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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이저건 사용해 금은방 터는 강도들

    테이저건 사용해 금은방 터는 강도들

    금은방 주인을 테이저건(Taser Gun: 전기충격기)으로 제압한 후 도둑질하는 2인조 강도의 모습이 포착됐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Liveleak.com)에는 최근 대만의 한 금은방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게재됐다. CCTV 영상에는 손자와 함께 있는 중년의 금은방 여주인 모습이 보인다. 곧이어 한 남성이 금은방에 들어와 물건을 고르는 척하며 귀금속을 보여달라고 요구한다. 여주인은 남성의 요구대로 진열된 귀금속 중 몇 개를 꺼내 보여준다. 잠시 뒤, 헬멧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또 다른 남성이 금은방으로 들어와 여주인에게 테이저건으로 전기 충격을 가한다. 손님으로 위장한 남성도 갑자기 강도로 돌변, 여주인에게 폭행을 가한 후 귀금속들을 챙겨 미리 준비해놓은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난다. 할머니의 폭행장면을 지켜본 어린 손자가 울음을 터트리고 뒤늦게 정신을 차린 할머니가 금은방 밖으로 나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이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테이저건을 저런 곳에 쓰다니…”, “할머니가 다치지 않으셨길 빕니다” ,“어린 손자가 많이 놀랐겠네요” 등 걱정하는 댓글을 달았다. 사진·영상= LiveLeak Channel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우리 상점은 내가 지킨다’ 권총 강도와 맞서 싸우는 12세 소년 ☞ ‘헉! 경찰 일 줄이야!’ 세상에서 가장 운 나쁜 강도
  • [영화 多樂房] ‘헝거’, 자유 향한 투쟁, 그 서슬 퍼런 신념

    [영화 多樂房] ‘헝거’, 자유 향한 투쟁, 그 서슬 퍼런 신념

    ‘신념’, 유구한 역사를 추동해온 이 단어는 아마도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한 무기이자 방패일 것이다. 단어 자체는 가치중립적이지만 어떤 신념은 때로 타인을 무기력하게 만들 뿐 아니라 공포로 몰아넣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과 사회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 신념이라면-비판이나 논쟁은 가능하되-그 누가 더 고결한 잣대로 정죄할 수 있을까. ‘셰임’(2011)과 ‘노예12년’(2013)을 연출한 스티브 매퀸의 강렬한 데뷔작, ‘헝거’는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이 수감 중 감행했던 저항운동을 통해 신념의 본질과 그 논쟁점을 적나라하게 노출시킨다. 수감자뿐 아니라 교도관과 신부의 입장까지도 관철시키는 영화의 태도는 이 정치적 사건을 보다 보편적인 주제로 확장시킨다. 현대에도 빈번히 목격되고 있는 ‘정치적 몸’에 대한 이슈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유령처럼 고스란히 머릿속에서 되살아난다. 보비 샌즈(마이클 패스벤더)는 영국으로부터 완전독립을 주장하는 IRA의 주요인물로서, 14년형을 선고받아 메이즈 교도소에 수감된다. 그는 IRA 조직원들의 정치범 대우를 요구하며 불결투쟁에 앞장선다. 샤워를 거부하고 배설물을 벽에 발랐다는 역사책의 서술은 스크린에서 즉물적으로 묘사되어 경악할 만큼 큰 충격을 안긴다. 수용실은 그 어떤 짐승도 살아남기 어려울 만큼 불결한 환경으로 보이지만, IRA 조직원들에게는 몇 문장으로 그들의 신념을 묵살해버리는 대처 수상의 연설이 더 역겹게 다가오는 듯하다. 수년간의 불결투쟁과 1차 단식투쟁은 실패로 끝나지만 IRA 조직원들의 사기는 수그러들지 않았고 결국 보비 샌즈는 마지막 선택을 하기에 이른다. 2차 단식투쟁을 시작하기 전, 보비는 도미니크 신부(리엄 커닝햄)와 독대하게 되는데 이들이 마주 앉은 역광의 투샷은 무려 16분간의 롱테이크로 촬영되었다. 보비와 신부 사이의 논쟁, 상반된 정치철학 및 신념이 응축된 이 장면은 두말할 것 없이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이자 백미다. 이 신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영화는 이전까지 대사를 자제하면서 투쟁과 폭력의 상황을 음향효과 및 분절된 음성들로 처리했다. 저항의 함성, 둔기를 휘두르는 소리, 전술 방패를 두드리는 소리, 무자비한 구타와 비명은 사육제를 방불케 한다. 이곳에서는 신부가 읽어주는 성경 말씀조차도 수감자들의 잡담과 소음에 묻혀 사라진다. 이런 무질서한 사운드 끝에 듣게 되는 보비와 신부의 대화는 비록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음에도 비로소 인간답게 들린다. 지난한 논쟁을 끝낸 후, 영화는 마지막 투쟁의 고요함 속으로 다시 침식한다. 얇은 살가죽이 불거져 나온 뼈를 겨우 덮고 있는 몸으로 보비는 신념의 순결함을 입증한다. 그의 바람처럼 이 사건은 아일랜드 독립 역사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그를 국민적 영웅으로 기억하고 있다. 목숨과 자유, 신념에 대한 보비의 대사가 알량한 양심을 오랫동안 괴롭히는 작품이다. 17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저랑 함께 가요??’ 자전거 라이더 뒤쫓는 야생타조

    ‘저랑 함께 가요??’ 자전거 라이더 뒤쫓는 야생타조

    자전거를 뒤쫓는 야생 타조의 모습이 인터넷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아프리카의 한 도로를 질주 중인 라이더들이 타조에 뒤쫓기는 영상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영상에는 야생의 타조가 자전거 라이더들을 뒤쫓아 달려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두 다리로 달리는 가장 빠른 동물인 타조의 추격에 놀란 두 명의 라이더는 필사의 힘을 다해 달려간다. 타조의 끊임없는 추격은 계속되고 타조에게 겁먹은 라이더들은 화들짝 놀라 전속력으로 달아난다. 잠시 뒤, 지친 타조가 갓길로 이동하며 영상은 끝난다. 이 영상은 영국 사이클 챔피언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에서 두 번의 우승을 거머쥔 크리스 프품(Chris Froome)도 관심을 가졌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타조는 오직 아프리카에서만!”이란 댓글을 남겼다. 한편 타조는 현존하는 조류 가운데 가장 큰 새로 시속 80km에 달하는 두 다리로 달리는 가장 빠른 동물이다. 사진·영상= Oleksiy Mishchenko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기도하다 도마뱀에 화들짝 놀라는 무슬림 커플 ☞ ‘고양이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 개 희롱하는 고양이
  • 원피스 여학생의 ‘니킥’…남학생 단번에 제압

    원피스 여학생의 ‘니킥’…남학생 단번에 제압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소노마 카운티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싸움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소노마 밸리 고등학교 점심시간에 찍힌 영상에는 남학생과 승강이를 벌이는 여학생의 모습이 담겨 있다. 사실 남학생은 싸움이라기보다 원피스를 입은 여학생에게 거의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다. 여학생은 수많은 학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학생을 쓰러트려 모자를 벗기고는 무릎으로 남학생의 얼굴을 가격한다. 특히 남학생을 걷어차고서 몸으로 깔아뭉개는 여학생의 모습은 마치 프로 레슬러의 기술을 보는 듯하다. 잠시 뒤 어디선가 나타난 교사가 “여자 애 잡아! 빨리! 쟤 누구야?”라고 외치며 여학생을 잡으려고 하지만, 여학생은 교사를 피해 부리나케 달아난다. 해당 영상은 페이스북에 올라오고 나서 며칠이 되지 않아 7만 4천 건 이상이 공유되며 화제가 됐다. 이에 소노마 밸리 고등학교 측은 “절대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묵인할 수 없다”며 페이스북에 해당 영상에 대한 삭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Nairadays Everyday/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중국서 또…10대 여학생 옷 벗겨 집단 구타☞ 알츠하이머 노인을 무차별 폭행하는 간병인
  • [길섶에서] 괴강(槐江) 횡재/서동철 논설위원

    충청북도 괴산의 땅 이름을 이루는 괴(槐)는 느티나무를 가리킨다. 풍성하게 가지를 뻗어 넓은 그늘을 만드는 으뜸 나무다. 이 고장의 복판을 흘러가는 물길이 괴강(槐江)이다. 괴탄(槐灘)이라고도 하는데, 느티여울이라고 순우리말로도 부를 때 아름다움의 의미는 더욱 살아난다. 속리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괴산을 거쳐 충주에 이르면 달래강(達川江)이라는 예쁜 이름이 된다. 남한강의 최상류를 이룬다. 괴산은 내륙 깊숙이 자리 잡은 데다 사통팔달 교통 요지도 아니어서 자주 찾지는 못했다. 얼마 전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가는 길이었다.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까 궁리하다 괴강의 매운탕 맛을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기억이 났다. 나들목에서 매운탕촌(村)까지는 30분 남짓이나 걸렸다. 유명하다는 집은 손님이 너무 많아 옆집으로 가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었다. 인심 좋게 넣은 동자개며 메기가 괴강산(産)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일행은 감탄을 아낄 수 없었다. 프랑스의 유명한 미슐랭 음식점 가이드의 별 두 개는 ‘자동차를 돌려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음식점’이라는데, 나에게는 이 집이 바로 그런 집이었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설 연휴엔 복 부르는 원숭이 만나러 가요

