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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들의 친절과 폭탄주에 놀라”/ 포스코 입사 한달 중국인 새내기 4人

    “(삐끼들이)길거리에서 라이터나 일회용 티슈를 나눠주는 것이 처음엔 이상했어요.”(짜오춘라이) “길을 물을 때마다 열정적으로 가르쳐주는데 놀랐어요.그런데 저에게도 많은 한국 사람들이 길을 물어 보더라구요.”(류휘팡) “물가가 중국보다 비싼 줄은 알았지만 쇠고기 가격은 해도 너무 하더라구요.”(거잉쯔) 지난 달 28일로 입사 한달째를 맞은 포스코의 첫 중국인 ‘새내기’들은 그동안의 한국 생활을 이같이 밝히며 회사 적응에 애쓰는 모습이다. 이들은 포스코가 중국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칭화(淸華)대,베이징(北京)대 등 명문 대학에서 뽑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현재 전공 분야에 따라 서울 본사와 포항제철소에 배치돼 실무 경험을 쌓고 있다. 포스코 서울본사에 배치된 이들은 짜오춘라이(趙春來·23),루방량(陸邦亮·28),거잉쯔(葛英姿·여·28),류휘팡(劉惠芳·여·23) 등 4명.아직 한국말과 업무에 미숙한 점이 많아 자랑할 것이 없다고 하지만 배우겠다는 열정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첫 월급 너무 좋아요” 지난 25일 첫월급을 받은 뒤라 노동의 대가로서 충분한 지 물었다.거잉쯔는 “부모님에게 용돈을 보내드리고 저축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여서 만족스럽다.”며 “다만 서울 물가가 예상 외로 비싸 더욱 아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구체적으로 얼마나 받느냐고 묻자 “포스코와 계약할 때 연봉은 밝히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이들의 일상은 포스코의 여느 사원보다 분주하다.철강 업무가 복잡한 데다 용어마저 생소해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게다가 매주 3차례 한국어 수업도 있어 공부량은 대학 시절과 비슷하다고 입을 모은다.루방량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청년 취업난이 대단히 심각하기 때문에 하루에 5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최근 노조의 파업에 대해 우려 섞인 의견도 내놓았다.짜오춘라이는 “중국 기업들은 대부분 국가 소유여서 종업원들이 공무원으로 인식,파업은 거의 없는 편”이라며 “그러나 한국은 노동자들의 파업이 잦아 회사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술 문화에 대해서는 이해 못할 부문이 많은 듯 다들 고개를 저었다.류휘팡은 “중국의 젊은 세대들은 독한 술보다 맥주를 주로 즐긴다.”며 “하지만 한국은 맥주보다 소주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폭탄주는 왜 마시는 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루방량은 “맥주와 콜라를 섞는 가짜 폭탄주를 마셔본 적은 있다.”면서 “기회가 생기면 폭탄주도 마셔보고 싶다.“며 호기심을 내비쳤다. ●아직은(?) 바른 ‘생활맨’ 꽉 짜여진 스케줄 속에서도 이들은 한국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주말에는 외출을 많이 한다.한강 시민공원에서 또래의 한국 젊은이들과 함께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기거나 주변 공원을 산책한다.그러나 한국의 향락적(?) 문화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바른 ‘생활맨’으로서의 자세가 넘친다. 중국에서는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당원(공산당)처럼 살아라.’고 한다.지금은 많이 퇴색됐지만 당원은 모범이라는 단어와 동일시된다고 한다.그래서인지 업무를 익히고 한국말 배우기에 여념이 없다. 류휘팡은 “답답하고 그럴 때는 쇼핑을 많이 하지만 아직은 재미없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한국 생활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친구도 사귀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고 속내를 내비쳤다.거잉쯔는 “외로움을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고향 생각이 날 때면 나도 모르게 과식을 한다.”면서 “살이 찔까 걱정”이라며 젊은 여성답게 몸매에도 신경을 썼다. 모두 미혼인 가운데 유일하게 애인이 있는 짜오춘라이는 “일본에서 공부하고 있는 여자 친구와 국제 통화를 자주한다.”며 “전화비가 꽤 나올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들은 또 포스코의 ‘우향우 정신’에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포스코맨’이 다됐다.류휘팡은 “우향우 정신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책임감을 고취시키기 위한 고육책이었다.“면서 “치열한 경쟁 세계에서 이같은 정신 자세는 아직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에 대한 애정 섞인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포스코의 중국내 위상은 삼성과 LG 등 한국의 대표 기업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는 것.특히 포스코에 입사하겠다는 뜻을 부모님께 알렸을 때는 다들 말렸다는것이 공통된 의견이다.짜오춘라이는 “철강회사로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포스코이지만 브랜드 파워는 약하다.”면서 “그래서 더욱 우리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영기획실과 마케팅전략실,자동차강판 판매실,제선원료실 등에서 3∼5년간 실무를 익힌 뒤 포스코의 중국 진출에 ‘선봉장’으로 활약할 예정이다.포스코의 이같은 기대에 포부도 당당하다.짜오춘라이는 “석탄분야 전문가로서 포스코 성장에 동력원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거잉쯔도 “포스코와 포스코 차이나를 잇는 교량 역할을 충실히 다할 것”이라며 “통상전문가로서 포스코의 중국 기반 구축에 ‘밀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씨줄날줄] 추기경의 고언

    김수환 추기경은 이 땅의 정의와 양심의 상징처럼 우뚝 서 왔다.그는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정신적 지도자다.천주교 울타리 안에만 머물지 않고 세상속으로 들어와 사랑과 정의를 실천했다.그가 27일 창간한 인터넷신문 ‘업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햇볕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노무현 대통령 정부에 쓴소리를 했다. 김 추기경은 “햇볕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자세와 체제엔 아무 변화가 없고 오히려 민족공조를 내세우며 남남분열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햇볕정책의 취지는 바람직하다.북한을 국제사회의 양지로 나오게 할 필요가 있다.햇볕정책은 한때 남북화해의 큰 흐름을 만들어냈다.그러나 햇볕정책의 빛은 희미해졌다.빛을 가리는 것은 북한이었다.북한의 체제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많이 변한 쪽은 오히려 남한이었다.북한은 적이 아니라 같은 민족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북한은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악용했다.북한은 남북의 민족공조를 앞세우며 남남갈등을 부추겼다.북한을 둘러싼 남쪽의 진보와 보수세력의 갈등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그러나 남북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김 추기경의 지적대로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통일이념과 국민적 공감이다.통일지상주의나 어떤 통일인가를 묻지 않는 몰(沒)체제적 통일론은 경계해야 한다. 김 추기경의 정부에 대한 고언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그는 “처음엔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는데 그 기대가 자꾸만 무너진다.대통령 특유의 소신이 나라와 민족을 그릇된 길로 이끌어가지 않기를 빌고 있다.”고 말했다.대통령의 소신은 필요하다.대통령은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소신이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점이다.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자꾸 떨어진다는 것은 그의 소신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권위주의의 단맛을 뿌리친 것은 대단한 결단이다.과거 지도자들은 권위주의에 탐닉해왔다.그 권위주의가 사회를 왜곡시켰다.지금의 혼란은 탈권위주의로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인 측면이 있다.그러나 대통령의 권위까지 잃어서는 안 된다.권위와 권위주의는 다르다.노 대통령은 치유와 통합의 권위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창순 논설위원
  • 김진표號 6개월 전문가 조언/정책 오락가락… 강한 리더십 주문

