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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걱정되는 평창 ‘노쇼’/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걱정되는 평창 ‘노쇼’/서동철 논설위원

    원윤종·서영우 선수가 출전하는 남자 봅슬레이 2인승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에 금메달을 안겨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종목이다. 두 선수는 2월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경기를 치른다. 문제는 경기 시간이다. 18일은 밤 10시 45분, 19일은 밤 11시나 되어야 끝난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보면 ‘효자 종목’이다. 하지만 입장권을 예매한 사람들은 걱정이 많다. ‘당일치기 관람’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스키 크로스컨트리의 기대주 김마그너스 선수는 13일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센터에서 경기를 치른다. 어머니가 한국 사람, 아버지가 노르웨이 사람인 김마그너스는 지난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가 출전하는 스프린트클래식의 남녀 개인 종목은 밤 10시 25분에야 모두 마무리된다. 평창올림픽의 입장권 평균 판매율이 지난 22일 61%를 넘어섰다고 한다. 특히 인기 종목인 알파인스키와 전통적인 한국의 ‘메달밭’ 쇼트트랙 종목의 판매율이 각각 81%와 74%대로 치솟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입장권 판매율이 높아질수록 ‘노쇼’에 대한 조직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우선 지방자치단체 등에 넘긴 비인기 종목 ‘공짜표’는 ‘빈자리’가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남자 봅슬레이 2인승처럼 티켓값 말고도 최고 수십만원의 추가 비용이 드는 ‘숙박관람’이 불가피한 종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뚜껑을 열어 봐야 알겠지만, 평창올림픽의 교통 및 숙박 대책은 주어진 여건에서는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도권과 ‘올림픽 도시’ 평창과 강릉을 잇는 KTX는 편안하다. 여기에 승용차나 버스를 이용하는 관람객이 원주·횡성·동해·삼척·속초·고성·양양 등 주변 도시에서 개최 도시 환승주차장, 다시 경기장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갈아타고 오갈 수 있도록 한 것도 수긍할 만하다. 관람객이 없으니 환호도 있을 리 없는 경기장에서는 좋은 기록이 나오지 않는다. 또 좋은 기록이 나온다 한들 세계인은 평창대회를 ‘성공한 올림픽’이라 평가하지 않을 것이다. 조직위가 ‘자원봉사자 동원 시스템’을 비롯한 갖가지 ‘노쇼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교통과 숙박이 문제라면 문제가 없는 사람들을 경기장에 초청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해결 방안이다. 바로 평창과 정선, 강릉 주민들이다. 평창올림픽을 ‘내 고장에서 열린 축제’로 기억하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미래를 열어 갈 지역 청소년들에게 올림픽의 문호를 활짝 여는 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dcsuh@seoul.co.kr
  • [씨줄날줄] ‘북핵 외계인’/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북핵 외계인’/최광숙 논설위원

    2015년 이탈리아의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외계인이라는 황당한 주장이 나왔다. 파러노멀 크루서블이라는 한 영상 전문매체가 ‘모나리자’, ‘암굴의 성모’ 등 다빈치의 원래 작품과 거울에 비친 그림을 나란히 이어붙이자 외계인의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1947년 6월 미국 워싱턴주에서 한 민간 비행사가 정체불명의 비행 물체를 목격했다고 처음 보고한 이래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미확인 비행 물체(UFO)를 봤다는 목격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미국은 유난히 UFO에 대한 관심이 다른 나라보다 높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 정보자유법에 따라 가장 많이 자료를 요청했던 주제가 UFO였을 정도다. 심지어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은 1976년 대통령 선거 유세 중 자신이 1969년 “달처럼 밝은 UFO를 목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아예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UFO에 관한 진실을 국민에게 밝히겠다”는 공약까지 내놓았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UFO에 대한 비밀을 알면서도 함구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특히 네바다주 사막의 비밀군사기지 ‘51구역’은 미국인과 외계인들의 공동연구개발단지라는 의혹까지 받았다. 하지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51구역을 방문했지만 외계인은 없었다”면서도 “외계 생명체가 지구를 방문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외계인 존재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얼마 전 뉴욕타임스는 미 국방부가 5년 전까지 UFO에 대한 비밀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현재 UFO 연구를 중단했다고 밝혔지만 뉴욕타임스는 해당 프로그램에 매년 지원되던 2200만 달러 규모의 예산만 중단됐을 뿐 연구는 최근까지도 계속됐다고 전했다. 이 보도 후 최근 백악관 브리핑에서 “대통령도 UFO의 존재를 믿느냐”는 질문까지 등장했다. 설상가상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밤하늘에 정체불명의 특이한 비행체가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날아가자 UFO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알고 보니 그 비행체는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우주사업체인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로켓이었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저녁에 우리 가족이 로켓을 보고 즐거운 외계인 논쟁을 벌였다. 머스크에게 감사한다”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그러자 머스크는 트위터에 “그건 북한에서 날아온 핵 외계인 UFO”라는 농담을 남겼다. 핵·미사일 도발로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이 급기야 외계인으로 취급받고 있다. bori@seoul.co.kr
  • [씨줄날줄] 스마트폰 괴담/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스마트폰 괴담/임창용 논설위원

    스마트폰 유저라면 대부분 어느 순간부터 폰의 속도가 확 느려지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대개 구입한 지 1년쯤 지나면 조금씩 느려지다가 2년이 넘어가면 눈에 띄게 굼떠진다. 100만원 가까이 하는 고가 폰이 이래도 되나 하는 불만도 있지만, 자주 쓰니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게 마련이다. 성정이 급한 이들이 슬슬 신형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시기다.간혹 ‘신형폰을 팔아먹으려고 뭔가 부족하게 만든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품기도 한다. 아무래도 스마트폰에 남다른 관심이 있거나 평소 물건을 살 때 꼼꼼한 스마트컨슈머 같은 사람들이다. 이런 의심이 좀 확대돼 ‘2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성능이 크게 떨어지도록 제조업체가 프로그램해 놓았다’는 그럴듯한 ‘괴담’이 인터넷 등에 나돌기도 한다. 최근 애플이 이런 괴담을 어느 정도 뒷받침해 줄 만한 사실을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얼마 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구형 아이폰의 작동 속도를 일부러 떨어뜨렸다고 시인한 것이다. 2014~2016년 생산된 아이폰6, 아이폰6S, 아이폰7, 아이폰SE가 그들이다. 외신에선 “애플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아이폰에 열광하던 팬들의 충성심과 신뢰를 손상시켰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애플은 소비자를 위한 조치였다고 강변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오래 쓰면 성능이 떨어지는데 그에 따라 폰이 예상치 못하게 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업그레이드로 폰의 속도를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즉 폰의 작동이 더디더라도 아예 꺼지는 것보다는 낫다는 논리다. 그러나 소비자들 중 상당수가 업데이트 후 폰 속도가 떨어지면서 신형폰을 구입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애플이 업데이트 시 속도 저하 문제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에 발각된 것도 미국의 한 네티즌이 아이폰 6S의 연산속도를 측정해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그는 새 배터리 교체 전과 후의 구동 속도를 측정해 비교함으로써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면 아이폰 속도가 크게 저하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애플의 주장대로 성능 제한이 꼭 신형폰을 팔아먹기 위한 의도는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의심이나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업그레이드했을 때의 문제점을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알렸어야 했다. 또 새 배터리로 교환하면 폰의 최고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정보도 주었어야 했다. 이번 ‘고의적인 아이폰 성능 제한’ 사태는 글로벌 혁신 기업의 아이콘이던 애플에 꽤 아픈 상처를 남길 것 같다. sdragon@seoul.co.kr
  • [씨줄날줄] ‘자랑스러운 ○○○상’/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자랑스러운 ○○○상’/임창용 논설위원

