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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슬링·씨름판서 한몫하는 區들/구로구 전국체전 金2 배출 동작구 金1·銅3 건져 기염

    ‘스포츠하면 우리 구’ 시내 자치구 중 유일하게 레슬링팀을 둔 구로구(구청장 양대웅)에 경사가 났다. 지난 16일 막을 내린 제84회 전국체육대회에 서울시 대표로 출전한 레슬링팀이 금메달 2,은메달 1개의 뛰어난 성적을 내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자유형 120㎏급 양현모(32)와 그레코로만형 51㎏급 이영종(24)은 우승,자유형 84㎏급 송세민(26)은 준우승으로 은메달을 보탰다. 구로구 레슬링팀이 창단된 것은 지난 2월.“우수선수 발굴·육성과 더불어 관내 학교의 레슬링 꿈나무들의 진로를 넓혀주고 싶었다.”는 것이 레슬링팀 창단을 주도한 양대웅 구청장의 말이다. 구로구에는 영서중학교와 고척고등학교에 레슬링부가 있다.구로구 레슬링팀은 창단되자마자 올해 회장기 우승과 KBS배 준우승의 성적을 내는 등 승승장구,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동작구(구청장 김우중) 씨름팀 역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이번 전국체전에서 종합우승은 아깝게 놓쳤지만 운영비가 그리 넉넉잖은 자치단체 팀으로서는 기대하기 쉽잖은 ‘금 1,동 3’이라는 수확을 거뒀다. 90㎏ 이하 용장급 정종익(24)이 우승했다.75㎏ 이하 경장급 왕종근(25),95㎏ 이하 용사급 문경식(23),130㎏ 이하 장사급 정원용(23)이 각각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2000년 12월 창단,이듬해부터 대회출전을 시작한 동작구 씨름단은 지난 7월 전국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2연패의 쾌거를 이룬 것을 비롯,4월 강원 횡성한우배 준우승에 이어 지난달 충북 증평인삼배 대회에서 3위를 기록하는 등 씨름명문의 전통을 다지고 있다. 송한수 황장석기자 surono@
  • 아옹다옹 ‘백수와 백조’ 이보다 망가질 순 없다/오상훈 감독 데뷔작 ‘위대한 유산’

    자발적 백수와 도발적 백조가 벌이는 한바탕 웃음 잔치. ‘위대한 유산’(24일 개봉)은 백조와 백수, 즉 실업 남녀가 ‘따로’겪는 일상 이야기와 ‘같이’겪는 돌발적 사건을 교차시켜 배꼽잡는 웃음을 만들어낸다.둘이 사사건건 싸우면서 쌓아가는 사랑마저도 웃긴다.미영(김선아)이 면접시험중 배탈이 나 곤욕을 치르는 장면부터,사랑을 고백하고도 티격태격하면서 끝날 때까지 시종일관 웃음바다를 이어간다. ●따로=백수는 서러워 명문대 심리학과 출신의 창식(임창정)은 취업전선을 거부한 ‘자발적 실업자’.세파에 부대끼기 싫다는 잘난 자존심은 그러나 ‘생활의 논리’앞에선 무력하다.얹혀살고 있는 형수(신이)와 형의 구박은 서러움을 넘어서 못견딜 정도다.어릴적 친구인 형수는 시동생에게 반말은 예사고 “대낮부터 어디서 허비적 거리고 다녀”“돈 못벌면 이런 것(비디오) 보지마” 등 바늘로 콕콕 찌르는 소리만 퍼붓는다. 미운털 신세는 미영도 마찬가지.고스톱 게임에 빠진 엄마는 딸이 면접 시험을 보고와도 본체 만체.“친 엄마 맞어?”라고따져도 쇠귀에 경읽기이고 “꼭 집구석에 들어와 밥을 먹네”라고 핀잔을 주기 일쑤다.퇴근한 언니는 밥 안해놓았다고 투덜거리고 담배 심부름까지 시킨다. ●같이=그래도 꿋꿋이 가진 게 시간밖에 없는 둘인지라 자주 부딪힌다.‘킬링 타임’에 적격은 비디오와 무협지·만화대여점.창식이 단골인 가게 주인이 미영의 어머니(김수미)인데 지킴이는 역시 백조인 미영의 몫이다.연체료를 놓고 일전을 치른 둘은 밤에 담배사러 나간 길에서 충돌해 창식이 100원을 잃어버린다.방구석에 떨어진 100원을 보고도 입이 찢어지는 신세인지라 둘의 입씨름은 자연스럽다.그러다 우연히 자동차 뺑소니를 목격한 뒤 ‘목격자 사례’라는 플래카드를 보고 찾아가지만 이는 증인을 없애려는 범인들의 미끼.납치돼 차 트렁크에 갇힌 이후 쫓고 쫓기다 보니 미운정 고운정이 쌓이게 마련이다.물론 사사건건 부딪히면서. 영화의 묘미는 젊은이들의 취향과 감성을 잘 살린 코믹한 대사.백조와 백수의 망가짐을 몸으로 보여준 임창정과 김선아의 열연도 돋보인다. 여기에 공주병에 걸린김수미,피도 눈물도 없이 창식을 쏘아붙이는 신이,미영을 넘보는 중국음식점 배달부 공현진의 조미료 연기가 한 몫 단단히 거든다.이래저래 ‘위대한 유산’은 웃음 덩어리다. 배급과 투자에 치중해온 CJ엔터테인먼트의 첫 제작 작품.오상훈 감독은 짜임새있는 구성으로 일단 인상적인 데뷔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종수기자 vielee@
  • “휠체어달리기 구청장님 꼴찌네”/강동 구민체육대회로 ‘한마음’ 여자씨름·풋살등 이색 행사

    시내 25개 자치구마다 마련되는 구민의 날 행사가 시민들이 한 마음,한 뜻으로 뭉치는 최대의 지역축제 한마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8일 한강시민공원 강나루지구에서는 종일 강동구(구청장 김충환) 생일잔치가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 열렸다.5000여명이 어우러진 잔치는 ‘한우리 대축제’.오전 9시 개막해 해거름녘까지 이어졌다. 본부석 건너편에는 21개 동별 주민들이 울긋불긋한 막사 안에 자리잡고 응원전에 열기를 뿜었다.천막 위에는 ‘강동의 관문 천호2동’ ‘사랑의 동네 천사동(천호4동)’ ‘경쟁이 아닌 화합입니다-암사4동’ 등 저마다 특색있는 구호들이 적혀 어디에도 못잖은 애향심을 엿보이게 했다. ‘옹헤야’ 등 민요와 ‘사랑은 아무나 하나’ 등 트로트,이정현의 ‘반’ 등 댄스곡이 이곳저곳에서 한꺼번에 터져나왔다.확성기 소리가 여러 곳에서 부딪치는 등 언뜻 무질서한 느낌이 적잖이 들었지만 구민들에게는 그것으로도 대만족인 듯했다.‘비 더 레즈’(Be the Reds)를 입은 미시족이나 배꼽티 여성,70대 할아버지 등 나이를 떠나 모두 하나가 됐다. 오전 11시50분 여성 풋살경기에서 성내2동팀과 맞선 천호2동 선수 A씨는 후반 5분 멋진 드리블로 문전을 치고 들어가 골을 넣어 관중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낮 12시30분 열린 성내1동과 천호3동간 여자씨름도 ‘구름 관중’을 몰고 왔다.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비장애인이 밀어주는 휠체어 달리기에서는 6개팀 가운데 꼴찌로 골인한 김 구청장을 두고 아줌마 부대의 박수와 아울러 웃음꽃이 한참이나 피어올랐다. 김형태(金亨泰·74·명일동)옹은 “자발적인 주민참여가 늘어나 사회전체를 밝게 하는 자원봉사 참여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40여년 의료경험 아낌없이 나누고 베풀고…“e소아과 무료진료 인생의 보람”/재미동포 소아과전문의 이상원 박사

