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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는 일생 처음이야” 91살에 학교 들어간 엘살바도르 할머니 [여기는 남미]

    “학교는 일생 처음이야” 91살에 학교 들어간 엘살바도르 할머니 [여기는 남미]

    평생 학교에 가본 적이 없는 90대 엘살바도르 할머니가 생애 처음으로 초등과정 학교에 입학해 화제다. 23일(현지시간)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엘살바도르 산타아나주 산타아나에스테에 살고 있는 카탈리나 멘도사 할머니. 1935년 출생한 멘도사는 2026년 2월 현재 만 91세다. 증손의 재롱을 보면서 안락한 삶을 보내는 게 어울릴 법한 나이지만 멘도사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엘콩고 중앙 교육센터의 성인학교 초등과정 1학년으로 입학한 것. 멘도사가 학교에 들어간 건 90평생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삶이 고달프다 보니 입학은커녕 학교 건물에 들어가 본 적도 없다”면서 “입학한 것도, 학교에 들어가 본 것도, 교실에 앉아본 것도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멘도사 할머니는 늦은 나이지만 배움의 용기를 낸 자녀들을 보면서 도전을 결심했다고 한다. 집안사정이 어려워 학교에 보내지 못한 딸 테레사 토바르(71)와 손자가 성인학교에 다니는 걸 보고 배워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멘도사 할머니의 딸 토바르는 8년 전 엘콩고 중앙 교육센터의 성인학교 초등과정에 입학해 지금 8학년이다. 딸이 엄마의 선배인 셈이다. 토바르가 학교에 입학한 건 아들(멘도사 할머니의 손자)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어릴 때 배우지 못한 아들이 늦은 나이지만 배워야겠다면서 가족 중 처음으로 성인학교에 입학했고 엄마 토바르는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 학교에 들어갔다고 한다. 모자가 다니는 학교에 멘도사 할머니까지 입학하면서 이 학교는 3대가 함께 재학하는 진기록을 갖게 됐다. 엘콩고 중앙 교육센터는 성인학교 입학생들의 여건을 고려해 주말에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시간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지만 태블릿 PC를 이용한 컴퓨터 학습 과목이 있는 등 교육과정은 일반 초등학교에 뒤지지 않는다. 엘살바도르 교육부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이 없도록 올해부터 성인학교 입학생에게 태블릿PC와 공책 등 학용품을 지원한다. 멘도사 할머니도 자녀들과 함께 교육부가 지원한 태블릿PC와 학용품을 받았다. 멘도사 할머니는 “학교에 들어오니 학용품도 받고 좋은 일이 생긴다”면서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 반드시 졸업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딸 토바르는 “엄마가 입학해 같은 학교에서 공부를 하게 되니 신선한 자극이 된다”면서 “등교하는 엄마를 보면 더욱 열심히 공부하라고 응원하시는 것 같아 더욱 열심을 내게 된다”고 했다.
  • 론스타 이어 엘리엇에도 완승… 한국, 1600억원 안줘도 된다

    론스타 이어 엘리엇에도 완승… 한국, 1600억원 안줘도 된다

    PCA, 2023년 1억 782만弗 지급 판정정부, ‘중재지’ 英법원에 취소 소송 정성호 “인용률 3% 바늘구멍 뚫어” 한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에게 1600억원을 지급하라는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번 판결로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기존 판정이 취소되면서 사건은 중재 절차로 환송됐고, 국고 유출도 막게 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원 판정에서 인정된 정부의 배상 원금 및 이자 등 합계 약 1600억원의 배상 의무는 잠정적으로 소멸되어 다시 판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국민연금을 동원해 부당하게 개입해 7억 7000만 달러(약 1조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2018년 7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ISDS를 제기했다. 한국 정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승계 작업을 위해 국민연금공단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었다. 국정농단 특검에서 수사한 내용이기도 하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2023년 6월 엘리엇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한국 정부가 엘리엇 청구 금액 중 약 7%인 690억원과 지연이자 등 합계 약 1556억원(약 1억 782만 달러)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정부는 PCA가 관할권이 없는 사건을 판정했다며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취소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소송을 각하했지만 항소법원은 지난해 7월 한국 정부의 항소를 받아들여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법원은 국민연금공단에 대해 ▲정부와 별개의 법인격을 보유한 점 ▲공적연금기금의 운용이 치안·국방 등 국가의 핵심 기능에 해당하지 않는 점 ▲국민연금의 일상적 의사결정이 정부에 완전히 종속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국민연금이 국가기관임을 전제로 한 판단 부분을 취소했다. 이번 승소 판결로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기존 원 중재 판정은 더는 유지될 수 없게 됐고, 사건은 중재 절차로 다시 환송됐다. 정 장관은 “이번 승소는 한 번에 얻은 결과가 아니다. 정부는 처음에 취소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받았으나 지난해 7월 항소심에서 이 각하 판결을 뒤집고, 12월 파기환송심까지 철저한 준비 끝에 오늘의 승소 판결을 거뒀다”며 “국민연금을 지켜낸 소중한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인정받기 위해 원 중재 절차의 서면·구술 공방 때부터 국민연금공단이 국제법상 국가기관이 아니라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개진했고 받아들여졌다”며 “정부는 엘리엇의 6분의 1에 불과한 소송비용을 쓰고도 취소 소송 인용률 3%의 바늘구멍을 뚫어냈다”고 밝혔다. 영국 법원의 중재 판정 취소 인용률은 3%에 불과한데, 정정 신청·취소 소송·항소 등을 이어가며 일관된 법리를 주장한 결과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론스타와 ISDS에서 승소한 데 이어 엘리엇과 분쟁에서도 승소하며 총 5600억원 규모의 국고 유출을 막는 성과를 냈다. 당시 승소로 정부가 지급하지 않은 배상 원금 및 이자는 4000억원에 이른다. 론스타는 2012년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며 ISDS를 제기했다. 법무부는 “론스타 ISDS 취소 절차 정부 완승이라는 성과를 거둔 법무부 ISDS 대응팀을 중심으로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 국제투자분쟁대응단과 국내외 정부 대리인단이 헌신하여 이룬 또 다른 성과”라고 밝혔다. 향후 정부는 구체적 취소 범위와 소송비용 분담 등 쟁점에 대한 대응에도 만전을 기하고, 엘리엇 측 항소 제기에도 대비하는 등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여 대응할 계획이다. 또 관련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서 관련 정보를 최대한 공개하는 한편 남은 절차에서도 전문성을 활용해 관계 부처·외부 전문가 및 국내외 정부 대리인단과 긴밀히 협력해 대처할 예정이다.
  • [씨줄날줄] ‘소년공 동지’

    [씨줄날줄] ‘소년공 동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10대 시절 소년공 생활을 했다. 19세 때 금속 공장에서 일하다 왼손 새끼손가락을 잃었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2003~2010년 집권한 룰라 대통령은 빈곤층 복지 확대와 경제 활성화 등의 업적을 쌓으면서 퇴임 때 지지율이 87%였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퇴임 후 검찰이 주도하는 권력 부패 사건에 휘말려 6건의 기소를 당했고 구속 수감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뒤 브라질 최초의 3선 대통령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룰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소년공 시절 팔을 다친 경험을 꺼냈다. 룰라 대통령이 깊이 공감하면서 두 사람은 함께 눈물을 글썽였다고 한다. 이 대통령과 방한 중인 룰라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를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된 핵심광물 협력도 이번에 체결된 통상·생산 통합 협약을 계기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브라질은 인구 2억 1000만명이 넘는 최대 내수시장을 가진 중남미 국가다. 나이오븀 매장량 세계 1위, 희토류·니켈·흑연 세계 2위, 망간·보크사이트는 세계 3위다. 한국으로서는 신시장 개척과 공급망 협력을 동시에 모색할 수 있는 중요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브라질은 단순히 한국의 핵심광물 공급국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청정에너지와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에 정제·가공·부품 제조까지 포함된 형태로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기술 리더십은 브라질 경제의 성장에도 소중한 파트너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양국 정상의 ‘소년공 출신’ 동지 의식에 바탕한 협력 관계가 글로벌 무대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소중히 지켜 나가는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
  • 생리대도 없다는데…북한군 ‘성상납·강제노동’ 실태에 日 댓글 들끓었다 [핫이슈]

    생리대도 없다는데…북한군 ‘성상납·강제노동’ 실태에 日 댓글 들끓었다 [핫이슈]

