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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천 초등생, 2시간 넘게 폭행당하고 다음날 숨져”

    시신이 훼손된 채 발견된 부천 최모(당시 7세)군은 2012년 11월 8일 사망했고, 숨지기 전날 친아버지로부터 2시간여 동안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을 당한 후유증으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즉 최군 아버지가 ‘목욕 중에 폭행한 이후 한 달가량 집에 방치해 최군이 숨졌다’고 주장한 것은 거짓이었다. 시신 훼손은 아버지뿐 아니라 어머니 한모(34)씨도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부천시 원미경찰서는 20일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이들 부부에게 살인혐의 등을 적용해 22일 검찰에 사건을 넘기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친모 한씨는 “2012년 11월 8일 ‘애가 이상하다. 빨리 (집으로) 와 봐라’는 남편의 전화를 받고 집에 도착해 보니 아들이 숨져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한씨가 다니는 회사의 근무현황에서 조퇴한 사실을 확인했다. 한씨는 경찰조사에서 “사망 전날인 7일 밤 남편이 집 안방에서 발로 차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게 하는 방법으로 2시간여 동안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아내 진술을 토대로 한 경찰의 추궁에 폭행사실을 모두 인정했으나 구체적인 행적에 대해서는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씨는 “잠이 들었다가 깬 8일 오후 5시쯤 거실에 있는 컴퓨터 책상 의자에 비스듬히 쓰러져 있는 아들을 흔들어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고 했다. 이후 한씨는 아들보다 2살 어린 딸과 친정에 갔다가 사망 다음날인 9일 오후 8시 30분쯤 혼자 귀가해 저녁으로 치킨을 배달해 함께 먹은 뒤 아들 사체를 남편과 같이 훼손하고 일부 사체를 내다 버렸다고 말했다. 이 진술은 신용카드 사용내역으로 확인했다. 자신의 신분과 범행이 쉽게 노출될 것으로 우려해 살점 등을 제외한 사체를 냉장고에 보관했다고 한다. 경찰은 최씨 부부에 대해 살인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공식부검 결과에서 “뇌출혈 또는 머리뼈 골절 등 사망에 이를 만한 손상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밖에 2012년 6월 피해자가 다니던 학교로부터 장기 결석 통보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천시 원미구 A주민센터 직원 3명을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날 경찰청은 교육부, 지방자치단체,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을 통해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 사례 58건 중 7명에 대해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학대 가능성이 있는 15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수사 또는 내사를 진행 중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117번을 아십니까

    아동학대 피해 아동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아동학대 신고 전화’(117번)나 학대 예방을 위한 부모 교육 등은 무관심 속에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폭 번호 활용… 이용 거의 전무 경찰 관계자는 19일 “지난해 초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이후 117 학교폭력 신고 전화를 아동학대 신고까지 확대했지만 별도로 통계조차 내지 못할 만큼 신고 건수가 미미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17신고센터에 접수된 9만 6542건의 신고 건수 중 2.2%(2158건)를 차지했던 ‘가정폭력’ 항목에 아동학대 신고가 극히 일부 포함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1577-1391·112… 잦은 변경 탓도 여기에는 아동학대 신고 전화 번호가 자주 변경된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아동보호전문기관 신고센터 번호(1577-1391)는 외우기 어렵다는 이유로 2014년 9월 ‘112’로 통합됐다. 하지만 ‘112’는 긴급 신고 전화여서 아동학대를 상담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지난해 2월 ‘117’로 바뀌었다. 현재 ‘117’에 아동학대를 신고하면 경중에 따라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경찰서로 사건이 인계된다. ●학대 막을 부모교육도 1.5%뿐 아동학대를 막기 위한 강좌도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3년 굿네이버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 부모 교육을 실시하는 주요 7개 민간·공공기관을 조사한 결과 아동학대와 관련한 부모 교육은 전체 과정의 1.5%에 불과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2014년 아동학대 피해 아동 발견율이 처음으로 1000명당 1명을 넘어섰다”며 “정부와 민간기관의 노력뿐 아니라 주위의 아동학대 사례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이웃의 감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부천 초등생 부모, 시신훼손 직전 치킨 시켜 먹었다

