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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티은행
    202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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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티그룹 한미銀 인수 금융 빅뱅

    미국 시티그룹이 국내 대표적인 ‘강소(强小)은행’인 한미은행을 인수함에 따라 은행업계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시티그룹은 2002년말 기준 총자산이 1조 972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1위 금융자본이다.은행권이 시티그룹보다는 나란히 인수전에 참여했던 영국 스탠다드차타드가 한미은행의 새 주인이 되기를 희망했던 이유다. 한미은행은 작지만 내실있는 경영으로 가계금융과 수도권의 기업금융 부문에서 강점을 보여왔다.지난해 9월 현재 국내 시중은행들의 부실자산(고정이하 여신) 비율이 3.4%인데 반해 한미은행은 2.0%로 제일은행(1.5%)에 이어 두번째로 낮다.국내 씨티은행을 벤치마킹해 왔기 때문에 일찍부터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부문에서 엄격한 위험관리를 해 왔다. 한미은행은 시티그룹의 공식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면 ‘씨티은행’이라는 브랜드로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그래야 선진금융기법(씨티은행)과 전국영업망(한미은행)의 시너지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이 고소득층을 겨냥한 프라이빗뱅킹(PB)에 주력해 왔기 때문에 영업은 중산층 이상을 겨냥한 가계금융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이와 관련,이준재 동원증권 연구원은 “중산층 이상 고객비중이 높은 하나·신한 등 후발은행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은행장,“위험한 경쟁상대” 업계는 1조달러대의 자산에 세계 76개국 3400여개 지점의 글로벌 네트워크로 무장한 시티그룹의 경쟁력을 잘 알고 있다.김정태 국민은행장은 최근 “시티그룹 등이 국내에 상륙할 경우 이는 국내 여러 은행이 한데 뭉치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경쟁상대가 될 것”이라며 “국내은행의 몸집을 더 불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했다.이덕훈 우리은행장은 위기는 기회라는 반응을 보였다.그는 “시티그룹과 경쟁할 수 있게 된 것은 오히려 잘된 일”이라면서 “이 기회에 우리금융그룹이 세계적인 금융기관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이번 시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가 대형은행의 추가 인수합병 추진의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은행 직원들은 스탠다드차타드의 인수가 무산된 데 대해 아쉬워하는 분위기다.미국식의 실적주의와 상시 구조조정 시스템을 걱정한다.한 직원은 “유럽형 기업문화가 우리 정서에 더 잘 맞고 고용안정에도 긍정적”이라고 아쉬워했다. ●투기성 펀드,이번에도 대박냈다 2000년 11월 한미은행 지분 36.55%(7422만주)를 4888억 5400만원에 사들였던 칼라일은 이번 매각으로 최소 7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보게 됐다.20일 종가(1만 5800원)로 계산할 경우 평가액이 1조 1727억 8400만원에 달해 평가차익만 6839억 3000만원에 달한다.여기에 한미은행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실제 차익은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8월 삼성생명 등으로부터 한미은행 지분 9.76%를 사들였던 스탠다드차타드도 1310억 8200만원의 평가차익을 보게 됐다. 국내자본이 손도 못써보는 상태에서 국내 우량은행이 또다시 외국에 넘어간 데 대해 개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막대한 돈이 국내에 있는 데도 금융기관 하나를 인수할 곳이 없는 현실이 아쉽다.”고 말했다.지난해 10월 외환은행을 1조 3833억원에 인수했던 미국 론스타펀드는 불과 3개월여만에 20일 종가(주당 8180원) 기준 1조 2821억원의 평가차익을 올렸고,뉴브리지도 1999년 제일은행 인수 이후 5000억원의 차익을 낸 상태다.국내 토종자본이 인수했더라면 우리의 국부(國富)로 남았을 돈이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씨티銀, 한미인수 임박

    세계적인 금융회사인 미국계 씨티은행이 한미은행 인수를 위해 칼라일컨소시엄(한미은행 대주주)과 막판조율을 벌이고 있다.지분매각 규모 및 주당 가격이 구체적으로 결정되면 이번 주에라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는 계획이다.그러나 한미은행을 놓고 씨티은행과 경쟁해온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도 인수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최종 ‘몸값’이 새 주인을 가리는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17일 금융감독 당국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칼라일 보유지분 36.6% ▲스탠다드차타드 보유지분 9.76% 등 모두 46.36%의 지분을 주당 1만 5000∼1만 6000원대에 인수하는 방안을 최종 논의하고 있다.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하는 쪽으로 많이 기울어졌다.”면서 “특히 씨티은행은 칼라일·스탠다드차타드 보유지분 외에 다른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도 가격만 맞으면 사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원매자들 가운데 씨티은행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곳도 있지만 한미은행이 그동안 씨티은행을 벤치마킹해 영업해 온 만큼 시너지효과 측면에서 점수를 더 많이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이와 관련,씨티은행 출신인 하영구 한미은행장이 씨티은행과 칼라일간 협상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하면 외국계 은행이 국내 시중은행을 인수하는 첫번째 사례가 된다.그동안 제일·외환은행 등이 외국계에 넘어갔지만 이들은 투자수익을 노리는 펀드들이었다.칼라일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계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으로부터 한미은행 지분을 사들인 스탠다드차타드도 입질을 계속하고 있지만 씨티은행으로 가는 것이 한미은행의 영업력 강화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면서 “씨티은행으로서도 현행 12개 지점에 한미은행의 225개 지점이 가세하면 한국시장에서 완벽한 영업기반을 손쉽게 확보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너무 바빠 결혼할 시간 없었어요”/여성 임원 자리 오른 국민銀 신대옥·제일銀 김선주씨

    새해 벽두 시중은행 인사에서 여성 2명이 연달아 임원으로 발탁되면서 ‘여성뱅커’시대를 예고하고 있다.여성이 내부승진으로 임원이 된 것은 국내 처음이다. 주인공은 국민은행 신대옥(申大玉·53) 강남지역본부장과 제일은행 김선주(金仙珠·51) 영업지원본부 상무.이성남 현 국민은행 감사와 김명옥 전 서울은행 부행장 등 지금까지 은행권에 여성임원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모두 외국은행인 씨티은행에서 스카우트된 경우였다. 신 본부장은 1973년 숙명여대를 졸업한 뒤 옛 주택은행에 입행했고,김 상무는 70년 숭의여고를 나온 직후 제일은행에 발을 들였다.특히 김 상무는 농구선수로서 제일은행과 인연을 맺었다.중·고교 때 국가대표까지 지냈던 그였지만 입행 2년째에 코트를 떠나 은행창구로 자리를 옮겼다.. 김 상무는 행내에서 ‘영업의 귀재’로 통한다.대리,차장,지점장,본부 부장 승진 등 늘 행내에서 ‘여성 최초’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신 본부장은 국민은행을 찾는 부자고객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명성을 쌓아왔다.지점장 시절 10년 이상된 고정 고객들이 지방에서까지 올라와 재테크 상담을 받았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수첩에는 앞으로 2∼3개월 뒤까지 고객들과의 식사약속 메모가 빼곡하다.누구보다 실적을 중시하는 김정태 행장이 신 본부장을 이 자리에 앉힌 것도 그 때문이다.64개 지점을 거느린 야전 사령관으로 알짜배기 부자고객들을 최대한 확보하라는 게 그에게 내려진 과제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똑같이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2∼3개의 조간신문과 업무보고서를 꼼꼼하게 읽은 뒤 출근하는 ‘아침형 인간’이다.아직 결혼을 안한 것도 같다.김 상무는 “그동안 너무 바빴다.”고 했다. “사회는 냉정합니다.자신이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은 외모도 인간성도 아닌 실력,오직 실력뿐입니다.” 최근 신입행원 공채에서 30∼40%를 차지하는 여성후배들에게 두 사람이 한목소리로 당부하는 말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美금융계 한국통… 등산광/로버트 팰런 외환은행장

