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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산업 경쟁력 되살아난다/포천지,컴퓨터 등 유망산업 8개 선정

    ◎자동차·반도체등서 「일·독 공포증」 해소/정부개입 줄고 달러화약세 반영 평가 추락을 거듭하던 세계경제의 헤비급 미국이 최근 재기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근착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지는 미국의 경제는 자동차·반도체·컴퓨터등 핵심산업에서 라이벌 일본업체를 밀어붙이는등 매우 생동감 넘친다고 평가했다.포천지는 경제회복이 전 산업에걸쳐 일관된 것은 아니라고 보면서 미국의 생활수준과 국제적 경쟁력에 중요한 관련이 있는 분야를 식품가공·자동차·공작기계 및 설비·반도체·소프트웨어 및 컴퓨터,그리고 금융서비스업등 8개 분야를 선정했다. 이 잡지는 미국의 경제가 컴퓨터 및 주변기기 분야에서 외국부품 사용의 증가로 적자를 보는등 우려할 부분이 있지만 대외경쟁의 전망은 일반적으로「밝은」것으로 내다 봤다. ○GDP도 일에 앞서 우선 미국은 구매력 지표인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 통독(미국의 71%),일본(미국의82%)를 크게 앞지르고 있는데다 생활수준의 원동력인 생산성에서도 서독(90년기준 미국의 86)과 일본(76%)를 압도적인 우위를 점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대외무역이 미국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가 채못돼 지난해 1천3백25억달러의 무역적자는 GDP의 1.7%에 머물러 「경보」를 발할만한 것이 못되며 미국의 생활수준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지적했다.오히려 GDP의 12.4%에 불과한 낮은 공공 및 민간저축률이 주범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이 무역흑자를 보든 적자를 보든 미국의 수출입은 중요기술과 응용과학분야에서 미국의 지위를 반영하는 것이어서 중요한 지표가 된다.다행히도 미국의 수출품은 과거 수년동안 「기술스펙트럼」에서 최상위 및 중간에 더욱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왔다.따라서 최첨단 및 중간급 기술산업이 흑자감소부문을 상쇄하느냐의 여부가 문제로 등장한다. 포천지가 지목한 8개산업중 제일 먼저 꼽힌것은 식품가공분야이다.이 산업은 규모면에서 가전제품시장의 16배인 4천40억달러에 이른데다 노동자의 1인당 생산성도 90년 기준 구서독(미국의 76%)과 일본(33%)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컴퓨터칩 70% 점유 93년 4백40억달러의 적자를 본 자동차산업은 달러화약세와 승용차 및 경트럭판매의 호조에 힘입어 「일제차 무기력증」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반도체칩과 칩 생산설비분야도 세계시장 점유율이 43.3%,컴퓨터 92년 70%(85년 59%)로 늘어나는 등 전반적인 회복세를 나타냈다.금융분야에서도 독일과 영국의 시중은행은 생산성에서 월스트리트 증권사의 3분의2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왔다.미국의 금융기관들은 국내경쟁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키운것으로 평가됐다. 현재 미국경제 재기의 특징은 정부개입이 적었다는 점이다.그리고 80년대 후반부터 계속된 달러화 약세의 덕도 봤다.앞으로 미국경제의 과제는 정부개입을 효과적으로 줄이면서 환율이 아닌 기술적 우위를 갖추는 일이 될 것이다.
  • 두번째 「힘의 속성」 개인전 유근택씨(인터뷰)

    ◎“역사화로 평가받고 싶다”/태극기·유적 등 소재 26점 선보여 지난 82년 당시 고교2년 재학중 국전에 입선,연령미달로 당선이 취소돼 화제가 됐던 유근택씨(30)가 두번째 개인전을 29일부터 금호갤러리에서 열고 있다. 오는 4월6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에서 유씨는 그동안 치중해온 「힘의 속성」을 첫 전시회보다 좀더 구체화한 수묵채색과 모필소묘작품 22점과 함께 목판화 4점을 선보이고 있다. 『작품속에서의 힘은 단순히 사물을 그린다거나 옮겨놓는 작업보다는 체험을 통해서 구체화할때 그 이미지가 생생하게 살아난다고 봅니다』 일상속에 내재돼있는 사건들을 역사로 전환시키는 작업에 치중하고 있는만큼 자신의 작품을 역사화로 인정받고 싶다는 유씨는 역사화가 현실과 맞물려있을때 힘을 발휘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따라서 3년전 첫 전시회가 주로 할머니의 대화등 단순히 시간성을 지닌 소재만으로 힘을 표출했던데 비해 이번 전시회는 정원 태극기 유적 물결등 역사의 흐름과 맞물리는 일상속의 구체적인 대상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아직까지 역사화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차츰 확신을 갖게된다』고 말하는 유씨는 앞으로 구한말 명성황후와 관련된 일들과 역사상의 죽음등 과거의 구체적인 사건들을 대상으로 삼겠다고 작품계획을 밝힌다. 충남 아산태생인 유씨는 중학2학년때 산수화를 그리기 시작,고교시절 미술부를 창단해 개인전을 열기도한 인물로 홍익대 입학후부터 예술속에서의 힘에대한 속성에 꾸준히 집착해오고 있다.
  • 전경련의 「만장일치 절차」가 걸림돌/「2통」 지배주주 선정 진통

    ◎대기업 이해관계 얽혀 끝까지 “이전투구”/체신부로 「공」 넘어가면 엄청난 혼란 초래 첫단추부터 잘못 됐다.체신부가 제2이동통신의 지배주주 선정문제를 전경련에 위임한 것이 화근이었다. ○체신부 우려표명 ○…청와대와 체신부는 23일 지배주주 결정을 둘러싸고 재계가 진통을 거듭하는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하면서 관여하고 싶지는 않다는 입장.체신부의 한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을 전경련에 의뢰한 마당에 뭐라고 말할 입장이 못된다』며 일단 전경련이 이 문제를 매듭짓기를 희망. 그는 『전경련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공」이 다시 체신부로 넘어온다면 엄청난 혼란이 생길 것』이라며 『이 경우 체신부는 당초 방침대로 2통참여 희망업체 모두에게 동일지분을 배정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경련이 발표를 미루며 진통을 거듭하는데는 2가지 이유가 있다.첫째는 대기업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때문이며,둘째는 만장일치라는 회장단의 절차문제 탓이다.23일 회장단 회의엔 지방 출장중이던 B그룹의 회장이 일정까지 취소하고 참석해 반대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이 때문에 회장단은 의견일치를 이루지 못했다. ○“밥그릇 싸움” 비난 ○…2통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문제가 해결 난망으로 비쳐지자 일각에선 전경련의 사업자 선정이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 실정.그러나 체신부로 사업권을 반납하면 2통사업은 사실상 무산되기 때문에 가능성은 없는 편. 전경련은 「밥그릇」싸움만 하다 국가통신 사업을 크게 훼손시켰다는 비난을 우려하고 있어 금명간 속전속결로 결정할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도 유력하다.회장사인 선경그룹은 이날 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책을 논의하는 한편 여론의 동향에 촉각. 특히 항간에 『1통을 선택한 선경측이 경쟁 대상이 될 2통을 무력화하기 위해 모종의 작업을 펴고 있다』는 악성 루머에 신경을 곤두세우기도.혼탁한 분위기를 가중시키는 루머로는 『모회사가 청와대측과 관련이 있다』『모회사는 원료공급을 내세워 회장단의 몇개 회사를 위협하고 있다』는 내용들로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 ○“양사에 최후 통첩” ○…전경련은 2통 지배주주 선정과 관련,눈치보기에만 급급하며 아리송한 말만 되풀이.조규하 전경련 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대결정을 이미 내렸다.양사에 최후 통첩을 했다』고 말한 뒤 곧 『지배주주는 결정되지 않았다.양사가 끝까지 양보하지 않으면 모두 2통에서 빼버리겠다는 「올 오아 나씽」(전부 또는 전무)만 알렸을 뿐』이라고 말문을 돌리기도. 조부회장은 이어 『미세한 차이가 있으나 밝힐 수 없다.더이상 자율 합의를 이끄는데 관여하지 않겠다』고 횡설수설.또 『전경련이 자율 합의를 말할 계제가 아니다』라며 오락가락. 금호그룹의 지배주주 포기와 관련,조부회장은 『어떠한 압력도 행사한 적이 없다.금호가 포철 및 코오롱과 같은 지분을 갖는다면 단일 지배주주를 포기한다는 뜻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 기자회견에서 금호가 지배주주를 포기했다는 말을 번복. ○아전인수격 해석 ○…전경련 조부회장이 말한 「올 오아 나씽」을 놓고 포철과 코오롱은 각각 「아전인수」로 해석.포철은 『전경련이 포철을 지배주주로 선정한 데 대해 코오롱이 계속 반대한다면 코오롱에 단 1%의 지분도 주지 않겠다는 최후 통첩』이라고 해석.반면 코오롱은 『양사간에 자율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배주주를 선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포철 내정설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주장. ○…24일 포철 내정설이 보도되자 포철은 직원들끼리 자축하는 등 상당히 고무된 모습.코오롱은 『포철의 장난에 언론이 놀아난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이번 보도가 대세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코오롱은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린 적이 없다.모두 소문에 불과하다』고 주장. 한편 금호그룹은 포철과 코오롱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금호가 지배주주 협상대상에서 빠진데 대해 크게 분개.금호는 『포철과 코오롱의 합의를 전제로 경영권 포기의사를 밝혔을 뿐』이며 『자율 합의가 실패한 시점에선 금호도 지배주주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반발.또 『전경련이 컨소시엄 구성 시안에서 1%의 지분을 일방적으로 배정한 것은 차별적인 처사』라며 시안 취소를 주장.
  • 타결국면 북핵 막판절충/북·미실무접촉 남은 걸림돌 뭘까