    설 연휴엔 복 부르는 원숭이 만나러 가요

    중국 명나라 오승은의 장편소설 ‘서유기’ 속 손오공이 판화와 그림을 통해 되살아난다. 원숭이해를 맞아 2일부터 5월 15일까지 강원 원주시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여는 ‘서유기 특별전-붉은 열정 손오공’에서다. 한국, 중국, 일본, 티베트, 인도, 태국 등 아시아에서 제작된 서유기 관련 유물 70여점이 전시된다. 손오공의 유래가 된 인도 대서사시 ‘라마야나’의 하누만 석판화와 탁본을 비롯해 한국, 중국, 일본의 서유기 목판본과 목판 연화(年畵·민화의 일종), ‘우키요에’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일본 에도시대의 채색 풍속 판화, 전적류 등이다. 한선학 관장은 “하누만은 열정과 헌신을 다해 곤경에 빠진 왕을 구하면서 불가능을 희망으로 바꾼 원숭이로 태국, 인도네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사랑받고 있다. 손오공도 하누만의 정신을 이어받아 현장 법사를 도와 90여 차례의 역경을 극복하고 서역에서 불경을 중국으로 가져오는 기적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서유기 관련 대형 육필 연화 2점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연화는 요괴 홍매아의 불을 내뿜는 공격에 치명타를 입은 손오공이 관음보살의 도움으로 역경을 극복하고, 홍매아는 관음보살에게 귀의해 선재동자가 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관장은 “천에 그려진 채색 서유기 육필 연화는 중국에서도 보기 드물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자료 중에는 고려시대 청자원숭이와 12지신 동경, 김유신 장군 묘석의 12지신 중 원숭이 탁본이 주목할 만하다. 한 관장은 “불굴의 열정을 상징하는 손오공을 주제로 그동안 수집한 서유기 관련 자료를 선별해 전시회를 마련했다”며 “이번 전시가 심리적으로 위축된 사람들에게 작은 위안이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명주사 주지인 한 관장은 17년 동안 아시아 지역에 흩어진 목판화 관련 유물 4000여점을 모았고 이를 기반으로 2004년 명주사 내에 고판화박물관을 세웠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세운상가 활성화 재생 프로젝트 가동

    세운상가 활성화 재생 프로젝트 가동

    종로~청계·대림 상가 연결 내년 완공 공중보행교·데크 설치 보행축 살려내 산업재생·원주민 강화 프로그램도 1970년대 한국 전자산업의 메카로 불리던 서울 종로 세운상가 재생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서울시는 세운상가 재생사업 ‘다시·세운 프로젝트’ 1단계 사업을 시작한다고 28일 밝혔다. 다시·세운 프로젝트는 종로~세운상가~청계·대림상가~삼풍상가~풍전호텔~진양상가 등 7개 상가군 1㎞ 구간을 연결하고 청년들의 창업시설과 문화공간, 보행축을 만들어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이번에 추진하는 1단계 구간은 종로∼세운상가∼청계·대림상가로 내년 5월 완성한다. 2단계 구간은 다음달 타당성 조사 용역에 들어가 2019년 완공할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프로젝트가 끝나면 유동인구는 5배, 상가 매출은 30% 이상 늘어날 것”이라면서 “세운상가는 오늘부터 4차 산업혁명의 심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는 크게 보행, 산업재생, 공동체 회복 등 3가지로 진행한다. 시는 세운상가군의 접근성과 보행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내년 2월 ‘공중보행교’를 설치하고 건물을 데크로 연결한다. 시 관계자는 “2005년 청계천 복원 당시 끊어졌던 세운∼대림상가 간 공중보행교(연장 58m)를 설치하면 남북 보행축이 살아난다”면서 “이 보행교를 통해 종묘와 남산까지 걸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림상가에서 을지로지하상가로 바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를 새로 설치한다. 세운초록띠공원은 오는 10월까지 종묘가 한눈에 들어오는 ‘다시세운광장’으로 바뀐다. 또 종묘 앞에는 광폭 건널목을 설치하고 광장에선 야외공연 등 행사를 연다. 세운상가 보행데크는 기존 3층 외에 2층에도 신설해 2층과 3층 사이에 전시실 등의 역할을 할 ‘컨테이너박스’ 30여개를 설치한다. 산업재생을 위해 ‘다시세운협업지원센터’ 설립을 지원하고 스타트업 창업자를 위한 ‘세운리빙랩’도 운영한다.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신직업연구소, 시립대 도시과학대학원 등 전략기관도 유치한다. 공동체 회복을 위해선 다시세운시민협의회와 협력해 ‘수리협동조합’, ‘21세기 연금술사’, ‘세운상가는 대학’ 등 시민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와 함께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가 올라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도 구성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냉동시켰던 물고기 온수에 넣었더니…

    냉동시켰던 물고기 온수에 넣었더니…

    꽁꽁 얼어있던 물고기를 온수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 답은 ‘다시 살아난다’다. 25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촬영돼 게재된 것으로 보이는 유튜브 영상에는 냉동실에서 꺼낸 물고기가 따뜻한 물이 담긴 수조에서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 담겨 있다. 냉동실 안에서 꽁꽁 얼어있던 물고기가 온수에 들어간 지 몇 분 만에 숨을 쉬며 지느러미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좀 더 시간이 지나자 물고기는 온전하게 정신을 차리고 수조의 물고기와 함께 헤엄친다. 과학계의 주장에 따르면 냉동기술이 발달하면 장기간 보관에도 생명과 번식능력을 보존하는 냉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4일 일본 극지연구소 연구팀은 30년 이상 영하 섭씨 20도로 냉동 보관했던 ‘완보’(緩步) 동물을 해동시켜 번식시키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완보동물은 크기 1mm이하의 작은 무척추동물이며 매우 낮은 온도와 고온에서도 잘 견디는 특징이 있다. 사진·영상= Totally Awesome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美총기협회 ‘총을 든 빨간 모자’ 동화 패러디 파문

    美총기협회 ‘총을 든 빨간 모자’ 동화 패러디 파문

    미국 총기협회(NRA)가 총기소지의 필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동화 ‘빨간 모자’를 패러디했다가 네티즌들의 비난 세례를 받고 있다. 허핑턴포스트의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NRA는 지난 14일 자체 뉴스 사이트 ‘NRA 패밀리’에 ‘총을 든 빨간 모자’라는 제목의 짧은 소설을 업로드했다. NRA 패밀리가 기용한 현지 작가 아멜리아 해밀튼이 쓴 이 단편은 기존에 잘 알려진 빨간 모자 이야기의 주인공인 ‘빨간 모자’와 할머니가 각자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가정 하에 각색된 것이다. 이야기에서 배고픈 늑대는 숲 속에서 심부름 중인 빨간 모자를 공격하려다가 빨간 모자가 가진 소총을 확인하고는 겁에 질려 달아난다. 이후 늑대는 할머니의 오두막에 도착해 그녀를 잡아먹으려 하지만 할머니 또한 산탄총을 가지고 있어 공격하지 못한다. 뒤이어 빨간 모자까지 오두막에 도착하자 늑대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 결국 두 사람에게 포획당하고 만다. NRA는 이 소설을 기점으로 유사한 형태의 각색 동화를 지속적으로 연재할 계획이다. NRA 패밀리 편집장은 “옛 동화의 주인공들이 총기안전 및 총기사용법을 배워 익혔다는 가정에 입각한 패러디 소설들이 앞으로 연재될 것”이라면서 “독자 여러분의 자녀가 그 첫 번째 작품(총을 든 빨간 모자)을 즐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중에 친숙한 동화들을 차용해 총기 사용의 긍정적 면모를 부각시키려 한 NRA의 이러한 시도는 그러나 곧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외신과 현지 네티즌들은 이번 소설이 총기 사용 확대의 부정적 면모는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허핑턴포스트는 “NRA는 정작 범죄자인 늑대가 총기로 무장하고 있을 가능성은 배제했다”며 NRA의 편향된 시각을 지적했다. 더 나아가 해외 트위터 사용자들은 ‘NRA식 동화’(#NRAFairyTales)라는 해시태그를 만들고, 동화 속 세상에 정말로 총기가 개입한다면 벌어질 참상을 각자 재치 있게 풀어내면서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미운 오리새끼’ 이야기를 패러디해 “다른 오리들은 미운오리를 못난이라고 놀렸어요. 그래서 미운오리는 연못에 총을 가져왔고, 그 이후를 그를 못생겼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남지 않았답니다”고 썼다. 미운오리가 복수심에 친구들을 총기로 모두 살해했음을 암시하는 이 패러디는 미국 학교들에서 적지 않게 벌어지는 총기 난사 사건을 연상케 한다. ‘잭과 콩나무’ 이야기를 패러디한 또 다른 네티즌은 “잭은 황소와 산탄총을 맞바꿨어요. 그리고 총기를 손질하던 중 실수로 어머니를 쏘고 말았습니다”라며 현지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가족 간 총기 오발 인명사고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사진=NRA 패밀리 웹사이트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피지서 관광헬기 바람에 ‘휙’…관광객들 혼비백산

    피지서 관광헬기 바람에 ‘휙’…관광객들 혼비백산

    최고의 휴양지 피지에서 헬리콥터가 나무와 충돌하는 순간이 관광객에 의해 포착됐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남태평양 피지 트래져 아일랜드 리조트(Treasure Island Resort)에서 관광객을 태운 헬리콥터가 착륙 중 돌풍에 의해 나무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국 관광객 양양(Yang Yang)이 촬영한 영상에는 리조트 헬기 이착륙장에 착륙하려던 AS350 헬리콥터가 돌풍에 의해 뒷부분이 들리면서 중심을 잃고 나무와 충돌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예상치 못한 헬리콥터의 충돌로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혼비백산해 달아난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상을 공개한 양양은 “우리는 충돌이 일어난 곳으로부터 불과 5m 거리에 있었다”며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 밥 캐롤(Bob Carroll)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고 난 헬리콥터 사진을 게재하며 “트래져 아일랜드에서 아름다운 하루를 보내며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고 불과 50m 떨어진 곳에서 헬리콥터가 착륙하고 있었다”면서 “갑자기 돌풍이 불었고 헬리콥터가 나무쪽을 향해 돌진한 다음, 풀장 옆 나무와 충돌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글을 남겼다. 당시 헬리콥터에는 승객 6명과 헬기 조종사가 탑승해 있었으며 다행스럽게도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피지 당국은 이번 헬리콥터 충돌사고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진·영상= Yang Yang Facebook, Bob Carroll Facebook / Live Leak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新국토기행] (53) 경기 양평군

