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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가씨
    2025-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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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성공과 실패의 차이/오일만 논설위원

    대학교 때 일이다. 늘 주위에 미인이 끊이지 않던 친구가 있었다. 객관적으로 봐도 장동건이나 송중기 스타일의 꽃미남은 아니다. 그렇다고 돈 많은 부잣집 도련님과도 거리가 멀었다. 그 친구에게 좀 미안한 말이지만, 여자들이 좋아할 구석이 별로 없다는 것이 진실에 가까울 듯하다. 한번은 그 친구와 술자리를 갖게 됐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야, 여자에게 인기가 많은 비결이 뭐냐”라고 넌지시 물었다. 그 친구 답변이 걸작이었다. “남자들은 늘씬하고 예쁜 아가씨들을 만나면 대부분 남자 친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십중팔구 말도 못 걸고 포기하지만 나는 아니다. 무조건 시도하면 성공의 확률은 절반이 된다. 반대로 시도도 안 하면 확률은 제로다.” 뭔가 머리를 때렸다. 고수에게 한 수 배운 기분으로 한잔 진하게 마신 기억이 새롭다. 삼포(연애, 결혼, 출산)를 넘어선 N포(모든 것을 포기) 세대들의 좌절이 안타깝다. 꿈조차 빼앗아 간 팍팍한 현실이 야속하고 때론 분노도 치솟을 것이다. 그렇다고 도전도 해 보지 않고 지레 포기하면 희망마저 사라진다. 실패해도 좋다는 두둑한 배짱과 도전 정신만 있으면 누구에게나 성공의 가능성은 열려 있지 않을까.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바람의 나라’ 김진, 심정완 제20회 SICAF2016 홍보대사

    ‘바람의 나라’ 김진, 심정완 제20회 SICAF2016 홍보대사

    만화 ‘바람의 나라’ 작가 김진(가운데)과 뮤지컬 배우 심정완(오른쪽)이 22일 서울 애니메이션센터에서 제20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2016) 홍보대사로 위촉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시카프2016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오는 7월 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열린다. 김진은 1992년부터 만화 ‘바람의 나라’를 연재하고 있다. 심정완은 서울예술단 출신으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로미오와 줄리엣’, ‘서편제’, ‘아가씨와 건달들’ 등 뮤지컬에 출연했다.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사무국 제공
  • ‘아가씨’ 스토리 예고편

    ‘아가씨’ 스토리 예고편

    박찬욱 감독 신작 ‘아가씨’의 스토리 예고편이 공개됐다.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 강점기 조선이 배경이다.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그녀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 그리고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고자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공개된 예고편은 나무에 매달린 채 바람을 맞는 귀족 아가씨의 묘한 표정과 눈빛으로 시작된다. 이어 백작은 숙희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이후 신분과 목적을 숨긴 채 저택에 모인 백작과 하녀 숙희, 그리고 강렬한 존재감을 지닌 후견인과 아가씨까지, 이 네 명의 매혹적인 인물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거대한 저택 곳곳은 고혹적 이미지와 속내를 감춘 인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난 모르겠어. 내가 그분을 사랑하는지”라고 말하는 아가씨에게 “사랑하게 되실 거예요”라고 답하는 하녀의 모습은 ‘아가씨’의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를 예고한다. 박찬욱 감독과 김민희, 하정우, 조진웅, 김태리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는 영화 ‘아가씨’는 오는 6월 개봉 예정이다. 사진 영상=CJ엔터테인먼트, 네이버TV캐스트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현대시 작품상에 김민정 시인

    현대시 작품상에 김민정 시인

    월간 ‘현대시’가 주관하는 ‘현대시 작품상’의 제17회 수상자로 김민정(41) 시인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 ‘입추에 여지없다 세네갈산(産)’ 외 8편이다. 1999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한 시인은 시집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 등을 펴냈다.
  • [포토 다큐] 맛의 연금술사 ‘바텐더’

    [포토 다큐] 맛의 연금술사 ‘바텐더’

    먹방, 쿡방이 유행하면서 하나를 먹어도 제대로 챙겨 먹는 파인 다이닝(Fine dining)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변화에는 연일 매스컴에 얼굴을 내비치는 연예인급 셰프들의 역할이 컸다. 요리 분야에 셰프가 있다면 주류 분야에는 바텐더가 있다. 인기 셰프 못지않은 비주얼과 서비스 정신 그리고 전문성으로 무장한 바텐더들이 술자리라면 폭탄주 일색이던 한국 사회에서 한 잔을 마셔도 맛있고 멋있게 마시는 ‘파인 드링킹’(Fine drinking)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흔히 바텐더의 뜻은 일본 만화 ‘바텐더’에 나온 대사처럼 ‘Bar(바)+tender(부드럽게 하는 사람)’라고 알려져 있다. 아마도 바텐더가 가져야 할 서비스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나온 해석일 것이다. 하지만 원래의 뜻은 ‘Bar’와 돌보다라는 뜻의 ‘tender’가 합쳐져 바의 전반적인 면을 돌보는 전문적인 직업으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다. 바텐더는 일반적으로 클래식 바텐더, 플레어 바텐더, 믹솔로지스트로 나뉜다. 바의 신사로 불리는 클래식 바텐더는 조주기구를 이용해 전통적인 레시피로 칵테일을 만든다. 그리고 과거 유행했던 웨스턴바에서 병을 돌리고 불꽃을 뿜는 등 볼거리 위주로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를 플레어 바텐더라고 부른다. 마지막으로 손님의 기분과 취향에 맞게 새로운 레시피로 수만 가지의 맛을 만들어 내 술의 연금술사라고 불리는 바텐더를 믹솔로지스트라 칭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바에서 ‘알버트’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수석바텐더로 근무 중인 이진용씨는 5년차 바텐더다. 밤을 꼬박 새우고 새벽까지 바에서 일하는 그의 낮 시간은 밤만큼이나 바쁘다. 시간이 날 때마다 새로운 칵테일에 사용할 잔을 찾기 위해서 남대문 그릇상가를 구석구석 뒤진다. 외국 식재료가 즐비한 푸드마켓도 즐겨 찾는 장소다. 그에게는 새로운 칵테일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뱅크 같은 곳이다. 요즘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칵테일 대회인 월드클래스 출전권이 걸린 월드클래스코리아에서 우승하기 위해 식재료 관련 원서까지 탐독하고 있다. 이씨는 “월드클래스에서 꼭 우승해 전 세계에 한국 역시 바의 강국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며 2년째 출전하는 이유를 밝혔다. 강남의 한 바. 70여명의 바텐더들이 외국인 바텐더들의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강사로 나선 이들은 영국의 권위 있는 주류전문잡지 ‘드링크 인터내셔널’이 선정하는 월드 베트스 50 바에 4년 연속 1위로 오른 영국 ‘아르티잔 바’의 메인 바텐더들이다. 이 강의는 칵테일 창작에 접근하는 방식에서부터 고객 응대법 그리고 바의 운영까지 바텐더의 전반적인 기술과 자세를 알려주는 ‘마스터 클래스’다. 이 행사를 주최한 유재광 코리아바텐더길드 수석부회장은 “4시간 동안 진행되는 강의인데 통역하는 시간도 아까워 통역 없이 진행하고 있다. 세미나의 집중도가 다른 학술 세미나 못지않다”며 “새로운 것을 습득하려는 바텐더들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바’라는 공간에 대한 오해가 많다. 퇴폐적인 느낌의 바에서 술을 따라주는 예쁜 아가씨를 바텐더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이런 한국 바에 대한 이미지를 재정립하고 독주와 폭음으로 대변되는 한국 술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바텐더들이 기울이는 노력에 기대를 걸어본다. 글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포토 다큐] 맛의 연금술사 ‘바텐더’

