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아동학대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 메이저리그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 심리전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 복합문화공간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 겨울나무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911
  • 제자 밥 사준 교사에 “거지 취급하냐”며 피해보상 요구

    제자 밥 사준 교사에 “거지 취급하냐”며 피해보상 요구

    “내가 조폭이다. 길 가다가 칼 맞고 싶냐?”교권침해 사례 모음집 中조폭영화에 등장하는 대사가 아니다. 학부모가 교사에게 한 말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3일 전한 교권 침해 실태 사례는 상상을 초월했다. 교총은 지난달 25일부터 9일간 온라인으로 교권 침해 실태를 조사했다. 총 1만 1628건의 사례가 접수됐으며, 이 중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거나 악성 민원을 제기한 경우가 57.8%(6720건)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학부모나 학생으로부터 폭언·욕설을 듣는 경우가 19.8%(2304건), 업무방해·수업방해를 받는 경우 14.9%(1731건), 폭행 6.2%(733건), 성희롱·성추행 1.2%(140건) 순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가 전체의 71.8%(8344건)로 학생에 의한 침해(28.2%·3284건)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선생님이 데려가 키우시라”카드 가입 강요·사채전화도 전북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생이 자해로 얼굴에 멍이 들었는데 학부모는 교사가 아동학대를 했다고 신고했다. 수사 결과 교사가 무혐의 처분을 받자 이번엔 ‘교사가 학생을 화나게 해서 학생이 자해를 했다’고 신고했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체험학습 중 간식을 사먹을 돈이 없어 밥을 사달라고 한 학생에게 교사들이 밥을 사줬다. 그런데 학부모는 “아이를 거지 취급했다”면서 사과와 함께 정신적인 피해보상을 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걷다가 자기 발에 걸려 넘어져 반깁스를 한 학생의 학부모는 ‘교사가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데 사고가 났으니 등굣길에 매일 집 앞까지 차로 데리러 오라’고 요구했고, 교사가 이를 거절하자 ‘교문 앞까지 매일 마중이라도 나오라’고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서울의 한 유치원에선 아이가 모기에 물렸는데 선생님은 뭘 했냐고 항의하면서 ‘아이가 피부가 예민하니 대변을 본 뒤 특정 브랜드의 건티슈를 대변 처리 때마다 정수기 물로 적셔 달라’고 요구하는 학부모가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 딸을 팔다리에 멍이 들도록 때린 엄마는 교사가 이를 아동학대로 신고하자 “선생님이 애를 데려가서 잘 키우시라”고 했다고 한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한 학부모가 교사에게 신용카드 가입을 강요하기도 했다. 그는 “선생님이 ○○(학생)이 생각하면 가입해줄 수 있는 거 아니에요?”라며 가입신청서를 작성할 때까지 교실을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는 한 학부모가 사채업자에게 교사의 전화번호를 넘기는 바람에 사채업자로부터 ‘학부모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계속 당신에게 연락하겠다’는 협박을 받아야 했다. 충북의 한 고교에서는 학생의 아버지가 “내가 조폭이다. 길 가다가 칼 맞고 싶냐”고 위협했고, 충남의 한 중학교 학교운영위원은 “당신, 내가 마음만 먹으면 자를 수 있다”고 협박했다. 친구에게 5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아 문제가 된 서울의 한 초등학생의 경우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이 어머니는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 술에 취한 채로 “나는 돈이 없으니 잘난 네년이 갚아라”라고 고함을 쳤다고 한다. 전북의 한 초등학교에는 새벽 4~5시 학교 문을 일찍 열지 않는다며 “학교를 모조리 불태워버리겠다”는 협박성 전화가 걸려 왔다. “선생님 수영복 모습 상상됩니다” 성희롱도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성희롱·성추행도 적지 않았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학생의 아버지는 생존수영 체험활동 사진에 댓글로 “선생님이 수영복 입은 모습이 상상됩니다”라고 적었다. 경남의 한 유치원에 손자를 등원시키는 할아버지는 교사에게 휴대전화로 여성의 나체사진을 보여줬다고 한다. 그밖에도 “선생님, 결혼 안 하셨으면 (학생의) 삼촌이 상담 가도 돼요?”라든지 늦은 시간에 “술 한잔해요” “선생님 예쁘시네요”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 정도가 교총의 공개한 ‘교권침해 사례 모음집’의 극히 일부다. 이 모음집 PDF 파일은 총 121쪽이다. 교총 “문제행동시 즉각 지도·제재방안 필요”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교원의 5대 정책 30대 과제’를 제시했다. 정 회장은 “더 이상 스승이라는 이름으로 참지 않도록, 더 이상 선생님이라는 이유로 혼자 감내하지 않도록, 더 이상 뜨거운 광장에 모여 외치지 않도록 해달라”며 “폭염 속 장거리 이동과 장시간 집회로 선생님들의 건강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수업방해 등 문제행동 시 즉각 할 수 있는 지도·제재·조치 방안을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며 “수업방해 등 문제행동 시 교실 퇴장, 별도 공간 이동, 반성문 부과 등 실질적 방안을 담은 교육부 고시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권을 보호하는 법·제도 마련 ▲학부모의 악성 민원을 근절할 대책 마련 ▲학교폭력 범위를 축소·재정립하는 법 개정 ▲학생인권조례 전면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 ‘장애아 엄마’ 나경원 “주호민·교사 양쪽 모두 이해해”

    ‘장애아 엄마’ 나경원 “주호민·교사 양쪽 모두 이해해”

    다운증후군 장애를 가진 딸을 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해 논란이 된 웹툰작가 주호민씨 사건에 대해 “양쪽의 입장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이초 사건으로 교권과 학생 인권이 무조건 대립적으로 돼 논쟁이 뜨겁더니 주호민씨 사건으로 특수교육 관련해 특수교사와 장애학생이 대립적 구도가 됐다.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서로 충분히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을 시간과 노력”이라며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특수교사 1명당 학생 수가 4명으로 터무니없이 많다”고 지적했다. 나 전 의원은 “우선 특수교사 정원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장애학생들은 개개인마다 너무 다른 특성이 있다. 또 환경이 불편하면 좋은 특성보다 나쁜 특성이 더 발현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은 비장애인도 다르지 않지만, 장애학생은 좀 더 그 환경에 민감할 수 있다”며 “그래서 충분히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너무 중요한데 그 출발은 교사 1인당 학생 수, 보조교사 등의 지원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나 전 의원은 이에 더해 “일반교사들에게도 특수교육관련 연수를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통합교육을 받는 장애학생들의 진정한 통합교육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건이다. 장애인에게는 우리가 해주고 싶은 것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라며 딸의 초등학교 시절 ‘아이들이 내 운동화를 갈아 신겨 주려 해서 귀찮아’라고 말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는 운동화 갈아신는 것을 기다렸다가 함께 교문까지 걸어가며 이야기를 나눌 친구를 원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친구들은 도와준다고 운동화를 갈아 신겨 주고는 뛰어가 버렸으니… 교사들도 선한 마음만으로는 안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은 “모쪼록 지금의 갈등이 더 나은 선진 사회로 가는 기대되는 진통이 되길 바라면서 제도 개선을 생각해 본다”고 글을 맺었다. 앞서 주씨는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주씨의 아들 B군이 여자 동급생 앞에서 바지를 벗는 행위 등으로 통합학급에서 분리 조치되자 부적절한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그 일로 직위 해제가 됐다가 최근 교육청의 결정으로 복직했다. 당초 주씨 측은 A씨를 처벌해 달라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2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특수교사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주씨는 입장문에서 “며칠 동안 저희 가족에 관한 보도들로 인해 많은 분께 혼란과 피로감을 드렸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발생 후 교사 면담을 하지 않고 곧바로 고소한 것에 대해선 “모두 뼈아프게 후회한다”며 “지나고 나면 보이는 일들이 오직 아이의 안정만 생각하며 서 있던 사건의 복판에서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 [단독] 경기교육청, 교사 학대소송 휘말리면 ‘변호사 선임비용’ 먼저 준다

    [단독] 경기교육청, 교사 학대소송 휘말리면 ‘변호사 선임비용’ 먼저 준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법정 싸움에 휘말리는 교사(교원)가 속출하는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이 교사에게 변호사 선임 비용을 선지급하기로 했다. 일선 교육청이 변호사 선임비를 먼저 부담하는 것은 처음이라 교권 침해 대책으로 전국에 확산될지 주목된다. 2일 국민의힘 이호동 경기도의원이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교사가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민형사상 소송에 휘말릴 경우 경찰 수사 단계에서 변호사 선임비 선지급을 추진한다. 지금까지는 교원이 소송비용을 먼저 부담한 뒤 승소하거나 무죄 판결 또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질 경우에 한해 보전하는 ‘후지급’ 방식이었다. 지원 대상은 국·공·사립 유·초·중·고·특수·각종학교 및 학력인정평생교육시설 교원(휴직자 제외·기간제 교사 포함)이다. 민사의 경우 소송비(변호사 선임비 포함)와 손해배상금 등을 모두 합쳐 사건당 최대 2억 5000만원, 형사는 사건당 5000만원(벌과금 제외) 한도 내에서 지원한다. 유죄 판결이 나면 지원금을 환수한다. 도교육청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보험사와 사전 협의를 진행해 이르면 내년 2월 도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교원을 대상으로 한 법률 분쟁이 최근 5년간 1000건이 넘을 만큼 빈번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국 시도교육청도 저마다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부동산규제연구원이 서울시교육청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진행해 발간한 정책연구 ‘교원 대상 법률 분쟁 사례 분석 및 교육청 지원 방안 보고서’를 보면 최근 5년(2018년 1월∼2023년 1월) 학교 안 교원 대상 법률 분쟁은 판례 기준 총 1188건으로 집계됐다. 세종시교육청은 학교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사안이 발생하면 즉각 법률 자문을 하는 ‘학교변호사 제도’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교육 관련 전문성과 경험이 있는 변호사 10명이 전담 학교를 나눠 법률 지원을 맡는 방식이다. 대전시교육청도 변호사 한 명이 학교 한 곳을 맡아 지원하는 ‘1교 1변호사제’ 등을 준비 중이다. 경북도교육청은 이달 중으로 ‘교권 보호 긴급 지원단’을 조직한다. 변호사·전문상담사·의료인·퇴직 교원 등으로 구성된 지원단이 다음달부터 피해 교원이 근무 중인 학교를 찾아 행정 절차, 분쟁 조정 등을 돕는다. 대구시교육청은 변호사 등 전문 인력을 충원해 교육권보호센터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 “교권 회복, 아동학대처벌법부터 개정해야”

