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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에 2갑…줄담배 피우는 2살 남아 논란

    하루에 2갑…줄담배 피우는 2살 남아 논란

    겨우 2살 나이에 줄담배를 피우는 습관을 갖게 된 어린 소년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 더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수카부미시 출신의 라피 아난다 파뭉카스(2)가 흡연에 중독된 건 약 두 달 전부터다. 라피는 시장 가판대 밖에 떨어져있는 담배꽁초를 주워 피우며 흡연을 시작해 이제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졸라 담배를 구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얻은 담배를 물면 라피의 얼굴은 금방 환하게 밝아지지만 반대로 담배를 빼앗으려 하면 심술 난 표정으로 도망가기 일쑤다. 엄마 마르야티(35)는 “아이는 두 달 동안 매일 담배를 피워왔다. 아마 온종일 40개 피 정도를 피운다. 하루에 담배 2갑을 사다주는데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한숨을 쉬웠다. 이어 “아이에게서 담배를 떼어내는 것이 어렵다. 이미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고 성질을 부리기 시작했다”면서 “담배를 주지 않으면 하루 종일 날뛰며 돌아다니거나 잠을 자지 않는다”며 난감해했다. 흡연자인 아빠 미스바후딘(40)도 “아들이 왜 이리 심각하게 중독됐는지 모르겠다. 아들이 담배를 달라고 하면 나 역시 ‘안돼’라고 말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부부는 “아들의 흡연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에게 곧 데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에서 인구 당 흡연자의 수가 가장 많은 국가 중 한 곳이다. 18세 미만 청소년의 약 9%가 정기적으로 흡연을 하며, 아동 흡연자의 수가 증가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메트로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한 젓가락 호로록~ 허기진 마음 채웠다

    한 젓가락 호로록~ 허기진 마음 채웠다

    국수는 서민들의 오랜 친구다. 먹을 게 풍족하지 않던 시절 국수를 먹으며 허기를 달랬고, 서로 소통했다. 이상국 시인은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고 노래했다. 지역에 가면 그들의 삶과 애환이 깃든 친근한 국수를 만날 수 있다. 사람 냄새 물씬 나고 옛 향기가 담겨 있는 국수를 먹다 보면 마음까지 든든해진다. 혹자는 말했다. 국수는 ‘캔버스처럼 하얀 면 위에 지역별 식문화라는 화가가 그려 나간 작품’이라고.①진한 팥국물 침샘 폭발 ‘팥칼국수’ 팥칼국수는 진한 팥국물과 졸깃한 면발이 일품인 전라도의 별미다. 곱게 거른 팥물을 끓이다가 밀가루로 반죽한 칼국수를 넣어 익으면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맞춘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칼국수 대신 국수나 수제비를 이용하기도 한다. ‘맛의 고장’ 전북 전주에서는 팥칼국수집이 사계절 인기다. 물리지 않는 팥의 단맛과 식감 좋은 칼국수가 어우러져 식욕을 돋운다. 국산 팥을 사용하기 때문에 풍미가 뛰어나고 뒷맛이 깔끔하다. 쌀로 만든 새알심과 달리 식혀 먹어도 면이 붇지 않아 간식으로도 좋다. 팥은 1차로 고농도 소금물에 삶는다. 1차로 삶은 물은 버리고 찬물에 깨끗이 헹궈 짠맛을 없앤다. 2차로 삶을 때는 센불을 이용해야 팥이 부드럽다. 팥물을 내는 방식은 두 가지다. 예전에는 잘 익은 팥을 채에 넣고 갈아 팥물을 내렸다. 최근에는 껍질까지 모두 믹서에 넣고 갈아 쓰기 때문에 색깔이 더 곱고 영양가도 풍부하다. 각종 비타민과 식이섬유, 엽산, 인, 칼륨 등이 많이 함유돼 있다. 칼국수는 졸깃한 맛이 나도록 반죽에 정성을 쏟아야 한다. 칼로 썬 면을 바로 넣지 않고 다시 한번 치대어야 엉겨 붙지 않고 식감이 살아난다. 시원한 동침이를 곁들이면 개운함과 든든함을 만끽할 수 있다.②사골·닭 육수에 전분으로 감칠맛 더한 ‘밀면’ 사골 등으로 우려낸 육수에 전분이 함유된 면발에다 갖은 고명을 얹어 먹는 음식으로 부산의 대표적 향토 음식중 하나다. 밀면의 유래는 6·25전쟁 때 북한에서 부산으로 내려온 피난민들이 고향에서 즐겨먹던 냉면을 구호물품인 밀가루로 냉면을 만들어 먹던 데서 유래했다. 실향민인 고 이영순 할머니가 1952년 남구 우암동에 문을 연 ‘내호냉면’이 부산 밀면의 원조로 전해지고 있다 고향을 그리워하던 마음이 만들어 낸 음식인 셈이다. 전분이 함유돼 일반 국수보다 쫄깃한 맛이 감칠맛을 더해 준다. 육수는 돼지나 소의 사골, 혹은 소고기의 양지나 사태 부위, 닭 뼈 등을 넣어 푹 고아 만든다. 밀가루가 주재료인 밀면의 특성상 소화가 되지 않을 것을 우려해 감초, 당귀, 계피 등의 한약 재료를 첨가하기도 한다. 부산시는 2009년 밀면을 지역의 대표 향토음식으로 선정했다.물밀면과 비빔밀면, 온밀면이 있는데 여름철에는 찬 육수의 물밀면과 비빔밀면을 즐기고, 겨울철에는 따뜻하면서도 얼큰한 온밀면을 주로 먹는다. 물밀면과 비빔밀면에는 고추장 양념장을 넣는 것에 비해 온밀면에는 고추장 양념 대신 잘 익은 김치를 고명으로 올려 간을 맞춘다.③멸치 육수에 애호박·배추 곁들인 ‘누른국수’ 대구는 우리나라에서 국수 소비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그만큼 대구사람들의 국수 사랑은 유별나다, 누른국수는 동인동찜갈비, 납작만두, 막창구이 등과 함께 대구 10미(味) 중 하나다. 밀가루에 콩가루, 물, 소금을 넣어 반죽한 뒤 얇게 밀어 가늘게 채썬다. 끓는 물에 내장을 제거한 멸치를 넣어 육수를 우려낸 뒤 채썬 애호박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배추를 넣는다. 여기에 김가루나 지단 등을 고명으로 올린다. 이렇게 하면 누른국수 한 그릇이 만들어진다. 누른국수는 시원하고 담백한 맛에 영양까지 보탰다. 대구에는 유명한 누른국수집이 많다. 중구 노보텔 뒤는 한때 누른국수골목으로 유명했다. 그곳에서 ‘암뽕에 소주 한 병 바람’이 일어났다고 한다. 서문시장에는 국수가게 300여개가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가게마다 누른국수를 먹으려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백종원의 3대천왕’에 소개된 ‘동곡원조할매 손칼국수’는 반죽에 계란물을 넣어 면에 고소한 맛과 쫄깃함을 더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외에도 중구 삼덕동의 대백칼국수, 중구 서성로의 금와식당, 달서구 송현동의 참한손칼국수, 중구 종로2가의 다전칼국수 등도 누른국수 맛집으로 소문나 있다.④쫄깃쫄깃 탄력 있는 메밀국수 ‘콧등치기국수’ 쫄깃쫄깃 탄력이 있어 ‘후루룩~’ 하고 메밀국수를 먹을 때마다 면발이 콧등을 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콧등치기국수다. 강원도 정선의 대표 토속음식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메밀가루를 즉석에서 빡빡하게 반죽한 뒤 투박한 부엌칼로 숭덩숭덩 썰어 삶아 내 면발이 굵고 탱글거린다. 이런 메밀칼국수에 삶은 애호박과 갖은 양념 간장을 올린 뒤 냉육수를 부어 한입 베어 먹으면 면발 끝이 콧등을 툭 치며 웃음과 재미를 더한다. 요즘에는 냉육수보다 뜨겁게 삶아 한 사발씩 내는 음식점이 더 많아졌다. 콧등치기국수는 일반 칼국수나 메밀국수보다 굵고 납작한 면발이 특징이어서 일반 국수보다 씹는 식감도 좋다. 콧등치기국수를 더 재미있게 먹으려면 그릇에 코를 박고 먹어야 하고,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어야 한다. 코를 박고 먹다 보면 면발이 콧등을 쳐 정신이 번쩍 든다는 사람도 있다. 척박한 산촌에서 화전으로 밭을 일구어 메밀을 뿌려 배를 불리던 사람들이 음식에도 해학을 넣어 맛과 재미를 더했다. 콧등치기국수와 궁합이 맞는 김치는 갓김치가 제격이다. 국수에 고명으로 얹어진 갓김치는 남도에서 나는 갓이 아니라 정선 지역에서 나는 키 작은 갓이다. 갓김치가 없으면 메밀국수 맛도 살아나지 않는다.⑤민물고기 푹 삶아 양념장 풀어낸 ‘생선국수’ 대청호와 금강 덕분에 민물고기 요리가 발달한 충북 옥천에 가면 생선국수를 만날 수 있다. 어린 시절 개울가에서 매운탕 국물에 국수를 넣어 허겁지겁 먹던 그 맛이 생각난다면 강력 추천한다.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먼저 민물고기를 뼈까지 뭉개질 정도로 10시간 가까이 푹 삶아 육수를 만든다.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체에 걸러 가시를 골라낸 뒤 양념 고추장을 풀어 간을 하고 국수사리를 넣어 삶는다. 마지막으로 파, 애호박, 깻잎, 미나리, 풋고추 등을 썰어 넣어 한 번 더 끓이면 완성이다. 생선을 뼈째 푹 우려낸 국물에 국수사리를 넣어 구수하고 담백하다. 단백질·칼슘·지방·비타민이 풍부해 보양식으로도 좋다, 얼큰하고 진한 육수 때문에 해장국 대용으로도 좋다. 생선국수는 보청천이 휘감아도는 청산면에서 시작됐다. 주민들은 모내기가 끝나면 보청천으로 천렵을 나갔다, 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끓여 먹었는데 1960년대 면을 넣어 먹은 것이 시초가 됐다. 청산면에만 9곳의 전문 식당이 성업 중이다. 청산면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생선국수 축제를 열고 있다. 한 그릇 가격은 6000원이다.⑥구룡포 명물 해물 칼국수 ‘모리국수’ 모리국수는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의 명물 해물 칼국수다. 주재료는 ‘미역추’나 ‘장치’, ‘바다메기’라고도 일컬어지는 장갱이 혹은 아귀다. 사철 잡히는 장갱이는 장어처럼 길쭉하게 생겼다. 고춧가루가 들어간 양념을 풀고 장갱이나 아귀를 푹 곤 뒤 기호에 따라 홍합, 새우나 콩나물, 파 등을 첨가한다. 여기에 두툼한 국수를 넣어 가열하면 모리국수가 완성된다. 오래 끓이면 생선살이 으깨질 정도로 부드러워져 깊은 맛이 더해진다. 매우면서도 진한 풍미가 독특하다. 해산물이 많이 들어가지만 그다지 비리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국수를 건져 먹고 나서는 빡빡한 국물을 들이켠다. 면이 불어 버리면 흐물흐물해져서 식감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모리국수는 1970년대 초반 포항에 공업 단지가 막 들어서던 시절 뱃사람과 서민들의 손에서 탄생한 음식이다. 싱싱한 생선과 해산물을 ‘모디’(모아의 사투리) 넣고 한 사람씩 따로 먹는 음식이 아니라 여럿이 모여 냄비째로 ‘모디가 먹는다’고 모디국수로 불리다가 모리국수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음식 이름을 묻는 사람들에게 “나도 모린다”고 말한 게 입으로 전파되면서 모리국수가 됐다는 얘기도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옥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괴이한 짐승…‘물괴’ 1차 예고편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괴이한 짐승…‘물괴’ 1차 예고편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두 줄의 괴이한 기록에서 시작한 영화 ‘물괴’ 1차 예고편이 공개됐다. ‘물괴’는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의 등장으로 위태로워진 조선과 소중한 이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사투를 그렸다. 공개된 예고편은 조선왕조실록의 한 부분으로 시작한다. 괴이한 짐승 ‘물괴’의 등장으로 백성은 두려움에 휩싸이고, 흉흉해진 민심을 다스리기 위해 ‘물괴’ 수색대가 꾸려진다. 그렇게 ‘윤겸’(김명민)은 수색대원들과 함께 놈을 추격한다. 하지만 ‘물괴’는 기어이 도성 안에 모습을 드러내고, 끔찍한 놈의 실체를 접한 백성은 혼비백산 달아난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물괴’에 맞서는 수색대 모습에 이어 놈이 누군가를 덮치는 장면으로 끝나는 예고편은 이야기의 결말을 궁금케 한다. ‘물괴’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최초의 ‘크리쳐 무비’(괴물이 등장하는 영화를 통칭하는 말)로 제작 단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김명민, 김인권, 이혜리, 최우식 등이 함께했고, 연출은 ‘성난변호사’의 허종호 감독이 맡았다. 영화는 오는 9월 13일 개봉 예정이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나라꽃 무궁화를 그린다는 것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나라꽃 무궁화를 그린다는 것