    부천 초등생 부모, 시신훼손 직전 치킨 시켜 먹었다

    시신이 훼손된 채 발견된 부천 최 모군은 시 7세)은 2012년 11월 8일 사망했고, 숨지기 전날 친아버지로부터 2시간여 동안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을 당한 후유증으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즉 최 군 아버지가 ‘목욕 중에 폭행한 이후 한 달가량 집에 방치해 최군이 숨졌다’는 주장한 것은 거짓이었다. 시신훼손은 아버지뿐 아니라 어머니 한 모씨도 가담했다고 확인됐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20일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이들 부부에 살인혐의 등을 적용해 22일 검찰에 사건을 넘기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친모 한모(34)씨는 “2012년 11월 8일 ‘애가 이상하다. 빨리 (집으로) 와봐라’는 남편의 전화를 받고 집에 도착해 보니 아들이 숨져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한씨가 다니는 회사의 근무현황에서 조퇴한 사실을 확인했다.  한씨는 경찰조사에서 “사망 전날인 7일 밤 남편이 집 안방에서 발로 차 머리를 바닥에 부딪치게 하는 방법으로 2시간여 동안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아내 진술을 토대로 한 경찰의 추궁에 폭행사실을 모두 인정했으나 구체적인 행적에 대해서는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씨는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가 깬 8일 오후 5시쯤 거실에 있는 컴퓨터 책상 의자에 비스듬히 쓰러져 있는 아들을 흔들어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고 했고, 아내 한씨도 “직장에서 집으로 귀가하고서 아이가 살아 있다는 느낌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한씨는 아들보다 2살 어린 딸을 외가에 보내고서 사망 다음날인 9일 오후 8시30분쯤 귀가해 저녁으로 치킨을 배달해 함께 먹은 뒤 아들 사체를 남편과 같이 훼손하고 일부 사체를 내다 버렸다고 말했다. 자신의 신분과 범행이 쉽게 노출될 것으로 우려해 살점 등을 제외한 사체를 냉장고에 보관했다고 한다. 경찰은 최씨 부부에 대해 살인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공식부검 결과에서 “뇌출혈 또는 머리뼈 골절 등 사망에 이를만한 손상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밖에 2012년 6월 피해자가 다니던 학교로부터 장기 결석 통보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천시 원미구 A주민센터 직원 3명을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날 경찰청은 교육부, 지방자치단체,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을 통해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 사례 58건 중 7명에 대해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학대 가능성이 있는 15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수사 또는 내사를 진행 중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獨, 아동 못 지킨 보호자도 ‘실형’… 美 일부 州도 처벌 명문화

    獨, 아동 못 지킨 보호자도 ‘실형’… 美 일부 州도 처벌 명문화

    우리나라에 아동학대를 처벌하는 법 조항은 26가지나 된다. 살해나 각종 폭행 등은 물론이고 아동 노동력을 착취한 경우에도 2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심지어 아동 모욕도 1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아동복지법은 35년 전인 1981년에 만들어졌고 2014년 9월부터 아동학대처벌 특례법까지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관련 법이 가짓수만 많지 질적으로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형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을 형량만 조금 바꿔 특례법에 고스란히 담았기 때문이다. 형법 제259조에 따라 3년 이상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상해치사에 대해 특례법에서는 단순히 아동학대치사죄로 구분해 5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 수위를 높인 게 대표적인 사례다. 세부 사항은 빠진 채 법 이름만 바뀌다 보니 ‘아동 보호’라는 당초 특례법의 제정 목적이 제대로 달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아동 범죄의 특수성을 고려해 범죄 유형을 세분화해 처벌하는 외국 사례와 비교된다. 영국의 경우 83년 전인 1933년 아동·청소년법을 만들 당시에도 아동학대 범죄를 연령별, 행위별로 나눠 조문을 구성했다. 예를 들어 4세 이상 16세 미만 아동에게 성매매를 위해 유인하거나 성매매를 한 행위에 대해 6개월 미만의 구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집, 거리 등에서 구걸 목적으로 아동을 유인해 이용한 경우 3개월 미만의 구금형에 처하고 5세 미만의 아동에게 술을 먹여 취하게 한 행위는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는 등으로 구체화했다. 특히 1974년 시설보호 아동인 마리아 콜웰 사망 사건을 계기로 중앙정부가 아동학대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1989년 아동법을 제정해 아동에 대한 신체적·정신적 학대와 손상에 대해 엄벌하고 있다. 영국 검찰은 해마다 7000~8000건의 아동학대 사건을 접수해 다룬다. 2014년 기소율만 74.4%로 27.7%인 우리의 3배에 달한다. 영국의 지난해 아동학대 사망 사고가 17건으로 우리(17건, 2014년 기준)와 비슷한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우리에 비해 수사기관들이 아동학대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일본, 독일 등 다른 나라도 아동학대 처벌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미국 버몬트주는 10세 미만 아동에게 고의적으로 나쁜 취급을 한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달러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미주리주는 14세 미만 아동에게 중상해가 발생했는데 그 상해가 성범죄에 의한 것이라면 A급 중죄로 분류한다. 가석방이 되려면 15년 이상 복역해야 한다. 일부 주에서는 부모나 보호자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아동이 피해 입는 것을 보호하지 못한 경우도 처벌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도 아동복지법에 의해 15세 미만 아동에게 집이나 도로에서 관람을 목적으로 노래를 부르게 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만엔 이하 벌금에 처하게 하고 있다. 또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 집이나 도로에서 물품의 판매나 배포, 전시를 위해 아동에게 사람을 모으게 하면 3년 이하 징역형으로 처벌하고 있다. 아동보호시설에 입소한 아동을 학대한 경우에도 1년 이하 징역이나 50만엔 이하 벌금에 처하는 등 처벌 요건을 세분화했다. 독일의 경우 아동복지법 등 아동학대와 관련한 별도 법은 없지만 형법을 확대해 아동학대를 엄벌하고 있다. 아동학대 가해자나 보호 의무를 위반한 사람에 대해 반드시 실형을 살도록 강제하고 있다. 독일 형법(제225조)에서 18세 미만 아동을 학대하거나 악의로 보호 의무를 태만히 해 아동의 건강을 해치면 징역 6개월 이상 10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형관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19일 “외국 사례를 바탕으로 주요 범죄 간 서열화를 하고 아동학대 관련 법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면서 “아동 피해자의 나이를 유형화하는 작업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양육권 때문에… 딸 학교 안보낸 어머니

