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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책속 이미지] ‘피터 래빗’의 출발점은 아픈 아이 위로했던 그림 편지

    [그 책속 이미지] ‘피터 래빗’의 출발점은 아픈 아이 위로했던 그림 편지

    예술가의 편지/마이클 버드 지음/김광우 옮김/미술문화/224쪽/2만 2000원 “사랑하는 노엘. 로지 이모에게 네가 아프다는 얘길 들으니 마음이 아파. 이 아기 쥐처럼 됐겠구나.” 비어트릭스 포터가 7살 노엘에게 보낸 이 병문안 편지는 세계적인 아동문학 ‘피터 래빗 이야기’의 출발점이었다. 일자리를 얻으려 온갖 재능을 나열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력서, 젊고 아름다운 조수 클로델에게 온갖 허세를 늘어놓은 로댕의 고백, 작품 ‘병걸이’가 쓰레기로 취급돼 버려진 데 대한 뒤샹의 분노, 팩스로 친구들과 소통한다며 인쇄술의 대가 타일러에게 보낸 호크니의 편지까지. 지난 600여년 동안 유명한 예술가들의 사연이 담긴 편지 90편을 한데 모았다. 작품과 문헌 등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뒷이야기가 생생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월드피플+] 긴 생머리의 9살 英 소년, 태어나 처음 머리카락 자른 사연

    [월드피플+] 긴 생머리의 9살 英 소년, 태어나 처음 머리카락 자른 사연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가 영락없는 소녀였는데, 머리칼을 자르고 보니 어엿한 소년이다. 19일(현지시간) 영국 iTV ‘굿모닝브리튼’은 9살 소년이 평생을 공들여 기른 머리카락을 자른 이유에 대해 소개했다. 영국 에식스주에 사는 라일리 스탠콤비(9)가 레알 마드리드 축구선수 가레스 베일을 따라 머리카락을 기르기 시작한 게 벌써 9년째다. 소년의 어머니 데이지 캐니(30)는 “갓난아기 때부터 머리카락을 안 잘라줬다. 어깨에 닿을만큼 머리가 자랐을 때 아들은 축구선수를 보고 계속 머리를 기르길 원했고, 그렇게 기르고 또 기른 머리카락은 결국 허리까지 내려왔다”라고 설명했다.주변의 모두가 라일리를 ‘긴 머리 소년’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긴 머리칼은 어느새 소년의 정체성이 됐다. 그런데 최근 소년이 중대한 결심을 하나 했다. 평생을 길러온 머리카락을 잘라버리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난 11일 그 결심을 실행에 옮겼다. 난생 처음으로 싹둑 머리카락을 자른 소년은 짧아진 머리가 어색한지 연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소년은 “그래 인정한다, 무서웠다”고 밝혔다. 이어 “짧아진 머리와 내 손에 들린 머리카락을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면서 “그렇게 긴 줄 몰랐는데 자르고 보니 어마어마했다”며 놀라워했다. 그런데 왜 갓난쟁이부터 9년을 기른 머리카락을 갑자기 잘랐을까.소년은 암 투병으로 머리카락이 빠져 슬퍼하는 소아암 환자들을 보고 결심을 굳혔다고 전했다. “머리카락 없이 암과 싸우는 친구들을 봤다. 아이들에게 머리카락을 주고 싶어졌다”고 설명했다. “사실 너무 길어서 자를 때도 됐다”라는 말도 남겼다. 자른 머리칼은 소아암 환자를 위한 가발을 만들도록 런던의 한 어린이 병원에 기부했다. 또 소아암 관련 연구 단체를 위한 모금활동에도 뛰어들었다. 이제 짧은 머리가 마음에 든다는 소년은 “내 머리카락으로 누군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아기 키우기 좋은 은평…‘아이맘택시’ 31일 ‘부르릉’

    아기 키우기 좋은 은평…‘아이맘택시’ 31일 ‘부르릉’

    서울 은평구는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아이맘택시’ 사업을 오는 31일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27~29일 3일간은 시범운영한다. 아이맘택시는 은평구와 지역 택시운송업체가 협업해 임산부와 12개월 이하 영유아 동반 가정에서 의료 목적으로 병원을 방문할 경우 무료로 전용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은평구는 이용 대상을 4500명으로 추산한다. 임산부 및 영유아를 동반한 가정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각종 검진 및 예방접종 등의 이유로 병원을 주기적으로 가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걱정도 크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은평구가 고안한 게 아이맘택시다. 아이맘택시는 유모차 탑재 공간 확보를 위해 대형승합차(카니발)로 운행한다. 카시트와 차량용 공기청정기를 설치했다. 또 매일 차량 내부를 소독한다. 이용 신청을 위해선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인 ‘마카롱 나무’를 설치한 뒤 회원 가입 후 은평구 관리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서비스 이용 3일 전부터 3시간 전까지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이용 후에는 증빙자료(진료영수증 또는 진료확인서 등)를 앱을 통해 제출해야 한다. 1일 2회, 연 10회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올해는 연 8회까지 이용 가능하다. 운행 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올해는 사업 시행 초기임을 고려해 4대로 운행할 예정이나 모니터링 결과 호응도가 높을 경우 대상 아동 월령 및 운행 대수를 확대해 주민 편의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서 딸 사진 발견한 英여성 사연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서 딸 사진 발견한 英여성 사연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에 불과 생후 6개월 된 딸의 사진이 올라 있는 것을 알게 된 영국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메트로 등 현지 언론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리버풀에 사는 아만다 모르건(29)은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학부모들로부터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웹사이트를 받았다.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니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별생각 없이 사이트를 연 이 여성은 낯익은 아이의 사진 한 장을 발견했고, 이내 사진 속 아이가 자신의 두 살 된 딸인 칼리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사이트에는 모르건의 딸 사진이 총 3장이나 게시돼 있었고, 사진 아래에는 해당 웹사이트를 이용한 남성들의 온갖 음란한 댓글이 붙어 있었다.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은 딸이 생후 6개월 정도 됐을 무렵, 모르건이 찍은 뒤 SNS에 올렸던 사진이었다. 그저 자신의 예쁜 딸을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하고픈 마음에 올린 사진이 동의없이 도용된 것도 모자라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에 가 있으리라고는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한 터였다. 모르건은 “모든 것이 내 탓인 것만 같아 몇 시간을 울었다. 내가 SNS 계정을 열고 그곳에 사진을 올린 것이 잘못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면서 “심지어 문제의 사이트에 딸의 사진을 올린 사람은 딸이 짙은 화장을 한 갓난아기처럼 보정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제가 된 사진 속 모르건의 딸은 붉은 입술과 적갈색 눈동자 등 본래 얼굴과 달리 성인의 짙은 화장을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 보정돼 있었다. 이후 모르건은 학부모들과 함께 해당 사이트의 폐쇄를 요구하는 운동에 동참했지만, 문제의 사이트는 여전히 성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모르건 딸의 어린 시절 사진도 여전히 사이트에 게시돼 있는 상황이다.모르건은 “문제의 사이트에는 아이의 사진뿐만 아니라 아이와 엄마가 함께 찍은 사진들도 소비되고 있었다. 사이트에 있는 모든 사진이 아동 성착취물이었다”면서 “이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은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 여성은 곧바로 개인 SNS를 비공개로 바꾸고 경찰에 신고했다. 모르건은 “다른 사람들이 나와 같은 일을 겪는 것을 원치 않으며, 어떤 아이들도 문제의 그 사이트에 이용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그저 피해를 입은 채 조용히 있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나는 사람들에게 이런 사이트가 있다는 것을 더욱 알리고 싶고,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면 문제의 사이트가 사라진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성폭행 피해 브라질 10세 소녀의 낙태 막는다며 신상 온라인 공개

