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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회 전통축제행렬 새달7일“첫 행차”/내고장 향토문화제 꽃피운다

    ◎서울신문사­금성사 공동주최/「충무공」 등 7개 행사… “10월까지 축제무드”/「한마음 한울림」주제,주민 자발참여 유도/「행렬」 일변도 탈피 뮤지컬·가무악 등 첫 선 향토문화축제 지원사업」의 첫번째 결실인 「충무공 승전 행차행렬」이 오는 4월7일 군항제가 벌어질 경남 진해에서 펼쳐진다.올해로 4회를 맞는 「향토문화축제 지원사업」은 서울신문사와 금성사가 전통축제를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켜 지역민들에게 미래 지향적인 삶의 원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90년 시작한 것.KBS의 후원 아래 이제는 전국 각 지역 향토문화제의 대표적 행사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한 마음,한 울림의 신바람 축제」라는 주제로 전국의 대표적인 향토문화제 기간중 지역의 특색과 전통이 살아있는 7번의 축제행사를 펼치게 된다.행사 목표는 축제가 벌어지는 지역의 문화적 자부심을 불러 일으키고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향토축제를 정착시켜 지역의 사회 문화 경제적 발전에 기여할수 있는 축제를 만든다는 것.이에따라 지역의 문화예술인,향토사가 등 지역문화담당자들과의 꾸준한 협의를 통해 지역민의 자발적 참여와 흥미를 유발하는 생명력있는 축제가 되도록 할 계획이다. ○「축제예술」서 기획 올해 축제 지원사업의 특징은 그동안의 행차행렬 일변도에서 벗어나 각 향토축제의 성격에 맞게 뮤지컬과 가무악,무용극 등 다양한 형태의 축제행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행사의 기획과 연출,진행은 올해도 「축제예술」이 맡았다. 전국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 이번 행사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 보기로 한다. ▷진해 군항제◁ 이충무공의 기개가 어린 충절의 고장 진해에서 펼쳐지는 군항제는 충무공호국정신선양회가 주최하는 종합 향토예술제.「충무공 승전 행차」는 벚꽃이 활짝 피어 축제 분위기가 절정에 달할 4월7일 경축식이 열리는 공설운동장에서 필승로,충무공시비,진해역을 거쳐 출발점으로 되돌아 오는 2.5㎞ 구간에서 벌어진다. 경축식은 안골포 해전에서의 승리를 알리는 파발마가 폭죽과 연막탄이 터지는 가운데 식장으로 달려 들어오며 시작된다.이어 이충무공이 취타대의 주악속에 입장하면 최초의 승전을알리는 장계가 낭송되고 승전무와 검무,사물놀이 등 축하공연이 펼쳐진다.경축식이 끝나면 사물놀이패와 충무공의 영정을 앞세운 승전 행차행렬이 출발한다.행렬에는 거북선과 판옥선이 등장해 충무공의 기개를 드높이고 시내 중심부에서는 판굿을 벌이고 축포를 쏘아 시민 및 관광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게 된다.또 잡색패를 행렬 주변에 따르게 해 관람객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할 계획이다. ▷남원 춘향제◁ 춘향제는 정절의 여인 춘향의 얼을 부각시켜 한국 여인의 아름다움을 선양하기 위해 춘향문화선양회가 마련한 향토축제.이런 취지에 따라 올해는 행렬 대신 극단 대중극장의 고전 뮤지컬 「사물놀이와 서울방자」를 오는 5월28일 광한루 특설무대에서 공연한다. 대중극장은 「아가씨와 건달」「캐츠」 등으로 큰 성공을 거둔 뮤지컬 전문 극단.이번 공연은 대중극장 단원외에 「사물 광대패」와 남원상고 취타대 등 모두 52명이 출연하는 대규모 무대가 된다. 「사물놀이와 서울방자」는 춘향전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방자를 통해 춘향전이 갖고 있는 아름다운 사랑의 선율과 정서를 조명하고 방자와 향단의 관계를 통해 춘향과 이도령의 사랑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파헤쳤다.현대 젊은이들의 즉흥적이고 일회용적인 사랑을 희극적으로 풍자했다. 「사물놀이와 서울방자」는 춘향과 이도령의 사랑이 꽃 핀 광한루에서 횃불이 밝혀진 가운데 공연될 예정이어서 축제가 한창인 초여름 밤의 정취를 더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릉 단오제◁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는 단오제는 음력 5월5일을 전후해 20여일 동안 치러지는 강릉지방의 유서 깊은 산신성황제이다.강릉부사가 대관령 산신당으로 신을 모시러 가는 행차를 축제화한 「영신행렬」은 6월23일 시청에서 공설운동장에 이르는 2.5㎞ 구간에서 펼쳐진다. ○밤 행사로 전환 이번에는 그동안 낮에 열리던 행사를 밤으로 전환해 극적 효과 및 관중유인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행렬참가자들은 영산홍가,강릉 아리랑 등 잘 알려진 토속민요를 합창해 시민들이 후렴을 따라 부를수 있도록 할 계획.또 행렬 중간에 횃불놀이와 관노놀이,풍물놀이,취타연주 등 한바탕 잔치를 벌여 시민들의 참여를 높이기로 했다. 「영신행렬」에는 농악대와 취타대,민요팀,관노가면극회원,횃불행렬 등 모두 4백40명이 참여한다. ▷충주 우륵문화제◁ 충주는 신라의 낙성 우륵이 가야금을 타던 탄금대가있는 곳.해마다 10월에 열리는 우륵문화제는 그를 기리는 축제이다.탄금대는 또 임진왜란 당시 신립장군이 배수의 진을 치고 왜군과 장렬히 싸우다 패퇴한 여한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임경업장군 출진행렬」은 임장군이 금나라와 싸우기 위해 출진하는 행렬을 재현한 것.안으로는 이괄의 난을 평정하고 밖으로는 외적을 치려던 장군의 기개와 국난극복 의지를 재조명하기 위해서 마련했다. 행사는 공설운동장에서 임장군을 모시는 청신과정을 통해 장군의 혼을 받드는 제의식으로 시작된다.이어 무술시연으로 흥을 돋우면 취타,검무,태평무 등 군사들의 사기를 돋우기 위한 위안잔치가 펼쳐진다. 행렬은 공설운동장에서 시청,제1·제2 로터리를 거쳐 중앙공원에 이르는 3㎞ 구간에서펼쳐진다.임경업장군을 앞세운 행렬은 취타대와 영정,큰 북,전군,후군,고적대 등 모두 3백30여명으로 편성될 예정. ▷진주 개천예술제◁ 개천예술제는 경상남도가 해마다 10월에 거도적인 차원에서 벌이는 종합예술제이다.「김시민 목사행렬」은 진주성을 사수한 숭고한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행사이다. 진주성 싸움은 임진왜란의 3대첩 가운데 하나.「김시민 목사행렬」은 김시민목사를 중심으로 의병장 곽재우 등 민·관·군이 혼연일체가 되어 왜적을 물리친 사실을 행렬화한 것이다. 행렬은 진주 검무 및 진주 오광대,쾌지나칭칭나네 민요와 민속연희 등 특징적인 형태를 도입해 「고수사전지계」의 투철한 정신을 살리도록 했다.편성은 전도와 취타,솟대,대고,목사 및 군사,의병,민속연희단의 순으로 모두 4백여명이 참여한다. ▷공주 백제문화제◁ 백제문화제는 백제문화권 주민들을 지역적 문화적 동질감으로 묶고 찬란했던 고도의 긍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부여와 공주에서 번갈아 가며 10월에 여는 축제.백제인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하는 창작가무악「신명의 소리」와 무용극「윤회의 끈」을 준비하고 있다. 「신명의 소리」는 북,장고,징,꽹과리 등 타악기와 인간의 소리를 모아 우리 민족의 내면에 흐르고 있는 신명을 표현코자 한 것.「윤회의 끈」은 생로병사에 얽힌 인간의 고뇌를 정중동,동중정의 무용으로 구성했다.
  • 가짜 여행자수표 사용/필리핀인 2명에 영장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3일 에드가르 카리아가씨(27·여행사 직원)등 필리핀인 2명을 위조유가증권 행사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 21일 상오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발행하는 1백달러짜리 위조여행자수표 10장을 갖고 들어와 이 가운데 2장을 서울 중구 태평로 N호텔에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연극배우 최종원씨(이세기의 인물탐구:20)

