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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하오 光州” 중국이 온다

    “니하오 光州” 중국이 온다

    ‘중국 대륙의 악성(樂聖) 정율성(鄭律成·1914∼1976)이 고향 광주를 살릴 것인가.’중국인들이 광주로 찾아들고 있다. 중국 정부의 장관에서 교수, 문화원장, 학생 등이 대륙의 ‘우상’으로 떠받드는 악성이 태어난 생가를 보기 위해서다. 그가 16년 동안 살았던 생가는 광주 남구 양림동 79번지다. ●‘팔로군행진곡’ 작곡… 중국인들의 우상 중국인들이 국가 다음으로 즐겨 부르는 ‘팔로군행진곡’은 정씨가 작곡한 것으로 중국 인민해방군가로 지정됐다. 중국의 아리랑이라는 ‘옌안(延安)송’도 마찬가지. 때마침 광주는 아시아 문화수도로 잰걸음 중이고 핵심 문화 콘텐츠로 정씨만한 자산이 없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또 중국 관광객을 겨냥해 추진 중인 전남도의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건설사업(J-프로젝트)에도 연결고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무한한 관광자원 정씨의 생가에 온 중국인들은 녹음기에서 ‘팔로군행진곡’이 흘러나오자 합창했다. 지린성 옌지(延吉) 제3중학 진주위안(金洙元·47) 부교장은 “정 선생은 중국 내에서 대단한 평가를 받고 있는 조선족의 영웅이다. 조선족 학교에는 그의 초상화가 안 걸린 곳이 없다.”고 자랑했다. 그래서 광주 남구는 정씨와 연고가 있는 저장(浙江)성과 베이징, 옌안(산시성) 등과 자매결연하려 한다. 생가 방문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전략이다. 또 생가 정비는 물론 기념관을 건립하고 생가 부근에 중국 영사관을 유치해 관광 거점지로 만든다는 것. 관광업계에서는 “생가와 기념관 등을 묶는다면 중국 관광객을 끌어오는 좋은 테마(주제) 관광지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평화교류의 장 중국의 민족 운동과 문화발전에 공헌을 한 정율성이 중국인과 한국인을 아우르는 문화 교류의 매개체가 되고 있다. 정씨는 현재 중국 3대 작곡가의 반열에 올라 있다. 중국 국가(의용군행진곡)를 작곡한 니에( 耳·사망)는 “베토벤이 천재적인 작곡가라면 정뤼청(정율성)은 이보다 한 단계 높은 악성”이라고 적었다. 중국사회과학경제연구소 잔샤오훙(占小洪))은 “중국 13억 가운데 80%(10억명)는 그가 작곡한 노래를 1곡 이상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중국문화원 주잉제(朱英杰) 원장은 생가를 찾아 “정율성은 한·중 양국 문화교류의 핵심 콘텐츠”라고 치켜세웠다. 또 중국 웨이하이(威海)시 마스허(馬世和) 상임부시장은 “정 선생의 생가를 한·중 젊은이들의 우호 교류의 장으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며 중국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황일봉 광주 남구청장은 “한·중을 아우르는 정율성의 우호예술 활동은 아시아 문화수도사업 추진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조명 작업 1914년 10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정씨는 1933년 중국으로 건너가 항일투쟁에 나선다. 평생을 민중을 감싸는 순수 음악인으로 살았다. 2002년 중국에서는 정씨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주향태양(走向太陽)’이 만들어졌고 지난해 광주 국제영화제에서도 특별 상영됐다. 또 저장성 방송국이 정율성 다큐멘터리를 한·중 공동으로 찍고 있다. 국내에서는 1996년 8월 처음으로 정부가 정율성 추모음악회를 열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3인의 어머니가 말하는 영재교육

    3인의 어머니가 말하는 영재교육

    영재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면서 ‘혹시 우리 아이도 영재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는 학부모들이 있다. 아니면 우리 아이도 영재 교육을 시켜 후천적인 영재를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도 한다. 영어 유치원에 기웃거리기도 하고, 영재 교육원에서 상담을 받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타고 난 영재이든 아니든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초등학생 영재 3명의 부모에게서 어떻게 가르쳤는지 들어봤다. ■ 수학영재 송유근군 “영재에 적합한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얼마전 초등학교를 만 7살에 졸업한 송유근(7)군의 어머니 박옥숙(45)씨는 유근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유근이는 재작년 유치원에 입학했지만 재미를 붙이지 못했다. 친구들이 자꾸 때려 어울리지 못한 탓이었다. 밤에는 잠꼬대를 하며 끙끙거리기까지 했다. 주변의 조언을 받아 태권도장에 보낼 생각도 했지만 그만뒀다. 원래 사물을 깊이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유근이가 태권도를 배우는 것은 아이랑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서였다. 대신 유치원을 그만두게 하고 집에서 직접 가르쳤다. 박씨의 전직은 초등학교 교사.17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쳐왔기 때문에 아이 교육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박씨는 “태권도를 가르쳐서 아이의 성격을 바꾸고 싶지 않았다.”면서 “아이가 잘 맞지 않는다는데 굳이 남들하고 다 똑같이 유치원에 보낼 필요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유근이의 특징은 한 가지 일에만 오랜 시간 몰두하는 것. 동물원에 가도 한 가지 동물만 3∼4시간 지켜보는 것은 기본이었다. 박씨는 “이런 아이가 40분마다 새로운 내용을 배워야하는 초등학교 정규 수업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걱정이 많았지만 이같은 어머니의 판단은 정확했다. 한 번 수학책을 잡으면 10∼14시간 동안 꼼짝없이 앉아 몰두했다. 유근이는 구구단을 외우기 시작한 지 일곱달 만에 고등학교 과정인 미적분까지 이해했다. 지난해 8월말에는 독학으로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을 만 6세의 최연소 나이에 땄다. 지난해 6월부터는 인하대 과학영재교육원에서 일주일에 한차례 교육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이곳에서 대학 교육 수준인 피보나치 수열과 디지털 공학, 초고속 집적회로 하드웨어 기술언어(VHDL)를 배우고 있다. 유근이는 “나는 한 가지를 오랫 동안 깊이 다루어야 재미있는데 학교에서는 40∼50분이 지나면 다른 과목을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재미가 없다.”고 말했다. 또 “집에서 책을 보면 좋아하는 분야를 오래 볼 수 있어 흥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점이 좋다.”며 나름대로의 독학 예찬론을 폈다. 아버지 송수진(45)씨는 “만일 유근이가 학교에 가서 수업 시간이 바뀌는데 적응하지 못하고 친구들과 다른 행동을 하면 산만한 아이로 오해받았을 것”이라면서 “이런 교육으로는 유근이의 재능이 보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7년생. ▲IQ:측정한 적 없음 ▲2003년 유치원 입학 5개월만에 집에서 교육 시작 ▲2004년 6월 인하대 과학영재교육원 입학 ▲2004년 8월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 최연소 취득 ▲2004년 12월 정보기기운용기능사 자격증 최연소 취득 ▲2005년 4월 경기도 남양주시 심곡초등학교 졸업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글짓기 영재 이종현군 “책을 많이 읽으면 글감이 쏙쏙 떠오른데요.” ‘2005 전국예술대회’ 글짓기 부분에서 대상을 받은 잠원초등학교 5학년 이종현(11)군의 어머니 조향(43)씨는 아들의 문장력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조씨가 종현이의 영재성을 처음 느낀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당시 교회에서 종현이는 ‘창조’에 대한 글을 쓰라는 과제에 대해 ‘하느님이 창조할 때 왜 악을 존재하게 했을까? 그것은 선이 존재하기 위해서이다. 악이 있어야 선이 있다.’라는 내용을 담은 글을 냈다. 목사는 “만 7살 나이에 보기 드문 철학적 사고를 한다.”며 감탄했다. 조씨는 이같은 종현이의 재능을 더욱 키우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는 “글짓기 학원은 단기적인 효과를 올리기 위해 형식에 치우친 교육을 할 것이고 결국 아이가 판에 박힌 사고를 할 것이라고 생각해 학원에는 보내지 않았다.”고 했다. 대신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즐기면서 많이 읽으면 글감이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 종현이에게 좋아하는 역사와 과학 관련 책을 사다주며 읽혔다. 이후 조씨의 주말 주요 일과는 대형 서점에 가는 것으로 바뀌었다. 역사와 과학 관련 책을 20권씩 사다 종현이 주변 여기저기에 두었다. 화장실에도 책장을 만들고 변기 위에도 책을 6∼7권씩 쌓아두었다. 그는 “처음에는 그냥 지켜봤는데 놀다가 심심하면 책을 읽더라.”고 말했다. 종현이의 관심사가 바뀌면 또 관련 책을 20여권씩 사왔다. 조씨는 “절대로 억지로 시키지 않았고 단지 책이랑 자꾸 친하게 해주었을 뿐”이라면서 “보통 학부모들이 빨리 성과를 보려고 학원에 보내는데 이는 창의성 개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종현이의 독서량은 하루 평균 2권. 일년이면 700∼800여권에 이른다. 가장 좋아한다는 책은 삼국지로 20번을 읽었다고 한다. 요즘은 소설에 취미가 붙어 ‘혈의 누’와 ‘안네의 일기’,‘로빈슨 크루소’ 등을 읽고 있다. 종현이는 “책을 많이 읽으면 상상력이 커지는 느낌”이라면서 “문장력이 좋아지고 문맥을 이을 때 시간이 줄어든다.”고 독서의 효과를 말했다. 조씨는 “책을 많이 읽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부모의 가장 큰 역할인 것 같다.”며 학부모들의 노력을 당부했다. ▲1994년생 ▲IQ:140 ▲2001년 잠원초등학교 입학 ▲2001년 ‘우리말 우리글 바로쓰기 대회’ 웅변 부문 최우수상 ▲2002년 ‘제15회 전국 장애인 종합예술제’ 웅변 부문 최우수상 ▲2003년 ‘제16회 전국 장애인 종합예술제’ 웅변 부문 전체 대상 ▲2004년 ‘과학기술진흥 전기안전 산업안전 전국웅변미술 글짓기 대회’ 과학글짓기 부문 전체 대상 ▲2005년 제12회 ‘2005 전국예술대회’ 글짓기 부문 전체 대상 ▲2005년 한국일보 동시 부문 으뜸상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스피치’대회 우승 이호진군 “영어로 일기를 쓰면 실력이 쑥쑥 올라갑니다.” 지난달 23일 아리랑TV와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하는 ‘어린이 영어 스피치 대회’에서 우승한 리라초등학교 이호진(11)군. 어머니 박효정(39)씨는 “1년간 쓴 영어일기가 영어실력 늘리는데 1등 공신”이라며 영어일기의 효과를 소개했다. 그는 “호진이가 영어공부를 시작한 지 1년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에 큰 상을 받은 것은 양보다는 공부방법이 중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호진이의 뛰어난 영어실력은 엄마인 박씨의 경험 덕분이었다. 신혼 시절 미국에서 3년 동안 지낸 경험이 있는 박씨는 당시 영어 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영어 일기를 쓰면서 영어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것. 박씨는 이후 당시 경험을 떠올리면서 영어일기 쓰기를 시켰다. 호진이가 3학년 때였다. 박씨는 “미국에서 공부할 때 일기쓰기를 하면서 언어는 쓰기와 말하기, 읽기가 함께 연관돼 있어 함께 공부해야 말하기도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초등학교 때 일기를 선생님한테 제출하던 생각이 떠올라 활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기는 분명히 초등학교 언어 교육에 도움이 된다.”면서 “호진이도 처음에는 3줄도 쓰기 버거워 했지만 요즘은 30줄도 큰 어려움 없이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그러나 영어로 일기를 쓰기 전에 기본적인 문법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바로 영어로 쓰는 것은 무리이고 먼저 구조를 익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그러나 아이들이 처음부터 딱딱한 책으로 공부하면 흥미를 잃게 된다.”면서 “호진이는 생활영어를 하면서 문법을 하나씩 같이 공부시켰다.”고 설명했다. 호진이의 경우 영어에 재미를 붙이기 위해 영어동화를 읽게 했다. 박씨는 “‘아기돼지 3형제’와 ‘신데렐라’등 모두 20여편의 영어동화를 CD로 듣고 크게 따라했다.”면서 “동화를 읽으면 내용이 재미있어 계속 읽게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호진이가 영어를 잘하게 된 데는 운동도 큰 몫을 했다.”고 강조했다. 영어는 적극적인 아이들이 금방 배우는데 운동하면서 자연스레 익힌 활발해진 성격이 영어를 배우는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었다. 박씨는 아들의 영어실력이 뛰어난 편이지만 요즘 유행하는 영어 유치원에는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경제적인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영어 유치원에서 영어를 쓰다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한국말을 쓰게 돼 장기적으로는 큰 효과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994년생 ▲IQ:146 ▲2001년 리라초등학교 입학 ▲2004년 ‘리라 영어스피치 대회’ 은상 ▲2005년 ‘제2회 어린이영어 스피치 대회’ 대상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전문가들의 교육 조언 “관심을 갖고 지켜보되 성적으로 섣불리 판단하지 마세요.” 국내 영재교육 전문가들은 영재교육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학부모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영재인지 아닌지 빨리 결정하려 하지 말고, 잘 하는 부분이 있는지 차분히 지켜보고 도움을 받으라는 설명이었다. 전문가들이 영재에 대해 “지적 능력이 높고 창의성이 있고 과제 집착력이 강한 사람”으로 정의한다. 한국교육개발원 서혜애 박사는 “영재는 일반인보다 사고력이 좋고 문제 해결력이 탁월하며, 답을 얻은 후 연관된 또다른 질문을 하는 등 이해력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영재들이 흔히 고정적인 틀을 깨는 것은 이 때문이라는 것. 가령 13을 반으로 나누면 1과 3을 나눠 ‘1과 3’이라는 답을 내놓거나 남대문에서 광화문까지 가는 방법에 대해 대중교통 수단 외에도 “굴러가거나 누워서 가는 법도 있다.”고 대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서 박사는 영재 교육 방법에 대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스티븐 추의 부모를 예로 들었다.“그의 부모는 무엇인가를 만들며 주변을 소란스럽게 하는 아들을 한 번도 나무란 적이 없었다. 단지 책을 많이 읽기를 권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해 주고 관련 책을 아이 주변에 놓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면서 “아이의 취향을 따지지 않고 여러 학원에 보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신 궁금증을 일으키는 질문을 자주 하라고 당부한다. 가령 새를 보면 이름을 가르쳐주기보다 새가 나는 원리를 물어보는 식이다. 서울대 채승언 과학영재교육센터장은 창의적인 생각을 유도하는 다양한 질문을 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의자를 몸을 받치는 것이라고 가정하고 의자를 만들어보라고 하면 유아는 다양한 모양을 상상할 것”이라면서 “창의적인 질문이 창의성을 잃지 않도록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 “다른 것을 못 해도 한 가지만 특출나게 하면 영재로 볼 수 있다.”면서 “가령 공부를 못 해도 요리엔 영재일 수 있기 때문에 학창 시절 성적이 떨어진다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영재학회 김원주 고문은 “먼저 아이들을 오랫동안 주의깊게 관찰하되 만일 장기간에 걸쳐 여러 차례 영재의 특성을 보이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서울은 지금 축제에 ‘풍덩’