    외환은행 신임 행장에 미국인 로버트 팰런(Robert Fallon·사진·57)이 선임됐다.지난해 8월 미국계 투자펀드 론스타가 은행을 인수한 데 따른 것으로 벽안(碧眼)의 시중은행장은 제일은행 윌프레드 호리에(전),로버트 코헨(현) 행장에 이어 세번째다. 외환은행은 29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고 팰런을 새 행장으로 뽑았다.오하이오대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체이스맨해튼은행,JP모건,뱅커스트러스트,씨티은행 등에서 주로 아시아지역을 무대로 활동해 왔다. 특히 미국내 한인단체인 ‘한국협회(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미국 금융인맥 가운데 대표적인 ‘한국통’으로 꼽힌다.특히 우리나라가 1997년 외환위기로 외채협상을 할 때에는 외국 금융기관 채권단 대표인 체이스맨해튼은행의 총괄책임자를 맡기도 했다. 2001년 이후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경제의 외환위기 극복과정 등 아시아금융을 강의해 왔다.98년 7대륙 8개 고봉 가운데 5개봉을 오른 탁월한 등반가로 중국 송대(宋代) 도자기에도조예가 깊다. 새 행장 선임에 따라 현 이달용 행장 직무대행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균기자 windsea@
  • 경기는 ‘잠잠’ 금리만 ‘껑충’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가 13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실물경기는 여전히 싸늘한데 금융시장에서만큼은 경기회복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개인들의 주머니 사정은 나아지는 것 없이 공연히 금융부담만 커지게 생겼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특히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2개월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11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동향’에 따르면 은행 대출금리는 평균 연 6.13%로 한달 전보다 0.13%포인트 올랐다.상승폭은 2000년 3월(0.15%포인트) 이후 44개월만에 최고다. ●경기회복 기대로 시중금리 오른 탓 이 가운데 가계대출 금리는 6.21%로 전월보다 0.20%포인트 올라 지난해 10월(0.23%포인트)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주택담보대출은 기준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이 크게 뛰면서 전월 5.75%에서 6.04%로 0.29%포인트나 치솟았다.2002년 2월(0.49%포인트)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7월 6.07% 이후 4개월만이다.기업 대출금리도 10월 5.99%에서 6.11%로 0.12%포인트 올랐다.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채권,CD 등 시중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감만 팽배해 있을 뿐 실제 체감경기의 호전은 내년 중반기나 하반기가 돼야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당분간 가계와 기업의 소득대비 부채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은행 예금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평균 연 3.81%에서 3.94%로 0.13%포인트가 올라 2000년 1월 0.13%포인트 이후 46개월 만에 가장 많이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그러나 “11월 예금금리가 크게 오른 것은 은행들이 연말을 맞아 유동성비율 등 건전성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고객돈을 대규모로 유치하는 과정에서 금리경쟁을 벌인 결과”라면서 “내년 초에는 예금금리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대출금리가 계속 오름세를 보인다면 예금과 대출간 금리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銀 금리 5% 예금 새해 시판 한편 기업은행은 은행권 최고인 연 5.0%의 금리를적용하는 특별정기예금을 내년 1월5일부터 31일까지 판매하기로 했다. 최근 씨티은행,HSBC 등 외국계들이 특별판매 형식으로 5%대 금리를 쳐준 적은 있지만 올들어 금리 하락세가 본격화한 이후 국내 은행권에서는 외환은행이 최근 한정판매한 연 4.75%짜리가 최고였다. 김태균기자 windsea@
  • 국민은행 완전 민영화

    국민은행이 12일 정부가 공개 매각한 국민은행 지분 9.1%(3062만 3761주) 가운데 8.15%(2742만 3761주)를 인수했다. 이에따라 국민은행은 완전 민영화돼 순수 민간은행으로 거듭나게 됐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오후 증권업협회에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실시한 경쟁입찰에서 보유 지분을 이같이 처분했다고 밝혔다.국민은행 외에 한국투자신탁운용(수탁회사 씨티은행)과 한국투자신탁운용(하나은행) 등이 30만주씩을 매입했다.주당 낙찰가격은 4만 3424원이며 총 낙찰대금은 1조 3297억원이다. ●국민은행 매입 배경 국민은행의 정부 지분 매입은 ‘정부의 손길’에서 벗어남을 의미한다.김정태 행장은 그동안 은행권에 대한 정부의 간섭에 불만을 가져왔으며,‘정부가 보유 지분을 내놓으면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해 왔다.이런 탓에 김 행장은 지난 5월 감사원 감사를 받으면서 ‘행장퇴진설’에 시달리기도 했다.따라서 국민은행은 앞으로 금융당국의 건전성 감독 외에는 정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게 됐다.감사원 감사에서 제외되고,경영진을 구성할 때도 행장추천위원회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 9.22%에 이르는 자사주 확보로 김 행장의 경영 장악 능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ING(3.78%) 등 우호주주를 등에 업고 김 행장은 서구 은행처럼 경쟁력있고 차별화된 영업 전략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자사주 계속 보유할까 정부의 지분 매각으로 국민은행은 당분간 ING 주도의 외국계 연합은행(외국계 지분 73.08%)이 될 것으로 보인다.국민은행은 당초 정부로부터 사들인 지분을 전량 소각할 계획이었으나 이 경우 BIS자기자본 비율이 떨어진다는 금감원의 권고에 따라 내년쯤 전략적 투자가에게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싱가포르계 펀드 ‘테마섹 홀딩스’와 국내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거론되고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요즘 부자들 지갑 안열어 걱정입니다”/VIP 마케팅 개척자 오뜨마케팅 채창병 사장

