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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23년째 무료급식 한길봉사회 김종은 회장

    [이사람] 23년째 무료급식 한길봉사회 김종은 회장

    3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의 한 건물 지하 1층.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80여명의 노인들에게 환갑을 앞둔 초로의 남성이 허리굽혀 꾸벅 인사한다.“어머니, 아버지들.‘불효자는 웁니다’란 노래 아시죠. 같이 불러보세요. 그래야 머리도 맑아지고 밥맛도 좋아지거든요.”구성지게 울려퍼지는 노래가락에 30평 남짓 급식소는 금세 활기로 가득찬다. ●23년째 이웃돕기…봉사계의 대부 한길봉사회 김종은(58) 회장은 23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삼시 세끼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해왔다. 크지 않은 의류생산업체를 운영하면서 번 돈을 모두 노인봉사에 바쳐왔다. 무료급식 외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해 수시로 이동목욕차량과 이동이발소를 운영한다. 집없는 노인들에겐 스스로 집을 구해 방세, 생활비, 쌀까지 갖다 준다. 지난해 한해 동안 100명이 넘는 노인에게 무료로 백내장 수술을 시켜줬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김씨는 네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 남이 버린 음식을 주워다가 겨우 연명하던 어머니는 결국 아들을 고아원에 보냈다.“굶어죽지는 말아야지.”라며 아들과의 생이별을 택했다. 하지만 고아원에서는 굶주림보다 더 끔찍한 매질에 시달렸다. 견디지 못하고 초등학교 5학년 때 도망나와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역 대합실에서 거의 걸인 생활을 하며 먹고 자기를 석달 남짓. 딱하게 여긴 파출소 소장이 남대문 근처 한 의류공장에 자리를 알아봐 줬다. 청소걸레부터 잡았다. 더 이상의 배움은 없었다. 공중화장실 한칸을 보금자리로 삼고 하루에 20시간씩 일만 했다. 얼마후 성실성을 인정한 사장의 눈에 띄어 기술을 배웠고, 열일곱살에 꿈에 그리던 재단사가 됐다. 생이별을 했던 어머니를 다시 만났다. 노인 무료급식을 시작한 것은 35세 때인 1983년. 처음엔 노인 6명에게 밥값을 주었지만 이를 불량배들이 빼앗아가는 것을 보고 직접 음식을 배급했다. 김씨의 봉사활동에 가장 기뻐한 것은 어머니였다.“서러움 중에 배고픈 서러움이 가장 큰 것”이라면서 아들을 격려했다. 김씨의 어머니는 2002년 아흔한살로 세상을 떴다. ●“돈이 어디서 나와서?”간첩으로 오해받기도 그동안 험한 일도 많이 당했다. 지금처럼 천연동의 버젓한 건물에 무료급식소가 자리를 잡기까지 염천교 등 여러 곳을 전전했다. 지난해에는 서대문구 독립문공원에서 무료급식을 했지만 구청에서 공원 분위기를 흐린다며 나가달라고 했다. 다행히 한 종교단체의 도움으로 지난해 8월 지금의 천연동 급식소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지금도 주민들의 항의나 불량배들의 훼방을 심심찮게 받는다. 급식에는 월 4000만원 가까이가 들어간다. 하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은 한푼도 받지 않는다. 남의 돈 받아서 대접하는 것은 심부름이지 진짜 봉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끔 김씨를 돕겠다며 돈봉투만 남기고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 김씨에게 큰 힘이 된다. 무작정 퍼주다 보니 간첩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 보안사와 안기부에서 여섯번이나 찾아와 3∼4일씩 조사를 하고 갔다.“무슨 돈이 있어서 이렇게 몇년씩 무료로 급식을 하는 것이냐. 사이비 종교단체에서 대주는 것 아니냐.”며 뒤를 캤다. 하지만 결국에는 조사하던 사람들이 다 김씨의 정성에 감복을 하고 돌아갔다.‘한길봉사회’라는 이름도 1987년 안기부 직원이 “선생님이 진짜 애국자십니다. 앞으로도 봉사 한길만 걸어주십시오.”라면서 붙여줬다. ●어버이날 생색내기 꼴보기 싫어 5월 들어 무료급식소가 다소 한산해졌다. 어버이날이 다가오자 여기저기서 행사를 한다며 노인들을 데려갔다.“어버이날만 되면 어르신들 모셔가려고 해서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 팔이 빠질 지경이지요. 카네이션 열송이 스무송이 달아주면 뭐합니까. 그 돈으로 차라리 밥 한끼 대접하는 게 낫죠. 따뜻한 손길 말 한마디가 제일 필요한 분들인데.” 김씨의 쓴소리는 계속된다.“구청에서 효부상을 받은 며느리도 집에선 시어머니 끼니도 안 챙겨드리고 구박한답디다. 생각 같아선 효자법을 만들어서 부모에게 불효하면 징역을 살게 했으면 싶어요.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노인이 되는 건데.” 회사에서 시켜서 억지로 나와 봉사하는 젊은이들은 한두번 나오다 만다.‘높은 분의 부인’이란 사람이 밤에 쌀 몇포대를 주고 가서 다음날 아침 열어보니 벌레가 득실거리는 썩은 쌀이었던 적도 있다. 그럴싸하게 서류 꾸며 정부 지원금 타 쓰는 사람들을 볼 때도 김씨는 분노한다. ●“그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공장일로 번 돈은 노인들을 위해 쓰고 정작 아내에게 생활비로 건네주는 건 한달에 100만원이다. 며칠 전에는 자기가 입다 해진 속옷을 아내가 입고 있었다. 가슴이 미어졌다. 두 아들(32세,30세)도 전에는 아버지의 퍼주기식 봉사에 불만이 컸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어릴 적 어렵게 살았던 이야기를 듣고선 이해하게 됐다. 지금은 매월 적게나마 아버지를 돕고 있는 든든한 후원자다. 10년 넘게 김씨를 돕고 있는 한길봉사회 김금태(44)과장은 “김 회장의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건지 봉사의 도를 넘어 헌신의 경지”라고 말했다. 매일 봉사를 하면서 힘이 들어도 그의 별명처럼 늘 ‘헬렐레’ 웃기만 하는 김씨를 보면 숙연해질 뿐이다. 어버이날을 앞둔 4일 김씨는 노래자랑대회를 마련했다. 모든 노인들에게 운동복을 선물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꼭 껴안고 쓰다듬는 그의 손길엔 한없는 사랑이 묻어난다. 그의 나눔의 끝은 어디일까.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사설] 평택 갈등 현장에 군 투입 안된다

