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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레이마니 사살 명분없는 美, 반정부 시위 처한 이란 ‘새 국면’

    솔레이마니 사살 명분없는 美, 반정부 시위 처한 이란 ‘새 국면’

    이란 美기지에 미군 사상자 없는 미사일 공격 후 ‘추가공격 없다’ 암호팩스 보내 확전 가능성 관리이후 민항기 오인 격추로 시위 커지며 수세 몰려미측 솔레이마니 사살 명분 ‘4개 대사관 공격계획’에스퍼 국방장관 “본 적 없다” 말하며 ‘불신 위기’“트럼프 재선 가도 위한 공격” 민주당 공세 예상 미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사살로 불거진 미국과 이란의 충돌 가능성은 진정국면에 들어섰지만, 풀리지 않는 의문이 늘면서 외려 사태는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이란은 애초에 이라크 주재 미군기지를 공격하면서 인명살상은 피했고, 추가 보복은 없을 거라는 점을 미국 측에 알리며 사태 진정에 나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민항기 격추로 시위가 확대되면서 외려 수세에 몰린 상태다. 미국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새로운 핵협상 문을 열어둔 채 경제제재를 옥죄면서 민심을 자극하는 양공작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솔레이마니 사살의 명분이었던 ‘미국대사관 4곳의 공격 계획’에 대해 존재를 확인시키지 못하면서 ‘불신의 위기’에 처했다.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지난 8일 미사일 공격 후, 40년 가까이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해온 테헤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을 통해 ‘해당 미사일 공격은 미군의 솔레이마니 제거에 대한 보복이며 더 이상의 보복은 없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팩스가 미국 측에 전달됐다. 팩스는 5분도 안 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전달됐고, 그는 이날 밤 “괜찮다. 지금까지는 매우 좋다”는 트윗을 올렸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도 12일 국회 연설에서 “적군을 살해하는 것은 우리의 목적이 아니었다. 우리가 고른 어떤 곳이든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대미 반격으로 이란 내 반미 여론을 달래되 미국의 재공습은 피할 정도의 ‘고도로 계산된 공격’이었다는 의미로 읽힌다. 하지만 이후 군부의 우크라이나 민항기 오인 격추와 은폐 시도로 테헤란에서 시위가 발생했고, 이는 12개 이상의 지역으로 확산됐다. 이란 군·경은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리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시위대는 신격화된 존재로 추앙받는 하메이니의 퇴진까지 요구하며 “우리의 적(이란 정부)은 여기 있다”, “거짓말쟁이에게 죽음을”, “부끄럽고 창피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란 유명 여배우인 타라네 앨리두스티는 “우리는 시민이 아니라 수백만명의 인질이다”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미국은 이란 정부에 새로운 핵 협상의 문을 열어두는 한편, 이란 내 민심 이반을 부추기는 이중 포석을 뒀다. 전날 트윗에서 “당신들의 용기에 고무돼 있다”고 시위대를 응원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영어와 아랍어로 트윗을 올려 “시위대를 죽이지 말라. 이미 수천 명이 당신들에 의해 죽거나 투옥됐고 세계는 지켜보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이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CBS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이 보다 정상적인 국가가 되는 일련의 조치들,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방법에 관해 전제조건 없이 앉아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솔레이마니 사살의 명분으로 언급한 ‘미국대사관 4곳의 공격 계획’을 본 적은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솔레이마니 사살에 나섰다고 보는 민주당이 역공에 나설 경우,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싹 바뀐 김학범호 통했다…이란 잡고 도쿄행 한발짝

    싹 바뀐 김학범호 통했다…이란 잡고 도쿄행 한발짝

    이동준·조규성 연속골 8강 조기 확정한국 축구가 ‘난적’ 이란을 잡고 올림픽 본선 9회 연속 진출에 한발 더 다가섰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12일 태국 송클라 탄술라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이동준(부산)과 조규성(안양)의 연속골을 앞세워 이란을 2-1로 제치고 8강 진출을 확정했다. 2전승으로 승점 6점을 챙겨 조 2위를 확보한 한국은 오는 15일 ‘디펜딩 챔피언’ 우즈베키스탄과의 3차전 결과에 따라 조 1위 여부를 가리게 됐다. C조 1위에 오르면 D조 2위와, C조 2위일 경우 D조 1위와 4강 진출을 다툰다. D조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베트남, 요르단, 북한이 속해 있는데 누구를 만나도 조별리그보다는 수월할 전망이다. 8강 조기 확정을 노린 김학범호는 중국과의 1차전에 나섰던 명단에서 7명이나 변화를 주며 승부수를 던졌다. 1차전에서 벤치를 지켰던 조규성과 후반 교체 투입된 이동준,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삼각 편대를 이뤄 이란 골문을 노렸다. 또 중국전에 나서지 않았던 정승원(대구)과 원두재(울산)가 중원에서 공수를 조율했고, 이유현(전남)과 정태욱(대구)이 새로 포백 라인에 가세했다. 경기 시작부터 라인을 끌어올린 한국은 강한 전방 압박으로 피지컬이 뛰어난 상대를 밀어붙였으나 오히려 이란은 템포를 조절하며 측면 침투와 롱 드로잉 등을 앞세워 전반 초반에만 세 차례 슈팅을 날리는 등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한국은 미드필더 맹성웅이 적극적인 슈팅을 시도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전반 14분 중거리슛으로 한국의 첫 슈팅을 기록한 맹성웅은 전반 22분 상대 페널티 박스 앞에서 기회가 생기자 주저하지 않고 상대 골문 구석을 향해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이란 골키퍼가 간신히 쳐내자 중국전 결승골의 주인공 이동준이 골문 앞으로 달려들어 오른발로 차 넣었다. 두 경기 연속골. 한국은 13분 뒤에도 상대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맹성웅의 패스를 받은 조규성이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이란 골망을 재차 갈라 경기 흐름을 완전하게 가져왔다. 한국은 후반 9분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 공격수를 놓치는 바람에 레자 세카리에게 만회 해더골을 허용하고 이후 이란의 공세에 주춤했지만 김진규(부산)와 김대원(대구)을 투입해 맞불을 놓아 승리를 지켜 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수세 몰린 이란… 트럼프 뜻대로 ‘새로운 핵합의’ 테이블에 앉나

    수세 몰린 이란… 트럼프 뜻대로 ‘새로운 핵합의’ 테이블에 앉나

    야권 “하메네이 퇴진”… 대미항쟁 약화 ‘반미’ 군부 위축되고 협상파 힘 실릴 듯 트럼프 “이란 국민 용기에 고무돼 있다” 지지 트윗 날리며 이란 흔들기 본격화 英·獨 등 자국민 사망하자 온도차 미묘우크라이나 여객기를 미군의 크루즈미사일로 오인해 격추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시인한 이란을 향한 비난 여론이 커지면서 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나름 체면을 살렸던 이란 정부가 다시 수세에 몰리고 있다. 수도 테헤란에서는 분노한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졌고, 분위기 반전을 놓치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시위대 지지 발언을 이어 가며 이란 집권세력 흔들기와 더불어 새로운 핵합의 압박에 나섰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테헤란, 시라즈, 이스파한, 하메단, 우루미예 등에 모인 이란 시민들은 “쓸모없는 관리들은 물러가라”고 외쳤고, 로이터 통신은 이란 야권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사퇴를 요구하고 미국 공습에 사살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사령관의 사진을 찢는 시위자도 있었다고 전했다. 행정·사법·입법권 위에서 신격화된 지위를 누리는 하메네이의 퇴진 주장은 일견 충격적인 일이다. 이날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이란혁명수비대 대공사령관은 민항기 격추 당시 상황에 대해 “죽고 싶었다. 모든 책임을 인정하고 관계 당국의 어떤 결정도 달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으로 반미의 상징인 최고지도자 및 군부의 힘이 약화되고,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이끄는 대서방 협상파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미 정서 약화의 틈을 트럼프 행정부는 파고들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 국민은 하메네이의 부패 정치하에서 정권의 거짓말과 부패, 기량 부족, 그리고 이란혁명수비대의 잔혹성에 진저리가 나 있는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도 “당신들의 용기에 고무돼 있다”는 트윗을 영어와 아랍어로 게시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지난 10일 8명의 이란 고위관료와 철강·알루미늄·구리 제조업체 등을 제재 대상에 올리는 추가 경제제재에 이은 이란 흔들기로 보인다. 미국이 이란과의 핵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갈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11일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솔레이마니가 전장에서 없어지면서 이란인들과 마주 앉아 협상을 벌일 기회가 상당히 개선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2018년 기존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했다. 미군의 솔레이마니 제거 후 기존 핵합의에 참여한 러시아·중국·독일·영국·프랑스 등은 핵합의 존속을 위해 외교전을 펼쳤지만 이란은 지난 6일 “핵합의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을 더는 지키지 않는다”며 사실상 탈퇴 의사를 전했다. 게다가 격추된 민항기의 사망자 176명 중에는 이란(82명), 캐나다(63명), 우크라이나(11명), 아프가니스탄(4명)뿐 아니라 스웨덴(10명), 영국(3명), 독일(3명) 승객도 포함됐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를 비판했던 유럽의 온도가 다소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이란이 민항기 격추 사건으로 여론이 악화된 것이 미국과 새 핵합의를 논의하도록 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하지만 미국은 기존처럼 이란에 핵에 대한 ‘평화적 이용 권한’을 주지 않을 것이고, 이란도 맞설 것이기 때문에 합의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오만 새 술탄 지명… 선왕이 남긴 ‘비밀 편지’

    오만 새 술탄 지명… 선왕이 남긴 ‘비밀 편지’