    유통업계엔 ‘20대80 법칙’이란 것이 있다.상위 20%의 고객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의미.그래서 나온 것이 이들 20%의 고객을 잡기 위한 ‘VIP 마케팅’이다. VIP마케팅은 요즘처럼 불경기에 특히 진가를 발휘한다.부자들의 씀씀이는 아무래도 경기를 덜 타기 때문에 유명 백화점들은 서너명의 VIP 고객 앞에서 패션쇼를 여는가 하면 수십명의 고객만을 위한 콘서트를 마련하기도 한다.요즘은 유통뿐만 아니라 금융,자동차,패션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VIP 마케팅이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90년 고급취향 무가지 ‘노블레스' 창간 우리나라에서 이같은 ‘VIP 마케팅의 원조’로 불리는 이가 있다.채창병(42) ㈜오뜨마케팅 사장.지난 90년 이후 ‘노블레스’‘오뜨’ 등 고급 취향의 부자들을 위한 잡지를 창간했고 은행·백화점 등의 VIP 마케팅 파트너로 활약해 왔다.그의 특별한 마케팅 이야기를 들어보자. 수더분한 인상과 소박한 차림새.채 사장의 외모는 의외로 평범했다.대한민국 부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필요할 것 같은 ‘세련된 부티’는 보이지 않고 남다른 꼼꼼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그는 지난 90년 광고대행사 한컴에서의 월급쟁이 생활을 접고 월간 ‘노블레스’를 창간하면서 VIP 마켓 개척에 나섰다.이후 국내 최초의 회원제 잡지인 월간 ‘HAUTE(오뜨)’ 창간,‘오뜨 멤버스 센터’ 창립,씨티은행·신세계백화점·삼성플라자·대우자동차·랑콤화장품·템플턴·굿모닝증권 마케팅 파트너로서 국내 ‘럭셔리 마켓’과 VIP 마케팅을 이끌어 왔다. 90년 당시만 해도 국내에 부자들을 위한 체계적인 마케팅은 전무했다고 채 사장은 말한다. “당연히 부자들의 불만이 많았죠.그들은 돈을 지불한 만큼 대접을 받고 싶어 했어요.수십억원을 예치해 놓은 고객도 돈을 찾기 위해 은행 창구에서 일반 고객들에 섞여서 30분씩 기다려야 하는 시절이었거든요.” 그는 부자들을 위한 전문화된 마케팅을 틈새 시장으로 판단하고 먼저 그들과의 대화 창구 역할을 할 잡지 노블레스를 만들었다.이 잡지는 고급 취향의 부자들을 위한 최초의 무가지였다.백화점이나 금융기관의 고급 손님에게 잡지를무료로 넣어주고 광고 수입으로 회사를 운영했다.무가 매체가 전무했던 당시로서는 상당한 모험이었다. “처음 영업을 할 때는 고생이 많았지요.한 광고회사에 갔더니,그게 무슨 잡지냐며 보는 앞에서 쓰레기통에 던지더군요.지나친 고급 취향의 공짜 잡지란 인상을 받아 거부감이 심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고급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정보에 목말라하던 이들에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잡지는 어렵지 않게 자리를 잡아갔다. 채사장은 투자 지분 등의 문제로 노블레스를 창간 4년여 만에 매각하고 94년 회원제 잡지인 월간 ‘오뜨’를 창간한 데 이어 젊은 층을 위한 월간 ‘오뜨젠느’와 격월간 ‘오뜨웨딩’을 잇달아 창간했다. 그는 은행이나 백화점 등에 단순한 금융이나 쇼핑 서비스를 넘어 VIP 고객들이 겪는 각종 생활상의 애로점을 해결해주는 ‘라이프 뉴 센터’를 설치해 업계는 물론 고객들 입에 한동안 회자되기도 했다. “VIP 마케팅은 결국 고객의 라이프 캐어(life care),즉 세심한 집사의 역할이라고 봅니다.단순한 고가 상품 소개가 아닌고급스러운 문화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적·정신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불경기엔 부자들 아낌없는 소비 필요 요즘 부자들의 소비 취향에 대해 물어봤다.“처음 마케팅을 할 때보다는 소비 행태가 많이 세련돼졌어요.그때만 해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브랜드만 선호했어요.그런데 지금은 남들과 다른,자신만 아는 브랜드를 찾습니다.” 그는 심심하면 언론의 도마에 오르는 ‘과소비’의 개념이 많이 왜곡돼 있다고 지적한다.소득 수준을 벗어난 과다한 소비가 과소비지,고소득층이 고급 취향에 맞춰 돈을 쓰는 것을 과소비라고 몰아세우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요즘같은 불경기엔 부자들의 아낌 없는 소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IMF 때도 부자들은 큰 영향 받지 않고 돈을 썼어요.그런데 요즘은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아요.정말 걱정입니다.” ●중국 부자 주머니 열 전략 마련중 채 사장은 몇 년 전부터 재벌가 며느리및 딸들의 자선모임인 ‘미래회’를 도와 매년 4월과 11월 자선 바자회와 자선 파티를 열고 있다.고급 브랜드 업체가 협찬한상품 판매액 전액이 불우이웃돕기에 쓰인다.매년 8000만∼1억원 정도의 성금이 전달된다고. 또 인터넷을 통해 매달 20여 품목의 제품을 경매에 부쳐 판매한 금액을 기부하는 자선경매도 실시하고 있다.부자들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행사들이다. 채 사장은 최근 들어 중국시장 공략 준비에 매달리고 있다.수시로 중국에 드나들며 한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은 중국 부자들의 주머니를 열게 할 마케팅 연구에 몰두한 지 2년째.머지않아 중국 현지에 합자회사를 세워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채 사장이 중국에서도 부자마케팅의 원조로 불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 외국자본 잠식 가속 토종 은행 멸종 위기

    외국계 은행과 단기 투자펀드의 국내 금융시장 지배가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금융기관의 대표적인 최고 경영자(CEO)와 임원들까지 금융기관의 해외매각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나섰다.외국자본의 잠식을 방치할 경우 금융정책의 실효성이 저하되는 등 국익에 저해가 된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지난주 금융연구원이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업 진출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제시하고 나선 이후 외국자본 러시에 대한 금융계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의 위기감 팽배 우리금융지주 전광우 부회장은 3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주최로 열린 수요정책간담회에서 “외국자본의 은행 진출에 대한 자격심사를 강화해야 하고 정부 보유 은행주식을 매각할 때 국내 자본의 참여도 허용해야 한다.”라며 외국자본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김승유 하나은행장도 2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메이저(주요) 금융회사를 해외자본에 넘기는 것은 통화정책이나 외환시장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생기는 등의 부작용을 고려해야한다.”며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김정태 행장 역시 최근 “씨티은행이나 홍콩상하이은행(HSBC) 같은 대형 외국금융기관이 국내 은행을 인수해 전국적인 영업을 시작하게 되면 토종은행들의 영업에 막대한 타격을 주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국 자본,국내 은행 쥐락펴락 은행권에서 이처럼 강한 불만이 쏟아지는 것은 국내 은행이 잇따라 외국자본에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제일·외환·한미은행 등 3개은행은 외국자본이 이미 경영권을 장악했다. 국민은행과 신한금융지주(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모회사)는 외국인 지분율이 각각 72.7%,51.7%로 절반을 넘겼다. 그나마 토종자본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의 모회사)와 하나은행은 각각 87.7%,21.7%인 정부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그러나 국내에서 마땅히 인수할 상대가 없어 소수 외국자본에 넘겨야 할 판이다.우리금융 관계자는 “국내의 인수 제안이 없다보니 외국자본이 부르는 값을 놓고 흥정도 어려워 헐값 매각이 되기 쉽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해외자본이 대형 국내금융기관을 인수할 경우 전체 금융시스템 위기 해소나 국가 정책과의 조화를 위한 금융기관간 협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실제로 최근 LG카드에 대한 은행 채권단의 2조원 지원에서 제일·한미은행 등 외국계 최대주주를 둔 은행들만 빠졌으며 일부 은행은 오히려 자금을 회수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은행의 공공성을 외면, 고소득과 대기업 위주의 영업에 나설 경우 서민층과 중소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란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산업자본의 금융참여 여전히 논란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외국인 투자 동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들은 출자총액규제,금융회사 의결권 제한 등의 역차별적 규제로 외국자본과 동등하게 경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자본이 국내금융사를 거의 독점 인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전광우 부회장은 “산업자본과 금융자본 간의 차단벽을 신축적으로 운용하고 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육성을 통해국민주 형태의 단계별 민영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외환위기 직후에는 부실정리가 급박해 은행을 헐값에 외국자본에 넘겼지만 현재는 경영이 정상적이고 수익성이 제고돼 있다는 점에서 국내 자본에 매각하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과 하나은행 김승유 행장 등은 금융산업의 리더그룹에 대해서는 국내 투자자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정부 내에서는 여전히 산업자본의 금융기관 인수에 부정적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내년 3월까지 반드시 외자유치”/이종석 LG카드사장 “연내 2100명 감원”

    LG카드가 내년 3월 말까지 국내외의 전략적 투자가들로부터 자본을 추가 유치하기 위해 투자협상에 본격 착수했다.또 경영 정상화를 위해 올 연말까지 직원 8400명 중 2100명을 감축하고,영업지점도 109개에서 50개로 절반 이상 줄이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병행하기로 했다. 이종석(사진) LG카드 사장은 2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유동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경영권을 포함한 모든 것을 걸고 추가 자본 유치에 나설 것”이라며 “내년 3월까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이 사장은 “LG카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외국계 투자자는 물론 국내 은행과의 제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뒀다.”며 “투자를 유치하더라도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 자본금을 줄이는 감자(減資)는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밀유지 약속’을 이유로 협상 대상자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LG카드의 2대주주인 미국 캐피털그룹과 씨티은행,홍콩상하이은행(HSBC) 등에서 지분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정규직 300명,계약직 1800명 등 총 2100명을 명예퇴직 등의 방법으로 감축할 계획”이라며 “연간 판매관리비도 1조 8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줄이는 등 지속적으로 경비를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이어 “내년까지 9조 4000억원 규모의 부실자산을 대손상각하고 자본 유치가 마무리되면 2005년부터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해 회사를 최대한 빨리 정상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동성 부족으로 21일 오후부터 부분적으로 중단됐던 LG카드의 현금서비스는 나흘 만인 이날 오후 완전 정상화됐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오늘의 눈] ‘선진금융’ 가려면 사람을 키워라

