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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소 욕조’ 피해 입은 아빠 변호사 공익소송 추진

    ‘다이소 욕조’ 피해 입은 아빠 변호사 공익소송 추진

    유해물질이 검출된 ‘다이소 아기욕조’ 피해자들을 위해 아빠 변호사가 공익소송에 나섰다.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비유되는 아기욕조 사태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서다. 아기욕조 사태를 처음 공론화한 법무법인 아주대륙의 이승익 변호사는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생후 150일 된 아기의 아빠로, 문제가 된 아기욕조에 아기를 매일 씻겨 왔다”면서 “아이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인데 변호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나섰다”고 말했다. ‘국민 육아템’이라 불리는 다이소 아기욕조는 배수구를 막는 플라스틱 뚜껑에서 기준치(0.1% 이하)의 612배가 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돼 지난 10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서 리콜 명령을 내렸다. 프탈레이트는 환경호르몬으로 장기간 노출되면 간과 신장이 손상될 위험이 있고 생식 발달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이 변호사는 리콜 소식을 접하고서 함께 소송에 참여할 피해자들을 모집했다. 이들은 해당 제품을 사용한 아기들의 피부에 이상이 생기거나 간 수치, 신장 수치 등이 악화되는 등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공익소송 방식으로 피해자들의 비용 부담 없이 진행된다. 이 변호사는 “이번 소송으로 돈을 벌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 14일 다이소 아기욕조의 제조업체인 대현화학공업과 납품업체인 기현산업의 대표자 등 4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과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 위반죄로 고소했다. 그는 한 해 신생아 숫자와 문제가 된 아기욕조의 인기, 판매가 등을 바탕으로 이를 제조·납품한 업체들이 제품의 판매로 취득한 이득액이 최소 5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변호사는 제대로 된 피해 회복을 위해서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처럼 국가 차원의 진상 규명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화학물질과 관련된 사건은 현행법상 개인이 피해를 입증하기에 한계가 있다”면서 “국가가 심각성을 인지하고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출산율보다 ‘삶의 질’ 올린다더니… 또 돈으로 막는 저출산 대책

    출산율보다 ‘삶의 질’ 올린다더니… 또 돈으로 막는 저출산 대책

    정부는 15일 발표한 저출산·고령사회 대책에서 생후 24개월 이하 영아가 있는 가구에 ‘영아수당’ 도입, ‘부모 모두 3개월+3개월 육아휴직제’에 방점을 찍었다. 이전 정부와 달리 출산율을 목표로 제시하지 않고 삶의 질 향상으로 방향을 잡은 것 자체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1~3차 대책처럼 정책과 정책 사이의 상호보완성보다는 단순히 지원금액을 늘리는 방식을 답습한 건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정부는 영아수당 도입 외에도 저출산과 관련해선 ‘부모 모두 3개월+3개월 육아휴직제’를 신설해 부부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쓰도록 유도했다.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은 “생후 12개월 이내 영아기에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을 대폭 확대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부부 공동육아를 확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만 0세 때 육아휴직 사용 비율은 여성이 73.0%인 반면 남성은 24.2%에 불과하다. 이날 발표에서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 관련 예산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고 강조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낮은 합계출산율과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오히려 예산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은 외면했다. 정부가 내놓은 재정지출 규모 역시 저출산·고령사회로 포장만 바꾼 게 적지 않다는 지적 역시 나온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4차 기본계획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족지출 비중은 현재 1.48%에서 2025년 1.6%로 늘어난다. 하지만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4%에 한참 못 미친다. 박진경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처장 역시 전날 백브리핑에서 “지속적이고 획기적으로 가족 지출을 늘려야 함에도 재원의 한계와 코로나19 위기 상황 등으로 재원 투입을 쉽게 결정하지 못했던 측면이 아쉽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이전 정부에서 마련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중간에 바꿔 기존 출산장려 정책을 청년과 여성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으로 전환한 바 있다. 국가가 출산율이라는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국가나 사회에 대한 책임이라고 강요하면서 청년과 여성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이다. 이날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인구의 양’뿐만 아니라 ‘인구의 질’을 중시하고, 연령과 성의 차별 없이 모두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에서 2020년까지 출산율을 1.5로 높이겠다고 했는데 여기서 벗어나 우선 애 낳는 환경을 개선해 주겠다는 방향은 옳다고 본다”면서도 “육아휴직이나 다자녀 혜택, 지원금 늘리는 부분 등 대책에서 새로운 내용은 없어 보인다. 사람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게 뻔하다.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 부위원장도 “획기적인 발상이나 파격적인 정책을 기대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면서 “(저출산은) 특단의 조치로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한계를 인정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2도 화상 아기…아무 곳에서도 안 받아주네요”[이슈픽]

    “2도 화상 아기…아무 곳에서도 안 받아주네요”[이슈픽]

    “2도 화상 아기…아무 곳에서도 안 받아주네요”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도와주세요. 아이가 화상을 입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 어린아이는 화상을 입어 물집까지 잡힌 모습이다. 글쓴이는 “저는 월요일에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이날 오후 둘째 아이가 라면을 쏟아 화상을 입었다”며 “119구급대를 불러 분당의 한 병원에 가서 어렵게 응급조치를 받았다. (그런데 아기가) 밀접접촉자라고 해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도 화상으로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지만, 자가격리 중이라 아무도 받아주는 곳이 없다. 보건소와도 얘기해봤고 외래진료도 알아봤는데 아무 곳에서도 안 받아준다”고 호소했다. 이어 글쓴이는 “제가 일부러 확진된 것도 아닌데 정말 힘들다. 자가격리 중이면 화상 입어도 집에만 있어야 합니까. 속이고 병원에 가서 치료받고 싶은 심정”이라고 속상함을 토로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은 “눈물이 나네요”, “안타깝다. 격리 시켜서라도 화상 치료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상처 감염되면 어쩌냐”, “아기 어떻게”, “얼마나 아플까”, “이 시국엔 아프면 안되겠네요”등의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워했다.서울 모든 응급실 한때 빈자리 ‘0’…응급의료체계 붕괴 조짐 코로나19 환자가 아닌 일반 응급환자도 병상을 바로 배정받지 못해 소위 ‘뺑뺑이’를 돌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한 간경화 환자는 급성설사로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실려 갔지만 8시간 동안 응급실 앞에서 대기했다. 소화기질환도 코로나 의심증상으로 분류되는데, 이 병원 응급실 격리병상에 빈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B병원은 119구급대에 다른 병원으로 이송을 요청했지만 인근 병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또 최근 자가격리 중 이마를 다친 초등학생이 지역 의료계와 보건소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응급 치료를 받은 사연이 알려지면서 “자가격리자 전담 치료 시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자가격리 중에는 원칙적으로 다치거나 아파도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없어서다. 지난달 27일 이마에 큰 상처를 입은 초등생 A양은 순천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봉합수술을 받았다. A양은 순천의 한 초등학교 방과후 교실에서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 중인 상태였다.한편 응급실 내 격리병상 문제도 심각하다. 현재 서울지역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설치된 서울대병원, 고려대구로병원, 고려대안암병원, 한양대병원, 이대목동병원 등의 응급실 내 격리병상 수는 병원별로 10개가 채 되지 않는다. 이 중 이대목동병원의 경우 중환자용을 포함해 응급실 내 격리병상이 총 7개다. 이 병원 남궁인 응급의학과 교수는 “응급실 격리병상에 자리가 나더라도 공기 정화와 소독에 1시간 30분가량 걸린다”며 “응급환자 중 고열 등 코로나 의심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태어난 지 26일 된 아기가 맹견에 물려 숨졌어요”

    “태어난 지 26일 된 아기가 맹견에 물려 숨졌어요”

