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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빨이 무려 300개’ 호주서 8천만년 전 희귀 ‘주름상어’ 잡혀

    ‘이빨이 무려 300개’ 호주서 8천만년 전 희귀 ‘주름상어’ 잡혀

    8000만 년 전 ‘살아있는 화석’으로 알려진 ‘주름상어’(frilled shark)가 잡혀 화제다. 21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호주 빅토리아 동쪽 엔트런스 호수(Entrance Lakes)에서 조업 중이던 저인망 어선에 8000만 년 전 선사시대에 서식했던 ‘주름상어’가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이번 ‘주름상어’는 700m 심해에서 잡혔으며 어두운 갈색의 장어 모양으로 길이 2m, 300여 개의 이빨, 등지느러미와 그 주변에 주름진 6쌍의 아가미를 지녔다. 호주 남동부 저인망 어업협회(SETFA) 사이먼 보그 회장은 “주름상어를 처음 발견한 어부가 무척 놀라워했다”며 “25열로 이뤄진 300여 개의 이빨을 가졌다”고 전했다. 흉측한 모습 때문에 심해 괴물 ‘라브카’(영어권 이름은 ‘프릴드 상어’)라고도 불리우는 ‘주름상어’는 심해 1500m의 깊은 물에서 서식하며 심해에 사는 어류와 오징어 등을 주로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SETFA / VRD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김준의 바다 맛 기행] 가덕도·거제도 대구 기싸움

    [김준의 바다 맛 기행] 가덕도·거제도 대구 기싸움

    대구 한 마리를 앞에 두고 두 사내의 언성이 높아졌다. “가덕대구가 진짠기라.” “무신 소리하는 기야. 거제대구가 진짜 아이가.” 듣고 있던 대구가 벌떡 일어났다. “내는 바다에서 산다.” 바다에 경남 거제가 어디 있고 부산 가덕이 어디 있던가. 물고기들은 수온과 먹이, 산란 등 좋은 서식지를 찾아 이동한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가덕도 대항사람들이 가서 잡으면 가덕대구요, 거제도 외포 사람들이 잡으면 거제대구다. 대구뿐일까. 영광굴비와 추자굴비가 그렇고 영덕대게와 울진대게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도 음식 앞에 특정 지역 이름이 붙는다. 그것이 자연을 읽은 지역민들의 손맛이고 ‘음식문화’다. 오늘은 대구를 찾아 거제도 외포항으로 떠나 보자. 대구는 대구과에 속하는 냉수성 어류이다. 함경도와 강원도에서 잡히는 것은 당연하고 전라도와 충청도 바다에서도 잡힌다. 다만 잡히는 시기가 조금씩 다르다. 그런데 굳이 가덕도와 거제도 사이의 바다에서 잡히는 대구를 찾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 이유를 알려면 대구의 이동을 살펴봐야 한다. 알래스카나 캄차카 등 북태평양에서 살던 대구는 알을 낳기 위해 9월에 두만강 앞 바다, 10월에 동해를 거쳐 1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진해만과 거제도 남쪽 해역에서 산란을 한다. ‘동국여지승람’에도 남해 가덕만과 진해만 일대를 대구의 고장이라 했다. 여기에서 잡히는 대구를 임금님 수라상에 올렸다. 겨울을 따뜻한 남쪽에서 보낸 대구들은 봄이 오면 동해를 거쳐 북상한다. 그리고 3, 4년 후 성숙한 모습으로 안태(安胎) 고향을 찾는다. 서해에서 잡힌 대구는 이곳에서 잡힌 대구의 절반 정도 크기에 불과해 왜대구라고 했다. 왜대구는 회유성 어종이었다가 냉수대에 갇혀 토종화 된 대구로 육질도 떨어진다고 한다. 조선시대는 정치망과 주낙으로 대구를 잡았다. 풍어 시에는 하룻밤 사이 어망 1통에 2만~3만 마리를 잡았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고기가 흔했다. 동해의 명태와 서해의 조기가 대표 어종이라면 남해는 대구였다. 하지만 명태는 동해에서 사라졌고 조기도 서해가 아닌 동지나까지 내려가 잡는다. 그리고 대구 자리도 멸치가 차지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남획이다. 1970년대까지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대구의 80%가 거제 연안에서 잡혔다고 한다. 외포 밖 진해만과 가덕만은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곳으로 조기, 갈치 등 고급 어종이 풍부했던 곳이다. 특히 외포 앞에 있는 이수도 바다에 대구가 많았다. 믿을 수 없지만 대구가 너무 많아 배들이 지나갈 수 없을 정도였고, 새벽에 바닷가에 나가면 대구가 밀려와 한 짐씩 지고 왔다고 한다. 밤새 술 먹다가 안주가 떨어지면 덕장에 널려 있는 대구를 빼오는 것은 흉도 아니었고 그물에 든 대구를 건져와 먹었다는 말도 들을 수 있었다. 쌀 한 됫박을 대구 한 마리와 바꿀 만큼 값어치가 있었지만 ‘대구서리’가 큰 흉이 되지 않을 정도로 인심이 좋았다. 그런데 1980년대 중반, 가덕만에서 대구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1960년대부터 조금씩 줄기 시작해 멸종 위기에 처하자 1982년부터 인공 방류를 시작했다. 이 무렵 큰 대구 한 마리에 30만~40만원을 웃돌 정도로 귀한 몸이 되었다. 대구의 개체수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접어들면서였다. 꾸준히 이어진 치어 방류 효과였다. 거제도나 가덕도에서는 정치망으로 대구를 잡는다. 옛날 겨울철 새벽 외포 선창은 대구를 경매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대구잡이 어선과 도매상인들로 불야성이었다. 그만은 못하지만 지금도 새벽이면 낮에 조용하던 포구가 시끌벅적하다.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joonkim@jeri.re.kr ■ 어떻게 먹을까 뜨끈하게 끓여낸 맑은 탕, 겨울철 한기 ‘뚝’ 대구탕은 겨울철에 최고 인기다. 필자가 즐겨 찾는 외포리의 대구전문 식당은 무를 넣지 않고 오직 대구만 넣어서 끓인다. 대구의 참맛을 즐기려면 다른 재료가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게 이유다. 대구탕을 끓이려면 먼저 칼로 몸통을 가볍게 긁은 후 깨끗이 씻는다. 그리고 내장을 꺼내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은 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잘 씻어 갈무리해 놓는다. 내장을 제거한 대구는 머리와 몸통을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그리고 그릇에 먼저 대구머리와 물을 충분히 넣고 소금 간을 한 후 센 불에 팔팔 끓인다. 물이 끓고 나면 대구 몸통과 얇게 썬 무를 넣고 다시 팔팔 끓인다. 이때 모자반, 톳, 콩나물 등을 취향에 따라 넣기도 한다. 그리고 내장, 다진 마늘, 생강, 파를 넣고 살짝 끓인 후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여기에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넣어 얼큰하게 끓여도 좋다. 먹을 때는 양념장이나 겨자 등 좋아하는 소스를 곁들인다. 대구가 몸에 좋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약대구’를 제일로 친다. 알이 가득한 대구를 골라 잘 갈무리한 다음에 큰 입을 통해서 알과 내장을 끄집어낸다. 알을 천일염에 절여 대구 배 속에 넣고 두어 달 음지에 말린 후 알을 꺼내 술안주, 밥반찬으로 사용한다. 짭짤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고 양기에 좋아 약대구라고 부른다. 또 쫄깃하고 씹는 맛이 좋은 대구볼찜도 인기다. 볼찜은 우선 팔팔 끓는 다시마 물에 적당한 크기로 자른 대구볼을 넣어 익힌다. 그리고 찹쌀가루, 고추장, 고춧가루, 된장, 다진 마늘, 들깨가루 등으로 만든 양념장과 버무린 콩나물을 넣어 끓인다. 마지막으로 양념장과 미나리와 파를 넣어 익힌다. 이 외에도 말린 대구를 물에 불려서 소고기를 넣고 양념을 하여 진한 간장에 담가 두었다 간이 들면 먹는 대구장아찌, 마른 대구를 북북 찢어 찧어서 가루로 만든 다음 찹쌀로 죽을 쑤어 먹는 대구죽, 생대구를 토막 내어 맵쌀을 넣고 끓인 대구갱죽, 생대구나 반 건조시킨 대구를 양념한 후 찐 대구찜 등이 있다. 거제지방에서는 감기몸살에 대구갱죽을 먹고 땀을 내면 낫는다고 했다. 대구창자나 아가미를 소금에 절인 대구창젓은 여름철에 반찬으로 좋다. 생대구포를 떠서 소금에 절인 대구애미젓(대구모젓, 통대구모젓)은 10월에 담가 먹는다. 속풀이로 좋은 대구해장국, 삼복에 복달임으로 대구육개장, 간단하게 요리하는 대구내장국, 아이들이 좋아하는 대구부침, 산지에서나 맛볼 수 있는 대구회 등도 있다.
  • 심해 2000m 서식…희귀 상어, 日서 산 채로 포획

    심해 2000m에 서식하는 희귀 상어가 동해와 접한 일본 쓰가루해협에서 산 채로 포획돼 공개됐다. 일본 닛테레 뉴스24에 따르면 아오모리시 현영 아사무시 수족관이 몸길이 2m 가량의 암컷 심해 상어를 공개했다. ‘뭉툭코여섯줄아가미상어’라고 불리는 이 상어는 4.8m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있고 붙잡힌 상어는 아직 어린 개체다. 이 상어는 지난 8일 쓰가루해협에 속하는 무쓰시 오하타 마을 앞바다에 수심 27m에 설치한 그물에 걸렸다. 평상 시에는 온대에서 열대 심해 2000m에 서식하고 있으며 산 채로 포획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아사무시 수족관 측은 “가끔 먹이를 찾으려 얕은 물에 올라올 수 있는 데 이때 그물에 걸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11, 12일에만 특별히 공개된 이 상어는 눈이 청록색으로 등쪽 몸색깔은 갈색을 띠고 있다. 등지느러미는 1개로 몸 뒤쪽에 있고 주둥이는 편평하고 크게 굽어 있다. 특히 이 상어는 대부분이 다섯쌍의 아가미를 갖고 있는 데 반해 여섯 쌍의 아가미 구멍을 갖는 종으로 이 외에도 큰눈여섯줄아가미상어와 주름상어가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준의 바다맛 기행] 동해서 건진 겨울의 맛 ‘도루묵’

    [김준의 바다맛 기행] 동해서 건진 겨울의 맛 ‘도루묵’