    정부가 장기 결석 초등학생의 실태 파악을 위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6명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소재 불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교육부, 아동보호전문기관, 경찰서 등을 통해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 사례 46건 가운데 6건(6명)에 대해 소재 파악을 진행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6건의 관할 경찰서는 경기 안산단원서(2명), 경남 김해 서부서, 마산 중부서, 대전 유성서, 경기 화성 동부서 등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접수된 46건 중 27건은 학대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나머지 19건 중 13건은 학대 정황이 의심돼 수사에 착수했고, 6건은 아동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행방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부산에서 장기간 결석으로 행방이 묘연했던 초등학생이 친모와 함께 경찰에 발견됐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쯤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통해 해운대구 중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A(10)양과 어머니 김모(36)씨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14년 9월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던 딸을 자퇴시키고 최근까지 1년 4개월가량 학교에 보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2년 전 이혼한 김씨는 경찰에서 “양육권이 있는 남편에게 딸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딸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양에게서 신체적 학대 흔적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고 어머니와의 친밀도도 매우 높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김씨를 아동복지법상 아동 방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번 경기 부천 초등생 사망 사건 이후 장기 결석 초등생 문제가 사회문제화되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소재를 찾아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복수하겠다” 부모 협박에 신고 교사는 벌벌

    유치원 및 초등학교 교사 등 신고 의무자가 아이의 학대 사실을 신고하고도 되레 학대를 한 부모의 보복을 우려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신고자를 위한 신변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동학대특례법에 따라 초·중·고교 교직원, 유치원 강사를 포함한 24개 직군이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19일 “B양의 허벅지에 피멍이 든 것을 보고 물었더니 어머니 폭행 때문에 손가락 인대가 끊어진 적도 있다고 해서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했다”며 “하지만 B양 어머니가 전화해 ‘XX야, 네가 신고했냐. 복수하겠다’며 욕설 섞인 항의와 협박을 했다”고 밝혔다. A 교사는 “부모가 직접 찾아와 보복할까 봐 한동안 상담실 문을 닫았다”고 덧붙였다. B양은 지난해 전국 중학교 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관심군’으로 분류됐다. 또 B양은 A 교사에게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학습지 문제를 틀릴 때마다 어머니가 폭언과 체벌을 했다고 진술했다. 아버지는 출장이 잦고 아이 교육을 부인에게 믿고 맡긴 터라 학대 사실을 전혀 몰랐다. 경북도의 한 중학교 교사 C씨는 “아동학대 신고자의 신상이 보호된다고 들었지만 실제로는 학대를 한 부모가 마음만 먹으면 아이를 통하거나 수사 과정을 통해 신고자를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C 교사는 초등학교 때부터 방 안에 딸을 가두거나 폭행한 어머니를 신고했고 어머니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C 교사가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신고자였음이 모두에게 탄로 났다. 그는 “딸을 학대한 어머니는 감옥에서 ‘나가면 맨 처음 널 찾아갈 것이다’ 등의 문구를 적은 협박 편지를 학교에 보내면서 계속 위협했다”며 “지금도 떨리고 무섭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나경 전국전문상담교육자협회 대표는 “학대를 신고한 후 학부모의 항의를 받은 교사는 불안함과 무력감을 크게 느낀다”며 “학대 부모의 보복에 떠는 교사가 늘어나면 용기를 갖고 신고하는 분위기가 사라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박윤조 성균관대 아동청소년발달증진센터 연구원은 “아동보호전문기관 직원을 대상으로 신고자 보호 교육을 강화하고 수사기관은 신고자와 학대 부모 간 대질신문을 피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주먹구구 법령 솜방망이 처벌 ‘학대아동’ 운다

