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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그맨 엄용수 여성-장애인 비하 발언, ‘아침마당’ 측 공식 사과 [전문]

    개그맨 엄용수 여성-장애인 비하 발언, ‘아침마당’ 측 공식 사과 [전문]

    개그맨 엄용수가 ‘아침마당’에 출연해 여성과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것과 관련 제작진이 직접 사과했다. 19일 KBS1 교양 프로그램 ‘아침마당’ 측이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제작진은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며 “개그맨 엄용수 씨가 육십 평생 겪어온 인생 역정과 그동안 밝히지 못했던 개인 비사를 솔직히 밝혀 시청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기획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장애 등 역경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삶에 임하라는 메시지와 현금보다는 인간적 의를 중요시한다는 본인 의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 방송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제작진 측은 “녹화 방송이면 충분히 편집에서 거를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생방송이었기 때문에 이 또한 여의치 못했다. 엄용수 씨는 물론, 제작진은 장애우 및 여성을 비하할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밝히며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런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앞서 엄용수는 지난 14일 ‘아침마당’ 목요특강 코너에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당시 그는 “고추 축제하면 고추로 (출연료를) 받고, 딸기 축제를 하면 딸기로 받고, 굴비 아가씨 축제하면 아가씨로 받는다”라며 출연료에 상관없이 행사 섭외가 오면 가리지 않고 일한다는 식으로 말했다. 진행자는 엄용수의 해당 발언을 제지했고, 그는 “코미디언이 웃기지도 못하냐”라며 발언을 계속했다. 또 엄용수는 이날 “내가 성희롱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느냐. 과거 교통사고로 발가락을 잃어 6급 장애인이 돼서 뛸 수도 없다. 금세 붙잡힌다”, “KTX 등 30% 할인을 받는다. 가만히 앉아서 1년에 1000만 원을 번다”는 등 말을 했다. ‘장애 때문에 성희롱도 못 한다’는 식의 엄용수 발언에 장애인 관련 단체들은 비판 성명을 내고 그를 지적했다. 이하 ‘아침마당’ 제작진 사과 전문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6월 14일에 방송된 아침마당 목요특강은 개그맨 엄용수(64)씨가 60 평생 겪어온 인생역정과 그동안 밝히지 못했던 개인 비사를 솔직히 밝혀 시청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러나 엄용수씨가 장애 등의 역경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삶에 임하라는 메시지와 현금보다는 인간적 의리를 중요시 한다는 본인의 의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 방송되었습니다. 녹화 방송이면 충분히 편집에서 거를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생방송이었기 때문에 이 또한 여의치 못했습니다. 엄용수씨는 물론, 제작진은 장애우 및 여성들을 비하 할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밝히며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저희 아침마당 제작진은 앞으로 이러한 실수가 재발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8년 6월19일 아침마당 제작진 일동 사진=KBS1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주말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EBS1 일요일 밤 10시 55분) 서울 변두리, 노쇠한 아버지(신구)로부터 물려받은 작은 사진관을 꾸리며 사는 정원(한석규)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이제 겨우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된 그에게 어느 날 다림(심은하)이라는 아가씨가 나타난다. 정원은 사진관 근처 도로에서 주차 단속을 하는 그녀를 보면서 점점 살고 싶은 마음을 느끼지만 두려움에 멀리서만 그녀를 바라본다. 죽음 앞에서 미소 짓고 떠나며 상대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으려는 정원의 마음이 아프게 다가온다. 허진호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으로 그는 가수 고 김광석의 영정을 보며 이 영화를 떠올렸다고 한다. 허 감독은 자신이 존경하는 두 감독 허우샤오셴,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 화법에 멜로 감성을 더해 한국 영화에서 잊혀지지 않을 명작을 만들었다. 1998년작. ■작업의 정석(OBS 토요일 낮 1시 50분) ‘작업계’의 대표선수 민준(송일국)과 지원(손예진)이 만났다. 선수는 선수를 알아보는 법! 두 사람은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보통 남녀에게 하는 평범한 작업 비법이 이들에게 통할 리 없다. 두 사람은 ‘드디어 적수를 만났다’며 쾌재를 부르지만 백발백중 먹혀들었던 이들의 작업은 자꾸 어긋나기만 한다. 그 어떤 노련한 작업 테크닉도 자연스러운 마음의 움직임을 이겨낼 수 없음을 서서히 알아가는 두 사람의 변화가 차진 재미를 준다. 배우 송일국과 손예진의 청량한 시절을 볼 수 있다. 2005년작.
  • 하동출신 작사가 정두수 전국가요제 7월 개최

    하동출신 작사가 정두수 전국가요제 7월 개최

    경남 하동출신 정두수(1937~2016) 작사가의 음악 업적을 기억하고 노래 재능이 우수한 신인 가수를 발굴하기 위한 ‘정두수 전국가요제’가 오는 7월 하동에서 열린다.한국연예예술인협회 하동지회는 30일 신인가수 등용문인 ‘제7회 정두수 전국가요제’를 제4회 섬진강재첩축제 기간인 오는 7월 22일 하동군 송림공원 특설무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까지 ‘섬진강 전국가요제’라는 이름으로 섬진강 재첩축제때 열었던 가요제 명칭을 올해부터 하동 정두수 전국가요제로 바꾸었다. 한국연예예술인협회 하동지회는 한국 가요계의 대표 작사가로 꼽히는 정두수 선생을 추모하는 가요제로 위상을 높이고 대한민국 명품 가요제임을 알리기 위해 명칭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가요제 참가자격은 음반을 출시하지 않고 한국연예예술인협회 회원이 아닌 전국 만 16세 이상으로, 참가곡은 한국어에 기반을 둔 노랫말로 이뤄진 한국가요다. 6월 23일까지 참가접수를 받은 뒤 6월 24일 하동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예선을 거쳐 본선 참가자를 뽑는다. 본선에서 최고상인 대상 1명에게는 상금 500만원과 가수 인증서를 준다. 금상 200만원, 은상 50만원, 동상 30만원, 인기상은 20만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정두수 작사가는 1963년 ‘덕수궁 돌담길’ 노랫말을 지어 대중가요 작사가로 데뷔한 뒤 ‘흑산도 아가씨’(이미자), ‘가슴 아프게’(남진), ‘물레방아 도는데’(나훈아), ‘공항의 이별’(문주란), ‘마포 종점’(은방울 자매) 등 수많은 히트곡의 주옥같은 가사를 썼다. 그가 작사한 노래는 3500여곡에 이른다. 2016년 8월 80세로 별세했다.전국 13곳에 정두수 선생의 노래비가 건립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드라마 ‘이리와 안아줘’ MBC 시청률 올려줘?

    드라마 ‘이리와 안아줘’ MBC 시청률 올려줘?