    서울은 지금 축제에 ‘풍덩’

    가정·청소년의 달 5월을 맞아 서울시를 비롯 자치구마다 관련 행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시 곳곳에서는 하이서울 페스티벌이 한창이다. 특히 서울광장을 비롯한 도심은 축제의 바다를 이루고 있다. 서초구의 경우 2일 ‘모범 청소년 표창식’을 시작으로 5월 한달 동안만 크고 작은 행사가 25건이 예정돼 있는 등 각 자치구도 거의 매일 행사를 치른다. ‘자고 일어나면 행사, 고개만 돌리면 축제’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다. 행사가 많다보니 비슷한 듯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자치구 행사들이 꽤 많다. 따라서 각 자치구의 기획 담당자들은 ‘나만의 행사’를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 ●지역 특색을 살린 잔치 성북구는 6∼7일 나운규가 아리랑을 촬영한 ‘아리랑 고개’에서 ‘아리랑축제’를 개최한다. 장소는 돈암동 영화의 거리와 성신여대 앞 일대다. 첫 행사는 6일 오전 10시 성북동 성북초등학교 옆 선잠단지에서 열리는 ‘선잠제’.‘선잠제’는 우리 조상들이 양잠의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매년 늦은 봄 뱀날(巳日)에 잠신(蠶神)인 서릉씨(西陵氏)신위를 모시고 지낸 제례이다. 이외에도 추억의 명화음악 연주회, 남미 안데스 민속음악 연주회, 성북대학가요제 등 다채로운 행사가 성북주민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특히 7일 오후 1시 30분부터 아리랑길을 출발해 2.5㎞구간에서 펼쳐지는 퍼레이드는 500m에 이르는 긴 행렬이 장관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마포구는 6일 용강동 토정길 일대에서 ‘마포음식축제’를 개최한다. 이 행사에는 140여개 음식업소가 참여해 마포갈비와 주물럭 등 마포의 대표적인 요리들을 저렴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리는 거리행사에서는 마포의 추억이 담긴 사진전, 토정길에서 보는 토정비결 행사가 준비돼 있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본 행사에서는 홍익대 응원단 ‘아사달’의 공연을 비롯, 요리 경영대회 ‘맛의 달인을 찾아라’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행복한 사랑나누기 용산구는 평소 주민들이 모아온 동전을 기부받아 소년소녀가장과 결식아동을 돕는 ‘사랑의 동전모으기’행사를 개최한다. 3일 오전 11시 용산가족공원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구는 우리은행 용산구청 지점에서 ‘동전집계기’를 빌려와 동전기부금액을 계산할 계획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용산에 있는 유치원·유아원 아동 3000여명이 저마다 저금통을 들고 나와 동전을 기탁할 예정이다. 성동구(구청장 고재득)는 신청사 개청 1주년을 기념하고 소외된 이웃을 돕는 ‘사랑나눔 호프데이’행사를 10일 오후 5시 구청앞 광장에서 개최한다. 행사에는 성동구 여성단체협의회원 6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서며, 한양대 음악 동아리 2∼3개팀의 공연도 열릴 예정이다. 호프데이 수익금은 전액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된다. ●어르신 위한 ‘孝잔치’ 마포구(구청장 박홍섭)는 4일 오후 7시 마포문화센터 1층 대공연장에서 ‘효 콘서트’를 개최한다. 어르신을 동반한 마포구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개그맨 김병조씨가 사회를 맡게 되며, 국악인 신영희씨를 비롯 장미화·설운도씨 등 연예인들이 출연해 어르신들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금천구(구청장 한인수)도 9일 오전 11시 금천구민 문화체육센터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효도 큰 잔치’를 개최한다. 주로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 노인들이 초청된다. 탈북예술인으로 구성된 ‘백두한라통일예술단’이 북한노래와 무용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노인들을 위한 무료 수지침 시술과 혈압·혈당 측정, 건강상담도 진행된다. 동작구는 23일 오후 6시 30분 노량진 근린공원 다목적운동장에서 효 마당극 ‘쪽빛황혼’을 공연한다. ‘쪽빛황혼’은 지난 2000년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마당극 전문예술단체에서 100여회 넘게 공연됐다. 공연 1시간 전부터 선착순 500명까지 무료 입장된다. 김기용 서재희기자 kiyong@seoul.co.kr ● 가족의 중요성 일깨워요 가정의 달을 맞아 서울시는 하이서울 페스티벌과 연계해 가족을 주제로한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2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가족풍(風)’은 가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족풍’이란 변화해가는 가족의 모습을 새롭게 조망하는 바람을 일으켜 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울여성재단 박진수 교류지원부장은 “호주제 폐지, 저출산과 고령화 등 가족의 변화가 우리사회의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면서 “가족의 역할과 의미를 새롭게 들여다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행사기간에 서울여성플라자 1층과 2층에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담은 만화·그림·영상 등이 전시된다. 아이를 돌보고 집안 일을 하는 아버지, 이주 노동자인 어머니, 입양한 아이들과 오순도순 살아가는 부부 등이 담겨 있는 만화와 사진 등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드라마 속 가족의 모습을 편집한 재미 있는 영상도 감상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27일까지 매주 금요일에는 가족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공연도 펼쳐진다.6일 첫회에는 ‘가족을 돌보는 아름다운 주인공, 아버지’를 주제로 가수 김현철 등이 출연한다. 가족과 함께 부르는 노래, 아버지가 읽어주는 동화 등 객석에 앉은 사람들도 함께 즐기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300명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인터넷(www.seoulwomen.or.kr)을 통해 신청을 받고 있다. 입장료는 1인당 5000원. 20일에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가 무대에 오른다. 현대 무용으로 각색한 이색적인 무용 한마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명숙 서울현대무용단이 공연을 하고, 방송인 홍석천씨가 재미있는 해설을 덧붙여준다. 연인이나 부부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가는 공연도 있다.27일 열리는 공연 ‘부부 쿨하게 살기’는 커플이 행복해지는 생활의 지침을 함께 생각해 보는 연극이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산에서도 함께 즐겨요 도봉산, 아차산, 관악산 등 주변에 산이 있는 자치구에서는 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5월 행사 가운데 산에서 즐기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도봉구는 퀴즈와 각종 게임을 즐기며 도봉산을 오르는 ‘퀴즈 등산 대회’를 마련했다.5명씩 한 팀을 이룬 도봉구민 1000명이 12일 오전 8시 도봉 2동에 있는 성대운동장에 모여 도봉산 제1휴식처·은석암·만월암·도봉산장을 돌아온다. 약 7㎞ 거리로 3∼4시간이 걸릴 예정. 출발 전 등산 상식에 관한 퀴즈 10문제를 풀어 제출하면 등산 소요시간·질서 점수 등을 합산해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상금을 줄 예정이다. 광진구도 7일부터 오는 7월 9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아차산 토요한마당’을 개최한다. 아차산 공원내 상설무대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총 10회에 걸쳐 열릴 예정이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유진박 재즈 콘서트·클래식 연주·마술쇼·터키 전통무용 등 매회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돼 있다. 구는 또 10일에는 생활이 어려운 80가구를 대상으로 아차산에서 ‘추억의 사진 찍어드리기’행사를 연다. 광진구 사진작가봉사단과 광진구청 사진기자가 아차산의 철쭉을 배경으로 가족·친척·친구 등의 모습을 무료로 담아준다. 구는 완성된 사진을 액자에 넣어 동사무소를 통해 각 가정에 전달할 계획이다. 관악구는 구민의 날 기념식과 통합신청사 기공식, 관악산철쭉제를 모두 통합해 6∼7일 이틀 동안 ‘새희망 새출발 관악대축제’를 개최한다. 통합신청사 부지와 관악산 일대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는 관악산의 명물인 철쭉을 감상할 수 있는 등반대회를 비롯, 관악구 여성합창단 연주, 서울대학교 성악 4중창단 연주, 관악문화원 전통무용단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마련돼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클릭 이슈] ‘태백산맥’·’최장집 교수’ 로 본 이적성 기준