    미군기지 이전을 둘러싼 평택시 팽성읍 일대 주민들과 국방부 간의 갈등이 깊어가는 가운데 국방부가 군 병력 투입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그제 밝혔다. 다음달 10일쯤 모내기가 시작되므로 그에 앞서 공병부대와 경비지원 병력, 용역업체 등을 동원해 철조망을 설치하고 부지 기초공사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주민들과 마찰이 있다고 해서 군 병력을 투입해 해결하려고 하니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국방부의 다급한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한·미 양국의 합의에 따라 추진되는 미군기지 이전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인정한다. 그렇더라도 물리적 충돌이 불 보듯 뻔히 예상되는 지역에 군 병력을 투입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국방부는, 군인들과 주민들이 직접 부딪치는 일은 절대 없게끔 완벽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쉽게 장담할 부분이 아니다. 현장에서 시위가 격해져 만의 하나 민·군 사이에 유혈 사태가 벌어진다면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지난 세월 민·군의 충돌이 빚은 비극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우리는 이 사태와 관련해 모든 책임을 국방부에만 떠넘기고 수수방관하는 듯한 정부에도 쓴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치안·질서 유지를 책임진 지역 경찰청장은 지난 13일 “국방부가 철조망을 설치하고 주민 접근을 막기 위해 경찰 경비를 요청해도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마당에 미군기지 이전 같은 큰 사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부터라도 정부 각 부처가 할 일을 명확히 나눠 책임을 지면서 미군기지 이전이 큰 후유증 없이 마무리되도록 배전의 노력을 해야 한다.
  • [옴부즈맨 칼럼] 가공·종합으로 기사 질 높여야/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최근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조카가 이메일을 보내왔다. 질문인즉 이랬다. “신문이 방송이나 인터넷 매체 등 뉴미디어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는 영역으로 심층취재를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심층취재물은 주간지가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의견을 묻는 내용이었다. 나는 이렇게 답변했다.“주간지의 기사는 거의 모든 기사가 심층 취재물이어야 한다. 그렇지만 하루 200여건의 기사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신문은 모든 기사를 심층물로 채울 수만은 없다. 하루 두세 가지 아이템 정도면 된다. 나머지는 그날그날 뉴스를 전달하는 스트레이트 기사, 사설, 칼럼 등 의견기사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신문이라고 할 수 있다.”이렇게 말했지만 뭔가 개운치 않았다. 독자들은 하루 한두 가지의 심층물을 쉽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신문에서 하루 차별화된 읽을거리 세 건만 있으면 성공이다.”라고 한 원로언론인 이성춘씨의 고언이 떠올랐다. 4월6일자 서울신문의 ‘월드이슈’가 하나의 방안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신문사의 국제면은 위성방송을 통해 CNN이나 BBC월드와이드 시청자들이라면 크게 새로운 것이 없다. 서울신문은 이날 12면 전면을 할애해 일본, 미국, 중국과 프랑스의 젊은이 취업률 문제를 다각도로 분석해 보도했다. 단일 사안도 종합하면 좋은 읽을거리가 되는 사례였다. 3월17일자에서는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라는 면을 통해 프랑스 젊은층이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빠져나가는 실상을 상세히 소개했다. 25%에 육박하는 프랑스 젊은층의 실업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권당이 내놓은 최초고용계약(CPE)법안의 배경과 이를 계기로 불붙은 프랑스의 대학생 시위를 밀도 있게 진단했다. 이 법안은 독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안이다. 대체적으로 보수적 입장을 견지하는 신문은 학생들의 시위를 부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진보적 입장을 견지하는 신문은 미국식 신자유주의에 대한 프랑스 국민의 위기의식이 이런 시위를 불러일으켰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서울신문을 꼼꼼히 읽은 독자들이라면 두 심층보도를 통해 실업문제의 전 세계적 심각성과 그 해결책을 나름대로 정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12일자에 이탈리아 총선결과 보도가 0.07% 포인트 차이의 초박빙 승부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선거에서 패배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아파트 재개발 사업 경력을 거쳐 3개 민영방송과 명문 축구구단 AC밀란을 소유한 거대 재벌 정치인이다. 그의 경력과 사업, 선거결과를 우리의 상황과 비교해 분석해 볼 수 있는 사안이었지만 단순 전달한 기사로 끝내 아쉬웠다. 지난 4월8일자에서 모든 신문들은 신문이 정보선택의 가장 앞선 매체라는 긍정적 조사결과를 대서특필했다. 하지만 결과 해석에 무리가 있었다. 신문구독률이 40% 초반대로 떨어진 시점에서 1주일에 3일 이상 신문을 보는 독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놓고 그런 해석을 한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았다. 물론 신문읽기는 여타 매체를 접하는 것보다 바람직하다는 주장은 전적으로 옳은 진단이다. 하지만 해석이 다를 수 있는 특정 사안에 대해 무리하게 독자를 끌고 가려는 신문보도, 나아가 언론보도의 오만이 언론을 멀리하는 요인이라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조순 전 서울대 교수가 보수신문들이 우리 독자들의 수준을 중학교 2학년 수준으로 끌어내렸다는 쓴소리가 서울신문만은 예외가 되길 바란다. 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 강금실 ‘쓴소리 입당’

    “경계 허물기에 주력한다.”▶“포용하는 정치하겠다.” 강금실 전 장관이 6일 열린우리당 평당원으로 입당하면서 던진 화두는 ‘포용 정치’다. 하루 전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모든 경계를 허물겠다.”는 것이 정치 신인으로서 개인의 철학을 밝힌 것이라면, 입당식에서는 정당인이자 예비 시장후보로서 철학을 제시한 셈이다. 강 전 장관은 이날 “우리당이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집권여당으로서 성숙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면서 “개혁과제를 제시하는 방법과 순서가 국민의 공감대를 얻지 못해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쓴소리를 던졌다.“(개혁의 과제를)국민에게 강요한 측면이 있다.”고도 했다. 이에 따른 강 전 장관의 해법은 ‘포용’으로 귀결됐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가 가능한 유연한 정당을 강조했다. 최근 김재록 게이트 공방과 문화방송 토론 프로그램 불참 사유도 ‘포용 정치’의 연장선에서 내린 결론으로 풀이된다.7일 이명박 서울시장의 최대 업적인 청계천을 방문하기로 한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그러나 서울시장 후보의 출사표로 읽히기엔 거대담론에 가깝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 국민을 상대로 한 ‘대권 후보’ 메시지라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빨리 강금실의 포지셔닝을 찾아야 한다. 서울시장 선거는 정치 선거가 아니라 행정 선거다. 서울시장 후보에 걸맞은 강금실만의 매니페스토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입당식은 강 전 장관이 ‘코드 색상’으로 내건 보라색으로 철저히 통일됐다. 보라색 넥타이까지 맨 정동영 의장은 입당 환영사에서 “서울의 강풍(康風)과 경기도의 진동(陳動)이 5·31지방선거에서 강진을 몰고 올 것”이라며 강 전장관과 경기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진대제 전 장관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3분지각 朴대표 ‘앉아일어서’ 벌칙