    [新국토기행] (53) 경기 양평군

    경기 양평군은 한반도 중서부 지점인 경기 북동부에 있다. 북동쪽으론 강원 홍천군, 동쪽으론 횡성군, 남동쪽으론 원주시, 남쪽으론 경기 여주시, 남서쪽으론 광주시, 서쪽으론 남양주시, 북쪽으론 가평군과 연접해 있다. 면적은 877㎢로 도내에서 가장 넓은 기초자치단체이지만 74%가 산림지역이다. 인구는 지난달 현재 10만 9576명이다. 4만 8575가구 가운데 17.9%인 8443가구가 농업에 종사한다. 연간 예산 규모는 4182억원이며 각종 중첩 규제로 재정자립도가 20.2%에 불과하다. 수도권 및 서울시민의 젖줄인 한강(양수리에서 북한강과 남한강 합류)이 동서로 관통하면서 일부 지역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중첩 규제를 받는다. 2009년 용문역까지 전철 중앙선이 개통되면서 전원생활을 갈망하는 도시인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1908년 9월 당시 양근군(楊根郡)과 지평군(砥平郡)을 합병, 양평군(楊平郡)이라고 부르게 됐다. 양근군은 고구려시대에 항양군(恒楊郡), 신라시대에 빈양(濱陽)으로 불리다 고려 초기에 다시 양근으로 바뀌었다. [볼거리] ●1500년 파란만장 역사 품은 은행나무 동양의 은행나무 가운데 가장 크고 우람하며 용문사 대웅전 앞에 있다. 수령이 1100~1500년으로 추정되며 높이 42m, 밑동 둘레가 11m에 달한다.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신라의 마지막 왕 경순왕이 그의 스승인 대경 대사를 찾아와서 심은 것이라고 한다. 그의 세자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던 도중에 심은 것이라고도 하고 신라의 고승 의상 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두었는데 거기에서 뿌리를 내렸다는 말도 있다. 많은 전란으로 사찰은 여러 번 피해를 입었지만 은행나무는 피해를 면했다. 정미의병이 일어났을 때 일본군이 의병의 본거지라 해 사찰을 불태웠으나 이 은행나무만은 불타지 않아 천왕목(天王木)이라고도 불렸다. 조선 세종 때는 정3품 벼슬인 당상직첩을 하사받기도 했다. ●북한강·남한강 상봉하는 두물머리 두물머리(양수리)는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두 물이 합쳐지는 곳’이라는 의미다. 이곳은 양수리에서도 나루터를 중심으로 한 장소를 가리킨다. 예전에는 이곳 나루터가 남한강 최상류의 물길이 있는 강원 정선군과 충북 단양군, 물길의 종착지인 서울 뚝섬과 마포나루를 이어주던 마지막 정착지였기 때문에 크게 번창했으나 팔당댐 건설로 육로가 생긴 뒤 쇠퇴했다. 1973년 일대가 그린벨트로 지정돼 어로 행위 및 선박 건조가 금지되면서 나루터 기능이 멈췄다. 이른 아침에 피어나는 물안개, 옛 영화가 얽힌 나루터와 황포돛배, 수령이 400년 이상 된 느티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으로 인해 각종 촬영장소로 이용된다. 특히 겨울 설경과 일몰이 아름답다. ●제주 올레길 안 부러운 30.2㎞ 물소리길 제주 올레길을 빼닮은 ‘물소리길’은 양평군 양수역~국수역 13.8㎞ 1코스, 국수역~양평시장 16.4㎞ 2코스 30.2㎞이다. 강산과 마을이 어우러진 트레킹 코스다. 이 길을 만드는 데는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참여했다. 제주올레 탐사팀원 10여명이 지난해 석달 동안 양평군에 상주하면서 코스를 개발했다. 남한강과 북한강을 낀 지리적 이미지와 어감을 고려해 물소리길로 정했다. 일부 농로와 산길을 빼곤 대부분 포장길이란 점이 아쉽지만 길을 만들기 위해 또 다른 인위적인 작업을 하지 않아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수도권에서 접근하기 쉽고 아름다운 풍광을 지녀 농촌문화를 체험하고 일상의 피로를 푸는 명소로 성장하고 있다. ●강바람 맞으며 달리는 18㎞ 양평자전거길 남한강자전거길 양평구간은 2011년 10월 개통됐다. 정부의 4대강 사업과 양평군의 폐철도 활용 사업이 합쳐져 조성됐다. 양서면 북한강철교를 시작으로 남한강변을 따라 양평읍내를 관통, 여주 이포보로 연결된다. 길이가 18㎞에 이른다. 시원한 남한강변과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시설이 근거리에 있어 레저·관광·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시원한 강변 풍경과 강바람이 인상적이다. ●마음 정화되는 수상 정원 세미원 물과 꽃의 정원으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잡은 광활한 수상 정원이다. 세미원의 어원은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뜻이다. 면적 18만㎡ 규모에 연못 6개를 설치해 연꽃과 수련, 창포를 심었다. 연못을 거쳐 간 한강물은 중금속과 부유물질이 거의 제거된 뒤 팔당댐으로 흘러들어 가도록 설계됐다. 공원은 크게 세미원과 석창원으로 구분된다. 항아리 모양의 분수대인 한강 청정 기원제단, 두물머리를 내려다보는 관란대(觀瀾臺), 프랑스 화가 모네의 흔적을 담은 모네의 정원, 풍류가 있는 전통 정원시설을 재현한 유상곡수(流觴曲水), 수표(水標)를 복원한 분수대 등도 있다. 상춘원에는 수레형 정자인 사륜정과 조선 정조 때 창덕궁 안에 있던 온실 등이 전시돼 조상들이 자연환경을 지혜롭게 이용했던 모습을 볼 수 있다. ●황순원의 삶 간직한 문학촌 ‘소나기마을’ 어린 시골 소년과 도시에서 온 소녀의 순수한 마음과 추억을 아름답게 그려낸 황순원 문학의 백미 ‘소나기마을’도 볼만하다. 소설 속 아름다운 장면들을 추억할 수 있도록 꾸몄다. 황순원의 작품 생활을 집대성해 놓은 문학관, 황순원 묘역 등이 있다. 소나기마을에서 가장 먼저 가봐야 할 곳은 역시 문학관이다. ‘작가와의 만남’ 방에서는 선생의 육필 원고와 시계·만년필·도장 등 유품들과 미당 서정주 시인이 선생에게 써 보낸 ‘국화 옆에서’ 서예 작품, 복원된 서재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모두 90여점의 유품이 전시돼 있다. 문학관을 나서면 오른쪽 끝에 황순원 묘역이 조성돼 있고 앞으로 소나기광장이 넓게 펼쳐져 있다. ●숲 속 힐링 쉬자파크·숲 속 장터 트리마켓 가족과 함께 조용한 교외에서 건강도 챙기고 마음까지 치유하는 여행을 떠나 보면 어떨까. 예부터 ‘경기도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는 용문산 자락의 쉬자파크가 그곳이다. 푸른 청정자연 숲 속에서 상쾌한 피톤치드를 마시며 힐링할 수 있다. 숲 속의 장터 ‘트리마켓’이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 열린다. 참여 분야는 임산물 및 농특산물, 공예품 및 예술품, 퓨전 전통음식 및 음료 등이다. 쉬자파크는 1월 1일과 설 및 추석 명절을 제외한 연중 개장한다. 입장료와 주차료는 무료. ●용문산 산나물 유명한 양평 5일장 1900년대 초·중반부터 시작된 5일장으로, 매달 3·8·13·18·23·28일에 열린다. 양평역 근처 기찻길 아래 공터와 도로변에 장이 선다. 인근 용문산에서 캔 산나물과 집에서 재배한 채소가 특히 유명하다. 양평 해장국과 족발 등의 음식도 인기 있다. 주민들뿐만 아니라 용문산 등산객을 비롯해 5일장을 구경하기 위해 일부러 찾는 도시인들도 많다. ●토종 야생화 200여종 핀 들꽃수목원 남한강변에 있어 강변 정취와 꽃들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야생화 전시원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토종 야생화 200여종이 있다. 자연생태박물관에는 생태계 표본과 실물을 함께 전시했다. 허브정원에는 50여종이 있다. 수목원 한가운데 있는 떠드렁섬, 강변산책로, 열대식물의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열대식물원, 자녀에게 각종 식물을 연구할 수 있게 해 주는 연구소 등을 갖추고 있다. 야간개장도 한다. [먹거리] ●건강한 맛 한가득 차린 자연밥상 양평에는 옥천냉면, 신내해장국, 용문산가든 등 유명 음식점들이 많다. 그중 산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 ‘웰빙’을 테마로 한 ‘건강맛집’이 수두룩하다. 양평군은 20개 음식점을 건강 맛집으로 지정했다. 이 중 용문산가든은 산채비빔밥과 곤드레정식이 유명하다. 각종 나물을 넣고 참기름을 술술 뿌린 뒤 고추장 한 숟가락을 넣어 살살 비비면 입맛이 살아난다. 용문산 입구에 본점이 있으나 딸이 강상면에 새로 건물을 짓고 분점을 냈다. 산채비빔밥부터 더덕불고기산채정식까지 종류와 가격대가 다양하다. 양서면 산마늘밥 식당도 모범음식점과 건강 맛집으로 이름 났다. 삼나물골뱅이무침, 산나물녹색전이 잘 나간다. 산채도시락, 산채메밀쟁반이 맛있는 두메향기 산 식당도 양서면에 있다. 더덕소스샐러드, 솥뚜껑 닭전골, 용문시래기밥이 맛있는 산앤들은 용문면에 있다. ●국물에 내장·고기 찍어 먹어봐! 신내해장국 해장국 하면 양평해장국이 유명하다. 그중 개군면 공세리에 있는 2곳의 신내해장국밥집은 선지와 국물 맛이 뛰어나 먼 길 마다치 않고 달려오는 미식가들로 늘 북적인다. 45년 전통의 신내 강호해장국집부터 원조인 신내서울해장국집이 이웃한다. 메뉴는 해장국, 내장탕, 해내탕, 수육 등 단출하다. 해장국 치고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이지만 먹어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작은 접시에 나오는 절인 고추 및 국물에 탕 속 내장과 고기를 찍어 먹으면 신내해장국의 참맛을 즐길 수 있다. ●황해도 60년 손맛 이어온 원조 옥천냉면 미사리를 지나 양평길로 차를 타고 20여분 달리면 한화콘도 가는 방향으로 옥천냉면 마을이 나타난다. 원조는 한 집이지만 현재 10여곳이 비슷한 이름으로 영업한다. 심심한 듯하면서도 조금 단맛이 나는 육수에 굵은 면발이 특징이다. 처음 먹는 사람들은 ‘무슨 맛인가’ 할 수 있다. 냉면 맛을 모르는 젊은 사람이나 어린이들에게는 두툼한 완자가 차라리 낫다. 여러 냉면집 중 황해도 출신 이건협씨가 50년대 초 문을 연 황해식당이 원조 옥천냉면으로 알려졌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톡! 톡! talk 공무원] 장인재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