    김진표(金振杓) 부총리가 이끄는 ‘경제팀’이 25일로 출범 6개월을 맞았다.야당의 반대속에서도 4조원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이끌어내는 등 공로도 적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는 ‘평균 이하’다.그러나 지나간 성적표보다는 앞으로의 점수가 중요한 법.‘김진표 경제팀’의 성적 향상을 위해 전문가들이 던지는 쓴소리를 들어보았다. ●대통령·국무총리,경제부총리에게 지나치게 간섭하지 말라 한양대 나성린(羅城麟) 교수는 “최근의 경기침체는 비경제적 요인,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 핵심참모들로 대변되는 ‘정권’의 문제에서 비롯됐다.”면서 “김 부총리를 위시한 정통 경제관료들이 이를 수습하느라 애를 쓴 것은 사실이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했다.김 부총리가 경기도 살리고 정권의 비위도 맞추려다 보니 정책의 일관성을 잃고 혼선을 거듭해 왔다는 것이다.나 교수는 “이를 개선하자면 무엇보다 정권이 김진표 경제팀에 힘을 실어줘야 하지만 이같은 힘을 얻어내는 것도 부총리의 능력”이라고 강조했다.이어 “국무총리도불필요하게 경제팀에 대해 간섭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면서 최근 항간에 파다한 고건 국무총리와 김 부총리의 ‘부조화’를 꼬집었다.이같은 정권의 신뢰를 바탕으로 단기대응보다는 국가경쟁력 강화 등 중장기적 경제철학을 세워나가는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제팀 수장으로서의 ‘카리스마’ 회복하라 서강대 김광두(金廣斗) 교수는 “부동산 가격 폭등과 노사문제 악화가 김진표 경제팀의 최대 실책”이라면서 “미시적으로는 세무조사를 통해 부동산가격을 잡으려 하면서,거시적으로는 금리를 내려 부동산 가격상승을 조장했다.”고 꼬집었다.김 교수는 “김 부총리 본인이 세제 전문가로서 금융정책에 취약한 데다 나이도 젊어 부처간 조정능력의 한계를 안고 있지만 특유의 합리적 처세술로 리더십을 회복하라.”고 주문했다.또 ‘토론 공화국’이라는 냉소가 생겨날 정도로 참여정부의 주요 경제정책 결정이 TF(태스크포스)팀회의에 계류돼 있다며 공무원 신분의 한계상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TF 남발에 대해 과감히 ‘노’(NO)하는 용기도필요하다고 말했다. ●‘총선 차출설’로 어수선한 경제팀 분위기 쇄신 필요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健) 전무는 350만명을 돌파한 신용불량자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고,투신사 구조조정 등 남은 기업·금융 구조조정 마무리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역설했다.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金尙祚) 교수는 “김 부총리의 내년 총선 출마설로 경제팀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출마 여부를 빨리 명확히 해 새 경제팀 진용을 짜는 것도 대책이라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
  • YS “盧정권은 무능·무지”/“얼마나 더 나라 망칠지” 독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취임 6개월을 맞은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나라가 존망의 기로에 있는데 대통령이란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했다.김 전 대통령은 22일 옛 통일민주당의 국장급 이상 당료 출신 모임인 ‘민주동우회’의 속리산 단합대회에 박종웅 의원을 통해 전달한 격려사에서 “참으로 무능하고 무지하고 대책없는 정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지금 광복 이후 극심했던 사회혼란상이 재연되고 있는데 (현 정권은)이 어려움을 타개하려는 생각이나 의지나마 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경제,안보,외교,교육 어느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으며 만인의 만인에 대한 노골적인 투쟁만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대중씨가 망쳐 놓은 나라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김대중씨에 이어 나라를 얼마나 더 망쳐놓을지 불안해 하는 국민이 너무나 많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박정경기자
  • 검사 ‘몰카’ 파문 / 정치권 반응

    여야는 현직 검사의 몰래카메라 수사에 대해 각각 ‘개탄’과 ‘유감’을 표명했다.하지만 공세의 초점은 달랐다.민주당은 몰카 사용이라는 ‘비정상적’ 수사방식에,한나라당은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수사의 ‘본말전도’를 문제삼았다.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외부 감찰의 필요성을,한나라당은 권력의 외압과 은폐 척결을 주장했다. 여야 모두 검찰이 문제라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검찰 견제 필요성 제기 검사 출신으로 검찰 공격에 앞장섰던 민주당 함승희 의원은 20일 “한 검찰 고위인사와 통화했는데 ‘개탄스럽다.’고 하더라.”면서 “이래서 법무부의 검찰 감찰권 등 외부의 합리적 견제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정대철 대표 소환과 권노갑 전 고문 구속 등으로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웠던 검찰을 이참에 손보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엿보인다. 판사 출신의 민주당 조배숙 의원은 “의욕적으로 수사하려다 그런 결과를 낳은 데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불법하게 수집한 증거는 채택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영원한 ‘쓴소리맨’인민주당 조순형 의원도 “몰카는 잘못된 수사방식으로 검찰 내부 기강이 확립되지 않은 사례”라고 원론적으로 지적했다. ●양길승은 없고 몰카만 남아 한나라당은 “양길승은 사라지고 몰카만 남은 것 같다.”는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홍준표 의원은 “검사가 범죄적 수단을 사용한 것은 유감스럽지만 사건 본질은 양길승 전 부속실장의 뇌물향응 여부”라면서 “검찰이 내부고발자 수색에 전력투구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주요 당직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검사가 막으려 했던 ‘외압’이 어떤 것인지도 함께 밝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홍사덕 총무는 “권력주변에 있는 사람이 중범죄자 수호천사로 있으면 보호받는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면서 “굿모닝시티 주범도 돈을 준 여당 고위인사 이름을 다 털어놨다는데 검찰이 이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해 정기국회 때 권력주변의 비리의혹을 집중 파헤칠 뜻을 밝혔다. 박승국 사무부총장은 “교통위반을 찍어오면 3000원씩 주기도 했는데 그것도 몰카였다.”고 혀를 찼다.문제의 검사가 얼마나 파렴치하게 연루됐는지는 모르지만 과연 몰카 방법만 놓고 봤을 때 어디까지 문제가 되는지 가치관이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자민련 유운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현직 검사의 책임도 물어야 하지만 향응사건 자체에 대한 진상조사에 수사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권노갑파문 여야 모두 “춥다 추워”