    부산 지역 교사들이 교권 보호를 위해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 아동학대 관련법 개정을 꼽았다. 이 법이 학부모의 ‘보복성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지 못해 교권 붕괴를 불러오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부산교사노조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을 뽑아 달라는 설문을 지난달 31일부터 진행해 중간 집계한 결과 참여자 1273명 중 81.8%가 무고성 신고로부터의 보호를 위한 아동학대 처벌법(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을 1순위로 꼽았다고 2일 밝혔다. 설문은 4일까지 이어지며 아동학대 처벌법 개정, 녹음 가능 전화기 설치와 교사 개인번호 공개 금지 등 열두 가지 항목을 제시한 뒤 이 중 1~5순위를 고르게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교사들은 누구든 아동학대 의혹만으로 자치단체나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게 한 조항을 문제로 지적한다. 정당한 생활지도를 해도 학부모가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하면 교사는 혐의 유무와 관계없이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아야 하고, 학생과 분리한다는 명목으로 휴가나 병가를 통해 학교에 나오지 못하게 돼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산교사노조는 이런 점을 고려해 아동학대 처벌법에 정당한 교육적 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수사기관 출석 전에 교육청 등에서 교사의 행동이 아동학대에 해당하는지 먼저 심의하는 절차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교사노조 관계자는 “교사의 방어권을 전혀 보장하지 않아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에게 생활지도조차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을 침해하느냐를 둘러싼 논란은 정쟁일 뿐, 아동학대 처벌법 개정이 전국 대부분 교사가 진정으로 원하는 교권 보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 뒷북치고 ‘복붙’하고… 쏟아지는 法, 法, 法

    뒷북치고 ‘복붙’하고… 쏟아지는 法, 法, 法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철근 빠진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등 상식을 외면한 사건·사고가 잇따르자 여야는 앞다퉈 ‘입법’에 열을 올린다. 사태를 바로잡겠다며 법안을 쏟아내고 뒷전으로 밀려났던 관련 법을 끌어올려 졸속으로 처리하는 식이다. 이런 ‘뒷북 입법’ 행태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2일 정치권 안팎에서는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 법이 발의되고 있는가,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가, 입법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가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완식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슈가 터질 때마다 법안 발의가 활발하다는 것은 민의를 잘 반영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입법 질을 떨어뜨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21대 국회 법안 발의 건수는 7월 말 기준 2만 1031건에 달한다. 20대 국회 전체 건수의 98.6%(2만 1594건)로 임기가 열 달 남은 점을 감안하면 20대 국회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양은 늘었지만 발의 질이나 가결률 등은 하락했다. 같은 내용의 문구 수정을 상임위마다 붙여 넣는 ‘복붙법안’, 여러 법안으로 나눠 내는 ‘쪼개기’ 발의도 적지 않다.발의 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말하는 가결률 역시 17대 국회 40%에서 해마다 줄어 20대 30%, 21대는 25%에 그쳤다. 법안 발의 건수가 의정활동 평가 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 보유 논란’ 당시 행정안전위원회엔 국회의원의 재산 신고 공개 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하자는 비슷한 문구 한 줄을 추가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10건이 쏟아졌다. 이들 법안은 본회의까지 짧게는 6일, 길게는 2주 만에 통과돼 의원 실적에 추가됐다. 순식간에 달아올랐다가 사그라드는 행태도 문제다. 실제 지난달 수해 피해가 커지자 여야가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고 한 20여건의 법안들은 수해가 되풀이될 때마다 등장했지만 후속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빠른 입법 처리 과정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으로 여야가 손보겠다는 아동학대처벌법은 2010년 10월 울산 아동학대 살해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사면서 ‘서현이 법’이라는 이름으로 2주 만에 통과됐다. 당시 객관적 기준 없는 아동학대 범위, 무분별한 신고 등 우려가 제기됐지만 여야는 공청회 등을 간담회로 대체했다. 국회에서도 입법이 능사가 아니란 목소리가 나온다. ‘순살아파트’ 적발을 계기로 잠자는 ‘부실공사 방지법’에 대한 입법 지연 논란이 일자 국토위 소속의 한 야당 의원은 “이 사건은 입법 공백이 원인이라기보다 철근 덜 넣으면 이득 보는 범죄의 유혹을 못 버텨낸 후진국형 사건”이라면서 “법 준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이슈 터질 때마다 ‘마구잡이 입법’ 난무하는 국회

    이슈 터질 때마다 ‘마구잡이 입법’ 난무하는 국회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철근 빠진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등 상식을 외면한 사건·사고가 잇따르자 여야는 앞다퉈 ‘입법’에 열을 올린다. 사태를 바로잡겠다며 법안을 쏟아내고 뒷전으로 밀려났던 관련 법을 끌어올려 졸속으로 처리하는 식이다. 이런 ‘뒷북 입법’ 행태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2일 정치권 안팎에서는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 법이 발의되고 있는가,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가, 입법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가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완식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슈가 터질 때마다 법안 발의가 활발하다는 것은 민의를 잘 반영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입법 질을 떨어뜨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했다.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21대 국회 법안 발의 건수는 7월 말 기준 2만 1031건에 달한다. 20대 국회 전체 건수의 98.6%(2만 1594건)로 임기가 열달 남은 점을 감안하면 20대 국회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양은 늘었지만 발의 질이나 가결률 등은 하락했다. 같은 내용의 문구 수정을 상임위마다 붙여넣는 ‘복붙법안’, 여러 법안으로 나눠내는 ‘쪼개기’ 발의도 적지 않다. 발의 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말하는 가결률 역시 17대 국회 40%에서 해마다 줄어 20대 30%, 21대는 25%에 그쳤다. 법안 발의 건수가 의정활동 평가 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 보유 논란’ 당시 행정안전위원회엔 국회의원의 재산 신고 공개 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하자는 비슷한 문구 한 줄을 추가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10건이 쏟아졌다. 이들 법안은 본회의까지 짧게는 6일, 길게는 2주 만에 통과돼 의원 실적에 추가됐다. 순식간에 달아올랐다가 사그라드는 행태도 문제다. 실제 지난달 수해 피해가 커지자 여야가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고 한 20여건의 법안들은 수해가 되풀이될 때마다 등장했지만 후속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빠른 입법 처리 과정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으로 여야가 손보겠다는 아동학대처벌법은 2010년 10월 울산 아동학대 살해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사면서 ‘서현이 법’이라는 이름으로 2주 만에 통과됐다. 당시 객관적 기준 없는 아동학대 범위, 무분별한 신고 등 우려가 제기됐지만 여야는 공청회 등을 간담회로 대체했다. 국회에서도 입법이 능사가 아니란 목소리가 나온다. ‘순살아파트’ 적발을 계기로 잠자는 ‘부실공사 방지법’에 대한 입법 지연 논란이 일자 국토위 소속의 한 야당 의원은 “이 사건은 입법 공백이 원인이라기보다 철근 덜 넣으면 이득 보는 범죄의 유혹을 못 버텨낸 후진국형 사건”이라면서 “법 준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일도 중요하다”고 했다.
  • 주호민 아들 특수교사 발언 공개…교사 측 “악의적 짜깁기”

    주호민 아들 특수교사 발언 공개…교사 측 “악의적 짜깁기”