    [클릭 이슈] ‘태백산맥’·’최장집 교수’ 로 본 이적성 기준

    이적표현물은 ‘시대의 면류관’인가, 아니면 ‘국가 전복의 도화선’인가. 검찰은 지난달 31일 소설 ‘태백산맥’과 고려대 최장집 교수를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대한민국건국회 등은 지난 28일 검찰의 태백산맥 결정에 불복, 서울고검에 항고하면서 이적표현물 판단에 대한 논란이 다시 떠올랐다. 이적표현물이란 과연 무엇일까. 판단 기준은 시대에 따라 오락가락하고 있다. ●1990년대 이전,‘반정부=이적표현물’ 1981년 무협소설 ‘무림파천황’을 쓴 대학생 박모씨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처벌됐다. 정파(正派)와 사파(邪派)의 대결 구도로 변증법을 설명했다는 이유다. 마르크스의 ‘자본론’ 등 사회주의 서적과 김지하와 리영희씨의 저서들도 대표적인 ‘불온 고전’이다. 올 광복절에 독립 유공자로 추서될 예정인 장지락(일명 김산)의 일대기 ‘아리랑’도 마찬가지다. 당시 대법원은 합법적으로 판매되는 서적이라도 일부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 고무하거나 동조하는 내용이 있다면 처벌했다. ●1990년대 중반,“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체제 위협해야.” 하지만 이적표현물의 기준도 변하기 시작했다.1991년 정치권의 합의에 따라 국보법 제7조 1항에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라는 문구가 추가된 이후부터다. 대법원은 1992년 이후 판례를 통해 이적표현물은 “체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북한 관련물들은 여전히 된서리를 맞았다.1990년대 초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북한바로알기운동’의 일환으로 알려진 ‘꽃 파는 처녀’등 북한의 4대 소설과 황석영씨 등의 북한방문기도 이적표현물로 분류됐다. ●1990년대 후반, 경직된 이적성 판단 북한 김일성 주석이 1994년 사망하자 남북 관계가 급랭했다. 이적성 판단도 경직됐다. 경상대 교재 ‘한국 사회의 이해’와 ‘태백산맥’도 이때 검찰의 심판대에 올랐다. 하급심의 무죄 판결들이 대법원에서 번복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대법원은 1998년 북한 소설인 ‘용해공들’ 등에 대해 “김일성 개인에 대한 찬양과 미화가 심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정도여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이지 않다.”는 원심의 판결을 깨고 이적표현물로 인정했다. 또 신학철 화백의 그림 ‘모내기’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뒤집었다. 당시 재판부는 “그림 내용이 민중민주주의 혁명과 연방제 통일 등 북한 공산 집단의 주장과 같다.”고 밝혔다. ●2000년대, 이적성 판단에 ‘봄바람’ 2000년 정상회담 이후 남북 관계에도 해빙기가 찾아왔다. 대법원은 2001년 제주 4·3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영화 ‘레드 헌터’가 이적표현물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11일 ‘한국사회의 이해’에 대해 검찰이 기소한 지 11년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송두율 교수의 저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검찰도 소설가 조정래씨와 최장집 고려대 교수에 대해 남북 관계를 감안했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식지 않는 이적성 논란 이적표현물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1992년 이적표현물에 대한 전원합의체 판결 당시 이회창, 이재성, 배만운 등 세 명의 대법관은 “판단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취지의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법원 관계자는 “예전의 이적표현물들을 다시 심판한다면 변경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무혐의 결정을 통해 2000년대 중반 판단 기준을 살짝 내비쳤다. 남북 관계와 대중성(태백산맥)그리고 학문과 순수 예술성(최장집)등이다. 검찰 관계자는 “시대에 따라 법적용은 변한다.”면서 “국보법이 폐지돼 내란·외환의 예비음모죄로 이적표현물을 처벌한다면 남용의 소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송호창 변호사는 “법원과 검찰의 이적성 판단은 매우 자의적”이라면서 “사회가 미숙해 국보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국보법이 사회의 성숙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무기력 강력형사

    “아저씨, 저 형사라니까요.” 절도용의자를 검거하던 경찰서 강력팀 형사들이 강도로 오인한 주민들의 신고로 지구대까지 연행되는 수모를 당했다. 16일 오전 부산 영도경찰서 강력반 형사 3명은 사하구 지하철 1호선 하단역 근처 도로에서 마약사범을 검거하기 위해 잠복 근무를 하고 있었다. 오후 11시30분쯤 형사들은 1호선 도로에 쓰러져 있는 행인에게 접근하는 한 여자를 발견했다. 이 여인은 술에 취해 앉아있는 행인의 가방에서 100만원 상당의 PDA(휴대용개인정보단말기)를 꺼내 달아나려 했다. 속칭 ‘아리랑치기’였다. 잠복형사들은 뛰쳐나가 이 여성을 검거했다. 하지만 곧 상황은 황당하게 바뀌었다. 이 여성이 갑자기 “강도야.”라고 고함을 지르자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형사들을 붙잡은 것이다. 재빠르게 112신고도 해 강력팀 형사들은 다른 경찰에 의해 하단지구대까지 연행됐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공연단신] 양성원의 찾아가는 바흐 음악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중견 첼리스트 양성원이 전국의 문화 소외지역을 찾아 바흐의 명곡을 선사한다. 새달 6일 경남 산청(신안면 외송리 간디학교, 오후 3시),14일 전북 진안(안천초·중학교, 오전 11시)과 완산(구이면 항가리 전주예고, 오후 5시)에서 잇따라 ‘양성원의 찾아가는 바흐 음악회’를 열어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 제1번과 실내악곡, 아리랑 등을 연주할 계획이다. 문의(02)2187-6224.
  • 음악 즐길까 연극 볼까

    음악 즐길까 연극 볼까

    봄꽃이 만개하는 계절, 도심 곳곳에서 공연 축제의 문도 활짝 열린다.5월은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을 돌아보는 기념일이 몰려 있는데다 나들이하기에 적당한 날씨가 이어지는 금상첨화의 시기. 공연 기획자들이 이 황금같은 기회를 놓칠 리 없다. 매년 이맘때면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가족·연인 관객들의 발길을 유혹해온 각종 공연예술 행사들이 올해도 저마다 풍성한 판을 마련하고, 손님맞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음악극의 매력에 빠져볼까-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음악과 연극이 만나는 다양한 형태의 공연을 소개하는 축제로, 올해 4회째를 맞는다. 해외 여섯작품, 국내 다섯 작품이 참가한다. 해외작품으로는 유럽 연극계의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독일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의 ‘리퀘스트 콘서트’가 관심을 모은다. 독신 여성의 일상과 자살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지난해 프랑스 아비뇽축제에서 호평받았다. 프랑크 푸츠반시어터의 ‘템페스트’, 벨로루시 국립발레단의 ‘스파르타쿠스’등도 눈길을 끈다. 국내 작품으로는 타악퍼포먼스 ‘난타’, 아카펠라뮤지컬‘거울공주 평강이야기’, 국악뮤지컬 ‘반쪽이전’등이 소개된다.5월10∼28일 의정부예술의전당.(031)836-1566. ●소리없는 몸짓에 취하다-춘천마임축제 1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춘천의 대표적인 공연예술축제다. 국내 70여개 공연단, 독일·벨기에·영국 등 해외 6개국 10개 극단의 작품이 선보인다.‘영국 주간의 해’로 정해 신체극의 선구자인 데이비드 글라스의 ‘이탈’을 비롯한 영국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것이 올해의 특징. 주말인 28·29일 고슴도치섬에서는 마임, 영상, 무용, 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도깨비 난장이 열린다.28일 오후 3시25분 청량리역에서 1박2일 일정의 도깨비 열차가 출발한다.30일까지 예매하면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5월23∼29일 마임의 집, 봄내극장 등.(033)242-0571. ●대학로 연극의 향연-서울연극제 연극의 메카인 대학로에서 펼쳐지는 연극축제. 일본 위안부를 소재로 한 극단 아리랑의 ‘나비’를 비롯해 ‘바보 신동섭’(극단 여름),‘덫-햄릿에 대한 명상’(극단 무천),‘그때 각각’(극단 축제),‘그린 벤치’(극단 백수광부) 등 8편이 공식참가작으로 선정됐다. 또 극단 76단의 ‘관객모독’, 악어컴퍼니의 ‘아트’,PMC프로덕션의 ‘달고나’ 등 14편은 자유참가작으로 선보인다. 마로니에 공원에서의 거리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도 마련된다.5월4∼22일 문예진흥원예술극장, 학전블루소극장 등.(02)765-7500 ●풍자와 해학의 한마당-일곱빛깔 무지개 마당극축제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던 마당극은 세태의 변화로 90년대 이후 점차 관객들의 관심밖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관객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꾸준히 마당극의 한길을 고수해온 단체들이 여럿 있다. 대전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마당극 전문극단 우금치(대표 류기형)도 그런 예. 국립극장이 기획한 이번 행사는 ‘아줌마 만세’‘쪽빛 황혼’ 등 우금치의 대표작 7편을 릴레이로 공연하는 축제다.30년 역사의 마당극이 내뿜는 풍자와 해학의 재미를 만끽하는 색다른 무대로 기대를 모은다.5월11∼28일 국립극장 하늘극장.(02)2280-4114. ●어린이를 위한 축제 30일부터 5월8일까지 경기도 파주시 예술마을 헤이리에서 열리는 ‘어린이마당’은 공연과 전시, 체험시설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문화놀이터다. 동화마을, 연극무대 체험전 등은 무료.(031)948-4664. 같은 기간, 국립극장에서는 투호던지기, 굴렁쇠 놀이 등 민속놀이 체험과 ‘토끼와 자라’등의 연극을 공연하는 ‘어린이난장’행사가 펼쳐진다.(02)2280-411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내 얼굴을 우주로”