    ◎혼신다해 역동적 연기하는 “진짜 배우”/주어진 역할에 정열바쳐 특유의 개성표출/「리어왕」서 고뇌하는 내면연기로 주목받아/갖가지 삶의 모습 소화해내며 끝없는 연기변신 시도 거칠고 투박하다.솔직하고 꾸밈이 없다.불같고 칼같은 그의 성격상 중용과 중도를 지키는 모호한 태도는 맞지않는다.기백과 의리,정의감과 정열로 뭉쳐진 연극배우가 최종원이다. 아직은 들판에 풀어논듯한 포효와 폭만이 도사려보인다.그러나 탁탁 부러지기보다 불에 달군 쇠처럼 강인함이 돋보인다.부러지는듯 휘어지고 휘어졌다가도 제자리에 돌아와 설줄아는 투지,꿋꿋한 자존심이 그의 대명사다.만사에 주저함이 없다.한다면 한다.연기를 할때도 몸을 사리지않고 전신을 던진다. TV출연 때문에 연극연습에 소홀한 선배나 후배를 보면 연극만을 사랑하는 다른 사람들의 사기를 위해서라도 연극을 그만두어 줄것을 당당히 요구한다.TV인기,연기보충처럼 연극에 참여하는건 연극모독이자 관객모독,처럼부터 연극할 자격도 없다고 못박는다. 또 연출자나 제작자에겐 배우들의 좋은 연기를 끌어낼수 있을만큼 완벽하고도 만족한 여건을 갖춰달라고 말한다.그는 언제 어디서나 연극배우의 입장에서 배우의 권한을 옹호하고 주장한다. 한때는 연기자그룹을 발족하고 초대회장이 되어 본격적으로 배우들의 출연료 계약문제를 연극계에 제기한적도 있었다. 91년 연극의 해를 위한 모임에서는 그동안 창작극 활성화와 극단 지원 결과 과연 그 성과가 어땠는가를 따져 관계자들을 긴장시켰다.그때도 그자리에서 막연하게 단체를 지원하여 지원금의 효력을 희석시키기보다 한사람의 연기자를 집중적으로 지원해보는 방법을 고려해보는게 어떠냐고 물었다. 그는 이런식으로 열성적으로 연극무대를 지켜왔다.20년간 1백여편,아마도 그처럼 많은 연극에 출연한 배우도 드물 것이다.최종원이 끼지 않으면 연극이 안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주어진 무대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게 밀착하여 그는 이미 「최종원 특유의 색깔과 체취가 물씬 풍기는 살아있는 연기」를 구사한지 오래다. 최종원의 출생과 성장기는 마치 일부러 설정해놓은 무대와 인물구성처럼 파란만장으로 점철되어있다.그것은 어쩌면 소설이나 연극보다 더 가파른 삶의 진실이라 할수 있다. ○탄광촌서 유년기 보내 강원도 태백,광부의 8남매중 막내.태백공고 졸업후 그는 그의 부친이나 형들처럼 함태 탄광에서 탄분석기사로 일한적이 있다. 이 일을 하기위해 3개월동안 갱(갱)속에서 생활하는 연수기간을 거쳐야했다.그리고 3개월 연수를 끝내고 갱속에서 나오던날,동료중의 하나가 지하로 떨어져 죽는 슬픔을 눈앞에서 겪었다.그는 동료의 시체를 찾아내겠다고 울부짖었다.그러나 수직 6백m 지하로 떨어지면서 비좁은 갱벽에 부딪쳐 산산조각이 났을 시체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낼수 없었다. 동네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사람이 죽어나갔다.곡소리가 그칠날이 없었다.남편을 잃고 자식을 잃은 부인네들의 통곡소리,이런 생활에 지쳐 걸핏하면 보따리를 싸들고 도망치는 가족들,남자들은 대낮부터 술상에 둘러앉아 탄가루에 찌든 목을 술로씻어 내렸다.슬픔은 차라리 사치임을 그는 어린시절에 진작 터득하고 있었나보다.어머니에게 손목을 잡혀초상집에가면 어른들은 술마시고 어린애들은 떡이나 국수를 얻어먹는다.청소년기에는 남의 상가에 가서 상여메는 일을 도맡다시피했다.상여를 멨던 광목한필을 얻을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산도 나무도 심지어는 빨래줄에 널린 빨래까지도 온통 검은색 뿐인 묵화같은 탄광촌,그는 둘째형이 메탄가스로 질식사하는 사고를 겪은후 더이상 참지못하고 고향을 탈출했다.술집외상,싸움질,비통,울분,가난과 무기력이 집합된듯한 극지의 땅을 떠나지않는한 타고 태어난 운명적 비극을 모면할수 없을것 같았다. 그는 집을 떠나 서울에서 간호원으로 일하고 있던 손위 누이의 자취방에 얹혀살았다.농무가 눈앞에 쌓인것처럼 막막할뿐,대책도 목적도 없었다.평소 연극을 좋아하던 누이가 갑자기 「연극을 해보는게 어떠냐?」고 물었다. 연극이라면 고등학교때 박종화원작의 「금삼의 피」를 해본적이 있었다.그때 맡았던 「연산군」이 미련처럼 내면에서 꿈틀거렸다.그러나 배고픈 그에겐 연극은 너무나 한가한 소리였다.몇달을 빈둥거리다가 서울연극학교(현 서울예전)에 입학원서를 냈다. 면접하는 날 동랑 유치진선생이 『자네는 왜 연극을 하려는가』고 물었다.그는 대뜸 「연극을 위해서」라고 대답했다.연극을 위해서 왠지 자기자신이 필요한 존재일 것 같았다.남다른 경험을 요구하는 연극무대에서 그는 끝내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었다. 70년,전국대학생극협의회가 주최하는 연극 「콜렉터」로 정식 데뷔,그때 협의회 자문으로 있던 유현목 하길종감독이 그의 연기의 가능성을 인정해주었다.그는 차츰 연극무대에 침몰되어갔다.의사 형사 주정뱅이 농부 공사판 감독에서 백만장자 워벅스,무기력한 세일즈맨,에쿠우스와 햄릿,방화범에 이르기까지 그는 수많은 연기변신을 시도해나갔다.연극평자들로부터 「좋은 재목」「탄탄한 연기자」「능란하고 현란한 연기구사」로 평가되기도 했다. ○70년 「콜렉터」로 데뷔 그러나 모든 역할이 그때마다 절실하게 밀착되는건 아니었다.전혀 엉뚱하고 생소하여 접근이 불가능한 역할은 얼마든지 있었다.83년 안민수연출의 「리어왕」이 그랬다.오랜만에 동랑의 연극에서 타이틀 롤을 맡게됐으나한달반의 연습이 지났는데도 도무지 연기 이미지가 포착되지 않았다.하나의 역할을 끝내고 또다른 새로운 성격을 몸속에 채워야한다.그러나 리어의 모습은 아득한데서 맴돌뿐 이에 탐닉되지 않았다.그는 이 역할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최종원의 잠재된 수많은 가능성을 간파하고있던 연출자는 오히려 그에게 1주일간의 휴가를 주었다. 『리어는 특별한 인간이 아니다.한 가정에 가장이 있고 회사에는 사장이 있듯이 그는 한나라의 왕이다.너무 부담갖지 말라』고 위로했다.리어왕의 고뇌와 갈등이 전광처럼 뇌리를 스쳤다.결국 「리어왕」은 최종원의 내면연기를 끌어낸 화제작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그의 대표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무슨일에든 망설이는 법이 없다고 했으니 시시때때로 연극이냐 생활이냐,연극에 대한 회의에 시달렸다.연극의 열성만큼이나 다른 일을 했다면 그도 남들처럼 풍요롭게 살수 있었을 것이다.아무리 온몸을 던져 무대를 지켜도 느는건 눈덩이처럼 커지는 빚뿐이었다.연극을 할수록 가난의 공동은 깊이 패어갔다. 연극초기때부터 줄곧 살고있는 명륜동3가 언덕바지에서 부부(부인 정영애씨)와 딸 둘(고1,중3)네식구가 전셋집을 전전하면서 그는 10원을 아끼기 위해 연탄을 직접 날라다 쓴적도 있다.생활때문에 어쩌다 1년에 한두편 TV베스트셀러극장이며 「마유미」등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가족들이 그의 연극보다 TV나 영화출연을 더 좋아하는 것에 그는 위기감을 느꼈다. 『당신은 연극배우의 아내다.나는 처음부터 연극배우였다.이를 전제하고 결혼했었다』고 단호하게 못박았다. 가족들이 불편해 하더라도 그는 연극을 포기할 순 없었다.다른 동료들처럼 TV나 영화로 돌 생각은 더더군다나 없다.연극은 천직이고 다른일은 생계수단에 지나지 않았다.85년이후 TV출연을 일체 끊어버렸다. 연극무대를 지키는 배우는 드물다.자신의 직업에 자랑스러움과 긍지를 갖게된 그로서는 이런 현실이 안타까웠다.관객들이 두시간전부터 극장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뉴욕의 브로드웨이나 일본 연극계가 부러웠다.그는 뜻맞는 동료를 만나면 배우들의 의식개혁을 부르짖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갖가지 삶을 다양하게 비쳐보는 연극의 매력,어떤 예술과도 견줄수 없다.인간이 전신으로 할수 있는 총체예술은 연극의 수단을 능가할 수 없다고. ○작년 「극발전연」 발족 지난해 그는 연극계의 선배이자 존경해온 연기자인 전무송과 의기투합,순수연극을 지향하는 극발전연구회를 발족하여 첫무대로 이강백작 김광림연출의 「북어대가리」를 동숭동 성좌소극장에 올렸다. 자신의 주어진 삶을 한치의 오차없이 지키려는 창고지기 전무송과 갇혀진 창고속의 삶으로부터 끊임없이 탈출을 꾀하려는 최종원의 거칠고 절박한 모습에는 그 옛날 탄광촌을 벗어날 때의 몸부림이 실려있어 보는이의 가슴에 전율같은 감동을 흐르게 한다. 더구나 23년간 기다려온 대선배 전무송과의 연기대결은 「연염의 조화」에 비유될만큼 그의 성숙을 확인시켜주었다. 이제 어떤 역할에든 책임져야 하는 위치. 심장의 고동소리까지도 생생하게 객석에 전달하고 싶어하는 그의 정열은 모든 고통과 시련을 딛고 이긴 투지의 결정에 틀림없다.머리카락 한올 까지도 혼신을 다해 역동적으로 연기해내는 배우가 우리에게도 있음을 연극계는 물론 연극을 사랑하는 관객 모두는 고마워하고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연보 ▲1949년10월 강원도 태백 출생 최석담씨(84)와 김옥녀여사(85)의 4남4녀중 막내 ▲67년 태백공업고 광산과 졸업 ▲68년 함태탄광 탄분석기사 ▲69년 상경,서울 연극학교 (현 서울 예전)연극영화과 입학 ▲70년 서울연극학교 학생회초대회장 ▲〃 전국 대학생 극 협의회 주최 연극 「콜렉터」로 데뷔 ▲〃 수재민 돕기 지방공연 「점을칩니다」 1팬,「교행」 「춘향전」 ▲71년 재경 강원도 학우회주최 연극 「형제」로 강원도 일원 공연 ▲77년 세종문화회관 개관기념공연(이진순연출 「북벌」) ▲83년 연기자그룹창립(초대·2대·8대 회장역임) 85년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연극영화과 졸업 87년 극단 부활과 이재한작·연출 「배비장전」 미국지역 45일간 순회공연 89년 영화 「마유미」 촬영차 도미 ▲90년 서울연극제 「아버지바다」 개인연기상 수상기념 뉴욕 연수 ▲91년 「연극의해」 기획위원▲〃 배우협회 창립(창립기념공연 윤대성작·정일성연출 「출세기」) ▲92년 일본동경 다이니아이리스 페스티벌 참가(김상열작 「길」) ▲현재 한국연극협회이사·극예술발전연구회 창립멤버(전무송과 발족) 「거룩한 직업」「어린왕자」「달집」「우회」「베니스의상인」「방화광」「노부인의 방문」「날개」「동물원이야기」「그리고 리어든양은 마시기 시작했다」「탱고」「검찰측증인」「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리어왕」「내·물·빛」「에쿠우스」「햄릿」「밤의묵시록」「신화1900」「욕망이라는이름의전차」「꽃을 사절합니다」「지금은 부재중」「티타임의 정사」「세일즈맨의 죽음」「환타스틱」「심판」「출구없는방」「애니」「만리장성」「아가씨와 건달들」「매춘Ⅱ」「헬로 미스터후라이데이」「하나를 위한 이중주」「기막힌 사내들」「아버지바다」「토선생전」「살로메」「누가 버지니아울프를 두려워하랴」「락스트리트」「그리운 앙트완느」「마네킹의축제」「변신」「격정만리」「길((욕)」「아침부터 자정까지」등 앙코르공연외 초총공연만 100여편이상,현재 「북어대가리」공연중.영화 「아제아제바라아제」「마유미」「꿈」「나의아내를 슬프게 하는것들」등…. 영화연극상·서울연극제개인연기상·동아연극상대상·서울극평가그룹상
  • 에토레 노바/베스파시아니/이 정상아리아 국내 첫 선

