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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워크숍서 서울시장 보선 전략 마찰

    민주 워크숍서 서울시장 보선 전략 마찰

    30일 서울 서초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의원 워크숍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12년 총선을 앞둔 폭풍전야와 같은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당 지도부는 워크숍을 9월 정기국회를 대비한 결의대회로 치르려 했지만 의원들의 관심은 온통 선거에 꽂혀 있었다. 이날 저녁 당 개혁특위가 마련한 공직선거 공천 규칙을 두고도 격론이 오갔다. 정세균 최고위원과 조정식·김진애 의원 등은 2012년 총선 공천을 공정하게 치르려면 전당대회를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의원은 현 지도부 조기 사퇴를 요구했다.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모임인 ‘민주희망 2012’(옛 쇄신연대)는 오전 여의도 모처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에 대한 공정 경선을 실시하고 경선 관리 기구를 즉각 만들어야 한다.”며 일찌감치 각을 세웠다. 손학규 대표가 야권 통합에 시간을 끌다 결국 경선이 아닌 특정 인사 추대나 외부인사 영입 등으로 선거를 치르려 한다는 의혹을 던진 것이다. 워크숍이 시작되자마자 손 대표는 쇄신연대의 요구에 쐐기라도 박듯 ‘통합후보추진위원회’(통추위)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조기 사퇴 제안에 대해서는 사실상 거절했다. ●손학규 서울시장 선거를 거울삼아 반드시 통합을 이뤄낼 것이다. 정당과 시민사회의 대표들이 조속히 회동해서 서울시장 통합후보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의한다. 당도 경선을 포함한 후보자 선출 절차를 펼쳐 나갈 것이다. 반드시 통합 후보를 만들어 낼 것이다. 당 대표는 기득권을 행사하라는 자리가 아니라 통합과 총선 대선 승리의 책임을 지는 자리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손 대표의 제안에 동의했지만 최종 야권 후보는 2번을 달고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야권 후보는 민주당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세균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 민주진보 진영이 필승 후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고 동시에 민주당은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경선을 진행시켜야 한다. 투 트랙으로 가다가 중간에 (후보가) 합쳐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승리하는 길은 2번 후보를 내는 것이다. 반면 천정배 최고위원은 손 대표의 제안에 대해 행사장 1층 복도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먼저 당내 후보를 경선으로 확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정배 경선을 통해 민주당 후보를 먼저 확정해야 한다. 당내 준비를 안 하고 통추위부터 한다는 건 꼼수다. 우물쭈물하다 결국은 전략공천이나 여론조사로 한다는 방식은 안 된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범야권 인사들의 야권통합 추진기구인 ‘혁신과 통합’은 이날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정치 콘서트에 앞서 통합 추진기구 이전 ‘선(先) 통합경선 원칙 합의’를 내걸었다. ●김기식 대변인 통합경선 원칙에 대한 합의 위에서 경선 규칙이나 방식이 결정될 수 있다. 통합 경선은 각 당의 후보를 경선하고 나서 하게 되면 범시민 통합 단일후보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다. 당 안팎의 경선 규칙을 둘러싼 공방은 워크숍 종반 당 개혁방안 논의 과정에서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워크숍 도중 잠시 나온 백원우 의원에겐 서울시장 야권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한명숙 전 총리의 출마와 경선 수용 여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백원우 한 전 총리는 8월 중순쯤 “정권교체를 위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했으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직을 걸기 전이었으니 출마 의사라고 보긴 어렵다. 지금도 본인의 언급은 없다. 출마한다면 국민 경선이든, 국민참여 경선이든, 배심원제든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한 전 총리가 여론조사에서 1위로 나오는데, 먼저 당이 한 전 총리와 상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하더라. 의원들과 정국 현안을 토론하기 위해 워크숍에 참석한 ‘시골의사’ 박경철 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은 “제1야당에서 ‘내가 시장감’이라며 10명 이상이 나오면 시민들이 어떻게 보겠나.”라면서 “좋은 토대, 좋은 깃대를 만든 뒤 좋은 깃발을 달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박 원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영입 인사로 거론되는 데 대해 “불편하다.”며 서둘러 행사장을 나섰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서울광장] 한나라당도 안희정 있다/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나라당도 안희정 있다/박대출 논설위원

    안희정의 한마디는 신선했다. 소신 발언은 통렬했다. 민주당의 모순을 꼬집었다. 그때까지 민주당은 일사불란했다. 오로지 반대만 외쳤다. 노무현 정부에서 잘한 협상을, 이명박 정부가 망쳤다며 똘똘 뭉쳤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얘기다. 그런데 안희정이 찬물을 끼얹었다. 당 소속으론 첫 충남도지사가 속을 후벼팠다. 민주당은 대꾸도 못했다. 그는 왜 그랬을까. 옛 주군을 띄워 주려는 의도일까. 국익을 위해서일까. 정의감의 발로일까. 정치적 도약을 위해서일까. 뭐가 맞든 중요하지 않다. 요체는 ‘바른 말’이다. 이명박 정부가 한·미 FTA에 가지 몇개를 쳤다. 나무는 노무현 정부가 심은 거다. 민주당이 뽑자고 할 주체는 아니다. 그러면 자기 부정이 된다. 안 지사는 이를 질타했다. 내부 비판이자, 자기 반성이다. 그래서 크게 보인다. 한나라당도 앞뒤가 다르다. 법무부 장관에 대한 잣대가 바뀌었다. 야당 때와 여당 때가 상반된다. 문재인은 안 된다더니, 권재진은 된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의 민정수석은 안 된다더니, 이명박 정부의 민정수석은 괜찮다고 한다. 정태근 의원이 지적했다. 역지사지 하라고 했다. 한나라당에도 ‘안희정’이 있다. 입바른 말을 하는 이는 오히려 더 많다. 홍준표 대표는 원조급이다. 최고위원 시절 쓴소리는 단골 메뉴였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은 더하다. 대통령도 금역(禁域)이 아니다. 요즘엔 유승민 최고위원이 주역이다. 한나라당에 아픈 지적을 주저하지 않는다. 추가 감세 철회, 4대강사업 비판 등 거침 없다. 원희룡·남경필·나경원 최고위원도 가끔 등장한다. 중진 의원들도 심심찮게 거든다. 무상급식 투표일이 오늘이다. 한나라당은 당론을 정했다. 최고위원회에서 뚝딱 처리했다. 그 과정은 성급했다. 유 최고위원은 의견 수렴을 요구했다. 남 최고위원도 동조했다. 하지만 묵살됐다. “포퓰리즘 용납 못한다.” “나라 거덜내는 꼴 못 본다.” 반(反)포퓰리스트들의 주장이다. 한나라당 사람들은 반박하기 어려운 논리다. 그 위세에 쓴소리는 묻혔다. 한나라당은 논리의 덫에 갇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승부수를 하나 더 띄웠다. 한나라당은 인질로 잡혔다. 꼼짝 못하는 신세가 됐다. 이제 후퇴는 불가능하다. 묵살의 대가는 더 커졌다. 오 시장이 이긴들 끝이 아니다. 또 다른 포퓰리즘 논란으로 이어질 소지가 다분하다. 지면 감당키 어려운 상황으로 간다. 결국 정책투표는 정치투표로 변질됐다. 주민투표는 국민투표처럼 확산됐다. 그 전에 신중했어야 했다. 쓴소리를 경청했어야 했다. 훈수를 다 들어줄 수는 없다. 그러면 배가 산으로 간다. 정치현장, 정책마당에선 더하다. 집권 여당은 야당과 다르다. 야당처럼 주장만 할 수 없다. 국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 때론 훈수를 무시하는 게 편하다. 정책 혼선과 정국 혼란을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도를 넘었다. 모조리 외면하는 게 문제다. 습관이 됐다. 옥(玉)도, 석(石)도 버린다. 한쪽은 무시하고, 다른 쪽은 불만이다. 불화부동(不和不同)만 노출된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은 요원하다. ‘표(票)퓰리즘’은 한나라당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을 탓할 계제가 아니다. 다 해낼 재간이 없다. 그만한 돈이 없다. 여기서 또 꼬인다. 하나도 들어줄 수 없다는 경직성이 문제다. 처음부터 안 된다고 연신 발뺌이다. 들어줄 게 있는지 머리를 맞대려고 하지도 않는다. “하자”엔 “말자”로만 버틴다. 합치되는 게 없다. 고집불통은 이중적이다. 아이들 예산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어르신 예산만 올려댄다. 표 계산법이 놀랍다. 민첩하나, 비겁하다. 이명박 정부도 종반으로 가고 있다. ‘안희정’이 더 많아질 게다. 빈번한 등장은 분열과 혼란을 키운다. 잡음 없이 옥(玉)을 골라내는 내부 조율이 관건이다. 화합과 절충의 지혜에 달렸다. 저마다 딴소리를 해대면 모래알로 남을 뿐이다. 잘 담으면 모래시계가 된다. 모래시계 검사로 불리던 홍 대표의 몫이다. dcpark@seoul.co.kr
  • [시론] 복지 포퓰리즘과 반(反)복지 포퓰리즘/김진석 인하대 철학 교수