    오만 새 술탄… 국왕 작고 다음날 사촌 동생 지명 ‘중동 비둘기’로 불리는 오만 술탄(국왕) 카부스 빈 사이드 알사이드가 타계한 이후 사촌 동생인 하이삼 빈 타리크 알사이드(65) 문화유적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계승자로 지명됐다. 자녀가 없는 카부스 국왕이 남긴 ‘비밀 서한’에 따라 하이삼이 새로운 술탄으로 지명된 것이다. 하이삼 국왕 “국제 분쟁의 조정자 역할 계속” 신임 술탄 하이삼은 이날 국영TV로 방영된 연설에서 오만을 발전시키면서 모든 국가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외교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그는 즉위 직후 첫 공개연설에서 “우리는 작고한 술탄의 길을 따르겠다”며 “우리의 외교정책은 다른 국가, 국민과 평화롭게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외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국가 주권과 국제협력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언급은 오만이 ‘중동의 스위스’라는 애칭처럼 분쟁의 조정자 역할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오만은 미국과 이란이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서명하는 데 중재자 역할을 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반군 후티의 협상도 오만에서 이뤄져 왔다. 2017년 6월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이 카타르와 단교했을 때도 오만은 누구의 편도 들지 않았다. 사우디와 적대적인 이란과도 관계가 원만하다. 오만 주류는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와는 다른 이바디파로, 교리가 온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스퍼드 졸업한 스포츠광… 오만개발위원장 겸직 1954년에 태어난 술탄 하이삼은 1979년 영국 옥스포드 대학을 졸업하고, 1980년 오만 축구협회장을 지낸 스포츠 애호가로 널리 알려졌다. 외교 분야의 직책을 주로 맡았다가 1990년대 중반 문화유적부 장관이 됐다. 2013년 오만 개발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명됐다.한편 지난 10일 작고한 카부스 국왕은 1970년 무혈 쿠데타로 집권, 중동 군주 가운데 최장기인 50년간 왕좌를 지켰다. 자녀가 없었지만 후계자를 공개적으로 지명하지 않았던 그는 왕실에 혼란에 발생할 것을 우려해 유언처럼 남긴 ‘비밀 서한’을 남겼다. 왕가 회의에서 비밀서한을 공개한 결과 사촌 동생인 하이삼이 후계자로 지정됐다. 앞서 1997년 인터뷰에서 카부스 국왕은 후계자 이름을 담은 봉투를 봉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부다비 상업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모니카 말리크는 “후계자를 신속히 지명한 것은 경제적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는 투명성 부족에 대한 긍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이란 “큰 손실”, 이스라엘 “평화 기여“ 장례식은 사망 다음날은 11일 수도 무스카트에서 국민적 애도 속에 치러졌고, 왕실 묘역에 안장됐다. 그는 이스라엘을 포함한 대다수 국가와의 관계가 원만한 했다. 이 때문에 ‘중동의 스위스’, 술탄 카부스는 ‘중동의 비둘기’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런 연유로 그에 대한 애도가 쏟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성명에서 “모두의 친구”, 유럽연합은 “비전과 실용성을 가진 지도자”, 유엔은 “평화의 메시지 확산한 지도자”, 이스라엘은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 인물”, 터키는 “위대한 인물”, 이란은 “큰 손실”, 시리아는 “진보와 전진”, 이라크는 “중용과 지혜”, 쿠웨이트는 “매우 위대한 인물”, 이집트는 “선구자”, 영국은 “지극히 현명한 인물”, 프랑스는 “전세계에 개방적”, 독일은 “좋은 친구”라고 평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박항서 매직 13일 요르단전, 8강 진출 분수령

    박항서 매직 13일 요르단전, 8강 진출 분수령

    AFC U23 챔피언십 D조 2차전서 요르단과 격돌8강 진출 분수령 경기··첫 올림픽 본선행 성공 주목 앞서 1차전서 UAE와 0-0 무승부로 조 공동 2위박항서 매직이 다시 펼쳐질 수 있을까.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23세 이하 대표팀이 13일 아시아축구연명(AFC) U-23 챔피언십 8강 진출의 분수령을 맞는다. 오후 10시 15분 태국 브리람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D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르는 것. 지난 10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베트남은 북한을 2-1로 제압한 요르단에 이어 공동 2위를 달리고 있어 요르단전을 이기면 8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오른다. 성인 대표팀 기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으로 따지면 D조에서 UAE가 71위로 가장 앞서며 베트남이 94위, 요르단이 97위로 엇비슷하며 북한이 116위로 다소 쳐진다.2년 전 이 대회에서 베트남의 준우승을 지휘하며 매직의 서막을 열었던 박 감독에게 베트남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의 기대가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대회 결승전에 오른 전력을 감안하면 베트남의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이 불가능한 것 만은 아니다. 다만 베트남이 조 2위 안에 들어 8강에 오를 경우 죽음의 조 C조를 통과한 팀들과 맞붙게 된다. C조 1위와 D조 2위, D조 1위와 C조 2위가 맞붙는 식이다. C조에서는 김학범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중동의 강자 이란, 그리고 디펜딩 챔피언 우즈베키스탄이 8강 진출을 경합하고 있다. 베트남 언론은 UAE와 무승부 뒤 D조에서 가장 강한 팀과 무승부를 거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베트남 대표팀의 미드필더 베엣홍은 VN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요르단은 빠르고 강력한 선수를 보유하고 있어 쉽지 않은 상대”라면서도 “그러나 베트남은 승점 3점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오일 머니 덕에 50년 왕좌 지킨 카부스 오만 국왕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오일 머니 덕에 50년 왕좌 지킨 카부스 오만 국왕

    옛적 로마에서는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 행진을 할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메멘토 모리!”라고 외치게 했다.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인데,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 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아메리카 인디언 나바호족에게도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넌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라”는 가르침이 전해진다. 죽음이 곧 삶이다. 의미있는 삶을 마치고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자취를 좇는다.50년을 한결같이 이슬람 왕국 오만을 통치한 카부스 빈사이드 알사이드(80) 국왕(술탄)이 세상을 떠났다. 아랍권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통치한 술탄이었으며 슬하에 자녀가 없는데도 후계를 정하지 않았다. 오만 국영 매체들은 트위터 계정으로 그가 10일(이하 현지시간) 저녁에 승하했다고 다음날 새벽에 알렸다. “신이 그를 곁에 두기로 했다”는 멋진 표현도 눈에 띈다. 그는 재발한 결장암을 치료하고 건강 검진도 받을 겸 지난달 말 벨기에를 방문했다가 예정을 앞당겨 귀국한 일이 있다. 그의 병세가 위중해져 왕위 계승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결국 정하지 않았다. 카부스 국왕은 1970년 영국의 도움을 받아 무혈 쿠데타로 부친을 퇴위시키고 즉위한 뒤 50년 가까이 통치했다. 마침 유전 개발이 시작돼 오일 머니 덕에 나라를 통치하는 데 힘들 일이 없었다. 오만의 술탄국 기본법 6조에 따르면 술탄이 공석이 된 지 사흘 안에 새로운 술탄을 뽑아야 하는데 왕실은 곧바로 하이삼 빈타리크 알사이드 문화부 장관을 새 국왕으로 뽑았다. 그는 11일 국영TV로 방영된 연설을 통해 모든 국가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외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 외교정책을 펴 전임 국왕의 길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카부스 전 국왕의 사촌이기도 하다. 당초 역시 같은 사촌지간인 아사드 빈타리크 알사이드 부총리, 시하브 빈타리크 알사이드 전 해군 사령관과 각축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곧바로 승계가 순탄하게 이뤄졌다.술탄국 기본법 6조에 따르면 왕실은 술탄이 공석이 된 지 사흘 안에 후임 술탄을 골라야 한다.왕족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국방평의회, 최고법원 원장, 국가자문위원회와 국가위원회가 모여 술탄이 후계자를 적어 넣어둔 봉투를 열어 지명된 이를 새 국왕으로 정하는데 1979년 카부스 전 국왕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던 봉투를 이날 열어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나라의 술탄은 거의 전지전능한 통치자다. 총리를 비롯해 육군 참모총장, 국방부 장관, 재무부 장관, 외교부 장관을 모두 겸했다. 460만 국민 가운데 해외에서 이주한 사람이 43%나 된다. 스물아홉 살에 선대 국왕 사이드 빈타이무르를 퇴위시켰는데 그의 부친은 은둔형에 극보수였다. 국민들이 라디오도 듣지 못하게 했고 선글라스도 끼지 못하게 했다. 자신이 국민들의 결혼, 교육, 출국 등까지 모든 것을 결정했다. 그나마 카부스는 실권을 장악하자 근대적인 의미의 정부를 출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또 당시만 해도 포장된 도로가 10㎞ 밖에 되지 않았고 학교가 세 군데 밖에 없었던 나라를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했다.초기 몇년은 이웃 예멘의 마르크스주의 민주공화국 지원을 받는 남부 도파르 부족들이 일으킨 반란을 진압하는 데 영국 특수부대의 손을 빌렸다. 중립 외교 정책을 펴 2013년 미국과 이란의 핵합의 비밀 협상을 주선해 2년 뒤 협정 체결에로 이끈 것도 카부스 국왕이었다. 카리스마도 있었고 나라를 이끌 비전도 겸비했다. 해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절대군주여서 반대 목소리를 잔인하게 눌렀다. 2011년 아랍의 봄 때 수천명이 거리를 점거하고 임금 인상, 더 많은 일자리, 부패 척결을 요구하자 보안군을 동원하고 최루탄, 고무탄, 실탄을 발사해 2명이 죽고 수십명이 다치고 수백명이 기소됐다. 죄명은 불법 집회 개최와 국왕 모독이었다. 그나마 카부스 국왕은 부패죄를 씌워 오래 재임한 각료들을 제거하고 국가자문위원회의 권한을 확대하고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공언하는 개혁 군주의 모습을 과시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런 모습은 생색 뿐이었다. 그의 정부는 비판적인 신문잡지를 폐간하고 책을 몰수하고 활동가들을 고문했다고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고발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뜬금 없이 “아비 총리가 아니라 내가 노벨 평화상 받았어야”

    트럼프 뜬금 없이 “아비 총리가 아니라 내가 노벨 평화상 받았어야”