    무덥고 습한 기후가 지속될 때면 나는 하루가 다르게 생장하는 식물들을 관찰하느라 여느 때보다 바빠진다. 그러다 보면 매일 일로써 그려야 하는 식물들을 관찰하는 데에 시간을 쏟느라 정작 내가 평소 개인적으로 그리고자 했었던 식물들의 생장 과정을 놓치게 되는 일이 많은데, 그렇게 자꾸만 시기를 놓쳐 다음해를 기약하다 수년이 지나버리게 되는 식물들도 많다. 그중 하나가 무궁화다.내가 다니던 수목원에는 커다란 무궁화 정원이 있었다. 수목원의 중심,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가는 길목에 무궁화 정원이 있는 건 이들이 우리나라 국화라는 이유에서였다. 한여름 무더위에 사람들이 산책조차 마다할 시기, 정원엔 무궁화 꽃이 가득 핀다. 그 꽃은 희거나 붉거나 푸르렀고, 꽃잎이 겹꽃으로 화려하거나 홑꽃으로 단아하기도 했다. 이들은 나무마다 모두 각기 다른 색과 형태의 꽃을 피웠다. 그 다양한 색에 감탄하며 이름표를 들여다보면 ‘선녀’, ‘아사달’, ‘첫사랑’과 같은 우리말 이름이 쓰여 있었다. 무궁화를 그리고자 하는 마음이 든 건 이들을 보고 난 후부터다. 무궁화는 우리나라의 국화이지만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은 아니다. 중국 원산의 식물이다. 물론 수백년 전 중국에서 건너와 우리나라에 심어지기 시작했지만, 그조차도 일제시대에 거의 모두 베어져 버렸다. 그렇게 우리나라에 오게 된 무궁화는 오래 꽃을 피우는 특성이 우리나라 사람의 끈기와 닮았고, 흰 꽃이 백의민족을 상징하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나라 국화가 되었다.물론 그 나라에 자생하지 않는 식물이 국화인 경우는 많다. 네덜란드의 국화인 튤립은 터키 원산이며, 프랑스의 국화 장미는 서아시아 원산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무궁화와 이들 국화의 차이점은, 각국의 국화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궁화를 널리 애용하거나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연구자들은 국화인 무궁화의 보급을 위해 그들의 효용성을 연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잘 생육하거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색과 형태를 띠는 무궁화를 육성해 왔다. 그렇게 육성된 무궁화만 200여종이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가로수나 공공기관 혹은 공원, 도시 어딘가에서 자라고 있는 이 무궁화가 그만큼 다양하게 존재하는지조차 모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는 늘 새로운 것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가장 사랑받는 식물은 늘 우리가 기존에 보지 못했던, 특이하고 신기한 형태의 외국 식물이다. 그에 비해 무궁화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고 뻔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수목원의 무궁화 정원에서 보았던 그 꽃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무궁화의 형태와 성질을 넘어서는 것들이었다. ‘선녀’는 꽃이 새하얗지만 꽃잎이 빛을 따라 은은한 연보랏빛을 띠고, 아사달은 분홍색 물감을 묻힌 붓이 스친 듯 꽃잎 부분 부분에 분홍색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들여다보면 볼수록 다양하고 아름다운 형태였다. 늘 생각했다. 이런 무궁화의 존재를 누군가 그림으로 기록해야 하지 않을까. 더 나아가 이 기록은 기록의 의미를 넘어 사람들에게 무궁화의 다양성을 이야기할 수 있는 매개가 되어 줄 것이다. 네덜란드는 튤립 버블이라 불리는 황금시대가 지나고 경제가 붕괴되면서 튤립 문화는 잠식될 뻔했다. 그러나 곧 국내가 아닌 주변 국가에 눈을 돌려 세계에 튤립을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튤립 문화는 살아난다. 네덜란드가 외국에 튤립을 수출하고자 했을 때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식물세밀화가들을 모아 네덜란드에서 육성하고 재배한 튤립 그림을 그리는 일이었다. 그렇게 기록된 튤립 세밀화로 인쇄물을 만들어 주변 국가에 네덜란드 튤립을 홍보하고 수출하여 지금까지 튤립 문화가 지속될 수 있었다. 여전히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튤립 세밀화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고, 그때의 그 그림은 현재 중요한 튤립 연구 데이터로 이용된다. 언젠가 일본 진다이식물원의 무궁화 정원에 간 적이 있다. 정원 입구에 무궁화에 대한 설명이 쓰인 표지판이 있었는데, 그 표지판엔 무궁화 연구를 이토록 많이 하는 우리나라는 쏙 빠진 채 일본과 중국 이야기만 쓰여 있었다.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런 경험이 쌓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나라 무궁화를 그리고자 하는 마음은 더해진다. 어제는 무궁화를 그리려 수목원의 무궁화 정원을 다녀왔다. 조생종인 몇몇은 이미 만개했고 대부분은 봉오리를 맺은 채 꽃이 필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올해는 두어 종의 무궁화를 그릴 생각이다. 이렇게 매년 꾸준히 조금씩 그리다 보면 언젠가 우리나라의 무궁화 컬렉션을 완성할 날이 오지 않을까.
  • 홍종학 “소득주도 성장론은 서민지갑 빵빵론… 윈윈 방법 찾겠다”