    [시론] 복지 포퓰리즘과 반(反)복지 포퓰리즘/김진석 인하대 철학 교수

    무상급식을 둘러싼 주민투표는 애초에 시간과 돈, 그리고 정치적 열정을 낭비하는 일이었다. 무상급식은 현재 다수의 기초단체에서 이미 실행하고 있는 매우 상식적인 생활정치의 주제이며, 따라서 꼭 ‘진보적’ 의제만은 아니다. 그런데도 오세훈 시장은 마치 무상급식이 위험한 진보 정책인 양, 그것을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저 오세훈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중도에서 중도좌 혹은 진보까지 걸쳐 있지만, 민주당과 소위 진보 쪽의 복지정책에도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편이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민주당과 진보 쪽의 단순하고 무모한 복지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여러번 했다. 물론 복지라는 주제를 정치적 논의의 한복판으로 끌어오는 데에는 민주당과 진보 언론이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2010년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과 진보 쪽은 과도하게 혹은 무모하게 ‘보편적 복지’와 ‘무상’이라는 구호를 복지정책의 진리로 내세웠다. 복지는 꼭 진보만의 권리나 점유물이 아닌데도 마치 그런 것처럼 여겼을 뿐 아니라, 복지는 꼭 보편적이며 무상이어야 한다는 구호를 단순하게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진보 쪽은 제대로 된 논의를 교조적으로 배제했다고도 할 수 있다. 한국 사회가 추구해야 할 복지모델의 정답이 그저 북유럽의 복지체제인 것처럼 말하는 태도에서는 복지 정책뿐 아니라 정치적 현실에 대한 통찰의 부족이 드러났다. 말로만 좋은 복지가 아니라 실제로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면서도 가능한 정책을 펴는 일이 중요하다. 보수도 얼마든지 복지정책을 펼 수 있다. 또 복지는 꼭 정부가 세금만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시장에서 고용환경도 좋아져야 하며, 개별 가정들도 경쟁에 대한 불안을 현명하게 피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한다. 북유럽과 다른 복지국가인 프랑스에선 유치원에서부터 소득에 따라 급식비를 다르게 낸다. 급식비도 학교가 아닌 자치단체에서 관리하기에, 학생들이 차별받을 일도 없다. 좋은 급식이 무조건 무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소득에 따른 급식비를 내는 것이 꼭 학생들을 차별하는 일도 아니다. 또 무상급식 자체는 복지정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연금·양육수당·노령수당·의료보험 등이 국가 책임이 따르는 복지정책이라면, 급식은 ‘기껏해야’ 자치단체 차원의 일이다. 따라서 ‘무상급식’이냐 아니냐는 기준으로 바람직한 복지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다. 그 점을 반영하듯, 서울시는 초기의 ‘무상급식 반대’라는 구호를 ‘단계적 무상급식’이라는 구호로 슬쩍 바꿨다. 민주당과 진보 쪽은 마치 ‘보편적’이고 ‘무상’이어야만 복지인 것처럼 말한다는 점에서 복지 포퓰리즘에 사로잡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거꾸로, 무상급식이 복지정책 전체에서 비중이 그리 높지 않은데도, 오세훈 시장은 그것에 대한 반대를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는 발판으로 남용했다. 그는 무상급식을 정치적으로 남용하는 반(反)복지 포퓰리즘에 빠졌다.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이 복지 포퓰리즘과 반복지 포퓰리즘이 쓸데없이 싸움을 하는 현장이라고 할 수 있으며, 둘 다 정치적 포퓰리즘이다. 보수와 진보라는 단순하고 경직된 구별이 그런 포퓰리즘을 낳는다.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고, 보수 언론도 등록금 문제의 해결을 위한 기획기사를 내보내며 실제적인 대책마련에 신경쓰는 때 아닌가? 그 방식은 과거의 보수와 비교하면 실용적이며 중도적인 면도 있다. 그것이 다수의 지지와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정치적 기술일 터. 이제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진영에 매달리는 정치는 구태의연하다. 포퓰리즘은 가라! 정치적으로 다수의 지지와 인기를 얻으면서도 공정함을 지키는 복지정책과 정치적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보수와 진보 사이에 중도의 틈을 열자. ‘중도’ 역시 이념이 아니라, 보수와 진보라는 굳어 버린 진영논리를 버리는 정치적 기술이자 태도로 이해하자.
  • 美슈퍼리치 2인의 쓴소리

    美슈퍼리치 2인의 쓴소리

    ‘벌어들인 만큼 세금을 더 내겠다.’는 갑부 투자자, ‘위기일수록 직원을 더 뽑겠다.’는 최고 경영자(CEO).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이중경제침체(더블딥) 우려 등으로 미국 경제가 기로에 선 가운데 세계적인 슈퍼리치 (갑부)인 워런 버핏(왼쪽·81)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하워드 슐츠(오른쪽·58) 스타벅스 CEO가 재정적자 해법을 두고 당파싸움에 빠져있는 워싱턴 정치인들을 정면 비판하며 대승적인 자구책을 설파해 주목을 끈다. 워런 버핏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슈퍼리치 감싸기를 멈추라’는 글에서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면서 나와 같은 억만장자들은 마치 보호종이라도 된 것처럼 감싸기에 급급하다.”면서 “나를 비롯한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 재정적자를 줄이라.”고 미 의회에 촉구했다. 버핏은 지난해 자신은 소득의 17.4%를 연방 세금으로 낸 반면 사무실 직원 20명은 평균 36%의 세금을 냈다고 밝히면서 돈으로 돈을 번 사람들보다 노동으로 돈을 번 사람들의 세율이 훨씬 높은 미국의 현 세제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버핏은 “1980~90년대 부유층에 대한 세율은 지금보다 높았다.”며 “60년간 투자 사업을 해오면서 자본소득세가 39.9%에 달했던 1976~77년에조차 세금 때문에 투자를 포기한 사람은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버핏은 “내가 아는 슈퍼리치 상당수는 품위 있고, 미국을 사랑하며, 기부에도 열심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이때 세금을 더 내라고 해서 싫어하진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 뒤 “나와 내 친구들은 그동안 친부자 성향의 의회로부터 충분히 보호받았다. 이제 정부가 진정한 고통분담을 실시할 때”라고 말했다. 하워드 슐츠는 15일 동료 기업인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두 가지 실천방안을 제시하며 동참을 호소했다. 우선, 최근 부채한도 상한을 둘러싸고 국민의 이익 대신 당파적 관심사와 개인의 정치적 야심을 앞세운 정치인들로 인해 돈보다 훨씬 소중한 신뢰라는 국가적 자산을 잃어버렸다고 개탄하면서 정치인들이 장기적인 관점의 초당적 재정적자 해법을 내놓을 때까지 정치 기부를 중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업인으로서의 솔선수범도 강조했다. 그는 “불안과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기업은 고용을 꺼리고, 소비자들은 지출을 두려워하며, 은행은 대출을 거부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 고리를 누군가 끊어야 한다. 우리는 정부가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지금보다 더 많은 직원을 채용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믿음은 전염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은 그것을 전파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KBS “스파이 명월 女주인공 교체” 한예슬측 “신속 귀국, 촬영하겠다”

    KBS “스파이 명월 女주인공 교체” 한예슬측 “신속 귀국, 촬영하겠다”

