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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란 하늘 벗 삼아 익어 가는 맛 따라 먼저 만나는 가을

    파란 하늘 벗 삼아 익어 가는 맛 따라 먼저 만나는 가을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하다. 벌써 가을의 기운이 느껴지는 듯하다. 몇몇 지방자치단체들이 풍요로운 계절의 서막을 열 초가을 축제를 마련했다. 각종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하게 마련됐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리에또 제공■ 영동 포도 축제알알이 영그는 가을이 주렁주렁 충북 영동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포도 산지다. 포도 재배면적이 2209㏊로 전국 최대 규모다. 소규모 와이너리 투어를 즐길 수 있는 농촌체험마을도 구석구석 즐비하다. 영동군에선 해마다 노지 포도 출하 시기에 맞춰 포도축제를 연다. 올해는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 동안 영동체육관과 와인코리아, 농촌체험마을 등에서 열린다. 포도를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포도 농장에서 직접 포도를 따서 갖고 갈 수 있는 포도 따기 체험과 대형 세트장에서 신나는 음악에 맞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포도 밟기 체험이 인기 프로그램이다. 포도 낚시, 포도 축구, 포도 다트 등 포도와 스포츠를 결합한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됐다. 와인 족욕, 포도 초콜릿 만들기, 와인 만들기, 포도비누 만들기 등 오감만족 포도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아울러 포도와 와인 등 영동 우수 농특산물의 시식 판매행사, 과일종합 전시 등의 전시행사가 진행된다. 축제 기간 중 26일과 27일은 댄스 배틀 퍼포먼스, 시원한 물총 배틀 등이 펼쳐져 늦더위를 날린다. 축제장에서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7개의 도장을 받으면 경품도 준다. 볼거리는 역시 개막식 축하공연과 불꽃놀이다. 이 밖에 난계국악단 공연, 마술쇼, 레크리에이션게임, 어린이예술단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상설공연이 이어진다. 연계행사로 전국 영동포도 마라톤대회와 제14회 추풍령가요제도 열린다. 홈페이지(www.ydpodo.co.kr) 참조. 영동축제관광재단 (043)745-8918.■ 평창 효석 문화제소금 뿌린 듯 흐드러진 메밀꽃밭 평창효석문화제는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은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는 평창군 봉평면의 메밀꽃밭이 주무대다. 오는 9월 2일부터 10일까지 9일간 열린다. 봉평은 가산 이효석의 고향이자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된 곳이다. 해마다 9월이면 들녘을 덮는 하얀 메밀꽃으로 장관을 이루는 메밀의 고장이기도 하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소설처럼 아름다운 메밀꽃’이다. ‘메밀꽃 필 무렵’의 작품 속 주인공인 허생원과 성처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와 메밀꽃의 꽃말인 ‘연인’에서 영감을 얻었다. 축제는 4개 마당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문학마당에서는 문학 산책, 문학특강, 거리백일장, 독서토론회 등 다양한 문학행사를 경험할 수 있다. 이효석 문학의 향기가 오롯한 이효석문학관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자연마당은 소설 속 주요 소재인 메밀꽃과 배경인 물가를 활용해 조성됐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메밀꽃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이 가장 인기다. 추억의 DJ 박스, 사랑의 엽서 쓰기, 소원 풍등 날리기 등의 프로그램도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소설 속 시골장터 분위기가 가득한 전통마당과 봉평장마당은 시골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전통 민속놀이를 즐기고, 메밀음식 먹거리촌에서 봉평 메밀 맛의 진수도 느껴볼 수 있다. 효석문화제의 압권은 역시 메밀꽃밭이다. 나귀를 타고 메밀꽃밭을 걷는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다. 메밀꽃 깡통열차를 타고 메밀꽃을 즐기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소설 체험북도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작가, 마을, 축제에 대한 소개와 축제장 곳곳에 숨겨진 기념 스탬프를 찾아 체험북에 도장을 찍어 가면 선물을 준다. 체험북을 사면 메밀꽃밭과 이효석문학관 입장료가 무료다. 홈페이지(www.hyoseok.com) 참조. 이효석문학선양회 (033)335-2323.■ 무안 갯벌 축제체험·축제로 가득한 황토 갯벌 무안황토갯벌축제는 우리나라 최초의 갯벌습지보호지역인 무안 황토갯벌의 원시 자연 생태와 갯벌 해안문화의 풍요로운 삶을 보고 즐길 수 있는 축제다. 오는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전남 무안 해제면 무안생태갯벌센터 일원 및 어촌체험마을에서 열린다. 낙지잡기, 농게잡기, 운저리 낚시체험, 맨손 갯벌생물잡기, 즉석 요리체험, 황토갯벌 도장 찍기, 소금놀이터, 버블버블 비눗방울, 짚풀공예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무안 황토갯벌의 진수를 경험하는 시간이 될 듯하다. 부대행사도 다채롭게 꾸려진다. 풍어 깃발 퍼레이드와 풍요제를 시작으로 각설이품바 갈라쇼, 평양예술단 공연 등 공연행사와 갯벌 씨름대회, 갯벌 올림피아드, 갯길 생태탐방 걷기, 낙지 인형극, 낙지 생태문화 체험전시 등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무안갯벌은 자연생태의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다. 모래, 펄, 자갈갯벌 등으로 서식지가 다양하다. 이 갯벌에서 318종의 육상식물과 환경부 보호대상 종인 알락꼬리도요, 흰목물떼새 등이 깃들여 살아간다. 아울러 낙지와 숭어, 바지락, 감태 등의 갯것들이 일년 내내 생산된다. 특히 갯벌의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는 유년기 갯벌로, 해양수산부가 2001년 연안습지로는 최초로 현경면과 해제면 일대 연안습지 약 42㎢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getbol.muan.go.kr) 참조.
  • 바다 통해 문명 일군 인류, 해수면 상승 ‘역습’에 위기