    이란과의 전쟁 위기를 막았다고 생각했는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뜬금 없이 노벨 평화상을 주제로 연설하며 적지 않은 것을 혼동했다고 영국 BBC가 지적했다. 그는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오하이오주 톨레도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도중 “노벨 평화상에 대해 여러분에게 말하려 한다. 난 합의를 했고, 나라를 구했다. 그리고 방금 듣기로 그 나라 정상이 그 나라를 구했다는 이유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난 ‘나도 그 일에 뭔가를 하긴 했지’라고 말했다. 맞다, 하지만 여러분도 알다시피 늘 그런 식이다. 우리가 아는 한 중요한 것은 내가 큰 전쟁을 막았으며 여러 사람을 구했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동영상이 에티오피아에서 커다란 화제가 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리킨 수상자는 아비 아흐메드(44) 에티오피아 총리로 아프리카 최연소 국가 지도자다. 몇개월을 끈 반정부 시위 끝에 전임자가 물러난 뒤 2018년 4월 총리에 취임했다. 광범위한 민주화 개혁 조치를 통해 나라를 탈바꿈시켰다. 감옥의 야당 지지자 수천명을 풀어줬고 망명한 반체제 인사들이 귀국하도록 했다. 언론을 자유롭게 했으며 여성들을 고위직에 앉혔다.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는 이웃 에리트레아와의 국경 충돌을 해소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는 것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두 나라는 1998년부터 2000년까지 국경 충돌을 빚어 수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2000년 정전 협정이 체결됐지만 아비 총리와 이사이아스 아프베르키 에리트레아 대통령이 평화 협정에 서명한 2018년 7월까지 사실상 휴전 상태였다.이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해 10월에 상을 수상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당선된 이후 처음 이 상을 수상한 국가 지도자였다. 노벨 위원회는 에리트레아와의 평화 협정으로 두 나라 국민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올 것을 기대하며 그 뒤에도 아비 총리가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평화 정착 과정에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의 평화를 중재하는 데 역할을 했느냐면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아랍에미리트(UAE)가 두 나라를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데 더 기여했다고 BBC 전직 특파원 에마뉘엘 이군사는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충돌을 끝내는 데 도움을 줬다. 평화 협정 서명 4개월 뒤인 2018년 11월에는 2009년부터 시작된 유엔 안보리 제재도 해제됐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왜 지금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고 얘기했을까?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11일 아비 총리가 수상자로 선정됐고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수상 연설을 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은 아비 총리의 수상을 공식 축하하지 않았지만 딸 이방카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축하를 보냈다는 점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여러 가지도 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 하여금 핵무기를 포기한 공로로라도 자신이 노벨 평화상을 받을 만했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공석에서 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무인 공격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 공격한 이유를 설명하며 그가 네 군데 미국 대사관을 공격하려던 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10일 폭스 뉴스 인터뷰를 통해 “아마도 네 군데 대사관이 목표물이 될 것이라고 내가 믿었다는 점을 공개할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잔혹하도록 달콤한 유혹…모를수록 놀라운 여정

