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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외국인도 지적한 행정의 협업·전문성 부족

    캔 크로퍼드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이 우리나라 재난관리의 문제점으로 협업과 전문성 부족을 꼽았다. 국가공무원법 개정으로 외국인 고위공무원 1호인 그가 임용 2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한 말이다. 그는 “한국에선 하늘에서 만들어지는 비는 기상청, 땅에 떨어진 다음에는 수문(水文)기관 소관”이라며 “기상·수문기관이 함께 일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기상예보관의 보직이동이 너무 잦아 전문성을 갖추기 어렵다.”고도 했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협업과 전문성 부족은 우리나라 행정의 아킬레스건으로, 비단 재난관리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얼마 전 발생한 서울 우면산 산사태만 해도 산림청, 지자체 등 방재기관 간 업무협조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 한강에서 사고가 나도 경찰서별로 관할을 따지며 책임을 미루기가 일쑤다. 순환보직에 따른 공무원의 전문성 부족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외 통상이나 남북관계 협상에서 해당 업무를 맡은 지 1년도 안 된 초보가 20~30년 된 베테랑과 씨름하기도 한다. 행정이 날로 국제화, 전문화, 복잡화되는데 순환보직 공무원 인사제도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 각종 사고를 겪으면서 부처 간 중첩 업무 조정, 공무원의 전문성 제고에 대한 개선이 많이 이루어진 것도 사실이다. 국토부, 환경부 등 업무 연관성이 높은 부처 간 인사교류를 통해 상대편 업무에 대한 이해를 돕고, 국제협력분야 등 특정분야에 전문직위제도를 도입해 수당을 인상하고 전보기간에 제한을 가한 것이 그 예다. 그러나 사회환경의 급속한 변화로 행정 수요는 더욱 다변화되고 다양해지고 있다. 요직을 두루 거친 일반 행정가보다 특정분야의 전문가가 배출될 수 있도록 탄력적인 인사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긴급상황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부처 간 소통시스템도 구비해야 한다.
  • [깔깔깔]

    ●어느 아이의 시험 답안 ‘불행한 일이 거듭 겹침’이란 뜻의 사자성어는? 설사가또. ●난센스 퀴즈 바닷가에 가서 하는 욕은? 해수욕. 사람이 즐겨 마시는 피는? 창피. 사자 중에 가장 착한 사자는? 자원봉사자. 남자가 여자에게 이기기 힘든 씨름은? 입씨름. 제비족에게 최초로 당한 여자는? 놀부 마누라. ●어느 아이가 지은 시 제목:팽이 세게 돌리면 윙윙 하고 돌아가는 팽이 다리가 찍혀서 빠개지면 ‘윽 내 팽이’ 하고 소리치는 아이들. 난 팽이의 고수. 누구든지 덤벼라! 상대해 주마. 그러자 선생님의 평가 한마디. ‘쓰기 싫으면 차라리 쓰지 마라.’
  • 보따리 하나 들고 증발한 임희춘(林喜春)

     여름은 코미디언 수난시대? 구봉서(具鳳書)가 신병으로 방송의 펑크를 내는가 하면 이번엔 임희춘(林喜春)이 증발(?) 소동. 보따리 하나를 싸들고 나갔다는 그가 4일간(21일 현재) 무소식. 방송을 펑크 내면서까지 그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임희춘(林喜春)이 증발(?)한 사실은 18일 MBC-TV『웃으면 복이 와요』녹화 때 알려졌다. 구봉서(具鳳書)·서영춘(徐永春)·이기동(李起東) 등과 함께 이 프로에 주연하고 있는 그는 어찌된 노릇인지 녹화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를 않았다.  초조해진 담당 PD가 집에 전화를 해 보니『방송국에 나간다며 집을 나섰는데 어디를 갔는지 모르겠다』는 부인의 대답. 그러면서 그 날 아침에 임희춘(林喜春)과 말다툼을 벌였다고 귀띔.  그를 찾다 못한 담당자는 할 수 없이 그를 빼놓은 채 녹화를 했다. 임희춘(林喜春)이『웃으면 복이 와요』에 출연해 온 이래 펑크를 낸 것은 처음이다.  『웃으면-』에 이어서 또 다른 프로도 말썽이었다.  그는『웃으면-』외에『우리 집이 최고야』에도 아버지 역으로 빼놓을 수 없는 큰 역할.  이 프로의 녹화를 앞두고 20일 출연진들은 연습을 해야 했다. 그런데 여전히 임희춘(林喜春)이 나타나지 않아 담당 PD 유길촌(柳吉村)씨는 당황.  18일에 집을 나간 사람이 나흘째 행방이 묘연해지자 동료 코미디언들은 물론 그가 출연하는 프로의 담당 PD·AD까지 동원되어 그가 있을 만한 곳은 전부 뒤져 보았으나 허탕이었다.  훌쩍한 키에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 그대로 순동이 코미디언인 그는 외박이라고는 모르는 착실파로 소문나 있다.  평소에 외박을 할만한 바람기가 있는 사람이면 모르나 원채 착실한 사람이 행방을 감추었다는 점에 동료들은 더욱 걱정을 하며 그를 찾기에 열을 올렸다는 것.  그의 관계프로 담당 PD들의 말에 따르면 그가 가출소동을 벌인 것은 부인과의 입씨름이 불씨인 것 같다고.  이에 대해 그의 부인은 PD들의 얘기와는 달리 싸운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실은 말하기 곤란한 문제가 있어서 싸웠다고 핑계를 댄 것이지 정말 싸우지는 않았어요』  -곤란한 얘기란 것이 혹시 여자 관계인지?  『그건 아녜요』  무엇인지 모르나 애써 숨기려다 털어 놓는 말인즉『10원을 써도 벌벌 떨던 사람이 최근에 친구들과 어울려 카지노에 빠진 것 같다』는 얘기.  『나중에 알았지만 집에 두었던 예금통장이 없어졌잖아요. 카지노로 예금통장을 축낸 것을 내가 알면 필경 싸움이 날 것 같아 아마 축난 돈을 메우기 위해 들어오지 않은 것 같아요』 <걸(杰)> [선데이서울 73년 7월29일 제6권 30호 통권 제250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8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당시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 MS 공동창업자 “게이츠는 어설픈 모범생”

    MS 공동창업자 “게이츠는 어설픈 모범생”

