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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결혼해요]밤에 한판 더 어때?

    저희 둘의 이야기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친구 소개팅이 이야기의 시작이었죠.하지만 처음 보자마자 ‘도망갈 수도 없으니 적당히 빠져야겠다’ 싶었죠.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여친도 밥만 먹고 가겠다고 생각했다더군요.결국 식사 뒤에 둘만 남게 됐습니다.차를 마시면서도 딱히 할 말도 없고,그래서 요즘 하는 디아블로 등 게임 이야기를 꺼냈죠.그런데 웬걸,이 아가씨도 게임을 무지 좋아하더군요. 그동안 썰렁했던 분위기는 한 순간에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게임 도중 재미있었던 에피소드,좋아하는 게임 등을 서로 신나게 늘어놓았죠. 그러니 둘의 필수 데이트코스는 자연스레 PC방이 됐죠.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게임을 하곤 했습니다.하루는 소울 칼리버라는 대전 게임을 했죠.그런데 비극적인 사건이 터졌습니다.‘한 게임’ 하는 제가 여친에게 11판을 연속으로 진 거죠.그 충격으로 45만원짜리 플레이스테이션 2 게임기를 산 뒤 집에서 맹연습을 거듭했습니다.그 후 여친을 묵사발로 만들었죠.그러다 결국 진짜 싸움으로까지 번졌습니다.어처구니 없는 커플이죠.그래도 게임 덕분에 둘이 많이 가까워졌답니다. 또 지난해부터는 주말마다 인라인을 탔죠.어느덧 검게 그을린 둘의 얼굴만큼 실력도 많이 늘었답니다.여친과 나이차는 ‘하루’입니다.제가 크리스마스,다음날 26일이 여친의 생일이지요.기가 막힌 우연이죠?혈액형도 둘 다 O형입니다.그러다 보니 둘이 닮은 점이 너무 많답니다.똑같은 음식에 음악,영화에 똑같은 게임까지 취향은 완전 붕어빵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이 여자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기 어렵겠구나’ 싶더라구요.결혼을 결심했지요.5일 서울 강남 논현웨딩홀에서 식을 올립니다.요즘은 밤낮 같이 보낼 시간만 생각한답니다.(ㅋㅋㅋ)애인과 같은 취미를 가져보세요.연애 사업에 활력이 될겁니다.누가 아나요.저처럼 행복한 새신랑도 될 수 있을지.( ;;;)˝
  • [조성완의 생생러브]일어나! 아빠

    봄.공부하기 좋은 계절이라선지 의사들에게도 여러 가지 학회가 줄을 잇는다.꽃 피고,훈풍이 불어 놀기에 좋다는 이 계절에 학회장이나 진료실에만 갇혀 있자니 때론 온 몸이 근질거린다.그러다 문득 작년,재작년에 비해 오히려 그런 갈망이 조금씩 줄어드는 느낌이 드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어느새 내가 주어진 생활에 자꾸 순응하는 불쌍한 모습으로 변한 것 같아 서글픈 느낌이다.아마도 모든 남편,모든 아빠들의 비애가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어린 시절,온갖 꿈과 환상을 그릴 때에야 ‘나는 절대로 매일 똑같은 그런 무료한 삶을 살지는 않겠다.’고 다짐도 했고,연애할 때의 사랑이든,결혼해서의 사랑이든 남과 다르게 화끈하게 해 보겠노라 장담도 했지만,어느새 비슷한 하루하루를 별다른 감흥 없이 보내고 있다는데 생각이 미치면 만감이 교차한다. 병원을 찾는 발기부전 환자들도 결혼생활이 10년쯤 되면 아내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한결같은 사랑’인지 그냥 ‘무덤덤한 사랑’인지 헷갈린다고 한다.그러나 시간을 두고 대화하다 보면,거의 후자임을 아는 것은 어렵지 않다. 매일 보는 아내보다 예쁜 술집 아가씨가 더 매력적이라고 느껴지는 것이 본능이고 자연스러운 일이지만,아내에게 자신도 똑같은 존재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서글픈 감정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나날이 늘어나는 허리 사이즈를 탓하는 아내의 잔소리는 ‘남자로서 매력이 줄고 있으니 스스로 회복해서 내 마음이 멀어지지 않게 붙잡아 달라.’는 간곡한 부탁이라고 보면 된다. 매일 같은 얼굴과 몸을 보여주는 연인과 부부 사이에서 한결같은 성 흥분을 느끼려는 욕심은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다.그러나 자신의 매력을 유지하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파트너의 외면을 감수할 각오를 하는 것이 옳다.생활이 바쁘다고,고민이 많다고,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하다고 ‘자기 가꾸기’에 소홀하다면,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밤마다 고문하는 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건강과 몸매를 가꾸는 노력은 자신의 여건과 시간에 맞춰 얼마든지 조절이 가능하다.부지런한 사람이라면,시간이 날 때마다 달리기를 할 수도 있고,그게 힘들고 버겁다면 이런저런 조건을 따지지 말고 무조건 걷기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괜찮다.아무리 닳고 닳은 부부라고 매일 말없이 텔레비전만 보다가 잠자리로 들지 말고 일주일에 한 권 정도 책을 읽는 모습도 보여주고,컴퓨터 앞에만 앉아있지 말고 파트너가 생각하지 못했던 연극이나 공연 예매도 해봄직하다. 요란스러운 ‘웰빙’족이 될 필요는 없다고 해도,나이를 뛰어 넘어 몸과 마음에서 자신만의 향기가 은은히 뿜어져 나오도록 스스로 가꾸는 자기관리,이보다 더 좋은 ‘웰빙’이 따로 있을까. 명동이윤수비뇨기과 공동원장˝
  • [아하 그렇구나] 리메이크 앨범 낸 JK김동욱

    왜 하필 죽은 사람들의 음악을 선택했을까.하지만 어두울 거란 생각은 기우다.그의 목소리는 창에 스며드는 따스한 봄볕처럼 포근하게 세상을 떠나버린 사람들의 오라(aura)를 감싸안는다. JK김동욱(29).그가 최근 발표한 2.5집 ‘Memories in Heaven’은 유작 리메이크 모음집이다.첫 CD엔 김광석,김현식,유재하 등 국내음악이,둘째 CD엔 마빈 게이,지미 헨드릭스,토미 볼린 등의 외국음악이 그만의 색채로 다시 불려졌다.“고인이 된 선배들의 곡이 조금씩 잊혀져 가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에겐 사실 죽음을 추억하는 것이 익숙하다.처음 진지하게 음악을 하겠다고 결심한 것도 죽마고우가 군대에서 죽음을 맞이한 뒤였다.이름에 붙여진 K자도 캐나다 유학시절 암에 걸려 투병중이던 옆집 꼬마아가씨 이름인 케이트에서 따왔다.“처음엔 서글프고 화가 나기도 했죠.하지만 지금은 삶보다 죽음이 더 길다는 생각을 합니다.” 절친한 사람들을 잃고난 뒤 더 성숙해져서일까.그의 목소리는 나이답지 않은 깊은 울림이 있다.데뷔 당시에는 임재범과 비슷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록 보컬로 출발한 임재범과 달리 그의 목소리는 둥글고 깊게 감싸안기에 솔과 재즈에 잘 어울린다.드라마 ‘위기의 남자’의 삽입곡 ‘미련한 사랑’으로 스타덤에 오른 탓에 아직도 그를 발라드 가수로 오해하는 이들도 많지만,그의 음악적 뿌리는 솔과 재즈다.대학에서의 전공도 재즈 보컬이다. 솔풍의 발라드 위주였던 데뷔앨범 ‘Lifesentence’(2002년)와 달리 재즈와 랩 등으로 장르를 넓힌 ‘Multiplepersonalize’(2003)에 이어 이번 앨범도 재즈에 많이 기대고 있다.유재하의 ‘우울한 편지’는 보사노바 스타일의 재즈로,김현식의 노래 ‘내 사랑 내 곁에는’는 스탠더스 재즈로 편곡되는 등 그의 목소리 위로 서로 다른 느낌의 재즈가 화사한 붓질을 했다. 그의 목소리도 곡마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감칠맛나게 때로는 간지럽게 파고들면서 다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색깔이 뚜렷한 곡들이라 처음엔 잘 소화해낼 지 두려웠어요.곡의 느낌을 깨지 않으면서 곡마다 다른 나만의 색깔을 담고 싶었습니다.” 70년대 인기를 끈 ‘장계현과 템페스트’의 베이시스트였던 아버지로부터 가장 많은 음악적 영향을 받았다는 그는 “피는 못 속이더라.”며 멋쩍게 웃었다.어릴 때는 음악을 하느라 자주 집을 비우는 아버지가 싫었고,좀 자란 뒤에는 거꾸로 아버지가 힘들다며 음악을 하는 것을 반대했지만,그는 결국 뮤지션의 길로 들어섰다. 데뷔 3년차 가수지만 “하고 싶은 음악이 너무도 많다.”는 그에게 음악은 숙명적인 듯했다.하지만 음반시장이 침체화되고 가수들이 엔터테이너화되는 요즘 시대에 뮤지션의 길을 걷기란 힘들지 않을까.“아무리 피와 땀을 쏟아내 음악을 만들어도 팬들이 사랑해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음악이 없는 세상이란 상상할 수도 없잖아요.” 김소연기자 purple@˝
  • [우리 결혼해요]조형준(30)·오정화(27)씨