    미국에서 생후 한 달이 안된 아기가 집에서 키우던 맹견에 물려 숨지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아기 엄마는 징역 1년 실형 선고를 받았다. 15일 AP통신에 따르면 1월 25일 미국 인디애나주 한 주택에서 태어난 지 26일 된 남자 아기가 핏불 잡종견에 물려 숨졌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을 때 침대 위에 아기가 있고 그 옆에는 입과 가슴이 피투성이인 개가 서 있었다. 경찰이 공격적인 개에게 총을 쏜 뒤 접근했지만 아기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문제의 개는 먼저 다른 작은 반려견과 싸웠고, 10대 형이 작은 개를 떼어내고 나자 핏불이 아기를 공격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아기가 살던 집에는 부패한 쥐 등이 버려져 있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편 경찰은 엄마 제니퍼 코넬(38)에게 아기와 개를 함께 두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 등을 적용했고, 법원은 코넬에게 징역 1년의 실형과 함께 4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출산하면 200만원 드려요”…0∼1세 영아수당 월30만원(종합)

    “출산하면 200만원 드려요”…0∼1세 영아수당 월30만원(종합)

    부모 동시 육아휴직, 최대 300만원2022년부터 월 30만원 영아수당다자녀가구 3→2자녀로성평등 경영 공표제도 정부가 오는 2022년부터 생후 12개월 이하 아동의 부모가 동시에 3개월간 육아휴직을 쓰면 부부 각자에게 최대 월 300만원까지 지원하는 ‘부모 모두 3개월+3개월 육아 휴직제’를 도입한다. 임신·출산 전후 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22년부터 모든 0세와 1세에게 1명당 양육수당을 지급한다. 월 30만원으로 시작해 2025년 50만원까지 확대한다. 또 높은 주택가격과 관련해선 ‘신혼희망타운’을 통해 35만4000호 공공임대 주택을 공급하고 다자녀가구 기준을 3자녀에서 2자녀로 낮춰 다자녀가구부터 임대주택을 2만7500호 공급한다. 2022년부턴 학자금 지원 기준 소득 하위 80%의 경우 셋째 자녀부터 등록금을 전액 지원한다. 부모 3개월 동시 육아휴직, 각각에 월 300만원 지원 정부는 향후 5년간 인구 정책의 근간이 될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년)을 1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심의·확정했다. 이번 4차 기본계획은 개인을 노동력·생산력 관점에서 보는 ‘국가 발전 전략’에서 개인의 ‘삶의 질 제고 전략’으로 전환하고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지속가능 사회’를 구현한다는 청사진 아래 ‘개인의 삶의 질 향상’, ‘성평등하고 공정한 사회’, ‘인구변화 대응 사회 혁신’을 목표로 제시했다.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한 개인의 권리 보장을 위해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조성 ▲건강하고 능동적인 고령사회 구축을,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사회의 대응력 제고 ▲모두의 역량이 고루 발휘되는 사회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적응을 추진 전략으로 삼아 4대 추진 전략 20개 대과제, 180여개 중과제로 도출했다. 저출산과 관련해선 결혼·출산이 청년세대 삶을 가로막거나 한쪽의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여건 조성에 집중한다. 2022년부터 생후 12개월 내 자녀가 있는 부모가 모두 3개월 육아휴직을 신청하면 각자에게 통상임금의 100%를 최대 월 300만원까지 지원하는 ‘부모 모두 3개월+3개월 육아휴직제’를 신설한다. 현재 생후 1~3개월은 첫번째 육아휴직은 통상임금 80%를 월 150만원까지, 두번째 때는 100%를 월 250만원까지 지원하고 생후 4~12개월은 통상임금의 50%에 대해 월 120만원까지만 지원하고 있다. 앞으론 1~3개월에 육아휴직을 부모가 모두 사용하면 통상임금 100%를 1개월엔 월 200만원, 2개월엔 월 250만원, 3개월엔 월 300만원까지 부부 각자에게 지원한다. 한 사람만 사용하는 경우는 지금과 같이 통상임금 80%를 월 150만원까지 지원해 부부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쓰는 편이 훨씬 지원 수준이 크다. 생후 4~12개월 때도 육아휴직 소득대체율을 현재 통상임금의 50%에서 80%로 높여 월 150만원까지 지원한다. 아빠 육아휴직을 활성화해 자녀 양육시간 확보가 특히 중요한 영아기 부모의 육아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자는 취지다. 중소기업에서도 업무 공백이나 비용 부담 등으로 눈치 보지 않는 육아휴직 사용을 위해 노동자가 만 0세 이하 자녀에 대해 3개월 이상 육아휴직 사용 시, 우선지원 대상기업에 육아휴직 지원금을 현행 월 30만원(대채인력 미채용시)에서 3개월간 월 200만원 지원하기로 했다. 중소·중견기업에서 6개월 이상 육아휴직 후 복직해 1년 이상 고용을 유지하면 1년간 인건비의 30%(중견 15%)까지 세액 공제를 확대해 경력 단절을 막는다. 아울러 출산급여와 육아휴직급여 대상을 일하는 사람 모두에게로 확대한다. 정부는 이런 육아휴직 확대 정책을 통해 2019년 10만5000명 수준인 육아휴직 이용자가 2025년 20만명까지 5년 안에 2배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20만명 가운데 12만명이 ‘3개월+3개월 육아휴직제’를 활용하는 게 목표다. 현재 1조3000억원 수준인 육아휴직 관련 예산은 ‘3개월+3개월 육아휴직제’가 시행되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3조6000억원 추가 투입이 필요하다. 재원은 일반회계 전입금 확대 및 고용보험 등을 통해 전 사회가 공동으로 부담하며 한부모의 경우 형평성을 고려해 지원 체계를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2022년 출생아부터 0~1세 영아 수당, 2025년 월 50만원 아동 양육과 관련해선 임신·출산 전후부터 지원을 강화하고 다자녀가구 기준을 2자녀로 완화해 주택 지원 등에 나선다. 현재 어린이집 이용시 보육료 지원, 가정 양육시 양육수당(0세 월 20만원, 1세 월 15만원)을 지원하던 제도를 영아수당으로 통합해 부모가 돌봄서비스를 이용할지, 직접 육아를 할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모든 0세, 1세 영아를 대상으로 2022년도 출생아부터 월 30만원 수준으로 도입하고 2025년에는 월 5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높여나가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5년 동안 필요한 예산은 3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태아와 산모의 건강 관리를 위한 건강보험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국민행복카드)을 2022년부터 6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인상하고 기저귀, 분유 등 부담 경감을 위해 출산 시 용도 제한이 없는 일시금 200만원을 신규 지급한다.신혼희망타운, 다자녀가구 기준 ‘3자녀→2자녀’ 현재 공급되는 신혼희망타운 등을 통한 신혼부부 맞춤형 통합공공임대 물량을 총 35만4000가구까지 확대한다. 4인 가구가 선호하는 전용 60∼85㎡ 규모 평형도 2021년 1000호, 2023년 1만8000호, 2025년 2만호까지 확대한다. 거주 기간은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현재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의 경우 10년을 살 수 있지만 소득·자산 요건만 충족하면 30년까지 살 수 있게 된다. 다자녀 가구에 대한 지원 강화로 지원 기준을 2자녀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2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 전용 임대주택 약 2만7500호를 매입임대·전세 임대 방식으로 공급한다. 공공임대주택 거주 중 출산 등으로 2자녀 이상이 되면 한 단계 넓은 평형으로 이주 시 우선권을 부여하고 노후 공공임대주택 중 연접한 소형평형 2세대를 1세대로 그린리모델링(2021년 150호, 2022년 200호)해 다자녀 가구에 우선 공급한다. 또 2022년부터 소득 구간 8구간 이하에 대해선 셋째 자녀부터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의료기관에서 국가기관에 출생사실을 통보하면 국가기관이 통보 자료와 출생 신고 내용을 대조해 누락된 아동을 보호하는 출생통보제를 도입한다. 정보 공유·연계 등 아동학대 대응체계와 가정형 보호 확대, 전문가정위탁 정비 등 아동 보호 체계도 강화한다.기업내 성별 격차 해소, 여성 건강 차원서 임신·출산 접근 이번 4차 기본계획에선 여성이 결혼·출산에 따른 불이익 없이 지속적으로 자신의 경력을 유지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채용 기피, 승진 배제 등 드러나지 않는 성차별 해소를 위해 우선 기업 내 성별 격차를 종합 공개하는 성평등 경영 공표제를 신설한다. 기업의 경영공시 항목 중 성별 고용정보를 ‘채용-임직원-임금’으로 체계화하고 비교해 성차별 예방 및 성평등 경영문화 확산 계기 마련한다.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A)에 채용 성비 항목을 추가하고 적용 사업장을 확대하는 등 운영을 강화한다. 대표적인 여성집중 업종이자 저평가 분야인 돌봄일자리 질 개선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사회서비스원을 올해 10월 8개에서 2021년 14개, 2022년 17개 전국 시·도로 확대한다. 또 생애 건강 전반에 걸친 성·재생산 권리를 포괄적으로 보장한다. 상호존중 및 평등한 관점의 성교육 강화, 디지털 성폭력 등 젠더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여성·영유아 등의 포괄적 건강보장 등의 내용으로 모자보건법도 개정한다. 이와 관련해 건강하고 안전한 피임과 임신의 유지·종결을 위한 사회적 지원 강화, 생리휴가·결석사용, 월경용품 안전성 등 월경 건강 보장 등이 추진된다. 고위험 임산부 지원범위 확대, 임산부·영아 건강관리 가정방문 서비스 확충, 수요자 중심 안전한 난임 지원 강화 등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아기예수는 흑인, 태어난 곳은 아마존?…한 브라질 성당의 사회 비판