    재미동포로 ‘잘 나가던’ 소아과 전문의 이상원(67·미국명 John Lee) 박사는 요즘 제2의 인생 황금기를 맞고 있다. 미국 시민권자인 그는 요즈음 인터넷 홈페이지(http://my.dreamwiz.com/drslee)를 통한 소아과 무료 의료상담에서 인생의 보람을 찾고 있다.‘클릭,인터넷으로 물어보세요’코너를 통해 전세계 한인들을 대상으로 아동건강 상담에 응한다.어렵사리 국제전화로 인터뷰에 응한 그는 “은퇴 후 모국의 무의촌에서 봉사하려던 필생의 꿈이 인터넷상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감회를 털어놓았다. ●전세계 한국 어린이의 건강 수호천사 그는 이 홈페이지 관리를 위해 하루에 2∼4시간 정도를 컴퓨터에 매달린다.각종 소아건강과 질병에 대한 최신 정보를 올리는 일도 주요 일과다. 40여년 동안 쌓아온 진료 및 임상 체험을 전세계 한인 부모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고 있는 것이다.이를 위해 코네티컷주 윌리맨틱시에서 28년 동안 운영했던 ‘John Lee 소아과’의 문을 얼마 전에 닫았다. 막 이민길에 오른 사람이나 해외 유학 초년생들에게는 갑자기 자녀가 아픈 것만큼 낭패스러운 일도 없다.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낯설고 물설은 이역에서 의료보험조차 없다 보니 발만 동동 구르기 일쑤다.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이 박사의 상담 코너는 여간 요긴한 게 아니다.실제로 미국과 러시아 일본 필리핀 태국 호주 등의 교민들이 사이트의 주 방문자라고 이 박사는 귀띔한다.물론 모국인 한국에서도 상담코너를 찾는 네티즌들이 적지 않다. 9월 현재 전세계 한인 동포 8만 5000여명이 회원에 등록할 만큼 상당한 네트워크가 이뤄졌다.습진·천식·각막염 등 유아들에게 흔한 각종 질병은 물론 소아 성교육에 대해서도 부모들의 상담에 일일이 응하고 있다. 특히 2000여건의 주요 임상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려 응급처치를 위한 부모들의 일차적 판단을 돕고 있다.이를 테면 아이들이 집에서 가벼운 화상을 입을 경우 인터넷에 뜬 사진과 비교해 1도 화상인지,2도 화상인지 등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집에서 간단한 응급처리를 할지,응급실로 갈 것인지를 판단하려면 ‘부모도 반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지론이다.몇년 전 그는 같은 제목의 소아가정간호백과(사진)를 펴낸 바 있다. 요즘 그는 스스로에게도 흡족함을 느끼고 있다.미국 내 각주에 흩어져 사는 자녀들의 집을 방문하고 돌아오면 하루 5시간씩 컴퓨터와 씨름하면서 밀린 ‘숙제’를 할 때도 있지만 “별로 힘들지는 않다.”는 것이다.애시당초 자신이 원하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루 5시간 컴퓨터와 씨름하기도 충남 태안의 안면도가 고향인 그는 연세대 의대를 나와 미 동부의 명문 예일대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뒤 윈드햄 병원 소아과 과장을 지냈다.재미 한인들은 우스갯소리로 스스로를 ‘바나나’라고 부르기도 한다.말 그대로 겉은 노란데 미국에 뿌리를 내리면서 속은 하얗게 변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박사는 자신은 그 반대라고 주장한다.“미국인 의사로 오인받을 만큼 외모는 원래부터 서양인을 많이 닮아 있었지만,속은 여전히 노란색”이라는 설명이다.미국에서도 고소득직인 소아과 개업전문의로 상류사회에 몸을 담기도 했지만 자신은 여전히 ‘안면도 촌사람’일 뿐이라는 얘기다. 9월말 현재 사이트 방문객이 2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최근 지금까지 인터넷 건강 상담 코너를 통해 조언한 실적을 출력해 보니 A4 용지로 4000장이 넘는다고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접속 수가 ‘획기적’으로 늘지 않는 게 요사이 그의 유일한 불만이다.지구촌 곳곳의 한인들 한 사람에게라도 더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은 “제발 나를 귀찮게 해달라.”는 주문에서 묻어 나온다. 인터넷 상담을 통해 그는 한국 사회의 변화상도 읽을 수 있다고 한다.소아 변비나 성문제에 대한 상담 건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서다.이같은 문제는 어린 자녀들의 심리 상태나 정서가 극히 불안정한 것을 나타내는 간접 지표라는 것이다. 이 박사는 “한국 사회는 정보화 수준 등 일부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미국 못지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그러나 “아직 사회 제도적 인프라가 받쳐주지 못하고 있어 문제인 듯하다.”고 분석했다.그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사회에 버금가는 최근 한국의 높은 이혼율에 따른 아동 문제를 들었다.결손 가정의 아동들을 사회보장제나 법규로 보호하는 시스템이 미국에 비해 한국 사회가 훨씬 취약하다는 것이다. ●“돈은 벌만큼 벌었으니 봉사해야지” 그는 이 상담 사이트를 유지하기 위해서 적잖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골프와 여행 등으로 노후를 즐겨야 할 나이에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는 물음에 “돈은 벌 만큼 벌었으니,이제는 베풀고 사는데 보람을 찾을 때”라고 답했다.“정보화 사회에서 인터넷을 통한 쌍방향 대화를 하다 보면 젊게 살게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내친 김에 망설이던 질문도 던져 보았다.혹시 “사이트 운영이 한국에 돌아오기 위한 정지작업이 아니냐?”고.그러자 정색을 하고 “응급환자를 돌보는 현역으로 남기에는 나이가 너무 들었다.”고 손사래를 쳤다.친구인 홍원표 일산병원장이 도와 달라는 요청도 있었으나 고사했다고도 귀띔했다. 그러면서 상담 사이트 운영을 통해 전세계 한인들을 위한 소아과 의사로 ‘재개업’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냐고 반문했다.어린 시절 무의촌이었던 고향 안면도에서 의료 봉사를 하며 노후를 보내리라는 그의 소망은이제 온라인상에서 ‘한민족 네트워크’구축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구본영기자 kby7@
  • [먹고 사는 이야기] 딸꾹질엔 설탕물을

    태아가 엄마 뱃속에서 딸꾹질을 할까.지난주 동창모임에서 이 문제로 한참동안 입씨름을 하다가 경험자의 증언으로 끝이났다. 보통 임신 6개월이 되면 태아에게도 횡격막이 형성되기 때문에 아가의 딸꾹질이 가능하다.이렇게 출생 전 뱃속의 아가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딸꾹질 때문에 고생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이러한 딸꾹질은 대개 수분 이내에 저절로 멈추지만,재발이 잦거나 딸꾹질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딸꾹질이란 횡격막의 불수의적운동(근육 경련)에 의해 성문이 갑자기 닫히면서 특징적인 소리가 들리는 것을 말한다.갑자기 음식이나 술을 많이 먹은 다음 위가 확장되어 횡격막을 자극해 딸꾹질이 나기도 한다.몸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미주신경과 같은 신경체계가 강한 자극을 받았을 때도 생긴다.한의학적으론 주로 폐나 위의 기운이 역류해서 생긴다고 보며 주원인으로는 차가운 기운을 꼽는다.갑자기 찬물에 들어가거나 차가운 것을 먹었을 때 딸꾹질이 나와 괴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이러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급작스런 운동이나 스트레스와 같은 감정변화도 원인이 될 수 있다.마치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어린이가 실제로 복통을 일으키는 것과 유사하다. 이러한 딸꾹질의 정확한 완치법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증상을 덜어주려면 갑자기 놀라게 하거나 손가락을 입안에 넣어 목젖을 자극하기도 한다.또 숨이 차게 함으로서 멈추게 할 수 있다.재채기를 유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레몬을 빨아 먹거나 식초 한 스푼을 삼키기도 하며,설탕물을 마시기도 한다.지속적으로 많은 양의 물을 마시거나,한꺼번에 많이 마시기도 한다. 그래도 잘 멎지 않으면 감꼭지를 달여 마시면 좋다.물 300㏄에 감꼭지 10개 정도를 넣고 약 10분 정도 끓인다.이때 생강을 두 쪽 가미해도 좋다.솔잎 15g을 넣어도 좋다.감의 올소릭산과 오리아릭산이 근육을 평온하게 해 주는 까닭이다. 마늘 한쪽을 입에 넣고 씹다가 딸꾹질소리가 나려고 할 때에 삼키기도 한다.이는 마늘의 소화,건위작용에 의하여 음식을 잘못 먹어서 생기는 딸꾹질을 곧 멈추게 하기 때문이다. 무를 채판에 갈아 즙을 낸 다음 꿀을 적당히 섞어 먹어도 효과가 있다.도라지를 짓찧어 그 즙을 한두 숟가락씩 하루에 3번 빈속에 먹는다.그래도 딸꾹질이 멈추지 않으면 껍질 벗긴 생강을 짓찧어 가제나 얇은 천에 짜 즙을 내 한 숟가락에 꿀 한 숟가락을 풀어먹으면 효과적이다. 그러나 한시간 이상 딸꾹질이 지속되어 호흡이 곤란하거나,딸꾹질이 너무 자주 일어날 때와 딸꾹질과 더불어 흉통,속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인체의 다른 심각한 질환으로도 딸꾹질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 프리랜서 기자천국 日