    웹툰 작가 주호민씨 부부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특수교사가 주씨 부부 아들 주모(당시 9세)군에게 한 발언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전격 공개됐다. 해당 공소장에는 A교사가 “진짜 밉상이네”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야” 등 자칫 아동학대로 오해할 수 있는 발언이 담겼다. 이에 대해 A교사 측은 “(공소장의 내용은)나쁜 부분만 강조한 사실상의 ‘짜깁기’”라고 반박했다.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공개된 특수교사 A씨 공소장에는 지난해 9월 13일 A씨가 경기 용인시 B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군에게 했던 발언 내용이 담겼다. 앞서 주군은 지난해 9월 5일 원래 소속된 교실에서 바지를 벗는 등 돌발행동을 한 뒤 A씨가 담당하는 특수학급으로 분리된 상태였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13일 교실에서 주군에게 “아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 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 도대체 맨날 뭔 생각을 하는 거야”라며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너를 얘기하는 거야”라고 말했다. A씨는 또 주군에게 “너 왜 이러고 있는 줄 알어? 왜 반 친구들한테 못 가고 이러고 있는 건데? 너 니네반 교실 못 가. 친구들 얼굴도 못 봐. 너 친구들한테 가고 싶어? 못 가, 못 간다고”라며 주군이 처한 상황을 반복해서 말했다. 그러면서 “아휴, 싫어. 싫어죽겠다. 싫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정말 싫어. 너 집에 갈 거야. 학교에서 급식도 못 먹어. 왜인 줄 알아? 급식 못 먹지. 친구들을 못 만나니까”라고 말했다. 검찰은 A씨의 발언이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공소장에도 “(A씨가) 장애인인 아동에게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를 가했다”고 기록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경위서에서 “이 행동 때문에 주군은 친구들을 못 만나고 친구들과 함께 급식도 못 먹는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학생에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강조한 것일 뿐 학생을 정서적으로 학대하고자 하는 의도는 결코 없었음을 맹세한다”고 밝혔다. A씨의 변호인도 이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시간 반에 걸친 대화를 전체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부정적인 말만 뽑아서 나열한 것”이라며 “공소장에 나타난 발언은 나쁜 부분만 강조한 사실상의 ‘짜깁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밉상 발언은 주군에게 훈계하듯 한 것이 아니라 교사의 혼잣말로 전후 발언이 생략됐다”며 “검찰 공소장에는 주군의 대답이 빠져 있다. (교사의 부정적인 말만 공소장에 나오다 보니) 훈육이냐 학대냐를 다루는 사안에서, 훈육을 입증하는 부분이 아예 제외되어 버렸다”고 강조했다. 주씨, 유튜브 커뮤니티에 장문의 해명 글 게재 한편, 주씨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에 “며칠 동안 저희 가족에 관한 보도들로 인해 많은 분께 혼란과 피로감을 드렸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는 글을 게시했다. 주씨는 “우선 상대 선생님을 직접 뵙고 말씀을 나누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8월 1일 만남을 청했지만 대리인께서는 지금 만나는 것보다는 우선 저희의 입장을 공개해 주면 내용을 확인한 후 만남을 결정하겠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사건이 알려진 후 도마 위에 올랐던 의혹들에 대한 해명을 하나하나 내놨다. 우선 사건 발생 후 교사 면담을 하지 않고 곧바로 고소한 것에 대해 주씨는 “모두 뼈아프게 후회한다”며 “지나고 나면 보이는 일들이 오직 아이의 안정만 생각하며 서 있던 사건의 복판에서는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아이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보낸 것에 대해서는 “학교의 구성원들이 저희를 호의적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인지라 아이를 둘러싼 환경이 어떨지 두려움이 컸다”며 “숙고하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부끄럽고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직위에서 해제된 교사에 대해서는 “고소하면 우선 분리 조치가 되고 그 이후에는 수사기관의 판단에 따라 처리될 거라 생각했는데 직위해제와 기소가 이렇게 빨리 진행될 것에 대해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며 “재판으로 다투게 되면 상대 교사에게도 큰 고통과 어려움이 될 텐데 한 사람의 인생을 재판을 통해 끝장내겠다는 식의 생각은 결단코 해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와 인터뷰한 A교사 측 변호인의 주장 공소사실 10줄에는 맥락없이 부정적인 발언만 나열되어 있어 아이에게 특수교사가 쏟아붓듯 이야기한 것처럼 보이나, 이 내용은 2시간 반 동안 벌어진 총 6가지 다른 상황에서 가장 부정적인 말들을 뽑아서 추린 것이다. 교사의 혼잣말이나 앞뒤 발언, 주모군의 답변 등 맥락을 제외해 마치 추궁하는 것처럼 편집됐다. 특히 훈육이냐 학대냐를 다투는 사안에서, 훈육을 입증하는 부분들은 아예 제외한 셈이다. 녹음파일에는 교사의 훈육에 따른 주군의 답변이 있고, 전체적으로는 당시 훈육이었다고 판단된다. 발언 자체가 아동학대로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1. 주군이 답변한 부분 교사▶“O반 왜 못가?” 주군=“고추 보여서.” 교사▶“그렇게 행동해서 어떻게 통합반 가려고 그래, 계속 소리치고 그렇게 할 거야? 성질 부릴 거야?” 주군=“안 부릴 거야.” 교사▶“(그렇게 하면) 친구들하고 못 어울려” 주군=“네.” 교사▶“친구들한테 가고 싶어?” 주군=“네.” 2. 문제의 발언의 맥락 “진짜 밉상이네” 주군이 수업시간에 딴전을 피우고 집중하지 못 하는 상황이 오랜시간 계속되자 한숨 쉬며 중얼대듯 한 교사의 혼잣말이다. 공소장엔 해당 발언의 전후로 “아침부터 둘이 와가지고 참” “아침 일찍부터 뭘 자꾸 뭘” 등 다른 혼잣말들이 생략됐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경우 청각적 자극보다 시각적 자극 등에 더 민감한 특성이 있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야” 발언 뒤엔 책상을 ‘탁, 탁, 탁’ 치며 집중을 유도하려 한 행동도 빠졌다. “싫어”의 반복 ‘아동이 싫다’는 의미가 아니다. 읽기를 가르치기 위해 ‘종이를 찢어버려요’라는 문장을 반복해 가르침에도 주군이 잘못 읽었고, 그 결과물에 대해 “아휴 (이렇게 하면) 싫다” “(네가 잘못 읽는 것이 선생님은) 싫어죽겠다” 등 낮은 톤으로 반복해 말한 맥락이 있다. 잠시 휴식 후 아동에게 평상적인 톤으로 숫자 읽기를 가르치는 녹음이 이어진다. 교사와 라포(신뢰관계)가 형성된 아동들은 ‘선생님 마음에 드는 행동을 해야지’ 하고 개선하곤 한다. ‘싫다’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이야기 해 ‘선생님의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인지시키는 것은 비교적 언어 인지가 둔한 발달장애 아동 특성을 고려한 교육 방법으로 볼 수 있다. “야” 받아쓰기를 반복해 시키니 하기 싫어하면서 소리치며 교실 밖으로 나가려는 주군을 제지하던 중 나온 말이다. 주호민씨 입장문 전문 주호민입니다. 며칠 동안 저희 가족에 관한 보도들로 인해 많은 분들께 혼란과 피로감을 드렸습니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무엇보다도 저희 아이에게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같은 반 친구들과 학부모님, 그리고 모든 특수교사님들, 발달 장애 아동 부모님들께 실망과 부담을 드린 점 너무나도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계속 쏟아지는 보도와 여러 말들에 대한 저희 생각과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전 우선 상대 선생님을 직접 뵙고 말씀을 나누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8월 1일 만남을 청했습니다. 대리인께서는 지금 만나는 것보다는 우선 저희의 입장을 공개해 주면 내용을 확인한 후 만남을 결정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깊은 고민과 여전한 두려움을 안고 조심스럽게 저희의 입장을 밝힙니다. 아이에 대하여 저희 아이는 발달장애가 있고 인지, 언어 능력이 5세 수준이어서 한 해 늦게 입학을 했습니다. 현재 3학년이지만 나이는 11살입니다. 보도된 사건은 2학년인 10살 때의 일입니다. 특수학급과 일반학급을 왔다 갔다 하는 방식의 수업을 받는데 일반학급에서는 활동지원사 선생님의 도움을 받습니다. 너무나도 감사한 그 지원인력이 많이 부족한 형편이라 도움을 받지 못할 때는 힘든 상황이 종종 벌어졌습니다. 학폭위에 오른 사건에 대하여 작년 9월, 저희 아이가 일반 학급에 있는 동안 같은 반 여아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행동을 하였습니다. 사실을 알게 된 즉시 여아의 부모님께 바로 전화로 사과를 드렸습니다. 저희 아이의 행동으로 인해 상대 부모님은 분리조치를 원하셨고, 2주가량 맞춤반(특수학급)으로 분리조치가 됐습니다. 상대 부모님께서 처음에는 사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셨지만 학교 회의를 통해 ‘지도사가 없는 시간은 맞춤반에 가있는다’라는 조치에 동의하시면서 사과를 받아주셨습니다. 당시 피해 아이와 부모님께서 느끼셨을 충격과 고통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어렵게 사과를 받아주셔서 감사하면서도 여전히 죄송한 마음입니다. 성교육 강사 요구에 대하여 학교 회의에서 맞춤반 분리조치 후 이후로도 있을 수 있는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와 교육을 위해 일반학급 학생들에게 성교육을 하고, 아이는 그 교육을 기점으로 일반학급 수업을 받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맞춤반 교사께서 성교육 교사를 모셔야는데 급하게 구하려니 어렵다고 하는 말을 듣고 아이의 엄마가 SNS에서 활동하시는 분을 찾아 추천해 드렸고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이후 섭외는 학교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가 분리조치를 빨리 끝내고 복귀하였으면 하는 조급함에서 한 일이지만 특정 강사 요구나, 교체 요구 등은 사실이 아닙니다. 녹음기를 넣은 경위에 대하여 아이가 바지를 내리는 행동을 한 날 이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아이도 놀랐고 긴장상태가 되었습니다. 자폐 아동의 특성 중 패턴 대화가 있는데, 평소 학교에서 돌아오면 “오늘 어땠어?”라고 물으면 “재밌었어요” 하는 식으로 대화가 이어집니다. 그런데 물음에 위축된 어조로 ‘잘못했어요’라는 답변을 하거나, 강박적인 반복 어휘가 늘었고 대화가 패턴에서 벗어나면 극도로 불안해하는 증상을 보였습니다. 연휴 기간 동안, 평소에는 같은 반 아이들에 스스럼없이 다가갔는데 멀리 떨어져 가까이 가려 하지 않고, 배변 실수가 잦아져 바지를 십수 번 갈아입혀야 했습니다. 그러다 다시 등교하는 날, 등교거부 반응을 강하게 보이는 아이를 보고선 행여 ‘내가 알지 못하는 이유가 있나?’ 무척 걱정이 되기 시작했었습니다. 또래보다 인지력이 부족하고 정상적 소통이 불가한 장애 아이인지라 부모가 없는 곳에서 불안 증세를 일으키는 어떤 외부 요인을 경험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서 빠르게 교정하고 보호해 줘야 하는데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빠르게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간 어린이집이나 특수학교의 학대 사건들에서 녹음으로 학대 사실을 적발했던 보도를 보아왔던 터라 이것이 비난을 받을 일이라는 생각을 당시에는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보도나 반응에서도 녹음 행위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선택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에 생각이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상행동이 계속되어 딱 하루 녹음기를 가방에 넣어서 보냈고, 불안 증세를 일으키는 어떤 외부요인이 있는지 확인을 했는데 그 하루 동안의 녹음에서 충격을 가누기 어려운 말들을 듣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부적절한 행동을 교정하려 노력했고, 그러면 다시 일반학급에도 갈 수 있다고 가르쳐왔던 저희는 교사가 아이에게 너는 아예 돌아갈 수 없다,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다고 단정하는 말도 가슴 아팠지만, 그것이 이 행동을 교정하면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엄하게 가르쳐 훈육하려는 의도의 어조가 아닌, 다분히 감정적으로 너는 못 가라며 단정하는 것이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감정적인 어조의 말들에서 교사는 아이의 이름 대신 야, 너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이것이 훈육의 차원이 아니라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아이가 불안할 때 익숙한 노래 가사를 흥얼거리는 상동행동이 있는데, 그럴 때에 ‘그딴 말 하지 마’ 하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대목은 아이에게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를 반복적으로 말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녹음 속에서 아이는 침묵하거나 반사적으로 ‘네’를 반복하며 그 말들을 받아내고 있었습니다. 비로소 아이의 이상행동들이 이해가 됐습니다. 그 당시 부모의 처지에서 그 녹음을 들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아이를 이 교사와 분리해야 한다는 것 하나였습니다. 이것이 학대다 아니다 하는 생각 이전에 아이를 감정적으로 대하는 게 분명하게 느껴지는 교사에게, 더구나 특수학급이라는 상황에서 계속 보낸다는 생각은 할 수 없었습니다. 왜 녹음을 공개하지 않느냐는 의견에 대하여 내용이 없으니 공개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비난, 사실관계가 궁금하니 녹음을 공개하라는 요구들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사건이 더 커지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견뎠습니다. 재판에 들어가게 되었으니 증거로서만 사용하고 공중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우리 사회의 원칙이라 생각했습니다. 5명의 변호사 상담에 대하여 전관 변호인단, 호화 변호인단, 변호사 5명 선임 등은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녹음을 확인한 후에 혹시 부모로서 과잉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전문가의 객관적 판단을 구하기 위해 여러 변호사들에게 상담을 받았습니다. 학대라는 답을 듣기 위해서라거나 재판에 대비해 만난 것도 아닙니다. 사건이 수사기관에 넘어간 후에도 저희는 변호사를 선임한 적이 없습니다. 형사재판이라 따로 변호사를 구하지 않아도 되었고, 아동학대 사안에서는 국선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고 하였지만, 초반 상담 외 변호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습니다. 사건이 갑자기 보도된 이후에는 쏟아지는 일들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니 주변에서 빨리 변호사를 선임해서 대처하라고 조언해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시 상담했던 여러 변호사들은 교사의 행위에 대해 학대로 보인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분리 요구 대신 고소를 택했는가에 대하여 사건 발행 후 교사 면담을 하지 않고 바로 고소를 했느냐는 비난과 분노를 많이 보았습니다. 상대 부모에게는 용서를 받고 왜 교사는 용서하지 않았느냐는 비난도 많이 보았습니다. 모두 뼈아프게 후회합니다. 지나고 나면 보이는 일들이 오직 아이의 안정만 생각하며 서 있던 사건의 복판에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녹음을 듣고 큰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그것이 비단 그날 하루 만의 일일까, 아이가 지속적으로 이런 상황에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아이 엄마 또한 충격과 혼란 상태여서 분리를 빨리해야 한다는 결론만 있을 뿐 어떤 절차를 밟아 이를 실행을 할지에 대한 판단을 하기에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교사 면담을 신청했다가 취소했던 건 바로 고소를 하려던 게 아니라 상대 교사를 대면해서 차분히 얘기를 풀어갈 자신이 없는 상태에서 만났다가 오히려 더 나쁜 상황이 될까 하는 우려에서였습니다. 우선 대면은 피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교사를 직접 만나는 것보다 분리를 위한 절차를 밟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러면 사람을 대면하지 않고 시스템 속에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교육청에 먼저 전화로 문의를 했습니다. 