    ‘권노갑 파문’이 여의도 선량(選良)들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사건의 파장이 워낙 메가톤급이라,여야 계파 구분없이 대다수 의원들은 납작 업드려 숨을 죽이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민주당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이전에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신·구주류 의원들이 기자실을 찾아와 신당과 관련한 입장을 강변하는 통에 시끄러웠다.하지만 지난 11일 밤 권 전 고문이 체포된 이후 기자실에 나타나는 의원은 거의 없다.14일 열린 당무회의에서 험악한 몸싸움이 있긴 했지만,참석자는 전에 비해 훨씬 적었다.정족수 미달로 회의 시작이 10분이나 지연되기도 했다. ●구주류 ‘직격탄' 신주류 ‘유탄' 우려 권 전 고문과 가까운 구주류는 ‘직격탄’의 사정권에 들어 있어서,권 전 고문으로부터 총선 때 자금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신주류는 ‘유탄’을 맞을까봐 몸을 사리고 있는 형국이다.오죽하면 평소 가차없이 ‘쓴소리’를 내뱉던 의원들마저 이 문제에 관한 한 입을 닫고 있는 지경이다. 특히 ‘권노갑 장학생’으로 거론되는 일부 신주류 의원들은 기자들이 다가서면 필요 이상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어떤 의원은 “왜 그런 것을 물어 보느냐.”며 버럭 신경질을 내기도 한다.몇몇 386의원은 ‘양심고백’을 함으로써 선수를 치는 방안도 심각히 고려하고 있으나,되레 역효과만 얻을까봐 선뜻 결심을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신주류 강경파의 모태(母胎)격인 ‘바른정치모임’ 소속 초·재선 의원들은 지난 13일 아침 긴급 회동을 가졌으나,뚜렷한 대책 없이 “당분간 사태를 지켜보자.”는 의견만 교환했다고 한다.사건의 폭발력이 그만큼 강하다는 방증이다.신주류측 관계자는 “너무 어마어마하고 예측불허인 사건이라,다들 입조심 몸조심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구주류의 경우 입을 열고 있는 의원들은 권 전 고문의 측근과 2000년 총선 당시 당직을 맡고 있던 의원 등 주로 동교동 구파 출신이다.반면 한화갑 전 대표를 비롯한 동교동 신파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지난 주부터 신당논의에 적극 참여할 뜻을 밝혔던 한 전 대표는 14일 당무회의에는 아예 나오지 않았다. ●야 의원도 “표적되면 어쩌나” 전전긍긍 한나라당 의원들의 속내도 편치 않은 것 같다.당직자들의 공식발언과 성명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는 식의 강경 일변도지만,막상 의원총회에서나 개인적으로는 입을 열길 꺼린다.정치권 관계자는 “야당 의원이라고 ‘비자금’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면서 “모두가 언제든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청와대 “나설 입장 아니다”

    대법관 인선 파문과 관련,청와대가 최종영 대법원장이 제청하는 후보를 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한나라당은 14일 강금실 법무장관의 대법관후보 제청 자문위원직 사퇴를 비판하며,3권 분립에 따라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존중돼야 한다고 미리부터 청와대의 제청 거부 가능성에 쐐기를 박았다. 청와대도 사법부와의 갈등설이 불거지는 것을 우려한 듯 “3권 분립과 사법부의 개혁이 모두 중요하다.”면서도 “청와대가 나설 입장이 아니다.”고 사태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시민단체와 국민 여론이 관건 청와대는 일부 언론이 ‘제청거부 시사’ 등을 보도하자 “사법부 개혁을 청와대가 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나설 입장이 아니다.”고 강조했다.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제청을 받아봐야 알지,지금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두고보자고 거듭 밝혔다.윤태영 대변인도 “사법부 내부 문제에 대해 청와대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제청이 오면 그때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정팀 다른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보수적인 대법원과 개혁적인 재야 법조계의 정면 충돌”이라며 “노 대통령의 뜻은 다 알지 않느냐.개혁적으로 가야 한다는 것”라고 말해 내부적으로는 ‘제청 거부’ 여부를 고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대법원장 제청권 간섭 말아야 국회 법사위원장인 한나라당 김기춘 의원은 “대법관 제청자문회의는 자문기구로서 충분히 의견을 개진하되 최종 판단은 대법원장이 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영선 대변인은 “시대 변화와 개혁의 목소리를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이를 ‘자기사람 심기’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미스터 쓴소리’로 통하는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대법원장의 제청을 대통령이 거부하면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민주당 신주류측 한 의원은 “궁극적으로 사법부 개혁을 많은 국민들이 바라고 있고 그 출발점은 인사 혁신에서 시작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문소영 이지운 기자 symun@
  • 쏟아지는 쓴소리 /임금은 ‘세계일류’ 기술은 ?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타결로 15년차 생산직(40대 초반) 연봉이 평균 6000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국내 현실을 감안 할 때 너무 심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정작 현대차측은 “돈 잘 버는 회사가 돈을 많이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는 반응이다. 그러나 현대차가 2005년까지 세계 자동차 업계 5위(현재 7위) 진입을 목표로 삼은 만큼 잉여금을 ‘곶감 빼먹듯’ 해선 안된다는 쓴소리가 쏟아지고 있다.지금처럼 R&D(연구개발) 투자에 소홀할 경우 ‘5위 목표’는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따라잡을 경쟁 상대는 많은 데 ‘일류 흉내’만 내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기술 수준은 10년 이상 격차 현대차의 R&D투자나 차세대 자동차 개발 수준은 한참 뒤떨어져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총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 비율은 포드 5.7%,혼다 5.5%,도요타 4.5%인 반면 현대차는 3.5%에 불과했다. 도요타는 1997년 세계 최초로 저공해자동차인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개발,일본과미국 등에 이미 판매 중이며,내년에는 ‘프리우스’ 2세를 출시한다.포드도 내년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이스케이프’의 하이브리드 모델 2만대를 내놓는다.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양산은 2010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구매력 평가 인건비 6만6710달러 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의 인건비는 4만 261달러였다.GM은 6만달러,도요타는 8만 8824달러였다.그러나 1인당 인건비를 구매력 평가 환율 기준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구매력평가 인건비란 근로자가 임금을 받아 실제 일상 생활에 얼마나 보탬이 되는지를 따지는 척도다.구매력 평가 인건비는 현대차가 6만 6710달러로 GM(6만달러),포드(6만 8140달러)과 비슷한 수준.세계 7위 업체가 1,2위 업체와 같은 수준인 것이다. 국민소득에 견줘보면 현대차의 인건비는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현대차의 2001년 1인당 인건비는 3만 2401달러로 1인당 국민소득의 3.64배였다.혼다(9만 56175달러)는 2.9배,도요타(8만 8824달러)는 2.69배,포드(6만 6737달러)는 1.87배다. 한양대 기계공학부 선우명호 교수는 “현대차가 세계 일류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1인당 생산대수를 크게 늘려야 한다.”면서 “인기 차종의 생산라인과 비인기 차종 생산라인 직원을 서로 바꿔 작업의 유연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진 윤창수기자 geo@
  • 정상영 회장의 남다른 ‘MH사랑’/ 작년 개인빚 500억 지급 보증