    [포토 다큐] 맛의 연금술사 ‘바텐더’

    먹방, 쿡방이 유행하면서 하나를 먹어도 제대로 챙겨 먹는 파인 다이닝(Fine dining)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변화에는 연일 매스컴에 얼굴을 내비치는 연예인급 셰프들의 역할이 컸다. 요리 분야에 셰프가 있다면 주류 분야에는 바텐더가 있다. 인기 셰프 못지않은 비주얼과 서비스 정신 그리고 전문성으로 무장한 바텐더들이 술자리라면 폭탄주 일색이던 한국 사회에서 한 잔을 마셔도 맛있고 멋있게 마시는 ‘파인 드링킹’(Fine drinking)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흔히 바텐더의 뜻은 일본 만화 ‘바텐더’에 나온 대사처럼 ‘Bar(바)+tender(부드럽게 하는 사람)’라고 알려져 있다. 아마도 바텐더가 가져야 할 서비스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나온 해석일 것이다. 하지만 원래의 뜻은 ‘Bar’와 돌보다라는 뜻의 ‘tender’가 합쳐져 바의 전반적인 면을 돌보는 전문적인 직업으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다. 바텐더는 일반적으로 클래식 바텐더, 플레어 바텐더, 믹솔로지스트로 나뉜다. 바의 신사로 불리는 클래식 바텐더는 조주기구를 이용해 전통적인 레시피로 칵테일을 만든다. 그리고 과거 유행했던 웨스턴바에서 병을 돌리고 불꽃을 뿜는 등 볼거리 위주로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를 플레어 바텐더라고 부른다. 마지막으로 손님의 기분과 취향에 맞게 새로운 레시피로 수만 가지의 맛을 만들어 내 술의 연금술사라고 불리는 바텐더를 믹솔로지스트라 칭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바에서 ‘알버트’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수석바텐더로 근무 중인 이진용씨는 5년차 바텐더다. 밤을 꼬박 새우고 새벽까지 바에서 일하는 그의 낮 시간은 밤만큼이나 바쁘다. 시간이 날 때마다 새로운 칵테일에 사용할 잔을 찾기 위해서 남대문 그릇상가를 구석구석 뒤진다. 외국 식재료가 즐비한 푸드마켓도 즐겨 찾는 장소다. 그에게는 새로운 칵테일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뱅크 같은 곳이다. 요즘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칵테일 대회인 월드클래스 출전권이 걸린 월드클래스코리아에서 우승하기 위해 식재료 관련 원서까지 탐독하고 있다. 이씨는 “월드클래스에서 꼭 우승해 전 세계에 한국 역시 바의 강국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며 2년째 출전하는 이유를 밝혔다. 강남의 한 바. 70여명의 바텐더들이 외국인 바텐더들의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강사로 나선 이들은 영국의 권위 있는 주류전문잡지 ‘드링크 인터내셔널’이 선정하는 월드 베트스 50 바에 4년 연속 1위로 오른 영국 ‘아르티잔 바’의 메인 바텐더들이다. 이 강의는 칵테일 창작에 접근하는 방식에서부터 고객 응대법 그리고 바의 운영까지 바텐더의 전반적인 기술과 자세를 알려주는 ‘마스터 클래스’다. 이 행사를 주최한 유재광 코리아바텐더길드 수석부회장은 “4시간 동안 진행되는 강의인데 통역하는 시간도 아까워 통역 없이 진행하고 있다. 세미나의 집중도가 다른 학술 세미나 못지않다”며 “새로운 것을 습득하려는 바텐더들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바’라는 공간에 대한 오해가 많다. 퇴폐적인 느낌의 바에서 술을 따라주는 예쁜 아가씨를 바텐더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이런 한국 바에 대한 이미지를 재정립하고 독주와 폭음으로 대변되는 한국 술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바텐더들이 기울이는 노력에 기대를 걸어본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박찬욱 ‘아가씨’ 칸 경쟁부문 진출