    북한군 내부에서 여성 병사를 상대로 한 성폭력·성 상납, 만성적인 식량·물자 부족, 강제노동이 일상처럼 벌어진다는 주장이 일본 매체를 통해 잇따라 소개되며 온라인에서 논쟁이 커지고 있다. 일본 문예춘추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매체 분슌온라인에 실린 연재 4편이 야후재팬에 노출되자 댓글이 빠르게 붙었고, “핵·군사 우선이 주민과 병사를 희생시킨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번 내용은 아사히신문 외교 전문기자 출신인 마키노 요시히로가 쓴 ‘김정은 벼랑 끝의 독재(문춘신서)’ 일부를 발췌한 연재로, 북한 체제의 ‘화려한 겉모습’과 ‘가려진 내부’를 대비시키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4편은 특히 “총병력 128만명”을 내세운 북한군의 실상을 다루며 주목받았다. ◆ “입당·배치 미끼로 뇌물…여군에 ‘성상납’까지” 주장 연재 4편은 북한군이 ‘국가의 자랑’으로 선전되는 것과 달리 내부에선 굶주림과 물자 부족, 군기 문란, 인권침해가 겹겹이 쌓였다는 취지로 서술한다. 글은 북한 인권 문제에 관여해 온 한국 연구자의 증언을 근거로 군 복무 중 강제노동이 일상화돼 있고 농번기에는 농촌 지원·수확 작업, 비 농번기에는 군사훈련을 반복하는 구조가 굳어졌다고 전한다. 특히 병사 월급이 사실상 무의미한 수준이고 부식은 “대부분 소금에 절인 무”에 의존한다는 대목이 강하게 주목받는다. 연재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더 나은 배치를 받기 위한 ‘뇌물·인맥’이 판친다”는 주장과 함께, 여성 병사에 대한 성폭력, 임신·낙태로 뒤늦게 문제가 드러나는 사례, 입당을 위해 뇌물이나 성 상납이 오간다는 취지의 증언도 소개했다. ◆ “복통엔 아편, 감기엔 각성제”…‘마약이 상비약’ 된 배경 연재 3편은 북한 내부에서 아편·각성제가 ‘상비약’처럼 쓰인다는 탈북민 증언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글은 “주민 70~80%가 사용 경험이 있다”는 주장까지 인용하며 그 배경으로 붕괴 수준의 의료 환경을 든다. 진료소가 약품·장비 부족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그나마 치료받아도 검사·약값이 개인 부담이라는 전언이 이어진다. 동시에 국영 약국 외 판매가 제한돼 일반 주민이 합법 약품에 접근하기 어렵고 감염병 유행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다고도 했다. 결국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운 아편·각성제가 통증 완화나 항생제 대체처럼 사용되면서 약물 의존이 번지는 악순환이 형성됐다는 서술이다. ◆ 호화 별장의 이면…“친족이 보내져 ‘사회에서 지워졌다’” 주장 연재 1편은 김정은 일가의 생활을 엿볼 단서로 외국 인사 접대 시설인 초대소와 최고지도자 전용 별장을 소개한다. 글은 김정일 시절을 기준으로 전용 시설이 다수 존재했다는 공개 자료를 인용하며 원산의 전용 별장과 평양 용성 관저 등 규모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핵심은 ‘호화 별장’ 자체보다 그 이면에 자리한 권력 투쟁 장치라는 주장이다. 연재는 과거 권력 핵심에 있던 친족들이 정치적으로 밀려난 뒤 외딴 전용 별장으로 사실상 격리돼 “사회에서 존재가 지워졌다”는 취지로 서술한다. 김일성의 친동생 김영주의 오랜 은둔 의혹과 김정일의 계모로 알려진 김성애, 김정일 여동생 김경희의 잠적설 등이 함께 등장한다. ◆ “유명인을 활용한 ‘여론전’”…안토니오 이노키 방북 서사 등장한 이유 연재 2편은 일본 프로레슬러 출신 정치인 안토니오 이노키의 잦은 방북과 북한 권력 실세와의 교류를 ‘여론전’ 관점에서 해석한다. 글은 북한이 대외 선전과 이미지 관리에 유명인을 활용했다고 보면서 이노키가 마지막으로 만난 장성택이 평소와 달리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한다. 또 이 만남이 체포설을 잠재우기 위한 ‘정상 활동 신호’로 이용됐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실제로 장성택은 이노키와 만난 지 약 한 달 뒤인 2013년 12월 모든 직책에서 해임된 뒤 반역 혐의로 처형됐다. ◆ “핵·미사일만 챙기고 병사·주민은 소모품” 댓글…논쟁 확산 일본 포털 야후재팬 댓글 창에서는 “핵·미사일에 돈을 쓰면서 주민과 병사 처우는 방치한다”는 비판이 가장 많이 눈에 띄었다. 특히 이노키 방북 사례를 다룬 연재 2편에는 댓글이 100개 넘게 달리며 논쟁이 이어졌고, “독재 체제에 결국 이용당했을 뿐”이라는 비판과 “민간 차원의 대화 창구 기능은 의미가 있었다”는 반론이 맞섰다. “체제가 무너지지 않는 한 바뀌기 어렵다”, “과거 납치 문제와 맞물려 일본 사회도 책임을 돌아봐야 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일부 강경한 주장도 섞이면서 논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연재는 ‘증언’과 ‘전언’을 엮어 북한의 어두운 단면을 조명하지만, 체제 특성상 실태 확인이 쉽지 않은 만큼 여러 자료와 교차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군대가 곧 체제의 핵심인데 내부 인권침해가 드러나면 북한은 체제 위협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대목이 공유되며 독자들의 문제의식에 불을 붙이고 있다.
  • “이란 경찰, 강간·고문 은폐하려 자궁 적출”…시위대 증언 충격 [핫이슈]

    “이란 경찰, 강간·고문 은폐하려 자궁 적출”…시위대 증언 충격 [핫이슈]

    이란 경찰이 반정부 시위 중 체포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뒤 고문을 은폐하기 위해 자궁을 적출하고 시신을 가족에게 인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뉴스네이션은 최근 이란 경찰이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혐의를 받는 수감자들을 매일 성폭행하고 살해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시위대 학살을 직접 목격했다는 한 소식통은 “경찰에 체포된 사람들이 매우 걱정된다”면서 “경찰들이 남녀를 가리지 않고 매일 성폭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경찰은 체포된 시위대를 주먹으로 때리고 손톱을 파헤쳐 물어뜯는다. 체포된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지도 않는다”면서 “감옥에서는 매일 정부가 시민들을 살해한다”고 덧붙였다. 한 이란 난민은 뉴스네이션에 “나와 다른 수감자들이 복면을 쓴 남성들에게 총으로 위협받은 뒤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면서 “정부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는 이유로 ‘성노예’로 전락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여성 수감자들은 경찰 등 정부 측 무장 세력의 야만적인 성적 학대를 은폐하려는 시도 끝에 신체 훼손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난민은 “가족에게 돌려보내진 여성 시신 중 일부는 자궁이 없어진 상태였다. 이는 범죄를 추적하거나 조사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한 수용소에 수감됐던 여성의 시신이 가족에게 인도됐을 당시 고문의 흔적이 뚜렷했다”고 전했다. “독재자에 죽음을” 이란 대학생들 시위 재점화지난해 12월 시작된 이란 반정부 시위는 장기화한 경제난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시작돼 독재 정권 타도 성격으로 변하며 전국으로 확산했다. 시위는 지난달 8~9일쯤 절정에 달했으나, 보안군의 강경 진압으로 수천 명이 사망하고 수만 명이 체포되면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이란 당국은 진압 과정에서 3000여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미국에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사망자를 7000명 이상으로 파악했고 체포자도 5만명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위 과정에서 3만 2000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시위는 새 학기 시작과 함께 대학생 사이에서 재점화하고 있다. 로이터·AP 통신 등 외신은 21일 “새 학기 첫날인 이날 테헤란 주요 대학 캠퍼스에서는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보안군을 규탄하는 집회와 행진, 연좌 농성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테헤란 샤리프 공과대학에서 줄지어 행진하는 시위대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살인적인 지도자”라고 비난하고, 축출된 샤(국왕)의 망명 중인 아들 레자 팔레비가 새로운 군주가 돼야 한다고 외친다. 테헤란의대 학생들도 지난달 시위로 수감된 학생 등 구금자들을 지지하는 행진과 연좌시위를 벌였다. 이란 쿠르드 지역 인권단체 기반 독립 매체 쿠르드파에 따르면 주요 시위 지역으로 꼽히는 서부 도시 아브다난에서는 지역에서 신망 높은 활동가 교사가 체포된 뒤 시위대가 집결했다. 시위 희생자의 추도식에서도 반정부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AP 통신은 “통상 사후 40일째에 열리는 이란의 추도식은 엄숙한 종교 행사로 치러지지만 시위 희생자를 찾은 조문객들은 이를 거부하고 무덤 주위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새로운 형태의 항의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마두로처럼 ‘이란 하메네이 참수’ 고려중”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반정부 시위 재점화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을 구체화하는 단계에서 시작됐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상대로 고려 중인 옵션 중에 ‘하메네이 참수 작전’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20일(현지시간)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무기 제조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이란에 상징적인 수준의 핵 농축을 허용하는 제안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와 잠재적 후계자로 여겨지는 아들 모즈타파를 제거하는 옵션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옵션은 올해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한 사례를 이란에도 적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해당 계획은 이미 몇 주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상황에 대비한 대책을 갖고 있다. 하메네이 제거는 그중 하나”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두 차례 핵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인근에 항공모함 전단을 추가 전개하고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최대 규모’ 공군 전력을 배치하는 등 군사적 압박을 한층 끌어올린 상태다.
  • 10살 아들 세뱃돈 재혼 비용에 쓴 아버지…中 법원 “전액 돌려줘라” 판결 [여기는 중국]

    10살 아들 세뱃돈 재혼 비용에 쓴 아버지…中 법원 “전액 돌려줘라” 판결 [여기는 중국]

