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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하반기도 ‘시계제로’

    재계가 잇따른 악재로 흉흉하다. 원화 강세와 고유가 등으로 상반기 내내 씨름한 데 이어 최근 산별노조가 불안감을 던지더니 급기야 ‘북한 미사일 사태’마저 터지면서 하반기 경영 환경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환율과 유가가 다시 고공행진을 시작하고 있어 하반기 경제 상황에 대한 재계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상무는 “정치적 불확실성의 증가와 노사 갈등 고조 등 경제 외적인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투자가 예정대로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경제5단체 오늘 긴급 회동 5일 재계에 따르면 경제5단체 상근 부회장들이 6일 조찬 회동을 갖고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과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 등 긴급 현안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 고유가와 원화 강세 등 대외환경 요인을 살피고 각 기업의 수출대책과 함께 내수활력 회복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의 새 경제팀 출범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정책기조 전망 등에 대한 대화도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경련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인해 남북관계 및 국제사회에 불안감이 초래되는 것에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이번 사태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조속히 진정돼 경제안정 및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이동응 전무도 “안보가 경제에 가장 큰 위기요인 아니냐.”면서 “남북경협이 위기에 처할 수 있고, 나아가 사회가 불안해지면서 기업이 투자를 꺼리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노·사 `산별노조 전환´ 갈등 클 듯 한동안 잠잠하던 환율과 유가가 하반기에도 기업들의 발목을 잡을 모양이다. 지난 3일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는 사상 최고가인 배럴당 68.89달러로 치솟으면서 70달러를 향해 고공행진을 시작할 조짐이다. 재계는 또 올 하반기에 산별노조 전환과 복수노조 교섭 등으로 노사간 힘겨루기가 본격 점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전과 다른 양상의 ‘동투’가 전개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재계 관계자는 “악재가 넘치는데 정책을 이끌 정부는 지방선거 패배로 구심점을 못 잡고 있어 하반기 경영 구상은 시계(視界) 제로 상태”라면서 “투자든 뭐든 한동안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라이스, 러 외무에 일장 훈계

    미·일 정상의 ‘닭살’ 데이트와 대조적으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일장 훈계를 늘어놓는 녹음 테이프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미국 NBC-TV 인터넷판은 라이스 장관이 선진7개국·러시아(G8) 외무장관들의 모스크바 회동에서 라브로프 장관과 입씨름을 벌이는 내용이 담긴 녹음 테이프를 입수했다며 이를 보도했다. 이 테이프에 따르면 라이스 장관은 점심 식사를 하던 도중, 라브로프 장관이 공동성명에 ‘이라크 새 정부가 외교관 보호에 소홀하다.’는 대목을 넣자고 입을 열자 발끈했다. 이 장관들은 오는 15∼17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모였다. 그의 제안은 지난주 자국 외교관 4명이 저항세력에게 살해된 것이 이라크 정부 탓이라는 점을 G8이 분명히 하자는 취지였다. 은근히 미국을 겨냥했다는 오해를 살 법도 하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살인자들을 ‘궤멸’하라는 지시를 내리도록 부추긴 인물이라고 방송은 덧붙였다. 라이스 장관은 “당신도 잘 알고 있듯이 우린 매일 병사들을 잃고 있어요.(이라크 새 정부가)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는 식은 곤란해요. 우리도 노력하고 있어요. 그것도 엄청난 희생을 치르면서 말이에요.” 그녀는 이어 “진짜 문제는 저항세력들이 민간인과 연합군에게 파멸적인 공격을 한다는 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외교관들만 더 잘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옳지 않다.”고 따졌다. 그녀는 라브로프 장관이 끼어들려고 하자 목청을 더욱 높여 “민감한 때, 당신네 외교관들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것은 잘 알고 있어요. 그러나 난 이 문제를 별개 사안으로 다뤄야 한다거나, 지금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어요.”라고 딱 잘라 말했다. 방송은 외교관끼리의 솔직한 대화는 감춰주는 관행을 깨고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흘린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둘의 성마른 대화는 양국 관계가 이란 핵 등으로 인해 얼마나 틀어졌는가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골반 붙은 美 샴쌍둥이 수술 자유의 몸으로

    가슴 아래부터 골반까지 붙은 채 태어난 미국의 샴쌍둥이 소녀들이 80명의 의료진이 동원된 12시간 수술 끝에 자유로운 몸이 됐다. 로스앤젤레스 어린이 병원 대변인인 스티브 루트레지는 14일 오후 6시20분쯤(현지시간) 생후 10개월된 멕시코계 샴쌍둥이 레지나와 레나타 살리나스 피에로스의 대퇴골 분리를 끝으로 오전 6시에 시작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루트레지 대변인은 “아이들은 조용히 잠들었으며 나중에 의사들이 한 아이를 다른 방으로 옮겼다.”고 전한 뒤 “둘 모두 아주 좋아 보였다.”고 덧붙였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의료진은 이날 밤에 소녀들의 흉곽과 대퇴부를 복원하고 상처 부위를 봉합하는 2차 수술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집도의 헨리 포드는 “모두 흠잡을 데 없이 잘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가슴 쪽이 붙은 이들 자매는 머리와 목, 어깨, 심장, 폐, 팔다리는 따로였지만 간과 방광, 생식기 등이 붙어 있었다. 수술 초반 둘의 흉골을 분리하는 수술이 3시간 계속됐다. 특히 소장 일부와 대장 전부를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장을 분리하는 방법을 놓고 의료진이 입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멕시코에서 관광비자로 입국한 쌍둥이 부모는 이날 수술실 바로 아래 층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수술을 지켜 봤다. 병원측은 수술 비용 공개를 극구 꺼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샴쌍둥이는 한 해 수백쌍이 태어나며 미국에서는 20만명 신생아에 1건꼴로 나타나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정치무대 복귀 앞둔 손학규 경기지사