    ‘애국가 시청률’ 수준까지 떨어진 MBC 드라마가 다시 부활할 수 있을까. 올 들어 선보이는 드라마마다 1~2%의 시청률로 고전을 겪는 가운데 지난 16일 첫 방송한 수목드라마 ‘이리와 안아줘’가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로맨스 스릴러라는 독특한 장르에다 신예 배우들의 풋풋함과 오랜만에 등장한 중견 배우 허준호의 능숙한 연기가 조화를 이루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다.드라마는 희대의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을 아버지로 둔 경찰 채도진(장기용)과 피해자의 딸이자 배우 지망생인 한재이(진기주)가 중학생 시절 처음 만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어릴 적 윤나무(아역 남다름)와 길낙원(아역 류한비)이라는 이름을 가졌던 두 사람의 비극적 운명은 낙원이 나무가 다니는 시골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시작된다. 1~4회 방송에서는 소년·소녀의 풋풋한 첫사랑과 사이코패스 살인마 윤희재(허준호)의 섬뜩한 분위기가 대비되게 그려졌다. 특히 두 아역 배우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극 초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이다.5회부터는 두 사람을 갈라놓은 비극적 사건과 어른이 된 이들의 재회가 그려질 예정이다. 본격적으로 펼쳐질 로맨스의 주인공 장기용, 진기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떠오르는 신예 장기용은 최근 종영한 ‘나의 아저씨’(tvN)에서 아이유를 끊임없이 괴롭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주는 동네 사채업자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훤칠한 키에 선인과 악인의 이미지를 동시에 지닌 날렵한 생김새가 특징이다. 단숨에 주인공을 꿰찬 진기주 역시 드라마 ‘미스티’(JTBC)에서 김남주의 경쟁 상대이자 당돌한 후배 앵커로 나와 눈도장을 찍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순수한 시골 아가씨로 나와 상반된 매력을 보여 줬다. 데뷔 전 대기업 사원, 지역 방송사 기자 등을 경험한 다채로운 이력이 공개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리와 안아줘’의 시청률은 첫 주 5% 가까이 오르며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연출을 맡은 최준배 PD는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어디까지 안아 주면서 인간애를 지킬 수 있는지 여러 형태로 보여 주려고 한다”면서 “두 남녀 주인공 역시 신인이라는 우려를 금방 떨쳐낼 수 있을 정도로 주인공에게 요구된 여러 가지 모습들을 완벽하게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가천대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구경오세요”

    가천대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구경오세요”

    가천대는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를 18일 오후 7시 30분과 19일 오후 4시 2회에 걸쳐 대학 예음홀 무대에 올린다고 15일 밝혔다. 성악전공 진성원 교수가 총감독을 맡고 성악전공 학생들이 출연한다. 음악은 관현악 전공학생들로 구성된 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맡는다. 관람은 전석 무료로 지역주민 누구나 찾아와 봄밤의 낭만을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은 주세페 베르디의 대표적 오페라로 알렉상드르 뒤마 2세의 소설 ‘동백 아가씨’를 토대로 창작됐다. 트라비아타는 길을 잘못 든 여자라는 의미로 사교계 여성과 평범한 청년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의 출연진은 지난 2학기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였으며 공연마다 다른 학생들이 무대에 오른다. 진성원 교수는 “ 라 트라비아타는 1948년 서울 명동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공연된 오페라로 ‘축배의 노래‘ 등 주옥같은 명곡을 담고 있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많은 주민들이 음악, 문학, 연기, 연출, 의상, 무대미술, 조명 등이 어우러지는 오페라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슬퍼지기 일보 직전

    슬퍼지기 일보 직전

    퇴근 시간 삼십여분을 앞두고 그 어르신은 문을 밀고 들어오면서 큰소리로 말했다. 다리를 심하게 절룩거리는 어르신이었다. 퇴행성 관절염인 듯했다. 맨발에 앞코가 막힌 낡은 고무슬리퍼를 신고 다리를 끌다시피 하며 들어왔는데, 슬리퍼가 끌리는 소리가 심하게 났다. 어르신의 발뒤꿈치는 거칠었고 머리카락은 부스스했다.“아가씨야, 동에 가믄 그 무슨 카드인가 맹글어 준다카든데, 나도 그거 하나 맹글어 도.” 뭔지는 모르지만 자신도 모를 그 무엇을 받으러 동 주민센터에 들르는 어르신이 하루에 대여섯 명은 되었다. 동 주민센터에서 만들어 주는 카드는 한두 개가 아니었다. 복지카드, 다자녀 카드, 문화누리카드, 바우처 카드 등등. 어찌나 많은지 나도 다 몰랐다. 카드를 만들어 달라는 주민들이 오면 우선, 나이와 동태를 살핀 후 핵심 단어를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질문을 유도했다. 가령 “자녀가 몇 명입니까?”라든가, “어디가 불편하세요?” 등등. “어떻게 오셨습니까?” 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질문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내가…”로 시작하는, 그들이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딱한 사연을 처음부터 들어줘야 했다. 자기연민이 가득한 이야기의 첫 운을 떼지 못하도록 요령껏 질문해야만 그들이 왜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 이야기를 중간에 끊으면 대단히 언짢아했다. 그건 누구라도 그럴 일이었다. 그들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지 않으면 심지어 불친절 공무원으로 신고당하기 일쑤라, 아예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도록 하는 게 최선이었다. 내가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당사자들로서는 결코 ‘그렇고 그런’ 사연이 될 수 없는 그런 류의 이야기를 하루에 두어 번, 한 달에 열 번쯤, 일 년에 백 번쯤 듣다 보면 나로서는 그 이야기들이 죄다 ‘그렇고 그런’ 이야기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게다가 나는 26년째 근무하고 있으니. “옆집 할매가 동에 가믄 뭐를 해 준다 카든데, 나도 신청하믄 된다 케서 왔다. 카드(card)라던가?” 어르신은 비슷한 얘기를 반복했다. 목소리가 자신의 발뒤꿈치 같았다. “내가 시집올 때만 해도 목소리가 안 이랬는데 느그 시아버지하고 살면서 이래 됐다이가.” 시어머니가 자주 하시던 말씀이었다. 고생을 하면 발뒤꿈치처럼 보이는 곳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목울대, 말하자면 목소리까지도 쩍쩍 갈라진다는 건 사실 같기도 했다. 나를 찾아오는 어르신들의 목소리는 거의 비슷했으니까. “카드를 만들어 놓으면 그쪽으로 매달 7만원이 들어온다 카든데.” 문화누리카드(국민기초수급자에게 문화향유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발급해 주는 1년에 7만원이 충전되어 있는 카드)를 말하는 게 틀림없었다. “할머니, 1년에 7만원이 충전되는 카드예요. 올 11월까지는 다 쓰셔야 해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이고 7만원이나? 고맙습니데이, 돈 준다 카는데 얼마든지 기다려야지. 이모, 이모는 얼굴도 뽀얗고 참 예쁘데이.“ “할머니, 한 달에 7만원이 아니고 1년에 7만원입니더.” “알긋소. 아이고 고마버래이.” 할머니의 표정이 금방 화색이 돌며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졌다. 나는 카드를 발급하기 위해 할머니의 인적사항을 PC에 입력했다. “근데, 보소. 내가 이모라 카고 예쁘다 는데 와 대답이 없능교. 나는 이런데 오믄 절대로 싫은 소리 하거나 고함 안 지른데이... 그래서 아가씨아가씨 안하고 이모 이모 한다이가. 근데 와 대답이 없소?” 나는 순간 ‘아가씨가 어때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할머니에게 “아가씨”란 성매매여성을 두고 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어쨌거나 나는, “아예...할머니 고맙습니다.” 했다. 80세가 넘은 분이 나에게 이모라 부르는 것이 마치 시트콤의 한 장면 같아 웃음이 났다. 나는 웃음을 참고 발급한 카드를 할머니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 “할머니, 이 카드는 시내 버스나 지하철 말고예, 고속버스나 기차 탈 때 쓰면 됩니더. 비행기도 되고예.” “뭐라꼬?” “기차 타거나 고속버스 탈 때 사용하시면 된다고예.” “기차라나? 나는 영세민이라서 기차 탈 때는 돈 안낸다. 그것도 안즉 몰랐나?” “할머니, 지하철 탈 때는 돈 안내지만 기차 탈 때는 영세민도 돈을 내야 되는데예.” “뭔 소리 하노. 나는 이때까지 기차 탈 때 한 번도 돈 내고 탄 적 없다.” 할머니는 “한 번도”를 말할 때 목젖을 꾸욱 눌러 강하게 말했다. 기차를 타본 적이 없는 게 분명했다. 똑같은 대화가 서너 번 오갔다. 할머니와 나의 대화를 지켜보던 동 주민센터 방문객 한분이 나를 쳐다보며 씨익 웃었다. 나긋해졌던 할머니 목소리가 다시 쇳소리로 변했다. “그라모 기차 탈 때 말고 또 어디에 쓸 수 있노?” 내가 어르신들에게 이 카드를 발급해 주면서 가장 난처할 때가 바로 이런 순간이다. 이 카드는 기차나 고속버스 탈 때 외에는 하루하루 살기 팍팍한 어르신들에게는 거의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머뭇거리자 할머니가 다시 한번 다그쳤다. “할머니, 이 카드는 책 살 때, 영화 볼 때, 연극 볼 때 쓰는 거라예.” “뭐라카노.” “책요 책, 책 살 때 이 카드 쓰시라고요. 아니면 영화를 보러 갈 때, 연극 보러 갈 때. 그리고 놀이공원 알아요? 놀이공원 갈 때요.” “크게 쫌 말해라. 안 듣긴다.” “책요 책, 그라고 영화 보러 갈 때요, 놀이공원 갈 때나.” 나는 슬리퍼를 신은 할머니가 영화관으로 들어가는 장면이나 롤러코스터를 타는 장면이 떠올랐다. 옆에 서 있던 방문객도 똑같은 장면을 떠올렸는지 웃음을 삼키고 있었다. 할머니는 쌩하는 표정이었다. “아이고, 다리 아파 죽겠구만 괜히 왔네.”영화나 연극을 보시라, 놀이 공원에 가시라고 안내할 때 이것이 웃을 일은 아니란 걸 나는 알고 있었다. 이 짧고 씁쓸한 웃음 뒤엔 곧 슬퍼지리라는 것까지. 하지만 웃음이 났다. 할머니는 앞코가 막힌 고무 슬리퍼를 질질 끌고 절름거리며 동 주민센터 유리문을 밀고 나가면서 밖을 향해 냅다 욕을 쏟아냈다. 쇳소리가 났다. 슬퍼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노진숙씨(부산 부진진구 개금3동 주민센터)
  • 남북 회담 예견한 듯 위기의 시대, 평화를 ‘공작’하다