    [단독]주먹구구 법령 솜방망이 처벌 ‘학대아동’ 운다

    아동학대 범죄자에 대한 우리나라의 기소율은 20%대로 70%에 달하는 선진국에 비해 현격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령이 구체적이지 않아 가해자에 대한 사법 처리의 방향이 주먹구구식으로 결정되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은 높아지는 상황에서 법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해자 기소율 27%… 英 74% 등과 큰 차 서울신문이 19일 단독 입수한 대검찰청 용역 보고서 ‘성폭력·가정폭력·아동학대 사건 관련 각국의 법제 및 양형에 관한 비교법적 고찰’에 따르면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이 2014년 아동학대 의심으로 분류한 사례는 모두 1만 27건이었다. 이 중 고소나 고발, 수사 의뢰 등 사법 절차가 진행된 1508건 중 검찰에 송치된 사례는 890건으로 이 중 247건(27.7%)만 기소됐다. 같은 기간 영국의 기소율(74.4%)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기소된 사람도 7469명으로 영국 인구가 한국의 1.5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큰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는 대검의 의뢰로 가천대 산학협력단이 최근 작성했다. ●지속관찰 ‘처분’ 많아… 개입 거부도 요인 보고서는 한국의 기소율이 크게 낮은 이유를 아동학대 의심 사례 혐의자 대부분이 검·경에 넘겨지지 않고 상담이나 교육을 받는 ‘지속관찰’ 조치를 받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 전체 의심 사례의 74.4%인 7461건에 달했다. 행방불명이나 개입 거부 등으로 학대 가해자를 만나지조차 못한 사례도 550건(5.5%)이나 됐다. 수사기관에 넘겨져도 내사 종결(8.2%) 혹은 불기소(14.8%)되고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보안처분(7.5%) 등으로 약하게 처벌되는 경우가 많았다. 2014년 9월 아동처벌특례법이 시행됐음에도 아동학대 사범이 이 법으로 처벌된 사례는 10%대에 불과했다. 박형관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아동처벌특례법은 형법과 상당 부분 겹치면서 적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40일 아기 때려 뇌출혈, 13살 딸에게 “나중에 몸 팔아라”…끔찍한 아버지들

    한 살도 안 된 아기가 운다고 때려 뇌출혈을 일으키게 한 30대 아버지 등 친자식을 학대한 부모들에게 법원이 잇따라 실형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최모(31)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최씨는 지난 2013년 6월 서울 영등포구에 가건물로 지어진 집에서 생후 40일 남짓 지난 친아들이 계속 울자 듣기 싫다는 이유로 손으로 얼굴을 수차례 때렸다. 아기는 크게 다쳤고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최씨는 동거녀와 낳은 아이를 양육하는 데 부담을 느끼다가 아기가 울자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범행을 저지른 지 2년이 지난 뒤인 지난해 11월 말에야 수사기관이 인지해 기소됐다. 앞서 야간주거침입절도죄로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이 판결이 확정된 뒤였다. 판사는 “친부로서 아이를 건강하게 보호, 양육할 책임이 있는데도 생후 40여일 밖에 되지 않은 아기를 폭행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고 아기의 건강상태가 악화한 점, 피고인이 양육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법원 관계자는 “최씨는 형이 확정된 야간주거침입절도죄 등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을 것”이라며 “이런 유형의 아동학대 범죄는 징역 1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한편, 세 남매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툭하면 때리는 등 학대한 친아버지 이모(60)씨도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씨는 지난 2013년 서울 강남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당시 13세였던 첫째 딸이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고 오랜만에 집에 들어온 아내와 말싸움을 하는 것을 딸이 말린다는 이유로 아이의 뺨을 두 차례 때려 코피가 나게 했다.이씨는 또 딸에게 “너희 엄마가 몸 팔아 돈 벌고 있다. 너도 나중에 커서 몸이나 팔아라”라고 말하는 등 정서적으로도 학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사는 “안정된 가정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라나야 할 어린 자녀를 상대로 기초적인 양육 및 교육조차 소홀히 해 방임했고 아동들에게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충격을 줬음이 명백하다”면서 “우발적·일시적 행동에 기인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해 부모, 죽은 자식보다 직장 잘릴까 걱정”

    “가해 부모, 죽은 자식보다 직장 잘릴까 걱정”

    “단순 아동학대로 처벌을 받는 부모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남아 있는 자녀들은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죠. 하지만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사건은 완전히 다른 경우입니다. 그 정도라면 부모보다는 기관에서 자라는 게 오히려 추가 피해를 막고 아이에게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서울 지역의 경찰관 A씨) ●“정말 인간 같아 보이지 않아” 지난달 인천 아동학대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국민들을 또다시 경악에 빠뜨린 경기 부천 아동 시신 훼손 사건은 어린이를 ‘나쁜 부모’로부터 지켜낼 사회적 보호막이 절실함을 보여 줬다. 서울신문은 18일 자녀를 살해한 부모들을 수사하고 검거하고 조사한 경찰과 검사들 그리고 이들을 재판하며 신문한 판사들을 직접 취재했다. 그들이 바라본 자녀 살해 범행의 특징과 이를 막기 위한 시스템 차원의 개선책 등에 대해 물었다. 검사 B씨는 “목격자가 없는 경우가 태반이고 희생자가 대부분 영·유아이다 보니 저항의 흔적 등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과거 사건에서 부검의 등의 도움을 받아 ‘입과 코를 막아 죽였다’는 자백을 받긴 했지만 부부 등이 공모하면 살인으로 입증하는 게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 C씨는 범행을 저지른 부모들이 ‘냉혈한’인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그는 “어떤 부모들은 이번 일로 내가 구속을 당하면 어쩌나, 직장에서 잘리면 어떡하나 등 도저히 믿기지 않는 고민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면 정말 인간 같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집 안에 들어가니 썩는 냄새 진동” 판사 D씨는 “자식의 시신을 유기하는 부모들은 ‘집 안에 (시체를) 뒀다가 썩는 냄새를 참기 어려웠다’고 진술하곤 한다”면서 “멀쩡하게 이야기하는 이들을 보면 ‘인간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고 말했다. 일선에서는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수도권 지역 검사 E씨는 “자기 자식은 때려도 된다는 인식 때문에 다른 부모가 그들의 자식을 학대하는 데 대해서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분위기가 강하다”면서 “사랑의 매는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아동학대를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사회부 종합 douzirl@seoul.co.kr
  • [아동학대 실태와 대책] “부모 자식은 갑을 관계… 무서워 학대 피해 말 못 해”

