고 이윤택은 털어놓는다. 내후년쯤엔 이곳서 아시아공연예술축제가 열릴 전망이다.‘아시아의전통과 동시대적 창조’란 주제아래 한국과 일본,중국을 중심으로 인도 몽고 등 남방문화를 아우르는 대규모 공연축제를 개최함으로써 밀양을 동시대 문화예술의 메카로 부상시킬 야심에 부풀어있다.지금까지 밀양연극촌이 해낸 문화적 성과를 감안하면 헛된 욕심으로 끝날것같진 않다. 산내면 가인리에 자리한 가인예술촌도 독특한 지역문화공간의 모범으로 꼽을 만하다.96년 10월 가인초등학교에 문을 연 가인예술촌은뜻맞는 밀양 미술인들의 공동작업실 겸 지역주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톡톡히 한몫을 해내고 있다.현재 이곳에는 박장길(서양화)심점환(서양화)이정형(조각)등 8명의 작가들이 한솥밥을 먹으며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입촌을 원하는 작가는 기존 작가들의 심사를 거쳐야 하고 1년에 개인전 1회이상,그룹전 3회이상에 참여해야 하는 등 규칙이 엄격한 만큼이곳 작가들은 누구보다 왕성한 창작활동을 자랑한다.교사 한켠에 전시실을 마련해 번갈아가며 상설전시회를 여는 한편 부산,마산 등 인근 대도시에서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지난해에는 이곳에서‘한국 미디어아트 현황과 과제’(2월)‘한국 현대미술의 쟁점’(6월)을 주제로 두차례 학술심포지엄이 열리기도 했다.당시 이곳을 방문한 도쿄대와 고베대 교수들은 “저력을 엿볼 수 있는 곳”이라며 감탄해 마지않았다고 한다. 가인예술촌은 또 매년 여름 ‘가족캠프’를 열어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도자기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등 일반인을 위한 문화공간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박장길씨는 “언젠가는 이곳에서 밀양비엔날레같은국제미술행사가 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극촌이나 예술촌과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초동면 범평리 범평초등학교의 ‘미리벌민속박물관’도 밀양의 개성있는 지역문화공간이다.98년7월 개관한 이곳은 성재정 관장이 30년간 일일이 모은 손때묻은민속유물 2,400여점이 전시돼있어 학생들의 시청각교육장으로 그만이다.밀양지역은 물론이고 부산,창원 등에서 단체로 관람오는 일이 잦고,알음알음 소문을 듣고 주말에 오는 외지 관람객도 300∼400명을헤아린다.성관장은 “폐교를 선뜻 개인에게 내준 밀양시의 문화정책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문화도시는 번듯한 문화예술회관이나 야외공원을 짓는 것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지역주민들이 좀더 가깝게 문화를 접하고,향유하는 문화네트워크의 구축이야말로 진정한 문화도시의 필요조건이라 볼때 밀양은 한발짝 앞서가는 도시임에 틀림없다. 밀양 이순녀기자 coral@.*이렇게 가꿉시다- “아시아 전통 숨쉬는 문화예술의 도시로” 밀양(密陽)을 나는 ‘비밀스런 양지’라 부른다.그만큼 밀양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다.인구 13만의 밀양시는 몇십년이 지나도 인구가 늘지 않고 공장도 큰 호텔도 들어서지 않는다.우리극연구소가 밀양에 연극촌을 세울 수 있게 된 것도 이런 밀양의 한적함때문이다. 한때 1,000여명에 이르렀던 한 초등학교의 학생 수가 40여명으로 줄고,급기야 폐교의 운명을 맞으면서 우리는 꽤나 크고 시설이 좋은 학교를 연극촌으로 접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밀양은 이런 식으로 폐교된 초등학교가 가인예술인촌,민속박물관 등으로 탈바꿈하고 있다.폐교된 학교를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창작의 산실로 활용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밀양시장 이상조씨의 발상이다. 21세기 디지털 시대로 변화하는 지금 고도 정보통신사회의 뒤켠으로밀려나고 있는 밀양을 자연과 문화의 도시 이미지로 탈바꿈시키려는시장의 발상과 열정을 시민들 또한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밀양의 문화는 뭐니뭐니 해도 맑은 물과 부드러운 황토 흙,그리고 녹색 환경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이 수려한 자연 경관을 배경으로 서슬퍼런 전통이 버티고 서있다.표충사,안동 손씨 집성촌,여주 이씨 집성촌 고택 등은 우리에게 민족의 본래적 심성과 생활양식을 일깨우는귀중한 교육장이 될 수 있다.이 자연과 전통을 문화적 기반으로 하여 이제 동시대의 예술이 하나 둘 들어서고 있다.가인 예술인촌은 화가들의 창작 산실이고,밀양연극촌은 지금 한강 이남 최대 규모의 종합연극제작소로 조성되고 있다.밀양시내 실내체육관을 800석 규모의 무대 공연장 겸용으로 전환하는 작업 또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적극적인 동시대 문화 수용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면,자연과 전통의 도시 밀양은 동시대 문화 예술의 메카로 부상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나는 밀양을 프랑스의 아비뇽이나 영국의 에딘버러처럼 세계적인 페스티벌을 열어 도시의 이미지를 제고시켜야 한다는식의 현시적인 발상을 경계한다.세계적인 문화도시라는 환상을 따라가다가는 특색도 없는 백화점 나열식의 문화 전시장이 되기 십상이다.나는 차라리 비밀스런 양지 밀양이 생명 생태 환경친화의 도시문화,혹은 아시아의 전통이 살아 숨쉬는 전통과 창조의 예술이 생산되는도시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밀양에 가면 맑은 바람과 공기와 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란 캐치프레이즈는 공장이 들어서지 않는 도시란 오명을 자부심으로 바꿔 놓을 수 있다.아니면,‘밀양에 가면 아시아의 아름다운 전통이 동시대의 예술로 창조되고 있습니다’란 문화적 발상이 세계적이란 환상 보다 훨씬 알차고 독자성이 있을 것이다.나는 밀양이 이런 환경도시,아시아의 전통이 살아 숨쉬는 문화도시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윤택 연극연출가 밀양연극촌 예술감독