    “우리나라 은행장 중에 정통 뱅커(Banker) 출신이 얼마나 되나.태반이 증권통이나 공무원,학자 출신들 아닌가.우리 금융권이 사람을 못 키웠다는 반증이다.”(국내C은행 부행장) 이 말에는 열악한 우리나라 금융인프라의 현실이 녹아 있다.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을 통해 선진화의 길을 가고 있다고 은행들이 선전해 온 터에 불거진 SK글로벌 사태는 ‘눈먼 대출’ 관행이 여전함을 보여준 사례다.은행장 인사 때마다 공무원 출신 인사들의 하마평이 흘러나오는 데서도 관치금융의 유령이 발견된다. 대한매일의 집중기획 ‘씨티은행에서 배운다’(11월11일자 23면,12일 21면)는 국내 은행들이 남들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 지 확인해 보는 작업이었다.씨티은행의 한국내 영업이 기업보다 개인금융에 치우쳐 있어 1대1 맞비교에 무리가 따를 수는 있다.펀드 중심의 자산운용,과도한 영업확장 캠페인 등 문제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그러나 조직과 시스템이 은행내부 구성원들에게 철저하게 체화(體化)돼 강력한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강점이었다. 반면 국내은행들이 도입한 선진시스템은 ‘간판 바꾸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이를테면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도입한 사업본부제와 팀제 개편이 그렇다.씨티은행에서 국내은행으로 옮긴 K씨는 “형식적인 의사결정 과정은 2∼3단계밖에 안되지만 관련 부서의 서명 등을 받느라 업무서류 한 장이 온갖 부서를 다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우리 금융권은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안에서는 저금리로 예금과 대출이자의 차이인 예대마진형 수익모델이 흔들리고 있다.밖에서는 론스타 등 펀드에 이어 HSBC 등 대형 은행들이 국내은행 인수합병에 뛰어들고 있다.현재 국내은행에 필요한 것은 선진시스템 도입이라는 물리적 변화가 아니라 씨티은행처럼 이를 실제 경영에 녹여내는 화학적 변화다.이게 안되면 국내은행들이 언제까지 선진화라는 이룰 수 없는 과제에 땀을 쏟아야 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김 유 영 경제부기자 carilips@
  • 투자마케팅 씨티은행에서 배운다 /(하)경쟁력의 원천

    국내 은행의 프라이빗 뱅킹(PB) 조직에는 대부분 씨티은행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다.축적된 노하우를 옮겨오기 위해 은행들이 벌인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의 결과다.조흥은행 PB지점의 경우,팀장급 이상 6명 중 절반인 3명이 씨티은행 출신들이고,국민은행에는 13명이나 된다.이들의 연봉은 최소 1억원에서 많게는 3억원이 넘는다. 한 헤드헌팅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들이 PB인력 영입을 의뢰하면서 요청한 사항이 ‘가급적 씨티은행 출신 중에서 사람을 골라 달라.’는 것이었다.”고 전했다.그만큼 똑부러지게 일처리를 해낸다는 뜻이다.이런 경쟁력의 원천은 뭐니뭐니해도 철저한 교육과 인력양성 시스템이다. ●“상사의 말은 무조건 옳다” “1. 상사의 말은 무조건 옳다.2. 상사의 말은 역시 무조건 옳다.3. 만일 상사가 틀렸다고 생각되면 다시 1번을 되새겨라.” 씨티은행에 들어간 직원들이 처음 듣게 되는 말이 이 ‘3고(考)론’이다.글로벌 금융기관에서 ‘시키면 무조건 한다.’는 식의 가치관을 요구하는 데 대해 신입 행원들은 놀란다.이는 씨티은행내 선배·후배간 도제(徒弟)식 교육이 얼마나 철저한지 잘 말해준다. “신입행원들은 부서 책임자들이 일일이 짜 주는 계획표에 따라 3∼4개의 연수를 받아야 한다.선배 역시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그래야만 둘 다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자율성보다는 엄격한 장인(匠人) 육성형인 셈이다.”(씨티은행 출신 K씨,현 시중은행 PB팀) 씨티은행은 핵심 관리직 인력은 MA(Management Associate)라는 이름으로 따로 뽑아 관리한다.미국내 상위 20위권 경영대학원에 유학해서 석차 상위 10위권 이내를 기록한 사람만 추려 주로 차장급으로 데려온다. 이들은 3개월 단위의 순환근무 등 1년간 특별교육을 받은 뒤 적성에 따라 일선에 배치된다.경력직 사원을 뽑을 때에는 이른바 ‘상류층’ 인사를 제대로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인지에 초점을 맞춘다.드비어스 등 다국적 다이아몬드회사나 하얏트 등 일류호텔 출신들이 마케팅 부서의 요직에 발탁된다. 교육은 ‘스페셜리스트’(전문가)를 키우는 데 집중된다.이를테면 한부서에 8년 정도 있어야 한다는 내부원칙이 있다.씨티은행 출신 A씨(국내은행 PB팀)는 “국내 은행에서는 직원들이 여신 업무를 하다가 얼마 안돼 기획이나 홍보로 발령나는 등 전문성을 살리기 어렵게 돼 있지만 씨티은행에는 여신 부서에서만 30년 넘게 일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행내 교육 분위기도 강하다.“후배 직원들에게 2가지를 항상 당부한다.첫번째는 금융 분야에서 업계 최고가 되라는 것이고,두번째는 담당 업무에 있어서 은행 내 최고가 되라는 것이다.나는 대학에서 금융을 전혀 공부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증권이나 부동산 분야에서 누구 못지않은 식견을 갖췄다고 자부한다.입사 이후 정말 밤을 새워 공부했다.”(현 씨티은행 직원 P씨) 씨티은행 직원들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공부하라.’는 소리를 듣는다.그래서 공부에 대해서만큼은 관대하다.직원들이 근무시간중이라도 각종 워크숍·세미나·심포지엄 등에 비교적 쉽게 참석하도록 은행측은 허용한다.업무 관련지식이 풍부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관계·학계·재계·업계 등 인간관계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씨티은행 출신 L씨는 “봉급 수준에 불만이 컸는데도 씨티은행에 있었던 것은 다양한 학습기회 때문이었다.”고 했다. ●세계 46개국의 경험 통한 ‘성공의 전이' 1년에 2차례 정도 싱가포르 아시아지역 본부 주관으로 열리는 ‘글로벌 콘퍼런스’ 참석은 씨티은행 직원만이 가질 수 있는 기회다.각 부서 실무 담당자들이 40∼50명 참석해 전세계 46개국 1400여개 점포에서 축적된 영업 노하우를 주고받는다.씨티은행 출신 K씨는 “여기서 나오는 수백페이지의 자료만큼 유용한 은행 경영정보는 없을 것”이라면서 “기밀에 해당하는 내용들을 글로벌 기업의 장점을 살려 서로 공유하는 것”라고 말했다.씨티은행에서는 이를 ‘성공의 전이’(Success Transfer)라고 부른다. 지금은 보편화된 주가지수연동예금(주가에 따라 이자가 결정되는 예금상품)의 경우,씨티은행은 1999년에 이미 싱가포르 콘퍼런스를 통해 노하우를 전수했다.하지만 씨티은행 한국지점은 당시 시장 상황에 안맞는다며 개발을 중단했다.결국 국내 첫 주가지수연동예금은 올 1월 조흥은행에서 나왔는데 그 실무작업을 담당했던 사람이 씨티은행 출신이었다. 씨티은행 PB 직원들은 또 ‘인간적인 매력’도 높이도록 교육받는다.“고객들과 식사를 하거나 함께 차를 타고 갈 때 화제가 빈약해 분위기가 썰렁해지면 그건 PB담당자로서 자격이 전혀 없다는 얘기다.특히 정치·경제·사회 등 온갖 이슈들을 다 숙지하도록 교육받는다.”(씨티은행 직원 K씨) 씨티은행 출신 L씨(시중은행 PB팀장)는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 때나 직접 만날 때,상품을 권유할 때 등 상황별로 어떻게 하면 자기 말의 호소력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 치밀하게 교육받는다.”면서 “고객 경조사를 정확히 챙기고,경품이나 초대 등 행사가 있을 때 내 고객에게 조금이라도 많은 것을 갖다주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공격적인 영업스타일도 씨티은행의 성공에 한몫을 했다.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씨티은행은 장사 되는 곳에 자원을 집중하되 안되면 발빠르게 빠지는 점에서 국내 대기업 중 삼성스타일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뱅커 사관학교'의 위기? 공격적 영업도 한계에 달한 것일까.‘뱅커 사관학교’로 통하는 씨티은행에서 최근들어 잇따라 직원들이 이탈하고 있다.“최근 2∼3년새 각 지점의 씨티골드 담당 과장급·차장급 중 3분의2는 빠져 나온 것 같다.은행·증권·보험 등으로 대거 흡수됐다.”(씨티은행 출신 P씨) 무엇보다 씨티은행의 상대적인 ‘저임금’ 구조와 강도높은 업무에 원인이 있다.외국계 은행노동조합 유나리 사무국장은 “씨티은행의 대졸 초봉은 2200만원 정도로 국내 은행보다 크게 떨어진다.”면서 “전체 평균 임금상승률 역시 호봉 증가분까지 합해 연 6.5∼7%로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의 PB로 자리를 옮긴 L씨는 “씨티은행에 다닌다고 하면 남들은 유창한 영어에 국제감각 뛰어난 뱅커를 떠올리며 부러워 하기도 했지만 나 자신은 낮은 연봉에 불만이 많아 속으로 ‘빛좋은 개살구’라고 생각했다.”면서 “옛 동료들을 만나보면 잇따른 직원들의 이탈 때문에 인력의 질이 과거만 못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씨티은행 출신 A씨는 “고객 자산을 안전성이 떨어지는 펀드에 너무 넣는 등 씨티은행에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말이 부쩍 자주 들린다.”고 전하고 “최근 선물·옵션 등에서 큰 손실을 본 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다. 일을 제대로 배우려면 낮은 대우를 감수하라는 씨티은행 방식이 피로증세를 초래하고 있는지 모른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국내 금융계의 ‘씨티맨' 씨티은행을 떠나 현재 국내 금융기관에서 일하는 임직원은 현재 30여명에 달한다.특히 지난해 국내 금융기관들이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씨티은행 출신들을 대거 영입해 국내 금융계에서 ‘씨티맨’들이 급격히 많아졌다.이들은 본부에서 PB사업 전략을 짜거나 PB센터장을 맡는 등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국민은행 프라이빗 뱅킹 ‘골드 앤드 와이즈’(GOLD & WISE)의 경우 전체 PB 30여명 가운데 씨티은행 출신이 14명으로 절반에 가깝다.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영업을 시작하면서 씨티은행 지점장 출신 등을 8명 데려온 데 이어 올해 6명을 추가로 영입했다.각각 다른 지점의 PB센터장들인 윤중재·김성학·김홍룡·양현탁씨 등도 씨티은행 출신이다. 우리은행도 구안숙 PB사업단장부터 씨티출신이다.구 단장은 씨티은행에서 교보생명을 거쳐 지난 2월 우리은행에 들어왔다.구 단장과 일하는 안창학 수석부부장과 강세영 과장도 씨티은행 출신이다.이들은 강남에 10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고객을 전담하는 ‘투 체어스’(Two chairs)의 전략과 영업방향 등을 마련하고 있다. 조흥은행 역시 지난해 6월 김영진 PB사업부장과 박경제 수석팀장,이흥섭 팀장 등 3명을 씨티은행에서 데려왔다.특히 김 부장과 이 팀장은 각각 씨티은행 본부에서 소비자 금융총괄본부장과 마케팅 부장을 지낸 마케팅 전문가로서 현재 조흥은행 역삼동 PB 센터에서 영업전략을 세우고 있다. 삼성증권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교육에 중점을 두고 지난해 씨티은행에서 자산관리교육 인력을 임원급인 정복기 담당 등 3명을 스카우트했다.이어 지난 8월에도 씨티골드에서 3명의 차장급 인력을 영입해 FN아너스 지점에 배치했다.당초 4명의 인력을 데려오기로 했으나 한명이 씨티은행의 강력한 만류로 막판에 이직을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현 하영구 한미은행장도 씨티은행 출신이다.하 행장은 2001년 한미은행의 대주주가 칼라일 컨소시엄으로 바뀌면서 당시 씨티은행 소비자 금융대표에서 행장으로 전격 영입됐다.하 행장은 한미은행으로 오면서 박진회 부행장,강신원 부행장과 부장급 2명을 데리고 와 국내 금융계에서 처음으로 ‘씨티맨 바람’을 불러 일으켰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부자마케팅-시티은행에서 배운다 / (상)PB 성공비결