    ‘친구 잘 둔 덕에 부자 된 남자’ 정도로 통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창업자 폴 앨런에 대한 생각은 그의 회고록 ‘아이디어맨’(자음과모음 펴냄)을 읽으면 많이 바뀐다. 호화로운 요트를 타고 세계 유람을 하며 기타나 치는 것처럼 보였던 앨런은 자신을 ‘아이디어맨’이라고 부른다. 앨런과 빌 게이츠는 미국 시애틀 최고의 사립학교인 레이크사이드중고등학교에서 만난다. 앨런의 아버지는 도서관 사서, 어머니는 교사로 자녀의 학비에 허덕이는 평범한 부모였다. 하지만 게이츠의 아버지는 워싱턴주 변호사협회 회장까지 지낼 정도로 사립 학교에서도 걸출했다. 컴퓨터에 깊이 빠졌던 두 사람은 1975년 MS를 함께 세운다. 책 ‘아이디어맨’은 1983년 결국 MS를 나온 앨런이 게이츠의 치부를 얼마나 드러냈느냐는 것 때문에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어설픈 모범생’이라고 게이츠의 첫인상을 표현한 앨런은 끝까지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한다. 게이츠와 앨런은 1979년 처음으로 수출을 위해 일본 출장을 떠난다. 10m 다이빙대에서 발부터 입수하는 ‘배치기’로 몸의 앞부분 전체가 벌게진 경쟁적 성격의 게이츠가 여학생들의 고함 소리 때문에 계속 다이빙을 했다는 일화는 슬며시 웃음이 난다. 앨런은 3m 다이빙대로 만족했다. 두 사람의 성격 차이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MS의 회사 가치는 게이츠가 64, 앨런이 36을 갖기로 합의한다. 게이츠는 “베이식 작업의 대부분을 내가 했고, 하버드를 떠나면서 많은 것을 희생했다.”고 내세운다. 앨런은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결합하자는 아이디어와 게이츠를 설득시킨 자신의 끈기는 어찌 따질 것이냐고 생각하지만 입씨름하기 싫어 동의하고 만다. 수익 분배 수치는 도서관 사서의 아들과 변호사 아들의 차이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고 앨런은 덧붙인다. 1982년 앨런은 “더 이상 자네의 ‘위협과 비난을 담은 장광설’을 참을 수 없다는 것 말일세….”라고 MS를 떠나는 결별 편지를 보낸다. 이미 수년간 여러 문제를 놓고 서로 분노하고 싸운 결과가 누적된 탓이었다. MS를 떠날 무렵, 앨런은 림프종 투병으로 인생관이 바뀐다. 서른다섯의 나이에 미국프로농구(NBA)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를 인수해 3대 프로스포츠 사상 최연소 구단주가 되기도 했고, 2004년에는 최초의 민간 우주선 스페이스십 1호를 발사시켰으며,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를 기리는 박물관도 건립했다. 앨런은 “병에서 회복한 후 세상을 여행 다니며 다시 나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그리워하는 것이 무언가를 창조하는 일임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1만 5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촌철살인 만평’ 백무현 화백을 만나다

    ‘촌철살인 만평’ 백무현 화백을 만나다

    “정곡. 재미있는데, 웃을 수 없는…. ‘여보’라고 부르신 분들. 대답 좀 해보세요.” ‘@laein1224’이 10일 오전 트위터에 올린 촌평이다. 이날 아침 서울신문 2면의 ‘서울만평’에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침대에서 일본 여인을 껴안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그런데 가슴에 태극기를 그려넣은 여인이 침실 문을 열며 “여보!”라고 외치자 오바마는 “누구예요?”라고 묻는 품 안의 여인에게 “모르는 여자야. 신경 꺼!”라고 말한다. 만평을 그린 백무현(48) 화백이나 트위터 이용자나 기지와 재치에서 막상막하인 셈이다. 1998년부터 서울신문 지면을 통해 매일 아침 독자들에게 세상사의 한 단면을 펼쳐 보이는 백 화백이 12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을 통해 민낯(?)을 공개했다. 짙은 눈썹의 호남형 외모를 지닌 백 화백은 매일 오후 3시 30분부터 5시 사이에 3.3㎡도 안 되는 자리에서 피말리는 마감 전쟁을 치른다. 손목시계를 10분 당겨놓고 마감시간과 씨름한다. 엄청난 집중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겨드랑이에 땀이 흥건히 젖기도 하고 맨 정신으로 귀가할 수 없어 술에 의지하기도 한다. 소주잔 기울이는 서민들 얘기에 귀 기울이면서 소재를 찾는 것은 물론, 이를 비틀어 해학이란 양념을 치는 것도 선술집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고 했다. 백 화백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이 하나 있다. 2007년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때 ‘전 국민적인 지탄’을 받았던 일이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사건의 이면에 숨어 있는 것들을 발빠르게 포착해야 하는 데 나도 인간이니까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본의 아니게 이해 당사자들을 힘들게 하는 일이 있는 데 잘못을 인정한 뒤 다음 작업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죽이겠다.’ ‘사장에게 얘기해 없애버리겠다.’는 협박을 받은 것은 부지기수이고 총리나 장관들도 직접 전화를 걸어 항의하곤 한다.”고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만화 전두환-화려한 휴가’ ‘만화 박정희’를 내놓은 백 화백은 매일 만평을 채우느라 지칠 법도 한데 ‘만화 정주영’을 목하 작업 중이다. 11월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위에선 ‘좌파’라고 눈총을 보내는데 그런 그가 재벌 회장을 만화로 그리는 이유도 털어놓는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침수된 수입차 주의보, 여름철 피부 지키는 방법, 자장면값 1500원 말 돼?, 신문이 재래시장 바꾼다, 스튜디오 초대-오일만 경제부 차장의 세계경제 진단, 건강몸매 만들기 5 등이 방영된다. 글 사진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내일의 경기]

    ■프로야구 ●LG-한화(잠실)●넥센-두산(목동)●SK-KIA(문학)●롯데-삼성(사직 이상 오후 5시) ■프로축구 전남-인천(오후 7시 광양전용) ■배구 그랑프리 세계여자대회(오후 2시 부산 사직체) ■씨름 증평인삼배 장사대회(오전 10시 충북 증평종합) ■승마 대통령기 대회(오전 6시 광주)
  • [오늘의 경기]

    ■프로야구 ●LG-한화(잠실)●넥센-두산(목동)●SK-KIA(문학)●롯데-삼성(사직 이상 오후 6시 30분) ■씨름 증평인삼배 장사대회(오전 10시 충북 증평종합스포츠센터)
  • 말싸움…저축銀 국정조사 현장방문서 비방전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25일 부산저축은행 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조사 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벌써부터 요식 행위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해당 기관이 검증 작업에 적극적으로 응할지 미지수인 데다, 여야가 실체 파악보다는 상호 비방·폭로전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부산저축은행의 부산 초량본점을 찾아 피해자들과 구제 대책 등을 논의했다. 피해자모임의 김옥주 비상대책위원장은 “2008년 대전저축은행을 부산저축은행에 넘긴 것은 서민들에게 폭탄을 돌린 것”이라면서 “감독당국과 예금보험공사 등 관리·감독자가 사태를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여야 의원들은 피해자 구제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정작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입씨름을 벌여 빈축을 샀다. 민주당이 지난 24일 사실상 예금 피해액 전액(5000만원 초과분+후순위채권 포함)을 보전하는 구제책을 발표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 의원들이 반박하고 나선 것.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은 “5000만원 이상 예금액을 전액 보상하겠다는 민주당 방안에 대해 사전에 예보와 협의했느냐.”고 물었고, 같은 당 조문환 의원은 “현실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한나라당처럼 특별법을 만드는 것은 금융질서 전체를 왜곡할 수 있기에 민주당 자체 방안을 낸 것”이라면서 “그럼 의논을 해야지 왜 시비를 거는가.”라고 반박했다. 여야는 국정조사의 성패를 가를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도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황식 국무총리와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박근혜 전 대표 동생인 박지만씨 부부 등을 증인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채택 근거가 없다.”고 거부하고 있다. 여야는 또 이런저런 설과 폭로로 정쟁만 키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전 정권과 관련이 큰 부산저축은행, 민주당은 현 정권과 연관된 삼화저축은행을 각각 겨냥한 의혹만 쏟아내고 있다. 때문에 피해자 구제와 진상 규명 등 사태의 본질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특위는 26일 목포 보해저축은행과 광주지검, 28일 감사원·금융감독원, 29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현장 검증한다. 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오늘의 경기]