    한나라당 의원들이 30일 가나안농군학교에서 호된 군기를 맛봤다. 소속 의원 106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2시 강원 원주 가나안농군학교 입소식을 갖고 1박2일간의 의원수련회에 들어갔다. ‘첫 희생자’는 박근혜 대표가 됐다. 박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느라 일부 동료 의원들과 3분 가량 늦게 도착했다가 ‘정신 개척’을 세번 외치는 벌칙을 받았다. 쪼그리고 앉으면서 ‘정신’, 일어서면서 ‘개척’이라고 외치는 군대식 벌칙이다.●朴대표 “인터뷰하다…” 변명도 허사로 박 대표는 교관을 바라보며 “인터뷰하다 늦었는데….”라며 애교어린 변명을 했지만 교관은 “정해진 시간은 시간, 약속은 약속”이라며 한치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 동료 의원들이 벌을 대신 받겠다며 ‘흑기사’를 자청했지만 박 대표는 스스로 벌을 받았다. 박 대표는 입소식 인사말에서 “나부터 치열해야 한다.”면서 “나부터 사명감에 불타고 노력함으로써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상수 의원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정신 개척’을 외쳐야 했다. 가나안농군학교에서는 주머니에 손을 넣을 수도 없고, 비누는 3∼4회만 문지를 수 있으며, 화장지는 6∼8칸밖에 사용할 수 없다. 여기에 간식은 물론 술, 담배도 금지한다는 농군학교의 규율을 듣고선 다소 당황하기도 했다.●홍준표의원 `식사반장´ 지원 광역단체장 경선 후보들의 ‘솔선수범’도 눈길을 끌었다.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다투는 홍준표 의원이 잽싸게 ‘식사반장’을 지원하자 박진 의원이 “아차 한발 늦었다.”며 농을 건네기도 했다. 홍 의원은 오징어볶음과 김치 등 3가지 반찬만 놓인 식판에 밥을 퍼주며 ‘밥을 한 톨도 남기면 안된다.’는 농군학교 규율을 거듭 설명했다. 경기지사에 도전하는 김문수 의원은 설거지 담당으로 동료 의원들로부터 “김 의원 넘 열심 하는 것 아냐.”라며 격려(?)를 받았다.●신지호대표 “대선 또 실패땐 3진아웃” 한편 ‘뉴라이트’(신보수) 운동을 주도하는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는 특강에서 “한나라당은 2007년 대선에서 실패하면 3진 아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혁신은 아직 미완성 상태로,‘뉴한나라당’에 대한 느낌이 박약하다.”는 등의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원주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한나라 ‘얼차렷’ 수련회

    한나라 ‘얼차렷’ 수련회

    “4명이 한 방…치약은 1㎜씩만 짜서 쓰고…비누는 세 번만 문지를 수 있다…꾸벅 졸았다간 교장 선생님의 불호령…술, 담배는 꿈도 꾸지 마.” ‘웰빙당’ ‘부자당’이란 비판을 들어온 한나라당이 4월 임시국회와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옥훈련’을 자처했다. 빡빡한 프로그램으로 이름난 강원 원주의 가나안 농군학교에 30일 입소,1박2일 동안 위탁교육을 받는 것이다. 프로그램은 철저하게 농군학교의 지침에 따랐다. 연찬회의 백미인 토론시간은 대폭 줄였고, 음주를 곁들인 친교시간은 아예 없앴다. 대신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파문을 의식해 양성 평등교육을 받기로 했다. 농장에서 일하고, 새벽 5시부터 일어나 구보·체조하는 일정도 그대로 따르기로 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엔 군대식으로 구령을 붙여가며 점호도 한다. 안경률 원내수석부대표는 29일 “일단 입소하면 술·담배는 당연히 안 되고, 커피·간식도 일절 금지된다.”고 으름장을 놨다. 휴대전화도 사용할 수 없다. 의원들이 묵을 숙소는 군대 침상처럼 생겼고,4명이 한 방을 쓰게 된다. 다만 단체생활에 익숙지 않은 박근혜 대표만 1인실에 묵을 예정이다. 꽉 짜인 일정의 수련회는 성추행 파문과 ‘황제테니스’ 논란 등 잇따라 터져나온 악재를 다잡기 위한 것이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종의 집체훈련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행사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원내 한 관계자도 “한나라당 전신인 민자당 시절,15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1995년 말∼1996년 초에도 사무처 당직자가 농군학교에서 훈련받고 정신 재무장에 성공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불만도 나왔다. 술·담배를 금지하고 열외 없는 빡빡한 일정표를 전해들은 이규택 최고위원은 “그런 것들로 스트레스를 주면 안 된다. 그럴 바엔 안 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이벤트 한번 한다고 느슨해진 당 기강이 바로잡힐지 의문”이라는 쓴소리도 나온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CEO칼럼] ‘직장인 사랑’ 예찬/ 서영태 현대오일뱅크 사장

    [CEO칼럼] ‘직장인 사랑’ 예찬/ 서영태 현대오일뱅크 사장

    피그말리온은 키프로스의 왕이자, 조각가였다. 그는 세상의 어느 여자에게도 사랑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자신이 사랑에 빠질 만큼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여인을 조각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아주 아름다운 조각품을 완성했다. 피그말리온은 완성된 여인상을 사랑했다. 사랑의 아픔에 시달린 피그말리온은 결국 아프로디테 여신을 찾아가 자신의 사랑을 이뤄달라고 부탁했다. 터무니없는 소원을 빌고 돌아온 피그말리온은 슬픔에 젖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조각 여인을 끌어안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차갑기만 했던 조각품 온도가 따뜻하게 느껴진 것이다. 피그말리온은 조각 여인에게 입을 맞췄다. 잠시 후 심장의 고동소리가 그의 가슴으로 전달됐다. 조각상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한 것이다. 피그말리온은 바로 이 여인과 결혼해 행복하게 살았다. 그리스신화 ‘피그말리온’에 나온 내용이다. 이 이야기는 강한 희망과 믿음이 현실로 이뤄진다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만들어냈다. 희망과 믿음으로 충만한 사랑은 막힘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바로 그런 사랑으로 세상이 움직인다면 세상은 하트 모양처럼 굴곡 없는 일상이 되지 않을까. 새삼스레 사랑 타령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회사를 경영하다 보면 사랑이 그리울 때가 있다. 믿고 의논할 수 있는 든든한 선배의 사랑이 그립고,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냉철한 친구의 가시돋친 사랑도 정답다. 언제라도 불러낼 수 있는 술친구의 사랑도 느끼고 싶고, 추억을 많이 갖고 있는 오래된 친구의 사랑도 좋다. 사랑은 사적 관계에서만 통용되지 않는다. 회사와 조직 내에서도 사랑은 그리워지는 법이다. 나의 변신을 유혹하는 개성 넘치는 직원의 사랑도 그립고, 어떤 상황에서도 내 편인 직원의 사랑도 받고 싶다. 무엇을 권유해도 믿고 따라오는 후배 직원의 사랑도 좋다.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고 했던가. 경영인의 사랑은 내리 사랑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경영자들은 ‘치사랑’을 그리워하곤 한다. 사랑이란 일방적 강요에 의해서도, 부탁에 의해서도, 애원에 의해서도 이뤄지지 않는다. 세상은 사랑의 굴레 속에서 희망과 행복을 키운다. 우리가 사랑해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사랑의 가치는 큰 것이다. 사랑은 믿음이고 행복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대체로 이율배반적이다. 사랑은 ‘그림의 떡’처럼 멀리 있을 때가 많다. 또 사랑을 하면서 무사하지만은 않다. 사랑은 사람 마음을 아프게 하고, 불안하게 한다. 기쁨만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사랑처럼 사람을 따뜻하게 하는 인간의 행동도 없을 것이다. 인생 가운데 직장 생활의 비중이 30%를 차지한다고 치자. 직장인들은 30%를 회사와 조직 내에서 사랑을 만들고, 사랑해야 한다. 이 때의 사랑은 남녀간 사랑의 차원을 넘어 직장인의 성공적인 삶을 위한 에너지로 쓰여져야 한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칭찬이나 사랑의 표현이 서툴거나 생략하곤 한다. 사랑하는 마음을 알아주려니 하고 믿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람끼리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새삼스럽고 쑥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욱 풍부한 표현으로 내 마음을 전하는 일이 중요하다. 직장에서 만난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야말로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힘이고, 꿈이지 않겠나. 살가운 사랑 표현으로 우리가 더 돈독해지고 따뜻해질 수 있다면 내 마음을 상대방에게 전할 수 있는 용기를 열번이라도 더 내야 한다. 그래서 물음을 던져본다.“지금 나의 직장 생활에서 ‘만약’ 가장 사랑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 때문일까?”
  • 자전적 소설 ‘보이지 않는 손’ 펴낸 작가 복거일