    [아동학대 실태와 대책] “부모 자식은 갑을 관계… 무서워 학대 피해 말 못 해”

    경기 부천 초등학생 시신 훼손 사건은 사회적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아동 인권 침해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서울신문은 18일 과거 세상을 놀라게 했던 경북 칠곡 계모 사건, 울산 계모 사건, 대구 친부 사건 등 충격적인 아동학대 사망 사건에서 피의자를 직접 조사했던 경찰관을 개별적으로 인터뷰했다. 이를 통해 반복되는 아동학대를 막기 위한 해법의 일단을 찾아보고자 한다. 직접 발언 형식으로 정리했으며 그들의 요청에 따라 3명 모두 익명으로 처리했다. 2013년 칠곡 계모 사건 수사 경찰관 A씨 아동학대 사건에서 보이는 부모 자식의 관계는 ‘갑을(甲乙) 관계’와 같은 것이다. 피해자가 살아 있을 때는 부모가 무서워 학대 사실을 말하지 못한다. 당시 피해자 김모양에게는 두 살 많은 언니가 있었는데 언니도 마찬가지였다. 나중에 김양 언니도 계모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는데 김양 언니가 판사와 일대일로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엄마가 때릴까 봐 시키는 대로 했다”며 거짓 진술 사실을 털어놨다. 다행히 피해자가 전에 다녔던 학교 교사, 아동보호센터 관계자들의 진술을 통해 아동학대 정황을 찾을 수 있었다. 피해자를 부검하는 과정에서 무수한 멍 자국 등 아동학대를 의심케 하는 흔적이 아주 많았다. 현재 아동학대와 관련해서는 교사나 보육기관 종사자에게 신고 의무가 주어져 있다. 신고가 이뤄지면 아동보호기관이 아동학대가 발생한 가정을 방문하지만 부모가 동의하지 않으면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 어떤 일인지 확인하려 하면 부모가 거부하기 일쑤다. 피해를 입은 아이를 못 만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신고에서 사법기관 개입까지 바로 연결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2013년 울산 계모 사건 수사 경찰관 B씨 아동학대는 열에 아홉은 집 안에서 이뤄지지만 집 안에 폐쇄회로(CC)TV 등이 설치돼 있는 것도 아니라서 증거를 수집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은 특성이 있다. 학대 장면을 목격한 형제자매가 있더라도 ‘친부모가 살인을 했다’고 말하기가 어려운 데다 법원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입증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사람은 아니다. 심리학적으로 정상이라는 진단이 나올 수 있겠지만 제정신이 아니고 정신분열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때려 피가 나면 끌어안고 우는 부모가 있을 정도로 분노조절장애나 순간적 판단 착오 사례가 많다. 상당수 부모는 아이에 대한 걱정도 하지만 자기가 직장은 어떻게 다닐지, 남편이 이혼하자고 하지 않을까 하는 등의 걱정도 한다. 끝까지 본인이 죽게 만든 것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경우도 있다. 당사자에게 죄책감은 있는데 일반인이 느끼는 감정의 30%에 불과한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구속되면 어쩌나 하며 자기의 안위를 더 걱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4년 대구 게임 중독 친부 사건 수사 경찰관 C씨 친부는 아이가 죽고 나서도 한동안 같이 생활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PC방에도 지속적으로 다녔다. 일반인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사실 시신을 유기한 이유도 간단했다. 집에 시신을 뒀는데 부패하면서 냄새가 많이 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시신을 베란다로 옮겼다가 그래도 냄새가 심하니까 인근 빌라에 있는 쓰레기장에 버렸다. 시신이 발견되기 어렵게 만들려면 더 먼 곳에 숨기려 했을 텐데 집에서 1~2㎞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버리고 왔다. 그만큼 사리 분별이 안 되고 행동이 즉흥적이다. 범행을 한 날도 PC방에 가려고 하는데 아이가 울어서 때리고 입과 코를 막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런 학대를 제어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영아가 사망한 사건이어서 죽음의 흔적 등 증거는 없었다. 사건 해결은 진술에 의존하기 때문에 부부가 공모를 하면 밝히기 힘들다. 다행히 아내가 남편에게 아이의 행방을 꾸준히 추궁했기 때문에 입증이 그나마 수월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사설] 어른의 무관심이 빚은 부천 아동학대 비극