    “횟감으로는 암컷보다 수컷이 좋드래요. 암컷 도루맥이는 구이용이래요.” 강원도 사투리만큼이나 정겨운 생선이 도루묵이다. 겨울이면 두세 차례 주문진, 속초, 삼척의 어시장을 기웃거리다 보니 강원도말도 이제 귀에 쏘옥 들어온다. 도루묵은 10월부터 12월 무렵에 1000~2000개의 알을 낳는다. 알은 막이 두껍고 점액질이 있어 모자반 등 해조류에 덩어리로 붙어 산란한다. 1년 정도 자라면 10㎝, 4년이면 약 20㎝까지 자란다. 알 밴 도루묵을 ‘알도루묵’, 수컷을 ‘수도루묵’이라 하며, 살이 희고 지방질이 많아 부드럽고 고소하다. 동해안에서 잡은 도루묵이 크기가 작은 것은 채 자라지 않은 것을 잡기때문이다.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급속 냉동을 시켜 일 년 내내 요리하는 집도 있다. 한때 원폭 피해자들에게 좋은 음식이라는 소문에 일본으로 수출되기도 했다. 일본의 북부지방에서는 염장해서 먹기도 하며, 정월이면 알을 요리해 먹는 풍습이 있다.도루묵은 도루묵이, 도루맥이, 은어(銀魚), 목어(木魚), 환목어(還木魚), 환맥어(還麥魚)라고도 부르는 농어목 도루묵과에 속하는 냉수성 어류다. 우리나라 동해와 일본의 중부 이북, 캄차카 반도, 알래스카 해역에 분포한다. 날씨가 따뜻할 때는 진흙이나 모래로 이루어진 수심 200m에 머물다가 산란기인 11월에서 12월에 연안으로 올라온다. 강원도 연안에서는 여름에 도루묵이나 명태가 많이 잡히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한류성 어종이 여름에 많이 잡힌다는 것은 냉해가 우려된다는 의미다. 일본에서는 도루묵이 바람이 불고 천둥이 치는 겨울에 잘 잡혀 뇌어(魚)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다. 거친 바다에서 다른 물고기들이 바위 밑으로 숨을 때 알을 낳는 지혜로운 고기다. 모래를 좋아해 영어 이름이 ‘샌드 피시’(sand fish)다. 모래가 발달한 강원도 연안에서 많이 잡히는 것은 이런 생태적 특징 때문이다. 도루묵의 유래와 관련해서 전해지는 이야기이다. 임진왜란 당시 피란길에 오른 선조가 한 어부가 바친 ‘묵’이라는 물고기 맛을 보고 흡족하여 ‘은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 전쟁이 끝난 후 피란길에 먹었던 은어가 생각나 다시 찾았다. 하지만 피란 시절과 달리 산해진미가 수라상에 오르는데 옛날 맛을 느낄 리 없었다. 자신의 변한 입맛은 모르고 선조는 수라상을 물리며 ‘도로 묵이라 불러라’라고 했다고 한다. 사실 이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 냉수성 어류인 도루묵이 동해가 아닌 황해 의주에서 발견되었다는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세종실록지리지’에도 함경도와 강원도의 특산품으로 기록되어 있다. 도루묵은 20, 30년 전만 해도 즐겨 먹지 않던 생선이었다. 오죽하면 어부들이 그물에 도루묵만 가득하면 ‘말짱도루묵’이라 푸념을 했을까. 하지만 지금은 구이, 찌개 등 동해안을 찾는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연안의 수초에 알을 낳기 위해 찾아온 도루묵은 방파제에서 낚시뿐만 아니라 통발과 뜰채로도 쉽게 잡을 수 있다. 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여행객들이 방치한 통발이 도루묵에게는 치명적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새벽시장을 둘러본 뒤 서둘러 삼척의 장호항으로 향했다. 동해 위로 뜨는 해를 보고 싶었다. 장호항은 울릉도와 직선거리로 가장 가까운 어항이다. 해가 뜨길 기다리는 동안 손이 시리다 못해 손가락이 욱신거렸다. 아쉽게 구름 속에서 떠오르는 해로 만족했지만 갈매기의 군무를 앞세우고 만선으로 돌아오는 도루묵 잡이 배를 만날 수 있었다. 배가 들어오자 따뜻한 물에 잠깐 손을 적신 어머니들의 손놀림도 바빠졌다.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joonkim@jeri.re.kr ■어떻게 먹을까 배 은빛으로 반짝이고 등은 얼룩 선명해야 좋아 회는 아가미·지느러미 제거하면 뼈째로 ‘꿀꺽’ 도루묵은 배 색깔이 은빛으로 반짝이고 등의 얼룩이 선명하며 살이 단단한 것이 좋다. 도루묵은 주로 구이, 찌개, 회, 조림으로 요리한다. 간단하게 술을 한 잔 하려면 도루묵 구이가 좋다. 구이는 수컷보다는 알도루묵이 좋다. 톡톡 터지는 알 맛 때문이다. 찌개를 끓였을 때는 팍팍한 느낌이지만 구이는 온기를 가득 담은 반숙의 상태로 입안에서 터진다. 특히 싱싱할수록 알 속에 있는 점액질이 끈적끈적하고 진하다.. “도루메기는 겨드랑이에 넣었다 빼도 먹을 수 있다”고 했다. 다 자란 도루묵이 26㎝ 정도인데 알은 3~4㎜ 정도다. 몸의 크기에 비해서 알이 크다. 명태나 대구의 알보다 훨신 크다. 보통 알을 익히면 푸석거리는데 도루묵 알은 두꺼운 껍질의 식감과 쫀득거리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술에는 역시 얼큰한 도루묵 찌개가 좋다. 냄비 바닥에 무나 감자를 도톰하게 썰어서 깔고 잘 손질한 도루묵을 올린다. 그리고 고춧가루, 후춧가루, 다진 마늘을 넣고 약한 불에 보글보글 끓인다. 구이에 비해 수컷이 찌개에 좋다. 도루묵은 비린내가 나지 않고, 피부와 양기에 좋아 남녀노소 즐길 수 있다. 구이나 찌개와 달리 회는 산지 어시장이 아니면 구경하기 힘들다. 지느러미와 아가미를 제거하면 뼈째 씹어 먹을 수 있다. 겨울철이면 강원도 바닷가에서 도루묵을 말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겨울 해풍에 말린 도루묵은 일 년 내내 밑반찬으로 상에 오른다. 도루묵을 비롯해 가자미, 명태, 횟대 등 동해안에서 나는 생선은 염장보다는 해풍에 말려서 조림으로 많이 해 먹었다. 함경도에서는 식해를 만들어 먹던 겨울 저장음식이었다. 식해는 생선에 양념을 해서 삭혔다 먹는 젓갈의 일종이다. 내장과 머리를 제거한 도루묵을 잘 씻은 다음 소금을 뿌려 사흘 정도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꾸덕꾸덕 말린다. 그리고 기장으로 밥을 해서 고춧가루, 다진 마늘, 생강, 소금과 버무린 다음 항아리에 도루묵 한 줄에 밥 한 줄씩 켜켜이 담고 보름이나 스무날 정도 숙성시킨다. 엿기름 물을 이용해서 삭히기도 한다. 그후 무를 넓적하게 썰어 소금에 절여 물기를 짜낸 다음 삭힌 도루묵과 고춧가루, 다진 마늘, 생강을 넣고 버무려 다시 삭힌다. 빠르면 일주일 만에 먹을 수 있다.
  • ‘민물 귀족’ 산천어 해수 시험 양식 성공

    충남도수산연구소는 6일 연구소 수조에서 겨울철 민물 냉수어종 산천어의 해수 순치(順治) 시험양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산천어는 강원 등 수온 15도 이하 민물에서 자라는 고급 송어류로, 아가미에 염류 세포가 있어 해수 적응이 가능하다. 이로써 휴어기 겨울철에도 바다 가두리 양식으로 어민들이 돈을 버는 ‘이모작’의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임동규 연구사는 “현재 생존율이 80%에 이르러 민물 양식보다 좀 떨어지지만 성공 가능성이 꽤 높다”고 말했다. 임 연구사는 “내년 초까지 살펴봐야 바다 양식 성공 여부를 확실히 장담할 수 있다”며 “성공하면 천수만 등에서 대규모 산천어 바다 가두리 양식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우파루파 거식증, 다른 도롱뇽들의 공격까지? ‘식음 전폐 이유는?’

    우파루파 거식증, 다른 도롱뇽들의 공격까지? ‘식음 전폐 이유는?’

    멕시코 도롱뇽 우파루파가 화제다. 21일 방송된 SBS ‘TV 동물농장’에서 도롱뇽 계의 비주얼, 멕시코 도롱뇽 우파루파의 모습이 공개됐다. 경기도 하남시에 사는 제보자는 “우파루파 4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한 마리 ‘루파’가 2주 전부터 아예 아무 것도 안 먹는다”고 전했다. 화이트 핑크족임에도 피부는 노랬고 아가미는 볼품없어졌고 자연히 몸은 말라가는 상황이었다. 루파가 식음을 전폐하자 그를 무시한 다른 도롱뇽들의 공격도 이어졌다. 머리와 발에는 자잘한 상처가 가득했다. 이와 관련해 수의사는 “밥을 못 먹는 것이 거식증 같다. 스트레스가 진행되면서 몸 면역력에 문제가 생기고 균형이 깨지면서 골밀도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후 제작진과 주인은 루파만을 위한 수족관을 만들어준 뒤 우파가 좋아하는 수온과 먹이를 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루파도 생기를 되찾고 다시 먹이를 먹으며 회복세에 들어섰다. 사진 = 방송 캡처 (우파루파) 연예팀 chkim@seoul.co.kr
  • [김준의 바다맛 기행] 국민생선 등극 ‘꽁치’

    [김준의 바다맛 기행] 국민생선 등극 ‘꽁치’

    “꽁치국요? 그 비릿한 것으로 국을 끓여요?” “묵어 봐라. 맛있다.” 경상도 사투리를 몰랐다면 손님에게 반말을 한다며 그냥 나갔을 것이다. 경북 포항의 과메기문화거리에 마련된 무대에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라며 나이 든 어머니의 열창이 이어졌다. 주민이 운영하는 임시 식당에 들러 과메기를 먹을까, 구이를 먹을까 고민하다 맛있고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말에 꽁치국에 ‘영일만쌀 막걸리’ 한 병을 시키고 자리를 잡았다. 꽁치는 수심 30m 내외의 바다에서 떼 지어 산다. 영일만을 기점으로 경북과 강원지역에서 봄과 가을에 잡히는 찬물을 좋아하는 어류다. 일본 오키나와 부근의 먼바다에서 겨울을 나고, 봄이면 동해 연안으로 몰려와 해조류나 부유물에 산란한다. 심지어 자신을 잡으려 내린 그물에 몸을 비벼 알을 낳기도 한다. 울릉도나 구룡포에서는 가마니에 구멍을 내고 해조류를 매달아 놓고 기다리다 꽁치가 알을 낳기 위해 모여들면 잡았다. 이게 전통어법인 ‘손꽁치잡이’이다. 봄에 잡히는 꽁치는 기름기가 적어 구이와 찌개용으로 좋고, 가을에 잡히는 꽁치는 기름이 많아 과메기로 이용한다. 꽁치는 아가미 근처에 침을 놓은 듯 구멍이 있어 ‘구멍(空)이 있는 어류’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산 정약용이 쓴 ‘아언각비’(1819)에 소개된 내용이다. 아마도 공치가 된소리로 바뀌면서 꽁치가 되었으리라. 가을에 맛있는 칼처럼 생긴 어류라 해서 ‘추도어’(秋刀魚)라고도 불렸고, 불빛을 좋아해 ‘추광어’라고도 했다. 집어등을 켜고 꽁치를 모아 그물을 내렸던 것도 이런 이유다. 영일만 일대의 어촌에서는 꽁치를 바닷바람에 말려 과메기를 만든다. 특히 구룡포읍 삼정리는 과메기 마을로 유명하다. 이맘때면 으레 해안의 덕장에 과메기가 그득하다. 이 마을에서는 눈 목(目)자를 ‘미기’, ‘메기’라 한다. 과메기란 ‘관목어’, 즉 눈을 꿰어 말린 생선을 말한다. 1910년대 최창선이 쓴 ‘소천소지’라는 유머집에는 이런 내용이 소개되고 있다. 동해안에 살던 선비가 과거를 보러 가다 배가 고파 해안가 나뭇가지에 눈이 꿰어 죽어 있는 물고기를 발견했다. 이를 찢어 먹었더니 맛이 너무 좋아 과거를 보고 내려와 겨울마다 집에서 청어나 꽁치를 그렇게 말려 먹었다. 조선시대에는 과메기를 청어로 만들었다. 지금은 청어 대신 꽁치가 그 자리를 꿰찼다. 머리를 떼 내고 내장과 뼈를 제거한 후 잘 씻어 덕장에 내걸고 기다리면 된다. 눈과 비를 가리고 반으로 갈라 놓은 등이 붙지 않도록 손질하는 것이 일이다. 이런 과메기를 ‘배지기’라 부른다. 구룡포 읍내를 벗어나 호미곶에 이르는 해안가 마을의 가을은 과메기와 함께 시작된다. 구룡포시장에서는 배를 따거나 반으로 쪼개지도 않은 채 짚으로 엮어 통째 말리고 있는 꽁치과메기를 만날 수 있다. ‘통마리’다. 통마리는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세척해 굴비처럼 엮어서 말리는 것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보름 정도 말려야 한다. 배지기는 사나흘이면 상품이 된다. 과메기는 온도가 중요하다. 영하 5도에서 영상 5의 기온이 유지돼야 한다. 그리고 바람이 잘 부는 곳이 좋다. 이런 조건에서 과메기가 숙성된다. ▶▶ 어떻게 먹을까 포항 호미곶에서 만난 포장마차 안주인이 과메기를 먹고 가라며 손짓을 했다. 청어과메기를 찾자 꽁치가 맛도 좋고 미용에 좋다며 권했다. 꽁치과메기를 먹고 나면 다음날 얼굴에 윤이 나고 반지르르하다는 것이다. 꽁치는 꼬리가 노랗고 몸이 밝은 빛을 띠며 빳빳하고 딱딱한 것이 신선하다. 등 푸른 생선이 그렇듯 쉽게 변하기 때문에 잡은 즉시 얼음에 보관해야 한다. 그렇기에 꽁치물회는 뱃사람들이나 먹을 수 있는 특권이자 별식이다. 머리를 자르고 내장을 꺼낸 후 살을 발라 채소를 넣고 참기름과 고추장으로 쓱쓱 비벼 먹는다. 포항물회가 여기에서 비롯됐다는 말도 있다. 그물에 머리가 박힌 채 빠져나가려 꼬리를 흔들다 상처가 난 꽁치를 ‘파치’라고 한다. 녀석들은 상품 가치는 없지만 젓갈과 젓국으로 재탄생한다. 동해안의 어민들은 김치를 담글 때 꽁치젓이 들어가야 맛이 있다고 한다. 새우젓이나 멸치젓 대신 말이다. 뒤돌아볼 줄 모르고 앞으로만 가는 꽁치의 몸부림이 우려낸 맛이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좋아하고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는 꽁치구이다. 비린내를 잡기 위해 매실에 담근 후 요리하면 살도 단단해져 좋다. 꽁치는 자주 뒤집으면 껍질이 벗겨지고 살도 부스러진다. 중불에 한 번 굽고 뒤집어 센불에 구워야 한다. 구룡포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꽁치국이다. 꽁치국은 꽁치 외에 우거지를 꼭 준비해야 한다. 말린 무청 우거지를 삶아서 준비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배추를 삶아서 사용해도 괜찮다. 꽁치는 머리를 자르고 내장을 제거한 후 껍질을 벗기고 살을 칼로 다져서 준비를 해 둔다. 이때 살짝 얼려서 손질하면 좋다. 요즘에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뼈째 갈아서 사용하기도 한다. 우거지나 삶은 채소를 적당한 크기로 썰고 대파도 넣은 다음 물을 적당히 붓고 양념을 필요한 만큼 넣는다. 김장하고 남은 양념을 넣으면 좋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다진 꽁치를 넣는다. 그리고 마늘을 다져서 넣으면 완성이다. 맛이 추어탕과 비슷하다 싶었는데, 포항에서는 ‘꽁치추어탕’이라 부르기도 한다. 생각보다 비린내가 나지 않지만 산초를 넣어서 먹는다. 막걸리 한 병을 비우기 전에 꽁치국이 바닥을 보였다. 인심 좋은 어머니가 덤으로 한 그릇을 더 주었다. 옛날에는 꽁치로 죽도 끓여 먹었다며 자랑을 덧붙였다. 김장철이다. 꽁치젓을 넣어 버무린 동해안 김치 맛, 그 맛이 궁금해진다.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joonkim@jeri.re.kr
  • 당신은 들여다본 적 있나요, 동물의 마음속을