    정치무대 복귀 앞둔 손학규 경기지사

    손학규 경기지사가 오는 30일 퇴임해 중앙 정치무대로 복귀한다. 임기 동안 굵직굵직한 첨단기업 유치 등을 성공시키며 ‘경기도 CEO’로 거듭난 손 지사는 내친김에 ‘대한민국 CEO’에 도전할 계획이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손 지사를 만나 지난 4년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인터뷰는 지난 9일 여의도의 경기도 서울사무소에서 1시간40분가량 진행됐다. 손 지사는 이틀 뒤 도지사로서 마지막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김문수 후임 당선자와 동행, 외자 유치를 몇 건 더 성사시켰다는 후문이다. ▶민주화 ‘운동권’에서 ‘CEO도지사’로 변신한 계기가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80년대 초 외국에 가보니 벌써 세계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민주화운동을 할 때 인정하지 못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이 비록 개발독재이긴 해도 하나의 경제모델로 인정받고 있었다. 세계화를 다시 보게 됐다.1990년대부터 장관, 국회의원을 하다 보니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 책임의식이 생겼다. 특히 경기도는 대한민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여기서부터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첨단산업을 육성하고 기술을 개발하도록 독려했다. ▶5·31지방선거와 민심은 어땠나. -나라를 맡겼는데 어떻게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었는가 하는 분노의 표현이었다. 서울의 구청장 25명, 경기도 지역구 도의원 108명이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다. 정부와 여당이 도대체 뭘 잘못했기에 국민이 이렇게 분노한 것인가. 이제 한나라당의 책임이 크다. 한나라당도 그냥 야당이 아니라 국정의 적극적인 한 책임자가 됐다. 그 책임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 성찰해야 한다. ▶참여정부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나. -정부와 여당은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확고한 신념이 부족하다. 유감스럽다. 일자리만 예를 들어도 그것은 사실 기업이 창출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치가 양극화 논리를 강조하며 기업하는 사람은 죄악시하고, 도둑으로 취급하는 사회 분위기도 불식시키지 못했다. 대통령과 집권당이 할 일은 바로 경제를 뒷받침해 국민이 푸근하게 살도록 하고, 기업인에게 자신감을 주는 것이다. ▶부동산·세금 정책은 어떤가. -부동산 문제는 하루아침에 본때를 보이겠다거나 세금 갖고 해결하려는 발상부터 버려야 한다. 국민을 공갈쳐서 기세로 누른다고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첫째, 시장원리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둘째 국민이 원하는 곳에, 국민이 원하는 형태의 주택을 만들고 환경을 뒷받침해줘야 한다. 임대주택을 몇 만가구 지어도 국민이 따라가지 않는 것은 시장인 국민의 마음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셋째, 그러나 악질적이고 조직적인 투기는 추상같이 엄단해야 한다. ▶다른 대권주자에 비해 지지율이 낮다. -음식은 맛있게 만들었는데 눈에 띄도록 하지 못했다. 앞으로 제가 상을 맛있게 차리고 포장도 하고 노력하면 국민도 때가 되면 제대로 보고 제 음식이 맛있다고 할 것이다. 철들고 나서 항상 역사를 부둥켜안고 씨름하며 살아왔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정치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 콘텐츠를 보여드리겠다. ▶현실의 룰도 중요할 것 같은데. -저와 이명박 서울시장, 박근혜 대표가 다 이제 임기를 마치는데 첫 논의가 경선시기다, 방식이다 하며 시작되는 건 그렇게 바람직하지 못하다. 정치 분석가나 정치인에겐 관심이 되겠지만 일반 국민에게도 관심사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경선방식에 복안은 있지만 말할 시기가 아니란 뜻인가. -그것에 관심을 쓸 시기가 아니다. 국민이 봐서 이제는 한나라당이 나라를 책임질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얘기가 나오면 선출방식이나 시기문제도 다 자연스럽게 논의될 것이다. 벌써부터 정치권 중심에서 화제로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선에서 불리하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 있나. -우리가 두 번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고 분명히 집권해야 한다는 선택의 순간이 오면 지금의 구도는 달라질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 구도 속에서 주신 질문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 미리 말씀드리면 다른 곳에서 부르면 갈 것 아니냐고 묻는데 제 답은 항상 같다. 내가 살아온 길, 내가 정치권에 들어와 한 일을 봐라. 어떤 핍박을 당했어도 나는 내 길을 지켰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언론에선 늘 제목이 안 된다고 하더라.(웃음) ▶고건 전 총리는 희망연대를 출범하고 여권에선 정계개편 가능성도 나왔는데. -정치 패턴이 바뀌어야 한다.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정계개편이다, 내각개편이다 했다. 이 정부 들어 대연정이다 뭐다 해서 몇번 재미를 봤다고 해서 앞으로도 확 충격을 주고 싹 바꾸자는 인식이 있는데 이건 후진적인 아날로그 정치다. 과거엔 돈으로 했다가, 권력으로 했다가, 이제는 판을 바꾸는 정치 아닌가. ▶정몽구 회장 구속을 반대했는데. -잘못을 처벌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형사소송 원칙에 따라 불구속 수사하라는 것이다. 기업 신뢰가 떨어지고, 협력업체가 투자를 망설이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면 정부와 여당이 책임질 것인가. 현대자동차같은 글로벌 기업의 문제는 단순히 사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영의 문제다. 대통령이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자랑할 것이 아니다. 대통령도 대통령이지만 정부 여당, 정치권에서 어디 책임있는 목소리가 나온 적 있는가. 정말 나라를 걱정하고 경제 걱정하고, 일자리를 걱정하면 이럴 때 용감하게 나와야 한다. ▶북한에 다녀와서 느낀 점은. -흔히 한나라당은 남북대결을 고수한다고 잘못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제 시대적인 대세인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주도적으로 안고 나가야 우리가 국민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1950,60년대 냉전적인 사고방식에 젖어 있다든지 60,70년대 개발시대 사고방식에 젖어있다고 하면 시대흐름을 움켜쥐기는커녕 따라가지도 못한다. 이념대결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좌는 좌대로 우는 우대로 싸워왔지만 이제는 포용하고 끌어안아야 한다.6·25전쟁 이후 반공안보 분위기에서 자란 세력이 우리 사회에 크게 자리잡고 있는데 이 사람들을 어디 동해 밖으로 몰아낼 것인가. 반대로 1980년 이후 진보세력, 흔히 좌파가 정권까지 잡았는데 좌파 개혁 때문에 우리나라가 망하게 됐다고 이 사람들을 서해 바다 바깥으로 몰아낼 것인가. 결국 같이 안고 가야 한다. ▶‘후배’ 지방자치단체장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보다도 어느 지역에서 어느 단위든 지금은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첫째 목표다.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고, 투자를 유치하고, 기술개발에 힘써야 한다. 인적자원을 양성하기 위해 교육에도 투자해야 한다. 또 다른 한편으론 매일매일 주민의 안녕과 복지를 돌보는 것이 지방자치의 기본임무다. 주민들이 쾌적하게 살 수 있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달라. 지방자치는 세계화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단위이고 생활단위이다. 세계화는 지방자치가 이끈다는 생각으로 무한책임을 갖고 일해주길 바란다. 대담 구본영 정치부장 박선화 지방자치뉴스부장·정리 김병철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손지사 인터뷰 스케치 손학규 지사는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언론을 향한 불만부터 솔직하게 드러냈다.“정치를 꽤 했는데도 정치 현안엔 답하기가 참 어렵다.”고 점잔을 빼더니 대뜸 “언론은 늘 싸움붙일 것만, 싸움거리 될 것만 제목으로 뽑는다.”고 공격부터 해왔다. 자극적인 말만 골라 ‘장사’하려는 일부 언론의 행태가 부당하다는 지적이었다. 당헌·당규 개정이나 대권 라이벌 평가 등 곤란한 질문이 쏟아지자 “국민이 과연 그런 것에 관심을 가질까요.”라며 슬쩍 피해갔다. 언론이 좋아할 ‘화끈한 말’에 인색한 그의 화법다웠다. 내년 대선에 앞서 당내 경선의 길목에서 마주칠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한 인물평을 부탁하자 “마음 속으로 평가하고 내 성찰의 바탕으로 삼는 게 좋다.”며 함구했다. 그렇지만 ‘외자유치 108건’이 화두로 오르자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경기도 CEO’라는 별명답게 4년 임기 동안 지구를 예닐곱 바퀴는 돌았다. 덕분에 국내 여론조사에선 지지율이 아직 5%도 안 되지만 외국 CEO사이에선 최고라고 자랑했다. 경기도가 투자백서를 내려고 하자 외국 기업이 보낸 ‘감사편지’만 일주일 사이에 30건이 넘었다. 이런 일은 손 지사가 고집하는 ‘공포의 출장’덕에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퇴임을 20일 앞둔 지난 11일에도 ‘6박 11일’ 일정으로 출국했다. 경기도에 투자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열흘 만에 미국·핀란드·스페인을 거쳐 두바이와 싱가포르까지 둘러보고 돌아온다.‘관광’은 커녕 4시간 이상 다리펴고 자본 일이 없다는 게 출장길에 동행해본 측근의 설명이다.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새달부턴 우선 “‘국민의 바다’ 속으로 뛰어들겠다.”고 했다. 배낭을 짊어지고 버스타고, 때론 걷기도 하면서 ‘민심 대장정’에 나선다는 것이다.“천심이라는 민심을 제대로 배워 따르기 위해서”라는 설명에선 내년 대선을 앞둔 나름의 결기도 느껴졌다. 다시 인터뷰 시작 전 장면. 물을 마시려던 손 지사가 눈살을 찌푸렸다.“나한테만 이런 좋은 컵에 주는 게 잘못된 거야.” ‘의전’을 끔찍이 싫어한다는 측근들의 설명이 떠올랐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복분자 직접 따고 먹고

    “복분자의 모든 것을 보여드립니다.” 제2회 전북 고창 복분자축제가 15부터 18일까지 고창 선운산 도립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전국 최고의 복분자 생산지인 고창군이 차별화된 맛과 상품, 효능 등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체험축제로 준비하고 있다. 복분자 수확체험과 다양한 복분자 요리, 가공식품을 선보인다. 씨름대회, 복분자 칵테일쇼, 음악회, 미니 축구대회, 청소년 트로트가요제, 청소년 어울마당 등도 펼쳐진다. 아산, 부안, 심원면 등 복분자 생산지에서 개최되는 체험행사에는 하루 500명이 참가해 열매를 직접 수확해 맛을 보고 가져갈 수 있다. 복분자를 이용한 한과, 떡, 빵, 주스,, 술 등 가공식품과 복분자 청국장 찌개, 무침 요리, 칵테일, 동치미 등도 새로 선보인다. 고창군 복분자는 향이 뛰어나고 당도가 높은데다 약리작용이 뛰어나 최고의 웰빙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힐러리 클린턴-보수논객 쿨터 입씨름 점입가경