    바다 통해 문명 일군 인류, 해수면 상승 ‘역습’에 위기

    바다의 습격/브라이언 페이건 지음/최파일 옮김미지북스/360쪽/1만 5000원지구온난화와 이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지만 구체적으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진행됐고 앞으로 어떻게, 어떤 피해를 줄 것인지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 세계적인 고고학자 브라이언 페이건은 ‘바다의 습격’에서 마지막 빙하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바다와 인류의 관계를 ‘도전과 응전’의 서사로 풀어내며 앞으로 우리가 직면할 미래에 대해 경고한다.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간명하다. “인간과 바다 사이의 복잡한 관계는 바다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기온 변화와 심한 폭풍우에 대한 바다의 반응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변한 것은 우리이며, 지구상의 인간의 숫자이다.” 해수면 상승은 빙하기가 끝난 1만 5000년 전부터 기원전 6000년 사이 급속도로 이뤄졌다.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급속한 해빙이 시작되고 빙하가 녹은 물이 지구 북쪽의 바다로 흘러들며 해수면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빠르고 자연적인 온난화는 채 1만년이 안 되는 사이에 후빙하기 세계를 완전히 다른 장소로 탈바꿈시켰다. 이 기간에 세계의 해수면은 122m 상승했다. 바다는 기원전 4000~3000년 무렵 급진적인 상승을 멈췄다. 그동안 인류는 거대한 문명을 쌓아 올렸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남아시아에서 도시 문명이 발달했고 로마제국이 전성기를 누렸다. 북유럽의 노르드인들이 북대서양을 탐험했고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등 유럽의 대항해 시대에 뱃사람들이 바다를 누볐다. 지구의 해수면은 긴 세월 거의 그대로 유지된 채 퇴적과 홍수를 반복하며 인류에게 삶의 양식과 터전을 제공했다. 하지만 인간과 바다의 밀월은 산업혁명의 절정기에 진입하면서 끝났다. 도시화, 산업화, 댐 건설 등으로 자연의 마법이 깨지면서 바다는 축복이 아니라 투쟁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 이후 해수면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토펙스 포세이돈 위성에 실린 고도계의 기록은 근년에 보인 연간 2.8㎜ 정도보다 빠른 속도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간 가속화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책은 밝힌다. 해일이나 쓰나미와 같은 파괴적인 재앙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해수면이 1m만 높아지면 수천 헥타르의 논과 국제항들이 침수될 처지에 놓였다. 저자는 “인류의 엄청난 숫자 그 자체와 해상운송화물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해수면 상승에 따른 취약성을 증가시켰고 결국 우리는 인류가 이전에 씨름한 적 없는 홍수통제시설이나 해안방어시설, 이주 문제에 대해 고통스럽고도 값비싼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곤경에 더 일찍 맞설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1대100’ 권혁수, 씨름부로 오해받은 사연 “최고 몸무게 105kg”

    ‘1대100’ 권혁수, 씨름부로 오해받은 사연 “최고 몸무게 105kg”

    배우 권혁수가 학창시절 씨름부로 오해를 받았다고 전했다. 8일 오후 방송된 KBS 2TV ‘1대 100’에서는 배우 권혁수가 출연해 100인과 퀴즈대결에 나섰다. 이날 조충현은 권혁수에 “연관검색어에 다이어트가 뜨더라”라고 물었고, 권혁수는 “32년간 다이어트를 했다. 안 한 적이 없다”라고 답했다. 이에 조충현은 “지금이 다이어트를 한 거냐”라고 물었고, 권혁수는 “가장 평균적인 몸무게다. 원래 몸무게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권혁수는 “최고 몸무게가 몇이냐”라고 묻는 질문에 “105kg이다. 그 당시에는 자제라는 걸 몰랐다”라고 답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특히 조충현은 “씨름부로 오해한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라고 물었고, 권혁수는 “내가 졸업한 부평고등학교가 축구부와 씨름부가 유명했다. 그런데 난 누가 봐도 씨름부인 거다. 쉬는 시간에 실제로 씨름부원들과 매점에서 신제품 품평회를 했다. 15년 전인데 난 이미 먹는 방송을 찍고 있었다”라고 답했다. 또 조충현은 “다이어터들 사이에서 교주라고 한다. 명언도 많더라”라고 말했고, 권혁수는 “생각보다 배고파서 일어나는 사람들이 많을 거다. 난 배가 고파서 6시에 일어난다.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다”라며 “집안일로 생활 버닝을 한다. 엄청 힘들다. 집안일이 칼로리를 소모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해 폭소케 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아이들 좌충우돌 성장기 모음

    아이들 좌충우돌 성장기 모음

    계단난간 틈에 머리가 낀 여자 아이가 당황한 나머지 울음을 터트립니다. 그런데 엄마의 손길이 닿은 순간, 아이의 머리가 ‘쏙’하고 빠집니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 눈물을 쏟던 아이가 마술쇼라도 본 듯 깜짝 놀란 표정을 짓습니다.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올라온 영상 속 한 장면입니다. 아이들의 다양한 돌발 순간이 담긴 해당 영상은 공개 후 359만회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누리꾼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에는 보트를 타고 스피드를 즐기는 아이, 생일케이크에 꽂힌 촛불과 씨름하는 아이, 도어 스토퍼를 가지고 노는 아이 등 순수한 아이들의 좌충우돌기가 담겨 있습니다. 보는 이들을 절로 미소 짓게 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표정, 영상으로 확인해 보시죠.사진 영상=페이스북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일본 스모계 평정 몽골인 아사쇼류, 몽골 대통령 고문 발탁

    일본 스모계 평정 몽골인 아사쇼류, 몽골 대통령 고문 발탁

     몽고인으로서 일본 전통씨름 스모계를 평정하며, 최고 자리인 천하장사격인 요코즈나까지 올라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아사쇼류 아끼노리(사진·36·몽고 이름 도르고르스렌 다그와도르지)가 이번에는 몽골 대통령 일본담당 외교 고문 및 특사로 일본인들 앞에 서게 됐다.  NHK 등은 4일 몽골 대통령부 발표 등을 인용해 아사쇼류가 칼트마 바툴가(54) 신임 몽골 대통령의 일본담당 외교 고문 및 특사로 지명돼 일본과 몽골 관계 강화에 일익을 담당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열린 몽골 대통령 선거에서 최대 야당인 민주당 출신 후보였던 바툴가를 지지하는 동영상과 선전물을 페이스북 등 SNS에 올려 젊은이들의 지지를 이끄는 등 바툴가를 위한 활동을 벌여 그의 당선에 기여했다.  그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스모계에서 활동하며 25차례의 우승을 차지하는 등 역대 최강, 무적으로 불렸다. 일본 스모협회와의 갈등, 세금 탈루, 술집에서의 폭행 사건 등으로 화제를 뿌리다가 2010년 스모계를 은퇴한 아사쇼류는 몽골에서 사업가로 변신해 국민투자은행(NIBANK)을 경영하고, 민주당 간부로도 정치 활동에 참여해 왔다.  현재 영화배우, 방송 진행자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고, 현직 몽골 레스링협회 회장이기도 하다. 일본 스모계는 근년들어 몽골 출신 스모 선수들이 석권하고 있고, 천하장사격인 요코즈나도 이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이런 몽골인들의 활약으로 스모는 일본과 몽골을 이어주는 중요한 고리 역할도 하고 있다. 최근 몽골 출신 하쿠호가 역대 최다승 기록을 경신하는 등 일본 스모계의 새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이호준의 시간여행] 모깃불과 별이 있는 풍경

