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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사 단톡방에 축의금 누가 얼마 냈는지 다 공개…원래 이런가요?”

    “회사 단톡방에 축의금 누가 얼마 냈는지 다 공개…원래 이런가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회사 단톡방에 축의금 액수 다 공개됐는데 원래 이런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누리꾼 A씨는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같은 제목과 함께 사연을 올렸다. 그는 “회사에서 당황스러운 일이 있어서 글을 쓴다”며 “팀원 한 분의 결혼식이 있었고 단체로 축의금을 모아 전달하는 방식이었다”고 운을 뗐다. A씨는 “각자 금액을 보내고 총무 역할 하는 분이 정리해서 전달했는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며 “갑자기 단체 채팅방에 ‘누가 얼마 냈는지’ 리스트가 그대로 올라왔다. 이름과 금액이 모두 공개됐다”고 말했다. A씨는 “처음에 잘못 본 줄 알았는데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더라”며 “솔직히 금액이 비교되는 것도 그렇고 괜히 눈치 보이는 것도 있고 조금 불편했다. 더 웃긴 건 누가 많이 냈는지 적게 냈는지 그게 은근히 분위기로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원래 회사에서 축의금 액수를 다 공유하는 게 일반적인지 아니면 선을 넘은 건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대다수 누리꾼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요즘은 청첩장에 계좌번호가 있어 바로 송금하면 되는데 꼭 한 명에게 전달했어야 했나”, “전달만 하면 되는데 금액 공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모아서 내는 돈을 관리했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저렇게 투명하게 해야 뒷말이 없다”, “단체로 모아서 낸 것이라면 단체 채팅방에 공유하는 것이 옳다” 등의 의견도 나왔다. 한편 카카오페이가 축의금 송금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4년 9월 기준 사용자가 카카오페이를 통해 축의금을 송금한 평균 비용은 9만원이었다. 이는 2021년(7만 3000원) 대비 약 23% 증가한 금액으로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평균 축의금 액수는 2022년 8만원, 2023년 8만 3000원으로 꾸준히 커지고 있다. 연령대별로 20대 평균 축의금은 약 6만원, 30~40대는 약 10만원, 50~60대는 약 12만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사회생활 기간이 오래될수록 축의금 액수도 커지는 추세를 보였다. 카카오페이가 함께 진행한 ‘결혼식 축의금 얼마가 적당할까’ 주제 투표에서는 응답자 7만 4652명 중 58%가 10만원을 적정 수준으로 택했다. 카카오페이는 전 연령대에서 10만원을 가장 선호했고 5만원을 택한 사용자는 40대, 10만원 초과를 선택한 사용자는 30대가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 “몸은 건강, 삶도 풍족”…49세 배우, 왜 조력사망 원하나 [핫이슈]

    “몸은 건강, 삶도 풍족”…49세 배우, 왜 조력사망 원하나 [핫이슈]

    몸은 건강하다. 가족과 친구도 있다. 배우와 코미디언, 방송 작가로 활동하며 무대와 촬영장을 오갔다. 스스로도 자신의 삶을 “풍요로웠다”고 표현했다. 그런 그가 법원에 섰다. 캐나다 토론토의 49세 배우 클레어 브로소는 자신에게 의료조력사망을 허용해달라며 긴급 구제를 신청했다. 그가 내세운 사유는 암이나 말기 질환이 아니다. 중증 양극성 장애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다. 브로소는 수십 년간 이어진 질환이 일상을 무너뜨렸다며 더는 견디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CTV뉴스와 캐나다프레스 등에 따르면 브로소는 4일(현지시간) 온타리오 고등법원에 의료조력사망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긴급 신청을 냈다. 그는 정신질환만을 근거로 한 의료조력사망을 막는 현행 제도가 캐나다 권리자유헌장을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 “치료 다 해봤지만 병은 반복됐다” 브로소는 법원 밖에서 자신의 상태를 직접 설명했다. 그는 양극성 장애와 PTSD가 30여 년간 이어졌고, 최근에는 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죽음을 가볍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약물치료, 상담치료, 행동치료, 미술치료, 전기경련치료까지 시도했지만 병은 반복해서 그를 무너뜨렸다는 설명이다. 뉴욕타임스(NYT)가 지난해 말 공개한 보도에 따르면 브로소는 10대 때부터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다. 조울증 진단을 시작으로 섭식장애와 불안장애, 성격장애, 약물남용, 만성적 자살 사고 등이 이어졌다. 겉으로는 성공한 삶에 가까웠다. 그는 북미의 유명 코미디클럽과 페스티벌 무대에 섰고 영화와 광고에 출연했다. 방송 작가로도 활동했고 한때는 많은 돈을 벌었다.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한 작품 개발도 진행했다. 하지만 무대 밖의 삶은 달랐다. NYT는 브로소가 신체적으로 건강해 앞으로 수십 년을 더 살 수 있지만, 오랜 치료에도 병이 그의 삶을 계속 흔들었다고 전했다. ◆ 캐나다, 조력사망 넓혔지만 ‘정신질환’은 미뤘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캐나다의 의료조력사망 제도다. 캐나다는 2016년 이 제도를 합법화했다. 처음에는 자연사가 합리적으로 예견되는 말기 환자에게 주로 허용했다. 이후 2021년 법을 고쳐 말기 상태가 아니어도 중대하고 회복 불가능한 질환으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면 신청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정부는 정신질환만 있는 신청자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별도 기준과 평가 체계를 마련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정부가 유예를 여러 차례 연장하면서 정신질환 단독 사유 허용은 2027년까지 미뤄졌다. 브로소 측은 이 예외 조항을 문제 삼는다. 신체 질환자에게는 제도를 열어두면서 정신질환자에게만 문을 닫는 것은 차별이라는 주장이다. 브로소와 조력사망 옹호단체 ‘다잉 위드 디그니티 캐나다’는 이미 2024년 정부를 상대로 헌법 소송을 냈다. 이번 긴급 신청은 본안 소송과 별개로, 브로소 개인에게 먼저 예외를 인정해달라는 취지다. ◆ 의사들도 엇갈린 판단 의료계 판단도 갈렸다. 브로소를 오랫동안 진료한 두 명의 정신과 의사는 서로 다른 의견을 냈다. 한 의사는 브로소가 여전히 회복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신질환의 경우 말기 암처럼 회복 불가능성을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고 예상치 못한 계기로 호전되는 환자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의사는 브로소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브로소가 오랜 세월 치료를 시도했고, 자신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판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개인적으로는 브로소가 마음을 바꾸길 바라지만, 그의 결정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갈림길은 캐나다 사회의 논쟁을 압축한다. 찬성 쪽은 정신질환자라고 해서 고통의 실재성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본다. 반대 쪽은 ‘회복 불가능’ 기준을 어떻게 판단할지, 자살 예방 체계와 어떻게 구분할지 불확실하다고 우려한다. 가족들도 처음에는 충격을 받았다. 그가 삶을 포기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고통을 오래 지켜본 뒤 일부 가족은 “문제는 그가 죽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죽느냐”라는 고민에 이르렀다고 NYT는 전했다. ◆ “차별”인가, “위험한 확대”인가 브로소 사건은 한 개인의 사연을 넘어섰다. 캐나다가 의료조력사망 제도를 어디까지 넓힐지, 정신질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어디까지 인정할지 묻는 사건이 됐다. 브로소 측은 현행 유예가 정신질환자를 차별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두 명의 의료조력사망 평가자로부터 기준을 충족한다는 판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이 정신질환 단독 사유를 막고 있어 실제 절차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중론자들은 사회적 안전망과 치료 접근성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문턱을 낮추면 위험하다고 본다. 긴 대기시간, 빈곤, 고립, 돌봄 부족이 환자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브로소도 이런 우려를 안다. 그는 자신이 가족의 지원과 의료 접근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충분한 치료를 받아온 자신 같은 사람까지 계속 기다리게 하는 것은 또 다른 고통이라고 주장한다. 법원이 긴급 신청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이번 사건은 캐나다의 의료조력사망 논쟁을 다시 정면으로 끌어올렸다. 브로소는 겉으로는 건강했고 삶의 조건도 부족하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그는 법정에서 더는 견딜 수 없다고 밝혔다. 캐나다 법원이 그의 호소를 개인의 권리로 볼지, 아직 넘지 말아야 할 선으로 볼지에 관심이 쏠린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이란 “우리가 한국 선박 공격? 증거 있어?” 반박…‘단독 행동’ 트럼프 주장 배경은 [핫이슈]