    “여자에게 금단(禁斷)의 세계라 할 수 있는 스모(일본 씨름)를 취재하다 보면 승부에 전력투구하는 ‘남자’를 가까이서 실감할 수 있어 매력을 느낀다.”사토(35·여)는 스모 전문기자이다.신문사나 방송국,잡지사에 소속되지 않은 ‘프리 라이터’(프리랜서 기자의 일본식 표기)이다.프리 라이터의 길을 택한 것은 9년 전.대학을 졸업한 24살 때 사진 주간지인 ‘프라이데이’에 입사,스모를 맡게 된 것이 “평생의 운명을 결정한” 스모와의 만남이었다.2년 뒤 안정된 월급,이름있는 주간지의 명함을 버리고 사토는 ‘프리 선언’을 했다.“명령받고,쫓기는 생활이 싫었다.”는 것이 이유다.신문·방송의 스모 담당기자를 제외하고 스모계를 취재하는 프리 라이터는 10여명으로 그 가운데 여자는 2명이다.거물 스모선수를 연속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는 그녀는 “주위에서 ‘몸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시샘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그만큼 벽이 높고 보수적인 스모계에서 여성이 10년 가까이 프리 라이터로 ‘생존’하고 있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에는 득실거린다고 할 정도로 유난히 프리 라이터가 많다.숫자를 헤아릴 만큼 희소한 한국과는 딴판이다.어떤 프리 라이터는 “2만명 정도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별다른 자격이 필요없는 것이 프리 라이터인지라 그 숫자를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내가 본 다나카 가쿠에이’란 책을 쓴 바 있는 쓰루(59)는 그 이유를 “뭔가 기록하고 남기고 싶어하는 활자문화가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뿐만 아니라 웬만큼 글을 쓰면 글 하나로 살아갈 수 있는 현실적 조건이 갖춰져 있는 점도 프리 라이터를 다량 배출하는 환경의 하나다.일단 글을 실어줄 매체가 많다. 수천종의 잡지가 쏟아져 나오는 일본은 프리랜서가 활동할 공간이 넓은 편이다.뭔가 쓰고 싶은 사람,기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굳이 신문이나 방송사를 택하지 않아도 일정한 실력을 갖추면 프리 라이터가 될 수 있는 셈이다.출판·잡지사는 사원을 고용하는 부담보다는 프리 라이터를 그때그때 활용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다양한 전력의 소유자들프리 라이터의 대부분은 어릴 때부터의 꿈이 뭔가를 쓰고 싶었던 사람들이다.그래서 여러가지 직업을 전전하다가도 오랜 시간에 걸쳐 꿈을 이루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간노(40·여)는 대학 졸업 후 은행에 들어가 “평범한 OL 생활을 하다,이게 아니다 싶어” 박차고 나와 A신문사 광고국에 계약직 사원으로 재입사했다.“기자로 가는 길에 가깝기 때문”이었다.신문사에 들어갔으나 광고국인 탓에 글을 쓸 수 없었던 그녀는 다시 경제전문 주간지로 옮겨 편집자의 길을 걷는다.결국은 2000년 한국 젊은이들의 반일 감정에 관한 책을 써 프리 라이터의 직함을 갖게 된다.14년 만에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재일교포 2세인 이택수(35·가명)씨는 조총련계 기관지에서 7년간 기자로 일하다 2001년 프리로 독립했다.기관지 기자 생활은 “프리 라이터를 하기 위한 과정”이었다.지난 7월 ‘한국은 드라마틱-엔터테인먼트로 보는 한국 스타일’이라는 책을 쓴 다시로(37·여)는 방송국 아나운서 출신.게이오대 국문과를 나온 그녀는 대졸 여성들이 선망하는 아나운서 자리를 박차고 나온 뒤 홍콩 유학을 거쳐 4년 전부터 한국 연예계에 관한 기사를 취재하는 프리 라이터의 길에 들어섰다. ●프리여서 좋지만 수입은 불안정 자기가 취재하고 싶은 분야를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매력에 빠져 프리 라이터의 길에 들어섰지만 수입이 적어 불안정한 생활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다시로는 “아나운서 시절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아슬아슬한 생활”이라고 털어놓는다.세무소에 신고한 2002년도 수입은 월 평균 20만엔을 넘지 않았다.올해는 좀 넉넉한 편이다.한국 드라마 ‘겨울 소나타’가 일본에서 크게 히트를 친 덕분에 한국 연예계에 갖는 일본인들의 관심이 높아져 책이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국을 드나드는 취재경비나 집 월세,생활비 등을 빼면 여유로운 생활은 꿈꾸기 힘들다. 이택수씨는 “작년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이후 북한과 조총련 사정에 관한 원고 의뢰가 많이 들어와 올해 700만엔의 수입을 예상하고 있지만 프리로 전업한 첫해에는 월 5만엔에도 못미치는 수입으로 힘겨웠다.”고 말한다.우익계 잡지건 좌익계이건 “거절하지 않고” 원고를 쓰고 있는 그는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가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택수씨의 경우만 해도 행복한 편이다.상당수 프리 라이터는 살인적인 일본의 고물가 속에서 월 20만엔에도 못미치는 불안정한 원고 수입으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간다.그래서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되는 프리에서 조직의 룰이 지배하는 신문사나 공무원의 세계로 역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생활고로 프리에서 재취업 주간지 기자로 활동하다 이름을 얻어 작년 프리 선언을 했던 마쓰모토(36·가명)는 얼마전 신문사에 경력직으로 입사했다.중학생을 포함,세 아이를 둔 가장인 그는 고액의 연봉이 보장되는 신문사 정치부 기자로 변신했다.쓰루는 지방의 조그만 지방자치단체의 촉탁직원으로 일한다.도쿄의 출판사,잡지사의 인맥 관리가 힘든 지방에서 프리로 활동하기가 어려운 만큼 고정적 벌이를 확보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뒤늦게 공무원이 된 것이다. 이씨는 다른 이유에서 전업을 궁리하고 있다.그는 “일본의 지방경제를 취재하고싶지만 프리 라이터의 신분이나 불안정한 수입으로는 엄두가 나지 않아 몇년간 신문사의 지방 지국에 입사해 취재를 하는 방법도 생각 중”이라고 귀띔했다.이름만으로도 통하는 초일류 프리 라이터가 되지 않는 한 ‘프리 라이터’라는 명함 한 장으로는 취재 장벽이 너무나도 높기 때문이다.간노는 “○○잡지의 기획을 취재하고 있는 기자 간노라고 소개하지 않으면 프리 라이터가 무엇을 하는 직업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도 더러 있다.”고 전한다. ●어둠의 세계 취재하다 봉변 지난 12일 도쿄항 해상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사체가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사체의 신원은 프리 라이터 소메야(38).조직폭력배 취재를 하고 있던 그는 “살해당할지 모르겠다.”고 평소 주변사람들에게 말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그는 옴 진리교의 관련시설에 신자를 가장해 잠입취재를 하는 등 평소 접근이 힘든 조직폭력배,중국인 범죄조직,고리업 세계 등을 취재,기사를 쓰고 책도 펴냈다. 이처럼 프리 라이터 가운데는 신문·방송이 좀처럼 다루지 않는 분야에 목숨을 걸고 취재 활동을 펼치는 사람도 더러 있어,언론의 영역을 넓히는 데 언론사의 기자 못지않은 활약을 하기도 한다. marry01@ ■프리 라이터 스즈키 아키라 |도쿄 황성기특파원|스즈키 아키라(사진·57)는 이색 경력을 지닌 프리 라이터이다.거품경제 시절 일본 증권가인 가부토초에서 ‘시테카부(주가 조작)’로 이름을 떨친 마법의 손이었다. 일본 경제에 거품이 한창이던 1980년대 수천억엔대를 주물렀던 장본인.많았을 때에는 130억엔의 개인수익도 올려봤다는 그는 1990년 거품의 종언을 알리는 일본 정부의 ‘총량규제(總量規制)’ 발표와 함께 가부토초에서 바람처럼 자취를 감추었다. 그런 그는 수개월 뒤 프리 라이터로서 재기에 나선다.“마이니치신문사가 발행하는 주간지 ‘선데이 마이니치’로부터 주가 조작에 가담했던 사람들의 행적을 써달라는 의뢰를 받고 4쪽짜리 원고를 15만엔에 써주었던 것이 출발이었다.” 그는 모두 15권의 책을 써냈다.올 3월에는 ‘뒷골목 비즈니스,어둠의 연금술’이라는 경제의 추한 이면에 관한 문고본을 출판했다.지금은 2차대전 패전 직후 일본 지하경제에 관한 문고본 출간을 같은 출판사에서 의뢰받고 자료를 수집 중이다. “국회도서관 같은 큰 도서관과 신문사를 돌며 몇십년 전 자료를 모으는 외에 알려지지 않은 비화를 증언해 줄 옛날 사람을 만나는 게 큰 일”이라는 그는 “이 나이에 다리품 팔아 이곳저곳을 전전하는 것이 고충이라면 고충”이라고 말한다. 컴퓨터로도 집에서 자료 검색을 할 수 있으나 워낙 검색료가 비싸 엄두를 못낸다.“경기가 좋았을 때 같으면 출판사에서 경비를 다발로 주었을 테지만 지금은 어림도 없다.”고 한다.그가 작년도 세무소에 신고한 수입총액은 500만엔쯤.“잘 나갈 때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입으로 ‘거지’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그는 지금 자료수집 중인 책을 쓰게 되면 150만엔쯤의 인세 수입을 올려 “당분간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빙긋 웃는다. “우리처럼 400자 원고지에 글을 써서 1장당 얼마에 팔아 살아가는 프리 라이터를 자학적으로 ‘100엔 라이터’라고 부른다.”는 스즈키는 “이 직업은 50살 넘으면 힘들어서사실상 생명이 끝난다.”고 손을 저었다.
  • 메트로 플러스 / 오늘 ‘구민한마음 체육대회’

    은평구(구청장 노재동)는 3일 구산동 예일여고 운동장에서 ‘은평구민 한마음체육대회’를 연다.모두 20개동에서 출전한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며 한마음달리기,줄다리기,협동줄넘기,휠체어경기,족구,씨름,그네뛰기,투호,고리던지기 등의 경기가 열린다.350-3347.
  • “조폭잡는 형사로 남고 싶습니다”경찰사상 형사분야 첫 경감 특진 김영덕 경감

    “특진을 했지만 다른 부서로 옮기지 않고 계속 형사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형사 분야에서 경찰 사상 첫 경감 특진자가 나왔다.주인공은 경기경찰청 형사과 조폭수사대장 김영덕(51)경감.경찰에서 경감 특진은 간첩을 잡는 등 특별한 경우에만 있는 일이다. 김 경감은 대규모 조직폭력배들을 잇따라 검거한 공로를 인정받았다.지난 6월 ‘영등포중앙파’ 54명을 검거하는 등 지금까지 ‘호길이파’,‘희망상조회파’를 포함해 모두 69명을 검거,이 가운데 65명을 구속했다. 또 단순 폭력사건으로 수사 중이던 성남 중부 ‘신관광파’와 평택 ‘애리파’,안성 ‘신파라다이스파’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경감은 지난 80년 대학을 중퇴하고 경찰이 됐다.태권도 4단에 유도 4단,합기도가 2단이고 학창 시절에는 충청남도 씨름 대표선수로도 활약했던 그는 23년의 근무기간 가운데 11년을 외근 형사로 근무했다.소 도둑과 조폭 검거 공로로 각각 한차례씩 특진한 경력이 있다. 김 경감은 “경감 특진의 길이 열려 현장에서고생하는 경위급 경찰관들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게 됐다.”면서 “조폭 수사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노하우와 경험이 쌓인 전문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馬 뛰어놀던 들녘/‘아파트벽’ 허무는 축제 장으로