    남북 회담 예견한 듯 위기의 시대, 평화를 ‘공작’하다

    윤종빈 감독이 다시 한 번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제71회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은 신작 ‘공작’이 베일을 벗으면서다. 지난 12일 새벽 1시 30분쯤(현지시간) 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이 열렬한 갈채를 보내자 윤 감독과 배우 황정민, 주지훈, 이성민은 감격한 표정으로 오랫동안 화답했다. 이성민은 영화에서 착용했던 시계를 번쩍 들어 보이며 큰 환호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윤 감독이 칸 레드카펫을 다시 밟은 것은 2006년 ‘용서 받지 못한 자’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이후 12년 만이다. 데뷔작부터 칸을 비롯한 유수의 영화제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윤 감독은 그동안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1), ‘군도: 민란의 시대’(2015) 등 굵직한 상업영화를 연출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감독으로 성장했다. 올해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공작’에는 그의 페르소나로 불렸던 하정우 대신 황정민, 조진웅, 주지훈, 이성민 등이 출연해 호흡을 맞췄다. 이미 ‘아가씨’(박찬욱 감독)로 칸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조진웅은 영화 촬영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고, 칸 레드카펫을 처음 밟는 나머지 세 명의 배우가 윤 감독과 나란히 뤼미에르 극장의 붉은 계단을 올랐다.칸영화제 측이 ‘공작’을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한 것은 사실, 윤 감독도 인터뷰에서 밝혔을 만큼 의아스러운 선택이다. 명칭 그대로 자정을 전후해 상영되는 이 부문에는 그간 독창적이고 실험적이면서도 ‘경쟁’ 섹션이나 ‘주목할 만한 시선’ 섹션에 비해 편하게 볼 수 있는 장르 영화들이 주로 선정돼 왔다. 지금까지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됐던 한국영화들, ‘달콤한 인생’(2005), ‘추격자’(2008), ‘표적’(2014), ‘오피스’(2015), ‘곡성’(2016), ‘부산행’(2016),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악녀’(2017) 등은 바로 그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작품들이었다. 특히 ‘부산행’은 역대급의 현장 반응을 이끌어 냈을 뿐 아니라 해외 판매에 있어서도 최고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그러나 1990년대 대북 공작 활동을 벌였던 코드명 ‘흑금성’ 실화를 바탕으로 한 ‘공작’에는 빠른 속도의 액션 대신 인물들 간의 논쟁이 이어진다. 영화는 북핵 위기가 고조된 1990년대 중반부터 남북 간 화해 분위기가 이뤄지기까지 10여년의 시간을 아우른다.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 정치인과 사업가, 상사와 부하가 각자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서로의 말 위에 말을 쌓고, 주인공 ‘박석영’(황정민)의 내레이션까지 더해져 영화는 목소리의 향연이 된다. 첩보 영화의 긴장감 속에 한반도 각 지역의 방언, 존댓말과 낮춤말이 반복적으로 뒤섞이며 만들어 내는 리듬감이야말로 정제된 이 영화 속에서 가장 역동적인 부분일 것이다. 정성들인 대사들도 귀담아 들어 볼 만하다. 가령, 후반부의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 집권 여당을 위해 일하는 것입니까”라는 박석영의 항변은 ‘더 포스트’(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언론은 정부에 봉사하는 것이지, 정치인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인상적인 판결문을 소환한다. 경제 위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던 시대를 배경으로 남북 관계가 정치적으로 악용돼 온 역사를 비판하는 한편, 대북 공작원과 북한 보좌관 사이에 싹트는 신뢰와 형제애는 영화를 따뜻하게 감싼다. 연기, 음악, 편집 등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고 무엇보다 마치 4·27 남북 정상회담을 예견한 듯한 결말부가 인상적이다. 그러나 한 신, 한 신의 대화들이 다소 장황하고 설명적이어서 1박 2일에 걸쳐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 중에는 지루했다는 평가를 내놓는 이가 많았다. 언론을 위한 12일 오전 시사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바쟁 극장에서 열린 시사에는 외국 기자들이 많이 참석했는데 소소한 유머 코드에도 웃음이 터졌고 영화가 가진 시의성에 좀더 직관적으로 반응하는 분위기였다. BBC 방송국의 호세인 세리프는 “처음에는 자본주의자와 공산주의자가 구분되지만 차츰 둘 사이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그에 따라 국경도 사라진다”고 지적하면서 “윤 감독이 북핵의 위기감이 고조돼 있던 시절에 평화를 이야기하고자 이런 영화를 기획했다는 점이 놀랍다”고 평했다. 칸이 ‘공작’을 선택한 이유도 이러한 맥락에 있을 것이다. 평화를 이야기하는 데 밤낮은 없다. 칸(프랑스) 윤성은 영화평론가
  • 하이힐 신은 첫 韓 가수… 잊지 못할 ‘홍콩아가씨’

