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씨줄날줄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유가족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경제통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신기록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러시아군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420
  • [씨줄날줄] 추억상품의 힘/이용원 수석논설위원

    2막이 올랐다. 남자 주인공의 방황이 시작된다. 고교 야구선수인 그는 사랑하는 여학생을 위해 전국대회에서 우승해야만 했다. 그래서 결승전에서-진즉에 팔을 다쳤는 데도 이를 숨기고-연장전까지 도맡아 무리하게 공을 던진다. 극적으로 우승을 거둔 순간 그는 마운드에 나뒹군다. 팔이 망가져 더이상 투수로 뛸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게 1막을 끝내고 다시 시작한 2막에서 줄거리는 예상한 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눈물이 났다. 감동? 슬픔? 안타까움? 아니다. 그 눈물 한방울은 무대에 선 주인공을 향한 게 아니었다. 나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그래, 내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좌절과 분노로 뒤범벅된 청춘이라는 이름의 한때가. 마음이 묘하게 편해지면서 왠지 힘이 솟아나는 듯했다. 그 눈물 한 방울은 가슴 한 구석에 남아 있던 ‘청춘의 순수’가 밀고 나온 흔적이었으리라. 며칠 전 창작 뮤지컬 ‘진짜 진짜 좋아해’를 40대 중반에서 50대 중반에 이르는 부부 세 쌍이 함께 보았다. 혜은이씨의 히트곡에서 따온 제목에서 짐작이 가듯이 이 뮤지컬은 1970년대 후반을 시대 배경으로 전개된다. 7080 세대가 열광한 당시 히트가요가 30곡 가까이 등장하는 건 기본이고 개다리춤과 코미디언 남철·남성남씨의 왔다리갔다리 춤, 한쪽 손의 검지를 세워 하늘을 찌르는 디스코 춤까지 모든 대사·의상·상황이 ‘70년대적’이었다. 단체관람한 우리 세 쌍이 각자 자신의 10대, 20대 시절을 되돌아본 건 당연한 일이었을 게다. 추억을 파는 추억상품이 요즘 인기인 모양이다. 뮤지컬로는 ‘진짜 진짜’말고도 ‘돌아온 고교 얄개’‘와이키키 브라더스’ 등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고, 음식점으로는 점포 밖으로 ‘새마을 노래’를 틀어 주는 식당 체인점이 곳곳에서 성업 중이다. 양은 도시락에 변변찮던 옛날 반찬을 담은 ‘추억의 도시락’도 자주 접할 수 있는 메뉴가 됐다. 추억은 아름다웠건, 힘들었건 대부분의 경우에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그것은 힘의 원천이다. 경제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는 이 시기에 중년 남녀-바로 이 땅의 아버지·어머니들이다-가 추억상품에서 힘을 얻는다면 그것은 대단한 미덕이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씨줄날줄] 퍼스트레이디 패션/함혜리 논설위원

    퍼스트레이디의 패션은 지역과 시대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민들의 주목을 끌 뿐 아니라 유행에도 영향을 미친다. 동서양을 불문하고 퍼스트레이디 패션의 대명사는 단연 재클린 케네디다. 31세의 젊은 나이에 미국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부인으로 백악관 안주인이 된 재클린은 우아하고 세련된 자신만의 스타일로 오드리 헵번, 그레이스 켈리와 함께 1950, 60년대를 대표하는 패션 아이콘이 됐다. 단아한 정장 투피스와 단순한 라인의 무릎길이 원피스, 챙 없는 모자와 긴 장갑, 진주 목걸이 등으로 대변되는 ‘재키 룩’은 미국 여성뿐 아니라 전 세계 여성들의 옷차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지금도 전 세계 퍼스트레이디의 벤치마킹 0순위로 꼽힌다. 미국인들이 재클린을 높이 평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영부인의 이미지가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 미국 디자이너의 의상을 입기로 결정했고, 이를 통해 미국 패션의 수준을 한단계 올려놓는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재클린은 원래 프랑스 오트쿠튀르의 맞춤의상을 즐겼지만 여론의 비난을 받자 즉각 러시아 태생의 미국 디자이너 올레그 카시니를 공식 디자이너로 선정해 중요한 공식행사에는 대부분 카시니가 디자인한 의상을 입었다. 패션업계가 재클린 이후 처음으로 젊고 우아한 퍼스트레이디의 탄생으로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 오는 20일 취임하는 제44대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부인 미셸(45)이 주인공이다. 180㎝의 훤칠한 키에 팔등신의 늘씬한 몸매를 지닌 미셸은 과감하게 몸매를 드러내는 원피스와 클래식한 느낌을 주는 진주 목걸이, 굽이 낮은 구두를 즐긴다. 바지 정장이나 원색 계열의 슈트로 당당한 커리어 우먼의 이미지를 굳혔던 힐러리 클린턴, 수수하고 단정한 단색 정장으로 현모양처 스타일을 고수했던 바버라 부시와 달리 미셸은 활동적이면서도 화려하고 여성적인 ‘포스트 페미니즘’ 세대를 대표한다. 초고가의 브랜드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적인 브랜드를 적절히 섞어가며 젊고 우아한 자기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것도 특징이다. ‘검은 재클린’의 등장이 미국 패션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거리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계룡대에 뜬 별/노주석 논설위원