    박찬욱 ‘아가씨’ 칸 경쟁부문 진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가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우리 영화가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입성한 것은 2012년 ‘다른 나라에서’(홍상수 감독), ‘돈의 맛’(임상수 감독) 이후 4년 만이다. 칸영화제 집행위원회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가씨’를 포함한 경쟁 부문 진출작 20편을 공개했다. ‘아가씨’는 한국의 3대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 베를린영화제의 경우 2013년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홍상수 감독) 이후, 베니스영화제는 2012년 황금사자상 수상작 ‘피에타’(김기덕 감독) 이후 경쟁 부문 진출작을 내지 못했다. 영국 소설가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가 원작인 ‘아가씨’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은 귀족 아가씨와 그 재산을 노리는 사기꾼 백작, 백작에게 고용된 하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하정우, 김민희, 김태리가 캐스팅됐다. 박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바 있어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수상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게 됐다. 경쟁 부문 동반 진출의 기대를 모았던 나홍진 감독의 ‘곡성’은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갖춘 작품을 소개하는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황해’ 이후 6년 만의 신작으로, 외지인이 나타난 뒤 의문의 연쇄 사건과 소문을 맞닥뜨린 시골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황정민, 곽도원, 천우희가 열연했다. 이와 함께 연상호 감독이 연출하고 공유가 주연을 맡은 재난 영화 ‘부산행’은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재학 중인 박영주 감독의 ‘1킬로그램’은 학생 단편영화 경쟁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한국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진출했다. 한편 올해 칸영화제는 오는 5월 11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영화 多樂房] 브루클린

    [영화 多樂房] 브루클린

    인류의 역사는 이민의 역사라고 한다. 그러나 굳이 21세기를 ‘디아스포라의 시대’로 명명하는 것은 고향을 떠나 여기저기 흩어지게 된 인구와 그 양상이 훨씬 다양해진 까닭이다. 자의로 고국을 떠난 이들을 초국적자(transnationals)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이주의 결심을 부추긴 요인을 시대적 상황으로 놓고 본다면 그들도 넓은 의미의 디아스포라에 해당된다. 21일 개봉하는 ‘브루클린’은 아일랜드 출신의 젊은 여성이 일자리를 좇아 뉴욕으로 이주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배경은 1950년대지만, 난민을 비롯한 이민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동시대의 모습이 거울처럼 반영되어 있다. 혈혈단신 브루클린으로 떠난 에일리스(세어셔 로넌)는 백화점 판매원으로 일하며 다른 아일랜드 출신 여성들과 한 집에서 생활한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집주인 할머니(줄리 월터스)와 아가씨들 간의 식탁 교제 장면들은 종교적 보수성으로 경직된 사회의 분위기를 전달하면서도 청년들 특유의 생동감으로 인해 밝고 유머러스하다. 그들은 척박한 환경을 딛고 뿌리를 내리는 이민자들의 강한 생존력과 에너지를 대변한다. 그러나 내성적이고 낯을 가리는 에일리스에게 브루클린의 생활은 낯설고 외롭기만 하다. 그녀는 또 다른 이민자인 이탈리아 남자, 토니(에모리 코헨)를 만나 향수를 극복하게 되지만 이들의 풋풋한 연애가 무르익어 갈 때쯤, 고향에서 날아온 비보는 에일리스를 갈등 국면으로 이끈다. 아일랜드와의 단절을 의미하는 토니와의 만남이 위기를 맞게 되는 순간이다. 시대적 배경이나 분위기는 정통 멜로드라마의 관습을 따라가는 척 위장하고 있지만 ‘브루클린’은 내용상 보수적 장르의 프레임을 많이 탈선해 있는, 상당히 진보적인 장르 영화다. 가령, 이 영화는 운명론적 내러티브를 탈피해 여성에게 선택 권한을 준다. 즉, 에일리스는 토니와 아일랜드에서 만난 짐(도널 글리슨) 중 누구와 정착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권을 가지는데, 그 고민의 과정에는 윤리적 판단이 잠시 유보된다. 겉으로 두 남성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녀는 사실상 디아스포라의 삶을 선택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의 기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외부의 참견이 개입되기는 해도 에일리스는 결국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결정을 내린다. 권선징악적 시선이나 처벌과 무관한 결말이 ‘브루클린’을 특별한 멜로 드라마로 만들고 있다.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는 제목 그대로 한국이 싫어서 호주로 이민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열심히 살아도 인정받지 못하고 원하는 것들을 이룰 수 없는 한국보다는 아예 이방인으로 살되 좋은 환경을 갖춘 곳에서 살겠다는 주인공의 결심이 에일리스의 그것과는 다른 맥락에 있으면서도 일견 상통하는 데가 있다. 무엇보다 청년들을 외국으로 내모는 작금의 한국은 1950년대 아일랜드와 자연스레 ‘오버랩’된다. 나를 알아주는 곳이 고향인 시대, 한국은 별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12세 이상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아가씨’, 하정우-김민희-조진웅-김태리 10종 스틸 ‘압도적 카리스마’

    ‘아가씨’, 하정우-김민희-조진웅-김태리 10종 스틸 ‘압도적 카리스마’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제작 모호필름)가 베일을 벗었다. 영국소설 ‘핑거 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고용돼 아가씨의 하녀가 된 소녀를 둘러싼 이야기. 12일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공개된 ‘아가씨’ 스틸에는 1930년대를 엿볼 수 있는 풍광이 담겨 있다. 아가씨 역의 김민희, 백작 역의 하정우, 하녀 역의 신예 김태리를 비롯 아가씨의 이모부 조진웅 등 배우들의 변신이 한 눈에 읽힌다. 먼저 아가씨 역의 김민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순진하고 외로운 귀족 아가씨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드러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정원을 산책하거나 백작에게서 서양화를 배우는 아가씨 김민희.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다운 김민희의 묘한 눈빛은 사연을 감춘 아가씨의 비밀스러운 매력을 뿜어내며 그에게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한다. 백작과 거래를 한 하녀 김태리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이중적인 매력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때로는 순박하면서도 때로는 당찬 하녀 김태리의 모습은 예측할 수 없는 재미를 엿보게 한다. 재산을 노리고 아가씨에게 접근하는 사기꾼 백작 역의 하정우는 진짜보다 더 진짜 백작 같은 모습으로 아가씨와 하녀, 후견인 사이를 능수능란하게 오가며 인물 간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조인다. 그리고 하얗게 센 머리에 날카로운 눈초리까지, 아가씨의 이모부이자 후견인으로 분한 조진웅의 스틸은 그의 파격적 변신을 예고하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아가씨’는 유럽 최대 규모의 영화 시장인 유로피안 필름 마켓(European Film Market)에서 전 세계 116개국에 선판매되는 등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 ‘올드보이’(2004) ‘박쥐’(2009)로 칸 영화제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로 올해 다시 한 번 경쟁부문에 진출하지, 이목이 쏠린다. 박찬욱 감독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게 된 4인의 배우가 보여줄 변신과 앙상블, 그리고 다채로운 의상과 미술 등 박찬욱 감독이 새롭게 창조해 낸 1930년대의 볼거리가 담긴 스틸은 ‘아가씨’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배가시키고 있다. 6월초 개봉 예정.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조폭 부두목도 반성의 눈물 뚝뚝… 여성 검사 특유 공감의 힘”