    “지난 4년반 동안 국가안보를 걱정해온 여인들에게 그처럼 악의적이고 비열한 공격을 가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어요.” “여인들에게 악의적인 공격이라고요?그럼, 그녀는 남편에 대해 한마디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시장통 아주머니들의 악다구니가 아니다.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가 점쳐지는 힐러리 클린턴(58) 상원의원과 보수 여류 논객 앤 쿨터(44)가 벌인 입씨름이다. 모델 뺨치는 외모의 쿨터는 새 저서 ‘신의 부재-자유주의 교회’에서 “9·11테러때 세계무역센터 안에서 숨진 이들의 부인들이 마치 자기들만 당한 듯 자학하고 있으며 남편들의 죽음을 그들만큼 즐기는 이들을 본 적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녀는 6일(현지시간) NBC-TV ‘투데이 쇼’에서도 희생자들의 미망인들이 자신의 슬픔을 ‘정치적 포인트’를 쌓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같은 발언은 연방정부의 9·11 예방에 허점이 없었는지를 조사하는 독립위원회 활동을 지원하고 2004년 대선에서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뉴저지주 희생자 부인 4명을 겨냥한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투데이 쇼가 방영된 뒤 클린턴 의원은 “그녀의 책 제목은 ‘가슴의 부재’가 되어야 마땅할 것”이라며 “나는 9·11 테러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많은 아내와 가족들을 알고 있다. 그들은 결코 희생자 미망인 모임의 일원이 되기를 원치 않았다.”고 옹호했다. 그러자 쿨터는 7일 롱아일랜드 출판 사인회에서 한 라디오 진행자에게 “여인들에게 비열한 짓을 한 이들을 그녀가 걱정한다면 당연히 남편에 대해 한마디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빌 클린턴 부인이잖아요? 여인들에게 비열한 짓을 한 그 사람 맞지요?”라고 되물었다고 인터넷 매체 뉴스맥스 닷컴이 전했다. 쿨터는 “클린턴 의원이 9·11 미망인들을 안다면 우리는 후아니타 브로드드릭을 알지요.”라고 덧붙였다. 브로드드릭은 클린턴 전 대통령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여인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진기한 모래조각이 즐비

    최대 피서지인 부산 해운대에서 ‘모래’를 주제로 한 이색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2006 해운대 모래축제’가 바로 그것이다. ‘모래를 보고, 느끼고, 함께 즐기고’라는 주제로 3일부터 6일까지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열린다. 특설무대에서는 개막전 행사로 청소년 댄스·가요 경연대회와 축하공연, 전국21개 해수욕장 모래 합사식, 선상불꽃놀이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4일에는 각종 동아리들이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는 열린무대가 마련되고 , 오후 8시부터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금빛 노래자랑대회가 열린다. 매일 오전 10시부터는 체험행사로 모래그림 그리기, 보물찾기, 공작체험, 모래시계 만들기, 전국 유명해수욕장 모래 느끼기 등의 행사가 백사장 곳곳에서 진행된다.6일에는 4명이 한 조가 돼 모래만을 이용해 각종 형상을 만들어 내는 모래작품전이 열리며, 행사기간에 비치발리볼과 씨름왕선발대회, 모래골프 장타대회, 모래 마라톤 대회 등 각종 스포츠 경기도 볼거리를 제공한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세존봉 기암비경에 넋을 잃다

    세존봉 기암비경에 넋을 잃다

    1998년 첫출항한 금강호를 타고 다녀온 지 8년만에 금강산을 다시 찾았다. 천하절경의 봉우리들 가운데 가장 으뜸이라는 ‘금강산의 꽃’, 세존봉(世尊峰)에 오르기 위해서였다. 금강의 주봉(主峰)인 비로봉(해발 1638m)을 등진 채 외금강 한가운데 자리잡은 세존봉(해발 1160m)은 수많은 집산연봉들이 한눈에 들어 오는 곳. 감춰진 금강산의 진짜 속모습을 온전히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로 꼽힌다. 금강산 산행의 주류를 이루는 구룡연 코스와 만물상코스의 산행시간은 불과 4시간 남짓.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때문에 8시간은 족히 걸리는 세존봉 코스가 최근들어 등산 마니아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구룡폭포에서 출발해 비사문∼세존봉 전망대∼동석동까지 무려 15㎞에 달한다. 곳곳에 난코스가 산재해 사전에 신청해야만 등반이 가능한 곳이다.계절은 초여름. 이제 마악 ‘봉래산(蓬萊山)’으로 옷을 갈아 입은 금강산 세존봉으로 험난한 여정을 떠난다. 글 사진 금강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이른 아침부터 뭔가 못마땅한 듯 잔뜩 찌푸려 있는 봉래산. 세존봉은커녕 숙소 인근의 낮은 산봉우리들조차 짙은 구름에 가려져 있다. 그렇지만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희망마저 버릴 수는 없는 일. 구름에 가린 세존봉이 굽어보고 있는 온정리를 출발해 등반길에 올랐다. # 온정천 계곡물은 평화의 실내악 노오란 마늘쫑 꽃이 만개한 황토빛 밭을 지나 도착한 곳은 온정천 계곡. 산행의 출발점이다. 맑디 맑은 계곡물이 바위를 휘돌아 나가는 소리가 마치 실내악 연주를 듣는 듯하다.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 입는 산이니 계곡물의 연주도 항상 같은 곡조는 아닐 터. 한 시인의 찬사처럼 가뭄때와 장마때가 다르고, 얼음장 밑으로 흐르면서는 또다른 곡조로 연주할 게다. 앙지대와 옥류동, 연주담 등 연이어 펼쳐진 비경들의 자태에 반쯤 넋이 빠진 채로 구룡폭포에 다다랐다. 신라의 천재시인 최치원이 “천길 흰비단이 드리운 듯하고 만섬 진주알이 쏟아지는 듯하여라.”라고 노래했던 바로 그곳. 세존봉으로 오르는 출발지이기도 하다. # 장엄한 세존봉에 숨을 멈추다 지친 다리를 쉴 틈도 없이 북측 안내원의 뒤를 따라 산행이 계속됐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길이다. 급경사를 이룬 돌계단이 끝이 안 보일 만큼 놓여져 있다.‘stairway to hell’. 지옥으로 가는 계단이 있다면 딱 이런 모습 아닐까. 그나마 짙은 구름을 걷어내고 파란 모습을 드러낸 하늘이 힘을 돋운다. 다리에 쥐가 날 즈음 도착한 비사문. 금방이라도 흘러 내릴 것 같은 돌무더기위에 잠시 숨 한자락 내려놓았다. 저 멀리 보이는 상팔담과 바위투성이의 봉우리들. 어떤 것은 억센 씨름꾼의 허벅지처럼 우람하고, 또 어떤 것은 시골아낙네의 둔부처럼 둥글기도 하다. 한점 흙이라고는 없는 바위틈에도 단단히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의 모습은 또 어떤가. 삭막한 바위를 푸른 생명으로 요동치게 하고 있지 않은가. 위로 오를수록 봉래산은 숨겨둔 비경을 하나둘 내보였다.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집산연봉들의 장엄함. 모퉁이 하나를 돌 때마다 때론 웅장하고, 때론 소박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기암괴석들. 탄성이 절로 나왔다. 밭은 숨을 내뱉으며 오르고 또 오르니 이윽고 정상. 발아래로 펼쳐진 수직단애가 머리를 어지럽혔다. 뒤편으로는 비로봉이 준봉들을 거느린 채 제왕처럼 당당하게 서 있다. 아직은 남쪽 사람들의 발길을 거부하고 있지만 다음엔, 반드시 다음엔 올라야 하는 곳. 정상의 능선을 따라 천화대(天花臺)라고 불리는 세존봉 전망대로 향했다. 준봉들이 도열한 봉래산의 웅혼함을 서툰 글솜씨로 담아내기엔 손이 부끄럽다. 가슴 뻐근한 감동에 이젠 탄성조차 나오지 않는다. 봉래산이 여느 산과 같던가. 통일의 열망과 민족의 온갖 애환이 서려 있는 산 아니던가. 지구의 천장이라는 에베레스트보다야 훨씬 낮겠지만 감동만큼은 오히려 더 높다. 비로봉 오른쪽으로 도열한 채하봉 능선과 백련폭포, 연주폭포가 합쳐진 합수목폭포 등의 아름다운 풍광에 눈이 부실 지경이다. 천가닥 만갈래로 뻗어나간 집선봉의 바위절벽은 가슴 한구석을 베어내는 듯하다. 칼날 같은 날개로 마치 부메랑처럼 구름바다 위를 유영하는 이름 모를 새들. 활을 잡아당긴 모습과 같다고 해서 장전항이라 불렸던 고성항. 그리고 구름바다 너머로 또 하나의 짙푸른 동해바다가 경이로운 모습으로 펼쳐져 있다. # 봉래산 낙락장송, 가슴에 담고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 하산에 나섰다. 경사가 수직에 가까운 92m짜리 철계단을 내려와 천천히 동석동으로 향했다. 오르는 길에 비하면 내려가는 길은 훨씬 수월한 편.10여분쯤 내려갔을까. 집선봉을 다 가릴 만큼 커다란 소나무 한그루가 떠억하니 버티고 서있다. 사육신중 한사람인 성삼문이 그토록 되길 원했던 ‘봉래산 제일봉의 낙락장송’인가. 큰 키에 좌우로 펼친 나뭇가지의 자세가 제법 장하다. 미인송으로도 불리는 금강송 군락지가 또하나의 볼거리. 청량한 솔향기와 함께 죽쭉뻗은 시원한 금강송의 모습에 땀이 절로 마른다. 금강송 군락지를 나서면 곧바로 신계천. 가슴까지 서늘하게 하는 신계천물로 목을 축이며 다시한번 뒤를 돌아봤다. 기어오를 힘이라도 있거들랑 꼭 한번은 올라가 봐야 하는 곳. 세존봉이 우뚝 서 있었다. # 수정봉 산빛깔도 보러가세요 빠른 시간내에 탁 트인 전망을 만끽하고 싶다면 수정봉(해발 773m)이 0순위. 세존봉 못지않은 전망을 품고있어 인기가 높다. 예로부터 수정이 많이 난다는 곳. 일출과 일몰 때면 수정이 햇살을 반사해 산빛깔을 새롭게 태어나게 한다고 전해진다. 오는 6월 중순부터 일반에 상시개방할 계획. 현재는 예약을 해야 오를 수 있다. 문의 (02)3669-3000,(033)681-9400. # 알면 좋은 몇가지 신규시설물:오는 7월1일 김정숙 휴양소를 리모델링한 외금강호텔이 문을 연다. 성수기 숙박난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9월경엔 금강산 골프장도 시범개장한다.18홀 규모. 먹을거리:고성항 이북에서만 잡힌다는 털게가 요즘 제철. 고성항 횟집에서 털게찜 1㎏에 45달러를 받는다.13㎏짜리 초대형 광어는 300∼400달러. 금강산호텔옆의 금강원은 북측 음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 꿩만두, 흑돼지, 섭죽, 냉면 등이 제공되는 코스요리가 25달러.
  • [시론] ‘정치 좌절’ 투표로 극복을/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시론] ‘정치 좌절’ 투표로 극복을/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선택의 시간이 돌아왔다.4년마다 하는 선택이지만, 한 번이라도 흡족한 적이 있었던가? 과연 선택 받은 자의 잘못인가, 선택한 자의 문제인가? 그릇된 선택을 하고, 혹은 선택조차도 하지 않은 채 마냥 선택 받은 자의 잘못만을 탓할 순 없을 것이다. 마치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마구잡이 ‘찍기’로 답안을 작성을 하고서 시험성적이 잘 나오기를 기대하는 어리석음과 다를 바 없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사회 최대의 화두는 ‘개혁’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가장 크다 할 것이다. 하늘과 같은 국민적 소망에도 불구하고 지역주의, 패거리 정치, 부정부패와 같은 구태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있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동안에는 여야가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가운데 누가 더 부패하였는가를 두고 입씨름을 벌였다. 국민들의 눈에는 오십보백보일 것이다. 국제투명성 기구가 발표한 2005년 공공부문 투명성 지수에서 한국은 40위로 아시아 국가 가운데서도 싱가포르와 일본은 물론이고 타이완과 말레이시아에 비해서도 낮게 평가되었다. 한국의 부패지수는 우리 국민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000달러 수준의 국가와 비슷하다고 한다. 월드컵 4강과 한류문화의 위세에서 얻었던 우리의 자존심이 한없이 무너지는 대목이다. 왜 우리는 유독 정치에서는 이토록 좌절하여야 하는가? 우리 사회의 개혁이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그 개혁을 실천해 나갈 성실한 일꾼을 뽑지 못한 데 있다.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올바른 대표자를 선출하는 것은 정치개혁의 첫걸음이다. 이번에 선출하는 대표자들은 앞으로 4년 동안 우리 지역의 살림살이를 책임지게 된다.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무려 5000건에 달하는 인허가권을 행사한다고 한다. 우리가 꼬박꼬박 내는 세금이 어떻게 쓰일지도 이들이 결정하게 된다. 특히 이번 지방의회부터는 의원 유급제가 전면 실시된다. 우리의 세금으로 지급하는 세비를 받는 대표자를 허투로 뽑을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 지역의 살림살이를 꾸려나갈 대표자를 선출하는 일에 우리는 얼마나 책임을 다하였는가? 지방선거 투표율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1995년 1회 지방의회 동시선거의 투표율이 68.4%였던 것이 1998년에는 52.7%로, 그리고 2002년에는 다시 48.8%로 낮아졌다. 특히 20대의 투표율은 고작 31.2%에 그쳤다. 물론 유권자 입장에서 낮은 투표율에 대한 충분한 변명은 있다. 이제까지의 여론조사를 보면 절반에 가까운 유권자가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찍을 만한 후보자가 없어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응답하고 있다. 정치적 냉소주의와 정치에 대한 불신이 낮은 투표율의 주된 원인이다. 그렇다고 투표불참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인가?이는 후진 정치를 재생산하는 악순환만을 되풀이할 뿐이다. 그동안 투표권 행사에는 신중하였는가? 지연, 혈연, 학연과 같은 연고주의가 우리 사회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정작 투표할 때는 그 같은 구습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았는가. 매번 외치는 정책선거와 이번에 새로 시작된 매니페스토 운동의 성공여부는 결국 유권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구체적 성과로 이끌어낼 수 있는 대표자를 제대로 선출하지 못한다면 사실 개혁 논의는 공염불이나 다름없다. 개혁을 위한 첫 단추를 잘못 끼우고서야 어떻게 우리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또다시 4년 후를 기약할 수는 없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대표를 뽑아야 할 것이다. 모두가 입버릇처럼 외치고 있는 참여민주주의와 풀뿌리민주주의의 첫 출발은 올바른 대표자 선출에 있다.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 [길섶에서] 비정한 산/임병선 국제부차장

