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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억 상속 소녀의 비운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조카를 키워 주겠다며 데려온 뒤 보상금으로 받은 6억원 상당의 양육비를 떼먹고 조카를 상습적으로 학대해 온 ‘인면수심’의 삼촌과 숙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는 9일 김모(43·무직·대구 수성구 만촌동)씨를 아동복지법 위반혐의로 9일 구속하고, 김씨의 아내 이모(38)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1년 2월 교통사고로 부모와 오빠를 한꺼번에 잃은 조카 A(13·여·중학2년)양을 같은 해 10월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뒤 지난해 8월부터 ‘재수없다.’ ‘밥을 늦게 먹는다.’며 A양의 옷을 모두 벗긴 뒤 둔기로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 부부가 개인 채무변제와 주식투자 등으로 돈을 모두 탕진, 남은 유산이 없어지자 A양을 학대하기 시작했다.”면서 “A양의 밥먹는 시간을 시계로 재고, 고통에 못이겨 음식물을 구토하면 다시 이를 핥아 먹게 하는 등 잔학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씨 부부는 2001년 2월 A양이 육군 소령이던 아버지와 어머니, 오빠 등 3명이 한꺼번에 교통사고로 숨져 유족연금, 퇴직금, 교통사고 피해보상금 등으로 9억 3000여만원을 상속받게 되자 같은 해 10월 A양을 입양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 부부는 A양의 조부와 외조부측에 3억 1000만원을 지불하고 공무원 유족연금은 조부가 수령하는 조건으로 친권을 포기하게 한 뒤 만 18세 이후에 수령한다는 조건으로 A양 명의로 3억 5000만원을 보험료로 납입하고 나머지는 양육비 등의 명목으로 챙겼다. 김씨 부부는 A양을 입양한 이후 2003년 1월쯤 친권을 이용해 A양 명의로 가입된 보험을 해약, 원금과 이자를 모두 빼내는 등 모두 6억 2000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부부는 챙긴 돈을 주식에 투자하면서 진 빚을 갚는데 쓰는 등 모두 탕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이 삼촌의 학대에 못이겨 지난 8월 가출하면서 조부와 외조부측에서는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됐지만 친권을 포기하면서 받은 돈 때문에 김씨 부부에게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부부의 범행은 A양이 학대를 견디다 못해 수차례 가출하자 이를 보다 못한 A양의 외사촌(20)이 아동학대예방센터에 신고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A양은 현재 아동학대예방센터에 보호중이나 김씨 부부가 재산을 모두 탕진해 1년내에 친권자를 찾지 못할 경우 빈털터리로 고아원에 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아동학대예방센터 관계자는 “A양은 학대 후유증으로 인한 불안과 우울 증세 등으로 병원을 오가며 약물과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조부나 외조부측에서 한번도 찾아오지 않는 등 A양을 맡겠다는 의사표시가 없고 A양도 조부나 외조부측에 가서 사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쉬어가기˙˙˙] 英조정스타 “中체조선수 학대” 비난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작위를 받기도 한 조정스타 매튜 핀센트(영국)가 중국이 어린 체조 선수들을 학대하고 있다고 비난.18일 AFP통신에 따르면 핀센트는 영국 BBC라디오를 통해 “체조는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중국의 체조훈련장에서 어린이들이 감내할 수 있는 한계를 넘는 훈련에 내몰리고 있고 한 어린이는 코치에게 맞은 것 같기도 했다.”고 비난한 것. 그는 “동서양의 시각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내가 볼 때는 분명한 아동학대였다.”고 덧붙였다.
  • [메디컬 라운지] 아동학대방지 ‘왕눈이 교육’

    대한의사협회(협회장 김재정) 산하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위원장 윤방부)는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인 의료인과 교사를 대상으로 아동학대를 잘 감시하자는 취지의 ‘왕눈이 교육’에 나섰다. 경기 북부지역 교육에 이어 오는 23일에는 경기도교육청에서 경기 남부지역 초등교사 700여명을 대상으로 교육할 예정이다.
  • 아태 사회복지대회 24일까지

    ‘사회복지 올림픽’이라 불리는 아시아태평양 사회복지사·교육자 대회가 한국사회복지사협회(회장 김성이) 주관으로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등 35개국 1000여명이 참석하는 이 대회에선 19개국이 자국의 사회복지현황을 소개하는 ‘컨트리 페이퍼’와 200여편의 각종 연구논문이 발표된다. 논문은 ‘레즈비언과 가정 폭력’,‘만화영화 장애인 인식을 변화시키다’,‘아동학대 연구사례, 웹교육의 효용성’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진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쉬어가기˙˙˙] 영국 축구계 아동학대 만연

    ‘축구종가’ 영국 축구계에서 아동 학대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 옵서버는 정부 지원 조사기관이 곧 발표할 예정인 축구에서의 아동 학대에 관한 보고서를 입수, 최근 2년 동안 유소년 선수와 어린이 팬들에 대한 수백건의 학대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보도.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축구협회는 이미 250건의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중이며, 그 가운데 프리미어리그 구단이 관련된 사건도 2건이 포함돼 있다고.
  • “女검사회가 거둔 첫 결실입니다”

    “女검사회가 거둔 첫 결실입니다”

