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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으랏차차! 빗줄기 가르는 ‘몽골의 힘’

    으랏차차! 빗줄기 가르는 ‘몽골의 힘’

    굵은 장맛비가 내린 7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재한 몽골인들이 해마다 7월 10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리는 나담축제를 기념해 몽골 전통 씨름을 하고 있다. 나담축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몽골 전통 축제로 칭기즈칸이 정복전쟁 후 병사들을 격려하는 축제를 연 것에서 유래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프로축구] 줄줄줄 부상군단 이끌고 말말말 SNS 논란 끝내고

    [프로축구] 줄줄줄 부상군단 이끌고 말말말 SNS 논란 끝내고

    두 감독 모두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다. ‘토종 군단’에서 ‘부상 군단’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프로축구 포항의 황선홍 감독과 팀 쇄신에다 기성용(스완지 시티)과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입씨름으로 번민에 휩싸인 전북의 최강희 감독 얘기다. 두 팀은 7일 오후 7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지는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를 통해 나란히 벼랑 탈출을 벼른다. 포항은 승점 32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고 전북은 승점 24로 7위여서 순위만 따지면 포항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포항의 미드필더 황진성이 발목을 다쳐 출전이 불투명하다. 이미 황지수와 노병준이 부상자 명단에 오른 데다 김원일은 경고 누적으로 나설 수 없다. 더욱이 경고 한 장만 더 받으면 다음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도 이명주와 신광훈을 포함해 7명이나 돼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포항은 전북과의 고비를 넘기더라도 성남과의 10일 FA컵 16강전과 13일 정규리그 2연전에 이어 16일 수원전 등 숨 가쁜 일정을 치러야 한다. 2위 울산(승점 30)이 바짝 따라붙은 상황에서 이번 경기는 선두 수성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다만 전북과의 홈 경기에서 6경기 연속 무패(3승3무)를 기록한 점은 자신감을 복돋운다. 또 올해 홈에서 6승1무1패로 강했던 데다 시즌 원정 6경기에서 2승(2무2패)밖에 챙기지 못한 전북을 앞선 점도 위안거리다. 전북 역시 최강희 감독이 1년 6개월 만에 지휘봉을 잡으면서 신홍기 수석코치와 박충균 코치 등을 영입한 효과를 드러내야 할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경남과의 복귀전에서 4-0 대승을 이끌어 연착륙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 3일 성남에 2-3으로 져 연승에 실패했던 터. 이날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공중제비를 돈 제파로프(우즈베키스탄)는 16라운드 MVP로 5일 선정됐다. 포항과의 고비를 넘어서면 10일 울산과의 FA컵 16강전과 13일 부산 등 난적들이 기다리고 있다. 포항에 덜미를 잡히면 시즌 두 번째 연패에 빠지게 되는 만큼 승리가 꼭 필요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구본영 칼럼] 화려한 합의, 멀어만 보이는 통일

    [구본영 칼럼] 화려한 합의, 멀어만 보이는 통일

    휴전선 가까이 강원도 양구의 산야는 짙푸름을 더해 가고 있었다. 휴가 나온 병사들이 드문드문 오갈 뿐 최전방의 거리는 한산했다. 지난 주말 군부대로 아들을 면회 갔을 때의 풍경이다. 문득 1980년대 초 군 복무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30여년 전 그해 서해안의 여름도 참 더웠다. 땀에 젖은 군복 안 끈적거리는 살갗에 모기떼가 달라붙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세대가 두번 바뀌고도 남북으로 대치 중인 분단국에 살고 있다는 서글픈 현실에 가슴이 아려왔다. 그간 남북 간에는 7·4공동성명-남북기본합의서-6·15공동선언-10·4선언 등 ‘기념비적 합의’도 많았건만, 통일의 길은 여전히 아득하기만 하지 않은가. ‘10·4선언’을 도출한 노무현-김정일 간 정상회담 대화록을 둘러싸고 남북 및 남남 갈등이 중첩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유무를 놓고 벌이는 여야의 입씨름에 며칠 전 북한도 끼어들었다. 북측 조평통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NLL은 유령선”이라며 “그에 대해 ‘사수’요 ‘고수’요 하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이라고 강변했다. 우리 내부의 갑론을박과는 별개로 북한은 숫제 NLL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세다. 북측이 10·4선언문은 물론 노태우 정부 때의 남북기본합의서 등 모든 합의문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얘기다. 남북 합의문에 대한 북측의 독단적 ‘해몽’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박정희 정부 때인 지난 1972년 오늘, 남북은 7·4공동성명을 공표했다. 자주·평화·민족 대단결 등 통일 3원칙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해석은 천양지차였다. 북한이 말하는 ‘자주’는 ‘남한은 미국의 식민지’라는 전제를 깔고 있었다.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논리로 활용됐음은 물론이다. ‘민족 대단결’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대남전략인 ‘통일전선’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책임 있는 당국 간 협상을 우선하는 우리의 문법과는 너무 달랐다. 민관 구분이 안 돼 일사불란한 북한 세습체제와 달리 여야나 민간단체별로 다른 목소리를 내기 마련인 우리 체제에서 남북 간 합의 이후 남남 갈등이 되레 증폭되는 배경이다. 남측이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을 반쯤 수용한 6·15공동선언 제2항을 보라. 이 조항의 인정 여부를 놓고 여태껏 우리 내부의 보수와 진보, 여와 야가 딴소리를 하고 있지 않은가. ‘서해 공동어로수역 설정’ 협의 약속을 포함한 10·4선언 이행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로 인한 남남 갈등은 극심해지면서 통일로 가는 여정은 한층 험난해 보이는 요즘이다. 북은 체제 유지를 위해 핵 개발에 매달리면서 문을 닫아걸고 있는데도 말이다. 거창한 수사로 버무린 합의가 통일 열차의 엔진 구실은커녕 남쪽 승객들 간 드잡이의 빌미만 되고 만 꼴이다. 독일은 달랐다. 민족성 자체가 건조하고 실용적이어서인지 양독 간 합의문은 언제나 실질적이었다. 서독은 일정 수준 이상의 경협이 동독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보다 기울어져 가는 동독 정권을 강화해 분단 고착화를 초래할 것을 경계했다. 서독은 경제 지원을 지렛대로 동독주민의 여행 자유화와 인권 개선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해 관철해 나갔다. 심지어 동독 내 정치범 석방을 대가로 서독 마르크화를 지급하겠다는 비밀 합의가 있을 정도로 디테일에 강했다. 반면 수십조원의 대북 경협 ‘약속어음’을 발행한 10·4선언문은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협의하기로 했다”는 등 막연한 예고편으로 채워졌다. 정작 북한으로 하여금 약속을 이행토록 해 개혁·개방을 이끌 구체적 수단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처럼 남북 간 엄청난 합의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분단 극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비밀은 이런 데서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여기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향후 남북회담에서 화려한 수사보다 하나씩 구체성 있는 합의를 해 쌍방의 실천을 담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논설실장 kby7@seoul.co.kr
  • 대구 두류공원에서 치맥 한잔 할까요?