    2주 전 초모룽마(영어 이름 에베레스트ㆍ8850m) 등정 중에 죽어가는 영국 등반가를 놔두고 하산한 뉴질랜드 산악인을 두고 입씨름이 있었다. 두 다리 모두 의족인 그는 제쳐두고 사지 멀쩡한 등반가와 셰르파 40명도 못 본 척 지나쳤다고 한다. 조지 맬러리가 1924년 등정 성공 여부를 분명히 못한 채 사라지는 바람에 1953년 세계 첫 등정자가 된 뉴질랜드인 에드먼드 힐러리 경이 인간성 운운하는 공격의 선봉에 섰다. 해발 8500m, 목숨이 어찌될지 모르는 고도(高度).1999년 맬러리의 시신이 발견된 곳도 8150m 지점이었다. 숱한 이들이 맴돌았을 그곳에 그의 시신은 탈색된 채 무언가를 부여잡는 자세로 75년을 엎드려 있었다. 그런데 셰르파들이 죽은 것으로 알고 버렸던 호주 산악인이 8600m지점에서 미국인들 눈에 띄어 28일 베이스캠프까지 내려왔다고 한다. 미국인들이 등반을 포기한 것은 물론이다. 그렇다. 맬러리 말대로 “산이 거기 있는” 한 비극과 감동의 드라마는 이어질 것이다. 그래, 산은 비정하다. 그런데 “산 아래는 어떤가?” 묻지 않을 수 없는 요즈음이다. 임병선 국제부차장 bsnim@seoul.co.kr
  • ‘찰칵~’ 셔터로 담아낸 求道

    소통과 절제, 그리고 삶의 구도. 종교적, 철학적 뉘앙스를 풍기는 듯한 이같은 주제를 사진으로 표현해 보면 어떤 모양일까? 사진을 통해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작가 민병헌, 김상수, 이일우는 최근 몇 년간 이같은 주제들을 붙들고 씨름해 왔던 모양이다. 이들이 최근 갖는 전시를 보면 사진이 이젠 예술의 문턱을 넘어 한 복판에 진입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만큼 일상의 소재로부터 치열한 사유의 과정을 끄집어낸 흔적이 역력하다는 이야기다. 서울 청담동 카이스캘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민병헌의 ‘Snow Land’전은 단순하면서도 다양하게 표현된 눈(雪)내린 풍경을 통해 고도로 절제된 모양을 부각시킨 전시다. 작가는 이미 ‘잡초’‘안개’‘하늘’‘몸’ 등의 연작을 통해 ‘별거 아닌 풍경’에서 특별한 것을 뽑아내는 재주를 보여왔는데, 이번 전시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다. 산등성에 들풀처럼 솟아난 나목들을 통해 눈에 묻힌 산속의 장면을 복원한다든가, 있는 듯 없는 듯한 경계선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지우고 되살리기를 반복하기도 한다. 수묵의 단일한 색조와 여백의 미를 강조하는 동양의 문인화를, 작가는 카메라를 통해 구현하는 듯하다.6월17일까지.(02)511-0668. 김상수는 일찍이 예술의 전문화 현상을 거부한 작가다. 만 열아홉때 연극 대본을 직접 쓰는 등 극작가로, 연출가로, 설치미술가로 종횡무진 활동하며 토털아티스트를 지향해 왔다. 이는 예술이라는 것이 우리 삶에 전면적으로 상관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지난 3월 아무런 사전 홍보 없이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 빌에 사진 12점을 내걸면서 찬사를 받았던 그가 이번엔 팔판동 공근혜갤러리에서 그의 사진작업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전시를 갖는다.‘도시의 색(色)-서울, 도쿄, 파리’란 전시 타이틀이 암시하듯, 작가는 세 도시가 보여주는 개성 있는 색깔을 통해 각기 다른 삶의 구도를 보여주고자 한다.세 도시에 체류하면서 그의 시선을 멈추게 한 사물들(상점 안 가구나 간판 등)의 한 부분을 근접촬영해 가장 미니멀하면서도 강렬한 색채를 포착해 냈다. 파리 사진들이 예술의 도시다운 다채로운 원색과 파스텔 톤을 조화시킨 것들이라면, 서울 도쿄에서 작업한 사진들은 선(禪)이라는 자연사상에 뿌리를 둔 무채색 계열의 이미지들을 보여준다.6월8일부터 7월16일까지.(02)736-7776. 서울 신설동 진흥아트홀에서 열리고 있는 이일우의 ‘UNTITLED’전은 사진속의 초상과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 사이의 문제로 ‘소통’의 의미를 던져주는 전시다. 사진 속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한 방향만을 가리키는데, 이는 관객이 그 지시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초상과 교감을 갖게 하기 위함이다.작가는 소통을 위한 매개체로만 존재할 뿐이며, 작품은 어떤 주장도 아니라는게 작가의 생각이다.6월7일까지.(02)2230-5170.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인터넷 사기로 백만장자 됐어요”

