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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찰칵~’ 셔터로 담아낸 求道

    소통과 절제, 그리고 삶의 구도. 종교적, 철학적 뉘앙스를 풍기는 듯한 이같은 주제를 사진으로 표현해 보면 어떤 모양일까? 사진을 통해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작가 민병헌, 김상수, 이일우는 최근 몇 년간 이같은 주제들을 붙들고 씨름해 왔던 모양이다. 이들이 최근 갖는 전시를 보면 사진이 이젠 예술의 문턱을 넘어 한 복판에 진입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만큼 일상의 소재로부터 치열한 사유의 과정을 끄집어낸 흔적이 역력하다는 이야기다. 서울 청담동 카이스캘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민병헌의 ‘Snow Land’전은 단순하면서도 다양하게 표현된 눈(雪)내린 풍경을 통해 고도로 절제된 모양을 부각시킨 전시다. 작가는 이미 ‘잡초’‘안개’‘하늘’‘몸’ 등의 연작을 통해 ‘별거 아닌 풍경’에서 특별한 것을 뽑아내는 재주를 보여왔는데, 이번 전시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다. 산등성에 들풀처럼 솟아난 나목들을 통해 눈에 묻힌 산속의 장면을 복원한다든가, 있는 듯 없는 듯한 경계선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지우고 되살리기를 반복하기도 한다. 수묵의 단일한 색조와 여백의 미를 강조하는 동양의 문인화를, 작가는 카메라를 통해 구현하는 듯하다.6월17일까지.(02)511-0668. 김상수는 일찍이 예술의 전문화 현상을 거부한 작가다. 만 열아홉때 연극 대본을 직접 쓰는 등 극작가로, 연출가로, 설치미술가로 종횡무진 활동하며 토털아티스트를 지향해 왔다. 이는 예술이라는 것이 우리 삶에 전면적으로 상관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지난 3월 아무런 사전 홍보 없이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 빌에 사진 12점을 내걸면서 찬사를 받았던 그가 이번엔 팔판동 공근혜갤러리에서 그의 사진작업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전시를 갖는다.‘도시의 색(色)-서울, 도쿄, 파리’란 전시 타이틀이 암시하듯, 작가는 세 도시가 보여주는 개성 있는 색깔을 통해 각기 다른 삶의 구도를 보여주고자 한다.세 도시에 체류하면서 그의 시선을 멈추게 한 사물들(상점 안 가구나 간판 등)의 한 부분을 근접촬영해 가장 미니멀하면서도 강렬한 색채를 포착해 냈다. 파리 사진들이 예술의 도시다운 다채로운 원색과 파스텔 톤을 조화시킨 것들이라면, 서울 도쿄에서 작업한 사진들은 선(禪)이라는 자연사상에 뿌리를 둔 무채색 계열의 이미지들을 보여준다.6월8일부터 7월16일까지.(02)736-7776. 서울 신설동 진흥아트홀에서 열리고 있는 이일우의 ‘UNTITLED’전은 사진속의 초상과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 사이의 문제로 ‘소통’의 의미를 던져주는 전시다. 사진 속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한 방향만을 가리키는데, 이는 관객이 그 지시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초상과 교감을 갖게 하기 위함이다.작가는 소통을 위한 매개체로만 존재할 뿐이며, 작품은 어떤 주장도 아니라는게 작가의 생각이다.6월7일까지.(02)2230-5170.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인터넷 사기로 백만장자 됐어요”

    나이지리아의 최대 도시 라고스에 사는 14세 소년 아킨. 손목에는 롤렉스 시계를 차고 아디다스 스니커스에 고가의 액세서리를 주렁주렁 매달고 거리를 활보한다. 아킨은 국제적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인터넷 사기꾼’이다. 그의 사기 기술은 일류급이다. 마치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천재 소년 사기꾼과 꼭 닮았다. 이웃들은 그를 가리켜 ‘야후(Yahoo) 백만장자’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는 나이지리아에서 인터넷 사기로 떼돈을 벌어들이는 아킨과 같은 10대를 일컫는 신조어가 되고 있다고 미 경제주간 포천이 22일(현지시간) 소개했다. 1500만명이 모여 사는 라고스에서 아킨의 어머니는 청소부로 한 달에 고작 30달러를 벌어들인다. 아버지는 버스 터미널에서 성매매를 알선하고 있다. 아킨은 가족은 물론, 여자친구 생활비까지 대준다. 그는 억센 억양의 영어로 “남자는 가족을 부양할 경제력을 갖춰야 한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아킨은 이베이에 접속한 뒤 훔친 신용카드와 가명으로 평면브라운관 TV, 노트북 컴퓨터, 카메라 등을 구매한다. 물품들은 유럽에 있는 공범의 아지트에 보관된 뒤 페덱스나 DHL을 통해 라고스로 옮겨진다. 아킨이 이를 암시장에다 내다판다. 아킨은 도심의 한 인터넷 카페에서 일주일 내내 하루 10시간씩 컴퓨터와 씨름한다. 틈틈이 다른 10대들에게 범죄 수법을 ‘교육’하기도 한다. 그들 일당은 개인 계좌에 예치된 돈을 빼돌리고, 국제 택배로 오는 물품을 가로챈다. 금융 정보와 이메일 수집, 앵벌이까지 못하는 것이 없다. 사실 아킨은 보스가 아니다. 우습게도 그는 ‘컴맹’이면서 소년들을 위해 컴퓨터 장비를 사주고 수입의 60%를 떼가는 회장 밑에서 일하고 있다. 나머지 40%의 절반은 정부 관리나 학교 선생님에게 건넬 뇌물로 적립된다. 아킨은 수입의 20%만 챙기지만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거액이다. 인터넷 사기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나이지리아에서 법은 멀기만 하다. 토머스 올리 변호사는 “1억달러 사기를 벌인 전직 경관도 6개월 실형을 받았을 뿐”이라며 “신종 인터넷 사기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한숨을 내쉰다. 아킨은 큰소리로 되묻는다.“정치인들은 그들의 몫을 챙기고 나는 내 몫을 챙긴다.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인가.”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제5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K-1 데뷔전 홍보위해 출전”

    [제5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K-1 데뷔전 홍보위해 출전”

    “K-1 홍보를 위해 오늘만 살짝 ‘외도’를 하기로 했습니다.” 21일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5㎞ 코스 출발선에는 신장 2m가 넘는 거구의 청년 2명이 출발 신호보다 더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치며 스타트를 끊었다. 주인공은 이종격투기 선수인 김경수(사진 왼쪽·25)씨와 박용수(오른쪽·25)씨. 다음달 3일 열리는 ‘K-1 월드 그랑프리 2006 서울’(올림픽체육관)에서 데뷔전을 치르는 두 사람은 성공적인 대회 개최와 우리 선수들의 월드컵 선전 등을 기원하며 마라톤에 도전했다. 김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모래판에서 인정받던 씨름 선수였지만 갑자기 팀이 해체되면서 공중에 붕 뜨게 됐다. 선배 뒤를 따라다니며 운동을 계속하다 결국 평소에 관심 있던 K-1으로 방향을 돌렸다. 하지만 걱정을 하면서도 누구보다 든든한 원군이 돼 주었던 아버지는 보름 전 세상을 떴다. 이번 마라톤은 김씨에게 성공적인 데뷔전을 기원하는 동시에 아버지의 명복을 비는 자기만의 추모 행사다.“아버지는 하늘에서도 절 응원하고 계실 겁니다. 마라톤에 도전한 정신으로 데뷔전도 멋지게 치러내겠습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춘향·몽룡의 여름나기 배워볼까