    잔혹하도록 달콤한 유혹…모를수록 놀라운 여정

    “Leave the gun, take the cannoli (총은 놔두고 카놀리나 챙겨)”“부온 조르노! 퀘스토에 시칠리아.”(Buon giorno! Questo e sicilia,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시칠리아입니다) 이탈리라 로마 테르미니역을 출발한 기차가 밤새 바다를 건너 시칠리아에 닿았을 때 열차에서는 이렇게 안내방송이 나왔다. 드디어 시칠리아였다. 시칠리아를 찾은 이유는 영화 ‘대부’ 때문이었다. 나는 배우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의 엄청난 팬이었다. 이들이 출연한 ‘대부’ 시리즈를 보며 언젠가 꼭 한번 시칠리아를 찾겠다는 열망을 가슴에 지닌 채 살아왔다. 드디어 그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해체돼 배에 실린 기차는 메시나에 도착해 다시 조립되어 철로를 달린 후 시칠리아의 첫 목적지인 카타니아로 내려놓을 것이다. ●“마피아는 관광객들을 건드리지 않는다네.” 시칠리아 하면 많은 사람들이 마피아를 먼저 떠올리나 보다. 시칠리아로 여행을 가겠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마피아를 조심해.” 그럴 만도 했다. 인터넷으로 시칠리아를 검색하면 마피아와 연관된 항목이 주르륵 올라온다. 실제로 시칠리아의 주도인 팔레르모는 이탈리아 최대 마피아 조직의 본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로마에서 시칠리아로 가는 기차 안에서 옆 자리에 앉은 이탈리아 노인(멋진 감색 양복에 붉은 머플러를 길게 두르고 중절모를 쓴 그 역시 약간 마피아스러웠던 것 같다)에게 “요즘에도 시칠리아에서는 마피아가 길거리 총격전을 벌이기도 하나요?” 하고 물었다. 그는 웃음을 머금고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요. 가끔씩 일어나긴 하는데 다 옛날 일이죠.” 그리고 덧붙였다. “마피아는 관광객들은 절대 건드리지 않는답니다. 안심하세요.” 고대 그리스의 식민도시가 건설되기도 했고 로마와 비잔틴제국, 아랍과 노르만족의 영향을 받아 왔던 시칠리아. ‘혹시 그리스에 온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고대 그리스의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다. 20일 동안 시칠리아를 여행해 본 후 내린 결론은 유럽 어느 도시보다 친절한 사람들과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득한 곳이 바로 시칠리아라는 것. 2018년 12월의 국내 신문들은 “이탈리아 경찰이 현지시간 4일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에서 대대적인 마피아 단속 작전을 펼쳐 마피아 고위급 조직원 46명을 체포했으며 우두머리인 80세 세티미노 미네오 등 거물급 조직원들을 조직범죄 연루와 갈취 등의 혐의로 붙잡았다”고 전했다. 아 참, 팔레르모 공항의 정식 명칭은 ‘팔코네와 보르셀리노 팔레르모 공항’이다. 이는 마피아 수사를 지휘하다 1992년에 테러로 사망한 두 판사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마피아와 시칠리아는 떼놓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시칠리아를 여행하는 내내 그 흔한 소매치기 한 번 만나지 않았다. 기차에서 만난 노인의 말대로 마피아는 관광객들을 ‘건드리지’ 않는 것인가. 아무튼 영화사상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대부’ 시리즈는 이탈리아 장면을 팔레르모에서 촬영했다. ‘대부’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서 부모와 가족을 모두 잃고 아홉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고생 끝에 뉴욕 암흑가의 보스로 군림하는 마피아 두목 돈 콜레오네의 이야기다.●대문호 괴테가 사랑한 도시 팔레르모 마피아는 마피아고, 관광객들에게 팔레르모는 가슴 설레게 하는 도시다. 대문호 괴테는 그의 책 ‘이탈리아 여행기’에서 팔레르모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극찬하며 “시칠리아를 보지 않고는 이탈리아를 보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소설가 김영하는 “시칠리아에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생각해 오던 이탈리아가 있었다”고 썼다. 유럽과 아랍 양식이 어울린 건축물들, 유람선이 정박해 있는 항구, 크고 작은 성당으로 놓인 골목이 도시 곳곳에 가득하다. 팔레르모 여행의 출발점은 프레토리아 광장이다. 광장 주위로 스페인 바로크풍의 집들이 펼쳐진다. 광장 서쪽에 있는 노르만 왕궁은 꼭 찾아봐야 한다. 아랍풍의 천장과 비잔틴식 모자이크가 조화를 이룬 멋진 건물이다. 팔레르모 대성당은 1185년부터 짓기 시작해 약 600년에 걸쳐 건축됐다. 원래는 비잔티움 양식으로 짓기 시작했지만 워낙 오랜 기간에 걸쳐 지어졌기 때문에 여러 세대의 건축 양식을 보여 준다. 여행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거리는 단연 시장이다. 이 중 부치리아시장은 팔레르모에서 가장 유명하고, 시칠리아에서 가장 크다. 갖가지 해산물과 과일, 치즈, 농산물 등 없는 것이 없다. 우리나라의 5일장처럼 떠들썩하다. 팔레르모 사람들은 “만약 부치리아시장 바닥이 마른다면”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이 말은 “절대 그럴 일이 없다”는 뜻이다.●시칠리아의 자부심 카놀리와 파스타 팔레르모의 거리를 걷다 보면 손에 길쭉한 과자를 들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시칠리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인 ‘카놀리’다. 밀가루에 와인을 넣어 반죽한 후 튜브 모양으로 얇게 돌돌 말아 튀긴 후 안에 부드러운 리코타 치즈를 채워 넣은 것이다. 시칠리아 사람들이 카놀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대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시리즈 3편에서 팔레르모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를 감상하며 독이 든 카놀리를 먹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마피아가 등장한다. 그는 도저히 카놀리의 달콤한 유혹을 참을 수 없다는 듯 카놀리를 만지작거리다 한 입 크게 베어 문다. 그러고는 목을 잡고 의자에서 쓰러진다. 그의 발 밑에는 먹다 남은 카놀리가 부서져 있다. 카놀리 사랑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장면이 있다. 배신자를 처단하러 외출하는 행동대장 클레멘자에게 아내가 카놀리를 사오라고 부탁한다. 적에게는 잔혹한 마피아이지만 가족에게는 누구보다 극진한 마피아답게 클레멘자는 카놀리부터 사놓는다. 마침내 조직의 배신자를 제거한 클레멘자는 부하에게 가장 먼저 이렇게 말한다. “총은 놔두고 카놀리나 챙겨.”(Leave the gun, take the cannoli) 긴박하고 심각한 상황 속에도 냉혹한 마피아가 카놀리만은 잊지 않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아마도 영화의 배경이 시칠리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이왕 음식 이야기가 나왔으니 조금 더 이야기해 보자. 이탈리아 하면 파스타가 떠오르고 파스타 하면 이탈리아에서도 시칠리아다. 시칠리아는 서양에서 최초로 파스타를 전수받은 지역이다. 파스타의 시작은 국수인데, 히말라야산맥 북부 중앙아시아 지역의 유목 민족들이 처음 만들어 먹기 시작한 국수가 중국으로 이동하면서 음식으로 자리잡았고, 이 국수를 13세기 마르코 폴로가 중국을 여행하고 돌아가는 길에 가져가며 이것이 파스타로 ‘변이’를 일으켰다고 한다. 물론 이는 가설에 불과하다. 중세사학자 몬타나리가 쓴 ‘유럽의 음식문화’(새물결·2001)를 보면 생 파스타는 고대부터 지중해 연안, 중국 등에 널리 알려졌으나, 마른 파스타는 근대에 사막을 이동하는 이슬람인들이 발명했다고 한다. 사막을 횡단하는 오랜 기간 운반과 저장이 쉬운 음식이 필요했고 그러던 차에 건조 파스타를 개발해 낸 것이다. 밀가루와 물, 소금을 넣고 만든 반죽을 얇게 밀어서 건조시키는 이 방법은 11세기경 이슬람 상인들이 시칠리아로 건너오면서 이탈리아에도 본격적으로 전해졌다. 시칠리아 파스타는 해산물과 채소를 많이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목축이 발달하지 않아 육류와 치즈는 귀하지만 해산물은 풍부한 섬이어서 그렇다. 파스타 중에서도 정어리의 일종인 사르데 파스타가 유명한데, 올리브 오일과 정어리, 소금으로 맛을 낸다. ‘쿠스쿠스’라는 아랍풍의 파스타도 많이 먹는다. 국수류가 아닌, 좁쌀처럼 생긴 것인데 밀가루로 만들기 때문에 파스타로 분류된다. 시칠리아를 여행하고 온 후 파스타에 대한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생크림에 면을 담아 주던 수준이었던 한국형 카르보나라는 이탈리아에 존재하지 않았다. 버터와 계란 노른자, 베이컨 약간, 후추와 소금을 뿌린 ‘뻑뻑한’ 카르보나라의 맛에 길들여지고 말았다.●우연히 닿은 18세기 도시 모디카 시칠리아는 한국인에게 다소 낯선 관광지다. 로마, 베네치아, 밀라노 같은 이탈리아 본토의 주요 도시는 배낭 여행과 패키지 여행의 단골 코스가 됐지만 시칠리아까지 가는 여행객은 드물다. 로마에서 기차를 타면 메시나에 닿는다. 그리고 메시나에서 1시간 정도를 가면 카타니아다. 카타니아는 시칠리아 제2의 도시. 기원전 8세기경 그리스인들이 세운 도시다. 카타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에트나 화산이다. 유럽에서 가장 큰 화산으로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카타니아에 갔다면 꼭 어시장에 들러 보기를 권한다. 이른 아침 찾아야 제대로 볼 수 있지만 오후에 가도 시장의 정취를 즐기기에 모자람이 없다. 참치와 조개, 새우 등 갖가지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시장은 활력으로 넘친다. 생선값을 흥정하는 이탈리아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카타니아에서 며칠 머문 후 모디카로 향했다. 모디카는 시칠리아 남동부에 위치한 자그마한 도시다. 팔레르모와 타오르미나, 시라쿠사 등 시칠리아의 큰 도시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꼭 한번쯤 찾아볼 만한 매력적인 도시다. 이탈리아 여행은 약간의 인내를 필요로 한다. 철도의 잦은 파업, 주먹구구식인 철도와 시외버스 시스템은 끊임없이 여행 계획을 수정하게 만든다. 모디카로 가는 여정 역시 그랬다. 원래 계획은 카타니아의 에트나 화산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탈 예정이었지만, 버스정류장에 붙어 있는 버스 시간표가 엉망이었다. 정류장 앞의 바에 들어가 왜 버스가 오지 않냐고 물어보았지만 주인은 “30분 전에 떠났다”며 어깨만 으쓱할 뿐이었다. 아마 이런 뜻이었겠지. “이탈리아에선 원래 이래.” 어쩔 수 없었다. 커피를 마시며 어떻게 할까 고민해보는 수밖에. 멍하니 앉아 있는 동양의 여행자가 안쓰러웠는지 바 주인이 다가왔다. “모디카라는 곳에 가보는 게 어때?” 고개를 들자 그가 말을 이었다. “음… 모디카는 시칠리아의 숨겨진 명소라고 할까? 관광객으로 붐비는 팔레르모나 타오르미나, 아그리젠토보다는 훨씬 멋진 곳이지. 아마 18세기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야.”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모디카행 버스가 들어왔다. 그는 얼른 타라는 눈짓을 보내왔고,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버스에 올랐다. 때론 일정에도 없던 여정이 여행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법이다. 그리고 2시간 후 바 주인의 말처럼 18세기의 중세도시를 걷고 있었다. 모디카는 BC 400년 무렵 시쿨리족이 건설했다고 한다. 12~17세기에는 매우 부유한 곳이었지만 1613년과 1693년 발생한 지진, 1833년의 홍수로 인해 파괴됐다. 하지만 모디카는 곧 도시를 재건했다. 모디카는 칼타기론, 밀리텔로발디카타니아, 노토, 파라졸로, 라구사, 시클리 등 히블라이아산 기슭에 위치한 이웃 8개 도시들과 함께 ‘발디노토 지역의 바로크 후기 마을’로 불린다. 지진과 홍수로 파괴된 이 도시들은 재건 사업을 하면서 파괴된 도시가 있던 자리나 그 근처에 세워졌는데,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17세기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간 바로크 양식이 절정을 이루었던 당시의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이들 도시의 바로크 후기 모습은 지금까지도 잘 보존돼 2002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모디카의 옛 영화를 가장 잘 보여 주는 건물은 ‘산피에트로성당’과 ‘산조르조성당’이다. 산피에트로성당은 광장 가까이 있는 것으로 아직도 웅장한 18세기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산조르조성당은 모디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하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모디카의 모습이 장관이다. 마치 레고 블록을 정교하게 맞춰놓은 듯한 도시의 모습에 입이 벌어진다. 피렌체, 베네치아, 로마와는 또 다른 이탈리아의 모습이다. 이탈리아에는 예전에 ‘사생활’이라는 말이 없었다고 한다. 지금 이탈리아 사람들이 쓰는 ‘프리바토’(Privato)라는 말은 영어 ‘프라이버시’(Privacy)에서 따온 말이다. 모디카의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을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프라이빗’이 없는 시칠리아 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할 수 있다. 이탈리아 사람들 삶의 특징 중 하나는 동네 사람들이 서로서로를 다 알고 지낸다는 것이다.●이탈리아 최고의 염전도시 트라파니 시칠리아를 여행한다면 시간을 내 트라파니에 가볼 것을 권한다. 섬 서북쪽에 위치한 트라파니는 시칠리아의 여느 도시들과는 사뭇 다른 풍광을 보여 준다. 이 도시들이 바로크풍의 건물들과 그리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유적지로 가득한 반면 트라파니는 이 도시들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로맨틱한 풍경으로 가득하다. 그것은 끝없이 이어지는 광활한 염전과 염전 위에 서 있는 붉은 기와지붕을 얹은 풍차다. 트라파니로 떠나기 전 시칠리아 모디카에서 만난 미슐랭 요리사 주세페는 자신은 요리를 할 때 반드시 트라파니산 천일염을 사용한다고 했다. “소금이 음식 맛의 절반이지. 이탈리아에서 가장 질 좋은 소금은 오직 트라파니에서만 구할 수 있어. 파스타 역시 마찬가지야.” “한 가지 질문이 더 있어요. 맛있는 파스타를 만들려면 뭐가 가장 필요하죠?”라고 묻자 주세페가 말했다. “큰 냄비를 갖추는 것.” 이런, 신선한 재료도 아니고 좋은 밀가루도 아니고 고작 큰 냄비라니. 주세페는 이렇게 답하며 눈을 찡긋했다. “스파게티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국수 중 가장 딱딱해. 이를 제대로 삶기 위해선 기다란 스파게티가 통째로 담기는 냄비가 필요하지.”■여행수첩 인천에서 로마행 항공은 다양하다. 로마에선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해 팔레르모나 카타니아로 간다. 시칠리아의 주요 도시까지 연결되는 항공편은 국영항공사인 알이탈리아 홈페이지(www.alitalia.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마에서 열차로도 갈 수 있다. 이탈리아 국영철도 홈페이지(www.trenitalia.com)에서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다. 12시간 정도 걸리므로 침대칸을 이용하는 게 좋다. 시칠리아를 여행하는 루트는 크게 두 가지다. 섬 북부 왼쪽의 팔레르모에서 섬 왼쪽으로 돌면서 트라파니와 아그리젠토를 보고 로마나 나폴리로 귀환하는 것이 첫 번째다. 두 번째 방법은 섬 오른쪽으로 돌면서 카타니아, 시라쿠사, 라구사, 타오르미나를 여행하는 것. 되도록이면 한 방향으로 도는 것이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시칠리아는 지중해성 기후다. 겨울에도 낮에는 그다지 춥지 않다. 하지만 밤과 아침에는 기온이 뚝 떨어진다. 심한 일교차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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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혹하도록 달콤한 유혹…모를수록 놀라운 여정