    ◎사찰범위 등 세부사항서 견해차/미 “미흡땐 「팀」 재개”에 북측서 난색 북한핵문제가 연말로 일단 타결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연초에 다시 한두차례 더 접촉을 가져야할 것 같다. 29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미·북한간의 비공식 실무접촉은 「총론 합의,각론 재론」으로 일단락 되었다. 회담후 미국무부측은 『접촉이 계속될 것이며 협상이 급진전하고 있다』고 밝혔고 한 관계소식통은 『세부사항에 대한 의견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거의 완전 타결될 것으로 예상되던 미·북한간의 핵협상이 막바지에 주춤하게된 이유는 무엇인가.이날의 접촉에서 북한측이 지난 22일 미국측 수정제의 가운데 어떤 대목에 난색을 표명한 것일까.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있다. 그러나 외교소식통들의 언급을 종합하면 대체로 2가지 문제로 압축된다. 하나는 북한측이 윈칙적으로 수용키로 한 녕변 7개 핵시설에 대한 전면사찰과 관련된 것으로 사찰의 범위와 내용에 관한 이견이다. 북한측은 그동안의 접촉을 통해 7개 핵시설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범위나 절차는 IAEA측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그러나 미국측은 북한이 IAEA측과 협의를 하는 것은 좋으나 사찰의 대체적인 윤곽은 사전에 분명히 해두자는 입장이었다. 말하자면 북한이 IAEA측과 협상을 벌이면서 「딴소리」를 하지 못하도록 일정 한계를 못박아 놓겠다는 것이다. IAEA측이 가장 관심을 갖고있는 사찰대상은 원자로와 핵재처리시설 2곳으로 이들 시설의 관계자 면담,연료봉 교체시 입회,재처리시설등에 대한 방사능물질 검출작업등이 필요불가결의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사찰의 범위와 내용을 두고 북한과 미국간에는 견해차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하나는 미국이 지난 22일 제의에서 『IAEA측이 사찰을 실시하다가 북한측의 비협조적 태도로 효과적인 사찰을 수행하지 못하고 중지할 경우 팀스피리트훈련 중단발표의 취소,미·북한 3단계회담의 중지조치도 함께 취해진다』는 이른바 「연계중단」의 조건을 내건데 대해 북한이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보고있다. 미국측은 북한이 IAEA측 사찰에 비협조적 태도로 나오는 것을 사전에 봉쇄하겠다는 생각이다.이는 비록 한미양국이 94년도 팀스피리트훈련의 중단을 발표한 뒤라도 핵사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언제나 자동적으로 팀훈련이 되살아난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자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에 핵사찰수용에 대한 「당근」을 주되 일단 「연수표」로 준다는 입장이나 북한은 『팀스피리트훈련이 되살아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보증수표」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남북대화 재개와 관련,특사교환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측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전한다. 미·북한간 핵사찰협상에서 세부문제가 사찰을 분명하고 효율적으로 진행시킨다는 점에서 더 중요할지 몰라도 전체적인 전망은 연초 한두번 더 접촉이 있게되면 협상은 완전타결로 큰 흐름을 잡게 될것으로 예상된다.
  • 새해 기업투자살아난다/20대그룹,올보다 36.5%늘려 26조원계획

    ◎수출증대등 겨냥… 호경기 예고/자동차·반도체 시설 대폭 확충/매출목표 21.6% 늘어난 2백86조원 현대·럭키금성·대우 등 20대 그룹은 내년 매출을 올해보다 21.6% 증가한 2백86조원으로 확정했다.시설투자,연구개발비(R&D) 등 총 투자규모도 올해 실적(추정)에 비해 26.5%가 늘어난 26조6천억원으로 잡았다.내년 매출액의 9.3%를 시설투자 등에 쏟는 셈이다. 대기업들이 내년 매출과 투자를 크게 늘려 잡은 것은 UR 타결로 공산품의 수출이 늘고 세계 경제가 EC와 미국을 중심으로 조금씩 회복되리란 전망에 바탕을 둔 것이다.또 저금리·저환율·저유가 등 신3저 현상이 내년 하반기까지 지속되고 엔고로 전자·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의 분야에서 큰 폭의 수출증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의 침체로 10∼15%에 머물던 매출 증가율이 내년에는 6∼10%포인트 이상 높아졌고 투자규모 역시 크게 늘어남으로써 그동안 처져있던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뚜렷하게 회복되는 추세이다.앞으로의 경기를 낙관하는 반증이다.과거 기존 생산라인의 증설이나 합작사업에 그쳤던 보수적 투자경향도 자동차 및 석유화학 공장의 신설,반도체·신소재의 개발지원 등 실질적인 신규투자로 바뀌고 있다.왕성한 기업활동을 예고하는 셈이다. 10대 그룹의 매출은 2백51조6천억원으로 올해보다 21.9% 늘어났다.그러나 매출액 대비 투자액은 9%로 11∼20위 그룹의 11% 보다 2%포인트가 낮다.20대 그룹은 총투자의 80∼90%를 설비투자에,나머지 10∼20%를 R&D에 쏟을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내년도 사업계획을 반도체·자동차·항공 분야에 치중키로 하고 총 투자액을 올 3조8천억원보다 20%는 4조6천억원으로 책정했다.매출액 목표는 「질경영」 방침에 따라 아예 잡지 않았다. 현대그룹은 내년 매출을 올해보다 20% 많은 60조여원으로,투자액은 올 2조5백억원의 2배가 넘는 4조5천억원으로 확정했다.전남의 자동차 공장 신설,반도체,조선도크 증설에 투자할 계획이다. 럭키금성그룹은 매출과 투자 모두를 올해보다 30% 정도 늘릴 계획이다.주로 석유화학·정유·반도체 등의 시설에 80% 이상 투자할 예정이다. 대우그룹은 내년 매출을35조5천억원으로 잡아 매출증가율이 35.8%로 5대 그룹중 가장 높다.자동차 공장 건설과 해외 시멘트 사업에 1조7천억원을,R%D에 1조1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선경그룹은 매출을 15조5천억원,투자를 1조7천억원으로 잡고 화학 및 유전개발 등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내년 목표를 올 1조6천억원보다 50% 는 2조4천억원으로 정한 진로그룹이다.쌍용그룹은 투자액을 올 6천억원에서 1백66% 늘려 1조6천여억원으로 정함으로써 투자 증가율이 가장 높다. 매출액 대비 투자 비중이 높은 그룹은 금호(22.8%),한일(22.7%),한진(17.8%),고려합섬(17.5%),기아(15.5%) 등이다.그러나 비행기 구매가 대부분인 항공회사를 빼면 합섬부문의 투자가 높은 편이다.
  • 고대 한·일 관계:중(온가족이 함께 읽는 우리역사:20)