    춘향·몽룡의 여름나기 배워볼까

    오는 31일은 단오. 지금은 아스라해진 우리네 고유명절. 조상들은 이날 보양식을 먹고 한바탕 신나게 놀면서 다가올 무더위에 대비해 몸을 추슬렀다. 오늘날. 에어컨을 사는 것 말고 여름을 이기기 위해 우리들이 준비하고 있는 것은 무얼까. 물질문명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은 명절이 아니라 명절속에 담긴 조상들의 지혜가 아닐까. 건강한 여름나기를 준비했던 조상의 슬기를 찾아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본다. 향단이가 준비해놓은 창포물 앞에 앉은 춘향. 솜털이 보송보송한 귀밑머리까지 한올한올 정성들여 머리를 감는다. 행여 한방울이라도 흘릴세라 여간 조심하지 않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머리를 매만지며 이번엔 화장대앞에 앉아 분을 바른다. 예사로운 분이 아니다. 아침 해뜨기전 텃밭의 상추잎에 맺힌 이슬을 모아 개어 놓은 분이기 때문. 얼굴에 바르면 버짐이 피지 않고 피부가 아기의 그것처럼 고와진다. 분단장 마친 춘향. 비단결처럼 부드러운 머리를 찰랑대며 어서 나가자고 향단이를 채근한다. 오늘은 단옷날. 집안에만 갇혀 지내다 모처럼 자유롭게 바깥을 돌아다닐 수 있는 날이다. 이날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려왔던가. 은근한 눈초리로 힐끔대는 뭇남정네들의 시선을 한껏 즐기며 신나게 그네를 탄다. 옷고름이 휘날리는 모양새가 마치 하늘에라도 닿을 듯하다. 저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이몽룡. 마치 그네를 타는 선녀라도 보듯 넋이 빠져있다. 저고리 앞섶이 보일 듯 말 듯 나풀거리는 모습에 애간장이 탄다. 하릴없이 허리춤에 괸 창포뿌리만 매만진다. 단옷날 남정네들은 창포뿌리를 허리에 차고 다녔다. 사악한 기운을 쫓는 효험이 있다는 믿음 때문. 단오선(端午扇)을 부쳐대며 안달복달하는 이몽룡을 보다 못한 메신저, 방자가 춘향에게 다가가 수작을 걸어본다.“아씨, 저희 도련님께서 호젓한 곳에 가서 수리떡이나 같이 드시자고 하십니다요.” 아마도 이몽룡과 성춘향은 이렇게 단옷날을 즐기지 않았을까. 예로부터 단오는 추석과 설에 버금가는 명절이자 축제날. 모내기를 마치고 잠시 쉬며 다가올 뜨거운 여름을 준비하는 날이었다. 이날 먹었던 음식이나 행했던 풍속들을 보면 여름을 이기기 위한 조상들의 슬기가 가득 배어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넘어오며 잃어버린 우리의 소중한 전통. 단오를 제대로 알면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도움말 김흥술 강릉시청 학예연구사, 김경남 민속학자, 조규돈 강릉단오보존회 회장 단오가 지나면 곧바로 무더위와 장마가 이어진다. 단오에 벌어지는 풍속들은 더운 여름철에 건강을 유지하는 지혜와 재액을 멀리하고 풍농을 기원하는 습속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 창포물에 머리감기 창포는 기름의 유화작용과 분산작용이 뛰어난 천연세제. 해마다 단오무렵이면 논주변이나, 연못 등에 무성하게 자라났다. 머리카락의 때를 빼고(샴푸), 부드럽게 해주는 것(린스)은 물론, 영양을 공급(트리트먼트)해주는 다양한 기능을 가졌다. 그래서 단옷날이면 부녀자들이 창포뿌리 삶은 물을 희석시켜 머리를 감았던 것. 비듬이나 피부병을 없애주는 효과도 있었다. 또 머리를 감은 다음엔 은은한 향을 발산해 향수대용으로도 그만이었다. ● 단오장(端午粧) 화려한 외출을 위해서, 또 나쁜 귀신을 쫓는다는 주술적인 의미에서 여인네들은 단옷날 아침 공들여 치장을 했다. 먼저 아침해가 뜨기전 창포나 상추에 맺힌 이슬을 모아 분을 개 얼굴에 발랐다.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 것은 물론, 얼굴에 버짐이 피지 않고 피부가 고와진다고 믿었기 때문. 창포뿌리를 잘라 비녀를 만들어 꽂기도 했다. 두통을 없애 머리를 맑게 하고, 서캐 등의 기생충을 물리치는 효과가 있었던 것. 비녀에 수(壽)와 복(福)자를 새겨 복을 기원하기도 했다. 요즘도 강릉단오제 때에는 할머니들이 머리에 창포비녀를 꽂고 나오기도 한다. 남자들은 창포뿌리를 허리에 차고 다녔다. 물론 재액을 멀리한다는 주술적인 의미에서다. ●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농촌에서 설날이나 정월대보름에 과일나무 시집보내기를 하듯, 단옷날 오시(午時, 오전 11시30분∼낮12시30분)에는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행사를 벌였다. 단오는 대추가 막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계절. 여성을 상징하는 대추나무 가지사이에 남성을 상징하는 둥근 돌을 끼워넣어 풍년과 다산(多産)을 기원했던 것이다. ● 단오부채 선물하기 부채는 더위를 식히고 파리나 모기 등의 해충을 쫓는데 유용한 도구. 조선시대에는 국왕으로부터 평민에 이르기까지 단오부채를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다.‘5월부채 동지책력’이라 해서 왕은 단오선이란 부채를 신하들에게 골고루 나눠주었고, 영호남의 지방관리들은 각지역 특산부채를 왕에게 진상하기도 했다. 재료는 달랐지만 평민들도 단오부채를 주고받았다.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라는 의미를 담았음은 물론. ● 기타 단옷날 오시에 목욕을 하면 무병한다고 해서 단오물맞이를 하고 모래찜을 하기도 했다. 부녀자들은 음식을 장만해 창포가 무성한 못가나 물가에 가서 물맞이 놀이를 즐겼다. 또 설날이나 추석처럼 어른아이할 것 없이 모두 단오빔을 해 입기도 했다. 단오를 앞두고 밀린 공사대금 등은 모두 정리했고, 머슴들에게는 동짓날 ‘겨울살이’처럼 옷과 용돈 등 ‘여름살이’가 지급됐다. 노인들은 모아놨던 용돈을 이날 하루에 모두 써버리기도 했다. 약으로 사용하기 위해 쑥과 익모초 등을 뜯는 날이기도 했다. 익모초는 더운 여름날 즙을 내 마시면 입맛을 돋우는 효능을 가진 식물. 이맘때 나는 단오쑥은 특히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슬 맺힌 쑥을 캐다 막걸리를 뿌려 말린 다음 환으로 만들어 먹으면 식중독이나 배탈 등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마당에 쑥불을 피워 전염병을 옮기는 모기 등의 해충을 쫓기도 했다. 소에게는 코를 뚫는 ‘성년식’의 날. 간장을 소의 코에 뿜어 소독한 다음, 날카로운 나무로 소의 코를 뚫었다. 천방지축 날뛰던 송아지가 비로소 양순하고 일 잘하는 어른소가 되었던 것. ■ 강릉단오 29일 절정 경산·영광서도 열려 # 단오놀이 그네뛰기는 여인네들이 즐겼던 대표적인 놀이. 누가 더 멀리 뛰는가를 겨뤘다. 멀리 뛸수록 하늘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는 주술적인 의미도 있었다. 춘향전에서 보듯, 그네를 타는 곳은 일종의 남녀간 미팅장소이기도 했다. 모처럼 외부출입이 자유로웠던 단옷날, 여인네들은 그네를 타며 남자들과 수작을 벌이기도 하고, 세상밖을 구경하기도 하며 해방감을 만끽했던 것. 강릉지역에서는 파리와 모기 등의 해충을 쫓기 위해 그네를 타기 시작했다는 일화도 전해온다. 반면 남정네들은 씨름을 즐겼다. 각희, 각력이라는 별칭처럼 다리의 힘을 주로 겨루는 경기. 농번기를 앞두고 다리힘을 기르는데 씨름처럼 좋은 놀이가 없었다. # 단오음식 단옷날 먹는 음식들은 미각을 돋울뿐만 아니라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는 영양식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음식이 수리떡.‘수리’는 태양을 상징하는 고어(古語)다. 즉, 양기가 가장 성한 날 태양모양의 떡을 만들어 먹었던 것이다. 주재료는 산에서 뜯어온 쑥. 솜털이 나있어 솜쑥이라고도 불린다. 들에서 나는 쑥보다 뛰어난 약효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금님은 이날 제호탕을 마셨다. 제호탕은 여러 한약재를 달여 꿀을 섞은 것으로 여름철 건강을 유지하는데 탁월한 효능을 보였다. 팥죽도 만들어 먹었다고 전해진다. 예로부터 붉은색의 팥은 귀신을 쫓는데 사용한 곡식. 대문이나 장독대 등에 널어두었던 팥으로 단오팥죽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이밖에 송홧가루에 꿀을 섞어 갈증해소를 위해 마셨던 송화밀수나 초여름 보양식 준치만두, 그리고 앵두화채, 수리취떡 등도 단오때 먹던 제철음식들이었다. # 가볼 만한 단오행사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된 강원도 강릉단오제(danoje.festival.org)는 최대의 단오축제. 신주빚기 등 사전 행사가 열리는 5월2일부터 6월2일까지 강릉시 남대천변 단오장과 지정행사장에서 열린다. 영신제 등 본행사가 열리는 5월29일부터가 절정. 창포 머리감기, 그네타기 등의 체험행사는 물론, 관노가면극과 학산 오독떼기 공연 등 놀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하다. 정동진 등 유명관광지가 인근에 산재해 있어 5월 나들이코스로는 제격이다. 문의 강릉단오제위원회 (033)641-1593. 중요무형문화재 제44호로 지정된 경북 경산시의 자인단오제(gyeongsan.go.kr)도 가볼 만하다.3m에 달하는 화려한 화관을 들고 추는 여원무와 가장행렬인 호장굿 등이 장관.5월31일부터 6월2일까지 자인면 계정숲에서 열린다. 문의 경산시청 문화관광과 (053)810-6062. 전남 영광의 법성포단오제(yeonggwang.jeonnam.kr)는 5월28부터 31일까지 법성포 숲쟁이공원 주변에서, 충남 대전의 금강단오제(dano.or.kr)는 6월3일 대청댐 잔디광장에서 각각 열린다. 서울의 국립민속박물관(nfm.go.kr), 남산골 한옥마을(hanokmaeul.org)등에서도 단오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 단오의 유래 입하(立夏)를 지나 태양의 열기가 뜨거움을 더해가는 음력 5월5일. 모내기를 마치고 첫번째 김매기를 앞둔 사이에 거행된 단오는 여름철 세시풍속의 중심적인 명절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설과 추석, 한식 등과 함께 4대명절 중의 하나이기도 했다. 음양사상에 따르면 오(五)가 두번겹치는 5월5일은 일년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 홀수를 양의 수라 하여 길수(吉數)로 여겼던 전통사회에서 단오는 길일중의 길일이었다.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는 날이기도 했지만, 신분의 높낮음에 관계없이 모두가 일상의 시름을 털고 한바탕 신나게 노는 축제의 날이기도 했다. 머슴이라 할지라도 배불리 먹고 즐기는 해방된 날이었던 것. 단오제로 유명한 강릉지역에서는 “단오장에서 돌베개 베고 안 자본 사람 없고, 안 망가진 보리밭 없다.”는 말이 전해질 만큼 음주가무가 어우러진 질펀한 축제의 장이었다. 특히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않았던 부녀자들에게는 모처럼 외부출입이 허용된 특별한 날이기도 했다. 남쪽으로 갈수록 추석을 성대히 치른 반면, 단오는 북쪽으로 갈수록 더 큰 명절로 여겨지기도 했다. 원인은 기후.5월이 되어서야 추위가 사라지는 북쪽지역에서 내복을 벗는 날인 단오는 가장 경사스러운 날이었던 것. 단오의 유래에 대해서는 중국 유입설이 유력하다. 초나라의 충신 굴원이 멱라수에 몸을 던져 자결한 날이 5월5일. 중국인들이 굴원을 기려 제사를 지내던 풍습이 우리나라의 단오가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견도 만만치 않다.‘수릿날’이라고도 하는 단오는 고대 마한시대부터 시작되었다는 것. 마한시대의 습속을 다룬 ‘위지(魏志)’에 기록된 ‘5월제’가 단오의 시초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명절이자 농사와 관계있는 절기인 단오를 특정인의 제삿날과 연관짓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특히 강릉단오제는 지난 2005년 중국의 공동등재 요청에도 불구하고, 단독으로 유네스코(UNESCO)의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으로 지정됐다. ■ 남녀노소·빈부귀천 없이 단오엔 모두가 한마음 강릉의 단오제를 지켜본 유네스코 심사위원들이 “아직도 인류에 이런 축제가 남아 있다는 것은 기적”이라고 표현했듯, 단오는 모든 사람들이 상하귀천 없이 함께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었다. 거나하게 술이 오른 사람들은 너나없이 돌베개를 벤 채 흐드러지게 잠을 자고, 그새 눈이 맞은 남녀들은 단오장 주변 보리밭이 남아나지 않을 만큼 질펀하게 놀곤했다. “창포꽃 피는 단옷날이 오면 동네 어귀에 있는 송백수 가지에/ 높이 높이 그네줄 매어놓고 붉은 댕기 비단치마 바람에 나부끼며/ 그네뛰던 옛고향이 그리워지기도 한다.”는 어느 시인의 탄식처럼 이제는 세인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는 단오. 기억 저편으로 보내기엔 너무도 소중한 전통이다. 단오와 관련된 자료사진들을 모아봤다. 아스라해진 기억의 한 자락을 되돌아볼 겸 잊혀져가는 우리의 고유명절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기 위해서다. ■ 자료제공 강릉시청·강릉문화원
  • 게이틀린 세계新 나흘만에 타이로 수정