    전방에서 대대장을 지내고 육·해·공 3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시 육군본부에 보직을 받은 중령이 경례를 하지 않은 군기 빠진 사병을 교육시켰다. 그런데 사병 왈 “하루종일 경례만 하란 말입니까.”라고 항변했단다. 계룡대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에게 전설처럼 내려오는 얘기다. 어떤 국방부 출입기자는 합참에 근무하는 화랑(육사수석졸업자)출신의 하늘 같은 고교선배(육군중령)가 브리핑실에서 장군의 지시에 따라 묵묵히 차트를 넘기는 것을 보고 기겁을 한 적도 있다. 국방부나 3군 본부에 고급 장교들이 워낙 많다 보니 생긴 에피소드다. 지금도 국방부나 3군 본부에 근무하는 사병들은 대령 이하 장교에게는 경례를 붙이지 않는다고 들었다. 장군의 공식명칭은 장관급(將官級)장교. 별을 달면 30여가지가 달라진다. 대통령으로부터 호국·번영·통일을 상징하는 삼정도(三精刀)를 하사받는다. 집무실 앞에는 장성기가 내걸린다. 별판(星板)이 달린 승용차와 전속 운전병이 배치된다. 행정부처의 경우 차관급 대우이다. 지휘관일 경우 참모, 부관, 당번병이 줄줄이 배속되고 공관에는 공관병이 딸린다. 사후에도 특별대접은 이어진다. 대령 이하는 국립묘지에 1평의 공간을 받지만 장군에겐 8평의 넉넉한 유택이 제공된다. 서울 용산 국방부청사에는 장군식당, 장군목욕탕, 장군이발소, 장군전용 스카이라운지가 따로 있다. 대한민국 군인 중 가장 무서운 군인을 ‘장포대’라고 한다. ‘장군진급을 포기한 대령’이란 뜻이다. 군인이 진급을 포기하면 눈에 뵈는 게 없다. 나아가 단위부대 병력과 운영의 실권을 쥔 대령이 상부의 지시나 눈치를 보지 않는다면…. 짐작 되리라. 엊그제 계룡대에 육·해·공군, 해병대 장군 320명이 새해 합동업무보고차 ‘집합’했다. 현역 별판만 492개다. 4성 장군 출신인 이상희 국방장관과 국방부 국·실장 등 예비역까지 합치면 별수는 530개를 훌쩍 넘길 듯하다. 장군 정원 430명 중 74%가 총출동했다. 창군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이날 계룡대 일대는 밤하늘의 별보다 더 빛나는 ‘지상의 별’이 펼친 군무(群舞)에 눈이 부셨을 법하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씨줄날줄] 용퇴(勇退)/황진선 논설위원

    역대 검찰총장을 살펴보면 당시 대통령과 동향이 많다. 영남정권 때는 영남출신이, 호남정권 때는 호남출신이 대부분 총장을 지냈다. 검찰총장은 비리·위법의 정치인을 포함해 범법 혐의자를 사법처리하는 권력기관의 수장이다. 그만큼 두려운 존재이기도 하다. 권력을 쥐게 되면 검찰권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검찰총수가 되었으면 하는 유혹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정권과 불화한 검찰총장은 2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낙마하기도 했다. 제32대 김각영 총장은 4개월만에, 34대 김종빈 총장은 6개월여만에 옷을 벗었다. 역대 정권 가운데 검찰의 독립이 어느 정도 지켜진 시기는 노무현 정권 집권 초기의 송광수 총장,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 때가 아닌가 싶다. 당시 송·안 라인은 여야의 대선자금 수사를 공정하게 밀어붙여 팬클럽이 생길 정도였다. 반면 여권에서는 중수부 해체설까지 거론할 만큼 불쾌해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송·안 라인이 흔들림 없이 수사할 수 있었던 것은 노 대통령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노 대통령은 집권 초 검찰 등 권력기관을 장악해야 국정이 안정된다는 통념부터 변해야 한다고 선언하고 그 약속을 지키려 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검찰의 정기 인사를 앞두고 몇몇 고등검사장과 지방검사장의 용퇴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후진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물러나는 말 그대로 용퇴가 아니라 사퇴 권고라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구속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친분이 있는 고위 검사를 솎아내기 위한 것이라든가, 대구·경북 검사 중용설도 나돈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2기를 맞아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 행정부처 개편과 함께 검찰 조직도 새롭게 구성할 필요성을 느껴 사퇴를 종용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검찰을 정부 부처와 같은 시각에서 본다면 잘못이다. 검찰은 형식적으로는 행정부에 속하지만 진실 발견을 위해 수사를 하고, 공소를 유지하며, 형을 집행하는 준 사법기관이기 때문이다. 검찰이 정치적으로 중립과 독립성을 지키지 못해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정권도 불행해질 수 있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씨줄날줄] 그린 이코노미/함혜리 논설위원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지난 2005년 GE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을 내걸었다. 에코매지네이션이란 기존의 산업에 신기술을 도입해 온실가스 증가, 오존층 파괴, 물부족 등 환경과 연계된 과제들을 해결한다는 신조어다. 환경친화기술개발 확충, 친환경 비즈니스 확대, 온실가스 배출 억제를 통한 에너지 효율 확보 등을 전략으로 제시한 이멜트 회장은 “그린 이즈 그린(Green is green)”이라는 한마디로 당위성을 압축해 표현했다. 앞의 그린은 환경을, 뒤의 그린은 달러화를 비유한다. 환경이 곧 돈이라는 얘기다. 잠재적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환경을 중심으로 한 ‘그린 이코노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대체에너지 개발, 온실가스 저감기술, 탄소배출권 거래 등 온실가스 감축관련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탄소배출권 시장의 규모는 2007년 640억달러에서 2010년 150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2007년 773억달러인 신·재생에너지 시장규모는 10년 뒤 2545억달러로 3배 정도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녹색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정부가 금융위기의 돌파구로 녹색 성장을 내세우면서 그린 이코노미는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올해부터 10년간 1500억달러를 신·재생에너지 등 청정 에너지원 개발에 투자해 5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뉴아폴로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후쿠다 비전’을 통해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20∼40% 줄이고 태양광 및 연료전지 등을 중점 육성 핵심기술로 선정했다. 우리 정부도 친환경을 상징하는 녹색과 단기적 일자리 창출정책인 뉴딜을 조합한 개념의 ‘녹색 뉴딜’ 계획을 내놓았다. 친환경 녹색산업에 재원을 집중해 중장기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화급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2012년까지 총 50조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그린 이코노미 시대를 맞을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걸레론/조명환 논설위원