    ■프로야구 올스타전 동군-서군(오후 6시 30분 잠실) ■프로축구 ●대전-강원(대전월드컵)●부산-수원(부산아시아드)●상주-제주(상주시민운)●울산-전남(울산문수)●인천-경남(인천월드컵)●대구-포항(대구시민운 이상 오후 7시)●서울-광주(오후 8시 서울월드컵) ■핸드볼 태백산기 종합대회(오전 10시 태백고원체 등) ■씨름 대통령기대회(오전 10시 문경체)
  • [서울광장] 중산층은 누가 일으켜 세울 건가/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중산층은 누가 일으켜 세울 건가/오병남 논설실장

    분배의 정의를 외친 노무현 정부도 외환위기와 함께 무너진 중산층을 되살리지 못했다. 집권 후반기 들어 친서민을 내건 이명박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1990년대부터 세계경제 흐름을 이끈 신자유주의와 거대시장 중국의 부상은 고성장·저물가의 달콤함과 함께 양극화와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고통을 안겨 주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만이 나홀로 성장하고, 중소기업을 비롯해 자영업·농업·가계는 소득이 정체하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을 낳았다. 이명박 정부는 ‘중산층을 두텁게’라는 슬로건까지 내걸었지만, 주저앉은 중산층을 일으켜 세우지는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자영업 구조조정, 가족제도 해체에 이은 고령층 중심의 빈곤 1인가구 증가, 복지전달체계 오작동 등이 부담을 준 까닭이다. 지난 10년간 기업의 부채 비율은 400%에서 100%로 줄고, 10대그룹의 유보율은 현재 1200%에 이른다. 이에 견줘 지난해 가계저축률은 2.8%에 불과하고, 가계부채는 올해 1000조원에 근접했다. 경제가 성장하면 커지기 마련인 노동소득 분배율이 2005년 61%에서 지난해 59%로 낮아진 것과는 달리 엥겔계수(가계지출 중 음식물비 비중)는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양극화와 중산층 붕괴의 또 다른 방증이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른 중산층(중위소득의 50~150% 해당하는 소득 가구) 비중은 1996년 68.5%, 2000년 61.9%, 2006년 58.5%, 2009년 56.7%로 줄었다. 이 기간 중 국민 100명 가운데 8명은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추락했다. 중산층의 붕괴는 글로벌 증후군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OECD는 올들어 “중산층 몰락과 소득 불균형이 지구촌의 공통된 현상이며 심화되는 추세”라고 경고했다. 중산층은 경제적으로 내수의 기반인 동시에 성장의 동력이다. 사회갈등을 통합하는 매개이자 민주주의 버팀목이다. 중산층 복원은 그래서 중요하다. 하지만 중산층을 일으켜 세우려는, 실현 가능하고 효율적인 정책은 잘 보이지 않는다. 성장을 강조하면 대기업, 분배를 강조하면 빈곤층이 정책의 득을 보았을 뿐이다. 중산층을 위한, 특히 중산층에서 밀려날 위험에 처한 계층을 염두에 둔 정책은 별로 없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념전쟁이 격화되면서 누구도 중산층을 챙기려 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불편한 진실이다. 더구나 내년 총선 및 대선을 앞두고 포퓰리즘이 횡행하면서 저소득층에 현금을 나눠 주자는 식의 정책만이 난무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중산층이 줄면 성장보다는 분배 욕구가 분출할 수밖에 없지만, 이념적·정략적 이해를 좇아 저소득층 위주의 복지에만 매달리는 건 위험하다. 쉽게 해법을 찾을 수도, 쉽게 정책의 효과를 볼 수도 없는 것이 중산층을 되살리는 일이다. 그래도 집요하게 국가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의 투자를 되살려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 서비스산업, 노사관계 혁신은 필수다. 평생교육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기술변화에 걸맞은 인력을 배출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 40년간 입시제도만 만지작거리고 있는 교육정책은 과감하게 시장에 맡기는 것이 옳다. 노동시장에서의 교육훈련 예산을 늘려 워킹푸어(working poor)의 고착화를 막고, 실직자도 중산층으로 복귀할 수 있는 출구를 마련해줘야 한다. 관련부처끼리 수년째 입씨름만 벌이고 있는 서비스산업 관련 각종 규제를 혁명적으로 풀어야 한다. 물가, 특히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을 확 줄이는 것 또한 핵심이다.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는 등 임금소득에 대한 체계적 감세와 공적연금의 기능 강화도 절실하고 시급한 과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얼마 전 ‘내 부모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내 자식은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란 중산층의 꿈이 사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2011년 대한민국은 어떤가. 중산층은 누가 일으켜 세울 건가. obnbkt@seoul.co.kr
  • 강호동, 고향 친구 박태현과 1인회사 설립

    강호동, 고향 친구 박태현과 1인회사 설립

     강호동이 1인 회사를 설립한다.  강호동 측의 관계자는 22일 “소속사인 스톰이앤에프와 전속 계약이 끝난다. 강호동이 1인 회사를 세우기로 하고, 함께 일해 온 매니저와 뜻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매니저는 강호동이 데뷔 때부터 함께 일한 마산 고향친구 박태현씨로, 박씨는 강호동 전 소속사에 이사로 재직했다. 강호동은 백두급, 박태현씨는 금강급으로 함께 씨름선수 생활을 했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나 강호동의 끈질긴 요구에 그의 매니저 생활을 시작했다. 강호동은 현재 ‘1박2일’ ‘무릎팍도사’ ‘스타킹’ 등 각 방송사의 예능 인기 프로그램의 MC를 맡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봉화·영덕 은어와 “텀벙”

    “물고기 잡으며 무더위를 쫓아 보세요.” 경북도 내 시·군들이 피서철을 맞아 물고기를 주제로 한 축제를 잇따라 연다. 봉화군과 영덕군은 이달 말 민물고기인 은어 잡이 체험 행사를 각각 개최한다. 봉화군은 오는 30일~8월 7일까지 봉화읍 내성천에서 ‘봉화 은어축제’를, 영덕군은 29일부터 31일까지 영덕읍 오십천에서 ‘영덕 황금은어축제’를 마련한다. 이들 자치단체는 축제 기간 참가자들이 행사장에서 직접 은어를 잡을 수 있도록 은어 30만여 마리와 20만여 마리를 각각 풀어 놓는다. 황금은어는 아가미 밑에 황금띠를 두르고 있는 게 특징이다. 봉화군은 수상 자전거 타기를 비롯해 은어마차 트레킹, 로봇 바이크, 페이스 페인팅, 자연 미술, 천연 염색, 도예, 모래조각 만들기, 물고기 만들기 등의 체험 행사와 함께 반두와 맨손으로 직접 잡은 은어를 숯불에 구워 먹을 수 있는 자리도 제공한다. 영덕군은 철인 선발대회, 전국 팔씨름 왕중왕전, 어린이를 위한 은어 맨손 잡이, 연예인 초청 공연, 불꽃놀이, 강변 영화 상영, 민물고기 생태학습장 운영, 오십천변 걷기 대회 등의 행사와 은어를 직접 요리할 수 있는 식당을 운영한다. 울릉군도 새달 2일부터 사흘 동안 ‘오징어 축제’를 마련한다. 올해로 11회째. 저동항 일원에서 ‘태고의 신비, 꿈이 있는 사람과의 만남’이란 주제로 개최될 행사는 첫날 개막식과 함께 풍어기원 제례, 오징어 무료 시식회, 연예인 초청 공연 등이 열린다. 또 축제 기간에 냉동 오징어 분리하기, 오징어 배 따기, 오징어 조업선 승선 등의 다채로운 체험 행사가 이어진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얼굴 벌게진 나경원 왜?