    열 살 아들의 세뱃돈을 재혼 비용으로 써버린 아버지에게 중국 법원이 전액 반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성인이 되면 돌려주려 했다는 해명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설 명절마다 집안 어르신들에게 받는 세뱃돈을 둘러싸고 허난성 정저우에서 부자가 법정에서 마주했다고 지난 21일 중국 언론 신문방이 보도했다. 올해 열 살인 샤오후이는 2년 전 부모의 이혼 이후 아버지와 함께 살아왔다. 그는 어릴 때부터 친척들에게 받은 세뱃돈을 차곡차곡 모아 어느새 8만 위안을 넘겼다. 한화 약 168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아버지는 아이 명의로 계좌를 만들어 따로 관리해왔다. 문제는 아버지가 재혼하면서 불거졌다. 아버지의 재혼으로 샤오후이는 친어머니와 지내게 됐고, 어머니가 은행 계좌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실이 드러났다. 아버지가 아이의 동의 없이 원금과 이자를 합쳐 8만 2750위안(약 1757만원)을 전액 인출해 자신의 결혼 비용으로 사용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와 샤오후이는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아버지는 거부했다. 세뱃돈은 자신의 친척들이 준 것이고 어차피 성인이 되면 돌려주려 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아이의 소송 역시 전 배우자의 부추김 때문이라고 맞섰다. 갈등이 이어지자 결국 부자는 법정으로 향했다. 법원은 아들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문에는 “세뱃돈은 아이의 개인 재산이며 부모라 하더라도 임의로 인출해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됐다. 재판부는 아버지의 행위가 자녀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에 해당한다며 8만 2750위안을 모두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세뱃돈을 법적으로 증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돈을 건넨 순간 소유권은 아이에게 귀속된다는 설명이다. 이어 부모의 이혼 여부와 관계없이 자녀의 재산을 분할하거나 가져갈 권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이가 그 돈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중국에서는 만 8세 미만은 독자적으로 재산을 처분할 수 없고, 8세 이상이라도 연령과 수준에 맞는 범위에서만 가능하다. 학용품이나 소액 물품 구입 정도가 일반적인 예다. 게임 아이템 결제나 인터넷 방송 후원처럼 과도한 지출은 보호자가 취소를 요구할 수 있다. 반대로 부모는 법정 후견인으로서 자녀의 재산을 관리하고 보관할 책임이 있다. 다만 자녀의 이익을 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를 사용할 수 없다. 이는 중국 민법전에 명확히 규정된 내용이다. 가정 안에서 부모와 자녀의 돈을 엄격히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번 판결은 세뱃돈이 어른의 사정에 따라 쓰일 수 있는 돈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아이의 세뱃돈은 명백히 아이의 것이라며 누구도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편에서는 아이 세뱃돈이 전부 아이 몫이라고만 보긴 어렵다며 부모 역시 다른 친척들에게 세뱃돈을 주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왔다. “나는 어릴 때 세뱃돈을 전부 어머니가 가져갔다”거나 “열 살이 가진 돈이 나보다 많아 부럽다”는 씁쓸한 반응도 이어졌다.
  • 트럼프, 결국 최악의 선택?…“마두로처럼 ‘이란 하메네이 참수’ 고려중” [핫이슈]

    트럼프, 결국 최악의 선택?…“마두로처럼 ‘이란 하메네이 참수’ 고려중”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고려 중인 옵션 중에 ‘하메네이 참수 작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20일(현지시간)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무기 제조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이란에 상징적인 수준의 핵 농축을 허용하는 제안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와 잠재적 후계자로 여겨지는 아들 모즈타파를 제거하는 옵션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옵션은 올해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한 사례를 이란에도 적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해당 계획은 이미 몇 주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상황에 대비한 대책을 갖고 있다. 하메네이 제거는 그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란, 미 제안 수용 의사 있다” 보도미국·이란의 핵 협상에서 가장 관건이 되는 우라늄 농축 수준과 관련해 이란이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21일 익명의 이란 측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정부는 현재 60% 수준으로 알려진 자국 내 우라늄 농축 수준을 20% 이하로 희석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면서 “약 300㎏의 고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는 것은 거부하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하에 우라늄 농도를 희석하는 것은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 수준을 3.67%로 제한하던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체제 붕괴 후 무기급에 가까운 60% 수준의 농축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20%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안을 조만간 미국에 전달할 전망이다. 해당 내용은 악시오스 보도에 인용된 미국 측 고위 관계자의 발언과도 일치한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두 차례 핵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인근에 항공모함 전단을 추가 전개하고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최대 규모’ 공군 전력을 배치하는 등 군사적 압박을 한층 끌어올린 상태다. 주이란대사관 “한국인, 비행기 있을 때 출국 권고”핵 협상 타결과 관련한 다양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란 측은 합의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22일 미 CBS에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공격 여부는)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이란의 평화적 핵 프로그램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면 유일한 길은 외교”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군사력 증강은 전혀 필요하지 않고 도움이 되지 않으며 우리를 압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의 대이란 군사 공격이 시작될 경우 “이에 대응하는 건 자위이며 정당하고 합법적이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는 없으니 당연히 다른 조처를 해야 한다. 우리는 이 지역의 미군 기지를 타격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주이란 대한민국 대사관은 미국의 대이란 공격에 대비해 우리 국민의 신속 출국을 당부한 상황이다. 대사관은 지난 22일 홈페이지 안전공지를 통해 “최근 언론에서는 미국의 대이란 공격 가능성 및 이란의 보복 경고 등으로 인해 역내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며 “이란 내 체류 중인 국민들께서는 긴요한 용무가 아닌 경우 신속히 출국해 주시고, 여행을 예정하고 계신 국민들께서는 여행을 취소·연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지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 민항기편 이용이 중단될 수 있으니 가용한 항공편이 운행되고 있을 때 출국하시길 권고드린다”고 덧붙였다. 관세 위법 판결로 사면초가에 빠진 트럼프의 선택은?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미국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의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린 이후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다. 판결 직후 ‘글로벌 관세 10%’ 조치에 행정명령을 내린 데 이어 불과 하루 뒤 이를 15%로 상향 조정하며 사실상 폭주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2기를 시작한 이후 반이민 정책과 함께 전면에 내세웠던 주요 정책인 관세가 무효화된 상황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 조치가 ‘아메리카 퍼스트’를 지지해 온 마가(MAGA) 지지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 르누아르가 남긴 행복의 문장들[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르누아르가 남긴 행복의 문장들[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19세기말 사실주의·자연주의 유행당대 작가들은 어두운 이면 폭로 르누아르 “세상은 이미 골치 아파 예술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소신붓을 든 ‘행복의 호르몬’ 역할 자처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 1841~1919)는 행복을 그린 화가로 불린다. 실제로 그의 그림 앞에 서면 마음이 즐겁고 편안해진다. 이런 감정은 기분 때문만은 아니다. 영국의 신경생물학자 세미르 제키는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우리 뇌의 특정 영역으로 흐르는 혈류량이 최대 10%까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맛있는 음식을 볼 때처럼 뇌의 보상 회로가 활성화되면서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도파민이 분비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르누아르는 어떻게 관람자의 뇌를 사랑에 빠뜨리는 그림을 평생 그릴 수 있었을까. 대답은 르누아르가 남긴 편지와 그의 아들 장 르누아르의 회고록, 그의 화상이자 전기 작가였던 앙브루아즈 볼라르의 저서 ‘르누아르’에서 찾을 수 있다. 첫 번째 명언 “나에게 그림은 소중하고 즐겁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 이 문장은 르누아르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르누아르가 활동하던 19세기 말은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예술사조가 유행하던 시대였다. 많은 예술가들이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폭로하는 것을 일종의 의무처럼 여겼다. 사회적 모순을 작품으로 고발해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서도 르누아르는 다른 길을 걸었다. 그에게 그림은 삶의 고단함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쉼터여야 했다.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이미 세상에는 골치 아픈 일이 충분히 많은데 굳이 예술가까지 나서서 불쾌한 일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낼 필요는 없다. 회화는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그의 생각은 그림의 장식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 배경과도 연결된다. “나는 벽을 즐겁게 해주는 그림을 선호한다”는 그의 말처럼 벽에 걸린 그림을 보고 잠시라도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것이 곧 예술의 역할이라고 믿었다. 이런 르누아르의 예술관은 대표작은 ‘뱃놀이 일행의 점심’에서 완벽하게 구현된다. 당시 프랑스 사회는 빈부 격차로 인한 불안과 긴장이 커지고 있었지만 화면 어디에서도 현실의 어두운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다. 그림 속 장면은 파리 시민들의 인기 나들이 장소였던 파리 근교 샤투에 위치한 메종 푸르네즈 식당의 발코니다. 르누아르는 14명의 젊은 남녀가 한낮의 햇살 아래 모여 음식과 와인, 이야기와 웃음을 나누는 화기애애한 순간을 포착했다. 화면 왼쪽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강아지를 어르고 있는 여성은 훗날 르누아르의 아내가 되는 알린 샤리고다. 의자를 돌려 앉아 편안한 자세로 대화하는 남성은 인상주의 화가 귀스타브 카이유보트다. 그 밖에도 여배우, 언론인, 상인 등 다양한 사회 계층과 직업군을 대변하는 젊은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르누아르는 이들이 점심을 먹으며 허물없이 교류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이 꿈꾸던 삶의 기쁨과 조화로운 공동체를 화폭에 담아냈다. 차양 사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한낮의 햇살, 식탁 위 술병과 유리잔에 반짝이는 투명한 빛, 와인과 대화로 달아오른 사람들의 발그레한 뺨까지 인상주의 특유의 밝은 색채와 자유로운 붓 터치를 사용해 화면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덕분에 관람자는 시원한 강바람이 부는 발코니에 함께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놀라운 점은 파리 시민들의 행복한 여가 생활을 담은 그림과는 달리 르누아르의 실제 삶은 오랫동안 가난으로 얼룩져 있었다는 사실이다. 르누아르는 가난한 재단사의 아들로 태어나 청년 시절에는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는 화공으로 일하며 지독한 궁핍을 견뎌야 했다. 그가 30대 중반이었을 때 인상주의 전시가 잇따라 실패하고 비평가들의 혹평이 쏟아지면서 경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그는 너무 배고픈 나머지 목탄화를 지울 때 쓰던 빵 부스러기(당시에는 지우개 대신 빵을 사용)를 먹었다는 일화까지 전해진다. 훗날 르누아르는 춥고 배고팠던 시절을 떠올리며 “한 자루의 말린 콩이면 한 달을 버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시카고 미술관의 연구에 따르면 르누아르는 새 캔버스를 살 돈이 없어 이미 그려진 그림 위에 다시 덧칠해 재사용하는 경우가 흔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는 인상주의 화가 바지유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매일 먹지는 못하지만 나는 여전히 즐겁네.” 이때나 그 이후에도 그는 단 한 번도 피로나 걱정, 우울과 같은 어두운 감정을 화면에 옮기지 않았다. 두 번째 명언 “신이 여성의 가슴을 창조하지 않으셨다면 내가 화가가 되었을지 모르겠다.” 다소 파격적으로 들리는 이 말은 르누아르의 작품 세계에서 행복만큼이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 주제가 여성이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그에게 여성은 아름다움과 창조의 근원이었다. 그는 여성의 몸이 지닌 부드러운 곡선과 빛을 머금거나 반사하는 투명한 피부에서 무한한 회화적 가능성을 발견했다. 특히 여체를 그릴 때 조각가가 점토를 빚듯 붓으로 살결을 어루만지는 듯한 촉각적 질감을 화면에 구현하고자 했다. 그는 화상 볼라르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한다. “여성의 엉덩이를 그렸을 때 그것을 만지고 싶은 욕구가 생기면 비로소 완성된 것이다.” 더 나아가 “나는 내 붓으로 사랑을 나눈다”며 누드화 작업을 성적 행위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말은 육체적 쾌락보다는 생식과 풍요, 자연의 순환과 연결된 건강한 에너지를 의미한다. 그는 몽마르트르의 평범한 모델들을 신화 속 여신 비너스처럼 묘사했다. 일상의 누드 속에서 고전미의 원형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구현하고자 했다. ‘금발의 목욕하는 여인’은 여성의 몸이 그의 창조적 에너지의 출발점이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앉아 있는 금발의 여인은 알린 샤리고다. 자연 속에 편안히 기대어 앉은 그녀의 풍만한 몸은 다산과 풍요, 영원한 여성성을 상징한다. 이 누드화의 두드러진 특징은 붓자국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마감된 살결의 질감이다. 살이 눌리고, 접히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미묘한 굴곡과 빛을 머금은 듯 투명한 피부의 맑은 기운이 화면에서 생생하게 전해진다. 그림 속 여성 누드는 더이상 수치심이나 관음의 대상이 아니다. 르누아르는 이 작품을 통해 여성의 벗은 몸이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생명체라는 것을 보여 줬다. 세 번째 명언 “고통은 지나가도 아름다움은 남는다.” 이 말은 1917년 12월께 르누아르와 야수파의 거장 앙리 마티스의 대화에서 나왔다. 삶의 행복을 담은 르누아르의 그림들이 처절한 육체적 고통 끝에 얻어진 결실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는 매우 중요한 증언이다. 젊은 시절 마티스는 노년의 르누아르를 당대 최고의 화가로 우러르며 그의 집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자신의 근작을 보여 주며 조언을 구하곤 했다. 르누아르는 마티스의 파격적인 화풍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뛰어난 색채 감각만큼은 누구보다 높이 평가하며 진심으로 격려했다고 전해진다. 그 무렵 마티스가 목격한 르누아르의 일상은 육체와의 전쟁터였다. 1890년대부터 시작된 류머티즘 관절염은 그의 관절을 서서히 파괴해 갔다. 특히 화가에게 생명과도 같은 손은 엄지가 손바닥 안쪽으로, 다른 손가락들은 손목 쪽으로 굽어 들어가 새의 발톱처럼 변형되었다. 마침내 걷는 것조차 불가능해져 결국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다. 손과 팔의 강직은 화가에게 치명적 위협이었지만 르누아르는 그런 상태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다. 굳어버린 손가락 사이로 붓을 억지로 끼워 묶고 붓질 한 번 할 때마다 신음이 새어 나오는 노화가의 모습을 마티스는 곁에서 지켜보았다. 결국 참다 못한 마티스가 이렇게 물었다. “왜 그렇게까지 고통을 겪으면서도 계속 그림을 그리십니까?” 그러자 르누아르는 붓질을 멈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남는다네.” 르누아르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매달렸던 유작 ‘음악회’는 고통을 이겨내고 인류에게 아름다움과 기쁨을 선물하고자 했던 그의 투쟁의 결과물이다. 이 작품에는 이국적인 의상을 입은 두 여인이 등장한다. 한 여인은 악기를 연주하고 다른 한 여인은 그녀에게 부드럽게 몸을 기대어 깊은 친밀감을 표시한다. 어릴 적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했던 르누아르에게 음악은 조화와 평화를 의미한다. 그는 관절이 굳어가는 통증 속에서도 어릴 적 성가대에서 느꼈던 평온한 안식을 캔버스에 담았다. 그에게 그림은 고통을 잊게 해 주는 진통제이자 평생 갈망하던 조화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마지막 통로였다. 르누아르의 그림은 언뜻 보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그린 것 같은 가벼움과 자연스러움을 풍긴다. 그러나 작품 한 점을 완성하는 데 수십 년에 걸친 연습과 실패, 고통을 견뎌낸 인내가 농축되어 있다. 이를 가장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그의 고백이 있다. “이 드로잉을 완성하는 데 5분이 걸렸지만 여기에 도달하는 데 60년이 걸렸다.” 그의 걸작 ‘조르주 샤르팡티에 부인과 자녀들’을 감상하면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목한 상류층 가족을 그린 초상화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부인과 그 옆에 나란히 앉은 두 아이, 소파와 카펫, 개까지 한순간 포착된 장면을 스냅사진처럼 자연스럽게 캔버스에 옮겨 놓은 듯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물들의 시선과 자세가 만들어 내는 정교한 삼각 구도, 부인의 검은 드레스와 아이들의 흰 드레스가 이루는 선명한 색채 대비, 화면 전체에 흐르는 우아한 리듬까지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관람자가 느끼는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은 그가 창작에 바친 긴 세월과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19년 12월 3일 행복과 아름다움에 평생을 바쳤던 르누아르가 숨을 거두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 중 하나는 이렇게 전해진다. “이제야 무언가를 좀 알 것 같다.” 그의 말은 이렇게도 들린다. “평생을 바쳐 행복과 아름다움을 그리기 위해 애써 왔지만 이제야 그림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트럼프 ‘하메네이 제거’도 만지작… 대학가는 다시 반정부 시위