    지난 4일 타계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은 지난해 말 개인 빚을 갚지 못해 파산위기에 몰린 적이 있다.그러나 이 빚은 형제나 처가쪽이 아닌 삼촌인 정상영(사진) 금강고려화학 명예회장이 대신 갚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파산위기 겨우 모면 6일 현대 및 금융계에 따르면 고 정 회장은 1998년 계열사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교보생명과 국민은행 등에서 빌린 500억원 가운데 만기가 도래한 부채를 갚지 못해 파산위기에 몰렸다.정 회장은 이 빚을 2001년부터 상환해왔으나 올해초 도래분은 개인자산이 거의 없었던 정 회장으로서는 갚을 능력이 없어 친인척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정 명예회장은 흔쾌히 모 생명보험사에 지급보증을 서 파산위기를 모면케 했다.이 과정에서 20억∼30억원 상당의 서울 성북동 정 회장 자택에 근저당이 설정됐다.당시 형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이 용인 땅 등을 매입해주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틋한 조카사랑 정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막내 동생.형의 성격을 닮아 직선적인 그는큰 형님인 정주영 회장에 대한 존경심과 현대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실제로 정 명예회장은 2000년 ‘왕자의 난’ 때도 조카들에게 화해하라고 쓴소리를 가장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또 ‘왕회장’ 타계 직후 서산농장에 200여만평의 기념관을 짓자는 얘기를 처음 꺼낸 장본인이기도 하다.현대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현대전자 농구단을 인수해줬다. 현대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의 위상약화와 몽(夢)자 형제들의 불화를 가장 안타까워하는 친지 가운데 한 분”이라면서 “고 정 회장에 대한 지원도 이같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조순형, 정책의장에 쓴소리/ ‘집단소송제’ 여야 합의안 비판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민주당 조순형(사진) 고문이 6일 증권관련 집단소송법과 관련,정세균 정책위의장에게 쓴소리를 했다.국회 법사위 소위원회가 지난달 23일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은 2004년 7월부터,2조원 미만 기업은 2005년 7월부터 집단소송제를 시행토록 의결했는데,30일 여야 정책위의장들이 2조원 미만 기업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키로 합의한 데 대한 비판이었다. 법사위 소속인 조 고문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사위 소위원회의 의결에도 불구,정책위의장들이 2조원 미만 기업에 대한 집단소송법 적용을 유보키로 한 것은 국회의 체면에 손상을 끼친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2조원 이상 기업은 현재 87개에 불과하며,주가조작·허위공시·분식회계 등은 주로 2조원 미만의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했다.이에 정 의장은 “경제계에서 법사위 소위원회 통과안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어 법사위 전체회의 때 검토해 달라는 취지였으며,입법권한을 침해하려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그러나 조 고문은“그래도 정책위의장들이 언론에 일방적으로 발표하면 국민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질책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與중진, 브레이크 없는 盧비판

    여당 중진의원들의 ‘대통령 비판 발언’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몇달 전만 해도 조순형·김성순 의원 등 몇몇이 우회적으로 ‘쓴소리’를 내뱉는 정도였지만,정대철 대표 파문과 위도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는 구주류,신주류 할 것 없이 연일 번갈아 가며 청와대를 공격하고 있다.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초유의 정치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정균환 원내총무는 31일 자신의 지역구인 위도 문제와 관련,“현행법으로는 현금보상을 할 수 없는 데도,정부가 할 수 있는 것처럼 사기쳤다.”는 극언과 함께 “참여정부를 한 사람만의 독식물로 착각해선 안된다.”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노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앞장섰던 추미애 의원도 “위도 사태에 무책임하게 대응한 산자부장관과 행자부장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대선 직후 “민주당 해체”를 주장했던 추 의원은 어느 순간부터 신당파와 거리를 두기 시작하더니 갈수록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비판수위를 높이고 있다. 호남에 일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한화갑 전 대표도 전날 “DJ(김대중 전 대통령)를 모태로 한 민주당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됐으면서도 당을 해체하겠다는 것은 부도덕한 짓”이라며 노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재야출신으로 노 대통령과 지지기반이 겹치는 김근태 의원은 지난 28일 “사람들이 ‘노 대통령이 임기를 제대로 마칠 수 있겠나.’라고 걱정한다.노 대통령의 지지층이 거의 없는 것 아니냐.”고 ‘아프게’ 꼬집었다. 대선 당시 선대위원장이었던 정 대표도 최근 굿모닝시티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자 “대선자금 200억” 발언과 “청와대 비서진 문책” 주장으로 대통령을 곤경에 빠뜨렸다. 정치가 이렇게 변한 직접적 원인은 노 대통령의 지지도 급락으로 여겨진다.당장 내년 총선에서 표를 얻어야 하는 의원들로서는 ‘대통령 때리기’가 민심을 얻는 데 가장 효과적 수단이 될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의원들이 대통령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상향식 공천제 도입으로 노 대통령은 공천권을 행사할 수 없는 형편이다.더욱이 노 대통령은 3김씨와 같은 지역기반도 없다.아울러 검찰권으로 의원들을 겁주던 시대도 지났다.노 대통령은 ‘검사와의 토론’을 기점으로 검찰권을 스스로 포기했고,이는 정 대표 사건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상황 변화에 대해 “입법권 독립”이라는 긍정 평가도 있고,“여당 책임정치 실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민주당의 한 중도파 의원은 “원래 반노(反盧) 입장이던 의원들은 그렇다치더라도,대선 때 노 대통령을 찍어달라고 앞장서 호소했던 사람들이 정권 초부터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대통령에게 돌을 던지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이번엔 김성순 ‘쓴소리’ / “盧대통령 국정 측근에 의존”