    퇴임 후 조용히 지내 온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갑작스럽게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성균관대 총동문회가 얼마 전 황 전 총리를 ‘자랑스러운 성균인상’ 공직자 부문 수상자로 선정하면서다. 적지 않은 동문이 선정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나서면서 사회적 논란으로까지 확산되는 조짐이다. 촛불의 심판을 받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인사이고, 요즘 청산 작업이 한창인 각종 적폐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이런 주장의 사실 여부를 떠나 황 전 총리로선 억울할 법도 하다. 상을 달라고 한 것도 아닐 터인데 수상자로 선정돼 적폐의 한 축으로 몰리고 있으니 말이다. “가짜뉴스를 특정 언론과 세력이 반복적으로 퍼뜨리고 있다”고 올린 황 전 총리의 페이스북 글에서 난감하고 불쾌한 심정이 읽힌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황 전 총리 퇴임 전에도 논란이 됐던 내용들이어서 총동문회의 이번 선정이 세심하지 못한 듯하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각 대학 동문회가 연말마다 주는 ‘자랑스러운’ 이런저런 상들에 대해선 예전부터 아쉬움이 컸다. 동문이 정말 자랑스러워할까? 학생들이 진정 존경하는 인물인가? 그런 의구심 때문이다. 사실 출세하면 받는 상이란 생각이 더 컸다. 실제로 이번에 황 전 총리를 선정한 성균관대 총동문회는 2015년엔 이완구 전 총리(수상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이듬해엔 정홍원 전 총리를 선정했다. 다른 주요 대학 동문회들의 수상자 선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공직자는 장·차관 이상, 경제계에선 은행장이나 금융지주 회장, 대기업 부회장이나 회장 등 고관대작이 아니면 수상자 후보에 명함을 내밀기도 어렵다. 선거라도 있는 해엔 국회의원이나 단체장들이 줄줄이 모교의 자랑스러운 동문 반열에 오른다. 높은 지위에 오른 것만으로 ‘자랑스러운’이란 수식어를 붙이는 관행은 구태다. 앞으론 어느 동문회든 사회에 큰 도움이 된다고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동문을 수상자로 선정했으면 싶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약자를 보호하고 타인을 배려해 사회를 따뜻이 덥히는 동문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 주변엔 지위가 높지 않아도 감동을 주는 이들이 적지 않다. 몸이 불편한 제자를 며칠씩 업고 다니며 수학여행 꿈을 이뤄 준 교사, 자비로 버스를 구입해 몰고 다니면서 수년째 오지 주민들을 치료해 온 의사, 남들이 맡지 않는 재심사건에만 매달려 누명을 벗겨 주는 변호사 등등. ‘자랑스러운’이란 수식어가 넘치지 않는, 사회의 보석 같은 존재들이다. 앞으론 시상식장에서 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 sdragon@seoul.co.kr
  • [씨줄날줄] 혼밥/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혼밥/이순녀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이 방중 둘째날 베이징의 한 서민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한 것을 두고 ‘혼밥’ 논란이 일었지만 사실 정확히 따지자면 혼밥은 아니다.혼밥은 말 그대로 나 홀로 먹는 밥이기 때문이다. 김정숙 여사와 노영민 주중 대사가 바로 옆에 앉아 식사를 함께했으니 혼밥이라고 할 수 없다. 국빈 방문임에도 3박4일 동안 중국 측 인사가 참석하는 공식 식사가 두 차례에 불과한 사실을 꼬집어 홀대론을 부각하고자 혼밥 용어를 가져다 쓴 것인데 방중 성과가 묻힐 정도로 파급력이 컸으니 꽤 성공한 프레임이다. 외교에서 공식 오·만찬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어떤 이유에서건 식사 횟수가 부족했던 점은 안타까우나 혼밥이란 신조어까지 써 가며 폄훼할 일인가는 되짚어 볼 일이다. 기실 ‘대통령의 혼밥’ 원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그는 혼밥의 정의(定義)를 충실히 따랐다. 40년 지기 최순실이 청와대에 그렇게 자주 찾아갔어도 식사는 혼자 따로 했고,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상황에서도 식사만은 홀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전직 조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혼자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는 분으로 지방 출장이 있어도 식사는 대체로 혼자 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혼밥 논란’과 박 전 대통령의 ‘혼밥 비화’에는 기본적으로 혼밥에 대한 편견, 가령 외톨이나 불통 같은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 있다. 그러나 최근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실용성과 개인을 우선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혼밥은 이제 궁상이 아닌 ‘쿨’한 트렌드로 자리 잡는 추세다. 혼밥 전문 식당까지 성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그제 발표한 ‘2017년 외식소비행태’ 보고서를 보면 이런 현상은 더욱 확연하다. 올해 월평균 외식 횟수는 14.8회로 작년에 비해 0.2회 줄었지만 나 홀로 외식 횟수는 작년보다 0.4회 늘어난 4.1회였다. 가족, 친구와 함께하는 외식은 줄어든 반면 혼밥은 증가한 것이다. 1인 가구의 비중이 2000년 15.5%에서 지난해 27.7%로 늘어나고, 혼밥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뀐 영향이라고 한다. 성별과 연령에 따른 혼밥 횟수의 차이도 재밌다. 남성(5.2회)이 여성(2.9회)보다 혼자 외식을 하는 횟수가 두 배 가까이 많았다. 20대(6.3회), 30대(4.6회), 40대(3.5회), 50대(3회) 등 나이가 들수록 줄어들던 혼밥 횟수는 은퇴 시점인 60대가 되면 3.2회로 다시 늘었다. 누구든 혼밥에 익숙해져야 할 시대에 이미 접어든 것이다. 물론 ‘대통령의 혼밥’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얘기지만. coral@seoul.co.kr
  • [씨줄날줄] 종현의 죽음/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종현의 죽음/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인기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종현(본명 김종현)이 세상을 떠났다. 18일 저녁 퇴근길에 스마트폰 속보로 전해진 그의 사망 소식은 믿기지 않았다. 그의 나이 이제 겨우 27살. 아직 한창이다. 불과 1주일여 전인 지난 10일 서울에서 단독 콘서트까지 성공적으로 마치고 내년 초 일본 공연을 준비 중이었다고 한다. 종현의 사망 소식에 국내외에서 추모의 물결이 끊이지 않고 있다.가족과 경찰에 따르면 사인은 우울증에 의한 자살로 추정된다. 몇 달 전 ‘즐거운 사라’의 저자인 마광수 전 연세대 교수가 우울증을 앓다 자살한 충격과는 또 다른 차원의 충격으로 다가온다. 아직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케이팝의 대표 주자인 아이돌그룹 멤버의 자살은 거의 처음이고, 데뷔 후 10년 동안 샤이니와 함께 성장한 젊은 팬들의 충격은 생각보다 훨씬 큰 듯하다. 가족 동의 아래 공개된 그의 유언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난 속에서부터 고장 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난 오롯이 혼자였다. … 눈치채 주길 바랐지만 아무도 몰랐다.” 우울증으로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종현의 사망 소식에 배우 박진희가 발표했던 우울증 관련 논문이 새삼 관심을 끈다. 박진희는 2009년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에서 “자살과 먼 거리에 있을 것만 같은 연예인들 중 40%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과도한 사생활 노출, 악성 댓글, 불안정한 수입,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종현의 사망은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과 우울증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8.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2003년 이후 13년간 1위다. 2위인 일본은 18.7명으로 차이가 크다. 자살의 원인으로 스트레스가 꼽히지만, 우울증 역시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우울증에는 연령도 성별도 경제력도 상관이 없다. 주위에 정도의 차이뿐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면서도 전문가 도움은 꺼린다. 주변의 시선 때문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우울증은 국민 30~40%가 평생 한 번은 경험하는 흔한 병이다. 우울증은 종종 ‘마음의 감기’에 비유되곤 한다. 그만큼 쉽게 걸릴 수 있지만, 그렇다고 감기처럼 놔두면 저절로 낫는 병은 결코 아니다. 우울증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바뀌어야 한다. 잠시 질주를 멈추고 주위에 도움을 청하는 눈길은, 손짓은 없는지 관심을 갖는 것이 시작이다.
  • [씨줄날줄] 편의점과 빨래방/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편의점과 빨래방/김균미 수석논설위원