    대구 두류공원에서 치맥 한잔 할까요?

    대구는 치킨의 본고장이다. ‘교촌치킨’, ‘땅땅치킨’, ‘호식이 두 마리치킨’, ‘멕시카나’, ‘처갓집 양념통닭’, ‘스모프’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대구에서 창업한 토종 업체이다. 이들 업체 중 교촌, 호식이 두마리, 땅땅치킨, 멕시카나 등 4곳이 전국 상위 30개 프랜차이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같이 대구가 치킨 프랜차이즈의 산실이 된 것은 양계업의 발달 때문이다. 대구와 인근 경북에는 양계장들이 많다. 이들 양계장은 치열한 생존경쟁을 통해 좋은 품질의 닭고기를 시중에 내놓는다. 이런 닭고기를 앞세워 대구의 치킨프랜차이즈들이 전국을 호령하고 있는 것이다. 치맥페스티벌이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대구 두류공원보조경기장에서 열린다. 치킨의 ‘치’와 맥주의 ‘맥’을 뜻하는 축제다. 18개 치킨 프랜차이즈와 2개 맥주회사 등 모두 23개 업체가 참가하고 80여개 부스가 설치된다. 대구시는 전국에서 1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한다. 18일 오후 7시 전유성씨가 대표로 있는 철가방극단의 ‘닭 위령제’로 행사가 시작된다. 이어 화려한 개막공연댄스동아리 배틀, 대구·경북 대학밴드 대행진, 힙합DAY, 취중진담 프러포즈 등이 이어진다. 또 치킨요리 경연대회와 치킨과 맥주 시음행사를 비롯해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국내 인기가수 10여팀이 참여하는 치맥 힙합 & 폭 콘서트는 물론 대북공연, 남사당줄타기, 봉산탈춤 등 지역전통문화 공연, 게릴라 콘서트, 아줌마 팔씨름대회, 어린이 댄스대회, 코스프레 경연대회, 길거리 마술 등도 마련돼 있다. 참가 업체들도 할인판매와 경품제공 등으로 축제분위기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역프랜차이즈인 치킨에너지㈜는 치맥페스티벌 참가를 기념해 행사 기간 동안 행사장 부스에서는 물론 가맹점에서도 1만 5000원짜리 메뉴를 5000원에 할인 판매한다. 치킨주문 시 페스티벌 초대권도 증정한다. 땅땅치킨은 경품으로 ‘BMW 미니쿠페’ 자동차를 내걸었다. 응모권은 땅땅치킨 전국 매장에서 받을 수 있으며 치맥축제장에서도 응모할 수 있다. 이 행사는 무료이며 맥주와 치킨을 무료로 시음, 시식할 수 있다. 교촌치킨은 10t의 시식용 닭을 준비한다. 일부 메인무대에서 진행되는 공연은 지정좌석제이므로 초대권이 필요하다. 초대권은 각 참가 업체들로부터 받을 수 있다. 치맥을 즐길 수 없는 청소년과 어린이들을 위해 별도로 치킨과 콜라 파티를 열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치킨의 본고장인 대구에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치맥페스티벌이 열린다”면서 “앞으로 이 페스티벌이 대구를 대표하는 행사가 되도록 다양한 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반쪽’ 6월국회

    6월 임시국회가 다음 달 2일 폐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여야의 당초 다짐과 달리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당초 민생·대선공약 입법, 일자리 창출, 경제민주화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약자 보호를 표방하며 ‘일하는 국회’에 대한 약속으로 시작했지만,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국정조사를 놓고 씨름을 거듭하다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원문 공개와 새누리당의 대선 전 원문 입수 의혹, 민주당의 녹음 파일 불법 유출 파문 등 정쟁으로 얼룩진 회기의 막을 내릴 태세다. 의원 겸직 금지 등 특권 내려놓기 법안, 새누리당 대선 공약인 ICT 진흥 특별법의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의결 등 부분적인 성과도 거두기는 했다. 하지만 상임위원회별로 파행이나 진통을 겪으면서 주요 법안 다수는 이번에도 빛을 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에서 논의 중인 상설특검·특별감찰관제 도입 법안은 여야 입장차가 커서 6월 처리 여부가 불투명하다. 당초 6월 처리를 목표로 했지만 여당은 정치적 의혹 사건 발생 시 신속히 특검을 임명하는 ‘제도특검’을, 민주당은 별도 조직·인력을 갖춘 ‘기구특검’을 각각 고집하고 있다. 환노위도 6월 국회의 뇌관이었던 노동 쟁점 법안들을 다음 회기로 넘겼다. 정리해고 요건 강화, 통상임금 산정방식 변경 등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여론의 관심이 쏠렸던 ‘가습기 살균제 흡입독성 화학물질에 의한 피해 구제법안’도 처리되지 못했다. 경제민주화 분야에선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이 통과됐지만 기존 불공정 거래 행위 금지 조항을 보강하는 쪽으로 축소되면서 ‘후퇴’ 논란이 일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오늘의 눈] 일자리 빼앗는 토호와 ‘어둠의 심연’/이천열 메트로부 부장급

