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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타임스, “문 대통령, 트럼프와 대조적인 접근법으로 경제 실험중”

    뉴욕타임스, “문 대통령, 트럼프와 대조적인 접근법으로 경제 실험중”

    “한국은 성장을 위해 증세하고 최저임금을 인상했다. (감세와 규제완화를 추진하는)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적으로 ”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9일(현지시간)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다룬 기획 기사를 실었다. 기사를 작성한 마이클 슈만 기자는 빈부 격차 확대, 성장 둔화, 임금 정체 등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나 유럽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고민에 대해 한국은 다른 나라들과 다르게 접근 중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슈만 기자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한국이 앞으로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주목할 만한 거대한 경제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시대 가장 논쟁적인 경제 문제들과 씨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반대되는 접근법을 통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시도는 아직까지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런 실망스러운 초기 결과가 문 대통령은 틀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옳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NYT는 “한국의 어려움은 경제 문제 해결에서 국가의 한계를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특히 저변의 구조적 문제들을 그대로 둔 채일 때는 더욱 그렇다”고 전했다. 또 “문 대통령처럼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자영업자 등에게 의도치 않은 결과를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들은 문 대통령의 경제프로그램의 성패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주장한다”고 NYT는 전했다. 이와 관련 홍콩상하이은행(HSBC) 아시아경제 리서치부문 공동책임자인 페데릭 노이먼은 NYT에 “수출주도형인 한국 경제에 대한 타격은 최저임금 인상보다는 세계 경제가 둔화한 탓이 더 크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더 진화한 AI 비서… 맞장구·번역도 척척

    더 진화한 AI 비서… 맞장구·번역도 척척

    ‘CES 최고 전시물’ 평가…개장 전부터 줄 디즈니랜드서 본뜬 놀이기구로 AI 체험 로봇과 셀피 땐 “사진 어디 올리냐” 질문 언어 다른 두 사람 간 대화 실시간 통역도 지난해 CES에 처음 참가한 구글은 지난 8일(현지시간) 개막한 올해 전시에선 규모를 3배 이상 확대하고, 외부에 별도 건물을 세워 마련한 전시장 전면 벽 전체엔 커다란 사이니지를 설치해 존재감을 뿜어 댔다. 특히 올해 전시에서는 열차 놀이기구 형태의 전시물 ‘구글 어시스턴트 360° 라이드’를 만들어 관람객 인기를 끌어모았다. 구글 어시스턴트 라이드는 주인공 밥이 바쁜 일상 속에서 할머니의 91세 생일 파티를 준비하는 과정을 디즈니랜드의 ‘뮤지컬 라이드’ 같은 열차 놀이기구 형태로 보여 준다. 인공지능(AI)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주변에 어디든 존재하며 일상을 도와줄 수 있다는 걸 열차에 탄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만들었다. 현장 관람객들이 소셜미디어 등에 ‘이번 CES 최고 전시물’이라고 평가한 걸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9일에도 관람객들은 개장 전부터 구글 전시장 옆에 긴 줄을 섰다.줄을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가다 보면 입구에 할머니 모습을 한 로봇이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 라이드를 구성하는 이야기 속에서 생일을 맞는 밥의 할머니다. 로봇은 사실상 구글 어시스턴트 라이드에서 구글의 실제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유일한 전시물인데, 안에 사람이 들어가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놀라운 자연어 의사소통 능력을 보여 준다. ‘눈’이 마주친 기자가 손을 흔들자 할머니 로봇은 “안녕, 아가”라고 인사했다. 뒤에 따라오던 외국인 관람객은 할머니 로봇과 함께 셀피를 찍으려고 어깨동무를 하고 스마트폰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할머니 로봇은 카메라를 응시하며 “이 사진 어디에 올릴 거냐”고 물었다. 관람객이 “여기저기에 다 올릴 것”이라고 대답하자 로봇은 웃으면서 “인터넷에 대량으로 뿌려지겠구나”라고 말했다. 열차에 타기 직전 밥이 잠자고 있는 방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내 제인은 출장 때문에 공항으로 떠나기 전 방문을 열고 “내일 할머니 생일 케이크와 깜짝 파티를 준비해 달라”고 주문한다. 관람객들이 타면 좌석 앞에 있는 영상표시장치에 구글 어시스턴트 화면이 표시되고, 열차가 동화 같은 배경과 움직이는 인형들로 꾸며진 터널 안으로 들어간다. 잠에서 깬 밥은 장난꾸러기 아이들과 씨름하며 할머니 생일 파티를 준비하던 중 “헤이, 구글” 하고 구글 어시스턴트를 불러 하루 일정을 확인한다. 어시스턴트는 날씨 등 간략한 정보를 알려 준 뒤 “할머니 생일 케이크를 잊지 말라”고 말한다. 밥은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할머니 케이크를 사러 간다. 그는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빵집에 데려다 달라”고 말한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내비게이션을 시작한다”고 답한다. 빵집에 가는 길에 차가 막히자 밥은 어시스턴트를 불러 제인에게 도착 시간을 메시지로 보내 달라고 말한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그 뒤 “전방에서 속도를 줄이라”면서 “더 빠른 길을 찾았다”고 알려 준다. 빵집에 도착하니 프랑스인 제빵사가 영어를 못 한다. 밥은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내 프랑스어 통역사가 돼 달라”고 말한다. 구글은 이번 전시 개막일인 지난 8일 구글 어시스턴트에 언어가 다른 두 사람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통역하는 ‘통역사 모드’를 추가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살짝 먼저 알려 준 것이다. 구글 어시스턴트 덕분에 아내가 준 과제를 무사히 수행한 밥은 할머니 생일 파티를 하며 마지막으로 어시스턴트를 불러 스마트폰 카메라를 ‘그룹셀피’ 모드로 전환하라고 말한다. 구글은 이번 전시에서 사실상 구글 어시스턴트를 누구에게나 친숙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전시장은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각종 생활기기로 아기자기하게 꾸렸다. 특히 쉽게 눈에 띄도록 하얀 산타 복장을 한 현장 안내 직원을 대규모로 투입해 CES 전역에서 관람객들과 항상 마주칠 수 있게 했다. 이들의 등엔 영어로 구글 어시스턴트라고 쓰여 있다. ‘구글 소속 보조원’인 이들의 직책과 AI 음성비서 서비스 이름을 중의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구글 전시장 맞은편엔 거대한 사탕 뽑기 기계 모양의 시설을 세웠다. 구글 어시스턴트 서비스를 쉽게 전달하는 동시에 관람객에게 경품을 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사람이 너무 몰려 순서를 기다리려면 약 90분이 걸린다. 글 사진 라스베이거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CES 최고 핫한 ‘구글 라이드’ 타보니…‘할매 로봇’ 입담에 ‘깜놀’

    CES 최고 핫한 ‘구글 라이드’ 타보니…‘할매 로봇’ 입담에 ‘깜놀’

    CES서 최고 인기 전시 ‘구글 어시스턴트 라이드’열차 놀이기구 형식에 할머니 ‘생파 준비’ 스토리할머니 로봇, 셀피 찍자 “사진 어디에 올릴 거야?” 지난해 CES에 처음 참가한 구글은 지난 8일(현지시간) 개막한 올해 전시에선 규모를 3배 이상 확대하고, 외부에 별도 건물을 세워 마련한 전시장 전면 벽 전체엔 커다란 사이니지를 설치해 존재감을 뿜어댔다. 특히 올해 전시에서는 열차 놀이기구 형태의 전시물 ‘구글 어시스턴트 360° 라이드’를 만들어, 관람객 인기를 끌어모았다. 구글 어시스턴트 라이드는 주인공 밥이 바쁜 일상 속에서 할머니의 91세 생일 파티를 준비하는 과정을 디즈니랜드의 ‘뮤지컬 라이드’ 같은 열차 놀이기구 형태로 보여준다. 인공지능(AI)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주변에 어디든 존재하며 일상을 도와줄 수 있다는 걸 열차에 탄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만들었다. 현장 관람객들이 소셜미디어 등에 ‘이번 CES 최고 전시물’이라고 평가한 걸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9일에도 관람객들은 개장 전부터 구글 전시장 옆에 긴 줄을 섰다.줄을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가다 보면 입구에 할머니 모습을 한 로봇이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 라이드를 구성하는 이야기 속에서 생일을 맞는 밥의 할머니다. 로봇은 사실상 구글 어시스턴트 라이드에서 구글의 실제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유일한 전시물인데, 안에 사람이 들어가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놀라운 자연어 의사소통 능력을 보여준다. ‘눈’이 마주친 기자가 손을 흔들자, 할머니 로봇은 “안녕, 아가야”(Good morning, honey)라고 인사했다. 뒤에 따라오던 외국인 관람객은 할머니 로봇과 함께 셀피를 찍으려고 어깨동무를 하고 스마트폰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할머니 로봇은 카메라를 응시하며 “이 사진 어디에 올릴 거냐”고 물었다. 관람객이 “여기저기에 다 올릴 것”이라고 대답하자, 로봇은 웃으면서 “인터넷에 대량으로 뿌려지겠구나”라고 말했다. 열차에 타기 직전 밥이 잠자고 있는 방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내 제인은 출장 때문에 공항으로 떠나기 전 방문을 열고 “내일 할머니 생일 케이크와 깜짝 파티를 준비해 달라”고 주문한다. 관람객들이 타면 좌석 앞에 있는 영상표시장치에 구글 어시스턴트 화면이 표시되고, 열차가 동화 같은 배경과 움직이는 인형들로 꾸며진 터널 안으로 들어간다. 잠에서 깬 밥은 장난꾸러기 아이들과 씨름하며 할머니 생일 파티를 준비하던 중, “헤이, 구글”하고 구글 어시스턴트를 불러 하루 일정을 확인한다. 어시스턴트는 날씨 등 간략한 정보를 알려준 뒤 “할머니 생일 케이크를 잊지 말라”고 말한다. 밥은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할머니 케이크를 사러 간다. 그는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빵집에 데려다 달라”고 말한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내비게이션을 시작한다”고 답한다. 빵집에 가는 길에 차가 막히자 밥은 어시스턴트를 불러 제인에게 도착시간을 메시지로 보내달라고 말한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그 뒤 “전방에서 속도를 줄이라”면서 “더 빠른 길을 찾았다”고 알려준다. 열차는 철로를 따라 건물 밖으로 나갔다 들어가고, 그 중간에 롤러코스터를 탈 때처럼 관람객 사진을 찍는 장소를 지난다. 빵집에 도착하니 프랑스인 제빵사가 영어를 못한다. 밥은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내 불어 통역사가 돼 달라”고 말한다. 구글은 이번 전시 개막일인 지난 8일, 구글 어시스턴트에 언어가 다른 두 사람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통역하는 ‘통역사(interpreter) 모드’를 추가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살짝 먼저 알려 준 것이다. 구글 어시스턴트 덕분에 아내가 준 과제를 무사히 수행한 밥은 할머니 생일파티를 하며 마지막으로 어시스턴트를 불러 스마트폰 카메라를 ‘그룹셀피’ 모드로 전환하라고 말한다. 열차 운행이 끝나고 나가면 탑승 중에 찍은 사진을 이메일로 받을 수 있는 장치가 벽에 붙어 있다. CES 출입용 배지 QR코드를 기기에 대면, 등록할 때 입력한 개인 이메일로 사진이 전송된다.구글은 이번 전시에서 사실상 구글 어시스턴트를 누구에게나 친숙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전시장은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각종 생활기기로 아기자기하게 꾸렸다. 특히 쉽게 눈에 띄도록 하얀 산타 복장을 한 현장 안내 직원을 대규모로 투입해, CES 전역에서 관람객들과 항상 마주칠 수 있게 했다. 이들의 등엔 영어로 구글 어시스턴트라고 쓰여져 있다. ‘구글 소속 보조원’인 이들의 직책과 AI 음성비서 서비스 이름을 중의적으로 나타낸 것이다.구글 전시장 맞은편엔 거대한 사탕뽑기 기계 모양의 시설을 세웠다. 구글 어시스턴트 서비스를 쉽게 전달하는 동시에 관람객에게 경품을 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사람이 너무 몰려 순서를 기다리려면 약 90분이 걸린다. 글·사진 라스베이거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졸음과 씨름하는 강아지 ‘꾸벅꾸벅’