    편의점과 빨래방의 변신이 놀랍다. 1인가구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진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서울 무교동만 해도 편의점이 좁은 일방통행 차도를 사이에 두고 여러 곳이 있다. 어떤 곳은 좁은 공간에서 다양한 물건을 팔면서 서서 간단하게 요기를 할 수 있는 전형적인 기존의 편의점이고, 또 다른 곳은 아예 의자와 테이블을 여럿 놓고 마치 카페를 연상시킨다. 서울 명동에는 3층 건물이 모두 편의점인 곳도 있는데, 지날 때마다 제대로 운영이 될까 걱정도 된다. 편의점은 더이상 단순한 동네 소매점이 아니라 웬만한 식당과 카페, 주점을 대신하는 ‘멀티스토어’로 바뀐 지 오래다. 편의점 도시락(편도)이 성공을 거둔 뒤 아예 편의점용 제품들을 내놓는 업체들도 있다. 택배부터 간단한 의약품 판매, 공과금 수납, 인터넷은행의 오프라인 창구, 항공권 예매는 물론 이제는 전기차 충전소 역할까지 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편의점은 꼭 가봐야 하는 ‘명소’로 꼽힌다고 한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일본에 가면 편의점에 가서 각양각색의 도시락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일본 편의점에서 사와야 할 필수품이 있듯이 말이다. 내년이면 국내에 첫 편의점이 문을 연 지 30년이 된다. 지난 10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편의점은 3만 9000여개로 내년 초에는 4만개에 육박할 전망이란다. 편의점의 미래가 궁금하면 편의점 왕국인 일본을 보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 일본 전역에 있는 5만 8000여개의 편의점은 이미 신사업의 시험장 역할을 하고 있다. 패밀리마트는 ‘24시간 빨래방’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고, 세븐일레븐은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공유 자전거 서비스에 나섰다. 로손은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과 함께 드론을 활용해 상품을 배송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편의점 변신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빨래방의 진화도 흥미롭다. 최근 뉴스를 보니 도쿄 시내에 카페를 겸한 빨래방은 물론 인공암벽을 설치한 곳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이용자가 미리 스마트폰으로 단골 빨래방의 세탁기 가동 상황을 확인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국내에도 ‘카페형 빨래방’으로 통하는 무인 빨래방이 운영되고 있다. 유망 업종으로 평가되면서 얼마 전 대기업에서 진출하려고 하자 관련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편리한 것도 좋고 진화도 좋지만 편의점 하면 더이상 갑질이나 알바생의 눈물이 떠오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양적 성장 못지않게 질적 성장을 고민하는 대기업들의 편의점을 보고 싶다. 김균미 수석논설위원 kmkim@seoul.co.kr
  • [씨줄날줄] 홍 대표의 ‘폴더 인사’/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홍 대표의 ‘폴더 인사’/서동철 논설위원

    외교란 자존심을 지키면서 실리를 챙겨야 하는 초(超)고난이도 기술이다. 흥미로운 것은 실리를 잃었어도 자존심을 살렸다면 그런대로 본전은 되찾지만, 반대로 아무리 실리를 챙겼어도 조금이라도 자존심을 잃어버렸다면 누구도 성공한 외교라고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가도 그렇고, 정당도 마찬가지다.일본을 방문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난타를 당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하는 사진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폴더 인사’라는 비아냥이 뒤따를 만큼 상체를 접은 반면 아베는 아랫사람을 치하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물론 홍 대표가 아베에 대한 존경심의 표현으로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홍 대표는 나리타 공항으로 일본에 들어가면서 사전 조율을 거쳐 외국인의 필수 입국 절차인 지문 채취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경남지사 시절 오사카 공항으로 일본에 입국하다가 지문 채취를 놓고 한동안 승강이를 벌인 적도 있다. 그러니 ‘폴더 인사’ 논란은 외교적 미숙 때문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다른 나라도 아닌 일본이고, 다른 사람도 아닌 아베 총리다. 그럼에도 긴장감 없이 ‘문제적 장면’을 연출한 것이니, 스스로를 탓해야지 남탓할 일이 아니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두고 ‘알현, 조공외교’라고 비꼬았던 뒤끝이 아닌가. 더불어민주당에 반격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 것은 ‘외교적 미숙’과 더불어 ‘정치적 미숙’을 드러낸 것이 아닌가 싶다. 2017년의 한·일 관계는 임진왜란 직전인 1590년의 조·왜(朝·倭) 관계와 한 치도 달라진 것이 없다. 조선은 그해 봄 왜국에 통신사를 보냈다. 정사(正使) 황윤길과 부사(副使) 김성일이 돌아와 일본의 조선 침략 가능성을 두고 서로 엇갈린 보고를 했던 바로 그 통신사행이다. 일본에서도 김성일과 서장관(書狀官) 허성은 관백(關白)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인사하는 예법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허성은 관백이 사실상의 일본 국왕이라는 점에서 정하배(庭下拜)를 주장했다. 반면 김성일은 관백이 일왕의 신하라는 논리에서 영외배(楹外拜)를 관철시켰다. 정하배는 사신이 뜰 아래서, 영외배는 계단 위 같은 높이에서 배례하는 것이다. 우리는 일왕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니 일본 총리를 국가원수로 인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1590년 당시 일왕과 관백의 관계도 다르지 않았다. 오늘날 외교에서 기개를 보여 주는 것은 만용인지 몰라도 국민의 자존심을 훼손했다는 비판은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씨줄날줄] 신(新)처가살이/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신(新)처가살이/황수정 논설위원

