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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 어리석은 농부와 귀신들의 합창

    나세르 케미르 글 / 엠레 오룬 그림 이효숙 옮김 / 솔 펴냄 새로 나온 동화를 찾아 부지런히 서점을 드나드는 학부모 독자에게 ‘어리석은 농부와 귀신들의 합창’(나세르 케미르 글,엠레 오룬 그림,이효숙 옮김,솔 펴냄)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갈 동화책이다.권선징악의 주제나 인물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서구 동화들과는 색깔과 맛이 확연히 다른,아랍의 구전동화다. 농사지을 땅뙈기 한뼘 없는 가난한 농부가 이야기의 구심.마을사람들은 귀신들이 주인인 밭 근처에도 가길 꺼려하지만,농부는 그 땅이라도 일궈볼 용기를 낸다.책은 그때부터 반복적인 상황을 만들어 운율감 넘치는 동화로 바뀐다.풀을 뽑고,돌을 치우고,밀씨를 뿌리고….“도와줄테니 기다려라!” 농부가 무슨 말을 하든 귀신무리가 나타나 그 주문대로 도와주기를 거듭한다.그런데 얼마 못가 사단이 난다.농부의 아들과 아내가 말 한마디를 실수하는 통에 밀밭은 텅 비고,모든 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은유가 넘친다.무심코 던진 짧은 말이 때로는 한 공동체의 운명을 송두리째 뒤흔든다는 섬뜩한 경고일 수도 있다.다분히 철학적인 주제가 읽을수록 감동의 깊이를 더한다.맨처음 5명이던 귀신이 5만 1200명으로 불어나기까지,번번이 2배수로 불어나는 셈놀이도 아이들에게는 재미있겠다.6∼9세용.8500원. 황수정기자
  • 무너진 후세인 / “테러범 숨겨주고 후세인 후원했다”美, 시리아 전방위 압박

    이라크 종전을 앞둔 미국의 다음 목표로 시리아가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14일(현지시간) 백악관과 미 행정부가 대대적으로 시리아에 대한 비난 공세를 펼쳤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시리아가 테러범들을 숨겨주고 있고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후세인 정권을 후원했다고 말했다.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우리는 지난 12∼15개월 사이에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실험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화학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시리아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라크정권 도망자들 숨겨 주지 말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가세,“우리는 앞으로 취할 외교적·경제적 또는 다른 성격 의 가능한 조치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시리아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들은 이라크에서 도망친 후세인 정권 인사들이 시리아를 은신처로 삼고 있다며 시리아 정부의 강력한 대처를 촉구했다.미국은 시리아의 부인에도 불구,사담 후세인의 첫번째 부인 등을 포함한 인척들이 시리아로 도망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또한 시리아가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과격 팔레스타인 그룹을 지지한다며 시리아를 테러 지원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오랫동안 테러 후원국 꼬리표 미 국방부 보고서는 시리아가 핵무기 개발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생화학 무기와 탄도미사일을 이미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 개발도 열성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중앙정보국(CIA) 보고서도 시리아가 이미 신경가스를 갖고 있으며 독성이 더 강하고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신경물질을 개발하려 한다고 평가했다.아랍연맹의 아무르 무사 사무총장은 14일 “우리는 미국의 위협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면서 “미국이 유엔안보리 이사국이자 아랍국인 시리아를 이처럼 위협한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라고 비난했다. ●반전국들 “아랍에서 또 전쟁은 곤란” 반전 대열에 섰던 프랑스 등도 반발하고 나섰다.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현재 상황은 (미국의) 자제와 절제가 분명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고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이 중동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있다.”며 이성적인 행동을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시리아에 외교적 압박은 가하겠지만 실제로 무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한다.당장 이라크 재건을 둘러싼 외교 마찰을 해결해야 하고 내년 대선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국내외적으로 새로운 전쟁을 치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또한 유엔의 결의나 명분 없이 전개한 이라크에 대한 공격으로 전세계에 확산된 반미여론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부시,내년 대선감안 공격에 부정적 그러나 영국의 가디언은 미국이 시리아 공격계획을 구체적으로 추진하다가 중단했다고 15일 보도했다.가디언은 미국 정보소식통의 말을 인용,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몇주 전 이라크 점령이 끝난 뒤 검토하게 될 시리아 공격에 대비,비상계획을 마련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전했다.하지만 이 계획은 내년 미 대선과 이라크 재건 등에 따른 부담을 감안한 부시 대통령이 부정적 반응을 보임에 따라 중단됐다는 것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무너진 후세인 / 아랍경제 4000억弗 피해 유엔, 이라크전 여파 분석

    |베이루트 연합|이라크 전쟁은 아랍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해 약 4000억달러에 달하는 생산성이 저하되고 200만명의 일자리를 앗아가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유엔 산하기구가 14일 전망했다. 유엔 서아시아경제사회이사회(ESCWA)의 메르밧 탈라위 사무국장은 이날 베이루트에서 열린 이사회 22차 총회에 참석해 중동이 지난 50년간 분쟁과 갈등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탈라위 국장은 지난 91년 걸프전이 터진 후 지금까지 중동이 입은 피해가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약 6000억달러에 달한다면서 이번에 터진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4000억달러의 피해가 더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러나 이라크전 피해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는 않았다. 그는 지난 90년대 이후 중동에서 400만∼500만명이 취업 기회를 박탈당했다면서 이번 전쟁으로 인해 그 숫자가 600만∼700만명으로 늘어날 것 같다고 내다봤다.
  • 무너진 후세인 / 드러나는 후세인一家 호사