    하이힐 신은 첫 韓 가수… 잊지 못할 ‘홍콩아가씨’

    ‘별들이 소곤대는 홍콩의 밤거리~’로 시작하는 애창곡 ‘홍콩아가씨’를 부른 원로가수 금사향(본명 최영필)이 10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89세.대표곡 ‘홍콩아가씨’를 비롯해 ‘님 계신 전선’, ‘소녀의 꿈’ 등 1950~60년대를 대표한 가수다. 1948년 서울중앙방송국(현 KBS) 1기 전속가수로 뽑혀 활동했으며, 데뷔곡 ‘첫사랑’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예명 금사향(琴絲響)은 ‘거문고를 울려서 나는 교향악’이란 뜻으로 작사가 고려성(1917~1977)이 지어 준 이름으로 전해진다. 1929년 평양 출생인 그는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섬유국에서 영문 타자수로 일하던 중 지인들의 권유로 1946년 전국가수선발대회에 참가해 1등을 했다. 6·25 전쟁 중인 1952년 ‘님 계신 전선’을 발표해 전국에 위문공연을 다녔다. 당시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굽 높은 하이힐을 신고 전장을 누빈 멋쟁이로 불렸다. 불후의 애창곡 ‘홍콩아가씨’는 1954년 부산 도미도 레코드사에서 녹음했다. 낭만적인 가사와 멜로디로 전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잊게 해 줘 국민적 인기를 끌었다. 2005년 이영애가 주연한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도 삽입됐다. 그가 ‘홍콩아가씨’의 주인공인데도 홍콩을 한 차례도 방문하지 못했다가 2013년 12월 홍콩 현지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다. 2012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이 수훈됐다. 빈소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301호실, 발인은 12일 오전 5시다. 장지는 서울추모공원. (02)2262-4800.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슬퍼지기 일보 직전

    퇴근 시간 삼십여 분을 앞두고 그 어르신은 문을 밀고 들어오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 다리를 심하게 절룩거리는 어르신이었다. 퇴행성 관절염인 듯 했다. 맨 발에 앞코가 막힌 낡은 고무슬리퍼를 신고 다리를 끌다시피 하며 들어왔는데, 슬리퍼가 끌리는 소리가 심하게 났다. 어르신의 발뒤꿈치는 거칠었고 머리카락은 부스스했다. “아가씨야, 동에 가믄 그 무슨 카드인가 맹글어 준다카든데, 나도 그거 하나 맹글어 도.” 뭔지는 모르지만 자신도 모를 그 무엇을 받으러 동 주민센터에 들르는 어르신이 하루에 대여섯 명은 되었다. 동 주민센터에서 만들어 주는 카드는 한두 개가 아니었다. 복지카드, 다자녀 카드, 문화누리카드, 바우처 카드 등등. 어찌나 많은지 나도 다 몰랐다. 카드를 만들어 달라는 주민들이 오면 우선, 나이와 동태를 살핀 후 핵심 단어를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질문을 유도했다. 가령, “자녀가 몇 명입니까?” 라던가, “어디가 불편하세요?” 등등. “어떻게 오셨습니까?” 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질문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내가....”로 시작하는, 그들이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딱한 사연을 처음부터 들어줘야 했다. 자기연민이 가득한 이야기의 첫 운을 떼지 못하도록 요령껏 질문해야만 그들이 왜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 이야기를 중간에 끊으면 대단히 언짢아했다. 그건 누구라도 그럴 일이었다. 그들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지 않으면 심지어 불친절 공무원으로 신고 당하기 일쑤라, 아예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도록 하는 게 최선이었다. 내가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당사자들로서는 결코 ‘그렇고 그런’ 사연이 될 수 없는 그런 류의 이야기를 하루에 두어 번, 한 달에 열 번쯤, 일 년에 백 번쯤 듣다보면 나로서는 그 이야기들이 죄다 ‘그렇고 그런’ 이야기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게다가 나는 26년째 근무하고 있으니. “옆집 할매가 동에 가믄 뭐를 해 준다 카든데, 나도 신청하믄 된다 케서 왔다. 카드(card)라던가?” 어르신은 비슷한 얘기를 반복했다. 목소리가 자신의 발뒤꿈치 같았다. “내가 시집 올 때만 해도 목소리가 안 이랬는데 느그 시아버지하고 살면서 이래 됐다이� � 시어머니가 자주 하시던 말씀이었다. 고생을 하면 발뒤꿈치처럼 보이는 곳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목울대, 말하자면 목소리까지도 쩍쩍 갈라진다는 건 사실 같기도 했다. 나를 찾아오는 어르신들의 목소리는 거의 비슷했으니까. “카드를 만들어 놓으면 그쪽으로 매달 7만원이 들어 온다 카든데...” 문화누리카드(국민기초수급자에게 문화향유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발급해주는 1년에 7만원이 충전되어 있는 카드)를 말하는 게 틀림없었다. “할머니, 1년에 7만원이 충전되는 카드예요. 올 11월까지는 다 쓰셔야 해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이고 7만원이나? 고맙습니데이, 돈 준다 카는데 얼마든지 기다려야지. 이모, 이모는 얼굴도 뽀얗고 참 예쁘데이.“ “할머니, 한 달에 7만원이 아니고 1년에 7만원입니더.” “알긋소. 아이고 고마버래이.” 할머니의 표정이 금방 화색이 돌며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졌다. 나는 카드를 발급하기 위해 할머니의 인적사항을 PC에 입력했다. “근데, 보소. 내가 이모라 카고 예쁘다 ?는데 와 대답이 없능교. 나는 이런데 오믄 절대로 싫은 소리 하거나 고함 안 지른데이... 그래서 아가씨아가씨 안하고 이모이모 한다이가. 근데 와 대답이 없소?” 나는 순간 ‘아가씨가 어때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할머니에게 “아가씨”란 성매매여성을 두고 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어쨌거나 나는, “아예...할머니 고맙습니다.” 했다. 80세가 넘은 분이 나에게 이모라 부르는 것이 마치 시트콤의 한 장면 같아 웃음이 났다. 나는 웃음을 참고 발급한 카드를 할머니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 “할머니, 이 카드는 시내 버스나 지하철 말고예, 고속버스나 기차 탈 때 쓰면 됩니더. 비행기도 되고예.” “뭐라꼬?” “기차 타거나 고속버스 탈 때 사용하시면 된다고예” “기차라?나? 나는 영세민이라서 기차 탈 때는 돈 안낸다. 그것도 안즉 몰랐나?” “할머니, 지하철 탈 때는 돈 안내지만 기차 탈 때는 영세민도 돈을 내야 되는데예....” “뭔 소리 하노..나는 이 때까지 기차 탈 때 한 번도 돈 내고 탄 적 없다.” 할머니는 “한 번도”를 말할 때 목젖을 꾸욱 눌러 강하게 말했다. 기차를 타본 적이 없는 게 분명했다. 똑같은 대화가 서너 번 오갔다. 할머니와 나의 대화를 지켜보던 동 주민센터 방문객 한분이 나를 쳐다보며 씨익 웃었다. 나긋해졌던 할머니 목소리가 다시 쇳소리로 변했다. “그라모 기차 탈 때 말고 또 어디에 쓸 수 있노?” 내가 어르신들에게 이 카드를 발급해주면서 가장 난처할 때가 바로 이런 순간이다. 이 카드는 기차나 고속버스 탈 때 외에는 하루하루 살기 팍팍한 어르신들에게는 거의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머뭇거리자 할머니가 다시 한 번 다그쳤다. “할머니, 이 카드는 책 살 때, 영화 볼 때, 연극 볼 때 쓰는 거라예.” “뭐라카노.” “책요 책, 책 살 때 이 카드 쓰시라고요. 아니면 영화를 보러갈 때, 연극 보러 갈 때. 그리고 놀이공원 알아요? 놀이공원 갈 때요.” “크게 쫌 말해라. 안 듣긴다.” “책요 책, 그라고 영화 보러 갈 때요, 놀이공원 갈 때나....” 나는 슬리퍼를 신은 할머니가 영화관으로 들어가는 장면이나 롤러코스터를 타는 장면이 떠올랐다. 옆에 서 있던 방문객도 똑같은 장면을 떠올렸는지 웃음을 삼키고 있었다. 할머니는 쌩하는 표정이었다. “아이고, 다리 아파 죽겠구만 괜히 왔네.” 영화나 연극을 보시라, 놀이 공원에 가시라고 안내할 때 이것이 웃을 일은 아니란 걸 나는 알고 있었다. 이 짧고 씁쓸한 웃음 뒤엔 곧 슬퍼지리라는 것까지. 하지만 웃음이 났다. 할머니는 앞코가 막힌 고무 슬리퍼를 질질 끌고 절름거리며 동 주민센터 유리문을 밀고 나가면서 밖을 향해 냅다 욕을 쏟아냈다. 쇳소리가 났다. 슬퍼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 ‘홍콩아가씨’ 가수 금사향, 요양원에서 89세 나이로 별세...그의 업적 보니