    [오늘의 눈] 일자리 빼앗는 토호와 ‘어둠의 심연’/이천열 메트로부 부장급

    영국 작가 조지프 콘래드는 ‘어둠의 심연’(heart of darkness·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에서 문명 혜택을 받은 사람도 얼마나 쉽게 야만의 세계에 빠지는지를 그렸다. 유럽의 앞선 교육을 받은 지식인 커츠는 아프리카 오지 교역소 주재원으로 있으면서 온갖 수단을 동원해 무자비하게 상아를 긁어모으고, 원주민을 총으로 제압해 살아 있는 신으로 군림한다. 잔혹한 약탈자이자 독재자인 커츠가 만든 그곳은 암흑세계 그 자체다. 경찰관 등 그 어떤 견제 수단이 없는 오지의 공간에서 문명인 커츠는 야만적인 인간의 본성을 맘껏 드러낸다. 26일자 ‘일자리 빼앗는 토호들’ 기사를 쓰면서 이 소설을 읽을 때처럼 착잡했다. 장마와 무더위가 변주하는 후덥지근한 기후가 짜증을 보탰다. 커츠가 군림했던 아프리카의 기후를 닮아서일까. 커츠의 범죄와 대등하게 볼 악은 아니지만 그 은밀한 행위가 공정 사회를 야금야금 좀먹는 것이어서 마냥 두고 볼 일은 아니다. 요즘 같은 악조건에서도 아직 취업을 못 한 이들은 온몸이 흥건히 젖도록 땀을 흘리고 있다. 방학에도 방방곡곡 대학 도서관과 학원에 꼭두새벽부터 나와 책과 이력서와 씨름하고 있다. 그렇다고 취업이 기약된 것도 아니고, 수없이 좌절을 반복하며 참담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기자도 그런 과거가 있어 더 처연하다. 이들의 정직한 땀 냄새와 한숨이 진동하는 공간을 비켜난 또 다른 공간에서는 토호들의 부정 취업 음모와 가증스러운 환호가 떠돌고 있을 것이다. 알량한 권력으로 가족과 친인척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 인사권자를 으르고 달랠 그 현장이 눈에 보이는듯 선하다. 은밀한 그곳에서는 온갖 교묘하고 뒤틀린 편법이 동원될 게 뻔하다. 거래는 음침하고, 부모와 자식이 공범이 되는 것도 서슴지 않는 장면을 생각하면 흉악하기까지 하다. 부의 대물림보다 더 음흉한 수법으로 수많은 일자리가 피붙이에게 제공되는 기현상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얼마 안 되는 성공과 권세, 거짓된 명성을 앞세워 일자리를 빼앗는 과정을 모호하게 꾸미고 그럴듯하게 포장할 뿐이다. 자격과 실력을 따지지 않는 불공정 게임이 취업을 좌우한다면 사회는 불만으로 가득 차고 혼탁해진다. 커츠가 유럽행 증기선을 타고 가다 다시 정글로 도망치는 야만성을 버리지 못하듯 토호들의 부정 취업도 단숨에 사라질 문제는 아니다. 그 열매가 달콤하고 중독성이 강해서인지는 모르겠다. 문제는 토호 본인도, 사회 분위기도 큰 죄로 보지 않고 관행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수입과 안정을 제공하는 질 좋은 일자리를 빼앗는 일이 과연 돈 몇푼 훔친 죄보다 가볍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걸 끊으려면 시민이 지켜보고 내부자 고발이 있어야 한다. 이에 앞서 공익과 정의를 위한 내부 고발은 ‘배신이 아니다’라는 공감대가 필요하다. 정부도 나서야 한다. 작은 권력을 누르는 것은 큰 권력이다. 그리하여 죽음을 맞으면서 “끔찍해. 끔찍해!” 하고 통렬히 자기 반성을 하는 커츠의 외마디를 일자리 훔치는 토호에게도 듣고 싶다. sky@seoul.co.kr
  • [오늘의 경기]

    ■프로야구 ●SK-넥센(목동 XTM·SPOTV) ●삼성-한화(대전 SBS-ESPN·IPSN) ●두산-KIA(광주 MBC스포츠+) ●NC-롯데(사직 KBSN스포츠·SPOTV2 이상 오후 6시 30분) ■씨름 제67회 전국선수권대회(상주체육관)
  • 서울 자치구 유일 동작구 씨름단 승승장구 화제

    서울 자치구 유일 동작구 씨름단 승승장구 화제

    “서울 동작구 씨름단은 서울 씨름계의 자부심 그 자체입니다.”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씨름단을 갖춘 동작구의 활약이 눈부시다. 선수 11명으로 구성된 동작구 씨름단이 2000년 12월 창단 이후 매년 장사 씨름대회에서 장사를 배출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어서다. 최근 충남 청양군민센터에서 열린 IBK 기업은행 2013 청양 단오장사씨름대회 한라급(110㎏) 장사 결정전에서 김보경이 생애 두 번째 타이틀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경북 상주 추석장사씨름대회에 출전한 구자원이 태백장사에 올랐다. 2011년에는 전남 여수에서 열린 추석장사씨름대회에서 장성복이 백두장사를 거머쥐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장성복은 2011년 한라, 통합장사 정상에 우뚝 선 데 이어 천하장사 1품을 차지한 주인공이다. 매년 장사를 배출하는 동작구 씨름단의 비결은 무엇일까. 2000년 창단 이후 지금까지 씨름단의 수장으로서 선수들을 지휘하는 최진환 감독은 동작구청의 전폭적인 지원, 주민들의 열렬한 응원, 선수들의 적극성 및 성실성 등을 꼽았다. 동작구 씨름단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아침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노량진 배수지 시민공원에 있는 훈련장에 모여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하루 훈련을 시작한다. 최 감독은 “서울에서 유일한 자치구 운영 씨름단이다 보니 선수들 사이에서 애향심과 소속감이 각별하다”며 “특히 동작구에서 각별한 관심을 갖고 씨름단을 지원해주는 것은 물론, 주민들이 성적 저조 땐 애정을 담은 질책과 성원을 보내주셔서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꼭 동작주민이 아니더라도 동작구 씨름단이 서울지역의 유일한 자치구 씨름단이다 보니 1년에 10번 이상 있는 경기의 중계방송을 본 서울시민들의 응원도 상당하다”면서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선수들이 땀방울을 흘리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내 동작구 씨름단의 명성을 이어가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선수들의 의지도 여느 프로에 뒤지지 않는다. 선수 11명은 “앞으로 있을 각종 씨름 대회에 출전해 동작구 씨름단 명예는 물론이고 서울 지역의 유일한 자치구 씨름단으로서 좋은 성과를 거두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지금&여기] 숫자 뒤에 숨은 열정/임병선 체육부 부장급