    김성순(사진) 민주당 지방자치위원장도 노무현 대통령 비판에 가세했다.그동안 “보고할 것 없다.”는 말 외에 별다른 입장표명을 하지 않던 그가 28일 확대 간부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측근이라는 제한된 사람들에 의존해 국정에 임해서는 안 된다.대통령이 아니라 소통령이 되어 간다는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핵 폐기물 처리장 선정,새만금 사업,동계올림픽 유치를 둘러싼 무주군민의 강원도청 항의시위 등 주요 국책사업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대책을 꼬집은 것이다.그는 “대통령은 민주당이라는 큰 집에서 나왔다.당을 존중해 줘야 한다.정부가 일방적으로 가면 당도 독자적 생존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핵 폐기물 처리장 선정에 따른 주민보상 문제에 대해 “현금보상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용산 미군기지를 평택이나 오산부근으로 옮긴다 하는데 그러면 그쪽 주민들도 개인당 현금보상을 해달라고 할 것 아니겠느냐.”면서 “당과 한마디 협의도 없이 어떻게 현금보상얘기가 나왔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윤진식 산자부 장관은 사퇴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의원은 이상수 사무총장의 검찰총장 국회출석 추진 발언에 대해서도 “시민입장에서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지적했다.당 대표 소환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마당에 그같은 발언은 오해받기 십상이라는 이유에서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CEO에 듣는다

    국내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느끼는 기업현실은 어떨까?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의 불투명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CEO들은 일반인들보다 경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요 CEO로부터 기업 경영의 ‘현실’과 청사진’을 들어봤다. ■이윤우 삼성전자 사장 반도체시장 “국내에 국한된 이슈로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닙니다.정부는 정책방향이 기업활동의 활성화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제 발전을 이끌어간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윤우(李潤雨)삼성전자 반도체(DS·디바이스 솔루션)총괄 사장은 우리 경제 여건상 정부정책은 기업경영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정부측에 쓴소리를 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국내 기업끼리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세계적인 기업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기술력,마케팅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당장 정부와 기업,국민이 힘을 합치지 않으면 10∼20년 뒤 국내 산업계의 장래를 기약할 수없다는 얘기다. 이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삼성 반도체 신화의 산증인’이다.1968년 삼성전관(현 삼성SDI)에 입사해 76년 삼성반도체(현 삼성전자)로 옮긴 뒤 줄곧 외국 경쟁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반도체 기술개발 경쟁을 주도해 왔다. 반도체 전문가답게 반도체산업의 미래에 대한 그의 신념은 확고하다. “현재는 전체 소비시장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2.5%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먹고 마시는 것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 반도체가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활용 범위가 오락·자동차·의료장신구 등 일상생활 분야로 확대되면서 2020년이면 세계 시장 규모가 현재의 20배에 이를 것입니다.” 그의 분석대로라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1600억달러였으니 17년 뒤에는 3조 2000억달러로 불어나게 되는 셈이다. 그는 또 “전체 산업에서 신규 이머징산업(새로 떠오르는 산업) 분야를 빼고 두자릿수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산업은 반도체밖에 없다.”면서 “반도체는 우리나라가 10년 이상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는 유망 산업”이라고 반도체 예찬론을 폈다. 세계 IT(정보기술)경기의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세계 IT산업을 견인할 기업체들의 정보기기 수요와 회복이 더디다는 점을 가장 큰 요인으로 들었다.하반기에도 미국 등 주요 시장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다만 하반기 IT경기는 크리스마스 수요 등 계절적 요인 덕분에 상반기보다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다. “반도체 부문만 놓고 보면 아직 수년의 기술격차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하지만 중국은 이미 0.25㎛(마이크로미터) 분야 기술을 확보했고,곧 0.18㎛ 미세공정까지 진입하는 등 기술발전 속도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습니다.더이상 추격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첨단기술의 연구·개발과 우수인력의 조달 시스템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특히 인재육성과 관련,“한때 세계 메모리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했던 일본 반도체업체들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은 인재 육성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라며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우위를 지켜나가려면 창의성 있는 기술인재를 양성하는 게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단순한 것이 최고(Simple is the best)’라는 경영소신을 갖고 있다.서글서글한 외모만큼 호탕한 성격과 거침없는 업무처리 방식으로 유명하다.기술적인 호기심도 대단해 새로 나온 디지털 카메라나 PDA 등 첨단제품을 보면 직접 써봐야 직성이 풀린다.그래서 ‘얼리 어댑터(early adapter)’ ‘상품 뜯어보기’로 유명한 이건희 삼성 회장과 성격이 비슷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흑자경영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가장 좋은 제품을 가장 낮은 원가에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평소 직원들에게는 “품질만은 절대로 타협하지 말라.”고 강조한다.한 달의 절반 정도를 외국에서 보내느라 많은 업무를 임원진에게 위임했지만 품질만은 지금도 직접 챙긴다. 이 사장은 향후 한국 반도체산업의 유망 분야로 반도체 장비와 반도체 재료를 꼽았다.특히 “반도체장비는 국산화율이 60%에 이를 정도로 경쟁력이 있는 분야”라면서 “그러나 아직도 노후기술을고집하는 한 미래는 있을 수 없다.”면서 “인수·합병(M&A) 등 장비업계의 구조조정에 더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건승기자 ksp@ ■우남균 LG전자 사장 - 디지털 TV 글로벌 톱 “10년 내지 20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욱 강화된 디지털 사회가 될 것입니다.새로운 산업구조가 형성된다는 얘기지요.” LG전자 디지털디스플레이앤미디어(DDM)사업본부장인 우남균(禹南均) 사장의 미래 진단은 ‘디지털’로 요약된다.그는 10∼20년 후 세계는 기존 산업사회의 패러다임과는 다른 디지털에 의한 지식기반의 사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연히 국내 산업계도 이런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새로운 IT와 제조업의 시너지 창출로 산업구조를 고도화해 세계 일류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 사장은 LG전자에서 디지털TV 등 각종 디지털제품군(群)을 총괄하고 있다.IT경기와 연관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전세계 IT 경기는 컴퓨터 기기와 반도체 관련 장비를 중심으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여기에다 점차 회복세를 보여주는 미국의 IT 및 경기지표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부터 수출환경은 호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회복 국면으로 접어든 IT 경기를 기반으로 2005년 전세계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5% 이상을 달성,디지털TV 분야에서 글로벌 톱 수준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또 디지털TV 및 AV기기 그리고 통신기기가 융합되는 ‘디지털 컨버전스’ 그리고 ‘유비쿼터스 네트위킹’을 사업환경의 ‘키워드’로 설정,이를 적극적으로 준비중이다. 그는 전세계 디지털산업 시장을 리드하기 위한 당면과제로 국제표준 기술의 확보를 내세웠다.국제 표준 기술의 확보가 해외시장 진출 및 향후 기술개발에서도 국제적인 우위를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그가 역설적으로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디지털컨버전스 시대에는 ‘독불장군’이 있을 수 없으며 업종과 성격이 다른 기업,심지어는 경쟁 관계의 기업과 함께 어떻게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일을 만들어 가고 문제를 해결하느냐가 경영활동의 중요한 부분이된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현재 대내외적으로 여러가지 난제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글로벌 무한경쟁체제,과격한 노동운동….급격한 환율변동도 그중 하나다.그러나 이를 헤쳐나가야 할 방도를 제시하는 것이 CEO의 역할이기도 하다. 우 사장은 특히 환율변동으로 인한 기업경영의 불투명성을 ‘기술력’으로 정면돌파하고 있다. “LG전자는 수출 비중이 70%가 넘는 전형적인 수출업체입니다.대부분의 수출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환율변동이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해 왔던 것이 사실이지요.그러나 제품의 첨단 기술력,기업의 신뢰도 등을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군’의 수출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대외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환율변동이라는 수출의 장애요인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부에 대한 ‘고언’도 잊지 않았다.그는 “정부가 북핵 위기와 금융시장 혼란 등에 따르는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기업 및 가계,그리고 외국인 투자가의 불안정한 심리를 해소하는 데 역점을 두기를 바란다.”면서 “기업의 투자심리를 되살리기 위한 각종 규제완화 등의 제도적 조치들도 시급히 성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턱밑까지 파고든 중국의 추격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PDP,LCD TV 등 첨단 디지털분야 제품군에서 중국은 아직 기술격차가 있다고는 하지만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는 중국의 무서운 추격을 인정하면서도 “중국의 위협이 상당한 수준이지만 현재 중국에 비해 앞서 있는 사업적,기술적 역량을 바탕으로 부가가치가 큰 사업영역에서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에 ‘화두’가 된 우수인재 발굴과 관련해서는 지식이 뛰어난 사람보다는 성품과 직업관을 더 중시한다는 견해다.그는 “중요한 일을 하고 그 일에 열정과 재미를 느끼고 있으면서 자신만의 만족이 아닌 타인과 조직에 가치를 더해줄 수 있는 사람을 우수인재로 볼 수 있다.”면서 “미래의 경영자 자질이 있는 재목들을 미리 발굴해내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글로벌 인턴십을 운영하면서 우수인재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개혁적이면서도 중용 대안언론 희망 본 두해”민용태 고대 교수의 대한매일 사랑