    졸음과 씨름하는 강아지 ‘꾸벅꾸벅’

    졸음과 씨름하는 강아지 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7일 ViralHog 유튜브 채널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한 가정집에서 촬영된 영상이 올라와 누리꾼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영상은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궁둥이를 바닥에 붙이고 앉아 있는 것으로 시작한다. 상체를 세운 채 두 눈을 감았다가 떴다 하며 꾸벅꾸벅 졸고 있던 녀석은 급기야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아 본격적으로 잠을 청한다. 영상을 게재한 이는 강아지에 대해 “나는 길 잃은 녀석을 구조한 뒤 집에서 키우고 있다. 엘비스라는 이 강아지는 잠을 이기기 위해 노력했지만, 너무나 졸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영상부 seoultv@seoul.co.kr
  • 한국 음식문화의 뿌리 ‘장 담그기’ 국가무형문화재 됐다

    한국 음식문화의 뿌리 ‘장 담그기’ 국가무형문화재 됐다

    콩을 발효해 간장과 된장을 만드는 기술인 ‘장(醬) 담그기’가 국가무형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장이라는 음식 자체와 함께 재료를 준비해서 장을 만드는 전반적 과정을 아우르는 ‘장 담그기’를 국가무형문화재 제137호로 지정했다고 9일 밝혔다. 장 담그기는 한국의 전통 음식문화 중 ‘김치 담그기’(국가무형문화재 제133호)에 이어 두 번째로 국가무형문화재가 됐다. 우리나라는 콩을 발효해 먹는 ‘두장’(豆醬) 문화권에 속하며 삼국시대부터 장을 만들어 먹었다고 알려졌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장을 보관하는 창고인 장고(醬庫)를 두었고 ‘장고마마’라 불리는 상궁이 직접 장을 담그고 관리하기도 했다. 장 담그기는 콩 재배, 메주 만들기, 장 만들기, 장 가르기, 숙성과 발효 등의 과정을 거친다. 메주를 만든 뒤 된장과 간장이라는 두 가지 장을 제작하고, 지난해에 사용하고 남은 씨간장에 새로운 장을 더하는 겹장 방식은 한국만의 독창적 문화로 평가된다. 다만 문화재청은 장 담그기가 우리나라 전역에서 각 가정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전승되는 생활 관습이자 문화라는 점에서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보유자와 보유단체가 인정되지 않은 국가무형문화재로는 아리랑, 제다(製茶·차를 만드는 전통기술), 씨름, 해녀, 김치 담그기, 제염(製鹽), 온돌문화가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올 설날장사 씨름대회 정읍서 개막

    올해 설날장사 씨름대회가 다음달 1일부터 6일 동안 전북 정읍시에서 열린다. 대한씨름협회와 정읍시는 ‘2019 설날장사 씨름대회’를 다음 달 1일부터 6일까지 정읍국민체육센터에서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올해 대회는 남자부 태백장사(80kg 이하)·금강장사(90kg 이하)·한라장사(105kg 이하)·백두장사(140kg 이하)와 여자부 매화장사(60kg 이하)·국화장사(70kg 이하)·무궁화장사(80kg 이하)·단체전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대회 이튿날인 2일부터는 KBS와 KBSN을 통해 전국에 중계된다. 한편, 정읍시 단풍미인씨름단은 한다복, 김기환, 고요한 등 3명의 유망주를 영입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여일한 바다에서 새해를 건지다…범바위에 앉아 호수를 품다

    여일한 바다에서 새해를 건지다…범바위에 앉아 호수를 품다

    설악산, 아바이마을, 동명항…. 강원 속초의 이름난 명승지 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신참 여행지가 있습니다. 속초해수욕장과 외옹치항을 잇는 해안 산책로, ‘외옹치 바다향기로’입니다. 우리나라에 바다를 낀 산책로는 한둘이 아니지만, 남북 관계의 긴장이 풀리고 65년 만에 발을 디딜 수 있게 된 길은 걷는 것만으로도 뿌듯해집니다. 1년을 시작하는 이즈음, 외옹치 바다향기로에는 사람이 많습니다. 춥다고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파도에 신이 난 젊은이들, 아이를 목말 태워 저 멀리의 바다를 보여 주는 아빠, 손을 맞잡고 걷는 노부부, 사람들은 저마다 새해의 바다에서 무엇을 보았을까요. 외옹치 바다에서 길어 올린 새로운 다짐은 무엇이었을까요. 새 마음, 새 뜻이 넘실대는 해안 산책로를 걷고 나자 진한 소금 향이 온몸에 남았습니다.65년 동안 볼 수 없던 바다를 보고, 걸을 수 없던 길을 걷는다. 속초 외옹치 해안 일대는 1970년 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해안 철책이 설치되며 반세기 동안 일반인 접근이 금지된 구역이었다. 그러던 2018년 4월 남북 관계 화해 무드를 타고 외옹치 해안이 전면 개방되며 일대는 걷기 좋은 해안 산책로로 단장했다. 외옹치 바다향기로는 속초해수욕장 정문부터 외옹치 해수욕장을 거쳐 외옹치항까지 이어진다. 반세기 넘게 발 들일 수 없던 바다가 어떤 풍경을 보여 줄지 궁금해하는 이들의 발길이 모여 삽시간에 속초의 명소로 거듭났다. 외옹치 바다향기로는 크게 속초해수욕장 구간(850m)과 외옹치 구간(890m)으로 나뉜다. 총 1.74㎞, 편도 1시간이면 걸을 수 있는 길이다. 그마저 시간이 여의치 않다면 외옹치 구간만 걸어도 좋다. 외옹치 해수욕장과 외옹치항, 어디서 출발하든 30여 분 동안 다채로운 풍경의 바닷길을 만끽할 수 있다. 짧은 산책로의 미덕은 한겨울에도 가뿐히 걸을 수 있다는 점 아닐까. 하루를 꼬박 투자해야 하는 길이라면 굳은 결심과 단단한 채비가 필요할 테지만, 외옹치 바다향기로는 ‘잠깐 산책이나 할까’ 하는 마음 정도면 충분하다. 가벼운 걸음에 비해 보여 주는 풍경은 빼어나다. 끝 간 데 없이 너른 쪽빛 바다, 기암괴석에 부딪힌 파도가 일으키는 물보라, 기암절벽 사이에 자란 해송 군락, 아름다운 풍경이 끝없이 이어진다. 나무 데크가 깔린 평지라 길도 순하다.외옹치 구간은 암석관찰길, 안보체험길, 하늘데크길, 대나무명상길로 나뉜다. 수심이 낮아 가족 단위로 찾기에 좋은 외옹치 해수욕장, 긴 세월 파도에 깎인 암석이 연이어 나타나는 암석관찰길을 지나자 안보체험길이 나타난다. 외옹치 바다향기로의 지난날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구간이다. 2m 높이의 철책과 감시초소가 그대로 남아 있는데, 속초시는 슬픈 역사를 잊지 않고자 일부러 철책을 거두지 않았다고 한다. 덕분에 잠시나마 산책로가 들어서기 전의 삼엄한 경비 태세나 스산한 분위기를 연상해 볼 수 있다. 바다는 으레 두 눈 가득 들어차는 망망대해인 줄 알았는데, 안보체험길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다르다. 바닷바람에 녹이 슨 철책 구멍 사이에 바다가 조각조각 들어 있다. 조각난 바다가 하나로 합쳐지길 염원하며 걸음을 계속한다. 안보체험길의 끝자락, ㄷ자형 전망대가 어딘가 낯익다. tvN 드라마 ‘남자친구’에서 차수현(송혜교 분)과 김진혁(박보검 분)이 마주한 장소란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남자친구’ 촬영지로 입소문을 타고 있지만,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해안선을 조망하기에 제격이라 사람들 발길이 유독 오래 머문다. 외옹치 바다향기로 전 구간을 통틀어 전망이 가장 시원한 곳은 하늘데크길이다. 전망 데크가 군데군데 자리해 차디찬 해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다를 감상하거나 사진을 찍는 이들이 많다. 전망 데크에 서서 바라보는 바다는 어쩜 그리 드넓은지, 연원을 알 수 없는 깊이 앞에서 사람의 나이가 무색하다. 바다는 한 살 더 먹었다고 파도를 더 잘 치는 것도 아니요, 올해 목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가 되는 것이라고 다른 바다와 경쟁하지도 않는다. 지나간 해나 새로운 해나, 바다는 한없이 푸르고 파도는 쉼 없이 밀려왔다 밀려갈 뿐이다. 새해라고 거창한 포부, 원대한 계획을 세워야 할까. 외옹치 바다가 들려준 답은 ‘아니오’다. 바다의 일에 빗대자면 자기 자리에서 멈춤 없이 제 할 일을 하는 것도 새해의 포부가 될 수 있다. 새해의 바다에서 변치 않음을 향한 바람을 건져 올린다.●문화가 꽃피는 아트플랫폼 갯배 갯배와 아바이순대로 대표되는 아바이마을에 2년 전 새로운 문화공간이 생겼다. 이름하여 아트플랫폼 갯배. 한때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던 해양 컨테이너를 문화공간으로 활용, 실향민 문화 관련 전시나 속초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의 전시가 열린다. 2층 통유리창으로 청초호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숨겨진 뷰 포인트로도 부족함이 없다. 설악대교 교각 아래 자리한 아담한 문화공간은 아바이마을의 정체성을 보여 준다. 입구에 띄엄띄엄 놓인 보따리는 실향민의 아픔을 보여 주는 설치미술 작품이다. 한국전쟁 때 피란 온 함경도 실향민이 정착한 곳이 아바이마을이다. 조금만 기다리면 고향에 돌아갈 수 있으리라 믿어 마지않던 사람들은, 고향을 그리며 아바이순대와 식해를 만들고 사람이 거의 살지 않던 바닷가 땅을 속초시로 승격시켰다. 관광객으로 붐벼도 감출 수 없는 마을 특유의 쓸쓸한 분위기는 고향을 향한 노스탤지어 때문일 것이다. 현재 아트플랫폼 갯배 2층에서 열리는 전시는 ‘장롱사진전’. 전투식량 상자를 이어붙인 집 앞에서 책보를 들고 있는 학생들, 고기잡이 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며 청호동 방파제에서 놀고 있는 아이, 설악산 관광호텔 앞에서 찍은 설악국민학교 동창회 사진까지, 장롱 속에 잠들어 있던 빛바랜 흑백사진이 50~60년 전 속초를 증언한다.●화랑이 서라벌 가는 것도 잊게 한 범바위 웅크린 호랑이의 모습을 닮았다고 ‘범바위’라는 이름이 붙었단다. 그래봤자 바위다. 볼거리 많은 속초에서 왜 바위를 봐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겠다. 대답을 찾자면 속초 8경의 하나인 바위 자체의 기세도 늠름하지만, 이곳에서 보는 영랑호 풍광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영랑정 가는 길’이라는 안내판을 따라 계단을 조금만 오르면 정자 영랑정이 나타나고, 바로 옆에 웅장한 자태의 범바위를 마주한다. 범바위는 하나의 바위가 아니라 바위 여러 개가 모인 바위군이다. 이 거대한 몸뚱이를 일컫기에 ‘바위’라는 단어는 너무나 작다. 바위 꼭대기를 보려면 몇 걸음 뒤로 물러서 고개를 들어야 하고, 바위 표면은 동네 사람들이 둥그렇게 둘러앉은 채 가운데에서 씨름 한판을 벌여도 될 만큼 드넓다. 밑은 낭떠러지이다 보니 바위에 엉거주춤 앉는 순간, 묘한 울렁거림까지 느껴진다. 울렁거림도 잠시, 영랑호가 눈에 들자 이내 감탄이 터진다. 영랑호는 둘레 8㎞, 넓이 약 120만m²(약 36만평)에 이르는 호수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의 화랑, 영랑이 금강산에서 수련을 마치고 서라벌로 돌아가는 길에 호수를 발견하고, 서라벌로 돌아가는 것도 잊고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영랑의 이름을 딴 ‘영랑호’는 그 후 화랑들의 수련장이 됐다. 범바위에 앉으면 영랑이 왜 이곳을 떠나지 못했는지 이해하게 된다. 잔물결이 이는 호수에 들어찬 속초의 겨울은 추위도 잊힌 채 넋을 놓고 바라볼 만큼 평화롭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장명확(사진작가) ■ 여행수첩 (지역번호 033) →가는 길 :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서울양양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삼척-속초)를 지난다. 서울양양고속도로 설악IC교차로와 동해고속도로(삼척~속초)를 지나 대조평교차로에서 설악산 방면으로 좌회전, 도천삼거리에서 설악해맞이공원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조양교차로에서 북양양IC 방면으로 우회전한 뒤 대포항길을 따라가면 외옹치 바다향기로다. 내비게이션에 외옹치해수욕장 또는 외옹치항을 검색해도 된다. →맛집 : 이모네식당(637-6900)은 맛깔스러운 생선모듬찜으로 유명하다. 가자미, 명태, 도루묵 등 여러 가지 생선에 무와 감자를 넣고 푹 쪄낸다. 자작하게 졸은 양념장에 밥을 비벼 먹으면 밥 한 그릇 비우는 게 우습다. 속초 중앙시장에 자리한 은혜횟집(637-0744)은 오징어에 찰밥, 당근, 깻잎 등을 꽉꽉 채워 쪄낸 오징어순대가 별미다. 88생선구이(633-8892)에서는 속초 바닷가에서 갓 잡은 열 가지 생선을 맛볼 수 있다. 그릴 위에서 노릇노릇 익은 생선애는 은은한 숯 향이 배어 있다. →잘 곳 : 속초에는 바다를 바라보며 잠들 수 있는 숙소가 여럿 있지만, 롯데리조트속초(634-1000)는 그중 으뜸이라 할 만하다. 속초 외옹치항에 자리해 모든 객실에서 바다를 볼 수 있을뿐더러 키즈 파크, 워터파크 등 부대시설이 다채롭다. 완벽한 날들(010-8721-2309)은 서점과 게스트하우스를 결합한 북스테이다. 서점에서 2000여 권의 책 중 마음에 드는 한 권을 골라 침대에서 읽다 잠드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우산그늘/조은희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우산그늘/조은희