    이란 “우리가 한국 선박 공격? 증거 있어?” 반박…‘단독 행동’ 트럼프 주장 배경은 [핫이슈]

    한국 시간으로 지난 4일 저녁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 내 페르시아만에 정박 중이던 HMM 소속 한국 선박 나무호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사건 배후를 둔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이 한국 선박을 공격했다”면서 한국에 ‘프로젝트 프리덤’(해방 프로젝트) 참여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와 관련해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을 고조 시켜온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 증거 없이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했다”면서 이란이 한국 선박을 공격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해당 언론은 나무호 화재와 관련해 외부 공격보다는 내부 화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이란 정부의 입장이나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해명은 전하지 않았다. 트럼프 “한국이 단독 행동 하다 피격 당해” 주장트럼프 대통령은 폭발 및 화재가 발생한 한국 선박이 단독 행동을 하다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그는 5일(현지시간) 백악관 행사에서 해당 사건과 관련해 “한국 선박이 대열에 없었고 혼자 행동하기로 한 것”이라면서 “그리고 그들(한국)의 선박은 어제 박살이 난 반면 미국이 보호하던 선박은 공격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나무호에서 발생한 폭발·화재의 원인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해당 선박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단독 행동’ 즉 미군의 호위 없이 호르무즈를 통과하려고 시도했다는 정황도 공개된 바 없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일방적으로 이란 공격에 따른 결과로 규정하고 이를 빌미로 한국에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합류를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해당 작전에 합류할 경우 사실상 파병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 “미국의 파병 요구 관련 국내법 검토 중”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압박에 우선 화재 원인 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단은 관련 부처에서 이번 사고가 왜 일어났는지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며 파병 가능성에는 말을 아꼈다. 다만 우리 정부는 파병에 선을 긋던 전쟁 초기와 달리, 현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작전 참여 요구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정부는 국제 해상 교통로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가 모든 국가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고 국제법상 보호돼야 할 원칙이라는 입장”이라면서 “글로벌 해상 물류망의 조속한 안정, 회복, 정상화를 위해 여러 국제적 노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언급도 주목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대비 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을 감안해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프로젝트 프리덤 일시 중단, 협상 진전”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란과의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면서 프로젝트 프리덤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파키스탄과 기타 여러 국가들의 요청, 그리고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에서 우리가 거둔 엄청난 성과, 무엇보다 이란 대표단과 완전하고 최종적인 합의를 향한 큰 진전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했다”면서 “봉쇄 조치는 전면적으로 유지되지만, 해방 프로젝트는 잠시 중단해 최종 합의와 서명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이 프로젝트 프리덤을 가동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발표로, 이란과의 종전 및 비핵화 협상이 물밑에서 상당 부분 진전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이란 측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 “어린이날 부모 없는 아이들에게도 관심을”

    “어린이날 부모 없는 아이들에게도 관심을”