  • 남북교향악단 ‘아리랑’합주에 객석 ‘설움의 침묵’

    북측 바이올린 연주자가 남측 교향악단과,남측 소프라노가 북측 교향악단과 만나고,마침내는 남북의 교향악단이 한무대 위에 올랐다.공연 마지막에 함께 어우러진 남북 음악인들은 피날레곡 ‘아리랑’의 아름다운 선율로 ‘통일의 싹’을 틔워냈다. 서울을 방문 중인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은 이틀째 연주회날인 21일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KBS교향악단과의 첫 합동음악회를 열었다. 이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600여 객석이 가득 메워진 가운데 열렸다. 1부 순서에서 곽승이 지휘하는 KBS교향악단은 북한 바이올린 연주자정연희와 ‘사향가’를,첼리스트 장한나와는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를 협연했다. 2부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남과 북을 대표하는 조수미와 남성 고음 리영욱이 함께 들려주는 베르디의 가극 ‘라 트라비아타’ 중 이중창‘축배의 노래’.2∼3차례에 불과한 리허설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완벽한 호흡을 과시해 관객의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장한나는 차이코프스키 ‘야상곡’을 북측과 협연했다.공연이 끝나갈 무렵 KBS교향악단 현악기 연주자 30여명이 무대로 함께 올라가 북측 단원들과 관현악 ‘아리랑’을 연주하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아름다운 앙상블로 빚어낸 ‘예술의 통일’ 속에 청중과 무대는 완전히 녹아 하나가 된 듯 감동의 도가니를 연출했다. 한편 북한 국립교향악단은 이날 저녁 공연에 앞서 오후 3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두번째 단독공연을 가졌다.이 공연은 전날과 같은레퍼토리 외에 남측 소프라노 조수미가 북한 국립교향악단 반주로 조두남 작곡 ‘선구자’,구노 가극 ‘로미오와 줄리엣’ 중 ‘꿈 속에살고 싶어’를 불렀다.독창이 끝난 후 조수미씨가 지휘자 김병화씨와 정겹게 포옹하자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성을 보냈다. 북한 국립교향악단은 22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에서 남북 합동공연을 한차례 더 가진 후 연주회 일정을 마친다. 허윤주기자 rara@
  • 남북 교향악단 합동공연 ‘아리랑’ 장식

    21일과 22일 두 차례 열리는 남북 교향악단 합동공연의 대미는 남북교향악단의 ‘아리랑 합주’로 장식되게 됐다. KBS측은 공연계획 단계부터 ‘남북화해의 뜻을 담아’ 공연 끝곡으로 아리랑을 합주하자고 북측에 제의했으나 북측은 연습시간의 부족과 음색의 부조화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그러다가 지난 18일 KBS의 제안을 북측이 받아들여 극적으로 ‘합주’가 성사됐다.이전까지 북한은 남측이 나오는 합동공연 1부의 끝곡은 남측이 독자적으로 정하고,북측이 나오는 2부의 끝곡 역시 북측이알아서 택하자는 방안을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합동공연에는 조선국립교향악단원 110명과 KBS교향악단원 97명이 참가한다.따라서 무대사정상 이들 전원이 동시에 무대에 오를 수없어,‘합주’때는 북측 교향악단원 중 현악 부문 35명쯤이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남한측 단원이 채우게 된다.즉 조선국립교향악단의 마지막 곡인 ‘축배의 노래’가 끝나면 북측 인원 일부가 나가고 대신남측 단원들이 들어와 아리랑을 합주하게 된다. ‘아리랑 합주’에도북측 교향악단의 특색인 죽관악기(젓대,장새납,단소)가 쓰여,독특한 음색의 아리랑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승종 남측 부단장은 “공연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남북이 함께 아리랑을 합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北 조선국립교향악단 첫날 공연

    무대 위의 북녘 연주자들과 객석의 남녘관객이 음악으로 하나가 됐다.이념도 체제도 ‘만국 공용어’의 아름다운 화음 앞에는 무력하게 무너졌다.20일 오후 KBS홀에서 열린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의 첫 연주회에서 관객들은 민족적 색채 짙은 관현악 ‘아리랑’ 등의 선율에 한껏 빠져들어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선사했다. 나비넥타이를 맨 검정색 턱시도 차림의 교향악단원들과 상임지휘자김병화씨는 서울방문 3일째의 낯설음을 말끔히 털어낸 듯 능숙한 호흡과 연주실력을 발휘했다. 개막공연 첫무대는 개량 민속악기 ‘죽관악기’의 정감가는 음색이돋보이는 관현악곡 ‘아리랑’이 장식했다.젓대(개량 대금)의 나지막하고 정겨운 선율로 시작한 아리랑은,지휘자의 손끝에 따라 때로는웅장하게 때로는 슬픈 곡조로 유려하게 물결쳤다.민속악기와 양악기가 섞인 우리에겐 익숙치 않은 편성임에도 불구하고 귀익은 민요풍선율은 ‘한민족 한핏줄’을 더욱 실감나게 했다. 아리랑이 끝나자 죽관악기 연주자 7명은 일단 퇴장했고,화려한 꽃무늬가 수놓인 파란색 한복차림의 여성고음 리향숙이 ‘산으로 바다로가자’‘동백꽃’을,남성저음 허광수는 ‘동해의 달밤’을 훌륭하게들려줬다.리향숙과 허광수는 관객들의 박수갈채가 끝없이 이어지자박태준의 ‘동무생각’,홍난파의 ‘봉선화’ 등 남한에서 사랑받는가곡을 앙코르곡으로 불러 우레같은 박수를 받았다. 창작 교향곡 ‘그네뛰는 처녀’‘풍산벌에 풍년이 왔네’가 연주될땐 꽹과리와 태평소의 흥겨운 선율에 객석의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북측의 바이올린,첼로 등 서양악기 연주자들도 어깨춤을 추듯신명나는 몸짓을 내 흥겨움을 더했다. 2시간 남짓 공연이 끝난 뒤에도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자리를 뜰 줄 몰랐고 북한 관현악단 연주자들은 손을 들어 흔들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이날 공연에는 정계 인사,언론사 대표단,문화예술계 등 각계의 초청 관객들이 1,700여 객석을 가득 채웠다.공연이 끝난 뒤 KBS 박권상(朴權相)사장의 안내로 서영훈(徐英勳) 민주당대표,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 등이 무대로 올라 이들을 격려했다. 허윤주기자 rara@