    장기 결석한 초등학생이 냉장고에서 훼손된 시신 상태로 발견된 엽기적인 사건은 심각한 아동학대의 현실을 또다시 일깨우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이른바 인천의 ‘체중 16㎏’ 소녀 학대 사건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사망 당시 7살 난 부천의 초등생은 4년간, 11살인 인천의 초등생은 2년 동안 장기 결석 아동으로 분류된 사실 이외에 사회 안전망의 밖에 존재했다. 학교, 교육청, 주민센터 등은 인천의 소녀 때처럼 부천의 초등생도 모른 채 방치하는 결과를 낳았다. 충격·경악이라는 감정 표현조차 낯부끄럽다. 장기 결석 학생을 포함해 아동학대 전반에 걸친 현행 관리·보호 시스템의 허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아울러 팍팍해진 사회에서 무관심과 방관의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역시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부천 아동 시신 훼손 사건은 인천에서 소녀가 부모의 심한 학대에 못 이겨 탈출한 사건이 없었다면 아예 묻힐 뻔했다. 인천 사건을 계기로 실시한 장기 결석 전수조사에서 밝혀졌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현재 장기 결석 초등학생은 220명으로 집계됐다. 학대가 의심되는 사례가 8건, 소재가 불분명해 경찰에 신고한 사례가 13건이다. 108건은 현장 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정부가 먼저 행방이 묘연한 아동에 대해 전면적인 수사에 나선 것은 당연하다. 제2의 부천 사건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또 학대를 당한 듯한 아동 조사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 장기 결석 아동에 대해 담임교사의 실종 신고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3일 이상 결석하는 아동은 교사가 반드시 가정을 방문해 사유를 직접 확인하는 매뉴얼도 작성하기로 했다. 인천 사건 직후 당정 협의에서 나온 대책과 별 다름 없다. 국회에는 초·중학교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7일 이상 결석한 학생이 있을 경우 학교장이 소재를 조사하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을 비롯해 아동학대방지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하지만 정쟁에 치이고 총선에 밀려 심의가 이뤄질지조차 가늠할 수 없다. 더이상 방어력 없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서둘러 아동학대를 조기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구제할 수 있는 실효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교사·학교·교육청에만 아동의 관리와 보호 책임을 지울 게 아니라 친구·친척·이웃 등 사회 구성원 모두가 나서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격언도 있지 않은가. 아동의 관리·보호는 단언컨대 사회와 국가의 책무다.
  • [아동학대 실태와 대책] 2000년 이후 아동학대 사망 22건 중 ‘살인죄’ 확정 2건뿐

    [아동학대 실태와 대책] 2000년 이후 아동학대 사망 22건 중 ‘살인죄’ 확정 2건뿐

    경기도 부천 초등학생 시신 훼손 사건 가해자 아버지에 대해 살인혐의 적용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자녀를 폭행, 사망케 한 학대 부모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 살인죄 대신 ‘치사죄’를 적용하는데 부모가 아이를 죽이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18일 법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 2000~2015년 부모(계부모 포함)가 기소된 아동학대 사망사건 22건 중 살인죄가 적용돼 형이 확정된 경우는 2건에 불과했다. 2013년 당시 의붓딸을 20분간 폭행해 숨지게 한 이른바 ‘울산 계모 사건’ 이 대표적인데 그나마 이 사건도 1심에선 상해치사죄만 인정될 만큼 ‘비속살해’가 인정되는 예는 드물다. 부모에 의해 자식이 학대당해 사망한 사건에 살인죄 대신 적용된 죄명은 상해치사가 7건, 폭행치사 4건, 학대치사 3건, 유기치사 4건 등이었다. 지난해 9월 8세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경북 칠곡의 계모 임모(37)씨에게도 검찰은 살인죄 대신 상해치사죄를 적용했다. 검찰과 법원은 모두 부모가 아이를 때려서 숨진 사실은 인정했지만 죽이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치사죄의 경우 형량이 징역 3년 이상으로 살인죄(살인,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보다 처벌이 약하다. 형량이 2년 이하에 불과한 과실치사로 처벌된 경우도 1건 있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강은영 박사의 아동학대 관련 보고서를 봐도 2004~2013년 아동학대 사건 중 재판에 넘겨진 사건은 32.2%로 흉악범죄(40.0%)보다 낮았다.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아동학대 사건 건수는 모두 9만 5622건으로 하루 평균 26건씩 접수됐다. 한국여성변호사회 김보람 공보이사는 “우리 사회에 ‘설마 부모가 자식을 죽이겠어’라는 편견과 훈육을 위한 폭력을 정당화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 같다”면서 “이제는 법원과 검찰이 비속살해에 대해 존속 살해나 성인 간 살인사건과 동일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아동학대 의심 학부모 8명 수사 착수