    오는 11월 발사될 다목적실용위성 2호(아리랑 2호)에 국민 10만명의 이름과 사진이 함께 실려 우주로 보내진다. 과학기술부는 우주기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21일부터 5월 20일까지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10만명을 선착순으로 뽑아 이들의 이름과 사진을 아리랑 2호에 탑재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려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www.karischool.re.kr)에 접속, 이름·생년월일·주소파일 등을 등록하면 된다. 위성 발사후 홈페이지에 접속해 이름과 생년월일을 입력하면 아리랑 2호의 비행모습과 함께 화면에 나타난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아리랑TV 2부작 ‘세계의 흙집’

    아리랑TV는 시멘트를 대체할 건축자재의 새로운 대안으로 흙 건축 공법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세계의 흙집’ 2부작을 오는 15일과 22일 오후 11시에 방영한다.1부 ‘집의 혁명’ 편에서는 세계 4대 문명 발생지인 이집트를 찾아 고대 문명의 주된 건축재료였던 흙과 도시 형성과의 관계를 추적한다.2부 ‘흙집의 부활’ 편에서는 경기도 이천시의 솟대 전원마을 등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전통 흙 건축의 새로운 복원 현장을 찾아간다.
  • [기고] ‘태백산맥’에 대한 검찰의 딜레마/송호창 변호사·민변 국보법TF 팀장

    지난 10여년간 학문·사상의 자유를 옥죄던 대표적 국가보안법 사건들에 대해 연이어 무죄 판결과 무혐의 결정이 내려졌다.3월11일 대법원은 경상대 교재인 ‘한국사회의 이해’에 대해 무죄판결을 하였고,3월31일에는 검찰이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과 최장집의 저서 ‘한국 민주주의의 조건과 전망’에 대해 잇달아 이적성이 없다는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가뭄에 단비가 내리듯 반갑고도 반가운 소식이다. 검찰은 이번 무혐의 결정을 계기로, 수사기관이 ‘이적성 판단을 정확히 하고’ 있으며 따라서 국가보안법의 남용 가능성이 없어졌다는 식으로 그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이번 결정으로 수사기관의 수사라는 도마위에 발가벗겨진 채 올려져 이적성의 칼질을 당한 작가의 11년간의 고통이 씻겨질 수 있을까. 진정 학문사상의 자유에 대한 ‘이적성 논란’은 종결되었고, 국가보안법의 남용여지는 없어진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모두 “NO”이다.‘한국사회의 이해’와 ‘태백산맥’은 11년간이나,‘한국민주주의의 조건과 전망’은 7년 동안 재판과 수사를 받아야 했다. 그 긴 시간 동안, 저자들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조정래씨와 출판사는 1990년 ‘태백산맥’을 출간한 이후 수많은 협박전화와 위협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는 11년 동안 수사 그 자체보다는 처벌 대상이 된 이후 마음대로 집필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이 더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경찰 수사를 받는 동안에는 ‘아리랑’을 집필했고, 검찰 수사과정에서는 ‘한강’을 쓰고 있었는데,‘이적성’ 논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는 대목에서는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고 있더란다. 작가의 창조적 상상력에 재갈을 물린 당연한 결과이다. 그러니, 무죄와 무혐의 판단만으로는 그 긴 세월 동안의 고통스러운 상처가 치유될 리 만무하다. 검찰의 이번 결정이 ‘국가보안법의 남용문제’ 또는 ‘이적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더더욱 아니다. 법원과 검찰은 이번 결정에 대해 종래 40년 이상 적용해오던 ‘이적성의 판단기준’이 바뀐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솔직히 이번 검찰의 결정은 종래 ‘이적성’의 기준에 따르면 백번 처벌해야 하나 처벌의 후과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떠밀려 마지못해 내린 결정에 불과하다. ‘태백산맥’의 경우, 수사기관에 의해 ‘이적성’여부를 놓고 조사를 하던 같은 시기에, 역설적이게도 경찰대를 포함한 전국의 각 대학은 이 책을 권장도서로 지정했고 평론가들은 우리시대 ‘최고의 책’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무려 600만부가 팔려 나갔다. 검찰이 11년 동안 위법성 판단을 보류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태백산맥’에 ‘이적성’이라는 낙인을 찍는 순간, 최소한 600만명을 ‘이적표현물 소지죄’로 처벌해야 하고, 권장도서로 추천한 대학의 관계자들, 평론가들 역시 처벌해야 하는 사법사상 최고의 코미디를 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번 결정을 두고 ‘검찰의 전향적 결정’ 운운하며 확대 해석할 일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검찰이 11년 동안이나 최종 결정을 미뤄온 것과 종래의 ‘이적성에 대한 판단기준’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야 할 사안이다. 이번에 검찰은 무혐의 결정을 하였으나 제2의 태백산맥에 대해서도 다시 무혐의 결정을 할 수 있을까. 검찰의 ‘이적성 판단기준’이 달라지지 않는 한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본다. 법원과 검찰이 지금까지 ‘이적성’이라는 모호하고 낡은 잣대로 인권을 함부로 짓밟았던 모든 사건에 대해 그 판단의 잘못을 인정하고, 또한 종국적으로 이런 과오를 반복되게 한 국가보안법이 완전히 폐지되지 않는 한, 검찰은 태백산맥과 똑같은 딜레마에 다시 빠질 수밖에 없고, 수사과정에서 제2의 조정래에게 도마위에 서서 발가벗기를 다시 강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송호창 변호사·민변 국보법TF 팀장
  • ‘아리랑5호’ 2년 앞당겨 2008년 발사

    지상 685㎞ 우주상공에서 지구를 24시간 정밀 관측하는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5호’가 오는 2008년 발사된다. 과학기술부는 아리랑5호를 당초 2010년에 쏘아올릴 예정이었으나 시기를 2년 가량 앞당겼다고 3일 밝혔다. 아리랑5호는 ‘합성 계구면 레이더(SAR)’를 장착해 지상의 농산물 작황, 지하자원과 해양자원 등을 관측·촬영해 보냄으로써 다양한 산업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특히 아리랑5호는 레이더를 통해 영상을 얻기 때문에 구름이 끼거나 어두운 밤에도 지구를 관측할 수 있어 산업적 용도 외에 군사적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11월 발사되는 ‘아리랑2호’는 1m급 고해상도 위성카메라를 장착하지만 가시광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구름이 끼거나 밤에는 촬영할 수 없다. 이에 앞서 KT는 군(軍)과 공동으로 2006년 6월 상용·군용 통신중계기를 탑재한 ‘무궁화5호’를 발사, 민·군 공용으로 운용할 예정이다. 아리랑5호까지 발사되면 우리나라는 우주 상공에서 지구를 24시간 정밀 관측할 수 있는 인공위성을 모두 확보해 산업적·군사적 정보강국으로 떠오르게 된다고 과기부는 밝혔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영화배우 장동휘씨 별세

    1950∼60년대 한국 영화계의 대표적 액션 배우로 명성을 떨쳤던 영화배우 장동휘(張東輝)씨가 2일 오후 9시쯤 숙환으로 별세했다.85세. 1957년 영화 ‘아리랑’을 통해 영화배우의 길로 들어선 고인은 지난 63년 영화 ‘돌아오지 않는 해병’에서 주연을 맡아 큰 인기를 누렸으며, 얼마전 별세한 황해·박노식·허장강씨 등과 함께 과거 한국 액션영화 붐을 주도한 한국 영화계의 산 증인이다. 특히 지난 1995년 ‘엄마와 별과 말미잘’에 이르기까지 500여편의 작품에 출연,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며 국내 몇 안되는 개성파 영화 배우로 인정받아 왔다. 대표작으로는 ‘두만강아 잘 있거라’,‘돌아오지 않는 해병’,‘창공에 산다’,‘오인의 사형수’,‘특공대와 돌아오지 않는 해병’,‘어머니’,‘캐논 청진공작’,‘엄마와 별과 말미잘’, ‘대전장’ 등이 있다. 고인은 71년 제10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대전장’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대종상 남우조연상, 영예로운 배우상, 백마상 남우조연상, 아태영화제 남우주연상, 유공영화인 공로상, 춘사영화상 남우주연상 등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 기록을 갖고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인 조원희(77)씨와 2남(신환, 재환) 2녀(호선, 봉옥)가 있다. 빈소는 일원동 서울 삼성병원 15호실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고인의 유해는 유족들의 결정에 따라 화장돼 경기도 안성 일죽에 있는 유토피아 추모관 납골당에 안치될 예정이다. 영결식은 5일 오전 10시.(02)3410-6915.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1년만에 국보법 무혐의 ‘태백산맥’ 작가 조정래 인터뷰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1년만에 국보법 무혐의 ‘태백산맥’ 작가 조정래 인터뷰