  • 北교향악단 서울서 ‘통일의 화음’

    북한의 조선국립교향악단이 20일 밤 상임지휘자 김병화의 지휘로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역사적인 첫 서울공연을 가졌다. 북한 국립교향악단은 개량국악기가 포함된 관현악곡 ‘아리랑’과 정현희가 협연한 바이올린협주곡 ‘사향가’ 등 민족적 색채가 짙은 창작곡을 주로 연주하여 1,700여명의 각계 초청인사들로 부터 따뜻한박수를 받았다. 또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과 남성저음(베이스) 허광수가 협연한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가운데 ‘돈 바질리오의 아리아’ 등 서양음악에서도 수준급 기량을 선보였다. 북한 국립교향악단은 21일 오후 3시 예술의 전당에서 한차례 더 단독공연을 가진 뒤 저녁 7시30분에는 같은 장소에서 KBS교향악단과 첫합동연주회,22일 오후 7시에는 KBS홀에서 KBS교향악단과 두번째 합동연주회를 갖는 것으로 연주일정을 마친다. 허윤주 장택동기자 rara@
  • 조선국립교향악단 공연을 보고

    남북이 갈라진 지 55년 만에 북한의 교향악단을 만난 것은 특별한감회였다. 북한의 교향악단은 전통적인 서양 고전음악보다는 북한 인민들을 위한 독특한 작품들을 주로 연주해온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조선국립교향악단의 내한공연에서 특히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서곡과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의 4악장,그리고 남성저음(베이스)독창에서 보여준 고전 레퍼토리의 연주력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20일 밤 KBS홀에서 가진 첫날 공연은 김병화가 지휘하는 조선국립교향악단의 관현악곡 ‘아리랑’으로 시작되었다.아리랑은 남북한이 모두 즐겨부르는 우리의 대표적인 민요로 이를 관현악으로 만든 것인데 단소,젓대(개량 대금),장새납 등 전통악기를 포함시켜 독특한 한국적 분위기를 창출하고 있었다. 이번 공연에서 협연을 맡은 여성고음 리향숙과 남성저음 허광수,그리고 바이올린 연주자 정현희는 상당한 수준의 연주를 들려주었고 특히 허광수가 부른 세비야의 이발사 중 아리아는 세련된 매너와 볼륨있는 베이스의 강렬한 울림이 청중들을 감동시켰다.우리의 관심이었던 이들의 발성은 정통적인 벨칸토창법을 쓰고 있었으며 이들 실력이라면 남한의 오페라공연에 주역을 맡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4번의 4악장을 비롯한 관현악작품들의 연주수준은 높은 편이었고 전통악기의 사용도 나름대로의 공감력이 있어북한의 음악이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었다. 우리가 그동안 사회주의 국가들의 관현악연주에서 느꼈던 찬란하고힘이 있는 금관악기의 효과적인 사용이 조선국립교향악단의 연주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었는데 마지막곡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는 우리의 민요 ‘풍년가’를 주제로 한 것으로 관악기군과 타악기가 어울려 청중을 흥분시켜 주었다.전체적인 레퍼토리가 남한과는 차이가 있으나 이들이 연주하는 동안 북한교향악단이라는 생각은 별로들지 않았다. 조선국립교향악단의 내한공연은 음악예술이야말로 국경이나 체제,혹은 어떤 장벽도 허물 수 있는 가장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하게 했다. 오케스트라는 물론 예술 전반에 걸쳐적극적인 교류가 이루어져 남북화합과 통일의 길을 위한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 韓 相 宇 음악평론가
  • 北 국립교향악단의 특징

    20∼22일 남한서 역사적인 데뷔무대를 갖는 북한국립교향악단은 어떤 음악을 하고 있으며 연주 수준은 어느정도일까. 분단 50년의 벽은 클래식음악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는지 북한관현악단의 편성이나 연주 레퍼토리는 우리의 ‘정통 클래식’기준으로 보면 생소한 점이 많다. 북한 국립교향악단의 편성은 장새납,젓대,개량대금 등 개량민속악기와 양악기를 적절히 조화시킨 ‘배합 관현악단’으로 이번에 서울에온 상임지휘자 김병화가 개발에 공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북한의 개량 민속악기들은 탁하고 흐린 '쐐소리'를 없애 청아하고고운 음색을 내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인민대중이 좋아하고 잘아는 곡을 교향악으로 만들어야 한다’는김일성 주석의 교시에 따라 선율이 쉬우면서도 완성도 높은 작품을연주하는데 주력한다.국내창작곡과 서양작품을 7대3정도로 섞는 것이 관례다. 이번 공연도 창작곡 위주로 짜여있다.바이올린 협주곡 ‘사향가’는 정사인 작곡의 노래 ‘내 고향을 이별하고’주제에 의한 협주곡.관현악곡으로는 ‘아리랑’(최성환작곡),‘그리운 강남’(안기영 작곡)‘그네뛰는 처녀’(김윤붕 작곡)를 연주한다.‘그리운 강남’은 ‘정이월 다가고 삼월이라네,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오면은…’으로 시작하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노래가 바탕이다. 북한은 성악의 발성법도 우리와는 다르다.지난 70년 “깊은 정서없이 소리를 힘주어 내지르기만 한다”는 김정일국방위원장의 비판에따라 ‘목소리를 인위적으로 과장하지 말고 쉽게,유순하고 곱게’내는 새로운 발성법을 채택하고 있다. 재일동포 출신으로 지난 87∼90년 평양음악무용대학서 유학했던 박태영씨(서울시청소년교향악단 단장 겸 지휘자)는 북한국립교향악단의 연주실력이 상당하다고 귀띔한다.‘50년대 거장 므라빈스키가 지휘하던 시절의 레닌그라드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 또한 지난 4월 평양의 봄 축전에 초청돼 협연하고 돌아온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에 따르면 연습량도 엄청나 북한 창작곡은 악보를 거의 외우다시피 연주할 정도라고 한다.창작음악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않는 남쪽 오케스트라와 크게 다른 점이다. 허윤주기자 **