    [이호준의 시간여행] 모깃불과 별이 있는 풍경

    서산마루에 걸렸던 해가 이울고 나면, 아버지는 안마당에 깔아 놓은 멍석 옆에 마른 풀이나 보릿짚을 놓고 불을 피웠다. 마른 풀에 불땀이 일면 그 위에 덜 마른 쑥대를 올리는 게 다음 순서였다. 금세 소담스러운 연기가 솟아오르고 쌉싸름하면서 구수한 쑥 향기가 온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이렇게 모깃불을 피워 놓으면 극성맞은 모기도 함부로 달려들지 못했다. 모깃불이 피워지면 멍석 위에 온 가족이 둘러앉았다. 낮이 긴 여름에는 저녁을 일찍 먹기 때문에 그 시간쯤이면 출출해지고는 했다. 설거지를 마친 어머니가 텃밭에서 따다 우물에 띄워 놓았던 참외를 내올 차례였다. 때로는 수박이 나오고, 옥수수나 감자가 나오기도 했다. 형은 먹을 게 있어도 기어이 감자 몇 알을 모깃불에 던져 넣고는 했다. 껍질이 까맣게 탄 감자를 후후 불어 가며 벗겨 먹는 재미 때문이었다. 먹물처럼 짙어진 어둠은 산과 들과 집의 경계를 쓱쓱 지워 나갔다. 뒤란 대숲이 서걱거리며 바람과 밀회를 즐기는 시간이었다. 하루 종일 그악스럽게 울어 대던 매미가 잠들면, 세상이라는 무대는 풀벌레의 차지가 되었다. 밤새조차 제 노래를 멈추고 풀벌레의 화음에 귀를 기울였다. 누가 지휘를 하는 걸까. 한낮을 묵묵하게 건너 자신의 시간에 닻을 내린 풀벌레들의 합창은 달콤했다. 모깃불 위에 쑥대를 올리던 아버지가 고단한 하루를 뉘일 때쯤이면 밤이 이슥해져 있었다. 별이나 달이 없는 날은 눈앞의 손도 보이지 않을 만큼 캄캄했다. 모깃불만 발갛게 반짝거렸다. 가끔 반딧불이의 여린 불빛이 허공에 선을 그었다 지우고는 했다. 맑은 날은 하늘에서 달이 내려와 물그릇에 몸을 적셨다. 눈을 들어 보면 하나둘 싹을 틔우던 별들이 꽃밭의 여름꽃들처럼 활짝 피어 있었다. 별 하나가 주먹만큼이나 커 보이던 시절이었다. 까치발을 딛고 팔을 뻗으면 딸 수 있을 것처럼 가까웠다. 그런 밤에는 은하수가 강물처럼 굽이굽이 흘렀다. 할머니는 무릎을 베고 누운 손자에게 부채를 부쳐 주며 옛날이야기를 들려줬다. 늦은 밤 서낭당고개를 넘던 당숙이 도깨비를 만나 씨름하던 이야기, 아침 일찍 고샅길을 지나며 흘끔거리더라는 여우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무섭고도 재미있었다. 그때 들은 이야기들은 내 안에 들어와 작은 씨앗이 되었다. 어느 날 발아해서 조금씩 자라더니 문장이 되고 시가 되었다. 모처럼 돌아본 1960~70년대 시골의 여름 풍경이다. 모기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이라고는 모깃불이나 모기장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어둠을 밀어내기 위한 도구도 등잔불이 고작이었다. 별이 그리 크고 밝고 많았던 것은 다른 불빛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전기가 세상을 밝히고 낮밤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별도 달도 제 빛을 잃어버렸다. 모기향이니 스프레이니 화학제품이 등장하면서 모깃불도 하나둘 꺼져 갔다. 화학 성분이 강해지는 만큼 모기들도 독해졌다. 가끔 생각해 본다. 혹시 별들이 빛을 잃고 모깃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세상이 삭막해지기 시작한 건 아닐까. 별을 잃는 것은 꿈을 잃는 것이다. 꿈이 없는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삭막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가끔은 불빛을 피해 도시를 떠나 볼 일이다. 어두운 시골집 마당에 모깃불 피워 놓고 별꽃이 활짝 핀 밤하늘을 올려다볼 일이다. 먼 길을 걸어 고향에 도착한 나그네가 맞는 안도의 밤이 거기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 속옷차림 젖 물린 키르기스 대통령 막내딸 “저속하다고요?”

    속옷차림 젖 물린 키르기스 대통령 막내딸 “저속하다고요?”