    1930년 프랑스의 앙드레 모루아가 대하소설(大河小說,roman-fleuve)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대하’의 흐름처럼 계속된다는 뜻이다. 유럽에서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대표적으로 꼽는다. 하지만 세계 문학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대기록이 한국에 있다.1질도 힘들다는 대하소설을 무려 3질이나 썼다.‘태백산맥’(10권)에서 시작돼 ‘아리랑’(12권)을 부르며 ‘한강’(10권)에 이르렀다. 등장인물만 하더라도 1200명이다. 실타래처럼 풀어놓은 삶의 희로애락, 켜켜이 쌓여진 원고지 높이가 7m30㎝에 이른다. 과연 몇명이나 읽었을까. 팔린 부수로 계산해보자. 태백산맥 600만부, 아리랑 350만부, 한강 200만부, 합치면 1150만부에 달한다. 태백산맥의 경우 인세수입은 30억원이며 아직도 대학도서관 대출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기록깨기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1질도 힘든 대하소설 3질이나 집필 최근에는 태백산맥을 원고지에 베껴쓰는 독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로 번역돼 세계로 무대를 넓혀간다. 사람들은 작가를 가리켜 ‘접신(接神)’이라고도 한다. 조정래(63)씨. 빨치산과 분단문학가로 대표된다. 서울 서초동의 한 전통찻집에서 만났다. 태백산맥으로 11년만에 굴레를 벗었다. 그래서일까. 꽃이 만발한 들판에서 뛰노는 아이같은 느낌이 풍겨왔다. 인사말이 오고갔다. 먼저 태백산맥의 보안법 무혐의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그는 “검찰의 용단에 감사한다. 목에 감겨 있던 쇠사슬이 풀린 기분이다. 빼앗긴 창작의 자유를 되찾아 홀가분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그동안 동료작가들의 심리적 위축이 많았다. 이제는 후배작가들이 추구하려는 분단문학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게 될 것”이라면서 “(이번 결정은)검찰의 성숙된 변화이며 진정한 통일의 길을 한가닥 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빼앗긴 창작의 자유 되찾아 홀가분” 누가 가장 반가워했느냐는 물음에 주저없이 “온갖 고초를 함께 겪어온 아내”라면서 “(아내는)‘여보, 당신 이젠 자유야.’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대답했다. 순간 11년의 굴레가 생각났는지 잠시 창밖을 응시한다. 회한이 교차했을 법하다. 그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히는 듯했으나 금방 웃음으로 바꾼다. 차 한잔을 마신다. 순천 벌교에 들어설 ‘태백산맥문학관’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고 했다.“문학관사업은 원래 9년전 구체적으로 진행되다가 자유총연맹과 공안당국의 방해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지난해 다시 구체화됐다.”면서 “최근 착공됐으며 내년 5월에 개관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설계는 건축가 김원씨가 맡았다. 김씨와는 지난해 6월 사단법인 남북어린이어깨동무에서 주관한 평양어린이병원 개원과 관련해 방북 때 동행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문학관에는 육필원고와 태백산맥의 사건 일지, 협박편지, 방송녹화자료 등 고통의 흔적들도 전시할 예정이다. 특히 2편의 유서도 선보인다. 조씨는 태백산맥으로 늘 미행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까닭에, 어느날 갑자기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 끝에 94년 2월과 97년에 유서를 썼다. “태백산맥 2회분을 쓰고나서 공안당국의 협박에 시달렸죠. 하루는 아내한테 ‘아이 데리고 견딜 수 있겠느냐.’고 했지요. 그랬더니 아내는 ‘작가가 두려워서 글을 못쓰면 작가도 아니다.’고 했어요. 아울러 ‘어차피 작가의 영욕(榮辱)은 반반’이라고 하더군요. 제겐 큰 위로가 됐습니다.” 조씨 부인은 시인 김초혜씨다. 둘은 문단에서 소문난 캠퍼스 커플이다. 조씨와 함께 동국대 2학년때 문학서클 ‘용운문학회’ 멤버로 만나 결혼했다. 둘은 문학적 논쟁 외에는 부부싸움 한번 안할 정도로 40년동안 잉꼬부부로 살아오고 있다. ●하루평균 원고지 30매는 반드시 메워 대하소설을 3질이나 쓴 저력은 어디에 있을까. 즉각 “험난하고 처절한 역사가 힘이 됐다. 분단의 진실을 알리는 것이 작가의 책무요, 알면서 안쓰면 비겁한 것이고 기피가 아니냐.”고 반문한다. 작가적 사명감으로, 자신과 외롭게 싸우면서 수없이 구슬을 뀄다. 또한 부친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부친은 일제 때 한용운 선생의 청년승려 비밀조직인 ‘만당’(卍黨)에 참여해 불교개혁과 일제에 항거했다. 조씨는 “선친의 문학비가 낙산사와 고흥에 세워져 있으며 유품 몇점이 아리랑문학관에 전시돼 있다.”면서 “(자신이)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맑은 풍경소리와 목탁소리가 곧 태교음악이었다.”고 회고한다. 불교소재의 글을 쓸 때에는 (원고지)파지 하나 없이 생득(生得)적 일사천리로 쓰여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원고지로 글쓰기를 고집한다. 컴퓨터나 핸드폰 같은 것을 싫어한다. 기계에 얽매이는 것이 싫단다.‘글발’을 받을 때에는 하루 150매까지 쓴다. 하루평균 30매는 꼭 쓴다. 이 대목에 이르자 “혹자들은 ‘돈을 많이 번 작가’라고 하지만 ‘글감옥’에 갇혀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설 집필때마다 수차례 병원신세 예를 하나 든다. 어느 대학에서 작가 지망생들을 상대로 강의했을 때였다. 처음에는 조씨같은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던 학생들이 ‘조정래의 삶’(TV녹화자료)을 감상한 뒤에는 다들 “생각을 바꾸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작가론이 이어진다.“농부의 호미가 녹슬 겨를이 없듯이 작가 또한 열심히 밭고랑을 일구는, 인생을 끊임없이 경작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유했다. 이러는 동안 그는 세가지 병마와 싸웠다고 고백했다. 태백산맥을 집필할 때에는 위궤양으로 고생했다. 또 아리랑을 쓸 땐 오른팔 마비, 한강 땐 탈장 등으로 수차례 병원신세를 졌다. “피가 증발해버리고 하얗게 표백되는 현상이 거듭되고, 침대에 누우면 온몸이 조각난 것처럼 혼미해지고 ‘이대로 죽을 수도 있구나.’하며 잠에 빠지는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창밖을 응시한다. 목소리가 낮아진다.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태백산맥’을 쓰기 시작했어요.‘한강’을 끝내고 나니 어른이 되어 장가를 가겠다고 하더군요.‘글감옥’에 갇혀 지내느라 아들과 대화도 못해 어찌나 미안한지…, 글을 쓸 때에는 아내도 아들도 접근을 못하거든요.” 그래서 손자들한테는 무척 다정다감한 할아버지로 대해준다고 했다. 주말마다 손자의 손을 잡고 나들이하며 더할 수 없는 행복에 빠져든다.“초록빛 잔디밭에서 하늘이 주는 최고의 선물을 만끽한다.”며 어린 아이처럼 활짝 웃는다. 특히 요즘에는 6살된 첫째 손자가 “할아버지, 저도 태백산맥을 쓸게요.”하는 재롱에 몇번이고 감동을 받는다. 조씨의 아들 도현(34)씨와 며느리 이민경(31)씨가 최근 4년5개월만에 ‘태백산맥’을 베껴쓰는 일을 끝마쳤다. 손자가 그런 모습을 지켜봤던 것이다. 조씨는 향후 10년 계획을 밝히면서 동화 2편을 반드시 쓰겠다고 강조했다. 손자와 지내다보면 동화쓰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진다고 했다. 톨스토이도 말년에 동화를 썼다고 덧붙인다. 아울러 장편 3권과 역사속의 인물 10명을 택해 전기를 쓰는 것도 이미 기획돼 있다고 했다.“글이란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할 수 있는 예술의 한 장르”라면서 한번밖에 없는 생애에 언어의 여력을 계속 쏟아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1943년 전라남도 승주군 선암사에서 4남4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주로 순천과 벌교에서 지내면서 여수·순천사건과 6·25전쟁을 겪었다. 이 경험은 훗날 중요한 문학적 토양으로 작용한다.1970년 ‘현대문학’에 ‘누명(陋名)’과 ‘선생님 기행’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월간문학’ 편집장,‘소설문예’ 발행인으로 활동했다.78년에는 도서출판 민예사를 설립했으며 ‘한국문학’ 주간을 지냈다. 이후 83년부터 ‘대하’에서 ‘소설’이란 배를 홀로 타고 노를 젓기 시작했다. “반야심경을 자주 외며 내공의 힘을 쌓지요. 또 건강을 위해 집(경기 분당) 주변 율동공원을 매일 한시간씩 산책합니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3년 전남 벌교 출생 ▲62년 서울 보성고등학교 졸업 ▲66년 동국대 국문학과 졸업 ▲70년 현대문학 ‘누명’으로 데뷔 ▲73년 월간문학 편집장 ▲75년 소설문예 발행인 ▲77년 민예사 대표 ▲83년 태백산맥 집필 ▲86년 태백산맥 전10권 발간 ▲94년 아리랑 전12권 발간 ▲2001년 한강 전10권 발간 ▲이밖에 산문집 ‘누구나 홀로 선 나무’(2003년), 조정래 문학전집 전9권,‘시간의 그늘’ 등 문학지에 소설 50여편 발표. ■ 상훈 제27회 현대문학상(유형의 땅), 대한민국문학상(인간의 문), 단재문학상(태백산맥), 노신문학상(아리랑). 제7회 만해대상 등
  • [Zoom in 서울] 북악스카이웨이 산책로 조성

    [Zoom in 서울] 북악스카이웨이 산책로 조성

    올 7월이면 성북 구민회관에서 북악산의 명소인 팔각정까지 걸어서 올라갈 수 있게 된다. 또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설치된 노후 철제 펜스도 사라진다. 31030 서울시는 29일 그동안 차량을 이용해 드라이브만 가능했던 북악스카이웨이(북악산길)에 오는 6월말까지 9억여원을 들여 산책 보행로 3.4㎞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 푸른도시국 관계자는 “북악스카이웨이에는 군데 군데 기존 산책로가 있지만 서로 연결되지 않아 산책을 하는데 적절하지 않았다.”면서 “이번에 목재를 이용한 보도 0.8㎞와 일반산책로 1㎞를 만들어 끊어진 산책로를 연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북악스카이웨이의 성북구 시작지점인 성북구민회관부터 종로구와 성북구 경계지점인 팔각정까지 걸어서 올라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북악스카이웨이의 종로구 구간은 청와대 경비를 담당하고 있는 군부대가 산책로 조성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에 건설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공사구간 중 도로 옆이 가파르거나 계곡으로 된 구민회관∼곰의집 등의 구간에는 목재 보행데크나 계단을 설치할 계획이며, 기존 보행로는 조금 넓혀 정비할 방침이다. 또 정릉마을 입구에서 북악골프연습장에 이르는 길에 보행을 방해하는 경계펜스는 산책로를 낸 뒤 안쪽으로 옮겨 다시 설치할 예정이다. 산책로 중간인 정릉동 입구에는 정자가 만들어지며, 산책로 주변에는 허리 돌리기, 역기, 철봉 등을 할 수 있는 운동시설과 벤치 등 휴게시설도 생긴다. 북악스카이웨이는 북악산 능선을 따라 자하문에서 정릉 아리랑 고개에 이르는 폭 10∼16m, 길이 약 10㎞의 자동차 전용도로다. 이곳에는 서울의 옛 성터를 비롯, 자하문, 팔각정 등이 있으며 부근의 신흥사(新興寺), 북한산 등과 어울려 서울 도심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경관이 수려한 곳이다. 또 이곳에서는 서울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기 때문에 1968년 9월 개통된 이래 드라이브코스로 인기를 끌어 왔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탤런트 김원희 사진작가와 6월 웨딩마치