  • 北 조선국립교향악단 기자간담회

    “교향악은 곧 하모니입니다.남이냐 북이냐를 가르지 않고 남북음악가들이 힘을 합쳐 이번 합동음악회가 통일의 전주곡이 되기를 바랍니다”(허이복 북한단장)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은 18일 오후 숙소인 서울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교향악단의 허이복 단장,지휘자 김병화,여성고음 리향숙,남성 저음 허광수씨 등이 참석한 이 자리에 남측에서 홍성규 KBS 교향악단장,김승종 KBS 시청자국장,KBS지휘자 곽승, 소프라노 조수미씨 등이 동석했다. 허이복 북측단장은 기자회견 인사말을 통해 “지금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만나고 조국통일의 열망이 끌어오르고 있다.남북한 합동음악회가 통일을 이루는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북한 국립교향악단이 악보를 완전히 외워 연주한다는 소문의 진위에 대해 묻자 김병화 상임지휘자는 “실제로는 악보를 본다.과거 동구권에서 열린 연주회에서 ‘깜짝 놀래켜보려고’ 그냥 한번 해본것”이라며 빙그레웃었다. 작곡자에 대한 설이 분분한 바이올린 협주곡 ‘사향가’는 김일성주석이 만주에서 항일투쟁시 고향을 그리며 부르던 노래를 바탕으로 작곡가 박민혁이 70년대에 와서 작곡했다고 못박았다. 해외에서 명성이 높은 조수미,장한나 등 남측음악인들에 대해서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CD 등을 통해 ‘훌륭한 연주자’라는 것은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재일교포 출신 지휘자 김병화씨는 “일본서 민족차별로 고초를 당해24살 때인 지난 60년 북한행을 결심했다.일본인 아내도 흔쾌히 응해줬다.아내는 말도 안 통하는 북한에서 고생하면서도 가극단 가수로얼마동안 활동하기도 했다”고 자신의 신상을 소개했다. 20일 북한 단독연주회에서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중 이중창 ‘축배의 노래’ 등을 부르는 조수미씨는 “역사적인 공연이라고생각해 기꺼이 참석했다.협연하게 될 리영욱씨의 목소리가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마지막날인 22일 합동연주회에서는 남북한 교향악단의 현악파트가 섞여 관현악 ‘아리랑’으로 그랜드 피날레를 장식하게 된다. 지휘자 김병화씨는 “이번 공연엔 민족적인 작품 위주로 선곡했다.양악기와 민족악기를 배합한 관현악 ‘아리랑’‘청산골에 풍년이 왔네’가 선사하는 색다른 음색을 남녘인민들도 즐겼으면 좋겠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허윤주기자 ra
  • 南北합동 ‘離散의 恨’ 연주한다

    KBS교향악단과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의 네 차례 남북 합동연주회 일정이 확정됐다.20일 오후 7시30분 KBS홀,21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콘서트홀에서는 북측 단독연주회가 열리며 21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2일 오후 7시 KBS홀에서는 남북합동연주회가 개최될예정이다. 북측은 허이복 조선국립교향악단장을 대표로 김병화 조선국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지휘봉을 잡는다.또한 남성저음(베이스) 허광수,남성고음(테너) 리영욱,여성고음(소프라노) 리향숙 등 독창자 3명,바이올린연주자 최기혁 등 연주자 110명,사회자 전성희,연출자,기자 등 132명이 참가한다.이들은 18일 고려항공편으로 서울에 도착,24일 돌아간다. 남측에서는 KBS교향악단 지휘자 곽승씨를 비롯해 소프라노 조수미,첼리스트 장한나가 함께 한다. 20일 오후 7시30분,21일 오후 3시 북한 단독연주회에서는 창작교향곡‘아리랑’,리향숙 독창 ‘산으로 바다로 가자’·‘동백꽃,로시니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서곡 등을 들려준다. 21일,22일 오후 남북합동연주회에서 KBS교향악단은바하 ‘토카타와푸가 라단조’·바이올린 협주곡 ‘사향가’등을,조선국립교향악단은허광수 독창 ‘압록강 2천리’,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중 ‘별은빛나건만’등을 선사하는 한편 차이코프스키 ‘야상곡’,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중 이중창 ‘축배의 노래’등을 장한나,조수미,리영욱 협연으로 선사한다.피날레는 북한교향곡 ‘아리랑’으로 장식한다. 20,22일 공연은 전석 초대며 21일 공연티켓은 시내 예매처에서 일반에 판매된다. 출연이 확정된 북한측 악단과 음악인 면면은 다음과 같다. ■조선국립교향악단 광복후 북한에서 최초로 창립된 전문예술단체.전통악기인 장새납·개량대금·젓대등 ‘민관’파트를 갖고 있는게 특징이다.창작곡과 세계 명곡,윤이상을 비롯한 현대음악작품등 다양한레퍼토리를 갖고 있으며 지금까지 해외 공연을 포함,1만2,000회의 연주실적을 갖고 있다. ■허이복단장(65)과 김병화 지휘자(64) 허단장은 청진출생으로 서울연희전문 출신의 삼촌과 부친,형 등도 모두 바이올리니스트.7세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워 음악대학교원,국립교향악단 연주가로 활약하다 95년부터 단장을 맡고 있다. 김 지휘자는 인민예술가이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기도 한 최정상의음악가. 혁명가극 ‘피바다’‘꽃파는 처녀’,윤이상의 ‘교향곡1번’,교향시곡 ‘광주여 영원히’등 수많은 작품이 그의 지휘로 초연됐다.일본에서 태어나 60년 귀국 전까지 그곳에서 피아노와 작곡 수업을 받았다. ■독주자들 5명이 모두 평양음악무용대학 출신이다.남성 저음 허광수(40)는 94년 차이코프스키국제콩쿠르 8등,북한 최고권위의 2·16예술상 개인경연 1등 입상 경력이 있는 만수대예술단 성악가수.러시아,일본,쿠바등 해외공연 경험이 많으며 공훈배우다.바이올린 연주자 정현희(22)는 98년 2·16예술상 1등을 한 신예연주자.남성고음 리영욱(45)은 불가리아에 유학했으며 이탈리아 국제콩쿠르와 2·16예술상에서2등을 한 실력파.만수대예술단 성악가수로 활약하고 있다.여성고음리향숙(24)은 98년부터 2년간 독일에서 윤이상관현악단 가수로 활약했으며 올해 2·16예술상 1등에 입선했다.이밖에 바이올린연주가 최기혁(50)은 국립교향악단 악장을 지냈으며 2·16예술상 개인경연 심사위원을 맡았다. 허윤주기자 ra