    아기예수는 흑인, 태어난 곳은 아마존?…한 브라질 성당의 사회 비판

    '아기예수가 태어난 곳은 베들레헴이 아니라 화마가 집어삼킨 아마존의 밀림이었다. 게다가 아기예수는 유대인이 아니라 흑인이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등장한 마구간 조형물을 본 어린이들은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해마다 이맘쯤이면 마구간 조형물로 사회적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기로 유명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성심성당이 아마존 화재와 인종차별을 올해의 키워드로 선정했다. 성당이 야외에 설치한 대형 조형물을 보면 등장인물은 하나같이 흑인이다. 마리아와 요셉, 아기예수는 물론 구세주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아기예수를 찾아간 동방박사도 흑인이다. 심지어 하얀 날개를 단 어린천사들도 모두 흑인이다. 아기예수가 태어난 곳도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아기예수는 마구간이 아니라 아마존 밀림을 배경으로 누워 있다. 불에 탄 나무들이 아기예수의 앞쪽에 설치돼 있어 화재로 잿더미가 된 아마존 밀림이 배경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성심성당의 대변인 모리시우 도스산투스는 "올해 마구간 조형물에는 인간이 자연을 불태우고,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형제를 공격하는 세상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며 "이런 사람들의 마음 속엔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종차별과 아마존 화재를 컨셉으로 잡고 조형물을 설치한 성당에 브라질 사회는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호평을 아끼지 않고 있다. 수많은 사회적 이슈가 등장한 2020년이었지만 브라질에선 인종차별과 아마존 화재 만한 주요 현안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은 "극우로 평가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집권한 뒤로 브라질에선 인종차별과 무분별한 아마존 개발이 확산하고 있다"며 "브라질 사회가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있고, 성당은 이런 문제점을 정확하게 지적했다"고 평가했다. 성당이 성경의 스토리를 왜곡하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이 성당이 마구간 조형물로 각종 사회문제를 비판하거나 지적하는 건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 성당의 전통이다. 성당은 앞서 지난 2018년 아기예수에게 모유를 주는 마리아를 마구간에 설치했다. 당시 브라질에선 공공장소에서의 모유 수유를 금지하는 법이 제정되면서 거센 사회적 논란이 발생한 바 있다. 2019년에는 브라질 정치권의 만성적 부정부패를 지적하는 콘셉트로 마구간을 설치했다가 괴한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여기는 남미] 늦장 행정 탓에…12살 소녀, 성폭행으로 쌍둥이 출산 논란

    [여기는 남미] 늦장 행정 탓에…12살 소녀, 성폭행으로 쌍둥이 출산 논란

    12세 여자어린이가 쌍둥이의 엄마가 되는 기막힌 일이 아르헨티나에서 벌어졌다. 원하지 않은 임신이었지만 낙태 승인이 늦어지면서 일어난 일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후후이주(州)에 살고 있는 피해 여자어린이는 올해 12살로 성폭력을 당해 아기를 갖게 됐다. 여자어린이의 임신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지방병원의 신고로 사건은 당국에 보고됐지만 일은 여기에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낙태를 강력히 금지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선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의 경우 예외적으로 낙태를 허용하지만 먼저 사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아르헨티나 연방정부는 여자어린이의 낙태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후후이주 보건 당국은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병원 관계자는 "피해자가 미성년자라 (후후이주) 지방 당국이 앞장서 낙태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관계자 대부분 사건에 관심조차 없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돕기는 하겠지만 임신한 아이가 낙태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무책임한 말을 한 지방 당국자도 있었다고 또 다른 관계자는 전했다. 지방 당국이 늑장을 부리면서 결국 12살 여자어린이는 최근 후후이주의 모 병원에서 쌍둥이 아기를 출산했다. 낙태허용운동을 벌이고 있는 의사단체 '여성의 결정권 보장을 위한 의사모임'은 성명을 내고 "12살 어린이가 쌍둥이의 엄마가 된 데는 무관심과 늑장 대응으로 일관한 행정 당국의 책임이 가장 크다"면서 "성폭력 피해자에게 치유 불가능한 상처를 남긴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낙태허용 법제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벌어져 더욱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낙태에 관한 한 보수적인 아르헨티나에선 연방정부가 낸 낙태 합법화에 대한 법안이 의회에서 심의 중이다. 법안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20시간 마라톤 토론 끝에 하원을 통과하고 상원으로 이첩됐다. 낙태 찬반 진영이 의회당 밖에서 각각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등 첨예한 사회적 신경전 속에 실시된 하원 표결에서 낙태 합법화에 대한 법안은 찬성 131표, 반대 117표로 통과됐다. 상원 통과만 남겨두고 있는 법안에는 여성의 낙태 결정권을 인정하고 원하는 경우 무료로 낙태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르헨티나 상원은 14일 화상회의로 법안 심의를 개시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단독] “유해물질 612.5배” 아기욕조 소비자, 검찰에 제조사 고소

    [단독] “유해물질 612.5배” 아기욕조 소비자, 검찰에 제조사 고소

    기준치를 612.5배 초과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된 아기욕조 제조사가 검찰에 고소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이승익 변호사 등 해당 아기욕조 소비자들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제조사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문제가 된 아기욕조는 대현화학공업이 제조한 ‘코스마 아기욕조’다. 코스마 아기욕조는 욕조 바닥 배수구를 막는 회색 플라스틱 뚜껑에서 기준치(0.1% 이하)의 612.5배에 달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인 DINP(디이소노닐프탈레이트)가 검출돼 지난 10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서 리콜 명령을 내렸다. 프탈레이트는 동물실험 결과 간, 신장, 심장, 허파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유해 화학물질로 분류된다. 리콜 명령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국민 아기욕조로 불린 코스마 아기욕조에 배신감을 드러냈다. 해당 아기욕조 소비자 중 한 명인 이 변호사는 지난 11일 동참할 뜻이 있는 부모들과 함께 소송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변호사는 생후 150일 된 아기를 키우는 아빠로 직접 이 아기욕조를 사용했다. 이 변호사는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국민 아기욕조’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및 피해구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청원도 올렸다. 이 변호사는 청원에서 “해당 아기욕조 제조업체는 종전 안전기준 적합검사에 통과한 원료가 아닌 다른 원료를 사용했고, 다른 원료에 대해서는 안전기준 적합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제품 사용 영향에 대한 국가차원의 조사 ▲유아용품에 대한 안전기준 강화 ▲집단소송제도 도입 등을 요구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유모차