    “배우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현장을 지켜야 한다. 우리의 행위는 시청자와의 약속이다. 그러나 열악한 드라마 제작 여건은 반드시 바꿔야 한다.” 원로배우 이순재(76)가 16일 서울 논현동 컨벤션헤리츠에서 열린 새 주말극 ‘천번의 입맞춤’ 제작 발표회에서 내뱉은 쓴소리다. 무단 잠적, 대타 투입, 촬영 거부 번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빚은 ‘한예슬 파문’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는 말이다. 설사 한예슬이 촬영에 복귀하더라도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무개념 여배우, 무능력 제작사, 무책임 방송사의 3무(無) 합작품이라는 신랄한 냉소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한예슬 소속사 “18일까지 귀국” 결혼설엔 함구 한예슬 소속사인 싸이더스HQ는 16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한예슬씨가 최대한 신속히 귀국해 현장에 복귀, 끝까지 ‘스파이 명월’ 촬영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한예슬씨가 심신이 상당히 지쳐 있는 상태에서 촬영을 강행하다 보니 판단이 흐려져 많은 분들께 피해를 끼치게 되었다.”면서 “오후 2시쯤 (미국에 있는) 한예슬씨와 통화를 했으며 본인이 최대한 빨리 비행기 표를 구해 돌아오겠다고 했다. 늦어도 18일까지는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스파이 명월’ 제작사인 이김프로덕션이 100억원대의 거액 민·형사 소송 방침을 밝힌 데다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소속사가 한예슬을 강하게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한예슬이 귀국할지는 미지수다. KBS 측은 “한예슬이 귀국할 때까지는 복귀가 확실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지켜보겠다.”면서 “그러나 귀국하더라도 한예슬의 정식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먼저”라고 못 박았다. 앞서 KBS는 기자회견을 열어 월화 드라마 ‘스파이 명월’의 방송 차질에 대해 시청자에게 공식 사과한 뒤 “새 여배우를 교체 캐스팅해 당초 예정대로 18부작으로 종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11회까지 방영된 상태다. 고영탁 드라마국장은 “한예슬의 행동은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행위이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드라마 병폐와 물타기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BS, “드라마 병폐와 물타기 말라” 이날 새벽 3시 30분(현지시간) 대한항공 편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한예슬은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모든 걸 내려놨다.”며 은퇴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결혼설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어 “드라마 제작 환경이 너무 힘들었다. 제 후배들이 저 같은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한국의 열악한 제작 환경을 원망했다. 이에 대해 이강현 KBS 총괄프로듀서(EP)는 “다른 미니시리즈와 비교해 더 힘든 스케줄이 아니었고 항상 제본된 형태의 완성 대본이 나왔다.”면서 “오히려 한예슬의 스케줄을 조정해 주는 편의를 봐주는 바람에 다른 배우들이 힘들었다.”고 반박했다. 제작사 측도 “그간 한예슬이 본인 위주로 대본을 수정해 줄 것을 요청하거나 촬영 스케줄 변경을 여러 차례 요구했다.”며 책임을 한예슬에게 돌렸다. 하지만 주연배우의 출국 사실조차 확인하지 못한 제작사나 소속사, 중재 노력을 제작사에 맡긴 채 사태 해결에 소극적이었던 KBS도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순재, “배우는 죽는 한이 있어도 현장 지켜야” 전날까지만 해도 동정론이 일부 있었으나 한예슬의 미국행과 귀국 방침이 잇따라 들려오자 여론은 급속히 한예슬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조병혁(아이디 cbhuk1234)씨는 ‘스파이 명월’ 시청자 게시판에 “누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미국으로 도피한다는 건 같이 일하는 연기자, 스태프, 그리고 시청자들을 배신하고 우롱하는 행위”라면서 “자기 일에 대한 책임감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성토했다. 정희주(아이디 ikbs1111)씨도 ‘대한민국에 한예슬만 여배우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좀 더 성실하고 연기 잘하는 여배우가 스파이 명월을 살리길 바란다.”고 적었다. ●고현정도 분노했던 ‘생방송’ 제작풍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기는 하지만 한국 드라마의 열악한 제작 풍토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고현정 등 톱스타들은 공개 석상에서 “언제까지 그날 찍어 그날 방송할 것인가.”라며 ‘생방송’을 방불케 하는 제작 풍토 개선을 촉구했다. “한예슬이 조속히 귀국해 사과해야 한다.”고 질타했던 이순재도 “이런 문제가 왜 생겼느냐에 (근본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금 배우들은 일주일 내내 밤을 새운다. 초인간적인 작업이다. 배우든 PD든 적어도 6개월 전에 대본을 받아 여유 있게 찍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드라마 PD 출신인 김윤철 성신여대 미디어영상연기학과 교수는 “방송사 입장에서는 마지막까지 좋은 대본과 좋은 작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제작 풍토가) 개선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지만 누군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면서 “늘 하는 얘기이지만 방송 6개월 전에 편성을 확정하는 풍토와 사전 제작제가 정착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포토 다큐 줌인]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국가대표 합숙훈련장 가다

    [포토 다큐 줌인]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국가대표 합숙훈련장 가다

    지구촌 축제인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개막을 1주일 여 앞둔 가운데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또 하나의 국제대회를 준비 중인 이들이 있다.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엿새 동안 서울에서 열리는 제8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그들이다. 대회를 한 달가량 앞두고 준비위원회가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을 찾았다. 이곳에서 합숙훈련 중인 선수들은 장애의 종류도 정도도 다르지만 공통의 목표인 메달 획득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훈련에 한창이었다. 실내 사진 종목에 출전하는 임성노(46·지체장애 1급) 선수는 전동휠체어에 앉아 하루의 대부분을 훈련으로 보낸다. 임 선수는 한때 동네에서 사진 잘 찍기로 소문난 사진관을 운영했다. 10여년 전 온몸의 근육에서 힘이 빠지는 희귀병에 걸리면서 사진관을 닫고 한동안 실의와 절망감에 빠져 지냈다. 우연히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소식을 접하고 여러 국내 대회를 거쳐 국가대표가 된 뒤로 장애로 잃었던 삶의 희망을 다시금 품게 됐다. 그는 “메달을 따서 상금과 연금을 받아 고생한 아내에게 보답하고 싶고, 동네에 조그마한 사진관도 열고 싶다.”며 마음속에 감춰둔 꿈을 조심스레 들려줬다. 전자출판 종목의 박영진(34·청각장애 2급) 선수는 현직 출판편집 디자이너로 회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청각장애 때문에 디자이너의 꿈을 포기하고 제빵사로 6년간 일했던 박 선수는 지방대회 수상 후 지금 다니는 회사에 디자이너로 취업하며 꿈을 이뤘고, 전국대회 1위 후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청각장애인 디자인동호회 ‘한국데프디자인클럽’ 회장과 한국농아청년회 부회장을 맡아 청각장애인을 위한 외부 활동에도 열심인 그녀는 금메달을 따겠다는 일념이다. 박 선수는 “청각장애인 후배들에게 열심히 하면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 주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웹마스터 종목의 곽민정(31·청각장애 2급) 선수는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 4년 전 일본 시즈오카 대회 웹마스터 종목에서 은메달을 딴 이제명 씨가 곽 선수의 남편. 이씨는 틈틈이 부인의 연습 내용을 확인하며 남편이자 메달리스트 선배로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곽 선수는 “남편의 관심과 기대가 부담스럽긴 해도 큰 힘이 된다.”며 “열심히 해서 남편이 못다한 금메달의 꿈을 꼭 이루고 싶다.”고 결의를 내보였다. 자전거수리 종목의 조성국(34·지체장애 6급) 선수는 익산의 한 제지회사에서 기계를 다루는 기술자다. 정식으로 자전거 수리를 배운 적은 없지만 전국 대회에서 수상하며 올림픽 출전의 기회를 거머쥐었다. 조 선수는 “못 쓰는 자전거를 고쳐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 장애인들에게 수리 기술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며 금메달보다 더 값진 꿈을 밝혔다. 이들을 포함해 보조기기 제작, 건축CAD 등 40개 종목에 참가하는 79명의 대표선수들이 대회 5연패를 노리며 경기도 분당, 일산, 대전, 대구, 부산 등 5곳의 훈련장에서 무더위와 휴일을 잊은 채 훈련에 흠뻑 빠져 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대회 조직위 사무국의 안희 과장은 “세계 50개국, 1500명이 참여하는 큰 규모의 국제대회인데도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아 대회를 알리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도 메달의 꿈을 향해 쉼 없이 노력하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글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크라우드 펀딩 응용사례 살펴보니