    홍종학 “소득주도 성장론은 서민지갑 빵빵론… 윈윈 방법 찾겠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6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난을 우려하는 중소기업계를 찾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노동자가 ‘윈윈’하는 방법을 반드시 찾겠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기 위해 노동자는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대기업은 납품단가에 최저임금 인상분을 적극 반영해 달라고 호소했다.홍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책을 만들고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보완책을 만들고 또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J노믹스’는 서민경제에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원리에 기반한다”며 “소득주도 성장론은 ‘서민지갑 빵빵론’”이라고 밝혔다. 홍 장관은 노동자와 대기업, 공무원 노동조합 측에 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각각 제시했다. 그는 “중소기업과 노동자는 공동 운명체”라며 “노동자는 임금이 오른 만큼 사업자와 힘을 합쳐 더 열심히 일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물건을 살 때도 중소기업의 매출이 늘어야 임금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며 “조금은 불편해도 중소기업 상품을 사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노조는 온누리 상품권 구매비율을 확대하고 구내식당의 휴무일을 늘려 근처 식당의 매출 늘려 달라”고 덧붙였다. 대기업을 향해서는 “최저임금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덜어 달라”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살아야 대기업의 경쟁력도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다만 홍 장관은 중소기업계가 요구한 ‘최저임금 업종별·규모별 차등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규모를 확대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3조 한도를 정해 정부 차원에서 (확대를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또 외국인 고용 시 근무 연차별로 임금을 차등화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 달라는 의견에 홍 장관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민선7기 단체장에 듣는다] 민심이 힘… 탁 트인 소통 ‘영등포 1번가’ 끝까지 간다

    [민선7기 단체장에 듣는다] 민심이 힘… 탁 트인 소통 ‘영등포 1번가’ 끝까지 간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10일 당선 일성으로 ‘탁 트인 영등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채 구청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청장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단어 ‘탁 트인’의 의미는 두 가지다. 첫째는 주거환경, 교육, 일자리 등 쌓여 있는 현안을 탁 트이게 하겠다는 것, 둘째는 주민, 직원들 그리고 국회, 중앙정부 등 관계기관과 탁 트인 소통을 하겠다는 뜻”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당선 소감은. -구민들이 변화에 대한 열망이 컸다. 선거 기간 동안 ‘영등포가 정체돼 있다. 변화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구민들의 이러한 바람을 담기 위해 소통창구 ‘영등포 1번가’를 열었다. 구민들과 소통하겠다. 저만의 힘으로 영등포를 이끌 수는 없다. 주민과 힘을 합쳐 답답한 환경과 정체된 발전의 영등포를 ‘탁 트인 영등포’로 만들겠다. →소통을 강조했는데. -소통을 잘못하면 체계화되지 않은 정책 수립으로 이어진다. 소통이라는 단어를 제가 제일 많이 언급하는 이유다. 다시 말하지만 구청장 한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건 없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집단 지성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소통창구인 ‘영등포 1번가’와 ‘영등포 100년 미래비전위원회’를 끝까지 밀고 나가겠다. →두 가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현재 구민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구청장한테 말할 수 있는 체계화된 시스템이 없다. 영등포 1번가는 문재인 정부 초기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에서 운영했던 국민 참여 공간인 광화문 1번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미 제대로 된 구민 의견만 100여건 접수됐다. 구민들이 어떤 현안도 영등포 1번가에 질문하면 답을 얻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겠다. 구민들도 청탁을 할 필요가 없어지고, 공무원들 업무도 수월해질 거다. ‘영등포 100년 미래비전위원회’는 민관학(民官學) 협력으로 이뤄진다. 평범한 주민, 공무원, 학계 전문가가 위원회에 참여한다. 이들이 영등포 중장기 계획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거다. 영등포 1번가에서 나온 의견, 제가 선거 때 내세웠던 공약 100개, 다른 후보들이 냈던 공약 등을 모두 취합해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구민들에게 보고하는 자리를 만들겠다. ‘영등포구민의 날’(9월 27일) 행사 때 할 가능성이 높다. 위원회가 형식적 활동에 그치지 않고, 공무원 사회가 놓칠 수 있는 부분에 자극을 줄 수 있길 바란다.→직원과의 소통도 중요하다. 어떻게 할 것인가. -격의 없이 소통하려고 한다. 영등포 공무원이 1400명 정도다. 이 가운데 중간 간부 역할을 하는 팀장급이 약 200명이다. 이미 팀장과의 면담을 일대일로 시작했다. 구청에 근무하면서 바꿔야 하는 것과 대안을 물어봤다. 신선한 대답이 나오더라. 제가 생각하고 있었던 문제를 직원들을 통해 확인했다. 젊은 직원들과 치킨, 맥주를 함께하는 등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겠다. →기존 사업 중 받아들이는 부분도 있나. -발달장애인이나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서비스는 전임 구청장께서 잘했다. 현장행정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역시 본받을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사업들이 보다 진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민선 7기 채현일호(號)의 차세대 비전은 뭔가. -영등포의 4대 비전으로 주거환경, 문화, 4차산업, 교육을 정했다. 우선 주거환경이 개선돼야 아이들 키우기 좋은 곳이 되고 자연스럽게 주변 상권도 살아난다. 지금의 영등포는 회색도시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제 변화를 시작할 때다. 1990년대 만들어진 영등포 고가차도를 철거하는 것도 주거환경 개선과 관련이 있다. 이를 통해 ‘탁 트인 영등포’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이와 함께 영등포시장, 영등포역 등 영등포의 문화적 가치를 높일 만한 장소들을 엮어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외부인이나 외국인들이 ‘영등포에 오면 뭐가 있더라’라고 딱 떠올릴 만한 코스를 만들 생각이다. Y밸리(문래, 경인로)에 있는 기계금속제조업의 역량 강화를 통해 영등포를 4차 산업 전진기지로 구축할 계획도 갖고 있다. 교육 분야를 포함한 4개 분야에 대해 구청장이 깃발을 들고 앞장서겠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는. -교육 문제다. 지난 4일에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한 곳씩 방문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학습 환경을 많이 언급하더라. 석면, 미세먼지로부터 아이들 보호, 에어컨 설치, 체육관 설립이 대표적 예다. 대림동에 다문화 가정이 많은데 이들에 대한 교육권도 향상시킬 생각이다. 교육보좌관을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임명하는 이유다. 보좌관이 학교 관계자, 학부모를 만나고 교육부, 국회, 서울시 등 관련 기관을 방문해 현안을 풀도록 하겠다. 최종적으로는 아이들이 영등포구를 떠나지 않고 초·중·고교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다녔으면 한다. 영등포만의 품격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겠다. →후보 5명이 난립한 선거였음에도 과반 득표를 했는데. -구민들이 문재인 정부와 국회, 서울시에서 쌓은 경험을 높게 산 것 같다.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협력을 잘 이끌어 내겠다. 또한 변화와 발전에 대한 저의 강한 의지를 좋게 평가한 것 같다. 주로 정책선거를 했는데 현장에서 반응이 긍정적이었다. 원칙과 상식을 기본으로 구정을 이끌겠다. →마지막으로 구민들에게 한 말씀. -1년 동안은 욕먹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열심히 뛸 생각이다. 구정의 시스템 확립과 지역의 도약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 오케스트라의 훌륭한 지휘자처럼 직원들의 역량과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겠다. 구민들이 영등포 1번가에 정책, 불편사항, 향후 영등포가 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제안을 주면 반영하겠다. 많은 참여 바란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채현일 구청장은 文정부 첫 靑행정관… 서울시·국회도 경험 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은 청와대의 국정, 서울시의 행정, 국회의 의정을 두루 경험했다. 자연스레 업무능력과 추진력을 갖췄다. 문재인 정부 첫 청와대 행정관으로 국정운영의 최전선에서 일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하며 서울시와 자치구의 행정을 들여다봤다. 더불어 국회에서 정책을 배우며 민생현장에 필요한 부분을 항상 고민했다. 세 박자를 모두 갖춰 선거운동 전부터 ‘영등포의 변화와 도약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준비가 끝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6·13 지방선거에서 현역 구청장의 무소속 출마라는 장애물을 넘어 51.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5명의 후보가 난립한 곳은 영등포밖에 없었다. 채 구청장은 광주에서 1970년에 태어나 유년기를 군부정권에서 보내며 자연스럽게 정치의 중요함과 소중함을 알게 됐고, 그 깨달음을 바탕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의정을 배우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청와대, 서울시, 국회를 거치면서 언제나 배움의 자세로 끈기 있게 업무를 추진한 것으로 회자된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첫 행정관으로 변화와 혁신의 현장을 직접 체험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채 구청장은 많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밑바탕으로 청와대, 서울시, 구의회의 협조를 얻어 흔들림 없는 업무를 해 나갈 예정이다. 그는 올해 2월 초 청와대를 나올 때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써 준 ‘나라다운 나라, 사람이 먼저다’ 글귀를 마음에 새기고 ‘민심(民心)이 먼저고,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을 구정과 접목시키려 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전통주 갤러리, 7월 시음 테마주 5종 선정