    [이경우의 언파만파] 유모차

    ‘동차’(童車)는 국어사전에서나 겨우 찾을 수 있다. ‘동차: 어린아이를 태워서 밀고 다니는 수레.=유모차.’(표준국어대사전) 일상의 말과 글에서 쓰이는 예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국어사전에서 이 낱말을 확인할 일도 없다. 사라져 간 말이 됐다. 1970년대 어느 국어학자는 ‘동차’가 표준어로 돼 있어도 ‘유모차’(乳母車)가 쓰이는 현실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1957년 완간된 한글학회의 ‘큰사전’에는 ‘유모차’가 표제어로 올라 있지만, 뜻풀이는 ‘동차’에 돼 있었다. ‘동차’에 더 중심을 둔 것이다. 그렇지만 아기가 있는 집에서 갖기를 원하는 수레의 이름은 ‘유모차’였다. 그것이 일본에서 만들어진 한자어라는 것은 아무런 장애도 되지 않았다. ‘유모차’는 아기가 타는 것이고, ‘유모’와는 관련이 없으니 적절치 않다는 의견은 하나의 생각일 뿐이었다. 2018년 6월 서울시는 ‘성평등 언어사전 시민 참여 캠페인’을 벌였다. 말이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취지에서 성차별적인 표현을 바꿔 보자는 캠페인이었다. 이 캠페인에서 한 시민이 ‘유모차’ 대신 ‘유아차’로 바꿔 달라는 제안을 했다. 이유는 ‘유모차’라는 낱말에 ‘아빠’는 없고, ‘엄마’만 있어 평등 육아의 의미가 담겨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서울시는 각계 전문가 회의를 거쳐 유아가 중심이 되는 ‘유아차’(乳兒車)로 개선하자고 발표했다. ‘유아차’는 곧 ‘서울시성평등생활사전’에도, 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실렸다. ‘유아’는 ‘동’(아이)에 들어간다. 말이 본래 지닌 의미만 보자면 ‘유아차’는 앞서의 표준어였던 ‘동차’로 돌아간 셈이다. 북녘의 ‘조선말대사전’에도 ‘동차’가 보이는데, 뜻풀이에는 ‘애기차’로 가라는 화살 표시가 돼 있다. ‘동차’가 한자어이니 고유어인 ‘애기차’를 쓰라는 표시다. ‘유모차’는 쓰지 말라는 뜻에서 가위표(×)도 돼 있다. ‘유아차’가 ‘유모차’를 대신할 수 있을는지는 미지수다. ‘성평등’이란 차원의 의미를 담았다지만, 얼마나 공감을 얻을지 알 수 없다. 공적인 언어들에서도 여전히 ‘유모차’가 절대적이다. 판매하는 쪽에서도 ‘유모차’를 버릴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유모차’의 ‘모’가 ‘어미 모’ 자인지 몰랐다는 사람들도 제법 보인다. 젊은 엄마와 아빠들은 ‘유모차’를 줄여서 ‘윰차’라고도 한다. ‘유모차’가 본래 지닌 의미 같은 건 상관하지 않는 듯하다.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때로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유아차’가 새로운 약속이 되려면 기존 약속인 ‘유모차’와 다른 게 충분해야 한다.
  • 친구 위치 알림·쇼핑 공유… 어른은 가라, 10대들만의 앱

    친구 위치 알림·쇼핑 공유… 어른은 가라, 10대들만의 앱

    스타일쉐어(스쉐), 젠리, 틱톡…. 중2 김유진(14·이하 가명)양의 스마트폰에는 ‘엄빠’(엄마와 아빠)는 모르는 애플리케이션(앱)이 깔려 있다. 10대들의 일상생활을 파고든 온라인 놀이터인 셈이다. “코로나19로 친구들과 자주 만나기 어려워져서 대신 스마트폰으로 소통하는 시간이 늘었다”는 그에게 카카오톡은 과외 선생님처럼 어른들과 대화하기 위해 쓰는 ‘노잼’(재미 없는) 메신저일 뿐이다. 10대들의 앱 ‘젠리’는 어른들의 눈으로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젠리는 실시간으로 친구에게 본인의 위치와 어느 속도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지도로 보여 준다. 심지어 휴대전화 배터리가 얼마나 남았는지, 특정 장소에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도 알려 준다. 어른이라면 ‘사생활 침해’를 걱정할 기능이지만, 10대에게는 현실에서 친구를 만나듯 온라인에서 친구를 만나고 친근감을 쌓는 행위라고 여긴다. 우정도 놀이처럼 인증한다. 젠리 친구와 만났을 때 휴대전화를 흔들면 두 사람 모두와 친구로 등록된 제3의 사용자에게 “A님과 B님이 함께 있다”는 알림을 보내는 ‘범프’(bump) 기능은 친구와의 만남을 더 즐겁게 한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범프 기능은 중단됐지만, 지도에서 집에 있는 친구를 확인하며 위안을 받기도 한다. 10대들은 젠리가 실용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준우(16)군은 “친구에게 ‘지금 어디서 뭐하냐’고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없다. 지도에서 가까이에 있는 친구를 확인하고 만나면 된다”고 말했다. 중학생 김모양은 “부모님에게 ‘집에 가는 중’이라거나 ‘학원에 있다’고 말하지 않아도 되니 편리하다”고 했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들은 ‘스쉐’로 옷을 고르고 구매한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반한 쇼핑몰 플랫폼이다. 해시태그 검색으로 마음에 드는 코디를 찾아내 ‘좋아요’를 누르고 ‘맞팔’(서로 팔로하다)을 신청한다. 맨투맨 티셔츠나 후드집업, 운동화처럼 교복과 같이 입을 수 있는 데일리룩을 선호하는 경향이 특징이다. 마음에 드는 옷은 바로 구입할 수 있다. 스타일쉐어는 신용카드나 은행계좌가 없거나 현금 용돈을 받는 10대를 위해 편의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입금해 결제하는 기능도 갖췄다. 이진영(15)양은 “스쉐는 친구들 사이에서 어떤 코디나 화장품이 인기인지 볼 수 있고 구매도 할 수 있어 자주 쓴다”고 말했다. 코디를 끝낸 뒤에는 카메라 보정 앱 ‘메이투’를 연다. 화장한 것처럼 보이는 필터나 아기자기한 스티커로 인증 샷을 꾸미기 위해서다. 유민하(14)양은 “셀카를 찍을 때 사진을 찍는 앱, 필터 앱 등 여러 앱을 쓰는데 메이투는 필요한 기능만 모여 있어 편리하다”면서 “요즘은 기본 카메라 앱으로 프사(프로필 사진)를 찍는 친구들도 늘었지만 여전히 메이투가 가장 인기”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10분 남짓한 쉬는 시간에는 ‘틱톡’을 본다. 유튜브와 달리 쉽게 편집할 수 있어 직접 챌린지 영상 찍기에 도전하는 친구들도 있다. 대학생 임희연(25)씨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피에로 분장 영상이 유명하다고 해 틱톡을 시작했다”면서 “영상에 내가 원하는 음악을 무료로 넣을 수 있고, 편집도 유튜브보다 쉽다. 짧고 재밌는 영상을 계속 보게 된다”고 했다. 메이투나 틱톡 같은 애플리케이션은 1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다 이용 연령층을 넓혀 나갔다. 틱톡은 ‘아무노래 챌린지’로, 메이투는 얼굴 사진을 순정만화처럼 바꿔 주는 기능으로 입소문을 탔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메이투는 5000만명, 틱톡은 1억명 넘게 다운로드했다. 디지털 공간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나름의 규칙을 만드는 이들도 있다.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과 젠리를 이용한다는 20대 이채린씨는 “신뢰하는 사람이 아니면 젠리 친구를 맺지 않고, 내 친구 목록이 보이기 때문에 아예 오프라인 친구들과는 젠리를 하지 않는다”면서 “내가 있는 위치가 노출되지 않도록 앱 캡처 사진도 SNS에 올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선아(15)양은 “친한 친구와 젠리를 하니 처음에는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도 “친구 몰래 다른 친구랑 놀 수가 없어서 앱을 지웠다”고 했다. 10대들의 경우 보호자의 앱 사용 지도가 필요하다. 청소년들이 복잡한 이용 약관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쉽기 않기 때문이다. 서민수 경찰인재개발원 학교폭력·소년법 담임교수는 “자녀가 처음 스마트폰을 이용할 때부터 어떤 앱을 이용하는지 알고 모니터링해야 한다”면서 “자녀들에게 사진을 포함한 개인정보는 ‘너의 자산’이고 다른 사람이 이를 사고팔면 난처한 일이 생길 수 있다고 교육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신생아 매일 목욕시킨 아빠 변호사, 아기욕조에 집단소송