    길거리 헌팅을 하시나요. 6년전 따뜻한 어느 봄날 오후.나는 성남 시내 모 백화점 앞에서 약속 시간이 30분이 지나도록 오지 않는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당시 친구는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달리 연락할 방법이 없었던 나는 마냥 늦어지는 친구를 원망하며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한참을 두리번거리며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어느 낯선 남자가 다가와서 말을 건네는 것이 아닌가.“저 시간 있으세요.” 20대 초반의 순진녀였던 나는 낯선 남자의 접근에 무조건적인 경계심을 보이면서 반사적으로 “아뇨.전 시간 없어요.”라고 대답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가슴은 콩딱,콩딱 뛰고 얼굴은 붉어졌지만 속으로는 ‘아∼ 이런 게 말로만 듣던 길거리 헌팅이라는 거구나.근데 뭐하는 남자인데 대낮에 길거리에서 저러냐.’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후 그 남자가 기다리던 친구가 도착했고 나 역시 친구를 만나 막 자리를 떠나려는데,이번엔 그 남자의 친구가 다가와 우리에게 말을 건넸다.“저.괜찮으시면 자리를 같이하면 어떨까요.” 이후 우리 넷은 함께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하게 되었다.지금 생각해 보면 웃음도 나오고 정말 어이가 없다.말도 없고 숫기도 없는 남자가 어떻게 그런 용기를 냈는지 도대체 의문투성이다.뒤에 들은 이야기로는 당시 화장기 없는 긴 생머리의 아가씨가 서있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자기도 모르게 말을 걸었다나. 어느 커플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우리의 경우에도 우여곡절이 없지는 않았다.처음 만날 당시 나는 직장인이었지만 형준씨는 대학생이었다.더욱이 형준씨가 실험 실습 위주의 공과대학에 다니면서 대학원까지 마치느라 우리는 1개월에 1∼2차례밖에 만날 수가 없었다.만난지 1주년 되던 날은 공교롭게도 일요일이었다.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나는 형준씨와의 데이트 이후 저녁 미사를 위해 성당으로 발길을 돌리는데 형준씨가 성당에까지 나를 따라 왔다.그리곤 미사 도중에 주머니에서 뭔가를 살며시 꺼내더니 내 손에 끼워주었다.심플한 디자인의 커플링이었다. 우리는 이처럼 알콩달콩한 6년간의 연애기간을 거쳐 5월2일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형준씨가 지난해 취업한 직장이 LG전자 구미 연구실이어서 우린 결혼 이후에도 주말 부부로 지내게 됐지만 늘 변함없이 내 옆자리를 지켜줄 것으로 믿고 있다.부부가 되어 한평생 당신만을 사랑하다 눈감을 수 있어 너무 행복해.사랑해요∼.˝
  • 2집 ‘Rock Star’ 낸 마야

    폭발적으로 내지르는 목소리와 꾸밈없는 털털한 연기로 지난해 데뷔와 동시에 대중음악·연기 두 분야를 평정한 마야(25).하지만 이 선머슴 같은 아가씨에게도 여성스러운 데가 있었다. 그녀는 ‘어,마야 맞아?’라는 느낌을 줄 정도로 180도 변한 긴 노랑머리를 하고 나타났다.“여성스러워보이네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무대에서 보면 안 그럴걸요?”라고 당차게 대답하는 그녀.역시 마야였다. 마야의 새 앨범 ‘Rock Star’는 그녀의 지금 모습 그대로다.변한 듯 하면서도 변하지 않은. “기존의 마야 이미지는 그대로지만 그 안에서 변화를 시도했어요.마야가 부른 곡이 맞을까라고 의심이 드는 곡들도 있고요.” ●긴 노랑머리로 180도 변신 그 말은 그녀가 록의 자장 안에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는 뜻이다. 앨범 타이틀을 그렇게 정한 것도 로커로서 이미지를 굳히고 싶어서였다.“왜 록이냐고요?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거거든요.젊음이 꺾이기 전에 소리쳐보고 싶습니다.” 그녀는 그래서 첫 타이틀곡 ‘아래로’가 일부에서 라틴댄스로 소개되는 것이 불만이다. “라틴댄스가 아니라 라틴록입니다.비트가 빠르면 댄스,느리면 발라드라고 생각하는 이분법이 정말 싫어요.” 친구인 래퍼 데프콘과 대결하듯이 부른 하드코어 풍의 ‘Shadow Boxing’은 “라이브에서 들으면 머리가 쭈뼛쭈뼛 서는 느낌이 들 것”이라고 소개했다.‘I Love Rock&Roll’은 록에 대한 그녀의 애정을 표현한 곡이다.하지만 1집의 음악이 “잠이 확 깨는 곡”이라면,2집에선 “들으면 잠이 올 만한 조용하고 아름다운 곡”인 ‘사랑은 영원하다’ 같은 음악도 있다. 이런 변화는 한 해 더 성숙한 그녀의 모습이 반영된 것이다.무작정 비판하고 시끄럽게 외치는 것이 아니라,자기자신부터 돌아보자는 의미가 담겼다.그래서 가사의 내용도 1집과 달라졌다.‘Wake Up’에서는 “꿈틀거리는 내 안의 나를 자유롭게 내버려둬.”라며 자아의 발견을 외치고 ‘충분해요’에서는 삶의 아기자기한 행복을 노래한다. ●음악,연기,무대예술… 나는 욕심쟁이 드라마 ‘보디가드’에서 차승원의 동생역을 맡아 연기로도 인정받은 마야.그녀에게 연기는 음악과 똑같은 무게를 지닌다.대학 때의 전공도 연기다.“어릴 적부터 연기가 꿈이었어요.” 하지만 지난해에는 연기와 음악을 병행하느라 힘이 들어서 이번엔 새 앨범의 활동이 끝난 가을쯤 드라마에 얼굴을 내밀 예정이다. 그보다 그녀가 올해 가장 꿈꾸는 것은 마야만의 브랜드화된 콘서트를 만드는 일이다.공연기획에 관심이 있어 해외에서 장비를 공수해오는 한이 있어도 제대로 된 볼거리를 보여줄 생각이다.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무대가 모티프다.공연은 오는 10월쯤을 목표로 준비 중이란다. 음악,연기,무대예술….그녀의 욕심은 끝이 없다.길을 걸으면서 우연히 본 퍼포먼스에서도 영감을 얻는다는 그녀에게 세상은 무궁무진한 영감의 원천이다. 그래서 여행도 즐겨 떠난다.인도,티베트 지역에서 ‘작은 악마’를 의미한다는 마야에서 이름을 따왔듯 그녀는 미지의 세계를 동경한다.언젠간 이 모든 것을 훌쩍 벗어던지고 떠날 수도 있단다. “인기란 덧없는 거잖아요.인기에 연연하다가 상처받느니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고 싶어요.” 그래도 금세 “팬들이 건방지다 생각할지 모른다.”며 걱정하는 그녀는 아직은 인기를 먹고 사는 대중의 스타다. 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
  • [새광고] 4대 빨간모자 아가씨 이기용