    “연구 좀 합시다.”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이영주(38·사시32회) 검사가 운을 떼자 순식간에 조희진(43·사시 29회) 의정부지검 부장검사를 비롯해 13명의 여성이 모였다. 올해 초 마련된 ‘대한민국여자검사회’ 모임에 참석한 검사들끼리 “서로 얼굴 보기조차 어렵다.”는 푸념 에 나온 제안이었다. 여검사의 수가 적어 수도권에 집중배치하던 이전에 비해, 남성과 똑같이 지방근무를 시키는 요즘은 여검사들끼리 모이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의기투합한 여검사들은 8개월이 넘도록 이메일 등으로 연락을 취하며 여성 상대 범죄에 대한 이론·판례집 ‘여성과 법’을 쓰고 30일 출간했다.‘검사다운’ 추진력으로 이들은 미국 로스쿨 여성법학 교재의 일부를 번역하고, 강간·아동학대·음란물·가정폭력 등 개별 범죄에 대한 우리나라와 미국의 판례를 엮어냈다.400쪽이 넘는 책은 대학 교재로 써도 손색이 없을 만큼 탄탄하게 구성됐다. “여성 검사도 여자입니다. 같은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자를 보면 화가 나고 안타까운건 어쩔 수가 없죠.”라고 말하지만, 책에 비친 이들은 역시 여성이기 이전에 검사인 듯하다. 첫 페이지부터 ‘여성은 강간당하기를 원하는 환상을 갖고 있다.’‘여성은 모르는 사람에 의해서만 강간을 당한다.’는 등 17가지 문장을 늘어 놓고 이를 잘못된 사회통념이라며 단죄한다. 이 검사는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를 보고 단순히 분노를 느끼는 것보다는 현상을 파악하고 대책을 세울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기존 법률가들이 강간이라고 인정한 범위와 법적용이 진리가 아니라는 것을 체계적으로 밝히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책의 발간은 여자검사회 내부에서도 획을 긋는 사건이라는 자평이 나오고 있다.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모임이 낸 첫번째 성과물이기 때문이다. 이 검사는“집필을 마친 지금은 우리의 정체성이 연구에 있다고 선언할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이 붙었다.”며 웃었다. 책은 나왔지만 당당하고 발칙한 여검사들의 시도는 끝나지 않았다. 이들은 후속작을 기대해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책의 저자들은 31일 오후 4시 정부 과천청사 국무위원 식당에서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홍희경 박경호기자 saloo@seoul.co.kr
  • 청소년상담원 이배근원장 취임식

    한국청소년상담원은 2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신당동 상담원 강당에서 이배근(전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장) 신임원장의 취임식을 갖는다.
  • 방학 앞둔 중·고생을 위한 가이드

    방학 앞둔 중·고생을 위한 가이드

    “억지 봉사활동은 이제 그만∼” 여름 방학이 성큼 다가왔다. 중·고등학생은 제7차 교육과정에 따라 의무적으로 봉사활동을 해야하지만 막상 어디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입시 위주의 교육에 떠밀려 ‘시간 때우기 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서울시청소년자원봉사센터와 각 자치구 자원봉사센터 등에 알아보면 봉사활동에 대한 선택의 폭이 훨씬 넓다. ●서울시·구청 ‘센터´등서 알선 강북구는 지난 11일부터 모두 55가지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개발, 신청을 받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수유동 한빛맹아원에서 ‘3일간의 시각장애체험’.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2인1조가 되어 한 사람은 시각장애인, 한 사람은 안내자의 역할을 맡는다. 흰지팡이를 짚고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 지하철·버스를 타는 등 시각장애인의 불편함을 체험하면서 이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다. 이밖에 종합사회복지관 노인과 산책하며 말벗이 되는 활동, 밑반찬 조리·배달, 청소년 재활용가게 지킴이, 꼬마스포츠단 도우미 활동 등이 있다. 강북구 사회복지과 송혜정씨는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하고 싶어도 자원봉사 수요처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구청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수요처와 학생들을 연결시켜주고, 필요할 경우 관련 교육까지 실시한다.”고 말했다. ●밑반찬 배달·노숙자 배식등 다양 양천구는 이번에 가족과 함께하는 ‘자원봉사 여름캠프’를 마련했다.8월 4일 노인시설인 수산나의 집(경기도 김포),8월8일 석암베데스다아동요양원(경기도 김포),12일에는 영락요양원(인천 연수구)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봉사활동을 벌인다.8월11일부터 24일까지는 아동양육시설인 SOS어린이마을에서 당일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 문의 (02)2642-4751. 동작구는 오는 22일까지 ‘여름방학 패키지 봉사활동’에 참가할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25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중·고등학생 720명이 대상이다. 자연체험 숲속탐방은 까치산 등에서 숲해설가에게 나무와 생태에 관한 설명을 듣는다. 또 내려오면서 나무 이름표 달아주기, 쓰레기 줍기 등의 활동을 한다.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은 센터에서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강의를 들은 뒤 학생들이 직접 피켓·전단지 등을 만들어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홍보 활동을 벌인다. 이밖에 청소년 장애체험, 청소년 자원봉사단 교양강좌, 구립 장애인 보호 작업장 봉사활동 등이 있어 희망하는 프로그램을 골라서 패키지로 짤 수 있다. ●인터넷으로도 희망자 접수 서울시 청소년자원봉사센터(www.sy0404.or.kr)를 이용하면 된다. 센터는 중·고생을 위한 봉사활동 정보를 찾아 원하는 학생과 연결시켜준다. 홈페이지에 회원으로 가입한 뒤 원하는 봉사 활동을 검색해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된다. 청소년수련관, 종합사회복지관 등 31개 기관에서 농촌봉사활동, 노숙자 배식, 어르신 밑반찬 배달봉사, 아동학대예방 캠페인, 금연캠페인, 육아교육센터 야외활동 및 급식봉사 등을 하게 된다. 봉사기관은 이미 센터에서 인증한 곳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 자치구별로 운영되는 자원봉사 센터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02)849-0404.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불교계 “아동학대 논란 진상 밝히자”