    신생아 매일 목욕시킨 아빠 변호사, 아기욕조에 집단소송

    다이소·쿠팡에서 판매된 코스마 아기욕조프탈레이트 기준 612.5배 초과…리콜명령대륙아주 이승익 변호사 공익소송 제기 검토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평가받던 아기욕조에서 기준치를 무려 612.5배 초과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돼 소비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 욕조를 사용해 매일 아기를 목욕시키던 아빠 변호사가 피해자들을 위해 집단소송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10일 어린이 용품 등 1192개 제품의 안전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유해 화학물질 등 안전 기준을 심각하게 위반한 66개 제품에 대해 리콜(수거) 명령을 내렸다. 리콜 대상에는 대현화학공업이 제조한 ‘코스마 아기욕조’가 포함됐다. 욕조 바닥에 배수구를 막는 회색 플라스틱 뚜껑에서 기준치(0.1% 이하)의 612.5배에 달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인 DINP(디이소노닐프탈레이트)가 검출됐다.●욕조 바닥 배수구에서 간 손상 위험물질 검출 프탈레이트는 냄새와 색이 없는 액체 화학물질로 플라스틱에 넣으면 탄력성과 내열성, 광택성을 향상시킨다. 딱딱한 플라스틱을 말랑말랑하게 해주는 역할을 해 어린이 장난감 등에 사용된다. 하지만 동물실험에서 간, 신장, 심장, 폐, 혈액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아토피와 천식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어린이 제품일수록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산업부는 해당 제품을 보유한 소비자는 즉시 사용을 중지하고 제조업체인 대현화학공업에 연락(031-222-6580~1)하거나 방문해 수리, 교환, 환불 조치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경기 화성에 있는 대현화학은 오전 내내 통화 중이어서 전화가 연결되지 않았다.●제조사는 통화중…쿠팡·옥션서 아직도 판매중 정부의 리콜 명령에도 생활용품 상점인 다이소에서는 5000원에, 쿠팡, 옥션, 11번가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6000원~14000원대에 팔리는 코스마 아기욕조는 지금도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이 제품은 저렴하면서도 크기가 적당하고 아기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등받이 부분에 고무패킹이 있어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인터넷 블로그와 맘카페에도 추천글이 여러 건 올라올 정도였다. 믿었던 아기 욕조의 배신에 소비자들은 분노했다. 해당 욕조를 사용했던 대형로펌 대륙아주의 이승익 변호사가 피해자들을 대신해 소송 준비에 나섰다. 150일 된 아기를 키우는 이 변호사는 1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로펌 일이 워낙 바빠서 육아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는데 유일하게 아기를 목욕시키는 일만은 매일 제가 했다”면서 “다이소에서 아기 씻기 편리하게 생긴 욕조를 직접 골랐는데 건강을 해치는 성분이 들어 있었다는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아빠 변호사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해야” 이 변호사는 이날 오전 2시쯤 인터넷 맘카페에 글을 올려 “우리 아이를 위해 변호사인 제가 직접 제조사 등을 상대로 법적조치를 취하려 한다”며 소송에 동참할 뜻이 있는 부모들에게 위임장을 접수 받겠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돈 벌 생각으로 이 소송을 진행할 생각이 없다. 피해자 분들에게 소송비용 등 최대한 금전 부담을 안 드리려고 공익소송 차원에서 진행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소송 계획은 오는 14일 밝히겠다고 했다. 이번 소송을 통해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싶다는 게 이 변호사의 생각이다. 그는 “안전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아기용 제품 판매가 반복되는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며 “정부가 어린이 생활용품에 대한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 잘못을 저지른 기업에게 무거운 손해배상 책임을 물리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기욕조 안전 책임은 제조업체에만 문제가 된 코스마 아기욕조는 제조업체가 물건 출고 전에 직접 제품시험을 실시하거나 제3자에게 제품시험을 의뢰해 안전기준에 적합한지 스스로 확인하는 ‘공급자 적합성 확인’ 대상이다. 안전기준 확인 책임이 오롯이 제조업체에만 있는 것이다.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에 따르면 제품안전 대상품목은 ▲안전인증 ▲안전확인 ▲공급자 적합성 확인 ▲안전기준 준수 등 4가지로 분류된다. 안전인증은 소비자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를 가하거나 재산상 피해, 환경 훼손 우려가 큰 생활용품으로 안전인증기관에 인증받아야 판매할 수 있다. 안전확인은 제조업자가 안전확인시험기관으로부터 안전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한 후 안전인증기관에 신고하는 제도로 소비자 생명 위해, 재산상 피해, 환경 훼손 우려가 있는 제품에 적용된다. 공급자 적합성 확인은 소비자가 취급, 사용, 운반하는 과정에 사고가 발생하거나 위해가 입을 가능성이 있거나 소비자가 성분, 성능, 규격 등을 구별하기 곤란한 생활용품에 적용된다. 안전기준 준수제도는 안전성 검증시험을 받지 않아도 기준에 적합하면 판매할 수 있는 제도로 사고 발생 가능성은 적지만 소비자가 성분, 성능, 규격을 구별하기 곤란한 제품에 적용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아기만 낳으면 로또… 비혼출산 ‘4인 4색’ 교차하는 욕망

    아기만 낳으면 로또… 비혼출산 ‘4인 4색’ 교차하는 욕망

    부자와 대리모 계약해 리조트 생활백인 프리미엄 주고 장애아는 낙태부조리 불구 ‘막다른 길’ 선택지 기능 허용 여부·기준 논란에 시사점 제공베이비 팜 /조앤 라모스 지음/김희용 옮김/창비/612쪽/1만 6800원 방송인 사유리가 모국인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출산했다는 소식을 알리며 ‘비혼출산’이 화두로 떠올랐다. 소설 ‘베이비 팜’이 다루는 대리모 출산은 비혼출산의 다른 예다. ‘베이비 팜’을 쓴 필리핀 이민자 출신 미국 저널리스트인 조앤 라모스도 인도의 대리모 산업에 관한 기사를 보고 소설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했다. 소설은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도 연상시킨다. 21세기 중반, 미국에 들어선 전체주의 국가 ‘길리아드’에서 시녀 계급으로 분류돼 일종의 대리모 역할을 하는 여성을 그렸다. 다만 ‘베이비 팜’ 속 설정은 ‘시녀 이야기’보다 훨씬 더 근미래거나 혹은 지금 현재에 가까워 보인다. 최근 몇 년 새 인도·베트남 등의 아시아, 구 동구권 국가들에서 대리모 산업이 합법이거나 심지어 장려되며 첨예한 논쟁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소설 속 골든 오크스 농장은 뉴욕주 북부의 한적한 전원에 자리 잡은 대리모들을 위한 최고급 리조트다. 전담 의사, 간호사, 영양사, 마사지사, 트레이너, 그리고 대리모인 ‘호스트’들. 그리고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코디네이터들이 상주한다. 호스트들은 9개월간 자신의 몸을 빌려주는 대가로 매월 돈을 받고, 무사히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경우 궁핍한 삶을 바꿔 줄 거액의 보너스를 보장받는 계약을 한다. 베일에 싸인 고객들은 최상위 부자들이다. 골든 오크스 농장에 들어온 필리핀 이민자이자 싱글맘 제인, 그녀의 룸메이트인 순진한 백인 이상주의자 레이건, 농장을 총괄하는 중국계 혼혈인 메이, 제인의 나이 많은 사촌이자 신생아 보모 일을 해 온 아테까지, 각기 다른 욕망을 가진 네 여성 인물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펼쳐진다. 농장이라는 전장터에서 여성들의 몸은 세상의 여러 부조리를 고스란히 투영한다. 호스트들은 필리핀 등 동남아 출신, 히스패닉계 등 유색인종이 대부분이지만 중산층 백인 여성은 프리미엄 대리모 취급을 받으며 따로 분류된다. 호스트 중 한 명의 태아에게서 다운증후군 인자인 21번 세염색체증이 발견되자 강제로 낙태를 당하기도 한다. 인종과 장애, 질병 등에 따라 철저히 계급이 나뉜다. 여성의 몸을 매개로 한다는 점에서 성매매를 연상시키는 부분도 많다. 골든 오크스 입소를 개인 선택에 따른 ‘교환’이라고 여긴 메이에게 레이건이 건넨 말에도 힌트가 있다. “제 말은, (중략) 어쩌면 그 ‘교환’이 ‘좋은 거래’가 아니라, 그저 순… 허섭스레기 같은 한무더기의 선택지 가운데 그나마 최선일 뿐인지도 모른다는 거예요.”(94쪽) 여성의 몸에 관한 착취를 기반으로 하는 성매매가 사회에서 막다른 길에 몰린 여성들의 선택지라는 입장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소설은 절대 악이나 절대 선으로 양분하지 않는다. 다양한 여성들의 욕망은 교차하고 부닥치며 독자들에게 계속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대리모와 관련한 법령체계가 미비한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 우리는 대리모를 허용할 수 있는가, 허용한다면 어디까지 가능한가, ‘상업적’ 대리모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인도의 사례를 참고한다면 상업과 비상업을 가르는 구분은 어디서 오는가 등등 말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파우치는 ‘줌’ 팔순잔치… 트럼프는 백악관 ‘성탄 파티’