    SK㈜는 고소영,엄정화를 이은 4대 빨간모자 아가씨에 슈퍼모델 이기용을 기용,‘SK주유소=빨간 모자 아가씨’라는 등식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빨간모자를 쓴 모델이 인라인을 타고 주차된 차옆을 지나자 그녀를 주유소 아르바이트생으로 착각한 운전자가 주유캡을 열어준다.TBWA코리아.˝
  • MBC 새 일일연속극 ‘왕꽃선녀님’ 주인공 이다해

    MBC 새 일일연속극 ‘왕꽃선녀님’ 주인공 이다해

    탤런트 이다해(20)가 데뷔 4년만에 첫 주연을 맡아 무녀(巫女)로 변신,안방극장 시청자를 찾아간다. 이다해는 새달 7일 첫 전파를 타는 MBC 일일연속극 ‘왕꽃 선녀님(극본 임성한,연출 이진영)’에서 무녀의 피를 타고난 여주인공 윤초원 역을 맡았다.자신이 무녀의 딸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가다 어느날 갑자기 ‘신내림’을 받고 갈등과 고뇌를 되풀이하지만,김무빈(김성택)을 만나 사랑을 하면서 운명을 극복해나간다. “작가가 너무 유명한 분이라는게 큰 부담으로 다가와요.‘인어아가씨’의 장서희씨와 적나라하게 비교가 될 것 아니에요.”연기에 대한 중압감을 매주 2번씩 중견 연기자로부터 ‘족집게 연기 과외’를 받아 떨쳐내고 있단다. 본래 크리스천인 그녀는 ‘점(占)’의 신통력을 믿은 끝에 이자리에 올 수 있었다며 미소를 지었다.“KBS2TV ‘낭랑18세’캐스팅 당시 ‘악역’이라 고민했어요.심심풀이로 점을 봤는데 ‘이 드라마를 꼭 해야 나중에 큰 배역을 맡을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결국 딱 들어맞은 거 있죠.지금 입은 초록색 옷도 무속인이 오늘 인터뷰에서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해 특별히 준비한거에요.(웃음)” 초등학교 5학년 때 호주로 이민을 간 그녀는 2001년 한국에 잠시 놀러왔다가 미스 춘향 선발대회에 참가해 입상,연예인의 길로 들어섰다.하지만 이후 몇몇 특집 드라마와 ‘낭랑18세’에 출연한게 전부인 ‘중고 신인’.때문에 그녀는 이번 기회를 통해 스타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각오다.“극중 ‘신내림’연기를 리얼하게 표현하기 위해 직접 무속인을 찾아 그 당시 느낌을 생생히 들어봤어요.‘카메라 발’을 잘 받기 위해 안면경락도 열심히 받고 있죠.연기도 잘 하고 얼굴도 예쁜 연기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거에요.”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경주 ‘쪽샘 골목’

    대릉원,관광도시 경주에 가면 누구나 찾는 곳이다.그러나 대릉원 바로 옆 황남·황오동의 빼곡한 전통 한옥들 사이로 난 ‘쪽샘골목’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마을 초입에 쪽박으로 언제나 물을 떠서 마실 수 있는 마르지 않는 샘이 있어 이렇게 이름붙여졌다.그런데 이 유서깊은 골목길도 경주시민과 문화·예술인들의 사랑을 뒤로 한 채 거의 철거되고 일부만 덩그렇게 남아있다. 옛 경주읍성과 직통으로 연결되던 ‘쪽샘 1길’을 굵은 줄기로 해서 미로같은 길이 여기저기 뻗어있다.이곳은 광복 후부터 30여년동안 막걸리와 동동주를 파는 ‘주촌(酒村)’으로 명성이 자자했다.70여개의 대폿집이 줄지어 고도(古都) 경주를 찾는 관광객과 술패,시인묵객들이 몰려 불야성을 이뤘다.이 때문에 한때 주당들 사이에서는 경주의 쪽샘골목을 모르면 ‘간첩’으로 불릴 정도였다. 주촌은 일제 강점기때 일본 관리들을 접대하면서 이름을 날렸던 퇴기(退妓)들이 하나둘씩 몰려들어 대폿집을 열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집단적으로 형성됐다.60년대 들어서는 이른바 ‘요정’이라는 이름으로 마치 서울의 ‘삼청각’같은 한옥들도 생겨났다. 이곳에 주촌이 들어선 것은 유난히 길고 좁은 골목을 따라 가옥들이 밀집된데다 관청지역이어서 술장사에는 ‘노다지 장소’였기 때문이다.특히 퇴기들이 주모로 있는 최옥난·백옥자·천매화·정매화·버드나무·감나무·깨양나무·오륙구집 등의 골목 앞은 밤마다 문전성시였다.이들은 일제때 기생 양성소였던 권번(券番) 출신으로,예절은 물론 가무와 장구에 능했다.골목은 날이면 밤마다 거나하게 취한 술꾼과 술집 아가씨들이 어울려 젓가락이나 장구 장단에 맞춰 유행가 가락을 뽑아내고 흥청거림으로 넘쳐났다. 쪽샘골목은 서민들의 애환을 풀어놓는 장소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인들의 사랑채로 이용되면서 경주의 문화·예술을 꽃피운 장소로도 유명하다.서라벌수필문학회 권윤식(71) 회장은 “60년대 경주고 교장으로 있던 청마 유치환 선생과 청록파 시인 박목월·조지훈,미당 서정주 등 우리나라 현대 문학의 거봉들이 수시로 주촌에서 경주지역 문인들과 함께 ‘문학의 밤’ 행사를 가졌다.”면서 “특히 청마와 미당은 문학을 논하다 주흥이 오르면 자주 소 잔등에 올라 목청높여 노래부르며 골목을 누비곤 했다.”고 전했다. 통금이 있던 시절에도 유일하게 통금이 적용되지 않던 이 골목은 밤이면 ‘신라의 달밤’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들끓었다.그러나 80년대들어 도심 곳곳에 세련된 형태의 주점,카페,호프집,노래방이 속속 생겨나면서 쪽샘골목은 화려한 빛을 뒤로 한 채 점차 쇠락했다.주당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문을 닫는 술집들이 여기 저기 생겨났다.1963년부터 고분지역으로 고시돼 노후주택에 대한 증개축이 장기간 불가능해지면서 급속히 슬럼화됐다. 이 지경에 이르자 주촌 업주들은 “마을 정비가 안되면 주촌만이라도 살려 관광자원화해야 한다.”고 보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그러나 경주시는 지난 97년부터 이 일원에 대한 정비사업에 들어갔다.오는 2011년까지 연차적으로 주택들을 모두 매입·철거하고,문화재 발굴작업을 거친 뒤 전시관 또는 도시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영남대에 내년 2월말까지 용역도 맡겨놨다. 건물 철거작업이 한창인 쪽샘골목은 요즘 밤새도록 이어지던 술꾼들의 흥청거림은 오간데 없고 황량감만 감돈다.이미 건물이 철거된 공터는 쓰레기장으로 변했고,주인 떠난 빈집들은 불량배들의 놀이터로 전락했다.철거를 앞둔 수채의 낡은 주택과 술집만이 휑한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남백(54·사업)씨는 “추억과 낭만,도시민들의 애환이 깃든 쪽샘골목을 40여년만에 떠나려니 가슴 아프다.”면서 “이 골목은 그동안 즐겨찾던 전국의 주당들은 물론,경주시민들의 추억에서조차 점차 사라져 갈 것”이라며 못내 서운해 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
  • 소치는 ‘똥장군’ 강기갑 국회의원 당선자