    무대 어두운 파란빛 조명. 조명은 무대 후면만 들어오며 그 빛은 관객석으로 뻗어나간다. 관객들은 소품과, 인물들의 그림자 속에서 무대를 관람한다. 무대 중앙을 제외한 후면의 극 상하수는 조명의 빛이 흐릿하다. 빛이 흐린 어둠 속에서 인물들은 대기를 할 수 있다. 프롤로그, 새미의 학원 앞 / 저녁 빗소리. 그 소리는 폭우같이 거세지만, 바람은 불지 않는다. 조명은 옅고 어두운 파란빛. 무대의 전면 상수에는 연성이 우산을 들고 있다. 무대 전면 하수에는 문준이 우산을 들고 있다. 새미, 등장. 입으로 학생이 할 법한 욕을 중얼거리며, 메고 있던 가방을 머리 위를 가리듯, 든다. 새미는 무대 전면 중앙으로 뛰어온다. 연성과 문준. 동시에 돌아본다. 새미가 중앙에 선다. 웅덩이를 밟은 듯, 첨벙 소리가 난다. 문준과 연성은 동시에 고개를 객석으로 향한다.문준 우새미! 아빠 왔다! 새미, 교복 바지가 젖은 듯. 욕을 하며 발을 들어 확인한다. 문준 아빠 왔다고! 바지 다 버렸네. 아침에 빨래했는데, 또 세탁기 돌려야 해? 연성 새미? 혹시 너가, 우새미 맞지? 새미 예? 맞는데요? 이렇게 비 오는 날. 절 왜요? 연성 나야. 김연성. 새미 누구냐니까요. 연성 네가 처음으로 손가락을 쥔 사람. 새미는 연성을 돌아본다. 새미를 제외한 모두 앞을 보고 있다. 문준의 우산이 눈에 띄게 처지듯, 내려간다. 문준의 얼굴이 우산에 가려진다. 1장, 새미의 집 / 저녁 무대 후면. 옅은 하늘빛 조명과 노란 조명이 무대를 밝힌다. 무대 전면에 소형 테이블과 큐빅 2개가 있다. 문준은 무대 후면에 있다. 문준은 젖은 우산을 펼친 채 조명 앞에 둔다. 우산 모양의 그림자가 바닥에 그려진다. 동시에 무대 상수에 있던 새미가 연성을 어둠 속에 뿌리쳐 놓고, 비교적 밝은 전면으로 들어온다. 문이 닫히는 소리. 연성은 문을 두드리는 손짓을 한다. 연성 (문 두드리며) 새미야! 문 열어! 새미 들어오지 마요! 이런 행동, 불법인 거 아시잖아요? 문준이 손을 소매에 닦으며 무대 전면으로 이동한다. 새미 아빠, 우산 또 저렇게 해놨어? 저러면 바닥에 물 떨어진다니까. 바닥이 원목이라 물 몇 방울이라도 나무가 이리저리 운다고 말했잖아. 문준 잘 기억하네? 내가 그랬었지. 나무라 이리저리 뒤틀린다고. 근데 물이야 닦으면 되는 거고. 우산은 접어서 보관하면 녹슬어. 새미 어차피 내일도 비 오거든요. 추적추적. 약해지겠지만요. 문준 갈색 얼룩보다는 낫지, 녹슬면 흉해지고, 가지고 다니기 싫어지니까. 쾅쾅쾅! 연성 (문 두드리며) 새미야. 김새미. 인터폰 통해서라도. 얘기만 하자. 아니면 얼굴이라도. 문준 이제는 성까지 바꿔버리네. 새미 여기는 우문준, 우새미. 우씨 집안이에요! 잘못 찾아오셨어요! 잠시 잠잠하다. 새미 아빠 밥은? 문준 아까 낮에 햇볕 아래에 누워 있었는데, 배가 금방 찬 것 같더라니. 다시 출출해졌어. 새미 요즘 따라 먹구름이 자주 껴서 그래. 문준 그렇지? 아빠가 이상한 거 아니지? 새미 물을 걸 물어 아빠. 18년간 한 번도 그런 적 없잖아. 문준 한 번은 아니고… 눈에 띄지 않게 서서히. 는 아니겠지? 새미 아빠도 수명은 있을 거 아냐. 나 학원에서 꼬부랑 글씨를 너무 봐서 그런가. 배가. 쾅쾅쾅! 연성 새미야! 너가 나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릴게. 나 기다린다! 문준 (무시하려는 듯) 배고프지. 우리 야식 먹을까? 새미 오랜만에 배달 시켜 먹자! 나 조금만 더 시켜 먹으면 배달 앱에서 아이디 등급 올려준대. 어때 아빠? 피자? 문준 아냐. 내가 해 줄게. 금방이야. 군만두가 냉동실에 한가득이야. 자리 비좁아. 새미 아빠 힘들잖아요. 나도 이제 그것쯤은 알아. 뭐 시켜 먹을까? 그 전에 나 옷 갈아입고 올게. 문준 아빠가 이렇게 해 줄 수 있을 때 먹어. 나 늙으면 해 달라 해도 안 해 준다. 그땐 새미 네가 나한테 해 줘야지. 새미 말을 꼭 할아버지처럼 하네. 아빠 아직 한참 멀었어. 수명 240세 시대야. 120세 하프 세대도 훌쩍 넘은 지 오래구만. 문준 그건 너한테 해당되는 얘기고. 여튼 군만두 개수는 내가 알아서 한다? 다 먹어야 해? 새미 알겠어. 문준 무대 중앙 하수로 간다. 문준은 어둠 속에 있다. 문준은 무대 중앙을 등지고 있다. 문준은 앞치마를 맨다. 문준은 요리하는 시늉을 한다. 지글지글 소리가 난다. 새미는 교복 와이셔츠 단추를 푼다. 단추를 풀자, 반팔티가 나온다. 새미가 교복 바지를 벗는다. 바지를 벗자 체육복이 나온다. 문준 교복 아무데나 벗어두지 말고! 방에 갖다 놔. 새미 개고 있어! 아빠는 맨날 보지도 않고 단정 지어! 새미는 큐빅 위에 교복을 아무렇게나 올려둔다. 새미는 무대 전면 상수로 이동한다. 새미 김이 많이 서렸네. 이러면 아빠가 계속 배고플 텐데. 새미는 호 입김을 분다. 와이셔츠 소매로 창문을 닦는 시늉을 한다. 그 행동은 느리게 진행된다. 그때, 쾅쾅쾅. 이번엔 아무 소리도 없다. 새미는 문준이 있는 무대 하수를 본다. 새미는 연신 눈치를 보며 연성이 있는 문으로 다가간다. 끼이익. 문 열리는 소리. 연성 새미…! 새미 쉿, 아빠 요리하러 갔어요. 여기까지 따라오면 어떡해요. 이 집에 지금 못 들어오는 이유, 제가 보낸 봉투에 다 담겨 있을 텐데요. 연성 사정이 있었어. 네가 모를 사정. 새미 그래요. 그쪽의 유전자를 인공 난자에 넣을 때도 제가 이해해야 될 사정이 있었나요? 몰랐어요. 아직 고등학생이라. 연성 난 연구원이었어. 첫 연구가 성공할 줄 누가 알았겠어. 성공해서…기뻤지만. 그게 널 데려가기 전에는. 새미 말 조심해요. 문 닫기 전에. 연성 지금 말씨름하자고 만난 거 아니야. 난 알고 찾아갔어. 너의 아빠가 널 데리러 온다는 것을 알고. 적어도 내가 엄마라는 건 안 밝혔잖아. 얼굴도 제대로 못 봤을 거야. 우산을 모자마냥 푹 눌러쓰고 있던데. 새미 엄…이란 단어는 내 앞에서 쓰지 마세요. 밝혀주지 않은 덕분에 난 아빠한테 그 쪽이 게임 유저라고 밝힐 거예요. 제가 판 희귀 아이템을 돈 주고 사러 온 게임 유저요. 그러니까, 조용히 가 주세요. 나머지는 서류로 이야기하죠. 새미는 문을 쾅 닫는다. 문준이 프라이팬을 들고 등장한다. 문준 받침대 없어? 받침대. 새미는 받침대를 까는 시늉을 한다. 새미 아빠 잔치 열어? 무슨 만두가 북한산처럼. 문준 그 사람은 갔어? 새미 어? 새미, 군만두를 입에 넣는 시늉. 새미 (후하후하 대며) 아 뜨거! 음 그 사람? 내가 모바일 게임에 현질을 좀 해서, 아이템이 남더라고 그래서 판다고 했는데. 오죽 급했는지 우리 집 현관까지 온 거야. 그래서 돌려보냈어. 요즘 사람들은 왜 이렇게 급한지. 문준 갓 튀긴 만두, 허겁지겁 혀 데면서 먹은 놈이 할 말은 아니네요. 정말 간 거 맞아? 새미 갔어. 뒷모습도 봤는걸. 문준 일부러 그 사람 것도 구웠는데. 그래서 많아졌어. 다 먹을 수 있지? 아들? 둘의 젓가락이 왔다 갔다 하나, 힘이 없다. 새미는 젓가락을 내려놓는다. 문준 야 우새미. 너 설마 벌써 다 먹은 거야? 새미 …입맛이 없어. 문준 말도 안 돼. 이거 다 어떡해? 아까는 다 해치울 듯이 굴더니. 새미 내일 아침 반찬으로 하면 좋겠다. 그래서 일부러 남기는 거야. 문준 그래 그럼, 아빠가 다 먹는다. 숟가락 줄면 나야 환영이지. 새미 나 먼저 씻을게. 새미 무대 상수로 퇴장. 문준은 젓가락질을 하려다가 내려놓는다. 아까 새미가 서 있던 창문 뒤에 선다. 창문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난다. 문준 날이 흐리네. 문준은 새미의 교복을 갠다. 조명이 어두워진다. 2장, 새미의 학원 앞 / 낮 잔잔한 보슬비 소리. 연성이 우비를 입고 있다. 무대 상수에서 문준이 우산을 들고 등장. 연성 어? 문준 (혼잣말로) (웅덩이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쳐다보듯) 다 큰 어른이 부끄럽지도 않나. 연성 네? 문준 고등학생이랑 거래하는 거 말이에요. 연성 그게 워낙 희귀한 아이템이라. 제 시간, 돈, 다 쏟아붓는 겁니다. 문준 난 그 애의 아빠예요. 계속 이러시면. 연성 새미 말을 진짜 믿네요? 문준 계속 이러시면 신고할 겁니다. 접근금지 신청도 내릴 거고. 연성 내가 걔 본명을 어떻게 알 것 같아요? 문준 보나마나 은행 계좌겠죠. 입금을 하라고 새미가 본명을 알려 줬을 거니까. 연성 난 당신 본명도 알아요. 새미가 이름 하나는 잘 짓네요. 문준 현실 세계로 돌아오세요. 맨날 게임만 하니까 현실과 가상을 분간 못 하잖아요. 문준은 연성의 반대 방향으로 돌아선다. 연성은 문준 쪽으로 돌아선다. 문준 제가 새미 대신 아이템값 배로 환불해 드릴 테니까. 거래 파기하세요. 연성 걔가 먼저 연락했어요. 저한테. 문준 그러니까 배로 쳐드린다구요. 없었던 일로 합시다. 연성 우산부터 위로 올리고, 절 보면서 말하세요. 문준 그쪽 얼굴 보고 싶지 않아요. 연성 새미도 궁금할 겁니다. 항상 비 오는 날만 데리러 오는 당신을요. 아무리 길이 물기로 미끄럽다고 해도요. 문준 내 아들이 유치원생도 아니고, 그냥 산책 겸 데리러 온 거죠. 우산도 따로따로 쓰는 마당에 무슨 소리예요. 연성 우산 그늘 아래 숨어서 아빠 노릇하는 거 지겹지 않아요? 우산이 올려져 완전히 얼굴이 드러난 문준. 연성 쪽으로 돌아선다. 연성 당신은 기호랄 것도 없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새미한테 맞춰서 제작되었으니까. 근데 요즘 좀 지겨울 겁니다. 연성이 문준을 향해 한 발자국 다가간다. 우산끼리 부딪힌다. 연성 내가 당신 버전을 한 칸 올렸거든. 문준 이건 불법이야. 연성 원래 회수 절차예요. 알아요? 문준 새미 몸이 성장이 거의 됐다고 해도 완전한 성인이 아니에요. 회수는 2년도 더 남았다구요. 저는 새미가 대학 가는 거까지만 지켜볼 거예요. 연성 온몸이 뜨거워지지 않나요? 문준 네? 연성 햇빛 쬘 때, 햇빛보다 몸이 더 뜨거워지지 않냐구요. 그러니까 방금 한 따끈따끈한 밥보다 밥을 먹는 인간의 몸이 더 뜨거운 것처럼요. 연성은 문준의 표정을 살핀다. 연성 전혀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이네. 다른 비유를 들어야 하나… 죄송하지만 당신 지능 지수가 몇 점이죠? 문준 예의를 지키세요. 연성 순수하게 묻는 거예요. 이런 질문,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잖아요. 당신 같은 존재를 위한 헌법이 나온 지 겨우 5년도 안 됐어요. 아직 개정 중이고요. 문준 새미가 더 잘 알 거예요. 당신 말대로 나는 하나부터 열까지 새미의 아빠니까. 지금 어떤 위치에서 당신이 일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저를 함부로 대할 자격 없습니다. 새미한테도 마찬가지예요. 연성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서, 당신도 인간처럼, 건조해진 거예요. 이유는 당신이 알 테죠. 지금은 몰라도 나중엔 오히려 나한테 고마워할지도 모릅니다. 문준 인간처럼? (사이) 저는 아버지예요. 우린 잘 살고 있었어요. 아무 탈 없이요. 저는 그렇다 칩시다. 새미는요. 적어도 새미의 의사는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연성은 말이 없다. 문준 알면 돌아가세요. 새미가 어제에 이어 또 당신의 얼굴을 보기 전에요. 연성 정말 입을 떼기가 어렵군요. 문준 그래요. 신고가 두려우시겠죠. 이제야 말이 통하네요. 그때, 무대 하수에 새미가 서 있다. 새미는 어둠 속에 있다. 연성 한 달 전, 새미가 절 찾아왔어요. 새미는 서류 봉투를 들고 있다. 문준 속임수 안 통해요. 연성 거짓말은 벌써 전부터 끝났어요. 새미의 팔이, 연성에게 서류 봉투를 건넨다. 연성, 봉투를 조심스럽게 받는다. 연성 연구실 직원이 조용히 저에게 건네더군요. 새미가 보낸 서류였어요. 저는 그것을 찬찬히 읽고 또 읽었어요. 마치 좋아하는 소설의 구절을 반복해서 읽듯이요. 새미 ‘父 우문준의 소유권을 가진 子 우새미는 출생원의 절차에 따라, 父 우문준을 회수함에 동의한다.’ 연성 회수 담당이 내가 된 거예요. 그 아이가 손을 뻗어 감쌌던 손가락의 주인공인 내가. 엄마인 내가. 드디어 제자리를 찾을 기회가 온 거예요. 새미 엄마, 이제 돌아올 때가 됐어요. 연성 라고 말하는 것 같았죠. 문준 그걸 저보고 믿으라는 거예요? 새미는 어제도 내가 배고픈지 걱정했던 애예요. 그래서 아무데나 막 서명한 겁니다. 출생원에서 혹시 제 배터리를 갈아주지 않을까 해서요. 연성 도망가지 마세요. 문준 당신이 새미에 대해 무얼 말할 수 있죠? 손가락 하나 쥐어 주었다고 해서. 당신보다 두 마디 더 길어진 새미의 손이 그때와 같을 것 같나요? 빗소리가 거세진다. 문준은 연성에게 달려들 듯이 다가선다. 연성 아빠 노릇해서 얻은 데이터베이스, 하루면 다 읽을 수 있죠. 문준 그 데이터베이스는 하루아침에 쌓인 게 아니에요. 문준은 우산을 바닥에 떨어뜨리듯 내린다. 문준 난 새미가 자라는 모습을 메모리에 18년 동안 차곡차곡 쌓았어요. 결코 무시 못할 세월이에요. 그래서 엄마인 당신도 수없이 망설 였을 겁니다. 그러다 서류를 받자 용기가 났고 여기까지 왔겠죠. 근데 당신이 잊은 것이 있어요. 내 데이터베이스는 읽어도 새미가 쌓은 기억들은 읽을 수 없음을 말이에요. 문준은 우산을 접는다. 문준은 상수로 퇴장한다. 새미, 무대를 돌아 후면 하수에서 전면 중 앙으로 이동한다. 새미는 후드 모자를 쓰고 있다. 새미는 후드 주머니에 손을 꽂고 있다. 연성 새미야. 왜 비를 맞고 다녀. 감기 걸리게. 새미 얼굴이 다 젖은 건 제가 아닌 걸요. 꽤 오래 서 계셨나 봐요. 연성 우비가 그렇지 뭐. 만들 때, 머리는 안중에도 없었나 봐. 새미 이렇게 서 있으면 아빠가 절 데리러 왔다가도 발걸음을 돌리겠어요. 연성 네 아빠가 그렇게 쉽게 돌아서겠니. 새미 혹시 모르죠. 우리 아빠도 제가 이렇게 돌아설 줄은 몰랐겠죠. 그러니까 아빠도, 저도 서로 모르는 거예요. 연성 생각이 많아졌어. 혼란스러워. 새미 아빠가 나가면, 본인이 빈자리를 채울 거라고 기대하시지 않았나요? 연성 오래된 일기도 망설임 없이 찢는 사람들이 있지. 우리 엄마도 그랬어. 새미 너는? 나라고 다를까? 새미 버려진 건 당신이 아니에요. 나라구요. 내가 태어나서 당신이 엄마가 되었잖아요. 근데 당신이 엄마라서 날 태어나게 한 것처럼, 괴로워하지 말란 말이에요. 연성 괴로워할 자격 없는 거 알아. 그땐 엄마라는 생각보다, 실험이 성공한 기쁨, 연구원으로서의 성취감이 날 지배했어. 지금에서야 두려울 뿐이야. 너도 혹시 날… 갈아 끼우듯 버리는 것이 아닌가. 새미 잠시 말이 없다. 새미 비가 점점 그치고 있어요. 빗방울 떨어지는 간격이, 뜸하네요. 연성 지금쯤이면, 네 아빠가 집에 도착했겠지. 새미 데리러 왔었군요. 연성 그래. 너도 알고 있는 것 같았어. 새미 맞아요. 아빠는 왜 비오는 날이면 날 데리러 왔을까요? 전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꼈어요. 비 오는 날에는 우산 아래, 지나가는 사람들이 제 눈에 안 보이거든요. 절 괴롭히던 중학교 동창을 만나도 우산을 앞으로 조금만 더 내리면 대통령도 부러워할 벙커가 돼요. 숨은 거라 해도 좋아요. 근데, 아빠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하진 않았어요. 연성 이제 가자. 집으로. 새미 제 선에서 마무리하죠. 연성 너가 부추기겠다고? 새미 네. 아빠는 항상 구름이 없는 날을 좋아했어요. 그런 날에 집에 오면, 아빠는 창가에 서 있었죠. 연성 정말 너가 할 수 있겠어? 새미 내일 봬요. 새미, 후드 모자를 벗고 무대 후면 상수로 간다. 새미는 어둠에 잠긴다. 연성, 무대 하수로 가서 퇴장한다. 조명이 어두워진다. 3장, 아빠의 방 / 밤 드라이어기 소리. 무대가 환해지면, 새미가 문준의 머리를 말려 주고 있다. 새미는 반팔 티셔츠 차림이다. 문준은 비에 젖은 생쥐 꼴이다. 새미는 드라이어기를 내려놓는다. 새미는 수건으로 아빠의 머리카락 나머지를 닦는다. 문준 이러니까 졸리다. 네가 어릴 때 조는 이유가 있었구나. 드라이어기 소리가 시끄러운 데도 휘청휘청. 새미 자, 다 끝났어. 문준 이제 자리 바꾸자. 문준은 드라이어기를 손에 든다. 새미 내가 애야? 문준 다 큰 애다. 다 큰 애. 앉아. 새미 됐어. 나 수학 공부 좀더 하다 자려고. 그리고 나 머리도 안 젖었잖아. 문준 그럼 부엌 불은 네가 꺼라. 아빠 먼저 잔다. 새미 오늘은 안 붙잡네? 맨날 아빠 방에서 자라더니. 문준 너도 이제 다 컸잖아. 새미 일찍도 알아보셨네. 새미 무대 후면 상수로 이동. 스위치 소리. 새미, 베개를 들고 무대 전면 하수로 온다. 새미, 베개를 바닥에 놓고 눕는다. 새미는 관객석과 평행으로, 옆으로 누워 있다. 새미 부엌에 불 껐어. 문준 새미 네가 웬일이야. 달력에다 표시해야 하나. 파란펜으로 동그라미 치고, 아니, 동그라미 두 개. 새미 근데 아빠. 문준 응? 새미 우산은 말려 뒀어? 문준 그러엄. 새미 내일은 비 안 온대. 문준 …. 새미 우산 어디다 놔 뒀어? 거실에 없던데. 문준 저기, 신발장 안쪽에 넣어뒀어. 먼지 쌓이지 말라고. 새미 우산 안 젖은 거 알아. 문준은 말이 없다. 새미 아빠 비 맞는 거 싫어하잖아. 문준 비가 그친 줄 알았는데 계속 온 거뿐이야. 조금씩 맞는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했어. 새미 우산이 아빠보다 귀해? 우산은 커버까지 씌워서 가져와 놓고, 아빠는 비 쫄딱 맞으면 무슨 소용이야. 문준 그러고 보니 그렇네. 우산을 신주 단지 모시는 거 마냥… 그렇게 품 안에 감싸고 집까지 걸어왔어. 새미 아빠도 아빠 생각 좀 해. 문준 (용기 내어) 이제 우산들 그만 펼쳐 놓고, 접어서 보관할 때가 온 것 같아. 새미, 무대 후면 쪽으로 돌아 눕는다. 새미 비 오는 날이 싫다는 말이야? 문준 그건 아니야. 여전히 좋아. 새미 그럼 내일 만날까. 아빠? 문준 자자, 새미야. 늦었다. 새미 나 아직 잘 생각 없어. 아빠는 항상 내가 잠드는 거 보고 잤잖아. 문준 내일은 맑아? 구름 한 점 없이? 새미 응, 쨍쨍해서 더울 수도 있대. 그래도 목도리는 챙기래. 이게 무슨 말이야? 문준 겉옷도 챙겨. 벗었다가 입을 수도 있는 거. 새미 걷기만 해도 배부를걸. 아빠 오랜만에 포식하겠네. 문준 새미야. 늦었다. 자자. 내일 학교 안 가니? 새미 이런 날 두 번 없어. 밤새도록 얘기하다 잘 줄 알았는데. 내가 다 큰 게 아니라 아빠가 늙은 거 같아. 내가 다시 이 방에서 자나 봐봐. 새미는 일어나서 불을 끈다. 스위치 소리. 조명이 어두워진다. 문준, 새미 머리맡에 간다. 문준은 새미의 베개를 뺀다. 새미 아 씨, 아빠 베개 있잖아! 내 거 돌려줘. 문준 오늘은 아빠 자는 거 봐줘. 먼저 잘게. 문준은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서, 새미와 데칼코마니처럼 눕는다. 새미 갈 거야, 말 거야. 문준 너 나 때문에 억지로 가는 거 아니지. 새미 갈 거야 말 거야. 문준은 몸을 일으킨다. 문준 그럼, 돗자리를 준비해 줘. 새미 좋아. 집에 있어. 문준 연두색으로. 새미 아빠가 언제부터 색깔을 신경 썼다고 그래. 우리 집 돗자리는 하얀색이야. 문준 연두색이 산뜻하니까. 그리고, 내가 좋아할 것 같은 색이야. 새미 그럼 내일 나 학교 마치면 3시쯤…. 문준 1시 30분. 나날 공원. 새미 나 그때 수업 중인데. 아는 사람이 왜 그래. 문준 조퇴해. 담당 선생님한테 현장 체험 학습이라고 하든가. 아빠가 허락했다고. 새미는 말이 없다. 새미 아빠, 이런 적 처음인 것 같아. 문준 나도 익숙하지 않아. 새미 아빠 말고, 나 학교 조퇴하는 거 처음이라고. 문준 하긴 이때까지 개근상을 훈장처럼 모아 왔었지. 새미 (졸린 목소리로) 아빠는 뭘 모았어. 문준 유치원 졸업장이랑, 중학교 졸업장이랑 이제 고등학교…. 새미 (거의 자는 목소리로) 그건 우새미. 내 거고. 아빠 거 말이야. 문준 내 거? 난 내 서랍장도 없어. 문준은 자리에 앉는다. 문준 우새미. 자? 아들? 새미는 몸을 뒤척인다. 문준 내일 생기겠네. 연두색 돗자리. 그 위에 나는 누워야지. 포만감이 느껴질 정도로. 하늘이 어두워지는 걸 보고. 어두워져서 별이 뜨면, 그제서야 집에 돌아올 거야. 비 오던 날만 외출했던 우리를, 나를 잊고 싶어. 조명이 어두워진다. 연성, 무대 상수 어둠 속 서 있다. 그때, 초인종 소리가 울린다. 문준과 새미는 듣지 못한다. 연성은 새미가 주었던 서류 봉투를 안고 있다. 연성은 무대 후면 상수로, 다시 전면의 하수로 왔다 갔다 한다.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연성은 문을 두드리려다가 만다. 그러다 결심했는지, 문 밑으로 서류를 밀어 넣는다. 4장, 새미의 집 / 낮 조명이 밝아지자, 서류 봉투는 사라지고 없다. 문준은 무대 전면에 있다. 문준은 분무기를 허공에 뿌리며, 곱게 접힌 수건으로 창문을 닦는 시늉을 한다. 창문이 잘 닦이지 않는지 인상을 쓴다. 문준 도대체 창문 청소는 언제쯤 하는 거야. 관리비는 누구 콧구멍에 들어갔는지. 원. 새미, 집에 들어온다. 문준 왔어? 새미, 대답 없다. 새미는 가방을 벗는다. 새미는 가방 정리를 한다. 문준 점심은. 새미 공원에서 기다렸어. 문준 아빠는 점심 먹었는데. 새미 아빠랑 점심 먹을 줄 알았어. 그래서 밥 먹기 전에 조퇴했다. 왜. 문준 오늘 날씨 좋은데 공원은 좀 돌아보고 왔어? 새미 응, 덕분에. 문준, 분무기를 뿌린다. 새미 시간 헷갈린 거 아니지? 문준 지금이 몇 신데? 새미 오후 3시. 문준 1시 30분에 만나자며. 새미 나 1시 30분부터 3시까지 공원 정문에서 기다렸어. 그러다가 아빠가 길 잃은 게 아닌가 싶어서 그 넓은 공원을 1시간 반 동안 돌아다녔고. 다리가 아프길래 공원 벤치에서 쉬고 있었는데 공원 시계 보고 알았어. 아, 아빠는 집에 있겠구나. 문준 길을 잃을 리가 없지. 몇 번이나 갔었는데. 새미 아주 오래전이잖아. 문준 오래전은 무슨, 3년도 안 됐어. 새미 미안. 문준, 새미를 돌아본다. 문준은 새미에게 간다. 문준 그거 때문이 아냐. 미안해할 필요 없어. 새미 힘들었어? 문준은 다시 무대 전면으로 와서, 수건으로 창문을 닦는다. 새미 뭐 때문인데? 문준 몰라, 내가 두려웠는지도 모르지. 새미 …사람들이. 문준 응,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 중에 네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 말이야. 새미 알아 듣게 설명해 줘. 창문을 닦는 문준의 행동이 멈춘다. 문준 나만 동의하면 돌아갈 수 있다는 거지? 새미가 문준에게 다가간다. 새미 아빠, 난. 문준 돌아가면 난 무엇을 할까 생각 중이야. 새미 회수, 맞아. 돌아가는 건 맞아. 근데 이건 달라. 문준 네가 직접 서류에 서명을 해 놓고, 지금 와서 가지 말라는 거야? 문준은 분무기를 든다. 격하게 분무기를 뿌리다가 수건과 분무기를 힘 없이 늘어뜨린다. 새미 아빠가 달라지게 될 거랬어. 평범하게. 문준 오늘 새벽, 네 손에서 떠났던 서류가 내 손으로 돌아왔어. 나와 반대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날 도우려고 한 거야. 새미 그 사람은 내 엄마가 아니야. 유전자만 같지. 문준 인정하긴 싫지만 이걸 돌려주는 순간은 엄마였어. 넌 그걸 알아야 해. 아들. 새미 나는 엄마가 없어! 문준 그 말이 내 가슴도 뚫는다는 걸 아니? 새미 아빠는 구름 없는 날씨를 좋아했지. 나는 그걸 알면서도, 비 오는 날만 아빠가 나갔으면 했어. 아니, 아빠를 숨기고 싶었어! 엄마가 있는 친구들한테서 아빠를 비밀로 하고 싶었어. 문준 내 가슴이 건조해졌다고 그랬는데. 축축하다. 문준이 무대 하수로 가려고 한다. 새미는 아빠를 붙잡는다. 문준 널 뿌리치게 하지 마. 새미 아빠가 창문을 닦을 때조차, 나는 아빠가 맑은 하늘을 보는 게 싫었어. 혹시 나가고 싶은 거 아닐까? 안 돼, 모른 척하자. 난 못 본 거야. 아빠는 그냥 창 밖을 보는 거야. 바깥에 뛰어노는 애들 소리가 시끄러워서 보는 거야. 문준 나는 눈물 날 정도로 햇빛을 쳐다봤어. 새미 떠날까 봐 무서웠어. 문준 떠날까 봐 무서울 정도였으면 날 떠나 보내는 게 아니라 붙잡았어야지. 새미 …. 문준 새미 네 손으로 직접 서명했어. 내가 아빠가 아니게 해 달라고. 새미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붙잡을 수가 없었어. 새미는 문준을 놓는다. 새미의 고개가 내려 간다. 문준 나 집 청소 하는 것 좀 도와줄래? 새미 바닥에 먼지 한 톨 없어. 문준 내 물건, 정리하려고 했는데 정리할 게 없더라고. 새미 도와줄게. 새미, 무대 하수의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 새미는 무대 바닥에 앉아, 밝은 전면에 샴푸, 치약, 폼클린징을 옮긴다. 새미 뭐 필요해? 샴푸, 치약, 폼클린징? 문준 이거 다 네 거잖아. 새미 아빠랑 같이 쓰던 거야. 문준 새로 사면 돼. 출생원 앞에도 편의점은 있겠지. 새미 피부에 안 맞으면 어떡하려고 그래? 아빠 피부 민감하면서. 문준 그럼 너 뭐 쓸 건데, 만들기라도 할 거야? 새미 그렇네…. 벌써 화장실이 텅 비었다. 안 그럼, 요리 도구는 어때. 프라이팬 전자레 인지. 새미 이번에는 무대 후면 하수로 사라진다. 곧이어 우당탕탕 소리. 문준은 그쪽으로 가려다가 만다. 새미 무대로 돌아온다. 새미 다 가져가 아빠. 문준 주방이 텅 빌 거야. 새미 어차피 난 요리 못 해. 그럼 내 방은? 뭐 가져갈 게 없을까. 종이? 문준 집 텅 비고 싶어? 그만해. 청소하는 법 알려줄 테니까. 새미 이거 봐. 이런데 뭐가 챙길 게 없다는 거야? 아빠가 나한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굴지 마. 이렇게나 많으니까. 새미 이번에는 무대 상수로 향한다. 우산을 들고 나오는 새미. 문준 어릴 적 썼던 우산이네. 새미 이걸 아직도 가지고 있었어? 녹이 하나도 안 슬었네. 문준 작지. 그때도 잘 말려서 넣었거든. 새미는 우산을 펼쳐 본다. 새미는 문준에게 씌워 본다. 문준이 새미의 우산을 그러쥔다. 새미 하나도 안 가려져. 비에 다 젖겠어. 새미는 문준의 우산을 가져온다. 새미 그럼 이게 아빠 거지? 밝은 색의 우산. 새미가 우산을 펼친다. 새미 아빠 우산…. 문준 크지? 새미 녹이 다 슬어 있었네. 문준 …. 새미 내 것만 말렸었어? 문준 너 건 예쁘게 잘 말렸지. 맑을 때도 넌 우산을 썼으니까. 아들이 매일매일 쓰는 건데. 바싹 말려야 하잖아. 새미 아빠가 가면. (사이) 내 우산도 저렇게 될 거야. 더이상 쓰지 않을 거니까. 아빠가 아닌, 문준으로 돌아오면 그 우산을 보여줄게. 문준 녹슬면, 보기 흉해. 가지고 다니고 싶지 않을 만큼. 새미 갈 거지? 문준 아니. 새미 …. 문준 내가 어딜 가. 여기 전부 있는데. 새미 우산을 손에서 놓아버린다. 전면에서 후면순으로 조명이 밝아진다. 무대가 완전히 환해진다. 문준, 새미 서로 포옹하려다가, 새미가 어깨동무를 한다. 새미 안지 마. 나 다 컸어. 문준 이때 아니면 언제 안아 보냐. 문준은 새미를 포옹한다. 새미도 포옹한다. 암전.
  • [데스크 시각] ‘소멸’ 중인 대한민국 체육/이지운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소멸’ 중인 대한민국 체육/이지운 체육부장

