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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혐오시설 인식 옛말… 경기 지자체들 장사시설 건립 붐

    혐오시설 인식 옛말… 경기 지자체들 장사시설 건립 붐

    화장시설 부족으로 3일 만에 장례를 치르기 어렵게 되자 경기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종합장사시설 건립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1405만명이 사는 경기지역에는 11일 현재 종합장사시설이 4곳에 불과하다. 특히 수원연화장, 성남장례문화사업소, 용인평온의숲, 화성함백산추모공원 등 4곳 모두 경기남부에 있다. 인구가 363만명인 경기북부에는 고양시에 서울시립승화원이 있으나, 서울시 시설이라 고양, 파주 이외 주민들은 이용료가 비싼데다 특정시간에만 이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경기동북부 지자체들은 오래전부터 종합장사시설 건립을 추진했으나 주민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가평, 이천, 하남시 등에서는 시장 퇴진 및 주민소환운동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민선 8기 경기동북부 시장·군수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가장 먼저 양평군이 과천시와 더불어 30만㎡ 규모의 종합장사시설 건립을 추진한다. 9월까지 부지를 선정하고 2030년까지 개장할 계획이다. 양주시는 백석읍 방성리에 83만㎡ 규모의 광역종합장사시설을 의정부·동두천·남양주·구리·포천 등 인근 5개 지자체와 공동 건립해 운영하기로 했다. 제3국립현충원을 유치한 연천군도 25만∼30만㎡ 규모의 종합장사시설 건립을 추진한다. 후보지를 공모한 결과 미산면 광동리 등 3개 마을이 유치를 신청했다. 경기남부인 이천시와 평택시도 종합장사시설 건립을 추진한다. 이천시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후보지를 공모한 결과 3개 마을이 유치를 희망했다. 이달에 부지를 선정, 내년 4월 착공할 계획이다. ‘혐오시설’이라며 무조건 반대하던 주민들 인식도 달라졌다. 양주시, 연천군 등에서는 “지역경제에 도움 될 수도 있다”며 경쟁적으로 유치를 희망한다. 화장률이 90% 전후에 이르면서 장사시설을 필요한 시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덕현 연천군수는 “현지인보다 10배 이상 비싼 값을 주고 강원 속초까지 원정 화장을 가거나 4일장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장사시설이 기피시설이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고 밝혔다.
  • 생명공학 전공한 두 아들이 승계 예상 [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생명공학 전공한 두 아들이 승계 예상 [2024 재계 인맥 대탐구]

    오너가 이사 등재 대기업 1위동생·처남 등 친인척이 이사로혼외 두 딸, 향후 상속 변수 될 듯 서정진(68) 셀트리온 회장은 2021년 65세 정년 퇴임을 선언하면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가 2023년 이사회 요청에 따라 경영에 복귀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 분석 결과 전체 계열사 9곳 중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 비율이 88.9%(8곳)로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높았다. 전체 등기이사 중 총수일가 비율 역시 39.0%(41명 중 16명)로 가장 높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사내이사를, 장남 서진석(40) 셀트리온 대표이사는 셀트리온홀딩스·셀트리온제약 사내이사, 셀트리온스킨큐어·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기타 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GS건설 상무를 지낸 뒤 셀트리온제약 대표이사와 셀트리온 부회장을 맡은 동생 서정수(65) 부회장, 조흥은행과 신한은행 지점장 출신의 인척 2촌인 김행옥(73) 셀트리온스킨큐어 기타 비상무이사, 처남인 박찬홍(66) 티에스이엔씨 대표이사와 처남댁 최승희(64) 사내이사 등 친·인척들도 이사로 등재돼 있다. 혼외자 친모인 조윤희(58)씨는 서린홀딩스 대표이사, 서원디앤디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서 회장은 아직 지분 승계를 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셀트리온에 입사한 두 아들을 중심으로 한 후계 구도를 예상한다. 2022년 6월 친생자 소송을 통해 호적에 오른 두 딸도 상속 관계의 변수로 거론된다. 배우자 박경옥(67) 셀트리온복지재단 이사장은 2006년 분당초 교감으로 명예퇴직한 후 재단의 사회공헌 활동을 이끌고 있다.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이사는 서울대 동물자원학(동물생명공학) 학사와 KAIST 생명과학 석·박사를 마친 후 2016년 셀트리온에 입사했다. 그동안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이사, 셀트리온 제품개발부문장과 사내이사, 이사회 공동의장 등을 맡으며 경영수업을 받아 왔다. 키 184㎝, 몸무게 100㎏이 넘는 서 회장을 닮아 서 대표도 키가 190㎝를 넘는다. 차남 서준석(37) 셀트리온USA 최고경영자(CEO)는 인하대 생명공학 박사 과정을 마친 후 2017년 셀트리온 과장으로 입사해 2019년 이사로 승진했다. 서 회장은 경영 복귀 후 혼외자 이슈가 불거졌다. 당시 서 회장은 “과거의 어리석고 무모한 행동으로 여러분께 돌이킬 수 없는 큰 실망을 드렸다. 어떤 질책도 피하지 않고 겸허히 감수하겠다”고 사과했다.
  • 라마단 전야, 알아크사 사원서 무력충돌… 살얼음판 된 ‘모두의 성지’

    라마단 전야, 알아크사 사원서 무력충돌… 살얼음판 된 ‘모두의 성지’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의 전야 기도회가 열린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동예루살렘에 있는 성지 알아크사 사원에서 무슬림과 이스라엘 경찰이 충돌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의 휴전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 채 라마단 직전에 폭력 사태가 벌어지면서 중동 지역에 긴장감이 번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라마단 기간에 알아크사 사원으로 집결하자고 촉구한 뒤 무슬림 수천 명이 전야 기도회에 참여하기 위해 이곳에 몰려들자 이스라엘 경찰은 이들의 어깨와 종아리 등을 곤봉으로 때렸다. 이 영상은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급속도로 퍼졌다. 이스라엘 경찰 측은 “사원에서 기도할 자유와 안전을 위해 지도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곤봉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전 가이드라인이 어떤 내용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주 “라마단 첫째 주에는 알아크사 사원에서 기도할 수 있는 예배자 숫자를 예년과 같이 유지하며, 이스라엘 아랍인에 대한 제한은 없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예루살렘의 아랍 인구 대부분은 이스라엘 시민권을 갖고 있지 않아 알아크사 사원 출입에 엄격한 제한을 받는다. 특히 경찰 지도부는 네타냐후 총리와 달리 아랍인의 알아크사 사원 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한다는 입장이어서 경찰과 기도하려는 무슬림 사이의 충돌 위험은 상존했다. 코비 샤브타이 경찰청장은 “라마단 초기부터 사원 출입을 제한할 것이며, 이스라엘인이든 동예루살렘 출신이든 젊은 아랍인들은 주요 선동자이기 때문에 사원에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아크사 사원 출입을 거부당한 젊은 무슬림 남성들이 사원으로 이어지는 골목길과 구시가지 성벽 밖에서 기도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SNS를 통해 퍼졌다. 알아크사 사원이 라마단 기간 가장 위험한 장소가 된 이유는 이곳이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 등 3대 종교의 공통된 성지이기 때문이다. 알아크사 경내 ‘바위돔’은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가 승천한 바위가 있던 자리이자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하나님께 제물로 바친 장소이며 이스라엘 솔로몬 왕이 성전을 지었던 곳이다. 종교 간 충돌을 막기 위해 1994년 이스라엘과 요르단은 평화협정을 체결해 유대인과 기독교도는 사원 방문만 가능하며 무슬림만 사원 경내에서 기도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에 불만을 품은 유대교도들이 의도적으로 사원을 방문해 갈등을 일으켰다. 2000년에는 아리엘 샤론 전 이스라엘 총리가 사원을 기습 방문해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의 반이스라엘 저항운동)를 낳았다. 경찰을 감독하는 이타마르 벤 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도 지난해 5월 알아크사 사원을 찾아 “하마스의 위협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며 성지 도발을 감행하자 결국 하마스는 5개월 후인 10월 7일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일으켜 이스라엘인 1200여명을 살해했다. 휴전 협상에 실패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고통받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제 마음 가장 앞에 있을 것”이라며 라마단을 맞아 메시지를 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지난 9일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그의 전쟁 방식이 “이스라엘을 돕는 것 이상으로 해치고 있다”고 비판해 두 사람의 갈등 수위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의 난민촌 라파 공격은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다음날 “남아 있는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을 파괴하기 위한 것이며 이스라엘군은 최소 1만 3000명의 하마스 전투원을 죽였다”면서 전쟁을 정당화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10월 7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는 것”이라며 휴전 협상과 관계없이 라파를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은 굶주려 죽을 위기에 처한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해 배를 이용한 구호에 나섰다. 키프로스에서 구호 선박이 가자로 향한 가운데 해안에 임시 부두를 건설하기 위한 작업도 시작됐다.
  • “美에 줄 것 주되 북핵 대응 확실한 보장 받아 내야” [美대선 ‘바이든 vs 트럼프’ 2.0]