    “조폭 부두목도 반성의 눈물 뚝뚝… 여성 검사 특유 공감의 힘”

    “당신이 계속 조폭 생활을 하면 당신 딸도 당신과 비슷한 사람과 결혼하고, 나중에 그 사람 옥바라지하며 살겠죠. 그래도 계속 이 일을 하시겠어요?” 몇 년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한 여성 검사가 한 폭력조직 부두목을 앞에 앉혀 놓고 조사할 때였다. 수사관의 질문에 심드렁한 표정으로 건성으로 대답하던 그가 검사의 말 한마디에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아이 둘을 키우고 있었다. 검사가 가족 이야기를 꺼내며 부두목을 설득하자 그가 마침내 범행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조직 생활을 접겠다는 말은 차마 못 하겠지만 최소한 약한 사람을 괴롭히지는 않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검사에게 보냈다. 서울시내 검찰청의 한 여성 검사는 “조폭이나 흉악 범죄자들을 상대할 때 여자라서 그들과의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지만 이는 기우”라면서 “피의자가 진정으로 반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공감 능력에서는 우리가 남성 검사들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검사가 늘면서 조폭, 마약 등 전통적으로 ‘금녀(禁女)의 영역’에 가까웠던 분야에서도 이들의 진출과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올 초 인사에서 실력 있는 여성 검사들을 특수부, 강력부 등의 부서에 대거 전진 배치했다. 서울신문은 7일 조사1부 구태연(44·사법연수원 32기) 수석검사, 여성아동조사부 한진희(44·33기) 수석검사, 특수2부 이순옥(38·35기) 검사, 강력부 전수진(34·37기) 검사 등 서울중앙지검 소속 여성 검사 4명을 만나 그들의 생각과 경험을 들어봤다. 이들 중 가장 선임인 구 검사는 “범죄자를 다루는 거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검사는 남성에게 더 유리한 직업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검사들이 실제로 현장에 출동해 범죄자들과 완력을 겨루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검사들은 증거를 수집하고 그에 따른 법리를 검토해 구속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일을 주로 하기 때문에 여성이라고 해서 불리할 것은 없지요.” 강력부에서 마약 사건을 전담하는 전 검사는 “마약 사건을 담당하게 됐다고 했더니 가족들이 위험하다고 걱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잘해 보라’고 응원했다”면서 “마약은 국제 공조가 필요하고 대외 기관과 협력하는 경우도 많아 여성 검사의 친화력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친절함이 수사 과정에서 강점으로 발휘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일부 피의자들은 여성 검사가 친절해 보이니 ‘자기한테 유리하게 해 주나’ 싶어 긴장을 풀었다가 호되게 당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전 검사는 조사를 받기 위해 오는 피의자에게 항상 직접 차를 대접한다. 피의자를 몰아붙이면서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했을 때보다 오히려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었을 때 피의자가 죄를 자백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다. ●“소년범에겐 꼭 미래의 꿈 물어보죠” 특히 상대방에 대한 공감 능력은 여성만의 장점이다. 서울시내 지검의 한 남자 검사는 “가해자도 검사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처지를 조금이라도 이해해 준다고 생각하면 마음을 열고 범죄 사실을 자백하곤 한다”면서 “이런 면에서는 확실히 여성들이 우리 남자들보다 앞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성폭행 피해자의 경우 사건 특성상 남자보다는 여성 검사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피해 사실을 털어놓는 일이 많다고 한다. 피의자를 수사하고 기소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도 검사의 역할이다. 이 검사는 초임 때 소년범에게 ‘앞으로 죄를 짓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게 하면서 부모에게는 아이에게 편지를 써 보내도록 했다. 이후 소년범은 부모의 편지를 직접 받아 볼 수 있었다. “대개 소년범의 부모들은 경제 사정이 어렵고 자식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경우도 드물죠. 하지만 아들딸에게 편지를 쓰면 스스로 ‘내가 우리 아이에게 그동안 소홀했구나’라는 점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 검사는 소년범에게는 반드시 “나중에 하고 싶은 게 뭐냐”고 물어본다. “소년범들은 꿈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무엇을 하고 싶은지,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워 보라’고 권하면 자기 미래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아가씨, 커피 한잔” 실수하는 사람도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해프닝도 적지 않다. 조사를 받으러 오는 피의자 중에는 검사인 줄 모르고 ‘아가씨’라고 부르거나 “커피 한잔 줄 수 있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 나이 많은 남자 수사관과 함께 몇 시간 동안 조사를 하고 나면 마지막에 피의자가 여성 검사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수사관에게 “검사님,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를 하기도 한다. 한 검사는 “수사 대상자에게 전화를 했더니 상대방이 ‘네가 검사면 나는 대통령이다’라고 이죽거려 황당했던 적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막상 조사에 들어가면 검사라는 자리가 주는 무게가 있어서인지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결혼·육아 걱정 하는 건 똑같아요” 그러나 여성 검사들도 결혼과 출산, 육아 등의 문제를 걱정하는 것은 다른 직장 여성들과 비슷하다. 야근이 잦을뿐더러 한창 일할 나이에 출산과 육아 때문에 공백기가 생기다 보니 특수나 공안 등에서 ‘전공’을 쌓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평검사들은 2년에 한 번꼴로 근무지가 바뀌기 때문에 전국 곳곳을 떠돌아다녀야 한다. 아이가 생기면 어쩔 수 없이 옷을 벗는 여성 검사들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검사는 “아이와 함께해야 할 시간에 일을 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가족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더 악바리같이 일을 하는 여성 동료들도 많다”고 전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 ‘미소’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이 7년 만에 첫 흑자를 내고 지역 고용 창출에도 한몫하고 있다. 부산시는 2008년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설립한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이 지난해 매출 31억 1000만원을 올려 처음 흑자를 냈다고 5일 밝혔다. 이 시설은 부지 6611㎡에 건물 면적 8236㎡의 4층 건물로 국·시비 232억원을 들여 건립됐다. 영화 필름색 보정(DI)과 특수효과(VFX), 컴퓨터그래픽, 녹음 등 영상 후반작업을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첨단 시설을 갖췄다. 그동안 ‘올드보이’ ‘설국열차’ ‘암살’ ‘대호’ ‘베테랑’ 등 국내 주요 영화의 컴퓨터그래픽과 특수효과에 참여했다. 현재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봉준호 감독의 ‘옥자’ 등 한국 영화 기대작이 특수효과 작업을 하고 있다. 영상후반작업시설은 2014년 3월 국내 최고 시각 특수효과 기업인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를 대주주로 영입한 뒤 지난해 ‘로봇 트레인’ ‘더킹’ ‘개미’ 등의 후반 작업을 수주해 창립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도 ‘더킹’ 본편 등 210억원의 매출을 예상한다.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는 이 시설을 인수한 뒤 직원 18명을 고용 승계했고 본사를 부산으로 옮기면서 직원 67명도 따라와 모두 16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올렸다. 부산시 관계자는 “앞으로 부산의 영화 영상 관련 대학과 산학 협력해 올해도 60명 이상의 청년 일자리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 7년 만에 첫 흑자…고용창출도 한몫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이 7년 만에 첫 흑자를 내고 지역고용창출에도 한몫하고 있다. 부산시는 2008년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설립한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이 지난해 매출 31억 1000만원을 올려 처음 흑자를 냈다고 5일 밝혔다. 이 시설은 부지 6611㎡, 건물면적 8236㎡ 규모의 지상 4층 건물로 국·시비 232억원을 들여 건립됐다. 영화 필름 색 보정(DI)과 특수효과(VFX), 컴퓨터그래픽, 녹음 등 영상 후반작업을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첨단시설을 갖췄다. 그동안 ‘올드보이’, ‘설국열차’, ‘암살’, ‘대호’, ‘베테랑’ 등 국내 주요 영화의 컴퓨터그래픽과 특수효과에 참여했다. 현재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봉준호 감독의 ‘옥자’ 등 한국영화 기대작 상당수 특수효과 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은 2014년 3월 국내 최고의 시각적 특수효과 기업인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를 대주주로 영입한 뒤 지난해 ‘로봇 트레인’, ‘더킹’, ‘개미’ 등의 후반작업을 수주해 창립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도 ‘더킹’ 본편 등 21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는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을 인수한 뒤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기존 직원 18명을 고용승계했다. 본사 직원 67명도 부산으로 근무지를 옮기는 등 모두 16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올렸다. 부산시 관계자는 “앞으로 부산에 있는 영화 영상관련 대학과 산학 협력을 통해 올해도 60명 이상의 청년 일자리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대박 장근석, 임지연에게 첫 눈에 반해..허세 부리다가 ‘쌍코피’ 굴욕