    축구장만한 응접실과 접견실,오페라극장보다 넓은 무도장,창고를 가득 채운 세계 곳곳의 유명 주류와 쿠바산 최고급 시가,헤로인 등 마약….미·영 연합군에 점령돼 드러난 이라크 대통령궁의 사치와 방종은 이라크 국민들이 왜 그토록 쉽게 자신들의 지도자에게 등을 돌렸는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집권 당시 이 모든 것은 이라크 국민들의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12년에 걸친 유엔의 경제제재로 궁핍에 허덕이던 이라크 국민들에게 우다이 등 후세인 일족이 누린 호사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이었다. ●국민들의 비참한 삶과 극명한 대비 바그다드를 가로지르는 티그리스강의 절경을 내려다보는 대통령 주궁을 점령한 미·영 연합군은 먼저 그 웅장하고 호화스러운 규모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후세인이 거처한 것으로 추정되는 방은 침대와 화장실의 세면대 등이 온통 황금으로 장식돼 있었다.이뿐 아니라 수백개에 달하는 방들의 문이 모두 황금으로 장식돼 있었고 천장은 아름다운 조각을 새겨넣은 목재로 꾸며져 있었다. 더놀라운 것은 축구장을 만들어도 될 만큼 넓은 대통령 주궁의 접견실과 오페라극장만한 무도장.이처럼 넓은 접견실과 무도장은 대통령 주궁의 웅장한 규모와 함께 아랍 역사에 남는 위인으로 기록되기를 바란 사담 후세인의 심리적 단면을 엿보게 해준다. 대외적으로는 아랍과 이슬람을 대변한다고 자처해 온 후세인.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비밀재산을 빼돌리면서 이같은 사치를 누려왔다.이는 결국 이라크 국민들로 하여금 자신에게 등을 돌리게 하는 결과만을 불렀을 뿐이다. ●술과 향락에 빠진 우다이 후세인의 장남 우다이의 사치는 더했다.자신의 거처와 처첩들이 사는 곳,실내수영장을 포함한 체육관,사자와 치타,곰을 키우는 개인동물원 등으로 이뤄진 우다이의 자택은 전쟁 전만 해도 세상에서 가장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곳이었을 것이다.그는 한 대에 1000만달러나 하는 1930년대에 제작된 로드스터 자동차 등 20여대의 고급 외제차를 수집하고 황금으로 도금된 수백 정의 AK소총을 모아놓는 등 엄청난 부를 과시했다. 그의 집 창고는 쿠에르보 1800 데킬라,단스카 보드카,델라마인 코냑,30∼40년 이상 묵은 프랑스산 포도주 등 세계 곳곳의 이름난 술들로 가득 차 있었다.이곳을 둘러본 한 미군 장교는 술값만으로도 100만달러는 족히 넘을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다.쿠바산 고급 시가,여섯 상자의 헤로인도 술과 함께 발견됐다. 지하실의 안전금고에서는 불탄 미화 100달러와 50달러짜리 지폐 귀퉁이들이 재에 섞여 있었다.한 이웃 주민은 기자들에게 “우다이는 미 지폐로 담뱃불을 붙였다.”고 전했다. 우다이의 집은 또 온통 인터넷 등에서 내려받은 것으로 보이는 미녀들의 사진으로 도배돼 있는 데다 수백명의 여자들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힌 책,수많은 연애편지들이 발견돼 섹스에 탐닉한 그의 사생활을 엿보게 해준다.수많은 사진들 가운데에는 이브닝드레스를 차려 입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쌍둥이딸 제나와 바버라 부시의 사진도 들어 있었다. 우다이는 한편 한 편지에서 후세인에 대해 “아버지는 역사에 남고 싶어하지만 그에게는 따뜻한 마음씨라고는 남아 있지않으며 내마음에도 아버지에 대해서는 사랑도 관대함도 없다.”고 써 후세인에 대한 비정한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유세진기자 yujin@
  • 무너진 후세인 / 美 다음목표 시리아 되나

    미국의 다음 목표는 ‘시리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부시 미 행정부는 이라크 공격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시리아 정부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시리아가 이라크 지도부에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수차례에 걸쳐 비난한 데 이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3일 “시리아도 화학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쐐기를 박았다.부시 대통령의 ‘화학무기’ 발언에 미국이 시리아에 대한 공격의사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면서 내세운 명분도 화학무기였기 때문이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CBS,NBC 방송 등에 잇따라 출연해 시리아가 미 국무부의 ‘테러 지원국가’ 명단에 올라있음을 지적하고 시리아 정부가 큰 실수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 행정부의 이같은 반감은 아랍권 유일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인 시리아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고 나서면서 표면화되기 시작했다.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인식은 애초부터 곱지 않았다.하페즈 알 아사드 전대통령이 30년간 시리아를 통치한 데 이어 그의 둘째 아들인 바샤르 알 아사드가 지난 2000년 권력을 승계받자 미국은 비민주적인 권력승계에 심한 불쾌감을 드러냈다.또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스라엘을 주요 위협 세력으로 간주,시리아가 생화학 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주력하는 것으로 미 국무부는 평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친이라스엘 정책을 펴고 있는 미국에 이스라엘과 골란고원 반환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시리아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이 이슬람 과격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시리아의 지원을 단절시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군사공격도 불사한다는 약속을 이스라엘에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강경발언이 압박용이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이부형제 중 한 명이 13일 시리아로 도주하려다 이라크 북부에서 체포되는 등 시리아가 후세인 지도부의 주요 은닉처로 떠오르자 미국은 잔뜩 신경이 곤두선 상태다.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도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는 현재까지 없다.”면서 공격설을 부인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열린세상] 야만으로의 회귀