    ‘마들 노래를 불러보세 넓은 들이 갈월들이라 앞을 보니 도봉산이요….’ 아파트로 둘러싸여 평소 이웃간의 정을 나누기 어려웠던 노원구 주민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마음의 벽을 허문다.아파트 숲 가운데서 모내기 풍경과 농부들이 부르는 정겨운 농요도 감상한다. 노원구(구청장 이기재)는 7일부터 3일간 마들가요제,문예한마당 등을 통해 64만 구민이 하나되는 ‘마들축제’를 연다. 첫 날은 자신이 사는 동의 명예를 걸고 치열한 예선을 통과한 24명의 아마추어 가수들이 노래실력을 겨루는 ‘마들가요제’가 구민회관 대강당서 오후 3시부터 벌어진다.KBS ‘쇼 행운의 열차’와 코미디클럽 진행을 맡고 있는 오동광,오동피씨의 사회로 진행될 가요제에는 초청가수 배일호,강민주,김미성씨가 출연해 분위기를 달군다. 8일 오후 2시부터는 중계동 중계근린공원 잔디광장에서 초등학생과 주부들이 참가해 글짓기,서예,그림 솜씨를 뽐내는 ‘노원가족 문예한마당’이 열린다.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9일엔 마들근린공원서 6000여 주민이 어우러져 화합을다지는 ‘노원구민 한마음 체육대회’가 하루종일 펼쳐진다. 체육대회에 앞서 기념행사로 서울서 유일하게 전해오는 마들농요(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2호)가 선보인다.노원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까지 벼농사가 성행했던 ‘역사’를 보여주는 마들농요에 취하다보면 애향심이 저절로 생기지 않을까. 태권도·에어로빅 시범,염광여자정보고의 고적대 퍼레이드,디스코 경연 등 다양한 볼거리도 준비돼 있다. 체육대회에는 2000여명의 선수들이 씨름,줄넘기 등 7개 종목에서 한판 승부를 펼친다.구는 경기종목을 줄다리기,협동 줄넘기,주부 페널티킥,4인5각 경기,큰 공 굴리기,어머니 배구 등 단체경기로 편성,주민들의 협동심을 자연스럽게 끌어내도록 행사를 준비했다.950-3462. 류길상기자 ukelvin@
  • “겉멋 부리려 하지말고 자기 마음을 그리세요”/동료에 그림 강습하는 韓銀 정영남 씨

    “그림에 속기(俗氣)가 들어가서는 안됩니다.겉멋 부리지 말고 자기 마음을 그림 속에 투명하게 담아내세요.그림이 천해지면 사람도 천해집니다.” 매주 목요일 저녁 서울 남대문 한국은행 별관에 묵향이 번지면 정영남(鄭永男·57)씨의 닳고닳은 잔소리가 시작된다.언제나 듣는 얘기지만 스승의 말은 제자들의 붓놀림에 힘을 더하는 효과가 있다. 정씨는 한은에서 문서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1973년에 은행에 들어왔으니 올해로 31년째다. 내년이면 정년이다.요즘은 대부분 문서가 전산으로 관리돼 업무가 많이 줄었지만 우리경제의 온갖 데이터가 축적돼 있는 한은에서 문서관리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국전 수상경력·개인전 20여 차례나 정씨는 86년부터 행내 직원들에게 사군자,문인화 등 동양화를 가르쳐왔다.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2∼3시간씩이다.지금까지 길러낸 제자가 200여명에 이르고 이 중 몇명은 굵직한 미술대회에서 입상을 하기도 했다. 그 자신이 화단에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한 유명 화가다.국전 수상경력이 10여차례에이르고 개인전도 10여차례 가졌다.주로 흙냄새 나는 고향산천을 화폭에 담았다.진경산수(眞景山水)의 대가인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9)을 좇아 우리 산천과 그 안에 흐르는 생명력을 살려내는 게 평생의 숙제였다. 1994∼2001년에는 홍길동전,춘향전,구운몽,혈의누,정읍사,왕오천축국전 등 우리문학 우표 시리즈의 도안을 맡기도 했다.한은 미술자문위원으로서 수많은 은행내 예술작품의 가치평가 및 복원,새 미술품 구입 등에도 조언을 하고 있다. 정씨의 고향은 전북 전주.서당에 다니던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붓을 잡았다. “천자문을 떼고 소학·대학을 배울 때쯤 훈장님이 아이들에게 붓글씨와 사군자를 가르쳐주셨습니다.남다른 자질이 있다며 저한테 특히 많은 관심을 보이셨지요.그게 제 인생을 결정했습니다.” 한참 뒤에 안 사실이지만 당시 훈장은 현대서예의 대가 강암(剛菴) 송성용(宋成鏞·1913∼1999) 선생이었다.강암 선생은 고전기법에 충실하면서 현대적 아름다움이 담긴 ‘강암서체’를 창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대학(동국대 미술과)을 마친뒤 서울 장충동에 작은 화실을 냈지만 전혀 돈벌이가 안 됐습니다.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예술하는 사람들이 입에 풀칠하기는 참 어려웠습니다.” ●퇴직후에도 월연회 강습 계속할것 생업이 필요했던 정씨는 한은을 선택했다.낮에는 은행에서 일하고 밤에는 그림을 연마하는 생활이 계속됐고,차츰 수상경력도 쌓여갔다.그럴수록 동료들의 강습요청도 늘어갔다. “은행 일이나 제대로 하라는 주위의 눈총도 걱정되고 해서 많이 망설였습니다.하지만 계속되는 요청을 마냥 뿌리치기는 어려웠고,그 사람들이 갖고 있던 어릴 적 미술에 대한 꿈을 실현해 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은 월연회(月硯會)라고 이름붙여진 ‘묵화반’이 86년 탄생했고,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제자로 들어왔다. 정씨는 그때나 지금이나 그다지 관대한 스승은 아니다.복습을 하지 않는 제자들에게는 가차없는 꾸지람이 꽂힌다.사군자→산수화→문인화로 이어지는 과정에도 철저하다.사군자의 첫 과정인 난초에서 대나무로 넘어가는 데 꼬박1년이 걸린다. 매주 강습에 참석하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그런 것이어서 국화,매화까지 모두 마치려면 통상 4∼5년이 걸리게 된다. “동양화는 투명하고 담백합니다.1회성입니다.붓이 한번 지나간 자리에는 절대로 개칠이란 게 없습니다.매일 숫자와 씨름하는 은행 직원들에게 특히 동양화는 편안함과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어 좋습니다.” 내년 정년퇴직 뒤에도 월연회 강습은 계속된다.이미 제자들과 굳게 약속을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개인사에서 작품세계까지 서정인의 문학 40년 함축/文友들이 펴낸 ‘달궁 가는 길’

    소설가 지망생들에게 교과서격으로 손꼽히는 작가 리스트에 서정인과 오정희는 ‘단골’(?)로 오른다.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문체에 기대 덜 여문 문학열정을 숙성시키곤 한다.치밀하고 엄정한 문체를 자랑하는 서정인(65) 문학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책 ‘달궁 가는 길’(서해문집 펴냄)이 나왔다. 동료인 이종민 전북대 영문과 교수가 작가의 정년퇴임을 기념해 “본인의 ‘방해와 간섭’을 무릅쓰고 엮었다.”는 이 책은 평론가들의 작가론과 작품론을 묶었다.이들의 전문적이고 상세한 분석에 힘입어,‘난해하다.’는 평을 듣기도 하는 서정인의 문체와 작품세계는 두꺼운 옷을 벗는다. 작가론에서 평론가 조은하는 서정인의 작품세계를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리얼리즘”으로 정리한 뒤 작품분석을 통해 “작가가 진지하게 추구한 것은 서민 생활과 그들의 저력에 대한 믿음”(59쪽)이라고 결론짓는다.이경수 원광대 교수는 인터뷰를 곁들여 “한 인물의 생애에서 맞닥뜨리는 당대의 온갖 유형의 호적을 재현시키려는 발자크적 열정과 씨름하고 있는 셈”(68쪽)이라고 평가한다. 또 고인이 된 평론가 김현을 비롯,유종호 황종연 정호웅 우찬제 김종욱 김태환 등이 글품을 보탠 작품론은 서정인의 문학세계를 다각도로 비춘다.서정인 소설의 가장 큰 특색을 문체라고 파악했던 고(故)김현은 “귀중한 돌을 갈듯이 그는 말 하나하나를 경건하게 다듬는다.”며 “작가가 뼈를 깎듯 힘들게 깎아 남긴 말들은 독자에게 팽팽한 긴장을 맛보게 하지만 그 문체를 통하지 않으면 서정인 소설의 즐거움의 대부분을 놓친 것”(123쪽)이라고 적고 있다. 유종호 연세대 특임교수는 서정인의 작품세계를 “우리말로 된 가장 행복스러운 단편소설의 지복상태의 하나를 드러낸다.”며 “야무진 주제,꽉 짜인 구성,단 몇줄로 선명하게 작중인물을 떠올리는 성격묘사 등은 단편소설 지망생의 모범”이라고 분석한다. 전집의 압권은 신광철 전남대 철학과명예교수의 ‘술친구 서정인’.이 글은 작가 본인이 그토록 고사한 ‘개인 서정인’이야기를 담고 있다.그 속에는 신 교수가 30년 지기로서 가까이 살펴본 인간 서정인의 이야기 예컨대 넥타이를 매지 않아도 맵시있는 모습,자기 연구와 강의에 충실한 표정,사투리에 대한 작가 서정인의 애정,진정한 술꾼으로서의 서정인 등 작가의 면모를 정밀하게 묘사한다.부록으로 곁들인 작가의 수상소감도 그의 눈부신 문체를 맛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작품이다. 서정인은 1962년 단편 ‘후송’으로 사상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뒤 대표작인 장편 ‘달궁’등의 작품활동으로 김동리문학상,이산문학상,대산문학상 등을 받았다.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다.“나는 길을 잃고 어둠 속을 헤매고 있다.왜 쓰느냐는 이 캄캄한 미로를 벗어나기 위해서고,어떻게 쓰느냐는 그 길을 찾는 것과 같다.” 이종수기자 vielee@
  • 태풍피해 강원·경남 르포 / 빈사상태 빠진 어민들