    트럼프 ‘하메네이 제거’도 만지작… 대학가는 다시 반정부 시위

    美, 상징적 수준 핵 농축 허용 제안이란엔 “제한적 공격 검토 중” 압박언론 “이란, 우라늄 20% 희석 수용”시위 재개 후 학생·민병대 충돌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협상을 벌이고 있는 이란을 상대로 상징적인 수준의 핵 농축 허용부터 최고지도자 제거까지 다양한 옵션을 고려 중이라고 미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이날 액시오스에 트럼프 행정부가 무기 제조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이란에 상징적인 수준의 핵농축을 허용하는 제안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다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상세한 근거를 이란 측이 제시하면 미국이 이를 검토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부연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와 잠재적 후계자로 여겨지는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파를 제거하는 옵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했던 사례를 이란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으로, 이같은 계획은 몇 주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상황에 대비한 대책을 갖고 있다”며 “최고지도자 제거는 그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앞서 이란에 대한 핵 포기 시한을 “10일이나 15일”로 제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이란 공격 옵션을 묻는 질문에 ‘제한적 공격’을 “고려 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에 대한 제한적 공격으로 ‘특정 개인’을 표적으로 삼는 방안이 거론되며, 이란 군사시설 및 핵시설 타격도 다른 선택지라고 전했다. 핵협상과 관련, 이란은 현재 보유 중인 300㎏ 규모의 고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는 대신 20% 이하로 농도를 낮추는 데 동의할 수 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독 아래 농도를 희석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이란이 조만간 미국에 전할 제안의 주요 내용이 될 전망이다.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이란에서는 새 학기 시작과 함께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위가 재개되며 역내 긴장감이 한층 더 고조됐다. 명문 공대인 샤리프공대 시위에서 하메네이 비판 구호가 나오며 학생들과 준군사조직 바시즈 민병대원들이 충돌하는 등 새 학기 첫날인 21일 테헤란 등의 주요 대학 캠퍼스에서 시위가 분출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유혈 진압으로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40일간의 애도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열렸다.
  • 한 달 사이 두 남자와 결혼한 ‘유부녀’…황당한 ‘3중 혼인’ 사건 [여기는 중국]

    한 달 사이 두 남자와 결혼한 ‘유부녀’…황당한 ‘3중 혼인’ 사건 [여기는 중국]