    “5월 5일 어린이날만큼은 부모가 없는 고아들을 기억해 주세요.” 5일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 초록색 괴물 가면을 쓴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꿰맨 자국이 선명한 괴물 가면은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하는 괴물의 얼굴이었다. 집회를 주최한 고아권익연대의 조윤환 대표는 “소설 속 괴물이 창조자에게 버림받은 것처럼 고아 역시 부모로부터 버려지고 국가와 사회에서 외면당하는 현실을 조명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고아원은 우리에게 고통이었다. 이제 그 진실을 마주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정부서울청사로 행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보육원 시설의 열악함과 학대 피해 경험을 전했다. 태어난 지 이틀 만에 제천영육아원에 맡겨져 자랐다는 백송이(27)씨는 “이유 없이 물고문을 당하거나 쇠파이프로 맞기도 하고, 아스팔트 바닥 위에 주먹 쥐고 엎드려뻗치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제천영육아원은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아동학대가 발생했다고 밝힌 곳이다. 당시 원장 박모씨는 아동학대 혐의로 15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고 원장직에서 물러났지만, 2023년 다시 원장으로 취임했다. 이곳에서 자란 백승현(37)씨는 “시설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있다”며 “고아들이 부모를 찾을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대 피해자들은 지난 2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조 대표는 “국가는 아이들이 부모를 잃었으면 반드시 찾아줘야 할 책무가 있다”며 “고아들은 지금도 부모를 찾아달라고 외치고 있다”고 했다.
  • 누릴 것인가, 견딜 것인가…‘자유’ 찾는 인류의 수난곡[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누릴 것인가, 견딜 것인가…‘자유’ 찾는 인류의 수난곡[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문호 도스토옙스키가 던진 의문자유, 인간적인 가치 만드는 바탕대심문관, 재림한 예수에게 반문“인간 자유는 근심… 기적·빵 원해”질문에 대답하는 드라마 ‘메시아’물 위 걷고 인명 살리는 초인 등장고통받던 사람들 의심 없이 복종자유, 의지할 대상 기다리는 과정“인간의 자유를 지배하는 대신에 너는 그것을 증대해서 인간 영혼의 왕국에 영원토록 고통의 짐을 지워 줬다. 너는 인간이 너에게 매혹되고 사로잡힌 채 자유롭게 너를 따를 수 있도록 자유로운 사랑을 바랐다. 앞으로 인간은 확고한 고대의 법칙 대신, 그저 너의 형상만을 자기 앞의 길잡이로 삼은 채 무엇이 선이며 무엇이 악인가를 자유로운 마음으로 몸소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됐다. 하지만 너는 선택의 자유와 같은 무서운 짐이 인간을 짓누른다면 결국에 가서 그가 너의 형상과 너의 진리를 거부하고 논박하리라는 걸 정녕 생각하지 못했더냐?”(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중 ‘대심문관’ 부분) 만약 역사에 단 하나의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자유’일 가능성이 크다. 과연 자유 이외에 우리가 더 추구할 것이 있는가. 모든 인간적인 가치는 자유의 바탕 위에서 만들어진다. 자유가 없다면 모든 게 불가능하고, 자유가 있다면 모든 게 가능하다. 그러나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는 여기에 의문을 제기한다. 금과옥조로 떠받들었던 자유가 인간에게 커다란 ‘짐’이 돼 버린 것은 아닌지 그는 심각하고 처절하게 묻는다. 도스토옙스키의 마지막 소설이자 인간 정신의 가장 위대한 집대성이라고 할 만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그중에서도 작품의 백미인 이야기 속 이야기 ‘대심문관’을 읽으며 우리는 자유와 고통의 관계를 깊이 묵상할 수 있다. “네가 그자냐? 정말로 그자인 것이냐? … 대답하지 마, 입 다물고 있어. 그래, 네가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이냐? 나는 네가 무슨 말을 할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대심문관’ 부분) 예수는 곧 돌아온다는 모호한 약속만을 남긴 채 하늘로 돌아갔다. “보라, 내가 곧 간다.”(요한묵시록 22장 7절) 서구 기독교의 역사는 예수가 언제 재림할 것인지를 놓고 벌이는 해석과 갈등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심문관’은 소설 속 카라마조프 집안의 둘째 아들 이반이 지어낸 이야기다. 이반이 동생인 셋째 알렉세이에게 들려주는 것으로 소설의 2부 5장의 뒷부분을 장식하고 있다. 소설의 큰 줄거리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인간의 정신과 본성에 관한 작가의 심오한 통찰을 엿볼 수 있는 명문으로 꼽힌다. 금방 돌아온다던 예수는 시간이 지나도 소식이 없었다. 그사이 인간들은 지쳐갔다. 그의 이름으로 서슬 퍼런 종교재판만이 횡행했다. 그러던 어느 날 15세기 스페인의 한 도시에 마침내 그가 재림했다. 그는 여러 기적을 행하며 자기가 누구인지 증명한다. 기다리던 그가 비로소 왔다. 역사는 끝나고 ‘천년왕국’이 시작되는 걸까. 그렇지 않았다. 종교 지도자 대심문관은 그를 가두고 심문했다. 대심문관은 예수를 거칠게 몰아붙인다. 허약하고 비열한 인간에게는 자유를 누릴 역량이 없다고. “인간이라는 이 불행한 존재에겐 태어나면서부터 받은 이 자유의 선물을 넘겨줄 대상을 한시라도 빨리 찾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근심거리는 없다.” 인간에게 필요한 건 저 너머에 있는 신이 아니다. 눈앞의 기적이요, 당장 먹을 빵이다. 빵 없는 자유보다는 안락한 복종이 인간에게 더 어울린다. 유토피아는 과연 어떤 곳인가? 그곳엔 빵이 넘치는가, 자유가 넘치는가? “놈이 신이면 이런 묘기 따윈 필요 없죠. 예수가 한 게 그거잖아요. 돌아다니며 묘기 부리기. 그러면 청중이 모이니까. 결국 예수가 뭔데요? 로마제국에 불만을 품은 포퓰리즘 정치인에 불과하지.”(넷플릭스 드라마 ‘메시아’ 중 에바의 대사) 넷플릭스 드라마 ‘메시아’는 ‘대심문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예수 재림의 무대를 현대로 바꿔놓는다. 종교재판보다 훨씬 더 잔인한 전쟁과 테러가 범람한다. 그 가운데 사랑과 자유를 운운하며 기적을 행하는 사나이가 등장한다. 총에 맞아 죽어가는 소년을 멀쩡히 되살리는가 하면,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물 위를 걷기도 한다. 그 옛날 예수가 행했던 기적과 똑같다. 그리고 말한다. “자기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지하지 마십시오. 지금 이 순간 인류는 조타수를 잃은 배입니다. 내게 의지하십시오.” 예수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복음 14장 6절) 그러나 그를 믿을 수 있는 걸까. 시대가 시대인 만큼 물 위를 걷는 일쯤은 눈속임으로도 충분히 재현할 수 있지 않은가. 총알에 맞은 아이를 되살린 것도 가만히 보면 의심스러운 게 한둘이 아니다. 총알이 과연 날아오긴 한 것인지, 총알에 묻은 피가 과연 아이의 피가 맞는지 등. 하지만 인간에게 이런 건 그리 중요치 않다.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단지 메시아의 존재 그 자체다. 인간을 죽음에서 해방하고 반복되는 고통의 역사를 끝내줄 신의 도래. 단지 의지할 어떤 것이 필요했던 인간들은 그렇게 자기들에게 주어진 자유를 기꺼이 포기한다.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메시아의 뒤를 졸졸 쫓으며 복종의 달콤함을 누린다. 그렇다면 이 글의 첫 문장은 틀렸다. 역사의 단 하나의 목적은 자유가 아니다. 영원한 복종이다. 인간이 무한 속에서 기다리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인간은 지금 자유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견디고 있는 것이다. 아주 고통스럽게.
  • 내가 성범죄자의 어머니라면…

    내가 성범죄자의 어머니라면…

    연극 ‘그의 어머니’는 보는 내내 질문을 던진다. 내 가족의 범죄를 어디까지 옹호할 수 있을까. 아이의 일탈은 부모의 잘못인가. 그렇다면 부모는 그 고통을 분담해야 하나. 가해자 행동의 원인을 추측하고 재단하는 미디어의 역할은 어느 선까지 가능한가. 많은 질문을 건네지만 답을 찾아주지 않는다.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인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재판을 앞둔 어머니 브렌다(진서연 분)의 8일을 그린다. 17세 아들 매튜(최호재)는 하룻밤에 여성 3명을 성폭행했다. 집 앞에는 기자들이 진을 치고 방송과 신문에선 매튜의 폭력성과 가족 문제를 재단하는 기사를 내보낸다. 형과 게임하는 걸 좋아하는 여덟 살 제이슨(최자운)조차 미디어에 노출돼 있다. 변호사 친구 로버트(홍선우)는 브렌다를 ‘아들을 사랑하는 나약한 엄마’로 포장해야 한다고 요구할 뿐이다. 작품은 가해자 가족을 변호하지도,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다. 그저 그들이 처한 상황을 그리고, 가족으로서 표출할 법한 분노를 드러낼 뿐이다. 그래서 극이 끝나면 “어렵고 힘들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극장을 나선 뒤에도 한참을 질문하고 답을 찾아보려 머리가 복잡하다. 극작가 에반 플레이시는 1990년대 ‘가해자의 어머니’였던 지인이 겪은 일을 떠올리며 “어느 날 내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내가 뭔가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행동할까 생각했다”면서 글을 쓰게 된 배경을 밝혔다. 최근 방한한 그는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 가족에 대해서는 대부분 이해하고 공감하지만, 가해자 가족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모두가 잘 모른다는 점이 극작가로서 흥미로웠다”면서 “사회가 소외시키고 망각한 인물들에 대해 어떤 공감대를 찾을 수 있는지 고민해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심리적으로 고립된 브렌다를 보면서 더욱 생각이 많아지는 건 아들이 최악의 젠더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어머니라는 역할과 여성으로서 감정이 충돌하는 순간마다 또 다른 질문이 생성된다. 지난해 서울 국립극단 달오름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관객들이 꼽은 ‘2025년 최고의 화제작’이 되며 1년 만에 돌아왔다. 초연에 이어 다시 연출을 맡은 류주연 극단 산수유 대표는 “지난해에는 어머니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등장인물 전체의 앙상블에 비중을 뒀다”면서 “작품 자체가 가해자를 비호하는 게 아니라 인간 자체를 다루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극 중 인물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결국 이 작품은 한 어머니의 시간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고 누구든 휘말릴 수 있는 현실을 비춘다. 155분간 이어지는 감정적 파장은 종교, 사회, 국가를 넘어 예외 없이 가닿는다. 공연은 17일까지.
  •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 입안 주도, 정치학자 출신 이홍구 前총리 별세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 입안 주도, 정치학자 출신 이홍구 前총리 별세