    [톡! 톡! talk 공무원] 장인재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

    지난 2월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캡슐에 밀가루와 찹쌀가루를 넣어 가짜 약을 만든 뒤 항생제와 무좀약이라고 속여 판매한 박모(34)씨가 구속됐다. 구속은 검찰이 했지만, 제보를 받아 박씨의 집과 의약품 도매상을 압수수색한 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중조단)의 일선 공무원이었다. 식약처의 ‘경찰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의 장인재 단장을 16일 만났다. 충북 오송 식약처의 중조단 사무실은 분위기부터 달랐다. 장 단장의 한마디에 너 나 할 것 없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종종걸음을 쳤다. 공무원 사회 특유의 정체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모든 수사관은 즉시 출동 준비를 갖춘 ‘5분 대기조’다. 증거 확보에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는 물론 평소에도 반드시 전화벨이 3번 울리기 전에 장 단장의 전화를 받는다. 지체하면 불호령이 떨어진다. “일반 업무를 하다 중조단에 오면 우선 바짝 긴장해야 해요. 우리는 현장에서 식품·의약품 위해사범을 직접 마주하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으면 사고가 생겨요. 그래서 직원들은 제 앞에서 무조건 뛰어다니죠.” 장 단장은 이런 이유로 중조단을 군대 조직처럼 운영한다. 중조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범죄수사부(OCI)처럼 식·의약 보건범죄에 대해 직접 수사권을 갖고 위해사범을 엄단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식·의약 분야 수사에 특화된 일종의 경찰조직이다. 필요 시 압수수색 영장도 집행하고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라 피의자를 구속한다. 그렇다고 실제로 경찰들이 이곳에서 일하는 것은 아니다. 장 단장을 비롯한 식약처의 수사관들은 각 부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일반 공무원이다. 중조단으로 발령 나면서부터 6개월간의 고강도 훈련을 거쳐 수사관으로 변모한다. 눈빛부터 달라진다. ‘야전사령관’ 격인 장 단장도 1987년 당시 보건사회부에서 공직 생활을 하다 1999년 검찰 파견 근무를 계기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그때부터 15년간 쭉 식·의약 분야 수사를 전문적으로 해 왔다. 일반 공문서나 보고서보다는 피의자 신문조서나 구속영장이 더 익숙할 정도로 이 분야의 베테랑이 됐다. 식약처 중조단이 식·의약 범죄를 다루는 경찰이나 검찰과 다른 점은 압수수색 영장 없이도 현장에 들어가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점이다. 식·의약 감시권을 발동해 의심이 드는 현장을 찾아 조사한 뒤 증거를 확인하면 바로 수사로 전환한다. 조직 내 첨단분석팀이 있어 굳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하지 않아도 2~3일 내 자체적으로 증거물 성분을 분석할 수 있다.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 디지털 저장매체에 담긴 범죄 단서를 찾거나 복구하는 ‘디지털 포렌식’ 운영 요원과 분석 장비도 보유하고 있다. 검찰에서 현직 검사 1명을 파견받아 수사 자문 등도 받고 있다. 2009년부터 올해 11월까지 3294명의 식품·의약품 위해사범을 잡아 검찰에 송치했으며 이 가운데 94명을 구속했다. 장 단장은 “조금만 시간을 주면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위해사범을 잡으면 초장에 기선 제압을 해야 한다”며 “그래서 사건이 발생하면 수사관들의 눈빛이 팍팍 살아난다”고 말했다. 피의자 조사가 있는 날은 사건 유형에 맞춰 신문 조서를 작성하고 조사 과정에서 또 다른 혐의점이 나오면 즉시 현장으로 출동한다. 언제 현장으로 출동해야 할지 모르다 보니 수사관들의 가방에는 항상 속옷과 양말 세트가 기본으로 들어 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을 하지만, 주로 범죄자를 상대하다 보니 심리적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장 단장은 “중조단장이나 수사관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11일자로 화장품으로까지 수사권이 확대돼 중조단은 더 바빠졌다. 수사 대상이 두 배로 늘었지만 인력은 그대로다. 6개 식약처 지방청을 포함해 수사관을 29명 증원해 달라고 행정자치부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장 단장은 “수사 업무는 전문성이 중요한데도 3년이면 발령이 나 수사관이 바뀌다 보니 전문성을 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민 안전을 책임질 수 있도록 전문성과 조직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송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1950 흥남, 그해 겨울’ 서울서 되살아난다

    ‘1950 흥남, 그해 겨울’ 서울서 되살아난다

    1000만 영화 ‘국제시장’에서 재현됐던 1950년 12월 흥남철수 장면이 전시로 되살아난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광복 70년, 흥남철수 65주년을 맞아 15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박물관 3층 특별전시실에서 개최하는 특별전 ‘1950 흥남, 그해 겨울’이다. 전시는 흥남철수 실상과 남쪽으로 내려온 피란민들이 새로운 터전에 정착하기까지 겪었던 생활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150여점의 전시물과 소품, 조형물을 입체적으로 연출했다. 피란선 메러디스 빅토리호 선원이었던 로버트 러니, 흥남철수 작전 당시 9만 8000여명을 살려내 한국의 쉰들러로 불리는 현봉학 박사의 딸 헬렌 현, 흥남철수 실무 책임자 에드워드 포니 제독의 손자 네드 포니, 당시 피란민 등이 제공한 소장품도 전시된다. 장진호 전투 참전군인, 흥남철수 당시 피란민, 네드 포니 등의 인터뷰 영상도 볼 수 있다. 전시는 3부로 구성됐다. 1부 ‘길 위의 전쟁’에선 흥남철수를 가능케 한 장진호 전투를 다룬다. 유엔군과 중국군의 군사물품이나 사진, 서적 등을 통해 당시 군인과 피란민이 겪었을 처참한 전투 실상을 체감할 수 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겨울, 함경도 개마고원 장진호에 진출해 있던 유엔군이 남하한 중국군에 포위됐다 흥남까지 후퇴하면서 벌인 사투다. 장진호 전투 희생으로 중국군 남하가 지연되면서 많은 병력과 피란민들이 흥남으로 집결해 철수를 할 수 있었다. 2부 ‘그 겨울의 항해’에선 흥남철수 과정과 항해 중 피란민들이 배 안에서 겪은 일들을 소개한다. 흥남철수작전 문서와 사진, 흥남철수 당시 월남했던 피란민들의 증언, 피란민들이 가지고 온 물건 등을 통해 흥남철수 과정을 되살렸다.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라루 선장과 로버트 러니 이야기, 현봉학 박사와 에드워드 포니 제독의 잊지 못할 인연도 접할 수 있다. 3부 ‘우리 안의 흥남’에선 거제나 부산 등 남쪽 지방에 정착하게 된 피란민들의 고단한 삶을 살펴본다. 군용품을 재활용해 만든 생활용품, 메러디스 빅토리호 선상에서 태어나 ‘김치’(kimchi)로 불린 다섯 아이(‘김치 파이브’)의 소장품, 흥남철수와 관련된 대중문화, 한 실향민이 작고하기 전 남긴 고향지도와 편지 등이 전시된다. 김왕식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흥남철수는 전쟁으로 인한 비극과 참상, 피란민들의 자유와 생존 의지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흥남으로부터 시작된 항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흥남철수가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사설] 수출 5강, 경제 혁신 외엔 답이 없다

    제52회 무역의 날 기념식이 어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1964년 11월 30일 우리나라는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날이 수출의 날이 됐다. 2011년 12월 5일에는 우리나라의 무역규모(수출+수입)가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를 기념해 수출의 날 대신 다음해인 2012년 12월 5일을 무역의 날로 정했다. 이름도, 날짜도 다 바꿨다. 올해는 5일이 토요일이라 기념식을 어제 가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올해까지 3년 연속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무역인들을 격려했다. 올해 우리나라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 6위의 수출국으로 도약했다. 지난해보다 한 단계 상승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지표와 달리 올해 무역의 날은 부진한 실적으로 빛이 바랬다. 수출이 끝없이 뒷걸음질치면서 성장 동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2011년부터 4년 연속 이어오던 무역 1조 달러 달성도 올해는 무산될 게 확실하다. 올 들어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한 결과다. 올해 ‘1억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한 기업도 59개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수출 부진에서 비롯된 경기침체는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내년에도 수출이 크게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수출 지표가 다소 나아진 것은 선박 수출 증가로 인한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하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과거처럼 빠르게 한국의 수출이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외 여건도 좋지 않다. 우리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는 여전하다. 과거와 달리 요즘엔 중국에는 기술로 추월당하고 일본에는 가격경쟁력에서 밀린다. ‘역(逆)샌드위치’ 신세다. 미국이 다음주에 금리를 올리면 신생국에서 대거 자본이 빠져나갈 우려도 크다. 엔화와 유로화의 동반 약세, 저유가에 따른 대외 수요 부족은 내년에도 수출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2%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수출 재도약의 기회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연내 발효로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3을 차지하는 지역에서 관세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수출만 다시 살아난다면 ‘무역 규모 1조 달러 클럽’ 복귀는 어렵지 않다. 박 대통령은 어제 축사에서 수출시장 다변화와 중소·중견 기업의 성장, 제조업과 정보기술(IT) 등 기존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노동, 금융을 비롯한 4대 개혁을 조속히 마무리해 경제 체질을 강화하고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 가겠다고도 강조했다. 수출 지원을 위해 정부는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과감한 규제개혁 등 경제 혁신의 고삐를 더 바짝 조여야 한다. 연구·개발 지원, 미래 신산업 육성 등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야당의 반대로 묶여 있는 노동개혁 5개 법안을 연말까지는 반드시 마무리해야 한다. ‘수출 5강’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한 노동개혁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 [아줌마·아가씨 기자의 달콤살벌한 맛짱] (1) 마카롱 만들기