    “머지않아 국제대회에서 경기력이 급속도로 떨어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2011년 경북대학교의 한 석사 논문에서 나온 대목인데, 체육인들은 이 ‘예언’이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적중될까 우려하고 있다. 논문은 “2010년 선수 현황에 따르면 역도·복싱·하키·레슬링·펜싱 종목들은 초등학교 선수가 전무한 실정이며, 유도·복싱 등 투기 종목과 핸드볼·하키 등 구기 종목에서도 선수 수가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고교로 가면 이 예언은 상당 부분 현실화됐다. 중·고교 운동부 선수를 기준으로 2015년과 2018년 비교 수치는 이렇다. 골프는 124명에서 1426명으로 1302명, 축구는 1만 1088명에서 1만 4306명으로 3218명 늘었다. 야구는 5723명에서 6495명으로 772명 증가했다. 딱 여기까지다. 농구, 배구, 탁구만 해도 정체가 분명하다. 각각 1242명에서 1161명(+81), 1083명에서 1110명(+27), 531명에서 544명(+13)의 변화를 보였다. 레슬링은 1359명에서 1194명(-165명), 핸드볼은 885명에서 756명(-129명), 하키는 1034명에서 912명(-122명)으로 줄었다. 검도, 사격, 수영. 씨름, 양궁, 체조 등도 그 숫자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중·고교 운동부의 숫자는 2015년 5599개를 정점으로 2016년 5468개(-131), 2017년 5414개(-72), 2018년 5411개(-3)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고민들은 숫자의 크기 이상이다. 핸드볼협회 이은미 차장은 “현장에서 스포츠 인력 자체가 줄고 있다. 뾰족한 수가 없다. 학교 지도자들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단 선수 유입이 안 된다. 운동을 하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자녀만 키우는데, 골프·축구·야구에 몰릴 뿐이고, 그 외 종목에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였다. 이 회장은 “사실 그간 우리 스포츠의 성적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빨랫감 짜듯이 짜낸 결과”라면서 “국제대회의 정상권에서 20년간 멀어져 간 일본의 길을 걷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학교 체육은 이렇게 빠르게 무너지는 중이다. 생활 체육의 공간으로서 학교는 이미 그 존재감이 사라진 지 오래라는 걸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겠다. 그러니 생활 체육이네, 엘리트 체육이네 하는 논쟁도 무의미한 상황이다. 좀 과하게 표현하자면 한국의 ‘체육’은 소멸 중이다. 이른바 ‘체육인’도 그렇다. 뭐라도 일단 살려 내지 않으면 우리는 상당한 대가를 오랫동안 치러야 할 것이다. 서울신문은 2019년부터 생활 체육의 저변 확대를 위한 연중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체육이 국민 개개인의 건강과 행복을 유지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 질병 예방 등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며 나아가 사회 갈등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데까지 그 유효성이 미친다는 인식 아래 진행하는 것이다. 이 연중 기획으로 우선 국민적 의식이 고양되길 기대한다. 민관의 관계 단체·기관 등의 동참과 지지가 뒤따르길 바란다. 세밑에 만난 한 프로 스포츠 관계자는 관중 감소 추세를 설명하며 “인구 감소”를 누구보다 걱정했다. 경제 상황도 우려했다.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 경기장을 찾는 횟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어지간한 정치인보다, 정부 관료보다 ‘나라 걱정’이 더 컸다. 복지 차원에서라도 체육을 걱정할 때다. 정부와 정치권, 지자체는 새로운 체육 정책을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 jj@seoul.co.kr
  • 野 “조국, 전참시 정권의 척수”… 與 “한국당이 비위 호위무사”