    “美에 줄 것 주되 북핵 대응 확실한 보장 받아 내야” [美대선 ‘바이든 vs 트럼프’ 2.0]

    “美에 방위비 더 주더라도… 韓, 日 수준의 핵폐기 처리권 요구해야”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112년 만의 전현직 대통령 맞대결로 진행된다. 누가 되든 1기 때보다 동맹국들에 부담을 더 지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학습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급변하는 정세 속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 정부’는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더 드러내고 중국에 대한 공세와 압박의 강도를 높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동맹·다자주의 경시 및 무시 본색은 강도가 세졌다. 미중 경쟁과 ‘두 개의 전쟁’으로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한 바이든 대통령 역시 우방국들에 더 많은 역할을 강조할 공산이 크다. 어느 때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때 ‘바이든 vs 트럼프’의 외교안보 정책을 중심으로 한미동맹에 주어진 과제를 세 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당신들은 청구서대로 돈을 지불해야 한다.” 지난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을 향해 던진 말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한국에도 주한미군 철수 또는 축소를 연계해 우리 측 비용 부담을 더 지우는 요구가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동맹국에도 철저히 비용과 이익으로 따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래 특성을 활용해 우리가 지킬 것과 얻어낼 것을 챙기는 ‘역발상’도 강조된다. 일각에선 과거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용인 발언도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전술핵 재배치와 같이 예상을 뛰어넘는 ‘통 큰 협상’도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역으로 ‘돈을 더 내는 것’보다 ‘무엇을 받아 낼지’에 무게를 싣는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11일 “한국은 이미 대미 투자도 열심히 했고, 방위산업도 높은 수준으로 키운 만큼 미국에 도움되는 동맹국임에 틀림없다”면서 “이를 토대로 당당히 협상에 임하며 우리가 줘도 되는 것은 빨리 주면서 반대급부를 얻는 ‘윈윈’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장도 “미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대신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확실한 보장을 받아 내야 한다”며 “미국의 기존 전술 핵무기 업그레이드 비용과 한국 내 저장시설 건설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30기 정도의 전술핵을 한국에 재배치하는 협상안을 내거나 미국이 해군력 증강을 위해 추진하는 함선 건조에 우리 조선업을 활용해 협력을 제안하는 카드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이번 대선 경선에선 아직 거론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임기 내내 “‘부자나라’ 한국이 돈을 너무 안 낸다”는 불만을 쏟아 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돈 낭비”라며 2018년 싱가포르 회담 직후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여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재임 시절 측근들에게 주한미군 철군도 공공연하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교수는 “가장 현실적으로는 철군하지 않는 대가와 한미 핵협의그룹(NCG) 등이 지금 진행하는 한미 간 협정 관련 조치들을 지속한다는 약속을 받아 낼 수 있다면 방위비를 상당 부분 증액하는 것도 쓸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주한미군 철군 계획을 막아선 핵심 키 역할을 했던 게 군이었듯 최근 한미 군당국 간 쌓아 둔 협력을 강력한 우군으로 삼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봉영식 연세대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더 나아가 “가격이 높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성취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라며 “대가를 지불할 테니 핵 공유나 적어도 일본 수준의 핵폐기 처리 권한을 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어쩌면 2027년 차기 한국 대선에서 우리도 자체 핵무장을 할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있을 것 같다는 상상도 해 볼 수 있다”고 한 발언도 그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돌아오면 ‘판’이 훨씬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지난해 워싱턴선언으로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자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문화했다. 정부는 한미 NCG를 비롯해 한미일 안보 협력 등 바이든 정부와 다진 협력 구도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2기 가능성을 고려한 행보도 있지만 무엇보다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을 의식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2026년부터 적용될 12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도 2년 가까이 서둘러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물론 바이든 정부 역시 지금보다 많은 방위비 분담을 요구할 수 있다. 트럼프 정부와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11차 협정은 바이든 정부 들어 2021년 3월에야 체결됐는데 당시 방위비 분담금 인상폭은 역대 최대 규모에 달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하면 합리적인 수준일 것이라는 평가다. 상당수 전문가는 한미가 일찌감치 12차 SMA 협정을 체결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깨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취임하자마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를 선언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국가 간 협정과 조약이라는 장치들이 별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차기 정부의 공으로 돌리고 실리에 맞게 협상하는 게 낫다”는 목소리도 높다. 반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올해 빨리 결판을 내고 의회 승인까지 마무리하면 큰 틀에서의 협정 내용은 연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조기 협상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정부에서의 한미 연합훈련이나 전략자산 배치, NCG 제도화 등으로 비용이 늘어난 건 맞지만 트럼프 정부 재집권 시 진짜 우려되는 것은 확장 억제 비용까지 청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똑똑한 거래’를 위해 초당적인 외교력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방위비 미집행금도 상당히 많은 상황에서 분담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고 있는지를 감시·감독하는 건 누가 대통령이 되든 상관없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우리도 더 내고 싶은데 국회 감시가 철저하다’는 식으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우위를 차지하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업적으로 큰 도움이 안 되는 동맹국에 큰 비용을 지불하도록 강요할 것이고, 윤석열 정부는 결국 다른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그 비용을 지불하려 할 텐데 한국의 미래에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은행 권유로 가입 80대 75% 받고… 다른 ELS로 목돈 번 50대 0%

    은행 권유로 가입 80대 75% 받고… 다른 ELS로 목돈 번 50대 0%

    금융지식 많을 땐 최대 45%P 깎고고령·경험 적을 땐 45%P까지 가산분쟁조정위 통해 자율 조정 유도은행·투자자 소송 번질 땐 장기화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배상금액은 큰 틀에서 금융사의 과실 여부, 투자자 나이, 과거 투자 경험 등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80세가 넘은 고령자가 금융사 권유로 H지수 ELS에 가입했다면 손실액의 75% 정도를 배상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ELS 투자 경험이 풍부하고 이미 다른 ELS로 상당한 이익을 거둔 이력이 있다면 배상금을 전혀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금감원은 11일 H지수 ELS 배상 기준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금융사의 과실 여부, 개별 투자자의 특성을 하나하나 따져 차등적으로 배상 비율을 정했다. 금융사의 경우 적합성 원칙(고객에게 최적의 금융상품을 권유해야 하는 의무)을 지켰는지, 설명의무는 다했는지, 부당권유 금지 등 판매원칙을 위반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따져 각사별로 기본배상비율 20∼40%를 적용한다. 거기에 내부통제 부실 여부에 따라 은행은 10% 포인트, 증권사는 5% 포인트를 더한다.투자자별로는 연령이 높을수록, ELS 가입 경험이 적을수록 배상 비율을 최대 45% 포인트 가산한다. 반대로 ELS 투자 경험이 많거나 투자 규모가 크거나 금융 지식 수준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투자자에게는 투자자책임 등을 물어 최대 45% 포인트를 깎는다. 금감원은 모의 사례를 통해 배상률을 설명했다. 80대 초반의 H지수 ELS 투자자 J씨는 손실액의 75% 정도를 배상받는다. 그는 2021년 1월 예적금에 가입하려고 은행을 방문했다. 은행 직원은 J씨에게 H지수 ELS 가입을 권유하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J씨는 직원의 말에 따라 2500만원을 투자했다. 해당 은행 영업점에선 비슷한 방식의 판매가 여러 건 적발됐다. 이 경우 은행은 설명 의무·적합성 원칙·부당권유 금지 위반으로 기본 40%를 배상해야 한다. 거기에 내부통제 부실까지 드러나 10% 포인트를 더 배상해야 한다. 투자자 나이 등을 반영하면 배상 비율은 더 오른다. J씨가 80세 이상의 초고령자라서 15% 포인트, 예적금 가입이 목적이어서 10% 포인트 더 배상하게 됐다. J씨는 ELS 가입 경험이 2회로 많지 않았고 지연상환·손실 경험이 없었으며, 가입금액이 5000만원 미만이었다. H지수 ELS에 1억원을 넣은 50대 중반 S씨의 배상 비율은 0%가 유력하다. 설명 의무 위반 등 은행 책임이 35% 인정됐지만, S씨의 ELS 경험이 62회(-15% 포인트)에 이르고 한 차례 ELS로 손실을 본 경험이 있는 데다(-10% 포인트) 가입 금액이 5000만원 초과 1억원 미만(-5% 포인트)이며 ELS 총누적 이익이 이번 손실분을 초과(-10% 포인트)해서다. 배상 비율과 마찬가지로 배상 시기도 투자자별로 제각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는 이번 배상안을 기준 삼아 자율 배상에 나설 수 있다. 투자자가 받아들이면 배상은 비교적 신속하게 이뤄지지만 금융사와 투자자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분쟁조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 통상 2~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우선 대표 사례를 선정해 우선적으로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진행하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나머지 사례의 자율적 조정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끝내 분쟁조정에 실패하면 은행과 투자자 간 소송에 들어갈 수 있다. 이 경우 사태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 수십만 계좌 일일이 합의해야… 배상까지 수개월 걸릴 듯