    나이지리아의 최대 도시 라고스에 사는 14세 소년 아킨. 손목에는 롤렉스 시계를 차고 아디다스 스니커스에 고가의 액세서리를 주렁주렁 매달고 거리를 활보한다. 아킨은 국제적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인터넷 사기꾼’이다. 그의 사기 기술은 일류급이다. 마치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천재 소년 사기꾼과 꼭 닮았다. 이웃들은 그를 가리켜 ‘야후(Yahoo) 백만장자’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는 나이지리아에서 인터넷 사기로 떼돈을 벌어들이는 아킨과 같은 10대를 일컫는 신조어가 되고 있다고 미 경제주간 포천이 22일(현지시간) 소개했다. 1500만명이 모여 사는 라고스에서 아킨의 어머니는 청소부로 한 달에 고작 30달러를 벌어들인다. 아버지는 버스 터미널에서 성매매를 알선하고 있다. 아킨은 가족은 물론, 여자친구 생활비까지 대준다. 그는 억센 억양의 영어로 “남자는 가족을 부양할 경제력을 갖춰야 한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아킨은 이베이에 접속한 뒤 훔친 신용카드와 가명으로 평면브라운관 TV, 노트북 컴퓨터, 카메라 등을 구매한다. 물품들은 유럽에 있는 공범의 아지트에 보관된 뒤 페덱스나 DHL을 통해 라고스로 옮겨진다. 아킨이 이를 암시장에다 내다판다. 아킨은 도심의 한 인터넷 카페에서 일주일 내내 하루 10시간씩 컴퓨터와 씨름한다. 틈틈이 다른 10대들에게 범죄 수법을 ‘교육’하기도 한다. 그들 일당은 개인 계좌에 예치된 돈을 빼돌리고, 국제 택배로 오는 물품을 가로챈다. 금융 정보와 이메일 수집, 앵벌이까지 못하는 것이 없다. 사실 아킨은 보스가 아니다. 우습게도 그는 ‘컴맹’이면서 소년들을 위해 컴퓨터 장비를 사주고 수입의 60%를 떼가는 회장 밑에서 일하고 있다. 나머지 40%의 절반은 정부 관리나 학교 선생님에게 건넬 뇌물로 적립된다. 아킨은 수입의 20%만 챙기지만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거액이다. 인터넷 사기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나이지리아에서 법은 멀기만 하다. 토머스 올리 변호사는 “1억달러 사기를 벌인 전직 경관도 6개월 실형을 받았을 뿐”이라며 “신종 인터넷 사기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한숨을 내쉰다. 아킨은 큰소리로 되묻는다.“정치인들은 그들의 몫을 챙기고 나는 내 몫을 챙긴다.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인가.”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제5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K-1 데뷔전 홍보위해 출전”

    [제5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K-1 데뷔전 홍보위해 출전”

    “K-1 홍보를 위해 오늘만 살짝 ‘외도’를 하기로 했습니다.” 21일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5㎞ 코스 출발선에는 신장 2m가 넘는 거구의 청년 2명이 출발 신호보다 더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치며 스타트를 끊었다. 주인공은 이종격투기 선수인 김경수(사진 왼쪽·25)씨와 박용수(오른쪽·25)씨. 다음달 3일 열리는 ‘K-1 월드 그랑프리 2006 서울’(올림픽체육관)에서 데뷔전을 치르는 두 사람은 성공적인 대회 개최와 우리 선수들의 월드컵 선전 등을 기원하며 마라톤에 도전했다. 김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모래판에서 인정받던 씨름 선수였지만 갑자기 팀이 해체되면서 공중에 붕 뜨게 됐다. 선배 뒤를 따라다니며 운동을 계속하다 결국 평소에 관심 있던 K-1으로 방향을 돌렸다. 하지만 걱정을 하면서도 누구보다 든든한 원군이 돼 주었던 아버지는 보름 전 세상을 떴다. 이번 마라톤은 김씨에게 성공적인 데뷔전을 기원하는 동시에 아버지의 명복을 비는 자기만의 추모 행사다.“아버지는 하늘에서도 절 응원하고 계실 겁니다. 마라톤에 도전한 정신으로 데뷔전도 멋지게 치러내겠습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게이틀린 세계新 나흘만에 타이로 수정

    저스틴 게이틀린(24·미국)이 육상 남자 100m에서 세운 세계기록이 나흘 만에 타이기록으로 수정됐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17일 “지난 13일 카타르그랑프리에서 세운 게이틀린의 기록 9초76은 1000분의 1초까지 계측할 경우 ‘9초766’에 해당돼 9초76이 아니라 9초77로 인정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게이틀린의 기록은 아사파 파월(24·자메이카)이 지난해 6월 수립한 종전 세계기록(9초77)과 같은 타이기록으로만 인정받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게이틀린과 파월의 ‘넘버1’ 전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들이 맞대결을 펼칠 영국 그랑프리대회(6월12일)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두 선수는 지난 13일 게이틀린이 세계기록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 치열한 장외 ‘입씨름’을 벌여 왔다. 게이틀린은 “세계기록 수립 당시 컨디션은 최정상이 아니었다.”면서 “9초74나 9초73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과의 맞대결과 관련해서는 “신경쓰지 않는다. 나의 레이스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태연한 모습을 드러냈다. 파월도 “세계기록을 단지 빌려줬을 뿐이다. 곧 되찾아 오겠다.”면서 발끈했다. 또 9초60까지 달릴 수 있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맞대결과 관련해서도 “큰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또 한번의 세계기록 작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일단 다음달 2일 노르웨이 열리는 골든리그에 참가해 컨디션을 점검한다. 이제 동등한 입장에서 맞대결을 펼칠 두 선수는 모두 세계신기록을 장담하고 있지만 당일 컨디션과 함께 날씨, 즉 뒷바람이 중요한 변수가 될 듯하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초속 2m 이하까지 인정하고 있는데 파월은 1.6m의 뒷바람속에서 세계기록을 작성했고, 게이틀린도 1.7m의 바람을 업고 타이기록을 만들어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춘향·몽룡의 여름나기 배워볼까