    ◎서울신문사 초청,새달 4∼8일 대구·전주 등서 순회공연/“중후·매력적인 음성에 뛰어난 연기력”/「춘희」·「카르멘」 등 본고장음악 만끽 기회/소프라노 김금희씨 출연… 한­이 우정의 무대 기대 리아의 바리톤 에토레 노바와 메조소프라노 암브라 베스파시아니가 8일 하오 7시 호암아트홀에서 국내 오페라 팬들에게 노래를 통해 첫 선을 보인다. 서울신문사 초청으로 내한하는 노바와 베스파시아니는 성악의 본고장 이탈리아의 오페라 무대에서도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들이다.이들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 장기로 하는 토스티,쿠르티스 등의 이탈리아 가곡과 베르디,마스카니 등의 오페라 아리아들을 부른다.피아노 반주는 스테파노 지아니니.이들과 함께 국내 소프라노 김금희가 출연할 예정이어서 양국 성악가들이 우의를 다지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들은 서울에서 공연을 각기에 앞서 4일에는 대구 문화회관,5일은 전주 학생회관,6일은 마산 올림픽생활관에서 각각 연주회를 펼친다.특히 전주와 마산지역은 지금도 들을만한 연주회 자체가 적은 것이 현실.이런 상황에서 이번 공연은 이들 지역의 팬들이 본고장의 음악을 즐길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에토레 노바는 청중을 압도하는 중후하면서도 매력적인 음성과 뛰어난 연기력의 소유자로 알려져있다.그는 1946년 로마에서 태어나 베르디음악원을 졸업한뒤 밀라노음악원에서 물리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이다.1974년 플로렌스오페라극장에서 푸치니의 「서부의 아가씨」로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1천회 이상의 오페라에 출연해왔다.또 베르디국제콩쿠르와 밀라노국제콩쿠르 등 권위있는 이탈리아의 오페라콩쿠르를 석권해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셜리 베레트 등 수많은 세계 정상급 가수들과 주역으로 함께 무대에 서왔다. 암브라 베스파시아니는 보기 드물게 강렬한 음성을 지닌 메조소프라노이다.로시니음악원과 산타체칠리아음악원을 졸업하고 마리아 칼라스 국제콩쿠르에서 입상한 경력을 지녔다.현재는 로마의 베로나야외극장과 플로렌스오페라극장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금희는 22살때 대학원생 신분으로 김자경오페라단의 「마농」공연 오디션에 뽑혀 화려하게 데뷔했다.이어 이탈리아 칼라리 국제성악콩쿠르와 팔마 국제콩쿠르 입상을 통해 국제적으로 재능을 인정 받았다.현재 추계예대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그는 리트와 오라토리오,오페라,그리고 한국가곡을 포괄하는 폭 넓은 레퍼터리의 소유자로 작곡가가 원하는 음악을 만들어내는 음악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토레 노바는 이번 공연에서 카르딜로의 「무정한 마음」과 베르디의 「춘희」가운데 「프로벤자 네 고향으로」,「너는 왜 울지않고」,카푸아의 「오 나의 태양」 등을 부른다.베스파시아니는 토스티의 「작은 입술」,비제의 「카르멘」가운데 「하바네라」,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가운데 「어머님도 아시다시피」,칠레아의 「아드리아나 레코브레」가운데 「떠돌이 별」 등을 선보인다.또 김금희는 「동심초」「꽃 구름 속에」 등 우리 가곡과 함께 푸치니의 「자니 스키키」가운데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슈트라우스의 「봄의 소리 왈츠」를 부르게 된다. 공연문의는 739­6534.
  • 내연여학생까지 부정합격 알선/브로커 신훈식일당 수사 뒷얘기

    ◎대일외고 2년때 만나 결혼약속까지/경찰서 면회갔다 본부인에 관계 “들통”/동생이 대리응시 작년 한양대 입학도 ○…교육부가 통보한 추가대리시험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강력과 직원들은 이미 구속된 입시브로커 신훈식씨의 범행 2건이 더 드러나자 『신은 숨쉬는 것외에는 모든 것이 다 거짓말』이라며 신씨의 「오리발」에 혀를 내둘렀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신을 조사할 당시 신은 명백한 물증을 제시할 경우에만 범행을 실토했다』며 『저런 위선자가 어떻게 교단에 섰는지 알수 없다』고 말했다. ○…신씨와 내연관계를 유지한 남모양(21)은 대일외국어고 2학년인 90년 당시 국어교사이던 신씨와 알게 됐다고. 신씨는 유난히 자신을 따르는 남양에게 저녁도 사주면서 관심을 쏟아왔는데 남양에게는 본처와 이혼했다며 장래 결혼약속까지 했다는 것. ○…신씨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이 들통난 것은 사건직후 신씨를 면회간 남양이 서대문경찰서에서 신씨의 어머니·부인과 맞부딪쳤을 때였다. 아리따운 아가씨가 남편을 면회온 것을 이상히여긴 신씨부인이 『어떻게 왔느냐』고 묻자 남양은 떳떳하게 『약혼녀』라고. 신씨부인이 『내가 집사람인데 약혼녀라니 무슨 말이냐』고 해 신씨가 부인과 별거만 했지 아직 이혼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됐다고. ○…고교내신성적이 7등급인 남양은 대리시험을 통해 학력고사에서 2백95점을 얻어 전산학과에 1백명 가운데 34등으로 부정합격했다. 남양은 1학기등록금은 집에서 마련해 주었으나 2학기등록금은 신씨로부터 받았다. ○…남양은 어머니가 20년전 아버지와 이혼한뒤 화교와 재혼하자 그동안 화교아버지와 함께 지내왔다. 남양은 고3때 신씨에게 대만으로 유학가겠다고 했으나 신씨가 『여기서 그냥 공부하라』며 대리시험을 치러준 서울대생 김모양을 가정교사로 알선해 주자 대만유학을 포기했다는 것. ○…경찰은 신씨의 추가대리시험이 밝혀지자 신씨가 비밀통장도 여러개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 강력과 직원은 『신은 대리시험사례비를 받을때 수표를 꺼렸으며 주로 현금만 건네받았다』고 귀띔했다. ○…대리시험으로 올 후기에서 한양대본교 의예과에 합격한 서울 S병원원장 아들 서모군(18·M대부고3년)은 한양대에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합격이 자동 취소됐다. ○…동생의 대리시험으로 지난해 후기 한양대에 합격한 임태웅군은 84년 대전 대신고를 졸업한 6수생. 임군은 지난해 전기 한양대에 지원했다가 낙방하자 동생에게 대리시험을 부탁했다.
  • “국헌을 준수하고…”취임선서로 절정/미리 보는 14대대통령 취임식