    외환위기 이후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기관 인수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은행들이 부자고객을 상대로 치열한 ‘프라이빗 뱅킹’(PB) 경쟁을 벌이고 있다.현재 금융계에는 씨티은행을 얼마나 제대로 베끼느냐가 영업 성공의 관건이라는 ‘신드롬’이 일고 있다.씨티형 조직문화 구축,씨티형 상품 구성,씨티 출신 인력 스카우트가 한창이다.이 땅에 상륙한 외국자본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씨티은행의 파워와 비결을 PB 영업을 중심으로 2회에 걸쳐 집중 해부한다. ‘씨티은행이 금융자산종합소득 신고 대상자들의 예금 중 절반 이상을 갖고 있다.’ 씨티은행은 부인하지만 일부 금융 관계자들이나 정부 당국자들은 이 소문을 아직도 믿고 있다.걸핏하면 사정당국이 은행계좌를 뒤지던 과거 국내 부자들은 당국 관할 밖에 있는 ‘씨티은행’으로 튀었다는 것이다. 씨티은행의 위력은 지점당 수신고가 잘 말해준다.올 6월 말 기준 씨티은행 전국 12개 지점의 지점당 평균 수신고는 5709억원.국내 주요 은행지점 실적의 3배를 넘는다.PB마케팅을 통한 수신고와 여기서 얻는 수입은 미국 본사에만 보고하게 돼 있는 극비사항이지만 이 은행에서 10년 가량 근무했던 A(현 시중은행 PB팀장)씨는 “서울 강남지역 부자 2명 중 1명이 씨티은행에 계좌를 갖고 있다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 ●10%의 고객이 90%를 벌어준다 씨티은행이 ‘씨티골드’라는 이름의 PB 영업을 시작한 것은 1991년.국내 은행들이 지난해에야 겨우 PB 간판을 내건 것보다 10년 정도 앞섰다.씨티은행 200년 역사(본점 창립 1812년)의 영업 노하우를 밑천으로 부자들을 먼저 공략한 것이다.시중은행 부행장 K씨는 “국내 은행들은 씨티은행을 배우면서 동시에 극복해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우리가 씨티은행 벤치마킹에 사활을 거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금은 씨티골드 가입 자격이 2억원 이상이지만 당시에는 1억원 이상이었다.주 타깃이 부자라는 것은 지점들이 서울 압구정동·대치동·방배동·역삼동·방이동,경기도 분당 등 부촌에 집중돼 있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조만간 대전,대구,광주 등지에서도 알짜배기 지역만 골라 추가로 지점을 낼 계획이다.씨티은행 지점의 특색은 모두 2개 층이란 점이다.아래층은 ‘일반고객’용이고 위층은 ‘부자고객’용이다.위층 고객에게는 아래층 사람들이 누릴 수 없는 특권이 주어진다. 씨티은행은 자산규모에 따라 고객을 ▲일반 ▲씨티베이직 ▲씨티원 ▲씨티골드 등 4개 등급으로 분류한다.영업의 중심은 당연히 씨티골드다.현재 씨티골드 회원은 1만 6000명선.전체 고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불과하지만 은행에 안겨주는 수익은 90%를 차지한다.은행에서는 이를 ‘10-90 원칙’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부자들에 대한 대우가 남다르다.1000만원 이하의 돈을 다른 은행에 송금할 때 일반 고객은 수수료로 9000원을 내야 하지만 씨티골드 고객은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씨티골드 회원에게는 전담관리자(CE)가 1대1 자산관리 서비스를 해준다.한 CE는 미국에 여행간 고객의 애완견에게 밥을 주러 아침마다 그 집으로 출근하기도 했다. ●고가 경품의 구전 마케팅과 인생관리 고객을 새로 유치하는 주요 수단은 입소문에 의존한 ‘구전(口傳) 마케팅’.이를 위해 다양한 경품이 동원된다.기존 회원들이 주위의 부자들을 고객으로 추천하게 하는 ‘MGM’(Members Get Members) 캠페인이 대표적이다.기존 고객이 새 고객을 한 명씩 추천할 때마다 보너스 포인트(마일리지)를 1점씩 받는다.보너스 포인트 1점이면 호텔 숙박권·골프채·가전제품·고급 화장품을 받을 수 있다.10명을 추천해 10포인트를 쌓으면 300여만원짜리 노트북PC나 해외여행 티켓이 제공된다.씨티은행 관계자는 “고객 자신이 씨티은행의 서비스에 만족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지만 경품의 위력은 대단하다.아무리 부자라도 공짜는 좋아하기 때문이다. 부자들의 사생활에 파고드는 것은 기본이다.“처음에는 ‘프로덕트 릴레이션십’(상품을 사고 파는 관계)에서 시작하지만 시간을 두고 ‘파트너 릴레이션십’(동반자 관계)으로 발전시키고,궁극적으로는 ‘라이프 케어’(인생 관리)로 심화시키라는 게 씨티은행의 기본 마케팅 전략이다.”(씨티은행 출신 C씨·시중은행 근무)그래서 씨티은행의 책임자급 PB 담당자들에게는 국내 은행과 달리 10년 이상 된 고객이 많다.부모에서 자녀로 이어지는 2대째 자산 관리도 드물지 않다.씨티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PB 담당자를 믿지 못한다면 자신의 재무상태나 가족관계·사업상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없고,이래서는 로열티(충성도) 높은 고객이 될 수 없다.”면서 “씨티은행은 고객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 해 담당자가 자리를 비우더라도 해당 고객이 서비스를 받는 데 전혀 불편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대개 3년은 지나야 고객과의 진정한 신뢰관계가 형성된다고 보기 때문에 CE를 다른 곳으로 전근시키는 일은 원칙적으로 삼간다.퇴사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담당자가 자리를 옮기면 반드시 자기 후임자에게 고객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알려준다.”(씨티은행 출신 P씨) ●‘변심한 애인’ 징후에 예민하라 “고객을 새로 유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기존 고객의 ‘변심’을 막는 일이다.이 대목에서 씨티은행을 따라올 곳은 없다.”(현직 씨티은행 PB담당자) 씨티은행은 고객의 이탈 징후를 사전에 알려주는 ‘적색경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예를 들어 ▲최근 3개월간 잔액이 줄었다거나 ▲순간적으로 많은 돈이 인출됐으면 자동적으로 해당 고객과 관련, ‘요(要)주의’ 경보가 발령된다. 현재 시중은행 PB팀에서 근무하는 Y씨는 이럴 때에는 반드시 고객을 직접 찾아갔다고 한다.그는 “고객의 불만이 금리수준에 있는지,금융서비스의 질에 있는지 우선 파악한 뒤 금리 문제라면 지점장 재량으로 특별 우대금리를 주고,서비스의 질이 문제라면 지점장과 함께 찾아가 반드시 식사접대를 했고,꽃이나 공연 초청장 등을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그랬는데도 고객이 끝내 이탈하면 반드시 보고서를 작성해 본부에 제출해야 한다.“보고서는 이탈방지 자료로 DB화되는 동시에 지점 및 개인의 평가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다들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다.”(씨티은행 출신 L씨) 오페라·연극·뮤지컬·콘서트 등 공연협찬을 하면서 고객을 여기에 초청하는 은행권 ‘문화 마케팅’의 효시는 씨티은행이다.뮤지컬 ‘명성황후’에 골드회원 3000여명을 초청한 게 최초였다.와인맛 보는 방법,스카프 고르는 비결,고급 서양식당에서의 테이블 매너 등 상류층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강습도 씨티은행이 1990년대 말 이후 줄줄이 도입했다. 그러나 씨티은행도 현재 국내외 은행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이제 씨티은행의 ‘노블(귀족)시대’는 갔다.저금리 속에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졌고,씨티은행 우수인력이 이탈하는 등 안팎에서 시련이 시작됐다.내년에는 국내외 은행들이 PB 영업을 놓고 진검승부에 들어갈 것이다.”(씨티은행 출신 시중은행 PB팀장 K씨) 과연 씨티은행의 아성이 흔들릴지 두고볼 일이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프리미엄 마케팅 결정판 CPB “재산이 50억원 이상인 분들만 모십니다.” 올 1월 미국 씨티그룹이 한국에 별도 법인으로 설립한 ‘씨티그룹 프라이빗뱅크’(CPB)의 고객 차별화전략이다. CPB는 씨티은행과는 완전히 다른 회사로 부자중의 부자들인 최상위 고객만 상대하기 위해 씨티그룹이 야심작으로 만든 것이다.CPB의 타깃 고객은 금융·실물(부동산 등)을 합한 전체 자산이 50억원 이상이면서 이 가운데 금융자산만 10억원이 넘는 알부자들이다.금융자산 2억원 이상인 씨티은행의 부자 프로그램인 ‘씨티골드’의 고객에서 더 추려내겠다는 것이다. 이미 30개 이상 나라에서 120여개 CPB를 운영하고 있던 씨티그룹이 올초 한국에 CPB를 만든 것은 일종의 위기감 때문이었다. CPB 관계자는 “한국내 은행들이 지난해부터 프라이빗뱅킹을 본격화함에 따라 씨티은행의 기존 ‘씨티골드’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CPB 고객이 되는 절차도 간단치 않아 검증과정만 1주일 이상 걸린다.재무상태와 자산 건전성 등을 파악하는 ‘고객알기 프로그램’(Know your client)을 통해 까다롭게 심사한다. 서비스의 핵심은 ‘종합 재무관리’다.고객의 자산상태를 분석해 적정한 부채 규모와 상환시기 및 상환액에 대해 조언해 고객이 최적의 재무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고객이 ‘왕족’이 된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제공된다고 씨티은행 출신들은 전했다.예를 들어 CPB는 전세계 고객들의자녀 가운데 25명만 선별해 미국 뉴욕의 씨티그룹 본사에서 진행하는 ‘차세대 리더 프로그램’(일명 ‘제왕학 코스’)에 참여시킨다. 올 여름에는 한국에서도 2명이 초청됐다고 한다.거액자산가 가족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불어넣고 세계 백만장자들과의 인맥을 쌓도록 돕겠다는 것이다.여기에 참가한 고객은 “자산 수익률을 10% 더 받는 것보다 자녀에게 훨씬 값진 경험이었다.”고 평했다. 또 CPB는 부유층 자산가들이 국경을 넘나 드는 점을 감안,직원들을 해외출장이나 해외여행에도 동행시켜 비즈니스나 쇼핑을 도와주고 심지어 여가를 함께 보내 주기도 한다. CPB 직원 1인당 관리하는 고객 수를 50명으로 제한하고 고객을 한 달에 한 번꼴로 방문함으로써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CPB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래서 국내 부자들이 고급서비스에 무심했던 국내 은행에서 돈을 빼내 외국은행으로 갔는지 모른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가계대출 대란오나/주택담보대출 원금 상환 만기 곧 도래