    경찰이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학부모 8명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부산에서는 장기 결석 초등학생 1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경찰이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청은 18일 “교육부 통보 및 자체 파악을 통해 입수된 사례 중 아동복지법 위반 소지가 있는 학부모 8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며 “이 중에는 한 초등학생이 ‘아버지가 때렸다’고 진술한 사안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부가 파악한 장기 결석 아동 220명 중 ‘취학독려’ 대상인 75명에 대해서 아동을 학교에 보내지 않거나 아동의 무단결석을 허용하는 등 ‘교육적 방임’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장기간 취학 아동을 학교에 보내지 않거나 장기 결석시키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아동학대 행위”라며 “이런 관점에서 수사권을 발동해 엄정하게 수사함으로써 그런 행위가 범죄라는 것을 국민에게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이날 B초등학교를 다니다가 퇴학한 A(10)양의 행방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양은 2014년 5월 B초교로 전학 가서 5개월 가까이 무단결석을 하다가 퇴학했다. 지난해 12월 A양의 아버지가 1년여 만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해 뒤늦게 A양의 행방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편 정부는 장기 결석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미취학 아동과 중학생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아동학대 사례의 70%가 초등생, 30%는 미취학 아동이라는 통계에 따른 것이다. 중학생의 경우 아동의 개념에서는 벗어나지만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말 인천 학대아동 탈출 사건을 계기로 전국 5900개 초등학교에 장기 결석 아동 현황을 전수 조사 중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서울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아동학대 실태와 대책] 日서도 친모가 3살 딸 학대 사망 ‘충격’

    국내에서 아동학대가 사회문제가 된 가운데 일본에서도 어머니가 친자식을 학대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18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사이타마현 사야마시에 있는 맨션에서 얼굴 등에 화상을 입고 사망한 여아 시체가 발견됐다. 3살 난 후지모토 하즈키로 신원이 밝혀진 시체는 발견 당시 몸 여기저기에 멍과 화상 자국 등 20여곳에서 학대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발견됐다. 경찰은 여아의 친엄마(22)와 동거남(24)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뜨거운 물을 끼얹었다”거나 “먹을 것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두 사람을 체포했다. 발견 당시 여아는 제대로 먹지 못해 무척 야윈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후지모토를 혼자 두고 외출하는 등 일상적으로 학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집 안 벽장에 줄을 고정시키는 철제 장식물이 장착돼 있고 집 근처에서 학대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로프를 발견해 이들이 아이의 목에 줄을 걸어 벽장 속에 감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작년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어린 여자아이가 현관 밖에 나와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당시 출동한 경찰은 아이에게서 학대받은 상처 등이 발견되지 않자 그냥 돌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14년 아동학대 관련 경찰 신고는 8만 8931건으로 5년 전에 비해 배로 늘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장기결석 아동 전국 220명… 담임교사 실종 신고 의무화

    장기결석 아동 전국 220명… 담임교사 실종 신고 의무화

    정부는 경기도 부천 초등학생 시신 훼손 사건 등을 계기로 올 하반기부터 장기 결석 아동에 대한 담임교사의 실종 신고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실종아동보호법 등 관련법 시행령을 최대한 서둘러 개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1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법무부 등 관계장관이 참석한 긴급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아동학대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이 부총리는 “소중한 한 생명이 죽음에 이르는 것을 학교 등이 막지 못한 것은 아동보호 시스템에 커다란 허점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담임교사의 장기 결석 아동 신고의무제 도입을 조속히 완료하고 의무교육 미취학자 및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관리 매뉴얼을 올 2월까지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장기결석 중이던 11세 소녀가 아버지로부터 심한 학대를 당하다 탈출한 사건이 발생하자 전국 5900여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장기 결석 아동 현황 전수 조사를 벌여 왔다. 중간 점검 결과 전국에 뚜렷한 이유 없이 장기 결석 중인 아동이 22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아동학대가 의심돼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한 사례는 8건, 소재가 불분명해 경찰에 신고한 사례는 13건이었다. 지난 15일 부천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시신 훼손 사건도 경찰이 수사 중인 13건 중 하나였다. 정부는 미취학 및 장기 무단 결석 발생 시 사유 및 소재 파악 아동의 안전확인이 책임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아동보호 대책 상황 점검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정쟁에 치이고 총선에 밀리고… 아동학대 방지법안 70여개 국회서 낮잠

    정쟁에 치이고 총선에 밀리고… 아동학대 방지법안 70여개 국회서 낮잠

    70여개의 아동학대 방지법안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의 논의도 지지부진하다. 최근에 일어난 ‘초등생 시신 훼손’, ‘인천 11세 소녀 학대’ 사건 등을 계기로 남은 19대 국회 임기 동안 논의에 불이 붙을지 주목된다. 계류 법안의 대부분은 2015년 초 ‘인천 어린이집 학대’ 사건으로 발의된 것들이다. 홍지만 새누리당 의원은 사건 발생 직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발의했다. 어린이집 교사 등 신고 의무자가 아동학대를 저지른 경우 형량을 최대 2배까지 가중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법사위 소위원회로 회부된 이후 깜깜무소식이다. 김영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도 보건복지위에 약 2년간 계류돼 있는 상태다. 개정안은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거나 어린이집 폐쇄명령을 받은 자는 어린이집을 영구히 설치, 운영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안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재차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잇따르는 아동학대 사건이 계기가 됐다. 지난해 12월 인천의 열한 살 소녀가 2년간 집에 감금당한 채 아버지와 동거녀 등에게 폭행당한 게 한 예다. 이를 막고자 지난 16일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초·중학교의 장기결석 학생에 대한 소재 파악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초중등 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초·중학교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7일 이상 결석한 학생이 있을 경우 해당 학교장이 소재를 조사토록 했다. 그러나 아동학대 방지법안의 처리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여야가 쟁점법안 처리와 선거구획정을 놓고 공전만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원들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표밭 다지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도 변수다. 교문위 소속 윤관석 더민주 의원은 “국민 여론이 뒷받침해 줄 경우 법안 통과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면서도 “법사위에 밀려 있는 법안들이 많아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랑의 회초리는 정치후원금?