    얼굴 벌게진 나경원 왜?

    “우리 당이 원래 그렇잖아요. 계파 나눠 먹기 하는 당….”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이 벌게진 얼굴로 불만을 토로했다. 1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다. 이날 비공개 회의를 통해 당직 인선을 마무리짓는 과정에서 홍준표 대표와 한참 입씨름을 벌인 흔적이 역력했다. 특히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 자리가 논란이 됐다. 지난 12일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을 결정할 당시부터 친박(친박근혜)계의 최경환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유승민 최고위원이 여의도연구소장에 최 의원을, 제1사무부총장에는 이혜훈 의원을 임명하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나 최고위원은 오전 공개된 회의에서부터 작심한 듯 “계파 활동에만 전념하는 사람에 대해서 공천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직 인선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립 성향 인사에게 당직을 맡겨야 한다는 논리지만 당의 정책 구상과 여론조사 등 핵심 정보를 다루는 자리에 친박계를 인선하는 데 대한 반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의도연구소장에 심재철 의원, 제1사무부총장에 김성태 의원, 제2사무부총장에 박보환 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남경필 최고위원이 신주류의 핵심인 정두언 의원을 강력하게 천거했고, 다른 최고위원들도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특히 친박계에서는 ‘최경환 카드’를 접어도 전투력이 강한 정 의원이 당 싱크탱크의 리더를 맡는 것이 나쁠 것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제시한 안이 모두 무산되자 나 최고위원은 격분했다. 회의장서 나왔을 때에는 눈가와 코끝까지 빨개진 모습이었다. 그동안 친박 몫으로 주어졌던 제1사무부총장을 놓고는 유승민·원희룡 최고위원이 부딪치기도 했다. 원 최고위원이 친이(친이명박)계의 이춘식 의원을 추천했지만 표결에서 밀렸다. 결국 원외 당협위원장이 맡아서 하던 제2사무부총장 자리에 이 의원이 임명됐다. 이날 발표한 당직 인선안은 계파를 적절히 안배한 듯한 형식을 취했지만 그 속내에는 치열한 계파별 셈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이다. 당 지도부는 주요 정책 이슈인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두고도 양분됐다. 서울시당과 일부 지도부가 중앙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자는 입장을 표하면서 유승민·남경필 최고위원이 반발했다. 유 최고위원이 “먼저 당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지도부 안에서 먼저 입장을 모으자고 하자 나 최고위원은 “당의 입장은 이미 선별적인 복지를 시행하자는 것”이라며 맞섰다. 원 최고위원도 “당이 소극적으로 엉거주춤할 게 아니라 투표율 제고를 위해 당당하게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는 오는 21일 고위당정회의를 하루 앞둔 20일 모여 주요 정책 사안에 대한 입장을 조율하기로 했지만 이 자리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의제로 삼을지도 결정하지 못한 채 최고위원회의를 마쳤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더위 잡고 입맛 돋우는 원기충전 ‘한 그릇’

    더위 잡고 입맛 돋우는 원기충전 ‘한 그릇’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길었던 장맛비가 그치고 나면 다음 주부터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찾아온다.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리다 보면 기운이 빠져나가기 십상이다. 여름 더위와의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면 잘 먹는 게 최선. 하지만 숨이 턱턱 막히는 기온에 입맛마저 잃게 된다. 여름이 보양식의 계절인 이유가 다 있다. 원기충전이 필요한 시기, 미각 회복과 영양 충만을 내세운 먹거리들이 쏟아지고 있다. 아침이 보약!…상큼 달콤한 두부·생식 아침 식사는 하루를 지탱하는 힘. 하지만 시간은 빠듯하고 입안은 깔깔해 끼니를 챙기기 쉽지 않다. 대상 FNF 종가집은 아침식사 대용으로 간편하게 떠먹을 수 있는 두부 ‘살아있는 아침’(왼쪽)을 내놨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블루베리와 키위 맛, 두 가지다. 1등급 국산 발아콩을 갈아 만든 두부는 입자가 부드럽고 한층 고소하며, 과일의 상큼함이 더해져 입맛 없는 아침에 좋다. 아침에 선식·생식을 애용하는 사람들의 불만은 맛이 없다거나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곡물 분말에다 과일 분말을 넣어 영양은 물론 맛도 살린 ‘과일아침’(가운데)을 출시했다. 밀감, 키위, 사과 등 국내산 과일과 보리, 현미, 찹쌀 등 3가지 곡물을 함유했다. 과일함량 23% 이상에 한끼에 115㎉로 칼로리가 낮으며 설탕이나 화학첨가물이 전혀 없다. 풀무원녹즙이 내놓은 ‘복분자와 산수유’(오른쪽·120㎖·2600원)도 더위와 피로에 시달리는 남성들을 위한 건강음료다. 복분자·산수유·오디·대추 등의 추출액이 아닌 생즙이 한병에 담겼다. 외식업체 보양메뉴…닭갈비 피자·한방 갈비탕 외식업체들도 메뉴판에 여름철 보양식을 속속 채워 넣었다. 미스터피자는 닭갈비와 파인애플이 어우러져 매콤달콤한 맛으로 여름철 입맛을 돋워줄 ‘닭갈비 피자’(왼쪽)를 선보였고, 베이커리 브랜드 브렌댄코는 마늘을 넣은 신제품들을 대거 마련했다. 마늘에 함유된 알리티아민은 피로 회복과 활력 충전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프랑스식 고급파이에 마늘과 말린 토마토 등이 들어간 ‘갈릭 토마토 끼쉬’를 비롯해 ‘갈릭 커리 브레드’, 갈릭 어니언 브레드, ‘갈릭 토마토 피자’ ‘까망베르 갈릭 바게트’ 등 다채롭다. 테이크아웃 브랜드 카페아모제도 ‘불닭 세트’, ‘커리 치킨’, ‘비비큐 폭립&킹 프라운’(오른쪽) 등 보양메뉴 3종을 내놓았다. 한식 레스토랑 불고기브라더스는 갖가지 한약재를 넣은 ‘한방보양갈비탕’으로 삼계탕에 물린 성인 고객을, 청포묵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매력적인 ‘소고기 묵 샐러드’로 어린이 고객을 잡겠다는 심산이다. 유통업체 보양식 마케팅…즉석 전복 삼계탕 등 할인 올해 삼계탕은 가격이 너무 뛰어 ‘금계탕’으로 불린다. 이에 각 유통업체들은 저렴하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삼계탕 제품으로 알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8월 14일까지 ‘즉석 전복 삼계탕’을 전국 88개 점포에서 하루 70통을 준비, 1만원에 1인 1통 한정 판매한다. 미역, 전복, 인삼, 황기, 마늘 등 삼계탕 재료들도 최대 30%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 이마트는 타이완산 민물장어 4만 마리를 들여와 20일까지 판매한다. 한 마리에 1만 2400원이란 가격에다 양념까지 다 돼 있어 주부들의 환영을 받을 만하다. 보광훼미리마트는 바쁜 직장인이나 싱글족을 위해 집에서 데워 먹기만 하면 되는 반조리 삼계탕인 ‘하림삼계탕’(600g·7000원)을 내놨다. 복날 구매하면 500㎖짜리 콜라를 무료로 증정한다. 삼계탕도 귀찮은 이들에겐 여름 전용 ‘묵밥 도시락’(3000원)을 추천한다. 데울 필요 없고 소고기 육수를 그대로 부어 즐길 수 있다. 미니스톱은 삼각김밥의 주고객층으로, 더운 여름 공부와 씨름하느라 가장 보양이 필요한 중고생들을 겨냥해 훈제 오리를 넣은 삼각김밥을 한정 판매한다. ‘훈제오리샐러드’와 ‘훈제오리주물럭’ 2종(각 800원)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홍준표 “내가 압도적으로 당선” 회의장 뛰쳐나가