    “Leave the gun, take the cannoli (총은 놔두고 카놀리나 챙겨)”“부온 조르노! 퀘스토에 시칠리아.”(Buon giorno! Questo e sicilia,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시칠리아입니다) 이탈리라 로마 테르미니역을 출발한 기차가 밤새 바다를 건너 시칠리아에 닿았을 때 열차에서는 이렇게 안내방송이 나왔다. 드디어 시칠리아였다. 시칠리아를 찾은 이유는 영화 ‘대부’ 때문이었다. 나는 배우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의 엄청난 팬이었다. 이들이 출연한 ‘대부’ 시리즈를 보며 언젠가 꼭 한번 시칠리아를 찾겠다는 열망을 가슴에 지닌 채 살아왔다. 드디어 그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해체돼 배에 실린 기차는 메시나에 도착해 다시 조립되어 철로를 달린 후 시칠리아의 첫 목적지인 카타니아로 내려놓을 것이다.●“마피아는 관광객들을 건드리지 않는다네.” 시칠리아 하면 많은 사람들이 마피아를 먼저 떠올리나 보다. 시칠리아로 여행을 가겠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마피아를 조심해.” 그럴 만도 했다. 인터넷으로 시칠리아를 검색하면 마피아와 연관된 항목이 주르륵 올라온다. 실제로 시칠리아의 주도인 팔레르모는 이탈리아 최대 마피아 조직의 본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로마에서 시칠리아로 가는 기차 안에서 옆 자리에 앉은 이탈리아 노인(멋진 감색 양복에 붉은 머플러를 길게 두르고 중절모를 쓴 그 역시 약간 마피아스러웠던 것 같다)에게 “요즘에도 시칠리아에서는 마피아가 길거리 총격전을 벌이기도 하나요?” 하고 물었다. 그는 웃음을 머금고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요. 가끔씩 일어나긴 하는데 다 옛날 일이죠.” 그리고 덧붙였다. “마피아는 관광객들은 절대 건드리지 않는답니다. 안심하세요.” 고대 그리스의 식민도시가 건설되기도 했고 로마와 비잔틴제국, 아랍과 노르만족의 영향을 받아 왔던 시칠리아. ‘혹시 그리스에 온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고대 그리스의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다. 20일 동안 시칠리아를 여행해 본 후 내린 결론은 유럽 어느 도시보다 친절한 사람들과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득한 곳이 바로 시칠리아라는 것. 2018년 12월의 국내 신문들은 “이탈리아 경찰이 현지시간 4일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에서 대대적인 마피아 단속 작전을 펼쳐 마피아 고위급 조직원 46명을 체포했으며 우두머리인 80세 세티미노 미네오 등 거물급 조직원들을 조직범죄 연루와 갈취 등의 혐의로 붙잡았다”고 전했다. 아 참, 팔레르모 공항의 정식 명칭은 ‘팔코네와 보르셀리노 팔레르모 공항’이다. 이는 마피아 수사를 지휘하다 1992년에 테러로 사망한 두 판사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마피아와 시칠리아는 떼놓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시칠리아를 여행하는 내내 그 흔한 소매치기 한 번 만나지 않았다. 기차에서 만난 노인의 말대로 마피아는 관광객들을 ‘건드리지’ 않는 것인가. 아무튼 영화사상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대부’ 시리즈는 이탈리아 장면을 팔레르모에서 촬영했다. ‘대부’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서 부모와 가족을 모두 잃고 아홉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고생 끝에 뉴욕 암흑가의 보스로 군림하는 마피아 두목 돈 콜레오네의 이야기다.●대문호 괴테가 사랑한 도시 팔레르모 마피아는 마피아고, 관광객들에게 팔레르모는 가슴 설레게 하는 도시다. 대문호 괴테는 그의 책 ‘이탈리아 여행기’에서 팔레르모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극찬하며 “시칠리아를 보지 않고는 이탈리아를 보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소설가 김영하는 “시칠리아에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생각해 오던 이탈리아가 있었다”고 썼다. 유럽과 아랍 양식이 어울린 건축물들, 유람선이 정박해 있는 항구, 크고 작은 성당으로 놓인 골목이 도시 곳곳에 가득하다. 팔레르모 여행의 출발점은 프레토리아 광장이다. 광장 주위로 스페인 바로크풍의 집들이 펼쳐진다. 광장 서쪽에 있는 노르만 왕궁은 꼭 찾아봐야 한다. 아랍풍의 천장과 비잔틴식 모자이크가 조화를 이룬 멋진 건물이다. 팔레르모 대성당은 1185년부터 짓기 시작해 약 600년에 걸쳐 건축됐다. 원래는 비잔티움 양식으로 짓기 시작했지만 워낙 오랜 기간에 걸쳐 지어졌기 때문에 여러 세대의 건축 양식을 보여 준다. 여행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거리는 단연 시장이다. 이 중 부치리아시장은 팔레르모에서 가장 유명하고, 시칠리아에서 가장 크다. 갖가지 해산물과 과일, 치즈, 농산물 등 없는 것이 없다. 우리나라의 5일장처럼 떠들썩하다. 팔레르모 사람들은 “만약 부치리아시장 바닥이 마른다면”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이 말은 “절대 그럴 일이 없다”는 뜻이다.●시칠리아의 자부심 카놀리와 파스타 팔레르모의 거리를 걷다 보면 손에 길쭉한 과자를 들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시칠리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인 ‘카놀리’다. 밀가루에 와인을 넣어 반죽해 튜브 모양으로 얇게 돌돌 말아 튀긴 후 안에 부드러운 리코타 치즈를 채워 넣은 것이다. 시칠리아 사람들이 카놀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대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시리즈 3편에서 팔레르모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를 감상하며 독이 든 카놀리를 먹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마피아가 등장한다. 그는 도저히 카놀리의 달콤한 유혹을 참을 수 없다는 듯 카놀리를 만지작거리다 한 입 크게 베어 문다. 그러고는 목을 잡고 의자에서 쓰러진다. 그의 발 밑에는 먹다 남은 카놀리가 부서져 있다. 카놀리 사랑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장면이 있다. 배신자를 처단하러 외출하는 행동대장 클레멘자에게 아내가 카놀리를 사오라고 부탁한다. 적에게는 잔혹한 마피아이지만 가족에게는 누구보다 극진한 마피아답게 클레멘자는 카놀리부터 사놓는다. 마침내 조직의 배신자를 제거한 클레멘자는 부하에게 가장 먼저 이렇게 말한다. “총은 놔두고 카놀리나 챙겨.”(Leave the gun, take the cannoli) 긴박하고 심각한 상황 속에도 냉혹한 마피아가 카놀리만은 잊지 않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아마도 영화의 배경이 시칠리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이왕 음식 이야기가 나왔으니 조금 더 이야기해 보자. 이탈리아 하면 파스타가 떠오르고 파스타 하면 이탈리아에서도 시칠리아다. 시칠리아는 서양에서 최초로 파스타를 전수받은 지역이다. 파스타의 시작은 국수인데, 히말라야산맥 북부 중앙아시아 지역의 유목 민족들이 처음 만들어 먹기 시작한 국수가 중국으로 이동하면서 음식으로 자리잡았고, 이 국수를 13세기 마르코 폴로가 중국을 여행하고 돌아가는 길에 가져가며 이것이 파스타로 ‘변이’를 일으켰다고 한다.물론 이는 가설에 불과하다. 중세사학자 몬타나리가 쓴 ‘유럽의 음식문화’(새물결·2001)를 보면 생 파스타는 고대부터 지중해 연안, 중국 등에 널리 알려졌으나, 마른 파스타는 근대에 사막을 이동하는 이슬람인들이 발명했다고 한다. 사막을 횡단하는 오랜 기간 운반과 저장이 쉬운 음식이 필요했고 그러던 차에 건조 파스타를 개발해 낸 것이다. 밀가루와 물, 소금을 넣고 만든 반죽을 얇게 밀어서 건조시키는 이 방법은 11세기경 이슬람 상인들이 시칠리아로 건너오면서 이탈리아에도 본격적으로 전해졌다. 시칠리아 파스타는 해산물과 채소를 많이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목축이 발달하지 않아 육류와 치즈는 귀하지만 해산물은 풍부한 섬이어서 그렇다. 파스타 중에서도 정어리의 일종인 사르데 파스타가 유명한데, 올리브 오일과 정어리, 소금으로 맛을 낸다. ‘쿠스쿠스’라는 아랍풍의 파스타도 많이 먹는다. 국수류가 아닌, 좁쌀처럼 생긴 것인데 밀가루로 만들기 때문에 파스타로 분류된다. 시칠리아를 여행하고 온 후 파스타에 대한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생크림에 면을 담아 주던 수준이었던 한국형 카르보나라는 이탈리아에 존재하지 않았다. 버터와 계란 노른자, 베이컨 약간, 후추와 소금을 뿌린 ‘뻑뻑한’ 카르보나라의 맛에 길들여지고 말았다.●우연히 닿은 18세기 도시 모디카 시칠리아는 한국인에게 다소 낯선 관광지다. 로마, 베네치아, 밀라노 같은 이탈리아 본토의 주요 도시는 배낭 여행과 패키지 여행의 단골 코스가 됐지만 시칠리아까지 가는 여행객은 드물다. 로마에서 기차를 타면 메시나에 닿는다. 그리고 메시나에서 1시간 정도를 가면 카타니아다. 카타니아는 시칠리아 제2의 도시. 기원전 8세기경 그리스인들이 세운 도시다. 카타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에트나 화산이다. 유럽에서 가장 큰 화산으로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카타니아에 갔다면 꼭 어시장에 들러 보기를 권한다. 이른 아침 찾아야 제대로 볼 수 있지만 오후에 가도 시장의 정취를 즐기기에 모자람이 없다. 참치와 조개, 새우 등 갖가지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시장은 활력으로 넘친다. 생선값을 흥정하는 이탈리아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카타니아에서 며칠 머문 후 모디카로 향했다. 모디카는 시칠리아 남동부에 위치한 자그마한 도시다. 팔레르모와 타오르미나, 시라쿠사 등 시칠리아의 큰 도시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꼭 한번쯤 찾아볼 만한 매력적인 도시다. 이탈리아 여행은 약간의 인내를 필요로 한다. 철도의 잦은 파업, 주먹구구식인 철도와 시외버스 시스템은 끊임없이 여행 계획을 수정하게 만든다. 모디카로 가는 여정 역시 그랬다. 원래 계획은 카타니아의 에트나 화산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탈 예정이었지만, 버스정류장에 붙어 있는 버스 시간표가 엉망이었다. 정류장 앞의 바에 들어가 왜 버스가 오지 않냐고 물어보았지만 주인은 “30분 전에 떠났다”며 어깨만 으쓱할 뿐이었다. 아마 이런 뜻이었겠지. “이탈리아에선 원래 이래.” 어쩔 수 없었다. 커피를 마시며 어떻게 할까 고민해보는 수밖에. 멍하니 앉아 있는 동양의 여행자가 안쓰러웠는지 바 주인이 다가왔다. “모디카라는 곳에 가보는 게 어때?” 고개를 들자 그가 말을 이었다. “음… 모디카는 시칠리아의 숨겨진 명소라고 할까? 관광객으로 붐비는 팔레르모나 타오르미나, 아그리젠토보다는 훨씬 멋진 곳이지. 아마 18세기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야.”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모디카행 버스가 들어왔다. 그는 얼른 타라는 눈짓을 보내왔고,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버스에 올랐다. 때론 일정에도 없던 여정이 여행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법이다. 그리고 2시간 후 바 주인의 말처럼 18세기의 중세도시를 걷고 있었다. 모디카는 BC 400년 무렵 시쿨리족이 건설했다고 한다. 12~17세기에는 매우 부유한 곳이었지만 1613년과 1693년 발생한 지진, 1833년의 홍수로 인해 파괴됐다. 하지만 모디카는 곧 도시를 재건했다. 모디카는 칼타기론, 밀리텔로발디카타니아, 노토, 파라졸로, 라구사, 시클리 등 히블라이아산 기슭에 위치한 이웃 8개 도시들과 함께 ‘발디노토 지역의 바로크 후기 마을’로 불린다. 지진과 홍수로 파괴된 이 도시들은 재건 사업을 하면서 파괴된 도시가 있던 자리나 그 근처에 세워졌는데,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17세기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간 바로크 양식이 절정을 이루었던 당시의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이들 도시의 바로크 후기 모습은 지금까지도 잘 보존돼 2002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모디카의 옛 영화를 가장 잘 보여 주는 건물은 ‘산피에트로성당’과 ‘산조르조성당’이다. 산피에트로성당은 광장 가까이 있는 것으로 아직도 웅장한 18세기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산조르조성당은 모디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하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모디카의 모습이 장관이다. 마치 레고 블록을 정교하게 맞춰놓은 듯한 도시의 모습에 입이 벌어진다. 피렌체, 베네치아, 로마와는 또 다른 이탈리아의 모습이다. 이탈리아에는 예전에 ‘사생활’이라는 말이 없었다고 한다. 지금 이탈리아 사람들이 쓰는 ‘프리바토’(Privato)라는 말은 영어 ‘프라이버시’(Privacy)에서 따온 말이다. 모디카의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을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프라이빗’이 없는 시칠리아 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할 수 있다. 이탈리아 사람들 삶의 특징 중 하나는 동네 사람들이 서로서로를 다 알고 지낸다는 것이다.●이탈리아 최고의 염전도시 트라파니 시칠리아를 여행한다면 시간을 내 트라파니에 가볼 것을 권한다. 섬 서북쪽에 위치한 트라파니는 시칠리아의 여느 도시들과는 사뭇 다른 풍광을 보여 준다. 이 도시들이 바로크풍의 건물들과 그리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유적지로 가득한 반면 트라파니는 이 도시들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로맨틱한 풍경으로 가득하다. 그것은 끝없이 이어지는 광활한 염전과 염전 위에 서 있는 붉은 기와지붕을 얹은 풍차다. 트라파니로 떠나기 전 시칠리아 모디카에서 만난 미슐랭 요리사 주세페는 자신은 요리를 할 때 반드시 트라파니산 천일염을 사용한다고 했다. “소금이 음식 맛의 절반이지. 이탈리아에서 가장 질 좋은 소금은 오직 트라파니에서만 구할 수 있어. 파스타 역시 마찬가지야.” “한 가지 질문이 더 있어요. 맛있는 파스타를 만들려면 뭐가 가장 필요하죠?”라고 묻자 주세페가 말했다. “큰 냄비를 갖추는 것.” 이런, 신선한 재료도 아니고 좋은 밀가루도 아니고 고작 큰 냄비라니. 주세페는 이렇게 답하며 눈을 찡긋했다. “스파게티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국수 중 가장 딱딱해. 이를 제대로 삶기 위해선 기다란 스파게티가 통째로 담기는 냄비가 필요하지.” ■여행수첩 인천에서 로마행 항공은 다양하다. 로마에선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해 팔레르모나 카타니아로 간다. 시칠리아의 주요 도시까지 연결되는 항공편은 국영항공사인 알이탈리아 홈페이지(www.alitalia.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마에서 열차로도 갈 수 있다. 이탈리아 국영철도 홈페이지(www.trenitalia.com)에서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다. 12시간 정도 걸리므로 침대칸을 이용하는 게 좋다. 시칠리아를 여행하는 루트는 크게 두 가지다. 섬 북부 왼쪽의 팔레르모에서 섬 왼쪽으로 돌면서 트라파니와 아그리젠토를 보고 로마나 나폴리로 귀환하는 것이 첫 번째다. 두 번째 방법은 섬 오른쪽으로 돌면서 카타니아, 시라쿠사, 라구사, 타오르미나를 여행하는 것. 되도록이면 한 방향으로 도는 것이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시칠리아는 지중해성 기후다. 겨울에도 낮에는 그다지 춥지 않다. 하지만 밤과 아침에는 기온이 뚝 떨어진다. 심한 일교차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 이란 ‘인스타그램 국제소송’ 서명운동, 美·이란 SNS 전쟁?