    성폭행 피해 브라질 10세 소녀의 낙태 막는다며 신상 온라인 공개

    성폭행을 당해 아기를 임신한 10세 소녀의 신상 정보가 온라인에 공개돼 브라질에서 격렬한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낙태 합법화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이 이 소녀가 낙태할지 모른다며 이를 막기 위해 신상을 공개했다는 것에 사람들은 경악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18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이들은 심지어 소녀가 낙태 수술을 받을 것으로 알려진 병원에까지 몰려와 집회를 열었다. 사무엘 미란다 곤살베스 소아레스 판사는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에 소녀의 개인 정보들을 24시간 안에 모두 지우도록 하며 만약 그렇게 안 되면 하루 5만 헤알(약 1082만원)씩 벌금을 물리겠다고 판결했다. 소녀를 유린한 용의자는 지난 12일 체포됐다. 소녀는 30대 삼촌으로부터 몇년 동안 계속 유린당했으며 생후 22주째의 몸으로 17일 고향에서 수천km 떨어진 헤시페의 한 병원에 입원해 낙태 수술로 아기를 지웠다. 브라질은 엄격하게 낙태를 금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인데 성폭행 피해를 당했을 때나 산모의 목숨이 경각에 달한 경우, 태아가 정상적으로 발육하지 않았거나 뇌와 두개골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경우 등에 한해 허용하고 있다. 이 소녀는 이미 유산해도 좋다는 법적 승인을 받았는데도 병원 앞에 몰려와 시끄러운 소음 시위를 벌여 정상적인 수술 집도를 방해했다. 병원 직원들을 향해 살인자라고 외치는가 하면 한때 병원으로 난입하려 했지만 군경이 해산시켰다. 이에 따라 병원은 소녀를 몰래 차에 태워 옆문으로 의료진 관사로 옮겼다고 낙태 합법화 운동가들은 전했다. 카티 왓슨 BBC 남미 특파원은 소녀의 신원을 처음 공개한 이는 별명 사라 윈터로 널리 알려진 극우 활동가 사라 지로미니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라가 최초 유포자로 확인되면 어떤 처벌을 받을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법률 전문가들은 폭력 선동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라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무장집단인 ‘Os 300 do Brasil’ 운동의 지도자 가운데 한 명으로 지난 6월 수도 브라질리아 대법원 항의 시위를 조직한 혐의로 잠깐 구금된 적이 있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아하! 우주] 이것이 별의 ‘알’…베일 속 가린 태어나기 전 별 모습 포착

    [아하! 우주] 이것이 별의 ‘알’…베일 속 가린 태어나기 전 별 모습 포착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이 작은 세포 하나에서 시작하듯이 별 역시 크기와 형태가 다양해도 중력에 의해 뭉친 작은 가스 덩어리에서 시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과학자들은 별의 탄생하는 과정을 알아내기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지만, 본격적으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빛나기 이전 단계의 가스 구름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았다. 작고 어두울 뿐 아니라 대부분 큰 성운 내부 깊숙한 곳에 자리잡아 고성능 망원경으로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 오사카 부립 대학의 천문학자인 카즈키 토쿠다와 그 동료들은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전파 망원경 중 하나인 ALMA(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를 이용해 지구에서 430광년 떨어진 가스 성운인 황소자리 분자구름(Taurus Molecular Cloud) 내부를 관측했다. 황소 자리 분자 구름은 많은 별이 탄생하는 가스 성운으로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어 별의 생성과 진화 과정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연구팀은 ALMA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해서 황소자리 분자구름 내부 깊숙한 곳에서 생성되고 있는 가스 덩어리 32개와 아기 별 9개를 추가로 발견했다. 사실 관측이 쉽지 않은 영역이지만, 일반적인 광학 망원경보다 긴 파장을 관측하는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 망원경인 ALMA의 관측 능력을 최대로 끌어내 포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사진) 이 가스 덩어리들은 아직 임계 질량에 도달하지 못해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로 앞으로 가스를 더 모아 아기 별로 진화하는 과정에 있다. 연구팀은 이 가스 덩어리들이 부화를 기다리고 있는 별의 ‘알’(stellar egg)이라고 설명했다. 32개의 별의 알 가운데 12개는 다른 것보다 더 많이 자라서 이미 내부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별의 알이 별로 부화하는데 필요한 가스의 밀도가 대략 입방 센티미터 당 수소 100만개 정도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별에 비해 상당히 낮은 밀도이지만, 주변 가스에 비해서는 밀도가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강한 중력으로 더 많은 가스를 흡입해 커지는 데 충분하다. 점점 커지면서 중력이 더 강해지면 결국 내부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데 충분한 질량에 도달해 아기 별로 탄생한다. 오래 전 태양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쳐 태어났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과거로 돌아갈 순 없지만, 발생 초기 단계에 있는 별과 가스 성운을 연구해 태양과 태양계 행성들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알아낼 순 있다. 앞으로 더 강력한 망원경과 관측 기술을 통해 과학자들은 그 과정을 더 자세히 알아낼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中 쓰레기통서 탯줄도 못 뗀 아기 비닐봉지서 발견…또 영아 유기