    ◎“일 응신왕은 비류백제의 마지막 왕”/나라 망하자 일 기내지방 건너가 위왕에 올라/김성호씨등 주장… 고분서 백제마제유물 출토 「백제인이 일본을 세웠다」는 학설이 80년대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그러나 이를 정립한 공은 80년대에 이 분야를 집중 연구한 재야사학자 김성호씨와 최재석 고려대명예교수에게로 돌아가야 할 듯하다. 먼저 김씨가 82년에 발표한 책「비류백제와 일본의 국가기원」에서 주장한 일본왕조의 설립과정을 알아본다. 『고구려 광개토대왕이 396년 비류백제를 기습공격하자 왕은 왕족·신하들과 함께 위열도의 구주로 달아난다.그곳은 서기 1백년 무렵 비류백제의 혈주에 의해 개척된「담로」,즉 구주위가 있었던 곳이다. 그러나 구주왜는 원주민들의 반발로 이미 유명무실해져 비류백제의 왕은 기내(나양지방)로 가 다시 위왕으로 즉위했다.그가 일본의 15대째 왕인「응신」이다.이후 비류백제의 유신·유민들이 대거 망명해와 응신의 기내위 왕조는 국가의 기틀을 세운다. 660년(온조)백제가 신라·당의 연합군에게 멸망하고 668년 신라가 한반도를 통일하자 기내위는 670년 국호를 「일본」으로 바꾸고 「일본서기」등의 사서를 편찬했다.비로소 비류백제땅의 회복을 포기하고 독립국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김씨는 이같은 학설을 입증하기 위해 일본측 사서인 「일본서기」 「고사기」등을 정밀해부,드문드문 남아 있는 역사적 사실들을 추려내 한국의 「삼국사기」,중국의「삼국지 위지 동이전」등과 비교·분석했다. 그는 우선 응신의 즉위 직후 「일본서기」에 여러차례 등장하는 백제인의 집단망명 기사를 주목했다.응신 14년(403년)과 20년(409년)의 기록에는 백제의 1백20현,17현의 주민들이 대거 왜로 건너왔다는 기사가 나온다.김씨는 이처럼 대규모의 주민이동 사실을 하나의 국가가 자리를 옮긴 것으로 보았다. 이와 함께 응신이후 일본 국왕의 성씨가 비류백제의 왕성인 「진」씨를 이었음도 일본 상류측의 족보인 「신찬성씨록」을 통해 밝혀냈다. 이같은 김씨의 학설은 고고학 측면에서도 뒷받침되고 있다.지난 50년대 후반 기내지방의 우예야시에서는 응신왕의 고분이 발견됐다.일본의 고고학계는 응신의 묘를 발굴하는 대신 배총,즉 부속되는 묘를 발굴했는데 백제의 전형적인 마제유물들이 대량 출토됐다. 그러나 결정적인 증거는 「일본서기」속에 숨어 있다.(온조)백제가 망한뒤 주유성에서 벌인 부흥운동이 실패로 끝났을때 기내사람들이 보인 반응이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백제 주유성이 함락되었구나.이 일을 어찌해야 좋단 말인가.백제의 이름이 오늘로 끊겼으니 선조의 묘소를 어찌 왕복할 수 있단 말인가』 (온조)백제가 망하자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통곡한 당시의 일본인들.그들을 백제인이 아니라고 강변할 사람이 있을까.
  • 평화무드속 긴장의 도시(평화 싹트는 중동:6)

    ◎동예루살렘 소유권 팽팽한 대립/“팔국 수도” 아랍주장에 「이」선 “못내준다”/거리마다 PLO 깃발·아라파트사진 예루살렘 옛성(Old City)의 북쪽 헤롯문과 바로 연결되는 동예루살렘의 살라후딘로드는 팔레스타인의 인티파다(끝없는 봉기)로 유명한 거리.이스라엘이 완전 병합한 후에도 이따금씩 장갑으로 중무장한 이스라엘 경찰차나 순찰할뿐 유태인들은 잘못 들어왔다가는 돌을 맞든지 아니면 봉변을 당하는 곳이다. 곳곳에 팔레스타인 깃발과 아라파트의장의 사진이 붙어 있으며 상가 철문이나 담벼락은 낙서로 온통 떡칠이 되어 있다.탄흔들도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동예루살렘의 PLO본부인 오리엔트하우스는 이 거리로부터 두 블록 뒤에 있다.아라파트 후계설도 나도는 바이샬 후세이니를 비롯,PLO대변인 하난 아시라위 등이 있는 곳이다.팔레스타인 깃발이 높이 나부끼는 이 건물에는 주요 인사들이 회담 참석차 요르단으로 떠나고 없는데도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PLO본부 소재지 요즘은 이 지역에 테러가 거의 없다는 말을 듣고 한 블록 뒤의 맨해턴호텔에 투숙했던 기자는 자정쯤『쾅』하고 호텔건물이 흔들리면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보고 혼비백산해 호텔 밖으로 뛰어 나갔다.건물밖에는 빨간 승용차가 셔터가 내려진 호텔상가에 부딪쳐 불타고 있었다.운전사는 피를 흘리며 차안에 엎드려 있었다.깜짝 놀라 영문을 묻는 기자에게 호텔지배인은 『흔히 있는 일』이라며 대수로워 하지 않았다. 이렇게 동예루살렘(팔레스타인측은 아랍 예루살렘이라 부름)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정으로 중동에 평화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협정에는 가자지구­예리코에 5년간의 자치가 실시된 후 요르단강서안(웨스트뱅크)과 가자지구에 탄생할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수도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기때문에 그를 둘러싼 유태인과 팔레스타인간의 공방이 벌써부터 극단적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67년 6일전쟁 이후 요르단땅이었던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이스라엘은 웨스트뱅크와 가자지구는 점령지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골란고원과 함께 동예루살렘은완전병합해 버렸다.따라서 자동차 번호판도 웨스트뱅크의 파란색,가자지구의 흰색과 달리 동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같은 노란색이다. ○수도문제 보류상태 동예루살렘 문제는 양측이 한발도 양보할 수 없는 미묘한 문제를 안고 있다.이번 협상과정에서도 이스라엘측은 동예루살렘의 반환문제는 일체 고려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고,반면에 팔레스타인측은 독립국의 수도는 당연히 동예루살렘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양보하지 않았다.결국 이 문제에 대한 논의는 5년후 독립국 설립때로 보류된 상태다. 동예루살렘에 위치하고 있는 예루살렘 옛성을 가보면 이 지역을 놓고 무엇 때문에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가를 바로 알 수 있다.회교지역,유태인지역,기독교지역,아르메니아지역으로 크게 사분되어 있는 옛성은 기원전 1천년쯤 다윗왕시대부터 16세기 오토만터키의 술레이만 황제시대까지 이 지역을 점령했던 여러 종파에 의한 건설과 파괴가 진행돼 오면서 구원이 쌓여 왔다.특히 솔로몬왕의 성전을 허물고 회교사원이 들어선 「통곡의 벽」을 둘러싼 유태인과팔레스타인 사이의 감정대립은 그중에서도 가장 첨예했다. ○그린라인 사라져 이 때문에 예루살렘은 원래 웨스트뱅크 한가운데 있는 도시였으나 이스라엘 독립 당시 이스라엘측이 강력하게 예루살렘을 주장,1949년 요르단과의 경계선인 그린라인 획정시 예루살렘 시가지를 동서로 나누고 회랑을 만들어 서쪽의 가나안땅과 서쪽 예루살렘을 연결시켰던 것. 오늘날 예루살렘 시내에서 킹 다윗 스트리트와 나블루스 로드를 연결하던 그린라인의 자취는 찾아볼 수 없다. 외관상으로는 동서 구분없이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그러나 수도문제만 나오면 모두가 열을 낸다.동예루살렘에 있는 팔레스타인 국제문제연구소(PASSIA)의 이야드 무나연구원(34)은 『팔레스타인국의 수도는 역사적으로 보나 지리적으로 보나 당연히 동예루살렘이 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스라엘이 굳이 반대한다면 이스라엘을 국제도시로 만들어 유엔관할로 하는 등의 방법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옛성의 유태인구역에서 만난 고미술상 주인 이츠하크 그로스만(40)은 『예루살렘이 다시 분할돼 시가지에 그린라인이 되살아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 돈이 돌아야 경기가 살아난다(최택만 경제평론)