    ‘홍콩아가씨’ 가수 금사향, 요양원에서 89세 나이로 별세...그의 업적 보니

    1940~50년대 활동한 원로가수 금사향이 세상을 떠났다.10일 가수 금사향(89·최영필)이 이날 오전 4시 15분쯤 경기 고양 일산의 한 요양원에서 별세했다. 원로가수 모임 거목회의 이갑동 명예회장은 이날 다수 매체를 통해 “고인이 노환으로 별세했다. 말씀은 잘하셨는데 노령이어서 최근 식사를 못 하시고 링거에 의지했다”고 설명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한편 금사향은 1929년 평양 출생으로, 상공부 섬유국에서 영문 타이피스트(타자하는 일을 하는 사람)로 근무했다. 그는 1946년 주변의 권유로 조선13도 전국 가수 선발대회에 참가해 1등을 차지하면서 가요계에 입문했다. 금사향은 1948년 서울중앙방송국(현 KBS) 전속 가수 1기생으로 활동, ‘첫사랑’, ‘님 계신 전선’, ‘홍콩 아가씨’, ‘소녀의 꿈’ 등 곡을 발표했다. 고인은 한국전쟁 당시 군예대에서 활동하며 최전방까지 위문 공연을 펼친 참전 연예인이다. 이 공훈을 인정받아 국가유공자로 선정, 2012년에는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사진=KBS1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시선강탈’ 월드 슈퍼탤런트 후보들

    ‘시선강탈’ 월드 슈퍼탤런트 후보들

    지난 2일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슈퍼탤런트 오브 더 월드 2018 시즌 10 월드 파이널’ 후보들의 프로필 촬영이 진행됐다. 러시아의 크리스티나 자미르가 섹시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모스크바 출신인 크리스티나 자미르는 열사의 나라 두바이에서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자미르는 “사막 한가운데 있지만 두바이는 첨단을 걷는 현대도시다. 일하는데 최적의 환경을 갖고 있다”라며 “두바이에서 열리는 패션쇼가 나의 주력무대다. 두바이는 여러 나라의 사업체가 진출한 곳이다. 패션쇼를 통해 두바이를 알리고 나 또한 여러 나라의 기업들과 협력하면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아프리카의 서북부 대서양에 위치한 섬나라 케이프 베르데 출신인 슈퍼탤런트 참가자 시모네 루이자의 직업은 모델. 모국어인 포르투갈어를 비롯해서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한 재원으로 파리와 런던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모네는 또한 “케이프 베르데는 작은 섬나라지만 섬마다 특색이 크다. 정글이 발달된 곳도 있고, 눈부신 백사장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해변을 갖고 있는 섬도 있다”며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아 두나라가 가까워졌으면 좋겠다. 친절하고 상냥한 케이프 베르데 국민들의 환영을 받을 것이다”라며 미의 사절로서 자국을 홍보했다. 베네주엘라 출신의 마리아 라우라는 모델과 교사를 겸업하고 있는 매력 넘치는 아가씨로 초등학교에서 춤과 노래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빼어난 용모를 바탕으로 런웨이는 물론 수많은 잡지의 화보 모델과 광고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카르멘 드 파스칼리스는 176cm의 큰 키와 가무잡잡한 피부가 매력적이다. 카르멘의 고향은 이탈리아 남부의 풀리아 주(州)위 주도인 바리시(市)다. 풀리아 주는 동쪽으로 아드리아 해, 동남쪽으로 에게 해, 서쪽으로 타란토 만에 면에 접하고 있는 바다의 주다. 바리 시 또한 해변도시여서 이탈리아 특유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관광도시다. 카르멘은 “풀리아 주와 비리 시를 한국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남부의 뛰어난 풍광과 더불어 고대 역사 유적이 많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국 국민들에게 많이 소개하고 싶다”며 자신의 고향을 홍보하는데 적극 앞장섰다. 한편 ‘슈퍼탤런트 오브 더 월드 2018 시즌 10 월드 파이널’은 오는 11일 인천에서 결선을 치를 예정이다. 스포츠서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미 막걸리’ 맛이 궁금해

    ‘장미 막걸리’ 맛이 궁금해

    서울 중랑구의 지역 축제인 서울장미축제가 도시형 축제로 규모를 확대하면서 장미를 브랜드로 내세운 ‘장미막걸리’(그림)가 나온다.서울 중랑구는 오는 11일 막걸리 제조업체인 서울장수㈜와 장미막걸리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다고 3일 밝혔다. 장미막걸리는 장미향을 가졌으며 축제가 열리는 묵2동 도시재생지역인 장미마을에서 장미를 따와 이름을 지었다. 묵2동은 서울장미축제의 성공으로 지난해 2월 서울시로부터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선정돼 2022년까지 100억원의 사업비를 받아 도시재생에 나서고 있다. 상표는 올해 축제의 공식 캐릭터인 장미아가씨에게 장미 컬러를 입혀 젊은 여성층이 친근감을 느끼도록 디자인했다. 축제 개막일인 18일부터 3일간 시음행사를 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백지연의 생각의 창] 더 멀리 걷는 꿈