    수경사 예비 여승려의 아동 학대 의혹사건과 관련 불교단체들이 13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사건 및 사건 관련 SBS 보도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수경사 불교대책위원회(상임대표 혜총스님)은 이날 성명서에서 “수경사에서 아이들에게 가한 행위가 사실인지, 아니면 방송국에서 일방적으로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학대 장면을 찍었는지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하자.”며 수경사와 방송국측에 제안했다. 또 “‘위장 봉사자’가 있는지, 있다면 누구의 사주에 의해 봉사자로 나섰는지도 밝혀야 한다.”며 “‘사찰안에서 동물처럼 사육했다.’, 수경사 스님이 수십억원의 재산이 있다고 자랑했다는 증언의 사실 유무 및 실제로 수경사가 그러한 돈과 땅을 소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또 아동 학대 및 인신매매, 목욕문제 등 SBS가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자체 진상조사에 나서는 한편,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에 대한 제보자와 증언자의 신빙성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편향보도’의 책임을 물어 SBS에 대한 언론중재위 제소, 검찰 고발, 손배배상 청구, 항의방문 등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수경사 불교대책위원회에는 참여불교운동본부(상임의장 혜총 스님), 실천불교전국승가회(공동대표 효림 스님), 불교인권위원회(공동대표 진관 스님) 등 29개 불교 단체가 참여했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 SBS는 ‘그것이 알고 싶다’ 프로를 통해 수경사 예비여승 남모(52)씨의 아동학대 행위를 고발하는 내용을 방영했다. 이에 경찰이 남씨를 검거해 지난 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검찰은 혐의 사실 소명 부족 등을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아동학대승려 영장신청 4번째 기각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경찰이 서울 수경사 예비여승 남모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이 검찰에 의해 또 기각됐다. 지난달 23일 처음 기각한 뒤로 네번째다. 서울 서부지검은 8일 “경찰이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남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신청했으나 혐의사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해 영장을 기각했다.”며 “인정되는 혐의사실도 사안이 중하지 않아 불구속 수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23일과 27·29일 잇따라 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했으나 모두 기각됐고, 이후 잠적한 남씨에 대한 추적수사를 벌인 끝에 이날 새벽 다시 붙잡아 영장을 신청했었다. 검찰은 “피의자가 아동학대행위를 했다는 강한 의구심은 있으나 피의자 혼자 아동 13명을 제대로 양육, 보호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이고 폭행 또한 ‘훈육 차원’이 아니라고 단정키 어렵다.”며 기각사유를 밝혔다. 아동매매 의혹도 인정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검찰 지휘에 따라 혐의 사실을 소명토록 할 것”이라며 “영장 재신청 여부는 나중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학대아동 두번 울리는 ‘보호격리’

    학대아동 두번 울리는 ‘보호격리’

    중학교 1학년 지은(13·여·가명)이는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하다 지난 2003년 보육원에 맡겨졌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이혼한 뒤 술만 마시면 주먹을 휘둘렀다. 지은이는 그런 아버지라도 같이 있는 게 좋았다. 아동학대예방센터는 본인의 뜻을 존중, 지난해 지은이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얼마 뒤 다시 찾은 지은이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며 우울·불안 증세를 보였다. 아버지는 때리지 않는 대신 “너같은 아이는 키우고 싶지 않으니 나가라.”라는 등의 욕설을 하고 밤 늦게까지 혼자 있게 했다. 심지어 딸의 몸을 더듬거나 자기 몸을 만지게 하는 등 전에 없던 성학대까지 했다. 결국 예방센터에서는 지은이를 다시 피학대아동으로 관리하게 됐다. 아버지의 알코올 중독이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돌려보낸 게 잘못이었다. 가정에서 학대받는 어린이·청소년을 일시적으로 부모로부터 떼어놓는 격리·보호기간 중에 치료·보호를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자들이 다시 학대를 받거나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앙아동학대예방센터 한지숙 교육홍보팀장이 최근 한국아동학회 학술지에 발표한 ‘피학대 아동의 가정복귀 후 심리행동적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서 밝혀졌다. 한 팀장은 2002년부터 2003년까지 하루 이상 격리보호를 받고 가정에 돌아간 만 11∼17세 피해자 54명을 추적조사했다. ●보육원서 보호 못받아 원생들과 가출 A(16)군은 격리보호를 받는 중에 문제의 정도가 심해졌다. 아버지에게 상습적으로 구타를 당해 가출을 반복했던 A군은 보육원에 들어왔지만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해 다른 아이들까지 데리고 가출을 해버렸다. 연구팀은 “어떤 이유로든 아동이 가정 밖에 있거나 친부모로부터 분리되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문제행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보호기간 중 부모, 친인척과 한번도 만나지 않고 다시 가정으로 되돌아간 피해자는 38.9%나 됐다. 특히 보호기간 중 피해자와 보호자의 문제행동을 치료하기 위한 서비스가 크게 미흡했다. 보호기관에 들어올 때 이미 문제행동을 하고있던 피해자가 전체의 53.7%나 됐지만 치료를 받은 경우는 27.8%에 불과했다. 알코올 중독 등 문제를 갖고 있는 보호자 53.7% 중 치료를 받은 사람은 13.0%에 지나지 않았다. 학대자인 부모가 ‘부모교육프로그램’을 받은 사례는 단 한건도 없었다. 집으로 돌아간 어린이·청소년들은 심리적인 부적응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집에서 심리적 위축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대한 평균점수(가장 심한 수준 3점)는 1.41점, 우울·불안에 대한 평균은 1.40점이었다. 연구팀은 “자기보고식 설문이기 때문에 실제보다 더 좋게 응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가해자평가·친권박탈제 도입해야 돌아간 아동들이 다시 학대를 받는 빈도는 ‘1주일에 1∼2차례’를 가장 높은 5점으로 설정했을 때 평균 1.46점으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신체학대는 평균점수가 1.17점인 데 반해 정서학대 1.64점, 방임 1.55점으로 한번 적발된 적이 있는 보호자들이 외상이 남지 않는 형태로 교묘히 학대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외국의 경우 법정 판결을 받고 격리 보호하고, 정기적으로 가해자를 평가해 변화가 보이지 않으면 친권을 박탈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규정이나 체계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전문 상담인력과 보호장소가 부족해 보호 중일 때는 물론이고 가정으로 돌아간 뒤 사후 관리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책꽂이]