    가계 빚 연체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주택담보대출에 ‘만기(滿期) 비상’이 걸렸다.2000년 말∼2001년 초부터 본격화한 3년짜리 주택담보대출의 원금상환 만기가 곧 집중적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경기침체로 가계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돈 갚을 여력은 없는데,정부는 부동산 값을 잡겠다며 대출 억제책을 내놓고 은행들도 만기연장을 쉽게 해 주지 않겠다는 움직임이어서 신용대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내년만기 투기지역 담보대출 30조원 안팎 16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2001년 국민·우리·신한·조흥·한미·외환·제일 등 시중 7개 은행이 전국 투기지역(올 6월말 기준)에 주택을 담보로 신규 대출한 금액은 21조 9191억원에 달했다.국민이 6조 9386억원으로 가장 많고,이어 신한(5조 901억원),우리(3조 9643억원),조흥(3조 408억원) 순이다.2001년 신규대출 외에 만기가 이미 연장돼 있었던 기존 대출분까지 합하면 내년도 전체 만기 도래액 규모는 30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런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국민은행의 경우,올 3월말 2.7%,6월말 2.8%에 이어 9월말에는 3%대에 접어들었다.우리은행은 3월말 1.44%에서 9월말 1.7%로 높아졌다.조흥과 외환은행은 하반기 들어 연체율이 1%를 넘어섰다. ●만기도래+대출억제=신용위험 증가 은행들은 2000년말부터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에 연동해 이자가 적용되는 3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확대에 열을 올렸다.이전에는 10년 이상 기간에 걸쳐 원금과 이자를 나누어 갚는 방식이 주택담보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씨티은행 등 외국계가 이 상품을 내놓은 뒤 시중은행들도 경쟁적으로 도입했다.매월 이자만 내고 원금은 만기 때 갚으면 되는 데다 만기연장도 비교적 쉬워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그 결과 현재 대부분 은행에서 이 상품이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80∼90%를 차지하고 있으며,올 연말부터 만기가 집중적으로 돌아온다.정부는 집값안정을 위해 주택담보 인정비율(LTV)을 45∼50%에서 40%로 낮추기로 하는 등 고강도 대출억제책을 내놓고 있다.이런 조치들로 인해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주택대출 부실화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시중은행 관계자는 “2001년 80%였던 LTV를 40%로 낮춰 만기를 연장하면 대출자들은 빌린 돈의 절반가량을 갚아야 해 신용카드에 못지않은 가계 신용대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고심하는 은행들 국민은행은 한 차례에 한해 조건없이 해 주고 있는 만기연장을 내년부터는 금리를 올리거나 원금을 일부 갚을 때에 한해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우리은행은 기존 대출에 대해 연말까지는 만기를 연장해 주되 내년부터는 LTV 차액만큼 갚게 할 계획이다.하지만 만기 적용을 엄격하게 하면 연체율은 높아지게 되고,그렇다고 해서 신용도가 낮은 사람에게까지 만기를 연장하면 잠재 부실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은행 관계자는 “하향 조정된 담보대출비율을 적용,차이나는 금액은 상환받고 만기를 연장해 줘야 하지만 상환능력이 없는 고객들의 대출 연체가 있을 것으로 보여 고민”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英스탠다드銀 국내 소매금융 진출/한미銀 지분 추가매입은 안해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이 3일 한국 소매금융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스탠다드차타드는 아시아권에서 부동산담보대출 1위,외국계 신용카드 2위,중소기업금융 3위를 달리고 있는 소매금융의 강자다.이에따라 국내 소매금융시장에서는 씨티은행(미국),HSBC(영국)에 더해 3개의 매머드급 외국계 은행이 각축을 벌이게 됐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이날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맞춤형 개인 대출상품’을 내놓는다고 발표했다.1인당 대출규모 280만∼3000만원에 최장 5년까지 신용등급에 따라 최저 10%의 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으로,금리가 은행보다는 높고 신용카드 등보다는 낮다.신용도가 비교적 낮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금업 형태의 상품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내년 상반기까지 한국내 지점을 확충,하반기부터 부동산담보대출시장에 뛰어들고,2005년부터는 종합자산관리서비스와 중소기업금융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미은행 지분 추가인수 여부에 대해 카이 나고왈라 아시아 총괄책임자는 “현재의 지분 수준에 만족하고 있으며 당분간 추가 인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 풀뿌리 기부문화 확산