    자전적 소설 ‘보이지 않는 손’ 펴낸 작가 복거일

    “지식은 내가 평생 추구해온 삶의 본질입니다. 지식인만이 세상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으며, 그것이 지식인의 행복입니다.” ‘자유주의 지식인’을 자처하는 소설가 복거일(60)이 또 한편의 ‘지식인 소설’을 냈다. 김대중 정부를 비판적으로 묘사해 논란이 됐던 ‘목성잠언집’에 이어 4년 만에 발표한 장편 ‘보이지 않는 손’(문학과지성사)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한국 정치·사회현실에 대한 지식인의 날카로운 시선을 담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판하는 대목이 등장하지만 “정치 소설이 아니라 지식인 소설”이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소설은 초기작 ‘높은 땅 낮은 이야기’(1988)에 등장했던 20대 후반의 포병 장교 현이립을 다시 불러낸다.50대 후반 지식인으로 성장한 그는 영화 제작사가 자신의 소설을 사전 양해도 없이 영화화하자 법정 소송을 벌인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법과 정의, 개미사회의 집권화, 인간사회의 분권화 등 다양한 학문 영역을 넘나들며 특유의 지적 담론을 펼쳐놓는다. 작가 스스로 인정하듯 이번 작품은 자전소설에 가깝다. 경제연구소 실장을 거쳐 소설가이자 사회평론가로 활동하는 주인공은 실제 그의 이력과 겹친다. 소설의 주요 사건인 영화사와의 소송건(그는 2002년 영화 ‘2009로스트메모리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과 현이립이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신뢰를 담은 ‘정의로운 체제로서의 자본주의’를 집필하는 대목도 닮았다. 작가는 올해 회갑을 맞았다. 서울대 상대를 나와 은행에서 근무하다 마흔 넘어 소설 ‘비명을 찾아서’(1987)로 늦깎이 등단한 그는 “바둑에서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듯 내 인생은 운이 아주 좋았다.”는 말로 소회를 밝혔다. 무명시절 자신의 재능을 인정해준 평론가 김현 등 문학과지성사 동인들과의 교류를 가장 큰 행운으로 꼽았다.“영어를 공용화하고, 원화를 달러화로 바꾸자는 등 ‘이단적인´ 주장을 숱하게 했음에도 별다른 박해를 받지 않았던 건 그들의 후광”이라며 웃었다.“직장을 그만 둔지 올해로 24년 째인데 글로만 먹고 살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라는 그는 “문학이 예술의 꽃인 시절에 문학을 한 마지막 세대여서 행복했다.”고 회고했다. 젊은 작가들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총 쏘는 솜씨는 훌륭한데 손에 쥔 건 새총”이라고 비유한 그는 “동서양의 위대한 작품은 전부 생존의 절박함을 다루고 있다. 삶은 행복이 아니라 생존인데 요즘 젊은 작가들은 개인의 행복에 너무 치우쳐 있다.”고 비판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성추행·황제테니스 “천막당사 잊었나”

    한나라당이 ‘천막당사’ 2주년을 하루 앞둔 23일 “천막 초심으로 돌아가자.”며 정신 재무장에 나섰다. 성추행 파문과 ‘황제 테니스’로 위기를 ‘자처’한 당을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박근혜 대표와 이재오 원내대표 등은 천막당사 시절의 컨테이너에서 각오를 되새기는 이벤트를 열었다.염창동 당사로 이사할 때 가져가 주차장에 전시해둔 컨테이너 벽에는 국민의 칭찬과 질타가 적힌 노란색 포스트잇을 빼곡하게 붙였다. 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메시지를 당직자가 일일이 포스트잇 3008장에 옮겨 적었고, 지도부가 한 장씩 뽑아 읽었다.‘당을 위해 나도 너도 한발씩 낮아져야 한다.’,‘쓴소리 단소리 모두 진지하게 듣는 한나라당이 돼 달라.’ 등의 지적이 나왔다. 박 대표는 “개인보다는 당을 생각하며 희생하는 마음, 나라와 당을 위해 좀더 노력하되 자기중심적이지 않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겸손’을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도 “초심으로 하나가 되면 지금의 난제들을 무난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와 함께 2년 동안 당의 공약을 실천한 내용을 분석해 ‘대국민약속 실천백서’도 펴냈다.정책약속 140개 가운데 55개,39%를 입법으로 완성하는 결실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백서는 정당 사상 처음이라고 당 관계자는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단발성 이벤트로는 돌아선 국민 마음을 되돌릴 수 없다.”면서 “초심으로 돌아가려면 황제·우중(雨中)테니스, 성추행 최연희 의원의 구명운동에 대해 박 대표가 대국민 사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韓銀총재 23일께 내정

    한국은행 새 총재가 이번주 중 내정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인사추천회의를 거쳐 23∼24일쯤 후임자가 결정되면 오는 28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임명된다.19일 현재 이성태 한은 부총재의 승진 기용이 유력한 가운데 박철 전 한은 부총재와 김태동 금통위원도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총재는 한은 조사부와 자금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BOK(한국은행)맨’. 직원들 사이에서는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통한다.부총재로 금통위원의 역활을 했기 때문에 업무의 연속성, 전문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2년 선배라는 점도 무게를 실어준다.일부에선 한은의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는 인물로 적절치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 박철 전 부총재는 이 부총재와 한은 입행동기. 이 부총재보다 매번 승진에서 한발 빨랐으며 부총재도 먼저 역임했다.대외친화력은 물론 원만한 협상을 통해 업무를 추진하는 능력과 포용력이 뛰어나 따르는 후배들이 많았다. 김태동 위원은 DJ(김대중) 정부 때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발탁됐다. 금통위원으로서 콜금리 결정과정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자주 내 ‘난공불락’‘쓴소리’‘독불장군’이라고도 불린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한나라 투쟁성 없어 사교클럽 같다”

    “한나라 투쟁성 없어 사교클럽 같다”