    1980년 미국 대선전에 나섰던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후보는 “이웃 사람이 일자리를 잃으면 경기침체이고, 내가 일자리를 잃으면 불황”이라고 했다. 영화배우 출신답게 복잡한 상황을 간명하게 규정했고 경제위기에 처한 유권자들의 표심도 쉽게 파고들었다. 경제학자들은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 연속 하락할 경우 경기침체(recession)로 보는 반면 경기침체가 심화된 형태를 불황(depression)으로 설명한다. 보다 쉽게 느낄 수 있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표현처럼 경기침체가 점점 가까이 오고 있다. 기업들에는 살아 남기가 현안이 되고 있다. 기업들은 그러나 생존을 넘어 위기 이후를 대비할 때다. 2001년 IT버블 붕괴와 2년 뒤인 2003년의 카드사태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불황이 최소 2년 이상 계속될 전망이어서 각오도 단단히 다져야 할 때다.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업들의 판도 변화도 더 심해질 전망이다. 절실해진 사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무엇을 버릴 것인가. ”가 화두가 되고 있다. 업계에서 10여년 전의 ‘걸레론’이 재조명받고 있다. 외환 위기 직전 주력사업체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자 위기감을 느낀 두산그룹의 박용성 회장은 매킨지에 종합검진을 의뢰했다.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오래 못 산다. ”는 진단이 나왔다. 술장사를 접기로 했다. 내부에서 “왜 잘 나가는 주류부문을 팔려고 하느냐. ”고 반발하자 박 회장은 “내게 걸레는 남에게도 걸레”라는 걸레론으로 명쾌하게 정리했다. 두산은 당시 우량기업을 팔아 마련한 자금으로 중공업그룹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성공했다. 컨설팅그룹 베인&컴퍼니의 전략담당인 크리스 주크는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라고 조언한다. 비핵심 사업을 처분해 마련한 돈으로 핵심사업에 집중하라는 주문이다. LG전자의 남용 부회장이 딱 들어맞는 경우다. 그는 외환위기 직전 불필요한 자산을 적극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뒤 외환위기를 무사히 넘겨 해외에서 ‘최고현금관리자’란 뜻으로 ‘캐시 차르´(Cash Czar)로 불렸다. 기업마다 ‘최고 위기관리자’(Crisis Czar)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고 위기관리자는 결국 오너가 맡아야 한다. 조명환 논설위원 river@seoul.co.kr
  • [씨줄날줄] 근로빈곤층/우득정 논설위원

    ‘신빈곤층을 구하라.’ 글로벌 경제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중산층과 서민층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이명박정부의 당면과제다.규제완화와 성장 우선에서 정부 주도형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정비로 경제사회정책의 무게가 옳겨지고 있다.‘잃어버린 10년’이라고 폄하했던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복지정책과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이 슬그머니 되살아나고 있다.결국 일을 통한 빈곤 탈출이다. 하지만 저소득층의 빈곤 탈출은 그리 쉽지 않다.4명 중 1명에 불과하다.잦은 실직과 낮은 소득 때문에 취업과 비경제활동인구 사이를 수시로 오간다.그래서 실업률 통계에서도 제외되는 경우가 허다하다.우리나라 근로능력 보유 빈곤층은 기초생활수급자에 해당하는 최저생계비선까지가 82만명,차상위계층(최저생계비의 120%까지)이 50만명 등 모두 132만명으로 추정된다.이 중 취업자는 45만명,실직자는 87만명으로 유추된다.저소득층을 제외한 일반층의 취업률이 62%인 것과 비교하면 이들의 근로 접근 기회가 얼마나 빈약한지 단번에 알 수 있다.게다가 저소득층 임금근로자는 일용직이 63%로 일반층에 비해 3배나 높다.근로빈곤층은 4대 보험 중 건강보험을 제외한 국민연금·산재보험,고용보험의 가입비율이 일반층의 절반 또는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변수들을 감안하지 않은 채 각 부처가 쏟아내는 신빈곤층 구제책은 전시성 예산 낭비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벌써 그런 조짐이 보인다.어제 서울을 비롯한 전국 지자체에서는 일제히 녹색일자리 발대식이 열렸다.가슴에 ‘일자리 창출 캠페인’이라는 리본을 단 2만 9000명이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겨울숲 가꾸기에 나선 것이다.외환위기 직후 공무원들이 머리를 짜낸 끝에 숲 가꾸기 공공근로사업을 펼쳤지만 일당을 그냥 나눠주기 뭣해서 산비탈을 오르내리게 했다는 비판이 뒤따랐던 사업이다. 민간부문에서조차 일자리가 줄어드는 마당에 재정을 투입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라는 것은 무리다.그럼에도 지금처럼 청년 인턴제 등 ‘알바성’ 일자리로는 실업구제는커녕,빈곤만 고착화시킬 뿐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씨줄날줄] 미국대사와 백범/노주석 논설위원