    ◎화합상징 악대 동서남북 사방입장/신구대통령 단상악수로 임무교대/국악 「표정만방지곡」 연주속 청와대행 퍼레이드 새 정부의 출범을 알리는 대통령취임식의 세부 일정이 확정됐다.오는 25일 상오8시부터 시작되는 이 행사는 하오6시 국회 의사당 로텐다홀에서의 경축연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행사의 마당 마당 마다 신한국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바람이 스며있고 축제의 모습을 한껏 담고있는 게 이번 행사의 특징이다. ○「한마음 매듭」 내걸어 ▷행사장◁ 3만명 규모의 초대석은 크게 4구획으로 나눠져 있다.동서남북에서 모인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신한국창조를 다짐한다는 뜻이다.식단은 처마가 살짝 들어올려진 전통기와 지붕 모습으로 날아갈 듯 경쾌하다.지붕은 제14대 대통령을 상징하는 14개의 전통 배흘림 기둥이 떠받치고 있다.단상배면의 가운데는 대통령 휘장이 자리하고 좌우측엔 칼로 끊기 전엔 풀어지지않는 각각 7개씩 모두 14개의 「한마음 매듭」이 내걸려 화합과 단결을 상징하고 있다. 「제14대 대통령 취임식」현판은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한 컴퓨터 글씨로 아로새겨 진취적인 미래를 나타내고 의사당 벽면에는 대형 태극기 두개가 길게 늘어져있다.식장의 열과 열 사이에는 청사초롱이 빼곡히 걸려 꽃이 핀 듯하고 각 좌석에는 우천시에 대비,우의인 「한마음 도롱이」와 취임식 개요를 수록한 팸플릿이 놓여있다.참석자들은 가슴에 조그마한 「한마음 매듭」이 패용하고 있는데 이것이 비표출입증을 대신한다. 식장 주위에는 예포대 45명이 배치되어 있다.단상앞엔 각 시군구의 이름이 적힌 「화합의 깃발」 2백60개가 2백60명의 기수에 의해 들려져있다.그 옆엔 육해공 3군의 여단급 이상 부대기 2백60개로 구성된 「군기단」이 자리해 문무가 함께 한다. ○팔도민요·동요 합창 ▷식전행사◁ 상오 8시30분부터 「즐거운 아침」이라는 이름으로 식장에 모이는 사람들이 상쾌함을 느낄수 있도록 합창단이 민요와 동요를 부른다.「봄이와요」「그리운 언덕」「꿈나라」「불어라 봄바람」「봄맞이」「새날의 행진곡」「푸른바람」「거제뱃노래」등 16개 곡이 선정되어 있다.이때 행사요원들의 예행연습도 함께 병행된다.9시10분이 되면 전통의식인 「터씻음」이라는 일종의 길놀이가 시작된다.남측통로에서는 취타대가 여명,무령지곡,새날을 연주하며 입장한다.동측통로에서는 「화합의 깃발단」이,서측통로에서는 군기단이,북측통로에서는 군악대가 노들행진곡,신아리랑,영광,위대한 전진등을 연주하며 들어선다.이들을 이어 다시 남측에서는 팡파르단이,북측에서는 전통의장대가,동서 양쪽으로는 각각 50명의 북의 합주단이 나름의 특색있는 행진을 벌이며 밀려든다.웅장한 대고 5조는 로터리 중앙에 배치돼 장식 역할을 한다. 이들의 입장이 끝나면 3백명으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이 교향악 반주에 맞춰 팔도민요를 접속곡으로 부른다.민요 모음은 아리랑을 도입곡으로 「경복궁타령」「신고산타령」「배따라기」「한오백년」「천안삼거리」「울산아가씨」「해녀뱃노래」「농부가」등이다.이어 민요를 오늘에 맞게 작곡한 「오늘이 오늘이소서」가 계속된다. 새 대통령이 입장하기전 9시55분부터 57분 사이 2분동안은 「기다림」이란 행사로 침묵이 흐른다.정확히 57분 새대통령이 입장하면 초대인사의 박수와 국립국악원의 의전국악인 「만파정식지곡」이 장내를 가득 메운다. ○선서후엔 축포 21발 ▷취임식◁ 사회자의 개식선언과 함께 국회도서관과 의원회관앞뜰에 위치한 팡파르단과 국회 옥상위 3군 군악대의 우렁찬 팡파르가 울려퍼진다.이어 국민의례가 4분동안 진행되고 취임행사위원장인 현승종국무총리가 3분동안 식사를 한다.10시7분 역사적인 새대통령의 취임선서가 참석자 전원이 기립한 가운데 이뤄진다.선서가 끝날때 1천4백마리의 비둘기가 여의도 상공을 아름답게 수놓으며,여성성악가의 독창,21발의 축포가 계속 이어진다. 곧바로 새대통령이 향후 5년간의 국정포부를 밝히는 취임사를 하게된다.시간은 약 15분간으로 잡혀있다. 취임사가 끝나면 다시 교향악단·군악대·합창단이 공동으로 코리아판타지를 연주하고 사회자는 폐식선언을 하게된다.새대통령이 1호차에 올라 식장을 떠날때까지 또 다른 의전국악인 「표정만방지곡」이 연주된다.취임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이 행사는 「대통령에게 축복을」이란 의미를 담고있다. ○연도 시민들에 답례 ▷식후행사◁ 「다함께 앞으로」라는 주제로 진행된다.신·구대통령은 단상에서 악수를 나눈뒤 이임대통령은 곧바로 사저로 행한다.그러나 새 대통령은 관중석으로 들어서 3군 지휘관의 경례를 받고 국민대표들과 악수를 나눈다.그리곤 남쪽 통로 끝에서 1호차에 올라 청와대로 향한다.카퍼레이드가 시작되는 것이다. 새 대통령의 차량행렬이 시청앞을 지날때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경찰악대가 우리가곡 「희망의 나라」를,광화문에선 수방사·육사군악대,3군의장대,염광여상 고적대가 도열,「개선행진곡」등을 연주한다.새 대통령은 이곳 광화문에서 연도에 나와있는 시민들에게 답례를 할 예정이다.이 부분에 대한 세세한 내용은 경호상 공개되지않고 있다. 청와대에 들어서면 전 직원이 도열,환영의 뜻을 표하고 어린이 대표 30여명이 차에서 내리는 대통령을 에워싼채 서로서로 손을 잡고 동요를 부르며 현관까지 행진한다.현관 앞엔 도열해있는 서울시립청소년합창단이 대통령찬가를 불러 집무실로 들어서는새 대통령을 축하한다. 현관안으로 들어서기전,다시 손을 흔드는 새대통령에게 어린이대표들은 손에 들고있던 한송이꽃을 전달하며 축복이 있길 기원한다.
  • 안혁·강철환씨가 말하는 참상(요덕15호 북한정치범수용소:10)

    ◎생과 사의 경계선:마/“사랑도 죄” 임신 발각되면 사형/감시피해 돼지우리 등서 「부화행위」/생지옥에서 싹튼 애정/동료는 밖에서 망보고 신이 인간에게 준 최대의 선물은 아마도 남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닌가 싶다. 굶주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죽지못해 사는 이곳 수용소내에서도 남녀간에 싹트는 애틋한 감정만은 막을 수가 없었다. 나는 이 지옥같은 소굴속에서 피어난 몇가지 애정행각을 목격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의 남녀사랑이란 누구에게라도 들킬세라 숨죽인 눈짓으로 끝나기 일쑤이고 간혹은 굶주린 욕정을 일순간에 해소하는 행위로도 나타난다. 우리는 이것을 부화라고 불렀다. 어디에서나 남녀가 있는 곳에서는 이런 「사건」이 있게 마련인지라 수용소내에서도 이를 단속하기 위한 감시의 눈길이 강했다. 그래도 한창인 나이에 있는 젊은 사람들 가운데서는 감시를 피해가며 「부화」사건을 일으키곤 했다. 독신중대에 수용된 사람중 95%는 외국에서 공부한 유학생이었다. 때문에 살아서 나갈 기약은 없어도 이곳 여성동무들에게이들은 일견 진흙탕 속에 빠진 진주처럼 보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런 말을 하는 까닭은 이곳에서의 「부화」사건은 남자들 보다도 여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벌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나와 친하게 지냈던 한상길이란 친구도 그런 경우에 해당했다. 하루는 그가 아침식사를 하러 식당에 들어섰을 때였다.평소부터 상길이를 이상한 눈으로 본다고 느껴졌던 한 배식담당 여자가 『오늘 밤 자정에 돼지우리에서 만나자』고 살짝 귀엣말을 하는 것을 내가 들은 것이다. 그녀는 식당에서 일하며 배식을 하는 아가씨로 이전부터 상길이에게 강냉이 누릉지를 몰래 챙겨주기도 해 심상치 않다고 느끼던 터였다. 남녀가 다정하게 말을 건네기만 해도 한달간 독방구류장 행인데 야밤에 만나자는 요구를 받은 상길이로서는 생사를 건 모험을 해야 할 판이다. 그런데 상길이는 「부화」가 좋고 나쁜것은 고사하고 목숨이 달린 이 요구를 들어 줘야만 할 것이란 것을 난 알고 있었다. 먹을 것이 절대부족한 이곳에서 그에게 몰래 주어지는 누릉지는 그러한 「사랑」을대가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력하게 말리긴 했지만 나는 결국 그들을 위해 돼지우리앞에서 망을 봐주기로 했다. 그날은 달도 없는 깜깜한 밤이었다.상길이와 난 숙소에서 좀 떨어진 돼지우리에 그녀보다 조금 일찍 나가 주변을 둘러봤다. 잠시후 그녀가 나타났다.그녀는 이곳까지 오느라 숨이 가쁜 것인지 벌써부터 심호흡을 해댔다. 『빨리 오라요』그녀는 내가 있는 것을 힐끗 본뒤 아랑곳 하지않고 먼저 우리 안으로 들어갔다. 상길이는 나에게 작은 목소리로 『배고프지 않으려면 할 수 없어』라며 뒤따라 들어갔다. 고요한 적막속에서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싶더니만 이어 심호흡소리와 가는 신음소리도 섞여 들렸다. 그뒤에도 몇번 더 이런 경우가 있는지는 묻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며 상길이는 운이 좋은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다. 내가 수용돼 있는 동안 이런 부화를 했다가 나중에 임신이 된 것이 발각돼 처참히 죽은 사람도 보았다. 또 어떤 여자는 임신 4개월만에 고문과 체벌을 견디지 못하고 유산한 경우도 봤다.한번은 노역을 끝내고 숙소에 돌아오는 길에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 싸인채 『사회에서 X질한 년이 여기서도 그래』라는 욕설을 받으며 구류장으로 끌려가는 여자도 보았다. 사랑도 죄가 되는 수용소에서 젊은 남녀 수용인들의 사랑은 채 피어나기도 전에 짓밟히거나 죽음까지 각오해야 하는 것이다. □특별취재반 김만오(정치부차장) 양승현(정치부기자) 최철호(사회1부기자) 문호영(정치부〃) 송태섭(사회1부〃)
  • 수령의 건강(외언내언)