    中 쓰레기통서 탯줄도 못 뗀 아기 비닐봉지서 발견…또 영아 유기

    중국에서 또 영아 유기 사건이 발생했다. 치엔룽왕(千龙网) 등 현지매체는 12일 중국 닝샤후이족자치구 인촨시 허란현에서 쓰레기통에 유기된 영아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아기는 탯줄도 떨어지지 않은 상태로 비닐봉지에 담겨 있었다.아기를 발견한 남자는 “쓰레기통에서 우는 소리가 나 가보니 비닐봉지에 아기가 쌓여 있었다. 태어난 지 길어야 한 두시간 된 것 같았다. 심지어 탯줄도 그대로 달려 있었다"고 밝혔다. 현지언론은 형제와 함께 배달업체 직원으로 일하는 남자가 점심시간 집에 들렀다가 아기를 발견했다고 부연했다. 오토바이를 대다 아기 울음소리를 들은 남자는 카메라로 당시 상황을 촬영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그는 폐기물이 밖으로 흘러넘쳐 지저분한 쓰레기통 앞으로 다가가 “들어봐, 아기 울음소리 아니냐”라고 말하며 안을 뒤진다. 이후 알몸으로 검은 비닐봉지에 싸여 버려진 아기를 발견한 남자는 관련 당국에 신고해 아기를 병원으로 옮겼다. 다행히 아기 건강에는 별문제가 없는 상태이며, 경찰은 아기 부모가 누구인지 추적 중이다.중국 영아 유기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달 29일 광둥성에서도 20대 부부가 신생아를 쓰레기통에 버려 경찰에 붙잡혔다. 아기를 낳자마자 천에 둘둘 말아 쓰레기통에 버린 이들은 아들을 원했는데 셋째도 딸이라 유기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지린성에서는 키울 형편이 안 된다는 이유로 출산 하루 만에 아기를 버린 여성이 체포됐다.영아 유기가 잇따르는 이유로는 뿌리 깊은 남아선호사상과 미혼모 증가, 빈부격차 등이 꼽힌다. 과거 미국 뉴욕타임스는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NHFPC) 자료를 인용해 매년 중국에서 버려지는 영아가 10만 명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중 대부분은 여자아기 혹은 장애가 있는 아기이며, 70% 이상이 유기 후 사망한다. 이에 중국 민정부는 2013년 전국 10개성 25곳에 유기 신생아 보호소를 세웠다. 이른바 ‘베이비 박스’에 아기를 놔두고 초인종을 누르면 얼마 후 직원이 거두는 방식으로 부모 익명성도 보장했다. 하지만 애초 취지와 달리 도리어 영아유기가 폭증해 보호소 운영은 중단되고 말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여기는 남미] 10살 성폭행 피해자에게 출산하라는 브라질 극우파 논란

    [여기는 남미] 10살 성폭행 피해자에게 출산하라는 브라질 극우파 논란

    어린 소녀의 임신으로 남미 브라질에서 낙태금지 둘러싼 논란에 또 불이 붙고 있다. 브라질 북동부의 지방도시 레시페에선 16일 저녁(현지시간) 10살 여자어린이가 낙태수술을 받았다.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고 사법부가 허락까지 내린 수술이었다. 하지만 병원 주변에선 이날 혼란이 발생했다. 낙태에 반대하는 일단의 극우파 주민들이 몰려든 때문이다. 병원으로 몰려간 주민들은 "태아의 생명권을 존중하라"며 낙태에 반대했다. 현지 언론은 "반대시위에 집권여당 소속 의원들까지 참여해 10살 여자아이의 낙태에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낙태 합법화를 요구하고 있는 활동가들은 낙태에 찬성하는 주민들과 함께 병원 주변에서 맞불집회를 열었다. 활동가들은 "극우파 세력이 의사들을 공격하려 한다"며 인간띠를 두르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논란이 된 사건은 성폭행에 의한 임신이다. 문제의 10살 여자어린이는 심한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임신 사실을 확인했다. 아기의 아빠는 33살 삼촌이었다. 인면수심 삼촌의 성폭행은 피해자가 6살이었을 때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삼촌에겐 긴급체포령이 내려졌지만 그는 이미 도주해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여자어린이는 사법부에 낙태수술을 허락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낙태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브라질에선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사법부의 승인이 있어야 낙태수술을 받을 수 있다. 판사 앞에 선 피해자 어린이는 "아기를 출산하고 싶지 않다"며 눈물을 흘렸다. 판사는 피해자의 건강을 위한 최선이 무엇인지 확인하라며 즉각적인 의학적 검사를 명령했다. 의사들이 낙태를 권하는 소견을 내자 판사는 "비록 미성년이지만 피해자 본인이 분명하게 의사를 밝혔고, 건강을 위해서도 낙태가 필요하다는 과학적 검사결과도 확인됐다"며 낙태수술을 승인했다. 하지만 보수 쪽 일각에선 판사가 살인허가를 내준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병원 주변에서의 시위는 이런 여론의 연장선상에서 열린 것이다. 현지 언론은 "병원 주변에서 찬성파와 반대파가 시위를 벌일 정도로 낙태를 둘러싼 국론이 분열돼 있다"며 앞으로 더욱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브라질은 강력히 낙태를 금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남미국가다. 브라질에선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이나 태아의 무뇌증이 확인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낙태를 허용한다. 사건마다 사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딸에게 ‘몹쓸짓’ 독일 소아성애자 87명 재판 시작, 유죄 땐 15년형