    태풍 ‘매미’가 남해안 어업생산 기반을 송두리째 삼켰다.강풍에 휩쓸린 가두리양식장은 흔적만 남았고,수하(垂下)식 양식장도 양식줄이 뒤엉켜 못쓰게 됐다.방파제도 파도에 무너지고,어선은 침몰하거나 파손됐다. 얼마 전까지 적조와 씨름하던 어민들은 망연자실 희망을 잃었지만 쥐꼬리 같은 정부의 지원도 ‘선 복구 후 지원’이어서 실의에 빠져있다. ●붕괴된 어업생산 기반 17일 경남도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인한 수산피해는 이날 현재 3600여억원.가두리 등 양식장이 2544억원의 피해를 입었고,각종 어선 2000여척이 침몰 또는 파손됐으며,어항시설 등 관련 시설 230곳이 파손됐다. 특히 피해가 심한 가두리양식장의 경우 허가된 169건 중 137건이 피해를 입어 양식어류 1억 1500여만마리가 달아났거나 폐사했다. 양식시설이 밀집한 경남 통영시 산양읍일대 해역은 태풍 매미의 날갯짓에 초토화됐다.중화어촌계 정경림(76)씨는 “5㏊에 이르는 양식장 80% 이상이 파손됐다.”면서 “그물이 찢어지는 바람에 물고기는 대부분 유실됐고,남아있는 고기도 지느러미 등이 손상돼 곧 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어촌계는 내년 5월쯤 출하할 참돔 5만여마리를 잃었다. 해수어류 양식수협은 이번 태풍으로 통영연안의 가두리양식장 9600조(1조(組)는 가로·세로 5m) 가운데 80%인 7700여조가 파손됐고,양식장에서 키우던 어류 1억 1000여만마리 가운데 8000만마리가 유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굴·우렁쉥이·미더덕 등 수하식양식장도 쑥대밭으로 변해 648억여원의 피해를 입었다.굴양식업계는 어장 2만 8600여대(1대는 양식줄 100m) 중 50%가,멍게는 8680대 중 60%가 파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권이(52) 통영시 어업생산과장은 “2∼3년 전부터 어려움을 겪어오던 수산업계가 이번 태풍으로 빈사상태에 빠졌다.”며 “정상으로 회복하려면 5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전남지역도 1503억원의 수산피해를 입었다.어선 110척이 침몰되거나 파손됐고,증·양식시설 8500여개가 강풍에 날아갔다.전남 여수시 화정면 김현철(30) 어촌계장은 “마을 전체 50가구에서 기르던 가두리양식장이 모두 망가져 자식처럼 길렀던 우럭이나 돔 등이 모두 죽거나 사라져 버렸다.”고 하소연했다. ●눈덩이 피해에 지원은 쥐꼬리 자연재해대책법은 시설복구비의 경우 중·소규모 양식장은 국비 40∼25%,지방비 10%,융자 30∼55%이고 나머지는 자부담이다. 대규모는 국비와 지방비 지원은 없고,70% 융자가 고작이다.어류에 대한 지원은 더 형편없다. 보상차원이 아니고 생계기반을 마련해 준다는 취지로 치어 입식비 정도만 지원한다.어종과 크기에 따라 마리당 400∼4200원씩 지원된다.남해안의 주 양식어종인 우럭의 경우 크기가 7㎝ 미만은 마리당 600원이고,큰 고기는 1760원이다.출하시 가격이 ㎏당 7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지원액이 너무 적다는 지적이다.이마저도 지급시기는 복구계획 수립 후 1개월이 지나야 되고 ‘선 복구 후 지원’이다.자력으로 복구해야 지원토록 규정돼 있어 어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이에 따라 경남도는 보조금의 70%를 선급금으로 지원하고,이를 180일간 활용토록 제도개선을 건의했다. 통영 이정규·여수 남기창기자 jeong@
  • “인문학은 정년 뒤에 더 할만한 분야”/비평집 펴낸 前 정명환 가톨릭대 교수

    원로 불문학자이자 학술원 회원인 정명환(74) 전 가톨릭대 교수의 학문 ‘리스트’는 쉼표를 모른다.현역시절 ‘한국작가와 지성’‘졸라와 자연주의’ 등 숱한 연구서를 낸 그는 지난 4월 첫 산문집 ‘이성의 언어를 위하여’(현대문학사)에 이어 최근 비평집 ‘문학을 생각하다’(문학과지성사)를 펴냈다. 비평집 제목 ‘생각하다’라는 동사가 시제를 초월하듯 그의 왕성한 지식욕은 식을 줄 모른다.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날도 조그만 오피스텔에서 빽빽한 글씨로 교정작업을 하고 있었다.아마 그것은 ‘이성’이란 잣대를 붙들고 평생을 씨름해온 학문적 방법론에서 비롯하는 것인지 모른다.그에겐 항시 ‘이성주의자’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그의 문학적 토대가 사르트르로 대표되는 실존주의이기 때문이다. 이성을 중시하는 그는 서구 학계의 최근의 ‘반이성’ 흐름을 우려했다.“물론 이성만의 사고에는 한계가 있지요.또 감정·감성·상상은 문학에 중요한 요소입니다.그러나 그것의 귀중함을 가르쳐 주는 것은 이성입니다.예컨대 이성 중심의 세계관을비판한 라캉이나 들뢰즈도 ‘이성의 눈’으로 증명하고 검증하잖아요? 감각의 중요성도 이성적 사고로 판단한 결론이라는 거죠.” 이성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노학자의 세계관은 ‘가벼운 세태’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충고’로 이어졌다.“모차르트보다는 랩이,아악보다는 사물놀이가 부각되는 시대 흐름의 이면엔 깊이 생각하기 싫어하는 세태가 도사리고 있어요.진리가 밥을 주냐,떡을 주냐라는 거죠.이런 사고방식이 인문학의 위기를 가져온 거 아닐까요.경제,즉 돈이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가 된 것인데 여기에 저항해야 해요.그런 면에서 이성은 중요한 거죠.본질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문학은 귀중한 존재입니다.” 경기중을 거쳐 서울대 예과를 마칠 무렵 법과진학을 꿈꾸던 그에게 1세대 불문학자인 이휘영 교수의 권유는 ‘운명’이었다.처음엔 “밥 굶기 십상”이라는 생각에 망설였지만 가난 속에서 학문을 일구는 청빈한 은사의 모습은 불문학에 입문하도록 이끌었다.‘사상계’와 인연이 닿아 글쓰기도 시작했다.‘한국 문학-평론가는 이방인인가’라는 도전적 글로 기성 문단을 놀라게 하면서 한국문학에 대한 비평을 계속했다.그때 쓴 이광수·이효석·이상 논문과 작가론은 ‘자연주의의 근원’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다.그러나 당시 한국에 소개된 자연주의는 일본을 거쳐 온 굴절된 ‘얼굴’이었다. 그래서 그는 일본으로 갔다.자연주의의 원조인 프랑스에 가는 게 상식이지만,경유지인 일본에서 원래 모습이 어떻게 일그러졌는지를 확인해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아서였다.학문에 대한 그의 철저함을 보여 주는 사례다. 그가 작품을 분석하고 가르치는 잣대는 ‘전복의 상상력’이다.이는 그만이 독특하게 해석하는 실존주의 방법론에서 비롯한다.“보통 실존주의자를 삶에 절망하거나 허무를 느끼는 사람으로 생각하는데 저는 ‘삶에 대한 근본적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으로 봅니다.끊임없이 ‘나의 기존 사고방식을 바꾸려는’ 철학적 입장을 견지하는 사람이죠.”그의 이런 인식에는 10대에 읽은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의 힘이 컸다.그에게 지드는 어느 작가보다 많은 영향을 미쳤다. 지속적 글쓰기에 대한 동력을 물었더니 “아무 것도 안할 수 없잖아요?”라고 낮춰 말했다.이어 “인문학은 외려 정년 뒤에 더 할 만한 분야입니다.일단 강의 부담이 없습니다.평생 해온 공부를 바탕으로 공자나 플라톤의 저서를 다시 읽다보면 전체적으로 종합할 수 있어 젊었을 때 몰랐던 새 의미를 발견할 수 있거든요.” 외국어대·서울대를 거쳐 가톨릭대 교수를 역임한 그의 지적 안테나는 요즘 ‘문학에서의 근대’에 맞춰져 있다.내년엔 한두권의 연구서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종수기자 vielee@
  • 메트로 플러스 / 중국동포 한가위 대잔치

    서울시는 추석을 맞아 1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에서 사단법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공동주관으로 ‘중국동포 한가위대잔치’를 연다.씨름,그네타기,널뛰기 등 민속놀이와 전국노래자랑,축구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3707-9156.
  • 한가위 별들의 전쟁