    수십만 계좌 일일이 합의해야… 배상까지 수개월 걸릴 듯

    “대표적 사례 분쟁조정위 지켜봐야”배임 문제 제기될 가능성엔 우려 11일 금융당국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안 발표와 함께 은행들은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등 자율배상안 준비에 착수했다. 다만 은행과 투자자 간 입장 차가 큰 데다 가입자 수도 많아 실제 배상이 이뤄지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은행들은 이날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진 않았다. 다만 금융감독원이 수차례 사적 화해를 권고한 만큼 당국의 배상안을 토대로 자율배상안을 검토 중이다. 관건은 은행과 ELS 가입자 간 입장 차다. 당국이 배상 비율을 0~100%로 열어 놓았기에 세부 기준은 결국 은행이 판단해 가입자와 조율에 나서야 하는데 접점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같은 배상안을 놓고도 금융사와 투자자가 주장하는 비율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지침을 준 만큼 은행들도 최대한 자율배상하려고 하지만 가입자가 과연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라며 “대표적인 사례들이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어떻게 조정되는지도 함께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배상안을 본 ELS 가입자들 사이에선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50대 어머니가 ELS에 가입했다가 절반가량 손실을 봤다는 채모(28)씨는 “은행이 자체적으로 보상액을 계산해서 줬을 때 그것이 공정하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에서 가입한 ELS 계좌만 24만여개(15조 4000억원)에 달하는 등 규모가 크고 투자자 유형도 다양해 은행이 배상액을 책정한 뒤 개별 가입자에게 연락해 일일이 합의를 끌어내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은행들은 여전히 배임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배상은 은행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향후 제재나 소송까지 감안하면 자율배상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은행의 판매 책임에 대해서는 당국과 은행 간에도 의견 차가 있다. 은행 관계자는 “배상은 은행 잘못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이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ELS 사태에 대해 “죄송스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은행권 공통적인 상황과 은행별 개별적인 상황 등을 기반으로 업계와 소통해 적정 배상 비율을 의논하겠다”고 밝혔다.
  • “7세 아들과 해외 간 남편…1년간 주소도 안알려줬습니다”

    “7세 아들과 해외 간 남편…1년간 주소도 안알려줬습니다”

    자신의 이혼요구에 7세 아들을 데리고 해외로 떠나버린 남편 때문에 난감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아내 A씨가 이혼 소송 중 양육권에 대해 고민을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남편은 평소 다정하지만 가끔 욕설을 내뱉고 주먹을 휘두르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폭력성은 더욱 심해졌고 A씨는 결국 이혼을 요구했다. 그러자 남편은 A씨 몰래 일곱 살 아들을 데리고 시댁으로 떠났고, 얼마 뒤에는 시어머니와 함께 아이를 데리고 해외 연수를 떠났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남편은 1년동안 A씨에게 아이와 어디에 머무는지조차 안 알려줬다. 또 이혼 소송을 취소하면 아들을 보여줄 것이라고 조건을 걸었고, 결국 A씨는 소송을 취소했다. 그러나 남편은 결국 갖은 핑계를 대며 아들을 보여주지 않았다. A씨는 “다시 이혼 소송을 하려고 하자 남편은 ‘법원에 출석하지 않겠다. 한번 소를 취하했기 때문에 다시 이혼 소송을 못 한다’며 배짱을 부리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남편, 친권과 양육권에 유리한 사정 아니다” 사연을 접한 김미루 변호사는 “남편이 재소금지를 잘못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재소금지의 원칙은 1심 판결 이후에 소를 취하했을 때 최종 판결을 농락하거나 소송을 취하하는 것의 남용을 제재하기 위한 것”이라며 “1심 판결이 나기 전인 소송 진행 중에는 소송을 취하하더라도 얼마든지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심 판결 이후 소를 취하했더라도 이전에 주장했던 이혼 사유가 아니라 이후에 새로운 이혼 사유가 발생된다면 재소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양육권에 대해서 “남편이 아이를 외국으로 데려가 1년 동안 A씨와 접촉을 끊은 행위는 친권 양육권에 유리한 사정이 아니기 때문에 A씨가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아이 복리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현재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A씨가 일 년 뒤를 알 수 없는 상황에 비양육자로 지정되는 경우에 대해서는 “(A씨가) 만약 비양육자가 돼서 양육비를 감액하고 싶다면, 소득이 급격하게 감소해서 생활이 어려워진 사정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게 좋다”고 조언을 전했다.
  • ‘무고’ 백윤식 전 연인, 첫 재판서 혐의 인정

    ‘무고’ 백윤식 전 연인, 첫 재판서 혐의 인정

    배우 백윤식이 민사재판 과정에서 합의서를 위조해 제출했다고 고소하는 등 무고 혐의를 받는 전 연인 곽모씨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곽씨 측은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백우현 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했다. 곽씨는 “사법절차를 진행한다고 해서 제게 도움 될 것이 없었다”며 “의도·목적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곽 씨 측은 “피고인이 공인 지위에 있지 않은 상황에서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며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재판은 공개가 원칙이고 가급적 그런(사생활 침해 요소가 있는) 내용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3년 작성된 합의서에는 백윤식과 결별 후 사생활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어길 시 위약벌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곽씨는 “백윤식이 자신과 합의서를 작성한 적이 없음에도 이를 위조해 민사재판에 증거로 제출했다”며 허위로 고소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곽씨가 합의서를 직접 작성했지만 이를 어기고 사생활을 유포해 수억에 달하는 벌금을 낼 상황에 부닥치자 합의서가 위조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판단했다. KBS 기자 출신인 곽씨는 2013년 백윤식과 결별한 뒤 ‘백윤식에게 20년간 교제한 다른 여인이 있다’, ‘백윤식의 아들 도빈·서빈으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2022년엔 백윤식과의 교제 내용과 사생활이 담긴 자서전을 출간하기도 했다. 법원은 백윤식이 곽씨를 상대로 낸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어 지난해 본안 소송 1심에서도 백윤식이 승소했다.
  • 엘살바도르 부켈레 대통령 “아이티 갱단, 내가 해결해줄게” [핫이슈]

    엘살바도르 부켈레 대통령 “아이티 갱단, 내가 해결해줄게” [핫이슈]

    최근 반정부 시위와 갱단 폭력 사태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빠진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 대해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42) 대통령이 “내가 고칠 수 있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부켈레 대통령이 대혼란에 빠진 아이티에 대한 지원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0일 부켈레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아이티 사태와 관련한 게시물을 공유하며 “우리가 고칠 수 있다”(We can fix it)고 썼다. 다만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주재국(아이티) 동의, 임무 비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11일에도 그는 엑스에 “몇 년 전 엘살바도르에서도 희생자의 두개골을 들고 모욕하는 갱단 등 비슷한 장면을 목격했다”면서 “모든 전문가들이 그들(갱단)은 우리 사회의 본질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패배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이는 틀렸다. 우리는 그들을 제거했다”고 강조했다. 곧 갱단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자신의 노하우를 아이티에서도 펼칠 수 있다고 주장한 셈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실제로 부켈레 대통령은 갱단과의 전쟁으로 큰 성과를 거두며 최근에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재선에도 성공했다. 스스로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독재자’라고 부르는 부켈레 대통령은 2년 전인 지난 2022년 3월 27일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갱단과의 전쟁을 시작해 이들을 닥치는대로 잡아들이자 범죄율도 뚝 떨어졌다. 한편 아이티는 지난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극심한 치안 공백에 시달려왔다. 최근에는 반정부 시위와 갱단의 폭력 사태가 더욱 심화하며 대규모 탈옥까지 벌어지는 등 그야말로 ‘무법천지’로 치닫고 있다. 이에 아이티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 통행금지 조치도 시행했으나 폭력 사태는 여전히 잦아들지 않고 있다.
  • 수백억원대 수원 전세 사기 일가족…재판에서 “혐의 대체로 인정”

    수백억원대 수원 전세 사기 일가족…재판에서 “혐의 대체로 인정”