    전통주 갤러리, 7월 시음 테마주 5종 선정

    강남역에 위치한 전통주 갤러리(관장 이현주)는 7월의 시음 테마주로 ‘한여름 밤, 달구경 하기 좋은 우리 술’로 총 5종을 선정하였다. 선정된 5종은 다음과 같다. ▶소백산 막걸리 탁주 소백산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6% 쌀과 지하 암반수가 주재료며 생산지는 충북 단양, 대강양조장에서 제조됐다. 한국의 3대 과거길 중 하나인 소백산 기슭 죽령에서 1918년부터 4대를 이어오는 유서 깊은 술도가 대강 양조장에서 빚는 막걸리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신평양조장과 같이 첫 번째로 선정한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소백산, 월악산, 단양 8경을 비롯한 주변에 명소가 많다. 소백산 자락의 지하 400m 암반수로 만들며, 노무현 대통령이 앉은 자리에서 6번을 연달아마셔 당시 청와대에 200회 이상 납품되기도 했다. ▶천비향 탁주 ㈜좋은술의 천비향은 ‘천년의 비밀을 간직한 향’이라는 뜻을 품고 있으며 14%의 알코올 농도로 이뤄 졌다. 보기 드문 다섯 번 발효한 오양주로 쌀의 양이 일반 탁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이 들어가며 입안에 감기는 보들보들한 촉감이 인상적이라는 평을 많이 받고 있다. 경기도 평택의 햅쌀 중에서도 찰기가 좋기로 소문난 슈퍼오닝 월광 품종의 멥쌀과 찹쌀을 사용한다. ▶백련 맑은 술 백련 맑은 술은 12%도수로 이뤄진 충남 당진의 해나루쌀과 백련잎(하얀 연꽃잎)을 넣어 빚은 술로 2014년 삼성 이건희 만찬주로 선정되어 유명해졌다. 엷고 은은한 허브 계열의 아로마가 산뜻하게 돋아난다. 신평은 새로울 신(新), 평평할 평(平)을 써서 새로운 평야라는 뜻을 가진 당진의 옛 지명이다. ▶김천과하주 ㈜김천과하주의 쌀과 누룩 등으로 제조된 김천과하주는 경북 무형문화재로 송강호 전통식품명인이 만드는 술이다. 제품명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수장 이여송 장군이 이곳에서 물을 마셨는데, 그 맛이 너무 좋아 자신의 고향에 있는 개울인 과하천이라고 똑같이 지었다. 이후 이 개울의 물로 술을 빚으면 과하주라고 불렸다. 또 하나는 여름을 나는 술이라고 하여, 지날 과(過) 여름 하(夏) 하는 이름이다. 여름에 술이 산패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알코올 도수를 높여 술의 저장성을 좋게 한 술로, 스페인의 셰리와인, 포르투갈의 포트와인 등과 비슷하다. 이번에 시음할 술은 16도의 약주, 23도의 과하주(過夏酒) 방식의 과하주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되고 있다. 알코올 농도는 23%다. ▶복분자음 복분자음은 과실주로 알코올 농도는 12%다. ㈜배상면주가 고창 LB에서 제조됐으며 복분자의 고장으로 유명한 고창해서 나는 복분자를 높은 함량으로 넣어 빚은로 마시고 나면 향과 맛이 좋아 ‘음~’하는 감탄사가 절로 난다 하여 복분자음이라 불린다. 고창군과 MOU 협정을 맺어 지역 농산물 소비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복분자 과즙에 증류주를 넣은 것이 아닌, 직접 복분자를 발효하여 제조, 비교적 가볍고 경쾌한 맛이 살아있다. 선정된 총 5종의 술은 매일 오후1시, 3시, 5시 간격으로 서울에 위치한 전통주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자세한 정보는 해당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달리는 경의선 달아난 풍경들

    [그 책속 이미지] 달리는 경의선 달아난 풍경들

    그녀는 아기처럼 두 다리를 쭉 뻗고 창문 너머를 쳐다본다. 이마에는 주름이 확연하다. 웃는 것인지, 찡그린 것인지, 아니면 근심이 있는 것인지 알 길 없다. 의자 옆 보따리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먹을 것, 입을 것, 아니면 그 무엇인지 알 길 없다. 열차의 열린 문 옆 풍경은 어찌도 빠른지, 눈이 미처 다 좇기도 전에 휙휙 달려간다. 1990년 7월 경의선의 풍경을 담은 흑백사진에 ‘과거’라는 이름의 냄새가 휙휙 달아난다. 경의선은 1904~1906년 사이 건설된 서울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518.5㎞ 복선 철도다. 1906년 청천강 대동강 철교가 준공되면서 경성에서 평안북도 신의주까지 전 구간이 개통됐다. 그러나 분단이라는 역사를 지나면서 철도의 이름도 갈라졌다. 북한은 평양을 기점으로 평부선, 평의선으로 부른다. 우리는 경의선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쓴다. 책은 1988년부터 1998년까지 김용철 작가가 경의선에서 찍은 100여장의 사진을 모았다. 당시 청년이었던 작가는 24시간 카메라를 들고 다녔다. 여자친구를 보러 가는 길, 혹은 무작정 내린 간이역에서 만난 사람들과 주변 풍광을 찍고 또 찍었다. 끊긴 철도의 비운과 짧은 여행의 여운이 사진 속에서 교차한다. 청년 시절을 추억하며 작가는 꿈꾼다. 개성, 신의주에서 나머지 절반의 경의선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날을.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버스기사 준공영제 쏠림에… 지방 시내노선 폐지

    주 80→52시간 소도시 일손 부족 “농어촌도 준공영제 도입만이 해법” 주 52 근로시간이 시골 시내버스 운행을 타격했다. 일부 지자체는 시내버스 운행을 줄였고 전남 목포시는 노선 폐지까지 단행했다. 근로시간 제한으로 버스 기사들이 크게 달리기 때문이다. 주민 불편이 발생하자 자치단체가 버스 기사 양성에 직접 나섰다. 충남도는 3일 이달부터 68시간 제한을 시행하면서 아산시 등 일부 농어촌 시내버스가 운행 감축에 나섰다고 밝혔다. 시내버스는 내년 7월 1일 주 52 근로시간을 적용한다. 이종철 충남도 주무관은 “주당 80시간 넘었던 시내버스 기사의 근로시간을 최소 12시간씩 줄여 일손이 달리면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다”면서 “충남에서 시내버스 기사 500명이 부족하다. 52시간이 적용되면 1000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했다. 아산 시내버스는 22개 노선에서 모두 40회 운행을 감축했다. KTX 천안아산역에서 아산 시내를 오가는 991번은 하루 36회에서 30회로 줄었고, 막차 운행시간이 오후 10시 40분에서 오후 9시 15분으로 1시간 15분 앞당겨졌다. 황현종 시 주무관은 “일한 뒤 이튿날까지 최소 8시간 휴식을 보장해야 하는데 아침 6시쯤 첫차를 운행할 때까지 쉬게 하려면 밤 10시 전에 운행을 끝내야 한다”고 했다. 게다가 시내버스 기사 이탈도 줄을 잇는다. 월급 때문이다. 지난 3월 이후 지금까지 아산 시내버스 기사 25명이 인근 천안·세종시, 경기 평택시 등으로 옮겨갔다. 황 주무관은 “아산은 월 340만원 정도인데 천안이 40만원쯤 더 많다”고 귀띔했다. 반면 대부분 준공영제를 도입한 광역단체는 기사 희망자들이 줄을 선다. 월급이 세고 이미 근로시간이 50시간 안팎인 곳이 많아서다. 충북 제천시도 시내버스 운행을 하루 1561회에서 27회 줄일 계획이다. 전남 목포시는 11개 노선을 감축하고 119번(목포~해남) 노선을 아예 폐지했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들이 기사 양성을 서두르고 있다. 충남도는 이날 ‘버스운전자 양성 과정’을 처음으로 개설하고 오는 20일까지 신청받아 100명을 교육한다. 경기도, 강원도는 시행 중이며 충북도는 오는 13일까지 25명을 모집한다. 아산 온양교통 관계자는 “사람이 없어 한국말을 하는 조선족 한두 명도 채용했다”면서 “운전기사를 구하면 뭘 하나…. 반년만 있으면 월급 많이 주는 수도권이나 준공영제 하는 도시로 달아난다”고 혀를 찼다. 이어 “국비를 지원해 대도시 기사와 월급을 맞춰 주거나 농어촌도 준공영제를 하는 것만이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열린세상] 평화가 시작된 해, 김기림의 평화주의를 생각한다/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