    미국의 패권주의가 횡포를 부리고 있다.미대륙을 정복한 조상들의 후예답게 그들은 전세계를 초법적인 헤게모니 싸움판으로 전락시키고 있다.이 싸움판에서 인간은 보이지 않는다.초강대국이 필요로 하는 전리품만이 소중할 뿐이다.국제법이니 국제기구니 하는 것들은 강대국의 놀음을 방지할 의지도 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놀음판을 그럴싸하게 포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인류문명은 아주 노골적으로 야만의 얼굴을 드러낸다.마치 약육강식의 동물사회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처럼,그것이 인간의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인 것처럼 야만으로의 회귀를 강요한다. 야만속에서라도 살아남으려면 그 싸움판의 심부름꾼 노릇일망정,아니면 들러리 역할일망정 열심히 떠맡아야 할 판이다. 노무현 정부의 파병 결정은 바로 이에 해당된다.그런데 이 싸움판은 이라크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결코 아니다.우리의 일상 자체가 그 싸움판과 유사한 게임의 틀 속에 갇혀 있다. 야만으로의 회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서구의 계몽주의를 바탕으로 한 근대문명의 역사가 예고해온 것이었다.이미 1940년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학파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경고했다. 그 대표적 인물인 호르크하이머는 파시즘이 이성의 자기 파괴와 이로 인한 새로운 야만상태를 드러낸 것으로 간파했다.그는 ‘이성의 종언’을 고하면서 도구적 이성을 비판했다.근대문명은 이성을 주로 실용적 도구로 간주하고 효용성만을 중시해온 결과 이성이 비판의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사유를 사유하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오늘에 와서 우리의 이성은 보다 더 철저하게 효용성,유용성,계산가능성에 복종하면서 목적달성을 위한 도구,지배의 도구로 기능한다.여기서 질적인 것이나 측정할 수 없는 것들은 배제되기 십상이다.개인의 삶과 국가의 경쟁력은 모두 수치로 측정되며 이성의 능력은 바로 그 수치를 달성하는 데에 집중 투자된다. 그 수치가 왜 절대적 목적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여유도 필요도 없다.우리의 사고와 이성은 단지 그 목적을 위한 도구로만 간주되기 때문이다.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경제적·정치적 지배의 독점구조가 심화될수록 도구적 이성을 더 적극 가동시키는 일만이 중요해질 뿐이다. 미국의 부시 정부는 바로 도구적 이성의 절대명령과 그 게임의 실익을 극대화하는 폭력적 방편으로 전쟁을 불사한 집단이다.이 전쟁은 우발이 아닌 필연으로,불가항력이 아닌 치밀한 기획과 선택의 산물이다.나치즘이 수백만의 유태인들의 목숨을 필요로 했다면,21세기의 아메리카니즘은 수많은 아랍인들을 그 제물로 요구했다. 나치즘을 타도한 승전국으로서 20세기의 강자가 되었던 미국은 이제 초강자로 거듭나기 위해 또 다른 치욕의 역사를 주도하는 나라가 되었다.설사 미국이 승전을 하더라도,또 이라크 국민이 철권통치를 제거시킨 ‘해방군’으로 미군을 환영한다고 하더라도,이라크 공격의 역사가 결코 정당화될 수는 없다. 미국이 이러한 역사에 대한 반성을 하는 대신에 오히려 그 명분을 인정받게 된다면,우리의 역사는 구제불능의 야만상태에 빠질 것이다. 그런데 애초에 미국의 횡포에 제동을 걸었던 나라들조차도 이제 와서는 이라크의 전리품을 챙기는 일에 열중한다는 소식이다.보통 사람들은 기름값이 떨어지고 주가가 올라가고 경기가 살아나는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라크 전쟁의 득실을 따지는 것,그것이 우리들의 생존전략에 미치게 될 파급효과를 따지는 것만이 의미 있는 과제처럼 떠오른다. 이라크 전쟁이 끝난들,도구적 이성이 요구하는 그 게임의 규칙은 우리들의 일상을 생존의 전쟁터로 지속시키고 있다.그렇다면 이처럼 인간의 삶이 ‘전쟁터’가 되어버린 까닭은 무엇이며,우리는 과연 이를 불가피한 것처럼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일까? 이 영 자 카톨릭대 교수 사회학
  • [대한포럼] 미국의 오래된 속셈

    라퐁텐은 프랑스의 세계적인 우화작가다.그의 유명한 우화집에 ‘이리와 새끼양’이 있다.새끼양 한 마리가 맑은 시냇물가에서 물을 먹고 있었다.그때 지나가던 굶주린 이리가 양을 보고 소리쳤다.“넌 누군데 감히 내 물을 더럽히는 거냐.”새끼양은 부들부들 떨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전 물을 더럽히지 않았어요.물은 이리님 쪽에서 제쪽으로 흐르고 있는 걸요.그러니까 제가 물을 더럽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이리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억지를 부렸다.“내가 더럽혔다면 더럽힌 거야! 그리고 너는 일년전에 내욕을 하고 다녔잖아.”“그럴 리가 없어요.전 태어난 지 몇달도 안 되었어요.”“그럼 네 형이 내 욕을 한 거로군.”이리가 큰 소리로 우겼다.“이리님 전 형이 없는 걸요.”“그럼 네 친척이 욕을 했나 보구나.아무튼 너희 가족들,양치기,목장의 개들 모두 내 욕을 하고 다니잖아.그러니 이제 내가 복수를 할 테다.”이리는 새끼양을 숲속으로 끌고가 잡아먹었다. 라퐁텐의 350여년전 우화가 이라크전쟁으로 현실화됐다.바그다드가 함락되고 거인처럼 존재하던 독재자 후세인 대통령의 동상도 무너졌다.독재체제의 몰락은 이라크인들에게 자유의 기쁨을 주고 있다.그러나 미군에 의한 바그다드 함락은 이라크의 슬픔이다. 미국은 테러 예방을 공격의 주요 명분으로 내세웠다.그러나 그 명분 뒤에는 미국의 세계지배를 강화하려는 패권주의 전략이 있다.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이라크 전쟁 시나리오를 만들었던 폴 월포위츠 국방 부장관은 10여년전에 이미 미국의 패권유지를 위한 전략보고서를 만들었다.월포위츠 당시 국방차관이 1992년 만든 보고서는 ‘미국이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는 시대에는 초강대국의 이점을 계속 유지하며 다른 강대국의 부상을 막는 데 외교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세력은 유럽연합과 중국이다.그러나 유럽연합은 각국의 군사력을 통일된 하나의 군사력으로 발휘하기 어려운 한계를 갖고 있다.그래서 많은 전략가들은 중국을 미국의 강력한 경쟁국으로 예상하고 있다.그들은 이라크 전쟁도 궁극적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한다.미국은 중동과 카스피해(海) 중앙아시아를 잇는 군사·석유벨트를 구축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에너지 통제권을 확보하여 경제발전으로 석유의 소비가 급증할 중국을 견제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이라크 공격은 이러한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재편을 위한 첫번째 구체적 행동이다.월포위츠 국방 부장관,러처드 펄레 국방정책자문위원장 등을 중심으로 한 신보수주의 강경파들은 압도적인 군사력을 바탕에 둔 미국의 단극체제를 구상하고 있다.군사력이 분쟁해결의 가장 효과적이며 유용한 수단이라는 강경파들의 논리는 바그다드의 저항 없는 함락으로 더욱 힘을 얻게 됐다.미국의 군사력은 냉전후 더욱 막강해졌다.미국의 내년 군사비 예산은 미국 다음으로 군비지출이 많은 15∼20개국의 국방예산을 다 합한 것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의 세계지배에는 많은 난관이 있다.우선 이라크 민주화라는 미국의 꿈(?)이 이루어질지 의문이다.아랍세계의 최초 민주화 실험장이었던 이란은 지금 대표적인 반미국가로 변했다.중동에서는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을 싫어하는 정서가 뿌리깊다.미국의 지도력이 중동 등 세계에서 지지를 받으려면 미국의 힘은 전세계에도 유익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그러나 미국의 힘은 미국에만 유익하다는 것을 세계는 알았다.많은 나라에서 미국은 새끼양을 잡아먹는 이리로 인식되고 있다. 이 창 순 논설위원 cslee@
  • [길섶에서] 기억과 복수