    ●공간시 2005(공간시낭독회 지음, 들꽃 펴냄)1979년 구상, 박희진, 성찬경 세 시인이 소극장 공간사랑에서 시작한 공간시낭독회가 300회를 맞아 두번째 시화집을 펴냈다. 김동원, 이무원 등 상임 시인 17인의 작품과 초대 시인 37명의 작품을 수록했다.300회 기념행사는 지난 29일 한국현대문학관에서 열렸다.7000원.●결혼의 변화(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솔 펴냄)헝가리 망명작가 산도르 마라이가 예리하게 파헤친 사랑과 결혼에 관한 진실. 남편을 온전하게 소유하길 갈망하는 일롱카, 계급의 벽 때문에 진정한 사랑을 포기한 페터, 남편의 옛 연인인 가정부 유디트 등 세 남녀가 제각각 들려주는 독백체 이야기를 통해 결혼이라는 제도의 환상과 허상을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전 2권. 각권 9000원.●이태준 단편 전집(이태준 지음, 김종년 엮음, 가림기획 펴냄)이광수, 김동인 등과 더불어 한국 근대문학의 태두로 불리는 상허 이태준의 중·단편소설 56편과 소년소설 7편을 묶었다.‘애욕의 금렵구’ ‘방물장사 늙은이’ 등 기존에 발간된 전집에 포함되지 않은 다수의 작품을 발굴·수록했다. 전 2권. 각권 1만 5000원.●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정미경 지음, 현대문학 펴냄)2002년 ‘장밋빛 인생’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저자의 신작 소설. 운동권 출신으로 여당 대변인이 된 김동주, 그가 야학에서 가르친 여공으로 지금은 고급 콜걸인 오윤희 등 80년대를 지나온 다섯 젊은이들의 허무한 사랑과 욕망을 냉소적인 시선으로 그렸다.9000원.●어떤 사랑(수산나 다마로 지음, 이현경 옮김, 자음과 모음 펴냄)‘외로운 목소리를 위하여’로 세계적 작가로 떠오른 이탈리아 여성작가의 소설집. 아동학대, 강간, 살인 등 인간의 존엄성을 빼앗긴 상처입은 사람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다섯편의 이야기를 모았다.9500원.
  • [사회플러스] 아동학대 승려 사전영장 신청키로

    서울은평경찰서는 26일 비인가 어린이 보호시설을 사찰 안에 차려놓고 어린이들을 학대한 예비 여승 A(52)씨와 주지스님 B(76)씨에 대해 아동복지법위반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A씨 등이 지난 2002년부터 최근까지 은평구에 있는 S사찰에서 13명의 어린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방안에 감금하고 아픈 아이들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등 아이들을 학대해 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5일 서울시 아동학대예방센터로부터 고발장을 접수, 이 사찰 자원봉사자 10여명과 사찰 주변에 사는 주민 진술 등을 토대로 조사를 벌여 아동학대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 [데스크시각] 부모 자격증/허남주 주말매거진WE팀장