    경제의 혈액인 돈이 돌지 않는다고 한다.이른바 화폐의 퇴장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 같다.사람이 동맥경화증에 걸리면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는 것과 같이 경제에 이상이 생기면 돈이 제대로 돌지 않는다.수혈을 한다고 해서 혈액순환이 정상화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통화를 늘린다고해서 자금순환이 바로 잡히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통화를 늘린다고 해서 금고속에 들어간 돈이 나오지 않는다.지난 상반기중 퇴장된 돈이 1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계되고 있고 하반기 중에도 4천억원내지는 6천억원 정도가 더 퇴장될 것으로 한 민간경제연구소는 전망하고 있다.돈이 연간 20회 회전한다고 가정할 경우 1조원이 퇴장하면 연간 약 20조원의 돈이 돌지않는 효과가 발생한다.하반기에 퇴장될 것으로 보이는 돈까지 합치면 약 30조원이 사장되는 결과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화폐의 퇴장현상이 생기면 통화관리의 교란,금융기관의 신용창출의 위축,시중유동성 감소 등의 부작용이 초래된다.실제로 금융실명제 실시로 화폐의 퇴장현상이 생기자 금융정책당국은 통화의유통속도가 떨어져 통화를 늘려 공급해도 인플레 위험이 없다며 통화공급을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퇴장현상이 심해지면 퇴장된 만큼 화폐를 추가로 공급하지 않으면 시중에 자금난이 발생한다.그러나 자금난 해소를 위해 통화를 확대할 경우 물가가 불안해진다.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통화를 환수해야 하나 일단 방출된 통화를 환수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또 시중에 풀린 돈이 금융기관으로 환수되지 않으면 금융기관의 대출여력이 줄어든다.금융기관의 대출이 줄면 시중 자금사정은 나빠지게 마련이다.일련의 이러한 악순환이 장기화 될 경우 생산활동이 둔화되고 경제의 성장·발전이 어렵게 된다.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0·5∼1%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0·5%포인트 정도 경제성장이 낮아질 경우 국민총생산이 1조2천5백억원이 줄며 1%가 감소하면 2조5천억원이 사라진다. 결국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살아 난다.개인금고에서 잠자고 있는 돈을 끌어내는 일은 경제를 살리는 것과 같다.퇴장된 돈을 제도금융권으로 끌어 들이기 위해서는 우선 금융기관 예금과 거래에 대한 비밀이 철저히 보장되지 않으면 안된다.금융실명거래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명령에 규정된 비밀보장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준수되어야 한다. 비밀보장이 잘 지켜 질 경우 최소한 「숨은 돈」은 금융기관으로 다시 환류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검은 돈」은 사장된채 나오지 않을 것이다.문제는 이 돈을 어떻게 양지로 끌어내느냐이다.그것은 금융실명제 정착의 관건이자 경제회생의 명제이다.경제학자나 전문가들은 「검은 돈」의 유인책으로 기명식 국공채의 발행을 권고하고 있다.저리의 채권을 발행하여 「검은 돈」을 흡수하는 것은 경제적으로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길로 여겨진다. 금융실명제의 보완못지 않게 주요한 것은 국민 각계각층이 금융자산을 선호하도록 하는 일이다.고위공직자 재산공개과정을 보면 그들은 총재산의 84%를 부동산으로 갖고 있다.이처럼 고위공직자들 조차 예금을 기피하고 있다.정부는 공직자의 금융자산 보유성향을 인사고과에 반영하여 금융자산을 선호하도록 유도할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금융실명제 실시를 계기로 저축을 많이 하는 공직자나 시민이 사회로부터 존경을 받는 풍토를 조성해 나가는 일이 긴요하다. 화폐를 개인금고에 넣고 있는 사람들도 개인의 이익추구가 전체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사익의 추구가 공공의 이익과 배치될 때는 그 행위를 중단할 줄 알아야 한다.언제까지 현금을 집에 보관하는데 따른 위험부담과 금리의 포기라는 2중의 피해를 감수하면서 돈을 사장시키고 있을 것인가.일단 금융기관에 예치하여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을 것이다. 금융정책당국과 금융기관은 어느 누구보다 분발이 있어야 하겠다.금융정책당국은 통화를 늘리는 것보다는 돈을 돌게하는 지혜를 짜내는 것이 더 시급하다.먼저 금리자유화를 앞당겨 금리에 의한 저축유인이 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퇴장된 돈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금리의 저축유인이 적으나 장기적으로 그렇지가 않다.금융기관들은 고객에 대한 비밀보장을 철저히 하여 공신력을회복하는 동시에 시중의 유동자금을 산업자금화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 레베카의 약점/변태성욕자에 약점잡힌 부부 심리 그려(새영화)

    편집광적인 변태성욕자에게 약점을 잡힌 한 선량한 부부의 심리를 치밀하게 그려낸 스릴러물이다. 가구점을 경영하는 부부인 더그(론 실버)와 린(레베카 드 모내이)은 사업차 멕시코에 다녀오다 국경근처에서 한 사나이를 자동차로 치고 달아난다. 그런데 어느날 셸(룻거 하이거)이라는 남자가 나타나 국경에서의 일을 다아는 듯이 행동을 하며 이들 부부가 경영하는 가구점에 취업시켜 줄것을 요구한다. 협박에 못이겨 셸을 고용하지만 그는 안하무인에 변태성욕자의 기질을 보이며 부인 린을 희롱하려 든다. 추리소설식의 흥미진진한 구성,예기치 않은 사고로 쫓기는 듯한 불안에 떠는 부부의 심리묘사,룻거 하이거의 음침하면서도 섬뜩한 연기,극적인 반전등이 어우러져 시종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못하게 한다.
  • “졸면 죽는다”…혀깨물며 사신 쫓아/구사일생 광원의 매몰 91시간