    딸에게 ‘몹쓸짓’ 독일 소아성애자 87명 재판 시작, 유죄 땐 15년형

    독일 쾰른 근처에서 요리사로 일하던 요르그 L(43)은 2017년에 태어난 딸이 아기였을 때 성적으로 유린한 사진들을 아동성애자 네트워크에 올렸다. 스위스의 보안 메시지 서비스인 트리마(Threema)를 이용해 올린 그의 사진들을 수만명이 봤다. 지난해 10월 베르기시 클라트바흐에 있는 그의 자택을 급습하면서 독일 사법당국은 전후 최대 규모의 소아성애자 조직을 적발했는데 17일(현지시간) 그에 대한 재판이 쾰른 지방법원에서 시작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딸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으려고 그의 이름 전체를 공개하지 않으며 그의 아내도 반대 증언에 나설 예정인데 둘의 증언은 밀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이 일주일 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화재 때문에 이날 진행됐다. 그의 유죄가 확정되면 15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전망이다. 독일 16개 주에서 모두 87명의 소아성애자 신원이 파악돼 기소됐다. 생후 3개월부터 15세까지 50명의 어린이들이 부모들로부터 끔찍한 일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 명의 수사관들이 그들의 참담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며 병가를 낼 정도였다. 쾰른 법원 대변인 미카엘라 브룬센은 요르그가 “성폭력, 때로는 심각한 폭력을 딸에게 가한 것만 모두 예순한 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몇 테라바이트에 이르는 방대한 동영상과 사진을 분석하느라 130명의 수사관들이 여전히 매달려 있다. 3만명의 소아성애 채팅 사이트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검찰은 수사 중이다. 이 온라인 채팅에는 한 순간 1800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는데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요르그가 채팅 파트너와 여러 차례 만나 서로의 자녀들에게 몹쓸 짓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채팅 파트너는 27세의 연방군 사병 출신으로 징역 10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독일, 그 중에서도 특히 북부 라인 베스트팔렌 주에서는 최근 여러 건의 아동 유린 추문이 잇따라 터져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지난 6월 11일 뮌스터의 한 감옥에서 어린이가 성적 유린을 당하는 사진과 동영상이 적발돼 11명이 체포됐다. 세 명의 피해 어린이들 나이는 5세와 10세, 12세였다. 그 전에는 1998년과 2018년 사이 로그데의 한 캠프촌에서 여러 남성들이 어린이들에게 수백 차례 몹쓸 짓을 한 사실이 적발됐는데 피해 아동 나이는 세 살부터 14세까지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10살 남자친구의 아이 가졌다던 13살 소녀, 사건의 진실은?

    10살 남자친구의 아이 가졌다던 13살 소녀, 사건의 진실은?

    10살 남자친구의 아이를 가졌다고 말했다가 추후 성폭행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13살 소녀가 우여곡절 끝에 건강한 딸을 얻었다. 1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임신 사실만으로 세간의 관심을 끈 러시아 소녀 다샤 수니쉬니코바(13)가 크라스노야르스크 지역 병원에서 아기를 낳았다고 전했다. 다샤는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몸무게 3.6㎏의 딸을 출산했다고 알렸다. 소녀는 “오전 10시에 딸을 낳았다. 매우 힘든 과정이었다. 지금은 쉬고 있다. 나중에 다 말씀드리겠다”라며 출산기록이 담긴 명찰과 가려진 아기 사진을 공개했다. 소녀는 지난해 10살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기를 가졌다는 충격적 이야기로 러시아를 발칵 뒤집어놓은 장본인이다. 올해 초에는 남자친구와 함께 유명 TV 프로그램 ‘온 에어 라이브’에 출연해 같은 주장을 반복했으며, 사실 여부에 대해 전문가들과 격론을 벌였다. 당시 전문가들은 10살 소년이 생식 능력이 없는 점을 들어 거짓말이 가능성을 제기했다. 방송에 출연한 비뇨기과 전문의는 “실수가 없도록 세 번이나 검사 결과를 확인했다”면서 “소년은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조차 없었다. 사춘기도 시작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그러나 다샤와 남자친구, 심지어 부모들까지 둘의 임신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남자친구 이반은 둘 사이에 신체적 접촉이 있었으며, 다른 사람의 아이일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다. 남자친구의 어머니 역시 “아들이 아이 아버지라는 주장을 믿는다”라고 거들었다. 하지만 출산이 임박한 지난 6월 소녀가 성폭행 피해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사건은 새 국면을 맞았다. 소녀는 15살짜리 다른 소년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이로 인해 임신했다고 고백했다. 10살 어린 나이에 충격일 법도 했지만, 소녀의 남자친구는 자신의 아이로 키울 거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후 출산 때까지 곁을 지키며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인 소녀를 돌봤다. 다만 소녀는 “남자친구가 16살이 되면 아버지 자격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그건 앞으로 우리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일단 소녀가 성폭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만큼, 수사를 위해 아기의 DNA 샘플을 채취할 예정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골프맘’ 된 스테이시 루이스 “이제 다 이루었다”

    ‘골프맘’ 된 스테이시 루이스 “이제 다 이루었다”

    한때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강자였던 스테이시 루이스(35·미국)가 ‘골프 인생 제2막’이 시작한 이후 첫 우승을 거뒀다.루이스는 17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 버윅의 르네상스 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레이디스 스코틀랜드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9월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우승 이후 약 2년 11개월 만에 거둔 통산 13번째 우승이다. 루이스는 2014년 LPGA 투어 상금왕, 올해의 선수, 평균타수 1위 등에 오르며 전성기를 보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다. 하지만 2015·2016년에는 우승 없이 시즌을 보냈다. 그러는 사이 루이스는 2016년 골프 코치인 제러드 채드윌과 결혼했고 2018년 10월 말에는 첫 딸 체스니를 낳았다. 루이스는 우승 기자회견에서 “체스니를 가졌을 때부터 내 골프 인생의 2막이 시작했다는 것을 느꼈다. 모든 것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며 “골프를 치는 방식, 모든 것을 대하고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트로피를 집에 들고 가면 정말 멋질 것”이라며 이번 우승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루이스가 엄마로서 첫 우승을 거두는 모습을 남편과 딸이 직접 지켜보지는 못했다. 루이스는 “이번 우승에서 유일하게 실망스러운 점은 트로피를 들고 딸과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딸이 태어난 날부터 트로피를 들어 올리려고 노력해왔다. 나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통화로 가족을 만났다며 “딸은 내가 우승 퍼트를 넣을 때 플라스틱 골프채로 TV 스크린을 쳤다고 한다. 정말 멋지다”라며 “어서 집에 가서 가족과 우승을 자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루이스는 육아와 골프를 병행하는 것은 무척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정말 힘들지만, 딸은 나의 모든 것이다. 딸이 여기에서 이 트로피와 사진을 찍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다시 한번 아쉬워했다. 특히 한국선수들과의 우승 경쟁에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자주 보였던 루이스는 “아기를 가지면서 인내심이 더 커진 것 같다. 딸이 울 때 내가 흥분하면 상황은 더 악화한다. 체스니는 나에게 인내심을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가 열린 링크스 코스는 좋은 샷을 해도 뜻하는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 오늘도 경기하면서 인내심 테스트를 받았다. 후반에 잘 안 풀렸는데, 기회가 다시 오기를 기다리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에어컨을 많이 틀면 북극만 아픈 게 아니에요”