    [백지연의 생각의 창] 더 멀리 걷는 꿈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 러시아 교민 가족들이 들려준 학교 이야기가 마음에 깊이 남았다. 러시아 학교 일과 중에는 ‘산책시간’이 있어 학생들이 그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배려한다고 한다. 학생들은 그 시간에 산책을 포함해 운동이든지 공부든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학교 수업 시간에 산책할 수 있다니.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잠시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학원 과외까지 병행하는 대다수의 한국 학생들 입장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나 역시 돌아보니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한 후로는 함께 산책하는 일은 정말 까마득한 기억이 됐다. 아이가 다섯 살 무렵 가까운 산과 넓은 공원이 있는 지금의 동네로 이사 왔다. 가장 마음을 설레게 했던 것은 여러 가지 길로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과 하루하루 미묘하게 다른 공기를 쐬는 일이 좋아서 걷고, 달리기도 하고, 뒤늦게 자전거 타기도 시작했다. 유치원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도 얼마나 바깥 활동을 많이 하는 곳인가였다. 아이가 옷에 흙이 잔뜩 묻어 돌아와도, 때로는 물장난으로 흠뻑 젖어 돌아와도 마음이 편했던 시절이었다.작가이자 활동가인 리베카 솔닛은 ‘걷기의 인문학’(반비ㆍ2017)에서 마음을 가장 잘 돌아보는 길은 ‘걷는 것’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이 책은 가장 철학적이고 예술적이고 혁명적인 인간의 행위로서 ‘걷기’를 주목한다. 저자는 걷기의 역사가 ‘생각의 역사’를 구체화하는 일임을 다양한 문화적 고찰을 통해 입증해 보이고 있다. 그에 따르면 걷기는 ‘그 자체가 수단이자 목표인 행위’다. 걷기는 육체의 무의지적 리듬, 예를 들면 숨을 쉬는 것, 심장이 뛰는 것에 가장 가까운 행위다. 우리는 걸으면서 ‘사유와 육체 사이의 풍부한 잠재적 관련성, 어떤 사람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상상과 연결되는 방식’을 체감할 수 있다.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에 가까운 보행, 몸을 움직임으로써 만드는 사유의 시간은 어른뿐만 아니라 경쟁과 속도 체제를 사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시간이다. 어릴 때 자연스럽게 추구할 수 있었던 산책의 시간은 어느 순간 등을 구부정하게 숙이고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시험과 경쟁에 최선을 다하기를 요구하는 학습 환경에서 아이들은 뭐든지 열심히 하라는 압박을 받는다. 해석하고 통찰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을 달달 외우고 수많은 유형의 문제를 풀어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이주민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수자 문제를 진솔하게 서술한 이항규의 ‘후아유’(창비ㆍ2018)는 외국에서 바라보는 한국식 교육의 힘과 짐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집중하는 한국 학생들의 성실함이 좋은 자산이 되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 그의 말대로 “우리가 하라고 시키는 일이 정말 가치 있는 일인지, 이 아이들이 각자 자신의 능력에 맞게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잘 도와주는지”에 대한 고민은 어른들이 답하고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멀리 나아가는 꿈을 꾸는 탐색의 시간과 일상의 기쁨을 누리며 충실하게 사는 일은 얽혀 있다. 진은영의 시가 간절하게 일러주는 것처럼 ‘멀리 있으니까’ 좋은 그 무엇들을 꿈꿀 수 있어야 가까이 있는 존재의 의미를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다. “홍대 앞보다 마레 지구가 좋았다/내 동생 희영이보다 앨리스가 좋았다/철수보다 폴이 좋았다/국어사전보다 세계대백과가 좋다/아가씨들의 향수보다 당나라 벼루에 갈린 먹 냄새가 좋다/과학자의 천왕성보다 시인들의 달이 좋다//멀리 있으니까 여기에서//김 뿌린 센베이 과자보다 노란 마카롱이 좋았다/더 멀리 있으니까/가족에게서, 어린 날 저녁 매질에서//엘뤼아르보다 박노해가 좋았다/더 멀리 있으니까/나의 상처들에서//연필보다 망치가 좋다, 지우개보다 십자나사못/성경보다 불경이 좋다/소녀들이 노인보다 좋다//더 멀리 있으니까//나의 책상에서/분노에게서/나에게서//너의 노래가 좋았다/멀리 있으니까//기쁨에서, 침묵에서, 노래에게서//혁명이, 철학이 좋았다/멀리 있으니까//집에서, 깃털 구름에게서, 심장 속 검은 돌에게서”(진은영, ‘그 머나먼’)
  • ‘나의 아저씨’ 이선균 만나 온도 품은 이지은 “감사합니다” 한마디의 울림

    ‘나의 아저씨’ 이선균 만나 온도 품은 이지은 “감사합니다” 한마디의 울림

    ‘나의 아저씨’의 이지은이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을 맞이하듯 변화했다. 차림새도 가벼워졌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이선균의 상처를 다독이는 진심을 말할 수 있게 됐다.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초록뱀미디어)에서 빛바랜 무채색 계열의 어두운 옷과 표정 없는 얼굴, 그리고 차갑고 낮은 목소리는 지안(이지은)의 트레이드마크였다. 낮에는 사무실, 밤에는 식당에서 꼬박 일해도 광일(장기용)에게 갚을 빚을 제하면 하루를 겨우 먹고 살기에도 빠듯한 지안의 사정이 고스란히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안은 지난 12회분의 이야기 속에서 변화를 거듭했다. 그녀의 붙임성 없고 냉정한 성격이 그저 싹수없어서가 아니라 ‘상처받아 일찍 커버려’ 경직된 것임을 꿰뚫어 본 사람, 동훈(이선균)을 만났기 때문이다. 도청기 너머로 들려오는 동훈의 삶은 지안에게 살아온 인생과 사정이 달라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주는 존재가 있다는 걸 깨닫게 했다. 또한, ‘손녀가장’ 지안의 착함을 알아봐 준 동훈은 어느새 그녀에게 보통 사람들의 세상을 알려주는 첫 번째 어른이 됐다. 특히 동훈을 만나 시작된 지안의 변화는 지난 12회에서 두드려졌다. 야근하러 다시 사무실로 돌아온 동훈은 지안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를 본 송과장(서현우)이 설명했다. “달라졌어요. 제가 아까 혹시 야근, 까지밖에 말 안했는데 바로 네!”라고. 또한 많은 직장인들이 그러하듯 야근을 마치고 막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다함께 지하철 역까지 내달린 지안. 일전에 동훈이 회사 직원들과 어울리는 것도 사회생활의 일부임을 알려준 이후의 변화였다. 동훈이 집까지 바래다주는 길에 ‘정희네’ 앞에서 후계동 아저씨들과 정희(오나라)를 만난 지안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외진데 산다며 마치 지안을 보호하듯 그녀를 에워싸고 집까지 함께 걸었던 후계동 어른들. “우리도 아가씨같은 20대가 있었어요”라며 지나온 인생에 대해 이야기했고, 지안은 이를 경청했다. 집에 이르자 대문이 허술한 것을 보더니, 바로 이들을 창밖으로 내다본 이웃에게, 상훈(박호산)은 “동훈이 회사 직원분이신데, 여기 사신다네. 이상한 놈들 기웃거리지 않는지 평소에 좀 잘 봐봐”라고 당부했다. “들어가요”, “잘자요”라고 인사를 건네고 돌아서는 어른들에게 지안은 “감사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여 마음을 전했다. 보통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인삿말과 대화도 할줄 몰랐던 지안의 감사 인사는 동훈이 다시 뒤돌아볼 정도로 놀라운 변화였다. 이후 예상치 못하게 상무 후보를 검증하는 인사위원회 앞에 선 지안은 “배경 없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은 빠르게 왕따시키는 직장 문화에서 스스로 알아서 투명인간처럼 살았다. 그러나 이젠 잘하고 싶어졌다”고 했다. 자신을 함부로 대해도 되는 파견직, 부하직원이 아니라 오롯이 한 명의 인간으로 대해준 동훈을 통해 “어쩌면 내가 괜찮은 사람일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기 때문이다. 이후 아내의 일로 ‘가치 없는 인간’이라고 스스로를 힐난하고 있는 동훈에게 “괜찮은 사람이에요, 엄청. 좋은 사람이에요, 엄청”이라고 말로 그의 상처를 다독였다. 이날 방송에서 지안의 마음속에 피어난 스스로에 대한 자그마한 확신은 무채색이었던 의상에도 온도를 담아내며 그녀의 변화를 그려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낡은 겨울 코트는 가벼운 스웨터와 셔츠로, 그 어느 날 홀로 앉았던 어두운 골목길처럼 빛바랬던 무채색 대신 따뜻한 봄 햇살처럼 온도를 품기 시작한 그녀의 차림새가 보여주는 섬세한 변화였다. 시청자들 역시 “인생의 무게처럼 무거워보였던 커다란 코트도 벗었고, 고단한 인생을 말해주듯 내려앉았던 다크서클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며 지안의 변화를 읽어냈다. 이제 “21년 인생 중 가장 따뜻했던 지난 3개월”을 통해 다양한 감정과 세상사는 방법을 배워가는 지안은 남은 이야기 속에서 어떤 변화를 보여줄까. ‘나의 아저씨’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치유해가는 이야기. 매주 수,목요일 밤 9시 30분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홍상수X김민희 ‘클레어의 카메라’ 25일 국내 개봉..홍보 일정은?