    유대인들은 아랍인들을 볼 때면 1928년의 사건부터 떠올린다고 한다.아랍인들에 의해 유대인이 대량 학살된 사건이다.반면 아랍인들은 1994년의 헤브론 모스크 사건을 들먹거린다.유대교 원리주의자 골드스타인이 기도 중이던 이슬람교도들을 난사해 29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지 기자 로라 블루멘펠트는 자전적 실화소설 ‘복수-희망에 관한 이야기’에서 ‘복수’는 ‘기억’에 의해 끊임없이 현실화된다고 지적했다.부모가 자녀에게 대학살 사건을 주입함으로써 복수심을 체질화시킨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아랍인들도,유대인들도 “우리의 피도 그들의 피 못지않게 가치가 있다.우리의 피는 양의 피가 아니다.”는 피해의식과 복수심으로 가득차 있다고 한다. 미국은 9·11 테러에 대한 복수심에서 이라크를 사실상 초토화시켰다.하지만 이라크인들은 훗날 오늘의 ‘학살’을 자녀들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살아있도록 할지도 모를 일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 무너진 후세인 / 美·英 임시방송국 개설 선무방송

    이라크의 새 정부 구성준비에 돌입한 미국과 영국이 10일(현지시간) 가장 눈에 띄는 작업을 시작했다.‘자유를 향하여(Toward Freedom)’라는 방송국을 개국,조지 W 부시(사진) 미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직접 이라크국민을 상대로 한 연설을 방송한 것이다. 그동안 이라크 지도부의 선전내용이 방송됐던 이라크 국영TV 주파수로 방송된 이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이 여러분의 국가에 가져왔던 악몽이 곧 끝날 것”이라며 “이라크 정부,여러분의 국가의 미래는 곧 여러분에게 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여러분들이 모든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평화롭고 민주적인 정부를 건설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며 “그 다음 우리 군대는 이라크를 떠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레어 영국 총리는 91년 걸프전 때처럼 후세인이 다시 권좌로 돌아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평화롭고 부유한 이라크는 영국이나 미국,유엔이 아니라 여러분,이라크 국민들에 의해 운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연합군은 “친구이며 해방자일 뿐정복자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자유를 향하여’는 앞으로 하루 5시간씩 아랍어로 뉴스와 신문보도,저명한 학자와의 인터뷰는 물론 원조기구 접촉방법,소규모 게릴라전이 발생했을 때 대응방법 등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미 국방부가 프로그램 작성을 책임지며 이중 1시간은 영국 외무부가 담당한다. 전경하기자 lark3@
  • 무너진 후세인 / 시라크 ‘곤혹’

    “왕관도 없는 평화의 제왕” 프랑스의 좌파 성향 신문인 리베라시옹은 미·영 연합군의 바그다드 점령 직후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의 처지를 이렇게 묘사했다. 반전 명분은 챙겼지만,프랑스가 당분간 국제외교무대에서 고립을 감수해야 할 형편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벌써부터 불길한 조짐이 감지된다.폴 월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 등 미 관리들이 이라크 전후복구 과정에서 프랑스·러시아 등에 대 이라크 채권 포기를 요구한 것이 단적인 예다.시라크 대통령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듯 10일 후세인 독재체제 붕괴를 환영하는 공식 성명을 냈다.즉 “프랑스는 모든 민주국가들과 함께 독재 체제가 무너진 것을 기뻐한다.”며 전쟁의 신속한 종결을 희망했다. 이라크전 이후 국제외교가에서 시라크 대통령의 위상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BBC방송 파리 특파원인 엠마 제인 커비는 “이번 전쟁을 ‘불법적인 침략’이라고 여겼던 프랑스인들은 이라크인들이 미군을 열렬히 환영하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프랑스의 내부 여론동향을 전했다. ●유엔 통한 인도적 구호 역할 모색 특히 프랑스 지도자들은 아랍권의 반미 기류를 업고 이라크 재건 과정에서 경제적 입지를 확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으나,계산착오였음이 드러나자 당혹스러운 입장이다.자칫 게도 잃고 구럭도 잃는 최악의 상황을 염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내에서도 시라크의 인기는 다시 곤두박질치고 있다.유엔 안보리에서 미·영의 이라크전 개전 결의에 발목을 잡으며 시라크의 여론조사상 인기도는 드골 이래 역대 대통령 중 최고인 75%까지 올라갔었다.하지만 막상 이라크전 개전 이후 50%대로 떨어진 인기도는 계속 하락 중이다. 사태가 이쯤에 이르자 시라크 대통령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우선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는 독일·러시아 등 이른바 ‘평화 축’ 국가들과 공동대처방안을 모색하고 있다.시라크 대통령은 슈뢰더 독일 총리,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정상회담을 개최,전후 이라크 재건 방안 논의에 들어갔다. ●獨·러·중동국가들과 대응책 고심 이들 3국은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만큼 전후 처리 과정에 대한 발언권을 내세우기는 쉽지 않지만 나름대로 지렛대를 찾고 있다.이라크에 대한 인도적 구호와 유엔의 역할이 그것이다.시라크 대통령은 10일 “치안이 확보되고 나면 이라크는 유엔으로부터 합법성을 부여받아 가능한 한 빨리 완전한 주권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엔의 모자를 쓰고 이라크 재건에 참여하겠다는 의중인 셈이다.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도 곧 이집트 등 중동국가를 방문,유엔 중심의 이라크 재건을 호소할 계획이다. 구본영기자 kby7@
  • 무너진 후세인 / 후세인, 빈라덴 신세?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9일 “사담 후세인(이라크 대통령)은 활동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그러므로 그는 죽었거나 또는 통제력을 상실한 상태로 보인다.아니면 건강한 채 지하터널 속에 숨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도 후세인의 생사는 확실치 않다면서 다만 그는 평화롭게 망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후세인이 고향 티크리트로 빠져나갔다는 추측들이 나돌고 있지만 그의 생사 여부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이런 가운데 수그러들던 후세인 망명 추진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확산되는 망명 추진설 카이로의 이라크 관련 소식통들은 9일 전쟁 종결을 하루빨리 마무리짓고 후세인 추종세력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집트 등 일부 아랍국가들이 후세인 망명을 위한 중재에 나섰다고 밝혔다.나비 베리 레바논 국회의장은 후세인이 바그다드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피신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귀국길에 올랐던 바그다드주재 러시아 대사가 바그다드로 돌아온 것이나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모스크바 방문이 모두 후세인의 망명 추진 논의를 위해서라고 그는 덧붙였다.후세인의 망명지로 시리아가 거론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그러나 미 국무부와 러시아 외무부는 즉각 이를 부인했다. ●후세인 어디에? 후세인의 생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전쟁 발발 후 자주 TV에 비치던 후세인의 모습도 국영TV의 방송이 중단되면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미국은 지난 7일 후세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건물 폭격 현장에서 발굴된 시신 14구에 대한 DNA 검사에 들어갔지만 이를 통해 후세인의 생사를 판별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후세인이 고향 티크리트로 도주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돌지만 미 국방부의 데이비드 레이펀 대변인은 미군이 티크리트를 포위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세인이 티크리트 잠입에 성공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후세인이 살아 있다면 지하벙커에 은신,탈출 기회를 엿보고 있을 것이다. 유세진기자 yujin@
  • 무너진 후세인 / 아랍언론 “이라크인들 기가 막혀”