    대박 장근석, 임지연에게 첫 눈에 반해..허세 부리다가 ‘쌍코피’ 굴욕

    ‘대박’ 장근석이 임지연에게 첫 눈에 반했다. 5일 방송된 SBS ‘대박'(연출 남건, 극본 권순규)에서는 백대길(장근석)이 담서(임지연)를 처음 보고 사랑에 빠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백대길은 길을 지나가는 담서를 우연히 보게 됐고, 보는 순간 첫 눈에 반했다. 담서는 이인좌(전광렬)를 찾으러 간 투전장에서 문지기에게 위협을 받았다. 투전장에 들어가려는 담서에게 문지기는 “아가씨가 겁대가리를 상실하셨오. 아씨 좋은 말로 할 때 싸게 싸게 돌아가시오”라며 협박했다. 이를 지켜보던 대길은 “어이 거기 말로 하지”라며 담서를 위협하던 문지기를 막아섰다. 그러나 대길은 또 다른 힘센 문지기에게 멱살이 잡혀 멀리 팽개쳐졌다. 자신의 코에서 흐른 피를 본 대길은 울상을 지었다. 이어 대길은 담서가 이인좌를 만나는 자리에 끼어들었다. 이인좌가 용무가 없으면 그만 물러가라고 해도 물러서지 않았다. 대길은 “이 처자 오늘부터 내 색시로 점 찍었거든”이라고 말해 담서를 당황하게 했다. 이어 “댁들은 절대 모르겠지만 난 한 눈에 딱 내 색시가 될 거라는 걸 알아”라고 했고, 담서는 “네 놈이 정녕 죽고 싶은 것이냐”라고 외치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사진=SBS ‘대박’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길섶에서] 노인과 스마트폰/최광숙 논설위원

    며칠 전 퇴근길 지하철에서의 일이다. “스마트폰을 다 없애 버려야 해” 하고 한 할아버지가 큰소리를 쳤다. 노약자석을 찾았다가 빈자리가 없자(노인들이 다 앉았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화를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 있는 승객들에게 쏟아붓기 시작했다. 다행히 한 중년 아저씨가 할아버지께 자리를 양보했다. 그래도 할아버지는 “내 나이가 84살로 다리가 아프다. 그런데 젊은 애들이 스마트폰 보느라 노인들을 본체만체한다. 스마트폰으로 기껏 하는 게 게임이나 연속극 보는 것 아니냐”고 연방 분통을 터뜨리신다. 가만 보니 할아버지가 그 난리를 치시는데도 옆자리의 젊은 아가씨는 이어폰을 낀 채 스마트폰에 열중이다. 할아버지가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도 아예 모른 체하고 있는 듯했다. 할아버지의 계속된 노기에 급기야 중년 아저씨가 “할아버지 손녀들도 다 저러고 다녀요”라고 한마디했다. 가족으로 치자면 스마트폰을 둘러싸고 3대가 충돌하는 장면이다. 문명의 이기(利器)가 소통의 도구가 되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세대 간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는 현장을 보니 문득 스마트폰 없던 시절이 그리워졌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호칭 애매할 땐… 남자에겐 ‘선생님’ 여자에겐 ‘언니’