    이란 ‘인스타그램 국제소송’ 서명운동, 美·이란 SNS 전쟁?

    이란 문화및이슬람지도부, 인스타그램에 국제소송 준비“솔레이마니 사살에 대한 미국 비판 게시물 삭제” 주장가짜뉴스·명예훼손·협박 등 내용으로 삭제됐을 가능성도사이버전 능력 늘린 이란, 맹주 美와 전면전 전망도 나와이란 문화및이슬람지도부가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사살에 대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일방적으로 삭제됐다며 국제소송을 위한 자국 내 서명운동에 나섰다. 페이스북,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가 대부분 미국 국적이기 때문에 아랍권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9일 이란 현지 테헤란타임스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이 수십개의 이란 계정을 정지시키고, 미국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암살한 것을 비난하는 수많은 게시물을 삭제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정부 차원의 캠페인이 시작됐다. 이란 문화및이슬람지도부 산하 디지털미디어기구는 “인스타그램의 삭제 행위는 (미국에게 유리한) 일방적인 정보 확산 흐름과 함께 미국이 SNS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미국이 정보의 자유를 지지하는 척만 할 뿐 실제로는 가치를 두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디지털미디어기구는 국제법원에 소송을 내기 위해 자국의 인스타그램 사용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서명운동에 나섰다. 반면, 인스타그램이 이란 측 게시물을 삭제하고 나선 것은 가짜뉴스의 유포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당 게시물들이 명예훼손이나 모욕 등을 포함하고 있어 삭제됐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유튜브 등은 ‘은연중이고 암시적인 위협’도 삭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실제 SNS 상의 미확인 사실들이 이용자들의 공포심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 당시에는 미군 수십명이 사망했다는 허위 게시물이 트위터 등에 게재됐다. 구글 이미지에 검색되는 사진 중에는 우크라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찍힌 과거 화면들도 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허위 징집을 알리는 휴대전화 문자가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는 “허위 문자이며 공식 통보가 아니다”라며 가짜임을 확인했다. 당분간 사이버 세계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미국과 고도의 사이버전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이란이 치열하게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2010년 핵 시설에 사이버 공격을 받은 뒤 사이버전 능력을 강화해왔다. 이란군의 핵심인 혁명수비대에 별도의 사이버 부대를 운영 중이며, 전 세계 항공 우주 기업, 통신사, 에너지 기업 등에 침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수염, 한국 정치서 단식, 고행 상징... 해외에선?

    수염, 한국 정치서 단식, 고행 상징... 해외에선?

    트뤼도, 휴가 복귀하며 수염젊은 인상 덜고 원숙함 강조폴 라이언도 의장 시절 수염앨 고어는 정계 은퇴 신호로이집트선 강경 무슬림 표시 겨울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얼굴에 수염을 기른 채 나타났다. 한국에선 호불호를 떠나 김영삼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이 단식을 하며 깎지 않은 수염을 드러내 주목받았다. 해외에선 수염이 꼭 고행이나 투쟁을 상징하진 않는다. 8일(현지시간) BBC는 “수염은 정치 지도자가 기르고 나타났을 때 모두가 주목할 만큼 충분히 특이한 것”이라면서 “세계 어떤 지역에선 수염이 개인 취향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오랜 시간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가 충돌해 온 이집트에서 정치인의 수염은 강경 이슬람주의를 나타낸다. 무슬림형제단 소속으로 ‘아랍의 봄’ 시기에 첫 민선 대통령으로 선출됐다가 군부 손에 끌려내려와 결국 재판 중 사망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도 항상 코와 턱에 수염이 가득했다. 미국에서 수염은 수십년 간 정치적 갈림길이나 패배에 직면했다는 신호로 인식됐다. 2000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에게 패배한 앨 고어 부통령은 6개월 뒤 수염을 잔뜩 기르고 나타났다. 당시 그의 수염은 ‘망명자의 수염’이라며 정치권 분석 대상이 됐다. 당시 가디언은 “분명한 건 미국이 뽑은 마지막 수염 기른 대통령은 1세기 전 벤저민 해리슨이었다”면서 “(고어가) 전 부통령보다는 가끔 강의를 하는 현 직업에 걸맞은 학구적 분위기”라고 말했다. 당시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2004년 총선 출마를 요청받던 고어가 수염을 통해 정계와 거리를 두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얘기다.영국 정치에서 수염은 군 출신 인사들 덕분에 용인돼 왔지만 마거릿 대처는 총리 시절 “내 장관 중 수염 기른 자는 누구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처의 수염 혐오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가 수염을 반란이나 좌파와 연관지었을 거라고 여겨진다. 실제 노동당 중진 의원 스티븐 바이어스, 알라스테어 달링, 피터 맨델슨, 제프 훈 등은 수염을 길렀지만 노동당 정권이 들어섰을 때 모두 얼굴 털을 깎았다. 최근 총선에서 노동당 대표로서 최악의 패배를 맛본 노동당 제러미 코빈은 1908년 이후 영국 정당 대표로선 처음으로 수염을 기른 경우였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독특한 흰 수염으로 유명하다. 지난 여름 모디의 새 내각에 취임한 장관 58명 중 18명이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다시 캐나다로 돌아오면 최근 좌파 성향 신민주당 지도자 자그미트 싱은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시크교도다. 그는 종교적 신념으로 터번을 쓰고 얼굴 가득 수염을 기르고 있지만 그의 전임자 토머스 멀케어는 당대표직을 맡으며 수염을 깎으라는 요구에 시달려야 했다. 캐나다에선 수염을 길렀던 마지막 총리가 20세기 초 로버트 보든 경이었을 정도로 정계에서 수염은 이례적이다.그런 캐나다에서 48세의 총리 트뤼도는 수염을 기르고 나와 그동안 내세웠던 ‘젊은 정치’ 인상과 대조적 모습을 보여줬다. 그가 수염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확실한 건 검은 수염과 흰 수염이 뒤섞여 상당히 성숙해 보인다는 것. 정치 자문회사인 맥케이 번 그룹의 린 맥케이는 “그는 확신을 가지고 수염을 연출한 것 같다”면서 “수염을 통해 일정 부분 원숙함을 드러내고 싶었던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BBC는 (그의 수염이) 최근 트뤼도가 겪은 정치적 위기, 하원 과반 확보에 실패한 힘든 재선 투쟁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트뤼도보다 한 살 많은 폴 라이언 전 미 하원의장은 2015년 44세 나이로 의장이 됐을 때 인스타그램에 수염을 기른 사진을 올리며 “거의 100년 만의 수염 기른 의장”이라고 썼다. 당시 그의 상징이었던 깨끗한 인상을 포기한 결정에 비판이 많았지만, 라이언 역시 트뤼도처럼 수염을 통해 좀 더 나이 들어 보이길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태양·지구·화성이 ‘일직선’…올여름, 우주가 손 내민다