    [아줌마·아가씨 기자의 달콤살벌한 맛짱] (1) 마카롱 만들기

    요리를 글로 배운 아줌마(오달란 기자)와 빵집 아르바이트 경력 3년에 빛나는 아가씨(김진아 기자)가 요리대결을 펼칩니다. 언제까지 요리사 나오는 방송프로그램을 보며 군침만 흘릴 순 없잖습니까. 비주얼이 좋은 요리를 추구합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습니다. SNS에 올렸을 때 ‘좋아요’를 많이 받으면 좋겠습니다. 맛은 그 다음입니다. 내 아이에게 먹일 수 있는 건강한 음식이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첫 요리 주제는 이구동성으로 외친 마카롱입니다. 예쁘고 고급진, 그러나 사 먹기엔 너무 비싼 마카롱을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 아줌마 기자 “명색이 주부인데… 짤주머니 힘 조절 실패” 단것에 막 눈을 뜬 딸에게 좀 더 건강한 간식을 먹이고 싶다는 생각에 후배에게 마카롱 대결을 제안했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서울요리학원. 최현석 셰프처럼 앞치마 끈을 꽉 조여 묶으며 생각했다. ‘아무리 그래도 솥뚜껑 운전 경력 있는 아줌마가 이기겠지.” ●조리법 정석 따라야 성공… 딸에게 줄 미키 캐릭터 마카롱 도전 마카롱은 상당히 까칠했다. 실패 확률을 줄이려면 조리법의 정석을 따라야 한다. 변형이나 응용은 애초에 포기하는 게 좋다. 얼렁뚱땅 계량도 안 된다. 전자저울과 냄비에 꽂아 쓰는 조리용 온도계, 믹서반죽기 등 도구가 있으면 그나마 쉽다. 분홍색 미키마우스 마카롱에 도전했다. 전적으로 딸의 취향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최근 시중에서도 헬로키티, 라인프렌즈 등 원형을 탈피한 캐릭터 마카롱이 인기다. 반죽을 완성한 다음 후배와 본격 대결이 펼쳐졌다. 연한 분홍색을 내려고 빨간 색소를 약간 넣었다. 반죽을 색소와 섞자 은은한 분홍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후배는 개나리색 마카롱이 고급스럽다며 노란 색소를 찻숟가락으로 하나 가득 넣었다. 색 진한 마카롱은 불량식품 같다. 인공적인 맛이 날 듯하다. 확실히 내 취향은 아니다. ●설탕 많이 들어가 건강한 간식은 아닌 듯 팬에 큰 원 1개와 작은 원 2개를 짜 넣었다. 힘 조절에 실패해 반죽이 균일하게 나오지 않고 마무리가 어려워 뾰족한 봉우리가 남았다. 구우면서도 이 부분이 남아 감점 요인이 됐다. 박지현 서울요리학원 제과제빵 전문 강사는 “짜주머니를 팬 표면과 직각이 되게 세우고 조금씩 짜고 마지막에 손의 힘을 빼면서 살짝 원을 그리며 주머니를 들어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끈한 표면의 마카롱을 만든 후배의 손을 들어줬다. 과자 사이에 넣은 필링은 산딸기 페이스트와 설탕을 일대일 비율로 섞어 끓인 새콤한 퓨레와 생크림과 초콜릿을 녹여 만든 달콤한 가나슈를 사용했다. 필링은 도톰히 발라야 통통하게 귀여운 모양을 낼 수 있다. 초보는 필링을 깔끔하게 짜 넣기도 버겁다. 시중에 파는 마카롱은 한 개에 3000원 정도다. 크기 치곤 비싸다. 직접 만들어보니 손이 많이 가고 공정이 까다로워 비쌀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카롱이 건강한 간식은 아니다. 안에 들어가는 필링까지 생각하면 설탕이 어마하게 들어간다. 완성된 마카롱을 아이에게 주니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운다. 두 개 주기는 좀 망설여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아가씨 기자 “빵집 알바 3년… 홈베이킹은 한 수 위” 과자와 케이크는 모두 밀가루로 만드는 줄 알았다. 대학생일 때 파리바게뜨에서 3년 아르바이트를 했다. 베이킹의 기본은 안다고 생각했다. 어깨너머로 본 것과 실제 만드는 건 상당히 달랐다. ●밀가루 한 숟갈도 안 들어가… 고소한 맛의 비밀은 아몬드 가루 위아래 덮개 역할을 하는 과자 코크(coque)에는 밀가루가 한 숟갈도 안 들어간다. 그 고소한 맛의 비밀은 아몬드 가루였다. 박지현 서울요리학원 강사는 “밀가루로 마카롱을 만들면 쫀득한 식감이 전혀 없다”면서 “구울 때 푹 꺼지기 때문에 오븐에서 꺼내면 마카롱이 아니라 쿠키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홈베이킹 강좌에서도 가장 마지막에 배운다는 마카롱. 그만큼 과정이 까다로웠다. 무엇보다 힘과 인내심이 필요했다. 무거운 노트북을 넣은 핸드백을 들고 만원 지하철로 출퇴근하며 기른 팔뚝 힘을 보여줄 때다. 곱게 체 친 아몬드 가루와 슈가파우더를 계란 흰자에 넣고 섞었다. 뻑뻑했다. 실리콘 주걱을 쥔 오른 팔뚝에 핏줄이 불거졌다. 이탈리안 머랭을 만들 차례다. TV에서 많이 봤다. 거품기로 열심히 흰자를 저어 거품을 만드는 과정이다. 머랭이 담긴 볼을 뒤집어 머리 위에 올렸을 때 아무것도 흘러내리지 않으면 잘된 것이라고 했다. 머랭을 잘 만들어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마카롱 특유의 질감이 살아난다. ●초보는 머랭칠 때 반죽기 이용해야… 화려한 색 찌그러져도 괜찮아 마카롱 레시피의 정석은 이탈리안 머랭이다. 118도로 끓인 설탕물을 흰자에 넣고 열심히 저어 만든다. 흰자에 설탕 가루를 넣어 혼합하는 프렌치 머랭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초보는 망치기 십상”이라며 강사가 말렸다. 이탈리안 머랭은 믹서반죽기를 사용해 만든다. 손으로도 할 수 있는데 전문가도 굉장히 힘이 든다고 한다. 머랭을 망치면 코크가 전혀 부풀지 않는다. 빈대떡처럼 퍼진 마카롱은 먹고 싶지 않았다. 짤주머니에 넣은 반죽을 오븐 팬에 짜는 일은 인내심이 필요했다. 샛노란 색소를 듬뿍 넣은 반죽을 500원짜리 동전 크기로 짰다. “카레 아니냐”는 선배의 견제는 가볍게 무시했다. 마카롱은 뭐니 뭐니 해도 화려한 색이 제격이다. 희끄무레한 파스텔 색은 식욕을 떨어뜨린다. 초보일수록 진한 색을 권한다. 찌그러져도 티가 덜 난다. 선배는 미키마우스 모양의 과자를 만들었다. 마카롱이 500년 동안 원형을 유지한 이유가 뭐겠는가. 마카롱은 동그랄 때 가장 아름답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마카롱 레시피 및 주의점 쫀득하고 고소한 과자와 새콤달콤한 필링을 함께 베어물면 입안 가득 행복감이 퍼진다. 마카롱은 베이킹의 꽃이다. 쿠키나 빵보다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계량이 잘못되거나 반죽 시간이 짧거나 길면 제대로 된 마카롱을 만들 수 없다. 가능하면 저울과 온도계 등 필요한 도구를 준비하고, 레시피를 지키는 게 좋다.  마카롱 30개 분량  ◎재료: 아몬드 가루 150g, 슈거파우더 150g, 계란 흰자A 54~60g, 설탕 150g, 물 50g, 계란 흰자B 55g(일반크기 계란 한 개를 깨면 흰자 양이 20~25g 정도된다)  ◎순서 1. 아몬드 가루와 슈거파우더는 체친다. 흰자A를 섞어 아몬드 페이스트를 만든다. 반죽이 많이 뻑뻑하다. 팔에 힘을 주어 실리콘 주걱으로 꼼꼼히 섞어준다. 2. 설탕과 물을 냄비에 담아 끓여 청(시럽)을 만든다. 조리용 온도계를 사용해 118도까지 올라가면 불에서 내린다. 온도계가 없다면 끓는 청 표면에 거품이 포도알 크기로 일었을 때 스테인리스 깍지로 청을 찍어 불어본다. 비누방울처럼 불어지면 알맞은 농도라는 뜻이다. 청을 끓이면서 베이킹용 믹서 반죽기에 흰자B를 넣고 저속으로 돌려 이탈리안 머랭을 만들기 시작한다. 3. 흰자B를 넣은 반죽기를 고속으로 돌린다. 118도로 끓은 청을 조금씩 반죽기에 흘려넣는다. 뜨거운 청을 머랭에 한꺼번에 부으면 흰자가 익을 수 있으니 주의한다. 4. 머랭이 반죽될수록 광택이 나기 시작한다. 반죽기를 들었을 때 머랭 표면에 뾰족한 뿔이 생길 때까지 반죽한다. 5. 아몬드 페이스트가 있는 볼에 머랭의 반을 넣어 실리콘 주걱으로 비벼가며 섞는다. 나머지 머랭도 넣어 섞으면서 되기를 조절한다. 주걱으로 반죽을 들어 떨어뜨렸을 때 서서히 흘러내리면 적당하다. 6. 반죽을 깍지 낀 짤주머니에 떠 담고 유산지를 깐 오븐 팬에 500원 동전 크기만큼 짜준다. 1시간 정도 말린다. 손으로 표면을 만졌을 때 아무 것도 묻어나지 않으면 14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10분간 굽는다. 7. 취향에 맞게 준비한 딸기잼, 버터크림, 초코가나슈 등의 필링을 안에 샌드한 뒤 뚜껑을 덮어 완성한다. ■도움말 서울요리학원 제공
  • “베르테르와의 두 번째 사랑 온전한 ‘롯데’ 보여 드릴게요”