    서울 거주자들은 자신과 나이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사람을 부를 때 남성에 대해서는 ‘선생님’, 여성에 대해서는 ‘언니’나 ‘여기요’라는 호칭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국어원은 우리 국민의 언어생활 실태를 파악하고자 성결대에 의뢰해 지난해 9∼10월 서울에 사는 10∼70대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2015년 대도시 지역 사회 방언 조사’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들이 자신과 동년배이거나 그 이상 나이의 남성을 부를 때 가장 선호하는 호칭은 ‘선생님’(39.7%)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은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비율이 44.6%로 압도적이었지만, 여성은 ‘선생님’이 35.9%, ‘아저씨’가 29.4%로 양분되는 양상을 보였다. 자신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나이의 여성을 부를 때는 여성은 ‘언니’, 남성은 ‘여기요·저기요’라는 호칭을 흔히 사용했다. 성별로는 남성은 ‘여기요·저기요’(34.7%), ‘아가씨’(26.9%), ‘이모’(11.5%) 순으로 호칭했다. 반면 여성은 ‘언니’(48.8%)가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여기요·저기요’(17.6%), ‘이모’(12.9%)가 뒤를 이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박찬욱 감독 복귀작 ‘아가씨’ 116개국에 선판매

    박찬욱 감독 복귀작인 ‘아가씨’가 유럽 최대 규모 영화시장인 ‘유로피언 필름 마켓’(EFM)에서 116개국에 선(先) 판매됐다.  김성은 CJ E&M 영화사업부문 해외사업부장은 “한국영화가 개봉 전 100개국이 넘는 대규모 선 판매를 기록한 것은 ‘설국열차’ 이후 두 번째”라고 24일 말했다. 영화는 올해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아가씨’는 현재 전 세계 6개 대륙에 걸쳐 선 판매됐다. 특히 영화계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아마존 스튜디오가 이 영화 미국 배급권을 따냈다.  영화는 1930년대 한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하며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김민희)와 그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백작에게 고용돼 아가씨의 하녀(김태리)로 들어간 소녀를 둘러싼 이야기다.  조진웅이 아가씨의 이모부, 김해숙은 아가씨가 사는 외딴 대저택의 살림을 총괄하는 집사 ,문소리는 아가씨의 이모를 연기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가씨’와 ‘당신’도 찾아왔다, 서양 스크린 셀러

    ‘아가씨’와 ‘당신’도 찾아왔다, 서양 스크린 셀러

    ‘아가씨’ 레즈비언 코드 + 추리·역사 ‘당신… ’ 30년 전 나에게로 시간 여행 ‘이와 손톱’ 아내 잃은 마술사의 복수극 영화와 소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수많은 유명 소설들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1970년대까지 이른바 문예 영화가 큰 흐름을 이루기도 했다. 소설의 영화화는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고산자’(박범신), ‘7년의 밤’(정유정), ‘살인자의 기억법’(김영하), ‘순정’(한창훈), ‘덕혜옹주’(권비영), ‘종료되었습니다’(박하익) 등이 스크린으로 줄달음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와는 문화권이 다른 미국, 유럽의 소설이 잇달아 국내에서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간 해외로는 일본, 중국 쪽에 관심을 두던 한국 영화가 영감을 얻는 저변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말 촬영을 마무리하고 후반 작업 중인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먼저 눈에 띈다. 이 작품은 영국의 인기 작가 사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2005)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워터스는 레즈비언(여성 동성애) 코드에 추리, 역사를 교배한 작품으로 이름 높다. 출판사 열린책들 등을 통해 여러 작품이 소개될 정도로 국내 마니아층도 탄탄하다. 국내에서 10년간 꾸준히 2만부가 넘게 팔려나간 ‘핑거스미스’는 18세기 말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거액의 재산을 상속받은 귀족 처녀와 그의 재산을 노리는 사기꾼, 사기꾼에게 고용된 소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가씨’에서는 이야기의 무대를 1930년대 일제 강점기로 옮겨왔다. 하정우, 김민희, 김태리 등이 나온다. ‘핑거스미스’는 영국에서 3부작 TV 드라마로 만들어진 적이 있지만 영화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 인기 작가 기욤 뮈소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2006)도 한국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라 기대를 모은다. 기욤 뮈소는 특유의 로맨스와 판타지, 미스터리, 그리고 현대인의 일상을 둘러싼 테크놀로지 문화를 곁들인 특유의 스타일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출세작 ‘구해줘’(2005) 80만부를 비롯해 지금까지 국내 출간된 작품들이 모두 합쳐 300만부가량 나갔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국내에 열두 번째로 상륙한 신작 ‘지금 이 순간’도 나오자 마자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했다. ‘당신, 거기…’는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알약 10개를 얻은 의사가 사고로 잃어버린 연인을 구하기 위해 30년 전으로 돌아갔다가 현재의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나비 효과에 직면하고 갈등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결혼전야’(2013)의 홍지영 감독이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김윤석과 변요한이 30년의 세월을 사이에 둔 2인 1역을 맡는다. 지난해 10월 촬영을 시작한 ‘이와 손톱’은 미국의 추리작가 빌 밸린저가 1955년 발표한 같은 이름의 소설이 원작이다. 당시 출판사는 결말 부분을 밀봉한 채 발간하며 이를 뜯지 않고 가져오면 책을 환불해주는 파격 이벤트를 벌였다고 한다. 아내를 잃은 마술사의 치밀한 복수극을 해방기 한국을 무대로 각색했다. ‘기담’(2007)으로 이름을 알린 정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고수, 김주혁, 문성근, 박성웅 등 캐스팅도 돋보인다. 밸린저는 전 세계 추리 소설 황금기를 장식한 작가 중 한 명이지만 원래 국내에선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을 다수 소개하던 북스피어가 미야베의 ‘쓸쓸한 사냥꾼’에 인용된 ‘이와 손톱’을 2008년 번역 출간했다. 역시 밀봉 이벤트를 벌이며 국내 미스터리 애호가들의 구미를 자극한 끝에 사흘 만에 초쇄 3000부를 매진시켰다. 그간 1만 부 이상 팔렸다고 한다. 장르 문학 작품으론 큰 성과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국내 자생생물 희귀문헌 전자책으로 본다