    이런 속담. 겉보리 서 말만 있으면 처가살이 하랴. 요즘 세대들에게는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을 고릿적 말이겠다. 무엇보다 ‘겉보리 서 말’의 개념 자체를 모른다. ‘처가살이’가 왜 비굴함을 내포하는 단어인지는 더더욱 알기 어려울 것이고.겉보리 서 말은 가부장 사회에서 남성의 능력을 웅변했던 상징어다. 목구멍에 풀칠만 할 수 있어도 처가에 들어가 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남성 중심의 강력하고 절박한 의지의 표명. 오죽했으면 “처가와 뒷간은 멀수록 좋다”는 속담이 연년세세 굴하지 않고 힘을 얻었을까. 세월 앞에 장사 없듯 세태 앞에도 불변의 진리는 없다. 통계청이 공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7’ 자료를 보면 그렇다. 젊은 부부의 정서적·경제적 교류가 시가에서 처가로 발 빠르게 옮겨 가는 중이다. 지난해 맞벌이 부부가 처가(친정) 도움을 받은 비율은 19.0%로 시가(7.9%) 쪽보다 훨씬 높았다. 시가의 도움을 받는 비율은 10년 새 6.1% 포인트나 크게 떨어졌다. 이런저런 이유로 처가 의존 현상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나 자녀 양육에서는 처가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처가의 도움을 받는 비율이 시가 쪽의 두 배를 훨씬 넘었다. 부모 용돈은 시가 쪽에 더 많이 보낸다는 통계지만, 이 역시 뒤집히는 것은 시간문제일 듯하다. 자녀 양육이 모티프인 신(新)모계사회의 징후들은 따져 보면 새삼스러울 게 없다. 통계청의 발표에 인터넷 공간에는 “새삼스럽다”는 반응들이 많다. 정부 통계가 세태 변화의 속도를 한참 따라잡지 못했다. 현실의 징후는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사교육 세계에 단단히 뿌리내리는 금과옥조(?)가 있다. 자녀를 위한 최상의 교육조건 두 가지는 아빠의 무관심과 외할아버지의 경제력. 할 수만 있다면 처가살이를 자처하겠다는 젊은 세대층은 이미 두껍다. 어느 구직사이트가 설문조사했더니 남자 대학생의 60% 이상이 처가살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몇 년 전의 조사 결과이니 지금은 수치가 더 뛰었을 게 분명하다. 겉보리 서 말이 더 절박해진 쪽은 이제 부모들이다. “겉보리 서 말만 있어도 자식한테 얹혀 살지 않겠다”는 게 부모 세계의 교감 언어다. 며느리, 자식 눈치 보기가 처가살이만큼 고달프다는 탄식이다. 통계청의 세태 조사가 20년, 30년 뒤에도 유의미할지 궁금하다. 부부 사이에 자식이 끈이 되듯 나이 든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도 자녀 양육이 끈이 된 현실이다. 이해관계가 맞아 간당간당 위태롭게 이어지는 외줄. 출산 절벽을 극복해야 하는, 또 하나의 씁쓸한 이유일지 모르겠다. sjh@seoul.co.kr
  • [씨줄날줄] 난징, 위안부 합의/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난징, 위안부 합의/황성기 논설위원

    1937년 12월 13일은 중일전쟁 전선이 상하이에서 옮겨 와 장제스가 이끄는 중화민국(국민당)의 수도 난징이 일본군에 함락된 날이다. 그로부터 2개월간 중국군 패잔병과 포로, 민간인 30만명이 일본군 총칼에 희생됐다는 게 중국 주장이다. 2015년에는 ‘난징 대학살 문서’가 유네스코 기록유산에도 등재됐다. 하필 ‘난징 80주년’인 이날 중국 국빈 방문을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80주년 추모식에 참가하느라 난징으로 이동해 문 대통령의 뻘쭘하고도 주인 없는 ‘베이징 입성’이 됐다.문 대통령은 재중국 한국인 간담회에서 제국주의의 고난, 항일투쟁을 함께 겪은 중·일 공통의 체험을 언급한 뒤 “깊은 동질감과 동병상련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일전쟁의 당사국도 아닌 대한민국 대통령 언급이라 이례적이었다. 방중 외교 준비팀은 일본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난징대학살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기를 바랐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 국가 제삿날에 국빈으로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지나가는 게 불편했을 수 있다. 난징 추모식은 인상적이었다. 시 주석이 지켜보고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정성 주석이 추모사를 낭독했다. “중·일 인민의 근본이익에서 출발해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로 나아가며, 친성혜용(親誠惠容·친밀·성의·호혜·포용) 원칙에 따라 일본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관계를 심화해 나가겠다.” 1972년의 국교정상화 때 저우언라이 총리가 다나카 가쿠에이 총리에게 우호를 위해 중일전쟁 배상 청구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연장선이다. 청일전쟁이 끝나고 일본이 3억엔의 배상금과 랴오둥반도, 대만을 받아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3억엔은 당시 일본 정부 한 해 예산의 3배 정도였다. 올해 일본 예산 97조엔을 감안하면 300조엔의 거금이다. 같은 날 도쿄에서는 방위상이었던 자민당의 이나다 도모미 의원이 참가한 ‘난징전투의 진실을 추구하는 모임’이 열렸다. 극우세력은 난징대학살이 중국의 정치선전에 불과하며 허구라는 입장을 취한다. 일본에서는 난징대학살을 ‘난징사건’으로 부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검증팀이 곧 결과를 발표한다. 잘못된 합의라는 전제를 깔고 시작한 검증인 만큼 결과는 뻔하다. 문제는 다음이다. 대선 전 위안부 문제 재교섭을 공약한 문 대통령이다. 재교섭은 양국 관계 파국을 의미한다. 대통령이 난징대학살에 동병상련을 느꼈다고 했으니, 중국처럼 미래지향적일 수 있을까. 어려운 선택이 남았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씨줄날줄] 올해의 단어/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올해의 단어/이순녀 논설위원