    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정부를 걸쳐 요직을 두루 역임했던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5일 별세했다. 92세. 1934년 경기 개성시 남산동(현재 북한 개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법대 행정학과에 입학했다. 입학 이듬해 자퇴한 뒤 미국 에모리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예일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8년 귀국한 뒤부터는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로 지냈다. 고인은 한국정치학회장을 지내는 등 20년간 학자로 생활했다. 이때 학술지와 신문 등에 쓴 당대 정치 관련 글들로 주목을 받았다. 1988년 노태우 정부에서 국토통일원 장관으로 입각하며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고인이 주도하고 여야가 합의해 만든 통일 정책이 1989년 나온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이다. 자주·평화·민주의 3대 원칙을 바탕으로 남북연합 체제를 거쳐 통일된 민주공화국으로 나아가는 게 골자다. 이후 대통령 정치특별보좌관과 주영대사를 역임했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통일원 장관 겸 부총리를 거쳐 1994년 제28대 국무총리에 올랐다. 이후 1996년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 대표위원으로 합류하며 정계에 몸 담았고, 같은 해 치러진 제15대 총선에서 전국구(현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책임 총리제, 통일 대통령 등을 앞세워 신한국당 대선 경선에 도전하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자 1998년 의원직을 내려놓고 초대 주미대사로 부임하며 IMF 외환위기 조기 수습에 나섰다. 주미대사를 마치고 귀국한 후에는 학계를 넘어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서울국제포럼 이사장, 중앙일보 고문, 유민문화재단 이사장, 대한배구협회 고문, 아산재단 이사 등을 지냈다. 유족은 부인 박한옥씨와 아들 현우(EIG 아시아 대표)씨, 딸 소영·민영(동덕여대 교수)씨, 며느리 황지영(홍콩한인여성회장)씨, 사위 이강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 발인은 8일 오전 9시. 장지는 천안공원묘지다.
  • 동방신기 최강창민, 삼성서울병원에 5500만원 쾌척

    동방신기 최강창민, 삼성서울병원에 5500만원 쾌척

    그룹 동방신기의 최강창민(38)이 병실에서 어린이날을 맞는 환아들을 위해 삼성서울병원에 5500만원을 기부하며 따뜻한 온기를 나눴다. 삼성서울병원은 5일 최강창민이 소아·청소년 환자 행복 기금으로 5500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기부금은 아동과 청소년 환자들이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치료와 재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병원비로 지원될 예정이다. 최강창민은 “모든 아이가 가장 행복해야 할 어린이날에 병실에서 병마와 싸우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아이들에게 작은 힘이 되고 싶다”며 “아이들이 밝고 건강한 미소를 되찾아 자신의 소중한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미래를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도 병원에 5000만원을 기부하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성탄절이 되길 바란다”고 전한 바 있다. 최강창민은 앞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그린노블클럽’ 116호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포항 지진 피해 아동 지원, 집중호우 피해 가정 지원, 취약계층 아동 건강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곳에 꾸준히 나눔을 이어오고 있다.
  • “전쟁 재개 가능성 70% 확대” 우려속… 정부 ‘프리덤 작전 참여’ 딜레마[외안대전]

    “전쟁 재개 가능성 70% 확대” 우려속… 정부 ‘프리덤 작전 참여’ 딜레마[외안대전]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선박 항행권을 수호하기 위한 ‘프로젝트 프리덤’을 개시한 직후 해역 내 우리 선박 폭발 사고가 맞물리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쟁 재개 가능성이 70%에 달한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한편, 결국 미국과 이란 간 종전안 협상이 사태 해결의 열쇠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미측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더라도 국민 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명분 확보가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은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과 관련한 선박 이동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화물선 등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몇 차례 발포했다”며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해운사 HMM 선박에서 폭발 및 화재 사고가 발생한 직후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이 원인이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프리덤 작전이 진행되자 한 차례 공방을 주고 받았다. 지난 4일 이란 매체는 “미 군함이 이란 해군의 경고를 무시하고 기동을 강행한 직후 미사일 공격의 표적이 됐다”며 “미사일 2발이 명중했고 항행을 계속하지 못한 채 기수를 돌려 퇴각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반면 미국 측은 “미 해군 함정은 피격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휴전상태가 사실상 형해화 됐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이란이 물리적 충돌을 벌인 데 이어 한국 선박 사고까지 맞물리면서다. 한 외교 소식통은 “양측이 협상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고 기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라며 “이 과정에서 전쟁 재개 가능성이 70%로 확대됐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핵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미국이 먼저 9개항의 종전안을 제시하자 이란이 14개항의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미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다. 이란 측은 수정안에 대해 “핵 사안이 아닌 종전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것을 검토해봤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직접 나서 강조했다. 이후 이뤄진 미국의 역제안을 이란이 얼마만큼 수용하느냐가 상황 타개의 관건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핵 문제에 관해 종전 후 얘기하느냐, 휴전 기간 내 얘기하느냐는 미국 입장에서 큰 차이가 아니라 당연히 거부한 것”이라며 “미국의 역제안을 이란이 얼마나 수용하느냐에 결과가 달렸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양국이 ‘관리 가능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 교수는 “역사적으로 전쟁 중 휴전을 하더라도 완벽하게 총성이 멈추는 경우는 없다”며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도 요격됐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양국이 관리 가능한 수준의 경고성 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가 미측 요구를 수용하더라도 ‘국민 안보’를 앞세운 명분 확보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군 관계자는 “일반 해적 등 단순 분쟁 상황이라면 참여 여부 결정이 간단할 수 있지만 국가를 사이에 둔 상황에 잘못 동참했다가 이란이 우리를 공격하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공격해야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레토릭으로 볼 수도 있는 만큼 준비해서 보내겠다고 일단 응한 뒤 시간을 끄는 방식 등도 고려할 수 있다”고 짚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불확실한 사실관계 속에서 군사적 선택을 서두르면 안 된다”며 “단순한 해상안보 협력 요청을 넘어 방위비 분담, 주한미군 역할, 동맹 기여 확대 논의와도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이 위기 판단의 주도권을 잃고 미국의 정치적·전략적 프레임에 끌려갈 수 있다”며 “동맹 협력과 국민·선박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되, 대응의 출발점은 정치적 압박이 아니라 객관적 증거와 국익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결혼 사실 안 알렸다가…사례금에 3배 위약금 ‘폭탄’