    “베르테르와의 두 번째 사랑 온전한 ‘롯데’ 보여 드릴게요”

    연기파 배우 전미도(33)가 창작뮤지컬 ‘베르테르’로 관객들을 다시 찾아왔다. 2013년에 이어 이번에도 베르테르의 가없는 사랑을 받는 ‘롯데’ 역을 맡았다. 그는 자신이 온전히 롯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한번 해봤기 때문에 롯데가 장면마다 느끼는 감정들에 대한 확신이 들어요. 작품 속 롯데가 저를 통해 무대에 되살아난다고 할까요. 연기도 더 탄탄해지고 감정선도 더 풍부해졌어요. 전달해야 하는 것들만 압축해서 분명하고 선명하게 보여 줄 수 있는 힘이 생겼어요.” ‘베르테르’는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원작이다. 2000년 초연 이후 9차례 공연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뮤지컬은 음악이 중요해요. ‘베르테르’는 음악이 너무 감미롭고 아름다워요. 음악이 흐르면 장면 장면에서 요구하는 감정 속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들어요. 작품 속 노래 중 ‘불길한 내 마음’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요. 제일 마지막 부분에 베르테르가 롯데를 만나고 자살을 암시하며 나간 뒤 혼자 남은 롯데가 불안한 마음을 노래하는 곡이에요. 그 곡을 부르다 보면 롯데가 느꼈을 감정이 제 안에서 소용돌이치며 뿜어져 나와요.” 롯데는 베르테르가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 여인이다. 롯데는 베르테르와의 첫 만남에서 그에게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선 결코 느낄 수 없었던 공감을 느낀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고 혼란스러워하며 죄책감을 느낀다. 약혼자가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자칫 잘못하면 오해를 살 수 있는 역할이에요. 약혼자가 있는 여자가 다른 남자를 홀리는 걸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관객들도 베르테르가 고백하러 왔을 때 롯데가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는 장면을 제일 얄미워해요. 그전에 사실대로 말했다면 오해의 소지가 없었을 텐데…. 연기 수위를 조절하는 게 굉장히 어려운데 진실하게 있는 그대로 롯데를 보여 주는 게 가장 나은 것 같아요.” 전미도는 작품 속에서 정원사로 나오는 ‘카인즈’라는 인물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카인즈는 베르테르에게 큰 영향을 받는다. 그도 베르테르처럼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한다. 갈등하고 주저하는 그에게 베르테르는 용기를 내 고백하라고 한다. 카인즈는 사랑을 고백하고 그 사랑을 위해 기꺼이 목숨까지 내놓는다. “카인즈가 부르는 노랫말이 참 좋아요. ‘기름을 끌어안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도 후회하지 않는다. 이제야 난 자유롭고 평온하다. 그러니 나를 위해 슬퍼하지 마라. 난 괜찮다’는 내용이에요. 카인즈의 이 노래가 이번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사랑의 본질 같아요. 조건을 따지지 않고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드는 사랑,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본능적인 사랑 말이에요.” 그는 “롯데라는 인물을 모든 관객들이 100% 다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살아온 삶이나 처한 상황 등에 따라 인물이나 작품에 대한 해석은 다 달라요. 많은 사람이 롯데를 이해할 수 있도록 공감가게 하는 게 이번 공연의 관건이라고 생각해요.” 전미도는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처음 무대에 오른 뒤 뮤지컬과 연극을 오가며 실력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제9회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주연상, 2008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여자신인연기상 등을 받았다. “연극과 뮤지컬을 반반씩 해요. 처음에는 뮤지컬과 연극이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해요. 노래를 하는지 안 하는지, 대사가 많은지 적은지 그 차이만 있을 뿐이에요. 그동안 뮤지컬도 연극적인 뮤지컬을 많이 했어요.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신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내년 1월 10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6만~12만원. (02)371-8042.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늦가을 칠면조 입속의 팔색조

    늦가을 칠면조 입속의 팔색조

    황금빛에 가깝게 구운 껍질은 바삭하고 살코기는 쫄깃하다. 한 점 쭉 뜯어 고소한 지블렛 그레이비 소스에 푹 찍어 먹으면 깊은 풍미가 느껴진다. 느끼해질 찰나 크랜베리 소스를 곁들이면 상큼함이 입안에 퍼진다. 칠면조 구이는 미국 최대 명절 추수감사절 전통 음식이다. 국내에서도 가족, 이웃과 함께 즐기는 식사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크리스마스의 케이크, 핼러윈의 호박 요리와 더불어 핫한 파티 음식으로 떠올랐다. 대형마트나 인터넷 식품쇼핑몰에서 냉동된 미국산 또는 호주산 칠면조를 구할 수 있다. 7~8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1마리(6.5㎏ 기준)가 7만원대다. 칠면조가 낯설다면 백숙용 11호 닭(1㎏)을 사용하면 된다. 닭, 칠면조와 같은 가금류 요리는 누린내를 잡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있는 그랜드힐튼서울 호텔에서 만난 탁인환(47) 셰프는 ‘이중 마사지’가 비법이라고 귀띔했다. 먼저 닭과 칠면조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물기를 제거한다. 소금, 후추를 닭과 칠면조에 뿌린 뒤 서양 허브인 세이지, 타임, 로즈마리를 잘게 다져 고기 표면에 바른다. 탁 셰프는 “가금류 특유의 누린내를 잡으려면 다진 허브를 고기 전체에 바르고 주무르듯이 마사지를 하면 잡내가 날아간다”고 말했다. 두 번째 마사지 재료는 버터다. 실온에 두어 말랑해진 버터를 고기에 골고루 발라 구우면 닭이나 칠면조의 껍질이 바삭해져 식감이 살아난다. 허브와 버터로 문지른 고기 위에 쿠킹 포일을 덮어 25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굽는다. 두 시간 뒤 포일을 걷고서 같은 온도에서 1시간 정도 더 구워 표면을 바삭하게 익힌다. 탁 셰프는 “황금빛이 도는 갈색이 될 때까지 요리솔로 버터를 발라 구우면 먹음직스러운 구이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닭은 칠면조보다 크기가 작아 금세 익는다. 200도 온도에서 1시간 정도 익히고 이후 포일을 걷은 다음 30~40분 동안 색을 내기 위해 구우면 된다.잘 익힌 닭·칠면조 구이는 지블렛 그레이비 소스나 크랜베리 소스에 찍어 먹는다. 으깬 감자(매시 포테이토), 스터핑(속을 채우기 위해 채소 등을 다져 만든 요리), 새싹 양배추 볶음 요리와 곁들여서 먹는다. 지블렛 그레이비 소스는 칠면조를 구울 때 나오는 육수와 익은 내장으로 만든다. 고기를 굽는 과정에서 익은 칠면조의 내장을 긁어 낸 뒤 이를 밀가루, 잘게 썬 양파, 당근, 샐러리와 함께 버터에 볶는다. 육즙을 붓고 끓이다가 적포도주, 허브, 소금 후추를 넣은 뒤 30분 정도 졸여 낸다. 체에 거르면 풍미 진한 그레이비 소스가 나온다. 크랜베리 소스는 냉동 크랜베리 300g을 냄비에 넣고 끓이다가 걸쭉해지면 불에서 내려 식힌다. 사과 반쪽을 주사위 모양으로 잘게 썰어 넣으면 식감이 좋다. 삼계탕을 만들 때 닭 속에 찹쌀과 인삼을 넣는 것처럼 칠면조 구이도 속을 채울 수 있다. 칠면조나 닭 속에 채우는 스터핑의 재료는 바게트 빵과 소시지, 밤, 사과, 양파, 샐러리, 마늘, 허브 등이다. 탁 셰프는 “바게트가 없다면 채소로 속을 채운 뒤 사과 반쪽을 넣어 입구를 막는다”면서 “고기의 육즙이 사과에 스며들어 구운 사과도 곁들여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슬포슬한 질감의 으깬 감자를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감자를 깍두기 모양으로 최대한 작게 썰어 냄비에 넣고 우유를 부어 센불에서 감자가 으깨질 때까지 나무주걱으로 저으면 된다. 감자가 스펀지처럼 우유를 빨아들여 부드러운 맛을 자아낸다. 칠면조는 양이 많고 퍽퍽한 가슴 살이 적지 않아 한 번에 다 먹기는 어렵다. 남은 칠면조는 샌드위치 등으로 해 먹으면 좋다. 탁 셰프는 “토르티야에 새콤한 샤워크림을 바른 뒤 잘게 썬 양상추, 쭉쭉 찢은 칠면조 구이와 토마토를 얹고 살사 소스 쳐서 둘둘 말아 먹으면 칠면조 고기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추천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나눔 가치’ 알린 성북