    홍상수X김민희 ‘클레어의 카메라’ 25일 국내 개봉..홍보 일정은?

    홍상수 김민희의 신작인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가 4월 25일 개봉일을 확정했다.‘클레어의 카메라’는 김민희가 ‘아가씨’(2016, 감독 박찬욱)로 칸 영화제를 방문했을 당시 촬영됐던 영화로 지난 70회 칸국제영화제 스페셜 스크리닝에 초청돼 기립박수를 받은 바 있다. 오랫동안 국내 개봉을 미루다 칸 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된 지 1년이 지난 5월 개봉하게 됐다. 이 영화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이은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세번째 합작품이며, 이자벨 위페르와 김민희의 첫 만남으로도 화제를 모은다. 영화 수입사에서 부정직하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만희(김민희 분)와 폴라로이드 사진을 통해 세상을 천천히 응시하는 고등학교 음악 교사 클레어(이자벨 위페르 분)가 칸에서 교감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번에 공개된 메인 예고편은 칸 영화제를 방문한 음악 선생님 클레어(이자벨 위페르)와 칸 영화제에 참석한 영화감독 소완수(정진영)가 우연히 카페에서 키우는 예쁘고 착한 개 ‘밥’을 만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클레어와 소완수가 ‘밥’과 인사를 나누고 떠나간 카페에는 영화 배급사 직원 만희(김민희)와 그녀의 상사 양혜(장미희)가 찾아오고, 복잡미묘한 표정의 만희는 클레어가 그랬던 것처럼 ‘밥’의 곁에 잠시 머무른다. 밤이 되어 다시 카페를 찾은 클레어는 ‘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카페에 홀로 앉은 만희의 테이블로 향해 그녀와 대화를 나눈다. “사진을 왜 찍는 거예요? “라는 만희의 질문에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모든 것을 아주 천천히 다시 쳐다보는 겁니다.”라고 답하는 클레어의 모습으로 마무리되는 예고편은 두 사람의 문답으로 깊은 잔상을 남긴다. 특히 이 영화엔 홍상수 감독의 2012년 작품 ‘다른 나라에서’(2012)에 출연했던 이자벨 위페르가 다시 출연해 기대를 더한다. 9일 ㈜영화제작전원사는 홍상수 김민희의 영화 관련 일정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 이제 막 개봉일을 확정한 상태이며, 언론시사회나 이후 홍보 등의 일정과 감독 및 배우의 참석은 아직 이야기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F1] 모나코 그랑프리도 그리드 걸 부활 검토에 해밀턴 “생큐 지저스”

    [F1] 모나코 그랑프리도 그리드 걸 부활 검토에 해밀턴 “생큐 지저스”

    “고맙습니다 주님(Thank you Jesus).” 너무 자신의 심경을 솔직히 드러냈다고 생각했을까. 곧바로 지워 버렸다. 8일(현지시간) 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원(F1)의 바레인 그랑프리에 출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루이스 해밀턴(영국)이 모나코 그랑프리에 그리드 걸이 배치된다는 소식을 듣고 여러 장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이런 글을 달았다가 얼마 안돼 삭제했다. 모나코 그랑프리 조직위원회를 맡고 있는 미셸 보에리는 F1 주최사인 리버티 미디어와 자신이 겪는 단 하나의 문제는 그리드 걸 문제라며 “아가씨들은 예쁘다. 계속 카메라 앞에 있게 될 것”이라고 드미트리 코작 러시아 부총리 겸 러시아 그랑프리 조직위원장과 비슷한 취지의 얘기를 했다. 리버티 미디어는 레이스 도중 각종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하는 그리드 걸을 채용하는 관행을 지난 1월 공식 폐기하고 ‘그리드 키드’로 대체하기로 했다. 지난달 호주 그랑프리에서는 어린이들이 깃발을 든 채 트랙 위에 섰다. 하지만 코작 위원장은 인테르팍스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어린이들을 트랙에 세우는 것은 다칠 염려가 있어 잘못된 결정이라고 못박고 “여기에는 어른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모든 유형의 모터스포츠에는 자동차를 조화롭고 기쁘게 광고해왔다. 합의를 이뤄낸다면 우리는 이 전통을 재도입했으면 한다. 무엇보다 우리 아가씨들이 제일 예쁘다”고 덧붙였다.F1 월드 그랑프리 시리즈 가운데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모나코 그랑프리는 다음달 27일 열리고, 러시아 흑해 연안 휴양지인 소치에서 열리는 러시아 그랑프리는 오는 9월 30일 열린다. F1의 상업광고 책임자인 션 브래치스는 그리드 걸을 채용하는 것은 “현대 사회 통념과 명백히 충돌한다”며 “우리는 그 관행이 F1과 전 세계 팬들-나이 들었거나 젊거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일이 됐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팀의 징계위원회 부책임자인 클레어 윌리엄스는 “이 종목이 내릴 필요가 있었던 결정”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팀 후보 드라이버였던 수지 볼프는 그리드 걸 때문에 자신이 공격받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을 더 이상 쓰지 않는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한 발 내디딘 것”이라고 반겼다. 한편 시즌 첫 호주 그랑프리에서 제바스티안 페텔(독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해밀턴은 6일 첫 번째 연습 주행 5위였다가 두 번째 연습 주행 4위로 올라서 7일 세 번째이자 마지막 연습 주행 때 몇 위를 차지해 8일 본 주행에 나설지 관심을 끌었는데 변수가 생겼다. 호주 그랑프리 때 여섯 바퀴를 돌 때까지 기어박스를 바꾸면 안된다는 규정을 연료 누출 때문에 지키지 않아 본 주행 때 다섯 계단을 깎이는 징계를 국제자동차연맹(FIA)으로부터 받았다. 이에 따라 마지막 연습 주행 때 차지한 순위에서 다섯 계단을 깎여 출발하는 매우 불리한 상황에 몰렸다. 마지막 연습 주행은 한국시간으로 7일 밤 9시 시작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F1 러시아그랑프리 책임자 “아가씨들 예뻐 그리드걸 부활해야”