    크라우드 펀딩은 문화예술이나 아이디어 창업 등 응용범위에 제한이 없다. 문화예술계는 대개 기업 후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경향이 짙은데 그러다 보니 일반인 취향보다 자본의 논리가 많이 반영된다는 쓴소리가 나오곤 한다. 크라우드 펀딩은 다수를 상대로 한 소액 기부인 만큼 자본의 논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프로젝트가 마음에 들면 투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연극, 영화, 전시, 뮤지컬 등 예술 창작품도 얼마든지 도전해 볼 수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문화예술계의 새로운 기부 형태로 각광받는 이유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2009년 4월 시작된 미국의 킥스타터(www.kickstarter.com)다. 이름 그대로 좋은 아이디어에 박차를 가해 주겠다는 것인데 한달 모금액만도 50억원을 너끈히 넘어서는 등 큰 인기다. 2008년 1월 문을 연 세계 최초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인디고고(www.indiegogo.com), 어떤 주제에 대해 관심 있는 이들이 돈을 모아주면 해당 지역에 특파원을 파견해 기사를 작성케 하는 스팟어스(www.spot.us) 등도 널리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디스이즈트루스토리(www.thisistruestory.co.kr)가 출범한 이래 5~6개 사이트가 연속적으로 생겨났다. 기본 성격은 같지만 지향점은 조금씩 다르다. 예컨대 콘크리트(concreate.me)는 인디밴드 후원을 내걸었다. 엔클코리아(www.anclkorea.com)는 엔터테인먼트에 주력한다. 텀블벅은 비교적 지명도가 낮은 독립예술가 지원 쪽에 무게가 쏠려 있다. 정부도 가세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 안에 크라우드펀딩 사이트(fund.arko.or.kr)를 개설했다. 이런 사이트를 통해 모금에 성공한 사례들도 적지 않다. 이원국발레단은 문화예술위 펀딩 사이트를 통해 지난 4월부터 한달간 500만원을 모았다. 발레 ‘돈키호테’에 쓰일 의상비 명목이었다.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의상을 이리저리 조합해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참에 의상을 단독으로 제작해 공연의 질을 높여 보자는 취지였다. 텀블벅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프로젝트는 ‘오픈 소스 인공위성 프로젝트’(OSSI·Open Source Satellite Initiative)다.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다목적 대형 프로젝트가 아니라 개인적 차원에서 쏘는, 그리고 아무런 기능도 수행하지 않는 인공위성도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다. 송호준 작가는 위성발사체를 진공상태에서 시험해볼 수 있는 장치를 위해 300만원을 요청했고, 모금은 성공했다. 그러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기부문화가 약하다 보니 단순한 홍보성 이벤트로 전락하거나 일회성 기부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다. 문화예술위가 진행 중인 서울발레시어터의 ‘호두까기 인형’만 해도 제작비 1000만원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수없이 무대에 올려진 레퍼토리다. 차이가 있다면 노숙자들을 무대에 세운다는 점인데, 이 경우 사회공헌 활동과 크라우드 펀딩이 어떤 차이냐는 질문을 낳게 한다. 문화예술위 관계자는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개념이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내년부터는 좀 더 다양한 프로젝트를 제한 없이 진행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광복 66주년] “초등교 갓 나온 어린 여공들도 일제에 저항”

    [광복 66주년] “초등교 갓 나온 어린 여공들도 일제에 저항”

    독립군 출신 이병희(95) 여사는 비록 100세를 바라보지만 민족을 향한 마음에는 변함이 없었다. “젊은이들이 역사를 하나라도 더 배우고 깨어 있어야 나라를 지킬 수 있다.”라고 말할 때는 빼앗긴 나라를 위해 중국 벌판을 누비던 젊은 날의 기개마저 느껴졌다. 여사는 3년 전부터 인천 부평구 갈산동의 한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생활 형편이 넉넉지 못해 요양원 신세를 지는 여사는 다른 3명의 할머니와 한 방에서 지낸다. 나이 탓에 귀가 어두워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했고 말을 이어가는 데도 힘이 부쳤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때의 독립운동에 대한 기억은 생생했다. “나와 함께 활동했던 여성들 중에는 나 혼자만 살아남았어. 내가 죽으면 역사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되겠지….” 그러면서 침대 아래에 있던 상자에서 분홍색 보따리를 끄집어내 풀었다. 때묻고 바랜 사진과 책, 신문기사 등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이건 내가 서대문형무소에서 옥살이할 때 찍은 사진이고, 이건 내 재판 서류들, 이건 이육사 전집….” 동지들의 이름을 한명 한명 되새기며 서류와 기사를 읽어 내려갔다. 여사는 만주에 세워진 동창(東昌)학교의 설립에 관여한 이원식의 손녀이자 대구에서 암살단 단원으로 활약한 이경식의 딸이다. 소녀 이병희는 일찍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까닭에 경성에서 일본인이 경영하던 ‘종연방적’에서 여공으로 일하던 1933년 동료 500여명을 이끌고 파업을 주도했다. 16세 때의 일이다. 파업을 주동한 혐의로 4년 넘게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1940년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간 처녀 이병희는 의열단에 가입한 뒤 동지들에게 문서를 전달하는 연락책으로 활동했다. 그러던 1943년 먼 친척으로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이육사와 일제 항거를 협의하다 체포돼 베이징 감옥에 구금됐다. 이듬해 1월 풀려났지만, 이육사는 옥중에서 순국했다. 이병희는 이육사의 시신과 유품을 수습하는 일을 도맡았다. 해방 이후에는 혼란한 정국 속에서 사회주의 계열이었다는 이유로 ‘조용히’ 지내야 했다. 건국훈장 애족장은 79세이던 1996년에야 추서됐다. 여사는 “당시 일제가 운영하던 공장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어린 여성들만을 직공으로 받았다.”면서 “그들의 파업을 통한 저항은 대단했다.”고 회상했다. 독립운동에 남성들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기여한 부분도 작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도 언젠가는 사람들이 (여성들의 독립운동을) 다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사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및 친일 논란이 있는 인물들의 동상 설립 등 최근 뉴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문제에 대해 태만하게 대응하는 것이 더 잘못이야. (그런 움직임을 보이는 사람들보다) 더 많이 배우고 똑똑하게 대처해야 해.” 감정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침착하고 단호한 대처를 주문했다. “양반들이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 배우려 하지 않고 호의호식하려 했기 때문에 나라를 잃었다.”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도 당장 잘 먹고 잘사는 것만 중요하게 여기지, 역사를 제대로 배우고 나라를 지키려 하지 않는다.”며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여사는 젊은이들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한가지”라면서 담담하게, 그러면서도 힘을 줘 “우리 역사를 부단히 배워야 한다.”며 ‘깨어 있는 정신’을 거듭 말했다. 글 사진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홍충돌’ ‘홍불쑥’… 그래도 꿋꿋?

    ‘홍충돌’ ‘홍불쑥’… 그래도 꿋꿋?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당 안팎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고 있다. 취임 한달여 만에 ‘동네북’ 신세가 됐다. 반대 목소리에 아랑곳하지 않는 ‘홍준표 정치’를 언제까지 고수해 나갈지 주목된다. 홍 대표는 11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총선 전략공천 문제로 쓴소리를 들었다. 전날 홍 대표가 공천개혁특위 위원장인 나경원 최고위원과 회동을 갖고 ‘전략공천’(경선 없이 당 지도부가 후보 선정) 비율을 특위가 마련한 20%에서 30%로 올리자고 제안한 사실이 알려진 탓이다. 이는 홍 대표가 지난 8일 당직자들에게 공천 관련 ‘입조심’을 당부한 지 이틀 만에 스스로 약속을 깬 것이도 하다. 홍 대표의 이 같은 제안은 ‘총선 물갈이’의 폭을 키우고 공천에 대한 대표의 입김을 강화시킬 수 있어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나 최고위원은 홍 대표의 제안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공천을 얘기하면 블랙홀이 되고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선임 문제를 놓고도 체면을 구겼다. 당초 충청권 인사 2명을 임명하려 했으나 당 내 반발에 부딪혀 충청·호남권 인사 한명씩을 선임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지난 9일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은 전국 정당을 지향하기 때문에 지명직 최고위원도 그런 정신에 맞게 결정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홍 대표는 또 지난 8일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맞짱 토론’을 제안했다 퇴짜를 맞았다. 앞서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와 인천공항공사 국민주 매각 등 주요 정책을 놓고는 각각 황우여 원내대표, 유 최고위원과 불협화음을 내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사전 조율 기능이 없다 보니 대표가 갈등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총선이 다가올수록 대표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자연스레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창립 50돌 전경련] (상) 무용론에 위상 흔들