    이라크에 동정적 시선을 보내온 아랍 언론들은 바그다드 함락에 기뻐하는 이라크 국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믿을 수 없다며 허탈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의 마헤르 압둘라 기자는 9일 “오늘 벌어진 이런 기상천외한 광경은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상상조차 못한 일”이라며 “아무도 이 일은 꿈에서조차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며 누군가에게 이 사실을 전해들었다면 나는 분명 그 말을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심정을 밝혔다. 미국을 지지해 아랍권의 거센 비난을 받았던 쿠웨이트의 한 방송 진행자도 “바그다드에 진격한 미·영 연합군에 보낸 이라크인들의 감사와 환호는 후세인을 지지했던 아랍권을 욕보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 TV의 한 앵커는 이날 저녁 방송에서 ‘우리는 여러분과 이라크 국민들이 전쟁없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는 자막을 더이상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배신감을 드러냈다.레바논의 알 하얏 LBC 위성방송은 인간방패를 자원했던 한 영국 여성을 인터뷰한 내용을 방송했다.그녀는 후세인 정권이 이토록 빨리 붕괴한 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으며 이라크는 연합군이 도착하기 전까지 자유로웠다고 말했다. 또 이집트의 알 곰후리아 신문은 10일자 초판에서 “사담은 이라크와 아랍인들을 기만했으며 바그다드는 수초만에 무너졌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한편 이란의 보수 언론들은 바그다드가 너무나도 쉽게 연합군에 넘어가자 ‘의심스러운 함락’이라며 사담 후세인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간의 뒷거래를 의심하기도 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무너진 후세인 / 終戰수순과 과제 / 친미過政 세워 反美 달래기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바그다드가 함락됨으로써 미군은 단기간에 승리를 거머쥐게 됐다.그러나 전쟁을 끝내는 것 못지 않게 중동지역에서 지속가능한 평화를 일궈내야 하는 문제는 향후 미국이 풀어야 할 최대의 과제이다. 전쟁의 명분을 싸고 시작된 국제사회의 알력과 반목은 이라크 복구사업의 이권을 둘러싼 ‘후유증’으로 재현될 수 있다.미군은 ‘해방군’이라고 주장하지만 아랍권은 여전히 ‘침략군’으로 본다.사담 후세인 정권을 몰아낸 게 오히려 아랍권에서는 반미 정서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후세인과 생화학무기를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국은 전쟁 너머로 보다 큰 ‘산’에 직면해 있다.이는 중동권뿐 아니라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의 개편과도 맞물려 있다. ●찰라비의장 ‘유대 3인방'이 지원 후세인 정권의 공백을 얼마나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메우느냐가 일단 급선무로 떠올랐다.약탈 등 치안부재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과도체제의 정부가 필요하다.미국은 이를 위해 이라크 전역의 망명·반체제 인사들이 참석하는 일련의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이 친미 정권을 내세우려 한다는 점이다.특히 아랍권이 가장 우려하는 ‘친(親) 이스라엘’ 정권의 출범이다.런던에 근거지를 둔 이라크 국민회의(INC)는 미국 매파 가운데 ‘유대 3인방’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더글러스 페이스 국방부 정책차관,리처드 펄 전 국방자문위원장 등이다. 특히 펄 전 위원장은 INC 지도자인 아흐마드 찰라비가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고 석유개발권을 미국에 넘기겠다는 조건으로 그를 적극 지지해 온것으로 전해졌다. 석유개발회사인 핼리버튼의 최고경영자 출신인 딕 체니 부통령은 찰라비의 고향인 나시리야에서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가 내부 반발로 취소하는 등 석연찮은 면을 드러냈다. 이라크내 찰라비의 인지도가 낮고 부정과 치부로 얼룩진 전력 때문에 자칫 이라크 정파간 분열만 조장시킬 수 있다.국제사회는 아프가니스탄의 선례를 따라 유엔이 중심이 돼 과도정부를 출범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각국의 지원을받는 반체제 인사들이 난립할 경우 이라크의 민주화는 요원할 수 있다. ●아랍권 반미정서 치유 최우선 과제 미국이 이라크의 자유를 위해 싸웠다고 믿는 아랍 국가들은 거의 없다.유럽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제사회가 이라크의 석유 장악과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 확대가 전쟁의 실질적 이유라는데 이견을 달지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시리아 등 주변 왕권체제의 아랍국가들에는 미국식 민주주의가 최대의 위협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이라크 북한 등과 함께 ‘악의 축’으로 지목된 이란은 ‘민주정권’이라는 역풍을 우려한다. 무엇보다도 미군이 안보상의 이유로 장기간 군정을 실시할 경우 이슬람권에 대한 기독교 세력의 침략으로 비춰질 수 있다. ●부시 戰後 재건 유엔역할 강조 미국이 이라크의 유전을 노린 게 아니라면 향후 전후 복구 사업을 독식할 필요는 없다.전쟁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프랑스 등 반전국가를 이라크 재건에서 제외시키는 것 역시 미국의 속셈을 드러내는 것에 불과하다.감정 때문에 국제사회의 질서를 도외시하겠다는 의도일수밖에 없다. 때문에 부시 대통령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의 회담에서 전후 재건에 유엔의 ‘결정적 역할’을 강조했다.그러나 구체적인 내역은 밝히지 않아 정치·외교적 역할에서 미국의 주도권까지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미국이 단기적으로는 전비 분담을 위해 유엔의 틀에서 움직이겠지만 실속을 챙긴 뒤 장기적으로 유엔의 기능을 미국의 뜻에 맞게 개편할 수도 있다.이 경우 국제사회는 2차 대전이후 최대의 외교적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mip@
  • 무너진 후세인 /권좌 빼앗긴 후세인 생애/ 첨단무기에 붕괴된 ‘철권24년’