    TV에서의 날카로운 인상과는 달랐다.17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 집에서 운동복 차림으로 기자를 맞은 고려대 민용태(閔鏞泰·60) 서어서문학과 교수는 넉넉한 이웃집 아저씨의 모습 그대로였다.그러나 대한매일을 손에 들고 우리 사회와 언론 시장을 해부하는 민 교수는 어느새 ‘비판적 지식인’으로 돌아와 있었다. ●“일부 거대 신문에 환멸을 느꼈습니다” 민 교수가 대한매일을 본격적으로 접한 것은 5년 전이라고 했다.민 교수는 “98년 출범한 국민의 정부를 극단적으로 폄하하는 일부 거대 신문에 환멸을 느꼈다.”면서 “그동안 구독했던 C일보를 끊고 대한매일과 인연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민 교수가 바라보는 일간 신문은 ‘하루의 진리’를 담는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매일 펴내다 보니 주로 그날의 뉴스를 쫓아가는 숙명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때문에 신문은 어쩔 수 없이 대중의 본능과 호기심을 자극,인기를 얻으려는 보도 행태인 센세이셔널리즘에 영합하게 된다고 민 교수는 지적했다. 그러나 동시에 신문은 대다수 한국인이 함께 보는 유일한책이기도 하다.공기로서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민 교수는 “편파적 신문은 독자들에게 식상함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고 꼬집었다. 민 교수가 생각하는 ‘공명정대한 신문’은 사실 자체를 보도하는 것.동시에 하나의 사안에 대해 양쪽 입장을 고루 보도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민 교수는 “대한매일에서 공평무사한 신문의 전형을 발견한다.”고 밝혔다. 민 교수는 그 예로 지난해 10월 불거져 나왔던 ‘DJ 노벨상 로비설’과 최근의 ‘김운용 동계올림픽 무산설’을 들었다.그는 “대한매일은 다른 언론과 달리 사실에 기초하여 상반된 양쪽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보도했다.”고 평가했다.민 교수는 “국익과 관련된 사안에서 객관적인 보도 태도는 언론의 생명과 같다.”면서 “언론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객관성을 헌신짝처럼 내버린 채 마녀 사냥을 일삼는 언론은 이미 존재 근거를 잃어버린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대안을 제시하는 신문이 돼야 민 교수는 “언론은 비판도 중요하지만 대안 제시 기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이성적인 비판에만 치중하다 보면 도덕적인 대안 제시라는 공기로서의 의무에 소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 교수는 대신 언론이 좀더 거시적이면서도 긍정적인 눈으로 사회를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사안 하나하나에만 매몰되다 보면 여론을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민 교수는 “개혁적이면서도 중용을 지켜 나가는 대한매일이 한국 언론의 새로운 방향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민 교수는 “대한매일에는 특종은 많지만 여론을 이끌 ‘스타 필진’이 부족한 것 같다.”고 충고했다.개인 필진과 매체는 ‘밀고 당기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갖고 있는 만큼 대한매일의 미래를 위해서는 독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스타 필진’을 꾸려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문화면에서는 정보 전달뿐 아니라 깊이 있고 풍요로운 해설에 좀 더 치중해 줄 것을 주문했다. 민 교수는 “독자들이 자전거가 아닌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신문을 선택하게 되면 그 나라의 문화적 수준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면에서 대한매일은 나의 대안이자 동시에 우리 국민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정대철 파문 / ‘Mr. 쓴소리’조순형 “與대선자금 밝혀야”