    F1 러시아그랑프리 책임자 “아가씨들 예뻐 그리드걸 부활해야”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원(F1) 러시아 그랑프리 조직위원장이 “우리 아가씨들이 제일 예쁘기 때문에“ ‘그리드 걸’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F1 주최사는 레이스 도중 각종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하는 그리드 걸을 채용하는 관행을 지난 1월 공식 폐기하고 ‘그리드 키드’로 대체하기로 했다. 하지만 드미트리 코작 부총리 겸 러시아 그랑프리 조직위원장은 인테르팍스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어린이들을 트랙에 세우는 것은 다칠 염려가 있어 잘못된 결정이라고 못박고 “여기에는 어른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모든 유형의 모터스포츠에는 자동차를 조화롭고 기쁘게 광고해왔다. 합의를 이뤄낸다면 우리는 이 전통을 재도입했으면 한다. 무엇보다 우리 아가씨들이 제일 예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그랑프리는 오는 9월 28일부터 사흘 동안 흑해 연안 관광지이며 4년 전 동계올림픽을 치른 소치에서 열린다. F1의 그리드걸 폐지 정책은 잉글랜드 프로페셔널 다트 코퍼레이션이 ‘워크온 걸’을 더 이상 배치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리자 곧 뒤따라 확정됐다. F1의 광고 책임자인 션 브래치스는 “이 위대한 스포츠를 위한 전망과 조금 더 나란히 가기 위해” 변화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성스포츠재단은 그리드 걸 폐지를 사이클과 복싱, 종합격투기 대회인 UFC에로 확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때 파트타임 그리드 걸로 일했던 샬럿 개시는 영국 BBC 라디오5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치적으로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는 F1의 설명에 역겨움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12월 BBC 스포츠는 그리드 걸이 F1에 남아 있어야 하느냐를 놓고 설문조사를 벌였는데 60%가 존속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지금, 이 영화] 레이디 버드

    [지금, 이 영화] 레이디 버드

    크리스틴(세어셔 로넌)은 부모가 지어준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본인을 명명한다. “레이디 버드”(LADY BIRD). 그녀는 이것이 자신의 진짜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레이디버드(ladybird)라고 붙여 쓰면 ‘무당벌레’ 혹은 ‘연인’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나는 레이디 버드를 ‘아가씨 새’로 직역하고 싶다. 진부하게 들리겠으나, ‘데미안’의 저 유명한 구절 때문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이렇게 보면 자칭 레이디 버드는, 기성 질서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삶을 살려는 그녀의 의지가 담긴 선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레이디 버드는 두 개의 세계에 맞선다. 하나는 그녀의 고향 새크라멘토다. 이곳은 캘리포니아주에 속해 있다. 그러나 같은 행정 구역인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인지도가 낮다. 영화 오프닝에 아예 이런 문장이 나올 정도다. “캘리포니아의 쾌락주의를 말하는 자는 새크라멘토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 봐야 한다.” 새크라멘토 출신 작가 존 디디온의 말이다. 한마디로 새크라멘토는 흥미 있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심심하고 지루한 동네라는 이야기다. 고등학교 졸업반인 레이디 버드가 기어코 뉴욕 같은 대도시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려고 애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그녀가 맞서는 다른 하나의 세계는 엄마 매리언(로라 멧캐프)이다. 매리언은 미국 명문대에 진학하겠다는 레이디 버드를 향해 차갑게 대꾸한다. “넌 그런 학교 못 가. 그냥 시립대학에나 가. 그런 정신 상태로는 시립대 아니면 감방밖에 못 가. 그런데 들락대다 보면 자립 방법은 배우겠지.” 아무리 평소 딸의 행실을 잘 알고 있어도 지나치다 싶은 언사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평범함을 거부하는 레이디 버드의 성품이 어디서 왔겠는가. (이 대화는 매리언이 운전하는 차 안에서 이루어졌고, 레이디 버드가 달리는 차 문을 열고 뛰어내리면서 끝났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정말로 죽을 만큼 싸우는 것이다) 모전여전이다. 이 영화는 이처럼 두 개의 세계에 대항하는 레이디 버드의 분투기를 담아낸다. 한데 동시에 다음과 같은 질문거리도 던진다. 이를테면 ‘알은 새를 가두기만 하는, 그러니까 산산이 부숴버려야 할 세계인가?’ 하는 점이다. 적어도 그레타 거위그 감독은 그렇게 보지 않는 것 같다. 영화는 뒤로 가면서 새로운 명제를 제시한다. 새가 아니었던 어떤 생명체가 새로 태어날 수 있도록 따뜻하게 지켜준 세계가 바로 알이라는 사실이다. 새가 알을 깨야 하는 것은 맞다. 그래야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으니까. 하나 그렇다고 새가 지금까지 자신을 보호해 왔던 알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을 테다. 새크라멘토―엄마라는 알 없이는 레이디 버드도 없었다. 그녀는 천천히 그것을 체감한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포토] 설현, 히피 아가씨로 변신… 몽환적 청순미

    [포토] 설현, 히피 아가씨로 변신… 몽환적 청순미

    2018년 3월 28일 –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Gucci)는 가수 겸 배우 설현과 함께한 보그 코리아 4월호 패션화보를 공개했다. 중세부터 부유한 예술가들이 살던 밀라노의 코르소 마젠타에서 촬영된 화보 속 설현은 70년대 히피 아가씨로 분했으며,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디자인한 구찌의 2018 봄/여름 컬렉션 의상과 악세서리를 착용해 빈티지한 느낌을 부각시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캐나다 18세 소녀 생일날 산 로또 당첨 “평생 매주 106만원 지급”

    캐나다 18세 소녀 생일날 산 로또 당첨 “평생 매주 106만원 지급”

    캐나다의 18세 소녀가 생일을 자축하려고 생전 처음 산 로또가 당첨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퀘벡주에 사는 찰리 라가르드.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18회 생일을 맞아 샴페인 한 병과 함께 긁어서 당첨 여부를 알 수 있는 로또 복권을 샀는데 일시불로 100만 캐나다달러(약 8억 2000만원)를 받거나 평생 매주 1000달러(약 106만원)를 지급받는 것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그는 금융전문가의 조언을 구해 세금이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26일 매주 1000달러를 지급받는 쪽을 택했다. 로또 퀘벡의 패트리스 라부아 대변인은 “세금이 안 붙으니 10만달러 연봉을 챙기는 셈이더군요. 그 나이 또래의 아가씨치곤 대단한 인생의 출발”이라며 “생애 처음 산 로또 복권으로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라가르드는 여행과 교육에 당첨금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사진을 공부하고 싶어요. 내 꿈 중 하나는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일하는 것”이라고 로또 퀘벡에 밝혔다고 영국 BBC가 27일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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