    춘향·몽룡의 여름나기 배워볼까

    오는 31일은 단오. 지금은 아스라해진 우리네 고유명절. 조상들은 이날 보양식을 먹고 한바탕 신나게 놀면서 다가올 무더위에 대비해 몸을 추슬렀다. 오늘날. 에어컨을 사는 것 말고 여름을 이기기 위해 우리들이 준비하고 있는 것은 무얼까. 물질문명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은 명절이 아니라 명절속에 담긴 조상들의 지혜가 아닐까. 건강한 여름나기를 준비했던 조상의 슬기를 찾아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본다. 향단이가 준비해놓은 창포물 앞에 앉은 춘향. 솜털이 보송보송한 귀밑머리까지 한올한올 정성들여 머리를 감는다. 행여 한방울이라도 흘릴세라 여간 조심하지 않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머리를 매만지며 이번엔 화장대앞에 앉아 분을 바른다. 예사로운 분이 아니다. 아침 해뜨기전 텃밭의 상추잎에 맺힌 이슬을 모아 개어 놓은 분이기 때문. 얼굴에 바르면 버짐이 피지 않고 피부가 아기의 그것처럼 고와진다. 분단장 마친 춘향. 비단결처럼 부드러운 머리를 찰랑대며 어서 나가자고 향단이를 채근한다. 오늘은 단옷날. 집안에만 갇혀 지내다 모처럼 자유롭게 바깥을 돌아다닐 수 있는 날이다. 이날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려왔던가. 은근한 눈초리로 힐끔대는 뭇남정네들의 시선을 한껏 즐기며 신나게 그네를 탄다. 옷고름이 휘날리는 모양새가 마치 하늘에라도 닿을 듯하다. 저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이몽룡. 마치 그네를 타는 선녀라도 보듯 넋이 빠져있다. 저고리 앞섶이 보일 듯 말 듯 나풀거리는 모습에 애간장이 탄다. 하릴없이 허리춤에 괸 창포뿌리만 매만진다. 단옷날 남정네들은 창포뿌리를 허리에 차고 다녔다. 사악한 기운을 쫓는 효험이 있다는 믿음 때문. 단오선(端午扇)을 부쳐대며 안달복달하는 이몽룡을 보다 못한 메신저, 방자가 춘향에게 다가가 수작을 걸어본다.“아씨, 저희 도련님께서 호젓한 곳에 가서 수리떡이나 같이 드시자고 하십니다요.” 아마도 이몽룡과 성춘향은 이렇게 단옷날을 즐기지 않았을까. 예로부터 단오는 추석과 설에 버금가는 명절이자 축제날. 모내기를 마치고 잠시 쉬며 다가올 뜨거운 여름을 준비하는 날이었다. 이날 먹었던 음식이나 행했던 풍속들을 보면 여름을 이기기 위한 조상들의 슬기가 가득 배어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넘어오며 잃어버린 우리의 소중한 전통. 단오를 제대로 알면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도움말 김흥술 강릉시청 학예연구사, 김경남 민속학자, 조규돈 강릉단오보존회 회장 단오가 지나면 곧바로 무더위와 장마가 이어진다. 단오에 벌어지는 풍속들은 더운 여름철에 건강을 유지하는 지혜와 재액을 멀리하고 풍농을 기원하는 습속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 창포물에 머리감기 창포는 기름의 유화작용과 분산작용이 뛰어난 천연세제. 해마다 단오무렵이면 논주변이나, 연못 등에 무성하게 자라났다. 머리카락의 때를 빼고(샴푸), 부드럽게 해주는 것(린스)은 물론, 영양을 공급(트리트먼트)해주는 다양한 기능을 가졌다. 그래서 단옷날이면 부녀자들이 창포뿌리 삶은 물을 희석시켜 머리를 감았던 것. 비듬이나 피부병을 없애주는 효과도 있었다. 또 머리를 감은 다음엔 은은한 향을 발산해 향수대용으로도 그만이었다. ● 단오장(端午粧) 화려한 외출을 위해서, 또 나쁜 귀신을 쫓는다는 주술적인 의미에서 여인네들은 단옷날 아침 공들여 치장을 했다. 먼저 아침해가 뜨기전 창포나 상추에 맺힌 이슬을 모아 분을 개 얼굴에 발랐다.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 것은 물론, 얼굴에 버짐이 피지 않고 피부가 고와진다고 믿었기 때문. 창포뿌리를 잘라 비녀를 만들어 꽂기도 했다. 두통을 없애 머리를 맑게 하고, 서캐 등의 기생충을 물리치는 효과가 있었던 것. 비녀에 수(壽)와 복(福)자를 새겨 복을 기원하기도 했다. 요즘도 강릉단오제 때에는 할머니들이 머리에 창포비녀를 꽂고 나오기도 한다. 남자들은 창포뿌리를 허리에 차고 다녔다. 물론 재액을 멀리한다는 주술적인 의미에서다. ●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농촌에서 설날이나 정월대보름에 과일나무 시집보내기를 하듯, 단옷날 오시(午時, 오전 11시30분∼낮12시30분)에는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행사를 벌였다. 단오는 대추가 막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계절. 여성을 상징하는 대추나무 가지사이에 남성을 상징하는 둥근 돌을 끼워넣어 풍년과 다산(多産)을 기원했던 것이다. ● 단오부채 선물하기 부채는 더위를 식히고 파리나 모기 등의 해충을 쫓는데 유용한 도구. 조선시대에는 국왕으로부터 평민에 이르기까지 단오부채를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다.‘5월부채 동지책력’이라 해서 왕은 단오선이란 부채를 신하들에게 골고루 나눠주었고, 영호남의 지방관리들은 각지역 특산부채를 왕에게 진상하기도 했다. 재료는 달랐지만 평민들도 단오부채를 주고받았다.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라는 의미를 담았음은 물론. ● 기타 단옷날 오시에 목욕을 하면 무병한다고 해서 단오물맞이를 하고 모래찜을 하기도 했다. 부녀자들은 음식을 장만해 창포가 무성한 못가나 물가에 가서 물맞이 놀이를 즐겼다. 또 설날이나 추석처럼 어른아이할 것 없이 모두 단오빔을 해 입기도 했다. 단오를 앞두고 밀린 공사대금 등은 모두 정리했고, 머슴들에게는 동짓날 ‘겨울살이’처럼 옷과 용돈 등 ‘여름살이’가 지급됐다. 노인들은 모아놨던 용돈을 이날 하루에 모두 써버리기도 했다. 약으로 사용하기 위해 쑥과 익모초 등을 뜯는 날이기도 했다. 익모초는 더운 여름날 즙을 내 마시면 입맛을 돋우는 효능을 가진 식물. 이맘때 나는 단오쑥은 특히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슬 맺힌 쑥을 캐다 막걸리를 뿌려 말린 다음 환으로 만들어 먹으면 식중독이나 배탈 등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마당에 쑥불을 피워 전염병을 옮기는 모기 등의 해충을 쫓기도 했다. 소에게는 코를 뚫는 ‘성년식’의 날. 간장을 소의 코에 뿜어 소독한 다음, 날카로운 나무로 소의 코를 뚫었다. 천방지축 날뛰던 송아지가 비로소 양순하고 일 잘하는 어른소가 되었던 것. ■ 강릉단오 29일 절정 경산·영광서도 열려 # 단오놀이 그네뛰기는 여인네들이 즐겼던 대표적인 놀이. 누가 더 멀리 뛰는가를 겨뤘다. 멀리 뛸수록 하늘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는 주술적인 의미도 있었다. 춘향전에서 보듯, 그네를 타는 곳은 일종의 남녀간 미팅장소이기도 했다. 모처럼 외부출입이 자유로웠던 단옷날, 여인네들은 그네를 타며 남자들과 수작을 벌이기도 하고, 세상밖을 구경하기도 하며 해방감을 만끽했던 것. 강릉지역에서는 파리와 모기 등의 해충을 쫓기 위해 그네를 타기 시작했다는 일화도 전해온다. 반면 남정네들은 씨름을 즐겼다. 각희, 각력이라는 별칭처럼 다리의 힘을 주로 겨루는 경기. 농번기를 앞두고 다리힘을 기르는데 씨름처럼 좋은 놀이가 없었다. # 단오음식 단옷날 먹는 음식들은 미각을 돋울뿐만 아니라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는 영양식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음식이 수리떡.‘수리’는 태양을 상징하는 고어(古語)다. 즉, 양기가 가장 성한 날 태양모양의 떡을 만들어 먹었던 것이다. 주재료는 산에서 뜯어온 쑥. 솜털이 나있어 솜쑥이라고도 불린다. 들에서 나는 쑥보다 뛰어난 약효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금님은 이날 제호탕을 마셨다. 제호탕은 여러 한약재를 달여 꿀을 섞은 것으로 여름철 건강을 유지하는데 탁월한 효능을 보였다. 팥죽도 만들어 먹었다고 전해진다. 예로부터 붉은색의 팥은 귀신을 쫓는데 사용한 곡식. 대문이나 장독대 등에 널어두었던 팥으로 단오팥죽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이밖에 송홧가루에 꿀을 섞어 갈증해소를 위해 마셨던 송화밀수나 초여름 보양식 준치만두, 그리고 앵두화채, 수리취떡 등도 단오때 먹던 제철음식들이었다. # 가볼 만한 단오행사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된 강원도 강릉단오제(danoje.festival.org)는 최대의 단오축제. 신주빚기 등 사전 행사가 열리는 5월2일부터 6월2일까지 강릉시 남대천변 단오장과 지정행사장에서 열린다. 영신제 등 본행사가 열리는 5월29일부터가 절정. 창포 머리감기, 그네타기 등의 체험행사는 물론, 관노가면극과 학산 오독떼기 공연 등 놀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하다. 정동진 등 유명관광지가 인근에 산재해 있어 5월 나들이코스로는 제격이다. 문의 강릉단오제위원회 (033)641-1593. 중요무형문화재 제44호로 지정된 경북 경산시의 자인단오제(gyeongsan.go.kr)도 가볼 만하다.3m에 달하는 화려한 화관을 들고 추는 여원무와 가장행렬인 호장굿 등이 장관.5월31일부터 6월2일까지 자인면 계정숲에서 열린다. 문의 경산시청 문화관광과 (053)810-6062. 전남 영광의 법성포단오제(yeonggwang.jeonnam.kr)는 5월28부터 31일까지 법성포 숲쟁이공원 주변에서, 충남 대전의 금강단오제(dano.or.kr)는 6월3일 대청댐 잔디광장에서 각각 열린다. 서울의 국립민속박물관(nfm.go.kr), 남산골 한옥마을(hanokmaeul.org)등에서도 단오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 단오의 유래 입하(立夏)를 지나 태양의 열기가 뜨거움을 더해가는 음력 5월5일. 모내기를 마치고 첫번째 김매기를 앞둔 사이에 거행된 단오는 여름철 세시풍속의 중심적인 명절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설과 추석, 한식 등과 함께 4대명절 중의 하나이기도 했다. 음양사상에 따르면 오(五)가 두번겹치는 5월5일은 일년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 홀수를 양의 수라 하여 길수(吉數)로 여겼던 전통사회에서 단오는 길일중의 길일이었다.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는 날이기도 했지만, 신분의 높낮음에 관계없이 모두가 일상의 시름을 털고 한바탕 신나게 노는 축제의 날이기도 했다. 머슴이라 할지라도 배불리 먹고 즐기는 해방된 날이었던 것. 단오제로 유명한 강릉지역에서는 “단오장에서 돌베개 베고 안 자본 사람 없고, 안 망가진 보리밭 없다.”는 말이 전해질 만큼 음주가무가 어우러진 질펀한 축제의 장이었다. 특히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않았던 부녀자들에게는 모처럼 외부출입이 허용된 특별한 날이기도 했다. 남쪽으로 갈수록 추석을 성대히 치른 반면, 단오는 북쪽으로 갈수록 더 큰 명절로 여겨지기도 했다. 원인은 기후.5월이 되어서야 추위가 사라지는 북쪽지역에서 내복을 벗는 날인 단오는 가장 경사스러운 날이었던 것. 단오의 유래에 대해서는 중국 유입설이 유력하다. 초나라의 충신 굴원이 멱라수에 몸을 던져 자결한 날이 5월5일. 중국인들이 굴원을 기려 제사를 지내던 풍습이 우리나라의 단오가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견도 만만치 않다.‘수릿날’이라고도 하는 단오는 고대 마한시대부터 시작되었다는 것. 마한시대의 습속을 다룬 ‘위지(魏志)’에 기록된 ‘5월제’가 단오의 시초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명절이자 농사와 관계있는 절기인 단오를 특정인의 제삿날과 연관짓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특히 강릉단오제는 지난 2005년 중국의 공동등재 요청에도 불구하고, 단독으로 유네스코(UNESCO)의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으로 지정됐다. ■ 남녀노소·빈부귀천 없이 단오엔 모두가 한마음 강릉의 단오제를 지켜본 유네스코 심사위원들이 “아직도 인류에 이런 축제가 남아 있다는 것은 기적”이라고 표현했듯, 단오는 모든 사람들이 상하귀천 없이 함께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었다. 거나하게 술이 오른 사람들은 너나없이 돌베개를 벤 채 흐드러지게 잠을 자고, 그새 눈이 맞은 남녀들은 단오장 주변 보리밭이 남아나지 않을 만큼 질펀하게 놀곤했다. “창포꽃 피는 단옷날이 오면 동네 어귀에 있는 송백수 가지에/ 높이 높이 그네줄 매어놓고 붉은 댕기 비단치마 바람에 나부끼며/ 그네뛰던 옛고향이 그리워지기도 한다.”는 어느 시인의 탄식처럼 이제는 세인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는 단오. 기억 저편으로 보내기엔 너무도 소중한 전통이다. 단오와 관련된 자료사진들을 모아봤다. 아스라해진 기억의 한 자락을 되돌아볼 겸 잊혀져가는 우리의 고유명절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기 위해서다. ■ 자료제공 강릉시청·강릉문화원
  • [이사람] ‘직업이 단장’…7번째로 대구FC 맡은 최종준 단장