학대의 의심이 있어서 선생님과 분리조치를 원하는데 교육청에 신고하면 학교측에 얘기해 절차를 밟아서 진행해주실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교육청에서는 아동학대는 최초 학대행위 발견자가 신고의 의무가 있는데 학부모도 해당되니 학부모님이 직접 신고를 하셔도 된다고 했습니다. 저희는 학교에 가서 이 사실을 얘기하고 교사를 만나고 하는 게 너무 부담스운 상황이었지만, 수사기관에 신고해서 해결하는것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신고하지 않고 학교를 찾아갔습니다. 교장실에서 저희가 들었던 녹음 속 상황을 말씀드리면서 녹음을 들어달라 했으나 거절하셔서, 구두로 내용을 자세히 설명드리고 교사가 교체되기를 원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교장선생님은 교사의 교체는 신고를 통해야만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분리를 가능하게 하면서도 교사에게는 사법처리를 하지 않도록 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안내를 받은 곳은 없었습니다. 학교 측의 답변을 방관적 태도로 느낀 아이의 외삼촌이 교장선생님과 대화 과정에서 어떻게 그렇게만 말할 수 있느냐 항변했습니다. 이 과정이 지금 난동으로 와전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당시에는 결국 학대 혐의로 고소를 해야 교사와 분리될 수 있다는 것만이 저희에게 남은 선택지였습니다. 저희 잘못에 대하여 다만 이 과정에서 큰 잘못을 했습니다. 첫째는 특수학급 부모님들과 이 과정을 의논해야 했습니다. 그날의 녹음 속에는 저희 아이 외에 다른 아이를 향한 감정적 비난의 말도 담겨있었지만 녹취를 3자에게 공개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말도 들었고, 이를 공개하면서 무언가를 하면 학부모들이 교사를 몰아내는 모양이 될 것 같고, 저희는 그런 걸 원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러한 사정들로 인해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확대시키지 않고 저희 문제만 빨리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부모님들과 사건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았어야 했는데 섣불렀고 어리석었습니다. 저희는 빠르게 특수교사가 대체되기를 희망했으나 특수교육 쪽은 특히나 인력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라 교사를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교육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다른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많이 힘든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에 대한 분노와 원망은 당연한 것이라 저희가 달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부모님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서로 의지하던 사이인 부모님들과 상의하지 못한 점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사죄드리고 반성하면서 살겠습니다. 두 번째 녹음에 대하여 녹음 행위 자체와 이를 두 번이나 했다는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의 공분을 하나하나 보고 들었습니다. 작년 9월 이후 아이는 학교에 제대로 등교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대안학교를 알아보았으나 여의치 않아 다시 학교로 돌아왔는데 아이의 등교를 함께해 준 활동 지원사께서 아이가 수업에 집중을 못 해서 반 밖으로 데리고 나가 단둘이 개인교습을 해주었다고 하셨습니다. 순간 9월에 있었던 녹음 속 상황이 바로 떠올랐습니다. 자폐아와 단둘이 있다는 부분에서 아이 엄마로서는 다시 두려움이 일었고 하지 않았어야 할 행동을 했습니다. 담임 선생님과 활동 지원사님과 저희 아이 셋이 있었던 화장실 안에서 두 분이 녹음기를 보게 되셨습니다. 학교의 구성원들이 저희를 호의적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인지라 아이를 둘러싼 환경이 어떨지 두려움이 컸습니다. 숙고하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부끄럽고 어리석은 선택을 했습니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충동적인 단 한 번의 행동이었고 아이 엄마 스스로도 끔찍하게 느껴 바로 폐기했습니다. 담임선생님과 활동 지원사님께 사죄드리며 다시 이런 일이 없을 것임을 약속했습니다. 두 분은 이후 저희와 아이에게 모두 진심 어린 애정으로 대해주셨습니다. 이에 대해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면 언제 까지든 치르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고소 이후 상황에 대하여 저희는 선생님이 처벌받고 직위해체되기를 바랐던 건 아니었습니다. 당시에는 어리석게도 막연히 이렇게 고소를 하게 되면, 중재가 이루어지고 문제가 해결될 거라 믿었습니다. 아동 학대 혐의로 고소를 하면서 신고와 고소를 분리해서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학교에 신고를 해도 수사기관에 바로 넘기는 시스템이어서 학교가 학부모에게 신고를 권한 상황이니 고소를 하게 되었고, 고소를 한다고 해서 바로 직위해제가 되는 게 아니고 혐의가 인정되어 기소로 결정이 되면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저희의 경우 수사와 기소 결정이 예상보다 신속하게 이루어져 곧 직위해제가 되었습니다. 고소를 하면 우선 분리조치가 되고 그 이후에는 수사기관의 판단에 따라 처리될 거라 생각했는데 직위해제와 기소가 이렇게 빨리 진행될 것에 대해 미처 예측을 하지 못했습니다. 당시의 상황으로 돌아가 얘기하자면 저희는 학교가 신고를 권해 아이를 학대한다고 생각한 교사를 고소했고, 교사의 행위는 학대의 혐의로 기소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수사기관에 의해서도 학대 행위가 인정되었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저희는 상대 교사의 사과를 기다렸습니다. 과정에서 교감선생님과 아이의 일반학급 담임선생님께 아이엄마에게 선처의사를 물으셨고, 아이엄마는 형사사건이어서 재판이 진행되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진심어린 사과면 충분히 선처할 생각이고 선처를 위해 돕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상대측의 요청으로 중재를 위해 물어오셨던 건 아니어서 전달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상대 교사 측에서 연락을 했으나 우리가 거부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재판 상황에 대하여 기소 후 재판이 두 번 진행되었습니다. 아이의 엄마가 증인으로 한 번 법정에 나갔고 변호인의 조력은 없었습니다. 재판으로 다투게 되면 상대 교사에게도 큰 고통과 어려움이 될 텐데 한 사람의 인생을 재판을 통해 끝장내겠다는 식의 생각은 결단코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수사 절차와 재판 절차에 대해 저희는 너무나 무지했습니다. 진심 어린 사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고소와 모순된 말이 아니냐고 하시겠지만 무지한 인간이었던지라 그 상황에서는 학교 내의 교감선생님과 동료 교사분이 선처에 대해 물어보실 때 형사사건이고 기소가 된 후여서 소취하는 법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사과를 하신다면 얼마든지 도울 것이라고 상대 교사 측에도 전했습니다. 하지만 재판정에서 상대 교사는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를 혼잣말이었다고 주장했고 사과보다는 행위를 인정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신 걸로 보였습니다. 사과가 곧 유죄의 증거가 될 수도 있으니 섣불리 사과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아이의 엄마는 상대 교사께 사과의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처벌을 원하느냐는 물음에 잠시 망설이다 ’네‘라고 답한 것입니다. 저희는 늘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할 때마다 진심으로 사과해 왔고, 장애 아동이니까 피해 주는 걸 당연시 여기는 것처럼 보일까 봐 조심하면서 살았습니다. 사과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가슴 아파도 장애아 부모로서 평생 짊어져야 할 일이라 생각하며 서로 마음을 다잡으며 살아왔습니다. 아내와 상의하여 상대 선생님에 대해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합니다. 서로 만나지 못한 채 재판에 들어가고 나서야 상대 교사의 입장을 언론 보도를 통해 보았습니다. 저희는 경위서를 통해 교사의 처지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직위해제 조치와 이후 재판 결과에 따라 교사의 삶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낍니다. 여기까지 와버렸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라도 가능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학을 선택한 것에 대하여 이 선택에 대해서는 사연이 길어서 결론에 이르게 된 과정만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후 차분하게 풀어낼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돌아보면 잘못된 선택을 했던 순간들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이어지면서 학교의 구성원들께 너무 많은 피해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대처는 미숙했고 이후 벌어진 상황들이 예측을 벗어날 때마다 당황하고 자책했습니다. 문제를 해결해 보려 한 선택들이 오히려 꼬이게 만들었습니다. 자책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 잘못된 판단을 계속했습니다. 무지도 죄인지라 변명할 수 없다는 것 잘 압니다. 저희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학교 구성원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특수학급 증설처럼 해결책이라고 생각했던 방식이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길이라는 인식을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문제 해결에만 몰두한 나머지 넓은 시야를 갖지 못했습니다. 피해를 끼친 곳에서 계속 있을 수가 없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자고 결정을 했습니다. 이는 다시 차분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갑작스러운 보도의 소나기 속에서 9월 이후 하루도 편할 날이 없이 아이 엄마와 아이 모두 어렵게 견디고 있었습니다.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은 최대한 누구도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결하도록 노력했으나, 어떤 일은 저희 손을 벗어나 통제와 해결이 불가능한 채로 속수무책인 상황입니다.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이 일이 이어지리라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거대한 일로 터져 나오리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습니다. 며칠 동안 저희 아이의 신상이나 증상들이 무차별적으로 여과 없이 공개가 되고, 열 살짜리 자폐 아이를 성추행범이라고 칭하거나, 본능에 따른 행위를 하는 동물처럼 묘사하는 식의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TV 화면에는 저희 아이의 행동을 두고 선정적인 자막을 달아 내보냅니다. 부모로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저에 대한 자극적 보도는 감내할 수 있지만 이것만은 멈춰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른 선택지가 없는 현재의 제도는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교권의 보호가 온 사회의 화두가 되었고 절차상의 많은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신고한 사건 또한 검찰의 기소가 문제였다면 현행법상 아동학대 행위에 대한 구성요건이 입법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학대 의심이 든 교사에게서 아이를 분리시키고자 했을 때 저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하나였습니다. 학교에서는 신고 조치를 해야 분리가 가능하다며 신고를 하라고 했고, 먼저 문의했던 교육청에도 같은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신고를 선택했습니다. 당장 수사기관에 달려가 고소장을 넣은 게 아닙니다. 신고를 권장하도록 설계된 제도 속에서 이를 이용하는 선택을 하게 된 것입니다. 타인의 ’밥줄‘을 자르는 칼을 너무 쉽게 휘둘렀다는 비난을 많이 보았습니다. 지금에야 너무나 가슴 아프게 받아들입니다. 이 제도를 이용할 때 저는 미처 거기까지 깊게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모두가 제 부덕의 소치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가져올 결과까지를 고려했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이지만, 시행되는 제도가 그러한 결과를 만들 것까지를 고려한 바탕에서 설계되었다면 이런 일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작은 원망이 있습니다. 다만 아이에 대한 교사의 행위를 확인했던 순간의 부모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학대혐의를 인정받지 못하는건 감수해야 할지라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절의 우연으로 인해 교사가 아이에게 했던 잘못된 행동이 아예 없었던 일이거나, 아무것도 아닌 일로 남는 것을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지금 이 순간까지도 계속 남아 있습니다. 상대 선생님이 교사로서 장애 아이에게 잘못된 행동을 한 과오가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해도 이것이 선생님의 모든 커리어를 부정하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 두가지 마음이 저희 안에서는 서로 모순되지 않고 공존합니다. 물론 이 견해로 인해 저희는 수많은 비난을 더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저희가 잘못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반성하며 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특수교사님들께 사과드립니다 저는 지금 모든 특수교사들의 권리와 헌신을 폄하하는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저희의 대응은 제 아이와 관련된 교사의 행위에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었지 장애 아동과 부대끼며 교육현장에서 성실하게 일하시는 특수교사들을 향한 것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상대방 선생님이 특수교사로서 살아온 삶 모두를 부정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희는 장애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로서 누구보다 특수교사들의 헌신과 노력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분에 넘치는 배려와 사랑 속에서 우리 아이가 보호받았고 지금도 아이의 상태를 우선 걱정해 주는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특수교사는 아니지만 아이가 속한 일반학급의 담임선생님께서도 저희 아이가 사건 후 다른 아이들과 잘 지낼 수 있도록 끝까지 애써주셨습니다. 너무나 고맙고 죄송합니다. 선생님들의 고충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 고통 속에 반성하고 있습니다. 살면서 갚겠습니다. 어떠한 해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만큼 분노가 깊은 상황에서 저희의 이야기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짐작도 할 수 없고 두려운 마음입니다. 그래도 물으시는 것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답하겠습니다. 다 하지 못한 이야기와 여전히 필요한 이야기가 있다면 앞으로 계속 성실하게 답변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급하게 덧붙입니다. 입장문을 준비하는 사이 공소장의 일부가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저희가 흘렸다거나 하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저희는 지금까지도 공소장을 보지 못한 상태이며 어떤 언론과도 접촉한 일이 없습니다. 2023년 8월 2일. 주호민 드림.
  • 조희연 “학생부에 교권침해 기재 반대…교사 직위해제는 신중해야”