    “정당은 신사들의 사교클럽이 아니다. 한나라당에는 투쟁성을 찾기 어렵다. 시대정신을 냉철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을 지낸 ‘책사’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이 ‘한때 자신의 열정을 불살랐던’ 정당에 쓴소리를 뱉었다. 지난 총선 때 선대본부장을 맡아 탄핵 역풍을 맞아 침몰 직전의 한나라당을 건져내는 데 일조했던 그의 고언인지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윤 전 의원은 여권의 이해찬 전 총리, 김한길 원내대표, 한나라당 최병렬 전 대표 등과 함께 이른바 선거기획 전문가로 꼽힌다. ●“대선 2번 지고도 백서한권 안내” ‘지방선거와 한나라당의 진로’를 주제로 17일 열릴 정책세미나에서 2년 동안 ‘관찰자’로서 느낀 고언을 쏟아낼 그를 16일 미리 만났다. 오랜만의 공식 발언에서 ‘위기론’을 제기하려는 배경이 궁금했다. 그를 발언대로 이끈 것은 ‘친정’에 대한 애정과도 무관치 않을 법한 ‘위기 의식’이다.“그동안 대학생,60대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고정 지지층이 동요하는 게 확연하게 느껴졌다.” 당 지지율이 40%대 안팎을 유지하는데 ‘위기’라고 진단한 이유가 무얼까? “지지율은 휘발성이 강하다. 도취되면 안 된다. 실망하는 지지층을 확고하게 묶고 +α를 흡수해야 한다.” 구체적 내용에 들어서자 특유의 ‘쾌도난마 논리’를 펼쳤다.“전략이 없다. 대선에 두 번 지고 ‘백서’ 한 권 안 냈다. 김대업 사건에 당하고도 조사연구서 한 권 없는 당이다. 이래선 패배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외부인사영입위원회의 ‘실기’도 지적했다.“영입은 어려운 작업이다. 대선 전에 당의 변화를 보여줄 계기가 지방선거인 점을 감안해 17대 총선 뒤 바로 시작해야 했다. 또 야당은 많은 인사를 영입하려고 할 게 아니라 상징적 인물 1∼2명만 하면 됐는데….” ●DJ 방북 비난하며 호남 챙기기? 한나라당이 ‘호남 안기’에 들인 공을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을 비난하면서 다 까먹고, 갑자기 민주당과 연합공천을 제기하는 등의 난맥상을 보면서 ‘전략 부재’를 절감했다고 한다. 당의 문제는 박 대표의 리더십과도 관련이 된다.“좋은 자질·품성 특히 진솔성과 헌신성은 박 대표만의 큰 미덕이다. 그러나 조직을 다뤄 본 경험이 거의 없는 게 한계다.” ●박대표·李시장 우열 가리기 어려워 (한나라당내)대선 후보에 대한 평을 물었더니 에둘러 대답했다.“현재로선 박 대표와 이명박 시장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게 직감이다. 누가 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한나라당의 모습으로 다수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느냐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사법연수생들 모의감옥 체험을”

    “수사가 경제나 정치에 영향을 미칠지 걱정하지 마세요. 검사는 어떠한 영향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합니다.”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 박원순(49) 변호사가 15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서 특수부 검사와 직원 300여명을 상대로 강연했다. 인권교육을 위한 자리였지만, 박 변호사는 시종 검찰의 독립을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전과가 있는 내가 강의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특유의 소박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1975년 대학 새내기 때 시위하다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4개월간 수감생활을 했다. 미성년자 딱지를 달고 수감생활을 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박 변호사는 사법연수생들이 피의자 심정을 알려면 모의감옥 체험을 해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1년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했지만, 그는 인권변호사, 시민단체 대표를 지내며 오랫동안 검찰과 대척점에 섰다. 이런 궤적을 스스로는 ‘회색지대’라고 표현했다. 피해자부터 가해자까지,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일을 접한 게 이 회색지대에서 그가 얻은 성과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그는 검찰의 과거사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안기부에 잡혀가 고문을 당하며 사람들은 검찰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자신을 다잡습니다. 막상 검사는 ‘다시 안기부로 보낸다.’고 윽박지르죠. 이 끔찍했던 과거에 대해 검찰은 해명해야 합니다.” 그래도 검찰 역사에는 1차 인혁당 관련자들을 기소하지 않고 끝내 사표를 던진 검사가 있었다며 박 변호사는 검찰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朴대표 “호남고속철 조기 착공”

    朴대표 “호남고속철 조기 착공”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4일 광주를 찾았다.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취약한 지역에 ‘눈도장’을 찍고 현장별로 내놓을 정책을 점검하는 ‘정책투어’의 첫날 행사다. 열린우리당의 ‘정책데이트’에 맞불을 놓는 전략으로도 비쳐진다. 당 지방자치위원회가 주최한 ‘광주·전남의 5대 지역현안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토론회에는 박희태 국회부의장과 김덕룡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회의원 10여명이 참석, 두 시간 동안 자리를 지켰다. 토론회에 앞서 여수 오동도를 방문해 박람회 유치 상황을 둘러본 박 대표는 “호남고속철 조기 착공과 여수 박람회 유치 등 지역 현안은 다른 어느 정당보다 우리가 관심이 크며 우리가 반드시 실천해 내겠다.”며 분위기를 돋웠다. 그러나 토론회에서는 쓴소리가 나왔다. 조선대 강인호 교수는 “한나라당이 다음에 정권을 창출한다고 해도 과연 호남고속철이 건설될 것인지 상당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서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는 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호남에 따스한 애정을 갖고 출발한 현 정부도 호남고속철 조기 착공에 대해서는 경제적인 문제를 들어 강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박 대표는 “우리는 끝까지 약속을 지키는 당”이라며 너스레로 받아넘겼다. 한나라당은 앞으로 19일 제주,21일 전북,24일 대전 등 정책투어를 이어갈 계획이다. 광주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현정부 국민과 소통 안돼”

    “지금의 정치시스템은 고장났다.” 고건 전 총리가 기성 정치권 비판을 이어가며 독자세력 쌓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전날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5·31 지방선거 연대’ 제의를 단호하게 거절한 고 전 총리는 13일 자신의 싱크탱크(자문그룹)로 알려진 포럼 ‘미래와 경제’ 창립총회에 참석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고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참여정부는 국민과 소통이 안되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이어 “편가르기식 정치공학으로는 위기를 키울 뿐,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통합적 리더십만이 국민의 에너지를 한데 모으고 시스템 고장을 치유할 수 있다.”고도 했다. 앞서 총회에 이어 열린 ‘위기의 한국,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김영래 아주대 정외과 교수가 “한국의 위기는 위기관리·조정·통합능력 빈곤에서 기인한 리더십 부재와 직결돼 있다.”고 언급한 뒤였다.‘위기관리’와 ‘조정’,‘통합’은 모두 고 전 총리의 트레이드 마크다. 이날 행사를 두고 고 전 총리의 측근은 “포럼의 공식 출범은 그동안 준비해 온 (대권) 로드맵을 단계별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첫 출발점의 의미”라고 설명했다.“포럼의 정책개발위원회 산하 7개 분과위원회에서 경제·정치·사회 등의 각 분야별 프로그램을 내놓게 될 것”이란 말도 했다. 고 전 총리는 그동안 이 포럼을 자신의 ‘공부방’이라고 불러왔다고 한다. 이날 창립 총회에서 포럼의 정책개발위원장에 선임된 김중수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고 전 총리의 경기고 후배이자 ‘공부방 수석 지도교사’로 알려졌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李총리 - 崔의원 보도 시각차/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 교수