    1949년 6월26일 정오 4발의 총성이 백범 김구 선생의 사저 경교장을 울렸다.현장체포된 육군소위 안두희는 암살한 민족지도자를 ‘블랙 타이거’라고 지칭했다.“그는 내가 만난 가장 특별한 한국인이었다.그를 ‘블랙 타이거’라고 부르고 싶다.”는 당시 미 군정청 관계자의 발언에서 착안된 암호명이었다.이를 증명하듯 안두희가 미군방첩대(CIC) 요원이었다는 비공식 기록이 지난해 발굴되기도 했다. 미국과 백범의 관계는 이처럼 그다지 매끄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학자들에 의하면 우남 이승만이 현실에 입각한 용미주의자(用美主義者)였다면,백범은 한반도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하려한 자주주의자(自主主義者)였다.때문에 국제적인 감각과 현실성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따른다.우남이 정치적 승리를 거두고 초대 대통령에 올랐지만 혁명에 의해 쫓겨난 반면 ‘패배자’ 백범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민족지도자가 됐다. 백범은 반미주의자였을까.선생의 평생비서였던 선우진씨가 최근 펴낸 ‘백범선생과 함께한 나날들’에 따르면 종전 후 미 군정청이 임시정부 요인들을 정부자격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입국을 허용했을 때부터 미국과의 순탄치 않은 관계가 예고됐다고 한다.그러나 우남이 독점한 것으로 알려진 해방정국의 대미관계,특히 군사협력의 뿌리는 오히려 임시정부에 있다는 주장도 있다.백범은 미국중앙정보국(CIA)의 전신인 OSS부대 도노번 장군과 대일 군사공동작전을 협의하는 등 한·미관계 강화에 최대역점을 두었다는 것이다. 캐슬린 스티븐슨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 3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을 신년 첫 방문장소로 찾았다.미 대사의 백범기념관 방문은 처음이고 이례적이다.스티븐슨 대사는 “거의 2년을 기다려 이곳에 왔다.백범일지를 매우 즐겨 읽었다.”며 백범에 대한 호감을 숨기지 않았다.‘한미친선(韓美親善) 평등호조(平等互助)’라는 친필 휘호 사본 액자를 선물받았다.백범이 숨진 해 정월 초하룻날 쓴 글이다.백범을 반미주의자로 여기는 한국인의 고정관념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 주려는 ‘친한파’ 여성 미국대사의 섬세한 신년 기획인 듯도 하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씨줄날줄] 사자성어 홍수/강석진 수석논설위원

    교수신문이 뽑은 기축년 희망 사자성어는 화이부동(和而不同)입니다.출처는 논어 자로(子路)편의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구절입니다.‘군자들의 사귐은 조화롭지만 모든 견해가 같기를 추구하지 않는 반면 소인은 같으면서도 서로 화합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화이부동한 정치를 바라는 지식인들의 바람이 투영됐을 터입니다. 지난해에는 광풍제월(光風霽月),그 한해 앞서서는 반구저기(反求諸己)가 선정됐습니다.또 연말에 뽑는 올해의 사자성어는 지난 연말에는 호질기의(護疾忌醫),2007년 자기기인(自欺欺人),2006년 밀운불우(密雲不雨),2005년 상화하택(上火下澤),2004년 당동벌이(黨同伐異),2003년 우왕좌왕이 선정됐죠. 한자가 갑자기 쏟아져서 골이 아프지요? 하지만 올해는 한자공부를 더 해야 할 것 같습니다.청와대가 신년화두로 부위정경(扶危定傾)을 내놓았고,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다난흥방(多難興邦)을,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상창난기(上蒼難欺)와 분붕이석(分崩離析) 두가지를 내놓았습니다.군소정당 대표들도 빠지지 않았습니다.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풍운지회(風雲之會)를,민노당 강기갑 대표는 석전우경(石田牛耕)을 제시했습니다. 기억을 되돌이켜 보면 (한자 확인은 독자께 맡기면서) 한천작우,구동존이,운행우시,무심운집,눌언민행,극세척도,천지교태,약팽소선 등의 사자성어가 명멸해 갔습니다.사자성어의 전성기입니다. 사자성어는 역사유구(歷史悠久),원원유장(源遠流長)한 한자문화의 정화(精華)이긴 하지만 올해 정치인들이 내놓은 사자성어는 대부분의 국민에게는 의미를 알기 어려운 것들입니다.그 뜻이야 하나하나 풀어나가면 다 좋은 것들입니다.그래도 아쉬움은 있지요.알기 쉬운 말로,국민의 이해를 구하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입니다.난해한 사자성어의 홍수 속에 별 감동을 받지 못한다 해도 너무 괘념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한 해가 지나면서 늘 깨닫는 일이지만 그 말을 하신 분들의 행동을 보면 늘 작심삼일(作心三日)로 그치기 때문입니다.작심삼일이 연말에 올해의 사자성어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 [씨줄날줄] 소처럼 삽시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소는 역시 우리 민족에게 가장 가까운 가축인 모양이다.국립국어원이 발간한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소’ 또는 ‘쇠(소의)’를 표제어로 한 속담이 70가지 넘게 나온다.기축년 소의 해를 맞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 속담들 중에서 찾아보았다. 먼저 ‘소같이 벌어서 쥐같이 먹어라.’라는 말을 앞세울 만하다.올해 우리 경제 상황은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어쩌겠는가,삶을 포기할 수는 없는데.예년보다 더욱 힘을 내어 소처럼 묵묵히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가야 한다.그래서 벌어들인 수입은 잘 갈무리하고 쥐처럼 조금만 먹으며 버텨보자.우리사회가 힘을 비축해야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고,나이든 이들을 일터에서 내몰지 않아도 된다.이를 위해서는 물론 계층·세대·지역간에 ‘소 닭 보듯’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서로가 상대를 조금 더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함께 나아가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소 힘도 힘이요,새 힘도 힘이다.’라는 말처럼 부족하고 뒤처진 사람에게도 능력에 적합한 일거리를 나눠주는 배려의 정신 또한 필수적이다. 일반국민의 노력만으로는 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힘들다.정치인·관료들부터 정신 차려야 한다.‘소 굿소리 듣듯’ 여론은 외면하면서,제 잇속만은 ‘쇠가죽을 무릅쓰고’ 찾아먹는 일은 더이상 용서 받기 어렵다.그러다가는 ‘소한테 물렸다.’라고 후회할 날이 머잖아 올 것이다.정책 시행 시기를 놓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거나 ‘소 대가리에 말 궁둥이 갖다 붙이는’ 식의 서투른 짓도 이제는 금물이다. ‘소는 농가의 조상’이라고 했다.전통 농경사회에서는 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컸으므로 조상같이 위해야 한다는 뜻으로 생겼을 속담이다.하긴 그럴 법도 하다.소는 살아 생전에는 노동하는 데 온힘을 다하고 생을 마감하면서는 뿔에서 꼬리까지,어느 한 부분 버릴 데 없이 제 몸을 인간들에게 제공했다.소의 근면성과 희생정신을 그 어느 가축이 감히 따랐겠는가. 올 한해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소처럼만 살자.그래서 내년 호랑이해에는 다시 한번 세계를 향하여 포효하도록 하자.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씨줄날줄] 정책 프로슈머/박정현 논설위원