    현역 대통령의 막내딸이 속옷만 걸친 채 자신의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사진을 올린 혐의로 키르기스스탄 검찰에 의해 기소돼 논란이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과 카자흐스탄 사이에 자리잡은 이슬람 국가인 키르기스스탄을 통치하는 알마즈베크 아탐바예프(60) 대통령의 막내딸인 알리야 샤기에바(20)다. 그녀는 지난 4월 가슴과 다리를 많이 드러나게 한 옷차림으로 젖먹이에게 젖을 물리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난 우리 아이에게 그가 먹고 싶어하는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먹이겠다”고 적었다. 그녀는 최근 검찰에 공중도덕을 해쳤다는 이유로 기소됐는데 30일 영국 BBC와의 독점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행동이 논란에 올려졌다는 사실 만으로 여성들을 성적으로만 바라보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샤기에바는 “이 몸이 제공하는 것은 저속한 것도 아니고 기능을 보여준 것이며 아이의 생리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목적이었지, 선정적이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많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도 동의하지 못하며 특히 아탐바예프 대통령과 부인 라이사 역시 받아들이지 못했다. 샤기에바는 수도 비슈케크 외곽의 자택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부모님들도 진짜 좋아하지 않더라. 부모 세대보다 젊은 세대는 덜 보수적이어서 받아들일 만하다”고 말했다.미술과 패션에 관심 많은 그녀는 사진도 무척 즐기는데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로 통하는 키르기스스탄의 광활한 초지를 배경으로 아이들에게 젖을 물리는 사진도 많이 촬영해 올렸다. 그녀는 “젖을 물릴 때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것을 준다는 느낌이 든다. 내 아이를 돌보며 그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얘기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이 나라에서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축출된 두 전직 대통령의 자녀들도 정치나 기업 비리에 연루돼 구설수에 올랐던 일이 있다. 따라서 아탐바예프 대통령은 자녀들이 정치에 끼어드는 일을 막겠다고 공언했고 샤기에바 역시 그럴 뜻이 없음을 누누이 밝히고 있다. 이 나라는 무슬림 비중이 높으면서도 옛소련의 일원이었던 전통을 갖고 있어 극히 보수적이지만 공공장소에서 젖을 물리는 여성들을 상대적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이들 여성들은 신체의 노출을 막으려 옷감 등으로 가린 채 젖을 물린다. 자연스럽게 샤기에바의 도발적인 사진들은 자국보다 유럽에서 더 많은 지지와 격려의 메시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영국과 같은 나라들에서도 공공장소에서의 모유 수유는 적지 않은 입씨름을 낳고 있다. 3년 전 런던의 이름난 클래리지스 호텔 레스토랑에서 갓난애에게 젖을 물리다가 옷감으로 좀 가리라는 직원과 실랑이를 벌여 애가 울음을 터뜨린 일도 있었다. 라리사 워터스 호주 전 상원의원은 지난 5월 의회 회의 도중 딸에게 젖을 물려 세계인의 눈길을 집중시켰다.이란과 아프가니스탄, 터키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젖을 물리려면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한지를 댓글로 적고 있다. 이란 수도 테헤란 지하철역 안에도 모유 수유 공간이 따로 만들어질 정도로 무슬림 사회의 인식도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아프간 여성들은 여전히 딴 방을 찾아 젖먹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BBC는 자본주의의 뿌리가 깊은 서반구에서 오히려 공공장소에서의 모유 수유가 적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흥미로운 견해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토론토대학에서 여성과 성문제를 연구하는 빅토리아 타흐마세비는 트위터에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여성의 젖은 선정적일수록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한다. 그런데 공공장소에서의 모유 수유는 여성의 젖을 덜 선정적이게 보이게 한다. 따라서 용납되기 어려운 것“이라고 적었다. 어쨌든 부모의 강력한 요청을 받아들여 샤기에바는 앞으로 젖을 물리는 사진을 더 이상 올리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그녀는 입을 다물지는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당분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박스피’ 탈출했지만 거래량·대금 ‘뒷걸음’

    ‘박스피’ 탈출했지만 거래량·대금 ‘뒷걸음’

    코스피 거래량 17.3%나 감소… 코스닥 거래대금은 9.9% 줄어 코스피 활황은 대형주 강세 덕… 투자자 편의성 확대에는 기여 “‘박스피’(박스권 지수에 갇힌 코스피)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거래 시간이 연장돼야 한다. 거래가 집중되는 장 종료 시간이 늘어나면 거래량도 평균 3~8%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한국거래소)“주식시장 침체는 거래 시간을 연장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일본과 싱가포르, 홍콩 사례를 보면 단기적으로 거래량을 증가시켰지만, 장기적으로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사무금융노조) 거래소와 노조가 지난해 8월 1일 ‘거래 시간 30분 연장’ 도입을 앞두고 벌인 입씨름 내용이다. 거래소는 증권시장 종료 시간을 오후 3시에서 오후 3시 30분으로 연장하면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도 시행 1년을 앞두고 상황을 정리해 보면 당시 주장은 거래소와 노조 모두 절반만 맞았다. 거래소는 지난해 8월부터 24일 현재까지 1년간 코스피 하루 평균 거래량은 3억 6006만주라고 25일 밝혔다. 거래 시간 연장 1년 전의 거래량이 평균 4억 3534만주였으니 17.3%나 감소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4조 8083억원에서 1.2% 준 4조 7525억원으로 살짝 줄었다. 월별로 봐도 거래량이 거래 시간 연장 전보다 많았던 달은 올해 1~3월 단 3개월에 불과했다. 지난 1월은 하루 평균 4억 2121만주가 거래돼 지난해 같은 달 3억 6507만주에 비해 15.3% 많았다. 2월과 3월에도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와 14.5% 거래량이 증가했다. 그러나 4월 들어 다시 감소했다. 5~7월에는 거래 시간 연장 전의 74~76% 수준에 머물렀다. 코스피는 5월부터 역대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며 ‘박스피’ 오명을 벗었으나 거래량 증가에 따른 활황장은 아니었던 것이다. 개인투자자가 많은 코스닥도 마찬가지다. 거래 시간 연장 뒤 1년간 평균 거래량은 6억 9931만주에 그쳐 연장 1년 전 평균 7억 403만주에 비해 0.7% 감소했다. 거래대금 역시 3조 4352억원에서 3조 937억원으로 9.9%나 줄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주식 거래는 장 개시와 종료에 몰리는 U자 곡선 형태를 띠는데 거래 시간 연장은 이 곡선이 그려지는 시간을 뒤로 미룰 뿐”이라며 “거래량이 풍부한 장세가 되려면 체질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거래소가 거래 시간 연장이 거래량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건 선례 덕분이다. 1998년과 2000년에 각각 1시간 거래 시간을 연장해 1년 뒤 평균 거래량이 각각 220%와 31% 증가했다. 그러나 당시 거래량 증가는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매매 방식이 등장하고, 주식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등 다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고빈도매매(초단타매매) 시스템이 발달한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거래 시간과 거래량 간 상관관계가 높지 않은데 거래소가 이를 간과했다는 지적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거래량이 오히려 줄어든 것은 개인투자자가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펀드 등 간접투자로 옮겨 가는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거래 시간 연장이 투자자 편의성 확대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오락가락 감사가 빚은 빙상단 해체 위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상화 선수의 소속팀 스포츠토토 빙상단이 해체 위기에 내몰렸다고 한다. 감사원은 지난달 13일 블랙리스트, K스포츠재단을 비롯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국정 농단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빙상단 지원은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제32조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2011년 스포츠토토가 창단한 여자축구단, 휠체어테니스단 운영도 위법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29조는 축구, 농구, 야구, 배구, 골프, 씨름 등 6개를 스포츠토토 발권이 가능한 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같은 시행령 32조에서는 토토 발권으로 생기는 위탁사업비의 사용 범위를 정하고 있는데 5항은 ‘그 밖에 스포츠토토 대상 운동 경기의 홍보 등 운영 관련 업무’로 상당히 포괄적이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 결과는 시행령 29, 32조를 협의로 해석한 결과다. 그렇다면 빙상단, 여자축구단, 휠체어테니스단은 해체하는 게 옳다. 하지만 여자축구단, 휠체어테니스단이 창단된 경위를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감사원은 2010년 ‘사업자의 당기순이익 중 일부를 유소년 스포츠 지원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통보했다. 시행령 32조 5항을 광의로 해석한 것이며, 이 통보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 여자축구단, 휠체어테니스단이었다. 현재 빙상단은 코치, 선수 등 17명, 여자축구단 30명, 휠체어테니스단 6명을 두고 있으며, 전액 스포츠토토 수익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해체되면 53명이 갈 곳을 잃는다. 가장 큰 문제는 빙상단이다. 2018년 평창올림픽을 불과 200여일 앞두고 빙상단 소속 국가대표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감사원이 7년 전 감사 결과를 뒤집으면서까지 세 단체를 위법이라고 판단한 것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지시로 만들어진 빙상단을 ‘표적 감사’하면서 무리를 했다는 얘기도 있다. 문체부와 공단이 각각 대형 로펌으로부터 받은 법률 조언에 따르면 32조 5항 자체가 포괄적이어서 광의로 해석하는 게 맞다고 한다. 감사원 감사는 ‘정치 감사’,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감사’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감사원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조차 있다. 감사원은 시행령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법제처의 최종 해석을 받아 세 단체의 존속 혹은 해체에 관한 입장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 [단독] 스포츠토토 빙상단 해체 위기…이상화 등 소속 국대 ‘살얼음’