    김일성과 그의 건강비법은 공개될때마다 섬뜩한 놀라움을 안겨준다.지난해 80회 생일때는 자라피가 정력제로 좋다고해서 1천3백마리나 잡아들였다느니 살아있는 개구리며 오리에다 요와 이불에 넣기 위한 참새털 70만마리분 등등으로 실소를 금치 못하게 했다. 이번엔 그가 목욕할때 18세 전후의 아가씨들을 함께 탕에 들여보내고 혈액형이 같은 18세 미만의 처녀의 피를 정기수혈시킨다고 하여 또한번 우리를 아연케 한다.처녀의 핏속에는 활동성이 강한 백혈구와 헤모글로빈·알부민이 많이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아무리 수만가지 방법이 동원된다 해도 그로인해 수백살까지 건강하게 살았다는 기록은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다.진시황도 그의 기상천외한 건강비법에도 불구하고 49세밖에 살지 못했다.그야말로 수천궁녀의 꽃같은 치마폭에 둘러싸여 그들의 몸의 분비선에서 흘러나오는 강한 기(기)에 질려 지쳐 쓰러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실제로 사슴의 목에 대롱을 꽂고 생피를 마신 사람이 껌벅이는 사슴의 원망스러운 눈동자를 뇌리에서 지우지 못해 그 망령에 시달리다 병들어 죽었다는 일화도 있다.누가 만들어낸 이야긴지는 몰라도 지나친 건강집착은 일종의 병이다.자신의 타고난 수명을 알지 못하면서 병들거나 노쇠하기도 전에 지레 건강에 겁먹고 관리법에만 목을 걸듯이 의 존하는것도마찬가지현상이다. 김일성의 경우 「후계자를 완전히 구축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병사나 비명횡사」를 우려한 건강유지라면 역설적으로 그처럼 비상한 방법이 동원될만큼 그는 벌써 치유될 수없는 깊은 병에 걸린 상태일 것이다. 『건강한 몸을 가진자가 아니고는 조국에 충실한 자가 되기 어렵다』고 페스탈로치는 말했다.과도한 요양법으로 건강을 부지하려는 그 자체가 고칠수 없는 중병이라는 지적과 통한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혐오식품」「장기이식」에 이르기까지 유행처럼 신경을 곤두세우는 광적인 「건강집착환자」들에게 이런 낭설이 잘못 「건강정보」로나 받아들여질까 두렵다.건강은 끈질긴 집착에서 놓여날때 비로소 건강해진다.그리고 자연은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이미 자연스럽게 공급해주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겠다.
  • 18세처녀 피 정기수혈/해괴망측한 김일성의 건강관리법

    ◎통일원,「월간 북한동향」 보도/미녀들과 목욕… 여성호르몬 피부 흡수/“웃어야 장수” 남녀 7명 만담조도 운영 북한은 김정일 후계체제가 완전히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일성이 병사하거나 비명횡사할 경우 큰 위험이 초래될 것을 우려,김일성의 건강관리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통일원발간 「월간 북한동향」(12월호)에 따르면 김일성의 80회 생일(92년 4월15일)을 계기로 김정일이 김일성의 건강유지 문제에 직접 관여,주석궁의 출입은 물론 「1호행사(김일성참석)」참석자 선정시 자신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는 것. 또 김일성이 참석하는 모든 행사는 1시간이 넘지 않도록 조정하고 있으며 밤 10시 이전에 취침,다음날 스스로 깨어날 때까지 어떤 전화나 문안인사도 일체 금지시키고 있다고 한다.현재 김일성의 무병장수를 위해 동원되고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녹음보고제:김일성에게 하는 보고는 극히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항이거나 기분 좋은 사항에 한하라는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김정일의 사전 허락을 받은 내용만을 테이프에 녹음해 제출한다.그러면 이를 시중드는 처녀가 주로 산책시간에 녹음기를 들고 따라 다니며 들려 주고 이때 다른 처녀는 김일성의 반응과 지시사항을 낱낱히 기록,김정일은 이를 참고하여 국정을 수행하고 있다. ▲만담조 운영:웃음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에 착안,재담이 좋은 7명의 남녀 만담가로 「만담조」를 구성하여 하루 한 사람씩 매일 번갈아 가며 새로운 내용의 익살스러운 옛날 이야기나 해학적인 말과 몸짓으로 김일성을 웃기는 방법이다. ▲호르몬목욕탕 운영:18∼20세 전후의 「기쁨조」아가씨들을 골라 건강상태를 점검한 다음 김일성이 목욕할때 이들을 함께 온탕에 들여보낸다고 한다.이는 아가씨 몸의 분비선에서 흘러나오는 호르몬이 김일성의 피부에 자연스럽게 흡수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정기 수혈:김일성과 혈액형이 같은 18세 미만 처녀의 깨끗한 피를 정기적으로 수혈시키고 있는데 나이 어린 처녀들 핏속에는 활동성이 강한 백혈구와 헤모글로빈·알부민 등이 많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주석궁에 공기 흡수관 설치:주석궁(금수산의사당)뒤에 있는 아미산으로부터 직경 1백20㎝·길이 15∼20m의 대형 공기흡수관을 지하에 매설,김일성의 집무실과 거실·침실 등에 신선한 공기를 끌어 들이고 있다.
  • 남자의 수다와 광통신(컴퓨터생활)

    할거주의와 경쟁의식이 대화를 차단한다.이러한 풍조가 사회에 만연하여 「대화부족」현상이 심각하다.심지어 가정내에서도 부부간,부자간의 대화마저 잘 이루어지는 곳이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그래서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고 평소에 주장하고 있는데 「남자가 너무 수다를 떨면?」이라는 의견을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대화란 두사람 이상이 서로 통신을 하는 것이다. 필자가 35년전에 군에서 복무할때 쓴 야전용 전화를 기억한다.말할 때는 입에 대고 말하고 들을 때는 귀에다 대고 듣는 동그란 전화였다.소대본부나 중대본부에 전화를 해서 연락했었다.이것을 단방향(모노플렉스)통신이라고 한다.오늘날 우리가 쓰는 전화처럼 송신하는 동안에도 동시에 수신도 되는 것을 쌍방향(듀플렉스)통신이라 한다.쌍방향 통신에는 반이중과 전이중의 2가지가 있는데 각각 하프듀플렉스,풀듀플렉스라고 한다.앞의 것은 예를 들면 수다쟁이와 말더듬이의 대화와 같은 것이고 뒤의 것은 수다쟁이끼리 서로 양보하지 않고 수다를 떠는 대화라고나 할까. 한국사람의 대부분은 대화를 할때 「문장단위」로 하는 것 같다.상대방의 말이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자기의 말을 하는 식으로… 점잖고 좋지만 정보통신량이 많지가 않다. 일본사람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단어단위」로 하는 것 같다.상대방의 말에서 매단어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하이하이」하고 한다.그러니까 정확하게 정보통신이 되는 것 같다. 수다쟁이 미국인들은 「풀듀플렉스」로 대화하는 것 같다.한번은 옆에 있는 미국여인 두사람이 대화하는 것을 엿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이 아주머니들은 상대방의 말을 들으면서 자기 할 말을 계속 지껄여대는데 문장단위나 단어단위가 아니라 수신기와 송신기를 동시에 가동시킨다.놀란 것은 그래도 서로가 무엇을 말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통신속도도 빠를 뿐 아니라 쌍방향이라 정보통신량은 비교도 안될 만큼 많다는 것을 느꼈다. 「남아일언 중천금」이라는 교훈이 있어서인지 남자들은 도무지 대화를 잘 못하는 것 같다.서투른 말솜씨가 쑥스러워서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그래서인지 대화의 솜씨는여성쪽이 더 나은 것 같다.좀 수다스럽기는 해도 수다란 것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남자도 좀 수다스러우면 어때? 대화를 잘 진행한다면 아주 좋은 일이 아닐까? 대화에서 사랑과 이해가 생겨나는 것이다. 귀엽게 생긴 아가씨가 시계를 보면서 초조히 누구를 기다린다.한 청년이 헐레벌떡 뛰어오면서 그 아가씨에게 눈을 찡긋 윙크를 한다.아가씨의 얼굴에 웃음이 활짝 피고 얼굴색이 환해진다.윙크도 훌륭한 광통신에 의한 훌륭한 대화이다.
  • 루마니아인/“축구응원단 위장” 서구입국 붐(움직이는 세계)