    한 단어로 한 해에 일어난 모든 사건, 현상을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어떤 흐름이나 방향을 짚는 데는 유용하다. 외국 유명 사전이나 각 나라 어문 단체가 매년 이맘때 선정하는 ‘올해의 단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지난해 영국 옥스퍼드 사전은 ‘탈진실’, ‘비진실’이라는 뜻을 가진 ‘포스트트루스’(post-truth)를, 미국 온라인사전 메리엄 웹스터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믿을 수 없는’ 등을 의미하는 ‘서리얼’(surreal)을 선정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각국 연쇄 테러 등 혼란스런 사회상을 집약적으로 보여 준 단어 선택이었다. 올해는 어떨까. 메리엄 웹스터가 선정한 단어는 ‘페미니즘’이다. 사전 편집자는 “연초에 워싱턴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여권 운동이 펼쳐지면서 검색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 성추문 이후 ‘미투’ 캠페인의 확산으로 더 주목받는 단어가 됐다”고 설명했다. 시사주간지 타임과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올해의 인물로 성희롱·성폭행을 폭로한 여성들을 선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앞서 영국 사전출판사 콜린스는 ‘가짜뉴스’(fake news)를 올해의 단어로 꼽았다. 목록에 올라 있는 45억개 단어 가운데 가짜뉴스의 사용 빈도가 1년 새 365%나 급증했다고 한다. 2015년부터 조금씩 늘다가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폭증했다는 게 출판사의 설명이다. 일본 한자능력검정협회는 올해를 대표하는 한자로 ‘北’(북)을 선정했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 규슈 북부의 집중 호우, 인기 고교야구 선수의 홋카이도(北海道)야구팀 입단 등이 뜨거운 화제로 떠오른 결과다. 우편과 인터넷 조사에서 15만 3594표 중 가장 많은 7104표를 얻었다. 협회는 매년 한자의 날인 12월 12일 올해의 한자를 선정해 발표해 왔다. 중국에서도 ‘北核 危機’(북핵 위기)가 올해 국제 분야의 주목받은 한자로 뽑혔다. 중국어언자원검측연구센터, CCTV 등의 공동조사에서 제조업 스마트화 시대를 의미하는 ‘知’(지), 테러를 뜻하는 ‘襲’(습),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창한 ‘인류운명공동체’ 등도 함께 선정됐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국내에선 올해의 단어 대신 전국 대학교수들이 선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가 매년 화제를 모은다. 지난해에는 ‘백성이 화가 나면 임금을 뒤집을 수 있다’는 의미의 ‘군주민수’(君舟民水)가 뽑혔다. 올해는 어떤 촌철살인의 사자성어가 등장할지 궁금하다. coral@seoul.co.kr
  • [씨줄날줄] 술, 속설과 사실/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술, 속설과 사실/황성기 논설위원

    술 마실 일이 많은 연말이다. 알코올 없는 송년회가 늘고 있다지만, 술이 빠져서야 연말 기분 못 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성인 10명 중 7명이 음주를 즐기고, 한 해 1인당 술 소비량이 맥주 500㎖들이 109.83병, 소주 35㎖들이 74.4병인 대한민국이다. 술 즐기는 민족인 만큼 술을 많이 아는 듯하지만 잘못 알고 있는 것도 많은 게 바로 술이다.당신에게 묻는다. ‘맥주 한 잔보다 양주 한 잔이 더 빨리 취한다’는 속설이 맞는가.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면 제대로 된 음주 상식을 지녔다. 22도 소주 50㏄ 잔과 4.5도의 맥주 200㏄ 잔, 40도 양주 25㏄ 잔의 알코올 함유량은 거의 같다. 그러나 한국인의 62%는 양주 한 잔이 더 독하다는 속설을 믿고 있다. 비슷하게 취한다고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25%였다. 한국갤럽이 ‘음주 속설(상식)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대한보건협회가 ‘술! 얼마만큼 알고 있니’라는 카드 뉴스를 통해 음주 속설 7가지를 소개했는데, 갤럽이 전국 성인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음주 속설 7가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지 전화조사를 통해 알아본 것이다. 대개는 속설과 사실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밥 한 공기(300㎉)보다 소주 한 병(428㎉) 열량이 높다’에 대해서는 70%가 ‘그렇다’며 제대로 알고 있었다. ‘술 마시고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혈액순환이 잘 되어서이다’에 대해서는 ‘아니라’라고 대답한 사람이 73%였다.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되면서 생기는 물질 때문에 얼굴이 빨개진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지만, 18%는 술에 의한 홍조를 혈액순환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또한 ‘음주 후 필름이 끊기는 증상은 뇌세포 손상 신호이지만 술이 깨면 회복된다’는 사실이 아닌데도 ‘그렇다’라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30%나 됐다. ‘음주 후 3일 정도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정답), ‘커피 같은 카페인 음료를 마시면 술이 빨리 깬다’(오답), ‘음주 후 등산, 수영, 자전거 등 격렬한 운동을 해도 된다’(오답)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 갤럽은 “음주 상식 인지율은 높지만 회식 등에서 술자리를 주도하는 사람이 잘못 알 때는 폭력 등의 폐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1994년부터 시작한 갤럽 술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여성 음주자 비율이 18%에서 42%로 높아진 점. 남성은 23년 전 70%에서 2017년 71%로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귀하는 평소 술을 드십니까’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이 1994년 43%에서 지금 56%로 껑충 뛰었다. marry04@seoul.co.kr
  • [씨줄날줄] 연명치료 쓰나미/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연명치료 쓰나미/최광숙 논설위원