    [단독] 스포츠토토 빙상단 해체 위기…이상화 등 소속 국대 ‘살얼음’

    ‘빙속 여제’ 이상화(28)가 속한 스포츠토토 빙상단이 해체 위기에 놓였다. 지난달 감사원에서 팀에 대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운영비 지원은 법령에 위배돼 중단해야 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18일 감사원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이번 감사에서는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제32조에 대한 해석이 최대 쟁점이다. 스포츠토토 위탁업체(현재 케이토토)의 운영 범위를 밝힌 규정 5항에서는 ‘체육진흥투표(스포츠토토) 대상 운동경기의 홍보 등 운영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감사원에선 빙상단이 스포츠토토 대상 종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령엔 축구·농구·야구·배구·골프·씨름 등을 가능한 종목으로 분류했다. 같은 논리로 스포츠토토 스포츠단에서 운영 중인 휠체어 테니스단과 여자 축구단 또한 스포츠토토 사업과 무관하므로 수익금으로 지원하는 것은 법령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13일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고, 스포츠토토 빙상단 지원으로 인해 발생한 수익 감소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문체부와 공단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공단은 지난달 한 로펌에서 해당 조항에 대한 법률 조언을 받았는데 이를 근거로 제시하며 32조 5항에 나온 ‘대상 종목들에 대한 홍보’는 예시에 불과하고 이 밖에 다른 업무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빙상단 같은 비인기 종목에 대한 지원은 사행성 이미지를 벗고 스포츠토토의 성공적 정착을 돕는 것이어서 업무 적정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더불어 해당 조항이 사회적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을 금지하는 취지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판단했다. 공단과 별도로 문체부도 최근 관련 내용에 대해 또 다른 로펌에 자문했다.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31조 3항도 핵심 쟁점 중 하나다. 해당 조항에서는 위탁사업자가 체육 진흥을 위한 지원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명시했는데 막상 케이토토가 빙상단·휠체어 테니스단·여자 축구단을 운영하자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게 문체부 입장이다. 심지어 2010년 감사원 감사에서는 위탁사업자가 수익 중 일정 비율을 유소년 스포츠 지원에 사용하라고 지적한 바 있었는데 이는 올해 감사 결과와 모순된다는 주장도 있다. 문체부 내부에서는 스포츠토토 빙상단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의 지시로 탄생한 것이기 때문에 ‘표적 감사’를 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지난 1~5월 감사 담당자가 여러 차례 바뀌었다는 점이 이러한 의혹에 힘을 싣고 있다. 스포츠토토 빙상단은 연 34억원이나 소요되기 때문에 공단의 지원을 없앤다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을 불과 200여일 앞둔 상황에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박승희(25), 쇼트트랙의 김도겸(24) 등 스포츠토토 소속 국가대표 선수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문체부와 공단, 케이토토 관계자는 곧 한자리에 모여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스포츠토토 빙상단 관계자는 “선수들은 일단 정상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에게는 선수들이 빙상단 해체와 관련해 어떤 내용을 듣더라도 동요하지 않게 하라고 일러뒀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메이웨더는 돈다발 뿌리고, 맥그리거는 랩 읊고