    “에어컨을 많이 틀면 북극만 아픈 게 아니에요”

    장마가 끝나자마자 숨이 턱 막히는 더위가 찾아왔다. 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잠을 이루기 어려운 열대야도 시작됐다. 어린이들에게 냉방기 없는 여름에 대해 물었더니 상상만으로도 덥다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에어컨을 많이 틀면 지구가 뜨거워져 북극곰이 사는 북극 얼음이 빨리 녹는다는 우려도 알고 있었다. 우리도, 북극곰도 시원한 여름을 보낼 방법은 없을까. 아이들의 제안을 받아 봤다. 지난 14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전국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 소속 어린이집에 다니는 39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9.5%(31명)가 ‘여름에 에어컨 없이 살 수 없다’고 답했다. “에어컨이 없으면 더워서 쓰러질 것 같다”, “땀이 많이 날 것 같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에어컨이 없어 습해지면 물건에 곰팡이가 생겨 쓸 수가 없기 때문”이라는 실용적인 걱정도 있었다. “너무 뜨거워서 팝콘이 될 것”, 더위에 꼼짝 못 해 “돌이 될 것”이라는 상상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20.5%(8명)는 ‘에어컨이 없어도 괜찮다’고 했다. “에어컨이 없어도 선풍기와 부채가 있어서 살 수 있다”, “밖에 나가서 비를 맞으면 시원할 거다”라는 낙천적인 답변이 나왔다. 에어컨을 대신할 수 있는 냉방용품에 대해서는 51.0%(25명)의 어린이가 선풍기를 떠올렸다. 얼음(18.4%), 부채(14.3%), 찬물(12.2%), 냉장고(4.1%)가 뒤를 이었다. 어떤 아이들은 시원한 수박, 얼음물 샤워, 수영장, 물놀이가 더위를 식혀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시원하다”는 ‘우문현답’도 있었다. 덥다고 에어컨을 많이 틀면 북극곰이 사는 북극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어린이 69.2%(27명)는 북극이 더워져 북극곰들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북극곰들도 시원할 것(12.8%), 북극곰들이 고마워할 것(2.6%)이라며 에어컨 사용과 지구온난화를 쉽게 연결 짓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한 어린이는 “얼음이 녹으면 엄마 북극곰과 아기 북극곰이 헤어져 살 것 같다”며 걱정했고 다른 어린이는 “얼음이 녹아 우리나라까지 물속에 잠길 것”이라고 앞날을 내다봤다. 1995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2018년 생을 마감한 우리나라의 마지막 북극곰 ‘통키’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들에게 들려줬다. 북극곰이지만 북극에 가 본 적이 없고 한국의 무더운 여름을 23차례 견뎠던 통키에게 아이들이 하고 싶은 말은 이랬다. “내가 이글루 만들어 줄게.” “많이 더웠지? 하늘나라에서는 잘살아. 사랑해.” “네가 건강해지게 에너지를 아껴 쓸게.” “통키야 미안해. 북극으로 보내 줄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역대 최장 장마로 많은 지역이 수해 피해를 입는 등 기후환경 변화의 피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미래를 살아갈 아동들을 위해 기후변화에 따른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95억원 보험금 아내 사망사건 또 대법원 간다

    95억원 보험금 아내 사망사건 또 대법원 간다

    무죄로 마무리될 것 같았던 ‘95억원 보험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사망사건’이 또다시 대법원에 간다. 대법원이 무죄취지로 돌려보냈던 사건이라 점에서 재판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검은 이모(50)씨 살인·사기 혐의 파기환송심 사건의 대전고법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냈다. 앞서 지난 10일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대전고법은 두 가지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하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만 적용해 이씨에게 금고 2년을 선고했다. “거액의 보험금만으로 살인 동기를 찾을 수 없고, 사고 당시 고의성을 밝힐 만한 증거도 없다”는 게 대전고법 판단이다. 그러나 대전고검은 ‘범행 동기와 범행 전후 피고인 태도 등 여러 간접증거로 미뤄 유죄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상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2014년 8월 23일 오전 3시 41분쯤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 부근에서 발생했다. 당시 이씨가 몰던 승합차가 갓길에 주된 화물차를 들이받아 동승한 아내가 숨졌다. 이씨는 졸음운전을 주장했다. 당시 24세였던 캄보디아 출신 이씨 아내는 7개월 된 남자 아기를 임신 중이었다. 이씨 아내 앞으로는 95억원 상당의 보험금 지급 계약이 돼 있었다. 법원 판단은 크게 엇갈렸다. 1심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간접 증거만으로 범행을 증명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사고 두 달 전 30억원 보험에 추가로 가입한 점 등을 보면 공소사실이 인정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법원 판결은 대법원에서 또 뒤집혔다. 2017년 5월 대법원은 “범행 동기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무죄 취지로 대전고법에 사건을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보험금을 노린 계획적 살인이라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일부러 사고를 낸 게 아니라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결론 냈다. 법조계는 검찰이 상고해도 파기환송심 결과를 바꾸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변호사는 “고의를 입증할 만한 일기장이나 문자내용 등 확실한 물증이 나오지 않으면 대법원 판단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번호사는 “검찰 상고는 할 수 있는 법적 절차를 모두 밟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95억원 보험금 캄보디아 아내 교통사망사건 또 대법원 간다