    [지금&여기] 숫자 뒤에 숨은 열정/임병선 체육부 부장급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죠?” 늘 스포츠에 시큰둥해하는 딸이 물었다. 이승엽(삼성)의 사상 최다 홈런 신기록이 터진 날, 한국야구위원회(KBO) 근무를 마친 뒤 귀가해 텔레비전을 시청하다 받은 질문이다. 눈을 뜨자마자 축구와 미국야구 생중계를 지켜보고, 뒤 이어 KBO에서 프로야구 네 경기를 동시에 시청하며 기사 쓰고 돌아온 참이었다. 그러고도 잠 안 자고 또 야구 프로그램 보고 있느냐는 지청구였다. 딸아이를 납득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미 0시가 한참 넘은 시간이었기에. 딸의 말대로 야구 기록이나 승부의 결과 같은 것에 관심 없는 이들에겐 체육면 기사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숫자의 나열일 뿐이다. 그게 생활에 어떤 도움이 된다고? 그딴 거 누가 관심이나 있을까? 이런 반응들 말이다. 이승엽이 앞으로 치고 싶다고 밝힌 400개 홈런을 13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프로야구(MLB)에서 달성한 타자가 몇이나 될까? 그의 기록을 따라잡을 이가 현재로선 없어 보이기에 역사적 유물이 될지도 모르는 홈런 볼은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게 될까? 스포츠 담당 기자들은 관심 없는 이들이 점수 내서 이겼으면 그만이지 하고 넘어가는 것들, 예를 들어 이승엽이 상대 투수의 몇 번째 공을 쳤는지, 구속은 시속 몇 ㎞였는지, 얼마나 날아갔는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갔다고 쓰는 게 맞는지 등을 따지고 재고 입씨름하곤 한다. 그런데 기자들이 이런 숫자의 나열 뒤에 정작 전달하고 싶어하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선수나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들의 땀과 눈물이다. 1년 5개월 앉아 있던 데스크를 떠나 그라운드에서 만난 그네들의 순수한 열정이 새롭고 절실하게 다가온다. 이승엽의 신기록이 나올까 싶어 찾은 지난 19일 인천 문학구장. 1루 관중석에서 만난 왕년의 해태팬 얘기가 간절하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지 1년 만에 기적적으로 회복해 이날 처음 구장을 찾았다는 그는 척 보기에도 행동거지가 느릿해 병마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것 같았다. “병원에서도 텔레비전 중계를 지켜보곤 했지만, 선수들 뛰는 것 직접 보면서 함께 구르고 소리지르는 것만 하겠어요?” 기자와 동료들이 마감과 지면 제약에 쪼들리며 활자로 다 풀어내지 못한 이런 얘기들을 딸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참 어려워 보인다. bsnim@seoul.co.kr
  • ‘안 웃는 남자’ 최강희 “멋지게 끝내고 활짝 웃겠다”

    ‘안 웃는 남자’ 최강희 “멋지게 끝내고 활짝 웃겠다”

    “불안 요소를 걷어내고 멋지게 마무리하겠다. 내일은 활짝 웃겠다.” 골 장면에서도 무표정으로 일관해 안면마비가 아니냐는 소리까지 들었던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이 ‘큰 웃음’을 예고했다. 최 감독은 17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내일 경기가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인 만큼 결과와 내용에서 모두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면서 “(옆에 있는) 김신욱(울산) 선수가 골을 넣으면 활짝 웃겠다”고 여유를 보였다. 선발이 유력한 스트라이커 김신욱은 “지난해 테헤란 원정에서 우리가 압도하고도 여러 변수로 아쉽게 패했다”면서 “번지르르한 말보다는 내일 그라운드에서 직접 행동으로 보여 주겠다”고 의욕을 다졌다. A조 1위(승점 14·4승2무1패)인 한국은 이란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내년 월드컵에 직행한다. 만에 하나 지더라도 같은 시간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대파하지 않는 한 브라질행이 유력하다. 하지만 이란과의 경기가 답답하게 제대로 안 풀린다면 감동과 환희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비기거나 지면서 월드컵에 나갈 경우 ‘아시아 맹주’라는 축구의 위상마저 흔들리게 된다. 최 감독이 “총력을 다해 제대로 붙겠다. 내용도, 결과도 만족스러운 경기를 하겠다”고 벼르는 이유다. 설욕의 의미도 있다. 이란은 최종예선에서 한국에 유일한 패배를 안겼던 팀. 역대 전적에서도 9승7무10패로 뒤져 있다. 지난해 10월 최종예선 테헤란 원정에서 0-1로 졌던 건 여전히 악몽으로 남아 있다. 이란은 당시 한국에 열악한 연습구장을 내주고, 가까운 거리를 돌아가게 하는 등 푸대접했다. 월드컵 예선을 비롯해 아시안컵, 아시안게임 등 승부처마다 한국과 격돌해 온 라이벌인 만큼 이번 기회에 콧대를 눌러 줄 필요가 있다. 빅매치를 앞두고 불붙은 입씨름은 이날도 계속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경기감독관이 기자회견장을 찾아 과도한 설전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이란 기자들은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 이란 기자가 “FIFA는 축구를 ‘뷰티풀게임’이라고 하는데 왜 자꾸 이란을 공격하냐”고 물었고 최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페어플레이는 당연하다. 이란 감독이 심한 얘기를 먼저 했고 난 그 부분에 코멘트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최 감독은 “심리적으로 쫓기면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란이 그런 것 같다”고도 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설욕, 복수 같은 건 축구로 보여 주겠다”면서도 “내일 경기가 끝나면 최 감독과 유니폼을 바꿔 입고 싶다”고 했다. ‘에이스’ 자바드 네쿠남은 “난 나라를 위해선 피와 눈물은 물론 목숨까지 바칠 수 있다. 다만 설전 대신 이젠 축구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어와 영어, 페르시아어(이란말)의 이중 통역으로 말의 뉘앙스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데다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까지 겹쳐 양측의 오해는 극에 달해 있다. 최강희호는 16~17일 이틀 동안 이례적인 비공개 훈련으로 뾰족하게 창을 다듬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한 베테랑 김남일(인천)-곽태휘(알샤밥)도 참여해 후배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감독은 “어제 훈련을 마치고 베스트11 윤곽이 결정됐다”면서 “3주간 훈련·실전을 통해 몸상태, 집중력, 팀 밸런스가 좋아졌으니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울산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5m앞에 30m 길이 원형제방 공사 또다른 ‘암각화 훼손’ 논란 우려도