    당신은 들여다본 적 있나요, 동물의 마음속을

    동물을 깨닫는다/버지니아 모렐 지음/곽성혜 옮김/추수밭/452쪽/1만 6000원 ‘물고기가 낚싯바늘에 걸렸을 때 통증을 느끼는가?’ 199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생물학자인 빅토리아 브레이스웨이트는 부화장에서 자란 연어와 송어의 생존율을 살펴보다가 문득 이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에선 야생의 부족한 개체 수를 보충하기 위해 부화장에서 물고기를 인위적으로 키워 방류했으나 생존율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턱없이 낮은 생존율은 부화장의 물고기 상당수가 지닌 병변 탓이었다. 좁은 공간에서 서로 물어뜯거나 긁혀 생긴 상처였다. 1980년대 이후 불거진 동물 복지운동은 이때까지 사육되는 닭, 돼지, 소의 삶에 한정됐다. 양식장의 물고기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물고기도 개미처럼 통증에 반사적으로 반응할 뿐 정신적으로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관점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연구 결과 물고기는 실제로 생각할 수 있었고 환경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해 물속 냄새를 인식하고 예리한 색각과 청각을 이용했다. 내는 소리도 오만 가지였다. 끽끽거리기, 꽥 내지르기, 새처럼 짹짹거리기, 개처럼 컹컹거리기, 신음하기, 콧노래처럼 윙윙거리기까지 다양했다. 스노클링을 해 본 사람은 무슨 소리냐고 항변하겠지만 ‘수중청음기’를 사용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딱총새우의 타닥타닥 소리, 물고기가 노래하는 소리까지 모두 잡아낼 수 있다. 연구팀은 송어의 뺨, 아가미, 입술, 얼굴 등에 몰린 통각수용세포의 분포와 물고기 뇌의 편도체 존재 여부까지 밝혀냈다. 포유동물과 마찬가지로 공포나 보상 심리를 느낀다는 뜻이다. 하지만 통증을 느끼는 방식이 ‘조금 다를’ 뿐인 물고기들을 우리는 산 채로, 회를 떠 먹거나 솥에 넣어 매운탕을 끓여 먹는다. 죄의식은 조금도 느끼지 못한 채 말이다.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6년간 11개국의 동물 마음 연구 현장을 찾아다니며 수백 건의 사례를 수집했다. 그리고 “고래나 소에게 특유의 억양과 사투리가 있다”, “다람쥐가 고아(다람쥐)를 입양한다”, “개가 1022개의 어휘를 사용한다”, “물고기가 도구를 사용한다”, “꿀벌이 계획을 세운다”, “양이 한 번 본 얼굴을 잊지 않는다”, “코끼리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알아본다”, “나방이 애벌레 시절을 기억한다” 등 좀처럼 믿기 어려운 사실들을 풀어놓는다. 1965년 신경생리학자 존 릴리는 특수설계된 침수주택에서 아리따운 여성 봉사자 하우에게 수컷 돌고래 피터와 동거하며 영어단어를 가르치게 했다. 피터는 이내 인간인 하우에게 열렬한 구애를 시작했는데, 심지어 하우가 피터의 발기된 성기를 애무해 줘야 수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여태껏 많은 사람은 인간만 생각하고 마음을 갖는다고 믿어 왔다. 일부 학자는 아예 동물은 거의 반쯤 죽은 상태로 살아간다고 주장한다. 책은 이를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스토아학파, 성 아우구스티누스, 데카르트에 이르기까지 정신과 몸을 별개의 두 실체로 파악해 온 서양의 사고방식 탓으로 돌린다. 1859년 찰스 다윈이 펴낸 ‘종의 기원’은 진화론을 통해 인간을 동물의 범주에 포함시켰고, 이후 동물행동학과 비교심리학의 싹을 틔웠다. 동물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전기가 됐으나 20세기 초 프레더릭 스키너 등이 이끈 ‘행동주의’ 심리학의 벽에 막혔다. 동물은 조건반사의 대상으로 폄하됐다. 책은 50년 넘게 침팬지를 연구해 온 동물학자인 제인 구달조차 학계의 비판이 껄끄러워 의인화된 침팬지의 행동을 속시원히 털어놓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진화는 선형이 아니라 무성한 나무 위의 가지처럼 방사형으로 진행되는데, 지구상에서 기껏 20만년가량 살아온 인간(호모사피엔스)이 진화의 정점에 서 있는 것인 양 착각과 편견에 빠져 있다고 일갈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바닷속에서 잠든 혹등고래 ‘수면 모습’ 포착 (영상)

    바닷속에서 잠든 혹등고래 ‘수면 모습’ 포착 (영상)

    몸무게가 무려 40t에 달하는 혹등고래는 과연 바다에서 어떻게 잠을 잘까? 세간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희귀한 영상이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됐다. 지난 10일 국제 수중탐사 전문 촬영팀 '판가 MX'(Panga MX)가 거대한 혹등고래의 잠자는 모습을 공개해 화제로 떠올랐다. 지난 1월부터 4월 사이 탐사 중 촬영된 이 영상에는 거대한 혹등고래 한마리가 머리를 수면 아래로 한 채 잠들어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잘 알려진대로 고래는 포유류로 아가미가 없어 수면으로 올라와 산소를 마셔야 한다. 그러나 고래는 물 속에서 호흡하지 못해도 최대 1시간을 머물 수 있다. 특히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고래는 인간과는 달리 의식적으로 숨을 쉰다. 이 때문에 잠자거나 휴식하는 동안에도 고래의 뇌 절반은 항상 깨어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설명. 영상을 촬영한 키에란 바운은 "운좋게 포착된 영상 속 혹등고래는 약 20분간 수면을 취했다" 면서 "고래에 따라 머리를 아래로, 수평으로, 수면 근처에 둥둥 떠서 자는등 수면 자세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혹등고래는 몸길이 11~16m, 몸무게 30~40t에 달한다. 대형 고래 중 인간과 매우 친숙한 고래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1940년대부터 국제적인 보호가 시작돼 안정적인 개체수를 유지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김준의 바다 맛 기행] 어떻게 먹을까

    횟집에 가면 제철 가리지 않고 으레 권하는 활어가 광어나 우럭이다. 광어는 육상 가두리양식을, 우럭은 해상 가두리양식을 대표하는 물고기이다. 그만큼 흔하지만 일본인이 즐기는 부드럽게 녹는 식감보다 씹는 맛을 즐기는 우리의 식문화 때문인지 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래도 우럭 요리의 으뜸은 단연 매운탕이다. 큰 머리에서 나오는 진한 국물은 맑은탕이든 매운탕이든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매운탕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육수와 양념장이다. 육수는 황태 육수나 다시마, 대멸로 우린 것을 사용한다. 양념장은 고춧가루, 고추장, 된장, 다진 마늘, 생강, 청주 등을 섞어 하루 정도 숙성한 것이다. 냉동실에 두고 필요할 때 사용해도 좋다. 우럭의 지느러미와 쓸개를 떼어내고 아가미와 내장은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무, 콩나물, 모시조개, 미더덕을 넣고 양념장을 올린 후 육수를 부어 끓인다. 국물은 많이 잡지 않고 우럭이 잠길 정도가 좋다. 팔팔 끓으면 파와 쑥갓을 올려 더 끓이면 된다. 건조한 우럭으로 끓이는 맑은탕은 깔끔한 맛을 즐기는 사람이나 속풀이국으로 좋다. 먼저 지느러미를 제거하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 찬물에 담근다. 준비해 둔 육수에 무 조각을 넣고 이어 우럭포와 콩나물을 넣어 끓인다. 마지막으로 대파, 미나리, 다진 마늘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충남 대천, 태안, 서산에서는 ‘우럭젓국’을 즐겼다. 우럭은 제사상에 올리고 진상을 했던 귀한 생선이었다. 두툼한 살은 찜으로 먹고 머리와 뼈는 제사상에 올렸던 두부를 내려 푹 끓인 후 새우젓으로 간을 해서 먹은 것이 유래라고 한다. 새우젓으로 간을 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말도 있다. 요즘은 우럭젓국도 진화해서 바지락 등 조개를 넣기도 한다. 무, 양파는 기본이고 배추, 대파 등 채소를 듬뿍 넣고 다진 마늘과 청양고추를 넣어 얼큰하면서도 개운하게 끓이다. 여기에 두부를 썰어 넣고 간은 새우젓으로 한다. 말린 우럭은 구이와 찜으로도 좋다.
  • 세계 최대 담수어 아라파이마, 사라지고 있다