    95억원 보험금 캄보디아 아내 교통사망사건 또 대법원 간다

    95억원에 달하는 보험금 규모와 피고인 살인혐의 무죄 선고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캄보디아 만삭 아내 교통사고 사망 사건’이 또다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검은 이모(50)씨 살인·사기 혐의 파기환송심 사건의 대전고법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냈다. 앞서 지난 10일 대전고법 형사6부(부장 허용석)는 두 가지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하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만 적용해 이씨에게 금고 2년을 선고했다. 그러자 대전고검은 ‘범행 동기와 범행 전후 피고인 태도 등 여러 간접증거로 미뤄 유죄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상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14년 8월 23일 오전 3시 41분쯤 자신의 승합차로 경부고속도로를 운전해 가다 천안나들목 부근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아 동승한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24세였던 캄보디아 출신 이씨 아내는 7개월 된 남자 아기를 임신 중이었다. 이씨 아내 앞으로는 95억원 상당의 보험금 지급 계약이 돼 있었다. 지금까지 지연 이자를 합하면 100억원이 넘는다. 법원 판단은 크게 엇갈렸다. 1심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간접 증거만으로는 범행을 증명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사고 두 달 전 30억원의 보험에 추가로 가입한 점 등을 보면 공소사실이 인정된다”며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했다. 이에 대해 2017년 5월 대법원은 “범행 동기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무죄 취지로 대전고법에 사건을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보험금을 노린 계획적 살인이라는 증거가 부족한 데다 상향등 점등·진행 경로·제동에 따른 앞 숙임 현상·수동변속기 인위적 변경 등 검사의 간접사실 주장이 모두 증명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아내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사고를 낸 게 아니라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결론 냈다. 재판부는 “피해자 사망 보험금 중 54억원은 일시에 나오는 게 아니고, 다른 법정 상속인과 나눠 받게 돼 있다”며 “피해자 혈흔에서 수면 유도제 성분 역시 일상생활 속 다양한 제품에 쓰인다는 소견 등으로 미뤄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먹였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상고해도 파기환송심 결과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여기는 중국] 새 남친 눈치챌까…출산 뒤 아이 버린 비정한 엄마

    [여기는 중국] 새 남친 눈치챌까…출산 뒤 아이 버린 비정한 엄마

    공중화장실에서 낳은 아이를 쓰레기 매립지에 유기한 매정한 여성이 체포됐다. 공안에 붙잡힌 이 여성은 고의살인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아이에 대한 양육은 끝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저장성 사오싱시 웨청(越城)구 관할법원은 공중화장실에서 출산한 자신의 아이를 근처 쓰레기 매립지에 유기한 20대 여성 마모씨 사건에 대해 고의살인죄를 적용, 징역 3년과 집행유예 4년6개월을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올해 23세인 마씨는 지난해 6월 13일 새벽 5시쯤 자신과 동거남이 함께 거주하는 사오싱시의 한 집에서 빠져나와 한 공중화장실에서 몰래 출산한 뒤 아이를 붉은색 쇼핑백에 넣어 인근 쓰레기 매립지에 버리고 도주했다.특히 마씨는 인근 주민들에 의해 아이가 구조, 자신의 행각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아이가 담긴 봉투 위로 무거운 벽돌을 올려놓는 비정함을 보였다. 사건 직후 근처를 지나던 이웃 주민들은 쓰레기 매립지에서 아기 울음소리를 듣고 버려진 아이를 찾아 관할 파출소에 신고했다. 구조된 A군은 출생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외부에 방치되면서 각종 피부병과 호흡기 질환 등의 질병에 감염된 상태였다. 특히 A군은 구조 당시 저체온 증세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다. A군은 인근 종합병원에서 응급 진료를 받아 건강 상태는 호전됐지만 친모 마씨의 양육권 포기로 지금까지 괄할 아동복지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관할 파출소는 곧장 A군의 친모 마씨를 수소문 끝에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마씨는 자신의 영아 유기 혐의 일체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아이의 양육에 대해서는 끝내 거부했다. 이 때문에 사오싱시 민정국은 마씨가 가진 친권이 해제되도록 법원에 신청, 관할법원은 사오싱시 웨청구 민정국을 A군의 법적 책임자로 지정했다. 특히 마씨는 사건 당시 동거 중이었던 연인 왕씨와의 사이에 이미 아들을 낳아 키우고 있었다. 하지만 또 다른 남성과의 사이에서 A군을 임신하자 이런 일을 벌인 것이었다. 마씨는 임신 기간에는 동거 중인 연인에게 살이 쪘다는 등의 거짓 핑계를 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A군의 법적 책임권을 가진 사오싱시 웨청구 민정국은 마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영아를 유기하고 생명이 위독하도록 방치한 것에 대해 고의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약 14개월 동안 진행된 소송 사건은 관할 인민법원이 마씨에 대해 고의살인죄를 적용하면서 막을 내렸다. 관할법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 마씨가 A군을 쓰레기 매립장에 방치, 쇼핑백 위로 무거운 벽돌을 올려놓는 등 천륜을 저버린 행위가 A군의 사망을 의도한 것으로 보고 고의살인죄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관할법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영아 유기죄로 판결하기에는 고의로 살해하려 한 의도가 명백하다는 점에서 가볍게 처리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면서 “유기와 살인혐의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있을 만큼 잔학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던 A군은 현재 웨청구 아동복지원에 위탁 양육 중이다. 다만, 생후 1년이 지났지만 A군은 또래 아이들과 비교해 언어 발달 능력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측은 “마씨의 위법행위로 사망에 직면한 남아는 여러 차례의 수술로 생명의 위험에서 벗어났지만, 이 아이의 성장발육이 또래보다 현저하게 떨어져 심신의 건강을 해쳤다”면서 “갓 태어난 영유아에게도 생명권과 건강권은 반드시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부모가 아이를 낳으면 양육과 교육의 의무를 지는 것이 사회적 의무이자 법적 의무”라고 깅조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여기는 베트남] 고엽제 후유증도 꺾지 못한 교사의 소명, ‘희망의 메신저’ 되다