    세상사의 경계선이 모호해지고 있다.남과 여의 구별이 사라진 유니 섹스 의복 스타일이 유행한 지 오래고,소비자와 생산자가 따로 있지 않은 프로슈머 시대를 살고 있다.프로슈머는 소비자가 생산에 참여하는 생산적·참여적 소비자라는,소비자 우위의 시대를 뜻한다.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1980년 펴낸 ‘제3의 물결’에서 처음 선보인 용어다. 소비를 위한 생산의 시대,교환을 위한 생산의 시대를 거쳐 제3의 서비스 시대는 소비자가 생산자 역할까지 맡는 프로슈머 시대라고 토플러는 진단했다.셀프서비스와 DIY가 프로슈머에 해당된다.병원에 가는 대신에 가정용 의료기기를 구입하고,가정에서 옷을 만들기 위해 재봉틀을 구입하고,어머니가 아들을 직접 가르치기 위해 교육자재를 구입하는 행동이 모두 프로슈머다.이미 존재하던 사회 현상에 의미를 부여한 사회학적 표현이다. 프로슈머는 컴퓨터 시대를 맞아 끝없는 진화를 거듭했다.사용자제작 콘텐츠(UCC)가 여기에 해당되고,네티즌들은 전문가에 뒤지지 않는 상품지식과 제품 경험으로 무장해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소비자들은 승용차 제조회사가 신제품 이름을 만드는 데 참여하고,아파트 건설에 갖가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이제는 프로슈머 마케팅이라는 용어가 유행하고 있을 정도다. 프로슈머 혁명은 소비재와 서비스뿐 아니라 정책에도 도입되는 세상이다.정부 부처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과 정책제안에 올라오는 자발적인 국민들의 아이디어들은 정책 프로슈머에 해당된다.정부는 여기서 나아가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국민 모두의 동참과 지혜를 모으기 위해 정책 프로슈머 시대를 선언했다.아이디어를 모아 국민과 소통하는 정책시대를 열자는 것이다.이명박 대통령이 그제 ‘생활공감 정책아이디어’ 수상자들과 자리를 함께하며 격려했다.정책 수립에도 공무원과 국민의 경계선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만사에는 역기능과 순기능이 있기 마련.프로슈머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기업에는 제품 수요감소라는 부작용이 생긴다.공무원의 창의력이 감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노파심일까.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씨줄날줄] 화전론과 주전론/이목희 논설위원

    이윤기 전 의원은 심산 김창숙 옹의 비서를 지냈다.이 전 의원이 묻혀버릴 뻔한 백범 김구 선생의 일화를 전해줬고,이를 들은 남재희 전 의원이 글로 남겼다.광복 직후 백범이 남북협상을 위해 떠날 때 반대가 많았다.백범은 심산을 만나 착잡한 심정을 한문 구절로 읊었다. ‘今日不可無 崔遲川和戰論,百歲不可無 三學士主戰論’ “오늘날에 있어 최명길(遲川은 그의 아호)의 화전론이 없을 수 없고,긴 세월을 두고 볼 때 삼학사의 주전론이 없을 수 없다.”는 뜻이다. 병자호란 당시 끝까지 싸우자는 주장이 선명하긴 했다.그러나 백성이 도륙당하는 참상을 막기 위해 화친하자는 주장 또한 일리가 있었다.백범으로서는 정신은 삼학사를 이어받되,현실은 최명길을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화전론과 주전론을 어찌 남북관계에만 비유할 수 있겠는가.최근 국회에서 여야가 치고받았다.여당 내에서도,야당 내에서도 매파의 목소리가 드셌다.“집권 다수당이 정권초기에 밀리면 게도 잃고,구럭도 잃는다.”와 “이참에 투쟁 면모를 분명히 보여주지 못하면 야당으로서 존립가치가 없다.”는 강경론.비난여론이 비등점에 이르러야 “대화하고,조금씩 양보해 보자.”는 주장이 겨우 세를 얻는다 . 최명길과 삼학사의 고민,그리고 백범의 번민은 격이 있었다.고통받는 백성을 구한다거나,대의를 지키자거나,민족의 장래를 생각하자거나….그에 비해 현 정치권의 쟁투는 졸렬하기 그지없다.점거농성,직권상정,날치기,장외투쟁이 여야를 바꿔 되풀이되고 있다.지난 정권에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4대 악법’ 저지를 외치며 극렬투쟁했다.이번에는 여당에서 야당으로 처지가 바뀐 민주당이 ‘MB악법’ 저지를 부르짖고 있다. 백년이 아니라,3∼4년만 지나면 왜 그토록 싸웠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할 일을 놓고 저러고 있으니.남북통일이라는 큰 명제 때문에 화전론과 주전론 모두를 평가했던 백범이다.백범이 살아 돌아온다면 지금의 정국은 화전·주전이란 말을 쓰는 것도 아깝다고 말씀할 듯싶다.여야 의원들에게 역사책 읽기를 권한다.진정한 화전론과 주전론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씨줄날줄] 헌재와 인권/황진선 논설위원