    민주당 조순형(사진) 의원은 14일 당 대선자금 파문과 관련,“공신력 있는 외부회계법인 실사를 통해 국민 앞에 실체를 밝히고,잘못이 있다면 정치적으로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여당 의원이 자기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대선자금에 대해 ‘법적 책임’ 당위성을 거론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조 의원은 이날 확대당직자 회의에서 이상수 사무총장이 대선자금에 대해 해명하는 것을 못마땅한 표정으로 지켜보다가,“대선자금으로 당이 창당 이래 가장 큰 위기에 처해 있는데,총장이 문건도 없이 구두로 얘기하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면서 당 차원의 진상 공개를 촉구했다.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조 의원이 ‘당내 제1호 금기사항’이나 다름없는 대선자금을 건드리고 나서자,회의장은 일순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한다.그는 “이 문제는 내년 총선까지 이어지고,노무현 대통령 재임기간인 4년7개월 동안은 물론,퇴임 후에도 계속 따라다닐 것”이란 말도 했다. 조 의원은 그러나 오랜 지기(知己)인 정 대표에 대해서는 비판을삼갔다.오히려 “당 대표의 검찰 출두 문제는 당 차원에서 나서 조율해야 하는데,제대로 예우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이 총장을 나무랐다. 이에 이 총장은 “오늘 중으로 검찰과 출두시기 문제를 조율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폴리시 메이커]김상인 행자부 조직정책과장

    “위인설관(爲人設官)식 정부 조직·인력 개편은 결단코 반대하겠습니다.” 정부 부처의 조직과 인력 개편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김상인(金相仁·46) 행정자치부 조직정책과장의 소신이다.조직·기능개편을 앞두고 있는 중앙부처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김 과장의 말 한마디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조직은 뼈,인사는 살” 김 과장은 행시 26회로 지난 83년 공직에 입문한 뒤 총무처와 행자부에서 정부조직 분야를 담당했다.자타가 공인하는 ‘정부조직 전문가’인 그는 조직을 ‘뼈대’,인사를 ‘살’에 비유한다.그는 “참여정부가 추진하는 정부혁신은 정부의 필요한 기능을 진단한 뒤 적절한 조직과 인물을 배치하는 과정”이라면서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이듯이 조직에 인사를 맞춰야지,인사에 조직을 맞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이어 “조직과 인력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툴(tool)일 뿐 완성을 위한 목표는 아니다.”면서 “조직과 인력은 정책적 판단에 따라 늘 바뀌고 신축적으로 운영돼야 하기 때문에 참여정부의 방향성에 맞는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조직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국민을 위한 행정서비스 인력을 늘리는 방향으로 인력을 재배치하는 데 업무의 중점을 두고 있다. 그는 정부부처의 조직과 인력을 총괄하다 보니 부처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각 부처가 주어진 인력을 고도화하는 작업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선결 과제라는 것이다.그는 “각 부처는 새로운 행정수요가 발생하면 조직과 인력을 요구하지만,기능이 축소된 분야에 대해서는 손을 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같은 관행을 없애고 인력 재배치를 통한 관리·운영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기능 중심의 개편 조직정책과는 18부·4처·16청·9위원회의 조직 개편과 소속 공무원 57만 6506명의 인력 배치를 책임진다.정부위원회·산하단체에 대한 관리와 책임운영기관제 운영,조직진단 등도 그의 업무다. 김 과장은 행정개혁위원회(88년·6공화국)와 행정쇄신위원회(93년·문민정부)에서 근무하면서 정부 조직·인원 관련 노하우를 체득했다.참여정부에서는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그는 “철저히 기능 중심의 기구·인력개편을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초 대통령직인수위 시절에 4개 부처를 제외한 모든 정부 부처가 기구 확대 및 인력 증원을 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했다.요청인력만 16만여명에 달했다.이같은 ‘우후죽순’ 증원요구에 대해 김 과장이 어떤 그림을 그릴지 주목된다. 장세훈기자 shjang@
  • “대통령은 말을 아껴야”/ ‘미스터 쓴소리’ 조순형 민주당 의원