    메이웨더는 돈다발 뿌리고, 맥그리거는 랩 읊고

    이 유치찬란하고 저급한 입씨름을 언제까지 중계해야 하나 싶다가도 연일 비슷한 입씨름에 1만명이 넘는 팬들이 몰려드는 것을 보며 부럽기도 하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음날 캐나다 토론토로 건너갔다가 13일 다시 뉴욕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이어진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 코너 맥그리거(28·아일랜드)의 세기의 대결 프로모션 말이다. 이날 압권은 메이웨더가 상대를 향해 1달러짜리 지폐 수백장을 흩날리는 장면, 맥그리거가 제이지의 새 CD를 흔들며 비지 스몰의 랩 가사를 읊는 장면이었다. 메이웨더는 아일랜드 국기를 온몸에 두른 채 엉거주춤 앉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고 맥그리거는 볼썽사나운 흰색 모피를 걸친 채 껌을 짝짝 씹어댔다. 몇 시간이나 줄을 서 있다가 무대 앞에 몰려든 1만 3165명의 공짜 관중 앞에서 둘은 30분 남짓 욕설과 상스러운 조롱 등을 주고받았다. AP통신은 페이퍼뷰(PPV) TV로 이 실황을 중계했더라면 다음달 26일 라스베이거스의 링에 오르기 전에 이미 둘은 돈벼락을 맞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둘의 복싱 대결은 PPV TV에서만 볼 수 있는데 100달러(약 11만원)로 가격이 책정됐는데 고화질 PPV TV로 보려면 99.95달러를 내야 한다. 뉴저지주 남쪽에 살며 맥그리거 팬임을 자처하는 존 맥파울(28)은 친구들과 돈을 모아 함께 보겠다고 했다. 그는 “두 세계(복싱과 종합격투기)의 최고들이 만난다. 그러나 주먹다짐 자체보다 기자회견 행사가 훨씬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짜표를 나눠줬는데도 경호원들은 30분쯤 뒤 표가 없다며 팬들에게 집에 돌아가라고 했다. 실망한 팬들은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 이베이 등에 나온 매물이 없는지 검색했는데 50달러 받겠다는 이도 있었고, 14일 마지막 차례 영국 런던 입장권도 80달러를 부르는 것이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은 “기자회견 입장권을 파는 것은 야비한 짓”이라고 지청구 했다. 맨해튼에 거주하는 브리애나 로벡(16)은 맥그리거의 구호 “사람들은 그의 기술을 과소평가해(people undermine his skills)”를 외치면서 “그런 걸 볼 기회는 일생에 한 번뿐인데 100달러가 무슨 대수냐?”고 되물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황수경 통계청장 “일자리·저출산 통계생산 강화 ”

    황수경 통계청장 “일자리·저출산 통계생산 강화 ”

    황수경 신임 통계청장은 13일 “일자리 창출과 저출산 문제 등에 대한 통계 생산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황 청장은 이날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새 정부의 중요한 가치인 국민 행복, 사회적 가치, 공공이익, 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기존 통계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정책 맞춤형 통계 개발을 통해 정책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임명장을 받은 그는 “이제 통계는 단순한 정책의 지원 도구에서 벗어나 국가와 기업, 개인의 경쟁력 향상과 성장 동력의 원천으로까지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며 “통계청은 이러한 시대 변화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발표한 삶의질 종합지수도 현실에 맞게 작성하겠다고 덧붙였다. 공대생(서울대 화학공학과)에서 경제학 박사로 변신한 황 청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으로 개혁 성향이 강하다고 평가받는다. 황 청장은 “통계청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정확한 통계와 데이터를 적시에 생산하는 것”이라며 “좀더 많은 이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한편 이용자가 통계를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숫자만 붙잡고 씨름한다’는 지적을 받는 통계청에 새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해변서 가오리 사냥해 잡아먹는 악어 포착

    해변서 가오리 사냥해 잡아먹는 악어 포착

    해변에서 가오리를 먹어치우는 악어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달 코스타리카 플레야 탐보르(Playa Tambor) 해변에서 가오리를 사냥해 잡아먹는 악어의 식사 장면 영상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해변서 산책 중인 관광객 조슈아 텐-브링크(Joshua Ten-Brink·40)가 촬영한 영상에는 해안 가까이서 입에 물린 가오리와 씨름하는 악어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Colorado Springs)에서 온 조슈아는 “집으로 돌아가기 전, 딸과 함께 바다로 나갔다”며 “처음엔 통나무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물속에서 튀어나오는 악어를 보았다”며 “악어는 당시 가오리를 먹고 있었고 적어도 크기가 2~3m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유엔 보호&야생동물관리 연구소(the Institute for Conservation and Wildlife Management UN) 로라 포라스(Laura Porras)는 “해안 가까이서 악어가 먹이를 사냥하는 모습은 정상이지만 그것을 포착하는 일은 굉장히 드물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코스타리카에서는 미국 서퍼가 악어에게 다리를 물려 절단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으며 최근 멕시코 해변도시 캉쿤에서도 관광객들이 악어에 물리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사진·영상= Joshua Ten-Brink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메이웨더 “넌 등을 보일거야” 맥그리거 “경험못한 흉포함 보여주마”

    수표 들이대고 고개 돌리고…새달 26일 대결 앞두고 기싸움 다음달 26일(이하 현지시간) 세기의 대결을 펼치는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26KO 포함 49승)와 UFC 라이트급 챔피언 출신 코너 맥그리거(28·아일랜드·18KO 포함 21승 3패)가 주먹 다툼 대신 입씨름부터 벌였다. 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팬 초청 미디어데이의 첫 장을 열었는데 맥그리거는 4라운드 안에 상대를 눕히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둘은 다음날 캐나다 토론토, 13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을 거쳐 14일 영국 런던까지 나흘 연속 팬들과 언론 앞에 선다. 맥그리거는 “(메이웨더가) 몸놀림이나 파워, 흉포함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메이웨더는 “넌 얼굴이나 등을 보이며 달아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다섯 체급 세계 챔피언을 지낸 메이웨더는 “난 늙은이지만 한 번도 프로복싱을 해 보지 않은 맥그리거를 눕힐 힘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UFC 합류 이후 지난해 네이트 디아즈(32·미국)에게 당한 유일한 패배(기권)를 들먹이며 “우리는 ‘Mr 탭아웃(기권할 때 두드리는 것)’이 백기를 흔들 것을 알고 있다”고 염장을 질렀다. 핀스트라이프 정장 차림을 한 맥그리거는 껌을 씹으며 건들건들 몸을 흔들어댔다. 48전승 때 만든 것으로 보이는 ‘48’이 화려하게 박힌 모자를 눌러 쓴 메이웨더는 고개를 리듬에 맞춰 돌리다 아예 360도 돌리는 등 관심도 없는 체했다. 자신의 복장을 겨냥해 “정장 살 돈도 없나 봐”라고 빈정댄 맥그리거에 대해, 메이웨더는 가방 안을 뒤적거려 1억 달러짜리 수표를 들어 보이는 저급함을 다시 드러냈다. 그러나 미국 국세청(IRS)은 이날 세금을 완전히 납부했다는 메이웨더의 해명과 달리 2015년분 2220만 달러(약 252억원)를 아직 납부하지 않았다고 공박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맥그리거 “4R 안에 눕히겠다” 메이웨더 “넌 Mr 탭아웃”