    2009년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담당 의사가 친구에게 연명치료를 할지 여부를 물었다고 한다. 친구는 평소 ‘부모님이 온갖 의료 장비들을 꽂은 채 돌아가시게 하지 않겠다’ 생각하고 있었기에 동생들과 상의 끝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친구 아버지는 이미 심폐소생술을 한 번 시행한 뒤라 가족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예전에는 이처럼 본인이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류를 작성하지 않아도 가족들의 비교적 간단한 동의하에 의사는 환자의 연명치료를 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년 2월부터 연명의료결정법(존엄사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모든 법이 그렇듯 법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많은 규정과 절차에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법이 될 수 있다. 존엄사법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 본인이나 가족이 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 착용·혈액 투석·항암제 투여 등 4가지 의학적 시술을 거부할 의사를 밝힐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제 환자가 생전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연명의료계획서’를 남기거나 평소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면 환자의 연명치료를 중단한다는 가족 전원의 합의가 필요하다. 존엄사법상 가족의 범위는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친구 아버지의 경우 부인과 자녀, 손자·손녀까지 20여명의 가족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만약 자녀 중 누가 가출하거나 이민 가는 등 연락이 끊겼다면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의료진 입장에서는 연명치료 중단을 위해 환자 가족 전원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 환자가 품위와 존엄성을 지키면서 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존엄사법이 현실에서는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인 ‘연명치료 쓰나미’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의료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이 법이 ‘임종기 환자만 연명치료 중단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못 박고 있는 것도 문제다. 임종기가 아닌 환자를 연명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처벌받을 수 있어 오히려 연명치료가 늘어날 수도 있다. 의료진들도 연명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법적 책임을 지는 게 부담스러워 애매한 경우 연명치료를 묵인하거나 오히려 권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임종을 앞둔 환자의 자기 결정을 존중하기 위해 만든 존엄사법이 오히려 법의 취지와 거꾸로 가는 현실. 의료 현장의 혼란을 막을 수 있도록 세부 규정과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
  • [씨줄날줄] 김 관장의 죽음/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김 관장의 죽음/황성기 논설위원

    고 김재원 국립한글박물관장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요직을 두루 섭렵하고 ‘차관 승진 0순위’로 꼽히며 잘나가는 공무원이었다. 적어도 지난해까지는 그랬다. 그에게 ‘불운’(不運)이 닥친 것은 박근혜 정부 중반부 요직 중 요직인 문체부 체육정책실장이 되면서부터다. 삼성 후원을 강요한 죄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김종 전 문체부 차관 바로 아래 자리에서 국정농단 세력의 그물에 걸려든 것이다.그는 김종덕에서 조윤선으로 문체부 장관이 바뀌면서 종무실장으로 보직이 바뀌었지만 문체부 적폐의 상징인 체육 분야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감사원 감사를 받고, 지난 9월 초 문체부 고위공무원 가급(1급) 실장 3명이 나급(2급)으로 강등당하는 인사에 포함돼 2급 자리인 한글박물관의 제3대 관장으로 발령받았다. 엎친 데 덮쳐 중앙징계위원회에서 감봉 1개월의 처분도 받았다. 그는 최고명예인 홍조근정훈장도 탔는데 국무총리 표창 이상의 포상 실적이 있으면 가능한 징계 감경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징계 사유는 체육학회나 단체에 이뤄진 예산 지원이 잘못됐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지원은 과거에도 관행적으로 있었다고 한다. 문체부에서는 김 관장에게 ‘적폐 프레임’이 씌어져 강등과 감봉의 이중 징계를 당했다고 ‘억울하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김 전 차관의 농단은 김 체육실장이 모르는 부분도 있었고, 책임질 일도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강직한 그의 성격에 비춰 농단을 알았다면 몸으로 막았을 것이라는 사람도 있다. 김 관장의 죄라면 하필이면 그때 결재라인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보스 기질이 강했지만, 온화하면서 싫은 소리를 잘 하지 못했던 김 관장을 존경하고 따르는 후배들이 많았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아직도 각 부처에서 적폐 청산이 이뤄지고 있다. 중앙징계위에 회부된 ‘적폐 공무원’이 하도 많아 징계가 내려지기까지 몇 개월은 기다려야 한다는 웃지 못할 블랙코미디가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정권이 바뀌고 양지와 음지의 교체 과정은 김 관장의 사례에서 보듯 엄혹하다. 김 관장 개인으로도 불행이 겹쳤다. 대학에 재학 중이던 장남이 올봄에 수술을 받다가 심각한 후유증이 남았다고 한다. 김 관장은 아들의 불운이 ‘내 탓’이라고 자책했다. 그는 한글박물관에서는 드문 해외 출장을 갔다. 중국 산둥성에 박물관 교류 협의차 갔다가 다음날인 6일 아침 현지 호텔에서 급성 호흡정지로 사망한 채 발견됐다. 54세. 유족으로는 부인과 두 아들이 있다. 발인은 12일, 문화체육관광부장으로 치러진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씨줄날줄] ‘쿠바 위기’와 북핵/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쿠바 위기’와 북핵/김균미 수석논설위원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면서 미국과 한국 언론들에 미국과 소련 간 핵전쟁 일보 직전까지 갔던 ‘쿠바 미사일 위기’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당시 상황과 미·소 정상들의 결단에서 배울 점 등이 주를 이루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존 F 케네디와 같은 인내와 결단을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글도 있다.며칠 전에는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미국과 중국이 북핵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해법을 롤모델로 검토하고 있다는 글이 실렸다. 유명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는 “국방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과 중국 군 관계자들이 워싱턴에서 쿠바 미사일 위기에 대한 공동연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이그나티우스가 언급한 회의는 지난달 29일부터 1박 2일 동안 워싱턴에서 비공개로 열린 미·중 고위급 장성 간 회의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한다. 미·중 고위 장성들이 쿠바 미사일 위기를 논의했다는 건 핵위기로 한반도가 통제 불능 상황이 될 경우를 가정한 미·중 간 소통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1962년 10월 16일부터 10월 28일까지 13일 동안 소련 핵미사일의 쿠바 배치를 둘러싸고 미·소가 핵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던 상황을 말한다. 10월 16일 아침 맥조지 번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소련의 쿠바 내 핵미사일 기지 건설 정보를 보고받은 케네디는 긴급안보회의를 소집하고 쿠바 내 미사일 기지 타격, 쿠바에 대한 전면 군사공격, 해상봉쇄 등 다양한 대책을 논의했다. 10월 22일 케네디는 대국민 방송을 통해 소련이 미국에 대한 핵공격을 할 수 있는 기지를 쿠바에 건설 중이라고 밝히고 해상봉쇄를 선언한다. 미국의 해상봉쇄에도 소련의 쿠바 내 기지 건설은 가속화됐고, 핵무기를 탑재한 것으로 의심되는 소련 선박이 쿠바에 접근하면서 무력충돌은 시간문제였다. 긴박했던 순간 ‘전문 외교’로 두 나라 정상은 미국이 쿠바를 침공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소련은 미사일 기지 폐쇄와 미사일 철수에 합의했다. 10월 28일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합의 내용을 발표하면서 2주간의 위기는 해소됐다. 북핵 해법을 놓고 파키스탄·인도식이니, 이란식이니 추측이 난무한데, 여기에 쿠바 미사일 위기 해법까지 더해졌다. 해상봉쇄에 일촉즉발의 위기상황 등 닮은 점이 많은데, 평화적 해결이라는 결론도 닮길 바라는 심정이다. 북한 김정은도 이미 쿠바 미사일 위기 사례를 들여다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kmkim@seoul.co.kr
  • [씨줄날줄] 예루살렘과 지옥의 문/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예루살렘과 지옥의 문/오일만 논설위원