    탤런트 김원희 사진작가와 6월 웨딩마치

    15년간 한결같은 사랑을 키워온 탤런트 김원희(33)가 오는 6월 11일 오후 5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웨딩마치를 올린다. 상대는 두 살 연상의 사진작가 손혁찬씨. 김원희는 “그동안 주변에서 도대체 (내가)언제 결혼할 작정인지 물어오면서 지겨워했다.”면서 “양심상 이제는 늦출 수가 없을 것 같다.”고 특유의 유머를 발휘했다. 두 사람은 김원희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직후인 지난 91년 처음 만났다.“워낙 어렸을 때 만난 까닭에 15년이 흘러도 여전히 우리는 어리다는 느낌이어서 결혼 적령기에 대한 감각이 무뎠다.”는 김원희는 “그러나 이제는 연예계 생활도 할만큼 했고, 무엇보다 부모님이 작년말부터 서두르셔서 드디어 결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15년간 한결같은 사랑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새벽에 일이 끝나도 반드시 서로 얼굴을 보고 헤어진 것”이라고 귀띔했다.“어려서부터 만난 것이 장점”이었다는 김원희는 “남자친구가 연예계에 관심이 별로 없어서인지 나 역시 그냥 일반 직장인처럼 대해줬고, 일찍부터 만난 덕에 서로가 자연스레 상대방 가족의 일원이 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92년 MBC 탤런트 공채 21기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한 김원희는 ‘서울의 달’‘LA아리랑’‘장희빈’‘퀸’‘꿈의 궁전’‘임꺽정’ 등의 히트작을 내며 스타로 떠올랐다. 연기력 못지않게 재치있는 말솜씨로 현재는 MBC ‘놀러와’와 KBS ‘대한민국 1교시’의 MC를 맡고 있다. 연예인 봉사단체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의 총무를 맡아 적극적인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예비 신랑 손씨는 일본 유학파 출신으로 2003년부터 국내에서 프로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다. 결혼식 사회는 개그맨 유재석이, 웨딩마치 피아노 반주는 ‘잠복근무’의 배우 김선아가 맡기로 했다. 두 사람은 결혼식 후 경기도 일산에 신접 살림을 차린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아리랑’ 김산 서훈 추서될 듯

    미국의 여류작가 님 웨일스의 소설 ‘아리랑(원제 SONG of ARIRANG)’의 주인공 김산(1905∼1938)에게 독립유공자 서훈이 추서될 전망이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28일 “사회주의 계열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독립운동을 한 유공자를 포상한다는 새로운 포상 기준에 의거해 기존의 포상 보류자 2만 6000여명에 대한 재심사를 추진키로 했다.”며 “김산 선생의 공적도 재심사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본명이 장지락인 김산은 1936년 상하이에서 조선민족해방동맹을 창설하고 조선 혁명가 대표로 선발되기도 했으며,1년 뒤엔 ‘중국의 붉은 별’로 유명한 미국의 신문기자 애드거 스노의 부인 님 웨일스를 만나 3개월간 20여 회에 걸쳐 나눈 대화가 그의 혁명적 생애를 그린 소설 ‘아리랑’으로 출간됐다. 1938년 트로츠키주의자이자 일본의 간첩이라는 죄목으로 중국 공산당에 체포돼 처형됐다. 이후 그는 남에서는 공산주의자였다는 이유로, 북에서는 연안파였다는 이유로 중국 동북 방면에서 항일투쟁 사실이 철저히 묻혔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독도 지키기 ‘힙합 전사’ 나가신다

    힙합으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비판한 ‘독도 아리랑’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유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곡은 데뷔를 앞둔 신인 힙합 뮤지션 리 제이(Lee.J·본명 이종운)가 인터넷을 통해 발표한 것으로, 노래패 우리나라가 ‘독도는 우리의 땅이다’를 발표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리 제이는 “독도 문제가 심각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음악인으로서 이런 공감대를 형성, 확대시켜 나가고 싶었다.”면서 “독도 문제 이전부터 일본에 대해 생각해 왔던 우리 한국인의 한을 함께 담아 보았다.”고 말했다. 이 곡은 힙합 스타일이면서도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깔끔하게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평을 듣는 곡.“우리 대한민국 만세 내 한몸 바쳐 노래하네.”란 가사로 시작되는 이 곡은 “독도는 우리의 역사 한 페이지에, 왜놈들 지도엔 왜곡된 사실만이….”란 랩으로 이어진다. “강제수탈 강제징용…우리네 가슴속에 박아놓은 말뚝은 세월이 지나도 녹슬지 않더라/변함없는 거만함으로 우릴 약올리고 (그 쉬운 사과)한마디 없이 무시하더라.”며 일본의 기만적인 태도를 신랄하게 꼬집는다. 이어 후렴구에서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로 ‘아리랑’을 샘플링해 만든 가스펠 풍의 코러스로 민족 정신을 강조하며 마무리한다. 쓸쓸한 느낌의 피아노 선율을 배경으로 리 제이의 한이 느껴지는 랩과 보컬이 가슴뭉클하게 다가온다. 리 제이는 “일본이 독도에 눈독을 들인지는 사실 오래된 일이다. 그렇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는 정말 어이가 없었고, 그래서 이런 상황을 노래로서 알리고 싶었다.”고 이 곡을 쓴 배경을 설명했다. 이 곡은 소리바다와 멜론, 싸이월드 등 인터넷 음악사이트를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으며, 특히 소리바다는 이 곡과 함께 독도사랑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어 네티즌 대글만 해도 3000개에 이르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리 제이는 5월말 사회적인 이슈를 힙합 음악으로 그려낸 디지털 데뷔 싱글음반을 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日은 ‘다케시마의 날’ 철회하라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독도는 우리 땅/경상북도 울릉군‘ ‘저멀리 동해바다 외로운 섬/오늘도 거센 바람 불어오겠지/조그만 얼굴로 바람 맞으니/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지난 18일 오전 10시 서울 동대문구의회. 동대문구 청사 옆에 자리한 구의회에서는 독도 명예군수인 가수 정광태가 부른 ‘독도는 우리 땅’과 서유석의 ‘홀로 아리랑’이 잔잔히 들려와 민원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竹島=독도를 가리키는 일본지명)의 날’ 조례제정에 항의하는 규탄의 목소리가 서울시내 지방의회에도 메아리치고 있다. 동대문구의회(의장 김승문)는 18일 오전 11시 임시회를 열어 ‘일본국 시마네현 다케시마의 날 선포 및 독도침탈 야욕에 대한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다. 구의회는 앞서 17일 의장단 긴급회의를 열어 오는 28일부터 5박6일간 예정됐던 일본 연수를 전격 취소했다. 김 의장 등 12명으로 된 일본 방문단은 도쿄 도시마구(區) 의회를 방문,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 운영현황 등을 돌아볼 계획이었다. 지난 9일 임시회가 끝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회의를 소집하기도 드물거니와 통보 하루 만에 의원들이 응한 것도 이례적이다. 임시회에는 26명의 의원 가운데 뜻밖의 사고로 입원한 정성영(답십리3동) 의원만 빼고 모두 참석했다. 평소 1절로 그쳤던 애국가 제창도 4절까지 열창했다. 의원들은 결의안을 통해 “영토주권 수호에 단호하고 냉정하게 대처하며, 국제사회에 당당히 나갈 것을 밝히기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제국주의적 야욕을 40만 구민의 이름으로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3개 항으로 된 결의문도 함께 채택했다.▲시마네현 의회는 영토침탈 행위인 ‘다케시마의 날’제정 조례를 즉각 철회해야 하고 ▲1500년 전부터 한국 땅인 독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제2의 한반도 침략을 획책하는 행위이며 ▲36년간의 한반도 침략에 대해 사과하지는 않고 역사 교과서 왜곡을 일삼는 등 동북아 패권주의를 규탄한다는 내용이다. 결의안은 대한민국독도향우회 지도위원인 김봉식(45·답십리2동) 의원 등 12명이 발의했다. 김 의원은 2000년 7월 부인과 두 아들 등 가족 4명의 호적을 독도로 옮겼으며, 지난해 3·1절을 맞아 실시된 독도 명예이장 선거에 출마한 인물이다. 결의대회에는 김 의원과 함께 명예이장 선거에 나서 당선된 최재익(50·중랑2·대한민국독도향우회장) 서울시의회 의원도 참석했다. 그는 할복으로 직접 일본에 항의하기 위해 출국했다가 지난 17일 귀국했다. 최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국민으로서 일본의 조례 제정만은 막아보려 했지만 끝내 통과됐다.”면서 “이는 2005 한·일 우정의 해 서명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비양심적 국토침탈 폭거를 나타낸 것”이라고 분개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자원富國’ 콩고의 16일과 17일