    ‘수염은 아무나 기르나.’ 토종 농민 강기갑(50·전국농민회총연맹부의장) 국회의원 당선자.그는 수염과 개량한복으로 늘 이목을 끄는 인물이다.국회 진출의 원동력을 ‘한많은 수염의 힘’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그는 현재 젖소 100마리를 키우는 전형적인 축산농군이다.그러면서 30년 가까이 농민운동과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그의 수염에는 ‘울고넘는 사연’도 많다. 지난 주,진주공항에 내려 택시를 탔다.사천읍내를 지나 시골길로 10여분 달렸더니 야트막한 산과 언덕으로 둘러싸인 장전2리 마을이 나타났다.한 50가구쯤 돼보이는 깡촌 그대로였다.마을 입구에는 ‘축,당선.국회의원 강기갑’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때마침 지나는 아주머니한테 “강기갑씨 집이 어디요?”하고 물었더니 “국회의원?”하면서 되물었다.아주머니는 “저기,저 언덕쪽에 건물 하나 보이죠,높은 거”라며 손짓했다. ●아버지보며 ‘진짜 농군’ 되겠다 결심 밭두렁 길로 5분정도 걸었다.감나무가 심어져 있는 언덕 아래로 1000여평쯤 되는 대지위에 축사(畜舍)가 높게 들어서 있었다.바로 옆에는 2층 가옥이 있었다.축사 가까이 들어서자 황구 3마리가 튀어나와 낯선 사람을 몰아낼 기세로 마구 짖어댔다.축사내 젖소들도 물끄러미 쳐다봤다.젖소 분비물로 냄새가 진동했다. 개짖는 소리에 어린 아이를 등에 업은 40대의 아주머니가 집밖으로 나와 누구냐고 물었다.강 당선자의 집이 맞느냐고 하자 그는 “집사람입니다.”하면서 안으로 들어오란다.늦둥이냐고 했더니 그는 “4월7일이 첫 돌인데 아빠가 워낙 바빠 돌잔치도 못했다.”며 웃었다. 안방으로 들어서자 강 당선자는 누군가와 열심히 전화를 하고 있었다.잠시후 그는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농장으로 나섰다.해질무렵이었지만 경운기에 실려 있는 소먹이용 풀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때가 잔뜩 묻은 긴 장화와 장갑,구겨진 모자,그리고 삽을 든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젖소 100마리의 먹이를 매일같이 실어날라야 합니다.저놈들은 먹성도 좋아요.” 이 정도 규모면 부자가 아니냐고 묻자 그는 “기자분들이 농촌현실을 잘 몰라서 되느냐.”고 나무랐다. “7,8년전인가,정부에서 우루과이라운드(UR)에 대비해 농사를 기업화해야 한다고 권유를 했지요.그래서 3억여원을 빌려 농장규모를 늘렸더니 IMF를 얻어맞았습니다.원금은커녕 이자갚기에도 급급한 지경입니다.요즘 농촌의 실정이 다들 그래요.” 특히 우유 가격은 뻔한데 사료가격은 올라가니 답답한 노릇이 아니냐고 했다.그는 한달에 젖소 100마리로부터 약 870㎏의 우유를 뽑아내면 1200만원정도 수입이 생긴다고 했다.그러나 축사 유지비와 사료값으로 800만원정도 지출되고 또 은행이자를 갚고 나면 장인·장모와 처자식 등 일곱 식구의 입에 겨우 풀칠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희 前 대통령 사망소식에 ‘만세’ 불러 태어나고 자란 곳이 여기냐고 하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먼 하늘을 잠시 쳐다봤다.그는 1953년 지금의 장전2리에서 태어났다.부친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회고했다. 슬하에 4남4녀를 둔 강 당선자의 부친은 5세때 할머니가 자살하면서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다.할아버지가 워낙 놀기 좋아해 밖으로만 돌아다니며 가산을 탕진하자 이를 보다 못한 할머니가 일찍 삶을 포기했던 것이다.때문에 그의 부친은 11세때부터 장전리와 이웃 마을 등 여기저기에서 머슴살이로 전전긍긍했다. 아버지가 결혼한 후에도 머슴같은 삶은 계속됐다.어린 강씨를 지게로 업고 다니며 이웃의 가마니를 짜고 보리타작을 계속 했다.틈틈이 야산을 개간하며 밭을 일구기도 했다.그가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 정미소를 차리면서 가세가 조금씩 나아졌다.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우리 식구 8남매는 뿔뿔이 흩어졌을 겁니다.그런 아버지 때문에 농촌을 벗어날 수 없었지요.” 71년 사천농고를 졸업한 그는 농과대학에 진학하라는 아버지의 뜻을 따르기로 했으나 예비고사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포기했다.아버지는 또 농촌에서 살기 힘드니 공무원 시험을 보라고 권유했다.그때마다 그는 “아버지처럼 훌륭한 농부가 될랍니다.”고 우겼다. 그는 장전리 인근의 야산을 싸게 구입,밭을 일구기 시작했다.바로 옆에 기거할 집도 지었다.우선 밤나무,유실수 등의 묘목을 심었다.퇴비가 마땅하지 않아 사천비행장에 가서 공군장병들이 먹다버린 ‘잔밥’을 얻어왔다.또 남의 집 화장실에서 인분을 실어날랐다.마을 사람들은 그를 ‘똥장군’이라고 놀려대기도 했다.1975년 어머니가 고혈압으로 돌아가시자 큰 좌절을 겪는다.이 무렵 밤나무 농사를 해봐야 별로 경제적인 도움이나 발전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축산업에 뛰어들었다.처음에는 젖소 5∼6마리로 시작하다가 조금씩 규모를 늘려나갔다.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운동때 수염길러 그는 76년 한국가톨릭농민회에 가입해 농민운동의 길로 들어섰다.군부독재에 대한 환멸이 그를 움직이게 했다.79년 밥을 먹다가 박정희 대통령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숟가락을 던지며 만세를 불렀을 정도였다. 82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인천의 한 수도원으로 들어가 두문불출 신학공부에 빠졌다.수녀인 누나의 영향도 없지 않았다.이후 5년동안 수도원에서 농사짓고 신학공부에만 전념했다.87년 세상에 나온 그는 91년까지 경남연합회 회장을 맡아 지역 가톨릭농민회를 이끌었다.농사를 짓는다는 이유만으로 40이 넘도록 장가못간 총각이 넘쳐나 사회가 개탄스러웠다.전국 농촌총각 결혼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농민 총각들을 짝지어주는 일에 앞장섰다.첫 쌍이 생길 때까지 머리와 수염을 깎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90년 6월 드디어 첫 쌍이 탄생했다.경남 거창에 사는 정모씨가 주인공이었다.서울 합정동의 한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다들 울었을 정도로 감회가 깊었다.노무현 대통령(당시 평민당 국회의원)도 이 행사에 참석,축사를 했다.그는 1년 뒤인 91년 5월 사천성당에서 지금의 부인(영세명 엘리사벳)과 결혼했다.‘결혼대책위’가 생긴 이후 21번째였다.‘전농’에 우연히 놀러 왔던 아가씨를 설득해 ‘결혼대책위’의 간사를 맡겼고 결국 결혼까지 했다.하지만 약속과 달리 그는 수염을 깎지 않았다.그의 수염은 농촌총각 결혼추진과 농민운동을 대변하는 ‘공공의 상징’이라고 의미부여를 했기 때문이다. ●“주말엔 농사 짓고 치매 아버지 돌볼 것” 원래 결혼하면 대책위 위원장직을 그만둔다는 규칙에 따라 그는 이후부터 고향으로 내려가 농사일에 몰두했다.한편으로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과 경남도연맹 의장을 비롯해 전농 농가부채대책위원장 등을 맡아 언제나 가장 앞줄에서 농민운동을 펼쳐왔다. “걱정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농민운동도 계속해야 되겠지만 젖소농사를 대신해줄 사람이 없습니다.우선 주말에는 집에 내려와 농사 지을 작정입니다.치매로 투병중인 아버지도 보살펴야 하고요.” 농업은 생명산업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국민의 어머니인 농업과 농민을 살리고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대접받고 살 수 있는 정치를 실현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천 김문기자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3년 경남 사천 출생 ▲1976년 한국가톨릭농민회 입회. ▲1987∼1991년 한국가톨릭농민회 경남연합회장 ▲1989∼1991년 전국농촌총각결혼대책위원장 ▲1996년 사천농민회 회장 ▲1998∼1999년 전농 경남도연맹 부의장 ▲1999∼2000년 전농 부의장,농가부채대책위원장 ▲2000∼2003년 전농 경남도연맹 의장 ▲2001∼2003년 사천읍농업협동조합 이,감사 ▲2004년 전농 부의장,17대 국회의원 당선(민노당 비례대표). ˝
  • 송강호·문소리 주연 ‘효자동 이발사’