    파우치는 ‘줌’ 팔순잔치… 트럼프는 백악관 ‘성탄 파티’

    백악관 12월 파티 줄줄이 개최 트럼프 “규모 줄였고 마스크 써”파티 참가 개인변호인 양성 판정5일만에 100만명씩 확진 느는데앞으로 20여개 파티 더 개최 전망전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팔순 생일 모임을 화상(줌)으로 하겠다고 밝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연이어 개최해 구설수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역지침과 다른 행동을 하는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솔직히 (참가자) 수를 상당히 많이 줄였다. 파티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고 답했다고 ABC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상 백악관 파티는 12월 초순의 하누카(유대교 축제), 12월 25일인 크리스마스, 12월 26일부터 새해 첫날까지 이어지는 콴자(아프리카계 미국인 축제)를 맞아 연이어 개최된다. 문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5일 만에 100만명씩 늘어나는 위급한 상황이라는 데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암울한 겨울을 경고하며 여러 사람이 모이는 연말 파티를 열지 말라고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수장인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난 8일 백악관 파티에 참석했다고 ABC가 전했다. 또 지난 4일 백악관 파티에 참석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법률 고문인 제나 엘리스가 이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ABC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미 10개의 파티가 열렸고, 앞으로 20여개의 파티가 더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참석자 수는 200명 이상에 이를 때도 있을 거라고 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약탈하고, 건물을 불태우고, 시위를 벌일 수 있다면, 크리스마스 파티에도 갈 수 있다”며 책임감 있게 파티를 진행할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그도 지난 7일 자신의 아기와 백악관 파티에서 참석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였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결혼 안하고 아기 안낳는다”…신혼부부 42.5% ‘무자녀’(종합)

    “결혼 안하고 아기 안낳는다”…신혼부부 42.5% ‘무자녀’(종합)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행정자료를 활용한 2019년 신혼부부통계 결과’에 따르면 11월1일 기준 최근 5년 이내 혼인신고 후 국내에 거주하면서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부부는 전년보다 4.7%(6만2000쌍) 감소한 126만 쌍으로 집계됐다. 해마다 혼인 건수가 줄어들면서 신혼부부는 전년보다 4.7% 감소했다. 자녀를 출산하지 않는 신혼부부의 비중은 42.5%로 전년보다 2.3%포인트 증가했다. 맞벌이 소득 7582만원…외벌이 1.8배 많아 초혼 신혼부부의 연간 평균 소득은 5707만원으로 전년(5504만원)보다 3.7% 증가했다. 연간 평균 소득은 일을 통해 벌어들이는 근로·사업소득을 대상으로 부부의 1년간 소득을 합산했다. 구간별로 보면 3000만~5000만원 미만이 24.3%로 가장 많았으며 5000만~7000만원 미만(22.5%), 7000만~1억원 미만(17.7%), 1000만~3000만원 미만(15.5%), 1억원 이상(11.1%), 1000만원 미만(8.8%) 순이었다. 5000만원 이상 구간에 위치한 부부의 비중(51.4%)이 전년보다 2.9%p 상승했지만, 여전히 전체의 절반 가까이는 연평균 소득이 5000만원에 못 미쳤다. 초혼 신혼부부 중 맞벌이 부부는 49만 쌍(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전체의 49.1%를 차지했다. 이들의 평균 소득은 7582만원으로 외벌이(4316만원)보다 1.8배 많았다. 맞벌이 부부는 7000만~1억원 미만이 27.5%로 가장 많았으나 외벌이 부부는 3000만~5000만원 미만이 34.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맞벌이 비중이 높은 혼인 1년 차 부부의 평균 소득은 5867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2년 차 부부의 소득(5596만원)이 가장 적었다. 주택 소유 부부의 평균 소득은 6325만원으로 무주택 부부(5242만원)보다 1.2배 많았다. 주택을 소유한 부부는 5000만~7000만원 미만 소득 구간이 23.7%로 가장 많았다. 무주택 부부는 3000만~5000만원 미만이 25.6%로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소득 1억 이상 버는 신혼부부, 절반 無자녀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를 출산하는 비중이 작았다. 초혼 신혼부부 중 자녀를 출산하지 않은 부부는 전체의 42.5%(42만4000쌍)를 차지했다. 전년(40.2%)보다는 2.3%p 상승한 수치다. 이 중 부부 합산 소득이 1000만원 미만이면서 자녀가 없는 경우는 36.1%에 그쳤지만, 1000만~3000만원 미만은 37.0%, 3000만~5000만원 미만은 38.0%, 5000만~7000만원 미만은 43.5%, 7000만~1억원 미만은 50.0% 등 소득 구간이 위로 갈수록 자녀가 없는 비중이 높아졌다. 1억원 이상 버는 신혼부부의 경우 50.9%가 자녀를 출산하지 않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상위 소득에 위치할수록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부부의 소득이 맞벌이 여부와 관련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맞벌이 부부 중 자녀가 있는 부부의 비중은 52.4%로 외벌이 부부(63.4%)보다 낮았으며 평균 출생아 수도 0.63명으로 외벌이 부부(0.79명)에 비해 적었다. 아내가 경제 활동을 하는 부부의 평균 출생아 수는 0.63명으로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부부(0.81명)보다 적었다. 초혼 신혼부부 대출액, 1년 사이 1208만원↑ 초혼 신혼부부 중 85.8%는 은행이나 제2금융권에서 대출이 있었다. 남편 또는 아내가 단독으로 대출을 받은 경우는 전체의 50.4%(남편 40.6%·아내 9.8%)이고 부부 모두 대출한 경우도 35.4%를 차지했다. 금융권 대출을 받은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1208만원으로 전년(1억원)보다 12.1% 증가했다. 대출잔액 구간은 1억~2억원 미만은 32.4%로 가장 많았으며 2억~3억원 미만은 13.0%, 7000만~1억원 미만이 11.6% 순이었다. 맞벌이 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2951만원으로 외벌이 부부(1억원)보다 1.3배 높았다. 주택 소유별로 보면 무주택 부부의 83.0%, 주택 소유 부부의 89.6%는 금융권에 빚이 있었다. 이 중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4674만원으로 무주택 부부(8790만원)보다 약 1.7배 높았다. 1억원 이상 대출액의 비중은 주택을 소유한 부부가 68.0%로 무주택 부부(45.1%)보다 많았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신생아 두개골 골절”…부산 ‘아영이 사건’ 간호사 구속 기소