    [창립 50돌 전경련] (상) 무용론에 위상 흔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회비만 1년에 10억원 넘게 내고 있지만 우리를 위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그 돈을 광고비로 쓰는 게 훨씬 낫다는 말까지 내부에서 나옵니다.”(국내 10대 그룹 임원) “전경련의 실체는 대한민국에서 돈 많고 힘센 사람들이 단합한 단체입니다. 해체되는 게 바람직합니다.”(유종일 KDI 정책대학원 교수) 1961년 창립된 전경련이 이달 16일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고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주도로 설립된 순수 민간종합경제단체로 ‘재계의 본산’, ‘재계의 맏형’으로 불린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경련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재계 곳곳에서 들린다. 다원화되고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전경련이 과연 필요하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를 대표하는 역할은 고사하고 스스로의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전경련이 사회 전체의 공정성과 경제 전체의 발전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변화 못 따라가고… 역할도 축소 11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오는 10월 초에 50주년 공식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병철 전 회장 등 13명의 경제인이 설립한 ‘한국경제협의회’를 전신으로 활동을 시작한 전경련은 경제 성장기에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며 산업 발전을 이끌어왔다.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과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고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 등 재계의 거물들이 전경련을 손수 주도한 것도 이때였다. 그러나 10여년 전부터 주요 기업 오너 회장이 전경련 수장을 맡기를 꺼리면서 무기력증을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초 12년 만에 10대 그룹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취임했지만 사정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전경련은 ‘지천명’(知天命)을 코앞에 둔 최근에는 주요 그룹들에 ‘유력 정치인을 나눠 맡아 로비해 달라.’는 문건을 돌렸다가 되레 궁지에 몰리고 있다. 전경련의 위기는 정경유착으로 대표되던 우리 사회의 병폐가 사라지고 있는 추세와 맞물리고 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전경련의 가장 중요한 일은 재계의 이해를 한데 모아 정치권에 전달하고 이를 관철시키는 것이었다. 당시가 정치권력 우위의 시대였던 만큼, 반대로 전경련이 재계를 대표해야 할 역할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전경련이 1980년 신군부 집권 뒤 산업합리화 조치와 문민정부 시절 이동통신사업자 자율 선정, 전직 대통령 비자금 스캔들에 따른 재계 자정 결의, 국민의정부 출범 직후 빅딜 협상 등 국내 산업계와 사회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결정의 주역이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경련이 개입할 만한 일들이 많이 사라지면서 역할 역시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은 총수들이 검찰 수사 등을 받으면서 정경유착의 폐습에서 벗어나려는 분위기”라면서 “국내 산업에 대한 정치권의 간섭 강도가 약해지는 데다 글로벌화에 따라 기업들이 정치권의 눈치를 덜 보게 되면서 자연스레 전경련의 존재 가치가 희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 전체의 공정성 제고 위해 노력해야 다원화된 재계의 욕구를 한데 모으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전경련의 위상 약화 요인으로 손꼽힌다. 2000년대 들어 대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이해관계 역시 다양화·다변화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말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찬반 입장이 엇갈렸던 복수노조 문제 등과 같이 전경련이 재계 공통의 이해를 위해 입장을 정하는 것도, 이를 위해 움직이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글로벌화가 더 많이 진행될수록 이러한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주영, 김우중 등 재계를 대표할 수 있는 카리스마 있는 회장이 나타나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그 결과 전경련이 최근 정병철 상근 부회장-이승철 전무 등 내부 인사들의 전횡에 휘둘리는 구조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는 숨 가쁘게 변해왔는데 기존의 관점에 머물러 있는 인사들이 전경련을 시대에 역행하게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경련이 사회와 단절된 채 일부 대기업의 이해만 추구하는 이익단체로 전락했다는 쓴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 재계 관계자는 “통상 전경련 회장이 바뀌면 상근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이 교체돼야 하지만 허 회장 취임 이후에도 정병철-이승철 등 ‘양철’은 권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재계와 전경련이 아닌 자신들의 이해를 위해 움직이면서 전경련의 위상 약화로 연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태식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경련이 대기업만이 아닌 사회 전체의 공정성 제고와 우리 경제 전체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면 최근의 위상 약화에도 불구하고 존재 가치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두걸·김승훈기자 douzirl@seoul.co.kr
  • [美 신용등급 강등] 8일 한국 등 亞증시 블랙 먼데이?… 지구촌 촉각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국제 금융시장은 안갯속이다. 신용등급 강등 이후 주요국의 정부 관계자들이 취한 행동에 대한 시장의 판단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실상 관치 경제 상황인지라 각국 정부의 대응 능력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당장 8일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블랙 먼데이부터 반등까지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사상 초유의 미 신용등급 강등 및 파급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국내 주가는 일단 약세로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주식 시장이 먼저 열리고 이어 유럽 시장, 미국 시장이 열린다. 불확실성의 매를 먼저 맞는다. S&P의 추가 움직임도 미지수다. 신용등급 평가에 있어 공기업의 신용등급은 해당 국가의 신용등급에 연동돼 있어 특정 국가의 신용등급 하향(상향)은 해당 기업의 하향을 의미한다. S&P의 신용등급 강등이 미국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였다는 점에서 추가 행동 가능성은 낮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이 있더라도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성욱 금융연구원(KIF) 연구위원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 충격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미국 신용등급 자체가 국제 금융시장을 흔드는 이벤트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민영 LG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도 “영향은 있겠지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등을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장기적으로는 좋지 않지만 8일 주식시장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주에 코스피가 10% 넘게 하락했고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이 지난 4일 기준 18조 666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8일의 주식시장은 원화 방향의 가늠자다. 코스피가 하락할 경우 원화 약세는 불가피하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달러화 약세를 의미할 수 있지만 대체 안전자산이 없는 상황에서 달러화에 대한 수요는 여전할 수 있다. 실제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금융사 관계자는 “미 국채를 대신할 안전자산이 없는지라 미 국채를 살 수밖에 없다.”며 시장에서 미 국채 가격이 소폭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발 위기지만 안전자산으로 미 국채가 선호되는 역설적 현상이 2008년에 이어 이번에도 계속될 것인지가 시장의 관심사다. 전경하·임주형기자 lark3@seoul.co.kr
  • 문화·문서선교 새 장 연 ‘한 알의 밀알’

    문화·문서선교 새 장 연 ‘한 알의 밀알’

    “설교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불편한 몸을 이끌고 고집스럽게 마이크 앞에 섰던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가 2일 오전 8시 40분 서울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별세했다. 65세. 고인은 전날 새벽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엄숙한 설교의 틀을 깨고 팝, 패션쇼, 심지어 댄스까지 끌어들이며 ‘열린 선교’ ‘문화 선교’ 개념을 도입한 그는 선교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정치 목사’라는 수식어도 따라다녔다. ●이 대통령 조화… 각계 조문 줄이어 서울 서빙고동 온누리교회 본당 두란노홀에 마련된 빈소에는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도 조화를 보냈다. 생전의 폭넓은 인맥이 말해주듯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등 종교계 인사들은 물론 배우 엄지원 등 연예인, 기업인, 스포츠 스타들의 발길도 줄을 이었다. 고인은 1946년 평남 진남포에서 태어났다. 건국대와 장로회신학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1980년 개신교 출판사 두란노서원을 설립했다.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 닉 부이치치의 ‘허그’ 등 일반 독자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던 베스트셀러가 여기서 나왔다. 고인의 이름 앞에 ‘문서 선교’ 개척자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그로부터 5년 뒤인 1985년, 서울 한남동 한국기독교선교원에서 12 가정을 모아 놓고 기도를 올렸다. 오늘날 교인 수만 7만 5000명에 이르는 온누리교회의 시작이었다. ‘온 세상을 위한 교회’라는 이름처럼 고인은 해외 선교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저 유명한 ‘러브 소나타’이다. 2007년 일본에서 한류와 선교를 결합시킨 ‘문화 선교’를 시도한 것이다. ●교회 변질 질타… 대선때 MB 지지 논란 2003년에는 비전 ‘29장’(Acts29)을 발표했다. 28장으로 끝나는 사도행전의 다음 장을 온누리교회가 앞장서 실천하자는 의미였다. 성경 중심의 복음주의 운동을 이끈 주역이기도 했다. 지난해 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개혁이란 결국 본래로 돌아가는 것이다. 예수를 10년 이상 믿으면 변질되고 교회도 10년이 넘으면 비뚤어진다. 성경으로 돌아가고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며 한국 교회를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하지만 2007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며 이명박 당시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논란의 복판에 서기도 했다. ●걸어다니는 종합병동… 간암 투병 왕성한 행보와 달리 그의 별명은 ‘걸어다니는 종합병동’이었다. 대학 때 폐결핵을 앓은 것을 시작으로 늘 병을 달고 다녔다. 1980년대 간암 판정을 받고 소천하기 전까지 암 수술만 일곱 차례나 받았다. 하지만 그는 “건강이 나빠 일을 못한 적이 없다. 다만 한계와 분수를 깨닫고 하나님 앞에서 까불지 않게 됐다.”고 말하곤 했다. 지난 5월 17일 트위터에 남긴 마지막 글도 “바쁘다는 것과 피곤하다는 것은 다르다. 의무적으로 하거나 하기 싫은 일을 할 때에는 바쁘지 않더라도 피곤할 뿐이다.”라는 내용이었다. ●트위터에 남긴 마지막 글 화제 유족으로는 부인 이형기씨와 1남 1녀가 있다. 발인예배는 4일 오전 9시 서빙고 본당에서 열린다.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담임목사,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 김지철 소망교회 담임목사 등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았다. 장례위 측은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조화와 조의금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장지는 강원 원주시 문막읍 온누리동산이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법조계 “이런 수장 원한다”