    조희연 “학생부에 교권침해 기재 반대…교사 직위해제는 신중해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아동학대로 신고된 교사에 대한 직위해제를 보다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교권침해 이력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하는 방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 교육감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동학대 고소를 당한 교사를 직위해제하는 데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성비위와 연관되면 바로 직위해제에 들어가지만 아동학대는 사안이 중한 정도를 따져 하고 있다”며 “직위해제에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아들을 담당한 특수교사를 아동학대로 고소하면서 해당 교사가 직위해제 된 사실이 알려지자, 교직 사회에서는 무분별한 직위해제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경기도교육청은 해당 교사를 지난 1일 복직시켰다. “교권 침해 이력 학생부에 남기면 소송 많아질 것” 학교폭력 가해 조치처럼 교권 침해 이력을 학생부에 기재하자는 정부 대책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추가적인 법률 분쟁 가능성 때문이다. 조 교육감은 “제3의 법적 분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교육부에도 전달했고 협의체를 만들어 신중하게 논의하자는 입장”이라며 “다른 시·도 교육감들도 대개 비슷한 의견”이라고 말했다. 교육청과 교육부는 이번 주까지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합동 조사를 진행한다. 함영기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합동 조사는 마무리 단계로 보고서 작성 중”이라며 “서류, 정황증거, 동료 교사 증언을 확보했고 경찰 수사 의뢰나 고발 조치가 필요한 부분이 발견되면 판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오는 2학기부터 학부모가 교사와 면담하거나 통화하려면 사전 예약해야 하는 제도를 시범 도입하고, 학교에는 지능형 영상감시시스템이 설치된 민원인 대기실을 만들어 학부모 면담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교권 침해 사안으로 분쟁을 겪는 교원에게는 학교교권보호위원회 의결 없이 소송비를 지원하는 등 절차도 간소화한다.
  • 학부모의 ‘직접통화’ 막는다…수사중 교사도 변호사비 지원