    중국 상하이에서 남편이 있는 여성이 한 달 사이 두 남성과 각각 결혼식을 올린 이른바 3중 혼인 사건이 알려졌다. 피해 남성들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달 초 중국 국영방송 CCTV12에서 소개된 이번 사건의 중심에는 상하이에 거주하는 여성 린환환이 있다. 2024년 말 산둥 출신 자오신과 저장성에 거주하는 사업가 리원룽이 각각 경찰에 신고를 접수했다. 두 사람 모두 아내를 혼인 사기로 고소한 것이다. 서로 아무런 접점이 없던 두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두 남성이 ‘아내’라고 부른 여성이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도 드러났다. 두 남성이 자신의 아이로 알고 있던 자녀는 법적으로 배우자인 청웨이의 아이였다. 린환환은 이미 그와 혼인신고를 마친 상태였다. 2021년 10월 린환환은 온라인으로 만난 자오신과 그의 고향인 산둥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신부의 부모는 참석하지 않았고 친구 한 명만 동행했다. 한 달 뒤 그는 또 다른 남성 리원룽과 저장성에서 다시 결혼식을 치렀다. 자오신은 2021년 베이징에서 근무하던 중 온라인 채팅을 통해 린환환을 알게 됐다. 상하이에서 애견숍을 운영한다는 그녀와 빠르게 연인이 됐고 결국 직장을 그만두고 상하이로 이주했다. 그러나 린환환이 잦은 출장으로 집을 비우면서 두 사람은 사실상 주말부부처럼 지냈다. 그해 6월 린환환은 임신했다며 결혼을 재촉했다. 양가 부모가 만나 혼사를 논의했고 결혼식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혼인신고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자신이 신용불량자라 남편에게 불이익이 갈 수 있다며 차일피일 미뤘다. 양가 부모는 두 사람의 관계가 좋아 보인다는 이유로 이를 크게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미혼모도 출생신고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혼인신고 없이도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리원룽 역시 2021년 6월 린환환을 알게 됐다. 숙박업에 종사하던 그는 린환환보다 10살 이상 연상이었지만 두 사람은 빠르게 가까워졌고 결혼을 전제로 교제했다. 예비 시부모는 여성에게 8만 8000위안(약 1650만원)의 예단까지 건넸다. 그러나 이쪽에서도 혼인신고는 계속 미뤄졌다. 수사 결과 린환환은 두 남성 사이를 오가던 시점에 이미 2017년 제3의 남성 청웨이와 혼인신고를 한 상태였다. 친부모의 결혼 압박을 피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비슷한 처지의 남성을 찾아 형식적으로 혼인신고만 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기로 했지만 2023년 둘 사이에서 딸이 태어났다. 자유로운 결혼생활에 싫증이 난 린환환은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상대를 찾았다. 자오신과 동거하던 중 한 차례 유산을 겪었지만 이를 알리지 않고 다른 사람의 임신 진단서를 내려받아 임신한 것처럼 꾸몄다. 이후 경제력이 더 나은 리원룽에게 마음이 기울었고 자오신에게는 이별을 통보했다. 더 대담한 수법도 있었다. 그는 친부모 대신 배우를 고용해 양가 상견례 자리에 각각 다른 인물을 부모로 내세웠다. 결국 이 가짜 부모가 사건의 실마리가 됐다. 리원룽은 린환환이 보낸 아이 영상에서 들린 남성의 목소리가 자신이 만났던 장인의 목소리와 다르다는 점을 알아챘다. 자오신 역시 의심을 품었다. 린환환은 헤어진 뒤 아들을 낳았다고 했지만 실제로 데려온 아이는 딸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가 또래보다 작아 건강이 좋지 않은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검찰은 린환환이 임신을 조작하고 기존 혼인 사실을 숨긴 채 남성들로부터 금전을 받아냈다고 보고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린환환은 단순한 혼외 관계였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국인민공안대학 법학원 교수는 “중대한 사실을 은폐해 상대가 혼인을 전제로 재산을 건넸다면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짜 부모로 나선 배우들이 범행을 공모했는지 여부도 쟁점으로 남았다. 사건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드라마 작가도 이렇게는 못 쓴다”, “현실이 막장 드라마를 이겼다”, “연기대상감”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일부는 여성의 외모를 거론하며 “어떻게 세 남자를 동시에 만났느냐”고 조롱했다. 또 “이래서 결혼 전 신원 조회를 한다”, “이제는 장거리 연애가 무섭다”며 결혼 제도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 “푸틴, 1㎞ 진격 마다 병사 160명 잃었다”…러軍 ‘고기분쇄술’의 현실 [밀리터리+]

    “푸틴, 1㎞ 진격 마다 병사 160명 잃었다”…러軍 ‘고기분쇄술’의 현실 [밀리터리+]

    5년째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이어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1㎞ 진격할 때마다 약 160명의 병사가 전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러시아군이 막대한 손실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영토는 거의 획득하지 못했다”면서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은 자국민에게 실질적인 전장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러시아 사회의 민족주의적이고 급진적인 세력조차도 정부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들이 전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러시아군의 사상자 수를 근거로 들었다. 우크라이나 측은 매월 3만~3만 5000명의 러시아 병사가 전사하거나 중상을 입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영토 1㎞를 진격하기 위해 병사 156명의 목숨을 바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국방부 장관도 최근 유럽 관계자들과의 회담에서 러시아군 사상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러시아군의 전사자와 중상자는 최대 3만 5000명에 달하며 이는 영상 증거를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러시아군 1월 사상자, 증원 병력보다 많아지난 1월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해당 월에 동원령을 통해 충원한 병력보다 더 많은 병력을 전투에서 잃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최고사령관은 지난 9일 “적의 공습 격퇴와 병력 충원 및 보급 현황, 요새화 작업 현황, 전투 및 작전 임무 수행 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1월 한 달 동안 러시아군의 총 사상자는 3만 1700명에 달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같은 기간 러시아군에 증원된 병력보다 9000명 더 많은 수치”라면서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군의 이러한 주장은 서방 국가 국제 분석가들의 의견과도 거의 일치한다.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막대한 인명 손실을 보았음에도 영토 점령은 제한적이었다. CSIS는 “러시아는 2022년 2월 침공 전쟁을 개시한 이후 약 120만 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주요 강대국이 단일 분쟁에서 입은 가장 큰 손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2025년 한 해 동안 러시아의 사상자는 약 41만 5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월평균 사상자가 약 3만 5000명에 달하는 셈”이라면서 “개전 이후 러시아군의 전체 사망자 수는 최대 31만 5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CSIS는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 사망자 수는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소련군 사망자 수의 17배 이상,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각각 벌어진 제1차 및 제2차 체첸 전쟁 당시 사망자 수의 11배,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모든 러시아와 소련 전쟁의 사망자 수를 합친 것보다 5배 이상 많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우크라이나군이 전선에서 드론 사용을 늘린 것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유나이티드24는 “2025년 여름 이후 우크라이나 무인 시스템 부대의 목표물 파괴 효율은 4%에서 33%로 급증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와 러시아, 트럼프 심기에만 집중”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번 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의 중재를 통해 3자 회담을 가졌지만 실질적인 진전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화나게 하는 것을 피하는 데 급급한 탓에 회담이 실질적인 진전 없이 교착돼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대표단장은 이번 회담이 “어려웠지만 비즈니스적”이었다고 묘사했다. 감정을 배제하고 실무에 집중하며 효율적으로 진행되었다는 표현이다.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수석대표는 “실질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위트코프 미 특사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환영했다. 이들이 사용한 표현들은 낙관적 전망을 밝히는 외교 전문 용어들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들의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을 납득시키기 위한 정치적 연극에 불과하며 평화회담의 교착 상태를 감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고위 당국자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올 들어 지금까지 아부다비와 제네바에서 열린 3차례의 3자 회담에 참여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평화 합의를 막고 있는 것이 아님을 트럼프에게 납득시키기 위한 연극일 뿐”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대통령궁 연설문 작성가 출신인 압바스 갈랴모프 정치 평론가 역시 “러시아 경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를 화나게 할 여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현재 러시아는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루한스크주) 지역 점령 영토의 러시아 편입을 요구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단독] 구글, 한국에 데이터센터 긍정 검토… 정부 ‘구글맵’ 반출 허용 쪽에 무게

    [단독] 구글, 한국에 데이터센터 긍정 검토… 정부 ‘구글맵’ 반출 허용 쪽에 무게

    정부가 미국 빅테크 기업 구글이 요구하는 ‘고정밀 한국 지도 반출’을 수용하는 쪽에 무게를 싣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구글도 ‘데이터 센터’를 한국에 구축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구글은 “구글맵은 클라우드 기반의 글로벌 서비스여서 데이터를 미국·유럽연합(EU) 등 전 세계 서버에 분산 저장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국 정부는 “정밀 지도 데이터는 공간정보관리법에 따라 국가 안보상 서버를 국내에 둬야 한다”고 맞서 왔다. 이로써 미국의 관세 압박 빌미가 된 ‘디지털 비관세 장벽’ 중 하나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당국 관계자는 19일 “구글에 고해상 정밀 지도 반출을 허용하는 것이 양보할 수 있는 카드로 좁혀졌다”면서 “구글은 정부에서 요구한 군부대 등 안보 시설에 가림(블러) 처리와 국내에 서버를 두는 것을 합리적인 선에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구글에 고정밀 지도 반출 등 디지털 서비스 비관세 장벽이 해소되지 않으면 관세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미 통상 당국은 조만간 관세·비관세 장벽 해소를 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간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은 “3D로 구현할 수 있는 고정밀 디지털 지도가 군 시설 정밀 노출 등 안보 시설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반출에 반대해왔다. 네이버 지도, 카카오맵, 티맵 등 국내 지도 기반 산업들도 잠식당할 수 있다는 점도 반대의 이유가 됐다. 하지만 정부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에 대한 ‘구글맵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신산업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반출 허용 쪽으로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해외 대부분 국가에서 작동하는 구글 지도가 한국에서만 작동하지 않아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불편을 겪어 왔다”면서 “구글맵과 연계한 인공지능(AI), 우버 등 각종 디지털 서비스는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구글맵에는 단순 내비게이션 기능만 있는 게 아니라 음식점 평판, 우버 사업자 확대 등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이 많이 있고 해외에서도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준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과 교수는 “국내 업계가 언제까지 구글맵 서비스를 막으며 독점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열린세상] 압축사회의 주름살을 펴야 할 때