    맥그리거 “4R 안에 눕히겠다” 메이웨더 “넌 Mr 탭아웃”

    49승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 다음달 26일(이하 현지시간) 세기의 대결을 펼치는 격투기 대회 UFC 라이트급 챔피언이었던 코너 맥그리거(28·아일랜드)가 주먹 대신 화려한 입씨름부터 벌였다. 둘은 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모두 네 차례 기획된 팬 초청 미디어데이 행사의 첫 장을 열었는데 맥그리거는 4라운드 안에 메이웨더를 링에 눕히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둘은 다음날 캐나다 토론토를 시작으로 13일 뉴욕 브루클린을 거쳐 14일 영국 런던을 마지막으로 팬들 및 언론 앞에서 설전을 이어간다. 맥그리거는 “(메이웨더가) 몸놀림이나 파워, 흉포함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메이웨더는 “장담하는데 넌 얼굴이나 등을 보이며 달아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너희 같은 애들 좍 줄지어 놓으면 볼링핀처럼 쓰러뜨릴 수 있다”고 큰소리치자 맥그리거는 “20년 안에 그럴 일 없을 걸요”라고 되받았다. 다섯 체급 세계 챔피언을 지낸 메이웨더는 “난 늙은이지만 한 번도 프로복싱을 해보지 않은 맥그리거를 눕힐 만큼의 힘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3년 전 UFC 합류 후 유일한 패배였던 지난해 네이트 디아즈 상대 기권패를 들먹이며 “맥그리거는 마지막 대결에서 겨우 300만달러를 챙겼다”며 “우리는 ‘Mr 탭아웃(기권할 때 두드리는 것)’이 기권을 좋아하고 백기를 흔들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염장을 질렀다. 스트라이프 세미 캐주얼 차림의 맥그리거는 포문을 열기 전에 메이웨더 앞에서 껌을 씹으며 건들건들 몸을 흔들기도 했다. 48전승을 거뒀을 때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48’이 화려하게 장식된 모자를 푹 눌러쓴 메이웨더는 고개를 리듬에 맞추듯 돌리다 아예 360도 돌리는 등 맥그리거의 장담에 관심도 없다는 반응이었다. 메이웨더가 무대를 거들먹거리며 돌자 맥그리거가 세금 문제를 꺼냈는데 메이웨더는 누군가에게 가방을 들고 오라고 해 가방 안을 뒤적거려 1억달러 짜리 수표를 들어보이며 예의 돈자랑을 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나 미국 국세청(IRS)은 이날 세금을 완전히 납부했다는 메이웨더의 주장과 다르게 2015년 세금 2220만달러를 아직 내지 않았다고 공박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몽골 대통령 反中·격투기 선수 출신…中 “협력 깨질 우려” 노골적 불쾌감

    중국과 4700㎞에 이르는 긴 국경선을 맞댄 몽골에 반(反)중국 노선을 표방한 대통령이 탄생, 중국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안 그래도 북한과의 접경 지역은 핵·미사일 도발로 얼어붙은 지 오래고, 남중국해에선 미국·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와 맞서는 중이다. 중국 티베트, 인도 시킴, 부탄 3개국 국경선이 만나는 도카라(중국명 둥랑) 지역에선 중국군과 인도군이 1962년 전쟁 이후 최악의 대치 국면을 연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 7일 치러진 몽골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인 몽골민주당의 칼트마 바툴가(54)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돼 10일 정식으로 취임했다. 바툴가 대통령은 몽골 전통 씨름인 ‘브흐’와 러시아의 민족 격투기인 ‘삼보’ 선수 출신으로 1983년 삼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호텔과 칭기즈칸 테마파크, 식품 가공 기업을 운영하며 사업가로서도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바툴가 대통령이 정권 교체에 성공한 것은 반중국 정서를 자극하는 선거운동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그는 여당 후보인 미예곰보 엥흐볼드 국회의장이 중국 혈통이라며 “5대 조상의 족보를 모두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과거 운수교통부 장관 시절에는 중국과의 철도 건설 합작 계획을 백지화하기도 했다. 바툴가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중국·러시아에 기울어진 외교·경제적 관계를 미국, 일본, 독일 등으로 다변화하겠다”고 공언했다. 러시아를 중국과 함께 거론했지만, 사실상 중국만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의 부인과 사위가 러시아인이고 선거 포스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그려 넣을 정도로 친러파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바툴가 대통령을 어떻게 다룰지 고민에 빠졌다. 친중파였던 전임 대통령도 지난해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몽골 민심은 반중국 정서가 팽배해 있다. 당시 중국은 국경을 지나는 광물 운송 트럭에 통행세를 부과하고 광산으로 향하는 전기를 차단하는 등의 경제 보복을 가해 몽골 정부로부터 사과를 받아냈다. 몽골이 무역의 8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긴 하지만 바툴가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처럼 중국에 쉽게 굴복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은 지난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툴가 대통령의 당선을 일단 축하했다. 하지만 “몽골 대선 기간 일부 정치인이 중국과 몽골 관계, 양국 협력에 관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고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 취임 축하 논평에서부터 불쾌감을 표출할 정도로 중국에는 바툴가 대통령이 기피 인물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이만기 아내, 남편 외도 의심 “새벽마다..” 이승신 “틀림 없다”

    이만기 아내, 남편 외도 의심 “새벽마다..” 이승신 “틀림 없다”

    ‘자기야’에서 씨름선수 출신 교수 이만기의 아내 한숙희가 남편의 외도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자기야-백년손님’에서 여에스더는 “최근에 드라마 보면서 새로 느낀 게 요즘 남자들은 바람피울 때 새벽에 운동 간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에 한숙희는 “우리 신랑은 매일 가는데?”라고 놀라워했고 이승신은 “혹시 자전거 타냐?”고 물었다. 한승희가 “맞다”고 답하자 이승신은 “틀림없네”라고 확신했다. 이어 한숙희는 “산악자전거를 타고 나갔는데 물통의 물을 하나도 안 마시고 오는 날이 있다”고 밝혀 의혹을 증폭시켰다. 이에 이승신은 “틀림없다”고 단정지었고 한숙희는 “그치”라고 인정하며 이만기를 향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승신은 “우리가 잡아주겠다”고 나섰고 성대현은 “여기 흥신소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메이웨더와 맥그리거 이달 웸블리 구장에서 입씨름?