    헌법재판소는 헌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기관이다.그래서 법적인 분쟁을 해결하는 일반법원의 결정에 비해 그 파급효과가 크다.하지만 헌재의 결정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헌법적 분쟁에 대한 헌재의 유권해석이 불변일 수도 없다. 이를테면 간통죄에 대한 인식이 그렇다.헌재는 얼마전 간통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재판관 9명 가운데 5명이 위헌 또는 헌법 불합치 의견을 냈지만 위헌결정 정족수 6명에 미치치 못해 합헌이 됐다.1993년에 6대3,2001년에 8대1로 절대 다수가 합헌의견을 낸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무엇이 헌법이냐,무엇이 헌법에 맞는 유권 해석이냐는 시대 상황,즉 정치·사회·경제·문화적 의식과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그런 시대 정신을 반영하지 못하는 헌법 해석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헌재는 국민의 기본권보장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한다.1988년 설립된 이래 2007년까지 1만 4789건을 처리하면서 773건에 대해 위헌 또는 인용 결정을 함으로써 인권보장기관으로서 적극적인 면모를 보였다고 설명하고 있다.그러나 헌재의 결정은 정치적인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법관의 자격을 가진 자 중에서 대통령과 국회 및 대법원장이 각각 3인씩 선임하는 9명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따라서 임명권자의 철학과 통치행위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그래서 학계에서는 헌재를 정치적 사법기관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헌재 재판관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헌재가 재판관 9명 중 5명의 의견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관한 농림수산식품부 고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완벽하지는 않아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헌법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이유였다.그러나 1명은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불충분하게 했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기본권 침해를 폭넓게 인정하는 소수 의견은 소중하다.헌재는 시대정신에 따라 기본권을 전향적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사회적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는 말이 있듯이,기득권의 유지와 확보에 더 관심이 많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 황진선 논설위원
  • [씨줄날줄] 21세기 정화함대/강석진 수석논설위원

    중국 하이난도(海南島) 싼야(三亞) 해군기지에서는 26일 의미가 작지 않은 행사가 열렸다.소말리아 해역의 해적을 소탕하러 파견되는 중국 함대의 출항식이 열린 것이다.앞으로 열흘 뒤 소말리아 해역에 도착할 함대는 미사일 구축함 2척과 보급선 한 척으로 구성됐다. 소말리아 해역에는 이미 미국,영국,독일,프랑스,러시아,사우디 아라비아,인도,말레이시아 등에서 함정이 파견돼 있는데,유독 중국 함대 파견에 대해선 국제사회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그 이유는 상대적으로 해군 전력이 취약했던 중국 해군이 인민해방군 창건 이후 처음으로 전함을 실제 작전에 파견하게 됐기 때문이다.드디어 대양 해군으로 발돋움했다는 것이다. 600년전 소말리아를 비롯해 아프리카 동부 해안까지 원정을 갔던 명나라 정화 함대에 빗대 ‘21세기의 정화 함대가 되어 해적 소탕에 큰 성과를 보여 달라.’는 격려의 글도 쏟아지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이웃나라들의 심정은 복잡하다.일본은 지난 10월부터 함정 파견을 검토해 왔으나 이달 들어 해상보안청 순시선 파견은 포기했다. 현지 조사 결과 다국적군이 국제적 비난을 우려해 해적선 공격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어 굳이 일본 함정을 파견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한다.일본 언론들은 배와 화물을 빼앗고 선원을 걸핏하면 죽이는 동남아 해적과 달리 소말리아 해적은 몸값이 목적이기 때문에 인질을 비교적 정중하게 대하며,외국 선박이 마구잡이 어로로 소말리아 어민의 삶의 터전을 빼앗은 것이 이들을 해적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함정 파견보다는 차라리 예멘과 오만의 연안경비대를 증강하는 것이 해적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하지만 중국 함대가 출항한 26일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해상자위대 함정의 파견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해군이 4500t급 구축함 강감찬함 파견에 적극적인 반면,국방부에선 미국의 요청이 있었으나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소말리아 해적 활동이 동아시아 지역의 해군 활동에도 미묘한 파장을 그리고 있다.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 [씨줄날줄] 이우환과 홍라희/노주석 논설위원

    미술계의 지형도는 갤러리와 작가,컬렉터,큐레이터,평론가 등 각 요소에 의해 움직인다.복잡하게 얽혀 돌아가지만 갤러리와 작가가 중심에 서 있다.한 월간지가 미술계 인사 1만 5573명을 대상으로 ‘한국 미술계의 힘 30’을 설문조사했다.그 결과 최고의 인물에 홍라희(53)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뽑혔다.생존 미술가 중에서는 작가 이우환(72)씨의 인지도가 가장 높았다.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과 태평로 로댕갤러리,용인 호암미술관을 동시에 운영한 ‘삼성가의 안방마님’ 홍 전 관장은 1만 5000점의 각종 미술품을 소장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2005년 이후 리움 미술관장 직에서 물러난 올해까지 4년 연속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누구나 최고의 갤러리 운영자이자 컬렉터인 그녀를 ‘미술 대통령’으로 호칭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박명자 현대갤러리 회장,유희영 서울시립미술관장이 뒤를 이었다. 생존 미술가 중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인지도 1위에 오른 이우환씨는 백남준 사후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예술가의 맨 앞자리에 있다.뉴욕 소더비에서 1978년작 ‘점으로부터’가 18억원에 팔려나가는 등 경매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했다.철판 위에 바윗돌을 얹은 ‘관계항’(60년대),캔버스에 점을 찍거나 선을 긋는 ‘점으로부터’‘선으로부터’(70년대),자유로운 붓질로 선을 그은 ‘바람으로부터’(80년대),캔버스에 점을 하나 둘 찍는 최소한의 행위로 긴장감을 보여주는 ‘조응’(90년대)연작이 대표적이다. 그의 작품은 미술관에만 숨어있지 않다.서울 태평로 서울신문사 빌딩 앞에 초기 대표작 ‘관계항’이,신세계백화점 본점과 청담동 K옥션에 ‘바람으로부터’,프라자호텔 옆 한화빌딩과 여의도 문화방송 부속건물(옛 동서증권)에서 ‘조응’을 각각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서양화가 박서보와 천경자가 2,3위에 올랐다. 삼성이 비자금으로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와 2010년부터 4000만원 이상 미술품 거래시 양도세 부과 방침 등으로 미술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미술관계자들은 홍 전 관장과 이우환씨의 ‘힘’이 미술계를 되살리길 기대하는 것 같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씨줄날줄]대체복무/강석진 수석논설위원