    [열린세상] 압축사회의 주름살을 펴야 할 때

    대한민국의 2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참으로 극적인 현대사의 증인들이다. 1970년생인 필자는 유년 시절 호롱불 아래서 숙제하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마을 이장댁에서 출발한 전기라는 문명의 혜택은 초등학교에 입학해서야 받게 되었다. 초가지붕은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뀌고 버스의 뒤꽁무니를 쫓아 다니게 됐다. 도구의 삶에서 기계를 이용해 농사를 짓는 문명의 전환이 시작되었다. 그 세대가 장년이 되어 손안의 스마트폰에 AI와 로봇이 공존하는 초고도 문명사회를 살고 있다. 불과 반세기 만에 서구 사회가 수백년간 겪은 변화를 압축적으로 통과한 것이다. 이들은 80년대 PC 보급, 90년대 인터넷 혁명, 2000년대 벤처 붐과 스마트폰 혁명을 모두 겪으며 정보기술(IT) 활용 능력을 체득한 ‘디지털 원주민’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시에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의 돌봄을 기대할 수 없는 첫 세대인 ‘마처 세대’로서, 서구 사회가 단기간에 겪은 변화를 단 50년 만에 통과한 ‘압축 사회’의 주역이자 고독한 관찰자로 서 있다. 한마디로 ‘압축 인간’인 것이다. 이 압축 성장의 속도는 눈부셨으나 그 가속도가 만들어 낸 원심력은 우리 사회 곳곳에 치명적인 독소를 비산시켰다. ‘더 빨리’ 가기 위해 선택한 효율성은 ‘승자 독식주의’를 시대의 정의로 둔갑시켰고, ‘함께’라는 가치는 ‘나만 잘살면 된다’는 개인주의와 ‘돈이 곧 인격’이라는 자본 만능주의에 자리를 내주었다. 이러한 의식 구조의 파괴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 지점은 바로 ‘주택’이다. 압축 사회를 살아온 70년대생은 초가집, 슬레이트 블록집, 다가구·다세대, 빌라를 전전하며 지하층, 옥탑방, 고시원을 체험하고 결혼 이후에는 아파트라는 목표를 향해 몸과 마음을 바쳤다. 그사이 인간이 몸을 뉘고 삶을 일궈야 할 아늑한 주거 공간을 손에 쥔 이들도 있고, 아직까지 무주택자로서 천정부지로 폭등한 집값을 견디며 세입자로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어느덧 투기와 재산 증식의 유일한 수단으로 전락한 주택 가격의 유례없는 앙등은 단순한 경제지표 상승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돌이키기 힘든 우리 사회 갈등의 원인이기도 하다. 기성 세대가 자산 증식의 축배를 들며 ‘부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동안 그 천문학적인 비용은 고스란히 미래 세대의 부채로 전가되고 있다. 오늘날 주택은 계급을 나누는 잣대가 되었고 성실하게 일해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절벽’이 되었다. 높은 집값을 견디지 못한 젊은 세대는 결혼과 출산을 사치를 넘어 ‘공포’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삶의 터전 밖으로 계속해서 내몰리는 청년들의 좌절은 세대 간 불신과 갈등을 낳았고, 이는 공동체의 존립을 흔드는 근본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모두의 욕망이 된 아파트는 끊임없이 진화해 화려한 상품이 되었으나,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앞세운 담장 안 아파트는 유례없이 취약해진 ‘압축된 인간’들의 전시장이나 다름없다. 압축 사회는 우리에게 서늘한 질문을 던진다. 물질적 풍요와 성장을 위해 인간다움을 유보했던 우리가 이제는 ‘모두의 실패’라는 쇠퇴의 과정마저 압축하려 하는 것은 아닌가. 그동안 우리는 ‘돈’이라는 거대한 압력 아래 이러한 소중한 가치들을 구겨 넣고 압축된 채 살아왔다. 하지만 우리가 결코 압축해서도, 압축되어서도 안 되는 것들이 있다. 바로 공동체를 향한 사랑, 이웃을 향한 배려, 그리고 후손의 미래를 염려하는 정신의 고귀함이다. 이제 압축 성장의 그래프가 아닌, 삶의 질과 존엄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키를 틀어야 한다. 주택이 누군가의 배를 불리는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의 안식처가 되는 사회, 미래 세대의 희망을 가불해 현재의 풍요를 연명하지 않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이제는 그 압력 속에서 겹겹이 구겨진 인간의 마음과 정신의 주름을 활짝 펼 때이다. 유창수 전 서울시 부시장
  • [사설] 尹 무기징역… ‘헌정 파괴 내란’ 단죄는 사필귀정

    [사설] 尹 무기징역… ‘헌정 파괴 내란’ 단죄는 사필귀정

    법원이 어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죄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불법 비상계엄 443일 만에 사법부가 역사적 심판을 내린 것이다. 1996년 내란 혐의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중형을 선고받은 이후 30년 만에 전직 대통령이 또다시 내란 혐의로 유죄를 인정받았다. 다시는 참담한 역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준엄한 경종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는 12·3 계엄은 경고성 계엄일 뿐이라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을 일축하고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무엇보다 군을 국회에 보내고 국회의장과 여야 당대표 등을 체포하려 한 것이 내란 혐의의 핵심이라며 형법이 규정한 국헌 문란과 폭동에 해당한다고 못박았다. 질서 유지를 위해 군을 보냈다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법원은 대통령도 국헌 문란 목적의 내란죄를 저지를 수 있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나 검찰도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죄 수사 권한이 있다고 판시하는 등 공소기각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1년 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했다는 특검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검에 이어 사법부까지 12·3 비상계엄을 내란죄로 규정한 만큼 이제라도 윤 전 대통령은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고 국민 앞에 진솔하게 사과해야 마땅하다.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서도 각각 다른 재판부에서 내란 혐의를 유죄로 판결했다. 법적 판단이 아니더라도 윤 전 대통령의 과오는 실로 중대하다. 어처구니없는 계엄을 발동하고도 정치적·법적 반발을 이어 가는 바람에 국론은 참담하게 쪼개졌다. ‘윤 어게인’을 외치는 지지자들에게 통합을 주문하는 것이 한때 국가 최고 지도자로서 국민에게 속죄하는 최소한의 도리다. 법원도 12·3 계엄 탓에 사회가 정치적으로 양분돼 극한의 대립을 겪고 있다며 사회적 비용을 산정할 수 없는 정도의 어마어마한 피해라고 지적했다. 상급심이 남았으나 정부·여당도 책임 있는 자세로 전향할 필요가 있다. 1심 법원이 43차례 공판에 무려 160여명의 증인을 출석시킨 끝에 내란죄를 인정하고 중형을 선고한 마당에 이 문제를 무한정 정치 쟁점으로 삼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유불급의 우려를 듣는 2차 종합특검도 90일 이내에 신속히 매듭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한다는 의심을 받을 뿐 아니라 ‘윤 어게인’ 세력이 계속 발호할 동력을 주게 된다. 내란 세력을 단죄하기까지 지친 국민을 위로하고 안정시킬 수 있는 처방은 민생에 집중하는 집권당의 모습이다.
  • [길섶에서] 음식 투정

    [길섶에서] 음식 투정

    연휴가 길어지며 책을 들췄는데 명절 분위기를 타서 그런지 먹는 얘기만 눈에 들어온다. 추사 김정희의 예서대련 ‘대팽두부’(大烹豆腐)는 ‘가장 훌륭한 반찬은 두부, 오이, 생강, 나물 / 최고 모임은 부부, 아들딸 자식, 손자’라는 뜻이다. 그런데 추사는 제주 대정 유배 시절 수도 없이 아내에게 편지를 보내 먹을 것을 보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다산 정약용은 강진 유배 시절 자식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음식이란 목숨만 이어 가면 되는 것이다. 아무리 맛있는 고기나 생선이라도 입안으로 들어가면 더러운 것이 된다”고 했다. 아내에게 투정 부리는 편지와 자식을 가르치려는 편지는 아무래도 다를 것이다. 함열에 유배된 교산 허균은 먹을 것이 변변치 않자 “예전 산해진미를 실컷 먹고 물려서 손도 대지 않던 일을 생각할 때마다 입에서 군침이 흐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의 현달한 자들은 먹는 데 사치를 다하지만, 늘 부귀로울 수 없음을 경계한다”고 적었다. 뭔가 균형이 잡혀 있다는 느낌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쓴 글이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세 사람은 다른 듯했지만 다르지 않았다. 서동철 논설위원
  • 아이가 미래다… 출생아 증가율 1위 충북, 올해 1만명 도전