    케이블·위성채널 아리랑TV는 조제프 카빌라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의 방한을 맞아 18일 오후 9시 특별다큐멘터리 ‘안녕!콩고’를 방영한다. 콩고는 국민소득 600달러의 빈국이지만 아프리카 최고의 자원부국이다. 엄청난 규모의 금과 다이아몬드, 구리, 석유 등이 매장된 축복받은 땅을 갖고 있으며, 콩고강의 풍부한 수산자원과 막대한 수력발전 용량까지 보유한 무한한 잠재력의 나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자원을 탐낸 외세의 침략에 시달린 비극의 역사를 갖고 있다. 다이아몬드를 노린 벨기에의 식민통치 이후 경제개발 정책을 펴왔지만 서구 열강의 개입으로 끊임없는 내전에 시달려 왔다. 1997년 로랑 카빌라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이름을 자이르에서 콩고민주공화국으로 바꿨고, 이후 조제프 카빌라 대통령 체제에서 경제개발과 민주주의의 정착이 새롭게 시도되고 있다. 방송은 과거 상처를 치유하며 경제개발에 힘쓰고 있는 콩고의 현재 모습을 비춘다.1992년 선교활동을 하러 들어가 교육사업에 힘쓰고 있는 김경식 목사의 성공담도 들려준다. 경제뿐 아니라 콩고만의 고유한 문화도 조명한다. 콩고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리듬과 춤이 있는 곳으로, 예술 애호가들에게는 아프리카 음악의 요람으로 알려져 있다. 생활과 밀착된 콩고 음악은 다른 지역의 전통문화와 달리 계승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으며, 실제로 콩고를 비롯한 아프리카 음악은 서구 음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도 하다. 콩고의 크리스토프 머준구 문화부 장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음악산업의 인프라를 구축, 세계 무대로의 진출을 꿈꾸는 콩고 음악인의 활동도 알아본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家 ③-신세계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家 ③-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은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한 기업들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2004년 재계 서열 21위(자산 기준)로 한솔그룹(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녀 이인희 고문, 재계 36위), 새한그룹(차남 고 이창희 회장, 워크아웃 중),CJ그룹(장손 이재현 회장, 재계 23위)보다 앞섰다. 창업주의 5녀(막내딸)인 이명희(62) 회장은 1997년 계열 분리 때 백화점과 조선호텔만 갖고 나왔다. 그리고 그룹을 국내 최고의 유통 ‘명가’로 키웠다. 삼성에서 떨어져 나온지 불과 7년만에 백화점과 할인점 이마트를 주축으로 한 유통사업 외에 신세계건설, 신세계푸드시스템, 조선호텔, 신세계인터내셔널 등 13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시킨 것이다. 자신은 여성 캐피털리스트 1위를 고수하던 올케 홍라희(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호암미술관장을 제치고 2001년 이후 국내 최고의 여성 부호가 됐다. 이 회장은 삼성가(家)의 전통에서 벗어나지 않는 전형적인 정중동(靜中動) 행보의 오너다. 외부에 나서지는 않지만 소리없이 막후에서 회사의 중심을 잡으면서 방향을 제시하는 스타일이다. ●창업주의 귀여운 막내딸 이명희 회장은 창업주로부터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2세다.8남매(3남5녀) 중 막내딸이었으니 충분히 그럴 만했다. 삼성그룹 출신 인사들은 “고 이병철 회장은 늘 이 회장을 데리고 다녔다.”고 회고한다. 고 이병철 회장은 회장직을 물러난 뒤 1년에 네차례 정도 일본 도쿄를 방문했는데, 이때 항상 이인희 고문과 이 회장을 동행토록 했다. 큰언니인 이 고문은 이 회장보다 열네살 많다. 이 회장은 부친이 사무실에서 먹는 과일도 먼저 맛을 보고 부친이 좋아하는 정도의 당도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들여보내곤 했다. 그래서 당시 고 이병철 회장 비서실팀 직원들은 사무실옆 간이 주방에서 꼼꼼하게 과일을 챙기는 이 회장을 두고 ‘감독관’이라고 수근댈 정도였다. 이 회장은 1943년생으로 이화여고를 거쳐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했다.1979년 신세계백화점 영업본부 이사로 경영수업을 시작,80년 신세계백화점 상무로 승진한 뒤 97년 부회장에 올랐다. 무려 17년동안이나 상무직함을 유지했다. 그룹 회장이 된 것은 98년 말이다. 이 회장은 1967년 정재은(66) 명예회장과 중매로 만나 결혼, 아들 정용진(37) 신세계 부사장과 딸 정유경(33) 조선호텔 상무를 뒀다. 용진씨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와 동갑내기다. 사촌지간인 두 사람은 경복고 동창으로 서울대에 함께 입학하다 보니 사이가 매우 각별하다. 용진씨는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다니다가 유학을 떠나 미국 아이비리그인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1995년 미스코리아 출신 인기 탤런트 고현정씨와 결혼했다가 지난해 이혼해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고씨와의 사이에 아들 해찬(7)군과 딸 해인(5)양을 뒀다. 유경씨는 서울예술고, 이화여대 응용미술학과를 거쳐 미국 로드아일랜드대학교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했다. 유경씨는 2001년 3월 초등학교 동창인 문성욱(33)씨와 결혼, 장녀 서윤(3)양과 차녀 서진(2)양을 두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은 문씨는 SK텔레콤 전략기획실을 거쳐 소프트뱅크 코리아의 자회사인 벤처스코리아에서 투자심사역(차장)을 지낸 뒤 현재는 유학 중이다. 문씨의 부친은 아리랑TV 사업본부장을 지낸 문청씨다. ●부친을 경영스승으로 삼고 있는 오너 재계에서는 ‘신세계가 삼성보다 더 삼성 같다.’는 얘기가 나돈다. 그만큼 기업문화, 경영스타일이 닮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창업주의 형제들 가운데 누구보다 부친을 닮으려고 애쓰는 이 회장의 숨은 뜻이 담겨 있다. 부친의 선견지명과 직관력이 소개된 한 일간지를 복사해 수첩에 항상 갖고 다니며 경영의 시금석으로 삼을 정도로 이 회장은 부친을 가슴 속에 품고 산다. 신세계백화점 본사 회의실과 자신의 아들 정용진 부사장 방에도 부친의 초상화를 걸어 놓고 부친의 경영철학을 신세계 맨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오는 8월 문을 여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사무실 로비에 부친의 흉상을 세우라는 지시를 내렸다.“아버지가 아니었으면 오늘의 내가 있겠느냐.”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다. 이 회장은 누구보다 평소 부친의 경영 스타일을 빼닮았다는 얘기를 듣는다. 우선 ‘疑人勿用 用人勿疑’(믿지 못하면 아예 쓰지를 말고, 일단 사람을 쓰면 의심하지 말라.)는 용인술과 전문 경영인 체제 운영방식이 그렇다. 메모하는 습관과 업무의 중요성을 따져 챙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확실히 구분짓는 스타일도 비슷하다. 이 회장 스스로도 자신의 경영 스승이 선친임을 신세계 2005년 1월호 사보에서 드러낸 바 있다.“선대 회장께서 가장 힘쓴 것이 인재 육성이었다. 선대 회장께서는 성공한 일을 다시 돌아보지 않았고 늘 새로운 것을 찾으셨다.”면서 자신의 메시지를 부친의 육성에 담아 신세계 맨들에게 전했다. 이 회장이 무엇을 강조할 때 나오는 화법이 바로 “선대 회장은 이렇게 하셨는데….”이다. 이 회장은 실제로 젊은 시절 부친이 제일모직 등 일선 현장을 방문할 때 언니인 이인희 고문과 함께 수행하며 경영수업을 쌓았다. 창업주는 국내외 주요 인사들과 회동 때 “명희야, 들어온나.”해서 늘 이 회장을 합석시켜 보고 배우도록 했다. 신현확 전 총리, 민복기 전 법무부장관 등 당시 국내 정·관계의 실세를 만나 식사를 하거나 골프를 할 때도 항상 ‘명희’를 불렀다. 일본 정·관계의 원로와 회동에도 꼭 자리를 함께 하도록 했다. 그러다보니 이 회장은 부친이 교류하는 각계의 주요 인사들을 다 알 정도였다. ●섬세하면서도 ‘통 큰’스타일 이 회장은 한해에 고작 한두차례 회사를 방문, 업무 보고를 받을 뿐 경영에 일일이 간섭하지는 않는다. 부친과 마찬가지로 결재 서류에 사인을 해 본 적이 없다. 주요 사안이나 인사에 대해서도 사후보고를 받을 정도로 전문경영인을 믿고 맡겨 ‘통 큰’ 경영을 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인희 고문은 동생의 경영스타일을 두고 “명희는 (전문 경영인에게) 다 맡기는 스타일인데도 회사가 잘된다.”며 부러워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렇다고 해서 이 회장이 완전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는 8월 문을 여는 신세계 본점 재개발 사업, 신규 백화점 진출, 명품 브랜드 유치 등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챙기며 ‘방향타’ 역할을 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을 문 열 때는 매일 그곳으로 출근하는 열성을 보였다. 특히 백화점의 사각지대로 알려졌던 지하 식품매장을 일일이 다니며 꼼꼼하게 챙겼다. 이 덕분에 위층에서 쇼핑을 하다가 식품매장으로 내려 오는 ‘샤워효과’가 아니라 지하 매장을 방문토록 만든 뒤 위층까지 고객을 끌어들이는 ‘분수효과’를 톡톡히 거두도록 했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을 아는 이들은 그가 여성스러운 섬세함과 대담함을 함께 지녔다고 평가한다. 격식을 싫어해 회사 내에 비서실은 물론 개인 비서도 두지 않고 있다.90년대까지 1년에 한차례 서울 한남동 자택으로 임원들을 초청, 식사를 대접하는 자상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큰 오빠인 맹희씨는 회고록 ‘묻어둔 이야기’에서 그의 따뜻함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부친으로부터 눈밖에 나서 유랑생활을 하던 맹희씨는 이 책에서 “내가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말을 못하고 있으면 늘 지갑을 열고 가지고 있던 돈 전부를 나에게 쥐어준 것도 명희였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명희는 내가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 주었고 늘 따뜻한 마음씨로 나를 감싸주었다.”는 것이 맹희씨의 설명이다. ●신세계 핵심 축 구학서 사장 신세계는 1999년 구학서 사장이 총사령탑에 앉은 이후 계속 상승곡선을 그려 왔다. 구 사장은 명실상부한 전문경영인으로 이 회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전문 경영인은 무한 책임을 지고 일해야 한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그는 회사 부채율을 230%에서 130%대로 낮췄다. 취임 당시 5만원했던 주가를 5년만에 30만원대로 끌어올려 이 회장을 한국 최고의 여성부호로 만들어 주기도 했다.‘신세계 신화’를 일궈낸 주역이지만 그는 한결같이 겸손한 모습이다. 오히려 신세계를 통해 자신이 성공한 데 대해 감사해한다.“56세에 은퇴하려고 했는데 59세에 사장을 하고 있으니 목표를 초과 달성하지 않았느냐.”며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구 사장은 겉으로는 부드러운 스타일이지만 실제로는 승부욕, 추진력, 결단력을 두루 갖췄다. 매일 새벽 5시면 집 근처 우면산을 오르고, 오전 7시30분이면 어김없이 회사에 출근한다. 일주일에 7∼8권의 책을 읽으며 신세계의 미래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고민한다. 구 사장의 취임 당시 신세계의 위상은 롯데, 현대에 밀려 3위로 내려앉은 초라한 신세였다. 그는 그때 불어닥친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적절히 활용했다. 종합금융을 매각하고 카드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대대적인 ‘메스’를 가한 것이다.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홀세일을 매각하면서 들어온 1억달러로 전국 알짜의 상권부지들을 헐값에 사들여 이마트 부지로 확보했다. 이때 사들인 부지들이 이마트에 국내 최대의 할인점이라는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산본의 백화점 부지도 이마트로 업종을 변신시키는 등 자산 회전율을 높이며 기업의 수익구조를 끌어 올리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삼성그룹에서 재무통으로 커온 경력이 뒷받침됐다. 이런 신세계의 성장을 구 사장은 전문경영인 체제 덕분으로 돌린다. 스스로 “(이 회장이)너무 많은 권한을 주셔서 오히려 책임이 무겁다.”