    조 수석 “삼인성호” 나경원 “양두구육” 조 수석에 질의 집중돼 청문회 방불 청와대 특별감찰반 민간인 사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31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청문회나 다름없었다. 민정수석이 운영위에 나온 것은 2006년 8월 노무현 정부 당시 전해철 민정수석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었다. 야당 의원의 질의 대상도 조 수석에게 집중됐다. 운영위가 열리자마자 자유한국당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과 백원우 민정비서관 등의 출석을 요구하면서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여야가 약 1시간 동안 입씨름을 벌인 뒤 조 수석은 준비해 온 현안보고서를 4분 동안 막힘없이 읽었다. 그는 “한국당에 의해 고발된 당사자이면서 검찰·경찰 업무를 관장하는 민정수석이 관련 사건에 대해 국회 운영위에서 답변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의문이 있었다”며 “그러나 고 김용균씨가 저를 이 자리에 소환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처리와 운영위 개최를 연계한 것을 놓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여야 의원들이 수시로 고함을 지르면서 회의는 밤늦게까지 아슬아슬하게 진행됐다. 차분하게 답하던 조 수석은 전희경 한국당 의원이 TV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전참시)을 빗대 “전대협, 참여연대로 구성된 시대착오적인 좌파 정권의 척수”라고 하자 발끈했다. 조 수석은 “전 의원의 정치적 주장과 저에 대한 비난, 비방, 풍자, 야유 다 정치적 자유라고 생각하지만 사실관계가 다른 건 공적 절차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어쩐지 색깔론이 안 나오나 했다”며 야유를 보냈다. 야당의 공세가 거듭될수록 조 수석의 목소리도 커졌지만 회의 시작 전까지만 해도 조 수석은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조 수석은 운영위 개회 30분 전 국회에 도착해 미소를 지은 채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한마디로 말해서 삼인성호(三人成虎)다. 세 사람이 입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는 옛말이 있다”며 “비위 행위자의 일방적인 주장이 여과 없이 언론을 통해서 보도되고 이것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어 매우 개탄스럽다”며 작정한 듯 심정을 밝혔다. 회의장에 도착한 조 수석은 갈색 백팩에서 답변용으로 준비한 스프링 노트 한 뭉텅이를 꺼냈다. 노트에는 주황·노랑·핑크색 형광펜 줄이 그어져 있는 등 꼼꼼하게 답변을 준비한 흔적이 보였다.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조 수석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이날 대면이 주목받았지만 두 사람은 악수만 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국당 첫 질의자로 나선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정권 초기 정의와 도덕성을 앞세웠는데 위선과 일탈에 양두구육(羊頭狗肉) 정권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건은 국정농단 세력이 세상 바뀌었는지 모르고 하던 대로 하다가 쫓겨난 것인데 국정농단 바이러스 원조인 한국당이 비호하고 호위무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냉장고를 부탁해’ 김보성 “존경하는 파이터” 추성훈에 헌정시