    결혼 사실 안 알렸다가…사례금에 3배 위약금 ‘폭탄’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결혼한 뒤 이를 알리지 않은 회원에게 성혼사례금과 위약금까지 지급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 방창현 부장판사는 결혼정보업체 A사가 최모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4752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계약서에 명시된 성혼사례금 1188만원과 그 3배에 해당하는 위약금 3564만원을 모두 인정했다. 최씨는 2022년 9월 A사에 가입비 528만원을 내고 이성 만남 5회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에는 결혼 날짜가 확정되거나 상견례 일정이 잡히면 2주 이내 성혼사례금을 지급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사례금의 3배를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그는 2023년 1월 A사 제휴업체를 통해 만난 상대와 교제한 뒤 같은 해 6월 결혼했지만, 이를 A사에 알리지 않고 사례금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A사는 소송을 제기했고, 최씨는 “결혼 한 달 전 탈퇴했기 때문에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사 탈퇴 사실은 인정되지만 계약까지 합의로 해지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계약 당시 성혼 시 사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이상 이를 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결혼정보업체 특성상 회원이 알리지 않으면 성혼 사실을 파악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위약금 약정은 성혼 통지와 사례금 지급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위약금 지급 의무도 인정했다. 최씨가 제기한 재산 정보 과장 및 개인정보 유출 주장에 대해서도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최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 어린이날 나타난 프랑켄슈타인 괴물…“부모 없는 이들을 기억해달라”

    어린이날 나타난 프랑켄슈타인 괴물…“부모 없는 이들을 기억해달라”

    “5월 5일 어린이날만큼은 부모가 없는 고아들을 기억해 주세요.” 5일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 초록색 괴물 가면을 쓴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꿰맨 자국이 선명한 괴물 가면은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하는 괴물의 얼굴이었다. 집회를 주최한 고아권익연대의 조윤환 대표는 “소설 속 괴물이 창조자에게 버림받은 것처럼 고아 역시 부모로부터 버려지고 국가와 사회에서 외면당하는 현실을 조명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고아원은 우리에게 고통이었다. 이제 그 진실을 마주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정부서울청사로 행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보육원 시설의 열악함과 학대 피해 경험을 전했다. 태어난 지 이틀 만에 제천영육아원에 맡겨져 자랐다는 백송이(27)씨는 “이유 없이 물고문을 당하거나 쇠파이프로 맞기도 하고, 아스팔트 바닥 위에 주먹 쥐고 엎드려뻗치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제천영육아원은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아동학대가 발생했다고 밝힌 곳이다. 당시 원장 박모씨는 아동학대 혐의로 15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고 원장직에서 물러났지만, 2023년 다시 원장으로 취임했다. 이곳에서 자란 백승현(37)씨는 “시설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있다”며 “고아들이 부모를 찾을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대 피해자들은 지난 2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재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조 대표는 “국가는 아이들이 부모를 잃었으면 반드시 찾아줘야 할 책무가 있다”며 “고아들은 지금도 부모를 찾아달라고 외치고 있다”고 했다.
  • ‘수술’ 최불암, 안타까운 소식…“가족 요청에 재활 전념, 다큐 출연 못해”

    ‘수술’ 최불암, 안타까운 소식…“가족 요청에 재활 전념, 다큐 출연 못해”

    최근 수술 소식이 알려졌던 배우 최불암(85)이 건강을 위해 시청자들과의 만남을 잠시 미뤘다. 최불암의 삶과 연기 인생을 조명하는 MBC 다큐멘터리 ‘파하, 최불암입니다’가 5일 방송하는 가운데 최불암의 직접 출연이 끝내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진은 “최근까지 촬영 일정을 조율해왔으나, 재활 치료에 전념하고 싶다는 가족의 요청으로 카메라 앞에 서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제작진은 “주인공이 기획 단계부터 적극 참여한 자전적 다큐멘터리”라는 점을 강조하며 “그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파하 최불암입니다’는 최불암의 삶과 연기 세계를 플레이리스트로 구성해 DJ의 진행과 음악으로 되짚는 라디오 형식의 다큐멘터리다. 최불암은 지난해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14년간 진행하던 KBS 1TV 시사교양 ‘한국인의 밥상’에서 하차했다. 최근 배우 백일섭과 박은수가 방송을 통해 잇달아 그의 건강을 우려하면서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3월 최불암의 아들 최모씨가 최불암의 건강 상태를 언론을 통해 전하면서 동료 연예인과 대중들이 우려한 정도로 심각한 건강 문제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아들 최씨는 “(아버지는) 현재 입원 상태로 재활 치료를 하며 회복하고 계신다. 걷는 게 힘들어지시다 보니 수술 후 재활 치료를 받았다”면서 “조만간 퇴원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방송되는 ‘파하, 최불암입니다’에서는 MBC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에서 최불암의 맏아들로 출연한 배우 박상원이 라디오 DJ 형태의 프리젠터(발표자)를 맡는다. 최불암의 고등학교 동창인 소설가 김춘복, 국립극단에서 연극배우로 함께 활동한 배우 박근형은 최불암의 청년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전원일기’에서 그의 큰 며느리였던 고두심, MBC ‘미망’과 ‘이별이 떠났다’에서 각각 손녀와 딸을 연기한 채시라, ‘그대 웃어요’에서 손자 역을 맡았던 정경호 등 후배 연기자들도 최불암과 함께한 추억을 소개한다.
  • 동방신기 최강창민, 어린이날 맞아 삼성서울병원에 5500만원 기부

    동방신기 최강창민, 어린이날 맞아 삼성서울병원에 5500만원 기부

    그룹 동방신기의 최강창민(38)이 병실에서 어린이날을 맞는 환아들을 위해 삼성서울병원에 5500만원을 기부하며 따뜻한 온기를 나눴다. 삼성서울병원은 5일 최강창민이 소아·청소년 환자 행복 기금으로 5500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기부금은 아동과 청소년 환자들이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치료와 재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병원비로 지원될 예정이다. 최강창민은 “모든 아이가 가장 행복해야 할 어린이날에 병실에서 병마와 싸우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아이들에게 작은 힘이 되고 싶다”며 “아이들이 밝고 건강한 미소를 되찾아 자신의 소중한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미래를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도 병원에 5000만원을 기부하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성탄절이 되길 바란다”고 전한 바 있다. 최강창민은 앞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그린노블클럽’ 116호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포항 지진 피해 아동 지원, 집중호우 피해 가정 지원, 취약계층 아동 건강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곳에 꾸준히 나눔을 이어오고 있다.
  • “미아 되면 고릴라 앞으로”…어른도 푹 빠진 창신동 완구거리