    새로운 사법부 수장에 대한 법조계의 가장 큰 바람은 ‘독립성’이다. 일각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임명된 최종영 전 대법원장과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임명된 이용훈 현 대법원장이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반면 최 전 대법원장과 이 대법원장이 사법부의 독립성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도 만만찮다. 같은 사안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그만큼 재판의 독립성을 지켜내기가 쉽지 않고 정치적인 평가도 무시할 수 없음을 보여 주는 방증이다. 차기 대법원장은 정치적 외압을 막고 재판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법부를 이끄는 것은 물론, 법조계의 욕구를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법조 일원화, 대법관 증원 및 상고심사부 도입,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관계 정립 등 짐을 떠안아야 한다.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회복도 필요하다. 법원 내부에서는 이용훈 대법원장의 최고 성과로 꼽는 공판중심주의를 보완하는 것을 첫번째 과제로 꼽는다. 구술심리는 어느 정도 강화됐지만, 증거 조사 방식은 아직도 예전 그대로라는 것. 시작단계인 전자소송도 자리를 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한 부장판사는 “형사부와 민사부에 널려 있는 법원의 과제를 반석 위에 올리기 위해서 추진력이 있고 개혁 의지가 강한 대법원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호사 업계는 대법관 증원에 관심이 크다. 변호사단체들은 그동안 대법관 수를 50명으로 늘려 3심제를 강화하자고 주장해 왔다. 반면 법원에서는 대법원이 재판할 만한 사건인지를 심사해 걸러내는 ‘상고심사부’를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정준길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은 “지금 법원은 타성에 젖어 있다. 국민을 위한 진정한 사법개혁을 해야 한다.”면서 “대법관을 증원해 국민이 재판받을 권리를 확대하는 등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하태훈 고려대 법대 교수는 “폐쇄적인 사법구조를 바꾸기 위해 개혁 의지가 있는 대법원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도 “전관예우 등으로 법원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재판 당사자들이 하급심을 신뢰하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이민영·안석기자 min@seoul.co.kr
  • 옐로우 몬스터즈 “아침형 몸빵밴드 진짜 빡센 괴물 될 겁니다”

    옐로우 몬스터즈 “아침형 몸빵밴드 진짜 빡센 괴물 될 겁니다”

    2010년 4월 16일. 서울 홍익대 앞 라이브클럽에서 잔뼈가 굵은 3명의 사내가 서교동 연습실에서 만났다. 델리스파이스의 최재혁(36·드럼), 마이앤트메리의 한진영(35·베이스), 검엑스의 이용원(31·기타 겸 보컬). 모두 1995년 홍대 라이브클럽 ‘드럭’에서 데뷔해 각자 ‘일가’를 이뤘다. 하지만 소속 밴드의 휴식기간이 길어지면서 음악에 대한 목마름을 느꼈다. 그러던 차에 이용원이 먼저 한진영을 낚았고, 한진영은 최재혁을 불러냈다. ●밴드하려면 소주잔 전에 연주부터 부딪쳐야 다짜고짜 ‘일합’을 겨뤘다. 이용원이 만든 ‘디스트럭션’을 합주한 것. 한진영은 “밴드를 하려고 모인 사람들은 소주를 마시기 전에 연주부터 해봐야 한다. 미심쩍은 부분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딱 한 곡을 맞춰보고는 깔끔하게 술 마시러 갔다.”고 설명했다. 맏형 최재혁은 “그 순간 뼈대가 탄탄한 철골 구조물을 본 느낌이었다. 안에 무엇을 채우든, 어떤 색을 칠하든 그건 나중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한국 펑크록 역사에 ‘괴물’(몬스터)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내친 김에 올드레코드라는 회사도 차렸다. 이용원이 대표이사, 다른 두 멤버는 이사를 맡았다. “눈치 안 보고 ‘빡세게’ 해보고 싶었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최근 2집 앨범 ‘라이엇’(RIOT·폭동)을 발표한 옐로우 몬스터즈를 지난 27일 서울 태평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일본의 펑크록 페스티벌 ‘빅피스펑카풀릭 2011’ 무대에 한국 밴드로는 유일하게 출연한 직후였다. ●아침형? 음악인도 9 to 5에 준하는 일 해야 막내 이용원이 올드레코드 대표이사인 까닭을 물었다. 이용원은 “집을 담보 잡히고 돈을 끌어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대화를 하다 보니 역할분담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용원은 팀 결성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작업을 할 때에도 강렬한 기타 리프(반복되는 악구)와 귀에 달라붙는 멜로디, 코드 등 큰 뼈대를 설계한다. 최재혁이 딱 맞는 비트를 넣어 곡에 숨을 불어넣으면, 멤버 중 가장 입담이 좋은 한진영은 편곡을 한다. 한진영은 “용원이가 뼈대를 세우면 우리가 미장질한다.”며 웃었다. 마이앤트메리나 델리스파이스는 옐로우 몬스터즈에 비하면 말랑말랑한 색깔을 지닌 팀. 하지만 펑크에 대한 열정은 가슴 깊은 곳에 있었다. 한진영은 “음악을 시작한 곳이 모두 펑크클럽”이라면서 “이전 소속팀의 다른 멤버들은 모던하고 팝스러운 느낌을 좋아했는데 재혁이 형이나 나는 ‘빡센’ 음악을 하고 싶었다. 의붓아버지(모던록)와 자랐는데 알고 보니 친아버지는 펑크였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밴드들이 야행성인 것과 달리 옐로우 몬스터즈는 ‘아침형’이다. 공연이 없는 날 하루 8시간쯤 연습한다. 팀 결성 이후 단 한 주도 공연을 거른 적이 없다. 심할 때는 하루에만 4곳에서 공연을 했다. 지난해 200회 공연을 소화했으니 아이돌 못지않은 살인적인 일정이다. 최재혁은 “밴드가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음악을 만들어 최고의 라이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영은 “1집 때 하루 3~4시간씩밖에 안 잤더니 2집은 오히려 쉽게 갔다. 많은 밴드가 앨범을 너무 띄엄띄엄 낸다. 3~4개월 활동하고 2년을 쉰다. 이해가 안 간다. 한 달에 한 곡씩만 써도 1년에 12곡”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음악을 학력으로 하다니… 이용원도 “보통사람들은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한다. 음악 하는 사람들도 그 정도는 해야 한다. 그런 밴드들이 많아져야 록 음악계가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력으로 음악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머리로 음악하는 밴드들이 늘었다. 그러니 기획사들은 서울대 출신을 찾아 홍보수단으로 삼는다. 우리 같은 ‘몸빵’(몸으로 버티는) 밴드들이 점점 사라져 간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옐로우 몬스터즈는 10월부터 일본 활동에 나선다. 일본 음반사 2~3곳과 최종협상 단계에 있다. 일본 진출을 결정한 까닭은 펑크록 마니아층이 워낙 두껍기 때문. 크라잉넛, 갤럭시익스프레스와 함께 지방 클럽을 도는 ‘다이너마이트 투어’로 내수를 살리는 한편, 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한진영은 “1집 땐 알에서 깨어난 꼬마 괴물이었다면 지금은 완성된 괴물로 자라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용원 역시 “10년이 훌쩍 넘도록 음악을 했지만, 지금이 한창이다. (조건들을) 재고 따지고 할 때가 아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오는 19일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2집 발매 기념공연을 갖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소통 부재가 재해 키웠다는 지적 아프다