    사랑의 회초리는 정치후원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홍보 포스터가 때아닌 사랑의 매 미화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14일 정치후원금을 ‘사랑의 회초리’에 비유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홍보물이 체벌을 미화해 아동복지법에 위배된다며 사용 중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선관위측은 이에 대해 현재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문제삼은 것은 중앙선관위가 지난해 9월부터 전국 시도 선관위에 배포한 정치후원금 납부 독려 포스터다. 포스터는 회초리 사진(위 사진 참고)과 함께 ‘내가 낳은 자식에게 사랑의 회초리를 든 것처럼 내가 뽑은 정치인에게 후원의 회초리를 들어주세요’라는 문구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단체는 “사랑의 매(회초리)라는 표현은 ‘자녀를 사랑한다면 때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며 “체벌은 사랑이 아니라 아동에 대한 폭력이며 심각한 아동학대의 시작점이므로 ‘사랑의 회초리’는 폐기돼야 할 용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 개정된 아동복지법 5조 2항은 “아동의 보호자는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폭언 등의 정신적 고통을 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대해 중앙선관위측은 이날 “문제의 홍보물은 2015년에 제작한 것으로 문제제기가 타당해 현재 현수막은 다 철거했고 관련 디자인도 사용하지 않기로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엄마 아닌 악마

    ‘인천 11살 아동학대’ 사건 외에 어머니가 5살 된 딸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해 혼수상태에 빠뜨린 엽기적인 학대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학대 가해자인 어머니에게 친권 상실을 선고한 데 이어 형사재판을 진행 중이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인천 남동구 길병원에 A(5)양이 혼수상태로 실려 왔다. 몸에는 화상 흔적과 멍이 있었고, 치아도 몇 군데 깨져 있었다. 단순 사고가 아니라고 의심한 병원 측은 곧바로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양의 어머니 김모(28)씨는 2014년 9월 이혼한 뒤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살면서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A양과 둘째 딸(3)을 상습 폭행했다. 주먹질·발길질과 함께 나무막대와 밥주걱으로 때리기도 했다. 김씨의 학대는 지난해 4월 종교단체에서 알게 된 장모(37·여)씨와 인천 서구로 이사와 함께 살게 된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김씨는 5월 중순 A양의 다리와 엉덩이에 뜨거운 물을 부어 2도 화상을 입히기도 했다. 김씨가 아이들을 무차별 학대하는데도 장씨는 만류는커녕 오히려 김씨를 도와 아이들을 때렸다. 계속 폭행을 당하던 A양이 6월에 결국 ‘허혈성 쇼크’로 혼수상태에 빠지자 김씨는 그제야 딸을 병원으로 옮겼다. 병원 진단 결과 A양은 뇌 손상, 가슴 타박상, 화상, 치아 파손, 대발작 등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A양은 의식을 회복해 현재 동생과 함께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보호 중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5살 딸에 뜨거운 물 붓고 학대해 ‘혼수상태’…20대母 친권 상실

    5살 딸에 뜨거운 물 붓고 학대해 ‘혼수상태’…20대母 친권 상실

    5살 딸에게 뜨거운 물을 붓고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에게 법원이 친권 상실을 선고했다. 인천지법 가사1부(부장 안동범)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28·여)씨에게 친권 상실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딸 B(당시 5살)양에게 상습적으로 주먹을 휘두르거나 효자손 등으로 때린 혐의를 받았다. 또 5월에는 딸의 다리와 엉덩이에 뜨거운 물을 부어 2도 화상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B양은 지난해 6월 인천의 한 종합병원에서 허혈성 쇼크로 인한 혼수상태였으며 하체에 화상과 몸에 멍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동학대를 의심한 병원 측이 바로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해 10월 A씨를 기소하면서 친권상실도 함께 청구했다. A씨는 지난 2010년 결혼한 남편과 2014년 9월 협의 이혼한 뒤 친권·양육자로서 B양 등 두 딸을 길렀다.재판부는 “A씨가 딸에게 한 행위는 친권을 남용해 아동 복리를 현저하게 해치는 것”이라면서 “적절하게 친권을 행사하리라 기대하기 어려운 중대가 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A씨는 아동학대 사건으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권역별로 ‘아동폭력근절센터’ 설치한다

    정부가 아동 학대를 뿌리 뽑기 위해 의료·복지·사법 업무를 통합한 ‘아동폭력근절센터’를 두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30일 국회에서 당정 협의를 열어 기존의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해바라기아동센터를 통합해 권역별 아동폭력근절센터를 구성한다고 당 아동학대근절태스크포스(TF) 팀장인 신의진 의원이 밝혔다. 아동폭력근절센터는 법무부에서 관리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당정은 학대 아동을 일찍 발견할 수 있도록 학교의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와 ‘Wee센터’를 연결한 ‘국가 아동 트라우마 네트워크’도 구축하기로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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