    ◎벨기에 등 난민유입 늘어 골치/정식입국절차 까다로워 편법 사용/전직관료부터 미혼여성까지 다양/3년간 20만명이상 부자나라 나가선 “영주” 『가자 서방으로! 축구선수들을 따라 이 가난에서 벗어나자』 최근 서유럽 및 지중해연안의 국가들은 축구팀 응원단을 가장하는 편법까지 동원해 몰려드는 루마니아인들로 새로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난과 굶주림에서 벗어나 보려는 이들의 몸부림은 유럽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외국인폭력사태에도 아랑곳하지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3년동안 축구선수들을 따라 해외로 나간 루마니아인은 약 20만명으로 어림되고 있다.올해에만도 약 4만명이 이들을 따라나갔다. 이들은 경기일정을 마친 축구선수들이 귀국한 뒤에도 돌아올 줄 모른다. 가난에 찌든 조국의 생활에서 벗어나 모든 것이 풍요로운 서구에서 살아보기 위한 것이다. 루마니아인들이 정당한 입국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같은 편법을 쓰는 까닭은 서방의 각 정부가 매년 크게 늘고 있는 이들 난민의 유입을 막기 위해 비자발급을 매우 까다롭고 엄격하게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89년부터 자국민들의 유출을 막기 위해 루마니아 정부가 해외여행에 관한 법규를 개정, 이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것도 한 이유이다. 이 「가짜응원단」에 끼이는 루마니아인들은 전직 관료에서부터 매춘으로라도 돈을 벌어보려는 미혼여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축구팀을 따라나선 이들은 일단 경기장에서 루마니아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한다. 그러나 경기가 끝나면 이들은 선수단이 묵고 있는 숙소로 몰려가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현지 행정당국으로 가 난민신청을 한다. 대부분 미니스커트차림인 젊은 윤락녀들은 떼를 지어다니며 아예 경기장에서부터 잠자리를 흥정하기도 한다. 지난달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열린 축구경기에는 3백97명의 루마니아인들이 응원을 벌였지만 고국으로 돌아간 숫자는 고작 91명에 불과했다. 최근 키프러스에서 열린 월드컵 지역예선 축구경기장에 나온 한 젊은 루마니아 아가씨는 『이곳에서 눈감고 딱 3년만 몸을 팔면 루마니아에서 평생을 모아야 하는 큰 돈을 벌수 있다』면서 『당분간아무도 몰래 이곳에서 돈을 번 뒤 고국으로 돌아가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관전하려던 루마니아인 30명은 난민신청을 할 것으로 우려한 키프러스 국경관리소측에 의해 아예 입국이 저지당하기도 했다.국경관리소측은 『지난 1년동안 이처럼 응원단을 가장해 들어와 귀국하지 않고 머물러 있는 루마니아인이 무려 1천명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미르차 산두 루마니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조국의 명예를 더럽히고 있는 이들의 탈출성 출국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이 응원단을 심사해 선발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과거 공산치하에서나 있을 법한 이런 조치를 개혁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지금 취해야 하는 가난한 조국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도 대표팀은 체코 및 웨일즈등 3개 국가팀과 해외에서 경기를 치르도록 돼있다』면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오는 94년 월드컵 본선을 치를때까지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조국을 등지고 나갈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 외설의 잣대/김희수 청주대교수 문학평론가(굄돌)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는 성을 적군 저격용으로 썼다는 이야기가 있다.소련군이 체코에 침공해 왔을 때 그 소련군에 대항해 싸울 방도를 생각한 체코 아가씨들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자기네 국기를 단 깃대를 들고 돌아다녔다는 것이다.그것은 「수년간 저속한 금욕생활을 해야 했던 러시아군들에 대한 성적 저격행위」라고 작가는 적고 있다.체코아가씨들이 아름다운 미니스커트를 적군에 대한 저항용 무기로 썼다는 의식있는 위트가 독자들을 즐겁게 한다. 소설이냐 외설이냐로 시비가 되고 있는 마광수교수의 「즐거운 사라」는 적군에 대한 저격용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성윤리 저격용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우리 전통사회의 아름다운 여인들은 「정든 님 오셨는데 인사를 못해 행주치마 입에 물고 입만 빵끗」하였다.이처럼 수줍어 입만 빵끗하던 이 땅의 여인들이 어느새 「즐거운 사라」로까지 변모하였다. 「즐거운 사라」가 책방에서 동이 나고 읽지 못한 사람들이 구하지 못해 안달이라니 안쓰럽기도 하고 딱하기도 하다.필자는 이 작품을 읽지 못해 애타는 독자들을 위해 여기에 그 풍경 한 부분만 소개한다. 나는 흔히들 여성이 지켜야 할 최후의 보루요 지고지존(지고지존)의 미덕이라고 얘기하는 「순결한 여성」의 허울을 빨리 벗어버리고 싶었다. ……나를 아무 부담감없이 공짜로 「따먹어달라」고 부탁했을 때,기철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지」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어정쩡한 「처녀막 파열의식」이 어떨결에 치러졌고 나는 비로소 홀가분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즐거운 사라」P43) 흔히 예술작품이 혁명적인 불길처럼 독자들을 크게 자극하고 주도해 온 예술사의 실례를 생각해 볼 때 「즐거운 사라」는 분명 「순결한 여성」을 저격하는 마지막 포수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그는 이처럼 성도덕만 저격한 아니라 「공짜로 따먹어 달라」고 부탁… 운운한 문장처리같은 것은 예술과 소설 그 자체까지를 저격한 셈이다. 인간의 성지라할 성을 따먹고 따주고 한다는 표현은 예술과 소설 미학을 학살하는 문장이다.이럴 경우 정작 고발할 주체는 예술과 소설 그 자체일 것이다.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이 외설판정으로 크게 곤욕을 치렀지만 그 작품속에는 성애장면이 두드러진 경우에도 여성(창녀)에 대한 연민의 정과 인간애가 짙게 깔려 혐오감을 주지 않는다.우리나라의 작품들 속에도 흔히 성묘사가 나타나지만 그것이 작품 구도상의 필연성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을 때 그것은 외설이 아니라 사실성으로 정당화된다.
  • 피카소의 20대/이미 “거친 붓질”

    ◎입체파몰립 초창기 걸작품 한자리에/파리 그랑팔레화랑 전시… 조각 2점 눈길 프랑스 파리에 있는 그랑 팔레의 국립 갤러리는 오는 연말까지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걸작품들가운데 20대 청년시절에 그린 1백50점의 회화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전시,미술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이번 특별전시회에는 피카소의 생애를 더듬어볼수 있는 몇몇 그의 조각품들까지 나와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않고 있다. 이 피카소 작품전시회와 때맞춰 프랑스의 권위있는 시사주간지 르 포엥은 최신호에서 「피카소­정물화를 괴롭히는 사람」이라는 제하의 장문의 기사를 통해 그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고 있다. 1907년 봄,피카소가 「아비뇽의 아가씨들」을 그렸을때 사람들은 그의 정신상태를 의심했을만큼 놀랐다.미술사의 한 혁명으로 불리는 큐비즘(입체주의)의 탄생을 알리는 이 그림은 파리에서 피카소가 발견한 새로운 조형언어의 하나였다.지금으로부터 85년전 입이 뒤틀리고 팔이 잘린 이 기괴한 형태의 여인들은 19세기를 갓 벗어난 사람들에겐 야만적이고난폭한 충격일수 밖에 없었다. 『가장 일상적으로 접하는 사물이 나의 사상을 담는 그릇이다』­이 명언은 그의 작품세계의 출발점이 되고있다. 이번에 출품된 그의 출세작 「라 데세르트」를 비롯,그의 초기작품들은 그당시 여느 화가들과 마찬가지로 국화·달리아·꽃병·냄비·물병과 기타·만돌린등 악기류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았다. 그러나 1900년 파리에서 창작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그의 작품내용은 사뭇 달라진다.그림의 테마로는 하층계급 사람들의 비참한 생활상과 고독감이 두드러졌다. 그후 몽마르트르에 정주함과 동시에 그의 작품에는 과거의 스페인 예술,특히 카탈로니아 지방의 중세조각에 많은 영감을 받는 한편으로 E 그레코·고야 등이 지닌 독특한 단순화와 엄격성이 가미되어 갔다.테마로는 곡예사들을 묘사하는 일이 많아졌으나 그가 그린 어릿광대나 곡예사는 무대 위의 모습이 아니라 그 생활의 이면을 파헤친 애수 그것이었다. 1905년 무렵에는 G 아폴리네르와 H 마티스와 사귀게된다.그러나 작풍은 P 세잔의 형체관을 살려나가 점점단순화되었고,1907년 영원히 기념할 명작 「아비뇽의 아가씨들」에 이르러 형태분석이 비로소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때 그는 G 브라크와 함께 큐비즘운동을 전개,1909년에는 분석적 큐비즘,12년에는 종합적 큐비즘시대를 열고 25년께 갓 태어난 초현실주의에 매료될때까지 피카소는 큐비즘의 꽃을 활짝 피웠다.이 무렵에 이르러 그는 이미 20세기 회화의 최대 거장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큐비즘의 작가들은 물체를 마치 외과의사가 시체를 해부하듯 기하학적 형태로 해체해서 보았고,그것들을 본대로 종합했다.그 위에 피카소는 그가 관찰 현대도시에서의 삶의 황량함·추악함·무자비함을 거친 붓질로 표현했다. 큐비즘,즉 입체주의는 현대과학처럼 사물 겉모습의 진실성을 수학적인 관계와 질서로 묘사한 것이다.아무런 감정표출없이 나무·널빤지처럼 그려진 여인들,즉 여러지점에서 동시에 바라본 「눈」이 종합된 시점의 복수화는 실제상황에선 불가능하지만 「감각적이기보다는 두뇌적인」입체파의 대상파악의 방법이었다. 이번에 전시된 「맥주컵」(1909)·「페르노술(주)과 유리잔」(1912)등에선 분석적 방법이,「술집 테이블과 기타」(1913)·「만돌린과 기타」등은 종합적 큐비즘의 기법이 동원된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피카소의 초창기 회화 말고도 그랑 팔레의 전시관에서는 그의 예술적 발자취를 고찰할수 있는 「유리컵과 작은 술잔」,「압생트의 유리컵」등의 조각품들이 시선을 끌고있다.1914년에 제작된 두 작품은 작은 판자 조각들과 청동의 도금을 사용하는등 재료를 달리했지만 큐비즘이란 원리에 충실하고 있다.
  • 해체시대/김영수 청주대교수 문학평론가(굄돌)