    “미아 되면 고릴라 앞으로”…어른도 푹 빠진 창신동 완구거리

    “엄마 혹시라도 잃어버리게 되면 저기 고릴라(조형물) 앞에서 만나.”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창신동 완구거리를 찾은 한 부모가 아이의 손을 꼭 잡으며 신신당부했다. “잠깐 지나가겠습니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거리는 옆 사람의 어깨를 스치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인파가 몰리며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해 중심 사거리에는 경광봉을 든 경찰들이 배치됐다. 창신동 완구거리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오전 8시 거리 가판대에서 초코빵 모양의 ‘말랑이’(주무르는 장난감) 두 개를 집어 든 박미연(34)씨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지칠 때 말랑이를 만지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경험을 했다”며 “아들이 먼저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제가 더 푹 빠졌다”고 말했다.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완구거리가 북적이고 있다. ‘불량식품’으로 불리던 값싼 과자들과 소소한 장난감들이 다시금 인기를 끌면서다. 학교 앞 문구점이 사라진 요즘 완구거리는 MZ세대가 추억을 사러 모여드는 놀이터가 됐다. 이곳에서 가장 큰 매장 중 하나인 승진완구에서 22년째 일하는 장순철(49)씨는 “인스타그램 등에서 완구거리가 화제가 되면서 젊은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완구거리가 MZ세대들에게 새로운 즐길 거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매출이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며 “하루 1억~1억 5000만원 정도를 기록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완구거리 곳곳에서는 휴대폰 거치대나 카메라를 들고 “이곳이 바로 말랑이 맛집”이라며 영상을 찍는 크리에이터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매장들은 피규어 행운박스, 왁뿌볼(왁스 부수기 공), 키캡 등 성인과 아이 모두를 겨냥한 장난감을 거리 전면에 배치해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캐릭터 카드를 판매하는 매장 앞에는 20팀 가량의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고등학생 오승호(16)군은 “학교 친구와 SNS에서 포켓몬 카드 명소를 찾다가 처음 오게 됐다”며 “초등학생 전유물인 줄 알았는데 요즘은 고등학생이나 어른들이 더 열광하는 것 같다. ‘잉어킹’ 카드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만화·게임 캐릭터 같은 ‘서브컬처’의 인기도 뜨거웠다. 여자친구와 함께 피규어를 구경하던 한준석(23)씨는 “OTT에 방영된 애니메이션의 피규어를 서로 골라주기 위해 방문했다”며 “오프라인 매장에서 취향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직접 비교하며 즐길 수 있는 것이 이곳의 장점”이라고 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30 세대는 단순한 물건 구매보다 줄을 서거나 오픈런을 하는 등의 ‘소비 체험’과 그 경험의 공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창신동, 문래동, 을지로처럼 오래됐지만 독특한 개성을 가진 공간을 새로운 콘텐츠 체험 공간으로 향유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폐허에서 무한으로]재림과 종말을 기다리며… 고통스러운 자유를 감내하는 인간

    [폐허에서 무한으로]재림과 종말을 기다리며… 고통스러운 자유를 감내하는 인간

    “인간의 자유를 지배하는 대신에 너는 그것을 증대해서 인간 영혼의 왕국에 영원토록 고통의 짐을 지워 줬다. 너는 인간이 너에게 매혹되고 사로잡힌 채 자유롭게 너를 따를 수 있도록 자유로운 사랑을 바랐다. 앞으로 인간은 확고한 고대의 법칙 대신, 그저 너의 형상만을 자기 앞의 길잡이로 삼은 채 무엇이 선이며 무엇이 악인가를 자유로운 마음으로 몸소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됐다. 하지만 너는 선택의 자유와 같은 무서운 짐이 인간을 짓누른다면 결국에 가서 그가 너의 형상과 너의 진리를 거부하고 논박하리라는 걸 정녕 생각하지 못했더냐?”(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중 ‘대심문관’ 부분) 만약 역사에 단 하나의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자유’일 가능성이 크다. 과연 자유 이외에 우리가 더 추구할 것이 있는가. 모든 인간적인 가치는 자유의 바탕 위에서 만들어진다. 자유가 없다면 모든 게 불가능하고, 자유가 있다면 모든 게 가능하다. 그러나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는 여기에 의문을 제기한다. 금과옥조로 떠받들었던 자유가 인간에게 커다란 ‘짐’이 돼 버린 것은 아닌지 그는 심각하고 처절하게 묻는다. 도스토옙스키의 마지막 소설이자 인간 정신의 가장 위대한 집대성이라고 할 만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그중에서도 작품의 백미인 이야기 속 이야기 ‘대심문관’을 읽으며 우리는 자유와 고통의 관계를 깊이 묵상할 수 있다. “네가 그자냐? 정말로 그자인 것이냐? … 대답하지 마, 입 다물고 있어. 그래, 네가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이냐? 나는 네가 무슨 말을 할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대심문관’ 부분) 예수는 곧 돌아온다는 모호한 약속만을 남긴 채 하늘로 돌아갔다. “보라, 내가 곧 간다.”(요한묵시록 22장 7절) 서구 기독교의 역사는 예수가 언제 재림할 것인지를 놓고 벌이는 해석과 갈등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심문관’은 소설 속 카라마조프 집안의 둘째 아들 이반이 지어낸 이야기다. 이반이 동생인 셋째 알렉세이에게 들려주는 것으로 소설의 2부 5장의 뒷부분을 장식하고 있다. 소설의 큰 줄거리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인간의 정신과 본성에 관한 작가의 심오한 통찰을 엿볼 수 있는 명문으로 꼽힌다. 금방 돌아온다던 예수는 시간이 지나도 소식이 없었다. 그사이 인간들은 지쳐갔다. 그의 이름으로 서슬 퍼런 종교재판만이 횡행했다. 그러던 어느 날 15세기 스페인의 한 도시에 마침내 그가 재림했다. 그는 여러 기적을 행하며 자기가 누구인지 증명한다. 기다리던 그가 비로소 왔다. 역사는 끝나고 ‘천년왕국’이 시작되는 걸까. 그렇지 않았다. 종교 지도자 대심문관은 그를 가두고 심문했다. 대심문관은 예수를 거칠게 몰아붙인다. 허약하고 비열한 인간에게는 자유를 누릴 역량이 없다고. “인간이라는 이 불행한 존재에겐 태어나면서부터 받은 이 자유의 선물을 넘겨줄 대상을 한시라도 빨리 찾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근심거리는 없다.” 인간에게 필요한 건 저 너머에 있는 신이 아니다. 눈앞의 기적이요, 당장 먹을 빵이다. 빵 없는 자유보다는 안락한 복종이 인간에게 더 어울린다. 유토피아는 과연 어떤 곳인가? 그곳엔 빵이 넘치는가, 자유가 넘치는가? “놈이 신이면 이런 묘기 따윈 필요 없죠. 예수가 한 게 그거잖아요. 돌아다니며 묘기 부리기. 그러면 청중이 모이니까. 결국 예수가 뭔데요? 로마제국에 불만을 품은 포퓰리즘 정치인에 불과하지.”(넷플릭스 드라마 ‘메시아’ 중 에바의 대사) 넷플릭스 드라마 ‘메시아’는 ‘대심문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예수 재림의 무대를 현대로 바꿔놓는다. 종교재판보다 훨씬 더 잔인한 전쟁과 테러가 범람한다. 그 가운데 사랑과 자유를 운운하며 기적을 행하는 사나이가 등장한다. 총에 맞아 죽어가는 소년을 멀쩡히 되살리는가 하면,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물 위를 걷기도 한다. 그 옛날 예수가 행했던 기적과 똑같다. 그리고 말한다. “자기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지하지 마십시오. 지금 이 순간 인류는 조타수를 잃은 배입니다. 내게 의지하십시오.” 예수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복음 14장 6절) 그러나 그를 믿을 수 있는 걸까. 시대가 시대인 만큼 물 위를 걷는 일쯤은 눈속임으로도 충분히 재현할 수 있지 않은가. 총알에 맞은 아이를 되살린 것도 가만히 보면 의심스러운 게 한둘이 아니다. 총알이 과연 날아오긴 한 것인지, 총알에 묻은 피가 과연 아이의 피가 맞는지 등. 하지만 인간에게 이런 건 그리 중요치 않다.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단지 메시아의 존재 그 자체다. 인간을 죽음에서 해방하고 반복되는 고통의 역사를 끝내줄 신의 도래. 단지 의지할 어떤 것이 필요했던 인간들은 그렇게 자기들에게 주어진 자유를 기꺼이 포기한다.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메시아의 뒤를 졸졸 쫓으며 복종의 달콤함을 누린다. 그렇다면 이 글의 첫 문장은 틀렸다. 역사의 단 하나의 목적은 자유가 아니다. 영원한 복종이다. 인간이 무한 속에서 기다리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인간은 지금 자유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견디고 있는 것이다. 아주 고통스럽게.
  • 이홍구 전 국무총리, 92세로 별세…학계·정계 넘나들며 여야 아우른 원로