    저스틴 게이틀린(24·미국)이 육상 남자 100m에서 세운 세계기록이 나흘 만에 타이기록으로 수정됐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17일 “지난 13일 카타르그랑프리에서 세운 게이틀린의 기록 9초76은 1000분의 1초까지 계측할 경우 ‘9초766’에 해당돼 9초76이 아니라 9초77로 인정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게이틀린의 기록은 아사파 파월(24·자메이카)이 지난해 6월 수립한 종전 세계기록(9초77)과 같은 타이기록으로만 인정받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게이틀린과 파월의 ‘넘버1’ 전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들이 맞대결을 펼칠 영국 그랑프리대회(6월12일)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두 선수는 지난 13일 게이틀린이 세계기록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 치열한 장외 ‘입씨름’을 벌여 왔다. 게이틀린은 “세계기록 수립 당시 컨디션은 최정상이 아니었다.”면서 “9초74나 9초73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과의 맞대결과 관련해서는 “신경쓰지 않는다. 나의 레이스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태연한 모습을 드러냈다. 파월도 “세계기록을 단지 빌려줬을 뿐이다. 곧 되찾아 오겠다.”면서 발끈했다. 또 9초60까지 달릴 수 있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맞대결과 관련해서도 “큰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또 한번의 세계기록 작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일단 다음달 2일 노르웨이 열리는 골든리그에 참가해 컨디션을 점검한다. 이제 동등한 입장에서 맞대결을 펼칠 두 선수는 모두 세계신기록을 장담하고 있지만 당일 컨디션과 함께 날씨, 즉 뒷바람이 중요한 변수가 될 듯하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초속 2m 이하까지 인정하고 있는데 파월은 1.6m의 뒷바람속에서 세계기록을 작성했고, 게이틀린도 1.7m의 바람을 업고 타이기록을 만들어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이사람] ‘직업이 단장’…7번째로 대구FC 맡은 최종준 단장

    [이사람] ‘직업이 단장’…7번째로 대구FC 맡은 최종준 단장

    “날마다 피말리는 승부를 치러야 하는 프로 세계의 프런트는 어떤 직업보다도 힘듭니다. 프런트의 부장(部長)은 부장(腐腸)이어서 장이 썩을 지경이고, 단장(團長)은 단장(斷腸)으로 장이 이미 끊어졌고, 사장(社長)은 결국 장이 사장(死腸)됐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프로축구 대구FC 최종준(55) 단장은 자신의 장이 이미 여섯번이나 끊어졌다고 소개한다. 지난 16년간 야구·축구·씨름·배구팀의 단장을 거치며 승부에 새까맣게 타버린 가슴을 안아야 했던 자신의 삶을 이렇게 표현한다. ●프로스포츠 단장만 7번째 그는 1990년 LG그룹이 프로야구 LG 트윈스를 만들 때 창단 준비팀장을 맡으면서 스포츠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95∼1999년 프로야구 LG단장을 역임하면서 배구 단장을 겸임했다. 1999년 프로축구 안양 LG 단장으로 옮기면서 2000년까지 씨름 단장도 함께 맡았다. 그리고 2001년 LG 야구 단장으로 컴백하고,2003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단장을 거쳐 지난달 말 프로축구 대구FC 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으로 스포츠단 단장만 7번째인 셈이다. 최 단장은 스포츠 전문경영인의 길을 걷게 된 것을 숙명으로 여긴다.1977년 LG 상사에 입사한 그는 1982년부터 5년 동안 미국 뉴욕 지사에 근무하면서 스포츠 세계에 눈을 떴다. “미국에서 본 스포츠 마케팅 시장은 충격 그 자체였다.”고 회상한 최 단장은 “사람들이 1년 내내 야구, 미식축구, 농구, 아이스하키를 즐기며 인생=스포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스포츠에 흠씬 매료됐다.”고 했다. 귀국하자마자 일본 스포츠 시장을 경험하는 기회도 갖게 된다.1988년 LG상사 등 종합상사들이 공동으로 ‘종합상사 실태조사’를 위해 일본으로 직원들을 파견하게 됐다. 그 때 사내 관리자 중 토익 점수가 최고였던 최 단장이 회사 대표로 뽑혔다. 그는 3개월 동안 일본에 체류하면서 회사에서 부여한 임무는 물론 일본 프로야구에 빠져 지내며 국내에도 스포츠 마케팅을 도입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1989년 12월 때마침 LG그룹은 MBC 청룡을 인수해 야구단을 창단한다. 당시 구본무 회장이 직접 ㈜LG스포츠에 근무할 직원들을 인터뷰를 통해 선발했다. 외국경험, 국제교류, 스포츠에 대한 식견 등이 선발 기준인 인터뷰에서 최 단장은 구 회장의 ‘낙점’을 받아 스포츠 관리자의 길에 들어섰다.“처음에는 스포츠가 제 평생 직업이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는 그는 “돌이켜 보면 스포츠와의 인연은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프런트가 강해야 명문구단 최 단장은 ‘강한 프런트론’을 신봉한다. 그는 “일반적으로 ‘프런트가 강하다.’라는 표현은 프런트와 현장 간에 불화가 있거나,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문제가 많은 부정적인 조직으로 널리 인식돼 있다.”면서 “그러나 프로구단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프런트가 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철학을 토대로 야구 응원문화를 바꾸고, 선진구단 기법을 도입해 LG트윈스를 명문 구단으로 키우는 데 주역을 담당했다는 자체 평가를 받았다.90년과 94년 LG 트윈스를 우승으로 이끌고,1995년 지금도 깨지지 않는 한 시즌 최다관중(126만 4762명)을 동원하는 신기원을 열었다.2000년 프로축구 안양 LG 치타스 단장을 맡아 1·2군 정규리그, 플레이오프 통합우승도 일궈냈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에서는 지난해 70승50패6무를 기록, 최고승률(.583)과 최다관중(45만명)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최 단장은 구단의 권한과 책임의 분리 원칙을 선박회사의 경영에 곧잘 비유한다. 선장인 감독은 어디까지나 한시적일 수밖에 없는 자리다. 하지만 선박회사는 수명이 영원한 조직체이기 때문에 프런트가 책임있는 자세로 경영에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프런트가 강한 팀은 쉽게 지지 않을 것이지만 프런트가 약하면 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시민구단은 또다른 도전 LG,SK 등 대기업의 단장을 떠난 최 단장은 “시민 구단은 이번이 처음이라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면서 “제대로만 운영하면 기업에서 운영하는 구단보다 훨씬 팬들과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의 최고 목표는 선수단과 프런트가 조화를 이뤄 대구 시민에게 사랑받는 구단을 만드는 것. 그는 “시민구단을 스포츠단의 경영 모델로 삼아 일단 마케팅 쪽에 비중을 많이 둘 것”이라며 “프로스포츠 단장은 결국 강팀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믿음을 다시 내비쳤다. 최 단장은 이미 국내 프로축구 활성화에 착수한 상태다.“야구와 달리 축구는 월드컵 등 국가대항전이 많아 팬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 수 있다.”며 “월드컵의 열기를 프로리그로 가져올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야구단에 몸 담으면서 구단 운영 뒷이야기 등을 3권의 책으로 엮어낸 그는 현재 고려대 교육대학원에서 체육학 석사 과정도 밟고 있다. 단순한 스포츠단 경영뿐만 아니라 전력분석 테크닉, 부상방지 트레이닝, 재활 프로토콜을 꿰뚫겠다는 각오다. 그는 스포츠경영의 3대 요소로 매니지먼트·마케팅·메디신을 꼽으며 각 분야에서 모두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최 단장이 걸어온 길 ●출생 1951년 경북 경산시 하양읍 ●학력 배재고-성균관대 무역학과 ●경력 LG상사 입사(1977년)-프로야구 LG트윈스 창단 준비팀장(1990년)-LG트윈스 단장·LG화재 배구단장(1995년)-프로축구 안양LG치타스 단장·LG씨름단장(1999년)-LG트윈스 단장(2001년)-씨름연맹 사무총장(2002년)-프로야구 SK와이번스 단장(2003년)-프로축구 대구FC 단장-(2006년) ●가족관계 부인 김경은(51)씨와 2남 ●취미 테니스, 악기연주(색소폰, 기타) ●좌우명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자 글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 @seoul.co.kr
  • ‘풀뿌리 후보’ 화제 만발