고 말할 정도로 오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소신껏 일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350억원짜리 한국 최대의 매머드 쇼핑몰인 부산 센텀시티 부지 매입 응찰 때도 사후에 이 회장에게 보고할 정도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호랑이 등에 탄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1972년 삼성에 공채 12기로 입사했다. 재계의 인재사관학교로 불리는 삼성 비서실, 삼성전자, 제일모직, 삼성물산 등을 거쳐 삼천리그룹으로 갔다가 9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전무로 발탁됐다. 당시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도 구 사장에게 눈독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실력파 임원들로 포진 전문경영인 체제의 기업답게 구 사장을 필두로 쟁쟁한 임원들이 포진하고 있다. 석강 백화점 부문 대표는 점장과 영업본부장을 역임한 정통 영업통. 신세계 백화점이 새롭게 문을 여는 점포마다 점장을 맡을 만큼 치밀한 전략과 강한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책임질 수 있다고 판단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자신감과 신념의 소유자다. 신세계백화점의 면모를 일신시킨 서울 강남점을 문 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재 본점 재개발 사업과 죽전 역사 개발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진행하며 ‘제2전성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검소한 생활에 유머감각이 뛰어나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경상 이마트 부문 대표는 백화점과 이마트에서 점장과 지원본부장, 경영지원실장 등 요직을 걸쳤다. 인화를 중시하는 전형적인 덕장형이지만 치밀한 분석력과 경영자로서의 안목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백화점 미아점장 시절 처음으로 점장이 광고모델로 등장,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스타일을 보여줬다. 영등포점장 시절 다른 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지하층을 젊은이들만의 공간으로 꾸민 ‘영웨이브’를 탄생시켰다.‘영웨이브’는 백화점 테마형 매장의 효시로 인정받고 있다. 유원형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삼성그룹 계열사인 중앙개발 출신. 유통전문 건설업체로 급부상한 신세계건설에서 탁월한 관리 업무로 수익창출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2000년 신세계로 옮겼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섬세한 업무 스타일이 돋보인다. 백화점부문의 팀제 운영 실시 등의 아이디어로 재무 건전성과 인력 효율화에 기여했다. 신세계건설 노태욱 사장은 LG건설 상무 등을 지내다 신세계건설에 합류한 건설 분야 베테랑이다. 건설업계의 투명경영을 선도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 지난해 공정거래 자율준수 우수기업으로 공정거래위원장상을 수상했다. 신세계푸드시스템 최병렬 사장은 20년의 서예 경력에 단전호흡의 달인으로 불린다. 또 체력 등 자기관리가 뛰어난 만능스포츠맨이다. 백화점과 이마트 부문에서 풍부한 현장 경험을 쌓았다. 신세계I&C 이상현 사장은 삼성비서실, 삼성카드에서 주로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해온 브레인. 삼성카드 재직시절 고객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한 CRM(고객관계관리)을 도입했다.‘좋은 생각이 좋은 경영을 만든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조선호텔 이석구 사장은 호텔 부문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호텔을 경영하는 것은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과 같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객실의 디지털화, 객장의 글로벌화를 강조하고 있다. 공항에서 에스코트를 받은 뒤 프런트 앞에서 기다리지 않고 객실에서 곧바로 체크인할 수 있는 ‘익스프레스 체크인’ 서비스를 국내 처음 도입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장성규 사장은 1주일에 30개 이상의 매장을 꼭 방문하는 현장 중시 스타일이다. 그의 책상 한편에는 800명 이상의 직원 이름과 나이, 특징 등이 깨알같이 적혀 있다.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를 통해 영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 송주권 사장은 백화점 물류관리 업무를 담당해 온 현장관리 출신이다. 새로운 수익 아이템들을 꾸준히 개발해 적자사업을 흑자로 돌려놓은 그룹 내 물류 전문가다. bori@seoul.co.kr ■ 경영수업 받는 2세 이명희 회장에 이어 신세계를 이끌 후계자는 장남 정용진(37) 부사장이다. 모친 이 회장과 부친 정재은 명예회장에 이어 3대 주주로 자리를 굳혀 이미 경영권 승계 작업의 토대를 마련해 놓았다. 정 부사장은 미국 유학을 끝내고 1994년 삼성물산 경영지원실에 입사,95년 신세계로 자리를 옮긴 뒤 97년까지 신세계백화점 일본 도쿄사무소에서 근무했다. 이어 신세계백화점 기획조정실 그룹 총괄담당 상무로 진급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 삼성의 구조조정본부와 같은 성격의 경영지원실 소속인 그는 월·수·목요일은 신세계 본사로, 화·금요일은 이마트로 번갈아 출근하며 그룹 전반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점장회의 등 각종 회의에 참석, 업무 보고를 받는다. 조용히 듣기만 하고 거의 발언은 하지 않지만 지나가면서 던지는 질문이 날카롭다고 한다. 사원들과도 격의 없이 어울린다. 소주에 삼겹살도 먹고 이마트 오픈시 지내는 고사에도 참석, 직원들이 건네는 막걸리를 몇잔이고 받아 마신다. 직원들에게도 꼭 두 손으로 술을 따르며 몸을 낮춘다.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지하 구내 식당에서 직원들과 식사도 한다. 식품과 패션분야에 조예가 깊다. 이마트 매장을 둘러 볼 때도 식품의 신선도, 진열방식 등을 꼼꼼히 챙긴다. 즉석 조리상품 코너를 지나치다 “소스가 안 맞는다.”거나 “외국에는 이런 상품도 있는데 한번 도입해 보라.”는 제안도 심심찮게 한다. 특히 초밥 등 신선식품은 꼭 포장지를 뜯어보고 “밥알이 굳었다. 신선도가 좋지 않다.”는 등의 평가를 한다. 명품잡지에 등장하는 모델이 입고 있는 옷들이 어느 제품인지 다 알 정도로 디자인의 흐름을 꿰고 있어 담당자들을 놀라게 한다. 그렇지만 후계자로서 영향력을 발휘하려 들지 않는다.1990년대 후반 벤처 열풍에 인터넷뱅킹사업 등 벤처사업을 무척 하고 싶어 했지만 회사측에서 “유통업체로서 바람직한 사업은 아니다.”고 결론 내리자 조직의 결정을 순순히 따랐다. 당시 재계 2,3세들은 앞다퉈 정보기술(IT) 관련 벤처사업에 뛰어 들면서 천문학적인 돈을 까먹었지만 그는 회사의 결정을 따름으로써 ‘화’를 면했다. 그는 자신이 추진하고 싶은 사업 아이템에 대해서도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않는다.“검토해 주십시오.”라는 수준에서 경영진들에게 얘기할 따름이다. 그 때문에 “삼성가의 전통을 이어받아 오너로서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어머니한테 교육을 잘 받았다.”는 얘기를 듣는다. 정 부사장의 여동생 유경(33)씨는 조선호텔 프로젝트 실장(상무)이다. 전공을 살려 그동안 객실 리노베이션과 인테리어 작업에 참여, 호텔의 품격을 한단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텔업계에서는 최초로 비주얼 디자이너를 채용토록 하는 등 호텔 소품부터 리노베이션까지 비주얼 디자인업무를 지휘해 왔다. 지난해 초 자신이 리노베이션했던 자연주의풍의 이탈리아 레스토랑과 베이커리를 돌아다니며 손님들의 반응을 물어보기도 한다. 영국 사라 퍼거슨 전 왕세자비의 결혼 때 부케를 맡아 유명해진 꽃집 ‘제인파커’를 아시아 최초로 조선호텔에 들여오고, 신세계백화점에 입점시키며 꽃집의 명품 브랜드 시대를 열기도 했다. 명품에 관심이 많아 국내 처음으로 수입 멀티숍 바람을 일으켰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분더샵’ 도입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차원에서 구입하는 각종 미술품과 캘린더 제작에도 유경씨의 안목이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촌지간으로 나이가 비슷한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녀 부진(35·신라호텔 상무)씨와 같은 호텔업계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bori@seoul.co.kr ■ 정재은 명예회장은 누구 정재은(66) 신세계 명예회장은 부인 이명희 회장처럼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다만 이 회장과 달리 1년에 한차례 부장급 이상 간부를 조선호텔에 모아 놓고 세계 경제 흐름, 기업의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 등에 대해 강연을 한다. 오너 일가의 일원으로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삼성 출신 경영인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회사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람에서다. 정 명예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대학원에서 수학한 엘리트다. 결혼 뒤에는 삼성그룹에서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쳤다.1969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20여년간에 걸쳐 삼성전자부품 부회장, 삼성물산 부회장, 삼성항공 부회장, 삼성종합화학 부회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97년 신세계가 삼성에서 공식 분리되자 조선호텔 회장을 맡으면서 삼성을 떠났다. 그는 전자공학, 산업공학 등 자신의 전공을 살려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장인(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그는 고 이병철 회장의 특명으로 당시 미국 유학 중이던 재일교포 2세 손정의(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씨를 만나기도 했다. 고 이 회장은 그에게 “손씨가 삼성에 필요한 인물인지 한번 만나봐라.”고 지시했던 것이다. 당시에 그를 만난 정 명예회장은 특별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은 그 뒤 손 사장의 성공을 보고 선대 회장의 예지력에 감탄해야만 했다. 그렇지만 정 명예회장은 1977년 삼성전자 이사 재직시 미국 HP사와 손잡고 HP사업부를 시작한 데 이어 84년 삼성전자 사장 시절에는 자본금 1000만달러를 들여 삼성HP를 설립, 현재의 삼성전자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삼성은 컴퓨터가 전무했던 시기에 컴퓨터, 의료기기, 계측기기 분야에서 HP와 인연을 맺어 기술력을 확보하고 삼성 제품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기술력이 취약한 삼성이 HP와 같은 기업과 손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는 독서를 즐기는 학구적 면모를 보여 주위에서 “대학교수를 했으면 잘 했을 것 ”이라는 말을 곧잘 듣곤 했다. 경제잡지는 물론 일본 경제신문 등도 정기 구독한다.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되는 책자는 임원들에게 보내고, 기사는 밑줄까지 쳐 읽어 보길 권한다. 화려한 이력과 배경 때문에 엘리트 분위기를 풍기지만 사람들과 격의없이 사귀는 소탈한 면도 있다. 부친 정상희씨는 3,5대 국회의원과 삼호방직·삼호무역 회장을 지냈다. 정상희씨는 삼성가(家)와 인연을 맺은 뒤 삼성전자 사장, 삼성물산 사장, 삼성생명 사장 등을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을 역임했다. 정 명예회장(차남)의 맏형인 고 정재덕 전 신세계고문은 경기고, 미국 노스이스트미주리주립대를 졸업하고 경제기획원 경제협력국장, 건설부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국제상사 사장, 연합철강 사장, 하나실업 회장 등을 지냈다. 고려대 출신인 동생 재환(57)씨는 현재 삼성전기 중국동관사업장 법인장 전무로 일하고 있다. bor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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