    어느 해보다 긴 올 추석 연휴에 걸맞게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이벤트가 풍성하다.‘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의 아시아홈런 신기록 달성이 초읽기에 들어간 프로야구를 비롯해 순위 다툼과 득점왕 경쟁이 비등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프로축구,3개월만에 기지개를 켜는 민속씨름 등이 스포츠팬들의 마음을 더욱 여유롭게 만들어 줄 전망이다. ●골프 미국와 유럽의 여자프로골프 대항전인 솔하임컵이 오는 12일부터 사흘간 스웨덴 말뫼의 바르세백GC에서 치러진다.지난 1990년 창설돼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솔하임컵은 미국과 유럽에서 2년마다 번갈아 열렸으며,양 대륙에서 투어 성적을 바탕으로 각각 12명이 출전한다. 미국팀은 줄리 잉스터,로지 존스,베스 대니얼 등 10명이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성적에 따라 확정됐고,헤더 보위와 켈리 퀴니가 단장 페티 시한의 선택을 받았다.유럽팀은 안니카 소렌스탐,소피 구스타프손(이상 스웨덴)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등이 자동 확정됐다. 대회 방식은 첫날은 2인1조 포섬 매치플레이(1개의 공을 번갈아 치는 방식),이튿날은 2인1조 포볼 매치플레이(각자 플레이를 한 뒤 좋은 스코어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마지막 날은 양팀 12명의 1대1 싱글 매치플레이로 치러지며 이길 경우엔 1점,비기면 0.5점씩을 부여하며 점수 합계로 승패를 합산해 승부를 가린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막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라이언 킹’ 이승엽이 한가위 연휴에 몇개의 홈런을 보탤 것인지가 최대의 관심거리다.신기록에 한발 한발 다가서고 있는 이승엽은 10∼11일 대구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2연전과 12일 롯데전에서 아시아 신기록(56개)에 도전한다.페이스가 좋아 추석 연휴동안 신기록 달성도 기대해 볼 만 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SK와 LG의 사투도 볼거리다.특히 10일 벌어지는 맞대결이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메이저리거 서재응(뉴욕 메츠)은 추석인 11일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9승에 다시 도전한다. ●프로축구 연휴 마지막날인 14일 6경기가 치러진다.3라운드 9차전이 될 이날 경기의 초점은 7연승의 상승세를 타다 지난 7일 비가 내리는 바람에 1경기를 쉰 선두 성남(승점 67점)의 8연승 여부.상대는 중위권의 전남이지만 역시 최근 2승1무의 상승세를 보여 접전이 예상된다.수비형 미드필더이면서 곧잘 골을 터뜨리는 전남의 김남일과 토종 득점왕 후보인 성남 김도훈의 공방도 볼거리. 지난 7일 대전을 꺾고 선두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울산(승점 60)의 추격전도 눈길이 간다.약체인 신생 대구와 원정경기를 펼칠 울산은 대전전에서 결승골이자 시즌 19호골을 터뜨리며 득점 1위로 올라선 도도의 발끝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육상 국제육상연맹(IAAF)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세계육상파이널대회가 13일부터 이틀동안 모나코에서 열린다.시즌 ‘왕중왕’을 가리는 대회로 상위랭커들이 총출동한다.가장 관심을 끄는 종목은 역시 남자 100m.파리세계선수권에서 5위에 머문 세계기록보유자(9초78) 팀 몽고메리(미국)가 설욕을 벼르고 있다.세계선수권에서 ‘고수’들을 무너뜨리고 정상에 오른 킴 콜린스(세인트 키츠 네비스)도 ‘수성’에 나선다.랭킹 1∼8위까지 선수들이 모두 나서는 만큼 세계기록 경신도 조심스레 점쳐진다.2000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9초79의 개인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모리스 그린(미국)은 랭킹 9위로 처져 출전자격을 얻지 못했다. ●민속씨름 10일부터 사흘간 부천체육관에서 추석장사대회를 시작으로 하반기 시즌에 돌입한다. 단체전과 금강·한라통합장사전,백두장사 결정전으로 치러진다.상금은 각 1000만원.특히 백두급 경기는 하반기 판도를 점칠 수 있는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상반기 네차례 정규대회에서 영천·보령대회를 석권한 이태현(현대중공업)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팀 동료이자 라이벌 신봉민과 김경수(LG증권) 황규연(신창건설) 등이 버티고 있는 대진이 껄끄럽다.김영현(신창)과 최홍만(LG)의 ‘골리앗 대결’도 흥미롭다. 정규대회에 처음 도입된 금강·한라통합장사는 ‘변칙씨름의 달인’ 모제욱(LG)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김용대(현대) 조범재(신창) 김기태(LG) 등 한라급과 장정일(현대) 이성원(LG) 등 금강급 간판들의 접전이 예상된다. 체육부 obnbkt@
  • 한가위 특집 / 한가위 이벤트-놀이공원

    이번 추석은 주말과 이어져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5일간의 황금연휴를 즐기게 됐다.아직 특별한 나들이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 가까운 놀이공원이나 민속촌에 가보자.한가위를 테마로 한 민속놀이와 다채로운 공연이 마련돼 있어 하루쯤은 한가위 기분을 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국민속촌 특별 초청공연으로 한민족의 하나됨을 기원해보는 굿 한마당(11일),이천거북놀이(12일),송포호미걸이(13일),예천청단놀음(13일)이 준비돼 있다.또 12∼14일 하회별신굿 길놀이 및 대동풍물길놀이가 촌내 전역을 돌며 펼쳐진다.세시체험한마당으로는 햇곡식으로 성주신께 감사하는 성주고사가 신명나는 농악 연주와 함께 펼쳐진다.팔씨름대회,투호놀이대회 등 관람객들이 최고를 겨루는 민속놀이 경연대회도 열린다.(031)286-2111. ●롯데월드 10일부터 14일까지 ‘김중자 예술단’의 민속무용,놀이극 ‘배비장전’,‘각설이 타령’ 등 풍성한 민속공연이 준비돼 있다.또 고객들이 참여하는 새끼 꼬기,딱지 치기,널뛰기,민속 줄타기도 진행된다. 11,12일 밤 8시30분엔 한가위 특집 하이라이트로 오색 찬란한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가운데 둥근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행사가 열린다.국내 거주 외국인들에겐 14일까지 자유이용권을 50% 할인해준다.(02)411-2000. ●서울랜드 손에 땀을 쥐게하는 중국 정통기예 ‘중화무혼’과 아이들을 위한 ‘안데르센 동화와 원화전’을 준비했다.또 김진미 무용단의 진도 강강술래,농악대의 길놀이 한마당도 펼쳐진다. 고객 체험 행사로는 도자기·탈·장승 만들기,허수아비 만들기 경품잔치를 연다.주한 외국인을 위해 입장권 및 자유이용권을 50% 할인해주며,추첨을 통해 필리핀 왕복항공권,조선호텔 숙박권 등을 증정한다.서울랜드에선 지난 6일부터 150여개 품종,100만송이의 국화가 공원 전체를 장식한 가운데 가을 축제 ‘Every Funday’가 열리고 있다.(02)504-0011. ●에버랜드 14일까지 한국 전통문화를 테마로 한가위 큰잔치를 연다.2m 크기의 윷을 이용한 점보 윷놀이,대형 제기를 차는 점보 제기차기 등 점보 민속놀이를 14일까지 운영하며,글로벌광장에선 조선시대 어가행렬을재현한 ‘상감마마 행차요’를 진행한다.또 풍물놀이와 록을 결합한 퓨전 비트 퍼포먼스,스포츠와 공연예술을 결합한 태권쇼 ‘태권 다이아몬드’도 펼쳐진다.13일 오후 6시 그랜드스테이지에선로 전인권이 ‘그것만이 내세상’ 등 역동적인 그의 록음악을 선보인다.(031)320-5000. ●63빌딩 63전망대에서 서울 시내 전경과 보름달을 감상하는 한가위 달구경 행사를 연다.또 수족관에선 펭귄 2마리가 앙증맞은 한복을 입고 한가위 나들이 고객을 맞는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63빌딩 앞 둔치에선 전통그네와 널뛰기,씨름 등 민속놀이 체험 한마당도 펼친다.(02)789-5663. 임창용기자 sdargon@
  • [대한포럼] 2003년의 추석 맞이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추석 선물 얘기들이 무성하다.햇곡으로 음식을 장만해 수확의 성취감을 이웃과 나누던 농경문화의 미풍양속일 것이다.추석 선물도 세월 따라 변했다.예전엔 갈비나 대하(大蝦)가 회자했지만 요즘엔 취업 소식을 최고의 선물로 친다고 한다.집집마다 취업을 못한 아들 딸로 애를 태우고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실직한 가장 때문에 속을 끓이는 집안이 한둘이 아니라는 세태를 말하는 것일 게다.2만달러 시대 격양가를 부르던 우리가 어쩌다 일자리 넋두리를 늘어 놓게 되었단 말인가. 추석은 1년중 가장 커다란 보름달이 뜬다고 한다.보름달은 우러러 볼 수 있어 좋다.세파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사람들은 예부터 간절한 소원이라면 둥근 달에 빌곤 했다.그러나 올 추석엔 야속하게 보름달마저 볼 수 없다고 한다.구름이 하늘을 가린다는 기상 예보다.카드빚 자살극이 꼬리를 물고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이민을 떠나겠다고 아우성치는 세상을 아예 가리고 싶었을 게다. 요즘 좌절의 시대를 살고있다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정치권은 혼돈의 늪을 허우적거리고 있다.무슨 부동산 대책이 자고 나면 하나씩 나온단 말인가.세상 사람들은 두 패로 나뉘어 사사건건 으르렁거린다.문화계는 ‘코드 인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문제는 현실에 대처하기는커녕 지금의 위기를 위기로조차 보지 못하는 데 있다.세상을 조각조각 분리시켜 나가는 원심력을 제어할 구심력이 없다.나라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메인 스트림이 해체된 공백기의 혼란일 것이다. 시련은 이른바 민주화 세력의 착근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보여 진다.권위주의 체제의 틈새에서 일궈낸 민주화 정권이 권력형 부패의 덫에 걸려 새로운 사회적 역량으로 성장하질 못했다.신진 세력은 권력을 얻자 곧바로 기존 세력의 부정 부패 악습을 답습하고 만 것이다.그렇지 않아도 열세인 민주화 세력이 도덕적 우위마저 상실하며 국민적 지지를 잃고 말았다.설상가상으로 세력 다툼마저 보태지며 국민적 실망을 증폭시키고 있다. 어설픈 민주화는 기형적인 포퓰리즘을 낳았다.국가적 결정에 온 국민의 산술적 참여를 미덕의 틀로 만들었다.만인의 입에 맞는 떡을 만들지 않으면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도록 해 놨다.그러나 만인의 비위에 맞는 정책은 처음부터 있을 수 없다.좌표 잃은 세상을 만들었다.허구한 날 무슨 위원회를 만들어 토론만 하다가 날을 지새운다. 토론은 제대로 써야만 약이 되는 독이다.토론은 본디 여러 경우에서 최선의 방향을 찾은 수단이지 가치를 판단하는 시스템이 아니다.옳고 그름은 토론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토론은 참여자가 동등한 역량과 소양,자질과 열정을 갖추고 있을 때 비로소 역가를 발휘한다.책임을 분산시키는 소모적인 토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서로 입장이 고착된 이질적 구성원의 토론은 끝내 입씨름으로 끝날 것이다.자칫 사회 역량을 쓸데없이 탈진시킬 수 있음을 알아챘어야 했다. 이쯤 해서 한국판 엑소더스를 들여다 보아야 한다.예삿일이 아니다.물론 예전에도 이민가는 사람은 있었고 1998년 이후 조기 유학이 점차 늘어왔다.문제는 작금의 ‘한국 탈출’이 사회의 ‘승자’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점이다.지식층이요 경제적으로 유복한 ‘전문가’들이 앞다투어 조국을 버리고 있다는 것이다.새로운 꿈을 찾아 이민을 떠나는 게 아니라 한국이 싫어서 떠난다는 점을 새겨야 한다.그들은 희망이 없다는 말을 남기고 조국을 떠나고 있다.추석에 기상 예보가 빗나가 보름달이라도 떴으면 좋겠다. 정 인 학 논설위원 chung@
  • “시는 문구멍으로 세상 훔쳐보는 일”/ 시인 박형준 산문집 ‘저녁의 무늬’