    ‘나눔 가치’ 알린 성북

    “대한민국의 사회적경제를 알려면 성북구로 오세요.”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자신 있게 자랑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의 대표와 종사자들이 주민과 함께 어울리는 자리가 지난 27일 열렸다. 성북구의 사회적경제 한마당 ‘가치세움’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 70여개가 모두 모였다. 사회적기업의 대표뿐 아니라 사회적경제 분야의 창업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인재도 참여했다. ‘가치세움’은 사회적경제의 가치가 새싹이 움트는 것처럼 돋아난다는 뜻이다. 김 구청장은 “성북구에서 사회적경제가 거둔 성과가 남다르며 사회적경제기업의 대표와 주민이 직접 기획한 가치세움은 그 성과 가운데 하나”라며 “사회적경제는 세계적으로 젊고 유망한 인재들이 도전하는 분야로 우리 청년들도 사회적경제에서 미래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가치세움은 2011년부터 열린 사회적경제 조직의 대표적인 축제다. 특히 사회적경제기업 31개가 참여한 ‘모의 투자 콘테스트’가 많은 관심을 끌었다. 구청 공무원 200명과 행사 방문객 100명으로부터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한 주식회사 나눔하우징은 우리은행에서도 후원했다. ‘우수 사례 발표회 및 토론회’에서는 ‘LG소셜펀드 페스티벌’에서 입상한 팀 등이 사회적경제기업의 성공 사례를 알리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지난 13일 열린 LG소셜펀드 페스티벌에서는 성공회대팀이 양말 작업장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활용해 직조공예 및 교구를 개발하는 아이디어를 내 수상했다. 사회적기업인 한살림, 서울아이쿱, 북부두레생협, 청년 창업팀 ‘라운드키친7’과 노원구 장애인협동조합이 음식을 판매하고 시니어 패션쇼를 비롯한 공연, 구인·구직 채용관도 열렸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지진희 “멜로 연기의 비결? 외로움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

    지진희 “멜로 연기의 비결? 외로움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

    요즘 이 남자의 눈빛에 매 주말 가슴이 설렌다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20대 꽃미남도, 한류 스타도 아닌 40대 유부남 배우 지진희(44) 이야기다. SBS 주말 드라마 ‘애인있어요’에 최진언 역으로 출연 중인 그는 젊은 배우들은 따라잡지 못하는 멜로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만난 그는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우리 드라마를 고화질로 다운받아 보는 시청자들이 부쩍 늘었다고는 하더라”며 멋쩍게 웃었다. 사실 극 초반에는 잘나가는 변호사였던 아내 도해강(김현주)을 버리고 대학 후배 강설리(박한별)와 사랑에 빠진 그에게 ‘국민 불륜남’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붙었다. 그가 아버지 앞에서 해강을 ‘치워 달라’며 매몰차게 굴던 모습에 시청자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하지만 교통 사고 후 자신을 쌍둥이 자매인 독고용기로 착각하고 살아가는 도해강을 안쓰럽고 애틋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의 모습은 여심을 저격했다.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주부들의 심리를 제대로 건드렸다. 초기와는 180도 다른 역대급 반전이다. “우리 드라마는 결국 한 여자를 사랑하는 얘기예요. 저는 해강을, 백석(이규한)은 독고용기를, 설리는 저를 사랑하죠. 여기서 ‘애인’이란 사랑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진언은 자신이 사랑했던 순수한 모습의 해강이 악마처럼 변한게 싫었던 것뿐이죠. 지금 진언의 감정은 죄책감에서 시작된 거예요.” 물론 이혼을 종용할 정도로 차갑게 대했던 전 부인에게 다시 사랑을 느끼는 진언은 그에게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TV를 보다가 집사람에게 뒤통수를 두번 맞았어요(웃음). 처음에 설리와 키스했을 때 한번, 예고편에 해강과의 키스 장면이 나왔을 때 또 한번. 저도 우유부단한 진언이 도무지 이해가 안 돼 무척 혼란스러웠는데 이전에 작가와 작업을 했던 (김)현주가 ‘절대로 대본을 허투루 쓰는 분이 아니다’라고 얘기해 줘서 안심하고 제대로 분석을 시작했죠.” 담벼락에 기대 해강과 이어폰을 나눠 끼고 음악을 듣거나 “점심 같이 먹자고 하면 먹을래?”라고 툭 던지는 대사에도 설레는 멜로의 감정이 살아난다. 그는 “감독이 감성을 자극하는 지점을 정확히 안다. 담벼락 장면에서도 현주가 백지영의 슬픈 노래를 듣고 있었는데 감정 이입이 잘됐다”면서 함께한 배우와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그의 ‘불륜남’ 연기는 처음이 아니다. 전작인 SBS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도 정신적인 외도를 하는 남자 역할을 맡았었다. 그는 “불륜이라기보다는 살아가면서 종종 마주하는 상황 속에서 진정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라면서 “군중 속에서도 사람은 누구나 외롭고 누구도 나를 온전히 다 알지는 못하는데, 멜로는 그런 외로움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과묵해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실제 그는 다변가이자 달변가다. 자기 소신도 뚜렷하다. 한류 드라마 ‘대장금’으로 중화권에서 인기를 끈 이후 몰려든 프로모션 제의를 거의 다 거절했다. 이유는 자신의 실력과 인기가 비례하지 않는 것이 양심에 찔려서였다. 그는 “물론 가끔 후회는 한다”면서도 “같은 캐릭터를 고수하면서 쉬운 길로 가고 싶지는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이런 성향은 매번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한 영화 필모그래피에서도 잘 드러난다. 29일 개봉하는 영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에서는 자신의 딸을 죽인 살인자의 딸을 간호하는 형사 역할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이번 영화를 하면서 전에 없던 감정을 느꼈는데 생각해 보니 순수함이더군요. 그동안 머리로만 계산했고, 아이를 순수하고 솔직하게 바라보는 게 없었어요. 연기가 더 나아졌다는 걸 느껴서 기분이 좋았죠.” 젊은 패션 감각을 유지하는 것도 여전히 지진희표 멜로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그는 “죽기 일보 직전까지 운동을 한다”는 말로 치열하게 자기 관리를 하고 있음을 대변했다. “영화 ‘뉴욕의 가을’이나 ‘냉정과 열정 사이’처럼 담백한 멜로를 해 보고 싶어요. 나이가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니 억지로 거스를 생각은 없어요. 다만 독하게 노력하면서 준비해야죠. 인생 경험이 많아지고 생각을 더 많이 할수록 발전하는 것이 배우라는 직업이니까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여래와 예수로 본 동서양의 조형원리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여래와 예수로 본 동서양의 조형원리