    [여기는 베트남] 고엽제 후유증도 꺾지 못한 교사의 소명, ‘희망의 메신저’ 되다

    고엽제 후유증 2세 환자가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아이들에게 희망과 열정을 전하는 모습이 공개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베트남 현지언론 VN익스프레스는 하노이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고 있는 란안(44)의 사연을 소개했다.44년 전 1㎏의 미숙아로 태어난 란안. 사지 경련을 일으키는 그 딸을 품에 안은 부모는 월남전 참전용사였던 부친의 고엽제 후유증이 고스란히 딸에게도 전해진 것을 알게 됐다. 앞으로 얼마나 험난한 인생을 살아가게 될지, 아이의 탄생은 고통의 시작이었다. 의사는 “아이가 만약 살아남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병원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서 집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수많은 병원을 돌아다녔지만, 어느 한 곳에서도 긍정적인 답을 주지 않았다.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기는 우유를 제대로 받아먹지도 못했고, 그럴 때면 엄마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출산휴가를 마치고 직장에 복귀하면서 란안은 할머니에게 맡겨졌다. 주변 사람들은 “아기가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가족들은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매일 그녀의 손가락, 발가락을 물수건으로 적셔 마사지하며 지극 정성으로 돌보았다. 아빠도 딸이 아프다고 하면 만사를 제치고 한걸음에 달려와 딸을 돌보았다. 가족들의 한량없는 사랑과 정성 덕분인지, 신체의 온갖 질병과 고통도 그녀의 배움에 대한 열정을 꺾지 못했다. 할머니는 매일 그녀를 부축해 학교를 오갔다. 하지만 학교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그녀를 “원숭이 닮았다”고 놀리는 친구들의 말은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그녀의 가방을 들어주거나 어려운 일을 도와주는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났다. 이들의 애정과 친절은 그녀 인생의 버팀목이 돼 줬다. 하지만 9학년이 되면서 건강이 크게 악화했고, 결국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당시 그녀는 평생 누군가의 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절망감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누구보다 그녀의 성공을 바랐던 할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할머니의 다정한 모습에 다시 마음을 추슬렀고, 가족들의 도움으로 건강도 서서히 회복돼 갔다. 마침내 다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자, 그녀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서 영어를 공부했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영어 학원에 다닐 수 없었지만, 중고 책방에서 영어 문법책과 사전을 사다가 영어를 독학했다. 부모님이 운영하는 야채 가게 모퉁이에서 영어 공부하는 모습을 본 이웃들이 그녀에게 아이들 영어 공부를 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처음에는 가게 한편에서 아이들에게 무료로 영어를 가르쳤다. 차츰 학생이 늘면서 저렴하게 수업료를 받았다. 처음 번 돈 4만동(한화 2050원)으로 새 영문법 책을 샀다.21년 전 스승의 날에는 한 학생이 꽃다발을 들고 왔다. 학생의 부모는 “우리 아이가 당신에게서 배운 것은 영어뿐이 아니다. 무엇보다 당신의 열정을 배운 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당시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확신했다. 20여 년 동안 한결같이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그녀의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장애아들에게는 무료로 수업을 해주고, 가난한 아이들에게는 수강료를 50%나 할인해 준다. 학부모들은 “아이의 영어 실력뿐 아니라 자신감이 생겼다”는 반응이다. 18세 여성 부는 “내면의 힘을 끌어내 준 선생님은 란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부는 아이엘츠 고득점을 받고 해외 유학을 준비 중이다.지난 2019년 란안은 하노이 정부로부터 ‘멋진 사람들, 멋진 직업’(Good People, Good Job)상과 ‘아름다운 인생’상을 받았다. 그녀는 “내 연약한 육신은 오히려 날 강하게 만들었다”면서 “수많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내면에 생기를 불어넣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아기 깨문 사실 숨기려…다친 아기 방치해 숨지게 한 아빠

    아기 깨문 사실 숨기려…다친 아기 방치해 숨지게 한 아빠

    침대에서 떨어진 생후 15개월 아기를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친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몽유병 증세를 앓고 있던 친부는 수면 중 아이의 온 몸을 깨물어 상처를 냈던 사실이 발각될까 두려워 아기를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창원지법 형사2부(부장 이헌)는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4)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3월 22일 경남 김해에 있는 주거지에서 수면장애(몽유병) 증세로 생후 약 15개월이 지난 아기의 목과 팔, 다리, 가슴, 배 등을 깨물어 피멍과 상처를 냈다. 그러나 이 사실이 발각될까봐 두려워 아기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그대로 방치했다. 같은 달 31일 주거지 안방 침대에 누워 낮잠을 자던 아기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머리뼈가 골절되고 눈과 광대뼈 등도 다쳤다. 이로 인해 급성 경막하출혈, 뇌부종 등이 발생했으나 A씨는 이때에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아기를 이틀 동안 방치했다. 이후 아기가 의식이 없는 것을 발견하고 뒤늦게 병원에 데려갔지만 아기는 끝내 숨지고 말았다. A씨는 아내와의 불화, 빈곤, 육아 스트레스 등으로 우울증과 수면장애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상황이었더라도 보호·양육의 책임이 있다”며 “우연히 일회적으로 양육 의무를 소홀히 해 아이가 사망한 게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셋째도 딸이라고… 이름도 없이 쓰레기장에 버려진 갓난아기

    셋째도 딸이라고… 이름도 없이 쓰레기장에 버려진 갓난아기

    셋째가 딸이라는 이유로 쓰레기장에 버리고 떠난 중국의 20대 부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데일리메일은 12일(현지시간) 중국 남부의 젊은 부부가 아파트에서 아기를 낳고 쓰레기장에 버렸고, 주민이 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사건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버지 A(24)씨와 어머니 B(21)씨는 지난달 29일 중국 광둥성 둥관시 한 아파트에서 아기를 낳고 인근 쓰레기통에 버렸다. 천에 싸인 갓난아기를 발견한 주민은 놀라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과 구급대원은 아기를 병원에 이송했다. CCTV에는 아버지 A씨가 이날 새벽 아기를 안고 쓰레기장으로 가는 모습이 찍혔다. 경찰 조사에서 이 부부는 셋째도 딸이라는 사실에 유기를 결심했다고 자백했다. 그러면서 “형편이 좋지 않아 3명의 자녀를 키울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쓰레기더미에서 구조된 아기는 이름도 없는 상태였고 다행히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동관시 사회복지센터에서 지내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베이루트 폭발 순간 태어난 아기…모성애가 낳은 기적 (영상)