    시인의 산문집 읽기는 시집을 읽을 때와는 다른 맛이 있다.그 속에 내면 풍경,창작 과정을 읽는 재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시집이란 창을 통해서도 시인의 얼굴을 살필 수는 있지만 몇 겹의 이미지와 형형색색의 스테인드 글라스로 포개진 시인의 속뜻을 캐내기란 그리 쉽지 않다.이런 면에서 산문집은 시인과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참고서다. 91년 등단한 시인 박형준(37)의 첫 산문집 ‘저녁의 무늬’(현대문학)도 예외는 아니다. 박형준은 91년 등단한 뒤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 이야기하련다’ 등 세권의 시집을 통해 ‘물질시’로 평가받는 특유한 이미지 전개로 문단의 주목을 받은 시인.이번 산문집에는 그의 시의 모태와 잉태과정 등이 잘 드러난다.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5학년때 인천으로 이사온 뒤 수문통 등에서 성장하면서 맛본 가난의 그늘,혼자 담벼락에 앉아있곤 하던 유년기,이십대 중반 서울에 올라와서도 변두리만을 배회하다 그나마 직장도 잃고 사는 이야기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산문집 속의 시인은 늘 고심한다.사물이나현상을 있는 대로 보는 게 아니라 그의 ‘변용된 이미지’를 찾기 위해서다.그런 긴장된 포착으로 그의 빛나는 시가 탄생한다.또 책 곳곳에 묻어나는 ‘시 사랑’은 신비롭기까지 하다.때론 시가 “순교의 대상”이라고 말하고 때론 “시를 쓰는 것은 미성년으로 남고 싶은 욕망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며 “이 세상 밖에서 문구멍으로 세상을 훔쳐보는 일”(67쪽)이라고 고백한다.그것은 “행복해지고 싶어서 시를 쓴다.”(121쪽)는 진술로 확장된다. 그가 시와 처절하게 씨름하는 내면 풍경은 그의 시가 어떻게 태어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세상에 아름다움을 하나 더하기 위해 시를 썼지만(…)제 몸에 새겨진 나이테 같은 그런 추억들을 시로 옮기는 순간,저는 무언가를 진술하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히게 됩니다.하지만 시로서 욕망을 발설하는 순간,시의 형체는 산산이 깨어지고 맙니다.”(73쪽). ‘문학 위기론’에 대한 시인의 독창적 해석은 눈부시다.“문학은 늘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으로 있는 것이지 누군가 떠났다고 해서 푸념하는 것이 아니다.사람들이 모두 다 떠났다고 하더라도 문학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꿈을 가진 자가 들어 서는 곳’이라고.”(211쪽) 한가지 아쉬운 점은 편집 문제.읽다보면 같은 말이 자주 나와 식상함을 준다.시인이 인천의 수문통 거리에 살던 기억의 반복되는 언급처럼. 이종수기자
  • 말 안듣는 아이 매 약인가 독인가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를 키우면서 때때로 매를 든다.아이들을 학대하는 몹쓸 부모가 아니라도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폭력은 그리 멀지 않다. 그러나 부모들은 알고 있다.‘사랑의 매’라고 아무리 변명해도 사실은 순간적으로 감정이 끓어올랐을 뿐,아이의 버릇이나 미래를 생각한 ‘교육적 처신이 아니었음을.그리고 “나는 좋은 엄마가 아니다.”는 자책에 괴로움을 겪기도 한다. 아이에게 매를 들어야하나,말아야하나.이것은 부모들의 공통된 고민 중 하나다. ●잘못된 버릇 어떻게 해야 하나 독자 김영선(39·서울 양천구 목동)씨가 메일로 취재를 요청했다. “아이가 커가면서 가장 큰 고민은 잘못된 버릇을 어떻게 고쳐나가느냐는 문제입니다.처음에는 좋은 말로 시작하지만 때때로 저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거나 때리기도 합니다.오늘도 수학문제를 가르치다 머리를 한 대 쥐어박고 말았습니다.제가 성격이 유난한 편도 아닌데 아이에게만은 이런 식의 ‘저급한’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속상합니다.‘사랑의 매’라고 말하진 않겠습니다.솔직히 감정적으로 행동한 것이니까요.매를 들지않고 아이를 키울 수는 없을까요?그리고 남들도 저처럼 아이를 때리면서 키우는지 알고 싶습니다.” 독자 김씨의 고민은 ‘아이 키우기’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욱이 가정과 사회적인 분위기가 자유스러워지면서 “아이들의 버릇이 나빠졌다.”는 말에 대부분의 기성 세대는 공감한다.그러나 이전 세대와 달리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고 배운 부모들로서는 지난 세대의 엄격한 가정교육과 다른 새로운 자녀교육을 원한다.과도기적인 어려움은 가정교육에도 고스란히 투영돼 이 시대 부모들은 자녀교육에 이전 세대보다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10살난 두 아이의 어머니 성혜란(37·서울 동작구 사당동)씨는 매를 드는 이유를 “이대로 뒀다가는 아이들이 제대로 자라지 않을 것같다는 조바심 때문에 화를 내게되고,때리기도 하는 것같다.”고 ‘부모의 욕심’이라고 때리는 이유를 분석했다.“솔직히,아이들은 맞으면 당장 조용해지고,말도 잘 듣기 때문에 매를 든다.남편은 아이를 인격적으로 대접하라고 하지만,하루종일 아이들과 씨름하면 그런 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도리어 화가 난다.” 회사원 정석준(42·경기 고양시 일산구 마두동)씨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회초리를 걸어두고 키웠다.“실제로 아이를 때릴 기회는 많지 않았다.하지만 아이가 떼를 쓰거나,버릇없이 굴 때는 회초리는 상징적인 효과를 발휘했다.‘매를 아끼면 아이를 버린다.’고 믿는 부모님 아래서 자랐고,가끔 형제들이 싸우면 벌을 서기도 했다.매를 들지는 않더라도 부모가 통제할 방법을 모르면 문제가 커진다.”고 ‘가정교육 부재의 시대’를 염려하면서,그럴수록 ‘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매,필요악인가 대부분의 부모들은 ‘매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자신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봐도 매를 맞고난 후,‘정신을 차려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적잖았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에 난색을 표한다. 동덕여대 우남희교수는 “매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자녀를 부모의 예속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또한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존재라고 생각해서 때려서라도 가르쳐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부모가 이성적인 준비 혹은 훈련이 되지않은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버릇은 무서운 것이라 한다.‘사랑의 매’든 ‘교육적인 매’든 결국 매를 맞고,버릇을 가르쳤다면 다음 버릇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더 많이 때려야한다는 것이다.어린 아이에게 매는 단기적으로 ‘착한 아이’를 만들 수 있으나 그런 식의 통제만능 가정교육은 사춘기에 접어드는 아이를 결국 어긋나게하는 단초가 된다.즉 부모들은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통제력의 부족’이라고 생각하면서 더욱 철저하게 통제하게 되고 친구에게 전화하는 것부터 공부하는 시간 체크까지 감시의 눈길을 번득이며 통제하게 마련이다.그러나 통제는 결국 부모가 바라는 바와는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지고,부모와 자녀간의 갈등만 커지게 된다. 때때로 아이들은 힘든 일과 매,두 개의 선택 중 “맞고 말지.”라는 식으로 부모가 기대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이다.직장인 유현진(35·경기 성남시 분당구효자동)씨는 요즘 자녀교육에 자신감을 잃었다.초등학교 2학년 딸이 어렵더라도 혼자 일기를 써보라는 할머니의 충고에 “엄마는 잠깐 화내고 나면,금방 내 뜻대로 해준다.”며 “한 대 맞으면 된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직장일로 바빠 늘 시간이 없으니 아이가 스스로 해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걱정이 많지요.그래서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기보다는 ‘본론’위주로 이야기하게 되고,가끔 때리기도 했어요.물론 그렇게 심한 폭력은 아니었지만,야단을 치고 아이의 자존심을 짓밟았어요.후딱 제가 숙제를 해주는데 아이는 제 속을 훤히 꿰뚫어보고 있었다니…” 또한 아이는 너무 아프거나,무서우면 무엇을 잘못했는지 반성할 겨를도 없이 매를 맞아서 아프고,기분이 나쁘며 부모가 무섭다는 기억밖에 하지 않게 된다. 아이들에게 절대로 매를 들지않는다는 김성락(44·서울 강서구 가양동)씨.“실제로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타당한 이유없이 그냥 맞았던 기억,부모님이든 선생님에게서든 맞았던 기억은 섭섭함과 불쾌함,상처로 남아있어요.아직도 억울해요.” 그는 매의 ‘무용론’을 강조했다. ●폭력은 학습된다 연세대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는 “아동학대라 불리는 극단적인 경우가 아닌 보통가정에서 가끔 일어나는 ‘매’도 폭력의 범주에 넣어야하고,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깊이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폭력이 폭력을 부른다는 ‘폭력의 순환(cycle of violence)’은 이미 증명된 명제임을 부모들이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우리는 “3살 전에 버릇을 들이지않으면 아이 키우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만연해있고,최근에는 조기교육까지 극성이라 서너살 때부터 강압적으로 양육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그러나 일찍 폭력에 노출된 아이는 자율성이 없어지고,자아상이 나빠져서 결국 자신감도 잃게된다는 것이다.부모가 자꾸 아이를 야단치면서 했던 말로 인해 아이들은 ‘나는 나쁜 애니까 어차피 좋아질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초등학교 4학년 양성호(가명)군은 우울증 때문에 정신과를 찾았다.착하던 아이가 갑자기 화가 나면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는가 하면 도벽까지 생겼기 때문이다.풍족한 가정환경이지만 성호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사내가 약하다.”며 아이를 때려서 키웠고 화가 나면 아이를 던지기까지 했다.심리검사에서 어떤 그림을 봐도 성호는 모든 사물을 무섭게 받아들였고,적개심에 가득차 있었다.성호의 어머니는 “사내아이가 약하다고 남편은 아이가 파랗게 질리도록 야단치고 때리기도 했다.얼마전 일기에 ‘언젠가는 아버지를 죽여버리겠다.’는 말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맞고 자란 아이는 학교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될 위험이 크다고 중·고등학교 교사들은 말한다.가정에서의 매가 결국 사회적인 폭력으로 이어진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성훈(가명·13)군은 동생 성호(가명·12)군을 때려서 결국 크게 다치게 했다.문제는 가정폭력의 가해자인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에 폭력에 노출됐던 아이는 폭력에 대한 도덕성을 갖지 못했고,또한 분노를 조절할 줄 모르는 아이로 자랐다.“얌전한 아이인데,왜 동생에게만은 그렇게 폭력적인지 모르겠다.”고 어머니는 말하지만 폭력의 순환고리는 이렇게 때로는 가해자로,때로는 피해자로 이중의 고통을 안겨줄 만큼 치명적인 것임에 분명하다. 그래서 형제가 싸우고,서로 폭력을 휘두른다면 그 문제는 형제가 아닌 부모와 자녀간의 문제에서 풀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부모들의 의식이 달라지지 않는 한 매 맞는 아이와 학교폭력,사회적인 폭력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전 세대들이 모두 폭력을 옹호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다.한학자 노재욱씨는 ‘이제는 아버지가 회초리를 맞을 때다’라는 자녀교육서에서 “예의범절이나 버릇을 가르치려고 아이에게 매를 때리는 것은 선현들의 가르침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선현들이 자녀를 때리라고 가르치지는 않았다.오히려 자녀는 부모를 보고 배우는만큼 부모의 행동가짐을 올바르게 할 것을 강조했다.자신들은 예의는 물론 질서와 도덕을 무시하면서 아이에게만 잔소리하고,매를 든다면 결코 진정한 예의를 가르칠수 없을 것”이라며 이 시대 부모들의 이중적인 가정교육을 우려했다. ●매는 절대로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자들은 “매는 절대로 안된다.”고말하지는 않는다.‘때에 따라서’는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남희 교수는 “부모들이 이를 잘못 이해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아이의 성격에 따라서 결정하라.”고 말했다.논리적으로 따지고 드는 아이에게 매는 금물,반면 감정적이고 행동이 부잡스러운 아이들에게는 “신체적인 가해가 때로는 효과적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진정 아이를 위한,감정적인 분노표출이 아닌 ‘교육적’인 매는 어떤 것일까. 우선 △부모가 화를 가라앉히고 난 뒤에도 때릴 이유가 분명히 있다면 그렇게 하라.△“다음에 또 이렇게 행동하면 3대 때린다.”는 식으로 미리 경고하고,똑같은 행동을 했을 때에는 벌할 수 있다.단 가급적 같은 장소에서 체벌을 하나 정해두고 벌한다면 계획성없이 손으로 때리는 그런 폭력의 문제점은 해결할 수 있다.△아이를 때리고 나서는 반드시 달래줘야 한다.또 아이에게 맞고나서의 느낌이나 생각을 묻고,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그래야 아이가 매에 대해 이해하고,상처로 남지않기 때문이다. 결국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대화하는 부모의 자세가 매보다는 효과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허남주기자 hhj@
  • [이경형 칼럼] ‘돈 정치’ 메커니즘을 깨라