    ◎힘빠진 동료5명 차오르는 물속으로/생환일념으로 암흑·갈증·추위와 싸워 무덤속 같은 91시간이었다. 태백 통보광업소 매몰사고의 유일한 생존자 여종업씨(32)는 2천m가 넘는 지하막장 탄더미속에 갇혔던 91시간을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마지막 채탄을 위한 발파작업을 마치고 점심을 먹기위해 마무리를 하던 순간이었다.이때가 13일 낮12시쯤.갑자기 뒤쪽에서 『물이다』는 고함소리에 너나없이 채탄을 준비하는 막장으로 뛰었다.곧이어 「꽝」하는 굉음과 함께 물이 터졌다.막장안 광원들은 모두들 본능적으로 눈과 코를 막았다.발을 적신 물은 빠른 속도로 허리께로 올라왔다.막장은 30도정도의 경사진 2평남짓한 공간. 계속 물은 차올랐다.극도의 두려움을 느낀 동료 가운데 일부는 손도끼로 갱목에 「가족에게 2억원을 달라」는 유언을 새기기 시작했다. 물이 키를 넘어서면서 모두 천장의 갱목에 필사적으로 매달려 얼굴만 내놓고 간신히 숨을 쉬었다.그렇게 하기를 30분남짓. 힘이 부친 동료들은 갱목에서 손을 놓고 하나둘씩 「죽음」속으로 빠져들었다.몇시간이 지났을까.서서히 물이 빠져 나간 갱도 곳곳에 숨진 서승구씨 등의 5명의 사체가 드러났다. 비통에 잠길 겨를도 없었다.일단 동료들의 시신을 한데 모아놓고 주위를 살폈다.공기파이프가 절단돼 있었다.체력소모를 줄이고 산소를 아끼기 위해 시신옆에 반듯이 누웠다.이전에도 10시간 갱속에 갇힌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구조작업이 간단치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암흑은 곧 죽음과도 같았다.엄습해오는 극심한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 12시간 쓸 수 있는 헬멧의 안전등을 2∼3분 간격으로 켰다 껐다.공포와 함께 찾아온 배고픔과 타는듯한 갈증이 혀를 태웠다.바닥에 깔린 물은 석탄물이어서 도저히 마실 수 없는 상태였다.살기 위해 헬멧에 오줌을 받아마셔야 했다. 희박한 공기속에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졸음이 오기 시작했다. 「자면 죽는다」는 생각에 온몸을 꼬집었다.그럼에도 정신을 잃고 퍼뜩 눈을 뜨기를 몇차례를 거듭했다. 『나는 살 수 있다.아니 살아야 한다』­지상에서 구조를 기다리며 애태울 아내 지대숙씨(29)와 아들 형규(12)·성규(10)를 떠올리며 졸음을 이기려고 혀도 깨물었다. 멀리서 「쿵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구조대가 다가오고 있었다.살아난다는 확신을 「신념」이 아닌 「사실」로서 확인한 순간이었다.
  • 대전 구즉동/「할머니 묵집」(맛을 찾아)

    ◎겨우내 얼린 도토리 빻아 온종일 끓여/쫄깃한 감촉·구수하고 칼칼한 맛 일품 대전 구즉동 묵은 그 독특한 맛으로 유명하다. 할머니묵집(주인 강태분·67)은 구즉동 묵의 원조로 맛이 으뜸이다.그래서 평일에는 5백명,주말이나 휴일에는 1천명이 넘는 손님이 북적댄다. 이 집의 묵은 구수하고 칼칼한 맛이 비결이다.이 맛은 강씨의 40년간 밴 손끝에서 우러나온다.지금은 외아들 내외와 손자며느리가 이를 도우면서 전수받고 있다. 묵은 가을에 사들인 도토리를 창고에 쌓아놓고 그때그때 만든다.겨우내 물에 얼린 도토리를 봄에 말려 집에 설치한 방아로 빻은뒤 채로 거른다.자기집 샘물과 도토리전분을 섞어 하루종일 끓이면 묵이 된다.흐물거리지 않고 쫄깃한 감촉이 독특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묵을 끓인 샘물에 섞어 김·고춧가루·깨소금·간장등을 넣고 잘게 썬 고추양념과 김치를 곁들이면 독특한 맛이 살아난다. 이 집에선 메밀묵도 같은 방식으로 직접 만들어 판다.값은 2천원으로 도토리묵보다 5백원이 싸다. 특히 인삼·찹쌀·대추등을 넣은 1만5천원짜리 백숙은 복더위를 이기는 건강식으로 제격이다.또 집에서 직접 빚은 한되당 3천원짜리 동동주는 감칠맛을 한껏 더해 준다.도토리와 메밀가루를 섞어 지진 부친개(1장당 1천5백원)를 나눠먹는 가족들의 정겨운 모습도 이 집에선 쉽게 볼 수 있다.3∼4명에 3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강씨는 6·25사변후 가난한 살림을 돕기위해 묵집을 시작했다.처음엔 인근 공무원과 교사들이 많이 찾았으나 지금은 종업원을 15명이나 둘 만큼 커졌다.요즘도 묵맛을 잊지 못해 당시의 교사들이 들르곤 한다.이웃이나 친척에게 주려고 묵을 물동이로 사가는 사람들도 많다. 구즉마을은 엑스포장에서 대전북부서 방면으로 7㎞정도 가다 신구교 바로 앞에서 좌회전해 들어간다.구즉동사무소 앞에서 골목을 돌면 할머니집이 나온다.(042)­931­5842
  • 연극 「마술가게」(객석에서)

    ◎일그러진 세태풍자… 폭소에 더위 잊어 「벗는 연극,벗기기 연극」이라는 달갑지 않은 바람이 불고있는 대학로 연극가에 「연극적인 연극」을 추구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30대 신세대 연극인들의 창작극 한편이 공연되고 있다.세미예술극장에서 내년 2월말까지 장기공연되는 「마술가게」(이상범작·박광정연출)가 바로 그 작품.지난해말 극단 연우무대가 「해질녘」과 함께 워크숍공연으로 무대에 올렸다가 문예회관 소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공연됐던 화제작으로 30대 젊은 극작가와 연출가의 기지와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돋보이는 연극이다. 이 작품은 공연때마다 배역들을 대부분 바꿨고 희곡도 15번씩이나 수정했다.이를 열악한 제작여건 탓으로 돌릴 수도 있겠지만 이보다는 「완성품」을 향한 이들의 지칠줄 모르는 열정과 실험정신으로 볼 수 있다. 연극 「마술가게」는 어느 고급 의상실에 침입했다 우연히 마주친 두명의 도둑이야기다.돈을 훔치면서도 자신들은 피라미에 불구하고 더 큰 도둑은 도처에 널려 있다고 호기를 부리며 사회에 대해 거침없이 욕설을 퍼붓는다.난장판을 만들어가며 한판 벌이고 있다 늙은 도둑이 건물 경비에게 붙잡힌다.도망쳤던 젊은 도둑이 경찰로 변장해 늙은 도둑을 구해 사라지고 철저한 직업정신으로 무장된 경비는 자신이 속은 줄도 모르고 의상실을 둘러보다 아내를 위해 값비싼 옷을 살짝 들고 달아난다. 「마술가게」는 한마디로 한여름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청량음료다.일단 부담없이 연극을 즐길 수 있다.1시간 20분동안 마음껏 웃어제낄 수 있다.잘못 돌아가고있는 세상에 대한 풍자가 폭소속에 묻혀 자연스럽게 전달된다.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와 춤,이무송의 노래,「무문대도」를 둘러싼 유머등이 오늘을 살고 있는 이들의 공감을 쉽게 불러일으킨다.대통령선거열풍이 뜨거웠던 초연무대때와는 상황이 달라져 툭툭 던져지는 대사의 묘미가 조금은 덜하지만 현실에서 「큰 도둑」들의 인생무상을 지켜본 뒤라 쉽게 공감하게 된다.또 움직이는 마네킹은 이 연극을 가장 연극적이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일부에서는 이 작품을 「90년대판 칠수와 만수」라고 한다.사회의 자화상을 그리는 30대 연출가의 감각적인 연출은 「풍자의 무게」를 한꺼풀 벗겨내면서 무리없이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을 담아낸다.그러나 너무 많은 생각을 한꺼번에 담다보니 하나의 흐름을 유지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 나른한 복더위 한약으로 활기 찾자