    국내 자생생물 희귀문헌 전자책으로 본다

    생물자원관, 54권 누리집에 공개 우리나라 나비 248종의 이름을 우리말로 짓고 유래를 설명한 나비박사 고(故) 석주명 선생의 저서 ‘조선나비이름 유래기’ 등 희귀본을 전자책으로 손쉽게 볼 수 있게 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16일 원로 학자들이 기증한 생물학 관련 귀중본 54권을 전자책으로 만들어 17일부터 누리집(www.nibr.go.kr) 생물다양성 이북(E-book) 코너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자원관은 2007년 3월 개관 이후 현재까지 원로 생물학자 12명으로부터 단행본·별쇄본·학술지 등 1만 8000여권의 생물학 관련 자료를 기증받았다. 이번에 전자책으로 제작된 서적은 저작권이 만료된 54권이다. 여기에는 국내 자생 동식물을 최초 기록한 문헌들이 포함돼 있다. 특히 석 선생의 조선나비이름 유래기는 우리나라 나비 연구에서 시금석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자신이 연구한 나비 248종에 한글 이름을 지었다. 이 가운데 시가도귤빛부전나비는 날개 뒷면이 서울 시가지 지도 모습을 닮았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시골처녀나비와 봄처녀나비는 각각 노란색이 노랑 저고리를 나타내고 시골에서 주로 나타난다는 뜻과 조선 아가씨의 수줍은 모습을 닮고 있다 하여 지은 이름이다. 이로써 노랑나비·흰나비·범나비밖에 없던 우리나라 나비 이름이 풍부해졌다. 또 전의식 전 한국식물연구회장과 이우철 강원대 명예교수가 기증한 일본 식물학자 나카이 다케노신의 ‘플로라 코리아나’ 1·2권도 전자책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식물 현황을 최초로 기록한 목록집으로, 1971종의 식물 정보가 수록돼 있다. 조선생물학회가 1949년 발간한 조선생물명집과 생물 연구의 발자취를 알 수 있는 조선박물학회의 학술지(1927~1942년)도 전자책으로 제작됐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동·네·빵·네… 서울 골목 베이커리에 줄 서는 이유