    지난 18일 국세청 대선자금 불법모금 사건인 ‘세풍’사건 1심 선고가 나오자 과거 수없이 ‘방탄국회’를 열었던 한나라당은 “반성하지만,여권의 대선자금과 총선자금을 둘러싼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오히려 민주당을 공격했다. 앞서 현대 비자금 200억원을 받은 혐의로 민주당 권노갑 전 고문이 구속되자 당 주변에서는 “리스트가 나오면 정치권이 쑥대밭이 될 것”이라고 했다.정치자금에 관한 한 불법으로부터 자유로울 정치인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반세기 남짓한 한국정치사에서 ‘돈 정치’는 정권에 따라 수법은 달랐지만 계속 이어져 왔다.민간 경제 규모가 작았던 박정희 정권 때는 공화당 실세들이 외국차관 도입시 일정액을 떼는 식으로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전두환·노태우의 5·6공 시대에는 대통령이 직접 재벌로부터 거액을 받아 집권당을 운영했다. 김영삼 문민정부에 들어서는 대통령은 빠지고 권력기관이 돈을 마련했다.아직도 재판중인 안기부 선거자금 지원사건만 해도 안기부가 일반 예산과 예비비에서 천억원대의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김대중 국민의 정부 아래서는 대통령도,권력기관도 개입 여부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제2인자인 권 전 고문이나 실세 측근을 통해 자금을 만들었고,이 가운데 노출된 것이 이른바 현대 대북사업과 맞물린 비자금이 아닌가 한다. 이런 전례에 비추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노무현정부 혹은 지금의 여권은 어떻게 선거자금을 마련할 것인지 궁금해진다.모르긴 해도 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말이 여권이지,지금 노 정부와 민주당은 남보다 더 못한 면이 많을 정도로 껄끄러운 관계다.설령 ‘노무현 신당’이 별도로 출범한다 해도 역대 정권처럼 여당 프리미엄으로 돈을 거둬들일 수는 없을 것 같다. 야당도 별수 없을 것이다.보수 색깔을 띤다고 해서 재벌이나 기업이 정부 몰래 뭉칫돈을 갖다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검은 돈’ 때문에 세풍의 주역들이 법정 구속되거나 실형을 선고받고,평소 정치자금의 ‘정거장론’을 펴왔던 권노갑씨가 강도 높은 수사를 받는 터에 과거와 같이 정당이나 개인이 거액의 정치자금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여야는 곧 열릴 정기국회에서 예산 심의가 일단락되면 내년 총선을 가급적 돈 안 드는 선거로 치를 수 있도록 관련법을 고쳐야 한다.여야가 ‘검은 돈’관련자의 사법처리를 싸고 입씨름을 벌일 것이 아니라 바로 정치자금법 개정을 위해 무릎을 맞대야 한다. 고비용 저효율 정치를 지양하고,정치자금의 양성화와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안은 그동안 중앙선관위를 비롯하여 학계,언론계 등에서 많은 제안이 있었다.정치자금은 선관위에 신고한 단일 계좌로만 사용하고,일정 금액 이상의 기부나 지출은 수표,카드,계좌 입금 등으로 국한하며 의원이나 의원후보자 이외의 모든 선거예비후보자에게도 정치자금 모금을 허용하는 것 등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정치자금법 위반의 공소 시효를 현행 3년에서 의원,대통령 임기보다 긴 6년으로 늘리고,정치자금법 사범에 대해서도 벌금 100만원만 넘어도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등 선거사범과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해야 한다. 국고보조금도 정당 자체의 당비 납부액과 연동시켜 지급해 당비를 내는 진성 당원의 확대를 유도하고,보조금은 정책개발비,교육훈련비,선전비용에 국한하여 사용토록 하며,선거운동 방식을 비용이 많이 드는 조직동원 중심에서 미디어를 통한 득표활동을 하도록 과감하게 전환해야겠다. 당리당략과 자신의 유·불리를 떠나 ‘돈 정치’의 메커니즘을 깨부수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문제는 진정으로 ‘검은 돈’을 뿌리치겠다는 정치인 각자의 의지다.여야는 정치자금법 개혁작업을 하루빨리 서둘러야 한다. 본사 이사 kh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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