    5m앞에 30m 길이 원형제방 공사 또다른 ‘암각화 훼손’ 논란 우려도

    10여년간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보존 대책을 놓고 씨름하던 울산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 문제가 이동식 투명댐인 ‘카이네틱댐’(조감도) 설치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하지만 국내에는 건설된 적이 없는 카이네틱댐을 반구대 암각화 보존의 해법으로 내놓은 데다 댐 건설을 위해 암각화 바로 앞에서 철근을 이용한 기초공사를 벌여야 해 또 다른 암각화 훼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16일 합의안으로 공개한 카이네틱댐은 수위 변화에 따라 높이 조절이 가능한 고강도 투명막 댐이다. 문화재청은 카이네틱댐을 구성하는 폴리카보네이트가 합성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강화유리보다 내구성이 150배 이상 강하다고 설명했다. 또 조립과 해체가 용이해 기존 자연환경의 변형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댐은 건축가인 함인선 한양대 교수가 암각화 보존 대책으로 최근 제안한 것이다. 대학 제자들과 함께 구상해 냈다. 이런 탓에 카이네틱댐은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검색 사이트에서도 표제어로 검색되지 않는다. 이 댐이 수면 위로 등장한 것은 지난달 말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문화재청의 정책 포럼에서였다. 포럼의 긴급분과 회의에서 카이네틱댐 건설과 임시 흙막이를 통한 보존조치, 강화 아크릴을 활용한 차수방안 등이 거론됐다. 학계와 정치권에서 제시해 온 차수방안 가운데 세 가지를 추려낸 것이다. 세 가지 안은 전문가들로부터 모두 부정적인 의견을 들었고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 중 여당 지도부의 추천을 받은 카이네틱댐 건설안은 암각화 앞 모랫바닥에 철근을 이용한 기초공사를 한 뒤 약 30m 길이의 원형 제방을 쌓아야 해 암각화 훼손 가능성이 높다는 소리를 들었다. 당시 회의에서 조홍제 울산대 토목학과 교수는 “‘암각화 앞 80m 지점에 생태 제방을 쌓자’는 울산시 안을 소음과 진동이 우려된다며 거절했던 문화재청이 어떻게 암각화 바로 앞 5m 지점에 철근 기초공사를 하자고 제안하는지 놀랐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카이네틱댐 건설안은 이 밖에 암벽과 맞닿는 측면의 방수 처리가 암각화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문화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앞서 울산시의 유리벽을 이용한 임시제방 건설안은 문화재심의위원회에서 부결된 바 있다. 이런 배경에서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국무총리실 중재로 극적 합의에 이른 데는 정치권의 압력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루빨리 반구대 암각화 문제를 해결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와 울산에 지역구를 둔 여당 의원들의 입김이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협약을 맺은 울산시는 문화재청의 카이네틱댐 설치안을 반기는 분위기다. 울산시 측은 “앞으로 현장 지질조사 등 기술적인 검토를 거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댐은 전문가들의 지반조사, 구조안전성 평가, 사전 테스트 등을 거쳐 건설이 최종 결정된다. 건설비는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각각 70%, 30%를 부담한다. 서울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가장 좋은 작품은 멋부리지 않고 미친 듯이 그린 것”

    “가장 좋은 작품은 멋부리지 않고 미친 듯이 그린 것”

    “어린이는 모두 천재다. 함부로 재단하고 가르치면 안 된다. 할아버지가 시인이셨는데 어려서부터 내게 뭘 가르치려 하지 않으셨다. 뭐든지 지저분하게 엉망으로 (그림을 그리도록) 내버려 두셨다. 요즘 교육방식대로라면 난 (모교인)서울대 미대에 입학하지도, 화가가 될 꿈조차 꾸지도 못했을 것이다.” 올해 77세인 ‘설악산 화가’ 김종학 화백이 12일부터 새달 7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희수(喜壽)기념 개인전을 연다. 전시에는 초창기 인물화부터 목판화, 회화 등 60여점을 내건다. 그는 “돌이켜보면 20, 30대는 뭐가 뭔지도 모르고 그림을 그렸고 마흔이 넘으면서 조금 알게 된 것 같다. 50대가 돼서야 내 작품이 눈에 보였고, 되돌아보니 예순은 넘어야 화가가 된다던 우리 할아버지 말씀이 맞더라”고 했다. 이어 “멀고도 험한 창작의 도(道)를 향해 죽는 날까지 붓질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1962년 서울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한 김 화백은 ‘천재화가’로 불렸다. 네 살 때 연필을 쥐자마자 그림을 그렸다. 자신을 스스로 ‘추상적 사실화가’로 부르며 지금도 물감을 섞는 팔레트를 쓰지 않는다. 대형 화폭을 땅에 펼쳐 놓고 밑그림 없이 원색의 물감을 그대로 짜내 붓으로 쓱쓱 그려낸다. 머릿속에 담긴 사물의 형상을 강렬한 색감으로 표현한다. 그는 “다양한 색깔의 물감을 갖춰 놓고 되도록 섞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술이 과연 옳은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시대 화가인 장승업의 예를 들어 “가장 좋은 작품은 화가가 멋부리지 않고 미친 듯이 그린 것”이라고 했다. 장르와 형식, 표현기법에 사로잡힌 현대미술에 대한 우회적 비판이다. 50년째 전업작가로 살아온 김 화백의 별명은 ‘도깨비’다. 혼자 있길 좋아하고 열중하는 데 재주가 있다는 뜻이다. 평생 자연의 신비에 취해 외딴곳에서 미술과 더불어 살아온 덕분이다. 설악산에 들어간 지도 올해로 34년째다. “설악산에 간 것이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었죠. 맨드라미, 할미꽃이 마음의 싹을 움트게 하는 자태들에 잠시라도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1980년대 추상화가 화단을 지배할 때 그는 ‘타락한 화가’로 불렸다. 꽃그림을, 그것도 달맞이꽃처럼 밤에만 피는 꽃을 그렸기 때문이다. “달맞이꽃은 밤 12시쯤 되면 뭉쳐 있던 봉오리가 핑그르르 돌아 피어납니다. 옆에서 보니 할미꽃도 참 예쁘더군요.” 요즘도 설악산 작업실에서 하루 10시간쯤 화폭과 씨름한다. 치열한 외로움과 골동품 수집이 김 화백에게는 삶의 원동력이다. 30대 초반부터 농기구와 목기를 수집했다. 값이 싼 데다 조각품 같아서 선조의 미학을 배우기 좋았다. 수집품 가운데 300여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진정’(眞情)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선 그가 “마누라 몰래 사 모았다”는 알토란 같은 전통 농기구 수집품도 만날 수 있다. 희수에 노 화백은 또 다른 미술인생을 준비하느라 마음이 바쁘다. 힘이 느껴지는 목판 작업에 새롭게 도전하거나 조각으로 인물이나 물고기를 표현해 보고도 싶다며, 말 그대로 노익장을 거침없이 자랑했다. 글 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창극이라고 틀에 갇혀 있을 수 없다…성소수자라는 화두 당당하게 던지겠다”

    “창극이라고 틀에 갇혀 있을 수 없다…성소수자라는 화두 당당하게 던지겠다”