  • 올 여름 흥행질주 ‘신바람 이박사’

    70년대식 장발과 반짝이 의상,그리고 ‘뽕짝’이라는 낡은 음악적 형식.어느것 하나 촌스러움과 거리가 멀지 않은데 오늘 이땅의 젊은이들은 테크노바에서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뛰며 ‘뽕짝’이라는 숨은 대륙을 찾은 기쁨에몸을 떨고 있다. “안녕하세요.저는 대한민국의 호리호리한 신바람 이박사입니다.한번 만나볼까요.조오치.만납시다.띠리띠리리 띠리띠리리 짜라짜자잔 짜라짜자잔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요”‘강원도아리랑’이나 ‘신고산 타령’ 같은 민요부터 20년전 크게 유행했던빌리지피플의 ‘YMCA’를 개사한 ‘영맨’ 등 팝송, 거기에 트롯트 노래, 심지어 ‘한오백년’ 같은 구성진 가락도 한데 묶여져 빠르고 경쾌한 춤곡으로변신한다. 간주나 연주로 노래가 잦아들라치면 여지없이 ‘우리리리히’‘얼씨구’‘좋아좋아’‘미쳐미쳐’‘오예’‘이히’‘앗싸’같은 추임새가 휘몰아친다.영락없는 관광버스 음악.바닥이 뚫어져라 날고 뛰는 ‘아짐마’‘아자씨’들이눈에 떠오른다. 신바람 이박사(본명 이용석·46).그가 이 여름 인기가도를질주하고 있다.벌써 “사랑해요 이박사”를 외치는 팬페이지만 10개를 넘어섰고 첨단을 달린다는 압구정동이나 홍익대 앞 클럽에서 그를 잡기 위해 안달이다.신생 증권사의 CF에 등장했고 방송 인터뷰나 취재도 줄을 잇고 있다. 국내에서의 늦바람을 감지한 한국 소니사가 재빨리 전속계약을 맺고 일본에서의 히트곡들을 모아 지난달 국내 첫 라이선스 음반 ‘李博士-Space Fantasy’를 냈다. 그러나 국내 첫 앨범은 아니다.지금까지 낸 관광버스용 뽕짝 메들리 테이프만 19종.하지만 유통경로가 철저히 도로중심이어서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장년층에게만 그의 명성은 국한돼 있었다. 그런데 96년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테크노적 가치를 감지한일본 소니의 판단이 적중,그의 인기가 치솟자 뒤늦게 국내에서도 그의 테크노적 유용성이 부각됐다.그가 일본에서 96년 발표한 ‘이박사의 뽕짝 디스코파트 1&2’와 ‘이박사 뽕짝 대백과’ 등을 젊은 팬들이 인터넷사이트에 MP3로 올려놓으면서 그의 이름이 급속도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뽕짝 문화에 낯설어하던 10∼20대들은 그의 음악을 “우리 테크노”“진짜 트랜스”라며 열광하며 환호한다.아니 넘어간다 또는 자지러진다. 트랜스는 테크노 음악의 하위장르.무의식 상태로의 전이를 뜻한다.키보드 하나 연주에 이박사의 목소리를 동원,다양한 애드립을 구사하는 데 그 독창성과 아이덴티티가 가히 세계 유일이다.어디에도 없는 음악.반복해서 들어보면트랜스란 말도 과장이나 허풍이 아님을 절감한다. 지난 달 21일 압구정동 클럽 셰도에서 열린 이박사 공연.70년대 장발에 빨간티셔츠,반짝이구두,반바지를 입은 이박사가 탬버린을 든 채 무대에 선다. 컬러링족들이 그의 추임새와 탬버린 소리에 자지러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세월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된다. 올해 초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던 영화 ‘거짓말’에서 테크노 사운드와 함께반복되던 남자의 목소리 ‘나는 육체의 환타지’도 사실은 그의 노래 ‘나는우주의 환타지’를 패러디해 만든 언더그라운드 가수 볼빨간의 곡을 테크노DJ 달파란이 샘플링한 것. ‘딸랑딸랑 방울뱀이 다가옵니다.짜라짜잔.먹이를 보고서 다가옵니다.당신을만나서 반갑게 강아지처럼 ‘왕왕’ 물어버렸네’(몽키 매직)‘귀여운 그대는 무얼 입었을까 삼각빤스 아니면 껌정 티’(하이스쿨 로큰롤)‘앞산의 딱따구리는 통나무 구녕도 잘 뚫는데 우리집의 구멍텅구리는 뚫어진 구녕도 못찾나’(신고산타령) 등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경쾌한 가사도 요즘 젊은이들의감성에 딱 맞아떨어지고 있다. 반짝이,머릿수건,7부바지로 대표되는 70년대 패션,여러 문화적 코드를 ‘촌스럽게’ 재조합하는 키치문화가 확산되면서 첨단을 달린다는 테크노바에서그의 촌스러운 패션이 음악과는 별도로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한편에선 이같은 그의 인기가,스타가 들려주는 감상용 음악에서 기능성 위주로 음악적 지형이 변모됐음을 함축하는 증거로 보고 있다. 한편 그의 팬클럽들은 12일밤,무박2일 일정으로 경기도 의정부의 한 농장에모여 이박사와 신나는 캠프잔치를 벌인다. 임병선기자 bsnim@. *이박사가 얘기하는 ‘이박사’. 사람들은 나에 대해 무지무지 궁금해한다.키는 160cm고 몸무게는 45kg밖에안나가.날아갈듯 가볍지.그래도 마이크만 줘봐.1∼2시간은 뽕짝만으로 노래부를 수 있다구.나 사실은 박사 아니야.박사학위는 커녕 중학교 졸업장도 없어.그런데 왜 박사냐.관광버스에서 노래부를 때 아줌마 아저씨들이 어떤 노래든 시키면 해낸다고 해서 붙여줬지. 회갑때 나를 낳으신 아버님은 국악을 하셨던 분이니 끼는 이어받았다고 봐야지. 아버님이 객사하시는 바람에 중학교도 못마치고 공부를 땡쳤다.요즘 애들은무슨 말인가 하겠지만 ‘아이스께끼’도 팔고 요정,양복점,다방 주방 등 10년동안 14개의 직업을 전전했다.양복점을 직접 운영해 여유가 생기자 삶이뜨악해졌다. 누가 관광버스 안내원하면 노래도 실컷 부르고 돈도 벌 수 있다고 그러대.그래 탄 게 11년이야.매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관광버스 손잡이에 매달려 노래부르려니 힘도 들었지. 아는 형님이 너 판 한번 내봐라 하면 100만원도 받고 500만원도 받고,돈 상관없이 테이프를 냈지.음반낼 때는 두 시간도 좋고 한나절도 좋고 그냥 뚝딱뚝딱 만들어. 테이프는 많이 팔렸지만 손에 돈쥔게 있어야지.그래 회갑잔치나 캬바레를돌며 근근이 생활했지. 근데 내 노래를 일본 소니사가 눈여겨 보았던 모양이야.전속계약을 맺자고하대.난 지금도 테크노가 뭔지 몰라.하지만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그야말로 ‘반짝’ 떴지.일본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무도관 무대에 1만명을 모아놓고 노래도 불러봤고. 98년 돌아와 또다시 어르신들 모시고 회갑잔치에서 신나게 놀지.유행의 첨단을 달린다는 압구정동이나 홍익대 앞 클럽들에서 날 모시려고 해. 난 테크노니 키치니 그딴 어려운 거 몰라.그냥 노래부르고 사람들 박수받고그러면 기분좋아.좋아좋아.미쳐 미쳐.