    “대통령이 못해 먹겠다고 했는데,밤낮 바른말만 하려니 굉장히 부담이 많아요.집사람에게 나도 ‘미스터 바른말’ 노릇 못해 먹겠다고 했어요.” 정치권의 ‘미스터 쓴소리,미스터 바른말’로 불리는 민주당 조순형(68) 의원의 고충 토로다. 그는 정치권에서 몇 안되는 2세 정치인이다.자유당 시절 야당 대통령 후보였던 유석 조병옥 박사의 3남 2녀 중 막내로 작고한 조윤형 전 국회부의장이 둘째형이다.11대 정계에 진출,낙선한 13대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5선을 기록 중이다. 그를 국회도서관 의원 열람실에서 만났다.‘특별한 것이 없으면서도 특별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 의원은 아침 9시30분이면 어김없이 의원회관으로 출근,책을 읽거나 대정부 질의서를 직접 작성하고 저녁은 대부분 집에서 먹는다.의원회관에 가면 가장 만나기 쉬운 의원으로 통할 정도로 대인 관계에 적극적이지 않다.별다른 취미생활도 없다.골프는 아예 하지 않고 휴일엔 그냥 집에서 쉰다.아주 평범한 듯한 그가 5선을 기록하면서 주목받는 정치인으로 꼽히는 것은 우리정치풍토에서 이례적이다. ●“언행 불일치는 존경 못받아”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를 묻자 “여전히 존경을 못 받는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국가나 국민의 이익을 따지기보다는 개인적 이익이나 정파적 이해관계만 추구하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이를 바로잡을 자정기능이 부족한 것도 문제고….” 그의 입바른 소리는 계속됐다.“정치권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자정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아마도 지연·혈연·학연으로 연결된 사회,웬만한 잘못은 덮어주고 관용을 배푸는 게 미덕으로 간주되는,고발하는 것은 금기시하는 사회문화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이런 풍토를 의식해서인지 그는 후원회를 잘 열지 않는다.“15,16대 선거 앞두고 4년에 한 번 정도 했어요.경비가 들어 안할 수 없더라고요.사실은 매년 해야 하는데 돈 가져오라는 것이나 다름없어 미안해서요….” “지역구와 국회일정이 겹치면 국회가 우선이죠.유권자에 대한 성의가 부족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민선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있으니 그분들이 앞장서서 하도록지원하고 저는 국회의원 직분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책임총리제 안한 것 잘못”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성품이 소탈하고 솔직하지 않습니까.과거 대통령을 둘러싼 관행이나 권위주의를 탈피하려는 것은 평가받을 만합니다.어느 정도 성공도 했고요.과거엔 군림하고 야당과 접촉도 전혀 안했는데 야당과 직접 대화하는 것은 드문 일 아닙니까.” 이어 질타도 잊지 않았다. “국정운영은 시스템에 의해 해야 합니다.검사와의 토론 등 이익집단의 요구가 있으면 직접 담판하는 것은 정상적인 국정운영 방식이 아닙니다.또 대통령의 발언과 방침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해 혼란을 가져온 것도 적지 않습니다.본인이 책임총리제를 강조하면서 안한 것도 잘못입니다.국가운영의 기본은 법과 원칙입니다.NEIS,화물대란,한총련,공무원 노조 등 집단행동에 밀려 이를 훼손해선 안됩니다.” 그는 특히 대통령이 신중히 발언할 것을 당부했다.“대통령은 말을 아껴야 해요.품위있고 위엄있고 절제된 용어를 사용해야 합니다.비속어는 안되죠.국가원수로서 언어생활에 모범을 보여줘야 합니다.가급적 원고에 의해서만 발언해야 됩니다.” 대통령은 말하는 자리가 아니라 많이 듣고 현명하고 공정한 결정을 내리는 자리라는 게 그의 결론이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盧정부 코드人事는 측근정치”민주 박병윤의원 쓴소리

    민주당 박병윤(사진) 의원이 1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현 정부의 인사를 ‘코드 맞추기 인사’라고 비판하면서,중국 덩샤오핑과 미국 빌 클린턴의 인사 스타일을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덩샤오핑은 문화혁명 때 역적으로 몰려 추방됐지만,마오쩌둥의 문화혁명으로 중국 경제는 엉망이 됐고,결국 덩샤오핑이 다시 등장해 중국을 문명대국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또 “미국에서도 가장 진보적인 클린턴 대통령이 가장 보수적인 공화당계 원로경제인인 그린스펀을 기용해 찬란한 신경제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당내 대표적 보수성향으로 분류되는 박 의원은 “새 정부 들어 낯선 실세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경제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경륜이 검증된 낯익은 얼굴들을 실세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코드 맞추기 인사는 타파해야 할 측근정치·파벌정치와 일맥상통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지금 항간에는 코드가 안 맞는 은행과 공기업 임원을 물갈이하기 위해 뒷조사를 한다는 얘기가 돌아 경제 불안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연기자
  • “정치권 특검흔들기 안됩니다”/ 이용호게이트 수사 차정일 前특검 ‘쓴소리’

    “정치권이 특검을 흔들어서는 안됩니다.” 지난 2002년 ‘이용호 게이트’의 특검 수사를 진두지휘한 차정일(사진) 전 특별검사의 일침(一針)이다.대북송금 특검팀의 수사에 간섭하고 있는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다. 차 변호사는 10일 “이용호 특검 때도 정치권으로부터 공개적인 방해를 받았다.”고 밝혔다.그는 “대북송금 특검수사가 미묘한 사안이라 수사팀의 정신적 부담과 마음고생이 심할 것”이라면서 “외부에서 뭐라고 하든 특검팀은 독립성을 유지하고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 변호사는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하며 대통령 친인척과 여권 고위 인사들을 줄줄이 사법처리하는 개가를 올렸지만 그때도 정치권의 공세 때문에 힘들었다고 했다.차 변호사는 “당시 여당 총무가 ‘특검팀이 도덕성을 상실한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할 때 가장 어려웠다.”고 밝히면서 “국민들의 신뢰와 관심이 없었다면 수사를 제대로 마무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국회에서 특검법 수정은 정쟁의 뒷전으로 미뤄 놓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특검 수사를 흔드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
  • “건보 재정통합 위헌 소지”

    “기형적인 건강보험과 고비용·국민 불편의 의약분업 시스템을 개편하면 연간 4조원은 절감할 수 있다.” 대표적인 ‘통합반대론자’로 알려진 김종대(전 보건복지부 기획관리실장) 경산대 객원교수가 건강보험통합 및 의약분업과 관련해 오랜만에 쓴소리를 쏟아냈다.서울시 제1회 의사의 날인 3일 ‘국민건강보험,무엇이 문제이고 해법은 없는가’라는 제목의 특별강연을 통해서다. 김 교수는 우선 7월1일로 예정된 건보재정 통합방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그는 “가입자간 단일보험료 부과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채 직장보험과 지역보험의 재정부터 먼저 통합하는 것은 마치 도로통행료를 징수하는데 한 사람은 몸무게를 기준으로,다른 사람은 키를 기준으로 하는 행위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근로자와 자영업자간 보험료 부담의 평등이 담보되지 않은 건보재정통합은 의료파탄의 새로운 요인이 될 것이란 경고도 덧붙였다. 김 교수는 특히 정부의 통합방안으로 할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할 의무가 없다고 강조했다.이어 “조직통합에 이어 보험재정까지 통합되면 가입자를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구분할 이유도 없고,구분해서도 안된다.”면서 “사용자가 부담해온 근로자보험료 50%는 근로자에게 임금으로 돌려주고 이에 상당하는 보험재정은 지역보험처럼 국고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무엇보다 재정통합 이후에도 사용자에게 근로자보험료(50%)를 부과시킨다면 헌법상 평등권에 명백히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현재 심사평가원,정부,공단 등으로 보험기능이 복잡하게 나눠져 있는 것을 현실에 맞게 개편하고,불요불급한 부분에 대해서만 의약분업을 하는 쪽으로 시스템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올해 기준으로 연간 4조 167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면서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대폭 줄이고,보험급여 범위는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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