    경기 수원시 일대에서 수백억원대 전세 사기 행각을 벌여 구속기소 된 일가족이 재판에서 혐의를 대체로 인정했다. 11일 수원지법 형사11단독 김수정 판사 심리로 열린 부동산 임대 업체 사장 정모(60)씨와 그의 아내 김모(54)씨, 아들(30)에 대한 사기 등 혐의 두 번째 공판에서 변호인은 “사기 혐의를 대체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부인하는 일부 사기 혐의에 대해선 “일부 계약에서 피고인들이 임대차 보증보험에 가입해 준 것이 있어, 이들 계약에 한해서는 사기 고의가 인정되기 어렵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임대 건물을 감정평가한 혐의에 대해선 “사실관계는 인정하나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는 취지로 부인했다. 검찰은 이날 정씨 일가가 함께 일했던 직원 등 2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들에 대한 증인신문은 내달 15일 오후 2시에 이뤄질 예정이다. 정씨 일가는 2021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일가족 및 임대 업체 법인 명의를 이용해 경기 수원시 일대에서 800세대가량의 주택을 취득한 뒤 임차인 214명으로부터 전세 보증금 225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는 대출금이 700억원을 넘는 채무 초과 상태인데도, 구체적인 자금 관리 계획 없이 ‘돌려막기’ 방식으로 임대 계약을 계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 장동민, 유튜브서 ‘붕어빵’ 딸과의 일상 공개

    장동민, 유튜브서 ‘붕어빵’ 딸과의 일상 공개

    개그맨 장동민이 자신과 똑닮은 딸과의 일상을 공개했다.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장동민과 아이들’에는 ‘태어나보니 아빠가 장동민, 아빠랑 집 만들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공개한 영상에는 장동민이 딸 지우양에게 밥을 먹이고 집 안에서 실내 텐트를 만들며 같이 노는 모습이 담겨 있다. 방송에서 거침없는 언사로 일명 ‘버럭 개그’를 선보여왔던 장동민은 영상 속에서는 딸에게 한없이 다정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장동민은 2021년 12월 6세 연하의 비연예인과 결혼해 7개월 만에 딸을 품에 안았다. 지난 1월에는 둘째 아들을 얻었다.
  • 한동훈, 이종섭 출국에 “호주에 국방 현안 많아”

    한동훈, 이종섭 출국에 “호주에 국방 현안 많아”

    1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패륜공천”이라며 잘못을 강하게 비판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호주로 도망치듯 출국해 야당과 언론, 국민들로부터 융단폭격을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는 “호주는 국방 관련 외교 현안이 많은 나라인 것으로 안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취재진과 만난 한 위원장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이 전 장관이 전날 주호주대사 내정자 자격으로 출국한 것과 관련해 “수사가 작년 9월쯤부터 진행됐던 것이고 (이 전 장관이) 수사에 관해 충분히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호주를 “국방 현안 관련 외교 현안이 많은 나라”라고 설명한 그는 “대통령실에서 그런 점들을 고려해서 인사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거 외에 특별히 더 아는 것은 없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과정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지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당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최근까지 기간을 연장해온 사실이 알려졌는데 외교부는 지난 4일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인선을 발표했다. 법무부가 지난 8일 출국금지를 해제하면서 이 전 장관은 10일 수많은 취재진의 눈을 피해 공항을 빠져나갔다.그의 행보를 두고 특히 2030 남성 세대의 분노가 거세다. 나라를 위해 복무하다 사망했는데 아직까지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는 것에 허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이날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가 범죄 혐의자 이종섭 전 장관을 해외로 도피시켰다. 그 사람 아니면 절대 안 되는지 꼭 그 사람이었어야만 하는지 다시 한번 되새겨 봤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사실상 국가 기관이 공권력을 동원해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킨 초유의 사태”라고 비판하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이날 ‘런종섭’(도망가다는 뜻의 런과 이종섭의 합성어)이라고 표현하는 등 야권에서도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이 전 장관을 두둔하고 야당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은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때마다 위 레벨까지 모두가 다 이렇게 직위 해제당하는 세태는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너무 관련이 없는 분들까지 다 그렇게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법무부에서 출국금지가 여러 차례 연장돼 오고 수사 절차에 적극 협조했었던 상황이었다”며 “법무부에 정식으로 출국금지심의위원회를 열어서 이의 신청했던 것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변호했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호주가 우리와 군사 협력 면에서 중요한 국가라며 “그래서 전략적으로 이 전 장관이 대사로 임명된 것이다. 이 자리를 계속 무작정 비워둘 수는 없다는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핵심적인 피의자라면 6개월 동안 왜 한 번도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겠느냐”며 “이 전 장관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국회에 출석했을 때는 특정인을 (이첩 대상에서) 제외하라는 것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것을 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달라”고 밝혔다. 전날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전 장관 출국은 공직자로서 공무수행을 위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땅에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기회로 삼고 반등을 위한 정쟁거리 불쏘시개로 사용하려 한다면 큰 착각”이라고 주장했다.
  • 파묘① 친일파 귀신, 조선총독부와 대한매일신보 (feat. 며느리와 탱고를)