    엊그제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수해복구 현장을 찾은 일본 방재 전문가들이 쓴소리를 했다. 한국의 방재 시스템 자체는 일본에 뒤지지 않지만, 정부·지자체·주민 사이에 재난에 대비한 협조와 소통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한 것이다. 피해가 발생한 전후 사정을 되짚어 보면 “방재에는 소통이 기본”이라는 그들의 고언(苦言)을 뼈아프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우면산 산사태 발생 후 산림청은 산사태 예보 발령을 7월 26일 저녁부터 27일 새벽까지 4차례 자동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반면 서초구 측은 문자 또는 공문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다가 뒤늦게야 문자 메시지를 확인할 겨를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우면산이 산사태 위험이 가장 큰 ‘1등급 지역’이라는 사실을 서초구가 몰랐다는 보도도 있었다. 자동 메시지를 보낸 것만으로 제 할 일을 다했다는 산림청이나, 예보 발령를 받고도 주민 대피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서초구는 이번 사태에 나란히 책임을 져야 한다. 소통 부재는 정부 부처와 지자체 간에만 있는 게 아니다. 주민들의 ‘소지역 이기주의’가 더 큰 피해를 불렀다는 분석도 적잖게 나왔다. 이번 폭우로 물에 잠긴 강남구 대치동 일대는 지난 10년간 침수 피해를 4차례 입었지만 재건축에 지장을 줄까봐 배수시설 개선 작업을 미루는 바람에 물바다가 됐다. 시민들 또한 수재를 줄이는 협조·소통에는 무신경했음을 알 수 있다. 수재는 개인과 가정에 씻지 못할 불행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도 커다란 부담을 준다. 정부기관과 지자체, 주민 모두가 책임 회피와 이기주의를 버리고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예방도, 피해 최소화도 가능하다. 오늘까지 중부 지방에 120㎜ 이상 많은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나왔다. ‘우면산 참사’와 같은 일이 다시는 없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하겠다.
  • 김재중, 사생팬에 쓴소리 “그만해라 마이 묵었다” (전문)

    김재중, 사생팬에 쓴소리 “그만해라 마이 묵었다” (전문)

    김재중이 사생팬들에 대해 다시 쓴소리를 했다. 그룹 JYJ의 멤버 김재중은 30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생팬과 그들과 함께 움직이는 사생택시기사들을 비난했다 사생팬은 연예인을 24시간 쫓아다니는 팬으로 연예인의 사생활이 일거수 일투족 모두 드러나 사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준다. 택시를 이용해 연예인의 차량을 추적하며 스타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다니며 스토커에 버금가는 피해를 준다. 다음은 김재중 사생팬 비난 전문. 사생택시단체들이 더욱 늘어났다. 다시 양심의 가책도 없는 운전사들과 불쌍하기 짝이 없는 아이들도 늘어나겠네. 운전사들은 그딴 장사로 거금을 벌겠고 택시에 탄 아이들은 쓸데없는 시간과 돈을 써가면서 좋아한다는 사람의 시간과 자유를 거꾸로 빼앗아가겠지. 스타라면 감수해야할 것 치곤 좀 지나치고 싫지않은가..? 7년동안 밥먹을 때 일할 때 휴식을 취할 때 집을 들어갈 때마저 죄인처럼 눈치를 보고 숨어다녀야 하는 게 정상적인 생활인가? 그만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일에 집중 좀 하고 잠 좀 자자 이놈들아 사진 = 김재중 트위터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주민투표의 선택이 천심(天心) /김경운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주민투표의 선택이 천심(天心) /김경운 사회2부장

    얼마 전 일본 정부가 대한항공 여객기의 독도 상공 시험비행에 맞서 이례적으로 ‘탑승금지’ 조치를 내린 처사는 어떤 측면에선 유치한 인식구조가 깔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인식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오사카 근처를 연고지로 하는 한신 타이거스와 도쿄의 요미우리 자이언츠 경기는 최고의 라이벌전으로 꼽힌다. 지난주 고시엔 야구장에서 열린 3연전은 한신이 간신히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두 팀의 대결에 ‘열도인’들이 흥분하는 이유는 한신이 역사적으로 서쪽 교토를 중심으로 성장한 일왕 문화를, 요미우리가 동쪽 에도(도쿄의 옛 이름)의 무사 문화를 각각 대표하는 것처럼 여기고 있기 때문이란다. 김용운 한양대 명예교수와 와타나베 미쓰토시 등 한·일 양국의 많은 원로학자들은 역대 3대 왕조에 걸친 일왕가가 최초 가야계 ‘도래인’에서 비류백제계를 거쳐 한성백제계로 이어진 사실에 대해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현 아키히토(明仁) 일왕도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내 몸에 백제 무열왕의 피가 흐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신라땅에서 건너온 다른 도래인들은 집권층인 백제 후손에 떠밀려 미개지이던 일본 동쪽지역에서 힘을 길렀다. 그러다 1185년 3월 단노우라 전투에서 백제계 헤이시(平氏) 가문을 물리친 신라계 겐지(源氏) 가문의 미나모토 요리토모(1147~1199) 장군이 바쿠후(幕府)를 설치하고 사무라이 정치를 시작한다. 겐지 가문의 영광은 헤이안 시대의 유명한 통속소설 ‘겐지 이야기’(源氏物語)를 통해 잘 나타난다. 겐지가의 남성은 수려한 용모에 돈과 권력마저 거머쥔 실력자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우상이다. 일본인의 전래 의식 속에는 월등한 힘으로 들이닥친 한반도 정복왕조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끊임없는 힘의 대결을 지켜보면서 승자만을 떠받드는 습성도 숨어 있는 듯하다. 백제·가야계와 신라계의 대결은 시간이 흐르면서 열도의 도래 문명인과 반도에 남은 신라-조선-한국인 사이의 대립적 관계로 이어지고 있다. 왜(일본)는 고구려-발해-백제-가야와 함께 옛 연맹왕국 부여의 방계 후손으로서, 자신들을 밀어내고 반도를 차지한 신라-조선-한국에 복수를 해야 한다는 황당한 감성이 그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 임진왜란과 한일합병에서 이런 뜻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전면 무상급식을 둘러싼 주민투표가 곧 시작되는 모양이다. 서울시와 시의회의 대립도 이제야 끝인가 보다. 그런데 여기서 쓴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유치하고 황당한 일이 많아서다. 민주당 출신 시의원들은 이제 와서 “투표가 본래부터 무효다.” “투표청구 서명부가 조작됐다.” “투표용지 표현을 달리해야 한다.”는 등 꼬투리나 잡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선 곤란하다. 자칫 자국 내 사정 탓에 심사가 튀틀려 이웃나라 민간 항공사에 심통을 부리는 일본처럼 보일 수 있다. ‘전면적 무상급식’은 지난해 6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시 한명숙 민주당 후보가 제안했다가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의 ‘단계적 무상급식’에 밀려 폐기된 공약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측에서 장악한 자치구와 시의회가 힘을 합쳐 구청 예산만으로 강행하면서 “공짜로 급식하다가 시장의 고집 때문에 중단되면 난리가 날 것”이라는 어이없는 속셈으로 여기까지 왔다. 오 시장도 “그렇다면 주민 뜻을 물어보자.”며 덜컥 180억원짜리 투표를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때부터는 대화도 타협도 없었다. 오 시장은 투표 결과가 뜻대로 나오지 않으면 당장 시장직을 내놓겠다고 지금 약속해야 한다. 이 지경에 이른 경위야 어떻든 공인으로서 책임을 지라는 말이다. 투표 시작 전에 입술을 깨물고 언약을 해야 그토록 강조했던 진정성이 빛날 것이다. kkwoon@seoul.co.kr
  • ‘說說’ 끓는 매킬로이 스캔들