    5·31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풀뿌리 선거다. 지역 일꾼을 뽑는 4년만의 잔치에 출마한 후보들은 저마다 ‘준비된 지역 일꾼’을 자처하며 표밭을 누비느라 정신이 없다. 전장이 250개인지라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다양한 사연, 이색 후보들이 많아 화제다.●전문성 살리려는 귀향파 행시 18회로 농림부차관을 지낸 김주수(54)씨는 고향인 의성군수 후보로 나섰다.“전형적 농촌인 고향에서 1차·2차·3차 산업을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떠나는 공간이 아니라 정주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새로운 개발모델을 실현하고 싶다.”는 게 포부다. 한나라당 후보지만 그 동안 고향을 떠나 있어서인지 스킨십 부족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승리를 장담한다. 한나라당 영주시장 후보인 김주영 전 서울시 경영기획단장도 ‘귀향 케이스’. 행시 16회로 경제기획원에서만 잔뼈가 굵었다.“경제 행정 전문가 경험을 살려 낙후된 고향 경제를 살리고 지방화시대를 열고싶다.”고 말한다.●출마 아내 도우려 남편이 사직 민주노동당 서울 구로구의회 권신윤(37·여) 후보는 부창부수(婦昌夫隧)인 경우. 권영길 의원 보좌관이던 권씨가 출마하자 남편 오재영(38)씨는 민주노동당 조직실장직을 던지고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지원에 나섰다. 같은 당 청주시의원 정세영(43) 후보와 충북도의원 비례대표 홍청숙(40·여) 후보는 1988년 결혼한 부부. 국민중심당 청주시장 후보 김현수(69) 전 청주시장과 열린우리당 충북도의원 후보 김현상(53) 도당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형제 사이다. 한편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조카인 김수용(46) 전 국회의장 비서관은 열린우리당 신안군수 후보로 출마했다. 김 전 대통령의 다른 조카인 김관선씨가 민주당 공천에서 고배를 마셔 ‘DJ 조카 대결’은 무산됐다. 한편 경기도 고양시에 기초의원 후보로 나란히 출마한 심규현(37)·김영선(38) 후보는 이혼한 뒤 다른 당적으로 출마해 화제. 심씨는 무소속으로, 김씨는 한나라당 후보다.●지휘봉 접고 문화정책 전도사로 성악가인 임웅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10일 국민중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깃발을 들었지만, 군산시 의원에 출마한 신현길(51) 후보도 4년 동안 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해 눈길을 끈다.‘정치 문외한’에다 서울 출신으로 지역연고도 없이, 그것도 열린우리당의 텃밭에 한나라당 당적으로 나섰다.‘무모한 선택’에 대해 “밥그릇 싸움만 하고 문화·교육에는 관심이 없는 척박한 토양을 개선하려고 나섰다.”며 “패배할 가능성이 높지만 변화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충북 증평군수 한나라당 김영호(54) 후보와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명호(64) 현 군수는 의사·약사의 ‘2라운드 대결’로 관심을 모은다. 김 후보의 공천에 반발한 유 후보가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다시 맞대결하게 됐다. 한때 씨름판을 주름잡았던 거구의 이봉걸(49)씨는 열린우리당 대전시의원으로 출마했다.이종수 황장석기자 vielee@seoul.co.kr
  • 갯벌서 철인 3종 경기

    8일 전남도와 신안군에 따르면 오는 8월4∼7일 신안군 증도 우전해수욕장 일대 갯벌에서 생태체험 올림픽이 펼쳐진다. 철인 3종 경기는 갯벌 1㎞ 달리기→ 갯벌 수로 200m 수영→ 갯벌 널판지 100m 타기로 우승자를 가린다. 또 갯벌에서 하는 씨름·줄다리기·볼링·컬링대회는 재미를 더한다. 이밖에 뗏목 경주대회와 해변 배구·축구대회가 열리고, 해안선을 따라 섬을 도는 마라톤은 21㎞(하프 코스)와 10㎞,5㎞ 등 3종목이 치러진다. 진흙아가씨 선발대회는 사이사이에 마당극과 레이저 쇼, 전위예술, 영화 상영 등으로 관광객들의 흥을 돋운다. 부대 행사로 갯벌생태 학습전시관(572평)을 무료 개방하고 섬 자생 야생화와 조류 사진전, 곤충표본 전시회, 병어·송어·민어·소금·새우젓 등 수산물 특산전도 함께 연다. 증도는 낙조에 물든 풍광이 아름답고 현대식 펜션(21동)과 짱뚱어다리(470m)가 유명하다. 신안군에는 827개의 섬과 게르마늄이 풍부한 331㎢의 갯벌(전국 14%),2746㏊의 염전(전국 75%) 등 관광자원이 넘쳐난다.신안 남기창기자kcnam@seoul.co.kr
  • [NBA] ‘MVP 내시’ 적수 없었다

    05∼06시즌 중반 이후 미프로농구(NBA) 전문가들은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와 르브런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중 누가 최우수선수(MVP)에 적합한지를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하지만 8일 NBA 사무국이 발표한 기자단 투표 결과 캐나다 국적의 스티브 내시(32·피닉스 선스)가 총점 924점(1위 57표)을 얻어 제임스(688점·1위 16표)와 덕 노비츠키(댈러스 매버릭스·544점·1위 14표)를 따돌리고 2시즌 연속 MVP의 영광을 안았다. 브라이언트는 내시 다음으로 많은 22장의 1위표를 얻었지만 총점에서는 483점에 그쳤다. NBA에서 포인트가드가 MVP를 2차례 이상 받은 것은 매직 존슨 이후 처음이다. 또 내시는 MVP를 2년 연속 거머쥔 9번째 선수로 역사에 남게 됐다. 내시는 올시즌 생애 최고인 평균 18.8득점에 10.5개의 어시스트(1위),4.2리바운드 등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자유투 성공률도 92.1%로 1위였고,3점슛 성공률은 43.9%로 6위에 오르는 등 흠 잡을 데 없는 활약으로 피닉스를 서부콘퍼런스 플레이오프까지 견인했다. 내시는 “이러한 상을 받게 된 것은 완벽한 환경을 제공해준 피닉스 동료와 코칭스태프 덕분”이라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한편 8일 열린 서부콘퍼런스 4강 플레이오프(PO·7전4선승제) 1차전에선 ‘디펜딩챔프’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댈러스 매버릭스에 87-85로 승리했다.‘우승 0순위’로 꼽히는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도 동부콘퍼런스 4강 PO 1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113-86으로 완파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울의 5월은 ‘문화천국’

    서울의 5월은 ‘문화천국’

    봄기운이 완연한 5월 청계천 일대, 남산골 한옥마을, 운현궁 서울시내 곳곳에서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린다. 27∼28일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단오 민속축제’가 열려 단오굿, 씨름 시범경기 등 다양한 공연을 보면서 그네뛰기, 창포물에 머리감기, 봉숭아 물들이기 등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 운현궁에서는 23∼27일 다양한 모양의 찻그릇을 볼 수 있는 ‘찻그릇전(展)’이 열린다.7월까지 매주 수요일 낮 12시30분부터 1시간 동안은 정악 연주를 들으면서 차와 다식을 맛보는 ‘차와 음악의 만남’이 진행된다. 재단법인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이달 개포도서관(13일), 정독도서관(20일), 용산도서관(27일)에서 무료 공연인 ‘찾아가는 음악회’를 펼친다. 음악회에서는 호두까기 인형 발췌곡 등이 연주된다. 청계천 일대에서는 청계천 아티스트들이 ‘삐에로 천국’‘팬플룻 앙상블’‘라인 댄스’ 등 거리 공연을 벌인다. 또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오는 28일까지 조선시대의 ‘출토복식 특별전’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9월까지 ‘위대한 세기 피카소전’이 열린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의왕시, 이틀동안 어린이 축제

    경기도 의왕시는 5∼6일 월암동 왕송호수, 철도박물관, 자연학습공원 일대에서 ‘어린이 축제’를 개최한다. 5개 마당으로 나뉘어 열리는 이번 축제에서는 연극 도깨비방망이, 인형극 해님달님, 황새가 된 돌쇠 등이 무대에 올려지고 중국 기예단, 바이윤 매직쇼, 코스프레 공연과 피에로 등의 거리 공연이 펼쳐진다. 또 글짓기, 그림그리기, 디카 콘테스트, 장기자랑, 어린이 팔씨름대회가 열리고 행사장 전역에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그린 그림 500여 점이 전시된다. 이와 함께 색깔있는 흙놀이, 나만의 탈 만들기, 조류탐사, 천연염색, 미리하는 노인 체험, 미꾸라지 잡기, 한지·리본공예, 꼬마증기차, 곤충체험, 철도 시뮬레이터 및 과학체험 등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 행사도 마련돼 있다. 이밖에 한식, 중식, 일식, 분식 등 풍성한 세계 먹거리 한마당과 FM 라디오 공개방송도 진행된다.(031)345-2262의왕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위대한 유산’ 유치원 선생님으로 돌아온 한지민

    ‘위대한 유산’ 유치원 선생님으로 돌아온 한지민

    지난 1월 MBC 드라마 ‘늑대’를 찍다가 사고로 허리와 다리 등을 다친 한지민이 돌아왔다.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씨름하기 때문일까. 그동안 조용하고 차분한, 또 청순한 모습을 주로 보여주던 한지민이 확 달라졌다. 마치 말괄량이 삐삐 같다. 3일부터 막을 올린 KBS 2TV 수목 미니시리즈 ‘위대한 유산’(연출 김평중, 극본 이숙진ㆍ김태희)에서 유치원 교사 유미래 역을 맡았다. 유산으로 유치원을 물려받은 조직폭력배 강현세(김재원)와 티격태격하다가 알콩달콩 사랑도 쌓게 된다. 지금도 크게 움직일 때는 후유증이 있지만 운동을 많이 해 괜찮아졌다는 그녀는 “사고로 팬들에게 아픈 모습을 보여드렸기 때문에 어서 빨리 밝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유쾌한 역할이 들어와 냉큼 선택했죠.”라고 말했다. 첫회를 본 시청자라면 “한지민 맞아?”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 그만큼 한지민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엽기적인 모습도 많이 선보이게 된다. 유미래는 고아라는 감춰진 상처도 있으나 매우 밝고 쾌활한 캐릭터. 실수투성이에다 천방지축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물. 유치원 교사 3개월째인 그녀가 양아치 조폭 강현세의 유치원 접수(?)를 막기 위해 유치원 원장 고아라(이미숙)와 동분서주한다. 결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폭과 유치원 선생님들은 우여곡절을 겪은 뒤에는 택지 개발을 위해 유치원을 없애버리려는 건설회사와 맞서게 된다. “팬들이 보면 처음에는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곧 미래의 매력에 빠질거예요. 그만큼 미래는 빨리 편해졌고, 점점 닮아가고 있어요. 연기 자체가 즐겁거든요. 제가 사실 털털한 성격이에요.” 무엇보다 유치원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재미있다. 원래 어린이에게 친구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을 정도로 어린 아이들을 무척 좋아했다. 서울여자대학교에서 사회사업을 전공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지금 함께 출연하는 어린이들과도 일주일도 안 돼서 친구가 됐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애들이 실제 선생님처럼 잘 따라줘서 서로 마음을 열고 촬영하고 있어요. 전 유치원 땐 애들이랑 잘 어울리지 못하고 정말 조용했는데…요즘 애들은 너무 성숙한 것 같아요. 쓰는 말도 저 어렸을 때랑 다른 거 있죠?호호” 에릭과 한지민이 함께 다쳐 중단된 ‘늑대’는 아직 방송 재개가 불투명한 상태다. 개인적으로는 방송 재개는 시청자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지키고 싶다는 한지민은 “촬영하면서 ‘늑대’ 때 일이 나기도 해요. 하지만 자꾸 떠올리면 더 안 좋기 때문에 지금은 유미래에 몰입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또 조직폭력배야?”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김평중 PD는 “조직 폭력배라는 것은 드라마의 작은 장치일 뿐”이라면서 “조폭과 유치원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소재를 가지고 재미와 감동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한지민도 ‘위대한 유산’이 가정의 달 5월에 온 가족이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따뜻한 작품이라고 자신한다.‘늑대’에서의 부상을 딛고 엽기발랄 유치원 선생님으로 변신해 펼쳐낼 그녀의 맹활약이 기대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대한민국 남녀노소 ‘사투리 공감’