    이홍구 전 국무총리, 92세로 별세…학계·정계 넘나들며 여야 아우른 원로

    김영삼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주미대사를 지낸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5일 별세했다. 92세. 1934년생인 고인은 경기고와 서울대를 나와 미국 에모리대와 예일대 등을 거쳐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학자로서 학술지와 신문에 당대 정치를 조명한 논문과 논설로 주목받은 고인은 노태우 정부 때부터 본격적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국토통일원 장관과 주영대사를 역임한 고인은 김영삼 정부 시절엔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을 거쳐 제28대 국무총리에 임명됐다.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1996년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 대표위원으로 합류했다. 이어 같은 해 치러진 제15대 총선에서 전국구(현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김대중 정부에서도 중용돼 1998년 주미대사로 활동하며 외환위기 조기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주미대사를 마치고 귀국한 후에는 학계를 넘어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서울국제포럼 이사장, 중앙일보 고문, 유민문화재단 이사장, 대한배구협회 고문, 아산재단 이사 등을 지냈다. 유족은 부인 박한옥씨와 아들 이현우(EIG 아시아 대표)씨, 딸 이소영·이민영(동덕여대 교수), 며느리 황지영(홍콩한인여성회장), 사위 이강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씨 등이 있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에 빈소가 마련됐다. 영결식은 8일 오전 8시, 발인은 오전 9시다.
  • [서울광장] 한불 협력과 ‘도자기 한류’ 가능성

    [서울광장] 한불 협력과 ‘도자기 한류’ 가능성

    황성신문 1902년 5월 19일자에는 대한제국 궁내부에서 왕실 재정을 담당하던 내장원이 프랑스에서 도자기 기술자를 초빙했다는 기사가 보인다. ‘법국인 래미옹(萊米翁)씨를 3년 기한으로 고용하고 외부(外部)에서 서명식을 가졌다’는 내용이다. 그 도자기 기술자가 레오폴드 래미옹이다. 지금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불수교 140주년 기념전시 ‘더 하이브리드’에 가면 그가 어떤 인물인지 확인할 수 있다. 전시를 둘러보며 래미옹이 숙련된 기술자는 아니었을 것 같다는 느낌을 갖는다. 세브르 도예학교 시절인 1900년 단체사진에 그의 모습이 보인다. 세브르 국립 도자기 제작소 출신이라고는 해도 대한제국에 도착했을 때는 도예학교를 갓 졸업한 신참 시절이다. 래미옹의 전공은 도자기에 문양을 넣는 것이었다. 그가 한국 미술사에 이름을 비친 것도 도자기가 아니라 그림 때문이었다. 그는 관립도자기제작소인 비기창에 근무하면서 역관을 양성하는 한성법어학교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당시 한성법어학교 학생으로는 훗날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로 기록되는 춘곡 고희동이 있었다. 춘곡은 래미옹이 교사 에밀 마르텔의 초상화를 그리는 모습을 보고 서양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더 하이브리드’ 전시회에선 서양의 도자기 제작법을 받아들이려는 대한제국의 노력과 함께 저들로서는 새로웠을 한국 도자기를 바탕으로 유럽 취향의 상품을 개발하려는 프랑스의 움직임도 엿볼 수 있다. 전시회에 자세히 소개된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는 그 가교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프랑스 외교관으로 1887년부터 1906년까지 두 차례 서울에 주재했다. 그는 다양한 수집품을 자기 나라로 가져갔는데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으로 흔히 ‘직지’라 부르는 ‘직지심체요절’이 대표적이다. 플랑시 컬렉션에는 삼국시대 토기부터 고려청자, 조선백자에 이르는 다양한 도자기도 있었다. 그런데 세브르 제작소는 중국이나 일본 도자기에는 없는 한국의 기형(器形)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려 했던 것 같다. 전시회엔 세브르가 개발한 서울화병, 부산화병, 울산화병이 출품됐다. 한국 화병의 형태를 기반으로 다양한 색채와 문양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세브르는 1890년대부터 1920년대까지 한국 화병 시리즈를 활발하게 개발했다고 한다. 조선백자는 오늘날 우리가 세계에 자랑하는 문화유산이지만 19세기 말에는 쇠퇴의 끝을 걸었던 것도 사실이다. 미국인 윌리엄 길모어는 ‘서울풍물지’(1892년)에 ‘모든 상점과 거리의 그릇은 중국과 일본에서 수입한 것으로 가득하다’고 했으니 조선 도자기의 몰락은 생각보다도 일렀던 듯하다. 특히 왕실 식기는 수입품 일색으로 필리뷔, 아돌프 아쉬 앤 컴퍼니, 지앙, 알뤼오, 아빌랑 등 프랑스제가 주도했다. 1905년에는 일본 노리다케에 황실 상징인 오얏꽃 무늬 식기를 주문했다. 래미옹이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은 없다. 다만 유럽식 가마를 비롯해 새로운 설비를 들여오는 데 일정한 역할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대한제국의 열악한 재정 사정으로 래미옹의 임금이 지불되지 않아 프랑스공사관이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그가 한성법어학교에서 ‘투 잡’을 뛰었던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비기창이 프랑스 설비와 래미옹의 기술로 새로운 도자기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세브르의 한국 화병 시리즈는 좀더 의미가 부각되어야 할 것 같다. 당시 유럽은 중국풍 ‘시누아즈리’가 정착하고 일본풍 ‘자포니즘’도 크게 유행하고 있었다. 세브르는 동양 선호 분위기의 연장선상에서 한국풍 도자기를 개발하려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짐작한다. 우리는 미국에서 만든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한류에 포함시키며 자랑스러워한다. 한국 문화에 유럽 감각을 입힌 세브르 화병 역시 한류의 일부로 봐도 무리가 없다. 한국 화병은 무엇보다 한류의 출발점에 해당한다. 세브르가 이런 의미를 담아 현대적 감각의 서울화병, 부산화병, 울산화병을 다시 만들면 좋겠다. 여러 가지 용도의 한국형 도자기를 다양한 도시 이름으로 개발해 파는 방법도 있다. 120년 전과는 달리 지금은 성공하고도 남을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 연고지 이전 더비, 어린이날 달군다