  • 차범석의 방북 인상기(상)

    대한매일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수행했던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인 극작가 차범석씨(76)의 방북기를 두 차례에 나누어 싣는다.원로 예술가의 따뜻하면서도 정감있는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선생님께서는 14번 차를 타시라우.” 안내원의 표정은 무표정했다.가슴에 단 인공기 배지의 검붉은 색과 나의 가슴에 단 햐얀 태극기 배지와는 대조적이었다. ◆여기가 평양인가=평양의 순안 공항에 내린 것은 6월13일 오전 10시30분.따가운 햇살이 눈부시기는 했지만 500∼600명쯤 되어 보이는 환영인파의 울긋불긋한 옷차림으로 봐서 여성들이 태반이었음을 쉽게 알 수가 있었다.저마다 손에 든 진홍색과 분홍색 꽃이 강렬한 햇살에 반사되면서 한층 더 붉게 보였다.나는 그것이 생화가 아닌 조화일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그것이 엷은 비닐제품이라는 것은 나중에서야 알게됐다. 여기가 평양인가 싶다.산세도 하늘도 들판도 그리고 꼭같이 생긴 사람들을가까이 보면서 새삼 미지의 땅에 대한 호기심이 고개를 쳐들었다.하나라도더 보고,더 얘기하고,더 가까이 가리라는 생각에 부풀었다. ◆남남북녀=우리가 탄 차는 외제 고급차,벤츠였다.14호 차에는 나와 이화여대 장상(張裳) 총장,그리고 안내인 김승현씨가 있었다.그녀의 용모는 30대로 밖에 안 보이는 젊음에다 미모와 교양을 갖춘 여성이었다.어딘지 친근감을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대학다니는 아들이 있다는 말에 그 곱다란 얼굴을 훔쳐보았다.남남북녀(南男北女)가 결코 헛소리는 아닌가 싶다. 출발하기 전에 소양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평양에서 만나게 될 안내원은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정보요원인 만큼 말조심하라는 지시가 문득 생각났다.그리고 이쪽에서 먼저 말을 걸거나 그쪽 사람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질문은 자제하는 게 현명하리라는 충고가 머리를 스쳐갔다. 그러나 김여인은 시종 미소와 부드러운 말씨로 우리를 대했다.말할 때마다‘우리의 위대한 지도자 동지’로 시작되는 유창하고 명료하고 논리적인 화술은 웬만한 연극배우를 능가할 정도였다.뿐만 아니라 우리 동족끼리 힘을합하여 통일을 해야지 않겠는 가 라며 너무나 당연한 얘기를 스스럼없이 말하니 나 역시 반대할 이유라곤 없었다.“그럼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닙니까?”◆물결치는 환영인파=연도에 도열한 평양시민의 대열은 강처럼 이어지고 파도처럼 출렁거리고 있었다.남쪽에서 찾아온 귀한 손님을 맞는다는 상투적인인사가 이니라 금방이라도 얼싸안고 춤이라도 출 것 같은 여인들의 표정이자못 감동적이었다.환호를 지르다가 급기야는 울음보를 터뜨리는 모습이 보였다. 옷차림은 우리가 보기엔 시대에 역행하는 낡은 패션이었다.치마 저고리 차림이며 그것도 위아래가 한 색깔이었다.남한에서 30여년전에 유행했던 한복이었다.치마 저고리의 동정도 좁고 길었다.그런데 고무신을 신은 여성은 없었다.가끔씩 양장을 입은 여인이 보였지만 소박한 부라우스에 스커트 차림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뜨겁고 억새고 광적이었다.외치는 구호는 ‘김정일’의 연호였다.손에 든 조화를 흔들면서 목이 터져나갈 듯 김정일을 연호하는그 표정이 흡사 예배당에서 광신도가 외쳐대는 모습을 방불케 했다.우리 상식으로는 먼길을 찾아준 ‘김대중’을 연호하는 게 순리일진데 그들은 ‘김정일’을 외치고 있어 의아스럽게 여겨졌다. 위대한 지도자께서 뜻밖에도 이 자리에 납시었다는 현실 앞에서 흥분과 감사와 자긍심에서였을 것이다.그리고 이 역사적인 상봉은 애오라지 김정일 장군의 뜻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6월 12일의 출발 스케줄이 갑작스럽게 하루 연기되었을 때 우리들의 동요와 의혹과 억측이 문득 떠올랐다.수수께끼에쌓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또 무슨 일을 저지를 게 아닌가 라는 기우(杞憂)아닌 기우도 떠올랐다. ◆남북 두 지도자의 역정=그날 밤 일본 NHK방송의 한 프로그램에서는 김정일의 정체를 분석하기 위해 각국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방영하고 있었다.그 가운데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언론인 문명자(文明子)씨가 한 말이 떠올랐다. “그분은 철저하게 보통사람이예요.소박하고 자상하고…그러면서 머리가 비상하고 순발력이 뛰어난…” 보통사람인 김정일이 저토록 국민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와 숭배를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고 교육받아왔던 ‘김정일론’은 한마디로 불가사의한 사람 아니면,특별하고도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인식되어왔다.그 고정관념 앞에서 나는 다시 한번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일이란 매우 신중하고도 객관적인 판단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된 셈이다. 그런 일이 어디 북한뿐인가.지난 날 선거 때마다 색깔론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려가며 ‘공산주의자’로 낙인 찍혔던 김대중 대통령의 파란많은 인생 역정도 따지고 보면 꼭 같은 경우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번에 손을 잡게 된 두 분 지도자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했다.