    요즈음 유행하는 노래 가운데 「접시를 깨자」라는 구절을 들을수 있다.그리고 텔레비전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예쁜 아가씨의 바지가 몇층을 찢어져 있는 것을 볼 수도 있다.이러한 유행을 보면 바야흐로 세상 취미는 깨고 찢고 하는 판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노래나 춤이나 바지가랭이만 찢고 깨는것이 아니라 요즈음 소설도 보면 종전의 전통적인 수법이나 문법을 해체시키고 파괴시키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소위 포스트모더니즘 수법이라는 것이다. 소설의 정석은 인물,사건,배경을 적절히 깔고 요리하는 과정에서 소설가는 마치 전지전능한 신의 모습을 제공하기도 하고 현실을 초월한 세계를 펼치기도 한다.그래서 거기엔 슬픈 사람들에게는 위안이 되기도 하고 따분한 사람에게는 흥겨운 재미를 주기도 하고 또 무미건조한 현실 앞에는 웃음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에 등장한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의 경우에 작가는 작품속에서 무책임한 방관자가 되기도 하고 그 작품속에 작자 자신이 개입하기도 한다.탐정소설 같은 경우에는 작가 자신이 스스로 탐정이 되거나 도적이 되거나 하여 웃지 못할 광경을 벌인다.이렇게 하여 작가는 작품을 밖에서 적절히 요리하고 조종하는 처지가 아니라 철저한 방관자이거나 스스로 작품 안팎을 들락이거나 또는 자기 작품에 대하여 스스로 그 작품을 흉보고 비판하는 경우도 있다.요즈음 세상은 이렇게 모든 기존의 것을 파괴시키고 있다. 뒤 샹은 예술작품으로 변기를 전시했다.아름답고 수품있는 전통적인 것에 심한 권태를 느낀 때문이다.바로 걸어놓고 보던 그림액자도 거꾸로 걸고 옆으로 걸고본다.똑바로 걸린 것에 실증이 났기 때문이다.이러한 권태증이 심한 현대 인간은 늘 보는 자기얼굴에도 더 이상 보기 싫어졌다고 한다.그래서 초상화 그림이 사라지고 흉칙한 모습의 인간을 그리기도 한다.모나리자의 얼굴에 수염을 그려본 것도 바꾸어 보자는 인간의 증상일 것이다. 말하자면 절대가치나 진리를 잴 잣대가 없다는 것이다.누가 그것을 진리라고 규정했느냐고 반문한다. 지금 포스트도더니즘이 상륙한 후 이상과 같은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유행은 유행이기 때문에 유행되는 것이 당연하다.옷을 찢는것도 접시를 깨는 것도 소설이나 시에서 종래의 수법을 깨고 전통을 파괴하는 것도 유행은 유행이다.그러나 이러한 유행이 급기야는 질서를 깨고 도덕을 파괴하고 인륜 그 자체를 해체시키는 지경에까지 간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 것인지 이것이 걱정스러운 것이다.
  • 「제2녹색지대」 행사 개막/우수한 우리농수산물 전시·판매

    ◎여의도광장서 새달 1일까지 우리 농수산물과 전통식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제2녹색시대」행사가 23일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개막,11월1일까지 계속된다. 농림수산부와 한국방송공사(KBS),농·수·축협중앙회,한국농어민후계자중앙연합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농수산물 전시판매 행사로는 최대규모로 농어민이 생산한 농수산물은 물론이고 특산품·가공식품·공예품·전통식품 등을 모두 망라,전시판매한다. 각종 전시품은 종합전시관 한국전통식품관 시설전시관 기계전시관 도별가공식품판매관 으뜸농수산물판매관 KS쌀가공식품관 품평회관 각도 향토음식관 농업관련사진전시관 등 10개 전시관으로 나뉘어 전시된다. 특히 이 가운데 종합전시관에서는 임산물 가공식품 민속공예품 포장재 수출식품 북한특산품 화훼 등을,기계전시관에서는 농어촌형 가공식품기계 연구개발품 등을 각각 전시한다.이밖에 부대행사로는 특산품 포장재 전통식품 민속공예품 등에 대한 품평회와 전국노래자랑 녹색아가씨선발대회 농·수·축산 기네스대회 등도 열린다.
  • PC통신이 맺어준 신랑·신부·주례(컴퓨터생활)

    어느 결혼식의 주례 주례란 말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말인가 보다.일본말을 아무리 찾아봐도 주례란 말이 없다.글쎄 영어로는 GodFather(대부)정도일까?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결혼식을 올릴 때 가장 존경하는 분을 주례로 모시고 결혼을 한다.필자도 그럭저럭 주례를 18번이나 했고 이 친구들 모두 잘산다고 듣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어느 교수친구 한분이 약속시간 늦은 변명을 『애프터 서비스』때문에 늦었다고 한다.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사랑하는 제자가 장가가는데 주례를 서주고 왔단다.『그게 다 적선이야… 좋은 일이라서 용서해주지…』라고 답변. 3년전에 처음으로 만난 한 젊은이가 있다.컴퓨터통신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전문가였다.영광스럽게도 바로 이 친구가 예쁘장한 아가씨를 대동하고 와서는 『주례를 서 주십시오』란다 『이 친구야,주례만큼은 PC통신으로 요청해와야 서준다는 법칙이야』라고 했더니 그날 저녁에 당장 온라인 신청이 왔다.거기에 『약속한다』라고만 써서 회답을 보냈다.결혼식 전날 『자동차를 보내드릴까요?』라고 문의가 왔다.『그럴것 없네.내차 타고 갈께』라고 회신. 틀에 박힌 주례사,사진촬영까지 포함해서 불과 30분.주례사를 좀더 길게 할걸 하고 후회하면서 나오는데 우루루 젊은친구들이 몰려 들어서 나를 둘러싼다.모두들 자기의 핸들네임(PC통신을 할때 자기가 만드는 자기별명)을 말하면서 인사를 한다.이 나이쯤 되면 『얘들아,나는 얼굴따로 이름따로 기억하는 사람이야』라면서 평소에 편지를 주고받는 사이이면서 얼굴을 모른다는 변명을 늘어 놓으면서 악수를 했다.『너희들도 장가갈 때 주례가 없으면 연락해.PC통신을 하는 사람이면 모두 공짜로 서줄께』라고 익살을 부렸다.오래전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 같다.그래서 더욱 신이 났는지 참으로 즐거웠다.신랑 신부도 PC통신으로 맺어졌고 주례도 PC통신으로 맺어졌다. 오늘도 PC를 주시하면서 『신혼여행 잘 다녀 왔어요』라는 메시지를 넣어주기를 고대하고 있다.아직도 며칠 더 있어야 할줄 알지만… 이 친구 랩톱도 없이 그냥갔나?』 아무튼 PC통신은 즐거운 일이다.
  • 다시 드높인 임경업장군 호국혼