    이 때(서기 295년) 로마제국 북아프리카 누미디아속주 총독인 디오(D)는 입대를 거부하는 22살 막시밀리아누스(M)에게 묻는다. “이름이 무엇이냐.” M:“왜 이름을 알 필요가 있습니까.병역에 종사할 수 없습니다.기독교인이니까요.” D:“입대해.죽고 싶지 않으면.계속 거부하면 너를 그리스도가 있는 곳으로 보낼 수밖에 없어.” M:“보내려면 빨리 보내주세요.빠를수록 명예가 됩니다.” D:“로마 군대에도 기독교도 병사가 있어.그들도 병사로서 국가에 봉사할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아.나라를 지키는 것이 나쁜 짓인가.” M:“병사가 실제로는 무슨 일 하는지 알고 있을 텐데요.” 디오는 ‘납득할 이유도 없이 병역을 거부하고 있다.남에게 미칠 영향도 고려해 적절한 처벌(사형)을 내린다.’고 선고한다. M:“오오 하느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 나오는 한 순교자의 이야기다.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인류역사상 종교를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첫 기록된 사례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한해 500∼800명의 종교적 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발생한다.이들은 막시밀리아누스처럼 엄혹한 처벌을 받진 않지만 징역살이를 해야 한다. 교도소에 갈지언정 총을 들지 않겠다는 병역거부자를 감옥에 보내 처벌하기보다는,대체복무를 시켜 양심의 자유와 병역의무를 조화시켜 보자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한 것은 최근 일이다.정부는 지난해 9월 대체복무 허용방침을 밝혔다.그러나 사정이 돌변했다.국방부가 24일 여론조사 결과 국민 68%가 대체복무에 반대한다면서 수용불가 방침으로 급선회한 것이다.군의 사기저하,병역기피 조장 등이 주요 이유다. 대체복무는 흔히 병역의무기간보다 훨씬 더 길고,난이도가 높을 것으로 상정된다.그런데도 병역기피의 온상이 될까.그렇다면 오히려 군 복무 환경을 개선해야 마땅할 것이다.정부의 전향적 자세에 기대를 해 왔을 일부 종교인과 평화주의자들이 온 누리에 축복이 가득해야 할 성탄절에 우울한 소식을 듣게 됐다.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 [씨줄날줄] 세종대왕함/황진선 논설위원

    1866년 10월 프랑스의 로즈 제독은 함대 7척과 해군 600명을 이끌고 교전 끝에 강화성을 점령했다(병인양요).1871년 6월 미군은 군함 2척과 전투대원 644명을 앞세워 강화도의 초지진,덕진진,광성진을 차례로 점령했다(신미양요).두 양요(洋擾)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조선침탈의 서곡이었다.당시 강화도 수비진은 함포사격 몇방에 쑥대밭이 되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해양을 제패한 나라가 세계를 지배했다.19세기의 영국,20세기와 21세기의 미국이 그렇다.현재 미국은 글로벌 경찰이다.좋든 싫든 어느 나라도 미국을 무시하고 살 수는 없다.우리나라에도 한때 해상제국의 시대가 있었다.1200년 전 신라시대의 장보고는 동북아의 해상왕국을 건설해 멀리 아라비아까지 이름을 떨쳤다. 세계의 열강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해군력을 강화하고 있다.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달 2010년까지는 항공모함을 건조할 계획임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러시아 태평양함대 역시 지난 10월 10년 안에 새 항공모함을 태평양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미국,일본,스페인,노르웨이에 이어 5번째 이지스함 보유국이 됐다.해군은 어제 우리 손으로 만든 7600t급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을 작전에 배치했다.이지스함은 강력한 레이더로 수백㎞ 떨어진 적의 유도탄과 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는 현대전의 총아다.세종대왕함은 1000여개 표적을 동시에 탐지해 그중 20개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고 한다.미국을 제외하고는 다른 어느 나라의 이지스함보다 더 강력한 전력을 갖췄다.이제 우리도 연안해군에서 명실공히 대양(大洋)해군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해군은 이미 한국형 구축함으로 3100t급 광개토대왕함,을지문덕함,양만춘함 등 3척과 4300t급 충무공이순신함, 문무대왕함,대조영함,왕건함,강감찬함,최영함 등 6척을 갖고 있다.2012년까지는‘율곡 이이함’을 포함해 이지스함 2척을 더 작전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세종대왕은 북방의 4군6진을 개척해 조선의 국경을 압록강과 두만강으로 확장했다.우리 구축함들도 자주국방과 21세기 해양국가시대의 첨병이 되었으면 한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씨줄날줄] 옥중서신/노주석 논설위원

    옥중서신의 원조로 이탈리아 공산당의 창시자인 안토니오 그람시(1891∼1937년)를 꼽을 수 있다.그는 20년 4개월 5일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11년 남짓 옥살이 중 숨졌지만 저작물로 더 유명해졌다.‘옥중수고(獄中手稿)’가 레닌이후 마르크스주의를 창조적으로 현실에 적용시킨 위대한 사상서라면 ‘감옥에서 보낸 편지’는 고뇌하고 저항하는 한 인간의 영혼을 숨김없이 드러낸 최고의 서한집이다. 국내에서는 영어의 몸으로 겪은 20년 20일의 삶을 여과없이 풀어헤친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대표적이다.‘여름징역은 자기의 옆 사람을 증오하게 합니다.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 사람을 단지 37도의 열 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이것은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인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란 대목은 현재의 삶을 돌아보는 자기성찰의 거울이자,돌이키고 싶지 않은 시절의 초상이다. 옥중서신은 ‘갇혀 있는’ 인간이 성찰한 산물이라는 점에서 울림을 준다.김대중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시인 김지하의 ‘고행-1974’,재독학자 송두율의 ‘미완의 귀향과 그 이후’도 읽을 만하다.특이한 케이스도 있다.1조 8000억원대의 다단계 사기극을 벌이다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은 전 제이유그룹 회장 주수도씨는 감옥안에서 ‘옥중메시지경영’을 하고 있다고 한다.면회 온 대리인과 변호사를 통해 경영지침을 전달,매일 아침 감옥밖 화상회의에서 낭독하게 하는 식이다.구속된 어느 자치단체장은 감옥에서 결재를 하는 ‘옥중행정’으로 비난받았다. 법무부는 어제 교정시설 수용자의 서신을 함부로 검열하지 못하고,수용자의 집필 등 창작활동을 보장토록 형집행법령을 개정해 시행한다고 밝혔다.허가사항이던 서신,집필,접견이 수용자의 기본적 권리로 전환된다.시인 김용택은 “아름다운 역사의 죄를 지은 이들이 내어놓은 감옥에서의 사색은 사람들을 해방시킨다.”고 했다.아름답지 못한 옥중서신의 남발이 밖에 있는 사람들을 거꾸로 속박할 수도 있다.의미 있는 사색은 감춰지지 않으며 언젠가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씨줄날줄]쿠데타 악법/이용원 수석논설위원