    미·영 연합군이 10일(이하 한국시간)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를 완전 점령함에 따라 1979년 이라크 대통령에 오른 사담 후세인의 24년 철권통치도 막을 내리게 됐다. 역사에 길이 남을 ‘범아랍권 지도자’를 꿈꾸며 많은 적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대량 살상은 물론 각종 극단적인 조치들을 서슴지 않았던 그는 결국 ‘인류의 적’으로 지목돼 처참한 말로를 맞았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명성과 권력에 대한 끈질긴 갈망을 버리지 않았던 후세인의 삶은 한마디로 도발과 극단의 연속이었다. ●쿠데타 집권… 한때 진보정책 추진 1937년 4월28일 바그다드 북쪽 중앙 이라크의 시골마을인 티크리트에서 태어난 후세인은 10대 때 바그다드로 옮겨가 아랍바트사회당에 가입하면서 이라크 정치세계에 발을 들였다. 이라크 총리의 암살을 시도,이집트로 도피하는 등 시련의 시기를 거쳐 63년 2월 이라크로 돌아왔지만 64년 다시 투옥됐다.옥중에서 바트당 부총재로 선출된 그는 67년 탈옥,이듬해 쿠데타를 일으켜 같은 바트당원이자 그의 사촌인 아흐메드 하산 알-바크르가 이라크의 새 지도자로 등극하게 됐다. 혁명지휘위원회(RCC)부의장을 맡은 사담은 사실상 권력의 2인자였으며,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 많은 진보적인 정책들을 진행했다. 이라크 내 석유회사들의 국유화작업을 진행했던 그는 병원시설을 개선시키고,여성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허용했으며,국가적인 문맹퇴치 프로그램을 추진했다.또 이라크 사회간접시설 확충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외딴 지역에 전기와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고 도로를 개설하는 등 개혁적인 정책을 통해 민심 획득에 성공했다. ●대통령 취임뒤 정적 처형 오랜 시간에 걸쳐 권력을 다진 후세인은 1979년 대통령으로 취임했다.알 바크르는 질병을 이유로 하야한다고 발표됐다. 후세인은 취임행사가 녹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위급 인사들이 가득한 회의실에서 현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음모를 적발했다고 말하고 가담자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렀다.66명이 잡혀갔고 22명은 즉시 처형됐다. 그는 이어 400명의 바트당원을 처형하고 당을 재정비했다.본인의 권력기반을 강화하고,정적들의 힘을 약화시키며,자신에게 반대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화학무기등 사용 대량살상 자신의 체제에 반대하는 시아파를 지원한다는 이유 등을 들어 1980년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이라크와 이란 국경 부근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소한 충돌에서 비롯된 전쟁은 8년간 계속됐으며 이라크인 50만명과 이란인 1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뒤 끝났다. 유엔 발표에 따르면 사담 후세인은 1986년 이라크 군대에게 이페릿 같은 독가스와 신경가스를 이란병사들에게 살포하라고 명령했다. 이어 1988년에는 이라크 북부에서 반항하던 쿠르드족 거주지역에 군사공격을 감행했다. 미 국무부는 화학무기 살포,대규모 사형집행 등을 통해 5만∼10만명이 희생됐다고 발표했다. ●비밀경찰 동원 언론·국민 통제 80년대 이란과의 전쟁에서 후퇴하고 1991년 걸프전에서는 미군 주도의 다국적군에게 패한 뒤 사담을 암살하려는 시도가 빈번히 일어났고,이라크는 오랫동안 유엔의 경제제재조치를 받아왔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에도 불구하고 사담 후세인은 여전히 이라크에서 강력한 권력을 유지했다.비밀경찰이 국민들을 감시했으며 후세인에 반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경우 가차없는 처벌을 가했다. 이라크 국민들은 자신들에게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표현하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후세인은 자신의 이미지를 잘 유지하기 위해 철저한 이미지 관리와 선전을 이용했다.그는 대중들 앞에서 절대 노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노안으로 돋보기 없이는 글을 읽을 수 없어도 그는 대중 앞에서 안경 쓴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TV카메라도 허리디스크 이상으로 절뚝거리는 그의 걷는 모습을 절대 방영하지 못했다. ●비리폭로땐 가족까지 총살 항상 암살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던 그는 일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그는 밤에 비밀 장소에서 4∼5시간만 자고 모든 음식은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 준비되고 검사를 거치도록 했다. 많은 적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족들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사담의 사위 중 2명은 95년 이라크를떠나 이라크 정부가 화학무기,생물학무기,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증거를 숨기고 있다고 서방 국가에 말했다. 이런 행동을 너그러이 용서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다시 이라크로 돌아왔던 그들은 결국 총살 당했다. 함혜리기자 lotus@ ■후세인 이라크 통치 일지 ▲1979년 △7월16일=사담 후세인 이라크 혁명지휘위원회(RCC) 부의장 이라크대통령 취임,집권 바트당서기장 겸 혁명지휘위원회 의장취임 ▲1980년 △3월18일=4년간의 위임통치를 위한 헌법승인 △9월22일=이란·이라크전 발발 ▲1981년 △6월7일=이스라엘 공군 오시라크 핵원자로 공격(바빌론작전) ▲1988년 △3월17∼18일=이란을 지지하는 쿠르드족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으로 5000여명 사망△8월20일=이란·이라크전쟁 종료 ▲1990년 △8월2일=이라크군 쿠웨이트 침공 ▲1991년 △1월17일=미국주도 이라크 공격(사막의 폭풍작전)△2월28일=이라크전 종료 ▲1995년 △10월15일=79년 취임이후 첫 국민투표서 99.96% 지지 획득 ▲1998년 △12월16∼19일=미국 이라크에 500여발의 미사일 공격 ▲2002년 △10월15일=7년 임기 대통령에 100%투표와 100%지지로 당선 ▲2003년 △3월20일=미·영연합군 공격시작 △4월9일=미군,바그다드 함락
  • 美, 이라크 過政수립 착수