    ‘당신은 사투리를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1일 오후 7시20분 첫 방송된 MBC 새 예능프로그램 ‘말(言)달리자’는 우리 국민이 사투리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알아보는 시험대였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사투리를 소재로 다루는 것은 이례적일 뿐더러, 사투리를 쓰는 것이 단지 흥미롭거나 우스개로 전락하지 않도록 퀴즈 형식으로 풀어나갔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경상도 사투리의 대명사 김제동이 MC를 맡아 조형기·박정수·이정·단지 등 특유의 입담을 자랑하는 연예인 고정패널과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가는 점도 편안함을 더한다. 강호동과 함께 MC계에 사투리 바람을 불러일으킨 김제동은 프로그램 내내 경상도뿐 아니라 강원도·충청도·전라도 등 사투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유감없이 나타냈다. 프로그램에는 또 최근 드라마 ‘진짜 진짜 좋아해’에서 강원도 사투리로 인기를 얻고 있는 유진과 실제 강원도 출신인 안혜경, 박희진, 김종민 등이 출연, 사투리 실력을 겨뤘다. 동요를 부르다가 자음과 모음이 나오면 같은 동작을 취하는 ‘액션 노래방’으로 몸을 푼 뒤, 실제 지역별 사투리를 쓰는 일반인들이 나와 사투리로 설명하는 단어를 알아맞추는 ‘사투리 다섯 고개’, 김경화 아나운서가 문제를 출제하는 ‘사투리 능력시험 듣기평가’, 팀별 대표끼리 사투리 실력을 겨루는 ‘말씨름대회’가 이어졌다. 특히 사투리 다섯 고개에는 ‘그까이꺼 대충∼’으로 유명한 개그맨 장동민의 아버지 장광순씨가 출연,‘힙합’‘바람둥이’‘경비아저씨’ 등을 충청도 사투리로 설명해 좌중을 웃겼다. 나름대로 긴장감 있게 진행돼온 프로그램은 마지막 코너인 말씨름대회에서 다소 김이 빠진다. 사투리가 익숙하지 않은 출연진들이 경상도·강원도·충청도 등 지역별 사투리를 맡아 설정된 극을 펼쳐야하다 보니 어색함이 흐를 수 밖에. 사투리가 점점 잊혀져 결국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까지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투리와 함께 각 지방의 독특한 정서를 몸으로 느끼겠다는 프로그램의 새로운 시도는 높게 평가할 만하다. 연예인과 일반인이 한자리에서 사투리를 배움으로써 온 국민이 지역감정에서 벗어나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면 다행스러울 것이다.이를 위해 자문단을 맡은 손희하 국립국어원 본부장과 김경화 아나운서의 역할이 강화되고, 재미를 추구하다 보니 코너마다 느껴지는 가벼움을 극복해 깊이를 더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5월 ‘쌍끌이 연휴’…남도의 유혹

    5월 ‘쌍끌이 연휴’…남도의 유혹

    ‘가정의 달 5월을 남도 축제와 함께….’ 29일 담양의 대나무축제와 함평 나비축제가 시작되는 등 남도가 축제물결에 휩싸이고 있다. 여수의 거북선축제, 완도의 장보고축제, 장성의 홍길동축제, 보성의 다향제, 장흥의 제암산 철쭉제, 영광 법성단오제 등 10여 개의 축제가 가족과 연인 나들이객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담양 대나무축제 대나무를 테마로 한 전국 유일의 축제다.‘대숲에서 자라나는 우리의 꿈’이라는 주제와 ‘자연과 인간의 푸른 만남’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죽세공예품 경진대회, 전국 대나무악기 경연대회, 전국 죽검베기 대회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이어진다. ●함평 나비대축제 ‘함평으로 나비 보러 오세요’란 주제로 1500만평의 자운영과 유채꽃 물결이 일렁이는 들녘에서 펼쳐진다. 친환경 농업 이미지를 구축한 이 축제에서는 페루와 필리핀의 민속공연단 초청공연 등 문화행사와 2008마리 나비날리기 등 체험행사를 즐길 수 있다. ●여수 진남제 거북선축제 전라좌수영의 옛터인 여수시에서는 ‘거북선의 고향 여수’라는 주제로 축제가 펼쳐진다. 진남관 개방행사를 시작으로 전국 최대규모의 가장행렬과 불꽃행사로 화려한 축제의 막을 올린다.2012여수세계박람회유치를 위한 홍보도 곁들여진다. ●장성 홍길동축제 홍길동의 민권사상과 정신을 현대적 관점에서 승화 발전시키기 위한 축제다. 소설속의 실존인물 홍길동을 소재로,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행사가 마련돼 있다. ●보성 다향제 특산품인 보성녹차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행사. 세계명상음악 공연, 차밭 작은음악회, 한국차 아가씨 선발대회, 다향백일장 등 공연 및 경연대회와 보성차 종합홍보관, 국제다기명품전, 국제명차 전시회 등이 준비돼 있다. ●완도 장보고축제 해상왕 장보고 대사의 해양개척 정신과 도전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것으로 장보고 대사의 고유제와 해상왕 장보고 행차길놀이, 풍어제 등으로 이어진다. 씨름대회와 민속놀이 등을 즐길 수 있는 영광 법성포단오제와 장흥 제암산철쭉제도 상춘객의 발길을 모을 전망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청계천을 사랑하는 사람들 청·사·랑