    출근길이 유난히 멀어 아침부터 지쳤던 어느 날, 낯선 이메일이 일상의 틀을 깨고 날아들었다. “전처 자식, 내 자식이 따로 있나요. 다 제 책임이기에 제 아이로 인연이 맺어진 것이겠지요.…언젠가는 정말 더 기쁜 일도 올릴 때가 오겠지요? 제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편지까지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메일을 보낸 이는 전처 소생의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낀 점을 인터넷에 올렸던 한 어머니였다. 그녀는 글을 통해 ‘시댁에서 아이들의 어머니, 전처를 아이들 앞에서 나쁘게 말하는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고 토로했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 밤늦은 시각에 우연히 본 사연이라 그랬을까, 감동에 젖어 짤막한 소감을 그녀에게 보냈었다. 메일을 보낸 사실조차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받은 뒤늦은 답장이 반가웠지만, 한편 걱정이 뒤따랐다. 구태여 ‘백설공주’,‘콩쥐팥쥐’를 떠올리지 않아도 “아무리 잘해도 제 어미같을까….”라는 식의 편견이 나도 모르게 내비쳤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러고 보니 그 사연에 감동을 받았던 이유에는 ‘친어머니보다 더 갸륵한 사랑’이라는 점이 분명 포함돼 있었던 것도 같다. 친 어머니의 사랑이 가장 진한 사랑이란 가정하에 ‘절대적 사랑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대단하다.’는 식의 편견과 폄하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두고두고 나를 괴롭혔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세상 사는 이야기를 흘깃거리면서도 대글조차 남기지 않는 ‘눈팅족’으로서 처음 시도한 소통에 실패한 것 같아서 계속 기분이 좋지 않았다. 새삼 그 사건이 떠오른 것은 ‘가정의 달’인 5월에 신문지면을 크게 장식했던 이 시대 가족구성원들 사이의 뒤틀린 인간관계때문이었다. 비단 이 5월에만 많았으랴만 참혹하다못해 엽기적이기까지 한 가족내 가해와 피해의 사슬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엄마가 도망갔다.’고 울부짖는 아이, 끝내 폭력의 가해자인 아버지를 죽이고만 여학생…. 가족이란 분명 울타리이자 짐이다. 삶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울타리임엔 분명하지만 가족을 안전하고 평화롭게 지켜내기 위해선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가족구성원은 가장 무거운 짐이기도 하다. 더욱이 아이들은 부모에게 분명 사랑의 대상이지만 삶에 지치거나 인격적으로 부족한 부모에게는 엄청난 짐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짐을 내팽개치는 사건이 날로 늘어간다. 지난해 아동학대 긴급신고전화(1391)에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모두 6998건으로 2003년 4983건보다 40.4%나 증가했다고 한다. 또한 학대의 75.5%는 가정 내에서 발생하고, 학대자가 아동의 부모인 경우가 전체 아동학대의 81.4%를 차지했다. 전국 45만명의 아이들이 학대를 받고있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그중 보호받는 아이는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아동학대는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지만, 가부장제 전통이 강한 우리 사회에서 부모는 여전히 아이들을 소유물로 생각하고 권위와 힘을 행사한다. 더욱이 주변에서 이를 제재할 경우 “내 아이 내가 가르치는데 왜 참견하느냐”는 부모의 말은 당당하다. 가정이란 울타리가 범죄를 타당화한다. 더욱이 부모를 신고한 후 ‘아이의 인생을 책임질 수도 없는’ 타인으로선 이를 선뜻 행동에 옮기기에도 망설여진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제 부모만한 사람이 없다.”는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고, 사회의 보호는 미약해 보인다. 하지만 이 5월에 가정의 윤리만을 믿고 맡기기에 이 시대 가정의 울타리는 낡고 허물어졌음을 지적하고 싶다. 아동복지법 제26조에 따라 의사, 교사,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등을 ‘신고의무자’로 규정, 아동학대 발견 즉시 신고하도록 하고 있으나 신고하지 않았을 때의 처벌조항이 없다. 그래서 여전히 우리 아이들은 가정의 윤리에만 맡겨져 있다. 반면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의사, 교사 등이 아동학대 사실을 알고서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을 경우 과태료 처분, 자격정지 등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 “하다못해 낚시 자격증도 있는데 왜 부모 자격증은 없느냐?”는 미국영화 속 아이의 항변을 웃고 넘기기엔 껄끄럽다. 비정한 부모의 양식과 가정의 윤리에 아이를 맡겨놓기엔 위험해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가정의 벽은 드높고 굳건해 보인다. 허남주 주말매거진WE팀장 hhj@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밭에는 ‘사람꽃’이 피어나고/박기호 천주교 서울서교동 성당 주임신부