    예루살렘은 예로부터 종교 분쟁의 불씨로 통했다. 세계 3대 유일신 종교인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가 저마다 성지로 모시고 있는 지역이다. 이곳은 고대 이스라엘 왕국의 솔로몬왕이 세운 통곡의 벽,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승천한 바위돔 사원과 알아크사 사원, 예수가 묻히고 부활한 곳으로 알려진 성묘교회 등이 자리잡고 있다.16억명의 기독교도와 9억명의 이슬람교도, 1600만명의 유대인들이 현재까지 자신의 지역이라고 주장하며 종교전쟁을 펼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직후부터 1973년까지 4차례 중동전쟁이 일어났고 지금도 대량 살상이 끊이지 않는, 세계적 화약고가 다시 터지기 직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하는 폭탄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은 국제법상 어느 나라에도 속해 있지 않은 지역이다. 지난 70년간 미국 역대 대통령들이 이를 인정하면서 실낱같이 이어 온 평화공존을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다. 트럼프의 이 같은 결정에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팔레스타인은 물론 주변 중동 국가들, 심지어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도 ‘국제법과 유엔 결의를 위반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천주교는 물론 개신교 등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슬람 강경 세력들은 ‘지옥의 문이 열렸다’고 경고하면서 전쟁과 테러의 늪으로 빠져들 위기에 직면했다. 트럼프가 세계적 화약고에 불을 지른 이유를 놓고 설왕설래다. 재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그가 지지 기반인 백인 기독교인들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정책 뒤에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트럼프에게 가장 영향이 크다는 맏딸 이방카의 남편인 쿠슈너는 정통 유대교 신자로, 이방카 역시 그와 결혼하면서 유대교로 개종했다. 쿠슈너가 지난 8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밀리에 만났다는 보도도 나왔다. 인구는 1%에 불과하지만 미국 정치계는 물론이고 경제계를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유대인들을 끌어안겠다는 의미도 있다. 이슬람교의 분노가 폭발하면서 당장 중동 내 친미 국가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세계 무기 수입 1위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대미 안보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세계의 화약고에 불을 지른 트럼프식 일방주의 뒤엔 미국 군산복합체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씨줄날줄] 의원 세비 인상 논란/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의원 세비 인상 논란/김균미 수석논설위원

    국회의원 세비 인상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부글부글 들끓고 있다. 서민들 생활은 나아지기는커녕 날로 각박해지고 있는데다, 지난해 그렇게 시끄럽게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겠다며 내건 임기 내 세비 동결 약속은 1년 만에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6일 자정 직후 국회를 통과한 새해 예산안에는 내년도 국회의원의 세비가 5년 만에 인상됐다. 국회의원 세비 가운데 기본급 개념인 일반수당을 공무원 보수인상률과 같은 2.6% 올렸다. 이에 따라 일반수당이 포함된 국회의원 연봉은 현재 1인당 1억 3796만원(월평균 1149만원)에서 1억 4000만원(월평균 1166만원)으로 올랐다. 일반수당만 월평균 646만원에서 663만원으로 매달 17만원이 늘어난다. 여야는 2013년부터 국회 운영위원회 예산심사소위원회에서 공무원 보수인상률이 자동 적용된 의원 세비 부분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세비를 동결해왔는데. 올해에는 별다른 논의도 없이 자동 인상분을 그대로 처리했다.여야는 예산안 심사 일정에 쫓긴데다 세비만 따로 심사하는 과정이 없어 의식하지 못했다고 궁색한 해명을 내놓았지만 ‘성난’ 여론 앞에는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지난달 3일 예산결산심사소위에서 세비 인상을 결정한 직후 여야 3당은 ‘셀프 인상’이라는 거센 비판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예산안 표결에 앞선 본회의 대체 토론에서 바른정당 의원들이 세비 인상을 문제 삼았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국회의원 세비는 일반수당과 입법활동비, 관리업무수당과 상여금으로 구성돼 있다. 국회의원은 세비 이외에 의원회관을 무료로 사용하고, 차량 유지비와 기름 값, 전화·우편요금이 지원된다. 해외 출장 때 항공기 1등석과 KTX·선박도 무료이며 연 2회까지 해외시찰도 국고에서 지원한다. 내년부터 보좌관 1명이 늘어나 보좌관 8명과 인턴 1명의 인건비도 지원된다. 국회의원들이 누리는 특권은 이 밖에도 많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일부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세비 인상분을 반납 또는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막상 여야 3당 차원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반대 여론’이 있으면 반납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니, 정말 국민 여론을 몰라 하나 마나 한 단서를 단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1990년대부터 비판이 일 때마다 단골로 내놓는 세비 반납 카드 대신 지난해 국회의장 직속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에서 권고한 세비 15% 삭감 방안을 이참에 입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김균미 수석논설위원 kmkim@seoul.co.kr
  • [씨줄날줄] 장기 집권 독재자의 말로/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장기 집권 독재자의 말로/이순녀 논설위원

    ‘아랍의 봄’ 여파로 5년 전 권좌에서 쫓겨날 때까지 33년간 예멘을 철권통치한 알리 압둘라 살레(75) 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한때 동지였던 후티 반군에 피살됐다. 1978년 군사 쿠데타로 북예멘을 장악한 살레는 남예멘을 흡수통일해 통일 예멘의 첫 국가수반이 된 뒤 1999년 여권 단독의 첫 직선제 대선에서 96%의 지지율로 당선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2012년 실각한 뒤엔 후티 반군과 연대해 과도 정부에 맞서면서 재기를 노려 온 불굴의 정치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후티 반군과 단절하면서 반역자로 몰려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살레 전 대통령은 살해당했지만 전 세계 장기 집권 독재자들의 말로는 엇갈린다. 살레 전 대통령처럼 총탄에 비명횡사한 독재자도 있지만 천수를 누리거나 퇴출 후에도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운 좋은 독재자도 적지 않다. 노환으로 자연사한 대표적인 독재자는 지난해 90세를 일기로 사망한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다. 재임 기간은 무려 52년이다. 14년 장기 집권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오랜 암 투병 끝에 2013년 58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재임 17년째인 2011년 급성심근경색으로 70세에 사망했다. 권력은 잃었지만 면책특권을 누리며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는 독재자로는 단연 로버트 무가베(90) 전 짐바브웨 대통령을 꼽을 수 있다. 부부 세습을 노리다 집권 37년 만에 지난달 21일 불명예 퇴진한 그는 불기소 면책과 재산권을 보장받았을 뿐만 아니라 퇴진 위로금으로 1000만 달러를 받아 챙겼다. 게다가 새 지도부가 그의 생일을 공식 휴일로 지정했다고 하니 쫓겨난 게 맞나 싶을 정도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프리카에는 무가베 못지않은 장기 집권 독재자들이 여럿 있다. 적도기니 대통령은 38년, 카메룬 대통령은 35년, 콩고공화국 대통령은 33년째 집권 중이다. ‘아랍의 봄’ 당시 살레와 함께 축출된 독재자들의 운명도 제각각이다. 42년간 리비아를 통치했던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는 2011년 고향에서 반군에게 붙잡혀 살해됐다. 반면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은 대량학살과 부정부패 등의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지난 3월 석방돼 카이로의 고급 주택에서 머물고 있다고 한다. 목숨 걸고 민주화 운동을 벌였던 국민으로선 기가 찰 노릇이다. coral@seoul.co.kr
  • [씨줄날줄] 어로전의 비극/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어로전의 비극/황성기 논설위원