    [이사람] ‘직업이 단장’…7번째로 대구FC 맡은 최종준 단장

    “날마다 피말리는 승부를 치러야 하는 프로 세계의 프런트는 어떤 직업보다도 힘듭니다. 프런트의 부장(部長)은 부장(腐腸)이어서 장이 썩을 지경이고, 단장(團長)은 단장(斷腸)으로 장이 이미 끊어졌고, 사장(社長)은 결국 장이 사장(死腸)됐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프로축구 대구FC 최종준(55) 단장은 자신의 장이 이미 여섯번이나 끊어졌다고 소개한다. 지난 16년간 야구·축구·씨름·배구팀의 단장을 거치며 승부에 새까맣게 타버린 가슴을 안아야 했던 자신의 삶을 이렇게 표현한다. ●프로스포츠 단장만 7번째 그는 1990년 LG그룹이 프로야구 LG 트윈스를 만들 때 창단 준비팀장을 맡으면서 스포츠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95∼1999년 프로야구 LG단장을 역임하면서 배구 단장을 겸임했다. 1999년 프로축구 안양 LG 단장으로 옮기면서 2000년까지 씨름 단장도 함께 맡았다. 그리고 2001년 LG 야구 단장으로 컴백하고,2003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단장을 거쳐 지난달 말 프로축구 대구FC 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으로 스포츠단 단장만 7번째인 셈이다. 최 단장은 스포츠 전문경영인의 길을 걷게 된 것을 숙명으로 여긴다.1977년 LG 상사에 입사한 그는 1982년부터 5년 동안 미국 뉴욕 지사에 근무하면서 스포츠 세계에 눈을 떴다. “미국에서 본 스포츠 마케팅 시장은 충격 그 자체였다.”고 회상한 최 단장은 “사람들이 1년 내내 야구, 미식축구, 농구, 아이스하키를 즐기며 인생=스포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스포츠에 흠씬 매료됐다.”고 했다. 귀국하자마자 일본 스포츠 시장을 경험하는 기회도 갖게 된다.1988년 LG상사 등 종합상사들이 공동으로 ‘종합상사 실태조사’를 위해 일본으로 직원들을 파견하게 됐다. 그 때 사내 관리자 중 토익 점수가 최고였던 최 단장이 회사 대표로 뽑혔다. 그는 3개월 동안 일본에 체류하면서 회사에서 부여한 임무는 물론 일본 프로야구에 빠져 지내며 국내에도 스포츠 마케팅을 도입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1989년 12월 때마침 LG그룹은 MBC 청룡을 인수해 야구단을 창단한다. 당시 구본무 회장이 직접 ㈜LG스포츠에 근무할 직원들을 인터뷰를 통해 선발했다. 외국경험, 국제교류, 스포츠에 대한 식견 등이 선발 기준인 인터뷰에서 최 단장은 구 회장의 ‘낙점’을 받아 스포츠 관리자의 길에 들어섰다.“처음에는 스포츠가 제 평생 직업이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는 그는 “돌이켜 보면 스포츠와의 인연은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프런트가 강해야 명문구단 최 단장은 ‘강한 프런트론’을 신봉한다. 그는 “일반적으로 ‘프런트가 강하다.’라는 표현은 프런트와 현장 간에 불화가 있거나,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문제가 많은 부정적인 조직으로 널리 인식돼 있다.”면서 “그러나 프로구단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프런트가 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철학을 토대로 야구 응원문화를 바꾸고, 선진구단 기법을 도입해 LG트윈스를 명문 구단으로 키우는 데 주역을 담당했다는 자체 평가를 받았다.90년과 94년 LG 트윈스를 우승으로 이끌고,1995년 지금도 깨지지 않는 한 시즌 최다관중(126만 4762명)을 동원하는 신기원을 열었다.2000년 프로축구 안양 LG 치타스 단장을 맡아 1·2군 정규리그, 플레이오프 통합우승도 일궈냈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에서는 지난해 70승50패6무를 기록, 최고승률(.583)과 최다관중(45만명)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최 단장은 구단의 권한과 책임의 분리 원칙을 선박회사의 경영에 곧잘 비유한다. 선장인 감독은 어디까지나 한시적일 수밖에 없는 자리다. 하지만 선박회사는 수명이 영원한 조직체이기 때문에 프런트가 책임있는 자세로 경영에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프런트가 강한 팀은 쉽게 지지 않을 것이지만 프런트가 약하면 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시민구단은 또다른 도전 LG,SK 등 대기업의 단장을 떠난 최 단장은 “시민 구단은 이번이 처음이라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면서 “제대로만 운영하면 기업에서 운영하는 구단보다 훨씬 팬들과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의 최고 목표는 선수단과 프런트가 조화를 이뤄 대구 시민에게 사랑받는 구단을 만드는 것. 그는 “시민구단을 스포츠단의 경영 모델로 삼아 일단 마케팅 쪽에 비중을 많이 둘 것”이라며 “프로스포츠 단장은 결국 강팀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믿음을 다시 내비쳤다. 최 단장은 이미 국내 프로축구 활성화에 착수한 상태다.“야구와 달리 축구는 월드컵 등 국가대항전이 많아 팬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 수 있다.”며 “월드컵의 열기를 프로리그로 가져올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야구단에 몸 담으면서 구단 운영 뒷이야기 등을 3권의 책으로 엮어낸 그는 현재 고려대 교육대학원에서 체육학 석사 과정도 밟고 있다. 단순한 스포츠단 경영뿐만 아니라 전력분석 테크닉, 부상방지 트레이닝, 재활 프로토콜을 꿰뚫겠다는 각오다. 그는 스포츠경영의 3대 요소로 매니지먼트·마케팅·메디신을 꼽으며 각 분야에서 모두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최 단장이 걸어온 길 ●출생 1951년 경북 경산시 하양읍 ●학력 배재고-성균관대 무역학과 ●경력 LG상사 입사(1977년)-프로야구 LG트윈스 창단 준비팀장(1990년)-LG트윈스 단장·LG화재 배구단장(1995년)-프로축구 안양LG치타스 단장·LG씨름단장(1999년)-LG트윈스 단장(2001년)-씨름연맹 사무총장(2002년)-프로야구 SK와이번스 단장(2003년)-프로축구 대구FC 단장-(2006년) ●가족관계 부인 김경은(51)씨와 2남 ●취미 테니스, 악기연주(색소폰, 기타) ●좌우명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자 글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 @seoul.co.kr
  • ‘풀뿌리 후보’ 화제 만발