    새달 5일 개봉하는 송강호·문소리 주연의 ‘효자동 이발사’(제작 청어람)는 1960∼70년대 폭압의 현대사와 그 굴곡진 세월을 살아낸 ‘그때 그 사람들’의 이야기다. 시대의 격랑에 휘말려 뜻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된 한 남자를 그렸으되 그 화법은 따뜻하고 정감이 넘치는 완곡 어법이다.송강호가 대통령 이발사가 된다는 설정만으로는 퍼뜩 유쾌한 드라마를 연상할 만하다.그러나 영화는 웃음에만 매달리다 속이 헛헛해지고마는 코미디가 아니라,소시민 주인공의 애환에 초점을 맞춘 휴먼드라마다. 1960년 3·15 부정선거의 아수라판 시국을 돌아보며 시작되는 영화의 시선에는 장난기가 배어 있다.개표중에 투표용지를 삼켜버리는가 하면 자루에 쓸어담아 야산에 묻어버리기까지 한다.그 주인공이 경무대(지금의 청와대) 옆에서 이발소를 하는 이발사 성한모(송강호).나라가 하는 일이면 항상 옳다고만 믿는 무식하지만 순박한 사나이다. 요지경인 경무대 지척에서 무심히 일상을 살아가는 효자동 사람들에게 카메라는 초점을 옮긴다.이발소 보조아가씨 민자(문소리)를 임신시킨 성한모는 뱃속의 아이도 다섯달이 넘으면 낳아야 한다는 ‘사사오입’ 논리를 주워듣고 아빠가 되기로 결심한다. 영화는 그렇게 태어난 아들 낙안(이재응)의 내레이션을 통해 골격을 갖춰나간다.폭압적 현대사가 유머실린 관조의 대상으로 물러앉은 것은 이처럼 아들의 시선으로 아버지 세대를 멀찍이 돌아보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면서도 격랑의 정치사가 한 소시민의 삶을 비틀어가는 드라마의 재주는 놀랍다.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면서 성한모는 경호실장(손병호)의 눈에 띄어 ‘대통령 각하’의 이발사가 된다.동네사람들의 부러움 속에 으쓱한 것도 잠시.청와대 뒷산에 나타난 무장간첩이 설사를 했다는 이유로 정부가 설사병에 걸린 사람들을 간첩으로 몰자,어린 낙안이 어이없이 중앙정보부 고문실로 끌려간다. 유쾌한 스텝을 밟던 영화는 중반을 넘기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대통령의 머리를 깎으면서도 아들의 억울함에 대해 말 한마디 못하고 속앓이하는 송강호의 절절한 부성애 연기가 돋보인다. 이 영화의 묘미는 사실과 허구를 뒤섞어놓은 뒤 농담 속에서 진담을 찾아내게 하는 데에 있다.4·19 데모가 한창인 광장 한복판에서 리어카에 실려 산통하는 민자,무장간첩이 일으킨 설사병 파동 등은 마치 김주영의 성장소설을 읽는 듯 익살스럽다.감독은 “엄연한 사실이 허구화될 때의 재미를 담아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경호실장과 중앙정보부장의 암투,박정희 대통령 암살 등 민감한 기록들이 감독의 재담 덕분에 드라마의 소재로 유연해졌다.이 역시 관객들에겐 낯선 경험이다.얼룩진 현대사가 한폭의 ‘이발소 그림’처럼 아련한 추억담으로 형질변경된 데는 송강호의 페이소스 짙은 연기가 결정적인 몫을 했다.고문으로 망가진 아들의 다리를 고치기 위해 방방곡곡을 뒤지는 그의 모습은,자식을 위해 곤고한 삶을 마다않는 이땅의 아버지들의 자화상 그 자체다.“(박 대통령에게)각하께서도 참 오래 하십니다.”“(전두환 전대통령에게)각하,머리가 다 자라면 다시 오겠습니다.” 등의 대사로 굴절된 현대사에 일침을 날리는 현실발언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닉슨·박정희 대통령 정상회담장에 나타난 성한모,어린 낙안에 가해지는 고문,낙안이 거짓말처럼 걷게 되는 등의 설정은 지나친 비약으로 꼬집힐 여지가 있다.‘박통’역의 조영진을 비롯해 손병호,박종만,정규수,오달수 등 연극인들의 탄탄한 조연연기가 드라마에 살을 보탰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성매매 빚 무횬데…” “진짜요?”

    “성매매를 근절하려면 집창촌은 없어져야 하는 겁니다.” “그럼 우린 뭘 먹고 살죠?” 27일 밤 8시,경기 파주시 연풍리의 ‘용주골’.경찰과 의사,변호사,외교관 등 75명의 ‘성매매 여성 인권 점검단’이 들이닥쳤다.정부가 오는 2006년부터 점진적으로 집창촌을 폐쇄하기로 발표하는 등 성매매 근절 대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하고,성매매 여성들에게 ‘자신의 권리’를 알려주기 위해 경찰청이 마련한 자리였다. 같은 시간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의 ‘미아리 텍사스’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입구쪽 서너 곳 정도만 문을 열어놓고 있었을 뿐이었다.성매매 업주와 여성들의 반응은 냉담했다.용주골의 한 성매매 여성은 “여기가 없어지면 더 외진 시골로 내려갈 계획”이라고 말했고,“차라리 합법화시키는 것이 낫지 않으냐.”는 목소리도 들렸다.미아리에 감금 등 인권유린은 없냐고 점검단원들이 묻자 구석에서 담배를 피던 한 아가씨는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 어쩌려고 그런 짓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미아리의 한 40대 여성업주가 “우리가 죄 지은 거 있냐.여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어쩌라는 거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과도 없지 않았다.용주골에서는 한 여성이 “매달 월세 명목으로 70만원을 업주에게 준다.”고 밝혀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감금용으로 보이는 쇠창살 2개가 발견돼 경찰이 뜯어냈다.경찰이 ‘성매매를 조건으로 한 빚이나 선불금은 무효입니다.’는 내용의 스티커를 업소 주변에 붙이자 성매매 여성들이 “사실이냐.”고 물으면서 관심을 보였다.미아리에서 시민단체 ‘다시함께 센터’가 연락처를 적은 라이터 500여개를 나눠주자 여성들이 서로 먼저 받으려고 몰려들었다.용주골에서 일하는 김모(22·여)씨는 “여기 여성 대부분이 앞으로 강요에 의한 성매매 여성을 피해자로 간주하는 등의 내용으로 법이 개정된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점검은 부산 ‘완월동’,대구 ‘자갈마당’,인천 ‘옐로 하우스’ 등 전국 12곳의 집창촌을 대상으로 일제히 이뤄졌다.경찰관 150명과 시민단체 등 관계자 107명,변호사 19명,의사 26명,주한 미국·필리핀 외교관 4명 등 352명이 동행했다. 김효섭 이재훈기자 newworld@˝
  • MBC 새달 ‘아가씨와‘·‘두근두근‘ 선봬