첫째 성씨가 김(金)씨에다,둘째 잘못된 인식과 평가로 인해 피해를 입었고,셋째 두 분 모두가 정치가로서는 드물게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깊다고 한다면 나의 독단일까. 인구 200만의 평양시민 가운데 60만명이 거리로 나와 우리에게 보내준 그정열.그것도 어린 학생들이 아닌 성인들이었고 설령 고위층의 지시로 동원된 환영 행사였을지라도 그 눈과 입과 손짓에서 발산하는 웃음과 눈물과 힘은진심이었을 것이다.그것마저도 의심한다면 우리는이미 화해와 통일을 의심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믿어보자.우리의 믿음이 잘못되었을지언정 그것은 수치도 파렴치도 아니잖는가.지구상에서 가장 먼나라에 들어선 우리는 누구인가.무엇때문에 여기까지 왔는가 하고 절절하게 읊었던 고은(高銀)시인의 말 그대로였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나는 약 40분동안 차창 밖을 향하여 손을 흔들었다.우측에 자리한 장상 총장은 우측을 향해서,좌측에 앉은 나는 좌측의 평양 시민들에게 그저 힘이 소진할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는 것만이 나의 모든 정성이라고 믿었다. ◆주암산 초대소=우리 일행은 숙소로 안내를 받았다.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4시부터 있을 환영공연과 만찬회에 나가야 했다. 우리 특별수행원의 숙소는 ‘주암산 초대소’로 모란봉 중턱에 자리잡고 있었다. 우거진 노송(老松)에 에워쌓인 곳에서 대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풍치는 천하에 자랑할 만 했다.화강석으로 구축된 2층 건물로 나의 객실은 1층 35호실로 응접실과 침실이 있는 스위트룸이었다.마루바닥은 융단이 아닌 왕골돗자리가 전면으로 깔려 있어 맨발의 촉감이 시원했다.그런데 그 공간이 어찌나 넓은지 혼자 지내기엔 약간 불안감을 줄 만큼 허전했다.냉장고 안에는과일과 음료수가,그리고 침실 화장대 옆 작은 원탁에는 차(茶)와 북한 특산의 세가지 술이 사이좋게 놓여있었다.마시고 싶으면 마음대로 마시라는 무언의 권유가 역력하니 술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가슴에 소낙비 격이라고나 할까.호젓한 산사(山寺)에 들어선 나의 감회는 다시 한 번 술렁거렸다. “정말 내가 평양에 와있는가.이것으로 통일의 물꼬가 트인다고 믿어도 되는건가.55년 동안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로 지냈던 우리가 이렇게 쉽게손에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도 되는가.”◆신명나는 춤과 노래=오후 4시 우리는 모란봉 만수대예술극장으로 초대를받았다.‘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문화성’이 주최하는 예술공연이었다.북한의 음악이나 무용을 이미 여러차례 감상할 기회가 있었던 나로서는 그다지 기대가 가는 편은 아니었다.획일적이며 기계적이어서 한마디로 말해 판에박은 듯하다는 표현이 적당하리라. 그러나 이날 밤의 공연은 지금까지의 그것하고는 다른 모습으로 내 가슴을두들겼다.그 특징의 하나로 전통의 현대화이며 그것을 위한 창작성의 뛰어남이다.그것은 다음날 관람했던 학생소년예술소조 종합공연에서도 여실히 나타나 있는 일관된 몸짓들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내가 만난 작품들에서는 그러한 작위성이나 의도적인 역점은가시고 전통을 보다 친근하고 애착심을 가지게 했다.그 예가 민속음악의 재인식이다.아리랑,천안삼거리,옹헤야,노들강변,양산도,그리고 고향의 밤 등우리에게 친숙한 민요와 동요까지 재편곡한 연주는 자칫 잘못하면 치기로 전락될 수 있는 것을 성숙시킨 것이이다.전통악기의 개량도 성사시켰고 무용도 최승희의 기법에 바탕을 두되 서양발래나 중앙아시아의 민속무용의 기법을접목시켰다.그래서 그 기법은 체육에 가깝다는 폐단도 있고 춤 예술 이전에곡예적인 요인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그 예술이 누구를 위해 있는가 하는 원초적인 점에서 그것은 철두철미하게 관객을 위해 있고 관객과 혼연일체가되어 공동체의식을 강조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음악이나 춤이 관객에게 신명과 춤을안겨줘야 한다는 극히 상식적이고도 근원적 의미가 북한의 극장에는 뿌리내린지 오래다.정치적 이념도 그러하듯이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것’을창작하는 일이다.서양의 그것에 물들거나 모방하는 게 아니라 우리 것의 장점을 찾아내서 그것을 ‘우리 것’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주체예술이 바로그들의 꿈이자 정체성일 게다. 나는 내가 지금껏 해왔던 작품세계와 나의 위상을 되돌아보면서 평양의 밤하늘을 쳐다보았다.그곳에도 별은 반짝이고 있었다.서울 하늘처럼 말이다. 車 凡 錫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극작가
  • 남북 화해시대/ 손병두 전경련부회장의 ‘평양 2박3일’