    태양·지구·화성이 ‘일직선’…올여름, 우주가 손 내민다

    화성까지 비행거리 짧아져 연료 절약 中 ‘창정 5호’로 화성 이어 달 탐사 가속 美, 오리온 유인우주선 캡슐 시험발사 인도·유럽·UAE까지 탐사 경쟁 가세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부터 미국과 소련이라는 동서 강대국은 체제선전과 군사적 목적에서 우주 개발 경쟁을 벌였다. 인류 최초의 유인 우주비행이라는 타이틀은 1961년 소련이, 최초의 달착륙은 1969년 미국이 가져갔다. 미국의 달 착륙 이후 우주 탐사에 대한 관심은 완전히 식어 버렸다. 그러다가 지난해 미국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50주년을 전후해 다시 우주탐사 경쟁에 불이 붙기 시작해 2020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되는 분위기다.50~60년 전과 다른 점은 미국과 러시아의 양국 경쟁이 아닌 여러 국가와 민간기업들까지 우주개발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달 탐사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중국과 미국이다. 중국은 올해 말 하이난성 원창우주발사센터에서 ‘창어 5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창어 5호는 2㎏가량의 월석(月石)을 수집해 지구로 돌아오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창어 5호에 실린 로버가 월석을 채취한 다음 착륙선에 실려 이륙한 뒤 달 주위를 도는 탐사선과 도킹해 지구로 귀환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말 창어 5호와 무인화성탐사선 발사 등 우주개발에 핵심 역할을 할 우주발사체(로켓) ‘창정 5호’ 발사에 성공했다.인류 최초로 달에 사람을 보냈다는 자부심을 가진 미국은 중국 달 탐사 프로그램보다 규모가 더 크다. 2024년까지 달에 ‘첫 번째 여자와 남자’를 보내고 궁극적으로 인류를 달에 거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이 올해 본격화된다. 이를 위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오리온 유인우주선 캡슐을 시험발사할 예정이다. 오리온 캡슐은 우주인을 태워 3주 동안 우주에서 머물면서 달 궤도를 6일간 돌게 되는데 올해 시험발사에서는 사람을 태우지 않는다. 지난해 9월 달 착륙선 ‘찬드라얀 2호’를 발사했다가 임무 수행에 실패한 인도도 오는 11월 ‘찬드라얀 3호’를 발사해 달 착륙에 재도전한다. 달보다 멀지만 인류의 첫 번째 지구 밖 식민행성으로 주목받는 화성도 올해 우주공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대상이다. 특히 올해 7~8월은 태양, 지구, 화성이 일직선상에 놓이는 때이기 때문에 이때 화성 탐사를 하면 비행거리가 짧아져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NASA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마스 2020’ 탐사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마스 2020 탐사선은 내년에 화성에 착륙해 토양과 암석 시료를 채취한 다음 금속 통에 밀봉해 보관했다가 회수선이 오면 지구로 보내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약 500g의 시료가 지구에 도착하면 세계 각국의 연구소로 나누어 보낸 뒤 화성의 환경과 생명체 존재 여부에 대해 정밀분석을 하게 된다. 유럽우주국(ESA)도 7월 말~8월 초 ‘엑소마스 2020’ 탐사선을 러시아에서 개발된 ‘프로톤’ 로켓에 실어 화성으로 보낸다. 중국 역시 7~8월 중에 착륙선과 로버, 궤도선으로 구성된 화성탐사선 ‘훠싱 1호’를 발사할 계획이며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는 미국 콜로라도대, 애리조나주립대 연구팀과 협력해 올해 ‘호프 마스’ 탐사선을 발사해 화성의 기후를 연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나사가 발사한 소행성 탐사선 ‘오리시스-렉스’는 이르면 오는 3~4월 중 직경 520m의 소행성 ‘베누’에 내려앉아 소행성 표면 물질들을 채취해 지구로 보낼 계획으로 알려졌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베, 중동 순방 취소…푸틴, 전격 시리아行

    이란의 보복공격 감행에 따른 전면전 위기 속에 관련국들의 움직임도 바빴다. 미국 동맹들은 이라크에 주둔시켰던 병력을 좀더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등 자국민 보호를 위한 조치를 서둘렀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중동 순방을 취소했다. 아사히신문은 8일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오는 11~15일로 예정됐던 아베 총리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등 중동 국가 순방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란 미사일이 떨어지기 전날인 7일(현지시간) 밤부터 이라크 바그다드 상공이 안전 외교 구역인 ‘그린존’에서 주요 인사나 병력을 철수시키려는 헬리콥터로 붐볐다고 보도했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7년 이후 약 3년 만에 시리아를 전격 방문,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 만났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서울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이란 직수입 석유 없어… 호르무즈 봉쇄 땐 직격탄

    이란 직수입 석유 없어… 호르무즈 봉쇄 땐 직격탄

    8일 이란의 보복 공격과 확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국제유가는 급등했고, 주요국 증시는 급락했다. 반면 대표 안전자산인 금값은 오르고 금 거래량은 급증했다. 이날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금 가격은 1g당 6만 10원으로 전날보다 2.14% 올랐다. 거래량은 272.6㎏(거래대금 164억원)으로 2014년 3월 시장 개설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분간 미·이란 갈등이 수면 위로 오를 때마다 국내외 금융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부와 중동에 진출한 기업들은 이날 긴급 대책 회의를 갖고 비상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면 원유 수급 불안은 물론 수출과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영국 경제연구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미·이란 전면전이 현실화되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0.3~0.4%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중동지역 불안에 따른 대내외 상황 점검 및 파급 영향 대응’을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견고한 대외건전성에 비춰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면서도 “사안이 금융시장뿐 아니라 유가·수출 등 실물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과 관련해 경계심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기름값 급등 우려도 적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정유업계와 ‘석유·가스 긴급 상황점검 회의’를 열었다. 석유공사는 비축유와 전국 9개 비축기지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수급 상황이 악화되면 비축유를 즉시 방출하기로 했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불안 심리에 따른 국내 석유제품 가격 부당 인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긴급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추가적인 주가 급락과 원달러 환율 급등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비상계획에 따라 시장안정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기업들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70%에 달해 정유업계로서는 대형 악재다. 당장 이란에서 들여오는 석유가 없어 직접적인 타격은 없지만 이란이 중동 내 미국 우방국을 공격하거나 세계 원유 수송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어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며 “사태가 장기화되면 올해는 실적이 반등될 거란 업계의 부푼 꿈이 짓밟힐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이란에 1명, 이라크에 1381명(건설사 14곳·건설현장 35곳)의 우리 근로자들이 상주하고 있다. 대부분의 중동 건설현장이 공습 지점과 떨어져 있어 현장 피해는 없지만 단기적으로 공사 지연과 자재 공급 운송 지장이 우려된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에서 건설 수주가 위축될 수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라크의 정세가 안정되고 재정이 늘어 국가 재건을 위한 공사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번 공습으로 이라크 사업까지 어렵게 될까 봐 걱정”이라며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추가 수주가 예상되는 다른 나라의 발주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이라크, 미국에 ‘기지 공격’ 사전경고 전달”

    “이라크, 미국에 ‘기지 공격’ 사전경고 전달”

    이라크 총리실 “이란, 공격 직전 통보” 이란의 이라크내 미군기지 공격과 관련해 이라크가 이란 관리들로부터 정보를 넘겨받은 뒤 미국에 어느 기지가 공격당할지에 대해 사전경고를 줬다고 CNN 방송이 아랍권의 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방부의 한 관리도 이라크 측이 이란으로부터 ‘특정 기지들에서 떨어져 있으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라크 총리실은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하기 직전 아델 압둘-마흐디 총리에게 관련 계획을 간략하게 구두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CNN 보도처럼 이라크 측이 이란으로부터 통보받은 내용을 실제 미국에 전달했는지 주목된다. 총리실은 “이란이 압둘-마흐디 총리에게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피살을 보복하는 작전이 개시됐다. 표적은 미군이 주둔하는 곳에 한정했다’라고 전달하면서도 정확한 위치는 특정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라크가 이란 측에서 공격 계획을 통보받은 것은 이날 0시를 조금 넘은 시각이라고 총리실은 설명했다. 미사일이 발사된 시각과 1시간 안팎으로 차이가 난다. 총리실은 그러나 압둘-마흐디 총리가 이 공격에 어떤 입장을 전달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어 “압둘-마흐디 총리는 동시에 (이란의) 미사일이 아인 알사드 공군기지와 에르빌의 하리르 공군기지에 떨어졌다고 미국 측에서도 전화를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이란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 176명 전원 사망…“테러 가능성 낮아”

    이란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 176명 전원 사망…“테러 가능성 낮아”