    청계천을 사랑하는 사람들 청·사·랑

    장면 #1 점심을 먹고 청계천에 산책 나온 회사원 A씨가 무심코 담배를 문다. 담뱃불을 붙이기가 무섭게 한 할머니 자원봉사자가 다가선다. “청계천은 금연구간입니다. 담배를 참아 주세요.” 깜짝 놀란 표정의 A씨가 할머니를 쳐다본다. 하늘색 모자에 ‘청계천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푸른색 어깨띠를 두른 할머니가 미소를 머금고 서 있다. “네, 알겠습니다.” 대답과 함께 담뱃불을 끄자 할머니는 검정 비닐봉지를 열어 앞으로 내민다.A씨도 웃으며 피우던 담배를 집어넣는다. 장면 #2 ‘안전지키미’ 자원봉사자가 청계천 주변을 거닐며 쓰레기를 줍는다. 풀숲에 버려진 과자봉지, 음료수 캔과 말라 죽은 나뭇가지를 검정 비닐봉지에 담는다. 돌벽 사이에 박혀 있는 담배꽁초를 빼내는 것도 일이다. 손으로는 힘들어 집게로 하나하나 뽑아낸다. 물속에 던진 담배꽁초나 휴지도 건져낸다. 요즘은 날씨가 따뜻해져 나아졌지만, 한겨울 찬물 속에 손을 넣을 때면 온몸이 오싹했단다. 주워도, 주워도 쓰레기가 보인다. 장면 #3 ‘지식나누미’ 김경희(43)씨가 광교∼삼일교에 설치된 ‘정조반차도’를 바라보며 설명한다. 역사문화해설사인 김씨는 청계천 문화의 거리인 청계광장∼삼일교를 오가며 청계천의 역사를 알려준다. “정조가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아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힌 화성으로 행차하는 모습입니다. 효자였던 정조가 ‘어머니 앞에 설 수 없다.’며 본래 왕의 자리보다 훨씬 뒤쪽에서 오고 있습니다.” 자기타일에 새겨진 그림으로만 보이던 반차도가 역사의 날개를 달고 머릿속에 스며들었다. ●‘안내·안전·지식도우미´로 봉사 ‘청계천을 사랑하는 사람들’(청사랑)은 청계천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자원봉사단이다.‘안전지키미’와 ‘환경·안내도우미’‘지식나누미’로 분류돼 일주일에 2차례씩,8시간 활동한다. 매주 빠짐없이 나오는 자원봉사자 1000여명을 포함해 등록회원만 1만명이 넘는다. 주 연령층은 50∼60대이지만,10대 청소년도,80대 어르신도 참여한다. 청사랑 지식나누미 169명은 청계천의 역사·문화, 생태를 설명한다.1,2차에 걸쳐 교육을 받은 뒤 현장에서 시민과 만난다. 워낙 인기가 높아 인터넷 예약을 받고 있다. ●위험한 짓 부추기는 부모 미워요 청사랑 안전지키미는 안전 사고를 예방하는 일을 맡는다.22개 다리를 기준으로 나누어 활동한다. 예를 들면 2명씩 짝을 지어 청계광장∼모전교, 모전교∼광통교, 광통교∼광교 등 다리 사이 170∼260m 구간을 오가며 청계천과 시민을 돌본다. 이름처럼 안전사고 예방이 최대 과제다. 그러나 어린이를 돌보는 것이 쉽지 않단다. “아이가 비상계단에 올라가면 부모가 말려야 하는데 오히려 부추깁니다. 위험하다고 알려주면 ‘위쪽 잔디에서 아이가 뛰어놀도록 놔두라.’고 짜증을 내죠.” 술꾼과 말씨름할 때도 많다. 술을 안주머니에 몰래 갖고 들어와 자원봉사자가 지나가면 홀짝홀짝 마시기 때문이다. “술병을 달라고 요구하면, 없다고 발뺌합니다. 곁에 앉아 아들처럼, 동생처럼 청계천에서 술을 마시면 위험하다고 차근차근 설명하죠.” ●제발 술 마시거나 노상 방뇨하지 마세요 술객들은 물가로 내려가 발을 씻기도 한다. 붙잡아도 막무가내다. 헛디뎌 넘어질까봐 조마조마할 때가 많다고 한 자원봉사자가 말했다. 노상방뇨를 목격할 때가 가장 난감하다. 여성 자원봉사자가 곁에 있는데도 취객들은 뒤돌아서서 노상방뇨를 한단다. 시골 할머니도 급하다며 구석자리를 찾아 들어간다. 때문에 관수교 주변에선 소변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 “청계천을 복원하는 데 4000여억원을 들였습니다. 소중히 관리해서 우리 자녀들에게 물려줘야지요.”청사랑 이만구(60)씨 말이다. ●돌 틈·물 속 꽁초 처리 애먹어 돌 사이에 박혀 있는 담배꽁초를 청소하는 일은 곤욕스럽다. 신경을 집중해 집게로 뽑다 보면 머리까지 아프다. 물속에 빠진 담배꽁초를 줍다 보면 울화통이 치밀어 오른다. 박강부(63)씨는 “담배를 피우는 것도 그렇지만, 왜 담배꽁초를 돌 사이에 숨겨놓거나 물속에 던져 넣는지…꽁초 줍다가 하루가 다 갑니다.”라고 푸념했다. 여성 자원봉사자는 “휴지를 줍고 있으면, 젊은이들이 바닥을 가리키며 ‘아줌마, 저기도 있네요.’라고 말합니다. 줍는 사람은 따로 태어나는 것인지….” 라고 말하며 서운해했다. 장통교에 설치된 징검다리 조명을 놓고도 실랑이가 벌어진다. 시민은 징검다리라며 건너려 하고, 자원봉사자는 조명이라며 제지하는 것. 계속 밟으면 조명이 깨진다는데도 ‘나 하나쯤은 괜찮다.’며 진군한다. 잔디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할머니가 잔디를 밟고 가시기에 ‘잔디가 죽어요.’라고 말씀 드렸더니 ‘사람도 죽고 사는데, 그깟 잔디가 대수냐.’며 화를 내시더라고요.” ●고단하지만 시민 즐거움이 우선 이처럼 고단한 봉사를 청사랑은 왜 멈추지 않을까. 인천에 사는 오양원(67)씨는 청계천 구경을 왔다가 자원봉사자로 등록했다. “도심에 흐르는 물소리가 얼마나 듣기 좋던지요. 다른 곳에서 봉사하던 시간을 쪼개서 나왔지요.”오씨는 10여년간 방송국과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나이 들수록 움츠러드는데 200여m를 운동 삼아 오가는 것도 좋단다. “방방곡곡에서 방문한 다양한 사람들을 안내하고, 도와주는 게 재미납니다. 청계천 복원 배경을 알려주고, 화장실, 맛집 등 편의시설을 안내하다 보면 하루가 금세 가죠.” 장봉순(65)씨가 이렇게 말했다. 시민들이 다정한 인사를 건네면 피곤이 스르르 사라진단다. 박강부씨는 시민들이 어울려 북적거리는 것이 좋아 나왔다.“청계천을 보며 시민들이 즐거워하고, 그걸 보며 우리가 즐겁습니다. 도심이 한결 부드러워진 느낌이에요.” 박씨는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도 봉사하고 있다. 최형희(71)씨는 “자녀들이 자랑스러워한다.”고 뿌듯해했다.“아침마다 일어나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나선다는 게 얼마나 행복합니까.” 청사랑의 청계천 사랑이 눈부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50여명의 아티스트 청계천 더욱 빛낸다 ‘문화가 가득한 청계천.´ 아티스트 56명이 청계광장, 모전교∼광통교, 장통교, 황학교∼두물다리를 음악과 무용, 연극, 그림으로 수놓는다. 특히 주말 오후에는 시간마다 아티스트가 바뀌며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17일 강세주(36)씨가 광통교 부근에서 한 부부의 캐리커처를 그려주고 있다. 딸의 손에 이끌려 마지못해 의자에 앉았지만, 부부는 어린아이처럼 들떠 있다. “아버님, 보이도록 활짝 웃으세요.”굳은 표정이던 아버지가 어색한 미소를 띄운다. 강씨가 붓을 이리저리 옮기자 10분만에 부부를 닮은 ‘갑돌이와 갑순이’가 탄생했다. 어머니가 “실물보다 예쁘다.”고 좋아하자 딸이 천원짜리 몇 장을 꺼내 기부금 박스에 넣는다. 강씨는 “자유 기부라 100원도,2만원도 낸다.”고 말했다. 주말이면 시민들이 붐벼 예정시간을 넘겨 캐리커처를 그리기 일쑤다. 강씨 등은 이곳에서 얻은 수익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바로 옆에 석고를 하얗게 뒤집어 쓴 ‘삐에로 천국’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시민들은 무심코 지나쳤다가도 인간인지, 인형인지 확인하려 되돌아온다. 귀부인과 신사처럼 차려입은 삐에로 천국은 태엽 인형처럼 순간 순간 표정과 자세를 바꿔 관람객을 즐겁게 한다. 18일 청계광장 주변은 감미로운 통기타 연주로 가득했다.10년 동안 해운대에서 활동하던 김대완(39)씨가 힘차게 포크송을 연주하고 있다. 김씨 앞에 놓인 술통 모양의 기부금함이 차올랐다. “한 1년간은 인내심을 갖고 팬을 끌어 모을 생각입니다. 음악을 찾아 청계천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 저도, 시민들도 풍성해지겠죠.” 아마추어 예술가들 덕택에 청계천이 문화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청계천 아티스트의 공연일정은 재단 홈페이지(sfac.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일년에 한 차례씩 공개 오디션을 통해 청계천 아티스트를 모집한다. 아티스트는 문화재단과 협의해 공연일시를 정한다. 세 차례 이상 일정을 어기면 제재 조치를 받는다. 시민들은 공연이 마음에 들면 기부금을 내면 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소농사회론은 근대 바로보는 틀”

    “소농사회론은 근대 바로보는 틀”

    “소농사회론을 경제사로만 보면 안 됩니다. 그러면 잘했다, 성공했다는 결론밖에 안 나옵니다. 정치·사회구조와 함께 봐야 지금의 문제점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소농(小農)사회론’. 일본학계가 동아시아의 근대화를 설명하기 위해 내세운 개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식민지·박정희 시대 경제성장을 높게 평가하는 일군의 경제사학자들을 통해 소개되다 보니 껄끄럽다. 그러나 정작 일본인 소농사회론자, 미야지마 히로시(58)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는 전혀 다른 얘기를 들려줬다. ●소농사회, 국가에 대한 반성이 없다 소농사회론은 소규모 자급자족농(小農)들이 밀집해 살고 있던 동아시아는 대규모 부농(富農) 중심의 서구와는 다른 형태의 사회였다. 그래서 근대화의 길도 달랐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동아시아가 성장하면서 나온 이론이라 왠지 합리화의 냄새가 짙다. 미야지마 교수는 그러나 결과로 합리화하는 이론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소농사회론은 한마디로 유럽과 비교해 동아시아에는 봉건지주, 즉 국가권력에 저항할 세력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니 근대화의 출발인 토지개혁은 빠른 시일 내에 성공적으로 완수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항받지 않은 왕권이나 국가권력이 지나치게 비대해진다는 문제를 낳습니다.” 한마디로 ‘국가’와 ‘시민권’에 대한 개념이 희박하다는 것. 동아시아의 민주주의가 부진한 이유다.“‘민원’이라는 단어가 대표적입니다. 서구 사람들은 세금받았으니 당연히 해야 하는 서비스라 생각하지만, 동아시아 사람들은 마치 국가가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여깁니다.” 미야지마 교수는 60년대말, 신좌익 열풍이 휩쓸 때 교토대학을 다녔다.‘일본의 386’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웃는다. 다이내믹한 한국이 부럽다는 말도 했다. 일본의 전후 민주주의와 우경화 문제와 함께 생각하면, 그의 학문적 관심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소농사회론이 무엇을 겨냥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유럽식 기준에서 벗어나자 소농사회론은 ‘고대-중세-근대’라는 시대구분도 무너뜨린다.“그 3분법은 르네상스 때 서구인들이 만든 겁니다. 중세는 암흑기였고, 자신들은 옛날옛적 고대 그리스의 이상향을 되살리는 사람들이라 설정한 겁니다. 철저히 서구의 기준이죠.” 그런데 동아시아는 아무 고민 없이 고스란히 베껴왔다. 미야지마 교수가 보기에 동아시아에서 의미있는 시대는 ‘16세기’(조선중기)부터다. 그때의 전통이 지금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어서다. 근대사 연구가 19세기 개항 때부터가 아니라 16세기 조선사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그래서 ‘주자학’도 긍정적이다.“사회의 토대인 ‘소농’을 어떻게 통치할까 생각해보면, 주자학은 정말 기가 막힌 이론 체계예요.” 세계사적으로 비교해봐도 토지의 사적소유, 과거제와 관료제, 미약한 신분제 등을 담은 주자학은 가장 선진적인 이론체계였다. 인권·민주주의 개념은 없었다지만 가장 근대적이기도 했다. 이것을 중국은 송나라 때, 한국은 세종대왕 때 이미 성취했다. 이렇게 보면 전통은 ‘낡아서’가 아니라 ‘내부적으로 극복되지 못해서’ 문제다. ●“식민지근대화론? 그런 건 없다” 도쿄대 교수로 일본에서도 속된 말로 ‘잘나가는’ 학자였던 그를 2002년 성균관대가 불렀을 때,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유명학자 초빙은 좋은데, 왜 하필 저 사람이냐.’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그의 주장을 차분히 듣다 보면 그에게 ‘식민지근대화론자’라는 꼬리표는 어울리지 않는다. 지금이야 “그래도 (오해가) 많이 풀렸죠.”라며 선선히 웃을 정도는 됐다. 그래도 식민지근대화론이라는 말에 대한 반감은 여전하다.“그 말 자체에 부정적인 선입관이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식민지근대화론이란 없다고 말합니다.” 경제사 연구자로 대표적 식민지근대화론자로 꼽히는 안병직·이영훈 서울대 교수와도 친분이 깊다. 지난주에는 안 명예교수의 병문안도 다녀왔고, 이영훈 교수와도 자주 교류한다. 그래선지 ‘뉴라이트’·‘교과서포럼’에다 ‘해방전후사의 재인식’ 출간에 이르기까지, 이 교수의 최근 활발한 대외활동이 못내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었다.“기본적으로는, 훌륭한 연구자예요. 그런데…. 지난해에 소주 한잔 하면서 정치적인 그런 거 말고 연구자로서 가자, 그러니 알았다고 하긴 했는데….” 미야지마 교수는 소농사회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집대성한 저작을 준비 중이다. 벌써 10여년째 씨름 중인데 80%쯤 완성됐다고 한다. 빨리 내달라고 재촉 아닌 재촉을 하면서도 빨리 나올 수 있을까 걱정된다. 인터뷰할 자리조차 잡기 어려울 정도로 책으로 뒤덮인 연구실은, 그가 ‘아직도 욕심 많은’ 연구자임을 말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나라 서울시장후보 3명 첫토론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에서 3파전을 벌이고 있는 맹형규·오세훈·홍준표 세 후보가 13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첫 토론회를 열었다. 팽팽한 긴장감을 반영한 듯 세 후보는 각각 파란색(맹), 붉은색(홍), 녹색(오)으로 대비되는 넥타이를 매고 등장해 치열한 입씨름을 벌였다. 경선에 가장 늦게 합류했지만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오 후보에게 먼저 공격의 초점이 맞춰졌다. 맹 후보는 “국내 총생산의 20%를 차지하는 서울의 시장을 하겠다는 사람이라면 준비기간이 더 길었어야 했다.”며 뒤늦은 참여를 질타했다. 홍 후보도 “1000만 서울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15조원의 서울시 예산을 집행해야 할 서울시장의 막중한 자리는 억지로 떠밀려 나올 자리가 아니다.”고 공격했다. 이에 오 후보는 “불출마 선언 뒤 1년 반 정도 국가경쟁력 연구에 미쳐 있었고 나름대로 준비도 됐다.”고 응수했고,“이미지가 좋다고 해서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며, 저는 감히 이미지도 좋다고 말씀드린다.”며 최근의 이미지 정치논란도 일축했다. 세 후보의 대표 공약을 놓고는 홍 후보가 “오 후보의 강북도심 부활 프로젝트는 이미 제가 발표한 내용이며, 또 서울시 전체적인 프로젝트도 없다.”고 지적하자, 오 후보는 “홍 후보의 아파트 반값 정책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응수하는 등 공방도 벌어졌다. 맹 후보가 제안한 용적률 300% 공약에 대해서는 나머지 두 후보가 “층고를 높게 하면 교통량은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맹·홍 두 후보간 단일화에 대해선 양측 모두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서울의 문화재] (5) 전곶교