    이해찬 국무총리의 3·1절 골프와 최연희 의원의 동아일보 여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언론보도는 물론 세간의 관심도 이 두 사건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사건을 해석하는 여야의 시각은 상이하다. 여당은 최 의원의 부도덕성을 집중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반면 이 총리의 골프회동은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은 정반대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두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의 자세도 여야와 별 차이가 없다. 일부 언론은 이 총리의 부도덕성이 최 의원의 경우보다 더하다고 비판하고 있고, 다른 일부는 그와 상반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언론은 자기의 시각을 갖지 못하고 여야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보도를 하고 있다. 언론의 이러한 보도태도를 자기 잘못에 대해서는 반성하지 않고 상대의 잘못만을 문제삼는 정치인들과 유사하게 보면 지나친 비약일까. 이 총리가 골프를 친 3월1일 사람들의 관심은 3·1절 기념행사와 철도노조의 파업이었다. 이날, 스스로 공영방송이라 자처하는 방송사들은 9시 뉴스에서 월드컵 대표팀의 앙골라전 승리 소식을 시작으로 월드컵 관련 보도를 30여분간 방송하였다.3·1절 기념행사와 철도파업은 끝 부분에 한 두 꼭지로 다루었다. 상암 경기장 현장에서 뉴스를 진행하면서 지난 월드컵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등 마치 한국이 월드컵 16강에라도 진출한 듯이 보도하였다. 이 총리에게 직무에 충실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당연히 공영방송사들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자기 잘못에 대해 돌아보지 않는 것은 신문도 마찬가지다. 황우석 교수 파문 보도에서도 신문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황 교수의 능숙한 언론플레이를 좇아 무작정 박수를 보냈고, 사건이 터지자 방송사의 보도내용에 따라 우왕좌왕하였다. 취재 대상에게 휘둘리고, 사건의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계속 오보만 내보내는 취약성을 그대로 노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은 마치 남의 잘못인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나마 서울신문을 비롯한 몇몇 신문은 지면을 통해 잘못을 인정했지만 대부분은 아무런 반성도 없었다. 2006년 아메리칸 풋볼리그의 영웅 하인스 워드에 대한 보도도 마찬가지다. 신문은 워드를 보도하면서, 그동안 우리 사회에 잠재해 왔던 혼혈인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정부 정책 부재와 사회적 무관심을 비판하면서 다양한 대안까지 제시하였다. 그러나 그동안 어느 신문도 혼혈인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제기하거나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지도 않았다. 그래서 집중적인 취재 세례를 받은 하인스 워드의 어머니 김영희씨는 “언제 한국 언론이 혼혈인에 대해 관심이나 가졌나?”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였다. 우리 신문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모든 잘못을 사회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나마 서울신문은 2월13일자에서 김영희씨의 한국 언론에 대한 쓴소리를 그대로 전달했다는 점에서 반성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우리 신문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보도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것도 사안에 따라 남의 불륜을 사소한 것까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끝내 흠집을 내고 마는 마조히즘적 가학성까지 보이고 있다. 이 총리의 골프회동 보도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와 버금가는 최 의원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보도는 이미 우리 신문의 지면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도덕성의 기준으로 따지면, 오히려 최 의원 사건이 더욱 주목을 받아야 할 사안이다. 이러한 보도태도는 서울신문도 예외가 아니다. 어떤 사건을 어떻게 보도해야 하는지는 신문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영역이다. 그렇지만 판단의 기준은 기자나 신문사가 아닌 독자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남의 잘못을 꼼꼼하게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신문이 자성적인 태도를 견지한다면,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하게 되어 독자들의 신뢰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 교수
  • ‘동상이몽’ 정동영·고건씨 오찬회동

    ‘동상이몽’ 정동영·고건씨 오찬회동

    “연대에 힘을 합쳐야 한다.”(정동영),“지방선거 차원에서 연대하는 것은 내가 얘기해온 것과 거리가 있다.”(고건) 열린우리당 정 의장과 고 전 총리가 12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서울 태평로 근처 한 중식당에서 가진 이날 회동은 고 전 총리가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과 연대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양측의 ‘동상이몽’을 확인하는 선에서 끝났다. 회동 직후 양측은 이례적으로 대화 전문을 공개했다. ●鄭의장 러브콜에 高전총리 ‘냉랭´ 정 의장은 이날 뉴라이트와 이명박 서울시장,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언급하며 “과거로 가는 열차에 편승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미래로 가는 세력은 흩어져 있다. 참여정부 초대 총리로서, 같은 배를 타고 있는 사람으로서 미래 3각편대에 같이하셨으면 좋겠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고 전 총리는 “중도실용주의 개혁세력의 통합 연대를 주장해 왔는데, 선거전략 차원은 아니고 민생경제 회복과 미래 발전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정당 정파를 초월해 협력하자는 것”이라며 지방선거 연대 의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가 한 배를 탔다는 것은 대한민국호라는 한 배에 국민 모두가 함께 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큰 배에서 선실이 같고, 층이 같고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고도 했다. 1시간30분가량 이어진 오찬 내내 정 의장은 계속 러브콜을 보냈지만 고 전 총리는 냉랭하게 반응했다. 기존 정치권에 쓴소리를 뱉은 대목은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로 비쳐질 만했다. 고 전 총리는 특히 “노래방이다 골프장이다 이런 데를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정치권이 검증한다는 것이 국민들을 화나게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노래방·골프장 현장검증에 배신감 그는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요즘은 국민이 정치 걱정하고 있다.”면서 “서민이 어려운데 정치권이 성추행이다 골프다 옥신각신해서 국민이 말할 수 없는 배신감 느끼고 있다.”고 질타했다. 비빔밥도 대화 소재가 됐다. 정 의장은 “타계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선생이 비빔밥 정신, 남대문 정신이 있으면 일어선다고 했는데 독창적인 능력, 남의 것을 받아들여서 일으키는 저력이 있었다.”고 말을 건넸다. 이에 고 전 총리는 “전주비빔밥뿐만 아니라 진주비빔밥도 있고 각 지역에 있다. 비빔밥은 각종 나물과 양념이 들어가서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낸다.”면서 “우리 정치가 이것을 배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盧대통령 “교사들이 사회변화에 가장 저항 금융등 서비스산업 과감히 개방”

    盧대통령 “교사들이 사회변화에 가장 저항 금융등 서비스산업 과감히 개방”

    |카이로 박홍기특파원|이집트를 공식 방문중인 노무현(얼굴) 대통령은 7일(한국시간) “사회 변화에 가장 강력히 저항하는 게 학교 선생님”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카이로 시내 숙소 호텔에서 동포간담회를 갖고 의료·서비스 분야 개방을 언급하면서 “국내에서 저항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이같이 ‘쓴소리’를 했다. 교원평가 및 교직 개방 등의 정책에 대한 교원들의 반발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몇몇 강력한 힘을 가진 집단이 있는데 선생님이 그 중 한 집단”이라고 비판한 뒤 “그 밖에 2∼3개 있지만 마음이 안 상하도록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중국에 따라잡힐까 걱정하지 않을 수준의 속도로 한국교육이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제조업 제품은 안 그렇지만 금융업이나 법률, 회계, 세무, 컨설팅, 디자인, 유통, 물류 등 서비스 부문은 선진국과 격차가 난다.”고 지적,“이것을 따라잡기 위해서 과감히 개방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서비스 개방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 국가들과의 경쟁 속에서 결국 역량을 향상시켜 나가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집트의 국영 TV 뉴스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 아프리카와의 관계 발전을 위한 방안에 대해 “2008년까지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정부개발원조(ODA)의 총 규모를 3배 정도 확대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세계화의 진행에 따라 국가간의 빈부 격차가 아주 심해지고 있는 만큼 대외적인 기여의 필요성은 더욱 더 높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한국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모하메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과 중동 평화 정착 등에 대해 논의했다. 두 나라는 양국의 산업기술 및 투자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양국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UN사무총장 입후보와 관련,“이집트는 협조하고 지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hkpark@seoul.co.kr
  • 지자체 국제교류에 ‘쓴소리’