    동·네·빵·네… 서울 골목 베이커리에 줄 서는 이유

    서울에 살면서 빵 좋아하는 ‘동네 빵순이’들은 대기업 가맹점이 아닌 동네빵집을 선호한다. 빵이 나오는 예약 시간에 한 시간씩 기다리는 긴 줄도 마다하지 않는다. 동네빵집의 매력은 다양한 맛과 건강한 맛이다. 특히 인기 있는 동네빵집은 천연 효모를 사용한 저온 숙성 방식으로 빵을 만들어 건강을 생각하는 현대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서울의 골목마다 숨어 있는 명물 동네빵집을 소개한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오월의 종’ 빵에선 ‘빵맛’이 난다. 처음 먹는 사람은 무슨 맛으로 먹지 싶을 수도 있다. 달콤하지도, 버터와 우유 향이 짙지도 않다. 모양새마저 투박하다. 그러나 한번 먹어 본 이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는다. 기본에 충실한 담백함의 힘이다. 정웅(48) 셰프가 만든 빵이다. 시멘트 회사 영업사원이었던 그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회사를 그만두고 홀로 제빵 공부를 시작해 12년 전 경기 고양시 일산에 첫 가게를 냈다. 선생은 대형 서점에 나와 있는 제빵 책이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호밀빵을 주력 제품으로 만들었다. 설탕이나 버터, 계란은 물론 우유도 넣지 않았다. 달콤한 빵맛에 사로잡혔던 대중적 입맛과 맞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9년 전 본점을 일산에서 서울 용산구 한남동으로 이전한 뒤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빵을 밥처럼 먹는 외국인들이 정씨가 만든 빵의 진가를 알아본 것이다. 오월의 종 관계자는 “초기에는 외국인 손님과 국내 손님 비율이 7대3일 정도로 외국인이 많이 찾았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내국인 고객이 70% 정도다. 이 빵집의 대표 메뉴는 프랑스 빵인 바게트와 독일 빵인 호밀빵이다. 붉은 크랜베리의 달콤함과 빵의 담백함이 어우러진 크랜베리 바게트는 3000원, 무화과가 듬뿍 들어간 무화과 호밀빵도 3000원이다. 8년간 같은 가격을 유지하다가 최근 재료비 인상으로 값을 조금 높였다. 그래도 ‘착한 가격’이다. 현재 한남동에 1·2호점이 있고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3호점이 있다. 한남동 일대 양식 레스토랑에 식전 빵을 납품한다. 서대문구 연희동 골목에는 ‘피터팬1978’과 ‘독일빵집’ 등 전통적으로 강세지만 파리지앵 느낌을 물씬 풍기는 멋쟁이 빵집부터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 빵집까지 다양한 베이커리가 있다. 먼저 파리 뒷골목에서 만날 법한 멋쟁이 빵집으로는 크루아상을 대표 메뉴로 내세우는 ‘루엘드파리’가 있다. 크루아상 1개 가격이 3200원이니 절대 싸지 않다. 하지만 크루아상의 맛을 좌우하는 버터를 듬뿍 넣고 저온에서 숙성시켜 겹겹이 쌓인 층이 많아 제대로 된 맛을 낸다. 통밀캄파뉴와 치아바타 등 밥으로 먹는 빵도 튼실하다. 호두단팥빵과 파운드 케이크 등 달콤한 빵도 빼어난 맛이다. 프랑스산 밀가루와 유기농 밀가루를 섞어 쓰기 때문에 빵값은 비싼 편이다. ‘쿠헨브로트’는 지역 주민들의 생활 빵집이다. 케이크와 과자류 등 제품 구성도 풍성하다. 위치는 연희동의 랜드마크인 사러가쇼핑에서 대각선으로 맞은편이다. 시금치나 치즈를 넣은 빵이 연희동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다. 영등포구 문래동 ‘쉐프조’는 착한 가격에 품질은 강남의 빵집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빵류는 비교적 단순한 구성이지만 케이크가 강점이다. 특히 당근 케이크와 단호박 케이크는 젊은층은 물론 어른들의 입맛도 사로잡았다. 7평 남짓한 작은 공간으로 서울의 핫 플레이스인 성동구 성수동에서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에 당당히 맞서는 작은 빵집이 있다. 오로지 맛으로만 동네를 평정한 ‘보난자 베이커리’다. 2014년 3월 처음 문을 열었다. ‘수지맞을 일이 많이 생긴다’는 뜻에서 ‘보난자’(Bonanza)라고 이름 붙였다. 보난자 베이커리는 ‘4무’(無)가 원칙이다. 버터, 우유, 계란, 설탕을 안 넣는다. 천연 발효를 시키는 프랑스 전통 방식을 고집한다. 유기농 밀가루와 소금, 물만을 사용해 천연 발효종을 넣고 장시간 저온 숙성시킨다. 덕분에 쫀득한 식감을 자랑한다. 건강한 빵이지만 맛은 전혀 밋밋하지 않다. 그래서 ‘마법의 빵’으로도 불린다. 하루에 만드는 빵은 100~120개. 당일 판매만을 원칙으로 정오와 오후 3시, 오후 6시에 각각 빵을 구워 낸다. 인기 메뉴는 치즈볼과 나초코, 크랜베리 호두 등이다. 이정세(39) 사장은 빵을 구워 낸 직후 즉석에서 먹어 보길 권유한다. 맛도 맛이지만 한 끼 식사 대용으로도 든든하다. 점심때면 젊은 주부들이 아기를 안고 줄을 서는 풍경이 펼쳐진다. 최근에는 입소문을 타면서 20대 아가씨부터 중년 주부까지 찾는 손님이 더 다양해졌다. 보난자 베이커리에선 남는 빵을 인근의 성수종합사회복지관에 기부한다. 동네 어르신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유명세에 힘입어 최근에는 경기 성남시에 2호점을 열었다. 성북구 성북동에서는 선잠단지 부근에서 가족들이 직접 배양한 천연 효모종으로 빵을 만드는 유기농 수제 베이커리 카페 ‘오보록’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성북구에는 45개의 대사관저가 있고 1만여명의 외국인이 사는데 이들이 오보록의 입소문을 내는 주인공이다. 오보록은 ‘자그마한 것들이 한데 많이 모여 다복하다’란 뜻의 순우리말이다. 오보록의 특색 있는 빵으로 선잠단지의 특징을 살려 뽕잎을 첨가해 만든 선잠빵이 있다. 오보록 바로 근처에 있는 선잠단지는 조선시대 왕비들이 누에를 길러 명주를 생산하고자 잠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왕명주(42) 사장은 “대기업 빵집은 한 달이 지나도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데 냉장 유통된 호주산 밀가루로 만든 우리 빵은 3일만 지나도 초록색 곰팡이로 뒤덮인다”며 “대사관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이 먼저 건강한 빵맛을 알아봤고 지금은 한국인 손님이 70% 정도”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볼만한 공연] 흥이 나는 무대

    [볼만한 공연] 흥이 나는 무대

    새해를 맞아 뮤지컬, 연극, 국악, 무용 등 다양한 공연들이 줄을 잇고 있다. 설 연휴를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은 어떤 게 있을까. 추억 돋는 옛 가요 ‘꽃순이를 아시나요’ 뮤지컬 ‘꽃순이를 아시나요’는 설을 맞아 기획된 공연이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열아홉 살에 상경한 순이와 그녀의 첫사랑이자 고향 오빠인 춘호의 삶을 담았다. 순이와 춘호의 10대부터 60대까지 50년의 삶을 통해 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 나간다. 김국환 ‘꽃순이를 아시나요’, 이미자 ‘동백 아가씨’, 남진 ‘님과 함께’, 심수봉 ‘그때 그 사람’, 이선희 ‘인연’, 이문세 ‘사랑이 지나가면’ 등 당대 주옥같은 30여곡이 극 중 내용과 어우러져 옛 향수를 자극한다.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엘림홀, 3만~4만원. 1566-5588. 무대 밑 오케스트라를 보니 ‘오케피’ 뮤지컬 ‘오케피’도 온 가족이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오케피(무대 아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주를 하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중심으로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애환을 조명한 작품이다.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 5만~14만원. (02)2005-0114. OB vs YB ‘날 보러 와요’ 연극 ‘날 보러와요’도 여러 연령층을 포괄하는 대표작이다. 1986~1991년 10명이 숨진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 원작이다. 1996년 초연 이후 20주년을 맞아 특별 기념공연으로 꾸려졌다. OB팀과 YB팀으로 나뉘어 공연한다. OB팀은 권해효, 김뢰하, 유연수, 류태호 등 초연 배우들이, YB팀은 손종학, 김준원, 이현철, 우미화 등이 출연한다. 21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1만~6만원. (02)391-8223. 어르신들을 모실 공연으로는 마당놀이 구경이 제격이다.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는 10일까지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 한 판이 벌어진다. 손진책 연출, 배삼식 작가, 김성녀 감독이 뭉친 ‘춘향이 온다’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이 시대의 사랑과 정치, 사회에 대한 해학과 풍자를 펼쳐 낸다. 3만~7만원. (02)2280-4114~6. 아이들에게는 신명나는 국악 장단이 어우러진 ‘마당을 나온 암탉’을 추천할 만하다. 출간 이후 150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마당을 나온 암탉’이 해금과 소금, 판소리 등의 국악 선율을 타고 흐르며 가족 음악극으로 새 옷을 입었다. 3만~4만원. (02)3272-6652.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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