    세계 최대 담수어인 아라파이마가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NBC뉴스 등 외신이 14일 보도했다. 보통 길이 3m, 무게 180kg이 넘는 이 물고기가 아마존강 유역에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 아마조나스주(州)에 있는 지역사회의 최근 조사에서 아라파이마는 이미 일부 유역에서 절멸했고 나머지 유역에서는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연구팀은 밝히고 있다. 반면 아라파이마 낚시를 규제하는 일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번성하고 있어 연구팀은 이 종을 보호할 수 있다는데 희망을 걸고 있다. 일반적으로 피라루크(피라루쿠)로 알려진 아라파이마(학명: Arapaima gigas)는 남미 아마존강에 서식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담수어다. 지금까지 5종이 알려졌다. 아라파이마는 아가미 호흡 뿐만 아니라 이따금 물 위로 머리를 내밀고 공기를 마시는 폐 호흡도 한다. 이는 이 민물고기가 주로 산소가 부족한 물에서 살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수생보호 저널’(journal Aquatic Conservation: Freshwater and Marine Ecosystems)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바다사자 꿀꺽 삼킨 백상어 “소화가 안 되네...” 꼴깍

    바다사자 꿀꺽 삼킨 백상어 “소화가 안 되네...” 꼴깍

    호주의 한 해변가에서 사경을 헤매는 백상어 한 마리가 발견됐다. 상어는 2시간 가까이 살려고 발버둥을 치다 결국 숨을 거뒀다. 외상은 전혀 없던 백상어는 왜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것일까. 의문은 상어의 숨이 끊어진 뒤에야 풀렸다. 죽음을 부른 건 식탐(?)이었다. 상어의 목엔 바다사자가 걸려 있었다. 한입에 꿀꺽 삼킨 바다사자가 쑥 넘어가지 않고 목에 걸리는 바람에 벌어진 돌발(?)사고였다. 호주 수산부 관계자는 “목이 막히면서 장기손상이 일어났거나 아가미로 물이 통하지 않게 된 게 사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상어를 발견한 건 가족과 함께 해변가에 있던 한 여성이다. 여성은 숨지기 전까지 고통스러워하는 상어를 촬영해 동영상을 유튜브에 걸었다. 지난 12일 유튜브에 오른 영상은 벌써 조회수 10만을 넘어섰다. 여성은 “약 2시간 동안 상어가 매우 고통스러운 듯 몸부림을 쳤다.”며 “아마도 죽음을 예견하고 상어가 바다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과욕이 부른 참사! 백상아리 바다사자 삼키다 질식사 포착

    과욕이 부른 참사! 백상아리 바다사자 삼키다 질식사 포착

    바다사자를 잡아먹은 백상아리가 숨막혀 질식사 당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17일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지난 11일(현지시간) 호주 서쪽 제럴턴 인근의 한 해변에서 물이 얕은 곳으로 올라와 발버둥 치는 백상아리 모습이 담긴 영상을 기사와 함께 보도했다. 영상에는 얕은 물로 헤엄쳐 오는 13피트(약 4m) 크기의 거대 백상아리가 보인다. 보기 드문 상어의 출현에 관광객들이 사진촬영에 나선다. 하지만 상어는 고통스러운 듯 꼬리를 흔들며 계속 발버둥친다. 잠시 후, 상어가 깊은 바닷물로 향한다. 영상에는 찍히지 않았지만, 이 거대 백상아리는 2시간이 지난 후 인근 해변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으며, 상어의 목엔 바다사자가 걸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수산부 맥 올리 박사는 “백상아리의 이상한 행동은 상어의 목에 걸려 있는 바다사자를 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목이 막혀 상어의 장기가 손상됐거나 아가미로 물이 통하지 않아 죽은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이 영상은 가족과 함께 해변에 있던 한 여성에 의해 촬영돼 유튜브에 공개됐다. 사진·영상= CadMonkey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이 기묘한 물고기가 인류의 조상님? 화석 발견

    이 기묘한 물고기가 인류의 조상님? 화석 발견

    현대 인류를 비롯한 지구상에 존재하는 척추동물들의 조상님이라 추측되는 물고기의 화석이 발견돼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캐나다 로열온타리오 박물관 고생물학 연구진이 현대 지구 척추동물들의 최초 조상이라 추측되는 메타스프리기나(Metaspriggina)의 화석을 발견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이 해당 화석을 발견한 곳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 남동부 쿠트네이국립공원의 한 협곡 지형이다. 해당 지역은 약 5억 7천만년 전 고생대 캄브리아기 퇴적층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발견된 화석은 지금의 먹장어나 칠성장어를 연상시키는 미끈한 외형의 자그마한 물고기로 학명은 메타스프리기나(Metaspriggina)다. 이 화석 발견이 주목받는 이유는 딱딱하게 굳어진 조그마한 물고기가 현대 인류, 조류, 파충류 등 턱이 있는 척추동물군인 유악류(jawed vertebrates, 有顎類)가 탄생한 원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유악류의 가장 오래된 조상님이라 봐도 큰 무리는 없다. 고생물학에서 현대 생물군이 최초로 탄생한 때로 보는 연대는 약 5억 4200만 년 전부터 5억 3000만 년 전 사이에 발생한 ‘캄브리아 폭발’기다. 즉 이때 갑작스럽게 등장한 각종 생물군이 현대의 자연체계를 구성했다고 보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유악류의 시조라 볼 수 있는 생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론이 엇갈렸다. 그중 주목할 만 것은 19세기 중반에 등장한 이론으로 현대 장어와 같은 미세 생물군이 턱뼈 동물의 조상이라는 것이었다. 이를 주장한 이는 독일의 저명한 해부학자이자 진화론자였던 카를 게겐바우어(1826~1903)로 그는 상어의 턱뼈가 다른 어류 생물군의 아가미 형태와 흡사하다는 것을 발견한 뒤, 이를 비교해부학적으로 정리해 장어와 유사한 미세 어류가 유악류의 조상일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으나 실제 화석이 발견되지 않아 단지 가설에만 머물렀다. 특히 이 이론은 구성 재료는 다르나 관계(형태)는 같다는 뜻인 동형성(isomorphism) 가설에 기초한다. 그런데 최근 발견된 메타스프리기나(Metaspriggina)의 모습은 해당 가설 속 유악류의 조상과 무척 흡사하다. 사람 엄지손가락 크기에 불과한 작은 몸체에 평평한 머리 그리고 위로 돌출된 카메라 형태의 눈 모습이 인상적인데 로열온타리오 박물관 연구원 장 베르나르 카론은 “이 눈 형태는 바다 속에서 포식자의 존재를 가장 먼저 알아챌 수 있도록 발달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이 물고기 화석을 유악류의 조상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다만 수많은 진화론 가설 중 하나에 불과했던 생명체의 실질 모습이 발견된 것은 지구 생물군 형성 역사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창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11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사진=Jean-Bernard Caron/Royal Ontario Museum in Toronto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진화 비밀’ 품은 3억년 전 ‘신종 고대 상어’ 화석 발견

    ‘진화 비밀’ 품은 3억년 전 ‘신종 고대 상어’ 화석 발견

    3억 2500만 년 전 바닷속에 살았던 신종 고대 상어가 확인돼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아주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상어의 모습과 다르기 때문. 16일(현지시간) 미국 사이언스데일리 등에 따르면 미국자연사박물관 소속 학자들이 오늘날의 상어들이 기본적으로 상어임을 유지하고 있지만 진화적으로는 많은 변화를 거친 것으로 보인다고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앨런 프라델 박사는 “상어는 가장 초기부터 살아남은 유악류(턱이 있는 척추동물) 중 하나로 여겨져 왔고 현대 상어의 턱 구조가 원시 상어와 거의 같다는 이론이 정설로 여겨져왔지만, 기존 이론이 다를 수도 있음을 발견했다”면서 “이번에 발견된 화석이, 오늘날 상어의 모습이 매우 특정적으로 파생된 것이지 초기의 형태는 아니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화석은 지금까지 발견된 어느 상어 화석보다 잘 보존되어 있으며,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미국 오하이오대학 교수 로얄과 진 매프스 부부가 수집한 것으로 오자르쿠스 마페세(Ozarcus mapesae)라는 학명으로 명명됐다. 상어를 포함한 모든 어류의 머리는 턱 뼈와 이를 보조하는 아가미 뼈 등으로 나뉜다. 상어의 골격은 일반적인 경골보다 물렁한 연골로 이뤄져 있어 이들의 화석은 손상되기 쉽다. 따라서 현재까지 발견된 상어 화석의 대부분은 납작한 파편 형태다. 하지만 이 화석은 거의 3D에 가까운 입체 상태로 보존돼 있어 고대 상어의 명확한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 연구에 참여한 고생물학 큐레이터 존 메이지는 “이 아름다운 화석은 최초로 원시 상어의 머리와 아가미에 있는 모든 뼈와 이로 인해 연상되는 구조를 완벽하게 보여준다”면서 “이는 지금까지 존재하는 상어 화석 중 가장 오래되고 완벽한 형태로 보존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런 화석을 디지털 방식으로 해부하기 위해 고화질의 엑스선 촬영을 시행, 턱 뼈에 관한 상세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그 결과 이 화석화된 뼈는 현존하는 상어나 상어와 닮은 다른 어류와 같지 않고, 근본적으로는 경골어와 같은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약 4억 2000만년간 존재해 온 상어들이 그런 구조적인 진화를 겪었다는 것은 이미 예기된 상황이었고 이번 조사로 오늘날의 상어와 진화과정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미국자연사박물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36㎝짜리 세계 최대 ‘굴’ 화제…더 커질 가능성↑

    36㎝짜리 세계 최대 ‘굴’ 화제…더 커질 가능성↑

    웬만한 어른 발보다 큰 세계 최대 ‘굴’이 기네스 기록에 공식 등재돼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작년 10월 덴마크 북부 해안에서 발견된 36㎝짜리 거대 굴이 ‘세계 최대 크기 굴’로 기네스 기록에 공식 등재됐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덴마크 북부 와덴 해안(덴마크·독일·네덜란드 3개국 연안에 걸쳐 4600㎢ 규모로 펼쳐져있는 갯벌로 유명하다, 2009년 세계문화유산 등재) 국립생태공원 연구진들에게 발견된 이 굴은 세로 36㎝, 가로 10㎝로 평균 남자 성인사이즈 신발보다 크기가 크다. 와덴 연구 센터 해양생물학자 크리스틴 디터슨 박사는 “이 굴은 태평양굴(Crassostrea gigas) 종류로 추정되며 약 15~20년 정도 자란 것 같다”며 “놀라운 점은 이 굴이 아직 살아있고 계속 성장 중이기에 얼마나 더 커질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참고로 현재 가장 오랫동안 생존한 굴의 기간은 30년이다. 현재 이 굴은 와덴 연구진들에게 플랑크톤 공급을 받으며 계속 성장 중이며 센터 수족관에 전시된 상태다. 한편 굴은 바다에 사는 ‘굴과’의 연체동물로 바위에 붙어 서식하기에 석화(石花)라고도 한다. 아가미가 음식물을 모아 위에서 소화하는 방식으로 생존하며 몸 안쪽 내전근으로 껍질을 여닫는다.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가가 풍부해서 ‘바다의 우유’라는 별명이 유명하다. 보통 크기는 1년 차에 약 7㎝, 2년 차에 10㎝ 정도가 보통이며 이후 성장은 느릿하게 진행되지만 서식환경에 따라 거대하게 자라는 경우도 있다. 주식은 플랑크톤이다. 사진=Caters news agency/데일리메일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김준의 바다 맛 기행] 바다의 귀공자 방어