    홍준표 “내가 압도적으로 당선” 회의장 뛰쳐나가

     사무총장 인선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 지도부가 이번에는 공천을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홍준표 대표는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은 정기국회가 끝나고 내년 1월쯤 논의해도 늦지 않다.”면서 “공천이 정책보다 앞서면 또 다른 갈등에 휩싸이고 국민 신뢰가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에서 ‘기득권 포기’ 선언이 이어지자 공천이 갖는 휘발성을 의식해 ‘언급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승민 최고위원도 “100% 공감한다.”면서 “공천 이야기가 나오면 블랙홀이 돼 (정치 현안이) 다 빨려들어 간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나경원 최고위원은 “완전국민경선제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법안을 다룰) 8월 국회를 감안하면 7월 말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남경필 최고위원 역시 “공천에 대한 몇 가지 원칙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7~8월에는 공천 기준과 객관성 확보를 위한 일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에는 전날에 이어 또다시 당직 인선 문제로 고성이 오고 갔다.  홍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정권 의원 카드를 재차 제시했고, 유승민·원희룡 최고위원은 “캠프 출신 인사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홍 대표는 표결 처리를 강행하려 했으나, 최고위원들의 침묵에 12일 다시 논의하기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최고위원들이 사무총장에 중립 성향의 권영세·김성조 의원을, 제1사무부총장에 김 의원을 임명하는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홍 대표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져 “당 대표로 압도적으로 당선됐다.”는 홍 대표의 목소리가 회의장 밖에까지 흘러나왔다. 급기야 홍 대표는 회의 도중 얼굴을 붉히며 회의장을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기도 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알래스카서 2.4m ‘괴물 넙치’ 낚였다

    알래스카서 2.4m ‘괴물 넙치’ 낚였다

    알래스카 만에서 최근 몸길이가 2.4m에 달하는 ‘괴물 넙치’가 낚였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생애 최고의 월척을 한 주인공은 미국 캔저스에서 휴가차 알래스카를 방문한 켄트 카마이클(62). 미국에서 컴퓨터 하드웨어 사업을 하는 그는 아버지, 형과 함께 낚시여행을 하던 중 잊지 못할 선물을 얻게 됐다. 켄트는 “아버지, 형과 함께 배를 타고 근해에 나가 그물낚시를 하던 중 배 아래 말처럼 큰 물고기가 걸린 걸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넙치를 배 위로 올리려고 1시간 가까이 씨름을 했지만 이 과정에서 넙치는 죽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켄트는 30년 넘게 취미로 낚시를 했지만 자신의 키를 훌쩍 뛰어넘는 2.4m에 달하는 넙치를 잡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넙치의 무게는 211kg로, 세계 기록에 도전해 볼만한 무게였지만 펠리컨에서 잡힌 넙치는 규정상 무게기록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켄트는 “기록에 도전하지 못해 약간 아쉽긴 하지만 내 인생 최고의 월척을 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넙치를 직접 요리한 뒤 친구들을 초대해 근사한 저녁을 대접할 계획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오늘의 경기]

    ■프로야구 ●롯데-두산(잠실)●삼성-SK(문학)●LG-한화(대전)●넥센-KIA(군산 이상 오후 6시 30분) ■야구 회장기 대학 여름철리그전 결승토너먼트(오후 2시 목동구장) ■농구 MBC배 대학대회(오전 11시 김천체) ■핸드볼 SK코리아리그 플레이오프 ●용인시청-삼척시청(오후 2시 10분)●충남체육회-웰컴론코로사(오후 4시 이상 광명체) ■테니스 여름철대학연맹전(양구초롱이코트) ■스쿼시 금곡배 중고선수권대회(오전 10시 대덕특구복지센터) ■승마 광복66주년기념 대회(오전 8시 전북 장수승마장) ■골프 하이원리조트 오픈(하이원 골프장) ■씨름 학산 김성률배장사대회(오전 10시 마산체)
  • ‘조선 로열패밀리’ 문헌 한데 모였네