    연말연시에만 몰렸던 기부금이 연중 골고루 걷히고 있다. 27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연말연시 모금집중도’가 지난 99년 80%에서 올해는 58%로 낮아졌다. 모금집중도는 전년 12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두달간 걷힌 돈이 연간 총모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2000년은 67%,2001,2002년은 각각 61%로,해마다 연말연시에만 기부금이 몰리는 현상이 눈에 띄게 줄었다.이는 기업보다 개인기부가 늘면서 생활속에서 기부문화가 정착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한편 올들어 1∼7월까지는 모두 700억원의 불우이웃돕기 성금이 걷혔다.지난해 같은 기간의 499억원에 비해 대폭 늘어난 액수다. 올 상반기에 모금한 700억원에다 연말까지 조성될 연합 로또기금 520억원과 연말 불우이웃돕기성금 등을 합하면 사상 처음으로 2000억원대의 모금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모금을 제외한 연중 최고 기부자는 ㈜이랜드로 의류를 포함한 물품 및 현금으로 35억 3400만원을 내놨다. 이어 한국마사회(9억 500만원),KT&G(3억 6500만원),씨티은행(2억 1500만원) 등의 순이었다.개인으로는 로또복권 당첨자 5명이 10억 6200만원을 기부금으로 내놨다. 모금회 황후영 자원개발팀장은 “기업 모금이 줄어드는 대신 개인 모금이 늘어나는 등 풀뿌리 기부문화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신용불량 ‘一波萬波’/보험사·외국계은행으로 확산

    보험사나 외국계 은행에서 신용불량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신용대란이 장기화하면서 국내은행이나 신용카드사에서 다른 금융기관들로 신용불량이 확산되고 있어서다.신용카드사를 통한 신용불량자의 증가세도 좀체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21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개인 신용불량자는 334만 6270명으로 집계됐다.전월보다 12만 1102명(3.75%)이 늘었다.계속되는 최고치 행진이다.개인 신용불량 등록건수는 1406만 7110건으로 6월보다 3.41%가 늘었다. 은행권은 전체 평균보다 낮은 2.81% 증가에 그쳤으나 생명보험회사(13만 8621명→15만 2129명) 9.74%,손해보험회사(2만 8441명→3만 837명) 8.42%,보증보험회사 (77만 1607명→83만 5924명) 8.34%,외국은행(2만 5652명→2만 7637명) 7.74% 등을 기록했다. 신용대란이 장기화되면서 2001∼2002년 가계대출을 크게 늘렸던 보험사 및 적극적인 가계대출 확대정책을 펴온 외국은행(씨티은행·HSBC 등)으로 영향이 파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신용회복지원위원회 한복환 사무국장은 “카드발(發)신용대란이 기존의 은행·신용카드사에서 전체 금융권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신용카드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도 4.29%가 늘었다.207만 44명으로 한달 전보다 8만 5000명이 늘었다.증가율 자체는 다소 둔화된 감이 있지만 절대수치가 워낙 커서 신용불량자 양산을 주도했다. 연령별 신용불량자는 20대 미만이 6199명으로 6.31%(368명)의 증가율을 보였고 20대는 66만 766명으로 3.92%(2만 4천921명),30대는 99만 4300명으로 4.35%(4만 1487명),40대 이상은 168만 5005명으로 3.33%(5만 4326명)가 각각 늘어났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저금리 적응 못해 순익 1년새 반토막 외국銀 KO패