    ◎「출진행렬」 충주서 성황 서울신문·스포츠서울·금성 주최/시민들 “조국수호” 연호/2백m행렬 박수갈채/“자랑스런 선열 자긍심 높여” 서울신문·스포츠서울과 금성이 공동주최한 충민공 임경업장군 출진행렬행사가 6일 하오 충북 충주시 일원에서 성대하게 펼쳐져 이 고장이 낳은 호국충절의 표상인 장군의 높은 뜻을 기렸다. 올해로 세번째 열린 임경업장군 출진행렬은 이 고장이 낳은 또하나의 위인,악성 우륵의 뜻을 되새기기위해 열린 향토축전 「제22회 우륵문화제」의 개막식에 이은 식후행사의 주요행사로 마련됐다. ○…충주시 고현동 충주종합운동장에서 시작된 출진행렬행사는 먼저 충주중학교 학생 4백여명이 전통무술인 태껸시범을 보인후 마상에 높이 앉은 임경업장군이 2백여m에 이르는 행렬을 이끌고 운동장에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태껸·검무 등 선보여 임장군은 출진에 앞서 6명의 무녀들에 의해 칼과 투구를 건네받고 갑옷으로 갈아입는 의식을 맨먼저 재연했다.임장군이 갑옷을 입는 동안 충주무용협회 소속 무용수 10명이 현란한 검무를 선보였고 임장군이 이어 단상에 올라 『백성이 나를 부르니 이 한몸 나라에 바쳐 조국을 수호하자』고 외치자 운동장에 모인 7천여시민·학생들이 일제히 「조국수호」를 연호하며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임장군의 출진행렬은 50여명의 충주농고 농악대를 앞세우고 임장군의 영정을 모신 가마와 직경이 1m50㎝나 되는 국내 최대의 북이 뒤따르는 가운데 남원상고 취타대의 태평소·나발·나갑·꽹과리 주악에 맞춰 임장군이 이끄는 2백40여명의 군졸이 2백여m의 행렬을 이뤄 종합운동장을 빠져나갔다. 행렬은 교현2동∼대가미로터리∼시청로터리∼제1로터리∼제2로터리∼중앙공원에 이르는 3.7㎞의 충주시가지를 1시간에 걸쳐 행진했고 행진을 지켜보던 연도의 2만여 시민들은 고장이 낳은 위대한 임경업장군의 모습을 다시보는 감동으로 환호를 보냈다. ○…이날 행진은 지난해와 달리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하기 위해 군졸들의 행렬뒤에 충주농고의 고적대 브라스밴드팀이 뒤따랐고 전날 선발된 충주 「사과아가씨」진 남진경양(18)등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5명의 사과아가씨들이 오픈카에 탑승,행렬맨뒤를 따라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렬행사에는 모두 4백50여명이 참가,조선조(조선조)인조(인조)때 이괄의 난을 평정하고 청(청)을 치려던 장군의 기개와 조국애를 되새기게 했다. ○…이날 행렬에 참가한 사과아가씨 남은경양은 『임장군같은 호국충절의 표상이 우리 고장에서 성장했고 우리가 그분의 후손이란 것이 더없이 자랑스럽다』며 『잊지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또 신현하 한국예총 충주지부장등 지역·문화계인사들은 『임장군 출진행렬같은 장대한 기획은 지방중소도시의 예술계로선 치르기 어려운 행사』라면서 『서울신문이 지방축제문화의 진흥을 위해 3년째 이같은 행사를 마련해준데 대해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백50㎝ 대형북 등장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원종충북지사를 비롯,오병하충주시장,이선기중원군수,장희승 충주시 의회의장,허시욱중원군의회의장 등 각급 기관장과 지역인사들이 참석,행렬행사를 끝까지 지켜보았다. 이 자리에서 윤형섭서울신문사장을 대리한 최신호서울신문 사업국장은 『서울신문은 향토문화의 창달을 위해 앞으로도 이같은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 행사가 주민화합과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극단무천 창단작품 「숨은물」 출연/방은진(인터뷰)

    ◎“1인3역 맡아 힘들지만 보람 느껴요” 『변신의 폭이 크고 극의 흐름에 따라 연기의 강약을 쉼없이 조절해야하는 이번 연극은 배우로서 도전해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연출가 김아라씨가 창단한 극단 무천이 창단공연으로 준비중인 「숨은 물」(정복근작·김아라연출)에서 지킴이역을 맡은 연극배우 방은진씨(28). 서울연극제 참가작인 「군들 광대가 아니랴」에서 여주인공역을 맡았던 그녀는 공연이 끝나기가 무섭게 혜화동 극단 지하연습실에서 10월말 일본공연에 오르는 이번 새작품 연습에 뒤늦게 가세,구슬땀을 흘리고 있다.『이 연극에서 제가 맡은 배역은 지킴이와 왕비,변절자등입니다.1인 다역을 맡아보기는 이번이 처음인데다 우리의 전통무예인 수벽치기에서 따온 동작이 어려워 대단해 힘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대학때 전공(의상학과)을 살려 중소기업에서 제품 디자인하는 일을 맡아하다 연극이 하고 싶어 1년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뒤늦게 연극판에 뛰어든만큼 연극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는 상당히 진지하다.『주위의 권유로 2년전부터수벽치기 강습을 받아왔는데 그 덕을 이번에 톡톡히 봤다』는 그녀는 보다 좋은 연기자가 되기 위한 훈련이라면 가리지않고 온몸을 던질만큼 당찬 구석이 있다. 고교때부터 안본 연극이 거의 없을 정도로 연극광이었다는 그녀는 88년 민중극단 단원으로 배우인생을 시작했다.90년부터는 극단에서 나와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하고 싶은 배역을 골라서 할 수 있어 좋아요.하지만 항상 출연제의가 있는 게 아니어서 배우로서 자기관리와 개발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배웠다』면서 「홀로서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목구비가 뚜렷한데가 한창 연극계에서 주목을 받고있어 TV나 영화에서 출연제의를 해오지 않느냐는 질문에『아직은 다른 곳에 눈을 돌릴때가 아니며 그보다는 먼저 연극배우로서 평가받고싶다』고 잘라 말했다. 『고달프기도하고 연극에 대한 확신이 흔들려 포기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때마다 그동안 연극에 쏟아부은 노력과 애정이 제마음을 붙잡곤했습니다.한번 내딛은 길 끝까지 가야한다는 오기도 생기구요』 KBS어린이합창단 출신으로 노래와 춤에도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는 그녀는 「들뜬 도시」와 「연상의 여인」「아가씨와 건달들」「격정만리」「신장한몽」등에 출연했다.
  • 외언내언

    「울밑에 선 봉선화야/네모양이 처량하다/길고긴 날 여름철에/아름답게 꽃필 적에/어여쁘신 아가씨들/너를 반겨 놀았도다」「봉선화」의 첫 구절.일제때 우리겨레의 처량했던 모습을 애절한 가락에 담았던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이 노래의 작곡자가 홍란파선생이란 사실도 널리 알려져 있다.◆봉선화는 자태가 남달리 고운것도 아니고,향기가 뛰어난 것도 아니다.그렇다고 유용한 열매를 남기는것도 아니다.시골집 마당가에 아무렇게나 심었다가 처녀들이 손톱에 빨간 물을 들이는게 고작이었다.그러나 우리에게는 언제나 다정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꽃이다.그것은 한세기 가까이 불려온 민족의 노래 「봉선화」 때문.◆홍란파선생이 「봉선화」를 작곡한 것은 그의 나이 23살때인 1920년.우리나라 최초의 가곡이다.그가 작곡한 노래는 이밖에도 수없이 많다.「고향의 봄」 「성불사의 밤」 「봄처녀」 「옛동산에 올라」 등등.모두가 온국민이 애창하는 주옥같은 명곡들.◆선생은 작곡뿐 아니라 우리나라 최초의 음악전문지 「음악계」를 창간했고 서울에서 첫 바이올린연주회를 가졌던 뛰어난 연주가였으며 경성방송국관현악단을 창단한 명지휘자였다.그러다가 1941년 8월30일 43살의 젊은 나이로 타계했다.36년 흥사단가를 작곡했다는 이유로 수감되어 심한 고문을 받았고 그 후유증 때문에 조국광복도 보지못한채 눈을 감았다.◆문화부는 「8월의 문화 인물」로 홍란파선생을 선정,다채로운 기념행사를 펼친다고 한다.반가운 일이다.선각자들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거기에서 교훈을 얻는 것은 후손들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다.
  • 약동의 계절 4월… 개나리·진달래 만개/전국서 꽃잔치 잇따라

    ◎오늘 제주벚꽃축제 첫머리로/전주·군산 10일,수안보선 18일/풍물놀이에 향토시장도 함께 열어 봄 정취 만끽 봄이 무르익는 4월. 창문을 활짝 열면 남녘으로부터 훈풍을 타고 치닫는 꽃소식에 마음이 설렌다. 농촌에선 제철에 접어든 농사일로 일손이 한결 바쁘기만 하다. 이달은 또 청명(4일) 한식(5일) 곡우(20일)로 이어지는 약동의 계절인데다 4·19의거일,충무공탄신일(28일),윤봉길 의사 의거일(29일) 등이 들어 있어 애국·애족하던 조상의 얼이 서려 있는 달이기도 하다. 개나리·진달래·산수유·목련·벚꽃이 만개하기 시작한 전국 곳곳에서는 갖가지 상춘행사와 국가적인 행사가 잇따라 펼쳐진다. 충무공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남도의 최대 벚꽃제전인 제30회 진해군항제는 1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오는 13일까지 진해시내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군항제 기간동안 향토음식과 민속토산품을 취급하면서 관광객이 집중하는 풍물야시장이 시내 복개천을 중심으로 개설되며 해군사관학교를 비롯,일부 군부대가 일반인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일정을앞당겨 1일부터 3일까지 열릴 제1회 제주 벚꽃잔치는 제주시가 자생지인 벚꽃을 관광대상으로 올해 처음계획한 행사로 이 기간중 향토야시장도 곁들여 개최할 예정으로 있다. 전주∼군산간 번영로의 벚꽃도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려 1백리길 「벚꽃터널」이 상춘객을 맞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오는 10일부터 20일까지 열릴 이번 번영로 벚꽃잔치에는 하루에 10여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북도는 이 행사와 연계,5일부터 19일까지 군산공설운동장과 김제의 목천포,옥구의 탑전등 3개소에 야시장을 개설,운영하기로 했으며 12일에는 옥구군 개정면 발산국교에서 군산공설운동장까지 시민걷기운동대회를,10일과 12일에는 군산공설운동장에서 2차례에 걸쳐 시민위안잔치도 열 예정이다. 또 11일에는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벚꽃아가씨 선발대회가 열리며 8일부터 27일까지는 익산군 탑전공원에서 읍면 풍물놀이마당도 한바탕 가질 계획이다. 이밖에 11·12일에는 옥구군 대야면 복지회관에서 노인들을 위한 경로제가,15일과 16일에는 옥구군 문화원에서 봄맞이 시조경창대회 등이 준비되어 있다. 충북도와 수안보 온천관광협회·중원군 생활체육협회도 중원군 상모면 온천리 수안보일대에 활짝 핀 개나리와 벚꽃을 선보이기 위해 오는 18·19일 이틀동안 수안보온천 꽃축제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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