    ‘냉장고를 부탁해’ 김보성 “존경하는 파이터” 추성훈에 헌정시

    추성훈이 김보성에게 시를 선물 받는다. 24일 방송되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올해 화제가 됐던 ‘맹수 푸드 파이터’ 추성훈의 냉장고가 공개된다. 2018 시즌 챔피언을 가리기 위한 대망의 결승전 역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진행된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에서 김보성은 추성훈에 대해 “존경하는 파이터다”라고 전하며 김동현, 정찬성, 최두호 등 대한민국을 빛낸 파이터들에게 함께 존경심을 내비쳤다. 이어 평소 ‘시 쓰는 의리남’으로 유명한 김보성은 추성훈에 대한 마음을 담은 헌정시를 준비해 직접 낭독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헌정시를 받은 추성훈은 “남자한테 시를 받아본 건 처음이다”라며 다소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이날 MC들의 제안으로 두 사람은 힘 대결을 펼쳤다. 김보성은 “과거 추성훈과 팔씨름 대결에서 힘 한번 못 쓰고 질질 밖으로 끌려간 적이 있다”며 이번에는 손씨름 대결을 제안했다. 하지만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된 두 사람의 손씨름 대결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낳았다는 후문. 김보성이 추성훈에게 선물한 헌정 시와 두 파이터의 손씨름 현장은 24일 월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대법, ‘양심적 병역거부’ 성우 양지운씨 막내아들도 ‘무죄 취지’ 파기환송