    MBC가 봄철 프로그램 개편을 통해 주부와 10대 자녀 등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일요 시트콤 두편을 잇따라 선보인다. 새달 9일(오전 10시) 첫 전파를 타는 명랑 가족시트콤 ‘아가씨와 아줌마 사이’와 15일(오후 1시10분) 첫 방영되는 ‘두근 두근 체인지’. ‘아가씨‘는 ‘여자’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네명의 여자가 좌충우돌하며 ‘여자’로서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을 진솔하면서도 코믹하게 그린다.‘화려한 더블’조미령,‘화려한 싱글’한성주,‘초라한 더블’추소영,‘초라한 싱글’황보 등 4명의 개성강한 여자 주인공들이 등장,일·사랑·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부딪히는 갈등을 통해 ‘행복의 기준은 아가씨와 아줌마의 구분이 아닌 여성의 가치관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한 조형기가 늦은 나이에 봉선화 연정을 튀우려 몸부림 치는 가장으로 나와 극중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할 예정. ‘…체인지’는 10대를 타깃으로 최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얼짱 문화’를 정면으로 다룬 국내 유일의 청소년 트렌드 시트콤.기존 시트콤들에서 보여준 천편일률적인 캐릭터들에서 탈피,톡톡튀는 개성을 지닌 못생긴 여고생 3총사인 일명 ‘시루떡 시스터스(홍지영·박슬기·조정린)’의 눈과 마음을 통해 현재 청소년들이 가진 고민과 관심을 조명한다. 특히 세명의 여고생이 머리를 감으면 잠시동안 미인으로 변하는 ‘마술 샴푸’를 얻어 변신을 꾀한다는 만화적인 발상을 통해 ‘얼짱 문화’의 현주소와 문제점도 짚는다. 지난달 22ㆍ23일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영된 바 있는 ‘…체인지’는 만화적 CG와 자막을 사용하는 등의 실험을 감행,눈길을 끌었다.최근 만화 풍의 드라마가 유행하는 것과 맞물려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어낸 바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민노당의 ‘정치실험’

    민주노동당 단병호 당선자는 지난 22일 오후 17대 국회의원 당선증을 받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평소대로 추레한 점퍼 차림의 단 당선자를 본관 정문앞의 의경들이 막아섰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국회의원 당선증 받으려고 왔습니다.” 예의를 갖춘,그러나 고압적인 의경의 물음과 단 당선자의 생뚱한 답변은 그간 국회앞 ‘일반인과 의경’ 사이에 흔한 대화였다.한참을 갸우뚱거리다 얼굴을 알아본 한 의경 때문에 단 당선자는 국회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당선자전원 ‘머리띠 투쟁’ 경험 노동자·농민 운동 출신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17대 국회에서 종종 겪을 에피소드다.하지만 이러한 일들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일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정치’를 표방하며 의정활동에 노동자·농민·평화개혁투쟁 현장활동을 접목시키려는 민주노동당의 헌정사상 초유의 실험과 연관돼 있다.단 당선자의 점퍼 차림이나 농민 출신 강기갑 당선자의 긴 수염과 생활한복 차림은 ‘튀는 행동’이 아니라 노동자·농민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한 발은 운동권,한 발은 제도권을 딛고 있는 민주노동당 정치실험의 성공 여부를 많은 이들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23일 민주노동당 당선자 전원은 일제히 쌀개방 반대집회와 대우종합기계 해외매각 규탄집회 등 각종 투쟁 현장에 참석,제도권 바깥의 현장 활동에 주력했다. 천영세 부대표와 강기갑·현애자 당선자는 ‘전농 창립 14주년 기념식 및 쌀개방 반대와 식량주권수호 결의대회’에 참석해 “올해 쌀개방 반대와 식량자급률 목표치 법제화를 위해 민주노동당의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또한 ‘전노협 쟁의국장 아가씨’ 심상정 당선자 역시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선거 이전과 다름없이 대우중공업 해외매각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단병호 당선자는 일본의 반전평화단체인 ‘PARC’ 관계자들을 만나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민주노동당 당선자들의 이같은 ‘각개 약진’은 일찍이 존재하지 않았던 ‘데모가 일상화된 국회의원’ 10명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원내외 병행전략은 당연” 하지만 현실적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원내와 원외의 의사결정을 둘러싼 시간상 불일치에 대한 우려다.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제도권과 마찰만 일으키거나,반대로 운동권으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이 온다면 한국의 ‘진보실험’은 다시 후퇴할 수 있다. 정대화 상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민주노총과 전농이라는 튼튼한 조직적 기반을 갖고 있는 민주노동당이 원내외 병행전략을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원내에서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사안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즉각 반영되지 않을 경우 갈등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강형숙의 뷰티살롱]‘아저씨’ 대신 ‘선생님’으로

    좋은 매너를 가진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을 잘 보살피고 존경심을 가지고 대하는 경향이 있다.호칭에서도 마찬가지다.더구나 ‘세계화’라고 부르짖으면서도 이 호칭문제는 예전의 습성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상대방이 일정한 직책이 있어서 ‘○○님’과 같이 그 호칭이 뚜렷한 경우엔 상관없지만 보통의 경우는 그저 입에서 나오는 대로 ‘아저씨’ ‘아가씨’ ‘아줌마’ ‘오빠’ ‘언니’등으로 너무 쉽게 호칭한다.뿐만 아니라 조금만 나이가 드신 분들께는 무조건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불러서 사람의 기분과 사기를 꺾어놓는 경우도 있다. 결혼도 하지 않은 아가씨가 조금 나이가 들어 보인다고 아줌마로 불려 그 날부터 우울증에 빠져 버린 경우도 있고,또 중년여성임에도 누군가 아가씨로 불러주어 하늘을 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여성도 있다. 가끔 TV프로그램에서 미국이나 유럽 같으면 한창 완숙한 매력을 풍기는 나이가 될 것 같은 출연자를 사회자가 할아버지,할머니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이러나?’하며 안타까울 때가 있다. 아무리 손자·손녀들이 있어 집안에서는 할아버지·할머니로 불릴지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적인 호칭이지 공적인 호칭은 아니지 않은가. 남성에게 공손히 ‘선생님’이나 ‘어르신’이라고 부르며,또 여성에겐 진짜 ‘어르신’ 경우를 제외하곤 대체적으로 ‘선생님’이나 ‘여사님’이라고 부르면 여성의 자존심도 한층 세워주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할머니,할아버지,아줌마,아저씨 등의 호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더구나 ‘노인(old people)’이라는 단어는 아주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켜 특히 여성들에게는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노인들을 시니어(Senior·손윗사람)라고 부르지 않는가.하물며 연세 드신 어르신도 이름을 모르는 대 여섯 살 여자아이를 어린 숙녀(young lady)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제는 남의 사기를 깎아 내리는 호칭보다는 의욕을 주고 기분을 즐겁게 해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도 필요할 것 같다. 국민대 미용예술아카데미 학과장˝
  • ‘쌀통팔달’ 대전 인동시장