    지자체 국제교류에 ‘쓴소리’

    현직 부구청장이 지방자치단체의 국제교류에 대해 ‘쓴소리’를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강동구 박용래(53)부구청장. 그는 최근 서울시립대에서 ‘대도시정부의 국제교류 실태와 활성화 방안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서울시 국제교류과를 거쳐 미국 LA 초대 주재관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논문을 썼다. ●‘그 나물에 그 밥´ 차별화 전략 요원 지난달 28일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예상대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해외 도시와 벌이는 국제교류 사업에 대한 얘기부터 꺼냈다. “외자유치 등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인천시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지자체에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사업이기보다 지자체의 대외 홍보 등 간접적인 효과를 거두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또 국제화 전략이 차별화되어야 하는데도 지자체 대부분 비슷하게 추진하는 실정이지요.” 박 부구청장에 따르면 2003년말 현재 서울은 36곳, 부산 19곳, 대구 19곳, 인천 52곳, 광주 48곳, 대전은 15곳 등 자치단체들이 외국의 도시와 교류를 하고 있다. 교류 건수와 교류의 질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지만 대개 행정 교류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상 국가 편중·전문성 부족 “교류라고 해도 해당 지자체·지역 인사들의 친선방문, 상대 도시 기념일 서신 발송 등 의례적인 교류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문화행사 참가 등 일회성 행사에 그치다가 교류가 끊기는 사례도 있었구요.” 그는 국제 도시간 자매결연도 일본, 중국, 미국에 쏠려 있어서 다양한 도시와의 관계를 맺는 데 제한을 받고, 국제 교류 전담 조직의 인력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했다. ●해외 행정사례 국내 접목 아이디어 번뜩 박 부구청장은 1995년부터 1999년까지 미국 LA주재관을 지내면서 국제 교류에 관심을 갖게 됐다.LA서울종합홍보센터를 개설한 뒤 서울에 소재한 중소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박람회 등을 주선하면서 행정도 국제 부문으로 특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미국 LA주재관을 지내면서 서울시에 해외 행정 사례에 대해 보고했다. 무려 281건,6428쪽에 이르는 분량이어서 한국에 돌아온 뒤 ‘사례별로 본 미국의 지방행정’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그의 책은 아직까지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등의 보고서 등에 인용되기도 한다고 박 부구청장은 전했다. “이론적인 것이 아니라 미국 지방 정부가 실시하는 제도를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어서 실무자가 관련 분야를 참고하도록 엮었습니다.” 책자를 분야별로 살펴보면 경제·정보화·행정·교통·건축·환경·상하수도 등이 망라되어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중소기업 진흥정책, 도쿄의 뉴욕 사무소 운영, 전자우편을 통한 대민 봉사,LA시청사 건립, 뉴욕시 대중교통체계, 도로상 구걸방지법, 샌프란시스코의 문화시책, 이민족 다문화 축제 등 분야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해외 행정 사례를 국내에 접목한 아이디어도 끊이지 않았다. 국제도시행정협회(ICMA·international City Management Association)에서 펴낸 자료집을 요새도 틈틈이 읽는 탓이다. ●미국선 세금 징수 아웃소싱도 “세금 체납자들을 대상으로 387기동팀을 운영해서 세금을 받아내지만, 미국의 경우 세금도 아웃소싱합니다. 지방정부가 수수료를 주고 세금질권을 넘기면 해당 업체가 받아내는 방식이지요. 세금이 걷히는 비율이 더 높습니다.” 그는 이번에 박사 학위를 받은 게 시작이라고 말했다. 국제 교류를 전공한 만큼 해외 사례를 연구하고 구청 행정에도 접목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박 부구청장은 요즘도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서 영어 방송을 듣고, 주말에 산을 오르내릴 때에도 이어폰을 꼽고 영어회화를 듣는다. 박 부구청장은 중앙대학교 법대 재학시절 행정고시(18회)에 합격,1976년 서울시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시 국제교류과장, 투자관리과장, 비서실장 등을 거쳐 강남구 재무국장, 성동구 부구청장 등을 지냈다. ▲ 학력 -중앙대학교 법과대 졸업 -미국 피츠버그대학 행정대학원 졸업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박사과정 수료 ▲ 주요 경력 -제18회 행정고시 합격 -서울시 총무과장, 국제교류과장, 투자관리과장, 시장비서실장, 강남구청 재무국장, -미국 LA서울종합홍보센터 관장 -서울시립대학교 사무처장 -강동구청장 권한대행 -강동구청 부구청장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마이너리티 리포트] (2) 실직 신불자 노총각의 눈물