    학부모의 ‘직접통화’ 막는다…수사중 교사도 변호사비 지원

    최근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교권침해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자 서울시교육청이 ‘교사면담 예약제’ 등의 대책을 내놨다.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민원창구를 일원화하고, 대면 면담은 물론 전화 통화도 반드시 사전예약을 거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법적 분쟁에 휘말린 교사를 위해 소송비 지원 절차를 간소화하고, 소송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교사에게도 소송비를 지원하는 등 지원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동학대로 둔갑할 수 있는 법적 구멍을 메워야 한다”며 이러한 방안을 발표했다. 수사 단계부터 변호사비 지원 교육청은 교원의 ‘공적보험’인 서울시교육청 ‘교원안심공제’의 소송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절차는 간소화하고 지원 범위는 확대하는 식이다. 기존에는 교원이 소송비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학교 교권보호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야 했다. 이제는 사안 처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만 제출하면 소송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현재는 교권침해 피해를 본 교원으로 인정받았을 때만 소송비를 지원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교육활동으로 소송 중인 교원까지 소송비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위해 ‘교육활동보호조례’ 제정을 추진한다.아울러 내년부터는 교사들이 아동학대로 신고된 경우 수사 단계부터 교육청에서 변호인 선임비를 지원하고, 교사에게 일부 과실이 있더라도 일정 부분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학부모나 교원 등이 법적 분쟁으로 가기 전에 조정을 해주는 ‘분쟁조정 서비스’도 강화한다. 교보위도 분쟁 조정 기능이 있지만 통상 학부모 측이 교보위를 중립적인 기관으로 인식하지 않아 실질적 역할을 못 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원안심공제에서 법률전문가와 분쟁조정 전문가가 개입해 분쟁 조정을 하는 사례를 분석하고 보완할 부분을 파악·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필요시 교보위와 별도로 분쟁조정위원회도 설치할 예정이다. 교사 만나려면 앱으로 예약…대기실엔 CCTV 설치 학부모가 교사와 면담하거나 통화하려면 예약해야 하는 제도를 시범 도입하고, 원하는 학교에는 민원인 대기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사에게서 학부모 민원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교사면담 사전예약 시스템’을 9월부터 시범적으로 도입해 학교 민원창구를 일원화할 계획이다. 교사와 전화통화나 면담을 원하는 학부모는 ‘서울학교안전 앱’을 통해 예약해야 한다. 일반적인 민원은 챗봇이 응대한다. 조 교육감은 “민원을 1차적으로 시스템에서 분류해 교사에게 바로 전달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학부모가 교사 면담 또는 전화 통화를 요구할 때, 학부모에게 사전 고지 의무를 부여하고, 학교는 사전에 고지받을 권리를 제도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은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은 정상적 교육활동 침해를 넘어서 교사 개인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면서 “이 체계를 통해 교사에게 들어오는 민원을 일차적으로 시스템에서 분류해 교사에게 바로 전달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학교 출입 관리 강화를 위해 학교 안에 지능형 영상감시시스템이 구축된 민원인 대기실도 시범 운영한다. 학부모는 교사와 상담을 원할 때는 민원인 대기실에서 해야 한다. 이 역시 9월부터 희망 학교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다. 또 악성 민원에 대비해 학교에서 쓰던 업무용 전화기를 녹음이 가능한 제품으로 교체한다. 모든 학교에서 100만원 내외의 예산을 ’교원의 교육활동보호 지원사업‘으로 편성해 학교 내 녹음 가능 환경 구축, 통화연결음 설정, ARS서비스 이용 등 교육활동보호 환경을 구축·운영토록 안내하고 있는데, 이달 중에 희망교를 대상으로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교단의 요구가 많지만 시·도교육청의 권한을 벗어난 법 개정은 국회에 요청한다. ▲교원지위법(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아동학대처벌법(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초중등교육법 총 3가지다. 우선 아동학대처벌법에는 교사에게 면책권을 부여하고, 교원지위법에는 교권을 침해한 학생과 교사를 즉시 분리할 수 있도록 개정을 요구했다. 또 초중등교육법에는 다른 학습권을 침해한 학생의 경우 학교장이 ‘등교정지’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전문 상담 및 치료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초등학교 전문상담 인력 확대 배치 이번 달 발표될 교육부의 학생 생활지도 법령 관련 고시안을 토대로 학생들의 생활 규정 예시를 담은 가이드라인도 만들어 서울 초·중·고에 배포한다. 내년 3월부터는 마음건강 전문가가 학교에 방문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초등학교 전문 상담 인력도 확대 배치할 계획이다. 초등학교의 신규 위클래스(Wee class·교내 상담기구) 지정 비율을 높이고 전문 상담 인력도 확대 배치한다. 마음 건강 전문가가 학교를 방문하는 사업도 현행 4개 거점 병원에서 11개로 확대해 문제행동 학생의 심리 치료 연계를 돕는다. 조 교육감은 “선생님들께서 자신의 교육 전문성이 강화되는 가운데 행복하게 아이들을 만날 수 있도록 저와 서울시교육청이 가장 앞에서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속보] 서울 초중고 ‘교사면담 예약제’ 2학기 시범도입

    [속보] 서울 초중고 ‘교사면담 예약제’ 2학기 시범도입

    최근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교권침해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자 서울시교육청이 ‘교사면담 예약제’ 등의 대책을 내놨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동학대로 둔갑할 수 있는 법적 구멍을 메워야 한다”며 이러한 방안을 발표했다. 학부모가 교사와 면담하거나 통화하려면 예약해야 하는 제도를 시범 도입하고, 원하는 학교에는 민원인 대기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기로 했다. 교권침해 사안으로 분쟁이 발생할 경우 교원에게 학교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 의결 없이도 소송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 ‘쓰레기집’에 중학생 아들 놔두고 재혼한 엄마…법원 “아동 학대 맞다”

    ‘쓰레기집’에 중학생 아들 놔두고 재혼한 엄마…법원 “아동 학대 맞다”

    중학생 아들을 집에 혼자 두고 가출해 재혼한 50대 엄마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청소년은 아동학대 대상이 아니라는 엄마의 주장을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부장 이경선)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A(51)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서울 강남구 빌라에서 14세 아들과 단둘이 거주하던 A씨는 지난해 3월 집을 나가 재혼했다. 같은 해 8월 체포 전까지 A씨는 아들 주거지에 가끔 들러 청소해 주거나 용돈을 주는 것 외에 다른 양육·치료·교육은 소홀히 했다. 그 사이 아들의 주거 환경은 악화했다. 집에는 쓰레기가 쌓였고 냉장고에는 부패한 음식과 곰팡이, 벌레가 들끓었다. 반려견 분변도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아들은 5개월 이상 혼자 살면서 인근 교회나 학교 관계자의 도움으로 의식주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 측은 재판에서 “정기적으로 방문해 청소와 빨래를 해주었고 식사할 수 있게 돈을 주었다”면서 아들이 청소년이기 때문에 아동학대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양육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데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를 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한다”며 “피고인이 수사 당시 신고자에게 고소 또는 신고를 취하하라고 종용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끔 거주지를 방문해 청소하고 용돈을 주었다는 사실만으로, 양육하고 기본적인 보호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아동의 행복과 안전 보장을 명시한 아동복지법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부모로서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동복지법에서는 18세 미만을 아동으로 본다. 재판부는 다만 아들의 나이가 아주 어리지 않고 모친이 적극적으로 학대행위를 하지 않은 점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
  • 철근 누락·교권 확립·강력 범죄… 현안 챙긴 尹 “대책 마련하라”

    철근 누락·교권 확립·강력 범죄… 현안 챙긴 尹 “대책 마련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1일 10여분간 진행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와 교권 침해 문제, 폭염·수해 복구 대책, 강력범죄 대응 등을 일일이 밝히며 각 부처 장관에게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2일부터 여름휴가에 들어가기에 앞서 주요 현안들을 직접 챙기고 공직사회에도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의 ‘철근 누락’ 시공 문제와 관련해 부실 공사의 배경에 건설업계의 이권 카르텔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무량판 공법 지하주차장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 오류, 부실시공, 부실 감리가 이뤄졌다”고 언급한 대목은 전 정권 책임론을 부각하며 윤 대통령이 그동안 여러 분야에서 강조해 왔던 ‘카르텔 격파 의지’를 재차 부각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또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고치인 6.09% 인상한 것과 관련해서도 “지난 정부에서 생계급여는 5년간 합쳐서 20만원이 인상된 반면 이번 조치로 내년 한 해만 올해 대비 13.16%, 21만 3000원이 인상된 것”이라며 복지정책에서 전임 정부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전임 정부의 포퓰리즘을 겨냥한 듯 “우리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 아래 이권 카르텔 사업, 선거 매표용 선심성 포퓰리즘 사업들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하는 것 역시 어려운 분들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번 수해로 드러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환경부 장관은 추가적인 집중호우와 태풍에 대비해 하천을 철저히 점검하라”며 각 부처 장관에게 현안 대응을 직접 지시했다. 해당 부처 장관들이 국민 안전에 대해 더욱 책임감을 가져 달라는 당부로, 그는 “민간, 정부, 당의 긴밀한 협조하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가재난관리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개편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으로 불거진 교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 “국회에 계류 중인 아동학대 처벌법, 교원지위법 등 교권 관련 법안도 신속하게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며 “교육부는 지난 주말 폭염에도 불구하고 광화문에 모여 교권 확립을 외친 수만명 교사들의 목소리를 깊이 새겨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신림역 무차별 칼부림 사건’에 대해 “강력범죄로 국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철저한 수사와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 “교실 대화 녹음 금지” vs “아동학대 의심 땐 인정”[생각나눔]