    메이웨더와 맥그리거 이달 웸블리 구장에서 입씨름?

    다섯 체급 세계 복싱 챔피언을 지낸 플로이드 메이웨더(40·미국)와 종합격투기(MMA) 대회인 UFC 라이트급 챔피언이었던 코너 맥그리거(28·아일랜드)가 이달 축구의 메카인 웸블리 구장에 선다. 다음달 2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대결하는 두 선수는 세계 순회 프로모션 행사를 이달 안에 런던 웸블리 구장에서 시작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5일 두 선수 캠프를 취재해 보도했다. 무료 이벤트이기 때문에 수만명의 팬이 운집할 것으로 보이며 날짜와 시간, 입장권 발매 방식 등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둘의 입담이 만만찮아 웸블리 구장에서 볼만한 입씨름을 기대하는 이도 적지 않을 것 같다. 두 파이터는 대전료로만 각자 1억달러(약 1150억원)를 챙길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사상 최고 대전료를 경신할 전망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평화와 노블레스 오블리주/손기웅 통일연구원장

    [열린세상] 평화와 노블레스 오블리주/손기웅 통일연구원장

    공포와 회한의 잔상인 6월을 보냈다. 민족사에서 6·25 전쟁만큼 참혹한 비극은 없었다. 전쟁의 종말이 분단의 고착화가 되리라고 64년 전 여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다. 전쟁을 방지하지 못했다는 후회 속에서, 분단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자책 속에서 우리 모두는 이렇게 60여년을 보냈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언제까지 분단의 질곡 속에 머무를 것인가. “미래를 알고 싶으면 과거를 보라”는 영국 전 총리 윈스턴 처칠의 잠언처럼 어쩌면 해답은 지나간 역사에 있는 것이 아닐까.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했다가 어젯밤 귀국했다. 대통령의 첫 공식 일정은 놀랍게도 버지니아주 미 해병 박물관의 ‘장진호 전투 기념비’ 방문이었다. 알려진 것처럼 장진호 전투는 6·25 전쟁 당시 함경남도 장진호에서 미 제1해병사단이 중공군 7개 사단에 포위돼 전멸 위기 속에서 2주 만에 탈출한 미 해병대 역사상 ‘가장 슬프고 처절한 전투’였다. 이어진 흥남 철수 피란민 행렬에는 문 대통령의 부모가 있었다. 6·25 전쟁은 대통령에게나 국가에게나 ‘난폭한 스승’이다. 대통령은 미군들의 숭고한 희생에 깊은 경의를 표했으며, 굳건한 양국 관계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 구축을 강조했다. 잔혹한 전쟁의 역사에서 한·미 혈맹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미래의 평화를 주창한 것이다. 지도자의 역사와 정세 인식은 국가 전략 수립의 요체다. 북핵 국면의 위중함과 한·미 동맹의 역할을 고려할 때 기념비 앞 대통령의 굳게 다문 입술은 국민들에게 안보에 대한 안심을 넘어 평화에 대한 기대를 심어 주었다.  평화를 향한 역사의 소중함은 비단 정치 지도자의 덕목만은 아닐 것이다. 어찌 보면 전쟁의 아픔을 극복하고 민족의 평화로운 미래를 염원하고자 하는 이 땅의 모든 국민들이 견지해야 할 가치다. 이런 의미에서 한 개인의 무소의 뿔 같은 노력은 놀라움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하다. 서가에 꽂아 두었다가 지난 4월 통일의 현장인 독일 출장길에 열독한 ‘6·25 전쟁 1129일’이란 책 이야기다. 두 가지에 놀랐다. 저자가 학자가 아닌 기업인이라는 점과 그의 남다른 역사인식과 소명의식 때문이다.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 이야기다.  이 회장은 4년 전부터 한민족의 과거에 대한 종합 역사서를 발간하고 있다. 조선 건국부터 6·25 전쟁을 포함한 한국 현대사까지 총 560여년, 20만여일에 대한 광범위하고 상세한 기록서다. 사세를 확장하고 이윤 추구에 전념해야 하는 기업인이 왜 진부한 역사에 천착했을까. 이 회장은 “역사는 모방의 연속이고 세월은 관용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리스 역사가인 헤로도토스가 페르시아 전쟁의 교훈에서 제국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했듯이 이 회장도 625 전쟁의 참혹한 기억과 성찰 속에서 한민족의 평화와 영화를 염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6·25 전쟁 1129일’은 특히 정전체제를 종식하고 평화협정을 통해 진정한 평화로 나아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지침이 돼 줄 필독서다. 하루하루의 전황을 국내외적 상황과 연계해 기술함으로써 당시 정세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주고 있으며, 특히 휴전협상이 시작된 이후 쌍방의 의도와 전략에 대한 당시 상황과 전개 과정을 잘 그리고 있다. 향후 한반도의 평화협정을 위한 협상이 시작될 때 쌍방은 공히 2년에 걸쳐 씨름했던 휴전협정 체결 과정을 반드시 반추해 볼 것이고, 이 책이 학문적 그리고 정책적으로도 활용돼 그 가치를 더하게 될 것이다.  노병에 대한 대통령의 허리 숙임에서, 사재를 털어 전쟁의 아픔을 기록했던 이 회장의 집념에서 어렵지만 반드시 추구해야만 할 한반도 평화의 숭고한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도자는 분명한 비전과 탁월한 전략적 혜안으로 국민들과 함께 평화를 향한 노정에 앞장서야만 하며, 국민들은 인내를 가지고 평화와 번영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말아야 진정한 평화의 순간을 목도할 수 있을 것이다. ‘전쟁과 평화’의 6월을 보내며, 또 산적한 어려움이 겹겹이 쌓인 7월을 맞으며 한반도 미래에 대한 밝은 기대를 다시 한번 품어 본다.
  • [서울포토] ‘학교 폭력을 이기자’

    [서울포토] ‘학교 폭력을 이기자’

    30일 서울 숭곡초등학교에서 월드비전이 실시한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 ’교실에서 찾은 희망’ 응원 스쿨어택 이벤트에서 월드비전 홍보대사 배우 김보성과 학생들이 ’학교 폭력을 이기자’는 의미를 담아 팔씨름을 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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