    썰렁하고 초라했다.‘대전의 발상지’로 불리는 인동시장은 요즘 이처럼 변해 있었지만 서민들이 찾기는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대전역에서 1㎞ 남짓 떨어져 있는 이곳에는 대낮이지만 손님 서너명이 찾아와 가게 앞 바구니에 담아놓은 쌀을 손으로 들춰보며 주인과 흥정 하고 있다.40년간 싸전을 하고 있는 대성상회 주인 김제홍(57)씨는 “예전과 비교하면 밥 빌어 죽 끓여 먹는 꼴이지만 쌀이나 잡곡의 품질이 좋고 값도 싸 요즘도 단골이나 서민들이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옛 영화를 뒤로한 채 시장 안에 자리잡은 건물은 무척 허름했다.2층짜리 대전상가 건물은 36년의 세월에 성한 데가 없다.이 건물에 있는 40여개 싸전 상인들은 도로변에 쌀과 조,녹두,겉보리 등 잡곡을 내놓고 장사를 했고 어두컴컴한 건물 속에도 쌀과 잡곡을 늘어놓은 가게들이 들어차 있다.그 속에 희미한 전등이 몇개 걸려 있을 뿐이다.장사가 안되는지 문을 닫은 가게도 눈에 띄었다.김씨는 “교통사정이 좋지 않았던 예전에는 인동시장으로 전국의 쌀이 집결된 뒤 서울과 부산 등지로 다시 팔려나가 인동시장하면 알아줬다.”며 “경부고속도로가 뚫려 전국으로 유통이 쉬워지면서 시장이 죽어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건물이 들어선 한참 후인 70년대 말까지도 상권이 유지돼 호황을 누렸다.하루에 11t 트럭 12대 분량의 쌀을 팔았고 점포 하나를 3∼4명이 빌려 장사했다.점포 주인은 이들에게 쌀 한 가마니(당시 1만원)당 300원씩의 수수료만 받아도 먹고 살 정도였다.주변에는 돈을 좇아 들어선 술집들이 즐비했다.김씨는 “그 때는 3일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술집을 잡기 어려웠다.”고 회고했다.작부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고 손님과 싸우는 악다구니가 쉴새 없었다고 한다. 지금은 아가씨 없는 술집만 한두 군데 있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일부 집의 창문에는 ‘○○여인숙’과 같이 희미한 추억을 되살리는 글씨만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가난한 사람들의 보금자리거나 삶에 지친 이들이 잠시 동안 쉬어가는 휴식처일 뿐 흥청망청댔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김씨는 “그 때는 새벽 서너시쯤 문을 열어 잠깐 장사를 한 뒤 이곳에서 물건을 떼다 파는 변두리시장에서 수금해 저녁 때면 술집으로 가기 일쑤였다.”고 들려줬다.아침 8시에 문을 열고 저녁 7시면 닫는 요즘과 많이 달랐다. ●만세운동과 가마니시장 대전에서 ‘5일장’이 처음으로 시작된 곳도 인동시장이다.장이 서면 산내와 상소동 등 인근 주민들이 가꾼 채소와 잡곡을 들고 나와 팔았다.소달구지나 지게에 나무를 지고 나온 나무장수들로 북적댔다고 한다.1919년 3월6일 장날에는 상인들이 대전 최초로 만세운동을 일으킬 정도로 중심지였다. 그러던 게 6·25를 거치면서 5일장이 사라지고 싸전과 우(소)시장 중심으로 바뀌었다.싸전이 성행하면서 가마니를 만들어 파는 상인들도 판을 쳤다.한때 이곳이 ‘가마니시장’으로 불렸던 것도 여기서 유래됐다 한다.시장을 끼고 흐르는 대전천을 건너도록 나무로 만든 서정다리(현 보문교) 밑으로는 피란민들이 모여 천막을 치고 살았고, 깨끗한 냇물에 빨래하는 아낙네들의 얘기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신안상회 여주인(61)은 “돈을 받고 양잿물을 넣어 빨래를 삶아주는 장사꾼들이 서너명이 있을 정도로 대전의 돈이 모두 몰렸던 곳”이라고 귀띔했다. ●다시 영화를 꿈꾼다 판잣집과 함석집 대신 대전상가와 같은 건물이 들어선 65년 이후로 우시장이 태평동을 거쳐 오정동으로 옮겨갔다.싸전만 남고 80년대 이후로는 시장의 중심이 역전 중앙시장 등으로 옮겨가자 술집도 여기저기로 흩어졌다. 가마니 장사를 하다가 마대가 나오면서 쌀장수로 전환했다는 박낙철(77)씨는 “농협 등이 쌀을 취급하면서 시장이 더 죽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대전역 앞에 있는 중앙시장이나 반경 500m도 채 안되는 대전 최대의 청소년거리인 은행동 ‘으능정이 청소년거리’가 있지만 인동시장 상인들은 옛 영광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김씨는 “대전의 중심축이 인동∼중앙시장∼선화동∼둔산으로 10년마다 이전했다.”며 “주변에 판암IC 등 교통이 좋아지고 대전 동남부권 개발이 이뤄지는 상태여서 다시 인동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내다봤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우리 결혼해요]김주일(30)·조현희(26)씨

    2001년 7월 한참 더울 때였습니다.취업이 어렵다는 말에 경쟁력 강화한다고 FP자격증 공부를 했었죠.첫 수업 때 뭐가 뭔지 몰라 꾸벅꾸벅 졸다 보니 꽤 진도가 나갔더군요.본전 생각에 옆에 있던 귀여운 아가씨에게 용기를 내어 말을 걸었습니다. “제가 졸아서 그런데요.노트 좀 보여주세요.” 이것이 우리의 첫 만남 이었습니다.노트 빌려 준 것이 고마워서 자판기 음료수 하나 뽑아 건네주고,또 노트 빌리고 고맙다고 밥 사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알았습니다.우연을 가장하여 지하철에서 만나기도 했습니다.강의시간에 맞추어 지하철역에서 기다렸죠.나중에 그녀에게 고백했습니다.우연을 가장한 고의적 만남이었다고. 결국 자격증은 취득하지 못했습니다.자격증 시험날이 면접날과 겹쳐서 말이죠.자격증은 못 땄어도 저는 원하던 현대캐피탈이라는 금융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답니다.그런데 그날부터 저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갔습니다.친구를 위한다며 다른 이성에게 관심을 쏟기도 하고,여자친구에게 점차 소홀해졌습니다.여자친구의 맘도 자연히 제게서 멀어졌죠. 이대로 끝인가라고 스스로 책망하던 시절,친한 친구 녀석의 도움으로 우리는 다시 한 번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한 번 헤어지면 다시 만나기 어렵다지만,다시 만나면 헤어지지 않는 법인가 봅니다.저와 그녀는 지금 같이 있고,평생을 같이하겠다고 주례선생님과 여러 하객 앞에서 언약을 했습니다.저의 꿈은 아주 소박합니다.제 아내에게 그 동안 못해준 것 하나씩 해주며 정말 행복한 가정이 무엇인지 모두에게 보여줄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잘 사는 거랍니다.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우리 사이 많이 축복해 주세요.˝
  • [눈에 띄네~ 이 얼굴]‘아홉살 인생’ 나아현

    1970년대의 남루한 추억이 그대로 ‘소품’이 된 성장영화 ‘아홉살 인생’(제작 황기성사단).외모만 번지르한 선배스타들의 기를 팍팍 꺾어 놓을 만큼 아역배우들의 연기력이 빼어나기로 입소문이 짜하다. 그런데 홍보사에서도 놀란 ‘다크호스’는 극중 금복을 연기한 나아현(12).시골 초등학교 3학년생들이 주요인물로 설정된 영화에서 금복은 주인공들을 떠받치는 양념으로 출발했다가 갈수록 주연보다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돋을새김된다.짝사랑하는 남자친구 백여민(김석)이 서울에서 전학온 새침떼기 여자친구 장우림(이세영)과 친해지자,속이 타서 안절부절.그럴 때마다 관객들은 까무러치게 재미있다. “(자신의 옷·신발 등을 미제라 속여온 우림에게 경상도 사투리로)니 방금 이것도 미제라 캤제? 우리나라 고추장이 미국가면 미국고추장이 된다 카더나?” 깍쟁이 우림에게 번번이 무시당하다 복수의 한마디를 날릴 때는 관객들의 체증도 싹 내려갈 정도.촌티가 확 풍기는 짧은 단발머리,제 마음을 몰라주는 여민이 야속해 오만상을 구기는 표정연기 등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하다. 실제 금복이는 초등학교 6학년생(부산 남천초등).영화출연 경험이 있는 김석,이세영과는 달리 이번이 데뷔작이다.지난해 여름 제작자가 4개월여 동안 전국 주요도시를 돌며 진행한 오디션에 부모의 만류를 뿌리치고 응시했단다. “여섯 살때부터 연기자가 되는 게 소원이었다.”고 당차게 데뷔소감을 밝히는 이 꼬마아가씨를 스크린에서 계속 만날 수 있을까.금복의 엄마아빠가 딸이 연기자로 사는 걸 썩 내켜하지 않는다는데….영화를 꼭 한번 보시라.틀림없이 금복이가 좋아질 것이다. 황수정기자 sjh@˝
  • [길섶에서] 내 걸음, 남의 걸음/심재억 생활레저부 차장