    아이가 미래다… 출생아 증가율 1위 충북, 올해 1만명 도전

    지난해 출생아 9.1% 늘어 8336명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증가율 1위영동 48% 등 도내 8곳 신생아 증가출산·육아수당 6세까지 1000만원‘충북 아빠단’ 인원·프로그램 확대아동수당 9세 미만까지 매달 지급임신~육아 통합플랫폼 ‘가치자람’올해부터 모든 지원 온라인 신청김영환 지사 “출생 지원 촘촘하게” 신생아들의 우렁찬 울음소리가 충북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충북도의 저출산 대응 정책이 성과를 거두며 3년 연속 출생아 수가 증가하더니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출생아 수 증가율 1위까지 차지했다. 도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올해 출생아 수 1만명 돌파에 도전한다. 19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 출생아 수는 8336명으로 집계됐다. 출생아 수가 8000명을 돌파한 것은 민선 8기 들어 처음이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보다 697명 증가했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9.1%의 증가율이다. 전국 평균 증가율은 6.6%이며 3개 시도는 1%대에 그쳤다. 출생아 수 증가가 도내 시군에서 고르게 나타나는 점도 희망적이다. 도내 11개 시군 가운데 제천, 진천, 증평을 제외한 8개 시군에서 출생아 수가 늘었다. 도내 인구감소 지역 6곳 가운데 5곳의 출생아 수가 늘었다.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곳은 영동군으로 88명에서 130명으로 늘어 47.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어 옥천군이 118명에서 144명으로 22%, 괴산군이 66명에서 78명으로 18.2%의 증가율을 각각 보였다.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것도 미래를 밝게 한다. 2021년 8748명에서 2022년 7576명으로 떨어진 이후 2023년부터 꾸준히 출생아 수가 늘고 있다. 비결은 도가 추진 중인 다양한 맞춤형 출산장려 정책이다. 도는 출산·육아수당을 비롯해 전국 최초로 시행한 초다자녀 가정 지원 사업, 임산부 태교 여행 지원 등 과감하고 혁신적인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가장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출생 후 6세까지 총 1000만원을 주는 출산·육아수당이다. 지난해 9월 18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3.4%가 ‘경제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51.7%는 ‘출산 여부 또는 시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으며 ‘출산·육아수당이 출산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71%에 달했다. 도는 올해 연간 출생아 수 목표를 1만명으로 잡고 출산·육아 정책을 더욱 확대한다. 그동안 인구감소 지역에 한정했던 초다자녀 가정 지원 사업은 올해부터 도내 전 지역에서 시행한다. 출산 가정에 3년간 연 50만원씩 지원하던 대출이자 지원은 ‘결혼·출산가정 대출이자 지원 사업’으로 통합해 5년간 총 250만원의 대출이자를 지원한다. 도내에 출생 등록한 산모에게 50만원(다태아 100만원)을 지원하는 ‘임산부 산후조리비 지원 사업’은 임신 16주 이후 유산·사산 산모까지로 지원 대상이 확대된다. 아빠들의 육아 참여 프로젝트로 지난해 큰 호응을 받았던 ‘충북 아빠단’도 참여 인원과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한다. 참여 인원은 306명에서 1000명으로 늘어나고 프로그램 횟수는 11회에서 20회로 많아진다. 매달 지급되는 아동수당 지원은 8세 미만에서 9세 미만으로 변경된다. 또한 지역에 상관없이 월 10만원이었지만 지역별로 차등을 둬 청주·충주·증평·진천·음성은 10만 5000원, 제천·옥천은 11만원, 보은·영동·괴산·단양은 12만원으로 각각 상향된다. 쌍둥이 이상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다태아 가정 조제분유 지원 사업’은 소득 기준을 폐지해 도내 만 12개월 이하 다태아를 양육하는 출산 가정 모두가 신청할 수 있다. 지원금은 기존대로 영아 1명당 조제분유 구매 비용 월 최대 10만원(연 120만원)이다. 소득 기준 없이 모든 난임 부부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은 지난해보다 6억원이 늘어난 44억원을 올해 사업비로 확보했다. 지원 범위도 늘렸다. 체외수정·인공수정 시술비, 배아 동결비, 유산 방지제, 착상 유도제에 더해 냉동 난자 해동비를 추가했다. 또한 지원 결정 통지서 유효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해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결혼 여부나 자녀 유무와 관계없이 20~49세 남녀를 대상으로 하는 ‘임신 사전 건강관리 지원 사업’도 확대 추진한다. 임신을 계획하는 도민들이 보다 이른 시점부터 건강 상태를 점검할 수 있게 가임력 확인을 위한 검사비를 최대 3회까지 지원한다. 영유아 보육환경의 질도 좋아진다. 어린이집 급·간식비 지원 단가를 인상해 올해는 1인·1식 급간식비 지원금이 영아(0~2세) 2000원, 유아(3~5세) 3000원이다. 아이 돌봄 지원 사업도 더 두터워진다. 지원 대상 소득 기준을 중위소득 200% 이하에서 250% 이하로 확대해 맞벌이, 다자녀 가정 등 보다 폭넓은 가정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야간 긴급돌봄 할증료 50% 지원도 새롭게 도입해 긴급 상황에도 안심할 수 있는 돌봄 환경을 마련한다. 공동육아 나눔터는 인구감소 지역과 인구 20만명 미만 지역을 중심으로 확대 운영한다. 제천 3곳, 진천 1곳, 단양 1곳 등 총 5개소가 야간과 주말에도 문을 연다. 나머지 8개 군 19곳은 기존대로 주 5일 운영한다. 도는 도민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저출생 정책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난해 12월 충북의 임신·출산·육아 통합플랫폼인 ‘가치자람’(gachi.chungbuk.go.kr)의 기능 개선 용역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도에서 추진하는 모든 출생 지원 사업은 ‘가치자람’ 누리집에서 온라인 신청이 가능하다. 도가 지정한 휴양시설에서 1박2일 동안 머물며 태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맘(Mom) 편한 태교 패키지 지원 사업’도 확대된다. 도는 지난 2일 청주 엔포드호텔과 협약을 체결해 임신부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10곳으로 늘어났다. 이 사업은 도내 인구감소 지역에 거주하는 임신부가 대상이다. 신청 시 5만원을 내고 만족도 조사에 참여하면 5만원을 돌려줘 사실상 무료다. 김영환 지사는 “민선 8기 동안 저출생 극복을 위해 추진해 온 다양한 출산·양육 정책이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도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촘촘하고 두터운 출생 지원 정책을 통해 이러한 증가 흐름이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보는 행위는, 보는 것과 보이는 것 사이 움직임이다

    보는 행위는, 보는 것과 보이는 것 사이 움직임이다

    모든 사람은 자기 식대로 세상 응시세상도 자신 바라보지만 쉽게 망각선택·행동 따른 후회 견디며 살아가물결치는 어둠 보며 죽음 의미 고찰 “어둠을 오래 노려보고 있으면 그 어둠이 마치 살아서 물결치는 것처럼 보인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소설가 김채원(34)에게 질문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기자와 작가 사이, 의도치 않았던 이 선문답(禪問答)을 이해하고자 적지 않은 시간 고민했음을 밝힌다. 살아서 물결치는 저 어둠은 나더러 살라는 것인가, 죽으라는 것인가. 그걸 알려면 어둠을 오래 노려봐야 한다. 19일 김채원과 서면으로 대화를 나눴다. 그의 단편 ‘별 세 개가 떨어지다’가 얼마 전 젊은 소설가들에게 주어지는 영예인 ‘젊은작가상’ 대상을 받은 게 계기가 됐다. 김채원은 이렇게 덧붙였다. “자살, 죽음은 어려서부터 나와 가까웠고, 역설적으로 나를 지켜주기도 했다. 그런데 그게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른다. 만화가인 후지모토 타츠키가 자신이 그린 단편 만화의 뒷면에 짧게 적어둔 일화가 있다. 편집부로부터 ‘몇 페이지면 끝날 이야기를 너무 길게 그렸다, 분량을 좀 줄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거다. 이때 그의 반응이 재밌다. 그러고 보면 자신은 항상 몇 페이지면 끝날 이야기를 아주 길게 그리는 것 같다고. 나에게는 자살과 죽음이 그런 것 같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소설 속 인물들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지만.” ‘별 세 개가 떨어지다’는 할아버지와 손녀들이 함께 죽음을 맞이한 한 남성의 발을 바라보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열린책들 ‘하다’ 앤솔로지(걷다·묻다·보다·듣다·안다) 중 ‘보다’에 실린 단편이다. 말 그대로 ‘보는’ 것이란 무엇인지, 시각에 관한 다섯 편의 소설 중 하나다. 김채원은 거기서 죽음이라는 단어를 길어 올렸다. 본다는 것이 작가에게 무엇이길래. 물어봤더니 꽤 긴 대답이 왔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보지 못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보고도 못 본 척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썼다. 본다는 행위는 나에게 ‘내가 보는 것’과 ‘(내가) 보이는 것’ 사이를 오가는 움직임에 가깝다. 추상적으로 나간다면 ‘내가 보이는’ 일에 신(神)의 존재를 개입시킬 수도 있겠다. 한여름에 친구들과 그늘 한 점 없는 뙤약볕 아래에 놓일 때마다 신이 우리를 너무 주목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웃는다. 그 말이 농담일 때도, 아닐 때도 있다.” 우리 각자는 죽음을 맞이하기 전까지 자신이 보는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저 쉽게 ‘모든 인간은 이기적이다’라고 정리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것보단 더 복잡하다. ‘이타적’이라는 개념으로 이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 우리를 볼 수 있다는 걸 쉬이 망각한다. 사실 세상의 많은 문제는 여기서 비롯된다. 김채원은 이렇게 덧붙였다. “나를 포함해 모든 사람이 세상을 자기 방식대로 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나는 소설을 쓰고 발표하는 사람이니 내 눈에 보이는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다른 이에게 들킬 수밖에 없을 뿐이다. 다들 마음대로 조금씩 이상하게 세상을 볼 텐데, 이 이상함의 어디까지가 받아들여지고, 어디까지가 받아들여지지 않는지 모른다. 누가 정해주지 않으니 혼란스러울 테고.” 모든 선택은 후회를 남긴다. 그것이 과거의 자신에게 최선이었음에도 그렇다. 인간은 그 후회를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이것이 작품을 밀어붙이는 힘이다. 김채원은 젊다. ‘젊음’의 기준이 모호하지만, 일단 ‘젊은작가상’을 받았으니 일단 지금의 김채원은 젊은 것이 틀림없다. 젊다는 건 과거보다 미래가 더 많이 남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일 터다. 앞으로 후회할 순간이, 후회되는 순간보다 훨씬 더 많다는 걸 말하기도 한다. “오히려 더 어릴 때 나는 내가 너무 늙었다고 생각했다. 한때 불면이 아주 심했는데, 너무 오래 깨어 있다 보니 남들보다 두 배는 더 산 것 같더라. 이제 불면도 많이 나아졌고 내가 늙었다고 섣불리 생각하지도 않는다. 젊음이란 조금 서두르고, 실수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끊을 때 망설이는 무엇이지 않을까.”
  • 위로 대신 비수를 질서 대신 전복을…하나의 대화 같은 두 거장의 새 책들