    국내 진출 외국계 은행들의 지난해 순이익이 3210억원에 그쳤다.전년(6116억원)의 반토막이다.씨티은행·홍콩상하이은행(HSBC) 등 일부 은행을 빼고 대부분 전년 대비,마이너스를 기록했다.다음달 말에는 아랍계 최대은행 중 하나인 아랍은행이 한국에서 철수한다.지난 3월 터진 SK글로벌 사태로 외국계 은행의 국내 신용위험 분석 담당자들이 무더기로 해고됐다. 국내 진출 외국계 은행들의 사정이 예전 같지 않다.나무 밑에 누워 입만 벌리고 있으면 열매가 저절로 떨어지던 시절은 지나간 듯하다. ●수익성 국내은행보다 떨어져 13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0개 외국은행 국내지점(62개 점포)의 순이익이 전년보다 47.5%나 급감했다.같은 기간 국내은행의 순이익(3조 3532억원)이 전년보다 6.1% 줄어든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이에따라 외국은행 지점들의 총자산이익률(ROA)은 2001년 1.05%에서 지난해 0.50%로 추락,국내은행(0.51%)에 추월당했다.게다가 외국은행 지점들이 SK글로벌에 빌려준 돈이 2046억원에 달하는 등 올해 경영성적표 역시 신통치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계(씨티은행·JP모건체이스·BOA 등)나 유럽계(HSBC·도이체방크·스탠다드차타드 등)보다는 예대마진에 따른 이자수익에 치중해온 일본계(도쿄미쓰비시·미쓰이스미토모·미즈호코퍼레이트 등)의 수익감소가 확대되고 있다. ●SK글로벌 사태의 충격파 한 미국계 은행 국내지점은 최근 SK글로벌의 신용위험을 잘못 분석해 대출을 하게 만든 책임을 물어 담당직원들을 해고했다.이 은행 관계자는 “SK글로벌 사태로 거액의 손실을 보게 된 상당수 외국은행 지점에서 문책인사가 잇따랐다.”고 전했다.최근에는 일을 제대로 못했다는 이유로 외국금융기관이 ‘퇴출’당하기도 했다.SK글로벌 국내 채권단은 지난달 말 UBS증권에 국내·외 채권단간 협상성공 수수료를 지급할 수 없으며 기본 수수료를 대폭 깎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사실상의 계약파기다.UBS는 SK글로벌 사태가 터진 뒤 재정자문사로 해외 채권단과 협상을 중재했으나 국내 채권단은 UBS가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국제협상에서 일이 다 끝나기도 전에 자문기관에서 탈락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세계적인 금융그룹 UBS로서는 한국에서 톡톡히 망신을 당한 셈이다. ●경쟁격화와 예대마진 축소 초(超)저금리 등 으로 금융시장의 영업여건은 악화되는 데 반해 외국은행 지점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뱅크오브아메리카(BOA) 관계자는 “과거에는 외국은행들이 투자은행,상업은행 등 각각의 업무영역을 따로 정해놓고 있어 경쟁이 약했지만 최근에는 은행들이 다양한 영역에 두루 손대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외국은행들의 국내실적 악화는 주가지수 선물이나 옵션 등 파생상품에 손을 댔다가 환율 하락과 금리 하락 등으로 손해를 본 게 가장 큰 이유”라면서 “과거처럼 환차익과 국내의 고금리를 이용해 떼돈을 벌었던 시절은 다시 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국내 은행의 경쟁력이 강화된 것도 영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아랍은행의 국내 철수도 표면적인 이유는 SK글로벌 사태로 100억원대의 손실을 보게 된 것이지만 대기업 상대 도매금융의 부진과 저금리 기조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 등이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한은 관계자는 “씨티은행과 HSBC 등 안정적인 소매금융에 치중해온 은행들조차 앞으로는 과거와 같은 큰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씨티은행의 경우 국내영업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이자수익(1679억원)이 전년(1896억원)보다 떨어졌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외국계銀 “부자 잡아라”

    ‘국내 은행의 틈새시장(니치마켓)을 노려라.’ 외환위기 이후 주춤하던 외국계 은행의 국내 소매금융시장 진출경쟁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5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은행이 경기도 안산지점 신설을 위한 인가신청서를 금감원에 제출한 데 이어 영국계 스탠더드차타드 은행이 소매금융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이미 12개 지점을 거느리고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씨티은행도 올해 부산 대구 광주 등 지방 3곳에 지점 신설을 검토중이다.공략의 범위를 서울 등 수도권 고객에서 지방으로까지 넓힌다는 포석이다. 전세계적 금융불황속에 해외지점 구조조정을 계속하고 있는 외국은행이 유독 한국시장에서 확대전략을 펴는 것은 아직도 국내 소매금융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계부채 문제와 저금리 기조 정착으로 국내영업환경이 많이 악화됐지만 첨단 금융기법으로 무장한 외국계은행들은 시장 빈틈에서 추가수요를 개발할 여지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국내시장 진출을 모색중인 외국계은행들이 하나같이 특화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은행 안산지점은 안산·반월공단 인근에 집중거주하는 한족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PB(부자고객 자산관리)에 강한 씨티은행의 지방진출 확대는 지방에도 부자가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편 스탠더드차타드는 지점신설 초기에 신용경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신업에 치중할 것으로 알려졌다.은행에 갈 자격은 안되지만 대부업자들을 찾기도 꺼림칙한 고객들을 두 금융기관의 중간정도 금리로 유인한다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 물밀 듯했던 외국은행의 국내시장 상륙은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감소 일변도로 전환했다.93년 74개로 피크였던 외국은행 국내지점수가 97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2002년 말엔 62개로 줄어들었다. 손정숙기자 jssohn@
  • 경제 플러스 / 인터넷뱅킹 2000만명 돌파

    국내 인터넷뱅킹 이용자가 2000만명을 넘어섰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18개 은행과 씨티은행,HSBC 및 우체국에 등록된 인터넷뱅킹 고객은 모두 2003만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8.3%(554만 5000명)가 증가했다. 개인 등록자는 1916만 8000명이고 기업 등록자는 86만개사로 1년 사이에 37.4%와 62.3%가 각각 늘었다.
  • 은행합병 후폭풍 비씨카드로 / 카드부문 통합 따라 브랜드 위기

    “나 떨고 있니?” 국민카드와 국민은행의 통합 결정에 이어 조흥은행과 신한지주가 합병하게 되면서 국민·조흥은행의 신용카드부문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비씨카드에 비상이 걸렸다. 비씨카드측은 이들이 합병을 해도 비씨카드와 ‘결별’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나 이들 업체들은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은행 “비씨 신규발급 안하기로” 오는 9월 합병을 마무리짓는 국민카드·국민은행 카드부문은 합병한 뒤 비씨카드 브랜드를 더이상 쓰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국민카드 이현희 부사장은 “비씨카드와 가맹점이나 서비스가 대부분 겹치기 때문에 국민·비씨카드를 쓰는 신규회원을 더 이상 모집하지 않게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기존 국민·비씨카드 회원의 경우 카드 유효기간이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 네트워크를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비씨카드와의 제휴 문제를 놓고 장·단점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면서 “제휴시 지급수수료와 비씨측의 브랜드 파워,가맹점 공동망 등을 비교해 어느 쪽이 유리한 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비씨 브랜드를 쓰지 않게 되더라도 카드 유효기간인 5년후까지는 이중 구조로 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복회원 처리도 엇박자 3월말 현재 국민카드와 국민은행 비씨카드의 회원수는 각각 1310만명,483만명이며,이 가운데 중복회원은 국민은행 카드회원의 40%인 200만명 정도다.신한카드와 조흥은행 비씨카드의 회원수는 각각 198만명과 406만명으로,중복회원은 신한은행 카드회원의 17%(69만명)에 이른다.국민·신한카드는 중복회원에 대해 원칙적으로 정리한다는 입장을 세웠지만,비씨측은 고객 편의 및 이용정도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씨측 “효율 따지면 결별 못할 것” 비씨카드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부문의 중복투자를 막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 비씨카드의 존재 의미”라면서 “씨티은행·BOA 등 세계적인 은행들도 카드사업을 아웃소싱 형태로 운영,비용을 줄이고 있다.”라고 말했다.이어 “제휴사들과의 결별은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이 관계자는 또 “하나·서울은행이나 한미·경기은행 등 기존 합병은행들도 대부분 멀티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신규 투자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고객 입장에서나 업체에서도 업무의 효율성 및 비용절감 측면에서 제휴가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기존 비씨카드를 계속 사용하는 한 듀얼 브랜드를 쉽게 버리지 못할 것”이라면서 “카드사들이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해 어느 쪽이 ‘저비용 고효율’인지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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