    베이루트 폭발 순간 태어난 아기…모성애가 낳은 기적 (영상)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순간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은 산모와 그런 산모 곁을 끝까지 지킨 의료진이 비극 속에서 기적을 건져냈다. 12일(현지시간) 아랍뉴스는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베이루트 폭발 당시, 폐허가 된 병원에서 태어난 새 생명의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4일, 엠마뉴엘 네이서는 레바논 베이루트 세인트조지병원에서 곧 태어날 아기와의 만남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남편 에드먼드 네이서도 한껏 기대에 부풀어 분만실 앞을 서성였다. 출산 전 과정을 기록하려 카메라도 손에 꼭 쥐었다. 드디어 엠마뉴엘이 분만실로 들어갔다. 그 순간, 커다란 소음과 함께 폭발이 발생했다. 남편 에드먼드는 “아내와 의료진이 분만실로 들어가고 10초 후 폭발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분만실 유리는 산산조각이나 산모와 의료진을 덮쳤고 의료도구는 사방으로 흩어졌다.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보관돼 있던 질산암모늄 2750t이 한꺼번에 폭발한 순간이었다. 끔찍한 비명이 이어졌다. 병원 안도, 밖도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하지만 아기는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엠마뉴엘은 “아기를 살려야 했다. 엄마인 내가 강해져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고 말했다. 의료진도 숨을 가다듬었다. 분만에 참여한 의사 중 한 명인 스테파니 야코브 박사는 “창 밖을 내다보니 온통 피투성이가 된 사람들뿐이었다. 어디서 일어난 폭발인지, 폭발이 또 있을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해는 졌는데 전기는 끊겼고 분만실은 난장판이 됐다. 의료장비도 모두 파손된 최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아기를 살려야 했다. 산모를 복도로 옮긴 의료진은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해 분만을 이어갔다. 그사이 폭발 충격으로 간호사 한 명이 사망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드디어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에드먼드는 “폭발 후 1시간 30분이 지났을 무렵 아들이 태어났다. 폭발 잔해 속에서 태어난 새 생명이고, 어둠 속의 빛”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간호사 1명 등 17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친 비극 속에서, 끝까지 아기를 포기하지 않은 모성애와 의료진의 사명감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로이터통신은 12일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한 상태로 퇴원해 집으로 돌아갔으며, 아기 이름은 태어난 병원 이름을 따 조지로 정해졌다고 보도했다. 베이루트에서는 4일 항구 창고에 보관돼있던 다량의 질산암모늄이 폭발해 최소 171명이 사망하고 6000여 명이 다쳤다. 30만 명은 이재민 신세가 됐다. 전기와 수도가 끊겼고 의료시설 절반이 파괴됐다. 재산 피해 규모만 150억 달러(약 17조8200억 원)로 추산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태어날 때부터 몸 밖에 장기들이, 용감하게 살아낸 두 살 영국 소녀

    태어날 때부터 몸 밖에 장기들이, 용감하게 살아낸 두 살 영국 소녀

    어떻게 그런 몸으로 태어나 2년 2개월을 살아냈을까? 영국 케임브리지에 사는 소녀 로렐 피자클레아는 2018년 6월 6일(이하 현지시간) 제대 탈장(exomphalos)인 채로 태어났다. 태내에서 복막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위, 간, 내장 등이 몸 밖에 드러나 있다. 보통 이렇게 태어나는 아이들은 출산 때 곧바로 수술하지만 로렐은 워낙 탈장된 장기들이 커 수술하지 않고 세 살이 되면 하기로 했다. 물론 의료진 중에는 그녀가 그 때까지 생존할 수 없을지 모른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로렐은 건강하게 자라났다고 야후! UK는 11일 전했다. 바깥에 나온 장기들을 붕대로 두른 채 살아간다. 바깥에 나온 장기들이 무거워져 몸 안의 것들을 바깥으로 끄집어 낼까봐 그런다. 부모 켈리(30)와 션(34)은 내년에 장기들을 몸 속에 집어넣는 수술을 받을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산부인과 병원에서 부모들을 응원하는 자원봉사 일을 하는 켈리와 자동차 해체업자인 션은 초음파 검사 때 정상이 아니란 것을 알았지만 출산하기로 결정했다. 먹는 것도 마시는 것도 화장실 볼일도 여느 아이들처럼 할 수 있다. 하지만 부모들은 혹시나 로렐이 다쳐서 탈장된 장기들이 엉망이 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한다. 목욕을 할 때는 붕대를 풀어놓는데 로렐은 장기들을 아기마냥 토닥이는 것을 좋아한다. 켈리는 “임신했을 때부터 우리가 얼마나 로렐에 대해 긍정할 수 있는지 몰랐다. 정녕 살아낼 것처럼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남편과 난 희망을 접지 않았고 딸이 지금까지 해낸 일만으로도 무척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로렐은 삶의 의미를 전하는 진짜 전도사이며 우리는 매일 대단하다고 여긴다.” 첫 자녀인 로렐을 뱃속에 가진 사실을 2017년 10월에 처음 알았다. 임신 12주째 초음파 검사를 했더니 뭔가 잘못됐다고 했다. 의료진은 척수 이상마저 있다며 아기를 포기할 것을 권했다. 사람들은 그랬다. “다시 아기를 가지면 되잖아.” 하지만 켈리는 이미 뱃속의 아기를 무척 사랑해 그럴 수가 없었다. “우리는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자고 생각했다.” 2주에 한 번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출산하면 살 확률이 80%란 진단이 내려지기까지 수많은 검사를 받게 했다. 심장에 구멍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출산 3주 전 의사들은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온 장기들이 정상 크기의 곱절이나 된다며 태어나도 살 수 없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켈리는 “우리는 너무 친해져 있었고 이미 이 만큼 멀리 와 있었다”고 말했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로렐이 의사들의 우려와 달리 첫 울음을 터뜨리자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그 순간 벌써 “아이가 싸움꾼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3.3㎏의 몸무게로 태어난 로렐은 낳자마자 인공호흡기를 달았다. 출산 7시간 뒤 처음으로 로렐을 봤는데 붕대로 장기들을 감은 채였다. 켈리가 처음 안아본 것은 한달이 지나서였다. 의사들은 폐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 자가 호흡이 힘들지 모른다고 걱정했는데 로렐은 다행히 의사들의 우려를 빗나가게 만들었다. 석달 반 만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아기는 굉장히 활달했다. 해서 눈을 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의사들은 밖에 나온 장기들을 다치게 되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경고했다. 빨리 수술 받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아직 몸의 골격이 덜 자라 밖으로 나온 장기를 집어넣을 공간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그러지 못한다. 더욱이 내년 초에 수술을 받으려면 따로 호흡하는 방법을 로렐 스스로 배워야만 한다. 두 살 아기에겐 말귀도 알아듣고 주의력을 다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여전히 소파에서 뛰어내리길 좋아하고 바깥에서 흙장난하는 것을 좋아한단다. 수술이 성공하면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끊임없이 살펴야 하는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좋지만 한편으로 아이가 자신의 장기들을 아기처럼 아껴 ‘분리 우울’을 겪을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로렐의 수술은 런던 킹스칼리지 병원에서 할 예정인데 켈리는 많이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애는 이미 충분히 많은 일을 헤쳐나왔다.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게속 이겨낼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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