    ‘조선 로열패밀리’ 문헌 한데 모였네

    “이거, 참 잘됐네.” 이항증(72) 선생은 꼼꼼했다. “이곳 전체가 오동나무입니다. 오동나무는 습할 때 물기를 머금고, 건조할 때 물기를 내뿜는 습성이 있습니다. 3층 전시장은 앞으로 더 많은 기증 기탁자료들이 들어올 것을 대비해 천장 높이를 7.5m로 설계했습니다.” 앞서 가던 송순옥 국학자료팀장이 수장고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이 선생은 그 말 하나하나 다 확인해 보려는 듯 수장고 내부를 일일이 손으로 만져 봤다. 5일 경기 분당시 하오개로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에서 열린 장서각(藏書閣) 신축 개관식. 조선왕실의 모든 문헌이 집대성된 곳이다 보니 한중연은 또 한 가지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사대부 명문가의 문헌까지 모아 보자는 것. 왕실과 사대부를 합쳐 이른바 ‘조선의 로열 패밀리’를 집대성하겠다는 포부였다. 한중연은 이를 위해 227억원을 들여 장서각을 새로 지었다. 그러면서 고문헌을 기증한 43개 가문 가운데 8개 가문 대표들을 개관식에 초청했다. 이 선생은 이 가운데 한 명이다. 이 선생의 증조부는 석주 이상룡(1858~1932). 석주는 조선이 망하자 경북 안동에 있던 가산을 모두 정리하고 만주로 건너가 우당 이회영과 함께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고 상하이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인물이다. 때문에 유학을 공부한 조선 선비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책무) 전형으로 꼽힌다. 이후 집안은 파란만장했다. 아들 이준형은 일제의 회유와 협박에 내몰리다 결국 1942년 자살했고, 손자 이병화는 친일파와 손잡은 이승만 정권 반대운동을 벌이다가 1952년 숨졌다. 이로 인해 이 선생은 어린 시절 한동안 고아원을 전전해야 했다. 이 선생은 개인적 고난보다 증조부의 유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감이 더 컸다고 한다. “고문서를 많이 갖고 있는 분들은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도난, 멸실 걱정이 제일 컸죠. 증조부가 남기신 소중한 자취를 내가 잘못 다루면 어쩌나 전전긍긍이었어요. 증조부가 가산을 정리해 고향을 떠난 뒤 안동 임청각에 제대로 된 주인이 살아본 적이 없어요. 눈에 띄는 대로 가져가면 그뿐이었죠. 그나마 다행인 건 1970년대 중반인가, 일부 유물을 정리해서 고려대 박물관에 기증했습니다. 그게 언론에 보도되니 ‘이제 석주 집에는 더 볼 게 없다’며 도둑도 안 들어요. 그래서 한시름 놨죠. 하하하.” 그래도 결국 장서각 기탁을 결심했다. “솔직히 몇 년 동안 혼자 씨름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그래봤자 이걸 내가 지켜낼 방법이 없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기탁해버린 겁니다. 그 뒤 한중연에서 어떡하나 봤는데, 기록을 꼼꼼히 해제하더라고요. 동네 어르신이나 먼 친척분들이 그냥 하시는 말씀인 줄 알았던 것이 다 기록에 남아 있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장서각이 재정비됨에 따라 한중연은 ‘21세기 장서각 연구사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1년에 20억원씩, 5년간 100억원의 돈을 들여 보유하고 있는 왕실·사대부 문서를 전부 해제·정리하기로 한 것. 김학수 한중연 국학자료조사실장은 “새로 지은 장서각은 고문헌 보관에서부터 연구, 수리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면서 “갈수록 고문헌 보존이 어려워지는 세상이니 장서각을 믿고 (고문헌을) 맡겨 달라.”고 당부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5일 신축 개관한 장서각 수장고에서 송순옥 국학자료팀장이 ‘조선 왕실 족보’ 선원록(璿源錄) 편찬과정을 기록한 선원록의궤의 보관상태를 설명하고 있다(왼쪽). 내부가 모두 오동나무로 꾸며진 장서각 수장고 안에서 문헌 기탁자들이 문서 보관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용어클릭] ●장서각 고종이 황제국을 선포한 뒤 황가의 문서를 한데 모으기 위해 1908년 설립했으나, 일제에 흡수되면서 유명무실해져 버린 기관이다. 요즘 떠들썩한 외규장각은 규장각의 일부이고, 규장각은 이 장서각의 일부이다.
  • 가무악극 ‘화선 김홍도’ 배삼식 작가 인터뷰

    가무악극 ‘화선 김홍도’ 배삼식 작가 인터뷰

    “아, 그래요? 이게 뭐냐며 다들 걱정인데…. 하하. 하여튼 고맙습니다.” 대본 보자마자 인터뷰하고 싶어졌다, 했더니 반색한다.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를 다루는데 정작 김홍도는 없다. 김홍도는 없는데 김홍도는 다 들어 있다. 손진책 연출의 표현을 빌리자면 “참 영리하게 썼다.” 오는 8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무대에 오르는 가무악극 ‘화선(畵仙) 김홍도’ 얘기다. 극본을 쓴 배삼식(41) 동덕여대 문 예창작과 교수를 서울 태평로 서울신문 사옥에서 만났다. →국립극장이 하는 ‘국가브랜드’ 공연인데 영웅적이지 않아 인상적이다. -그런 도식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국가브랜드 공연은 자칫 위인전이나 민족주의로 흐를 위험이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김홍도는 비워두고 작품을 쓰겠다고 작정했다. 김홍도가 떡 하니 무대에 살아나오는 순간, 공연을 위한 작품(의 재미는) 망가진다고 생각했다. 작품 배경은 김홍도가 죽은 지 50년 뒤다. 주인공은 김홍도의 그림에 홀딱 반한 50대 영감 ‘김동지’와 ‘손수재’다. ‘동지’는 고어(古語)로 먹고살 만한 중늙은이를, ‘수재’는 노총각을 뜻한다. 두 늙은이가 아옹다옹하며 김홍도의 그림 속을 여행하는 것이 극의 중심 얼개다. →이색 접근법이라 말들이 많았겠다. -야단 많이 맞았다. 하하. 