    러 통신 “승객 대부분 이란 국적” 보도기체 결함 가능성…이란 당국 조사팀 급파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출발한 우크라이나의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이 전원 사망했다. 이란 언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쯤 우크라이나 국제항공(UIA) 소속의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이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을 떠난 직후 추락, 화염에 휩싸였다. 이란 도로교통부 대변인은 “이맘호메이니 공항 이륙 직후 사고 여객기의 엔진 1개에 불이 났으며 이후 기장이 기체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해 여객기가 지상으로 추락했다”며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키예프 보리스필 국제공항으로 향하고 있던 이 여객기에는 다양한 국적의 승객 167명과 승무원 9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 중 승무원을 포함해 11명이 우크라이나 국적이라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승객들 대다수가 이란인이었다고 소개했다. 키예프 보리스필 공항 관계자는 AP에 “이 비행편은 주로 겨울방학이 끝난 뒤 우크라이나로 돌아오는 이란 학생들이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잠정 조사 결과 모든 승객과 승무원들이 사망했다”고 밝히고,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했다. 오만을 방문 중이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사고 소식을 접하고 나서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정확한 여객기 추락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란 파르스통신은 기체 결함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사고는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들을 겨냥해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한 지 몇 시간 뒤에 발생해 격추나 테러 가능성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졌다.이란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도 페이스북에 “예비 조사 결과 비행기는 기술적 이유에 따른 엔진 고장으로 추락했다”며 현재로서 미사일 공격이나 테러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사고 현장에 조사팀을 급파해 사고 원인과 피해 현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란 항공청 레자 자파르자데 대변인은 “여객기가 이륙한 직후 파란드와 샤리아 사이에서 떨어졌다”며 “뉴스가 나온 직후 현장에 조사팀을 보냈다”고 말했다. 현지 구조당국은 테헤란 외곽 사고 현장에서 사고기의 블랙박스를 발견해 사법 당국에 넘겼다. 이번에 추락한 사고 여객기의 기종은 최근 몇 년간 잇따라 참사를 빚은 보잉 ‘737 맥스’가 아닌, ‘737-800’ 기종인 것으로 확인됐다.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제조한 ‘737 맥스’는 앞서 2018년 10월과 2019년 3월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잇따라 추락, 승객과 승무원 346명이 숨지는 참사를 초래했다. ‘737-800’ 기종도 사고가 없지는 않았다. 2016년 3월 추락해 62명이 숨진 아랍에미리트(UAE) 저가 항공사 플라이두바이 여객기, 2010년 5월 156명이 사망한 인도 저가항공사 에어인디아익스프레스의 여객기 기종이 ‘737-800’ 이었다. 마이클 프리드먼 보잉 대변인은 AP에 “이란에서 나온 언론 보도를 인지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정보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란 미국 공격’에 국방부 “예의주시”…외교부 “철수 단계 아니다”

    ‘이란 미국 공격’에 국방부 “예의주시”…외교부 “철수 단계 아니다”

    “주한미군 차출 가능성은 낮아”이란 혁명수비대가 8일(현지시간) 새벽 미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등에 수십 발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것과 관련해 우리 국방부가 미국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이란이 미군기지를 공격한 상황 등에 관한 정보를 미국 국방부와 긴밀히 공유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전개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아랍에미리트의 아크 부대와 레바논 동명부대 등 중동지역 파병부대에 부대원들의 안전 조치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는 유사시 현지 교민을 보호하고 수송하기 위한 군 장비 지원 소요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소식통은 “정부의 결정이 내려지면 군은 즉각 임무를 수행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역시 중동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현지 교민이나 체류 중인 한국 국민들을 철수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공격 지역과) 한국 기업이 있는 곳과는 150km 이상 떨어져 있어서 당장은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며 단계별 대응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아직 철수를 고려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1월 현재 이라크에 체류 중인 한국인 1570여명 중 다수는 카르발라 정유공장, 비스마야 신도시 등 각종 프로젝트를 수주한 대형 건설사 직원이다. 카르발라와 비스마야 모두 중부에 있으며, 이란 미사일 공격을 받은 북부 에르빌이나 서부 알 아사드와는 멀리 떨어져 있다. 외교부는 지난 5일 조세영 1차관이 주관하는 부내 대책반을 설치, 본부와 공관 간 24시간 긴급 상황 대응 체제를 나흘째 가동 중이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병력이나 장비가 차출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이에 주한미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주한미군에 특별한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주한미군 차출 가능성은 낮게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낸 성명을 통해 “미국의 우방이 우리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미국의 반격에 가담하면 그들의 영토가 우리의 공격 목표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아랍에미리트(UAE)에 주둔하는 미군이 이란 영토를 공격하는 데 가담하면 UAE는 경제와 관광 산업에 작별을 고해야 할 것”이라면서 “두바이가 우리의 표적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란 “미국 우방들, 美 반격 가담하면 우리 공격 목표될 것”

    이란 “미국 우방들, 美 반격 가담하면 우리 공격 목표될 것”

    “UAE 주둔 미군 공격 가담시 두바이 표적 될 것”‘해상자위대 중동 파견’ 일본, 파병부대 훈련 중해리스 주한美대사 “한국 호르무즈 파병 희망”이란 혁명수비대가 8일(현지시간) 새벽 미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 공군기자에 탄도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한 가운데 미국의 우방들에게도 강력한 경고를 날렸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낸 성명을 통해 “미국의 우방이 우리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미국의 반격에 가담하면 그들의 영토가 우리의 공격 목표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아랍에미리트(UAE)에 주둔하는 미군이 이란 영토를 공격하는 데 가담하면 UAE는 경제와 관광 산업에 작별을 고해야 할 것”이라면서 “두바이가 우리의 표적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하이파를 미사일로 공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원하는 무장 정파다.혁명수비대는 “미국이 이번 우리의 미사일 공격에 반격하면 미군기지가 있는 제3국도 우리 미사일의 표적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일본은 해상자위대를 조만간 중동 해역에 파견할 예정이다. 파견이 결정된 헬기 탑재형 호위함인 다카나미호는 준비 및 훈련 기간을 거쳐 내달 초 출항할 예정이다. 중동 해역에 파견되는 해상자위대는 호위함 1척과 P3C 초계기 2대를 운용하는 총 260명 규모다.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도 전날 한국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희망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밤 방송된 KBS 인터뷰에서 “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면서 “한국이 그곳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우리 국방부 관계자는 “이란이 미군기지를 공격한 상황 등에 관한 정보를 미국 국방부와 긴밀히 공유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전개될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솔레이마니 폭사 시간 맞춰 “이란軍, 이라크 미군 공군기지에 로켓 공격”

    솔레이마니 폭사 시간 맞춰 “이란軍, 이라크 미군 공군기지에 로켓 공격”

    이라크 내 미국과 동맹군들이 사용하는 공군기지에 8일(이하 현지시간) 이른 시간 로켓 포탄이 떨어졌다고 미국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 BBC가 보도했다. 알아사드 기지에 다수의 로켓 포탄이 떨어진 것으로 보도됐으며 사상자가 있는지 여부는 아직 분명하게 알려지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란 국영TV도 이란군이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아인 아사드 공군기지에 지대지 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명령으로 이라크 바그다드에 미군이 드론 공격을 감행,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폭사한 시간에 정확히 맞춰 로켓포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또 솔레이마니 살해 공범으로 이스라엘을 지목해 다음 타깃이 되지 않을까 우려를 키웠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실생되면 중동의 긴장은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불거진다. 실제로 혁명수비대는 알아사드 공군기지 외에 이라크 아르빌에 있는 미군 기지도 타격했으며 성명을 발표해 “미국이 보복하면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이스라엘의) 하이파가 공격당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전날 압사 참사 때문에 중단됐던 고향 케르만에서의 솔레이마니 안장식은 이날 이른 아침 재개돼 별다른 사고 없이 그의 관은 하관됐다. 솔레이마니가 살해되자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 등은 “심대한 보복”을 다짐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란이 보복하면 문화 유적까지 포함해 52곳의 재보복 타격 지점을 골라뒀다고 공언해 두 나라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돼 있는 상태다. 이날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도 솔레이마니 사령관과 함께 숨진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카타이브 헤즈볼라 사령관의 장례식에 수천명이 운집했다. 알무한디스는 이라크의 시아파 친이란 무장집단을 이끌며 솔레이마니 사령관, 이란 혁명수비대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미국 정부의 한 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백악관도 로켓 공격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도 받았고, 안보 분야 참모들과 상황 대처를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국방부는 공격 주체로 이란을 지목하고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조너선 호프먼 국방부 대변인은 미사일이 이란 영토에서 발사된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국방부는 이란이 1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미군과 연합군을 타격하기 위해 발사했다고 전했다. 또 미군 주도 연합군이 주둔한 이라크 내 미군 기지 중 최소한 두 곳 이상이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현재 초기 피해 상황을 평가하는 중이며, 해당 지역의 미국 요원과 파트너, 동맹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9회 연속 올림픽 향해… 닻 올린 김학범호

    9일 中과 첫 경기… 승점 챙겨야 8강 이후 박항서 감독과 붙을 수도 9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나서기 위한 U23(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도전이 마침내 시작된다. 무대는 8~23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이다.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최종예선을 겸하는 이 대회는 16개 팀이 4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 팀이 8강전부터 녹아웃 스테이지로 우승팀을 결정한다. 도쿄올림픽에 걸린 아시아 티켓은 4장. 이미 일본이 개최국 몫인 한 장을 챙겼다. 그러나 일본이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4위팀까지도 도쿄행 티켓을 품을 수 있다 2014년 처음 시작된 이 대회는 2016년 대회부터 올림픽 예선을 겸하고 있다. 첫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한국은 2016년 대회 때는 준우승으로 그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해 세계 처음으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C조에서 중국(이하 한국시간 9일 오후 10시 15분), 이란(12일 오후 7시 15분), 우즈베키스탄(15일 오후 7시 15분)과 잇달아 맞붙는다. 역대전적에서는 한국이 가장 우세하다. 중국을 상대로는 10승3무1패, 이란과는 5승1무2패다. 또 우즈베키스탄과는 9승1무2패다. 그러나 A대표팀과 달리 U23 대표팀의 실력은 가늠하기 쉽지 않다. 한국은 2018년 대회 4강에서 우즈베키스탄을 만나 연장 끝에 1-4로 대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은 직전 대회 결승에서 베트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터라 C조에서 김학범호가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하면 D조(베트남·북한·요르단·아랍에미리트) 2위와 8강전에서 만난다. 상황에 따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한국인 사령탑 맞대결’이 펼쳐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펼쳐진 ‘김학범·박항서 대결’의 ‘시즌2’가 성사된다. 김학범 감독은 지난해 11월 두바이컵을 통해 다양한 ‘옥석 가리기’를 해 왔다. 좌우날개 김진야(서울)·이유현(전남), 중앙수비 김재우(부천)·이상민(울산) 조합의 포백라인은 사실상 완성됐다. 골키퍼에는 전북 현대의 골문을 지킨 송범근이 유력하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맹성웅(안양)과 원두재(후쿠오카 아비스타)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는 대구FC의 ‘꽃미남’ 정승원이 유력하다. 다만 측면 공격수에는 K리그2 MVP 이동준(부산)을 비롯해 엄원상(광주), 김대원(대구), 이동경(울산),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오세훈(상주)과 조규성(안양)의 ‘2파전’ 양상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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