    파묘① 친일파 귀신, 조선총독부와 대한매일신보 (feat. 며느리와 탱고를)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가 ‘곡성’(감독 나홍진)을 뛰어넘어 한국 오컬트 장르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작이 됐습니다. 마니아 장르로 분류되는 오컬트물 파묘가 대중적 인기를 끈 데는 역사적 상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자극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파묘는 일본이 우리 땅에 쇠말뚝을 박아 풍수지리적 맥을 끊으려 했다는 ‘풍수침략’ 가설을 모티브로 합니다. 각본을 겸한 장 감독은 “풍수사들과 땅의 가치를 얘기하다 보면 매번 ‘쇠침’에 다다랐다. 외세에 당한 역사와 그 잔재가 곪아 지금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과거를 들춰 잘못된 걸 꺼내 없애는 정서가 담긴 파묘처럼, 잔재를 파묘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우리 땅에 상처와 트라우마가 많은데 발톱의 티눈을 뽑듯 파묘해버리고 싶었다”고 영화 제작 의도를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런 메시지를 담아내기 위해 감독은 다양한 ‘메타포’를 활용했습니다. 곳곳에 사실과 풍문이 혼재된 ‘트리비아’(사소한 정보)도 무수히 펼쳐놓았습니다. 그 수가 너무 많아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래서 감독의 의도가 명확하게 읽히는, 꼭 짚어봐야 할 설정과 상징적 장면 몇 가지만 소개하려 합니다. 총 3회 관람을 마친 평범한 관객으로서의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 또 다른 관객들의 역시 주관적인 풀이에 장 감독이 언론에 직접 밝힌 해설을 곁들여 봅니다.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1. 이름 없는 애국자들 (feat. 번호판)극중 김상덕(최민식), 이화림(김고은), 고영근(유해진), 윤봉길(이도현), 무당 오광심(김선영), 박자혜(김지안)은 모두 실제 독립운동가의 이름입니다. 영근의 ‘의열 장의사’ 간판은 비밀항일운동단체 ‘의열단’을, ‘나라를 지킨다’는 뜻의 보국사 주지스님 이름 ‘원봉’은 의열단 단장이었던 김원봉 선생을 떠오르게 합니다. 과거와 현재의 애국자들을 하나로 잇는 철혈단(1920년대 상해에서 활동한 실제 독립운동단체)의 나무 곡괭이에 김정복, 전태환, 임충신 등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독립운동가의 이름이 적힌 것 역시 우연이 아닙니다. 장 감독은 “독립기념관에 갔는데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들이 너무 많더라. 그분들의 이름을 어감을 고려해 되살리려 했다”고 했습니다. 특히 이화림은 실제 윤봉길 의사가 1932년 홍커우공원 거사를 치를 때 삼엄한 검문검색을 통과하도록 도운 여성 독립운동가입니다. 원래 윤봉길과 이화림은 부부로 변장해 식장에 들어 가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은 사전답사를 하며 거사 지점까지 잡아 놓았죠.​ 거사 직전 이화림은 세 살 어린 윤봉길, 김구 앞에서 애국단 단원으로서 선서를 하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신문 한인애국단 핵심 3인방 중 ‘여전사’… 윤봉길·이봉창 의거 숨은 조력 참고 https://www.seoul.co.kr/news/plan/ssj_history/2021/02/23/20210223027001) 감독은 등장인물의 차 번호판에도 애국 코드를 심어놨습니다. 상덕의 차는 0815, 화림과 봉길의 차는 0301, 영근의 운구차는 1945 번호판을 달고 나옵니다. 각각 광복절, 3·1절, 광복된 해를 의미합니다. 풍수사 상덕이 파묘 후 ‘이순신 장군’이 새겨진 100원짜리 동전을 던지는 장면 역시 의미심장합니다. 배우 최민식이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을 연기했던 것도 떠오르고요. 이에 대해 장 감독은 “실제 풍수사들은 묘를 꺼낸 후 돈을 던진다. 보통 10원짜리를 던지는데 그날은 100원짜리를 꺼내 던졌다. 스태프들도 ‘너무 이순신을 상징하는 거 아니냐’라고 했는데 그때는 그러려니 했다. 얻어걸린 거다”라고 해명(?)했습니다. 2. 친일파와 그 후손 (feat. 며느리 배정자)영화에는 친일파와 그 후손 박씨 집안도 등장합니다. “그냥 부자” 박씨 집안의 미국 캘리포니아 LA 대저택은 동티한 인부의 달동네 집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대대손손 부를 누리는 친일파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영화 속 친일파 설정은 을사오적에서 가져온 듯합니다. 친일파 귀신 박근현은 군부대신 이근택과 농상공부대신 권중현, 아들 박종순은 외부대신 박제순, 파묘를 의뢰한 손자 박지용은 내부대신 이지용을 상징한다는 풀이가 많습니다. 후손이 파묘를 의뢰한다는 설정이나, 의뢰인의 형이 정신병원에서 자살했다는 설정, 관에서 나온 친일파 귀신이 미국 집에서 며느리 배정자와 정열과 사랑의 춤 탱고를 추는 장면은 학부대신 이완용을 떠오르게 합니다. 실제로 이완용의 증손자 이석형은 1979년 여산 미륵산에 있던 이완용의 묘를 매장 53년 만에 파묘하고 유골을 화장했습니다. 또 과거 이완용의 장남 이승구가 26세 어린 나이에 요절했을 때, 항간에는 이완용이 며느리와 간통해 아들이 극단 선택을 했다는 소문이 퍼진 바 있습니다. 대한매일신보와 황성신문에도 사통을 암시하는 기사가 몇 차례 등장했다고 하고요. 다만 ‘이완용 평전’의 저자 윤덕한은 “당시 신문기사들은 시대 상황과 민중의 정서를 짐작케 하는 사료일 뿐, 그 자체를 사실로 받아들일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친일파에 대한 민중적 감정의 표출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평전에 따르면 이완용은 술과 여자를 멀리하고 독서와 서예를 즐기는 등 사생활이 상당히 건전한 편이었다고 하네요. 한편 영화에선 직계 장손이 아닌 의뢰인의 어머니, 즉 친일파 귀신의 며느리도 화를 입는데요. 아마도 이름이 ‘배정자’인 것과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 조선의 비구니였던 배정자(다야마 사다코)는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밀정입니다. 일본의 철저한 첩보원 교육을 받은 뒤 신분을 숨기고 고종에게 접근, 총애를 받으며 고급 정보를 캐냈다고 해요. 이토 히로부미의 양녀로 살았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장 감독은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면서도 “작가의 개입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밝혔습니다. 영화에서 배정자가 연신 들이키는 위스키가 일본산인 것도 우연은 아닌가 봅니다. 3. 대한매일신보와 조선총독부 (feat. 호텔뷰) 영화 초반 등장하는 호텔신에도 여러 상징이 숨어 있습니다. 장 감독에 따르면 호텔 내부는 세트, 창문에 아른거리는 광화문 정경은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촬영한 소스를 활용했는데요. 이 장면에서 의뢰인 박지용과 만난 풍수사 상덕이 창밖을 바라볼 때마다 이순신 장군 동상, 광화문과 경복궁, 청와대 등이 아른거립니다. 이 역시 상징하는 바가 분명합니다. 특히 상덕이 등장하는 장면마다 서울신문 간판이 눈에 띄는데요. 서울신문은 일제가 대한제국을 강점하던 암흑기에 겨레의 독립자존을 일깨운 민족의 횃불 ‘대한매일신보’를 뿌리로 합니다. ● ‘구국운동의 횃불’ 대한매일신보대한매일신보는 러일전쟁이 한창이던 1904년 7월 18일 영국인 배설(본명 어니스트 토마스 베델)과 양기탁 등 민족진영 인사들이 합심해 탄생시킨 당시 유일의 한글 매체입니다. 신문은 1905년 11월 17일 을사늑약 체결 후 그 진상을 파헤친 특집 기사와 함께 황성신문 사장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을 그대로 실어 일제의 만행을 폭로했습니다. 1906년 1월에는 ‘을사늑약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고종의 밀서를 대서특필하고, 1907년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하며 항일운동에 불을 당겼습니다. 단재 신채호, 도산 안창호 선생이 대한매일신보 기자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일제는 이런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배설과 양기탁을 쫓아내기 위해 논설 내용 등 온갖 트집을 잡아 두 사람을 고발했습니다. 결국 1909년 5월 배설이 사망하면서 사세는 기울었고, 통감부는 1910년 비밀리에 대한매일신보의 경영권을 사들인 뒤 총독부 기관지 ‘경성일보’에 흡수시켜버렸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신문 역사관’ 참고 https://www.seoul.co.kr/news/life/2024/01/16/20240116500082) 올해는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인데요. 독립운동가를 상징하는 풍수사 상덕과 구국운동의 횃불 대한매일신보를 상징하는 서울신문 간판이 한 화면에 들어간 것이 반갑기도 합니다. ● 일제 잔재의 상징 조선총독부이 장면에선 창문에 아른거리는 조선총독부도 놓쳐선 안 되는데요. 죽어서도 매국노 기질을 못 버린 친일파 귀신 박근현은 손자인 박지용 몸에 빙의한 후 ‘황군’, ‘대동아전쟁’ 등을 외치며 어딘가를 향해 경례합니다. 그리고 그의 시선 끝에는 조선총독부가 있습니다. 일제는 남산 왜성대의 통감부 청사를 조선총독부 청사로 전용하다가 1926년에 경복궁 흥례문 구역을 철거하고 청사를 신축했습니다. 일제 잔재의 상징인 조선총독부 청사는 1995년 김영삼 정부 때 철거됐는데요. 일각에는 조선총독부 청사가 ‘풍수침략’의 일종이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는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일제는 풍수지리에 근거하여 서울을 점령했다. 서울은 사방으로 현무, 청룡, 백호, 주작의 풍수에 맞춰 설계한 도시였다. 일제는 현무 위치에 있는 북악산 앞에 조선총독부를 세워서 경복궁을 눌러버렸고, 주작의 위치인 남산에 조선신궁을 건립했다. 청룡과 백호에 해당하는 인왕산과 낙산에는 그 정상에 쇠말뚝을 박았다”고 했습니다. 감독도 풍수지리에 입각한 일제의 한반도 점령을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요. 장 감독은 네명의 주인공 의상 설정 때부터 파란색(청룡), 검은색(현무), 빨간색(주작), 하얀색(백호)을 섞어 사방신의 의미를 담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영화는 친일파 귀신의 입을 통해 가장 중요한 메타포를 던집니다.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고 말입니다.다른 한편에는 풍수침략의 허구성에 대한 지적이 존재합니다. 경복궁 근정전 앞을 조선총독부 자리로 꿰찬 것은 조선 왕조의 정궁을 가려 조선 왕조의 상징물을 훼손하기 위한 목표였을 뿐이라는 반론입니다. 풍수지리와는 무관하다는 해석이죠.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쇠말뚝’ 역시 풍수지리적 배경이 아닌 토지측량적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쇠말뚝이 발견된 지점이 ‘삼각측량’을 위해 표시목으로 박은 위치와 대부분 일치한다는 주장입니다. 한 시사잡지엔 “측량을 위해 산 정상 등에 삼각점을 설치했다”는 당시 측량 기사의 증언도 나옵니다. 그래서 장 감독도 영화에 이런 대사를 삽입했습니다. “(쇠말뚝은) 토지측량용이라고 했잖아. 99%가 가짜잖아.” “그럼 1%는?” 장 감독은 “쇠말뚝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 대사를 넣었다. 영화 속에 실제 쇠말뚝을 안 넣은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내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니까”라고 밝혔습니다. 또 “쇠말뚝을 넣으면 너무 ‘국뽕’일 듯 했다. 그래서 쇠말뚝을 대체할 수 있는 상징성이 있는 걸 넣어보자고 마음먹었다. 그걸 오컬트 장르에 붙여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파묘②에서 계속 https://www.seoul.co.kr/news/life/2024/03/12/20240312500238)
  • 강기정 광주시장 “대통령 민생토론회, 광주·전남 공동 개최 안돼”