    [열린세상] 평화가 시작된 해, 김기림의 평화주의를 생각한다/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

    필자가 김기림이라는 시인을 알게 된 것은 10여년 전 일본 센다이에 있는 도호쿠대학에 재직하던 무렵이다. 문학에 문외한인 관계로 겨우 이름 석 자만 알고 있던 그가 제국대학 시절의 도호쿠대학 영문학과를 다녔다는 것을 알고 살짝 흥분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의 글을 찾아 읽으면서 그가 당대 지식인들 가운데 보기 드문 ‘평화주의자’임을 알고 반가웠다. 김기림은 1908년 함경북도 성진에서 태어났다. 서울의 보성고보, 도쿄의 니혼대학 등에서 유학하고 조선일보 기자가 됐다가 도호쿠대학에서 영문학 공부를 시작한 것은 스물여덟이던 1936년이었다. 중일전쟁이 일어나고 일본에서 국가총동원법이 성립하던 시기를 센다이에서 보내고 1939년 서른하나의 나이로 돌아왔다. 그는 센다이에서 ‘모든 신념을 차례차례로 다 잃어버린 생활’을 지옥처럼 보내고(신념 있는 생활, 1939.1.),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왔다(바다와 나비, 1939. 4). 국어 교과서에 실린 김기림의 대표작 ‘바다와 나비’는 센다이 생활을 마감할 무렵 쓴 시다. 센다이에서 김기림은 모국어와 영어, 일본어를 동시에 구사하면서 조선 모더니즘의 시간적 공간적 위치에 대해 고민했던 것 같다. 일본에서 총동원 체제가 등장하고, 이에 대응하듯 조선에서 민족말살 정책이 실시되던 때, 김기림이 다녔던 도호쿠제국대학은 가까스로 리버럴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도쿄제대나 교토제대가 메이지 일본의 국가 관료 양성소로 출발해서 관학의 분위기가 강했던 데 비해 같은 제국대학이면서도 도호쿠제대는 연구 중심 대학을 표방해 연구의 자유가 비교적 존중되고 있었던 것이다. 유대인 사상가 카를 뢰비트가 1936년부터 1941년까지 나치스를 피해 도호쿠대학에 재직했던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김기림의 도호쿠제대 선택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어 보인다. 1922년 12월 일본을 방문해 순회 강연 중이던 아인슈타인이 센다이를 방문했다. 당시 도호쿠제대에는 이론물리학자 이시하라 아쓰시(石原純)가 있었다. 이시하라는 상대성 이론 연구의 1인자였다. 근대 과학에 관심이 깊었던 김기림이 도호쿠제대를 선택한 데엔 이런 이유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김기림이 평화주의자다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해방 공간에서 두드러졌다. 좌의 급진성도 우의 고루함도 김기림에겐 근대성의 결여로 느껴졌던 모양이다. 김기림은 좌와 우를 뛰어넘는 방법으로 ‘근대’와 ‘과학’과 ‘문화’를 선택했다. 이들은 모두 국경과 이념을 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의 평화주의가 가장 잘 밴 글이 ‘꽃에 부쳐서’이다. “꽃은 아무가 보아도 좋다. 그러기에 꽃에는 국경이 없다. 풍토를 따라 키의 장단과 빛의 짙고 연함이 다소 갈리나 이 나라 모란꽃이 저 나라 모란꽃에 적의를 품거나 서로 모함하는 일은 없다.”(1949. 4. ‘꽃에 부쳐서’) 그러나 좌우가 극한 대립을 하는 시대에 적의를 거두어들이는 ‘평화’는 패배였다. ‘평화’로 앞서간 김기림은 좌에서도 우에서도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결국 그는 조국의 남에서도 북에서도 제대로 이해되지 못한 채 사라졌고, 다시 발견되기까지 오랜 시간을 견뎌야 했다. 1988년 해금된 뒤 그의 시가 읽히기 시작했지만, ‘평화’를 염원한 그의 사상은 아직 발견되지 못한 것 같다. 그를 평화주의자로 재조명해 센다이의 김기림을 기리는 사람들이 있다. 아오야기 유코(?柳優子)와 준이치(純一) 부부, 그리고 그들과 함께 김기림의 작품들을 강독했던 일본의 시민들이다. 필자가 도호쿠대학에 재직할 때부터 친분이 있었던 아오야기 유코가 김기림의 시와 평론 등을 번역하고, 거기에 김기림 연구 노트를 붙여 ‘조선 문학의 지성, 김기림’(朝鮮文?の知性, 金起林, 2009)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펴냈다는 것을 듣고 반갑게 생각했던 것도 이미 오래전 일이다. 책을 두른 띠에는 “한국전쟁 와중에 사라진 김기림. 평화를 향한 염원이 그의 작품과 함께 일본에서 처음 되살아난다”고 씌어 있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종식하는 여정이 시작된 올해 센다이에서 김기림을 기리는 일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한·일의 시민과 남북의 문인이 함께한다면 동아시아의 작은 평화를 여기에서 이룰 수 있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커피, 언제 얼마나 마시면 좋을까…수학 알고리즘이 정답 알려준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커피, 언제 얼마나 마시면 좋을까…수학 알고리즘이 정답 알려준다

    커피 마시는 양 65% 줄이고도 각성 효과·집중력은 64% 향상“검은 액체가 위 속으로 떨어지면 모든 것이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생각은 전장의 기병대처럼 빠르게 움직이고 기억은 기습하듯 살아난다. 극 중 인물들이 즉시 떠오르고 원고지는 순식간에 잉크로 덮인다.” ‘고리오 영감’, ‘골짜기의 백합’ 등의 작품으로 프랑스 사실주의를 이끈 소설가 오노레 드 발자크(1799~1850)의 커피 예찬입니다.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발자크를 뛰어넘습니다. 커피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한국인이 마신 커피는 265억잔,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512잔(하루 평균 1.4잔)에 달한다고 합니다. 세계 최대 커피 소비국이라는 이름이 허언이 아님을 보여 주는 통계입니다. 커피가 전 세계인의 기호식품이 되다 보니 과학자들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을 것입니다. 하루 2~3잔의 커피가 항산화 기능을 해 노화를 막아 주고 항암효과는 물론 당뇨나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는 것도 그런 과학자들의 관심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졸음을 쫓아 주는 ‘각성 효과’ 때문일 것입니다. 커피 속 카페인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일시적으로 졸음을 막아 주며 정신을 맑게 만들어 주는 것이지요. 발자크를 비롯해 18~19세기 많은 예술가들이 커피 애호가가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카페인은 흡수한 뒤 1시간 이내에 효과가 나타나고 3~4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카페인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게 되면 다른 약물처럼 내성이 생기고 제대로 된 각성 효과를 볼 수 없게 됩니다. 때론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카페인을 적게 섭취하고도 최대의 각성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미국 육군 원격의료 및 고등기술연구센터 국방생명공학부, 월터 리드 육군연구소 행동생물학부 공동연구팀이 카페인을 언제, 얼마나 섭취해야 내성을 걱정하지 않고 최대의 각성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결정해 주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지난 2~6일 미국 볼티모어에서 열린 미국수면학회 연례콘퍼런스에서 발표해 주목받았습니다. 수면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슬립 리서치’ 최신호에도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수학의 ‘최적화 이론’을 활용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컴퓨팅 플랫폼에 적합한 ‘카페인 섭취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이 알고리즘은 카페인 섭취가 심리적, 육체적 작업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해 커피 섭취 시간과 적정량을 결정해 주는 것입니다.연구팀은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군인들을 대상으로 이번에 개발한 알고리즘에 따라 카페인을 섭취하도록 한 뒤 간단한 행동실험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이전보다 커피를 마시는 양은 65%까지 줄이고도 각성 효과와 집중력이 평소보다 64% 정도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커피를 마시기 가장 좋은 시간과 적정량은 수면시간과 체중, 생활패턴 등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 바로 위에 있는 수식이 미 육군에서 만든 ‘커피 섭취 최적화 수식’입니다. 수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짬을 내 한 번 계산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알고리즘을 일반인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미군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웹사이트(https://2b-alert-web.bhsai.org/2b-alert-web/login.xhtml)와 모바일 앱(2B-Alert Personalized Alertness and Cognitive Performance)이 있다고는 하지만 일반인들이 사용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이번 연구는 군대 내에서 수면 부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커피의 각성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수행된 것입니다. 실제로 군인들이 정신적 예민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7~8시간의 수면을 취해야 하지만 전체 미군 중 40% 정도는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이라고 합니다. 단순한 커피 연구라고만 생각했다가 군인들의 전투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수행된 것이라고 생각하니 할리우드 액션 영화나 SF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이상한 군(軍) 실험들이 연상돼 좀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edmondy@seoul.co.kr
  • 서울 토박이도 몰랐던 ‘진짜 서울’