    대법, ‘양심적 병역거부’ 성우 양지운씨 막내아들도 ‘무죄 취지’ 파기환송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해 1·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성우 양지운(70)씨의 아들 원석(26)씨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판단하고 2심 재판을 다시 심리하라고 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는 13일 병역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원석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원석씨는 2014년 3월 입영통지서를 받은 뒤 입영일로부터 3일이 지나도 입대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6년 4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이어 그해 11월 수원지법에서 같은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종교를 이유로 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진정하게 성립된 양심을 따른 것이라면 병역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된다”며 14년 만에 판례를 바꿨고, 이어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에 대한 병역법 위반 사건에 대해 줄줄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되면서 원석씨도 대법원으로부터 같은 판단을 받게 됐다. 원석씨는 양지운씨의 막내 아들로 두 형은 이미 양심적 병역거부로 유죄 판단이 확정돼 수감생활을 했다. 양지운씨는 지난달 대법원의 판례가 바뀌자 “3명의 자식이나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로 씨름하던 가족 중 한 사람으로서 감사하다”며 이미 유죄가 확정돼 수형생활을 마친 사람들에 대한 사면·복권도 이뤄지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한눈에 보는 남북 문화유산 교류사… 지난 30년간의 성과와 향후 과제는

    올해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면서 문화유산 교류에도 훈풍이 불었다. 2015년 이후 중단됐던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 발굴조사가 지난 10월 재개됐고 남북이 따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를 신청한 ‘씨름’은 처음으로 공동 등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분단 이후부터 지금까지 진행된 남북 문화유산에서 추진되어 온 사례와 성과 등을 정리한 ‘남북문화유산 교류사’를 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남북이 문화유산 교류를 처음으로 시작한 것은 1990년 3월 일본 연구자가 중심이 돼 결성한 아시아사학회가 연 학술대회였다. 이후 남북 간에는 학술회의, 발굴조사와 복원·정비 사업, 국립중앙박물관 북한 유물 특별전, 북한 사찰문화재 보호 활동 등 35개 사업이 진행됐다. 자료집은 남북 문화유산 교류 협력의 배경과 시대별 전개 과정을 정리한 뒤 고대사와 고대문화 학술 교류, 북한 문화유산 조사, 북한 문화유산 대중 공개, 북한 사찰문화유산 보호 활동, 남북 간 문화재 환수 협력을 위한 제언 등 주제별로 교류사를 살핀다. ‘남북 문화유산 교류협력의 향후 방향’에 대해 쓴 박영정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동사업을 통한 남북 전문인력 간 관계 증진, 민족공동자산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확보, 유네스코 등 국제 무대에서의 역할 확대 등을 성과로 꼽았다. 박 위원은 단속적 사업 구조로 인해 사업이 불안정하게 진행된 부분은 한계로 지적했다. 그는 “만월대 남북공동조사 사업이나 신계사 복원불사 사업 등 장기 사업으로 추진된 경우에도 명시적으로 중단되지는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중단과 재개가 반복됐다”면서 “이런 방식으로는 문화유산 교류협력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도 어렵고 성과를 축적하면서 다음 단계로 발전시켜 나갈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지역에 있는 문화유산이 교류의 우선적으로 대상되는 점, 고대사 및 발해·고려사 중심으로 교류가 진행되는 점, 안정적 교류 채널 부족, 남북 간 공동의 목표와 청사진 부재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박 위원은 한반도의 정세를 화해협력기, 평화번영기, 남북연합기로 구분하고 각 시기에 적합한 추진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소는 13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출판 기념회를 열어 발간 과정을 소개하고 남북 문화유산 현황과 과제를 점검한다. 자료집은 국내·외 국공립 도서관 등에 배포하고 국립문화재연구소 홈페이지(www.nrich.go.kr)에 공개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길섶에서] 파트너와 저출산의 미래/박현갑 논설위원

    시내 어디든 커피전문점이다. 목 좋은 곳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점심 때는 직장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직장인에겐 사랑방이지만, 학생들에겐 공부방이기도 하다.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책과 씨름하는 학생들을 보면 경이롭다. 커피 내리는 또래 젊은이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어제 스타벅스의 장학지원 사업을 듣게 됐다. 바리스타에서부터 슈퍼바이저, 점장 등 파트너로 불리는 모든 직원에게 대학 진학을 원하면 연간 300명까지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고 한다. 외식전문업체지만 전공은 업무랑 관계없어도 되며 졸업 후 재직 의무도 없다고 한다. 최근 강원도에서 발표한 파격적인 출산지원책이 떠오른다. 강원도에서 내년부터 아이 낳으면 4년간 첫 1년간은 매월 70만원, 이후 3년간은 매월 50만원씩 모두 2640만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정부 승인만 남았는데 지원만 받고 타지로 가버리면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모양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민을 가지 않는 이상 미래 일꾼이 불어날 수 있다면 인색할 이유가 있을까. “인간의 정신에 영감을 불어넣고 더욱 풍요롭게 한다”는 스타벅스의 사명이 새롭게 다가온다. eagleduo@seoul.co.kr
  • 영화판이 궁금하고 두려운 청춘에게, 그런데 책값 장난 아님

    영화판이 궁금하고 두려운 청춘에게, 그런데 책값 장난 아님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고 싶은데 두렵기만 해 엄두가 안 난다는 이들이 주위에 적지 않다. 기자의 신문사 후배 한 명도 영화 출입 기자를 하다 5년 전 영화 일을 하겠다며 사표를 던졌다. 그가 얼마나 힘들게 감독 데뷔의 순간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을지 생각하면 내 일마냥 두려워진다. 여기 우리가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영화 장인 112명이 평생의 업으로 삼은 영화에 관한 소회를 털어놓은 책이 있다. 한 권이 아니라 무려 7권인데 늘 과감하고 야심찬 기획으로 유명한 커뮤니케이션북스가 낱권으로는 안 팔겠다고 배짱을 부린다. 무려 22만원. 어떻게 하필 영화와, 영화를 만드는 일을 사랑하게 됐을까? 수십 년 세월 어떤 일을 겪었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일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엇과 싸워야만 했고 또 무엇을 걸어야 했을까? 결과적으로 얻은 것은? 이런 의문들에 답하는 책이다. ‘필름크래프트’는 영화 전문 출판사 포컬프레스가 기획·출간했다. 촬영과 연출, 제작, 편집, 프로덕션 디자인, 의상 디자인, 시나리오 등 일곱 부문의 장인 112명을 심층 인터뷰하고 2000여 의 컬러 스틸 컷과 함께 담았다. 한국인 장인으로는 둘이 포함됐다. 이창동 감독과 박찬욱 감독이다. 박찬욱 감독은 “청소년기에 나는 제임스 본드 영화를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나는 시나리오를 쓸 때 본 이야기로 들어가기 전에 프롤로그로 영화를 시작하는 습관이 있는데, 제임스 본드 영화의 영향이 잠재적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킹덤’의 감독 페터 알백 옌슨은 라스 폰 트리에를 만난 극적인 순간을 돌아본다. “그나 나나 모두 파산한 상태였기 때문에 저는 두 실패자가 함께 일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부기 나이트’ ‘어둠 속의 댄서’의 패션 디자이너 마크 브리지스는 “‘패션 쪽 일을 해 볼 생각은 없었나요?’라고 물어 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궁극적으로 패션 디자이너의 목적은 사람들이 사고 싶어 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고, 의상은 단지 영화의 한 부분일 따름이지요.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디자인한 것을 구입하고 싶은 욕망을 갖게 하는 것이 내 목적은 아니에요”라고 밝혔다. 이런 식이다. 다른 책에서 접할 수 없었던 명작 탄생의 숨은 얘기들, 바깥에 알려진 적 없는 작업 노트가 실려 있다. 현장의 영화인이 매일 마주치고 씨름하고 답을 찾으려 애쓰는 거의 모든 문제와 상황을 거장의 얘기로 들어본다.그런데 의문 한 가지. 가난한 영화 지망자가 뛰어들고 싶은 분야는 일곱 가지 가운데 하나일텐데 왜 세트 판매를 고집하는 것일까? 커뮤니케이션북스 관계자는 5일 “일정 기간이 지나면 낱권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진로를 고민하는 자녀에게 부모가 졸업이나 입학 선물로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주머니가 얇은 청춘들은 한 질도 팔리지 않길 바라야 하는 것일까?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장훈의 염원/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장훈의 염원/황성기 논설위원