예술가 하면 고뇌와 갈등을 먼저 떠올리는데 내가 본 김홍도는 평생 보고 들은 것을 붓 안에 담아두고 싶었던 사람일 뿐이다. 그래서 작품에도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모습으로만 잠깐 등장시켰다. 김홍도가 왜 없냐고들 하시지만, 그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은 김홍도의 직접 출연이 아니라, 김홍도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들이 그림 속을 여행한다는 점에서, 영화 ‘전우치’가 떠올랐다. -그런가. 영화는 못봤다. 청나라 문인 포송령(蒲松龄)이 기이한 이야기들을 모아서 쓴 ‘요재지의’(聊斋志异)라는 책에 보면 그림 속에 들어갔다 나온 이야기가 있다. 거기서 힌트를 얻었다. →영화와 달리 무대 위에서 그림 속 여행을 표현해야 한다. 스태프들이 무척 힘들어 할 것 같다. (김홍도의 그림에 등장하는 새나 짐승들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무대에 투사할 계획이다.) -하하. 맞다. 기본적으로 김홍도의 그림이 살아움직이는 무대를 구상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브랜드 공연이란게 단발성이 아니라 몇년간 이어지면서 완성도를 차차 높여나가는 것이 아니겠나. 그렇게 발전해가길 바란다. →작품에도 잘 녹아들었지만, 김홍도에 대한 비판은 대개 두가지다. 문기(文氣)가 약하다는 것, 그가 그린 민속화 등장인물들이 모두 웃고 있는 것은 김홍도가 정조의 관제어용화가라서 그렇다는 점이다.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현실세계의 결핍을 보상받고자 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구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었다. 김홍도도 그런 마음을 담아 그림을 그렸고, 그걸 보는 사람들도 그런 면에 반한게 아닐까. 그리고 김홍도는 어릴 적부터 이름난 화가였기 때문에 평생을 주문제작에 매달렸다. 오늘날까지 전하는 것은 300점이지만, 실제로는 1만 2000여점 이상 그렸을 것이란 연구결과가 있다. 지금 남아 있는 것만으로 김홍도의 세계는 이런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말년에 선화(仙畵)를 많이 그렸다는 점도 참고했다. →두 늙은이가 여행하는 그림으로 ‘서당’, ‘씨름’, ‘무동’처럼 대중적 작품을 골랐다.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인가. -모든 그림을 다 보여줄 수는 없고 좋은 그림은 많고 하니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처음엔 말년 선화 한폭을 정해서 착상에서 완성까지의 과정을 풀어내는 방식을 생각했다. 그런데 국가브랜드 공연이고 하니 널리 알려진 작품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신 말년에 그린 추성부도를 작품의 시작과 끝에 배치했다. →공연계에서 독보적 작가로 꼽힌다. 그런 작가를 손진책 예술감독 때문에 국립극장이 너무 독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지난 작품 ‘3월의 눈’도 국립극장과 함께 했다. -나로서는 고마운 분이다. 10여년간 연출과 작가로 인연을 맺으면서 나를 단 한번도 가르쳐야 할 후배로 대하지 않았다. 언제나 같은 일을 하는 동반자로 여겨줬다. 개인적으로 ‘열하일기만보’(2007년작) 때가 최대 위기였다. 그 전엔 내 작품이 서사적 힘이 딸린다는 자괴감 때문에 내 공연도 내가 부끄러워서 끝까지 못봤다. 이것마저 안되면 작가 생활 접겠다 생각하고, 마지막이니까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 해서 쓴게 그 작품이었다. 그 때 손진책 연출이 이걸 어떻게 무대에 올리냐며 한달간 고민했다. 그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작가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은인이기도 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하하하. →올해 또 어떤 작품을 쓰나. -너무 많이 써서 고민이다. ‘3월의 눈’ 같은 경우 1주일만에 썼다고 바깥에다 대고 말하기는 했지만, 삼청동에서 6~7년 직접 살았던 경험과 언젠가 이런거 한번쯤은 써봐야지 하고 생각해왔던 오랜 구상이 함께 녹아들었기 때문에 1주일만에 쓸 수 있었던 거다. 빨리 괜찮은 작품을 써야 한다는 궁지에 몰리니까 그렇게 써지기도 하더라. 그렇게 오래 삭히고 묵혀야 좋은 놈이 하나 나오는 건데, 지금은 묵힐 시간이 없다. →그건 작가가 알아서 해결해야 할 고민이고(웃음). 잔인하겠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더 보고 싶다. -하하하. 안 그래도 하반기에 김동현 연출과 하기로 한 작품이 있다. 벌을 소재로 쓸 생각이다. 지난해 구제역으로 난리였는데, 그만큼 주목을 못받아서 그렇지 토종벌의 95%가 사라졌단다. 그걸 모티프로 이야기를 풀어가보고 싶다. 이번에 종강도 했으니 정말 정말 열심히 써야한다. →이러다 극본 청탁 피하려 절에라도 가는거 아니냐. -지난해 2학기 때부터 대학강의까지 맡았다. 강의하면서 쓰려니까 정말 힘들다. 진짜 그렇게라도 해볼까. 하하하. →극작가로서 10여년 살았다. 다 때려치우고 싶은 위기도 넘어섰고 위치도 단단하다. 궁극적으로 어떤 극작가가 되고 싶은가.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은 편견의 각축장이라는 점이다. 어느 누구도 단정적으로 옳거나 단정적으로 틀리지 않다. 작가 역시 매한가지다. 내가 세상을 안다, 그래서 무대를 통해 이런 세상을 보여주겠다 하는 순간 작가로서는 끝이라 생각한다. 세상 모든 주장을 하나의 편견으로, 동시에 나의 주장 역시 편견의 하나로 객관화시킬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싶다. 거기에 걸맞는 적당한 표현 형식도 구축하고 싶다. 아, 그런데 말하고 나니 너무 낯부끄러운 얘기다. 이거 쓰지 말아달라.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가난한 인간’만찍은 원로 사진작가 최민식