    “신생아 두개골 골절”…부산 ‘아영이 사건’ 간호사 구속 기소

    생후 닷새 된 아기의 두개골을 골절시켜 의식 불명에 빠지게 한 일명 ‘아영이 사건’의 간호사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김은미)는 신생아들의 다리를 잡아 거꾸로 들어 올려 흔드는 등 학대행위를 하고 그 중 신생아 1명(아영이)에게 두개골 골절상 등 뇌 영구 손상을 입힌 산부인과 신생아실 간호사 A(39)씨를 구속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검찰은 함께 입건한 병원장과 간호조무사도 아동복지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A 간호사에게는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상습학대)과 의료법위반,업무상과실치상죄가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A 간호사는 2019년 10월 5일부터 같은 달 20일까지 부산 모 병원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한 손으로 신생아인 아영이의 다리를 잡아 거꾸로 들어 올려 흔드는 등 상습으로 14명의 신생아들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간호사는 또 같은달 20일 아영이를 불상의 방법으로 낙상케 해 두개골 골절상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업무상과실치상)를 받고 있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벌여 아영이의 뇌 영구 손상 등의 상해가 A씨의 행위로 일어난 것을 규명했다고 밝혔다.검찰은 피해자 가족에게 생계비 등을 긴급 지원하는 등 추후 피해자 보호에 나서기로 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죽는 순간까지 아기 감싸…” 엄마 품에 안긴 딸만 살았다

    “죽는 순간까지 아기 감싸…” 엄마 품에 안긴 딸만 살았다

    엄마 품 안긴 2살 딸만 살았다…레바논 교통사고의 ‘기적’ 교통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부모가 모두 현장에서 숨졌으나 엄마 품에 꼭 안긴 2살 아기만 살아남았다. 9일 영국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하산 알마스 진지와 노하 하자르 부부는 지난 7일 밤 레바논의 고속도로에서 차를 몰고 운행하던 중 다른 차량과 충돌해 그 자리에서 숨졌다. 엄마 품에 안겨 있던 2살 딸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대는 숨진 하자르가 양팔로 아기를 감싸 안고 자신의 온몸으로 충격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교통안전기구인 YASA는 “부모를 잃고 구조대의 품에 안긴 아기가 사람들의 눈물을 쏟게 한다. 아기를 위해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5살 딸에게 모유수유, 잘못된 건가요?” SNS에 비난 쏟아져

    “5살 딸에게 모유수유, 잘못된 건가요?” SNS에 비난 쏟아져

    5살 된 딸에게 여전히 모유수유를 하는 여성을 다른 여성들을 어떻게 바라볼까. 호주 골드코스트에 사는 티건 하틀리는 얼마 전 딸에게 모유수유를 시작한 지 5주년을 기념하는 게시물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예정일보다 훨씬 일찍 태어난 하틀리의 딸은 출생 당시 8주 동안 집중치료실에서 모유가 아닌 분유만 먹어야 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겼던 하틀리는 자신의 딸이 가능한 오래도록 모유를 먹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5년 째 딸에게 직접 모유수유를 하고 있다. 5살 된 딸 외에도 10살 된 아들과 7살 된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이 여성은 “세 아이를 키우면서 모두 분유를 먹였었지만, 막내딸만큼은 꼭 모유 수유를 하고 싶었다”면서 “5년 간 이틀에 한 번씩 모유를 먹는 막내딸은 5살이 되었지만 아직 젖을 뗄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담과 모유 수유의 좋은 점 등을 담은 ‘5주년 기념’ 포스팅을 페이스북 그룹에 올렸는데, 다른 여성들의 반응은 천차만별이었다. 한 여성은 해당 포스트에 대해 “끔찍하고 부끄럽다”고 댓글을 달았고, 이 댓글에 ‘좋아요’를 누르며 역겹다는 감정을 표현한 여성들도 수십 명에 달했다.하틀리는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질 수는 있지만, 모유 수유에 대한 부정적인 낙인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면서 “젊은 세대들은 가슴을 지나치게 성(性)적으로만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가슴은 아이들에게 모유를 먹일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5살 된 딸에게 모유수유를 하는 것은 생각만큼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면서 “모유수유를 더 길게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생후 6개월 간 모유만 먹이는 것이 좋으며, 권장 모유수유 기간은 24개월이다. 전문가들은 모유수유가 산모와 아기의 건강뿐만 아니라 정서적 유대감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또 미국 하버드의과대학 브리검여성병원 연구진은 지난 4월, 모유수유를 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경계성 난소 종양의 경우 28%, 침윤성 난소 종양은 24% 정도 발생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연구진은 모유수유를 하는 동안 배란과 상피세포 증식이 억제되면서, 암이 발생하고 분화할 환경이 마련되지 않아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모유수유를 만 3세까지 권장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의 사회성 발달과 또래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1~2세에 중단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엄마가 딸 대리모 자청하자 딸도 임신…모녀 나란히 자매 출산

    엄마가 딸 대리모 자청하자 딸도 임신…모녀 나란히 자매 출산

    어머니가 대리모를 자청하자마자 불임으로 고생하던 딸까지 임신에 성공, 자매를 차례로 출산한 기막힌 사연이 전해졌다. 7일(현지시간) WBAL-TV는 미국 미네소타주의 한 불임 부부가 생각지 못한 임신으로 딸 둘을 한꺼번에 얻었다고 보도했다. 캘시 피어스(31)는 남편과의 사이에서 간절히 아기를 원했지만 결혼 후 3년이 지나도록 임신이 되지 않았다. 2년 동안 불임 시술도 받았지만 번번이 임신에 실패했다. 올해 초에는 자궁 내막이 너무 얇아 임신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피어스는 “좌절하긴 했지만 그간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기에 임신이 어렵다는 걸 인정했다”고 말했다.의사는 부부에게 대리모를 권했다. 문제는 10만 달러(약 1억1100만 원)에 달하는 대리모 비용이었다. 체외수정(IVF)과 배아이식을 반복하며 이미 빚까지 진 부부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 좌절한 이들에게 손을 내민 건 피어스의 어머니였다. 딸의 소식을 접한 어머니 리사 루더포드(53)는 미시간주에서부터 먼 길을 날아와 대리모를 자청했다. 고령이라 위험하다고 만류하는 의사를 끈질기게 설득했다. 자신보다 나이 많은 여성도 딸 대리모로 출산에 성공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여러 조건을 충족한 어머니는 딸의 난자와 사위의 정자로 체외수정시켜 만든 배아를 이식받고 지난 2월 15일 임신에 성공했다. 어머니 임신에 딸 부부는 뛸 듯이 기뻐했다. 그간 제집처럼 드나들던 병원 진료를 중단하고 불임약도 끊었다. 부모 준비에만 몰두했다.뜻밖의 소식이 전해진 건 그로부터 두 달 뒤였다. 3월 말 피어스는 생각지 못한 임신 진단을 받았다. 그녀는 “매달 습관적으로 임신 테스트를 했다. 그날도 별 기대 없이 테스트를 했다. 보통 때처럼 테스트기를 그냥 버리려는 찰나, 선명한 두 줄이 눈에 들어왔다. 임신이었다.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나란히 임신한 모녀는 관련 요령을 주고받으며 태교에 전념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1일 혈압 문제가 있었던 어머니가 먼저 제왕절개로 여자아기를 출산했다. 어머니 덕에 첫째 딸 에벌리를 얻은 피어스는 11월 23일 둘째 딸 아바를 낳았다.불임으로 고생하다 어머니가 대리모를 자청하자마자 임신에 성공, 한꺼번에 딸 둘을 얻은 피어스는 감격스러워 어쩔 줄을 몰랐다. 아기 둘을 키우는 게 쉽지는 않지만, 힘들 때마다 얼마나 어렵게 얻은 아이들인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30년 만의 임신이었다는 피어스의 어머니는 “21살, 23살 때 임신하고 처음이었다. 그때는 너무 어려서 제대로 먹지도 않고, 운동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딸과 아기를 위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청난 경험이었다. 정말 잘된 일”이라고 기뻐했다.할머니 배에서 태어난 아기 에벌리는 합병증으로 출생 직후 신생아집중치료실 신세를 졌으나 다행히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다. 어머니 배에서 태어난 아기 아바는 건강에 별 문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내 아기 구해야 해”···반려견 물어가는 흑곰과 싸운 남성