    5·16쿠데타에 성공한 박정희 군부는 열달만인 1962년 3월16일 기존 정치인들의 정치활동을 전면 중단시키는 법률을 제정,공포하였다.이름하여 ‘정치활동정화법’이다.그런 한편으로는 공화당을 사전 조직해 이듬해 있을 예정인 민정이양에 대비했다.한마디로 말하면,운동시합을 하는데 상대팀 주전선수들은 모두 출전금지시키고 만만한 선수들만 그라운드에 나오도록 강제한 셈이다.그 결과 ‘정치활동 정화’ 대상이 된 주요인사 4000여명이 정치 행위를 전혀 하지 못한 6년여동안 공화당은 각각 두번의 대통령·국회의원 선거에서 승리를 거둬 통치체제를 확고히 할 수 있었다. 정치활동정화법은 악랄한 법률이었다.대상을 심사해 적격 여부를 판정하는 일부터 그 판정을 해제하는 것까지 일체를 쿠데타 세력이 결정하도록 했다.게다가 헌법에 위배되는지에 상관없이 효력이 지속되도록 했으며 판정에 대해 행정소송 등 일체의 불복 신청을 하지 못하게끔 했다.당시 정치활동을 금지한 기준은 제2공화국에서 국회의원을 지냈거나 행정부의 주요 직위에 오른 사람,민주당·통일사회당 등 정당의 간부를 지낸 이,쿠데타에 비판적인 언론인 등이었다.쿠데타 세력은 이 기준을 선별 적용해 정계를 움직이는 지렛대로도 악용했다. 정치활동정화법은 18년 후 ‘쌍둥이 동생’을 본다.전두환이 이끄는 신군부는 80년 11월3일 ‘정치풍토 쇄신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만들어 ‘구시대 정치인’ 567명을 강제 은퇴시켰다.이 법의 적용기간은 당초 88년 6월30일까지였다.87년 대통령선거에서 독상을 받으려는 속셈이었으리라.하지만 국민 저항이 거세지면서,85년 3월까지 세차례에 걸쳐 정치활동 금지는 단계별로 해제됐다. 정치활동정화법이 며칠 전에야 공식적으로 폐지됐다.그 법을 비롯해 5·16 직후 나온 6가지 법률이 사문화했기에 이를 폐지한다고 법제처가 12월19일자 관보를 통해 공포한 것이다.진즉에 죽었다고 여긴 이 법들이 이 시기에 다시 이름을 드러낸 까닭은 무엇일까.행여나 민주주의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경고는 아닌지,괜히 섬뜩해진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씨줄날줄] ‘녹색천사’ 자이툰부대/노주석 논설위원

    우리나라 파병의 역사는 13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1274년 여몽연합군의 일본 원정이 첫 파병이다.고려군 8000여명은 몽골군과 함께 열도정벌에 나섰지만 태풍으로 본토상륙도 못한 채 지리멸렬했다.1281년 2차 원정도 마찬가지였다.자력,독자 파병은 아니었지만 사상 첫 공식 해외원정은 혹독한 실패작이었다.400년 고구려군 5만명이 왜군을 물리치기 위해 신라에 파병됐다는 이른바 ‘경자대원정’을 최초의 파병으로 보기도 한다.그러나 광개토대왕비의 해석을 둘러싼 구구한 논란 때문에 정사로 인정받지 못한다.사실이라고 해도 고구려군의 신라원정을 파병으로 보는 데는 무리가 있다. 1618년 강홍립이 이끄는 1만 병사가 만주로 떠났다.누르하치의 후금이 압박해오자 명나라가 조선에 도움을 청해온 것이다.후금군과 싸우는 척하다가 투항하는 광해군의 ‘빛나는’ 전략으로 희생을 최소화했다.1654년에는 러시아의 남진에 위협을 느낀 청나라가 조선에 원병을 요청했다.효종은 150명의 최정예 조총부대를 보냈다.제1차 나선정벌이다.4년 뒤 제2차 나선정벌군도 청군과 연합해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첫 파병은 1964년 9월 베트남 파병.1973년까지 8년에 걸쳐 연인원 32만명의 파월장병들이 ‘따이한’의 위상을 높였다.이후 1991년 걸프전,1994∼1995년 서부 사하라와 그루지야,인도·파키스탄,앙골라에서 각각 평화유지군 임무를 수행했다.동티모르,아프가니스탄,레바논에도 파병됐다. 2004년 9월부터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파견됐던 자이툰 부대원과 쿠웨이트에서 공중지원 활동을 펼쳤던 다이만 부대원 621명이 4년 3개월간의 성공적인 주둔을 마치고 어제 개선했다.떠날 때는 반전 여론 때문에 공개적인 출병식도 갖지 못했다.‘쿠리(코리아) 쿠리 넘버 원’이라는 찬사를 받은 자이툰 부대는 숙원사업을 해결해 주는 ‘그린에인절(Green Angel)작전’으로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40개 마을 63개 기관을 대상으로 모두 153회의 그린에인절 작전이 펼쳐졌다.좌절과 혼란에 빠진 이라크인들에게는 평화와 재건을 상징하는‘녹색천사’였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