    귀농하여 살고 있는 공동체 가족들을 찾아가 일손을 거들었다. 소백산 골짜기 숲마다 연두색 신록이 충만한 생명을 찬양한다. 팔도의 농촌이 다 그럴 즈음이거니와 산간마을도 파종으로 바쁜 시기이다. 젊은 사람이 없는 농촌이지만 모든 것은 때가 있음이니 거둘 때를 위하여 심을 때를 놓치지 않으려는 분주함은 노인·아낙 할 것 없이 모두 밭으로 나가 품앗이를 하게 한다. 감자 고추 황기 등 밭작물을 준비하느라 퇴비를 깔고 쟁기질을 하고 비닐 멀칭을 덮고 모종을 옮겨 심는다. 농부들의 손길이 지나간 잿빛 황토밭마다 보드라운 고추 모종이 푸르게 피어난다. 가파른 밭 자락에 십여 명씩 모여 품앗이를 하고 있는 모습은, 야산 골짜기에 군락으로 피어나는 꽃처럼 사람 꽃을 보는 듯하다. 평소에는 사람 사는 것 같지도 않던 산간 마을에 밭마다 사람이 피어나 활력이 넘친다. 대지에 봄이 오니 오곡백과의 결실을 향해 생명이 꿈틀댄다. 노동과 땀은 머잖아 가을을 맞이할 것이고,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그래도 몇 푼의 돈이 될 터이다. 그렇게 살아오기를 수십년이지만 저축도 없고 농협 빚은 오늘도 늘어난다. 남는 것이 자식 농사라 했던가? 자식들만은 도회지로 나가 월급쟁이로 살아가기를 소망하여 모든 것을 자식을 위해 바쳤다. 대학을 보내고 결혼시키고 자영업이라도 해 보겠다 하매 빚을 얻어야 했다. 자식 농사가 빚을 지게 하였으니 이제 신용불량 위기에 쫓긴다며 호소하는 전화만 없어도 행복하겠다고 한다. 도시가 꽃이라면 농촌은 뿌리다. 고향이 농촌이고, 부모가 촌로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도시인이 하루도 거를 수 없는 생명의 양식을 낳는 어머니의 땅이기 때문이다. 뼈 아프게 농사지어 키우고 공부시킨 자식을 산업 노동자로 바치기 때문이다. 배운 것이 적어 하층민으로 살아가는 자식들은 소비자의 대열에 서서 도시를 살찌운다. 모든 것을 다 바치고 나서도 끊임없는 걱정으로 살아가는 농촌의 노인들…. 마치 저수지 갈대 끝에 붙어 있는 잠자리 허물처럼 껍데기만 남은 삶이다. 한없이 가벼워져야 승천할 수 있다는 신앙을 보여주려는 듯이 말이다. 도시인들은 자신의 뿌리를 보아야 한다. 그것은 자신의 존재 여정을 보는 것이다. 뿌리를 보면서 생략되어 버린 계절을 보고 해와 달과 별과 꽃을 보고 진지한 삶을 관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 그릇의 밥을 대하면서 농부의 땀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생명의 성사를 느낄 수 있다. 이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오늘 무슨 일을 하였고 이 음식을 받기에 부끄럽지 않았는가? 농부는 땀 흘려 곡식과 반찬을 만들어 내 생명으로 바치고 있으되 나는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일에 종사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가? 노동을 천히 여기지는 않았는가? 수년 전 일본에서는 야마기시즘 실현지의 부정적인 측면을 줄기차게 보도했다. 덕분에 일본인들은 야마기시공동체 사람들을 이단자 집단으로 생각하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필자가 만난 일본인도 “그곳은 어린 아이들까지 일을 시키고 옷도 누더기더라.”라고 했다. 방송 고발 프로그램을 보았다는 것이다. 어린이가 볏짚을 나르고 일하는 것이 왜 나쁘다는 것일까? 필자도 어린 시절 학교가 끝나면 동생을 업어 돌보고, 꼴을 뜯으러 가고, 방학이면 나무를 하느라 산에서 살다시피 했다. 공부와 학원·과외 외에는 제 방도 치울 줄 모르는 아이들, 그래서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해도 못 하나 박을 줄 모르고 김치 담글 줄도 모른다. 일 한번 해본 적 없이 우등생으로만 살아온 취재기자의 눈에는 아이들의 일이 아동학대로 보이는 것이다. 놀랍다. 산업사회의 현대인들은 생산 과정이 생략된 현실만을 산다. 내가 소비하고 사용하는 것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만들어져 나타났는지 알지 못한다. 값을 지불하기만 하면 족할 뿐 과정은 알 필요도 이유도 없다. 과정이 없으면 혼이 없다. 혼이 없는 음식을 먹고 물건을 사용하니 넋이 빠진 삶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노동이 소외된 사회는 고독하다. 우울증이 도사린 사회다. 이 계절을 생각하자. 지금 산에는 꽃피고 논밭에는 사람이 피어나는 때임을…. 올가을의 내 밥상을 위해 지금 그렇게 농사가 지어지고 있음을…. 박기호 천주교 서울서교동 성당 주임신부
  • [사설] 어린이날에 어버이를 생각한다