    “교실 대화 녹음 금지” vs “아동학대 의심 땐 인정”[생각나눔]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아들의 아동학대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교사와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업 시간 녹음을 금지해 달라는 교사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녹음 행위가 교육활동과 정당한 훈육을 방해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표현이 어려운 어린 자녀를 지키기 위해 학대가 의심되는 경우 녹음하는 것을 규제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1일 주씨가 고소한 특수교사에 대해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하면서 교실 내 무단 녹음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요청했다. 교총은 탄원서에서 “이번 건은 학부모가 교사와 다른 학생 모르게 교실 수업이나 대화 내용을 무단 녹음해 신고한 사안”이라며 “녹취 내용이 증거 자료로 채택된다면 학교 현장에서 무단 녹음이 합법적으로 용인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무단 녹음이 인정되는 선례가 되지 않도록 판단해 달라고 덧붙였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에서 “교원의 음성·영상 등을 무단으로 촬영·녹음·녹화하는 행동은 교권 침해”라며 “교사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교육활동을 위축시키는 녹음 행위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주씨는 발달 장애를 가진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특수교사의 발언을 녹음해 아동학대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씨는 지난해 해당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고 수원지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 같은 ‘교실 몰래 녹음’이 비일비재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초등 저학년은 아동학대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없고 피해 상황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제한이 있어 학부모가 녹음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교사들은 교육활동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비판한다. 교육적 목적이나 맥락을 살피지 않고 일부 표현이나 내용만으로 아동학대라고 단정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윤미숙 초등교사노조 정책실장은 “학생이 녹음기를 갖고 오면 교사 입장에서는 필요한 교육이나 생활 지도를 소극적으로 하게 된다”며 “중고등학생들은 녹음 내용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거나 교사를 조롱하는 데 악용하기도 해서 엄격히 금지해야 한다”고 했다. 학부모가 자녀와 교사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이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통비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한 자, 이에 따라 알게 된 통신 또는 대화 내용을 공개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제3자가 타인 간 발언을 녹음 또는 청취해서도 안 된다. 자녀와 교사가 나눈 대화를 부모가 제3자 입장에서 녹음하면 통비법 위반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공익성과 불가피성을 고려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2020년 법원은 초등학생 자녀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담임교사의 아동학대 증거를 확보한 사건에서 녹음 자료의 증거 능력을 인정해 교사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당시 법원은 학생이 담임교사의 행위에 대해 스스로 방어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교실 내 대화를 공개된 대화로 봤다. 노윤호 법률사무소 사월 변호사는 “아동 보호와 교사 수업권 사이에서 법원이 아동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며 “아동학대가 아닌 경우에도 학교에서의 녹음을 남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 LH, 교권, 폭염...현안 두루 챙긴 휴가 하루전 국무회의

    LH, 교권, 폭염...현안 두루 챙긴 휴가 하루전 국무회의

    ‘철근 누락’ 사태에 전 정권 책임 부각이권 카르텔 격파 의지 재차 밝혀행안, 환경장관 등에 현안 직접 지시 윤석열 대통령은 1일 10여분간 진행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와 교권 침해 문제, 폭염·수해 복구 대책, 강력범죄 대응 등을 일일이 밝히며 각 부처 장관들에게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2일부터 여름휴가에 들어가기에 앞서 주요 현안들을 직접 챙기고 공직사회에도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의 ‘철근 누락’ 시공 문제와 관련해 부실 공사의 배경에 건설업계의 이권 카르텔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무량판 공법 지하 주차장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 오류, 부실 시공, 부실 감리가 이뤄졌다”고 언급한 대목은 전 정권 책임론을 부각하며 윤 대통령이 그동안 여러 분야에서 강조해왔던 ‘카르텔 격파 의지’를 재차 부각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또 역대 최고인 6.09%의 중위소득 인상과 관련해서도 “지난 정부에서 생계급여는 5년간 합쳐서 20만원이 인상된 반면, 이번 조치로 내년 한 해만 올해 대비 13.16%, 21만 3000원이 인상된 것”이라며 복지정책에서 전임 정부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전임 정부의 포퓰리즘을 겨냥한 듯 “우리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 아래 이권카르텔 사업, 선거 매표용 선심성 포퓰리즘 사업들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하는 것 역시 어려운 분들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번 수해로 드러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환경부 장관은 추가적인 집중호우와 태풍에 대비해 하천을 철저히 점검하라”며 각 부처 장관들에게 현안 대응을 직접 지시했다. 해당 부처 장관들이 국민 안전에 대해 더욱 책임감을 가져달라는 당부로, 그는 “민간, 정부, 당의 긴밀한 협조하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가재난관리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개편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으로 불거진 교권 침해 논란과 관련 “국회에 계류 중인 아동학대 처벌법, 교원지위법 등 교권 관련 법안도 신속하게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며 “교육부는 지난 주말 폭염에도 불구하고 광화문에 모여 교권 확립을 외친 수만명 교사들의 목소리를 깊이 새겨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신림역 무차별 칼부림 사건’에 대해 “강력범죄로 국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철저한 수사와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 침착맨과 함께였는데… 주호민, 손절당했다

    침착맨과 함께였는데… 주호민, 손절당했다

    주호민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피자 브랜드 고피자가 공식 SNS에 업로드 했던 주호민의 사진을 모두 내렸다. 1일 고피자 인스타그램에 올라와 있던 주호민 사진이 모두 삭제됐다. 동료 작가 스트리머 침착맨(이말년, 이병건)과 함께 찍은 사진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피드에는 침착맨의 단독 사진만 남아 있는 상태다. 주호민이 아들을 지도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로 고소한 건으로 인해 여론이 안 좋아지자 주호민의 흔적을 지우며 손절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호민이 출연하는 콘텐츠와 프로그램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 尹, 잇딴 교권 침해 사례에 “당장 2학기부터 ‘교권 확립’ 고시 제정하라”

    尹, 잇딴 교권 침해 사례에 “당장 2학기부터 ‘교권 확립’ 고시 제정하라”

    尹 “규칙 위반 학생 방치는 인권 이유 범법 방치”“교육부, 폭염 속 교사 집회 목소리 새겨들으라” 윤석열 대통령은 1일 “학생 인권을 이유로 해서 규칙을 위반한 학생을 방치하는 것은 인권을 이유로 사회 질서를 해치는 범법행위를 방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라면서 교육부에 “당장 올해 2학기부터 학교 현장에서 적용될 고시를 제정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31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학교 현장에서 교권이 침해되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교육부는 지난 주말 폭염에도 불구하고 광화문에 모여 교권 확립을 외친 수만명 교사들의 목소리를 깊이 새겨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교육 현장에서 교권이 확립되지 않으면 학생의 인권도 공허한 얘기가 되고 만다”며 “교권은 학교의 규칙을 제대로 지키게 하는 것이고 교권이 확립되지 않으면 다른 학생의 인권도, 학습권도 절대 보장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국회에 계류 중인 ‘아동학대 처벌법’, ‘교원지위법’ 등 교권 관련 법안도 신속하게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서울 관악구 신림역 무차별 칼부림 사건 등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주문했다. 그는 “강력범죄로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흉악범죄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와 이에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범죄자의 출소 이후 보복을 걱정하지 않도록 보복 범죄에 대해서는 초강경 대응하고, 모방범죄 시도는 신속한 수사로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신림역 사건 이후 살인 ‘예고성’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잇따라 게시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관계 부처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사이코패스 범죄, 반사회적 성향에 따른 ‘묻지마식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근본적 방안이 필요하다”며 법무부에는 범죄 관련 국민 불안 해소 대책을, 보건복지부는 정신 건강에 관한 새로운 인프라 도입과 예산 반영 추진을 주문했다.
  • 특수교사 “장애학생 비난 여론 안타까워…혐오 그만”