    [김준의 바다 맛 기행] 바다의 귀공자 방어

    따르릉, 따르릉. 응답이 없다. 휴대전화 역시 받지 않았다. 관광지의 식당이 토요일에 문을 닫았을 리 없는데. 한참 후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제는 제법 귀에 익숙한 제주 말이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대답도 하기 전에 질문부터 던졌다. “방어 있나요.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방어 맛을 처음 본 건 언제쯤일까. 가물가물하다. 10년, 아니 그보다 더 됐을 것 같다. 확실한 건 12월 한겨울이었다는 것. 산란을 앞둔 방어는 마라도 해역에서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옷을 껴입듯 지방으로 중무장한다. 그런데 이게 화가 될 줄이야. 고소하고 쫄깃한 맛을 즐기는 인간의 독특한 식감 때문이다. 겨울이 방어 철이 된 이유다. 그래서 ‘寒(한)방어’라고도 불렸다. 사계절 인기가 좋은 부시리와 달리 산란을 하고 난 방어는 개도 먹지 않는다. 제주에서 여름을 나기 위해서 자리를 먹어야 한다면,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방어 신세를 져야 한다. 요즘엔 제주사람만 아니라 뭍사람들도 방어를 찾아 제주로 식도락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방어를 ‘?’(부리)라 했다. 12월에 잡히는 방어를 가장 높게 쳐줬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은 우리나라의 방어를 많이 잡아갔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울산의 방어동이다. 조선시대 적을 막기 위한 ‘관방의 요해처’로 방어진(防禦陣)이 설치되었던 곳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울산에서 일본인이 가장 많이 거주했던 지역이었다. 지금도 일본식 주택이 많이 남아 있다. 당시 방어뿐만 아니라 멸치, 대구, 청어, 상어도 많이 잡히자 일제는 방어진에 어업전진기지를 조성하고 전기·전화·냉동시설까지 설치했다. 그 뒤로 ‘방어’의 음만 남아 ‘방어가 많이 잡히는 곳’(方魚洞)으로 지명이 둔갑했다. 봉수대 등 역사의 흔적보다는 방어가 가져다주는 경제적 가치가 더 매력적이기 때문일까. 씁쓸하지만 현실이다. 방어와 유사한 어류로 부시리와 잿방어가 있다. 부시리와 방어는 구별이 쉽지 않다. 하지만 잿방어는 색깔이 방어나 부시리와 다르다. 다 자란 잿방어나 부시리는 1.5m에서 2m에 이르지만 방어는 그에 미치지는 못한다. 하지만 1m는 족히 넘는다. 또 부시리는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에 맛이 좋다. 제주에 도착해 시내의 유명한 방어집을 찾았다. 예상대로 빈자리가 없었다. 도착한 순서대로 칠판에 이름을 써 놓고 자리가 생길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테이블과 같이 홀에서 두 사내가 대방어를 부위별로 나누어두고 회를 써느라 정신이 없다. 방어는 겨울을 제주 근해에서 생활하며 3~4월이면 산란을 한다. 그리고 봄철이면 연안을 따라 북상하여 여름에는 원산만까지 올라간다. 가을철 수온이 떨어지면 다시 남쪽으로 내려와 제주에서 월동한다. 좋아하는 먹이는 정어리, 멸치, 고등어, 전갱이, 숭어, 꽁치 등이다. 심지어 어린 방어를 잡아먹기도 한다. 방어는 수명이 8년 정도이며 큰 것은 1m에 20㎏까지 성장한다. 숭어처럼 크기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한국어도보’(1977)에 따르면 경북 영덕에서는 크기에 따라 곤지메레미(10㎝ 내외), 떡메레미(15㎝), 메레기 혹은 되미(30㎝), 방어(60㎝)라고 했다. 이북에서는 마래미, 강원도에서는 마르미, 방치마르미, 떡마르미, 졸마르미 등으로 불렸다. 경남에서는 큰 방어는 부리, 중간 크기는 야즈라고 했다. 방어는 4년 이상 돼야 80㎝ 정도 자란다. 보통 2.5~3㎏ 정도면 ‘중방어’, 4㎏이 넘으면 ‘대방어’라고 부른다. 방어는 어린 치어를 채집해서 양식을 하기도 한다. 성장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몇 달만 잘 키우면 1㎏ 정도 자란다. 하지만 온대성 어류이기 때문에 겨울 전에 모두 출하해야 한다. 방어는 남해 일대에서는 정치망으로, 부산 일대에서는 선망으로 잡는다. 다만 제주도에서는 연안채낚기로 잡는다. 방어로 만찬을 즐긴 다음 날 이른 새벽, 모슬포로 향했다. 방어잡이에 따라나서지 못하면 배라도 만날까 싶어서였다. 제주 토박이에게 부탁해 숨어 있는 방어전문집도 소개받았다. 가파도 해녀가 직접 운영하는, 허름하지만 편안한 식당이었다. 벽에는 낚시인들이 잡은 대물 사진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그중 방어사진도 논에 띄었다. 방어는 클수록 맛이 있다. 대방어는 지느러미, 배, 몸통, 꼬리 등 부위별로 맛을 볼 수 있다. 중방어나 소방어는 이렇게 부위별로 맛을 보기가 어렵다. 안주인은 가족 수를 묻더니 중방어를 권했다. 갇혔던 수족관에서 나오는 순간 본능적으로 운명을 읽었을까. 바닥에 내려놓자 펄쩍펄쩍 뛰었다. 안주인은 익숙한 솜씨로 나무망치로 방어머리를 가격했다. 방어가 부르르 떨더니 조용해졌다. 그리고 바로 아가미 안쪽에 칼을 꽂아 피를 빼냈다. 회맛을 결정하는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다음은 칼질이다. 활어회는 얇고 넓게 썰어내야 한다. 피를 빼낸 후 즉시 칼질을 해야 가능하다. 숙성이 된 후에는 두껍게 썬다. 식감을 고려해 두께를 조절하는 것이다. 안주인의 아들이 방어의 척추뼈를 경계로 양쪽으로 포를 떠서 얼음을 넉넉하게 넣고 포장을 했다. 머리와 뼈도 잘 포장해서 안에 넣었다. 그사이 성게미역국을 시켰다. 그런데 딸려 나온 밀감백김치와 방어김치가 입맛을 확 잡았다. 방어김치는 방어와 매실로 육수를 내 양념과 버무린 것이다. 막 미역국을 먹으려는 순간 옆에서 고등어회를 먹던 사내가 주인에게 선창에 방어잡이 배가 들어왔다고 알려줬다. 숟가락을 팽개치듯 놓고 뛰어나갔다. 배 두 척이 막 정박하고 있었다. 그리고 밖에는 수족관을 실은 작은 트럭이 진을 치고 배가 들어오는 대로 방어를 사고 있었다. 하지만 잡아 온 방어는 넉넉지 않았다. 배 한 척에서 대방어 한 마리와 중방어 세 마리, 다른 한 척에서는 중방어만 세 마리가 전부였다. 그래서 더 맛있다.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joonkim@jeri.re.kr
  • “반가워요!” 북극곰 닮은 귀염둥이 개복치 ‘화제’

    “반가워요!” 북극곰 닮은 귀염둥이 개복치 ‘화제’

    북극곰을 연상시키는 개복치의 귀여운 옆모습이 네티즌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해당 개복치는 남아프리카 해안에서 사진작가 아모스 나콤에 의해 촬영됐다. 사진을 보면 개복치의 둥근 비늘이 물빛에 반사돼 흰 빛을 내는데 흡사 북극곰을 연상시킨다. 여기에 귀여운 표정까지 더해져서 보는 이들의 입가에 미소까지 띠게 만든다. 개복치는 복어목 개복치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온대 및 열대 해역 대양에 널리 분포하며 국내 전 해안에도 나타난다. 배지느러미가 없고 눈과 아가미가 작으며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가 매우 크고 특이하게 생겼다. 입은 새의 부리 모양으로 매우 단단하다. 귀엽게 생겼지만 실제 몸길이가 약 4m, 평균 몸무게가 1톤에 이르기에 바다에서 실제로 마주치면 위압감이 든다. 기록으로는 몸무게 2.2톤 이상에 몸길이는 3.3미터가 넘는 것도 있었다. 또한 알을 가장 많이 낳는 어류이기도 한데 한 번에 3억 개가 넘는 알을 낳는다. 그러나 생존율은 매우 낮아 3억 개가 넘는 알들 중에 성체가 되는 개체는 1~2마리에 불과하다. 식성은 잡식성으로 작은 물고기, 오징어, 갑각류, 해조류를 먹지만 특히 해파리가 주식으로 알려져 있다. 다 자란 개복치는 바다사자, 범고래, 상어 등을 제외하면 바다에서 천적이 거의 없다. 성격은 온순한 편이며, 잠수부에게 위협을 끼치지 않아 인간과의 관계는 좋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외모 때문에 수족관에서 인기가 높은 어류이기도 하다. 개복치의 학명은 ‘Mola mola(몰라 몰라)’인데 이는 라틴어로 ‘맷돌’을 의미한다. 개복치는 종종 맑은 날 수면에 누워 일광욕을 하는듯한 모습은 보이곤 하는데 이를 빗대어 영어로는 ‘Ocean Sunfish’라고 불린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2014 신춘문예-평론 당선작] 타자를 소유하는 두 가지 방식/고광식