    강기정 광주시장 “대통령 민생토론회, 광주·전남 공동 개최 안돼”

    강기정 광주시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를 광주에서 독자 개최해 줄 것을 대통령실에 요청했다. 대통령실이 이르면 다음주 중 나주 혁신도시에서 광주·전남 공동으로 민생토론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따른 반응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11일 시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광주·전남 공동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광주에서 독자 개최해 줄 것을 요구했다. 강 시장은 “지난달 13일 기자 차담회에서 ‘호남 민생을 살펴달라’고 광주 민생토론회를 요청한 지 한 달이 지났다”며 “(토론회 미개최지역이)광주, 전남, 전북, 제주, 충북 등만 남았는데 실무 추진 상황을 종합해보면 광주 민생 토론을 전남과 공동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하지만 두 지역(시도)이 공동 개최 형식으로 민생토론회를 연 사례는 현재까지 없다”며 “시기적으로 많이 늦었을 뿐 아니라 광주·전남만 공동 개최한다면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광주시민이 원하지 않는 방식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토론회가 ‘선거용’이라는 야당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광주에 민생문제가 널려있어 개최를 요청했다”며 “구색맞추기를 위한 토론회라면 야당 주장대로 선거용 민생토론회라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지역 현안이 전혀 다른 광주·전남 공동 개최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밝혔다. 강 시장은 “광주·전남이 함께 해야 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군 공항 이전 문제 해결에 정부가 힘도 싣고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라거나 시도지사와 무안군수 등이 모일 수 있다면 매우 합리적일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까지 실무 추진 상황을 종합해보면 (전남과)함께 할 이유나 과정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이어 “광주시장으로서 광주·전남 공동개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그럼에도 공동개최를 강행한다면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광주에서 민생토론회가 열리면 ▲인공지능 2단계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군공항 이전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 ▲복합쇼핑몰 인프라 시설 구축 ▲지역 건설업계 위기 등을 논의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 목욕탕 내 배수로서 미끄러져 골절… 항소심도 ‘업주 과실’ 인정

    목욕탕 내 배수로서 미끄러져 골절… 항소심도 ‘업주 과실’ 인정

    손님이 대중목욕탕의 미끄러운 배수로에서 넘어져 다친 사고와 관련해 업주 측 과실이 항소심에서도 인정됐다. 울산지법 형사항소1-3부(부장 이봉수)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중목욕탕 업주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1일 밝혔다. 30대 B씨는 2022년 1월 A씨의 목욕탕(남탕)에서 탈의실 쪽 출구로 나가다가 넘어져 9개월간 치료가 필요한 팔 골절상을 입었다. B씨가 넘어진 곳은 양측에 샤워 부스가 있어 수시로 비눗물이 흐르고, 탕에서도 따뜻한 물이 넘어올 수 있는 배수로였다. 특히 배수로는 너비 13㎝로 성인 남성 발바닥 폭보다 넓어 이용자들이 지나다니면서 발바닥 전체로 미끄러운 배수로 전면을 디딜 가능성이 크다. B씨는 목욕탕 측이 이런 사정을 잘 알면서도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자신이 다치게 됐다며 업주 A씨를 고소했다. 검사는 A씨가 미끄럼 방지를 위한 아무런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이번 사고를 예측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배수로가 미끄러운 타일로 돼 있는 데다가 목욕탕 측이 여탕 배수로에는 미끄럼방지 매트를 설치했던 점을 근거로 A씨 과실을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B씨 부상이 A씨 과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 “상위 1% 영재, 외모는 인형” 한가인, 붕어빵 딸 공개

    “상위 1% 영재, 외모는 인형” 한가인, 붕어빵 딸 공개

    배우 한가인의 외모는 물론 성격까지 판박이인 아들 딸의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10일 방송된 tvN 예능 ‘텐트 밖은 유럽 남프랑스 편’ 4회에서는 라미란, 한가인, 조보아, 류혜영의 프랑스 캠핑 여행이 이어졌다. 이날 아침 일찍 기상한 한가인은 아이들의 영상을 보며 무료한 시간을 달랬다. 이때 영상 속에는 지난 회 먼저 공개됐던 아들 제우군뿐 아니라 딸 제이양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제우군의 논리적인 성격. 제우 군은 한가인이 “엄마 나이 들면 어떻게 돼?”라고 묻자 “백 살 돼서 죽어”라고 답하더니 “엄마 죽으면 제우 어떡해?”라는 한가인의 걱정에 “엄마 죽으면 내가 어른이 돼”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제우군은 “엄마 없어도 살 수 있어?”라는 물음엔 “응”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가인은 이런 아들의 영상을 “어유 귀여워라. 진짜 미치겠다”라며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한참을 봤다. 한가인은 1982년 2월 25일생으로 만 41세다. 만 23살이던 2005년 4월 26일 배우 연정훈과 결혼해 슬하에 딸 제이, 아들 제우를 두고 있다. 영재 검사에서 상위 1% 영재 판정을 받은 딸 제이양에 이어 제우군 역시 영재라는 결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뇌부터 다르다… 생사 달린 순간 남을 돕는 자, 혼자 살려는 자[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함께하는 과학 다이브]

    뇌부터 다르다… 생사 달린 순간 남을 돕는 자, 혼자 살려는 자[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함께하는 과학 다이브]