    [마이너리티 리포트] (2) 실직 신불자 노총각의 눈물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런, 아직 제 명함이 없으니 소개를 따로 해야겠네요. 제 이름은 주영길(가명)입니다. 올해 38살입니다.‘이태백’은 훨씬 지난 나이죠. 제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전 3살 때 서울로 올라온 뒤 지금까지 줄곧 서울에서 살았습니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이사를 자주 다녔는데 세어봤더니 22번이더군요. 아버지는 택시운전사와 아파트 경비원을 하시면서 우리 3남매를 키우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가능했을까 싶네요. 1994년 전문대를 졸업하고 교수님이 소개해준 중소기업에 다니게 됐죠. 가난이 싫었기 때문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나 월급만으로는 가난을 떨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주식을 하게 됐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직장도 H철강으로 옮기게 됐습니다. 주식도 호황이라 용돈 정도는 나오더라고요. 그 재미에 빠져 점점 많은 돈을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인생역전’을 노린 거죠. 그럴 즈음,‘IMF사태’가 닥쳤습니다.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엎친데 덮친 격으로 주가가 폭락했고 회사마저 부도가 났습니다. 돈과 직장을 다 날리고 남은 것은 빚 5000만원뿐이었습니다. 정말 순식간의 일이었습니다. 취업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떨어졌습니다. 직장도 없고 빚만 있으니까 어느날 신용불량자가 됐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조금씩 갚아도 나이 50살까지 빚을 다 갚기도 어렵겠더라고요. 정말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보세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그렇게 3년을 보내다가 파산제도가 있는 걸 알았습니다.2005년 5월 파산 신청을 해 12월에 면책을 받았습니다. 일단 마음은 홀가분해졌지만 생활은 나아진 것이 없었습니다.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 창업을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 밑천도 없고 제 살아온 인생이 장애물이 되어서 사람들에게서 신뢰를 얻기가 어렵더군요.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요? 당신은 내일 당장 회사가 망하든, 쫓겨나든 해서 실업자가 됐다면 어떻게 할 것 같나요. 처음에야 여기저기 원서도 내보고 하겠지만 실패한 횟수가 늘어날수록 몸과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러다 포기하게 되는 거죠. 하루하루가 밝아와도 방안에서 컴퓨터를 붙잡고 좋은 정보가 없는지 쳐다보고 있는 게 요즘 생활입니다. 괜히 돌아다니면 돈만 들고, 또 오라는 곳도 없지요. 친구들과 약속도 잘 하지 않습니다. 한심할지 몰라도 어쩝니까, 움직이면 다 돈인데. 저 말고도 실업자들이 많겠지만 이렇게 되기 하루 아침입니다. 남의 일이 아니란 겁니다. 사실 제게 여자친구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도리어 가슴만 아픕니다. 나를 믿어주는 여자친구에게 행복한 미래를 선물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2002년 어느날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한달간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그때 잠시 어느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입원한 사이 대체인력이 들어와 제 자리가 없어졌더군요. 무언가 착실하게 해보려고 했는데 하루 아침에 거리로 쫓겨난 것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견딜 수가 없어 우연히 지체아 봉사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그곳에서 여자친구를 만났습니다. 제가 ‘신불자’라는 사실은 한참 후에 알렸습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 여자친구는 이혼의 아픔을 겪은 사람입니다. 그 상처를 보듬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커피 한 잔 사줄 돈도 궁해서 만나지 못한 적도 있습니다. 제가 창업을 하겠다고 하니 말리지는 않지만 적더라도 일정한 월급을 받고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는 직장을 알아보라는 눈칩니다. 제 나이 내일 모레면 40살입니다. 인생이 답답할 뿐입니다. 실업의 책임을 개인으로 돌리는 사람도 있는데, 예를 들어 제가 전공한 건축만 해도 인력이 100만입니다. 하지만 일자리는 25만개입니다. 어쩔 수 없이 실업자가 생길 수밖에 없잖아요. 좋아서 백수로 지내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재수생은 대학이 학생들보다 적어서 생기는 것이죠. 일자리보다 회사가 적으니 당연히 실업자는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어디 개인 탓입니까. 당신도 날 그렇게 보고 있지 않나요. 당신과 내가 뭐가 다르죠. 오늘 지금 이 순간 당신은 일자리가 있고 나는 없을 뿐입니다. 당신도 당장 내일, 아니 일정기간 동안 회사를 다녀도 그만두면 그 다음날 실업자가 되는 겁니다. 당신은 나와 정말 다를까요.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황신혜 밴드’ 보컬 김형태 고언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을 동정하기보다 야단치는 사람이 있다. 미술가이면서 ‘황신혜밴드’의 보컬을 맡고 있는 등 ‘팔방예술인’인 김형태씨. 그는 청년실업자들에게 쓴소리를 서슴지 않는다. 그의 사이트(www.thegim.com)에 들러 동정이나 위로를 바랐다면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김씨는 취업에 실패한 20대가 자신에게 더 깊은 동정을 갖고 처지를 탓하는 것을 꼬집는다. 그는 “취직을 못한 것은 특별히 할 줄 아는 일도, 간절히 하고 싶은 일도 없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학벌, 나이, 지연 등을 탓하며 취업에 실패했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에게 그는 “솔직히 말하자면 회사가 원하는 실력이 없어서”라며 따끔한 일침을 놓는다. 김씨는 청년실업에 고민하는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 무언가 얻으려는 것을 두려워하고 꺼려해서는 안된다. 일단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이태백들에게 드는 회초리에는 질타만 담긴 것이 아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구청장 현장인터뷰] 노재동 서울 은평구청장

    봄을 시샘하는 늦추위가 한풀 꺾인 지난 16일 노재동 은평구청장은 현장 점검을 나섰다. 북한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은평뉴타운. 그 중에서도 오는 6월 첫 일반분양을 앞둔 1지구였다. 덤프트럭 등 중장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현장에 도착하기 전 동승한 차안에서 노 구청장으로부터 ‘친절한 브리핑’을 들었다. “저 곳은 우회도로가 뚫릴 곳이고…, 이 곳은 집하장이 필요없는 최첨단 쓰레기처리장이 들어설 자리예요. 쓰레기로 인한 민원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저 곳(기자촌을 가리키며)은 뉴타운에서 절대로 빠지면 안돼요.(기자촌은 뉴타운에서 제외돼 있다.)어떻게든 주민들을 설득해 베벌리힐스처럼 대표적인 단독형 주거지로 만들고 싶습니다.” 마치 스크린이 이어지듯 노 구청장의 설명은 계속된다.“저기 저 불광천에는 고무로 된 댐을 건설해 유량을 조절할 계획입니다. 저런 곳(재래시장을 가리키며)은 현대화가 필요해요. 하지만 지금같은 방식으로는 안돼요. 매장 구성 등 변화에서 대형할인점의 순발력을 따라 갈 수 없어요. 좀더 새로운 방안을 채택해야 경쟁할 수 있어요.” 재래시장 현대화뿐 아니라 현행 현대화 방식의 문제점까지…. 구청 살림을 책임진다고 하지만 언제 저런 것까지 파악했을까 싶을 정도로 그의 설명은 깊이가 있었다. 노 구청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현장 중심 행정가다. 구청 한 간부의 얘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월요일 아침이면 간부들은 긴장합니다. 아침회의에서 구청장의 지적에 혼쭐난 간부가 한둘이 아닙니다.”이 같은 지적은 그가 휴일을 현장에서 보낸 결과다. 이곳저곳을 수행비서 없이 돌아본 후 개선사항을 회의에서 쏟아내기 때문이다. 노 구청장의 현장 나들이가 잦은 것은 은평구가 그만큼 둘러볼 곳이 많은 탓도 있다. 동네가 낙후돼 은평뉴타운을 포함해 38개 지역에서 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청소나 점검을 조금만 소홀히 해도 금세 표가 난다. 길을 가다 휴지를 줍는 일은 노 구청장의 일상이다. 서울시내 25개 구청 가운데 처음으로 불법부착물 제거 등 단순 청소업무를 경로당에 맡겼다. 골목길 청소는 할아버지 봉사대가 한다. 지난해 ‘깨끗한 서울가꾸기’ 대상을 탔다. “2만달러 시대는 말과 돈으로만 됩니까. 시민의식도 뒤따라가야 합니다.” 노 구청장에게는 꼬리표 하나가 따라 다닌다. 쓴소리를 잘하는 구청장이라는 것이다. “민선 구청장이 표를 의식해야지 쓴소리를 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으냐.”고 묻자, 그는 “주민들 귀에 단 얘기만 하면 가식이에요. 이런 것은 오래 못 가지요. 은평구만 해도 인정과 온정이 살아 있는 동네예요. 말하는 사람의 진심이 통한다는 얘기”라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2시간여 노 구청장과 함께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낀 것은 그가 무척 솔직하다는 점이었다. 촌사람 특유의 진솔함과 따뜻함이 있었다. 그는 행정 목표도 ‘따뜻한 행정’에 두고 있다. 그는 “뉴타운이 완성되면 은평구는 강·남북을 통틀어 서울을 대표하는 자치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그가 걸어온길 ▲출생 1941년 경남 함양 ▲학력 함양농고, 고려대 법과대학 ▲약력 흥국상사 신용관재부장,㈜동주상사 상무이사, 고려대 교우회 이사 겸 은평지부 상임부의장, 한나라당 15대 대통령 선거대책본부 조직본부장, 한나라당 지방자치위원회 부위원장, 한나라당 은평(갑)지구당 상임고문·은평(을)지구당 부위원장,4대 서울시의원, 은평구 축구연합회 명예회장 ▲가족 정동화씨와 1남 1녀 ▲종교 기독교 ▲주량 마시지 않음 ▲좌우명 경천애인(敬天愛人) ▲애창곡 고향무정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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