    1 ‘소유’라는 욕구 모든 주체들, 즉 소유욕에서 자신의 삶을 출발시켰던 세상의 ‘나’는 본질적으로 ‘타자’를 찾아 방랑하는 보헤미안(bohemian)이다. 소유의 주체는 타자를 만나면서 비로소 기쁨과 쾌락의 감정을 깊이 내면화한다. 그러므로 타자를 소유하는 과정에서 온전한 ‘나’가 세상에 드러나며, 타자에 대한 주체의 접촉은 자연스럽게 목적 자체가 된다. 소유욕에 있어서 김선우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2007)’의 시는 놀이하는 인간인 호모루덴스(homo ludens)의 몸짓으로 타자를 포착하기도 하고, 대상과의 합일하는 행위로 타자와 하나 되기를 시도하기도 한다. 시적 주체는 “달과 지구의/포개진 다리 아래 // 그대의 다음 세상 첫 울음 놓일 자리까지 / 이미 보아버린 자여”(‘월식 파티-처용, Shall we love?’)처럼 달과 지구가 포개진 파티를 보게 된다. 대상과 합일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 서로 하나가 되어버린 달과 지구를 보며 ‘나’는 춤을 춘다. 달빛 아래 춤을 추고, 다리 아래 춤을 춘다. 춤은 소유욕에 대한 이해이며 환상이다. 때로 소유욕은 “이글거리는 불덩이, 굶주린 호랑이의 둥그렇게 벌린 입속으로 무릎걸음으로 기어들면서야 알았네”(‘여러 겹의 허기 속에 죽은 달이 나를 깨워’)와 같이 두려움의 존재일 수 있다는 것을 현시한다. 이때 시적 주체는 “살거나 죽었거나 내 몸속으로 들어와 나를 살린 것들 다 이렇게 두려웠겠구나”라고 타자에게 심리적 상태를 투사하기에 이른다. 그래서 ‘나’는 “자옥이 피어오르는 화염을 내려다보며 연꽃을 먹는 사람들이 산다는 어느 평화로운 부족의 마을을 떠올린 적이 있다”(‘주홍 글씨’)고 메타인지(metacognition)적 연민에 빠진다. 자아가 타자를 소유했는지, 타자가 자아를 소유했는지의 불가해성 상태는 “수통 속의 물 부어진/내 몸이 수통인지/수통인 내 몸이/내가 들고 마신 수통인지”(‘水桶’)에 이르러 서로 교차하며 접합되는 휴지 상태가 된다. 반면에 강정(‘키스(2008)’)의 시는 소유하는 과정을 섹슈얼리티하게 그려내어, 대상과의 합일로 소유하기보다는 파토스(pathos)적인 행위로 체현하려 든다. 욕구를 채우기 위해 시적 주체는 타자를 받아들이는 통로인 입을 최대한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입술이 닿는 곳, 타자의 내재성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다. 소유욕은 말라붙은 창공 속에서도, 불탄 돌들이 四海의 포말로 부서져 날릴 때에도 타자의 입을 통해 드러난다. 때로는 허공 한가운데 거대한 물고기의 아가미로 고정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소유로 가고자 하는 욕구는 섹슈얼리티한 감응의 상태에서 “태양이 죽은 자리에서/통째로 바스러진/하얀 밤을 들이마시고”(‘죽은 몸에 白夜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발현된다. 시적 주체는 소유욕에 대한 세상의 순례기를 보여주는 것처럼 하혈하는 어머니, 젖은 땅 위에서 “시인이 울 때, 여자는 시인의 눈물을 받아 마신다”(‘영화’)고 감정의 감염을 토로한다. 보드리야르에 의해 그 자체로 현실을 대체한다고 지적된 원본 없는 이미지가 시뮬라크르(simulacre)라는 것을 상기한다면 입은 끊임없이 시뮬라크르를 생성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육감적이다. 입은 이처럼 타자를 소유하기 위한 도구이며 통로이다. 여자의 총총걸음을 따라 시적 주체는 “꽃들이 오랫동안 빨판 같은 주둥이를 벌려/내 몸을 나눠 받았다”(‘나비 떼가 떠 있는 방’)고 타자인 꽃들의 소유욕을 적시한다. 자신의 존재 안에 타자를 가두려 하는 욕구는 꽃이라 해서 다르지 않다. 꽃내음에 취하고 꽃의 모습에 현혹되는 순간 꽃은 언제든지 주둥이를 들이댈 준비를 하고 있다. 강정의 시적 주체는 “이 오래된 바람의 내력엔 서로 피를 나눠 먹던 종족의 역사가 흐른다”(‘死後의 바람’)고 구명하여 그의 시가 소유욕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김선우의 시는 호모루덴스의 몸짓으로 춤을 추며 타자와 하나 되기를 시도하고, 강정의 시는 섹슈얼리티한 감응의 상태에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자신이 생존하기 위해 대상과의 합일을 시도하는 방식이나, 현란한 시뮬라크르로 타자를 소유하는 방식 모두 타자와 하나 되기를 꿈꾼다는 점에서 동일한 의의를 지닌다. 2 타자와 하나 되기-김선우의 시 존 로크는 오크나무 아래에서 주운 도토리와 숲속의 나무에서 따 온 사과를 먹고사는 사람은 확실히 그런 것들을 자기 것으로 소유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소유라는 것은 자신의 노동으로부터, 즉 도토리를 줍는 노동과 사과를 따는 노동에서 당위성이 부여된다는 의미이다. 이 경우 타자인 도토리와 사과는 인간에게 희생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사실 이것은 도토리, 사과가 타자와 하나 되기를 원해서 나타난 결과라고 보아야 한다. 식물은 동물과 하나가 되었을 때 자기 자손을 널리 퍼트리고, 동물은 그 식물과 하나 돼야 생존할 수 있다. 알수록 무서운 소유욕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밥이어야 한다. 식물은 동물의 밥이 되고, 동물은 결국 식물의 밥이 된다. 이왕 밥이 돼야 한다면, 멜랑콜리(melancholy)한 감정이나 연민을 벗어버리고 따뜻한 밥이 돼야 할 것이다. 때로는 환각제를 복용했을 때처럼 그대와 나 동시에 입을 벌릴 수 있지만, 타자라는 밥상 앞에서 나는 내 몸속의 부드러움이나 딱딱함을 점검해야 한다. 내 몸속에서 그대가 아주 편안히 누워 있을 것에 대한 걱정이다. 내 몸속은 아주 아늑하고 부드럽다. 타자와 하나 되기 위해 준비된 몸이다. 그래서인가 내 몸속에 받아야 할 타자가 이 별에는 끊임없이 태어나고, 나는 그들이 소름 끼치게 그립다. ‘나’는 아, 대상과의 합일을 위해 입을 벌리고 사뭇 괴로운 시늉만 한다. 그러므로 김선우에게 있어서 소유 행위는 타자와 하나 되는 호모루덴스적인 동일시의 몸짓이다. 내 몸속 어디에서 내가 나를 향해 아, 입 벌리네 자기 해골을 갈아 만든 피리를 불면서 몸 사막을 건너는 순례자같이 그대가 아, 입을 벌린 순간에 내가 아, 입 벌리네 어둠 깊으니 그 어둠 받아먹네 공기 속에 살내음 가득해 아아, 입 벌리고 폭풍 속에서 비리디 비린 바람의 울혈을 받아먹네 그대를 사랑하여 아, 아, 아, 나 자꾸 입 벌리네 -‘그 많은 밥의 비유’ 부분 문제는 내가 떨림을 잃어간다는 것인데, 일테면 만년 전의 내 할아버지가 알락꼬리암사슴의 목을 돌도끼로 내려치기 전, 두렵고 고마운 마음으로 올리던 기도가 지금 내게 없고(시장에도 없고) 내 할머니들이 돌칼로 어린 죽순 밑둥을 끊어내는 순간, 고맙고 미안해하던 마음의 떨림이 없고(상품과 화폐만 있고) 사뭇 괴로운 포즈만 남았다는 것. -‘깨끗한 식사’ 부분 시적 주체인 ‘나’는 나를 향해 내 몸속 어디에서 아, 입 벌려 “해골을 갈아 만든 피리”를 불고 있다. 미칠 것 같은 영속성으로 드러나는 대상과의 합일을 위한 소유라는 욕구는 불쌍하고 가련하다. 해골을 갈아서 만든, 피리를 부는 전경화로 ‘나’를 투사하는 모습이 연민을 부른다. 말하자면 유전자 속에 배어 있는 소유욕이 주체의 참된 실체다. ‘자기 해골’이라는 피리는 ‘나’도 한때는 타자의 소유였다는 감각적 지각인 아이스테시스(aisthesis)이다. 이러한 전체성을 바탕으로 주체인 ‘나’는 몸 사막을 건너는 순례자같이 “그대가 아, 입을 벌린 순간에/내가 아, 입 벌리네 어둠 깊으니 그 어둠 받아먹는”다고 진술한다. 입을 벌려 타자를 받아들이는 통로를 자궁처럼 활짝 열고 간절히 드러내는 주체의 욕구는 “그대를 사랑하여 아, 아, 아, 나 자꾸 입 벌리는” 환각적인 상태가 된다. 이것은 타자와 하나가 되기 위한 눈물겨운 호모루덴스적인 소유의 방식이다. 타자와 하나가 되는 방식은 그 당위성을 만들기 위해 자아 성찰의 모습으로 지평을 확장한다. ‘깨끗한 식사’의 시적 주체는 “문제는 내가 떨림을 잃어간다”고 ‘나’의 퍼스낼리티를 규명한 후, 어떤 대상에 대한 의식 작용인 노에시스(noesis) 속으로 잠입한다. 따라서 시적 주체는 “내 할아버지가 알락꼬리암사슴의 목을 돌도끼로 내려치기 전, 두렵고 고마운 마음으로 올리던 기도가 지금 내게 없음”을 골똘히 생각한다. 그것은 무조건적인 하나 되기가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자연의 한 조각이 되는 역동성이다. 그 두렵고도 미안한 감정은 타자의 죽음이 상품으로 쌓여 있는 시장에도 없음을 확인하고 시적 주체는 빤히 ‘나’를 쳐다보기 일쑤이다. 천 년 전이나 만 년 전이나 한결같았던 “내 할머니들이 돌칼로 어린 죽순 밑둥을 끊어내는 순간, 고맙고 미안해하던 마음의 떨림”이 ‘나’에게 없어 괴롭다. 즉 시장은 타자와 내가 마주 쳐다보며 꿈틀거리던 욕망이, 고마움이, 두려움이 ‘상품과 화폐’로 거래되는 공간이다. 이런 성찰로 인해 주체는 타자를 현재의 프레임에 가두는 것을 경계한다. 이렇게 정신적 유전자 속에 잠재된 의식을 정치하게 드러내는 것은, 타자와 하나 되기의 당위성에 방점을 찍기 위한 것이 아니라,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필연적으로 동반하게 되는 타자에 대한 메타인지적 연민 때문이다. 또한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는 나와 타자가 즉자와 대자의 모습으로 고정되게 놓아두지 않는다. 이것은 누가 먼저 소유를 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되는 유동적인 관계이다. 내 밥상 위 “육중한 접시가 언제쯤 깨끗하게 비워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처럼 나도 타자(식물)의 밥상 위에 언젠가는 얹힐 것이다. 시인은 양가적 고민에 빠져 소리친다. “이 무거운, 토막 난 몸을 끌고 어디까지!”라고. 잊고 지난 세월 동안 홀로 된 종이 쓸쓸해서 나무가 쇠종을 품어준 것인지 철사 줄 묶여 어금니 깨물며 오래 아팠던 나무가 팔짱 끼듯 자기의 겨드랑 살 같은 곳을 잠가버린 것인지 겨드랑에 종을 품고 나무가 종 대신 몸을 울어준 것인지 실은 아무도 모르지만 -‘그 나무가 삼킨 종 이야기’ 부분 어린 새끼를 입에 물고 옮기는 호랑이를 보았다 천천히 클로즈업으로 잡은 호랑이 입속의 호랑이를 보다가 밥 먹던 숟가락을 놓치고 말았다 먹잇감을 물었을 때나 새끼를 물었을 때나 이빨! 잡아먹거나 사랑하거나 드러내거나 숨기거나 그곳에 이빨! 입에 물고 옮기는 호랑이나 입속의 호랑이나 어떤 서늘한 갈등이 등골을 버티고 있으리라는 예감이 지나갔다 -‘카르마, 동물의 왕국’ 전문 입이 없는 식물들은 어떻게 타자를 자기 것으로 만들까. 입이 있는 동물들이야 타자를 입에 넣고 강한 이빨로 저작한 다음 위장에 넣고 소화하면 타자와 ‘나’는 완전한 하나가 될 수 있다. 입이 없는 나무가 타자를 소유하려는 방법은 그것을 바라보는 시적 주체를 아프게 한다. 주체는 입이 없는 나무와 종이 하나가 된 기사를 아침에 본 후, 보름이 지나도록 자신의 몸속이 아픈 것을 자각하느라 괴롭다. 입이 없는 것들은 둘이 하나 되는 관계 속에서, 온전한 자신을 드러내려는 욕구를 꿈꾸는 데 열중이다. 자신의 몸에 철사줄로 매단 종을 잊었다는 듯 “나무가 쇠종을 품어준 것인지”, 아니면 “겨드랑에 종을 품고 나무가 종 대신 몸을 울어준 것인지” 실은 아무도 모르지만 둘은 하나가 돼 있다. 이렇게 둘은 나에게 네가 없으면 내가 없다는 관계를 형성해서 한 천 년을 견디려는 모습을 취한다. 둘의 존재가 하나로 보완 관계가 돼 특별해졌기 때문이다. 입이 존재하는 동물들은 타자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있어서 밀착과 얼룩이라는 데칼코마니(decalcomanie)적 행위를 사용한다. 나의 입을 타자에 밀착시킴으로써 소유에 대한 욕구를 드러내는 것이고, 이는 현실 속에서 때때로 부자연스럽고 흉측한 의미체가 되어 시적 주체는 “천천히 클로즈업으로 잡은 호랑이 입속의 호랑이를/보다가 밥 먹던 숟가락을 놓치고”마는 상태에 빠진다. 이처럼 타자와의 관계에서 입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나’의 입이 밥이라는 타자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통로로서의 역할을 했다면, ‘호랑이’의 입은 어린 새끼를 입에 물어 자신과 하나라는 것을 체현적으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내’가 ‘너’에게로 다가가든지, ‘네’가 ‘나’에게로 다가오든지간에 ‘입’이 차지하는 위치는 의미심장하다. 왜냐하면 나와 타자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 “먹잇감을 물었을 때나 새끼를 물었을 때나” 입은 중요한 상징체이며 동시에 실제적 기능을 하는 도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동물의 왕국을 시청하고 있는 시적 주체는 하얗게 드러나는 입속의 ‘이빨!’을 보며 “잡아먹거나 사랑하거나 드러내거나 숨기거나” 하는 입을 기능적인 측면에서 사유한다. 이때 주체에게 다가오는 서늘한 갈등은 나와 타자의 관계성이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유동적인 관계에서 올 수 있다는 대등적 관계의 깨달음이다. 그러므로 “등골을 버티고 있으리라는 예감”을 할 수 있다.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전문 꽃이 핀다. 봄에도 꽃이 피고, 여름에도 꽃이 피고, 가을에도 꽃이 핀다. 이처럼 꽃들은 시기를 달리하여 경쟁하지 않고 차례대로 그 아름다운 모습을 세상에 드러낸다. 시적 주체는 꽃이 피는 것을 보며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그대가 피는 것인데/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라고 의아해한다. ‘나’와는 상관없을 것 같은 ‘너’의 행위가 나를 떨게 하는 이유가 못내 궁금하여 견딜 수가 없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꽃으로 꽃벌 한 마리가 날아들었는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꽃이 나이고, 내가 꽃 같은 상태에서 나는 아득하다. 부버가 ‘너’ 혹은 ‘그것’이 없이는 ‘나’가 있을 수 없다고 말한 것처럼 이 세상의 모든 ‘나’는 ‘너’라는 대상과의 합일을 추구함으로써 충만한 존재가 된다. 그러므로 김선우의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에 대한 물음의 끝에는 타자인 ‘꽃’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이 있는 것들의 진정한 삶은 대상과의 합일인 소유이고, 소유는 나와 타자의 관계에서만 온전하게 성취될 수 있다. 