    용기와 정의로움 또는 남다른 희생정신을 발휘해 어려움과 고난에 처한 이웃과 국민을 구하고 나라를 지켜 준 의로운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의인 또는 영웅이라고 부른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의인들은 개인의 입신양명을 추구하지 않았고 음지에서의 묵묵한 헌신과 희생을 몸소 실천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배운 역사 속에서 의인과 영웅은 그 숫자를 손에 꼽는 반면 국가와 사회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거나 한발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국가와 국민을 해하는 일에 앞장섰던 간악한 사람들 또한 많이 발견하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의인들과 그렇지 않은 자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다양한 관점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볼 수 있겠으나 뇌과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의로운 행동을 행하는 자들, 즉 영웅과 일반인들의 뇌는 무엇이 다른가”라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질문을 해 볼 수 있겠다.사람의 뇌는 태어날 때 0.4㎏에 불과하고, 성인이 돼서도 1.4㎏ 정도다. 뇌만 따로 떼어 놓고 보면 접시 위에 놓인 커다란 호두를 연상시킨다①. 뇌의 기능은 방대하고 복잡하지만, 우리가 뇌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최근 들어 뇌과학이 발전하면서 베일이 한 꺼풀씩 벗겨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뇌에 대한 과학적 지식은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뇌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오해로 우리는 자신의 뇌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거나 그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뇌는 외부자극이나 환경에 적절히 반응해 인간이 사회와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게 한다. 시장경제 질서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개인이 보유한 물질과 재화의 크기를 성공의 척도로 보고, 듣고, 배우면서 느끼기 때문에 그와 같은 성취를 이루는 게 좋은 것이라고 각 개인의 뇌에 기억되고, 같은 생각을 가진 다수의 사람들로 인해 사회적 신념으로 형성되다 보면 그렇지 않은 많은 사람들도 그 가치를 좇아 행동하게 된다. ‘물질과 재화를 더 많이 쟁취하는 것이 좋다는 자극’이 뇌를 세뇌시킨 것처럼 말이다. 인간의 뇌는 끊임없이 창조적인 생각을 하고 이를 실현함으로써 물질적으로 삶을 풍요롭게 했지만, 상대적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숭고하고 의로운 정신이나 이웃과 더불어 사는 행복과 같은 가치는 조금씩 잃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물질이나 재화를 좇는 마음이 의로운 마음과 공존할 수 있다면 이상적이겠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의로움을 추구하면서 사는 것은 큰 고충이 따르면서도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는 경제적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의 뇌가 현재의 삶에서 경험적으로 터득했기 때문이다.의로운 행동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타적인 행동)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기적인 행동)의 뇌 작용 방식이 어떻게 다른가를 알아보기 위해 다국적 공동연구팀(미국 하버드대, 이탈리아 볼로냐대, 스웨덴 린셰핑대, 오스트리아 빈대)이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②. 연구진은 피실험자들이 생명을 위협받는 화재 상황을 가상현실(VR)로 체험하게 하면서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출구와 함께 무거운 물건에 깔려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을 보여 줬다. 피실험자들이 위험에 처한 이들을 구할 것인지, 아니면 자신만 출구를 통해 빠져나갈 것인지를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한 다음 자기공명영상(MRI)법을 통해 위험에 처한 이들을 구하고자 한 참가자(이타적인·의로운 행동을 택한 자)들과 그렇지 않은 참가자(이기적인·안전한 도피를 택한 자)들의 뇌 안에서 일어나는 부위별 활성도 차이를 촬영해 비교했다. 실험 결과 놀랍게도 위험에 처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려고 시도한 참가자들 뇌의 특정 부위에서 활성 신호가 증가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이것은 본인들만 피신하려 한 참가자들의 뇌와 비교했을 때 뚜렷하게 구분되는 특징이었다. 뇌 안에서 증가한 신호는 바로 대뇌피질의 앞쪽 가장자리인 전전두엽에 존재하는 섬엽(Insular)에서 확인됐다. 자신이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에서도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의로운 행동을 선택했던 사람의 뇌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뇌 작용이 서로 다를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뇌의 각 부위③는 저마다의 역할이 있는데, 섬엽은 주로 우리 마음에서 생겨나는 사회적 공감, 도덕적 감정, 직감 그리고 정서적 반응 등 다양한 감정과 반응을 인지하고 행동을 결정하도록 하는 부위다. 타인의 표정에 대한 반응을 일으키고 특정행동의 실행 여부 판단뿐만 아니라 의존, 고통, 유머 그리고 음식취향을 결정하는 등 폭넓은 분야에 관여한다. 과거에도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의 경우 섬엽이 발달하거나 활성화가 잘된다는 보고가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물질만능의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섬엽은 활성도가 많이 감소한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현대사회는 과도한 경쟁과 성과 중심의 가치를 강조한다. 이로 인해 개인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행동에 주력하게 되며 물질적 성공과 과도한 소비가 미덕으로 여겨짐에 따라 그와 같은 가치에 주목하는 동안 타인의 감성과 정서가 미치는 영향은 축소돼 섬엽의 활성화를 저해한다. 특히 디지털 기술과 소셜미디어의 발달은 신속한 정보전달과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오히려 사회적 고립을 증가시켜 인간의 감정적인 연결을 저해하고 있다. 다시 “의인, 영웅의 뇌는 일반인들의 뇌와 무엇이 다른가”라는 질문으로 돌아와 뇌과학자로서의 관점에서 대답해 본다면 “적어도 의인들의 뇌에서는 이타적인 공감(empathy) 능력이 활성화되는 부위가 일반인들의 뇌에서보다 더 잘 작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의인들은 이웃의 아픔, 사회의 부조리, 국가의 위기와 같은 공익적 가치를 더 깊이 받아들이고, 이러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의로운 행동을 실천할 수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대사회의 영웅은 좀더 크고 거창한 가치를 추구했던 전통적인 영웅의 모습이 아닌, 이웃의 어려움을 깊이 공감하고 일상생활에서 작은 도움을 주는 모습에서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뇌과학적 이론인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또는 뇌가소성(Brain Plasticity)’ 원리에 따르면 오감으로 얻어진 경험들은 우리 뇌 안의 신경세포를 통해 활성패턴으로 변환된다. 이러한 신경활성의 패턴들은 보고, 듣고, 느끼는 자극의 크기와 반복성에 따라 신경세포 시냅스의 분자구조를 변화시켜 기억으로 저장한다. 따라서 좋은 배움과 경험을 통해 우리는 뇌 안의 신경세포 내 분자구조를 바꿔 좋은 기억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린아이뿐 아니라 청소년과 성인의 뇌에서도 이 같은 변화 과정이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뇌과학적 관점에서 현대사회에서 다수의 의인을 육성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성교육이다. 그 내용이 감성적 지능과 도덕적 판단능력을 증진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하기 때문에 뇌가 감정과 도덕적 판단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이해하고, 향상시키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교육과정에서 감성적 지능을 함양하는 게 중요하다. 도덕적 가치를 강조하고 팀 프로젝트와 봉사활동을 통해 협력과 공동체 의식을 강조해야 한다. 뇌의 신경가소성 원리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신경세포 간 연결을 강화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쌓아가도록 유도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물질만능의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는 유구한 정신문화가 있다. 사라져 가는 아름다운 정신과 지혜를 우리의 뇌에 다시금 새기고 이를 바탕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우리 사회는 좀더 나은 곳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가장 작은 사회인 가정에서 부모는 자녀들에게 공감과 배려의 가치를 심어 주고, 학교는 협력과 공존의 가치를 체득하게 하는 교육과정을 개발해 나가며, 국가는 다양성을 포용하고 공정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비록 모두가 영웅 또는 의인이 될 수는 없을지라도 많은 사람이 의로움을 바탕으로 이웃의 삶을 존중하는 가운데 더불어 살아가며 더욱 행복한 사회와 국가를 이룰 것을 기대해 본다. ■ 류훈 책임연구원은 25년 전 뇌 연구를 시작하면서부터 줄곧 퇴행성 뇌 질환의 병리기전을 연구해 왔다. 스트레스와 환경적인 요인이 실제 퇴행성 뇌 질환을 일으키는 데 관여할 뿐만 아니라 병리학적으로 비신경교세포가 신경세포를 손상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 미국 보스턴대 의과대학 신경과 교수로 근무하면서 인지기능장애(치매)를 비롯한 만성 외상성 뇌손상에 대한 170편 이상의 논문을 꾸준히 발표했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 노인들의 뇌 건강에 기여하기 위해 2019년부터 KIST 뇌과학연구소에 합류했으며 인재 양성에도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류훈 KIST 뇌질환극복연구단 책임연구원
  • 믿음보다 이해 먼저

    믿음보다 이해 먼저

    ‘이해 없는 믿음’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초자연적인 신이나 절대자를 향한 ‘맹목적 믿음’에 기대려 하지 않는다. 특히 삶의 주체로 떠오른 개인에게 종교 선택의 자유와 권리가 주어지면서 종교는 더 이상 희망이 아니라 일시적인 위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간행된 ‘종교문해력 총서’(불광출판사)는 ‘믿음’에 구애받지 않고 종교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맹목적 믿음이 아닌 ‘이성적 이해’의 측면에서 종교를 재해석해 올바른 신행의 지향점을 제공하겠다는 게 간행 의도다. 개별 종교를 다룬 책들은 많아도 다양한 종교를 총서 형태로 발간한 경우는 처음이어서 관심을 끈다. 책은 세계 종교의 핵심 메시지들에 대해 인문학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붓다와 예수, 무함마드, 소태산 등 각 종교 창시자들의 삶을 중심으로 그들이 고민한 인생의 근본 문제와 해답을 풀어 주고 있다. 책은 총 5종이다. ‘내 안의 엑스터시를 찾아서’(종교), ‘인생의 괴로움과 깨달음’(불교), ‘지금 우리에게 예수는 누구인가?’(기독교), ‘이슬람교를 위한 변명’(이슬람교), ‘소태산이 밝힌 정신개벽의 길’(원불교) 등이다. 예컨대 ‘지금 우리에게 예수는 누구인가?’에선 1세기 팔레스타인의 정치, 종교, 문화적 상황 속에서 재해석한 예수를 21세기의 우리 앞에 소환한다. ‘금발의 백인 남자’가 아니라 실수하고 실패하면서 성장한 ‘인간 예수’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슬람교를 위한 변명’은 이슬람교를 ‘폭력적인 종교’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이슬람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겼다.
  • ‘레옹’ ‘블랙스완’ 내털리 포트먼, 11년 만에 이혼