    6월13일 오전 9시48분. “지금 38도선을 넘는다”는 기내방송이 나왔다. 비행기를 타고 38선을 넘는 게 사실인가? 꿈이 아니겠지…. 가벼운 흥분이일었다.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렸던 예술공연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으나 베이징에서비자가 안나오는 바람에 취소된 적이 있어 이번에도 하루가 연기돼 걱정이앞섰던 터였다.38선을 넘었다는 얘기에 걱정이 일시에 사라졌다. 해안선을 따라 올라갔다.평양 순안공항에 접근할 때는 한창 모내기하는 북녘 농부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경지정리가 자로 잰듯 했다.북녘 땅을 직접 보자 가슴이 뭉클했다. 순안공항에 직접 영접나온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연호하는 인파를보고 “이번엔 뭔가 결실을 맺을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스쳤다.시인 고은 선생과 같은 조가 돼 한차를 타고 가며 차창 밖 연도의 시민들을 유심히보았다.그들의 얼굴에서 통일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겹겹이 병풍을 친듯 늘어선 연도의 인파들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광경이었다.동승한 안내원은 “옛날 쿠바 카스트로나 캄보디아시아누크가 왔을 때도 이 정도는아니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숙소인 주암산(酒巖山)초대소에 여장을 풀었다.바위에서 술이 나왔다는 고사에서 비롯된 곳.부벽루와 대동강 능라도,을밀대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정말로 아름다운 곳이었다.바로 점심을 먹고 만수대 예술극장을 찾았다.입구에서 ‘평양시 예술인들의 음악·무용종합공연’이라는 대형간판이 우리를 맞았다.아리랑,청산벌에 풍년이 왔다네,천안삼거리를 듣는 일행들의 얼굴은 숙연해져 있었다. 평양의 첫 날은 흥분과 감격속에서 보냈다. 다음날 인민학습당과 만경대소년궁전을 둘러본뒤 옥류관에서 냉면을 배부르게 먹고 ‘조선콤퓨터회사’를 찾았다.북한의 컴퓨터 기술수준은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한듯 했다.특히 회사를 충실히,샅샅이 보여준 데 감명을 받았다. 모든 것을 다 개방하고 솔직하게 서로 주고받자는 자세로 보였다. 이어 인민문화궁전에서 경제분야 회의를 가졌다.우리측 특별수행원 24명 중경제와 관련해 방북한 우리측 인사 10명과 북한측 경제관계자들이 얼굴을 마주했다.북측에서 정운업 민족경제협력연합회 회장을 비롯,박동근 조국통일연구원 참사,정명선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참사,김정혁 조국통일연구원 실장,박세윤 조선콤퓨터회사 총사장,조헌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연구원등이 참석했다.이렇게 남과 북의 다양한 인사들이 한자리에 앉은 것은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역시 처음이었다.북한의 정 회장이 먼저 인사말을 했다. “이렇게 만나게 돼 정말 기쁩니다.그동안 통일이 안돼 상호 재력의 낭비가심했습니다. 이제 사상과 제도를 초월해 각 부분의 발전을 기해야겠습니다. 민족통일을 위한 실제적 조건을 제시해야 합니다.92년 기본합의 사항을 아직실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민족의 객관적 기대와 요구를 저버린 것입니다.그이후 진행된 민간협력은 일부 시범사업에 불과합니다.세계 모든 민족이 힘을 강화하는 데 대결로 서로의 힘과 지혜를 합하지 못하는 것은 불행한 일입니다.이번 회담을 통해 민족의 교류협력으로 발전시켰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할 얘기가 있으면 무엇이든 다 해달라”라고 덧붙였다.김재철(金在哲) 무역협회 회장,이원호(李源浩) 중소기협 부회장과 참석인사들은 대체로남북 경제협력이 92년 합의한 기본 틀내에서 빨리 이뤄져야 하며 투자보장협정과 남북경제협력공동위 등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답했다. 내가 북측 인사들에게 말했다.“92년 기본 합의사항에 나와있는 남북경제협력공동위를 하루속히 설치해야 한다.투자보장 협정이나 이중과세 방지협정을비롯해 지적재산권 및 신분보장 등 속히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민간차원의 대북 창구문제는 우리측 경제단체들이 상의해서 북측과 대화채널을마련하겠다. 중국이 투자유치를 위해 대만기업을 우대하는 것처럼 남한기업에도 우대조치가 있어야 한다.북측이 지난번에 개정한 외자유치법에서도 남한기업은 대상에서 빠져 있다” 박동근 참사는 “남쪽에서는 남북관계 특수가 있다고 얘기되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대통령이 평양에 오실 때 기업인을 많이 대동,구체적인 정리안을 갖고 계실 것으로 보이는데,그게 뭔지 얘기해달라”고 했다.그는 김재철 회장의 글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것까지 알고 있을 만큼 우리 방북단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다.그날 저녁에는 역사적인 남북공동합의문 5개항 합의가 있었다.김정일 위원장은 방북단을 목란관으로 초대했다.국빈 대접을 위해 특별히 지은 곳으로 한쪽 벽에는 동해바다 물결위의 찬란한 일출이,반대편은 삼지연의 불붙는 듯한 일몰로 장식된,대단한 만찬장이었다.이날은 이례적으로 한국에서 간 요리사들이 남쪽요리를 만들어 내왔다. 만찬은 화기애애하고 파격적인 만남의 장이었다.김정일 위원장이 일일이 잔을 돌리며 우리 기업인들과 건배를 했다. 마지막 날인 15일.오전에 평양에서 50㎞ 떨어진 닭공장 ‘동화협동농장’을찾았다.콤비나트 형태로 돼 있어 농장에서는 옥수수나 콩을 재배하고 사료를만들어 닭,오리,돼지,거위 등을 키우는 곳이었다.특히 최신설비가 갖춰져 사료 제조와 알 부화가 자동 처리되고 있었다.이곳은 김 위원장이 세번이나 와서 현장지도를 했을 정도로 현대화된 공장이다. 점심 때에는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 위원장이 식사를 베풀었다.김 대통령과김 위원장은 나를 비롯한 경제인들을 따로 불러 직접 술을 따라주고 건배를제의했다.“잘 부탁드립니다”라며 잔을 부딪쳤다. 역사의 현장,평양의 2박3일은 파격이었다.남북관계가 진전되면 경제협력이한없이 확대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경제인으로서 진한 감격을 느꼈고,그것은 햇볕정책이 거둔 결실이었다. 정리 김태균기자 wind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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