    지난 5월 국립창극단은 그리스 비극 ‘메디아’를 창극으로 무대에 올려 공연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그동안 판소리 다섯 바탕 등을 기반으로 했던 창극을 현대화하려는 노력이었다. 그런 국립창극단이 또 한번 새로운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는 10대 성소수자 이야기인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2006년)를 원작으로 한 ‘내 이름은 오동구’다. 오는 8일 첫 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인 남인우(39) 연출과 주연배우 최호성(26)을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만났다. ‘내 이름은 오동구’는 국립창극단의 청소년창극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이다. 사천가, 억척가 등 창극과 ‘소년이 그랬다’ 등 아동·청소년극을 여러 편 연출한 남인우가 연출을 맡았고, 국립창극단의 신입단원인 최호성이 주연 ‘오동구’ 역을 맡았다. 여자가 되고 싶어 하는 소년이 성전환수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샅바를 잡는다는 스토리는 영화 개봉 당시에도 화제가 됐다. 전통 창극이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것은 부담이 될 듯도 하지만 남인우 연출은 아무렇지 않다는 반응이다. “창극이라고 해서 틀에 갇혀야 하는 건 아닙니다. 성소수자라는 화두를 사회에 던지는 것은 ‘국립’인 창극단이 가질 수 있는 공공성이에요.” 성소수자의 문화와 고민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필수적이었다. 배우들은 최근 동성 애인과의 결혼을 발표한 영화감독 김조광수를 초빙해 성소수자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최호성은 이태원의 트랜스젠더 바에 직접 가보기도 했다. “처음에는 퇴폐적인 분위기일 것 같아 망설여졌는데, 트랜스젠더 쇼가 시작된 후 5분 만에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어요.” 그가 본 것은 원작이 전하려 했던 동구의 당당함이었다. “트랜스젠더들은 마치 아무도 자신을 보지 않는 것처럼 열정적으로 춤을 추고 있었어요. 성소수자고 아니고를 떠나 자신의 정체성을 좁은 공간에서나마 불태우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박수를 쳤어요.” 주제뿐 아니라 음악에서도 전통 창극의 변화를 시도했다. 팝스타 비욘세를 꿈꾸는 동구는 비욘세의 춤을 추며 ‘싱글레이디’를 부른다. 탬버린, 트라이앵글 같은 타악기와 기타, 드럼 등 현대 악기들이 등장한다. 그러면서도 아빠가 포클레인을 몰고 굉음을 내며 등장하는 장면과 동구가 씨름을 하는 장면에서는 판소리 고유의 묘미를 최대한 살렸다. 배우들의 씨름 실력은 용인대 교수들이 직접 전수해 준 것이다. 침체에 빠진 씨름의 부흥을 위해 교수들이 팔을 걷어붙였다는 후문이다. 이는 작품의 주제와도 연관된다. “그저 성소수자뿐 아니라 어느 누구든 자신의 자아를 지키며 살아가는 용기와 희망을 청소년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남 연출은 강조했다. 오는 18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단 KB청소년하늘극장. 2만~3만원. (02)2280-4114.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몽골에 전통가옥 지어준 수출입銀

    몽골에 전통가옥 지어준 수출입銀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의 외곽 바얀주르크구(區) 차이츠 지역의 게르(ger·몽골의 이동식 주택)촌. 지난 20일 수출입은행의 봉사단 10여명이 2m가량 되는 70여개의 나무 막대와 씨름을 했다. 나무 막대 하나하나를 게르 가운데의 기둥 지지대가 받치고 있는 원형 나무의 홈에 끼우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장익환 수은 사회공헌팀장은 “그래도 땅을 골라 바닥을 평평하게 만드는 과정보다는 힘이 덜 든다”고 말했다. 나무 골조가 완성되자 다음 작업은 쉬웠다. 양털을 압축한 펠트를 나무벽에 몇 겹 두르고 나무 골조에는 비닐과 하얀 천을 덮었다. 2시간이나 걸린 땅 고르기 작업부터 게르 완성까지 4시간가량이 걸렸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남미성 수은 무역금융부 부부장은 “나무로 이렇게 짧은 시간에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게르는 유목민인 몽골인의 특성을 고려한 주택이다. 반나절이면 철거나 조립을 해 이동할 수 있고, 100만원 상당인 재료도 계속 쓸 수 있다. 하지만 이 게르가 도시로 들어왔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 겨울이면 영하 52도까지 떨어진 ‘차강조드’(하얀 재앙)라 불리는 재해로 유목민의 20%가 가축을 잃었다. 먹고살 수단을 잃은 유목민은 게르만 들고 상경해 도시 빈민으로 전락했다. 수은 봉사단 20명은 20~22일 한·몽골 문화복지센터와 연계해 게르를 짓고, 청소년들에게 우리나라의 전통놀이를 가르치고 몽골의 전통놀이를 배웠다. 2010년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수은은 우리나라 정부가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집행기관이다. 지금까지 몽골에 지원된 EDCF는 총 716억원이다. 국립의료원 건립을 위해 대기 중인 619억원까지 합하면 1335억원이다. 수은은 개발도상국에 자금뿐 아니라 직원들의 봉사도 지원하고 있다. 직원들의 현지 사정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현지 사람들의 우리나라에 대한 호감도도 높이기 위해서다. 2009년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네팔, 베트남 등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다. 울란바토르(몽골)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월급 200만~300만원 일자리… 환상을 깨라”

    “월급 200만~300만원 일자리… 환상을 깨라”