    |바그다드·워싱턴 외신|미국은 수도 바그다드를 장악한 지 하루만인 10일(현지시간) 사담 후세인 이후 이라크를 이끌어 갈 과도정부 수립을 위한 준비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관련기사 3·4·5·6·22면 개전 22일째를 맞은 이날 미·영 연합군은 후세인 대통령의 고향인 북부 티크리트에 대한 집중 공략에 나서는 등 주전선을 북쪽으로 옮겼다.이 가운데 북부 유전도시 키르쿠크와 카네킨이 쿠르드족 민병대와 미군에 장악됐다.특히 키르쿠크에서는 10일 바그다드에 이어 사담 후세인 동상이 붕괴돼 후세인 정권의 몰락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키르쿠크 시민들은 중앙광장에 서 있던 후세인 동상을 몇 시간에 걸쳐 망치로 내려쳐 부수고는 ‘부시’를 연호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한국시간 오후 11시) 이라크 전역에 중계된 TV 연설을 통해 “사담 후세인이 권좌에서 축출되고 있다.”면서 오랜 기간의 공포와 잔혹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미·영 연합군이 새로 설립한 방송국을 통해 2분30초간 방영된 연설에서“이라크 정부와 이라크의 미래는 곧 여러분(이라크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며 여러분은 자유롭게 살아갈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부시의 연설은 이라크 국민들과 아랍권에 미군이 적대적인 침략군이 아니라는 점을 알리려는 목적에서 실시됐지만 전기공급 중단 등으로 이라크인들은 이날 메시지를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둘라 굴 터키 외무장관은 10일 쿠르드족의 키르쿠크 장악과 관련,“미군이 쿠르드족 민병대를 키르쿠크에서 몰아낼 것이라는 약속을 미국에게서 받았다.”면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터키는 쿠르드족이 유전도시 키르쿠크를 장악하는 것은 쿠르드족의 독립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그럴 경우 즉각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미 수뇌부는 후세인의 완전 제거와 이라크 국민 해방을 위해서는 아직 위험한 전투가 남아 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이라크 지도자들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9일 이라크 과도정부 수립을 위한 첫 조처로 이라크 반체제 인사들과 지역지도자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이라크 주요 반체제 단체인 ‘이라크 이슬람혁명 최고위원회’(SCIRI)는 10일 미국의 이라크 군정실시 방침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미국이 이를 강행할 경우 내전이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아야툴라 사예드 모하마드 바키르 알 하킴 SCIRI 의장은 이날 이란 관영 IRN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들이 이라크 정부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간섭할 권한은 없다.”고 강조했다.
  • 무너진 후세인 /過政 수립 절차

    바그다드 함락 이후 미국은 사담 후세인 이후의 이라크 정권 구성을 위한 본격 수순에 돌입했다.첫 단계로 다음주를 시작으로 수 차례의 이라크 반체제·지도자회의를 연 뒤 늦어도 7월에 유엔 주관하에 바그다드에서 대규모 이라크 대표자 회의를 연다.바그다드 회의에서 과도정부를 구성하고 1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제헌의회를 구성한 뒤 2년 안에 이라크 정부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물론 미 행정부내 이견과 국제사회의 압력 등 곳곳에 걸림돌이 산적해 있다. 이라크 내에서 열릴 첫 이라크 반체제·지도자회의는 다음주 중 열릴 전망이다.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12일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후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과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시간과 장소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사령관이 참석자들을 초청하는 형식의 이 회의에 현재 14명의 망명인사와 29명의 반체제·지역지도자들이 초청받은 상태다.이 회의의 참석자를 두고 국방부와 국무부의 힘겨루기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국방부는 이라크 망명인사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국무부는 이라크는 물론 아랍권 정서를 고려,이라크 내에서 반체제 활동을 벌여온 인사들을 선호하고 있다. 과도정부 수립 전 3개월 정도 수립될 군정의 실질 책임자는 프랭크스 사령관,행정 책임자는 제이 가너 미 예비역 중장이 맡게 된다.군정을 맡을 이라크재건인도지원처(ORHA)는 효율성을 위해 이라크를 바그다드·남부·북부의 세 지역으로 나눠 통치할 계획이다.ORHA는 쿠웨이트시티에 본부를 두고 있다. 과도정부 수립의 바로 전 단계인 바그다드 회의에서는 22명의 각료들이 인선될 전망이다.미국과 영국은 이 회의를 유엔의 이름하에 개최,과도정부의 합법성에 대한 유엔의 결의를 수주 내에 이끌어낼 계획이다.유엔의 승인이 있어야 합법정부로서 국제사회의 공인을 받을 수 있고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엔도 이라크 재건을 위한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오는 17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유럽회의에 참석,이라크 재건문제에 대해 유럽 지도자들과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아난 총장은 지난 7일 파키스탄 출신의 라포딘 아흐메드를 유엔의 이라크 고문으로 임명,이라크 전후재건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반한감정 해소가 관건”파병결정후 중동분위기 돌변

    중동지역의 반한감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우리 정부의 파병결정 이후 우호적이던 한국에 대한 태도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파병결정이 이라크나 쿠웨이트 등의 공사수주나 수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다른 중동국가 로의 진출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요르단 등지에서는 반한감정이 일면서 한국상품 불매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건설 김호영 부사장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 등에서는 이라크전 파병결정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수출업체의 한 임원은 “중동지역에서 일고 있는 반한감정 해소를 위해서는 아랍과의 유대 강화를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무너진 후세인 / 過政수반 유력 찰라비