대상과의 합일을 시도할 때의 ‘나’는 자연의 한 조각으로 모자이크돼 생명력을 얻게 된다. 이렇게 타자와 하나가 된다는 것은 진정한 ‘나’를 드러내는 본능적 행위이다. 나와 너의 관계는 언제나 주체와 객체가 바뀔 수 있는 관계이다. ‘너’를 소유할 때의 ‘나’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나’지만 그것은 너와 내가 하나가 된 전혀 다른 내적으로 충만한 ‘나’이다. 타자를 소유한 나는 존재 속에 존재자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꽃 피는 것이 내 일임을 이제 알겠다. 3 ‘시뮬라시옹’(simulation)하는 느낌-강정의 시 맥루언에 따르면 시대를 주도하는 매체가 무엇인가에 따라 인간의 ‘감각비’(sense ratio)가 달라지고,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도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유비쿼터스 시대를 예로 들면, 각종 노마딕(nomadic) 기기들로 인해 인간의 감각비는 시각 중심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강정의 시적 주체가 ‘입’을 섹슈얼리티하게 사용하여 ‘시뮬라크르 하기’인 시뮬라시옹하는 느낌으로 타자를 소유하는 것도, 인간은 시대를 주도하는 매체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보드리야르가 맥루언의 영향을 받아 시뮬라시옹이라는 이론을 만들었듯이, 강정은 시적 주체들로 하여금 이전과 달라진 감각비를 사용하여 지금-이곳의 타자를 시뮬라시옹하고 있다. 너는 문을 닫고 키스한다/ 문은 작지만 문 안의 세상은 넓다/ 너의 문으로 들어간 나는 너의 심장을 만지고 내 혀가 닿은 문 안의 세상은 뱀의 노정처럼 굴곡진 그림들을 낳는다/ 내가 인류의 다음 체형에 대해 숙고하는 동안 비는 점점 푸른빛과 노란빛을 섞는다/ 나무들이 숨은 눈을 뜨는 장면은 오래전에 읽었던 동화가 현실화되는 순간이다/ 미래는 시간의 이동에 의한 게 아니라 시간의 소멸에 의한 잠정적 결론, 나의 문 안에서 나는 모든 사랑이 체험하는 종말의 예언을 저작한다/ 너는 내 혀에서 음악과 시의 법칙을 섭취하려 든다/ 나는 네게서 아름다운 유방의 원형과 심리적 근친상간의 전형성을 확인하려 든다/ 그러니까 이 키스는 약물중독과 무관한 고도의 유희와 엄밀성의 접촉이다 -‘키스(1)’ 부분 나는 문을 닫고 너의 몸을 받는다/ 내 안으로 들어온 너는 사뭇 여장부스러운 근골과 큰 키를 과시한다/ 뒷굽이 십 센티미터에 달하는 하이힐을 또박또박 디디며 혓바늘 사이를 배회한다/ 몸 밖으로 빠져나온 네 혀가 나라는 한 세상을 뒤집어 오랫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길몽과 흉몽 사이의 아득한 절대치의 추상화를 구상화한다/ 너는 무용에 어울리는 몸을 가졌다/ 그러나 나는 건축에 어울리는 몸을 가졌다/ 그리하여 너는 내 몸이라는 凶家에서 춤추는 무희가 된다/ 내 혀는 너의 동선을 따라하며 네 가족들의 불편한 심기를 박물화한다/ 이 키스는 한 아이가 태어나고 죽어가는 과정에 대한 초현실적 리포트다 -‘키스(2)’ 부분 입은 너를 받아들이는 유일한 통로이다. 단단한 이를 사용하여 타자를 힘으로 소유할 수도, 부드럽고 달콤한 혀를 사용하여 타자를 시뮬라시옹하는 느낌으로 소유할 수도 있다. ‘너’는 주체가 되어 타자인 ‘나’를 소유하기 위한 의식인 ‘키스’를 실행한다. 외부의 문은 이 의식을 치르기 위해 닫혀 있지만, 너로 가는 내부의 문은 아주 넓게 열려 있다. 네 안의 세상에서 나와 너는 내가 너인지, 네가 나인지 분간할 수 없는 “나는 너의 심장을 만지고 내 혀가 닿은 문 안의 세상은 뱀의 노정처럼 굴곡진 그림들”인 카오스의 세계를 경험한다. 우리는 모두 주체가 되어 “나무들이 숨은 눈을 뜨는 장면은 오래전에 읽었던 동화가 현실화되는 순간”인 것처럼 너를 지각하고 소유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너를 보고 있는 순간 너도 나를 보고 있으며 우리 과거의 시간은 소멸해 간다. 이렇듯 달콤한 키스는 뼛속을 파고드는 이빨에 의한 강제적 소유의 확인이 아닌 스스로 충만해 오는 파토스로 서로에게 투사되어 나타나는 현실감을 제공한다. 그러니까 키스는 타자를 시뮬라시옹하는 느낌으로 이미지인 허상을 소유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그것(‘키스(1)’)은 입을 접촉하므로 생성되는 생존의 뜨거운 법칙이다. ‘너’에게만 뜨거운 법칙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나’도 세상의 주체인 대자 존재가 되어 세상의 “문을 닫고 너의 몸을” 받을 수 있다. 대상을 깊게 바라보며 몸과 정신을 하나로 통일하여 “하이힐을 또박또박 디디며 혓바늘 사이를 배회”하는 너를 내가 이룩해낸 견고한 프레임 안에 가두는 행위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우리는 하나였던 아주 오래전의 공간으로 돌아가 “길몽과 흉몽 사이의 아득한 절대치의 추상화”를 구상화한다. 나와 너의 경계는 무너지고 무화되어 얽힌 혀로 세상의 맛을 음미하는 존재로 우리 둘은 거듭난다. 이를 통해 세상의 존재자는 세상에 존재하기 위해 튼튼한 몸을 만들어야 한다. 경계를 허문 자리에서 너는 “내 몸이라는 凶家에서 춤추는 무희가” 되고, 나는 “너의 동선을 따라 하며 네 가족의 불편한 심기를 박물화”하는 존재가 된다. 키스는 폭력으로 타자를 굴복시켜 만들어내는 일체가 아니라, 그것(‘키스(2)’)은 “한 아이가 태어나고 죽어가는 과정에 대한 초현실적 리포트”인 느낌의 시뮬라시옹인 것이다. 실제로 타자에 대한 소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부드럽게 열려 있는 교감 속에서 정신적인 소유가 일어났음을 느낀다. 보드리야르식으로 말한다면 현실은 키스라는 이미지에 의해서 지배받게 된다. 나와 너는 이미지를 통해 “인생의 가장 극적인 순간을 탕진”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을 것이므로. 하늘에서 번쩍 갈라진 번개의 크기는 원근법과 아무 상관없다 내가 본 그대로의 모습과 크기로 지구의 틈이 벌어진다 또 이가 가렵다 최초거나 최후거나 나는 분명 처음과 끝을 한 번의 포효로 발설하는 인류의 조상을 임신한 것이다 번개가 빠져나간 항문, 내 턱이 지구의 문지방에서 깊게, 출혈 중이다 -‘번개를 깨물고’ 부분 시적 주체는 하늘에서 번쩍 갈라지는 번개가 너무 크고 강렬해 원근법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깨달음을 얻는 순간, 자신이 본 그대로의 모습과 크기로 지구의 틈이 벌어지는 놀라운 자연현상을 보게 된다. 이는 주체가 상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런데 이때 시적 주체의 이가 가렵다. ‘나’는 번쩍 갈라진 번개를 보고 있었을 뿐인데, “또 이가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정신적 유전자 속에 잠재된 소유욕이 타자를 받아들이는 통로의 근육을 움직이게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결국 도끼날처럼 강인한 ‘이’로 번개를 깨물고 저작하고자 하는 불가해성의 소유욕이 ‘나’를 흥분하게 한다. 시적 주체가 번개를 자기 몸속으로 받아들이며 “나는 분명 처음과 끝을 한 번의 포효로 발설하는 인류의 조상을 임신한 것이다”라고 한 진술은 한순간 우리를 지배한 시뮬라크르다. ‘나’는 그렇게 이미지에 지배당하여 “번개가 빠져나간 항문”을 감각적으로 인식하고 번개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 상처입은 “내 턱”을 보고 있다. 그녀를 사랑하기 위해선 그녀의 일부를 내 안에 결박해야 한다 만 명의 남자가 입을 댔던 그녀 유방 앞에서 만 명 중의 하나가 되는 일은 만 명의 그녀를 다시 태어나게 하는 일 그녀라는 허구의 몸통 안에서 온몸을 친친 감고 나는 그녀의 바깥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녀라는 커다란 숨구멍, 혹은 시선의 감옥’ 부분 여자는 입술을 핥던 혀로 내 얼굴을 핥았다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기가 심장에 넘쳐흘렀다 여자는 일그러진 내 얼굴을 향해 연신 셔터를 눌렀다 시간이라는 평상에 톡톡 금이 가고 있었다 발라낸 고등어 뼈를 냄새 맡던 고양이와 고등어 냄새를 물씬 풍기는 내가 한 프레임 안에서 여자의 밥이 되었다 -‘고등어 연인’ 부분 첫 번째 시에서는 그녀를 사랑하기 위한 ‘나’가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소중한 것은 ‘내’가 그녀를 소유할 가능성 때문이다. 이것은 그녀를 소유하기 위해선 다른 무수한 타자와 경쟁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그녀’는 아직 누구의 것도 아닌 상태에 있다. 그녀는 내 앞에 있는 즉자 존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의식을 가지고 있는 대자 존재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녀를 ‘내’가 소유하기 위해선 무수한 경쟁자를 물리친 뒤에, 그녀로 하여금 스스로 모호성에서 벗어나 열정적으로 나를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그녀를 소유하기 위해선 “만 명의 남자가 입을 댔던 그녀 유방 앞에서/만 명 중의 하나가 되는 일”에 두려움을 가져선 안 된다. 그녀에게 있어서 ‘나’는 만 명 중의 한 명일 뿐이고, 나는 그녀의 몸 위에서 태어나는 만 명의 남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숙명적인 존재다. 그녀의 커다란 숨구멍 안에서 내 혀가 가장 부드럽고 달콤하다는 것을 입증시키는 데 실패한다면, 온몸을 친친 감고 있던 내 혀는 그녀에 의해 몸 밖으로 던져지고 말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그녀의 혀에 남아 있던 약간의 침방울을 그리워하며 되새김질하다가 아포리아 속에서 새로운 길을 만드는 데 열중할지 모른다. 그녀라는 허구의 몸통 안을 그리워하며. 그녀가 ‘나’를 받아들였는지에 대한 반응은 두 번째로 인용한 시에 나타난다. 서로에게 영원한 미지의 소유물로 남을 것 같은 순간, “여자는 입술을 핥던 혀로 내 얼굴을 핥”는 것으로 나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너와 내가 껴안은 틈으로 쏟아져 들어오던 햇빛이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기가 심장에 넘쳐” 흐르는 순간을 클로즈업시키고 있다. 이때 시각적으로 잡히는 지구 밖의 모든 미장센은 심장박동 소리로 대체되었다. 이제 고등어 냄새를 물씬 풍기는 내가 “한 프레임” 안에서 “여자의 밥”이 되어 다시 태어난다. 결과적으로 ‘여자’의 웃는 모습은 소유로써 완벽해지는 인간의 진정한 삶이다. 이는 타자를 소유하는 데 있어서 ‘힘’에 의한 폭력이 아닌 ‘혀’의 달콤함으로도 얼마든지 상대 속에 잠입하여 소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힘을 사용한다면 한순간에 끝낼 수 있지만, 입속의 ‘이’가 아닌 ‘혀’를 사용한다면 서로가 마주한 밥상처럼 행복해질 수 있다. 이처럼 강정의 ‘키스’는 소유하고자 하는 대상을 달콤한 욕구로 이미지화한다. 그것은 주체와 객체가 바뀌어 전개될 수 있는 역동적인 의식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세상의 존재자는 유전자 속에 잠재되어 꿈틀대는 자기 안의 소유욕에 대한 내밀한 외침을 들을 것이며, 소유의 과정은 키스로 시작되어 시뮬라크르인 키스로 완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4 소유 이후, 주(객)체들 세상의 주체인 ‘나’는 오랫동안 격정적인 파토스로 활동 영역을 끊임없이 확장하며, 세상에 널려 있는 객체인 ‘너’와 하나가 되기 위해 몸부림쳤다. 밀착의 행위를 통해 ‘너’를 ‘나’로 동일시하고 죄를 짓고, 몸을 탐하고, 참회하고, 때로는 마음의 평화를 약속하는 동의를 얻어낸다. ‘나’는 밀착 행위가 미치는 객체인 ‘너’를 찾아 세상 속에서 수없이 많은 ‘너’를 소유하고, 그때마다 나와 너는 암수 구별이 없는 생물처럼 접합되는 바람에 애증의 희로애락을 경험한다. 김선우의 경우, 소유가 중요한 것은 소유하는 방식 또는 행위라는 결과가 진정한 자신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다. 나와 너의 거리를 최대한 좁히기 위해 ‘나’는 입을 벌려 살 내음 가득한 너를 내 몸속으로 받아들여 하나가 되는 행위를 한다. 그때, 강력한 흡입력을 갖고 있는 입은 너를 온전한 나로 승화시키는 데 성공하게 하는 도구로 작용한다. 김선우 시의 주체는 객체인 ‘너’ 앞에서 촉각적 감각에 의지해 피리와 노래를 부른다. 식사하는 순간은 아이온의 공간과 시간이 ‘나’에게 열려 있었으므로, 타자의 괴로운 표정은 생각하지 않는다. 이처럼 대상과의 합일을 추구한 주체는 내 행위의 대상인 객체에게 입을 드러내는 것으로 소유의 과정을 정당화한다. 그러므로 김선우 시의 주체에게 소유 행위는 대상과의 합일을 위한 호모루덴스적인 놀이다. 하지만 강정의 경우는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로 객체인 ‘너’를 ‘나’로 동일시하는 호모루덴스적인 놀이를 포기하고, 객체를 시뮬라시옹하는 정신적 소유를 지향한다. 이런 소유의 행위도 ‘소유’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이미지 생산으로 대체하는 것이기 때문에 또 다른 소유의 방식이 된다. 직접적인 소유로 인한 포만감보다는 새로운 감각비로 대상을 달콤하게 시뮬라시옹함으로써 객체인 ‘너’를 ‘나’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현실 속에 드러난다. 대상을 소유하기 위해 객체를 낱낱이 분해하고 동일시하는 것보다는 문을 닫고 키스하는 섹슈얼리티한 행위로 소유를 실재화한 것이므로 강정이 소유하는 방식은 쾌락적이다. 이렇게 탄생한 주체는 타자를 소유하는 각기 다른 방식대로 접합된 상태에서 소멸의 법칙을 견딘다. 바라보는 대상인 객체를 대상과의 합일로 소유했거나, 아니면 쾌락적으로 소유했거나 모두 동일하게 주체와 객체는 존재의 흔적을 지우는 과정을 밟는다. 존재자의 위치에 따라 빠르고, 느리고, 돌발적이고, 순간적으로 다양한 몸짓을 하며 소멸한다. 마음을 찌르는 푼크툼(punctum)을 통해서 아주 완벽하게.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신안 민어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신안 민어