    [김문이 만난사람] ‘가난한 인간’만찍은 원로 사진작가 최민식

    작은 사진기에 흑백필름을 넣어 어깨에 둘러메고 1950년 중반부터 조국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그러나 사진기를 들이댔을 때 조리개를 통해 들어온 피사체는 다름 아닌 상처 입은 동족의 슬픈 얼굴이었다. 거리의 모퉁이에서 ‘호옥’ 하고 숨 한 번 쉬고 국숫발을 빨아 올리는 어린 여자 아이, 단지 살아남기 위해 이중삼중 뼈 휘는 노동을 해야 하는 여인, 조국의 번영을 말하는 선거 벽보 밑에서 막 잠이 든 가난뱅이, 하루 종일 일 나간 부모를 기다리다가 해 질 녘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 자선을 바라는 눈먼 걸인, 굵은 주름이 이마를 덮은 지친 노동자…. 원로 사진작가 최민식(83)씨가 쓴 사진 산문집 ‘종이 거울 속의 슬픈 얼굴’의 첫 부분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러한 슬픈 모습들이 카메라 앵글을 통해 가슴을 두드리는 멍으로 전해져 왔기에 최씨는 단 한 번도 ‘인간, 가난한 사람의 범주’를 벗어나 본 적이 없다. 하여 그가 찍은 사진에는 50여 년 동안 우리나라 서민들의 희로애락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를 주제로 그동안 펴낸 사진집만 14권에 달하고 사진작가로는 보기 드물게 사진 에세이집을 8권이나 발간한 것만 보더라도 그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잘 알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곧 9권째 사진 에세이집 ‘생각이 머무는 곳에 인생이 있다’를 출간할 예정이며 오는 10월 15권째 사진집을 발간하기 위해 한창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팔순을 훨씬 넘긴 나이에 어떻게 이런 열정이 나올 수 있을까. 장맛비가 내리던 지난 28일 서울에서 KTX를 타고 부산역에 도착했다. 전화를 걸었더니 대연동 어디로 오라고 했다. 잠시 후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해 기다렸다. 까만색 모자를 쓰고 카메라를 둘러맨 노() 사진작가가 시내 거리를 두리번거리면서 천천히 걸어온다. 평생 그랬던 것처럼 본능적으로 피사체를 찾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선생님, 어디 다녀오시는 길이세요.” “이 지역에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휴먼터치’라고 있어. 젊은이에서 칠순까지 모두 25명 정도 돼. 월 1회 모여서 사진 작업한 내용들을 평가하는데, 오늘이 그런 날이야. 나는 자문 역할을 해주고 있어. 거기 막 갔다 오는 길이야.” 노 작가는 그러면서 “여기서 한 100m쯤 가면 우리 집인데 그리로 가지 뭐. 옛날 집이라 누추하지만.”이라고 했다. 발걸음이 조금 빨라졌다. 하지만 시선은 습관처럼 지나가는 피사체를 응시한다. 그러다가 아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게 악수한다. 이어 작은 시장 골목으로 들어섰다. 과일가게 아저씨, 떡방앗간 주인이 머리를 숙이며 인사를 한다. 시장 골목에 내리는 비는 다른 곳보다 정겨웠다. 동행한 사진기자는 대선배의 모습을 카메라에 분주히 담았다. 잠시 후 노 작가의 자택에 도착했다. 흔히 시내 변두리 골목에서 보았음 직한 아담하고 작은 1층 단독주택이었다. 노 작가의 서재 안으로 들어서자 베토벤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누가 그렸을까. 노 작가가 웃으면서 대답한다. “내가 직접 그렸지. 먹화야.” 솜씨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기야 그가 2년 동안 일본에서 미술 공부를 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베토벤 그림 옆에는 세계적 지휘자로 명성을 날렸던 레너드 번스타인의 사진이 놓여 있었다. 시선을 그쪽으로 옮기자 노 작가는 잠시 번스타인이 지휘했던 음악을 틀면서 “사진만 한다고 뭐가 되는 게 아니야. 음악도 알아야 하고 미술도 알아야 하고.”라고 말했다. 그러는 사이 서재(노 작가는 창고라고 했다)에 있는 책들을 잠시 살폈다. 철학, 미학, 사회학, 세계 각국의 사진집 등 정치와 경제 분야만 빼놓고 모든 분야의 책들이 꽂혀 있는 것 같았다. 정말로 이 책들을 다 읽었을까. “5년 전에 국가기록원과 약속을 했어. 내가 죽은 후에 이 책들을, 아니 이 창고에 있는 모든 자료들을 기록원에 기증하기로 말야. 내 눈과 손이 안 닿았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 다들 애지중지 여기는 것들이지. 내가 즐겨 들었던 귀한 클래식 엘피판만 해도 1000장이 넘어. 50년 넘게 휴머니티만 찍은 사진은 말할 것도 없고…. 내가 알기로는 역대 대통령이나 추기경 외에 일반 개인의 자료가 기록원에 들어가게 되는 것은 처음이야.” 2000년에 받은 옥관문화훈장이 새삼 돋보였다. 서재에 있는 각종 서적은 1만여 권에 이른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등 인간을 주제로 한 책이 가장 많이 눈에 띄었다. 그는 “이 창고 때문에 우리 집사람이 사는 공간이 좁아졌지.”라며 웃는다. 인터뷰를 하면서 노 작가의 눈동자가 나이에 비해 예사롭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눈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할 터. 그래서 비결을 물었다. “눈이 아직도 밝아. 5m 밖의 피사체는 선명하게 보이지. 간판의 전화번호, 사람의 표정까지 다 읽을 수 있어. 내 나이가 84살이거든, 동료들은 다 갔어. 다들 사진을 못 찍어. 나는 선천적으로 타고났나 봐.(웃음)” 별도로 운동하는 것은 없다고 했다. 그저 시간만 되면 사진 찍고 원고 쓰고 하는 것이 전부라고 했다. 요즘에는 카메라 메고 어디로 다닐까. 여전히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란다. 주변 산동네, 자갈치 시장, 부전시장 등을 비롯해 밀양, 언양, 청도까지 가서 시장과 농부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물건을 사고파는 모습도 놓치지 않는다고 했다. 가까운 곳은 혼자 걷고, 먼 곳은 가끔 후배들과 함께 버스나 기차를 타고 동행한다. “그냥 가난한 사람을 찍는다고 해서 뭐가 되는 것은 아니야. 체험이 있어야 해. 아니면 책을 읽어서 간접 체험이라도 쌓아야 해. 또 역사를 알아야 하고…. 사진은 리얼리즘이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마음으로 찍어야 해. 요즘에는 이런 것들을 외면한 채 그저 출품만 염두에 두고 쉽게 만들 생각만 하고 있지. 포토샵만 가르치고….” 이런 연유에서 노 작가는 지금도 대학 강단은 물론 도서관과 구청문화원 등에서 사진 예술과 기법, 마음의 자세 등에 대해 열정적으로 강의를 한다. 틈틈이 지방 출장을 나가는 경우도 있다. 이달 25일에는 동강사진미술관에서 강의할 예정이다. 노 작가에게 왜 50여 년 동안 가난한 사람만 찍었느냐고 물었다. “동정심이나 측은지심인 아닌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고발이야. 고난과 시련을 겪는 인간으로서의 아픔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었지. 사람들로 하여금 직접 사진 속에 담겨 있는 인물의 고통에 직면하게 했어. 이것은 비참하고 불쌍하다는 동정적 의미보다 인간이 누리고 있는 삶의 존엄성을 일깨워주는 아픔이기도 해.” 인간의 존엄성을 표현하는 것이 그들을 위한 의무라고 생각한 데서 출발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어린 시절 겪었던 가난의 경험도 깔려 있다. 12살 때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셨고 아버지마저 씨름을 하다가 다리를 다쳐 절름발이가 되자 어린 최민식은 직접 소작농일까지 해야 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을 나온 그는 품팔이, 공장생활, 지게꾼을 비롯해 안 해본 것이 없었다. 그렇게 거리를 전전하다가 6·25전쟁 때 참전한 뒤 1955년 평소의 꿈인 화가가 되기 위해 일본으로 밀항해 도쿄에 있는 중앙미술학원 야간부에 다녔다. 그러던 중 우연히 사진집 ‘인간 가족’을 발견했다. 이 사진집은 2차대전 때 해군장교로 활약했던 사진작가이자 미술관 기획자이기도 했던 에드워드 스타이컨이 편집한 것으로 인간의 출생과 성장, 사랑 등의 내용을 담은 것이었다. 이것이 계기가 돼 미술 공부를 포기하고 사진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1957년 가을 그는 중고 카메라 세 대와 부속품, 수십 권의 사진집을 구입해 밀항으로 부산에 도착했다. 몇 달 후 미국인 신부가 운영하는 자선회에서 사진사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찾아가 실기 테스트에 합격했다. 이후 사진의 주제를 ‘가난한 사람’으로 정하고 지금까지 ‘휴머니즘’에 천착해 왔다. 고충도 적지 않았다. 박정희 정권 때는 ‘가난한 사람’을 사진에 담는다고 해서 여러 불이익을 받기도 했다. 지금의 노 작가에겐 어떤 꿈이 있을까. 아프리카 우간다 난민촌에 가서 그들의 아픔을 카메라에 담아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이 일을 하고자 얼마 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찾아갔지만 거들떠보지도 않아 섭섭한 마음으로 그냥 돌아서야 했다. 유니세프라는 완장이 있으면 안전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살아 생전 어떻게 해서든 우간다 난민촌에서 가서 그들의 모습을 기필코 담겠다고 강조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사진작가 최민식은 1928년 황해도 연안에서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평남 진남포 군수공장 기능자 양성소에서 공부하며 공장 일을 했다. 1945년 광복 이후 서울에서 식당 일과 넝마주이, 지게꾼 생활을 했다. 6·25전쟁 때에는 참전해 청진까지 북진했다. 1955년 일본으로 밀항해 도쿄 중앙미술학원에서 공부했다. 1957년 귀국한 후 독학으로 사진 연구에 몰두하면서 인간을 소재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1962년 대만국제사진전에서 처음으로 입선한 후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 20여 개국 사진 공모전에서 220점이 입상 및 입선됐다. 아울러 1970년부터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7개국에서 15회 이상 개인 초청전을 가지며 해외에도 이름을 널리 알렸다. 1968년 개인 사진집 ‘인간’ 1집을 낸 후 지금까지 14집을 냈다. 사진집 외에 산문집 ‘종이 거울 속의 슬픈 얼굴’, 사진 에세이집 ‘사람은 무엇으로 가는가’를 펴냈다. 이 밖에 ‘리얼리즘 사진의 사상’ ‘작품 사진 연구’ ‘세계 걸작 사진 연구’ 등 다수가 있다. 주요 수상으로 부산시 문화상(1967), 예술문화대상(1987), 옥관문화훈장(2000), 동강사진상(2005), 국민포장(2008), 부산문화대상(2009) 등 1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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