    오늘은 여든세번째 맞는 어린이날이다. 많은 가정에서는 아이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랴,오늘 하루 가족동반 외출 계획을 짜랴 지난 며칠 바빴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놀이공원을 비롯한 행사장·공연장 등에는 인파가 넘쳐날 것으로 예상된다.그런데 행여 아들·딸 데리고 외출하면서 나이 드신 부모에게는 집 지키시라며 홀로 남겨 두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제 자식은 끔찍이 챙기면서 저를 낳아준 부모는 소홀히 하는 이가 워낙 많은 세상이기에 하는 걱정이다. 어린이날이 제정된 1923년 당시는 유교윤리가 지배하던 시절이고,세대간 윤리기준의 바탕은 ‘장유유서’였다. 따라서 어른을 공경하는 게 어린 사람의 도리인 데 견줘 어른이 어린 사람을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마음은 희박했다. 이런 악습을 깨고자 선각자들이 계몽운동 차원에서 정한 것이 어린이날이다. 젊은이·늙은이라는 표현에 맞춰 어린 사람도 인격체임을 강조한 단어 ‘어린이’가 탄생한 것도 이즈음의 일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비록 아동학대 등의 범죄적 행태가 일부 남아 있기는 하나 이 시대의 어린이는 더이상 가정과 사회에서 약자라고 하기 힘들다. 한 두 자녀를 키우는 집이 대부분이다 보니 가정사가 아이 중심으로 돌아가기 십상이요,그래서 부모의 과잉보호가 오히려 논란에 오른다. 반면 이 시대 늙으신 부모의 위상은 어떠한가.올해 65세가 되는 1940년생을 기준으로 할 때 그들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해방공간의 혼란을 거친 뒤 열살이 되어 한국전쟁을 겪었다. 1950년대 전후(戰後)의 절대빈곤을 거쳐 60∼70년대에는 경제건설의 최일선에 섰다. 베트남전쟁에 파병돼 밀림의 전투에서 겨우 살아 남은 이가 그들이며,열사의 땅 중동에서 건설노동자로,머나먼 독일에서 광산노동자·간호사로 돈 벌어 모국의 가족에게 송금한 이도 그들이다. 지금 30대이상 세대의 부모는 대부분 그렇게 살아왔다. 1940년생보다 연세가 높다면 그들의 삶은 그만큼 더 신산(辛酸)했으리라 보면 틀림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지나간 삶을 보상받기는커녕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한다. 사회는 물론이고 가정에서도 외면 받고 버림 받는 것이다. 한 예로 2002년 국가인권위원회가 행한 조사를 보면 노인들의 37.8%가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노부모를 모시는 우리사회의 자화상이다. 이제 우리사회에서 노인과 어린이가 갖는 위상은,어린이날이 제정되던 당시에 비해 완전히 역전됐다. 앞으로 사회와 가정에서 사랑 받고 보호 받아야 할 대상으로서 노인은 어린이보다 우선순위에서 앞서야 한다. 제 자식을 지금처럼 사랑하되 부모 사랑과 공경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나 자신이 자녀에게 거울임을 명심해 아이에게도 할머니·할아버지를 공경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부모를 공경하지 않는 나를 보며 자란 아이들이 훗날 나를 공경할 리는 없다. 오늘 어린이날, 부모에게서 받은 사랑을 되살리자.
  • 자녀학대 부모 강제교육·친권 박탈 등 추진

    앞으로 자녀를 학대하는 부모는 강제적으로 교육과 상담을 받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양육의사가 없는 부모의 경우 친권을 박탈하고 해외 교포가 국내아동을 입양하게 되면 내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해주는 방안도 검토된다. 정부는 3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2005년 아동정책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범부처적인 협력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르면 어린이를 상대로 성범죄를 할 경우 가해자의 관련 정보를 상세히 공개하고 취업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 정부는 또 빈곤아동 대책과 관련, 저소득 편부모 가정에 대해 월 5만원씩 아동양육비를 지급하되 향후 지원대상 등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빈곤아동 가정의 국민임대주택 우선 입주자격 부여 등을 위해 주택공급 관련 규칙도 개정하기로 했다. 학대부모에 대한 강제적인 교육이나 상담은 아동학대예방센터를 통해 우선적으로 시행하되 아동복지법 개정 때 이같은 의무규정을 명문화하기로 했다. 학교폭력 방지를 위해 ‘학교폭력 전문연구단’을 운영하며 소년범 수사시 전문가 참여제도 확대해 시행하기로 했다. 이밖에 ▲급식 대상자 발굴을 위한 학교별 긴급지원 상담창구 운영 ▲저소득 미숙아·선천성 기형아 의료비 지원 확대 ▲내년중 의료급여 지원대상을 차상위계층 12세 미만 아동에서 18세 미만까지 확대 ▲2008년까지 보육지원 대상을 전체가구평균 소득의 절반 이하 가구로 확대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아동 부양수당의 단계적 인상 ▲가정위탁아동의 상해보험 가입 및 기초생활수급자 지정 등도 추진된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아기 맡기기 겁나는 무자격 베이비시터