    이라크 과도정부 수반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아흐마드 찰라비(58) 이라크국민회의(INC) 의장은 반 후세인,친미라는 확실한 노선을 대변하고 있지만 평가는 크게 엇갈리는 인물이다. 은행가 가문 출신으로 12세 때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이민간 뒤 줄곧 해외에서 반정부 활동을 벌여왔다.민주주의와 자유시장체제 신봉자로 미국 MIT와 시카고대에서 수학하며 미 공화당 강경파들과 친분을 쌓았다.현재 딕 체니 부통령과 미 국방부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반면 미 국무부와 중앙정보국(CIA)은 그의 금융사기 경력과 이라크내 낮은 지지도를 들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CIA는 최근 미 행정부에 배포한 비밀 보고서에서 “찰라비는 이라크내 지지기반이 취약하고 이라크 국민에게 호감을 사지 못해 과도정부를 이끌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라크 반체제 진영에서도 그가 45년간 해외에서만 활동,국내 기반이 전무하고 80년대 요르단 법정에서 금융사기로 22년 징역을 선고받았다며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이후에도 CIA가 제공한‘반체제 공작자금’ 7000만달러 중 상당액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뉴욕타임스와 LA타임스 등도 “주변 아랍국가들은 찰라비를 기피인물로 꼽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6일 미 군용기편으로 이라크 남부에 도착,‘자유 이라크군’ 창설에 착수하는 등 이라크 민심을 얻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연합군이 바그다드를 장악하던 9일에는 이라크 남부도시 나시리야의 군중집회에서 새로운 이라크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주창하기도 했다. 이밖에 이라크 이슬람혁명최고회의(SCIRI)를 이끌고 있는 망명 종교 지도자 모하마드 바키르 알하킴도 수반 후보로 떠오르는 인물이다.20년 이상 이란 망명 생활을 하다 최근 이라크로 돌아온 알하킴은 이라크 이슬람 교도의 60%를 차지하는 시아파의 지도자. 그러나 오랫동안 이란의 지원을 받은 데다 불투명한 자금운용으로 조직내 반발도 커 정부를 이끌기 힘들 것이라 평가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
  • 알자지라 사이트 옥죄기 美기업 서버 지원계약 파기

    ‘알자지라 영문사이트를 고립시켜라.’ 미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카타르에 본부를 둔 아랍권 방송사인 알자지라 영문사이트(english.aljazeera.net)의 서버 지원 계약을 일방적으로 중지하고 알자지라의 배너광고를 받지 않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이라크전을 아랍권 시각에서 방송하고 있는 알자지라에 조직적으로 보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美정부의 정치적 압력 의혹 제기 알자지라와 계약파기를 선언한 미국 보스턴 소재 회사 ‘아카마이’는 웹사이트의 접속 폭주나 해커의 공격,인터넷 병목현상 등에 대처할 수 있도록 서버망을 임대하고 기술을 지원하는 업체.얼마전 알자지라측은 영문 사이트의 접속량이 늘어나고 친미 해커들의 공격이 잇따르자 사이트 보호 차원에서 ‘아카미아’와 계약을 맺었다. 알자지라의 영문 사이트 부편집장 나빌 헤가지는 “계약파기는 정치적 압력”이라며 미국 정부가 개입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인터넷 업체들 광고 게재도 거부 일부 미국의 인터넷 업체들은 아예 알자지라 광고 게재를 거부하고 있다. 아메리칸온라인(AOL,www.aol.com)은 CNN 등 자사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의 경쟁사 광고는 싣지 않는다는 이유로 알자지라의 광고요청을 거절했다.대신 AOL 사이트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CNN과 ABC방송의 광고를 게재했다. 지난달 말에는 알자지라 영문사이트가 친미 해커에게 공격당해 성조기와 미국 지지 메시지로 도배되기도 했다. 이같은 수난 속에서도 알자지라 영문사이트에는 공정한 시각으로 전쟁을 바라볼 것을 요구하는 전 세계 네티즌들의 접속이 쇄도하고 있다. 라이코스 영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선 알자지라가 전통적인 강자(?) ‘SEX’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으며,접속자 수에서도 알자지라가 CNN을 앞지르고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
  • 뉴스플러스 / 아랍권 분노 폭발하나

    바그다드 시가전이 본격화되면서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하자 아랍권들의 반전·반미 분위기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알 자지라와 아부다비 위성TV 등 아랍 언론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 공습까지 단행하자 이슬람 교도들은 물론 아랍권 지도자들조차 반미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정치지도자들 反美대열 합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9일 미국에 맞선 이라크인들의 투쟁을 칭찬하면서 “이번 전쟁은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많은 이슬람교도들이 있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각료들은 이번 전쟁이 “전 세계에 종교적 호전성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8일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라크측 희생자가 늘어나고 이라크 문명이 파괴되는 비극적 상황을 멈추기 위해 평화적 해결이 필요하다.”며 미·영 연합군측을 비난했다. 그동안 침묵을 지켜온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도 이날 처음으로민간인 희생을 강력 비난하며 반전 목소리를 냈다.인도주의 활동을 활발히 벌여온 요르단의 누르 왕비도 영국 BBC방송과의 회견에서 “한 여성이자 어머니,그리고 인간으로서 나는 이라크 남성과 여성,어린이들에 대한 충격으로 고통받았다.”고 말했다. ●‘침묵' 요르단 국왕도 반전 목소리 아랍권 국회는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이란 국회 대변인은 이번 전쟁이 “시온주의 국가(이스라엘)를 지지하고 미군 장교를 이라크 지도자로 만들기 위한 전쟁”이라며 “이같은 행동은 이 지역의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랍 언론들도 이라크 민간인의 희생을 중점 보도,아랍권의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이집트의 일간 알 아크바는 9일자 1면에 눈이 가려진 두 명의 이라크군 포로 사진을 싣고 이들이 미군에 의해 거칠게 다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알제리의 엘 카바르 신문은 1면에 이번 전쟁에서 다치거나 죽은 5명의 아이들 사진을 싣고 민간인 희생을 부각시켰다.또 “바그다드의 500만 시민이 멸종될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영자지 아랍뉴스는 9일자 칼럼을 통해 이번 전쟁 이후 세계는 미국이 원하는 대로 될 것이라며,미국이 ‘경제적 착취와 식민지 확장을 위해’ 민주주의를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한편 바그다드에서 생방송을 해왔던 알 자지라 TV는 미군의 사무실 폭격으로,아부다비 TV는 사무실 앞에 진을 치고 있는 미군 탱크로 실황중계가 불가능하다고 9일 각각 밝혔다.이들은 미군이 고의적으로 자신들의 취재를 방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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