    “민어회 뭉텅뭉텅 썰어 즐기고, 땀 삘삘 흘리면서 기름 동동 뜬 탕을 마시면 이상하게 기운이 돌아. 여름에는 민어가 최고여라. 배진대기를 기름장에 찍어 먹어 봐. 입안에서 살살 녹아드는데 어떤 생선도 못 따라와. 민어는 버릴 게 하나도 없제” 회 한 접시 뜨며 부위별로 이렇게 말 많은 생선도 드물지 싶다. 전남 신안군 지도읍 송도위판장 옆 ‘회 떠주는 곳’ 1호 남자는 날렵하게 살을 도려내면서 민어 예찬에 들어갔다. 내장이 적고 살이 두꺼워 금세 한 접시가 차고, 껍질이며 부레까지 식감과 맛이 여느 생선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맛있다는 부위가 다르제라. 하지만 난 운동량이 많은 꼬리가 쫄깃하고 식감이 좋데요. 살에 묻혀 들어가기 쉬운 지느러미는 숨어서 먹는 부위랑께. 꼬들꼬들 고소한 맛이 일품이제” 민어(民魚)는 예로부터 기운 없고 식욕 떨어지는 복달임 때 찜이나 탕으로 몸을 다스리던 선조들의 보양식이었다. 귀하기도 하거니와 맛이 좋아 ‘민어찜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개장국은 삼품’이라는 찬사가 밥상 인문학처럼 흘러나왔다. 민어를 제사상에 올리지 못하면 불효처럼 죄송해지고, 회가 닿지 못하는 육지에서는 찜과 젓갈만으로도 여름 호사로 여겼다. 게다가 임자산 염장민어를 방망이로 두들겨 굴비처럼 안주 삼으면 애주가들은 술잔 비우기 바빴다. 그 민어가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통통하게 찌고 기름기가 올라 가장 맛있을 때가 지금이다. 덩달아 임자도를 중심으로 신안과 목포 일대는 극성 미식가들이 ‘민어앓이’를 한다. 자고로 음식은 불편하더라도 현지에서 그곳 바람을 쏘이며 잘 만지는 주인이 재빠르게 조리한 제철 재료를 동네 막걸리 곁들여 느리게 즐겨야 하는 법이다. 그러니 민어를 잘 먹는 방법은 경매장 옆 회 뜨는 집에서 손질해 바닷가 파라솔 아래에서 바로 먹거나 근동 횟집을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산지의 즉석이용 ‘허점’은 있다. 여름 민어는 잡자마자 상하기 시작해 상인들은 팔기 전에 아가미 밑을 눌러 피부터 뺀다. 그리고 소위 잘한다는 식당들은 내장 등 부속물을 빼내고 냉장고에서 사나흘 숙성시킨다. 사후 경직이 풀려 이노신산이 생겼을 때 살이 탄력 있고 감칠맛이 생기기 때문이다. 민어를 싱싱하다고 즉석에서 활어로 먹는 것은 맛으로 치면 한 수 아래라는 얘기다. 위판장을 둘러보고 바로 옆 증도에서 짱뚱어탕 한 그릇 먹고는 목포로 들어왔다. 매년 한 번은 들르는 단골 민어집이 유달산 아래 있기 때문이다. 여느 날처럼 알전구가 매달린 구석 골방으로 들어가 민어로 할 수 있는 요리를 모조리 시키고, 목포 막걸리 한 병을 들이도록 주문한다. 두 명이 먹기 딱 좋은 민어회 한 접시와 무침, 전, 탕까지 차례로 나오고 신이 난 젓가락은 망둥이처럼 덤벙댄다. 바닷가 아니랄까봐 회 접시는 무디다. 민어살을 쑴벙쑴벙 투박하게 썰어 양배추 위에 산처럼 쌓았다. 올해는 민어가 안 잡혀 비싸다더니 값을 못 올리는 대신 양이 줄었다. 먹기 바빠 투정이 쑥 들어간다. 그대와 막걸리 잔을 부딪치고, 복숭아 꽃잎처럼 분홍색이 도는 살점을 이 집만의 비결인 막걸리 초장에 푹 담가 입안에 넣는다. 막걸리 식초가 주는 감미롭고 풍부한 맛이 민어의 부드러운 살집과 어우러져 농밀하게 번진다. 어쩌면 이 초장이 30년간 이 집에 사람들의 발길을 묶어 놓은 비결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민어는 살을 손대기 전에 탐내야 할 부위들이 있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헹궈 탱탱하게 내놓은 껍데기는 그 첫맛이다. 참기름과 깨를 섞은 소금에 찍어 먹는다. 꼬들꼬들 낯설고도 ‘고숩다’. 오죽하면 ‘민어 껍질로 밥 싸 먹다 논밭 다 팔아 먹는다’는 속담이 생겼을까. 또 하나는 부레다. 유일하게 부레를 회로 먹는 생선이 민어다. 고래 심줄처럼 질겨서 질겅질겅 씹다 보면 담백하고 고소한 야크치즈가 떠오른다. 하지만 진짜로 먹을 줄 아는 어부들은 쫄깃하고 기름진 배진대기와 꼬리살, 지느러미를 먼저 집어 먹는다. 이 집은 지느러미를 다져서 고추와 파를 넣고 무쳐 내놓는다. 막 기름에 부쳐낸 전은 묵은지와 싸 먹으면 별미다. 마지막으로 머리와 뼈를 넣고 끓인 싱건탕이나 매운탕을 먹는다. 살진 기름이 동동 뜬 진국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끝까지 종횡무진 신나는 생선이 민어다. 민어는 커야 맛있다. 그래서 클수록 ㎏당 값이 올라간다. 10㎏짜리는 떠야 민어 먹었다는 소리가 나오는데, 그 정도면 2~3가족 옴팡지게 먹는다. 아무래도 알을 품고 있는 암치는 살이 무르다. 해서 여름 회는 수치를 더 쳐 준다. 덧붙이자면 지도읍까지 갔으면 증도를 다녀오라고 권하고 싶다. 2010년 3월 사옥도와 증도를 잇는 연륙교가 개통됐다. 전국 최대 소금밭 ‘태평염전’이 있고, 너른 갯벌에서는 짱뚱어가 펄떡거린다. 짱뚱어를 갈아 시래기에 된장 풀어 들깨를 넣고 걸쭉하게 끓인 짱뚱어탕은 증도의 여름 별미다. 구수하고 소화가 잘 돼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다. 핑계는 민어지만 낭만과 추억을 먹어야 하는 것이 음식기행의 본질이고 보면 어슬렁거리며 주변을 해찰하는 것은 식탐에 앞서야 할 ‘정갈한 재료 둘러보기’다. 글 사진 목포 음식평론가 손현주 marrian@naver.com 여행수첩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는 국토의 발목 목포를 점심 소풍 장소로 끌어당겨 놓았다. 무안 쪽으로 빠져 지도읍 송도위판장을 들러보자. 새벽 4시쯤이면 배가 들어와 민어 경매가 시작된다. 아침 무렵이면 모두 철수하니 적어도 오전 8시 이전에는 가야 어시장의 활기찬 풍경을 볼 수 있다. 인근 경매인들이 운영하는 수산에서 민어를 구입, 바로 옆 ‘회 떠주는 곳’에서 회를 떠 즉석에서 먹을 수 있다. 포장도 가능하다. 식당 민어는 한 접시에 4만 5000원이다. 제철 맛집(061) 목포 영란횟집(243-7311, 민어·농어 등 제철 생선), 증도 고향식당(271-7533, 민어회·짱뚱어탕), 증도 갯풍참민어장어횟집(271-0248, 민어회·갯벌장어구이·짱뚱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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