    아기 맡기기 겁나는 무자격 베이비시터

    “말 못하는 젖먹이라고 이렇게 함부로 할 수 있나요. 무서워서 아무한테도 애 못 맡기겠어요.” 생후 10개월 된 아들을 키우는 맞벌이 엄마 김모(34·회사원·서울 잠실동)씨는 지난달 29일 근무 도중 이웃 주민의 전화에 심장이 멎는 듯했다.“그 집 아이 돌보는 여자를 조금 전 백화점에서 만났는데 지금 밖에 나와있는 게 이상하지 않으냐.”는 것이었다. 황급히 집으로 뛰어간 김씨는 분노에 치를 떨었다. 아기가 세탁기 안에 갇혀 꼼짝도 못하고 울고 있었다. 나오지 못하도록 세탁기 뚜껑까지 닫아 놓은 상태였다. 김씨는 “경찰에 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아이에게 해코지를 할까 두려워 일을 그만두게 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고 울먹였다. 역시 맞벌이 주부인 회사원 이모(35·경기도 분당)씨도 베이비시터에게 딸을 맡겼다 큰 일을 당할 뻔했다. 함께 사는 시어머니가 바깥 일을 일찍 마치고 집안에 들어왔더니 세 살배기 손녀 딸이 침대 모서리에 손이 묶인 채 앉아 있었고 40대 중반의 베이비시터는 옆방에서 태연히 얼굴에 오이팩을 하고 있었다. 아이를 돌보는 베이비시터들의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라 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핵가족화로 베이비시터의 수요가 늘면서 자질이 떨어지는 여성들이 보모로 나서고 있는 탓이다. 고용인인 부모들은 베이비시터가 전에 무슨 일을 했고, 어떤 사람인지 알 길이 없다. 정부는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보복 두려워 신고도 못해 지난달 서울의 한 경찰서에 30대 직장 여성이 베이비시터를 고소하러 찾아왔다. 그 여성은 “베이비시터가 상습적으로 딸(5)에게 감기약을 먹여 잠을 재운 뒤 외출을 해 왔고, 심지어는 아이를 미용실에 데리고 가 얌전히 있으라며 약을 먹이기도 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여성은 한참 망설이다 결국 신고를 포기했다. 담당 형사는 “베이비시터가 처벌을 받은 뒤 아이를 유괴하거나 다치게 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당하고도 속앓이만 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아동학대예방센터에 따르면 베이비시터를 포함한 이웃 사람의 아동학대는 2002년 34건에서 2004년 77건으로 두배 이상으로 늘었다. 아동학대 의심 사례도 같은 기간 2946건에서 4880건으로 무려 65.6% 증가했다. 센터 관계자는 “의사표현을 거의 할 수 없는 영·유아라는 점에서 부모가 모르는 아동학대는 통계치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육아경험 없는 대학생도 ‘알바’ 법률상 베이비시터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자격요건은 없다. 파견업체 역시 인·허가가 필요없다. 육아경험이 없는 대학생이나 자녀를 키운 지 몇십년이 지난 고령자들도 아무런 교육 없이 일한다. 여성부가 최근 전국 1만 2000가구를 대상으로 보육 실태를 조사한 결과, 탁아모나 베이비시터를 이용하는 가구가 22.6%를 차지했다. 그런데도 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 여성부 관계자는 “영유아보육법에 보육시설에 대한 조항은 있지만 1∼2명의 아동을 가정에서 돌보는 베이비시터들은 대상에서 제외된다.”면서 “베이비시터 파견업 역시 법률상 규제가 불가능하며 숫자가 적어 당국이 나설 필요성도 별로 없다.”고 밝혔다. ●미국선 자격검증 의무화 생활안전연합 윤선화 대표는 “사설기관에서 무자격자들을 베이비시터로 취업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미국에서는 15시간 이상 안전교육을 받고 아동학대 예방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많은 이들이 베이비시터가 ‘쉬운 일거리’라는 식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일이 생각보다 고되면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정부가 시설을 만들고 필요한 인력을 훈련시키는 등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혜 김준석기자 wisepen@seoul.co.kr
  • 중앙아동보호종합센터 개관

    보건복지부 위탁 중앙아동학대예방센터(소장 이호균)는 8일 강남구 역삼2동에 ‘중앙아동보호종합센터’를 개소했다. 지난해 복권위원회로부터 기금을 지원받아 세운 중앙아동보호종합센터는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건물로, 이벤트홀과 아동학대예방 홍보관, 상담원 교육장, 놀이·미술치료실, 상담실, 국내·외 아동학대관련 자료실 등을 갖추고 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씨줄날줄] 사랑의 매/신연숙 수석논설위원

    캐나다에 조기 유학 중인 아들에게 수백대의 매질을 가한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아버지가 법정에서 ‘사랑의 매’를 주장한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어처구니없어 하는 분위기다. 국제 망신도 유분수지, 어떻게 하여 100대,300대의 매질을 ‘한국의 전통적 자녀교육 방법’이라고 공공연하게 주장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리는 비록 회초리를 들긴 하지만 등굣길 걸음걸이도 제대로 못할 정도의 매질을 용인하는 것은 아니다, 아동학대와 ‘사랑의 매’는 분명히 구분하고 있다며 한국의 체벌교육에 쏟아진 눈총을 억울해하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정도에 대해서는 억울한 측면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체벌은 이미 외국의 지탄 대상이 되고 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로부터 학교체벌금지 권고를 받아놓고 있는 게 그 한 사례다. 우리나라는 초·중등교육법에 체벌을 할 수 있도록 정해놓고 있는 예외적인 나라다. 작년 전국 초·중·고교의 59.4%가 체벌을 명시한 학교생활규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 60%가 체벌은 교육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학부모 70%가 자녀에게 체벌을 가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체벌에 대해 관대한 문화도 갖고 있다. 유럽의 대부분 국가, 미국의 대다수 주가 학교체벌을 완전 금지하고, 허용하더라도 극히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차이다. 옛날 서당 회초리로 대표되는 ‘사랑의 매’인식은 체벌문화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동원된다. 그러나 체벌은 고통을 줌으로써 어른말에 순종케 해 일정한 교육효과를 거두기는 하지만 아동의 권리 침해와 폭력의 정당화, 자율성 파괴 등 부작용이 더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심리치료의 권위자 앨리스 밀러는 체벌이 왜 민주주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구시대 유물인지를 분명히 알려준다. 체벌을 받으면서도 이것을 은혜로 생각하면서 감정을 억누르는 아동은 자신의 고통을 당연한 자기 잘못이라고 받아들이는 데만 익숙해지고 자신의 감정이입 능력을 잃어버려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감성을 키울 수가 없게 된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그가 내리는 결론은 ‘사랑의 매는 없다.’이다. 이번 ‘기러기아빠’사건은 억울해하기보다 ‘사랑의 매’문화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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