    서울 토박이도 몰랐던 ‘진짜 서울’

    서울선언/김시덕 지음/열린책들/416쪽/1만 8000원내가 서울 사대문 안, 이른바 ‘진짜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사실을 좋아한 것은 그곳이 잘 변하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서울이 고향인 사람들은 고향이 없는 사람 취급을 받기 십상인데, 그건 아마 저 변화무쌍한 땅에서 무슨 추억과 정체성을 찾느냐는 것일 것이다. 그 와중에 경복궁을 둘러싼 지역은 비교적 옛 풍경을 잘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내게는 큰 위안이 됐다. 그러나 알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곳이 변하지 않는 곳이 된 것은 조선시대 후기의 흔적을 보호하기 위한 편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서울은 그보다 까마득히 크다. 그리고 이 책은 시간적, 공간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지금도 살아 있는 서울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진짜 서울과 그 밖을 나누려는 생각이 다섯 가지 선입견에 기반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조선후기 중심주의, 사대문 안 중심주의, 왕족과 양반 중심주의, 주자학 중심주의, 남성 중심주의라고. 책 제목에 걸맞게 그는 ‘선언’한다. “이제까지 서울을 말해 온 사람들이 조선 시대 궁궐과 왕릉, 양반의 저택과 정자들을 주로 거론해 온 것은 대단히 편협한 귀족주의적 세계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모든 옛 책이 동일하게 귀중한 것과 마찬가지로, 서울 속의 모든 공간과 사람도 동일하게 가치 있는 존재들입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주로 살펴보고 있는 지역은 1936년과 1963년 이후 ‘서울’이라고 불리게 된 지역이다. 그중에서도 그가 살았던 지역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보통 서울을 주제로 한 책이 보여준 지역과는 크게 다르다.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져 왔던 것의 근본부터 뒤집고 의문을 제기하는 그의 글은 한편으로는 불편하고 또 한편으로는 통쾌하다. 문헌학자인 그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서울’을 넘어서는 대서울의 곳곳을 ‘무수히 많은 책이 꽂힌 도서관’에 비유한다.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부수고 잊혀졌거나 왜곡된 것을 밝히는 그의 “서울 순례” 덕에 서울이라는 도시는 좀더 입체적이고 생생하게 살아난다. 근사한 문화재의 위용을 자랑하는 사진이 아니라 평범한 동네를 찍은 수많은 도판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이 책 또한 “아직 제각각의 정체성이 강하고 서로 간의 관계성이 긴밀하지 않은 서울”을 바라보는 개인의 시선임을 강조하며, 현재의 서울을 사는 우리 개개인이 자신의 눈으로 서울을 바라볼 것을 권한다. 편견을 깬 너머에 “진짜 서울”이 있다.  박사 북칼럼니스트
  • 중국 경찰이 조언하는 칼공격으로부터 살아남는 법

    중국 경찰이 조언하는 칼공격으로부터 살아남는 법

    최근 중국경찰이 공개한 칼 공격으로부터 생존법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12초짜리의 짧은 영상 한편을 소개했다. 이 영상은 윈난성 보아산시 경찰의 룽양지구에서 촬영해 후베이성 경찰청 공식 웨이보에 업로드됐다. 영상에는 세 명의 경찰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칼 든 공격자와 대치하는 경찰관의 상황을 보여준다. 멋진 제복을 입은 경찰은 “오늘은 칼을 휘두르는 범인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가르쳐 줄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곧이어 카메라가 검정 반팔 차림의 범인 대역을 비추자 경찰은 “도와~줘요! 경찰!”이라 외치며 달아난다. 경찰 측은 흉기를 든 범인을 직접 상대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빨리 벗어나 경찰 기관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은 현재 1670만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며 많은 소셜 이용자들은 코미디 같은 예상치 못한 결말에 즐거워했다. 사진·영상= New China TV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사설] 최악 빈부격차, ‘소득주도성장’ 중간 점검해야

    최고소득 가구와 최저소득 가구 사이의 소득 격차가 역대 최악이다. 상위 20% 가계의 소득은 1015만원, 하위 20% 가계의 소득은 129만원으로 크게 벌어졌다. 그제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 자료가 그렇다. 정부로서는 할 수만 있다면 꽁꽁 숨기고 싶었을 결과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소득층의 수입을 늘리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낙관만 할 수가 없어진 상황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나 임금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면밀한 분석이 더 필요하다. 그럼에도 통계청의 자료는 걱정스럽다. 지금까지 정부는 보고 싶은 것만 봐 온 게 아닌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국민소득의 분배 상태를 나타내는 ‘소득 5분위 배율’은 1분기에 5.95배나 됐다. 이는 고소득 가구가 저소득 가구보다 6배쯤 수입이 많다는 의미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보전해 주려던 정부의 의지와는 거꾸로 저소득층 소득은 5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반면 고소득층 소득은 사상 처음 1000만원대를 넘었다. 소득 양극화의 수준은 이 통계 조사를 시작한 2003년 이후 최악이다. 사회적 쟁점인 최저임금 인상 논란에도 정부는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으로 저소득층의 소득이 늘면 이들의 소비 증가에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이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다. 정부는 이번 조사에도 겉으로는 무게를 두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늘어난 70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저소득층에 편입됐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내놓았다. 이를 곧이곧대로 수긍하기에는 국민의 생활 현장 속 체감온도는 너무 다르다. 시중의 영업장들은 아르바이트 직원들을 급격히 줄이고, 고객은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변화를 실감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론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이 민감한 시기에 개인적 소신만으로 그런 입장을 대외적으로 피력한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김 부총리가 먼저 경제정책 기조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했다면, 청와대도 서둘러 정책의 방향을 재검토하고 수정해야 한다. 하반기에 근로시간 단축,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 고용시장이 나빠질 요인은 아직 더 남았다. 정책의 선의(善意)가 생각대로 통하지 않았다면 되돌아봐야 한다.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용기다.
  • [길섶에서] 늦봄 풍경/손성진 논설고문

    봄도 이제 막바지다. 봄날이 간다. 새색시 미소처럼 수줍었던 봄도 벌써 노년이다. 안창홍 작가의 빛바랜 사진 같은 작품이 어울릴 때다. 그래도 올해는 메마른 대지를 비가 흠뻑 적셔 주어 마음이 푸근하다. 이제 여름 맞을 채비를 할 때. 만산은 진녹색 마고자를 입은 듯 푸른 물결이 넘실댄다. 봄이 어머니 품같이 포근하다면 여름은 아버지 마음처럼 널찍할 것이다. 우리를 기다리는 저 넓은 바다처럼. 봄이 지나가는 황혼녘에 호숫가에 앉았다. 사실은 강물인데 너무 잔잔해서 호수 같다. 고요의 바다가 달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마음속의 파도도 숨을 죽인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 보는 평화.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이엔 거센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세찰수록 몸을 더 펼친다. 바람이 혈관 속으로 스며든다. 한겨울 찬바람이 아니라 온기를 품은 늦은 봄바람이다. 계절이 오고 감을 느껴 본 적이 있는가. 그만큼 우리는 여유 없이 살고 있다. 산을 바라보고 호수에 돌팔매라도 던져 보면 계절의 향이 수채물감처럼 온몸을 덧칠한다. 형형색색의 미각도 이때쯤이면 더 살아난다. sonsj@seoul.co.kr
  • 신아영X소진 ‘배틀트립’ 흥 넘치는 미얀마 투어 “워맨스 폭발”

    신아영X소진 ‘배틀트립’ 흥 넘치는 미얀마 투어 “워맨스 폭발”