    22세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US오픈골프대회에서 신들린 샷을 뽐내며 우승했을 때 모두가 타이거 우즈(미국)의 시대가 가고 매킬로이의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매킬로이는 ‘홈그라운드’나 마찬가지인 브리티시 오픈에서 공동 25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더군다나 “링크스 코스(바닷가에 인접한 초원지대)는 싫다.”며 공공연히 불평을 늘어놓은 그의 태도에 실망을 금치 못한 선배들이 많다고 AP통신이 21일 보도했다. 매킬로이가 아직 황제의 자리를 이어받을 정도로 완성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매킬로이는 지난 18일 브리티시 오픈이 끝난 뒤 “경기 결과가 날씨에 엄청나게 좌우되는 대회는 즐길 수 없다. 1년에 1주일 있는 시합을 위해 나의 경기 스타일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기후도 비슷하고 링크스 코스도 수없이 많은 북아일랜드 출신의 매킬로이가 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발언이었다. 역시나 유럽 출신의 ‘레전드’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3차례 메이저 우승을 거둔 닉 프라이스(54·짐바브웨)는 “그런 반응에 매우 놀랐다.”면서 “앞으로 적어도 20~30개의 오픈 챔피언십에 출전할 텐데 그런 자세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1991년 마스터스 챔피언인 이안 우즈남(53·웨일스) 역시 “우즈나 잭 니클로스, 아널드 파머 등 모든 훌륭한 골퍼들은 세계 어느 곳에서 열리는 대회에서도 적응했다.”면서 “그는 아직 어려 말을 잘못할 수도 있다. 지금쯤 ‘내가 무슨 말을 한 거지’라며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고 감싸주기도 했다. 매킬로이와 함께 브리티시 오픈에 출전한 ‘링크스 코스의 달인’ 톰 왓슨(62·미국)도 아직 어린 매킬로이를 감싸고 나섰다. “나 역시 그 나이쯤엔 링크스 코스를 끔찍이 싫어했다. 엉뚱한 곳으로 공이 튀질 않나, 그린도 딱딱하고 맹렬히 불어대는 바람은 정말…”이라면서 “그러나 매킬로이는 링크스 코스에서 살아남는 법을 곧 터득할 것”이라고 했다. 왓슨은 “나도 링크스 코스에 적응하는 데 4년이 걸렸다. 링크스 코스 2개에서 우승하고 나니 저절로 터득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매킬로이는 사생활에서도 구설수에 올랐다. 매킬로이가 영국 런던 시내에서 여자테니스 랭킹 1위인 카롤리네 보즈니아키와 키스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부터다. 매킬로이는 최근 오래 사귄 여자친구 홀리 스위니와 헤어진 것이 공개됐는데, 결별이 알려지기 무섭게 새 인물이 등장한 것이다. 다음 달 열리는 올해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에서 매킬로이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자못 궁금해진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결별 ‘12년 캐디’ 여성캐디 고용설 우즈에 쓴소리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골프백을 12년째 메다가 해고 통보를 받은 스티브 윌리엄스가 우즈에게 쓴소리를 쏟아부었다. 우즈가 여성 캐디를 포함해 새 캐디를 물색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시점에서였다. 허핑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22일 윌리엄스는 우즈가 결별을 공식화한 하루 뒤 우즈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2년간 우즈가 메이저대회 13차례를 포함해 72승을 올리는 데 힘을 보탰다. 윌리엄스는 이날 언론과의 접촉과정에서 “내가 실망한 것은 해고를 당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타이밍”이라면서 우즈의 성추문이 터진 이후 지난 18개월 동안 자신이 우즈의 편에서 충실히 일해온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그런 헌신이 우즈에겐 별거 아니었던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윌리엄스는 우즈가 섹스 스캔들 이후 경기 출장 포기와 부상 등으로 슬럼프를 겪은 지난 2년 동안 자신도 인생을 낭비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누군가와 가까운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면 그에 대한 존경심을 잃게 된다.”며 우즈에게 그렇게 살지 말라는 투로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우즈는 심기일전 차원에서 새 캐디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데일리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아일랜드 베팅업체인 ‘패디 파워’는 우즈의 캐디 후보 1순위로 파니 수네손(스웨덴)을 거명했다. 수네손은 PGA 투어에서 흔치 않은 능력있는 여성 캐디다. 그녀는 닉 팔도(잉글랜드)의 네 차례 메이저대회 우승을 도왔고, 현재는 헨릭 스텐손(스웨덴)의 캐디백을 메고 있다. 후보 2순위에는 우즈의 어릴적 동네 친구였던 바이런 벨(미국)과 웹 심슨의 캐디 폴 테소리, 헌터 메이헌의 캐디인 존 우드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패션 한류 이젠 때가 됐죠!”

    “패션 한류 이젠 때가 됐죠!”

    “이제 우리나라 패션도 뜰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돌의 무대 의상이나 드라마에서의 패션 감각이 인정받지 못했다면 한류가 있었을까요? 한국 패션 디자이너들은 빠르고 부지런합니다.” ‘김연아 블라우스’로 유명해진 박정예(작은 42) 디자이너는 K팝(POP) 붐의 숨은 주역 가운데 하나는 패션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의류 브랜드 ‘꼼빠니아’의 디자인실장이기도 한 그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더반 프레젠테이션에서 김연아 선수가 입었던 흰 블라우스를 디자인했다. ‘완판녀’라는 김 선수의 별명답게 풍성한 소매와 큼지막한 리본이 포인트였던 이 블라우스는 모두 팔린(완판) 상태다. “심사위원들에게 성숙한 이미지를 심어주려 했던 디자인 전략이 주효했다.”는 박 실장은 “3~4년 전부터 시장 조사를 위해 해외 출장을 가면 우리 패션이 유행을 같이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가까운 일본은 물론이고 유럽에 가더라도 외국의 패션이 새롭게 다가오기보다는 한국의 패션과 같이 가는 느낌이라는 얘기다. ●한국인들 패션 관심↑ 충성도↓ 1960년대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패션쇼를 열기 시작했던 일본의 디자이너 가운데 레이 가와쿠보, 요지 야마모토, 이세이 미야케 등은 1980년대 세계 유행을 선도하며 여러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됐다. 파리에서 여러 차례 패션쇼를 연 장욱진 디자이너는 “세계인들은 1980년대에 일본 디자이너들로부터 찾았던 ‘새로운 패션’을 이제 한국 디자이너들에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실장이 파악하는 한국 소비자들은 유난히 까다롭고 변덕이 심한 데다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에 비해 브랜드 충성도는 낮다. 여름에 자주 입는 흰색 면티나 청바지와 같은 편한 옷도 몸에 잘 맞는 피팅감 등 높은 품질을 요구한다. 한때 국내 패션 브랜드들은 파리, 뉴욕, 밀라노, 런던 등 유명 도시에서 열리는 패션쇼인 해외 컬렉션을 그대로 베낀다는 비난을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1990년대 외환위기 이후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부도가 나는 등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베끼기만 하는 브랜드는 살아남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해외 패션쇼가 동시에 생중계되거나 사진이 바로 뜨면서 소비자들의 눈도 더 높아지고 예리해졌기 때문이다. 이번에 더반에서 김 선수가 입었던 겉감과 속감의 색깔이 다른 망토도 해외 브랜드 ‘셀린느’의 디자이너 피비 파일로가 올봄·여름을 겨냥해 내놓았던 의상과 흡사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망토는 재작년부터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복고풍 의상입니다. 멀리 거슬러 올라가 보면 김 선수의 검정 망토에서 세계 무대에서 활약했던 리틀 에인절스의 단복이 떠오르지 않나요. 단순하게 디자인을 베끼기에는 이미 정보가 공개됐고,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졌습니다.” 유행에 따라 각 브랜드마다 비슷비슷한 디자인을 내놓을 수 있지만 고유의 브랜드 색깔이 디자인에 반영된다는 게 박 실장의 얘기다. 패션 관계자들이 김 선수의 패션을 높이 사는 부분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한국 브랜드의 옷을 입는다는 점이다. 더반에서는 꼼빠니아, 제일모직 구호, 한섬의 타임, 플라스틱 아일랜드 등의 옷을 입었다. 배우 소지섭과 함께 특별 공로상을 받은 ‘2011 한국 관광의 별’ 시상식에서도 국내 브랜드 미니멈의 검정 원피스를 입었다. ●김연아·미들턴·미셸의 공통점은… “영국의 왕자비 케이트 미들턴이 톱숍, 알렉산더 매퀸과 같은 영국 브랜드의 옷을 입고,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가 갭이나 미국 디자이너 바버라 티프랭크의 원피스를 입는 것은 사소하지만 파급 효과가 무척 큽니다.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자리에 갈수록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김 선수가 국내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은 본인에게도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 아직 20대의 젊은 나이이기에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또래 젊은 층이 엄두 내기 어려운 값비싼 해외 유명 상표의 옷을 걸쳤다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레젠테이션이 퇴색됐을 것이라고 박 실장은 말했다. 20대 여성들 사이에서는 ‘김연아 스타일’이 화두다. 김 선수처럼 ‘블랙&화이트’로 무장해 세련되고 우아한 감각을 뽐내고 싶어 하는 것이다. 남녀를 떠나 옷 잘 입는 패셔니스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박 실장이 들려주는 핵심 비결은 “티피오”였다.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맞게 입어 자신의 가치를 높이라.”는 조언이다. 박 실장은 “요즘 젊은 여성들은 꼭 파티에 가는 것처럼 예쁘게만 차려입는 경향이 있다.”고 쓴소리했다.“그동안 베꼈든, 베낀 것에서 재창조했든 한국 패션도 정보기술(IT) 산업만큼 발전했습니다. 제일모직의 구호 등은 세계화가 충분히 가능한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박 실장은 ‘패션 한류’ 붐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세계와 유행을 함께한다’는 한국 소비자들의 자부심도 잊지 않고 주문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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