    “매달 200만~300만원을 받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란 수도권 명문대 학생들도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환상을 확실하게 깨는 것, 취업 지도의 첫 단계는 학생들의 눈높이를 낮추는 것에서 시작해야죠.” 지난해 12월 세명대 한국어문학과에 임용된 권도경(40·여) 교수의 별명은 ‘취업 전도사’다. 채 반 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문화콘텐츠 및 보안회사인 ‘이노스텍’에 매년 이 학과 졸업생 5명의 채용을 보장받았고 2명은 스토리텔링 회사와 게임회사에 취업시켰다. 국내 최대 게임회사인 ‘넥슨’과도 졸업생의 정기적 채용이 확정 단계에 있다. 학과생 40명 중 진학을 원하는 졸업생을 제외하면 상반기 중 대부분 취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세명대에서의 성과는 권 교수 이력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화여대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한 권 교수는 2002년부터 이대, 단국대, 선문대, 동의대 등에서 강의와 연구를 하다 2010년 대전대에 자리를 잡았다. 권 교수는 “취업을 책임져 준 학생들이 4대보험이 되는 유급 인턴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모두 287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 ‘청년 실업’이 고착화된 시대에 각 대학이 앞다퉈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는 ‘한국어’ 전공 졸업생을 권 교수는 어떻게 기업에 ‘팔고’ 있는 것일까. 권 교수는 15일 “취업도 대학교수의 의무이자 교육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대학 교육이 졸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졸업생을 보내 학교에서 배운 것을 제대로 써먹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도 교수의 일이라는 것이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니 ‘사람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형성다. 그는 “네트워크를 혼자만 알고 있을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나눠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어 전공을 활용할 수 있을 법한 회사라면 어디든지 전화를 하거나 찾아가 접촉한다. 매일 10곳 이상의 기업에 전화하는 것이 이제 일과가 됐다. 특히 권 교수는 학생들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공모전’을 주로 활용한다. 이대 강사 시절부터 현재까지 권 교수의 제자들이 각종 공모전에서 입상한 횟수는 500회가 넘는다. 권 교수는 “공모전은 학생이 기업에 능력을 보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실제 취업을 위해서는 세밀한 작업이 진행된다. 학생이 원하는 방향을 설정한 뒤 취업이 가능한 회사에 대한 보고서를 쓰게 한다. 이를 회사에 제안하고 거부당하면 다시 고쳐 제안하기를 반복한다. 그는 “학생들이 하기 싫다고, 어렵다고 포기하면 ‘일단 회사에 들어가서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다른 길을 생각해도 늦지 않다. 너희들은 10년 동안 도전해도 나보다 여전히 10년 젊다’고 달랜다”면서 “잔소리를 하면서 같이 씨름하다 보니 애들이 나를 엄마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교수가 권 교수처럼 학생들의 취업 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학 측의 취업 장려에 따른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교수도 종종 있다. 현재 교육부는 대학평가에 취업률을 핵심 지표로 활용한다. 재정지표 등 개선이 쉽지 않은 다른 지표들보다 단시일에 끌어올릴 수 있는 취업률에 대학들이 목을 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부 대학에서는 교수별 학생 취업 실적을 전광판에 게시하거나 비정규직 교수들이 원로 교수에게 자신의 실적을 상납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권 교수는 “연구와 교육을 잘하는 것이 교수의 본분이라면 사회적 인맥이 쌓일 수밖에 없는 훌륭한 교수는 취업도 잘 시킬 수 있다”면서 “교수가 학생들에게 열심히 살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학생들이 결코 따라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박근혜와 스마트파워/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박근혜와 스마트파워/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박정희 전 대통령은 불시 시찰로 유명했다. 공사 현장과 정부 부처는 물론, 서울 홍릉의 한국과학기술원 등 과학연구기관들을 불쑥 찾아가 밤늦게 실험기기들과 씨름 중인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금일봉까지 놓고 가곤 했다. 최고 권력자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현장 중시는 당시 과학기술인들에게 힘이자 긍지로 작동했다. 전자공학을 전공해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와 애착이 남다른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라는 기치를 들고 나왔다. 용어 혼선은 있지만 융합을 통한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 창출이란 말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중후장대한 장치산업과 관료화된 거대 기업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과 발전을 얻기 어렵다는 고민과 판단이 깔려 있다. 휴대전화가 컴퓨터를 대신하고, 자동차가 기계제품이라기보다는 전자제품이 돼 버린 시대에 창조경제란 어젠다는 시대 변화의 방향을 담아야 한다. 옛 질서와 틀을 허물면서 정치·경제 패러다임을 바꿔 나가는 시대 변화를 어떻게 창조 경제 속에, 새 정부의 국정 과제 속에 담아낼지가 당면 과제다. 융합과 새로운 가치는 다른 시각, 다양한 의견의 충돌과 화학반응 속에서 이뤄진다. 창조경제가 꽃피고 국가적 에너지로서 작동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상하이가 미국 뉴욕이나 영국 런던처럼 국제금융의 1번지가 되기 힘든 것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투명성이 부족하고, 자유로운 정보 흐름이 차단돼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창조경제의 성공 여부도 돈이나 행정 지원보다는 이를 떠받치는 사회적 조건과 풍토에 더 영향을 받는다. 애플과 구글이 ‘닫힌 사회’에선 나올 수 없고,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도 자발성과 자율, 도전과 파격을 용인하는 패자 부활의 사회에서만 태어날 수 있었던 것과도 같다. 새 정부는 ‘칸막이를 넘어선 부처 간 협업’을 강조했지만 민간과의 소통, 사회적 자발성을 보장하는 조력자로서의 정부 역할 확립이 더 시급하다. 그렇지 않고선 창조경제 프로젝트는 자칫 관료의 권한과 간섭을 늘리고, 유연함과 창의성이 핵인 21세기 사회경제 생태계를 어지럽힐 수 있다. 수조원씩의 연구개발비 분배 권한을 손에 쥔 교육부 등 일부 부처가 어떻게 대학과 과학기술자들에게 상전이 됐고, 연구개발 생태계의 포식자가 됐는지는 새삼 따질 필요도 없다. 박 대통령은 퇴근 뒤 숙소에 돌아가서도 밤늦도록 각종 보고서와 자료들을 읽고 숙고한다고 한다.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보고서는 각 단계를 거치면서 조정되고 다듬어진 것들이다. 민초들의 불만과 입장이 빠지기 쉽고, 듣기 싫은 소리도 윤색되기 쉽다. 현장에 있기 어려운 대통령에게 청와대가 ‘국민의 사랑방’이 될 정도로 각계각층을 만나고 국민과 소통하는 장소가 됐으면 한다. 청와대가 고인 물이 아니라 여론과 의견이 흐르고 넘치는 그 수준만큼 현장과 시대 요구를 읽는 지도자의 눈도 열릴 것이다. 지도자가 변화와 시대적 맥락을 읽어낼 때 창조경제도 스마트파워로 꽃필 수 있다. 창조경제는 글로벌 정보통신시대의 정치·사회적 배경과 조건을 지닌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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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일수 樂山樂水] 창조를 자극하는 시련