    ◎“백해무익은 속설”… 한의가 권하는 여름 보약/인삼·맥문 동·오미자 달여 먹으면 원기 회복/초과·오매·꿀등 냉수에 타 마시면 갈증해소/체질분석·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부작용없어 여름보약은 약효가 땀으로 다 새어나가 무익하다는 속설이 있다.그러나 한의사들은 오히려 식욕이 없고 나른한 삼복더위때에 면역기능과 대사활동을 촉진하는 보약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나한방병원 최서영원장(한의학박사)은 『여름더위는 지나친 발한,체내 전해질대사의 평형이상,심장부담등을 유발해 식욕감퇴,두통,어지러움,식은땀,정신적 불쾌감,피로를 가져온다』며 여름철만 되면 몸이 약해지거나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기혈을 보충하고 심장부담을 덜어주는 보약을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대한한의사협회 허창회회장도 『단순히 몸에 양분을 공급하는 영양제나 건강식품과 달리 여름보약은 인체의 허약한 부분을 보익함으로써 인체기능의 조화를 이루고 잔병을 퇴치시켜 준다』고 주장한다. 전문의들이 추천하는 대표적 여름철 보약으로는생맥산(생맥산),제호탕,청서익기탕(청서익기탕),보중익기탕(보중익기탕)등이 꼽힌다. 인삼 맥문동 오미자를 1대2대1 비율로 섞어 달인 생맥산은 여름철 보약중에서도 으뜸으로 친다.인삼은 차가워진 몸속에 열이나게 하는 약재로 기력과 원기를 돋우고 진액이 생기게 해 갈증을 풀어준다.맥문동은 폐를 튼튼히 하고 기운이 나게 하며,오미자는 진액을 생기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한방의 링거」로 불리는 생맥산은 더위를 먹어 기력과 식욕이 떨어지거나 두통,고열등의 주하병(주하병)을 다스리는데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가루로 만들어 1회 10g가량을 물에 타서 청량음료 대신 마시면 생기가 돋아난다.체질에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수험생,직장인에게 알맞고,5만원가량만 들여도 3인가족이 한여름을 날 수 있다. 제호탕은 꿀을 약한 불에 데운뒤 초과,오매,사인,백단향의 한약제가루와 섞어 만든 처방약.차갑게 보관했다가 냉수에 타서 마시면 더위먹음 치료와 갈증해소에 효과가 탁월하다. 이밖에 단너삼,승마,인삼,귤껍질,당귀,칡뿌리등이 주요 재료인 청서익기탕은 여름철에 습열을 받아 온몸이 나른하고 정신이 흐리거나 가슴이 답답할 때 복용하면 좋다.또 보중익기탕에는 단너삼,감초,흰삽주,시호등이 들어가는데,기가 허하고 식은 땀이 나며 미열이 잦은 사람에게 많이 쓰인다. 하지만 보약도 체질과 신체상태에 맞아야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보약에 대한 맹신에서 비롯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전문 한의사의 체질분석과 처방에 따라 올바르게 약을 복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때론 마음의 명경대앞에 서보자(박갑천칼럼)

    고속버스를 타면 휴게소에서 10∼15분 정도 쉰다.그런데 처음에 일러준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승차하지않은 승객이 있다.얼마전 남쪽에서 상경하는 고속버스에서도 겪은 일이다.얼른 승차하라는 방송을 하고나서야 20대의 여성 두사람이 올라온다.불만과 항의의 시선이 쏠리건만 별로 미안해하는 기색도 없이 뜬뜬한 표정이다. 그것도 문제였지만 달리 따져볼때 그 버스안에 두여성을 나무랄만한 자격의 사람은 또 얼마였겠느냐도 문제다.너나할 것 없이 「나만 좋으면…」 「내이익을 위해서라면…」 남을 의식하지 않는 공중도덕부재의 세월을 살아오고 있지않은가.이는 7월1일부터 시작된 「기초질서 위반사범」단속의 결과 하나만 놓고보아도 알게된다.서울경찰청의 경우 6일까지의 총단속건수가 19만6천9백46건이었다.무단횡단이 가장 많았고 그다음을 담배꽁초 버리기가 잇고있다.이러니 적발안된 경우까지를 전국적으로 합치면 얼마에 이르겠는가. 정작 생각해봐야 할일은 그다음에 있다.앞서의 두여성도 제자리에 앉아서는 조금전 식당에서 겪은 「남의 잘못」을 얘기했던 것인지 모른다는 그점이다.기초질서 위반사범들도 남의 허물은 입에 올린다.그러면서 자기의 모습만은 바로보려 않는다.제목소리만을 높이는 분규현장 또한 마찬가지다.역지사지 해보는 슬기를 잃고있다.가정에서의 분란이나 직장에서의 반목도 그렇다.그렇게 「나」만 있고 「너」는 없는 양한 태도를 나도갖고 너도 가질때 세상이 조용할수는 없다. 가볼수 없어 유감이지만 금강산기행문을 쓴사람이면 언급하는 것이 명경대다.명경대란 본디 명부에 있는 것인데 어떤중이 죽어서 명부에 갔다가 살아난다음 여기에 와본즉 명부의 명경대와 같았기에 그렇게 이름붙였다고 한다.그래서 명경대주변에는 염라대왕봉·판관봉·죄인봉·사자봉 같은 이름의 봉우리가 있고 황천강에 지옥문도 있다.그 명경대앞에 서면 명부의 그것과 같이 과거·현재·미래의 모든업과(업과)가 그대로 비친다는 것이다.어느날 이 명경대앞에 선 춘원 이광수(춘원 이광수)는 영탄한다.『…그렇다.이세대 사람으로 감히 명경대앞에 설이가 몇이나 되오리까…』하면서.그 명경대가 어찌 사람마다의 마음속에 없다고 할일인가. 『남의 처지에 나를 비겨본다』(근취비)는 말이 「논어」(논어:옹야편)에 보인다.그마음이 인으로 통한다고 덧붙여놓고도 있다.아집에 쫓겨사는 가운데서도 때로는 자신을 마음속 명경대앞에 세워놓고 볼일이다.그럴때 제허물 많아 남의탓할 짬이 없음을 알게 되련만.
  • 김 대통령­재벌총수 청와대 만찬 대화록