    해외 축제까지 즐길 수 있는 풍부하고 흥 넘치는 여행으로 시간을 순삭 시킨 ‘배틀트립’이었다. 더욱이 ‘배틀트립’ 걸스데이 소진-아나운서 신아영이 처음 만나자마자 여행을 떠나는 과정은 신선함과 꿀잼을 선사하며 안방극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이는 시청률로도 이어졌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배틀트립’은 수도권 5.4%, 전국 4.8%의 시청률을 기록, 지난 주보다 각각 2.3%P, 1.9%P의 상승을 기록했다. 이에 다음주에 이어질 빅스 홍빈-엔의 ‘투히 투어’에도 기대감이 증폭한다. 지난 12일 KBS 2TV ‘배틀트립’에는 걸스데이 소진-아나운서 신아영, 빅스 홍빈-엔이 ‘해외 축제를 즐기는 여행’ 특집에 출연해 여행 배틀을 펼쳤다. 스페셜 MC로는 개그우먼 이수지가 합류,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여행에 흥을 더했다. 먼저 소진-신아영이 미얀마로 ‘소방 투어’를 떠났다. 무엇보다 미얀마가 동남아 물 축제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틴잔 축제’가 열리는 곳이라 해 이목을 더욱 집중시켰다. 그런가 하면 소진-신아영은 ‘배틀트립’을 통해 처음 만난 사이. 두 사람은 여행 설계 단계부터 각기 다른 매력으로 유쾌한 여행이 펼쳐질 것을 예고해 기대를 모았다. 본격적으로 ‘소방 투어’가 시작 되자 소진은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엉뚱한 매력으로, 신아영은 쏟아져 나오는 여행 지식 속 반전 허당 매력으로 시선을 강탈했다. 이처럼 두 사람이 서로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여행을 통해 친해지는 과정은 채널을 고정시키기에 충분했다. ‘소방 투어’는 소진이 설계한 ‘물의 날’과 신아영이 설계한 ‘불의 날’로 구성됐다. 먼저 ‘세계 3대 불교 성지’ 중 한 곳인 바간에서의 불의 날이 펼쳐졌다. 소진-신아영은 드넓은 초원 위 3천여개의 사원이 펼쳐진 바간 투어를 위해 E-바이크(전기 오토바이)를 대여했다. 평소 스쿠터 마니아인 소진은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는가 하면, 스쿠터가 처음인 신아영은 비명 한 가득, 어색한 몸놀림과 함께 오직 직진 밖에 못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했다. E-바이크를 타고 이들이 찾은 곳은 바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인 ‘아난다 사원’. 소진-신아영은 보는 위치에 따라 표정이 바뀌는 신비한 불상 구경에 빠졌다. 그런가 하면 장난기가 폭발한 소진은 능청스러운 연기로 신아영을 감쪽같이 속여 웃음을 자아냈다. 소진-신아영은 사원에 올라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섰다. 정보를 얻고자 신아영은 주스 가게 옆자리에 앉은 현지인에게 망설임 없이 질문을 쏟아 부었고 결국 즉석에서 현지인을 섭외해 세 사람이 함께 사원 투어를 떠났다. 현지인이 직접 안내해준 사원에서 석양과 함께 서로의 사진을 남겨 준 소진-신아영은 첫 만남 당시의 어색함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가까워진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음날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 코스는 일출과 함께 바간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열기구. 신아영이 ‘불의 날’의 하이라이트라며 강력 추천한 코스다. 소진은 열기구를 탄다는 흥분감에 정체 모를 댄스를 춰 포복절도케 했다. 열기구에서 바라보는 눈부시게 찬란한 바간의 일출에 급기야 소진은 감동의 눈물을 훔치는가 하면 고소공포증을 호소했던 신아영 역시 안 했으면 후회했을 뻔 했다며 두 사람 모두 바간의 절경에 매료되었다. 앞서 유적지 투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던 소진은 신아영의 불의 날 덕분에 재밌는 유적지 여행을 했다며 기쁜 마음을 전했다. 두 사람 모두 “미얀마가 동남아 여행의 최고봉 같다”는 극찬을 아끼지 않으며 불의 날은 종료됐다. 소진이 맡은 ‘물의 날’은 양곤에서 펼쳐졌다. 두 사람의 첫 코스는 금강산도 식후경, 현지 국수 맛집. 소진-신아영은 맛집을 찾아가기 위해 양곤 순환 열차를 타기로 했다. 신아영이 미얀마 글자, 기차 공부해왔냐 묻자 소진은 어디 가는지만 외워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직원에게 “두 명 주세요”라고 당당히 해맑은 표정으로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기차 내에서 안내 방송이 나오지 않자 당황한 두 사람은 현지인에게 묻기로 결심했다. 소진은 현지인이 자신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자 다양한 발음으로 구사하는가 하면 신아영은 손짓, 발짓 아끼지 않는 바디 랭귀지를 선보였다. 소진까지 바디 랭귀지에 합세, 두 사람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적극적인 의사소통은 시청자들을 초토화시켰다. 그런가 하면 이 과정에서 소진-신아영은 서로 척하면 척인, 어느덧 절친의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배꼽 강탈했던 의사소통으로 국수집을 찾은 소진-신아영은 폭풍 먹방으로 야식 욕구를 자극했다. 두 사람은 국수에 돼지껍데기 튀김을 넣냐, 마냐에 상반된 의견을 보였고 소진이 앞 접시를 요구한 사이 신아영이 소진 몰래 국수에 투척했다. 소진은 국수 맛이 변했다며 신아영을 의심했지만, 신아영은 시치미를 뚝 뗀 모습으로 웃음보를 자극했다. 이처럼 두 사람은 여행 내내 서로에게 장난을 칠 정도로 가까워져 갔다. ‘소방 투어’의 마지막은 미얀마의 전통 차인 라페예이. 메뉴판에 라페예이가 보이지 않자 소진-신아영은 또 한 번, 거리낌없이 옆 좌석 사람에게 질문했다. 소진-신아영의 적극적인 질문에 옆 테이블 사람들도 친절하게 답변해주었다. 이처럼 소진-신아영의 ‘소방 투어’는 두 사람의 적극적인 의사소통으로 현지인들만의 꿀팁이 담긴 알찬 여행 설계로 미얀마 여행 욕구를 자극했다. 아직까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미얀마로 떠난 소진-신아영의 ‘소방 투어’는 사실 첫 만남, 첫 여행이라는 점에서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하지만 소진-신아영은 엉뚱함, 허당미, 적극성 등 다양한 매력을 뿜어내며 재미와 알참을 가든 채운 여행을 펼쳤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소방 투어 종료와 함께 부쩍 친해져 미소 짓게 만들었다. 알찬 여행 설계 예능프로그램 KBS 2TV ‘배틀트립’은 매주 토요일 밤 9시 15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일흔 살 잔치’ 한국 오페라, 또 다른 실험 무대

    ‘일흔 살 잔치’ 한국 오페라, 또 다른 실험 무대

    모차르트의 걸작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등장하는 인물인 알마비바 백작과 백작의 하인 피가로, 백작부인의 하녀 수잔나가 한국 건축회사의 박만규 사장과 피정훈 과장, 김혜리 비서로 변신한다. 그리스 신화 속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의 불멸의 사랑은 서울 한복판에서 되살아난다.올해로 70주년을 맞은 한국 오페라의 다양한 실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 1590년대 유럽에서 최초로 오페라가 시작된 것에 비하면 턱없이 짧지만 비약적으로 성장한 한국 오페라의 역사는 충분히 자축할 만하다. 27일부터 새달 27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9회째를 맞아 오페라 70년을 더욱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채웠다. 갈라부터 창작 작품까지 6편이 무대에 오르는 이번 페스티벌에서 눈에 띄는 작품은 서울오페라앙상블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5월 4~6일)다. 그리스 신화 중 오르페우스가 ‘지상에 이를 때까지 뒤돌아보지 말라’는 하데스의 금령을 어겨 아내 에우리디체를 영영 잃어버리고 만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인데, 배경을 모두가 잠든 새벽 서울 광화문 지하철역으로 옮겨 왔다. 지하철 사고로 아내를 잃고 광화문역을 찾은 거리의 악사 오르페오 앞에 노숙자 차림의 아모르가 나타나 죽은 아내를 살릴 수 있다고 제안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누오바오페라단의 ‘여우뎐’(5월 11~13일)은 한국 전래 설화인 ‘구미호’를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다. 2016년 초연 때는 여우와 인간의 100일간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1000년 동안 인간이 되기를 기다려 온 여우들의 엇갈린 운명에 대한 원망과 한을 노래한다. 모차르트의 걸작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배경을 한국의 한 건축회사로 옮겨 온 울산싱어즈오페라단의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5월 18~20일), 판소리와 오페라를 결합한 코리아아르츠그룹의 ‘흥부와 놀부’(5월 25~27일)도 눈길을 끈다.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갈라’(5월 19~20일)도 70년 역사를 축하한다. 한국에서 공연한 최초의 오페라 ‘춘희’부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로 꼽히는 ‘리골레토’, 국립오페라단이 1974년 초연한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우리말로 노래하는 임준희 작곡의 ‘천생연분’ 등 4편의 오페라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만을 엄선해 하나로 엮었다.서울시오페라단이 26~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선보이는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도 기대되는 작품이다. ‘투란도트’는 원래 중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투란도트 공주와 칼라프 왕자의 사랑 이야기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중국풍 배경을 지웠다. 고대 자금성을 바탕으로 펼쳐지던 이야기는 한국의 당인리발전소(현 서울복합화력발전소)를 모티브로 재해석된다. 극 중 칼라프 왕자가 기계 문명의 재앙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채 빙하로 뒤덮인 생존자들의 땅에서 공주 투란도트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하룻밤 안에 투란도트가 내는 수수께끼 3개를 풀지 못하면 처형당하지만 그녀에게 반해 도전을 멈추지 못한다는 본래 이야기의 얼개는 유지하되 문명의 종말을 앞둔 극한 상황에서 생존자들이 결국 사랑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내용을 그린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원숭이 연못에 밀어 넣으려다 봉변당한 중국 남성