    [서울의 문화재] (5) 전곶교

    “조선시대 가장 긴 다리를 아십니까.” 지난달 31일 성동구 행동동 58 사적문화재 160호인 ‘전곶교’를 찾았다. 또 다른 이름은 살곶이다리. # 찾아가는 법 지하철 2호선 한양대 역에서 하차,3번 출구로 나온 뒤 한양대학교 후문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조선시대 가장 긴 다리를 만난다. # 전곶교와 만나다. 다리를 처음 접한 느낌은 ‘튼튼하다.’‘정감있다.’라는 것이었다. 오랜 세월 흔들림 없이 세워져 있고 아스팔트 다리와는 달리 걷고 싶은 다리를 만든 우리 조상의 지혜가 느껴졌다. 폭은 6m로 넓게 보였다.76m쯤 가자 다른 돌로 만들어진 다리가 이어졌다. 이 다리는 옛날 다리에 현대에 만들어진 다리가 이어져 있다. 중간이 파손된 게 아니다. 오랜 세월 육지가 침식돼 하천 폭이 더 커진 것. 반면 옛날 다리의 밑 부분은 상당 부분 퇴적돼 육지가 됐다. 이날 다리를 건너다가 초등학교 시절 이 다리를 건넌 뒤 처음 왔다는 김경희(46·여)씨와 만났다. 그는 “1960년대 후반 행당초등학교를 다닐 때 옛날 다리가 끝나는 부분부터 징검다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 대공원에 봄 소풍을 갈 때 발이 물에 안 빠지도록 짝꿍 손을 잡고 건너던 기억이 난다.”면서 “당시 한 학년 당 학생이 무려 1500여명이나 돼 긴 행렬을 이뤘고 물은 지금과 달리 아주 맑았다.”고 기억했다. # 오랜 기간 보존된 비결은? 그를 보내고 옆에서 다리를 바라보았다. 꼭 씨름 선수 팔과 다리같이 튼튼해 보였다. 가까이 보니 깎은 돌이 아니고 다른 곳에서 뚝 잘라온 돌이었다. 맨손으로 날랐을 조상들이 겪은 고생이 떠올랐다. 다리 밑에서 위를 보았다. 공간이 많았다. 왜냐하면 다리 구조가 지반 위 돌기둥을 4열로 나열, 가로로 멍에석을 받친 뒤 귀틀석이 올라갔고 다시 상판석이 놓여 그 위를 사람들이 다니는 것이었다. 멍에석과 상판석 중간에 귀틀석이 있어 멍에석과 상판석 사이에 1m이상의 공간이 있는 것. 다리 높이는 구간마다 다르지만 대략 3∼4m쯤. 그동안 이 다리는 여러 차례 물에 잠겼다. 손영식 문화재 위원은 “다리는 잠기면 무너지기 십상인데 이 다리가 보존된 것은 중간에 공간과 돌 사이 틈으로 물이 흘러나갔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조상의 지혜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 알면 더 보인다. 전곶교는 1402년에 착공,1483년에 완공됐다. 세종실록을 보면 세종 2년인 1402년 상왕인 태종이 공조판서를 지냈던 박자청에게 다리를 놓느라 고생한다며 술을 하사했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1420년 장마로 중단된 뒤,1422년 태종이 사망하자 임금이 별궁까지 행차하는 일이 거의 없어지고 당시 도성 내 개천보수공사로 성 바깥까지 미칠 여력이 없어 장시간 중단됐다고 한다. 그 뒤 성종 6년인 1483년 왕의 명으로 다리가 완성된다. 용재총화에 따르면 스님이 많은 백성들과 다리를 완성시켰다는 기록이 나온다. # 성동구청 다리 입구 복원 희망 관할구청인 성동구청으로부터 현장에서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사실은 다리 입구 부분이 아스팔트로 덮여져 있다는 것. 김형곤 문화팀장은 “88올림픽 때 한양대 체육관이 배구 경기장으로 쓰이자 인근 도로 차선을 넓히기 위해 다리 입구 부분 위에 도로를 포장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지난해 10월쯤 다리에 금이 간 돌이 발견됐다고 한다. 구청 측은 “그 전에 다리 인근에 인라인스케이트장과 축구장, 자전거 도로를 만들면서 무거운 크레인이 다리 앞 부분을 통과하면서 금이 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금이 간 돌은 다리 바로 옆에 놓여져 있다. 성동구청은 다리 입구 부분 아스팔트 도로를 없애고 보수를 해 다리를 원형으로 복원하고 인근을 조경으로 꾸미기 위해 문화재청에 15억원 상당의 예산을 3년 동안 요청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으로부터 그동안 “예산 배정 순위에서 밀렸다.”는 답변만 받았다. # 시민의식 실종 다리 주변 자전거 도로가 있다. 다리 입구와 출구 쪽엔 자전거로 다리를 건너지 말라는 푯말이 모두 6개가량 세워져 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탄 5명 가운데 3명꼴로 자전거에서 내려 끌지 않고 바로 타고 지나간다. 심지어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도 있다. 한 시민은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라고 당부하자 “우리나라엔 문화재 보수할 돈도 없냐.”면서 버럭 화를 냈다. 구청 관계자는 “온종일 감시할 수는 없다.”면서 “문화재가 훼손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글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새영화] 드리머

    다코타 패닝. 미국에서 가장 수익을 많이 낸 여배우라지만 어째 ‘계집애’나 ‘앞니 빠진 개오지’ 같은 단어들이 더 어울릴 것만 같다. 정신박약아 아빠와 함께 살려면 아빠보다 더 똑똑해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학교 수업을 거부하던 딸 ‘루시’(영화 ‘아이 엠 샘’)로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을 듯.13일 개봉하는 영화 ‘드리머’(Dreamer)는 좀 더 자라 이제 12살이 된 다코타 패닝을 만날 수 있는 영화다. 사실 ‘드라마’로서는 그다지 볼품없다. 뛰어난 지혜가 있지만 고집불통인 할아버지 팝(크리스 크리스토퍼슨), 말의 모든 것을 알지만 아픈 기억 때문에 그 재능을 썩히고 있는 아버지 벤(커트 러셀), 피는 못 속인다고 그 밑에 자란 케일(다코타 패닝)은 말을 주체할 수 없이 좋아하는 꼬맹이다. 이들 가족은 돈많은 ‘물주’의 경주마를 관리해주면서 먹고 사는데, 이들 곁에는 매놀린과 한 때 기수였던 벨론처럼 순박한 ‘멕시칸’이 있다. 그러던 어느날 그들이 관리하던 명마 ‘소냐도르’가 시합 중 다리가 부러진다. 제 아무리 명마라도 선수생활이 끝나면 밥만 축내는 애물단지. 물주는 당장 말을 죽이라지만, 차마 그러지 못한 벤은 말을 집으로 데려오고, 케일은 이 명마에게 흠뻑 빠져든다. 궁둥이에 ‘메이드 인 할리우드’ 도장이 찍힌 이상, 이 정도 상황만 입력시키면 결말은 ‘안 봐도 비디오’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돋보이는 건 잔잔한 연출과 연기다.(물론 너무 티나게 오버하는 대목도 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다코타 패닝의 자연스러움은 물론, 커트 러셀의 묵묵함도 좋다. 한 예로 소냐도르 문제를 두고 케일과 다투던 벤은 우연히 딸의 학교에서 딸이 쓴 글을 발표하면서 케일을 이해한다. 이 장면, 어떻게 표현할까. 시골농장에서 말과 씨름하며 험하게 자란 사람답게, 볼록 나온 배를 티셔츠로 가리고 노안 때문에 안경을 코 끝에 건 채 우중충한 포즈로 서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말투로 쓱쓱 글을 읽어내려간다. 마침내 눈시울이 붉어지자 거칠어진 손마디로 머리를 북북 긁으며 붉어진 눈시울을 가린다. 그리고는 선생님에게 “이 글, 가져가도 되나요.”라는 말만 툭 던진다. 전체 관람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마니아] 금천·구로구청 색소폰 동호회 ‘인사모’