    ◎“노­사­정은 공동운명체”/김 대통령/“노동정책 앞으론 혼선 없을것”/“「현대」등 제3자 개입 정부서 적극 차단을/「정치9단」 김대통령,경제도 믿을만 하다”/재벌총수 김영삼대통령은 2일 저녁 청와대에서 30대 재벌총수들과 만찬을 갖고 노사분규등 경제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만찬은 자유로운 토론분위기 조성을 위해 발언자를 밝히지 않기로 해 대통령을 제외한 다른 참석자들의 발언은 모두 익명으로 처리했다. 다음은 대화요지다. ­김대통령=지금이 경제를 살려 선진국에 들어가는 중대고비다.정부의 노동정책은 앞으로 절대 혼선이 없을 것이다.경제를 살리는 길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라면 중대한 결심을 하겠다. ­현재 수출이 좋은 조건인데도 노사문제가 발생,우리경제를 살리는데 큰 장애가 되고 있다.최근의 노사관계는 단순한 노사문제가 아니라 주사파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제3자개입을 하고 있다. ­정부가 예방적 차원에서 이러한 제3자 개입을 엄격히 막아주면 노사문제는 처리할 수 있다. ­현총련은 근로시간·무노동부분임금·해고자복직등을 일괄타결하려 한다.이는 외부와 연계해 총파업하려는 것인데 그 배후는 제2의 노총을 설립하려는 세력이다.현재의 노사문제 쟁점은 해고자복직이다.사실 복직자는 웬만하면 다 복직시켰다.나머지 극소수는 위장취업자거나 사상이 의심스러운 자다.이들은 특히 옛날 자기가 있던 위치로 보내달라고 한다.노조에서의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이다.제3자 개입을 정부차원에서 단호하게 막아달라.근로자 복지는 성의껏 한다.다만 정치적인 것은 안된다. ­한국 기업의 노임이 오히려 영국보다 높다.한국 경제의 큰 문제는 노임과 기술문제다.기술문제의 80%는 기업이 자체해결하지만 20%는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이 필요하다.단기·중기·장기적으로 항만·도로·전력사업을 벌여나가야 한다. ­현대의 노조파업 움직임과 연대해서 대우조선도 동조파업 움직임이 있다.쟁의를 하려다 대의원 총회서 자꾸 부결되니 연판장을 돌려 불법으로 쟁의신고를 한다.단순히 현대만이 아니고 다른 기업 노조와 연대,스케줄에 따라 총체적으로 몰고 가려는 움직임이다.한번 파업에 들어가면 엄청난 피해를 일으키니 미리 예방해야 한다.현재 자동차 수출이 매우 잘되고 있는 시점이다.생산만 하면 파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87,89년 계열기업에서 대파업이 일어나 아주 어려움을 겪었다.당시 노조측은 각 기업별로 연합해서 일괄적으로 같은 수준의 타결을 요구했다.이에 대응하느라고 기업조정실을 해산해버렸다.그룹별로 가이드라인을 정할 것이 아니라 각사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그렇게하니 노조연합이 안돼 노사가 순조로워졌다. ­김대통령의 의지가 강해 신경제는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국내외의 여건이 매우 좋다.우리를 추격하던 후발개도국들도 임금이 높아져 한계에 와있다.앞으로 6개월이 지나면 신경제의 효력이 나올 것 같다.다만 뜻하지 않은 노사분규가 암초로 등장했다. ­상반기는 국내의 여건이 불투명,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하반기에는 투자가 되살아 날 것으로 본다.5월에 수출이 작년보다 7.2% 상승하고 수입이 2.6% 감소했다.이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다.오늘의 모임은 만시지탄이 있다.그동안 매우 섭섭했다.문제는 우리의 정신이다.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우리경제는 일어난다.석달에 한번씩 만찬에 초대해준다면 분명 경제는 살아난다. ­신경제5개년계획은 우리 업계가 오랫동안 갈망하던 금융자율화와 행정규제완화를 담고 있다.외형은 과거와 비슷해보이지만 내용은 잘 돼있어 성공률이 높아보인다.다만 실물경제와 연결고리가 맞아야 한다. ­옛날에 어디서 전화오면 무슨 말인가 고민했었다.이제는 정치자금을 받지 않는다고 대통령이 말했기 때문에 쓸데없는 걱정을 안해도 된다. ­여기 모인분들은 우리나라 경제의 터전을 닦은 분들이다.김대통령이 정치는 9단이지만 경제는 어떻게 할까 걱정을 했는데 믿을만 한 것 같다.기업이 내것이 아니라 국가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노사관계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과학기술이다.일본에 25년이 뒤져 있다. 학계와 기업·정부가 일치해서 과학기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돈을 잘 다뤄야 한다.잘못 다루면 부동산이나 해외로 달아난다.돈 가진게 죄라는 생각은옳지 않다. ­유럽에 공장을 지어보면 토지를 무상으로 주거나 싼값으로 공급한다.기술만 갖고 가면 모든 걸 처리해준다.한국에서 이렇게 하면 정경유착이라고 할 것이다.국내에서 투자가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의 노동정책이 분명치 않다.자동차를 없어 못판다.노동력은 양질이다.문제는 근로자의 정신에 있다. ­김대통령=여러가지로 보고 받았지만 여러분 만나니 느끼는 점이 많다.기업인과 대통령이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얘기한 적이 있나.이것 자체가 엄청난 변화다.오늘 심각하게 얘기 들었다.나는 성격적으로 나라 위해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한다.나는 다시 선거할 일이 없다.나라를 위한 일이라면 사심없이 무엇이든 하겠다.우리나라 살리는 길이라면 중대한 결심도 하겠다.오늘 매우 유익했다.가급적 자주 이런 기회를 갖자.
  • 염소불고기 전문 부산 「우물집」(맛을 찾아)

    ◎방목 염소만 사용… 쫄깃한 맛 일품 부산의 웬만한 식도락가나 금정산을 찾는 등산객들은 누구나 한번쯤 들렀음직한 집-금정산에 자리잡고 있는 염소불고기 전문식당 「우물집」(주인 도성연·67)이 바로 그집 이다.독특한 맛의 염소불고기에 구수한 산성막걸리를 겻들이노라면 이집이 왜 소문이 났는지 알만하다.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 금강식물원에서 구절양장같은 산길을 돌아 7㎞ 남짓 올라가면 이 음식점이 위치한 산성마을에 이른다.30년전만 해도 적막산촌이었지만 지금은 길손을 부르는 음식점이 1백여곳이나 들어선 음식촌으로 변했다.우물집은 여기서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이집의 염소불고기의 맛은 세월의 두께만큼이나 깊고 독특하다. 질좋은 고기,갖은 양념 그리고 50년동안 전수돼온 「비법」이 밴 도씨의 손끝에서 그맛이 빚어진다.밀양·양산·진영 등 경남일대의 야산에서 방목해 키운 질좋은 염소만을 골라 쓴다.고추장에다 된장·마늘·양파·참기름·설탕등 8∼9가지의 양념을 고기와 정성껏 버무린 뒤 반나절 정도 숙성시킨다. 이런과정을 거친 고기를 참숯불에 구워 싱싱한 상추에 싸 먹으면 염소불고기 특유의 쫄깃한 맛이 그대로 살아난다.노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 것은 물론 연육제를 전혀 쓰지 않아도 육질은 유난스레 부드럽다.도씨가 직접 담근 「산성막걸리」한사발을 곁들이면 제격이다. 1㎏(2인분)에 2만5천원을 받는다.막걸리는 한되에 5천원.그래서 3만∼4만원이면 3∼4명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금강공원입구에서 차편으로 20분정도 걸리며 좌석버스가 30분 간격으로 다닌다. 단체손님을 위해 무료로 교통편이 제공된다.(051)­517­5130
  • 격전지 베티고지 초병“전선이상무”/6·25 43돌…그날의 현장르포

    ◎중공군 수십차례 공격… 1개소대 사수/“3개대대 격퇴” 전공 새겨/10만명 발길… 충혼탑 준비 동족상잔의 비극은 강허리마저 남북으로 갈랐지만 강물은 지금도 한줄기가 되어 흐르고 있다. 임진강이 손에 잡힐듯이 내려다보이는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해발 2백64m 중부전선 독수리 고지. 갑자기 찢어질듯 터져나오는 대남비방방송이 비무장지대의 적막을 깨면서 한가롭게 풀을 뜯던 노루 한마리가 놀라 달아난다. 서울(65㎞)보다 평양(40㎞)이 더 가까운 고지위에서 불과 1㎞거리에 있는 북한측 초소를 응시하는 태풍부대 장병들의 눈초리가 매섭게 빛난다. 베티고지는 휴전을 앞두고 한치의 땅이라도 더 확보하기위해 막바지 격전이 계속되던 53년 7월15일 아군1개소대가 중공군 3개대대를 맞아 백병전을 벌여 승리한 6·25의 최대 격전지.당시 1사단 11연대소속 김만술소위(92년작고)는 소대원 34명을 이끌고 고지를 점령한 뒤 18시간동안 19차례에 걸친 중공군의 파상공격을 받았으나 죽음을 각오한 소대원들의 결의앞에 중공군들은 낙엽처럼 떨어졌다.중공군 3백56명 사망에 아군6명 전사,18명 부상. 지난91년 독수리고지위에 태풍전망대가 세워진뒤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전사의 현장 베티고지를 둘러본 사람들이 10만여명에 이른다. 또 베티고지전투등 6·25참전 생존자들로 구성된 「대한민국 육탄용사회」가 당시 11연대를 상징하는 11각형의 충혼탑건립을 준비하고있어 이곳 장병들의 각오를 더욱 새롭게 하고 있다. 초병 박태숙일병(22)은 『최근 북측은 김정일우상화와 핵사찰문제대한 대남방송선전을 더욱 강화,전선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말하고 『언제 돌발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적을 무찌를 각오가 돼있다』고 다짐했다. 6·25때 전장에서 부친을 잃고 유복자로 태어난 양치규대령(43·육사29기)은 『최근 북한군초소에서 집단패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는등 해이해진 군의 상황을 감지할수 있다』고 설명하고 『이럴때일수록 내부불만을 해소하기위한 국지전등의 도발가능성이 많은 만큼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군은 지난달 2일과 지난16일에도 아군초소를 향해 기관총사격을 가해왔다고 남북대화의 그림자속에 가려진 전선의 실상을 설명했다.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면 반드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즉필생」의 교훈의 현장을 목격하면서 근무에 나서는 우리부대장병에겐 두려움이나 공포가 있을 수없다는 중대장금진석대위(30)는 『전선 이상무』를 외치며 경계근무를 벌이고 있는 초병들을 향해 베티전투당시의 선배들보다 더 깊은 신뢰와 필승의 눈길로 화답했다.
  • “언론계 자성,오보방지 계기돼야”/오 공보처,「오보사건」 일문일답