    ‘레옹’ ‘블랙스완’ 내털리 포트먼, 11년 만에 이혼

    영화 ‘레옹’(1995)과 ‘블랙스완’(2010)으로 유명한 배우 내털리 포트먼(42)이 프랑스 출신 안무가 뱅자맹 밀피에(46)와 결혼 11년 만에 이혼했다고 NBC방송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사람은 결혼 뒤 프랑스에서 거주해 왔으며 슬하에 아들 알레프(12)와 딸 아말리아(7)를 두고 있다. 두 사람은 영화 ‘블랙스완’ 촬영 당시 포트먼이 밀피에에게 발레를 배우며 가까워졌다. 2012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의 관계는 밀피에의 불륜 관련 보도로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해 5월 프랑스 매체는 밀피에가 프랑스 환경운동가인 카밀 에티엔(26)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스라엘 출신인 포트먼은 13세 때 출연한 ‘레옹’의 흥행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블랙스완’에서 정신분열적인 발레리나 역을 열연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 왕권을 강화시킨 ‘의회 정치’… 국가를 무너뜨린 ‘의회 패싱’[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왕권을 강화시킨 ‘의회 정치’… 국가를 무너뜨린 ‘의회 패싱’[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대헌장으로 불리는 마그나카르타는 1215년 영국의 존 왕이 귀족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귀족들이 왕에게 대항해 왕에게서 받아 낸 문서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왕의 독주와 전횡을 막고 백성의 권리와 자유를 쟁취한 문서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러한 기존의 해석에는 놓친 부분이 있다. 존 왕이 헌장 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귀족들과 오랜 시간 토의함으로써 그들에게서 화해를 끌어낼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즉 대헌장은 통치자와 귀족들이 긴 시간 협상한 결과물로, 결국에는 통치자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도운 모범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존 왕은 귀족들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음으로써 이들이 더는 국정 운영에 방해꾼이 아니라 동반자이자 책임자로 참여하게 했다. 이렇게 해서 대헌장은 훗날 영국에서 왕과 귀족들이 국사를 걱정하고 논의하던 의회를 탄생시키고 대의민주주의가 발전하는 초석을 놓았다.대헌장 제정을 계기로 왕과 귀족의 신뢰가 회복되고 양측이 협치함으로써 정책 의제를 수월하게 입법화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왕들은 의회의 동의를 얻으면 세금을 징수하거나 법률을 제정하고자 할 때 일을 좀더 쉽게 추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점차 깨달았다. 의회를 이용한 통치는 결국 왕권 안정은 물론 국가 재정 수입 증가와 건실한 재정으로도 이어졌다. ●왕이 만든 의회, 왕의 국정 파트너 영국 이외의 유럽 국가들도 의회와 더불어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통치자에게 유리함을 인식하게 됐다. 왕들은 의회를 국가 운영에 매우 유용하고 편리한 장치이자 교두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필리프 4세는 1302년 삼부회로 알려진 신분제 회의를 소집했다. 전국의 성직자, 귀족, 시민의 대표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프랑스 역사상 최초의 의회를 연 것이다. 필리프 4세는 당시 대외적으로 교황 보니파키우스 8세와 대립하면서 위기감을 느끼자 프랑스가 왕권을 중심으로 통합됐음을 과시하려고 의회를 소집했다. 그의 이러한 정치적 실험은 의회가 왕의 정책에 거국적인 지지를 표명함으로써 성공을 거두었다. 영국의 왕이 과세를 하려고 의회의 힘에 의존했듯이 프랑스의 통치자도 의회의 지지를 등에 업고 강력한 군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필리프 4세는 신민의 대표 기구인 의회의 지지를 끌어냄으로써 교황과 벌인 권력 다툼에서 승리했다. 이렇듯 통치자의 위용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려고 왕국의 대표자들을 소집해 의회라는 기구를 만든 당사자는 바로 통치자 자신이었고, 왕은 의회라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았다. 하지만 아름다운 음악은 지휘자와 악단의 호흡이 잘 맞을 때 가능한 법이다.성공한 군주는 ‘의회 정치’ 활용의회와의 협상 결과물 英 대헌장 佛 삼부회 지지 얻은 필리프 4세다수결로 왕 선출했던 獨 ‘선제후’의회가 왕권 안정의 교두보 역할의회 협력 없인 왕권도 위험루이 16세 의회제 활용할 줄 몰라佛절대왕정이 대혁명 배경 되기도의회의 힘 무시했던 일부 통치자정치적 역풍 맞아 국정 혼란 초래의회 정치의 또 다른 선진국인 독일에서는 통치자와 신민 대표자가 주종 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관계였다. 전통적으로 지방분권적 성향이 유난히 강해서 토착 세력이 중앙정부로부터 독립적이었던 독일에서는 통수권자인 왕조차 지방 호족들 손에 선출됐다. 특정 가문에서 왕위가 세습되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때도 왕위 계승에 대한 귀족들의 동의 절차가 필요했고 왕권의 정통성은 귀족들의 선출로 보장됐다. 이러한 역사적 이유로 선제후들이 왕을 선출하는 금인칙서가 반포(1356)되기도 했다. 왕이 죽으면 왕국을 대표하는 선제후 7명이 모여 다수결로 새로운 통치자를 뽑는 것을 명문화한 것이다. 신임 왕은 자신을 선출해 준 데 대한 답례로 귀족들과 일종의 선거 계약을 해야 했다. 이는 독일어로 ‘발카피툴라티온’(Wahlkapitulation)이라고 하는데 ‘카피툴라티온’(Kapitulation)은 사실 항복이라는 뜻이니 왕권은 귀족권, 즉 통치자는 신민의 대표자들과 타협·협상·협력적 태도를 보여야 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통치자·선제후단은 합의제적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1356년의 ‘선거법 개정’ 과정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왕과 선제후들이 1년 이상 협의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양측이 서로 합의해 선거법을 만들었으므로 왕위 계승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줄어들었고, 동시에 선제후단은 왕국을 대표하는 대의 기구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었다. 흑사병이라는 사상 초유의 감염병에 직면하자 왕과 선제후단은 합심해서 국가의 통일성과 안정성을 확보해 위기를 타개하고자 했다. 양측은 공공선을 지상 목표로 삼아 인내심을 갖고 정치적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안정화할 수 있었다.●혁명까지 불러일으킨 슬로건 중세 독일에서 가장 강력한 군주로 평가받는 프리드리히 2세는 대귀족들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면서 그들의 영지에 동의 없이 과세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러한 의회주의적 전통은 훗날 “대표 없이 조세 없다”는 슬로건에서도 잘 드러난다. 18세기 중반 영국이 북미 식민지에 세금을 부과하자 신대륙에 정착한 영국인은 “국민이 자신들의 대표자를 뽑아 의회에 보내지 않으면 세금을 부과당할 수 없다”며 저항했다. 자신들을 대표할 의회 의원을 선출할 투표권이 없으니 영국 정부에 세금을 낼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영국 정부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기는커녕 군대를 보내 진압하면서 식민지 주민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결국 미국 독립전쟁(1775~1783)이 벌어졌고 영국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식민지를 잃었다. 마그나카르타의 협상자들이 과세를 둘러싼 팽팽한 기 싸움을 현명하게 해결했지만, 후대의 영국인은 그러지 못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회를 거치지 않고 국민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려던 영국 왕실의 정책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식민지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은 자신들의 의견을 대변할 대표, 즉 의회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당시 영국 왕인 조지 3세에게 희망을 품고 기다렸으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자 통치자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점차 분노로 바뀌었다. 결국 이들은 1774년 ‘대륙 의회’를 구성하고 영국 왕실에서 독립하면서 직접 대안을 찾으려고 했다. 의회와의 관계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는 바람에 정부가 붕괴한 역사적 사례는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1789년의 프랑스 대혁명을 들 수 있다. 1789년 5월 5일 프랑스 절대왕정을 상징하는 베르사유궁전에서 루이 16세는 신분제 회의를 소집했다. 절대왕정이 확립되면서 1614년 이후 단 한 번도 개최되지 않다가 무려 175년 만에 의회가 열렸으니 제대로 운영될 리 없었다. 의회가 열리기 전부터 사람들은 인권·자유와 평등·민주주의적 국가 운영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했기에 이들의 정치의식은 크게 성장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의회를 소집하라고 요구했으나 왕은 전혀 들으려 하지 않았다.왕이 백성들의 목소리를 직접 경청할 수 있는 ‘민생 행보’를 펼치기 어려웠던 시대였기에 의회를 통해 우회적으로나마 이런 급격한 변화를 읽어 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터이다. 하지만 자신의 막강한 공권력에만 의존했던 왕은 신민의 대표 기구인 의회라는 좋은 제도를 활용할 줄 몰랐다. 이처럼 꽉 막힌 정치 상황에서 스스로 주권자로서 인식하기 시작한 국민은 새로운 국회(국민의회)를 구성하고 혁명을 일으켰다. 루이 16세는 몰래 도망치다가 붙잡히는 수모를 당했고, 결국 의회가 내린 사형 결정에 따라 단두대에서 처형됐다. 한 달 뒤면 대한민국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그 결과가 여소야대이든 여대야소이든 대통령은 의회를 국정 파트너로 존중하고 의회와 때로는 타협하고 때로는 협치하며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의회를 뜻하는 ‘팔러먼트’(parliament)라는 단어가 13세기부터 사용됐는데, 어원은 중세 프랑스어의 ‘파를레’(parler·말하다)에서 파생됐다. 이처럼 본래 의회는 왕과 신민의 대표자들이 협상을 벌이는 기구였음을 잊지 말자. 영국·프랑스·독일·미국 등 의회민주주의가 발전한 선진국의 역사적 사례가 보여 주듯이 성공한 통치자는 국민의 대의기관인 의회의 정치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상응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격상된 의회는 공동체의 번영을 이루려고 통치자와 기꺼이 협력했다. 하지만 의회를 무시하거나 존중하지 않은 통치자들은 정치적 역풍을 맞아 목숨을 잃거나 심지어 국가에 손해를 입혔다. 역사는 성공한 통치자가 되려면 의회와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함을 말해 준다. 중앙대 교수·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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