    [김일수 樂山樂水] 창조를 자극하는 시련

    잔인한 달, 사월이 지나고 오월이 왔다. 며칠 후면 국보 1호, 숭례문이 복구를 끝내고 다시 우리 곁으로 다가온단다. 숭례문이 불길에 휩싸여 무참히 무너져 내리던 5년 전의 그 광경은 우리 모두에게 큰 상실의 고통처럼 느껴졌었다. 그 고통을 넘어 다시 부활하는 숭례문을 되새기며, 문득 ‘고독해방 심리학’의 저자인 스위스 정신의학자 폴 투니에의 말이 떠오른다. ‘창조적 고난’이라고. 모종의 상실이 인간의 창조성을 자극하여 건설적인 변화를 낳게 하고, 고난과 고통이 바로 성숙과 발전의 기회라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고난을 통해 성숙하는데, 왜 다른 사람들은 쇠락하는가? 그 원인은 개인의 운명이나 유전적 성향에 있다기보다 이들이 외부의 제도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영향에 크게 좌우된다. 건설적인 영향은 기왕의 고난을 성숙의 열매로 변화시킬 수 있지만, 파괴적인 영향은 그 고난의 상처 자리에 그대로 머무르게 한다. 비교적 단순하게 보이는 이 논리를 우리는 국가나 사회제도에 적용해 볼 수 있다. 왜 형벌제도를 통해 어떤 사람은 변화하는 반면, 다른 사람은 재범·누범의 굴레 속에 갇혀 살게 되는가. 어떤 사람은 형벌이라는 고통의 과정 속에서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사회와 화해하는 자리로 나아가는데, 다른 사람은 동일한 과정 속에서 미움과 분노, 절망의 반응을 보이는가. 더 나아가 우리는 이 논리를 학문의 세계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진리를 탐구하는 치열한 학문의 세계에도 실패와 좌절의 위험은 항상 따르게 마련이다. 어떤 이들은 성공의 열매를 맛보지만, 다른 이들은 실패의 고배를 마시기도 한다. 과학의 세계에서 연구자들은 거듭된 실패를 거쳐 새로운 가설이 진리라는 최종 단계에 이르러 간다. 거듭된 실험에서 쓰라린 실패를 반복하는 연구자들의 고통이 얼마나 가슴 저리는 아픔이 될지 우리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원천기술과 같은 세계 초일류를 다투는 연구 분야에서 막대한 연구비 투여와 세간의 집중된 시선을 감안하면, 고독한 실험실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실패가 얼마나 힘든 고통이 될까.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잊어버린 채, 우리는 어느새 세상사에서 불패 신화, 성공 신화에 길들여져 왔다. 창조적 실패를 자극하는 선한 영향력을 지닌 인적·제도적 장치를 우리는 아직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에, 학문적 속임수나 표절 같은 일탈 행위가 잦아들지 않는 결과를 낳는다. 대학도, 정부도 이제는 연구자들에게 실패의 정직한 보고자가 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한다. 오늘 한 사람의 실패가 밑거름이 되어 내일 다른 성공의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학문적 연구시장에 축적된 정직하고 양심적인 실패보고서는 성공한 연구성과 못지않게 내일의 값진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긴 안목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외롭고, 치열한 정신적 씨름을 하는 이 땅의 연구자들이 당장의 연구 결실에 연연하기보다 연구 과정에 충실하면서, 실패와 성공을 아우르는 풍요로운 지적 시장을 형성해 나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진작시킬 필요가 있다. 마침 새 정부 들어 창조경제 논의가 한창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창조경제의 지평에 안착하려면 먼저 한 번의 실패를 값진 창조의 밑거름으로 삼고 도약할 수 있는 관심과 배려의 장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미당(未堂 )은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가 울고,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울고, 시인은 잠 못 이루는 고뇌의 시간들을 보탰다고 한다. 국화꽃 같은 한 송이의 연구 결실을 거두기 위해 지금 우리는 고독한 연구자들의 곁에서 무얼 하고 있는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연구자들에게 희망의 나라를 열어 주어야 하겠고, 경계를 뛰어넘어 그들의 상상력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부처 이기주의의 칸막이도 거둬들여야 한다.
  • ‘생존 마지노선’ 72시간 사투… 구조대 “한명이라도” 땀 범벅

    ‘생존 마지노선’ 72시간 사투… 구조대 “한명이라도” 땀 범벅

    “저쪽 잔해더미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 것 같다.” 지진으로 몽땅 무너져 내린 쓰촨(四川)성 야안(雅安)시 루산(盧山)현의 주택가 한 편, 매몰자 구출에 나선 구조대원 1명이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부근에 있던 구조대원 10여명이 몰려왔다. 몽둥이를 지렛대 삼아 콘크리트 더미를 조심스레 들어 올리고, 손으로 잔해를 헤쳐가며 씨름하길 1시간여. 마침내 바닥이 드러났지만 매몰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허탈감이 밀려왔지만 구조대원들은 땀으로 범벅된 이마를 손등으로 슬쩍 훔치고, 또 다른 잔해더미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매몰자들의 생존 마지노선인 72시간이 23일 오전 8시 2분(현지시간)으로 다가오면서 22일 루산현을 비롯한 쓰촨성 강진 피해지역의 구조 활동은 더욱 숨가쁘게 진행됐다. 시시각각 생존의 한계에 내몰리고 있는 매몰자들을 구조하기 위한 구조대원들의 몸놀림은 한층 바빠졌다. 이틀 밤을 꼬박 새운 탓에 벌겋게 눈이 충혈된 한 구조대원은 의료진에게 응급환자를 인계한 뒤 “시간이 없다”며 목만 축이고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 ‘야전병원’으로 바뀐 루산인민병원은 부상자와 가족들의 아우성, 응급차의 사이렌 소리, 그리고 헬리콥터 소리가 한데 섞여 지진 발생 후 사흘째인 이날도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병원 관계자는 “건물 잔해에 깔린 생존자가 물이나 음식 섭취 없이 버틸 수 있는 한계시간은 만 사흘이고, 그 후에는 생존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외국 지원을 사양한 중국 정부가 이날 198명의 러시아 구조대를 지원받아 현장에 투입한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다급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날 현재 인명 피해는 사망 188명, 실종 25명, 부상 1만 1460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고립된 지역이 많아 피해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확대되고 있다. 실제 지진 피해가 집중된 루산현과 인근 바오싱(寶興)현을 중심으로 우리의 읍·면에 해당하는 향(鄕)·진(鎭) 31곳은 여전히 외부와 육상교통이 끊겨 고립된 상태이다. 외부에서 현 중심지로 이어지는 간선 도로는 대부분 복구됐지만 하위 행정 단위로 이어지는 도로가 아직도 많이 끊겨 있다. 구조 당국은 중장비와 인력을 대거 동원, 긴급 복구에 나섰지만 산사태가 계속 이어지면서 복구했던 일부 도로가 다시 끊기는 사태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당국은 인민해방군, 무장경찰, 소방대원, 의료진 등 2만 5000여명을 투입해 생존자 수색 및 구조에 막판 총력을 쏟고 있다. 루산(쓰촨성)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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