    월북 사학자 김석형(1915~1996)은 일본이 4세기 중엽부터 200년간 한반도 남부를 경영했다는 ‘임나일본부’가 허구라는 논점을 처음으로 제공했다. 그는 삼한 삼국이 일본에 분국을 만들었는데, 가야의 분국이 임나국이었다고 1963년 발표해 당시 역사학계를 큰 충격에 빠뜨린다. 그는 “고대 대륙에서 일본 열도로 가는 항로는 기타큐슈(후쿠오카현)에 닿는 길과 이즈모(시마네현)에 도달하는 길, 두 개가 있다”고 했다. 리만 해류를 타고 열도에서 한반도로 건너오기보다는 대한해협을 지나는 쓰시마 해류를 타고 북상하면 뗏목이라도 하루 10~100㎞ 속도로 동해에 접한 일본 해안 어디라도 가기 편했으니 그의 분국론은 그럴 법하다.일본 해상·해안에서 북한 목선의 표류·표착이 부쩍 잦아졌다. 11월 한 달만 27건이 발생했다. 일본 북부 아키타현 해수욕장에 떠밀려 온 목선에 남자 시체 8구가 북한 돈과 함께 발견됐는가 하면, 이시카와현 해상에서는 21명이 탄 북한 어선 2척이 표류하다 구조됐다. 북한 어선의 표류·표착이 한 해 45~80건이던 것과 비교하면 11월의 급증세는 이례적이다. 김정은 시대, 어업을 전쟁에 비유한 어로전(漁撈戰)의 결과로 분석된다. 김정은은 2017년 신년사에서 “수산 부문에서 적극적인 어로전을 힘있게 벌리며…중략…수산업의 물질기술적 토대를 강화하여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수산’을 ‘농업’, ‘경공업’과 함께 3차례나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 목선의 조난 증가를 당국의 어획량 증산에 내몰린 수동적 어로전만으로 해석하기에는 뭔가 모자라다. 북한이 중국에 연안 어업권을 팔아 버린 탓에 목숨을 걸고 먼 바다로 나올 수밖에 없는 사정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수산물을 장마당에 팔아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한 김정은식 경제 체제에 빠르게 적응한 어민들의 능동적 어로전의 결과일 공산이 크다. 표류하던 북한 어민이 일본 무인도에 내려 TV를 훔치는 것도 시장에 팔 물건을 얻으려는 행위로 풀이하면 이해하기 쉽다. 남한 사람들이 레저로 낚싯배에 올랐다가 참변을 당한 지난 3일의 인천 앞바다 사고와는 대조적이다. 일본 자민당 아오야마 시게하루 의원의 실언이 마음에 걸린다. 그는 지난달 30일 “북한 상륙자들이 천연두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면 백신을 투여하지 않을 경우 퍼질 것”이라고 했다. 774년 일본 기록을 보자. 일왕은 신라인의 표착이 늘어나자 “떠밀려 온 신라의 배를 수리하고, 식량을 보충해서 돌려보내라”고 지시한다. 이런 ‘배려의 정신’을 생각한다면 아오야마의 말은 박정(薄情)하기 짝이 없다. marry04@seoul.co.kr
  • [씨줄날줄] 용산 땅 쟁탈전/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용산 땅 쟁탈전/서동철 논설위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박물관이나 미술관, 공연장 같은 대형 문화공간의 입지를 정할 때 많은 사람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위치인가는 물론 중요하다. 그런데 대형 문화공간이란 비(非)문화적이거나 무(無)문화적인 주변 지역을 문화적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강력한 파급력을 갖는다는 사실 또한 간과하면 안 된다.2005년 용산으로 이전한 국립중앙박물관은 남쪽이 철길로 가로막힌 동부이촌동 아파트 단지다. 동·북·서쪽은 미군기지가 자리 잡고 있다. 주변 지역에 문화적 파급 효과를 발휘할 여지가 없다. 미군이 떠난 뒤에도 생태녹지로 조성된다니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문화공간 부지로 탐내는 사람들은 많다. 2014년에는 국립한글박물관이 중앙박물관 바로 곁에서 문을 열었다. 경복궁 내부에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외부로 나가는 것이 불가피한 국립민속박물관도 벌써 몇 년째 그 옆자리 이전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대형 문화시설이 들어설 부지를 서울 시내에서는 더이상 찾을 수 없는 현실이 반영됐을 것이다. 앞서 새 정부는 민속박물관의 세종시 이전 계획을 밝혔다. 민속박물관의 용산 이전을 희망하는 민속학계는 반발하지만, 진보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하는 균형 발전 측면이라면 이해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민속박물관의 체험 및 교육 기능은 세종시로 이전해도, 서울 중심부에 그리 넓지는 않더라도 ‘한반도생활사관’ 같은 전시 기능을 분리 이전해 외국인 관광객 수요에 대응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시내 중심부지만 문화적으로 낙후된 지역이라면 파급효과는 더욱 커진다. 새로운 문화공간은 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만 벗어나면 된다. 그런데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자문기구인 문학진흥정책위원회가 용산 땅을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부지로 의결, 건의했다”고 발표했다.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과열 유치 경쟁이 빚어졌던 것도 그만큼 의미 있는 문화공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가 어느 때보다 의지를 갖고 한국문학관 건립을 추진하는 것을 환영한다. 하지만 정책 논리의 일관성도 필요하다. 한국문학관이 중요하면 ‘행정수도 개헌’이 추진되고 있는 세종시가 더 적지(適地) 아니냐는 민속학계의 주장에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한국문학관을 서울에 세우는 것을 당연히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민속박물관이 꼭 용산에 가야 하는 것이 아니듯 한국문학관도 꼭 용산일 필요는 없다. 결론이 어떻든 정책적 근거가 뚜렷하지 않다면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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