    일본 프로야구의 거목 장훈(78·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에게 북한과의 접점은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역도산(1924~1963년)과의 만남이 아니었을까 싶다. 장훈이 함경남도 홍원군 출신인 역도산을 만난 것은 19살 때다. 2016년 11월 출간된 ‘자이니치(在日) 2세의 기억’이란 책에서 장훈은 역도산과의 첫 만남을 이렇게 회고한다. “도쿄 긴자의 고깃집이었는데 두터운 손으로 악수해 주는 모습이 멋있었다. 그가 동포라는 사실은 내 후원회장으로부터 들었다. 역도산은 18세에 일본으로 건너와 고생을 했다. 존마게(일본식 상투)를 한들 조선인이 오제키(일본 씨름 스모의 차상위 지위), 요코즈나(최고 지위)가 되지는 못한다. 존마게를 자르고 레슬러가 됐다고 했다.” 장훈이 놀자고 전화하면 술과 밥을 사 주는 선배, 역도산이었다. 역도산 집에서 재일동포 음악가와 자리를 같이한 때였다. 역도산이 가정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 열쇠를 잠그고 라디오를 켜더란다. 조선 노래가 흘러나오고 역도산이 춤을 췄다. 장훈은 “형님, 그러지 말고 고향 노래를 당당히 들으면 되지 않습니까”라고 하자 역도산이 그 큰 손으로 장훈을 때렸다. 역도산은 “너 같은 놈이 뭘 아느냐. 우리 시대는 벌레 취급을 당했다. 내가 한국·조선인이라고 하면 전 세계 팬들이 실망하지 않겠냐”라면서 “그래서 일본인으로 나가는 거다”라고 말했다. 경남 창녕에서 히로시마로 건너온 아버지가 일찍 죽고 어머니와 삼형제가 어렵게 살아온 유소년 시절, 차별을 당했다는 장훈이다. 고교를 거쳐 프로야구 도에이 후라이야즈에 입단했을 때 한국 국적이 문제가 됐다. 1개 구단에 외국인 2명만 두게 한 규정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가 2명 있었던 도에이는 그에게 귀화를 권유했다. 하지만 장훈의 어머니는 “귀화하려면 야구를 그만두라”고 했다. 이 얘기를 구단에 전하자 사장이 “네 어머니는 훌륭하다”면서 프로야구연맹의 규정을 고쳐 입단해 일본 프로야구 첫 3000안타 달성 등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장훈이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20년 전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야구 지도를 해주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일본 내 조력자를 찾았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남북 야구단일팀이 생기면 무엇이든 돕겠다고 밝혔다. 도쿄올림픽 야구는 6개 팀만 출전이 가능하다. 일본이 주최국 티켓을 가져가 5개 자리를 놓고 본선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이 도쿄올림픽 일부 종목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지만, 야구는 남북 격차가 너무 크다. 장훈의 염원이 이뤄지려면 특단의 지혜가 필요할 듯하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톱스타 유백이’ 김지석의 ‘심쿵’ 엔딩 “네가 들어온 거야”

    ‘톱스타 유백이’ 김지석의 ‘심쿵’ 엔딩 “네가 들어온 거야”

    tvN ‘톱스타 유백이’ 김지석이 박력 고백으로 심쿵 엔딩을 장식했다. 지난 30일 방송된 tvN ‘톱스타 유백이’ 3화에서는 오강순(전소민 분)을 신경 쓰는 유백(김지석 분)의 모습이 그려지며 극 말미에는 강순에게 자신의 마음을 확실하게 표현, 본격적인 김지석표 로맨스를 예고하며 안방극장을 설렘으로 물들였다. 유백은 여전히 도도했지만 강순을 향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우연히 강순의 팔목에 있는 흉터를 본 유백은 신경이 쓰였고, 물질을 마친 강순이 옷을 갈아입으러 가자 “난 누굴 기다리겐 해봤어도 기다려 준 적은 없는 사람이야. 단 1분도”라고 재촉하며 자아도취 톱스타의 면모를 보이다가도 안에서 강순의 비명소리가 나자 크게 걱정하며 당장 문을 열려고 하는 등 강순을 챙겼다. 또 최마돌(이상엽 분)이 여즉도에 귀환하고 나서 마을사람들 그리고 강순의 관심이 마돌에게 집중된 것을 지켜보는 유백은 기분이 좋지 않은 듯, 탐탁치 않은 태도를 보였다. 강순이에 대해 잘 안다는 마돌의 말에 그는 “누군가를 다 안다고 생각하는 건 당신의 자만일 뿐이죠. 사람은 상대에 따라 자신의 다른 면들을 보여주기도 하니까요”라고 자극했다. 이어 마돌과 팔씨름을 하게 된 유백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립으로 팽팽하게 맞서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그런가 하면 괜한 질투심으로 심술을 부리던 유백은 잘난 척 한다는 깡순의 말에 “잘난 척인지 한번 확인해볼까? 딱 기다려”라고 말한 뒤 성큼성큼 강순을 향해 다가와 양손을 짚어 강순을 가두는 듯 훅 들이밀어 보는 이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강순이가 준 김밥으로 인해 상처받았던 유백의 과거가 드러나며 그의 안하무인한 행동에 설득력을 불어넣기도. 극 말미에는 섬을 떠나려는 유백과 그런 그에게 선물을 주려 새벽부터 물질을 하러 간 강순의 장면이 그려졌다. 유백을 성게에 빗대어 그를 이해한다는 강순의 말은 들은 유백은 뭉클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잠수시간이 1분이라던 강순이 1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자 유백은 주저 없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다행이 무사한 강순을 보고 안도한 유백은 걱정하는 마음에 화를 내고 떠났지만 멀끔한 차림으로 다시 강순 앞에 나타나 “니가 들어온 거야. 내 프레임 안에”라고 기습 고백을 해 떨림 가득한 엔딩을 장식, 시청자들을 심쿵하게 만들었다. 이날 김지석은 훈훈한 외모는 물론, 로맨스와 코믹, 어두운 면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특히 사랑에 빠져 달라져가는 유백의 심적 변화과정을 유려하게 표현해내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동시에 마지막에는 설렘 지수를 최고조로 이르게 했다. 이에 본격적인 김지석표 로코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톱스타 유백이’에 대한 기대감 역시 한층 고조되고 있다. 한편 김지석의 활약이 돋보이는 tvN ‘톱스타 유백이’는 매주 금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톱스타 유백이’ 김지석, 이상엽과 상남자 싸움 ‘본격 삼각관계 시작’

    ‘톱스타 유백이’ 김지석, 이상엽과 상남자 싸움 ‘본격 삼각관계 시작’

    ‘톱스타 유백이’ 김지석과 이상엽이 ‘상남자 싸움’을 펼친다. 30일 tvN 드라마 ‘톱스타 유백이’ 측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발산하고 있는 김지석과 이상엽의 모습이 담긴 스틸을 공개했다. ‘톱스타 유백이’에서 김지석은 대한민국 톱스타 ‘유백’ 역을, 이상엽은 원양어선 타고 금의환향한 여즉도 톱스타 ‘최마돌’ 역을 맡았다. 특히 이상엽의 본격적인 등장과 함께 김지석의 질투심이 마구 불타오를 것이라고 전해져 3회 방송을 향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더불어 대한민국을 사로잡은 김지석에 이어 여즉도 여심을 사로잡은 이상엽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안방 여심을 공략한다. 이런 가운데 공개된 스틸 속 김지석-이상엽은 남자의 자존심을 건 팔씨름을 펼치고 있는 모습. 두 사람만의 심각한 분위기가 시선을 강탈한다. 서로의 손을 불끈 잡은 채 탐색전을 펼치며 기싸움까지 벌이고 있는 이들이 과연 무엇을 위해 이토록 승부욕을 불태우고 있는지 궁금증이 모아진다. 특히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주먹을 날리며 김지석을 도발하고 있는 이상엽의 모습. 본의 아니게 전소민을 사이에 두게 된 두 남자이기에 엎치락뒤치락 팽팽한 대결을 이어갈 김지석-이상엽의 접전에 기대가 모아진다. tvN ‘톱스타 유백이’ 제작진은 “3회부터 전소민을 둘러싼 김지석-이상엽, 세 사람의 흥미진진한 삼각로맨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며 “이들 사이에 일어난 미묘한 감정 변화가 꿀잼을 선사할 예정이다.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무장한 ‘톱스타 유백이’ 3회에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tvN ‘톱스타 유백이’는 30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사진제공 = tvN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DMZ·아리랑·김장도 공동 등재 추진… 유네스코 “적극 지원”

    “겨레말 큰사전 등 동질성 사업도 참여 뜻” 아프리카 모리셔스에서 26일(현지시간) 열린 제13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씨름’이 사상 첫 남북 공동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남북 문화 교류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남북은 추가 공동 등재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고 유네스코는 북한 교육 지원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 외교부 관계자는 “남북은 같은 민족이 같은 언어·풍습을 갖고 있으며 남북 관계의 평화 무드로 공동 등재를 위한 정치적 여건이 마련된 것이 공동 등재에 주효했다”며 “향후 비무장지대(DMZ) 생태자연보전지역의 남북 공동 등재(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를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중요한 경험이 쌓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남북이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각각 따로 등재했던 아리랑과 김장문화(북한은 김치)에 대한 사후 병합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네스코 규범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다”며 “향후 검토해 보겠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간 체육분야의 남북 교류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선수팀 구성, 8월 아시안게임 공동 입장, 2032년 올림픽 공동 개최 추진 등 국제적인 지지를 받아 왔지만 남북 문화 교류에 대한 국제적 지지는 씨름의 공동 등재가 처음이다. 특히 유네스코는 민족의 동질성을 감안해 추가 문화유산 등재 역시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이에 남북은 개성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향후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유네스코는 남북의 언어동질성을 구축하려는 겨레말큰사전 사업, 북한 내 교과서 인쇄 지원 사업 등에도 관심을 보여 왔다”며 “유네스코와 남북의 협력을 더욱 심화시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생사고락 함께 메친 한민족의 씨름… 남북 첫 ‘문화유산 통일’

    생사고락 함께 메친 한민족의 씨름… 남북 첫 ‘문화유산 통일’

    “문화로 평화 이뤄… 동질성 회복 계기로” 남북, 유네스코와 협의 뒤 공동신청 결정 “지역별 방식 보완해 대중 스포츠 활성화” 문화유산 전반 공동발굴·보존 확산될 듯남북이 한민족의 역사와 맥을 같이해 온 씨름을 공동의 유산으로 보유하게 되면서 민족적 동질성과 일체감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 계기를 통해 남북 문화유산 전반에 대한 공동 발굴 및 보존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인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씨름은 군사 훈련을 위한 기예, 외국 사신 영접을 위한 관람용 연희, 세시에 민간에서 즐긴 놀이, 공동체의 화합과 번영을 도모하는 농경 의례, 일정한 규칙과 형식을 갖춘 스포츠 등 다양한 형식으로 발달해 왔다. 그만큼 씨름의 정체성 속에는 한민족의 다양한 삶과 경험의 궤적이 깃들어 있다.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승구 한국체대 한국사 교수는 “우리 민족의 화합을 넘어 인류의 화해와 세계 평화를 이끌게 된 씨름은 이제 무형유산의 인류사적 의미를 확장하는 사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남북이 씨름을 위원국 만장일치로 인류무형문화유산에 공동등재할 수 있었던 데는 유네스코 측의 노력이 돋보였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지난 10월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씨름 공동등재에 대한 공감대를 밝혔다. 이어 아줄레 사무총장의 특사가 지난 15~17일 방북해 북한 측을 설득하면서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적으로는 남북이 공동등재를 하려면 양측이 각각 제출한 신청서를 철회한 뒤 공동신청서를 새로 작성해야 한다. 우리는 2016년 3월, 북한은 2015년 제출했다가 보류 판정을 받아 지난해 3월 다시 제출했다. 그러나 유네스코와의 협의에 따라 우선 공동등재 결론을 내린 뒤 추후 공동신청서를 제출하거나 생략하는 방향으로 뜻을 모으게 됐다.씨름을 무형유산으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남북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남북 간 위원회를 구성해 보존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고 이에 따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곽낙현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은 “남북 각 지역별로 씨름의 특징이나 명칭, 주로 행해졌던 시기 등이 다르다”면서 “남북 씨름을 지역별로 전수조사하고 한민족의 동시성을 유지하되 각 지역별 특징을 살려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건식 예원예술대 교수는 “향후 씨름을 스포츠로서 더 많은 대중이 즐기고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남북의 경기 방식과 복장 등 세부 사항을 수정·보완해서 일원화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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