    특수교사 “장애학생 비난 여론 안타까워…혐오 그만”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신의 발달장애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이후 경찰과 검찰은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해당 교사를 기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를 계기로 주호민을 향한 비판을 넘어 장애 아동에 대한 혐오가 난무하자 8년 차 특수교사는 “특수교사와 학부모 사이 대립관계가 형성되고, 학생을 비난하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 많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지난 7월 31일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에는 정원화 전국특수교사노조 정책실장이 출연했다. 정 실장은 그동안 특수교사가 힘들어하던 상황이 조명받고 있는데도 마냥 반가워할 수 없다면서 “사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학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분리교육을 해라’처럼 일각에서 혐오 정서가 표출되고 있는데, 교사와 학부모는 대립 관계가 아니다”라면서 “학생을 위해서 노력하고 서로 신뢰하면서, 학생을 위해 나아가야 하는 같은 교육공동체”라고 강조했다. “고강도 도전행동 관련 매뉴얼 없어” 특수교육은 시·청각장애, 지체장애, 의사소통장애, 학습장애 등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말한다. 일반 학교에서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일반 학생들과 같은 학급에 속하지만, 일부 수업은 특수학급으로 이동해 특수교육을 받는다. 수업 외에 교내 다른 활동은 자신이 속한 일반 학급에서 하며, 이처럼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속한 학급을 통합학급이라고 한다.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이 자기 의사를 표현할 때 말로 표현하는 대신 소리를 지르거나 울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방식으로 표현되는 행동을 ‘도전행동’이라 부른다. 학생이 사회에 적응하는 것을 도전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행동이라는 의미다. 최근 ‘돌발행동’이라고 많이 쓰이고 있지만 학계와 교육계는 도전행동을 사용한다. 교사는 도전행동을 막기 위해 미리 예방교육을 하고 환경도 조성한다. 다만 고강도로 위험한 도전행동에 대해서는 교사도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교사 양성 과정에서 고강도 도전행동에 대한 대처 방법을 배우지 않았고, 교육 현장에 관련 매뉴얼이 없기 때문이다. 학생의 도전행동을 막으려는 과정에서 아동학대 신고가 이뤄지기도 한다. 교권보호위원회와 관련해 정 실장은 “보호자 등이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렸다는 사실이나 그 결과에 불만을 가지는 경우에는 그걸 문제 삼아서 민원을 넣거나 아동학대 고소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 주저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실장은 “모든 장애 학생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도 절대 아니다”라면서 “그거야말로 차별적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특수교육기관·특수교사 확충돼야” 정 실장은 장애 학생 지도를 위해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게 가장 절실하다”면서 “특수교육기관과 교사도 같이 확충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특수교육 대상자는 2011년 8만 2665명, 2018년 9만 780명, 지난해 10만 3659명으로 증가 추세이지만, 2023학년도 특수교사는 전년도보다 545명 감소한 349명을 선발했다. 지난해에는 894명을 선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 사회는 혐오적인 시선이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서 살아가야 하는 곳”이라고 했다. 이어 “학생 때 분리 교육을 하다 사회에서 만났을 때 갑자기 서로 잘 지내며 살 수는 없다. 학생 때부터 통합 교육을 실행하면서 비장애인도 장애인이랑 어떻게 함께 어울려서 살아가야 하는지 그 방법을 배우고, 장애인도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어울려 사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특수교사가 교육을 제대로 펼칠 수 있도록 우리나라 교육 환경이 정비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주호민 논란에 결국…‘라면꼰대 여름캠프’ 방송 않기로

    주호민 논란에 결국…‘라면꼰대 여름캠프’ 방송 않기로

    웹툰작가 주호민 부부가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해 논란이 되면서 그가 출연한 ‘라면꼰대’가 방송을 하지 않기로 했다. 1일 tvN ‘라면꼰대 여름캠프’ 측은 “오는 4일 공개 예정이었던 ‘라면꼰대 여름캠프’ 방송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라면꼰대 여름캠프’는 김풍, 이말년, 주호민, 빠니보틀, 곽튜브 등이 참여한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기존에 김풍이 진행하던 웹예능 ‘라면꼰대’의 스핀오프로 제작진은 “이 세상 모든 ‘아싸’(아웃사이더)들의 우상 ‘침펄풍빠곽’ 다섯 명이 뭉쳤다! 꼰대들의 아싸력을 다시 100% 충전해 줄 기묘하고도 짜릿한 여름 캠프가 시작됩니다”라고 소개한 바 있다. 그러나 출연진 중 한 명인 주호민이 발달장애 자녀가 다니던 학교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지난해 경찰에 신고한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커다란 비판에 직면했다. 주호민은 지난달 26일 공개한 입장문에서 “초등학교 2학년인 발달장애 아동 특성상 정확히 의사소통이 불가능하였고, 특수학급에는 장애 아동만 수업 받기에 상황을 전달받을 방법이 없었지만 확인이 필요했다”면서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등교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고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그러나 특수교사는 경위서에서 “순간 격앙된 표현을 사용해 학생을 지도했던 그때 상황이 속상하고 (앞선 주호민 자녀의 돌발행동) 사건의 처리과정 속에 지쳐버린 제 자신이 원망스럽다”면서도 “학생에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강조하고자 한 것일 뿐 학생을 정서적으로 학대하고자 하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 주호민을 둘러싼 논란은 발생한 서이초 교사의 죽음으로 불거진 교권 침해 이슈와 맞물리면서 주호민 측이 무리하게 교사를 신고한 게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커졌다.
  • [마감 후] 정의감 사용법/신진호 뉴스24 부장

    [마감 후] 정의감 사용법/신진호 뉴스24 부장

    최근 우리 사회에서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는 ‘진상’이다. 진상 손님, 진상 부모 등 각종 피해 사례가 쏟아진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득을 노리고 진상을 부린다. ‘가만히 있으면 나만 손해를 보기 때문에 뭐라도 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사고방식이다. 그런데 어떤 진상들은 스스로 정의를 실현하고 있다고 믿는 것 같다. 내 아이가 상처받았으니 교사도 응당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가게의 잘못으로 내가 이만큼 손해를 봤으니 지역 커뮤니티에 알려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기레기’(기자+쓰레기)라고 비판받고 또 그럴 만하다는 게 요즘의 기자들이라지만 많은 기자가 적어도 한때는, 어쩌면 지금도 종종 정의감을 추동력으로 삼아 취재하고 기사를 쓴다. 그런데 내 경험상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마음으로 기사를 쓰다 보면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었다. 더 깊은 이면을 들여다보지 않는다거나 중요한 사실관계 확인을 빠뜨리는 등 말이다. 그렇게 쓴 기사는 객관적 중립성을 잃기 마련이었고, 당사자나 독자들에게 피해를 줬을 것이다. 왜 그랬을지 돌이켜 보면 나의 정의감은 오만한 정의감이었다.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마음은 대체로 나만의 정의를 미리 세워 놓는 데서 출발한다. 그러다 보면 내가 믿는 정의가 누군가에겐 불의일 수 있다는 점을 잊곤 한다.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겸허함이 부족했다. 진상의 정의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의감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도 넘쳐난다. 각자의 정의감이 모여 커진 목소리는 문제를 공론화하고 이를 바로잡는 데 힘을 불어넣는다. 정의감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경우다. 최근 유명 웹툰 작가 부부가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실상 ‘갑질’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특히 서이초 교사의 죽음으로 ‘진상 학부모’의 교권 침해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들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높다. 문제는 논란 당사자의 주변인들에게 몰려가 평소 절친했다는 이유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일부 누리꾼들의 행태다. 비판이든 옹호든 관망이든 저마다 의견을 내는 것은 당연한 자유다. 그렇다고 모두가 빠짐없이 자신의 의견을 공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주변인이기 때문에 의견을 내놓으라는 것은 ‘내가 세운 정의와 다른 답을 내놓는다면 당신도 응징하겠다’라는 겁박처럼 보인다. 갑질을 비판하겠다는 이들이 갑질을 하는 셈이다. 심지어 어린 자녀들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는 것은 그저 배설이나 다름없는 졸렬한 행동이자 범죄일 뿐이다. 서이초 교사의 죽음 앞에서 우리는 정의감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적어도 끓어오르는 정의감을 누군가를 단죄하는 데 몽땅 써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교사의 죽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람이 있다면 마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자, 공연은 끝났으니 다들 돌아가시지요’라는 결말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교사의 노동권을 보호하고 올바른 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이뤄지는 데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 ‘초3 교사 폭행’ 교권 회복에 팔 걷은 부산교육청

    부산시교육청이 최근 발생한 교사 폭행 사건과 관련해 후속 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교권보호위원회를 직접 개최하고, 교권 침해 사안이 있는지 전수조사하는 등 교육활동 보호 개선 방안을 시행한다. 시교육청은 오는 8월 7일 ‘부산시교육청 교권보호위원회’를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12일 부산 한 초등학교에서 수업시간에 교사가 3학년 학생으로부터 얼굴과 몸 등을 수차례 가격당한 일의 후속 조치를 위해서다. 시교육청은 지난주 자체 조사를 거쳐 교원지위법에 따른 ‘교육감이 교권 보호를 위해 시도교권보호위원회의 심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시교육청은 해당 교사에게 초기 상담을 제공하고, 교권보호위에 변호사 대리 출석 등을 지원한다. 교사의 신체·심리회복을 위한 치료비와 개인 치유활동 비용도 각 200만원과 50만원까지 지원한다. 이는 지난 24일 발표한 ‘교육활동 보호 개선방안’에 따른 것이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교육활동 침해가 발생하면 교사의 의사에 따라 교권보호위 개최 여부를 결정했지만, 1일부터는 의무적으로 개최해야 한다. 시교육청은 교권보호위 개최 전부터 교사에 법률적 지원을 한다. 교권보호위 개최에 불만을 품은 학부모가 교사를 아동학대 등으로 고소하는 경우 등을 막기 위해서다. 시교육청은 또 4일까지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활동 침해 실태 조사를 마무리하고, 각종 지원을 할 예정이다. 전수조사에서 교권보호위 미개최 사안이 파악되면 학교에 개최를 권고한다. 시교육청은 학교 업무 경감을 위해 학교교권보호위 업무를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을 교육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