    위로 대신 비수를 질서 대신 전복을…하나의 대화 같은 두 거장의 새 책들

    시인 김혜순과 소설가 다와다 요코. 각자의 위치에서 세계적 반열에 오른 두 문인은 ‘여성이 문학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집요하게 파고들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난해 대산문화재단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던 다와다가 특별히 “김혜순을 만나고 싶다”고 요청한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나란히 출간된 두 사람의 각기 다른 책이 마치 하나의 대화처럼 읽힌다. ‘공중의 복화술’(김혜순·문학과지성사)과 ‘젠더 논쟁을 위한 혀 체조’(다와다 요코·미간행본) 속 문장들을 나란히 늘어놓아 봤다. “아무래도 나는 글을 써서 누구를 위로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심지어 나는 문학은 위로받고 싶은 독자의 그 욕구마저 배반해 버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고 생각한다. 문학은 위로가 개입할 수 없는 지대를 가로지름으로써 위로라는 그 불가능한 것을 증발시켜버리는 것이 아닐까.”(김혜순, ‘공중의 복화술’ 부분) 문학의 본령을 ‘위로’에서 찾는 이가 많다. 몇 년 전 서점가에 불어닥친 ‘힐링’ 열풍이 지금껏 잦아들지 않은 것을 보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그러나 김혜순은 그런 기대마저 배반하는 것이 문학이라고 선언한다. 작가는 위로가 아니라 ‘다름’을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글에서 위안을 추구할 때 작가는 그것을 통쾌하게 배신하고 칼날을 더 날카롭게 벼린다. 그러고서는 이렇게 묻는다. “진정한 위로? 그런 게 가능할 것 같아?” 그래서일까. ‘문학은 어디서 시작할까?’가 ‘공중의 복화술’에 달린 부제목이다. 김혜순의 문학이 어디서 시작했는지 유추할 수 있는 산문 20편이 실렸다. “남성과 여성으로 이루어진 젠더 풍경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불안정해 보입니다. 그것은 실체가 없어서 광고 사진, 유사 연구, 상투적인 구호를 통해 매일 새롭게 재생산되어야만 하죠. 한 문명이 우리에게 제공한 하나의 젠더 안에서 진정으로 편안함을 느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 어떤 몸을 지니고 있든, 우리는 혼종적인 존재에 대해 두려움과 매력을 동시에 느낍니다.”(다와다, ‘젠더 논쟁을 위한 혀 체조’) 다와다는 성(性)을 남성과 여성으로 이분하는 우리의 관념이 “불안정해 보인다”라고 도발한다. ‘자연스럽지 않음’은 기존 질서 체계가 ‘퀴어’를 배척하는 가장 큰 논리(?)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다와다는 오히려 그것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반박한다. 다와다는 “벌거벗고 축축한 혀”야말로 인간의 신체 가운데 가장 “젠더 중립적이면서도 에로틱한 신체 기관”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그렇다. 입술을 보라. 립스틱을 바르는 것은 왜인지 여성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혀는 그렇지 않다. 혀만 놓고 보면 우리는 그것이 남성의 것인지, 여성의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젠더 논쟁’은 혀를 체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젠더 논쟁을 위한 혀 체조’를 포함해 다와다가 했던 강연 네 편을 한 권에 묶었다. “소설이 픽션만이 아니듯, 시는 암시만이 아니다. 시는 평론가와 숨바꼭질하는 장르가 아니다. 시는 목소리다. 아직 언어화되어 본 적 없는 것, 언어화할 수 없는 것을 보이고, 들리게 하는 목소리다. 이 목소리 속에서 의미는 증발하고 없다. 목소리는 언어를 습득하지 못한 사람처럼 개념이 형성되기 이전이다. 이 시가 도대체 무슨 의미인 거야? 네 이데올로기가 뭐야? 네 정체성이 뭐야? 하는 독자를 더욱 교란하려고 시는 써진다.”(김혜순, ‘Tongueless Mother Tongue’) ‘Tongueless Mother Tongue’(혀 없는 모국어)는 김혜순이 2023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시 페스티벌에서 낭독한 연설문이다. 의미로 가득한 세계에 살고 있는 독자들은 시에서도 자꾸 의미를 찾고자 한다. 하지만 김혜순은 ‘의미 이전의 어떤 것’이 바로 시라고 단언한다. 시험을 앞둔 학생처럼 시를 읽으면서 시인의 의도를 찾아내려고 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시인의 몸에서 나온 시어는 아무 의미도 가지지 않고 그저 팔딱거린다. 그것을 음미하는 독자에게서 비로소 시어는 모종의 의미가 된다. 독일의 문학평론가 베아테 트뢰거는 김혜순의 이 글이 고트프리트 벤의 뷔히너상 수상 연설 ‘시의 문제들’(1951년), 파울 첼란의 뷔히너상 수상 연설 ‘자오선’(1960)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연설이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영어가 이처럼 젠더 구분을 없앤 것은 일찍부터 많은 외국인이 영어를 사용했기 때문일까요? 그렇다면 외국인들의 중요한 임무는 부지런히 문법적 실수를 하면서 독일어 문법을 좀 더 단순한 형태로 다듬어가는 일일지도 모릅니다.”(다와다, ‘3인칭의 부재’) 독일어나 프랑스어 등 서양어를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 가장 먼저 절망하는 것. 바로 명사마다 성(性)이 있으며 격(格)에 따라 변화한다. 독일어의 명사는 남성, 여성, 중성 세 성을 지니고 있다. 과연 세 성에 세상 만물을 다 담는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왜 그래야 하나. 다와다는 우리가 더욱 “타락한 언어”로 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법 규칙에 딴지를 거는 일은 공부하기 힘들다고 투정을 부리는 게 아니다. 단단히 굳어져서 깨질 수 없다고 여겨지는 우리의 관념에 거대한 균열을 일으키는 일이다. 자신 있게 틀리자. ‘다름’은 거기서 시작될 것이다.
  • “개정 근로기준법 따라 초과 수당 지급” 주장한 소방관 패소

    휴일에 8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소방관들이 2018년 개정된 근로기준법을 근거로 “수당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고 소송을 냈으나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춘천지법 행정1부(부장 김병철)는 강원도소방본부 소속 소방공무원 392명이 강원도를 상대로 낸 1억 9600만원의 임금 지급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전국에서 소방관들이 유사한 행정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이번 판결은 첫 사례로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건의 쟁점은 업무 성격상 초과근무가 제도화된 현업공무원에 속하는 소방공무원이 휴일에 8시간 넘게 근무했을 때 근로기준법상 가산 수당 규정을 적용해 추가로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지다. 소방관들은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휴일근로 중 8시간 초과분에 대해 통상임금의 100%를 가산한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며 “이미 시간외근무수당 명목으로 받은 50%를 제외한 50%를 더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도는 “공무원수당규정 및 공무원보수지침은 현업공무원의 8시간 초과 휴일근로에 대해 시간외근무수당만 지급하고, 휴일근무수당을 중복 지급하지 않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며 “공무원수당규정 및 공무원보수지침은 근로기준법에 우선해 적용해야 한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공무원수당규정과 공무원보수지침에서 정한 바와 같이 시간외근무에 관한 수당 산정 방식을 적용함이 타당하다”며 도의 손을 들어줬다. 공무원의 임금이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 국가 예산 체계 안에서 지급되는 만큼 ‘근무조건을 법률에 명시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근무조건 법정주의’ 원칙이 우선해야 한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 장군 처형 보던 10대 딸…김정은 이후 ‘공포 세습’ 시작되나 [핫이슈]

    장군 처형 보던 10대 딸…김정은 이후 ‘공포 세습’ 시작되나 [핫이슈]

    국가정보원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사실상 ‘후계 내정 단계’로 평가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북한 권력 승계 구도에 다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 공식 지위도, 정치 경험도 없는 10대 초반의 소녀가 김씨 일가 4대 세습의 축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본 간사이TV는 17일 방송에서 류코쿠대 리소데츠 교수를 인용해 “주애는 13세로 추정되지만 공식 발표는 없다. 이름에 어떤 한자를 쓰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리 교수는 “불확실성이 많지만 차기 권력 구도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주애는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현장에서 처음 공개됐다. 당시 김 위원장과 손을 맞잡고 등장한 장면은 상징성이 컸다. 이후 신년 행사, 군 관련 일정, 전략무기 시험 등 체제의 핵심 장면마다 동행하면서 존재감이 커졌다. 특히 일부 장면에서는 김 위원장보다 한발 앞서 걷거나 미사일 발사 초읽기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모습이 포착돼 단순 가족 동행을 넘어선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 공개석상 반복 등장…후계 수업 신호인가 리 교수는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서 딸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외부 일정에서도 미소를 지으며 딸을 바라보는 모습이 반복된다”며 각별한 총애를 강조했다. 망명 간부들의 증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딸을 두고 “나의 영양제”라고 표현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사적인 애정을 이처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리 교수는 후계 확정으로 단정하는 데는 선을 그었다. 그는 “조선노동당 입당도 어려운 나이”라며 “현재는 후계 수업 가능성을 시사하는 단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40대 초반으로 비교적 젊은 만큼 향후 권력 구도는 충분히 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김정은의 자녀 세대로 권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메시지는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며 주애를 유력 후보군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했다. ◆ “아버지보다 더 강경해질 가능성도” 리 교수는 체제 특성을 고려한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장성들을 질책하거나 숙청하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공개됐다”며 “그런 환경 속에서 성장한 세대가 권력을 이어받는다면 더 강경한 지도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개인의 성향보다 체제 문화가 다음 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한 것이다. 반면 지난해 7월까지 평양에 거주하다 탈북한 양일철(31)씨는 내부 분위기를 다르게 전했다. 양씨는 “방송에서는 ‘사랑하는 자제’, ‘존경하는 자제’로 불리며 긍정적 이미지가 강조된다”며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귀엽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다만 후계 내정설에 대해서는 “10년, 20년 뒤의 일일 수 있다”며 “지금 단계에서 현실적인 문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북한에서는 최고지도자가 원하면 제도와 절차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인 납치 문제 등 대외 정책과 관련해 리 교수는 “후계자가 누구든 북한 권력 구조 자체는 쉽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구조적 변화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문가 분석과 내부 증언이 교차하는 가운데 분명한 것은 김정은 이후를 둘러싼 메시지가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실제 권력 승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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