    FC서울 vs FC안양둘 다 11R 패배… 분위기 전환 별러부천FC vs 제주SK각 10·11위… 승리 땐 단숨에 중위권프로축구 K리그에서 가장 치열한 더비매치로 꼽히는 ‘연고지 이전 더비’ 두 경기가 어린이날을 뜨겁게 달군다. FC서울은 5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7위 FC안양과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부천FC와 제주SK는 이날 오후 2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맞붙는다. 서울은 현재 현재 K리그1 선두(승점 25), 안양은 7위(승점 14)를 달리고 있다. 서울과 안양 모두 지난 주말 11라운드에서 안방에서 김천 상무와 부천에 패배했던 터라 분위기 전환이 중요하다. 특히 10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서울로선 2위 전북 현대(승점 18)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라도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서울과 안양은 6라운드 첫 대결에선 1-1로 비겼다. 10위 부천(승점 13)은 11라운드에서 안양을 1-0으로 꺾고 3경기 연속 무승에서 벗어난 가운데 11위 제주(승점 12)는 전북에게 0-2로 완패하며 2연패를 기록중이다. 리그 12개 팀의 승점 차이가 워낙 촘촘하기 때문에 부천과 제주 모두 승리하기만 하면 단숨에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부천은 제주와 6라운드 첫 대결에서 0-1로 패한 바 있다. 안양과 부천의 팬들은 각각 안양 LG 치타스와 부천 SK가 2004년과 2006년 각각 서울과 제주로 연고지를 이전했던 일을 지금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열성적인 팬들의 염원을 바탕으로 부천이 2007년에, 안양이 2013년에 시민구단으로 태어났다. 안양이 지난 시즌에, 부천은 이번 시즌에 K리그2에서 승격하면서 연고지 이전 더비가 K리그1을 대표하는 더비매치로 자리 잡았다. 전북과 광주FC가 만나는 ‘호남 더비’도 열린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전북으로 쏠려 있다. 전북은 최근 2연승으로 2위까지 치고 올라와 있는 반면, 광주는 최근 7연패에 9경기 연속 무승(2무 7패)으로 12위(승점 6)까지 떨어졌다. 최근 2연패에 3경기 연속 무승(1무 2패)으로 전북에 밀려 3위로 떨어진 울산HD(승점 17) 역시 9위 김천(승점 13)을 상대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 [기고] 어린이 건강과 행복은 국가 책임

    [기고] 어린이 건강과 행복은 국가 책임

    어린이날은 1923년 어린이를 보호와 훈육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완전한 인격적 존재로 바라보자는 사회적 선언에서 출발했다.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 배우고 꿈꿀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약속이 담긴 날이다. 어린이날은 ‘잘 자라라’는 격려를 넘어 ‘함께 지켜주겠다’는 책임의 의미를 품고 있다. 그렇기에 어린이날은 1954년부터 국가적 행사로 개최됐다. 역대 대통령 내외는 어린이들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냈으며, 1980년대부터는 청와대에 초청해 귀한 손님으로 대접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올해 초청 행사는 3년 7개월 만에 대통령 집무실이 청와대로 복귀하고 나서 처음 열리기 때문에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인근 주민을 포함해 도서 벽지에 사는 어린이, 보호시설 어린이, 한부모·다문화 가정 어린이, 장애·희귀질환 어린이 등 다양한 환경의 어린이들을 초대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그간 현장 방문에서 만난 아동양육시설, 장애인복지관 아동과 지난해 희귀질환 환우·가족 간담회에서 만난 환아들도 초청됐다. 대통령 내외는 아이들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다음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지키게 됐다. 짧은 만남 속에서도 어린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눈높이를 맞췄던 인연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어린이날 행사는 국민주권 정부 정신 구현의 의미를 담았다. 어린이들에게 청와대 본관 국무회의장과 각종 회의가 열리는 충무실을 개방하고 ‘내가 커서 대통령이 된다면 하고 싶은 일’, ‘대통령 아저씨께 하고 싶은 말’ 등의 주제로 대통령과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시간이 어린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이 되고 이를 통해 스스로가 미래의 주인으로서 특별한 존재라는 의미를 깨닫게 되기를 기대한다. 정부는 그간 아동 권익을 한 단계 높이고 ‘모든 아동이 건강하고 행복한 기본사회 실현’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지난해 모든 아동의 건강한 성장·발달 지원, 도움이 필요한 아동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 아동 참여를 통한 아동 권익 내실화를 위한 5개년 정책과제인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을 수립했고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법 개정을 통해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만 13세까지 점진 확대하고 마을돌봄시설 연장 돌봄을 통해 피치 못할 사정으로 보호자가 늦게 귀가하는 아동들이 보다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최근 부모의 학대, 생활고 등으로 어린아이들과 가족에게 비극적인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기도 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 정부는 위기 영유아·장애아동에 대한 학대를 예방하고 피해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함께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을 수립, 발표했다. 아울러 위기 가정에 대한 촘촘한 보호와 지원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복지로의 전환 및 사회안전망 구축 방안도 마련 중이다. 어린이는 보호자와 사회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온전한 인격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정부는 어린이가 마음껏 꿈꾸고 도전하며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오늘 청와대의 가장 중요한 장소에 초대되는 어린이들에게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고 존중하겠다는 마음이 잘 전달되기를 희망한다. 어린이들이 오늘의 추억을 가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또 다른 꿈을 꾸고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 김창민 감독 숨진 지 반년 만에… 가해자들 구속

    김창민 감독 숨진 지 반년 만에… 가해자들 구속

    ‘김창민 영화감독 사망 사건’의 가해자 2명이 사건 발생 반년 만에 구속됐다.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형사2부(부장 박신영)는 4일 이 사건 피의자 이모(31)씨와 임모(31)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수감했다. 앞서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은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발부했다. 이씨에 대한 영장 발부는 세 번째, 임씨에 대한 영장 발부는 두 번째 청구 만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1시쯤 경기 구리의 한 식당 앞에서 소음 문제로 시비가 붙은 김 감독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김 감독의 발달장애 아들이 보는 앞에서 폭행이 이뤄져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장애인복지법 위반)도 적용됐다. 김 감독은 폭행 직후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17일 만에 뇌사 판정을 받았고 장기기증을 통해 4명에게 새 생명을 나누고 숨졌다. 사건 초기 경찰 단계에서 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며 부실 수사 논란이 일자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전담 수사팀을 편성하고 김 감독 아들 참고인 조사, 피의자 집·휴대전화 압수수색과 소환 등 보완 수사를 거친 끝에 지난달 28일 영장을 재청구했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통해 이씨 등의 폭행이 단순 폭행이 아니라 사망 결과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또 임씨가 식당 폐쇄회로(CC)TV 삭제를 시도한 정황과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통화 내역 삭제 흔적을 확인하는 등 증거 인멸 정황도 확보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검찰이) 초동수사의 미진함을 지적한 유족들의 호소와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보완 수사에 총력을 다해 왔다”며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고 실체에 다가설 두 번째 기회인 보완 수사로 만들어 낸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속이 김 감독님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고 유족들께 작은 위로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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