    [마니아] 금천·구로구청 색소폰 동호회 ‘인사모’

    지난달 31일 밤 10시 40분 서울 금천구 독산동 라이브 카페 ‘콘서트 7080’. 지하 1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서자 감미로운 색소폰 선율이 흐른다. 여성 4인조가 화음에 맞춰 공연하고 있었다. 관객들은 힘차면서도 부드러운 음색에 빠져 들었다. 공연이 끝나자 소프라노 김수진, 알토 이연경, 테너 차영희, 바리톤 김경화씨에게 박수 갈채를 보냈다. ●공무원들로 구성 금천구청과 구로구청 공무원 9명으로 구성된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사모) 회원들도 여성 4인조를 응원하러 이날 카페를 찾았다. 이들은 2003년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색소폰을 함께 배우며 인연을 맺었다. 색소폰 마니아가 많지 않은 터라 공연이 열리면 함께 즐긴다. 인사모는 2003년 5월에 결성됐다. 구로구청 대세영씨가 색소폰을 배우고 싶은 구청 직원을 모았고, 금천구청 박종찬(47) 이동수(44) 이석근(43)씨 등이 초창기 멤버로 참여했다. ●3년 동안 ‘주경야독´ 그리고 고교 때 밴드부로 활동하던 유병호(51)씨를 ‘선생님’으로 초청했다.‘김무균 색소폰 앙상블’에서 활동하던 유씨는 “함께 배우자.”며 기꺼이 참여했다. 먼저 색소폰을 구입했다. 가격은 50만∼300만원으로 다양하다. 그리고 백화점 문화센터에 등록하고 강사를 초빙해 연주법을 배웠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이었다. 처음에는 소리내기도 버거웠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색소폰에 빠져들었다. 뱃속 깊은 곳에서 뿜어나온 호흡이 악기를 통과하면 아름다운 선율로 바뀌는 게 신비로웠다. 게다가 기분에 따라 음이 달라졌다. 이들은 “피아노는 건반만 제대로 치면 음이 나지만, 색소폰은 그렇지 않다.”면서 “누르는 방법이 같더라도 호흡에 따라 전혀 다른 음이 들려 우울할 때와 신날 때 색소폰 소리가 완전히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연습을 통해 음색의 차이를 줄여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회원들은 연습 장소가 없어 애를 먹기도 했다. 소리가 커서 아파트에선 연습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일이 끝나면 무작정 차를 몰고 한적한 곳을 찾아갔다. 안양천을 바라보며 차 안에서 연습하다 집으로 돌아온 적도 있다. ●연습장소 없어 차 안에서 하기도 금청구청 한만석(41)씨는 밤 11시에 나가 홀로 연습하다 새벽 1시에 돌아오기도 했단다. 색소폰 소리가 그리워 잠을 잘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2003년말 빗물펌프장 창고를 연습장으로 얻었다. 인사모는 뛸듯이 기뻤다. 틈 날때마다 개별적으로 찾아가 색소폰과 씨름을 한다. 매주 토요일에는 정기모임을 갖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 주고 있다. 색소폰의 매력은 무엇이냐고 묻자 구로구청 김구현(48)씨는 “소리가 너무 좋지 않습니까.”하고 반문한다. 김씨는 이어 “색소폰을 불면서 그 소리에 심취하면 스트레스를 아예 잊어버리는 무아지경(無我之境)에 빠져들게 된다.”고 덧붙였다. 유병호씨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몇 십년만에 색소폰을 다시 불었다. 그는 “사업에 실패하고 속상한 마음에 술로 세월을 보냈는데 색소폰을 꺼내 불었더니 술보다 큰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양천 코리아 윈드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다. 색소폰은 재즈 클래식 대중가요 팝송 등 다양한 음악과 어울리는 것도 매력이다. 누구와도 벽을 허물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단다. 박종찬씨는 “고등학생인 딸이 피아노를 치고, 제가 색소폰을 연주하면 집안에 웃음꽃이 떠나지 않는다.”면서 “아내는 색소폰 연습하느라 술을 훨씬 덜 마신다고, 아이들은 무뚝뚝하던 아빠가 ‘로맨티스트’로 변해 좋아한다.”고 만족해 했다. ●닦은 기량 뽐내는 발표회 추진 만석씨는 얼마전 작은 공연을 가졌다. 아버지 생신 때 색소폰으로 ‘황성옛터’‘초우’ 등 축하곡을 연주했다. 그는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놀랐다.”면서 “앙코르를 몇 번이나 받았는지 모른다.”고 자랑했다. 친척 어른들이 용돈을 쥐어주며 앞으로 가족 행사마다 공연을 해달라고 한단다. 인사모는 조만간 발표회를 가질 계획이다. 지난 3년간 갈고 닦은 실력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일이 많지만 틈틈이 연습하는 이유다. ●은퇴하면 소외이웃 위문공연 다닐터 이들은 은퇴 후에 본격적인 연주활동을 펼칠 생각이다.“노인정이나 양로원, 독거노인을 찾아다니며 연주회를 갖는 게 꿈입니다. 소록도도, 섬마을도 좋습니다. 지금 어르신들은 색소폰에 익숙하지 않지만, 우리가 늙으면 70∼80년대를 그리며 색소폰 연주를 즐기지 않을까요.” 이석근씨가 관객들의 환호 속에서 최성수의 ‘기쁜 우리 사랑은’을 연주한 뒤 나지막이 속삭였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독산1동 색소폰교실 주1회 월 수강료 만원 금천구 독산1동 주민자치센터는 지난해 6월부터 색소폰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 6∼8시 동사무소 7층 문화관람실에서 진행한다. 수강료는 월 1만원으로 저렴하다. 50대 안팎인 수강자 모두 처음부터 강좌를 들어 중급수준이다. 그래서 초보자가 수강하기에는 실력차가 심하다. 주민자치센터는 초급회원이 10명 이상 모이면 새로운 교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악기는 본인이 구입해야 한다. 강좌를 맡은 홍원엽 선생님은 “수강자 모두 수업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과제도 충실히 해온다.”면서 “열정은 어느 대학생 못지않다.”고 말했다. 문의 02)839-1381 ■ 라이브 카페 ‘콘서트 7080’ “당신의 눈동자 속에는 그리움이 남아 있습니다. 그 그리움을 달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7080에서 접할 수 있는 이 음악밖에 없답니다.”-2005.7.22. 서울 금천구 독산동 금천보건소 옆에 자리한 라이브 카페 ‘콘서트 7080’ 입구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아마추어 예술가의 아지트답게 매일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시낭송과 동아리의 밴드 공연이 이어진다. 손님 가운데 누구라도 악기를 연주하고 싶으면 무대에 오를 수 있다. 드럼, 베이스기타, 색소폰 등 다양한 악기가 갖춰져 있다. 연주자가 없으면 듣고 싶은 음악을 쪽지에 적어 신청해 보자.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이 1000여 장의 LP판에서 은은하게 흘러 나온다. 실용음악을 전공한 양성진(41) 사장은 “좋은 사람들과 자유롭게 음악을 즐기고 싶어 카페를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연습실을 꾸미듯 지난해 문을 열면서 인테리어를 직접했다. 비틀스, 레드 제플린, 조용필, 이선희, 나훈아 등을 벽에 그려 넣었다. 곤충 모양의 동판 조명도 그의 솜씨다. 덕분에 70∼80년대의 향수가 물씬 풍긴다. 오후 2시에 문을 연다. 송이덮밥 등 음식을 팔다 저녁이 되면 맥주를 내놓는다.1인당 1만원이면 무제한 마실 수 있다. 연락처 02)866-7010 ■ 색소폰 자세히 알기 우리가 흔히 접하는 색소폰(saxophone)은 소프라노·알토·테너 색소폰 등 3종류가 있다. 소프라노 색소폰은 케니지(50ㆍKenny G)가 주로 연주하는 기다란 악기로 클라리넷과 비슷하게 생겼다. 알토 색소폰은 악기 위쪽이 구부러진 모양으로 중음과 고음을 낸다. 테너 색소폰은 알토와 비슷하지만, 조금 크며 구부러진 모양도 약간 다르다. 중음과 저음을 내며 밤무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외에 소프라니노·바리톤·베이스 색소폰이 등이 있는데 이들은 전문가들이 사용한다. 처음 배울 때는 알토 색소폰이 적당하다. 누르는 방법과 부는 방법이 같아 나중에 소프라노나 테너도 쉽게 연주할 수 있다. 소프라노는 소리 내기가 쉽지만, 전체적으로 음정이 불안정하고, 고음을 처리하기가 어려워 상당한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테너는 크기 때문에 많은 호흡량이 필요하다. 그래서 저음 중음 고음을 비교적 쉽게 낼 수 있는 알토 색소폰이 초보자에겐 알맞다. 소리를 내려면 마우스피스와 리드가 필요하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의 크기가 다르듯 마우스피스와 리드도 악기에 따라 다르게 선택해야 한다. 특히 악기는 형편에 맞게 구입하더라도, 마우스 피스는 좋은 걸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색소폰을 배우는 기간은 개인마다 차이가 나지만, 간단한 동요는 2∼3주면 연주할 수 있다. 가벼운 곡은 한 달 정도면 멜로디를 낼 수 있다. 대중가요를 연주하려면 6개월 정도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 제공 색소폰나라(www.saxophonenar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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