    ◎보도경위·책임 규명이 「정 기자사건」 본질/언론 자기성찰 있어야 원만한 해결 가능 오인환공보처장관은 17일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앙일보 정재헌기자 구속사건에 대한 정부측의 공식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정기자는 권령해국방장관이 출국금지를 당했다는 기사를 썼다가 권장관으로부터 명예훼손혐의로 피소,구속됐다.정기자문제는 향후 언론의 보도태도,정부와 언론과의 관계재정립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계의 관심을 끌어왔다. 다음은 오장관과의 일문일답 요지.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기본 입장은. 『이번 사건은 중앙일보 보도내용이 잘못됐다는 권국방장관의 문제제기로 시작된 것이다.오보가 나오게 된 경위라든가 그 책임을 따지는 것이 본질이다.그럼에도 마치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것인양 일부에서 성격을 변질시키려하는데 정부는 우려하고 있다.언론자유는 상응하는 사회책임을 동반할 때 뜻이 살아난다.그런데 새 정부출범이후 오보로 추정되는 보도가 98건이나 있었다.짧은 기간에 이 정도의 오보가 있는 경우는 선·후진국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중앙일보사태는 오보에 대한 언론계의 진지한 반성과 함께 오보양산을 방지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문민정부가 언론을 다스리려는 정치사건을 만들려해서는 원만한 해결이 어렵다』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데도 구속했어야 했나. 『오보발생당시 권국방장관은 한미국방장관회담을 위해 출국을 앞두고 있었다.오보내용이 뉴스를 통해 미국을 포함한 우방국에 전달됨으로써 권장관이 업무수행에 차질을 받게 되었다.촉박한 시일에 쫓겨 언론중재위절차를 밟기에는 시간이 없었다』 ­명예훼손으로 구속되는 것은 드문 일인데. 『중앙일보가 오보사실을 알고 그 기사를 전면삭제했고 파격적인 정정보도와 함께 사고를 낸 것은 높이 평가한다.그러나 그로 인해 오보의 위법성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오보사건에 대한 사법적인 실체의 진실을 가려내는 것이 필요하다』 ­오보의 원인으로 투명행정미비를 들기도 하는데. 『문민정부의 언론정책은 투명성과 공개성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모든 것을 숨기지 않고국민에게 알린다는 것이다.하지만 정부행정이 방대하고 복잡해 아직 충분히 취재활동을 뒷받침하기에 미진한 점도 있다.원천적으로 오보가 나오지않도록 여러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대통령의 반응은. 『대통령은 언론에 관해 과거 어느 대통령보다 깊은 이해를 갖고 있으며 언론자유를 인간의 생명과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다만 언론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보형태로 나오면 인권침해등 바람직하지 못한 사태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고통을 느끼고 계신다』 ­오보에 대해 앞으로도 유사하게 대응할 것인가. 『국가 공권력의 행사도 언론자유 못지않게 중요하다.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가 오보사태를 더이상 견디기 힘들다는 경종이 되어야 한다』 ­정기자의 향후 처리방침은. 『법무부소관이지만 일반론적으로 얘기해서 언론이 이번 사건을 언론자유제한이라는 쪽으로 몰지말고 자기 성찰의 계기로 삼는 태도를 뚜렷이 보인다면 원만한 해결도 가능할 것이다』
  • 「열음」의 6월(외언내언)

    덥다.6월이 열린다.5월은 6월한테 더위를 바통터치하고 가버린다.지난29일(토요일)의 서울지방 낮 최고기온은 31·8도까지 올라가 17년만의 5월 무더위를 기록했다지 않은가.이 더위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주중에 비가 내려야 좀 꺾일 것이라고 한다.가정마다 선풍기를 꺼내야 했고 그런만큼 불쾌지수도 높아지는 가운데 맞는 6월이다.사실 토요일의 서울사람들 귀로는 막힌 교통과 오랜만에 맡는 최루탄냄새로 해서 불쾌지수가 한결더 높았다고도 하겠다.대학생들 의식은 지난날에 머물러있나 싶어지면서. 『…수풀밭의 벌레소리는/희미하게 들리며/말없는 때는 가기만 하여/낮잠은 끝없이 깊어지어라』(육월의 낮잠)고 읊는 사람은 안서 김억시인.한가로운 여름날의 하오였던 것이리라.하지만 민족의 비극을 몸소 겪은 시인의 6월에 대한 생각은 그럴수가 없다.『6월이오면/생각이 난다/6·25의 참상이 되살아난다/분전하던 전우들은/찾을길 없고/용감했던 그모습만 되살아난다…』(문중섭시인의「육월이 오면」).6월은 그렇게 아픈 생채기를 건드리는 현충의달이기도 하다. 산야가 진초록으로 모습을 바꾸는 여름.그여름은 위대하다.엄숙한 계절이다.땀을 흘리게 하면서 땀의 「열음」(실)을 약속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용비어천가에 보이는 『곶 됴코 여름 하□니…』의 「여름」은 곧 열매이니 여름(하)과 열음(실)의 관계를 헤아리게 해준다.중세어에서 「녀름」이나 「여롬」이 「하」의 뜻으로 쓰이면서 「녀름짓다」가 「농사짓다」는 뜻이었음에 상도해야겠다.가을날의 풍요로움을 있게 하는 「열음」의 계절이 땀흘려야 하는 여름이다.위대하고 엄숙하다고 하는 뜻이 여기에 있다. 그 「열음」있게 하는 농촌은 지금 한창 바쁘다.부지깽이라도 손으로 쓰고 싶은 때이건만 일손이 달린다.그나마 노년층과 부녀자가 대부분이다.서울신문이 펼치고 있는 농촌에 농기계 보내기운동에 범국민적으로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해진다.
  • 아버지복권(외언내언)

    『엄마가 아빠를 죽였대』 『엄마는? 엄마는 안죽구?』 『응,재판받고 있대』 『엄마는 살았구나.그럼 됐어,엄마만 있으면 되니까』 보험금을 노려 남편을 독살한 여인의 이야기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을때 유치원 아이들이 나눈 대화였다 고 한다.어른들끼리 혀를 차며 분개하는 것을 어렴풋이 흘려들은 아이들이 『엄마만 있으면 됐다』며 인형옷 입히기를 계속하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느꼈던 충격이 요즘 구체적인 모습으로 되살아난다. 최근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여러 사건들을 보노라면 지금 우리 가정엔 엄마(아내)만 있고 아빠(남편)는 없는듯 싶다.승진하는데 돈을 주고 받은 군 인사비리,부동산 과다보유나 자녀들의 편법·불법 대학입학으로 물의를 빚은 공직자들중 많은 사람들이 그것은 『아내가 한 일』이라고 주장하고,그 아내들은 『남편은 몰랐던 일』이라고 해명했다.책임회피의 둘러대기라는 혐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많은 경우 아내가 주도적으로 일을 처리하고,남편은 몰랐거나 소극적으로 방관하는 입장이었을 것으로 이해된다. 남편의 불재,아버지의 불재가 오늘 우리 가정의 가장 큰 문제다.바깥일(직장일)을 핑계삼아 자녀교육·집안일을 내 몰라라 하는 아버지들이 「엄마만 있으면 되는」세상을 만들고 그 세상은 오늘의 총체적 비리구조로 나타나고 있다.어머니의 따뜻함이 가정을 유지하고 아버지의 권위가 그 가정을 올바로 이끌어 가는 원칙이다.그런데 원칙이 없는곳엔 비리가 싹튼다. 아버지의 권위란 가부장사회의 독선적 폭군으로서의 위엄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도덕과 질서의 모범이고 그 집행자로서의 권위를 말한다.한 나라가 튼튼하려면 가정이 바로서야 하고 가정이 바로서려면 가장의 좌표가 바로서야함을 「가정의 달」 5월에 새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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