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아동도서 출간 ‘봇물’
아동 서가에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신간들이 속속 새로 꽂힌다. 불경기에 독자들 주머니를 배려해서일까. 올해는 조촐한 외장의 실속있는 읽을거리들이 눈에 띈다. 성탄선물로 아이에게 책 한권 선물하면 좋겠다.“산타가 골라주더라.”는 엄마아빠의 하얀 거짓말에 아이들은 오래오래 행복할 것이다.
성서와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귀띔해주는 그림책으로는 숲에서 펴낸 ‘하나님 처음 만드신 세상’(브렌든 파월 스미스 글·그림, 유영소 옮김)과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있다. 이들 책의 특징은 배경그림이 레고 모형으로 이뤄졌다는 점. 레고로 만들어진 에덴 동산, 뱀의 유혹에 넘어가는 아담과 이브 등 장난감 세상으로 옮겨온 성경이야기에 아이들이 푸욱 빠질 만하다. 동화작가 유영소가 번역을 맡아 글맛도 한결 감칠맛난다.5세 이상.
명작 대접을 받는 ‘우체부 아저씨 시리즈’의 두번째권 ‘우체부 아저씨와 크리스마스’(앨런 앨버그 글, 자넷 앨버그 그림, 김상욱 옮김, 미래M&B 펴냄)도 선물용으로 깜찍하다. 투명비닐에 포장된 이 그림책 속에는 6통의 편지가 들어 있어 흥미로운 책읽기를 도와준다. 우체부 아저씨가 아기곰 가족, 빨간모자 아가씨네, 병원, 꼬마 생강빵이 사는 과자상자 등을 들러 이야기를 엮는다. 눈 내리는 창문 너머의 아늑한 실내풍경처럼 그림들이 정감있어 좋다.4세 이상.
‘화이트 크리스마스’(캐럴린 뷰너 글, 마크 뷰너 그림, 넥서스주니어 펴냄)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판타지를 꿈처럼 화사하게 그려낸 그림동화. 동글동글 눈사람들이 달빛 가득한 광장에 모여 축제의 밤을 밝히는 장면장면들이 성탄 트리를 마주하는 듯 눈부시다.4세 이상. 산타 할아버지 주인공이 빠질 리 없다. 다리를 다친 산타 할아버지를 대신해 꼬마 산타 니키와 사슴 루돌프가 선물배달에 나서는 유쾌한 이야기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아파요!´(작은 울타리 글, 윤진경 그림, 느낌표 펴냄)에 담겼다.4세 이상. 초등 저학년생이라면 국산 창작동화집 ‘산타클로스를 납치하라´ (노경실·원유순 외 글, 백명화 외 그림, 리젬 펴냄)가 좋겠다. 착한 일을 하지 않는 아이의 얼굴에 낙서를 하고 다니는 ‘산타 크레파스’ 이야기가 표제작.‘산타할아버지에게는 무슨 비밀이 있을까’‘세상에서 제일 큰 양말’ 등 모두 8편의 훈훈한 단편이 묶였다.
사려깊은 아이에게 어울리는 그림동화는 ‘선물이 꼭 필요한 날’(천즈위안 글·그림, 김현좌 옮김, 베틀북 펴냄)이다. 아빠가 새 직장을 구하지 못해 집안형편이 어려운 꼬마곰 가족. 근사한 선물을 주고받을 수는 없지만,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며 최선을 다하는 가족들의 모습에서 체온이 느껴진다.4세 이상. 한 권으로 온가족을 충족시킬 실속만점의 책은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성경 이야기’(고정욱 글, 김경희 그림, 나무생각 펴냄). 부모 자식간의 이야기, 지혜나 교육 등 가족관계를 생각케 하는 성경 속 대목들을 간추린 공력이 돋보인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