    원숭이 연못에 밀어 넣으려다 봉변당한 중국 남성

    원숭이를 괴롭히려던 한 남성이 벌을 받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2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중국 푸젠성 더화현 시티안 사찰에서 원숭이에게 짓궂은 장난을 건 남성이 봉변당하는 영상을 기사와 함께 보도했다. 영상에는 원숭이 한 마리가 연못을 바라보며 난간 위에 앉아 있다. 청재킷과 검은색 바지 차림의 남성이 몰래 원숭이에게 다가가 그의 등을 밀어 연못에 빠뜨리려 한다. 놀란 원숭이가 연못으로 순식간에 빠지지만 이내 연못 밖으로 점프해 나온다. 남성의 괴롭힘에 화가 단단히 난 원숭이가 뒤쫓자 남성은 허겁지겁 놀라 달아난다. 당황한 남성은 신발이 벗겨지고 넘어질 뻔 하지만 신속하게 연못 인근의 사찰 안으로 도망친다. 사찰 직원은 “원숭이가 남성을 쫓아갔지만 다행스럽게도 사찰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그를 도와줬다”고 전했다. 한편 철없는 남성은 원숭이에게 공격을 당해 피투성이 된 손과 얼굴 사진을 SNS에 게재했다. 사진·영상= AsiaWire / Daily Mail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말죽거리, 다시 살아난다♩ 서울 서초구 양재 부활가♪

    말죽거리, 다시 살아난다♩ 서울 서초구 양재 부활가♪

    서울 서초구가 침체한 양재역 인근 말죽거리(그림)를 살리기 위한 도시재생에 나선다.서초구는 음식특화 거리 조성, 지역 브랜드 만들기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재 말죽거리 디자인 및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말죽거리라는 지명은 조선 시대 여행자들이 타고 온 말에게 죽을 끓여 먹이며 쉬어가던 곳이라는 데서 유래했다. 서초구는 우선 말을 테마로 한 복고풍의 말죽거리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 가로등·벤치·간판 등 각종 시설물에 이곳이 말죽거리임을 알리는 일관된 디자인을 적용한다. 마패 모양의 지역 화폐(상품권)도 발행한다. 사무실과 빌라촌이 섞여 있는 말죽거리에는 음식점 등 상가 330개가 있으나 70% 이상이 소규모 점포다. 서초구는 디자인 컨설팅, 간판 개선, 저리 융자 보증을 지원해 음식점 입점을 유도하고, 이곳을 음식특화 거리로 만들 계획이다. 구는 이 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앞서 지난 1월 주민, 상인, 방문자 등 100여 명을 대상으로 말죽거리 상권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심층인터뷰 및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아울러 도시재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젠트리피케이션(높은 임대료로 인한 상권 내몰림)을 막기 위해 건물주·임차인·서초구청 사이에 상생협약도 추진한다. 양재 말죽거리 상가번영회 김경배 회장은 “지난 3월 서초구의 노력으로 15년만에 양재역 사거리 횡단보도가 개통된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증가하는 추세다”면서 “서초형 도시재생 1호 사업인 말죽거리 활성화 사업을 통해 ‘전통하면 인사동, 추억하면 말죽거리’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말죽거리를 10대 상권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열린세상] 3·1운동 100주년의 새 동북아질서를 그려본다/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열린세상] 3·1운동 100주년의 새 동북아질서를 그려본다/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의 해다. 필자가 3·1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생각한 것은 2년 전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였다. 그날 더블린은 부활절 봉기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한창이었다. 1916년 4월 24일 아일랜드인들은 800년에 걸친 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나고자 무장봉기했고 영국은 이를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수백명이 죽고 주동자들은 즉각 처형됐다. 그러나 100주년 행사에는 영국에 대한 원한이나 증오는 보이지 않았다. 주요 행사에는 영국대사도 참석했다. 우리 정부도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2019년에 한·일 관계는 어떻게 될까? 현재의 한일관계로 볼 때 침략역사를 반성하지 않고 저급한 발언을 일삼는 일본의 정치인들로 인해 일제 침략의 잔혹성이 더욱 상기될 것 같다. 같은 해 5·4운동 100주년을 맞는 중국도 일본의 침략역사를 꾸짖을 것이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남과 북이 합동으로 기념행사를 할 수도 있다. 결국 고립된 일본은 “한국이 중국과 놀아난다”고 미국에 고자질하고 미국은 중국 견제와 북핵 대응을 위한 한·미·일 결속을 명분으로 한국을 압박할 것이다. 3·1운동 100주년에 일본뿐 아니라 중국, 미국, 북한이 얽히게 된다. 역사가 국제정치 문제화되는 사례다. 그렇다고 한국이 먼저 일본에 화해 제스처를 하고 아일랜드처럼 축제 분위기로 2019년을 보낼 수도 없다. 화해는 진정한 사과 뒤에 오는 결과라는 것이 국제적인 상식이다. 일본이 내년에 당장 과거사 문제를 독일처럼 깔끔하게 해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2015년 일본군 위안부 합의 사례에서 보듯이 일본과 개별 역사문제에 관한 정치적 타협도 무의미해졌다. 물론 역사학자들 간의 대화가 역사 화해를 위한 첫걸음이다. 그러나 과거 한시적인 역사공동연구위원회 외에는 역사학자들 간에 이렇다 할 역사포럼조차 없는 실정이다. 일본 사회의 특성상 역사학자들이 일본인들의 역사인식을 변화시키길 기대하기도 어렵다. 결국 옛날이나 지금이나 미국만이 일본을 변화시킬 수 있다. 미국은 1854년 일본을 개방시킨 이후 일본과의 협력을 최우선시하는 동아시아 정책을 유지했다. 중국 중심의 오래된 아시아 역사는 고려된 적이 없다. 냉전시기에 미국은 공산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일본 근대화모델을 내세우며 침략 역사에 대한 일본의 책임에 면죄부를 주었다. 요즘 중국은 일본의 역사 문제를 중국 패권의 도덕성을 내세우는 데 이용한다. 중국과 북한이 미국을 제국주의 세력으로 몰아붙일 수 있었던 것은 침략 책임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일본의 역사관을 미국이 비호해 왔기 때문이다. 역사의 무게를 무시해 온 미국의 아시아 정책은 여전히 19세기적 동북아 구도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미국은 일본으로 인해 역사의 채무자가 됐다. 지금 모두 북핵 문제나 남북, 북·미 정상회담만을 바라보고 있지만 올해 6월 초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일 관계에도 탄력이 붙으면 일본의 식민지침략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를 것이다. 모든 동북아 정세가 3·1절 100주년이라는 역사의 해와 궤를 같이하며 움직이고 있다. 내년에는 일본을 피고로 하는 역사 문제가 미·중 대립과 북핵 문제와 얽혀 고르디아스의 매듭처럼 기존 지혜로는 풀 수 없는 복잡한 상황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이 시기에 미국이 일본의 역사 문제를 근본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면-미국은 할 수 있다- 정책의 도덕적 기반도 그만큼 강화될 것이고 한·미·일 협력관계도 더 탄탄해질 것이다. 이는 북핵 문제의 향배와 함께 동북아의 신질서 형성에 의미 있는 영향을 끼칠 것이다. 조만간 한국이 정부 간 외교 의제로서든 공공외교의 주제로든 미국에 일본의 역사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이유다. 3·1운동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민족사적 의의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비폭력 평화적 성격은 오늘날 오히려 더 큰 국제적 공감대를 가질 수 있다. 3·1운동 100주년은 북핵 문제 해결을 넘어 동북아의 새로운 안보질서 형성 과정까지 우리가 운전자 역할을 확대할 기회를 제공한다. 100주년이라는 시대의 구획을 국가이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인 의미를 미리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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