    5·31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풀뿌리 선거다. 지역 일꾼을 뽑는 4년만의 잔치에 출마한 후보들은 저마다 ‘준비된 지역 일꾼’을 자처하며 표밭을 누비느라 정신이 없다. 전장이 250개인지라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다양한 사연, 이색 후보들이 많아 화제다.●전문성 살리려는 귀향파 행시 18회로 농림부차관을 지낸 김주수(54)씨는 고향인 의성군수 후보로 나섰다.“전형적 농촌인 고향에서 1차·2차·3차 산업을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떠나는 공간이 아니라 정주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새로운 개발모델을 실현하고 싶다.”는 게 포부다. 한나라당 후보지만 그 동안 고향을 떠나 있어서인지 스킨십 부족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승리를 장담한다. 한나라당 영주시장 후보인 김주영 전 서울시 경영기획단장도 ‘귀향 케이스’. 행시 16회로 경제기획원에서만 잔뼈가 굵었다.“경제 행정 전문가 경험을 살려 낙후된 고향 경제를 살리고 지방화시대를 열고싶다.”고 말한다.●출마 아내 도우려 남편이 사직 민주노동당 서울 구로구의회 권신윤(37·여) 후보는 부창부수(婦昌夫隧)인 경우. 권영길 의원 보좌관이던 권씨가 출마하자 남편 오재영(38)씨는 민주노동당 조직실장직을 던지고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지원에 나섰다. 같은 당 청주시의원 정세영(43) 후보와 충북도의원 비례대표 홍청숙(40·여) 후보는 1988년 결혼한 부부. 국민중심당 청주시장 후보 김현수(69) 전 청주시장과 열린우리당 충북도의원 후보 김현상(53) 도당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형제 사이다. 한편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조카인 김수용(46) 전 국회의장 비서관은 열린우리당 신안군수 후보로 출마했다. 김 전 대통령의 다른 조카인 김관선씨가 민주당 공천에서 고배를 마셔 ‘DJ 조카 대결’은 무산됐다. 한편 경기도 고양시에 기초의원 후보로 나란히 출마한 심규현(37)·김영선(38) 후보는 이혼한 뒤 다른 당적으로 출마해 화제. 심씨는 무소속으로, 김씨는 한나라당 후보다.●지휘봉 접고 문화정책 전도사로 성악가인 임웅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10일 국민중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깃발을 들었지만, 군산시 의원에 출마한 신현길(51) 후보도 4년 동안 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해 눈길을 끈다.‘정치 문외한’에다 서울 출신으로 지역연고도 없이, 그것도 열린우리당의 텃밭에 한나라당 당적으로 나섰다.‘무모한 선택’에 대해 “밥그릇 싸움만 하고 문화·교육에는 관심이 없는 척박한 토양을 개선하려고 나섰다.”며 “패배할 가능성이 높지만 변화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충북 증평군수 한나라당 김영호(54) 후보와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명호(64) 현 군수는 의사·약사의 ‘2라운드 대결’로 관심을 모은다. 김 후보의 공천에 반발한 유 후보가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다시 맞대결하게 됐다. 한때 씨름판을 주름잡았던 거구의 이봉걸(49)씨는 열린우리당 대전시의원으로 출마했다.이종수 황장석기자 vielee@seoul.co.kr
  • [NBA] ‘MVP 내시’ 적수 없었다

    05∼06시즌 중반 이후 미프로농구(NBA) 전문가들은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와 르브런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중 누가 최우수선수(MVP)에 적합한지를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하지만 8일 NBA 사무국이 발표한 기자단 투표 결과 캐나다 국적의 스티브 내시(32·피닉스 선스)가 총점 924점(1위 57표)을 얻어 제임스(688점·1위 16표)와 덕 노비츠키(댈러스 매버릭스·544점·1위 14표)를 따돌리고 2시즌 연속 MVP의 영광을 안았다. 브라이언트는 내시 다음으로 많은 22장의 1위표를 얻었지만 총점에서는 483점에 그쳤다. NBA에서 포인트가드가 MVP를 2차례 이상 받은 것은 매직 존슨 이후 처음이다. 또 내시는 MVP를 2년 연속 거머쥔 9번째 선수로 역사에 남게 됐다. 내시는 올시즌 생애 최고인 평균 18.8득점에 10.5개의 어시스트(1위),4.2리바운드 등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자유투 성공률도 92.1%로 1위였고,3점슛 성공률은 43.9%로 6위에 오르는 등 흠 잡을 데 없는 활약으로 피닉스를 서부콘퍼런스 플레이오프까지 견인했다. 내시는 “이러한 상을 받게 된 것은 완벽한 환경을 제공해준 피닉스 동료와 코칭스태프 덕분”이라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한편 8일 열린 서부콘퍼런스 4강 플레이오프(PO·7전4선승제) 1차전에선 ‘디펜딩챔프’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댈러스 매버릭스에 87-85로 승리했다.‘우승 0순위’로 꼽히는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도 동부콘퍼런스 4강 PO 1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113-86으로 완파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울의 5월은 ‘문화천국’

    서울의 5월은 ‘문화천국’

    봄기운이 완연한 5월 청계천 일대, 남산골 한옥마을, 운현궁 서울시내 곳곳에서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린다. 27∼28일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단오 민속축제’가 열려 단오굿, 씨름 시범경기 등 다양한 공연을 보면서 그네뛰기, 창포물에 머리감기, 봉숭아 물들이기 등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 운현궁에서는 23∼27일 다양한 모양의 찻그릇을 볼 수 있는 ‘찻그릇전(展)’이 열린다.7월까지 매주 수요일 낮 12시30분부터 1시간 동안은 정악 연주를 들으면서 차와 다식을 맛보는 ‘차와 음악의 만남’이 진행된다. 재단법인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이달 개포도서관(13일), 정독도서관(20일), 용산도서관(27일)에서 무료 공연인 ‘찾아가는 음악회’를 펼친다. 음악회에서는 호두까기 인형 발췌곡 등이 연주된다. 청계천 일대에서는 청계천 아티스트들이 ‘삐에로 천국’‘팬플룻 앙상블’‘라인 댄스’ 등 거리 공연을 벌인다. 또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오는 28일까지 조선시대의 ‘출토복식 특별전’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9월까지 ‘위대한 세기 피카소전’이 열린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갯벌서 철인 3종 경기

    8일 전남도와 신안군에 따르면 오는 8월4∼7일 신안군 증도 우전해수욕장 일대 갯벌에서 생태체험 올림픽이 펼쳐진다. 철인 3종 경기는 갯벌 1㎞ 달리기→ 갯벌 수로 200m 수영→ 갯벌 널판지 100m 타기로 우승자를 가린다. 또 갯벌에서 하는 씨름·줄다리기·볼링·컬링대회는 재미를 더한다. 이밖에 뗏목 경주대회와 해변 배구·축구대회가 열리고, 해안선을 따라 섬을 도는 마라톤은 21㎞(하프 코스)와 10㎞,5㎞ 등 3종목이 치러진다. 진흙아가씨 선발대회는 사이사이에 마당극과 레이저 쇼, 전위예술, 영화 상영 등으로 관광객들의 흥을 돋운다. 부대 행사로 갯벌생태 학습전시관(572평)을 무료 개방하고 섬 자생 야생화와 조류 사진전, 곤충표본 전시회, 병어·송어·민어·소금·새우젓 등 수산물 특산전도 함께 연다. 증도는 낙조에 물든 풍광이 아름답고 현대식 펜션(21동)과 짱뚱어다리(470m)가 유명하다. 신안군에는 827개의 섬과 게르마늄이 풍부한 331㎢의 갯벌(전국 14%),2746㏊의 염전(전국 75%) 등 관광자원이 넘쳐난다.신안 남기창기자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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