    멀쩡한 아가씨의 걸음이 갑자기 빨라진다.곁의 젊은 직장인도 덩달아 뛰고,초로의 아저씨,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뒤질세라 발자국에 먼지를 일으킨다.풍동처럼 몰아치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나부끼고,그 순간 출근길의 짧은 명상도 이내 헝클어지고 만다.이윽고 내 걸음에도 힘이 실릴 무렵,“내가 왜 뛰지?”하는 생각에 잰걸음을 푼다. 출근길,지하철역의 풍경이다.정말 멀쩡한 사람들이 역사 계단에 발을 디미는 순간,마치 뭔가에 홀린 듯 눈을 반짝이며 뛰고,다른 사람들도 감전이라도 된 듯 덩달아 빨라진다.승강장에 다다라 보면 내닫던 사람들이 군데군데 서성이고 있다.뛰어봐야 더 빠를 게 없다.그런데도 한사코 뛴다.그 빠름 속 어디에도 넉넉한 여백은 없다.우리의 일상이라는 게 이렇다. 바둑에서는 ‘남의 손따라 두면 진다.’고 가르친다.그런데도 사람들은 한사코 ‘손따라’ 뛴다.자신의 삶을 남의 걸음으로 사는 일이다.모든 게 빠른 세상은 아무 것도 빠를 게 없는 세상 아닌가.가뜩이나 숨가쁜 우리의 일상,느려도 좋을 땐 느리게 가자.그게 더러는 빠르게 사는 법이기도 하다. 심재억 생활레저부 차장˝
  • 세대별로 골라보는 ‘봄 콘서트’

    TV 음악 무대는 10대들 판이지만 ‘진짜 무대’에서는 세대와 취향별로 골라 볼 수 있는 콘서트가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봄기운이 완연하게 느껴지는 요즘,콘서트 나들이에 나서보자. ●2030재즈팬 즐거운 비명 크로스오버의 거장 클로드 볼링이 27일 오후 7시30분 돔아트홀을 피아노 선율로 채운다.기존의 클로드 볼링 트리오에 트럼펫이 추가된 구성으로 새로운 앙상블을 맛볼 수 있는 무대. 1981년 발표한 앨범 ‘Toot Suite’ 수록곡을 위주로 클래식과 재즈를 아우르는 폭넓은 음악을 선사한다.(02)704-2705. 지난 21일부터 강원도 원주를 시작으로 내한공연을 펼치고 있는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브라이언 크레인은 28일 오후 4시 서울 한전 아츠풀센터에서 공연을 갖는다. 스트링 쿼텟과 함께하는 이번 무대에서 그는 각종 CF에 쓰여 국내 음악팬에게 익숙한 ‘버터플라이 왈츠’‘어 워크 인 더 포레스트’ 등 대표곡들과 새 앨범 ‘Sienna’의 수록곡들을 연주할 예정.(02)582-0970. 정말로와 더불어 우리나라 여성재즈보컬 3인방으로 일컬어지는 웅산과 나윤선이 각각 무대에 오른다. 한국보다 프랑스에서 더 유명한 나윤선은 ‘나윤선 & 프랭크 뵈스테 듀오 콘서트’를 4월2일부터 3일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펼친다.지금까지 여러명의 연주자들과 무대에 올랐으나 이번엔 독일 출신 피아니스트 프랭크 뵈스테만 함께한다. 뵈스테의 담백한 반주를 배경으로 그녀의 힘있는 보컬을 맛볼 수 있는 기회.색소폰 연주자 이정식이 찬조 출연해 무대를 더욱 빛낸다.(02)784-5118. 웅산은 4월9∼10일 폴리미디어 씨어터에서 공연을 갖는다.중저음이 매력적인 웅산은 자신의 신곡은 물론 전설적인 재즈 보컬리스트 ‘엘라 피츠제럴드’의 애창곡도 들려준다.봄을 맞아 관객들에게 프리지어 꽃 한송이를 선물한다고.(02)6248-0430. ●부모님 세대 감성 자극 패티김과 더불어 ‘가요계의 산증인’으로 통하는 이미자가 4월7일부터 3일간 데뷔 45주년을 기념하는 ‘이미자 노래 45년’ 공연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올린다. 오후 7시30분.‘엘레지의 여왕’ 이미자는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이래 ‘동백 아가씨’‘섬마을 선생님’‘기러기 아빠’ 등 2000곡이 넘는 주옥같은 노래들로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왔다. 특별히 설치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노래에 맞춰 옛 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영상을 함께 내보내 부모님 세대의 향수를 한껏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가수 조영남이 게스트로 출연한다.(02)724-6333. ●가슴 떨리게 만드는 포크 노래에 문제의식을 깊게 담아온 ‘부부 음유시인’ 정태춘·박은옥.정태춘의 시집 ‘노독일처’ 발간을 기념해 4월9일부터 18일까지 제일화재 세실극장에서 ‘봄바람 꽃노래’라는 타이틀로 공연을 펼친다. 1·2부로 나눠 진행되며 구수하고 울림있는 목소리로 ‘촛불’‘92년 장마 종로에서’‘오토바이 김씨’ 등 사색적이고 저항성 짙은 노래들을 선사한다.(02)3272-2334. 촛불집회 등 거리 공연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던 민중가수 손현숙이 정식 공연장에 선다. 대학로 컬트홀에서 4월23∼24일 세 차례 공연을 갖는 것.록그룹 ‘천지인’ 보컬로 활동했던 그는 허스키한 음색이 매력적이다. 최근 2집 ‘그대였군요’를 발표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02)742-8037. ●에너지 넘치는 신성들의 무대 영국의 신예 팝스타 가레스 게이츠가 4월4일 오후 7시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최근 2집을 발표한 게이츠는 2002년 영국 가수 선발 프로그램 ‘팝 아이들’을 통해 데뷔,‘언체인지드 멜로디(Unchained Melody)’를 리메이크한 곡으로 최연소로 영국차트 정상을 차지한 샛별.심한 언어장애를 뛰어난 노래실력으로 극복해 더 화제다. ‘사랑은…향기를 남기고’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인 가수 테이가 한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띄운다. 파란색 상의를 입고 오는 관객에게 게이츠의 친필 사인이 있는 티셔츠가 추첨을 통해 지급된다.공연 후에는 게이츠와의 팬 미팅도 예정돼 있다.(02)555-2257.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총선 D-21] 민노당 비례대표 1번 심상정씨

    ‘전국노동조합 협의회 쟁의국장 아가씨’로 통하는 민주노동당 심상정(45) 중앙위원에게 ‘진보정당 첫 국회의원’이라는 호칭이 새로 붙을 전망이다.그는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후보 1번을 받았다. 지난 1980년 미싱사로 취업하면서 노동운동에 뛰어든 그는 85년 구로동맹파업과 서울노동운동연합 결성에 앞장서온 노동운동의 ‘산 증인’이다.진성당원들이 참가한 비례대표 선출 투표에서 그는 여성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6064표를 받았다.심 위원은 “당의 대표선수로 뽑아준 5만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감사하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상류층과 남성이 독점했던 국회에서 서민과 여성의 ‘스피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에게 있어 정치는 노동운동의 일부이자 연장선이다. 그는 “나에게 금배지를 달아줄 사람은 서민과 노동자”라며 “무상 교육·의료 실현 등을 통해 서민 삶의 질적 향상은 물론 비정규직 노동자,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라고 말했다.심 위원은 또한 “기존 여성의원들의 개인적 성실성은 뛰어났지만 절대 다수의 여성을 대변하지 못했다.”면서 “여성 고용할당제,공보육의 획기적 강화 등을 중심 의제로 내걸 것”이라며 여성의원 의정활동의 전형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두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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