    필자의 원래 전공은 불상조각이지만 불화(佛畵)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특히 괘불(掛佛)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2004년 9월 통도사 괘불전시실에서 전남 해남의 달마산 미황사 괘불을 조사하면서 문득 불화에 눈을 뜨는 감동적 순간을 체험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깨달음의 첫 단추를 열었을 뿐이었다. 인생과 학문을 닦는 과정은 단계를 밟아 일시에 깨닫는 점수돈오(漸修頓悟), 단번에 진리를 깨친 뒤 번뇌와 습기를 차차 소멸시켜 가는 돈오점수(頓悟漸修)의 과정을 무한히 반복하는 것이라는 것을 나름으로 깨달았다. 이후 불화의 연구는 속도가 붙었고 국내외에서 관련 논문과 저서를 세상에 냈다. 눈을 떴다고 하나 또 다른 참된 깨달음은 훨씬 후에 일어났다. 안방 머리맡에 미황사 괘불의 상반신으로 만든 포스터를 붙여 놓았다. 애수(哀愁)에 잠겨 있는데 그런 얼굴은 처음이었다. 어느 날 여래의 머리 선이, 붕긋붕긋한 머리털 중간에 있는 이른바 중간육계(中間肉髻·살이 불룩 솟아 상투 같은 모양)와 연결되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다시 머리 맨 위에 정상육계(頂上肉髻)가 있는데, 그때까지 그 두 개의 육계 관계를 세계 학계는 밝히지 못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정상 계주건 중간 계주건 골육이 융기하되 상투 같아서 육계라 하며, 불상 32상 중 하나인 존귀상으로 알려져 있다. 또 머리칼이 돌고 있어서 이른바 나발(髮·소라껍질 모양으로 돌아 올라간 머리칼)의 형태를 짓고 있다. 그 육계의 연원은 흔히 불교경전에서 찾으려 했다. ‘중아함경’이나 ‘방광대장엄경’ 등은 “정수리에 육계가 있어 둥글고 가지런하며 머리칼은 소라처럼 오른쪽으로 돌아 오른다”고 설명한다. 모두 ‘머리칼이 나발임’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여래의 머리에는 머리칼이 있을 수 없다. 원래 인도 본토 마투라에서 만들어진 불상의 머리에는 하나의 큰 소라 모양이 솟아 있으며, 그다음 단계에서는 작게 도르르 말린 머리칼이 수없이 덮여 있다. 간다라 지방에서는 그리스·로마의 영향을 받아 곱슬머리로 표현했다. 그런데 마투라건 간다라건 머리칼이라 부르는 것은 모두 영기문으로, 제1영기싹으로 나타내어 여래와 보살로부터 발산하는 영기문임을 알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현실에서 보는 곱슬머리나 상투를 가지고 육계를 바라보기 때문에 육계의 본질을 어찌 알 것인가. 필자는 미황사 괘불의 석가여래 머리를 과감히 깎았다⑥, ⑦.그러나 깎은 것은 머리칼이 아니라, 제1영기싹이 연이어 여래로부터 발산하는 강력한 기운을 나타낸 붕긋붕긋한 영기문이었다. 그것이 여래의 본질인 큰 보주를 가리고 있었다. 영기문을 제거하니 2000여년 만에 여래의 신비한 모습이 나타났다. 즉 솟아오른 여래의 머리가 보주화(寶珠化)해 맨 윗부분에 구멍이 있지 않은가. 그 구멍으로부터 하나의 보주가 솟구쳐 나오고, 다시 그 보주로부터 강력한 두 줄의 영기문이 나와 서로 나선형으로 꼬이며 양쪽으로 뻗어 나가다 태극을 이루고 다시 강력히 뻗어 나가 우주에 충만해진다. 불교경전들은 결국 정답을 주지 못했다. 여래는 용과 마찬가지로 보주의 집적이었다. 여래로부터 하나의 보주가 나오지만 무량한 보주를 발산해 대우주에 가득 찰 것이다. 하나의 보주에서는 무량한 보주가 나온다. 한 분의 용으로부터 무량한 보주가 나오듯이…. 이제 기독교에서 예수의 본질을 파악해 보기로 하자. 아칸서스라고 알고 있는 조형들이 얼마나 심각하게 서양미술사 내지 문화사의 발목을 붙들고 있는지 알았다. 그러나 아직 충분한 증명은 부족해 본격적인 영기화생 조형을 해석하려 한다. 서양미술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아칸서스에 대해 의문을 가지며 여러 가지 아칸서스의 조형에 대해 생각하고 채색분석하는 동안 문양집에서 불과 27x21㎝에 불과한 흑백 삽화를 접했다. 이른바 아칸서스가 가득한 그림이었다. 스캔하여 확대해 본 결과 엄청난 조형들을 발견했다. 작고 흐려서 안 보이는 부분이 많았으나 백묘를 뜨고 채색분석에 들어갔다. 수많은 보주들과 영기잎들이 여러 가지 형태로 전개해 가는데, 중심에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모습이 있다. 만일 이것들을 보석이나 아칸서스로 보면 아무 의미가 없어지지만, 영기잎과 보주로 보면 기독교 미술의 매우 중대한 신비와 상징이 드러난다. 프랑코 왕국의 샤를 2세(823~870), 별칭으로 ‘샤를 대머리’라고 불리는 왕에게 헌정된 미완성의 ‘미사 전례 기도집’에 뛰어난 삽화 여섯 장이 들어 있다. 그러니까 일종의 필사본 정밀 삽화로 불교회화로 치면 사경변상도(寫經變相圖)에 해당한다. 성체성사를 거행하는 사제와 미사에 쓰이는 기도집이다. 870년에 제작된 것으로 지금 파리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삽화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장면은 죽음과 부활을 동시에 보여 준다①. 필자가 처음 접한 흑백사진이다. 영기화생론으로 채색분석하면서 해석해 보자. 전체 그림을 그려서 채색분석하자면 너무도 가슴 벅찬 많은 상징과 세밀한 그림이 치밀하게 그려졌기 때문에 한 회로 끝낼 수 없다. 3년 전에 분석한 것을 부족하나마 싣고, 십자가 오른쪽의 위아래로 긴 장방형 안의 조형은 원래 그림에서는 너무 비좁아 따로 채색분석했다. 가운데 십자가를 중심으로 자세히 새로 다시 그리고 채색분석했다②. 맨 밑 부분의 영기문을 보자. 중심에 빨간 작은 보주들과 일체를 이루는 복잡한 매듭들을 채색분석해 보니 그 흐름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전체에서는 세부가 보이지 않으므로 부분을 확대하기로 한다. 맨 밑에 좌우로 긴 영기문을 시발점으로 상하좌우로 복잡하게 전개한다. 좌우로 뻗어 나가 십자가 양옆 공간을 가득 채우고, 위로 올라가 십자가가 화생한다. 자세히 보면 제3영기싹의 제1영기싹 끝에서 각각 초록색과 붉은색 영기문이 생겨나 복잡한 매듭과 보주들을 거쳐 십자가로 연이어 감으로써 십자가는 영기문이 된다. 십자가가 영기문이라면 모두가 의아해할 것이지만, 조형을 따라가 보면 그렇지 아니한가. 제3영기싹의 위치도 매우 중요한 것을 보면 삽화 작가는 누군지 모르지만 무명의 뛰어난 장인임이 틀림없다. 양쪽으로 십자가가 올라가는가 하면 예수의 양쪽 팔이 뻗어 못 박힌 횡으로 긴 십자가는 아랫부분의 매듭으로 얽힌 영기문을 축소한 영기문, 제3영기싹의 제1영기싹 끝에서 생긴 영기문이 뻗어 나와 좌우 십자가를 완성하며 십자가 전체가 양쪽의 영기문과 아래 영기문에서 화생한 셈이다④, ⑤. 즉 십자가가 영기화생하고, 그 영기화생한 십자가에서 예수가 화생한다. 이미 조형적으로 죽은 예수가 영기화생하고 있다. 화생(化生)의 개념은 서양의 문자언어에는 없지만 조형언어에는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예수님 자체의 못 박힌 손과 발에서 피가 흐르는데 보주로 표현하고 있다. 생명의 피다. 옆구리의 창에 찔린 자리에서도 피가 아니라 보주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예수의 머리가 보주로 이루어져 있다. 불교 여래의 머리가 보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지 않은가. 예수가 자리 잡은 노란색 공간은 공간이 아니라 영기의 넓은 띠다. 양쪽 맨 가의 제1영기싹 공간에서 넓은 아칸서스 모양으로 끝나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 영기잎 줄기마다 보주들과 겹쳐 있다. 끝으로 광배. 둥근 광배는 보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두광에서 반복하고 있는 십자가도 보주들로 이루어져 있다. 영기문과 보주들로 이루어진 예수의 죽음과 부활의 전체 이미지는 놀랍기만 하다. 그리고 뱀. 그러나 뱀이 아니다. 용성을 지닌 영기문이다. 놀랍게도 만물생성의 근원인 제3영기싹에서 화생하고 있다. 그 영기문의 입에서 다시 양 가닥의 영기문을 토해 내고 있다. 뱀만 다시 채색분석한다③. 뱀에서 중요한 것은 부활의 상징성이다. 부활이라는 상징을 놀랍게도 영기화생으로 표현했다. 전체 그림에서 십자가 부분 외의 모든 부분은 힘찬 영기잎들과 보주들로 이루어져서 중심의 예수와 십자가를 화생시키고 있다. 예수의 ‘영기화생’은 예수의 ‘부활’과 일치한다. 뱀은 부정적인 이미지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동시에 오래전부터 두렵고 신성한 존재로 여겨 와서 여러 신화나 설화 속에서 신에 버금가는 존재로 등장한다. 뱀의 특성과 연관돼 있다. 뱀은 죽을 때까지 쉼 없이 탈피하는 동물이므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다시 살아난다고 생각했고, 뱀은 부활·치유·재생의 대명사가 됐다. 그래서 많은 의료기관이 뱀을 심벌로 사용한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죽음 및 재생과 관련된 신으로는 오시리스, 아도니스, 예수, 미트라 등이 있다. 세계적으로 심리학, 종교학, 신화학 등에서 뱀과 신의 부활이라는 주제가 심도 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십자가 위에 해와 달이 의인화돼 표현되어 있는데, 예수가 못 박힌 십자가와 반드시 함께 나타나는 해와 달에 대해서는 놀라운 도상들이 그리스 이래 수없이 나타난다. 놀랍게도 이 십자가를 화생시킨 맨 아래 매듭과 무량한 보주들에서 양쪽으로 뻗어 나간 긴 영기문에서 십자가 좌우에 가득 찬 영기문으로 발산하고 있다. 그리고 오른쪽의 글씨, ‘Te igitur’(테 이구투르)는 미사통상문으로 우리나라에서는 ‘Te igitur’(당신께 그러므로), 이 부분을 빼고 다음과 같이 번역해 사용하고 있다. 즉 ‘인자하신 아버지 (당신께 그러므로)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간절히 청하오니….’ 아칸서스, 팔메트, 반 팔메트, 인동문(Honey Suckle), 장미, 모란, 덩굴, 석류, 메달리온, 거북~귀갑문, 그로테스크, 스파이럴(渦), 파문(巴文), 만(卍)자문, 뇌문(文), 칠보(七寶) 등 수없이 많은 잘못된 용어들을 바로잡아 가는 동안 새로운 조형의 세계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연재의 마지막 부분은 아칸서스라고 하는 하나의 틀린 용어를 바로잡아 가면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전혀 새로이 해석할 수 있게 됐다. 그러므로 35회에 걸친 이번 연재는 우리가 ‘비의(秘儀)의 무대’를 지나가다가 장막을 한 손으로 걷어 올리며 힐끗 한 번 안쪽을 엿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세계의 모든 종교는 궁극적으로 밀교(密敎)의 속성을 지닌다. 조형언어란 그런 의미에서 밀교적 언어다. 필자가 말하는 ‘인류’란 ‘동서고금’이다. 부분만 연구해서는 인류를 만날 수 없다. 필자는 동서고금의, 즉 인류 조형예술의 비밀을 풀어 내고 있다. 보이지 않았던, 무엇인지 몰랐던 조형의 본질을 풀어 내고 더 나아가 우리가 전부였다고 생각했던 빙산의 일각의 엄청난 오류를 고쳐 나가고 있다. 인류 문화에 대한 근본적 인식 변화가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기화생론’은 인류 조형예술의 기원을 푸는 열쇠가 돼 미래의 새로운 길을 열어 줄 것이라 확신한다. 용이란 조형의 본질을 파악해 보니 모든 조형이 용 하나에 수렴됨을 알았다. 봉황과 식물 모양 영기문들은 모두 용이나 용성(龍性)으로 귀결한다. 용의 조형은 변화무쌍해 ‘주역’(周易)에 자주 나타난다. 용의 조형에서 추출한 제1, 제2영기싹과 보주 등으로 모든 보이지 않았던 조형들이 완벽히 풀린다. 지금까지 동양과 서양은 전혀 다른 것으로 모든 사람들은 생각해 왔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거대한 빙산의 조형 원리는 동서양이 똑같았다. 세계는 하나라는 것을 증명했다. 동서양의 조형 5000여점을 채색분석해 얻은 성과다. 1㎜의 오차도 없다. ‘세계조형예술, 용으로 읽다’라는 주제로 연재를 시작했을 때부터 가장 염려했던 분은 국제정치학이 전공인 필자의 형 강범석 명예교수다. 매번 가슴 졸이며 연재를 정독하고 이메일로 논평을 해 왔다. 한 해 가까이 과분한 지면을 베푼 서울신문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내내 긴장과 환희, 그리고 형언할 수 없는 두려움의 나날이었다. 필자의 학문적 생애의 작은 매듭을 짓는다. 모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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