    “내 아기 구해야 해”···반려견 물어가는 흑곰과 싸운 남성

    160kg 흑곰이 40kg 핏불 물어가맨주먹으로 곰과 몸싸움···반려견 살려 미국에서 한 남성이 반려견을 물고 가는 160㎏가량의 흑곰을 맨주먹으로 싸워 쫓아냈다. 8일 미국 CBS방송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네바다 카운티에서 반려견 핏불 ‘버디’를 흑곰으로부터 구한 칼레브 벤햄 이야기가 화제를 모았다. 벤햄은 추수감사절 전날인 지난달 25일 집 바깥에서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듣고 뛰쳐나갔다. 마당에서 160㎏가량의 커다란 흑곰은 40kg이 조금 넘는 반려견의 머리를 물고 30m가량을 끌고 가던 참이었다. 버디도 투견의 일종으로 큰 체구를 가졌지만 4배나 큰 곰에게는 상대가 안 됐다. 벤햄은 자신의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었지만 주저함 없이 바로 곰에게 달려들었다. 벤햄은 곰과 몸싸움을 벌이느라 땅에 뒹굴기까지 했지만 다행히 큰 부상 없이 버디를 구해냈다. 그는 “곰을 세게 밀치고, 넘어뜨리고, 목을 붙잡고 곰이 도망치기 전까지 눈과 얼굴을 마구 때렸다”며 “머릿속에 ‘나의 아기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려견은 눈 주위와 입술, 귀 등 머리 부분을 곰에게 물려 목숨까지 위태로운 것처럼 보였다. 버디의 머리 부분은 찢어지거나 구멍이 났으며 진물도 나왔다.벤햄은 버디를 안고 즉각 집을 나섰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집 근처 동물병원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이에 좀 더 먼 곳에 있는 동물병원을 찾아 세 시간이 넘는 응급 수술을 진행했다. 버디는 다행히 건강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벤햄은 이후에도 곰이 몇 차례 더 집을 찾아왔다고 전했다. 벤헴은 “먹잇감을 놓친 곰이 다시 먹이가 있는 곳을 찾는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에는 흑곰이 3만 마리 가량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 큰 암컷 흑곰의 무게는 45∼90㎏이며, 수컷 흑곰은 70∼160㎏ 수준이나 270㎏까지 달하는 경우도 있다. 야생동물보호단체는 “이 흑곰은 여름에는 주로 개미와 곤충을 먹지만 잡식성이어서 반려동물 사료나 쓰레기를 찾아 인간 거주지에 출몰한다”며 “곰과 마주 칠 경우 뛰지 말고, 소리를 내고 가능한 한 크게 보이도록 노력하며 공격을 받으면 반격하되, 죽은 척은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시론] 누구를 위한 보호출산제인가/이영호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장

    [시론] 누구를 위한 보호출산제인가/이영호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장

    유난히 가슴 시린 연말을 보내고 있다. 인천의 라면 형제, 모바일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에 올라온 제주의 미혼모와 영아, 서울 양천구의 아동학대 사망 사건과 여수의 출생신고 안 된 영아의 냉동 시신까지 일련의 사건들이 연일 매스컴에 등장했다. 모든 사건에는 부모가 있다. 친부모, 입양부모, 한부모, 미혼모가 등장한다. 아이를 임신, 출산하고 양육하는 전 과정에 여성과 남성이 존재했고, 존재해야 하지만 뉴스에선 주로 여성에게 초점이 맞춰진다. 미혼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남자친구가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이별을 고하거나 전화번호를 바꾸고 연락을 두절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10대에 자녀를 임신해 양육하는 미혼모 102명을 대상으로 출산 당시와 출산 직후, 그리고 아이가 세 살인 시기를 비교한 최근 논문에 따르면 출산 당시 남자친구가 병원에 같이 있었다는 응답은 23명, 출산 후에 함께 살았다는 응답은 17명, 아이가 세 살 정도 됐을 때 남자친구와 함께 살았다는 응답은 11명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조사 시점까지 남자친구가 버팀목이 돼 준 경우는 4명이었다고 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이의 생부가 떠나가는 과정이 보이는 조사 결과였다. 이들은 처음부터 자신의 아이와 아이를 낳은 여자친구를 떠나려고 했을까. 아니면 떠나는 것이 더 낫다거나 떠나도 손가락질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점차 알게 된 것일까. ‘리셋(reset)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있다.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리셋’ 버튼만 누르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처럼 현실세계에서도 ‘리셋’이 가능할 것으로 착각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실제로 출산을 앞둔 미혼모에게 사람들이 으레 건네는 조언은 “혼자서 아이를 어떻게 키우려고. 네 인생도 생각해야지. 새출발하자”라는 내용이다. 아이를 출산해 양육하는 게 멍에가 아니듯, 입양을 보내는 건 ‘리셋’이 아니다. 아이를 입양 보내고 과거를 지운 채 없었던 일처럼 사는 게 가능할까. 누군가에게는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가슴에 새기는 일이다. 지워지기는커녕 가슴과 머리가 알고, 몸이 알고, 입양을 간 아이가 알고 있다. 출산을 앞두고 수많은 고민과 권유 속에서 괴로워하는 엄마들이 홀가분하게 입양을 보내는 경우는 없다. 그 번민의 시간들은 ‘내 아이를 내가 키우고 싶다’는 방증이다. 당근마켓의 영아 매매사건의 경우 출산이 임박해서야 임신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앞의 논문에서도 미혼모들은 대체로 임신 인지 시기가 늦었다. 평균 12주 정도였지만 24주가 돼서야 인지한 경우도 있었다. 임신 인지가 늦다는 점은 청소년 산모의 특징이다. 이는 곧 산부인과 초진 시기가 늦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잘 몰라서, 혹은 경제적인 이유로 진료를 받지 못한 경우도 많다. 모성의 재생산건강과 아동의 건강을 위협하는 명백한 위기의 임신 상태에서 출산을 하는 셈이다. 그런데 여성가족부와 법무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고용노동부가 최근에 합동으로 발표한 ‘미혼모 등 한부모가족 지원 대책’ 중에 정부는 우선 산모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출산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보호출산제란 출생신고 단계에서 산모의 정보를 비공개하는 방안이다. 비밀출산제라고도 한다. 미혼모의 임신과 출산 과정에 필요한 모든 지원 중 가장 시급한 조치가 ‘떳떳하지 않음’을 전제로 한 익명성 보장일까. 위기 상태의 미혼모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은 당황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누구로부터 어떤 정보를 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시점에 국가와 지자체의 다양한 지원 정책을 접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줘야 하며, 안심하고 필요한 진료를 받은 후에 미래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입양을 생각했다면 고민이 필요 없다. 고민하는 과정은 곧 ‘아이를 내가 키우겠다’는 의지와 그 의지를 접어야 하는 고통의 과정이다. 이들이 의지를 단념하지 않도록 본연의 목소리에 응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산모와 아이, 그리고 사회를 보호하는 방법이다. 대한민국의 누구라도 자신의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떳떳해야 하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형태의 가정도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정책의 우선순위가 ‘손쉬운 입양’에 맞춰져선 안 된다. 리셋증후군에서 벗어나 우리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할 때다. 보호출산제는 과연 누구를 보호할 수 있을까. 산모인가, 아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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